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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RT 바퀴에 괴물체 날아들어…50편 지연에 3만명 불편

    SRT 바퀴에 괴물체 날아들어…50편 지연에 3만명 불편

    3일 오후 8시 11분 경북 김천시와 충북 영동군 경계 부근(서울 기점 220㎞ 지점)을 지나던 SRT 열차 바퀴에 밝혀지지 않은 물체가 날아들었다. 이 물체는 바퀴 주변 ‘스커드’라는 부품 사이에 끼여 3시간여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문제가 생긴 바퀴 주변 수리를 한 뒤 오후 11시 5분 열차는 다시 운행했다. 열차에는 승객 810여명이 타고 있었지만 객실에는 사고 영향이 없어 2차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승객 서혁준씨는 “열차가 고속으로 달리던 중 갑자기 ‘쿵’ 소리가 나고 덜컹거린 뒤 얼마 못 가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SRT 지연 도착과 관련한 보상 등에 안내방송을 반복하면서도 언제 수리가 끝나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내용을 설명하지 않아 많은 승객이 불안해했다”고 밝혔다. 또 “객실 냉방장치가 과도하게 작동해 일부 승객이 추위를 호소하는데도 조치는 제대로 취하지 않고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만 나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게다가 수리 시간이 길어져 후속 열차들은 반대쪽 선로를 이용해 사고 지점을 통과했다.이 때문에 사고 초기 정상 운행하던 부산방향 열차도 지연이 생겼다. 코레일 등은 이번 사고로 상하행선 KTX와 SRT 열차 50여편이 20∼90분씩 지연 운행한 것으로 파악했다.승객수가 많은 KTX 산천이 지연 열차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불편을 겪은 승객은 약 3만명으로 추정했다. SRT측은 수리한 열차를 대전까지 옮긴 뒤 이곳에서 원하는 승객들에게 대체교통편을 제공했다.하지만 대부분 승객은 그대로 사고 열차를 타고 수서로 이동했다. SRT 관계자는 “열차 바퀴에 날아든 물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등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열차 수리에 따른 도착 지연에는 규정에 따라 보상한다”고 말했다. SRT는 사고로 지연 도착한 승객을 위해 4일 오전 1시 수서∼죽전 구간 분당선에 임시열차를 투입했다.또 대중교통에 끊어진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승객에게는 인당 택시비 1만원도 지원했다. 열차 수리가 늦어져 다른 열차 이용 승객 불편도 컸다. 오후 8시 27분 대전역에서 사고 열차를 탈 예정이던 한 승객은 “오후 10시에 중요한 업무 약속이 있었는데 사고 내용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지장이 생겼다”며 “사고 발생 직후 관련 내용을 문자 등으로 알려줬으면 다른 수단을 이용해 이동했을 수도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행선 열차를 탔던 한 승객은 “오후 10시를 전후해 대전역에 정차했는데 사고 영향으로 40분 넘게 정차했다.제대로 안내를 하지 않아 많은 승객이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4일 0시를 전후해 열차 운행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중카메라에 찍힌 세 남녀의 절규…‘케이지 다이브’ 1차 예고편

    수중카메라에 찍힌 세 남녀의 절규…‘케이지 다이브’ 1차 예고편

    익스트림 해양 서바이벌 ‘케이지 다이브’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케이지 다이브’는 케이지 다이빙 중 쓰나미를 만나 상어와 만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고스란히 캠코더에 기록된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공개된 1차 예고편은 27명이 탄 배가 난파되었단 긴급 뉴스로 시작한다. 이후 등장하는 장면은 캠코더에 기록된 세 남녀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바다에 도착해 해양 레저 중 하나인 케이지 다이빙을 즐긴다. 하지만 곧 거대한 파도가 그들을 덮치면서 유쾌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180도 바뀐다. 여기에 바다 속 괴물인 상어와 무방비 상태로 대면하게 된 인물들의 상황은 그 자체로 보는 이들에게 공포를 자아낸다. 특히 다큐 형식을 빌려 마주하게 되는 상어는 특별한 공포를 예고한다. 페이크 다큐(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극영화) 형식을 차용해 새로운 공포를 선사할 영화 ‘케이지다이브’는 9월 중 개봉 예정이다. 80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범죄도시’ 마동석 “인대 파열 부상, 붕대 감고 촬영 임했다”

    ‘범죄도시’ 마동석 “인대 파열 부상, 붕대 감고 촬영 임했다”

    배우 마동석의 남다른 연기 열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30일 서울시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범죄도시’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강윤성 감독을 비롯해 배우 마동석, 윤계상, 조재윤, 최귀화가 자리했다. 마동석은 영화 촬영 중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척추, 양쪽 무릎, 어깨 등 곳곳에 쇠가 박혀 있다”며 “촬영 중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무릎에서 힘이 안 받쳐줘서 종아리 근육이 찢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붕대를 감고 열심히 찍었다. 다른 액션을 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윤석 감독은 마동석의 부상에 대해 “영화를 이렇게 접는구나 싶은 염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다행이 잘 마무리가 됐다. 깔창도 높은 신발을 신고 와서 열심히 잘 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동석은 인대 파열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작위로 치고 달리는 강도 높은 액션신들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영화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오는 10월 개봉. 사진제공=연합뉴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류현진, 해적 잡고 ‘시즌 5승’…피츠버그전 6이닝 1실점

    류현진, 해적 잡고 ‘시즌 5승’…피츠버그전 6이닝 1실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해적 천적을 증명하면서 시즌 5승을 달성했다.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시즌 19번째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실점했다. 류현진은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피츠버그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특히 맞은 안타가 모두 단타였다. 류현진은 삼진 2개를 잡았고, 속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0㎞를 찍었다. 류현진은 2-1로 앞서다가 1점을 보태 3-1이 된 7회 초 2사 1루에서 대타 오스틴 반스로 교체됐다. 다저스는 8회 야스마니 그란달과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연속 타자 솔로포를 보태 5-2로 이겨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시즌 90승(36패) 고지에 올랐다. 팀 승리와 함께 류현진은 7일 메츠전 이래 18일 만에 승리를 보태 5승(6패)째를 올렸다.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로 평균자책점은 3.45에서 3.34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특히 후반기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4로 승승장구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만 보면,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 중 지오 곤잘레스(워싱턴 내셔널스·1.29)에 이어 2위다. 류현진은 공 93개를 던져 55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구심의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고전했으나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배합해 피츠버그 타선에 장타를 맞지 않았다. 류현진은 피츠버그를 상대로 통산 4전 전승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2.49로 호투해 ‘해적 잡는 괴물’로 입지를 다졌다. 1회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한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2회말 투아웃을 잘 잡은 뒤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풀 카운트에서 던진 컷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면서 션 로드리게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곧이어 엘리아스 디아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 3루에 몰린 뒤 조디 머서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투수 채드 쿨을 1루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류현진은 3회 2사 후 매커천에게 이날 두 번째 볼넷을 내줬지만, 3루수 저스틴 터너의 멋진 다이빙캐치로 조시 벨을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1-1이던 4회 터진 커티스 그랜더슨의 우월 장외 솔로포로 2-1 리드를 안은 류현진은 18개의 공으로 4∼5회 2이닝을 쉽게 막고 투구 수를 확 줄였다. 류현진은 6회 초 공격이 길어진 탓에 어깨를 비교적 오래 쉬었음에도 6회 말에도 삼진 1개를 뽑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제 몫을 100% 해냈다. 그는 2회 첫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에 성공해 선취점의 발판을 놓았다. 1사 1루에서 번트를 포수 앞에 떨어뜨려 1루 주자를 2루에 안전하게 보냈다. 곧바로 크리스 테일러가 중전 적시타를 쳐 주자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류현진은 또 2-1이던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피츠버그 좌완 구원 투수 스티븐 브롤트의 바깥쪽 속구(시속 148㎞)를 결대로 밀어 깨끗한 우전 안타로 시즌 4호 안타를 쳤다. 류현진의 안타로 다저스는 1사 만루 기회를 얻었지만, 터너와 그란달이 모두 뜬공으로 물러난 바람에 추가 점수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2-1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7회 초 야시엘 푸이그의 중월 2루타에 이은 에르난데스의 1타점 중전 안타로 마침내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어 8회 4번 타자 그란달과 5번 타자 곤살레스가 팀의 90승과 류현진의 5승 달성을 축하하는 대포를 쏘아 올려 승부를 끝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병원선’ 하지원, 역대급 의사 카리스마 “어디서 저런 괴물이..”

    ‘병원선’ 하지원, 역대급 의사 카리스마 “어디서 저런 괴물이..”

    ‘병원선’ 하지원이 의사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을 선보였다. 30일 첫 방송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제작 박재범)이 하지원의 카리스마가 가득 담긴 2차 티저 영상을 공개해 화제다. 극중 외과의사 송은재로 분한 하지원은 2차 티저영상을 통해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병원, 선박, 야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완벽하게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을 등은 실력파 외과의 송은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거제대학병원 원장 김수권(정원중)이 “어디서 저런 괴물이 튀어나온 거야?”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또한 스트레쳐카에 올라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냉정한 얼굴로 수술을 하는 모습부터 두 손을 모아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까지. 하지원은 짧은 영상 속에서 다양한 연기를 소화하며 스펙터클하게 펼쳐질 송은재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상 말미에 헬기에서 내리며 “선택해요. 이대로 환자 죽게 할 건지, 환자 목숨 나에게 맡겨 볼 건지!” 다그치는 송은재는 의료 사각지대에서 생명을 다루는 메디컬드라마 특유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영상이 담고 있는 드라마의 배경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응급을 다투며 긴박하게 현장을 향해 비행하는 헬기,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거제도의 항구와 폭우가 내리치는 병원선까지 강렬한 장면들이 연속되며 올 가을 치열한 생존게임이 펼쳐질 드라마 ‘병원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병원선’은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의료 인프라고 부족한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하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 나가는 휴먼아일랜드메디컬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후속으로 다음 주 8월 30일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자학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슬픔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자학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슬픔

    부모에게 자식은 어떤 존재일까.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는 다시금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되뇌게 한다. 영화는 자식을 앞세워 보낸 어미가 세상과 담을 쌓고 살다가 다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과정을 담고 있다.주인공 줄리엣(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분)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15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으나 갈 곳이 없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여동생 레아(엘자 질버스테인 분)의 집에 머물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자매는 서먹하고 어색하다. 레아네 식구들에게 줄리엣은 미스터리하다. 그녀의 비밀을 알면서 모른 척하는 것 같은 제부의 부자연스러운 행동, 갑자기 나타난 낯선 이모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조카, 레아의 친구 등 주변 인물에 이르기까지 줄리엣은 관심의 대상이다. 이들은 줄리엣을 향해 호감을 동반한 일반적 관심이 아니라 불현듯 등장한 그녀에게 경계를 품은 호기심을 보인다.감옥을 벗어났지만 줄리엣은 여전히 15년이란 시간 속에 갇혀 있다. 줄리엣은 시종일관 쌀쌀맞다. 누구에게나 직설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꾸밀 줄 모른다. 세상과 불화하는 줄리엣의 냉담한 이미지는 영화를 이끌어 가는 축이지만 보는 이들은 조금 참기 어렵다.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녀의 이런 자세는 의지할 곳 없는 아픈 상처를 지닌 그녀가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달래 줄 것을 요청하는 일종의 구원 신호였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와 관심, 그리고 도움이었던 것이다. 가족과 사회의 격리, 그리고 스스로 닫아 건 마음의 빗장은 감옥을 나왔지만 여전히 자신을 감옥 안에 가두었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줄리엣은 자신이 아들을 죽인 살인죄로 15년간 복역한 사실을 털어놓는다. 아들을 죽인 어미는 이유와 동기를 불문하고 괴물이 되고, 돌멩이를 맞는 마녀가 된다. 언니의 살인 동기를 알지 못하지만, 언니이기 때문에 받아들이려고 레아는 노력한다. 영화는 줄리엣의 진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레아는 언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줄리엣을 향해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영화는 친절하지 않다. 세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장면과 장면 사이에 관객들 스스로가 상상하며 개입할 여지를 준다. 관객들은 아들을 죽인 동기가 제일 궁금할 테지만 영화는 아들을 죽인 줄리엣을 향한 상반된 시선을 다루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사람들은 누군가에 대해 안다고 단정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생각 속에서만 그런 경우가 많다. 줄리엣은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일일이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설명하려고 들면 이해해 달라는 게 될 테니까.’ 자신을 향한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과 시간뿐이다. 비록 진실이 밝혀지지 않더라도 말이다.영화를 만든 필립 클로델은 사실 우리에게 소설가로 더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된 ‘회색 영혼’과 ‘무슈 린의 아기’를 통해 르노도상을 수상한 인기 작가로 영화는 ‘무슈 린의 아기’와 구조가 같다. 영화에서 줄리엣과 세상의 화해를 암시하는 극적 전환은 낭시미술관에서 일어난다. 레아의 동료이자 줄리엣을 가장 잘 이해하는 미셀(로랑 그레빌 분)과 함께 미술관에 간 그녀는 에밀 프리앙(Emile Friant·1863~1932)의 ‘슬픔’(La Douleur·1898)을 만난다. 남편인지 자식인지 모를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땅에 묻는 여인의 마른 눈물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모두가 비통해하는 가운데 울 힘조차 없는지 그녀는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다. 사실적이며 비극적 묘사가 뛰어난 이 그림을 아들을 떠나보낸 줄리엣의 모습과 교차하면서 그녀의 아픔과 외로움을 강조한다. 특히 검은색의 상복은 슬프고 비통한 아름다움으로 승화한다. 이 작품은 프리앙의 출세작 ‘만성절’(La Toussaintm·1888)과 맥을 같이하는 걸작이다. 프리앙은 영화의 배경이기도 하고 감독인 클로델의 활동 무대였던 낭시에서 가난한 열쇠 수리공 아버지와 옷을 짓는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부잣집에 입양되어 자랐다. 15세 때 그림에 재능을 보인 그는 낭시의 살롱전에 입상을 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타고났다. 이 시절은 고전주의와 사실주의풍의 그림이 주를 이루던 시기로 부모에게서 손재주를 물려받은 그에게 사실주의적 경향의 작품은 어려울 것이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17살이 되던 해 장학금을 받아 파리로 유학을 간다. 파리에서 유명 화가 카바넬을 사사하며 아이메 모로와 교류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화풍에 질린 그는 파리 생활을 접고 낭시로 돌아와 두 도시를 오가며 작업을 계속했다. 프리앙은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의 그림에는 살냄새 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일을 마치고 고단하게 벤치에 기대어 앉아 있는 사람, 식사를 만드는 어머니와 이를 기다리는 아이들, 사랑에 빠진 연인들, 씨름에 열중인 아이들. 그는 인물의 미묘하고 복잡한 심리상태까지 포착해냈다. 마음까지 그리는 사실주의 화가였던 셈이다. 감독은 프리앙의 작품을 통해 세상과 단절한 줄리엣의 ‘슬픔’을 이야기한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미의 마음을 관객들에게 암시한다. 깊은 한숨과 불안, 무관심과 슬픔 그리고 순간순간의 분노와 놀람을 표출하는 줄리엣의 얼굴은 프리앙의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과 다르지 않다. 불치병에 걸린 6살의 어린 아들을 두고 의사지만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었던 어미의 애통함이 ‘잃어버린 15년’의 이유였다. 그 세월은 제 손으로 자식을 보낸 어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식이 죽는 일보다 더 끔찍한 감옥은 없어. 그 감옥에는 영원히 석방이라는 게 없는 거야.” 석방 없는 감옥에서 살아야 했던 줄리엣의 고통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 영화의 대미는 “여기에 있어요, 바로 여기에”라는,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줄리엣의 자기 선언이다. 어떤 이유로든 자식을 앞세운 부모는 아프고 저릴 것이다. 원망을 하거나 위로받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오롯이 살아 여기 있는 나의 몫이다. 피할 수 없어 더 아픈.
  • ‘섬총사’ 고수희, 김희선과 어떤 사이? “나보다 예쁘길 하냐”

    ‘섬총사’ 고수희, 김희선과 어떤 사이? “나보다 예쁘길 하냐”

    배우 고수희가 화제인 가운데, 그의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섬총사’에서는 김희선이 사상 첫 여자 달타냥의 합류 소식을 듣고 노심초사했다. 전라남도 완도의 생일도를 찾은 새 달타냥은 섬총사 멤버들과 만나기 전부터 “힘드니까 데리러 오라”면서 “김희선과는 라이벌 관계고, 김희선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 남성분들만 오면 좋겠다”고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며 김희선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에 욱한 김희선이 여자 달타냥 기를 잡겠다고 나서 큰 웃음을 안겼다. 전동킥보드를 타고 달타냥을 찾아 나선 김희선이 먼발치에서 달타냥의 얼굴을 확인하고 환하게 웃었다. 여자 달타냥의 정체는 지난 2015년 MBC 드라마 ‘앵그리맘’에서 김희선과 호흡을 맞춘 고수희였다. 고수희는 김희선을 보자마자 “네가 나보다 키가 크냐, 얼굴이 예쁘길 하냐, 몸무게가 더 나가냐”며 남다른 입담과 함께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어 공개된 영상에서는 네 사람이 배를 타고 미역 수확에 나서는 모습도 그려졌다. 고수희는 강호동과 남다른 조화를 뽐내며 데칼코마니 같은 매력을 뽐냈다. 단 1분 여의 예고편 영상이었지만, 본 방송 못지않은 강렬함을 남긴 고수희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섬총사’의 다음주 방송분이 기대를 더했다. 한편 고수희는 1999년 연극 ‘청춘예찬’으로 데뷔해 영화 ‘써니’, ‘괴물’, ‘그놈 목소리’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감초 배우로 활약한 바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워너원 ‘활활’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공개..멤버들 간 다정한 모습 ‘눈길’

    워너원 ‘활활’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공개..멤버들 간 다정한 모습 ‘눈길’

    그룹 워너원의 ‘활활’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21일 Mnet ‘워너원고’ 측은 “(열정이 활활) 워너원 활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비하인드”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멤버들은 곡 콘셉트에 맞게 수트 차림을 하고 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멤버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뮤직비디오 촬영에 최선을 다했다. 카메라 뒤에서 멤버들은 간식을 나눠 먹고, 서로의 촬영분을 모니터링 해주는 등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활활’은 최고가 되기 위해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지는 워너원의 자신감과 포부가 표현된 곡으로, 강렬한 사운드와 귀를 사로잡는 훅히 특징이다. 타이틀곡 후보에 올랐지만 팬들의 투표 결과 ‘에너제틱’에 밀려 타이틀곡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무대 영상은 ‘에너제틱’만큼이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데뷔한 워너원은 데뷔 2주 만에 각종 음악 차트는 물론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며 ‘괴물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사진=네이버TV 동영상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광주 기억한 ‘택시’ 1000만 관객 태웠다

    광주 기억한 ‘택시’ 1000만 관객 태웠다

    19일 만에…역대 두 번째 빨라 송강호 ‘천만 3관왕’ 최초 달성배우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가 드디어 1000만 관객을 태웠다. ‘괴물’(2006), ‘변호인’(2013)에 이어 택시운전사까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송강호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세 편을 1000만 영화 반열에 올렸다. 주연작으로 ‘트리플 1000만’을 달성한 배우는 그가 처음으로, ‘국민배우’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영화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20일 오전 8시 기준 ‘택시운전사’의 누적 관객 수는 1006만 870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첫 1000만 돌파 영화이며, 한국 영화로는 15번째다.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개봉 19일 만에 올린 기록으로, 뚜렷한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 흥행 질주가 예상된다. 장훈 감독은 1000만 관객 달성 소식에 “혹시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께 누가 될까, 영화를 만들며 큰 부담이 있었는데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고 기쁘게 생각된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앞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슴 아픈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영화를 통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예술가로서 크나큰 영광”이라고 밝힌 바 있다.한편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운전한 1973년식 브리사 택시가 이날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잡았다. 영화의 주 무대이자 실제 촬영 장소인 광주에 도착한 초록색 택시는 감시를 피해 달았던 전남 번호판을 재현했다. ‘김만섭’ 이름과 배우 송강호 사진으로 발행된 운전등록증, 동그란 백미러와 구슬방석까지 영화 속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다. 택시는 21일 광주시청 1층 시민숲으로 자리를 옮겨 다음달 3일까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에 선보인다. 시민들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실제 소품을 봐 깜짝 놀랐다. 감동적”이라며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다.위르겐 힌츠페터를 향한 추모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 망월동 옛 5·18묘역 들머리에 세워진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 옆에는 이날 편지 2통과 국화꽃 다발, 장미화분이 놓여 있었다. 묘역관리사무소는 방문객 숫자를 따로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방학을 맞아 영화가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영삼 ‘서편제’부터 문재인 ‘택시운전사’까지…대통령의 영화 정치

    김영삼 ‘서편제’부터 문재인 ‘택시운전사’까지…대통령의 영화 정치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20일 누적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첫 ‘1000만 영화’에 올랐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택시운전사의 누적관객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1006만 8708명으로 집계됐다.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시민 학살을 전 세계에 고발한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서울에서 광주까지 태우고 간 택시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 등과 함께 관람하면서 정치권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공개 영화 관람 작품으로, 국가 최고 권력자의 공개적인 영화 관람은 단순히 문화생활을 넘어 정치적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린 문 대통령은 관람 직후 “광주 이야기는 영화로도 마주하기 힘든 진실이기 때문에 광주 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면서 “이런 것이 영화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힌츠페터 기자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실제 힌츠페터 기자는 1980년 5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광주에 대한 소문을 듣고 서울로 가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도움으로 광주 현지 취재에 성공했다. 그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기로에 선 한국’은 세계 각국에 방송되면서 광주의 참혹한 진실을 알렸지만 한국에서는 대학가와 성당 등 정권의 감시를 피해 암암리에 상영됐다.부산에서는 1987년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상영됐는데, 당시 이를 주도한 인물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다. 부산 시민은 이를 통해 광주 학살의 참상을 알게 됐고 부산·경남 지역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 뽀로로·넛잡·명량·국제시장·인천상륙작전박근혜(구속 수감)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와 취임 초반에는 영화 관람을 통해 국정철학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강조했다. 대선 당선 이후 처음으로 극장을 찾은 영화는 2013년 1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이다.이는 문화 콘텐츠가 경제·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2014년 1월에는 국내 자본과 기술력이 투입된 애니메이션 ‘넛잡:땅콩도둑들’을 관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영화가 북미에서는 흥행을 기록했지만 국내에선 최종 관객수 47만명에 그친 점을 지적하며 “한국 흥행부진이 국내 배급시스템의 문제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영화 정치’는 집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보수층 껴안기 전략을 택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에 영화 ‘명량’과 ‘국제시장’을, 2016년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했다. 공교롭게도 세 영화 모두 개봉 이후 애국 코드를 지나치게 남발했다는 이른바 ‘국뽕’ 논란에 휩싸인 영화다. ‘국뽕’은 ‘애국심’과 마약을 의미하는 은허 ‘뽕’을 조합한 신조어로, 애국심에 지나치게 도취되거나 애국심을 무분별하게 강요하는 행태를 비꼬는 의미로 사용된다.특히 ‘국제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삶과 조국 발전을 그린 영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화 관람 직후 “젊은이들과 윗세대의 소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이명박 전 대통령 – 도가니·워낭소리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관람한 영화는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 ‘워낭소리’와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다룬 ‘도가니’가 대표적이다. 워낭소리 관람을 통해서는 성공 신화의 희망을, 도가니를 통해서는 제도와 사회 의식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워낭소리를 관람한 직후 “자녀 9명을 농사지어 공부시키고 키운 게 우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겠는가”라면서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으려 했던 것이 우리의 저력이 됐고 외국인도 이에 놀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1년 도가니 관란 후에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이와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사회의식 개혁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식개혁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자기희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 왕의 남자·맨발의 기봉이·괴물·밀양·화려한 휴가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가장 많은 영화를 봤다. 영화 장르나 스토리가 다양해 ‘화려한 휴가’를 제외하면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를 읽기 힘들다. 영화 관람을 통한 정치를 했다기 보다는 대통령이 아닌 ‘인간 노무현’으로 영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다.2003년 2월 취임한 노 전 대통령의 첫 극장 방문 작품은 2006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맨발의 기봉이’ ‘괴물’ 등을 관람했고, 2007년에는 독립영화 ‘길’과 참여정부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관람했다.청와대 초청 행사에서 “대통령과 동향인 김해의 가락마을 출신”이라고 소개한 밀양의 주연배우 송강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영화 ‘변호인’에서 인권 변호사 시절의 노 전 대통령을 연기하며 인연을 이어갔다.노 전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 중 정치적 메시지가 읽히는 영화는 ‘화려한 휴가’다. 택시운전사와 마찬가지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노 전 대통령은 붉게 충혈된 눈과 깊게 잠긴 목소리로 “가슴이 꽉 막혀서 영화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면서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볼 것 같다. 그럴 만한 영화다”라고 평가했다. ●‘영화 정치’ 시작한 김영삼, 재임 중 극장 못 간 김대중‘영화 정치’의 시작은 1993년 개봉한 ‘서편제’로 꼽힌다. 그해 5월 청와대는 춘추관에서 고(故)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함께하는 서편제 상영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김명곤, 오정해 등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영화를 본 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라면서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되겠다. 문화대국으로 가는 것도 신한국 건설의 하나”라고 극찬했다.김영삼 정부에 이어 취임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문화계 지원을 대폭 확대했으면서도, 정작 재임 기간 중 극장은 찾지 못했다. 당시 직면한 시대적 과제인 IMF 외환위기 극복 탓에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화려한 휴가’ 등을 관람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만초천은 살아 있다

    [노주석의 서울살이] 만초천은 살아 있다

    얼마 전 용산 주한미군기지를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종종 드나들었지만 기지를 돌려받는다는 전제가 없는 ‘남의 떡’이었기에 눈여겨보질 않았다. 한국 속 이국 풍경을 그저 심드렁하게 쳐다보았을 뿐이다. 찬찬히 기웃거린 뒤에야 용산기지 곳곳에서 풍기는 묘한 이국 정서의 정체가 파악됐다. 왜색이었다. 일본군의 상징인 오각별 문양이 뚜렷한 빨간 벽돌 건물은 일본이 모방한 서구 건축물의 전형이다. 자료를 뒤져 보니 기지 내 1245개 건물 중 무려 132개가 일본군이 지어 사용하던 건물을 재활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백범 암살범 안두희가 수감됐던 일본군 감옥이 의무대로 둔갑했다. 여기가 미군 기지인지 일본군 기지인지 얼른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들 어떠리. 1906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11년 만에 반환받는 마당에 까짓것 눈감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 따지면 용산은 고려 때 몽고군, 임진왜란 때 왜군, 청일전쟁 이전 위안스카이의 청군까지 7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외국군의 점령지로 얼룩져 있질 않은가. 서울의 한가운데 알토란 같은 100만평의 땅을 내 세대에 되찾게 된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남산만 한 크기의 땅이다. 아파트의 사회문화사가 말해 주듯 우리의 근대화와 산업화는 ‘주거와의 전쟁’이었다. 그린벨트보다 백배 강력한 미군부대였기에 용산과 둔지산 일대가 이렇게 온전할 수 있었다. 자존심 상하지만, 남의 나라 이름으로 부어 놓은 적금을 찾는 셈 치자. 무엇보다 반가운 건 만초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으로 보던 만초천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살아 있었네!”라는 환호성이 나왔다. 구불구불하던 자연하천 만초천은 일본군에 의해 직선화된 상태로 300m가량 노출돼 있었다. 서울 땅 아래 35개의 하천 대부분이 복개돼 도로 아래로 들어갔다. 무악재(안산)에서 발원해 서대문 영천시장~서울역 뒤편 청파로~용산 전자상가~한강으로 흘러드는 만초천 7.7㎞ 구간 대부분도 1967년 이후 깜깜한 도로 밑을 흐른다. 조상들이 불을 밝히고 게를 잡던 용산팔경(龍山八景)의 모래밭 만초천은 태종 때 용산강에서 남대문을 관통하는 운하가 될 뻔했다가 일제강점기 욱천(旭川)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름으로 개명당했다. 봉준호 감독이 2006년에 만든 영화 ‘괴물’에서 괴물의 은신처로 나오는 원효대교 북단 하수도가 한강 쪽 출구다. 만초천의 옛 이름 넝쿨내를 살리자는 시민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만초천 물줄기를 찾아다니는 팬덤도 있다. 복개된 뒤 이름 없이 사라진 다른 하천에 비하면 복받았다. 용산기지를 ‘국가공원’으로 만든다고 한다. ‘국립공원’도 아니고, 새로 생기는 공원의 개념이 얼른 와 닿지 않는다. 정부가 만든 용산공원조성 특별법을 읽어 봐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옮겨 올지도 모르고, 자기 건물이 없는 정부기관 그리고 한미연합사와 미국대사관이 들어설 ‘국가의 공원’이라는 뜻인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관할 자치단체인 서울시, 용산구가 티격태격하는 걸 보면 뭔가 탈이 난 것 같다. 남산이 자신의 품에 안긴 용산기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해방 후 남산 공원용지를 이 기관, 저 기관, 이 학교, 저 학교에 선심 쓰듯 내주어 오늘날 ‘벌레 먹은 남산’을 만든 전과가 있다. 미군 통신기지가 차지하고 있는 남산 제1봉수대 자리도 반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어렵사리 되찾은 용산과 만초천도 또 그렇게 망칠 작정인가.
  • [MLB] “너무 힘줬나” 초보 홈런왕, 헛스윙 퍼레이드

    [MLB] “너무 힘줬나” 초보 홈런왕, 헛스윙 퍼레이드

    34경기째 연속 삼진 ‘불명예 신기록’ 누적 삼진도 162개… MLB 전체 2위 에런 저지(25·뉴욕 양키스)는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MLB) 최고의 신인으로 불린다. 2년차이지만 첫해에 출전이 적어 올해도 신인 자격(전년도 130타수 미만)을 갖춘 그는 벌써 37개의 홈런을 만들어 내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예약했다.1987년 마크 맥과이어(49홈런)와 1956년 프랭크 로빈슨(38홈런)에 이어 역대 신인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3위를 달린다. 올해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도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괴물 신인’이라 부를 만하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늘도 깊은 법이다. 저지는 홈런 기록만큼 놀라운 연속 삼진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18일 뉴욕 메츠전에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동안 안타·볼넷 ‘0’에 삼진만 3개를 먹었다. 지난 7월 9일 밀워키전부터 34경기 연속 삼진이다. 2012년 애덤 던(32경기)이 달성한 야수 기준 단일 시즌 최다 경기 연속 삼진 기록을 훌쩍 넘었다. 투수까지 넓힐 경우 1971년 빌 스톤먼이 35개, 바이다 블루가 34개로 이 부문 1,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저지가 역대 공동 2위 기록을 맛본 것이다. 올 시즌 누적 삼진 기록도 부끄럽다. 저지는 116경기 413타수 동안 162개의 삼진을 당했다. 미네소타의 미겔 사노(168개)에 이어 MLB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양키스에서 저지보다 많은 삼진을 당한 선수는 2012년 195개, 2011년 169개를 기록한 커티스 그랜더슨뿐이다. 저지는 200개 삼진 페이스를 달리고 있어 이대로라면 단일 시즌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한 양키스 선수에 오를지 모른다. 송재우 야구해설위원은 “아무래도 홈런 타자는 큰 스윙을 많이 하다 보니 삼진을 자주 당한다. 더군다나 투수와의 수싸움에서 숱하게 허를 찔리는 것 같다. 아직 체력 컨디션 조절에도 미숙해 후반기 들어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험을 쌓으면서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타인의 시선으로 보니 더 쓰라렸다…1000만의 아픈 공감

    타인의 시선으로 보니 더 쓰라렸다…1000만의 아픈 공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택시운전사’가 이르면 이번 주말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한다. 우리 영화로는 15번째, 외화까지 합치면 19번째다. 1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는 전날까지 누적관객 922만여명을 기록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택시운전사’는 신작들이 속속 개봉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매율과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전문가들은 ‘택시운전사’의 가장 큰 흥행 비결로, 제3자의 시선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풀어내 공감대를 넓힌 점을 첫손으로 꼽는다. ‘화려한 휴가’(2007) 등 앞서 광주의 아픔을 다뤘던 여러 작품이 대부분 피해자 관점이었던 것과 달리 ‘택시운전사’는 외부인인 독일 기자와 서울의 택시운전사의 눈으로 그날의 현장을 지켜봐 관객 눈높이에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정지욱 평론가는 “‘택시운전사’는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광주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면서 “나이 든 세대는 대부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관찰자였고, 젊은 세대는 새롭게 알아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 전개가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는 데는 송강호의 소시민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 송강호는 지극히 평범했던 서울의 택시기사가 광주의 참상을 목도하며 내면의 변화를 겪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이용철 평론가는 “소시민 중년 남성을 연기할 때 더 빛을 발하는 송강호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화를 소재로 할 이야기를 다 하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아 여러 세대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가족 단위 관람객을 흡수한 점도 천만 돌파에 힘이 됐다. ‘택시운전사’는 같은 기간 스크린에 걸린 다른 작품에 견줘 50대 이상의 관객이 많았다. CGV와 롯데시네마의 관객 분석 결과 50대가 전체 관람객 중 각각 10%,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60대 이상은 각각 2.0%, 3.6%였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잘 모르는 20대 이하 관객의 비중도 각각 35.0%, 26.3%로 다른 영화보다 높게 나타났다. 윤성은 평론가는 “역사적 비극을 무거운 정치 드라마로 끌고 가지 않고 두 주인공의 우정으로 풀어낸 점이 주효했다”며 “특히 장년층에게는 1980년대에 대한 향수, 어린 세대들에게는 교육적인 측면으로 추천되기도 하며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포지셔닝됐다”고 말했다. 천만 영화는 필연적으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수반해 왔는데, 이를 비켜 간 것도 호재였다. 2003년 ‘실미도’가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천만 영화가 됐을 때에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있었다. ‘택시운전사’도 1753개 스크린으로 출발해 한때 1906개까지 치솟았다. 한 주 앞서 2027개 스크린으로 개봉했던 ‘군함도’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하지만 ‘군함도’가 역대 최대 규모란 이유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둘러싼 역풍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해 법원으로부터 출판·배포 금지 처분을 받은 ‘전두환 회고록’ 이슈도 ‘택시운전사’로 관객의 발길이 향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여러 가지 기록이 뒤따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송강호와 유해진은 각각 ‘천만 영화’ 세 편을 거느린 배우로 등극한다. 앞서 송강호는 ‘괴물’, ‘변호인’으로, 유해진은 ‘왕의 남자’와 ‘베테랑’으로 천만을 경험한 바 있다. 독일 기자를 연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도 국내 개봉 당시 천만을 기록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이어 두 번째 경험이다. 장훈 감독은 첫 경험. 배급사 쇼박스는 ‘태극기 휘날리며’(2004)를 시작으로 ‘택시운전사’까지 모두 다섯 편의 천만 영화를 배출하며 CJ이앤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14년부터는 한국 영화의 천만 관객 달성이 한 달도 채 걸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실미도’의 경우 58일이 걸렸지만 ‘택시운전사’는 20일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단 기간 기록은 ‘명량’(2014)의 12일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택시운전사’ 무한질주… 올 1000만 영화 되나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관객 80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정조준했다. 1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는 개봉 13일째인 이날 오전 누적 관객 800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택시운전사’는 지난 주말 12~13일 이틀간 138만 7871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개봉해 781만명을 동원한 ‘공조’를 제치고 올해 최고 흥행작 자리도 꿰찼다.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하는 등 화제를 양산하고 있어 당분간 ‘택시운전사’의 무한질주가 예상되며, 1000만 관객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비롯한 신작의 공세에도 예매율 수위를 다투고 있어 개봉 3주차에도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택시운전사’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 여러 기록이 뒤따른다. 송강호와 유해진은 각각 1000만 세 편을 거느린 배우로 등극한다. 앞서 송강호는 ‘괴물’, ‘변호인’으로, 유해진은 ‘왕의 남자’와 ‘베테랑’으로 1000만을 경험했다. 독일 기자를 연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 또한 한국에서 두 번째 ‘1000만 경험’이다. 그는 1049만명을 동원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장훈 감독은 첫 경험이다. 한편 박서준·강하늘 주연의 코믹 액션 ‘청년경찰’은 개봉 5일째인 이날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주말 이틀간 102만 1792명을 동원하며 누적 194만 8000여명을 기록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MLB] ‘tokki1’ 추신수 ‘monster’ 류현진 … 어라, 유니폼이 왜 저래

    유니폼에 선수 이름 대신 별명… 오승환·김현수는 한글 이름 써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과 김현수(29·필라델피아)가 한글 이름을 달고 빅리그 무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가 오는 26~28일을 ‘선수 주말’(Players Weekend)로 정했다. 이 기간 선수들의 등에 이름 대신 ‘별명’을 부착하고 나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히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별명이다. ‘맏형’ 추신수(35·텍사스)는 ‘tokki1’(토끼1)이라는 별명을 선보인다. 2013년 신시내티에서 ‘한솥밥’을 먹던 조이 보토(34·신시내티)와의 ‘커플 별명’이다. 보토는 ‘tokki2’(토끼2)다. 보토는 당시 추신수를 팀 최고 선수로 꼽으며 자신의 자극제라고 극찬했다. 또 추신수에게 “당신은 나의 토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 경주에 가면 개들 앞에서 모형 토끼가 트랙을 도는데 개들은 절대 그 토끼를 잡을 수 없다. 나는 당신을 따라잡지 못하겠지만 계속 뒤쫓겠다”며 마음을 표현했다. 나아가 추신수에게 한국어로 ‘토끼’를 배웠고 둘은 그때를 떠올리며 토끼 1, 2호를 단다. 류현진(30·LA 다저스)은 잘 알려진 ‘몬스터’(monster)를 단다. 한글 별명은 아니나 한화 때부터 불린 ‘괴물 투수’를 쓴다. 오승환은 현지에서도 ‘돌부처’(Stone Buddha), ‘끝판대장’(The Final Boss)으로 불리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한글 이름을 그대로 쓴다. 김현수도 한글로 ‘김현수’라고 쓸 예정이다. 에릭 테임즈(31·밀워키)는 한국에서 얻은 별명 ‘SANG NAMJA’(상남자)를 붙인다. MLB.com은 ‘진짜 사나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의 유니폼은 알록달록한 무늬들로 디자인됐다. 선수들도 평소 착용할 수 없는 화려하고 독특한 신발, 글러브, 방망이, 손목 보호대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사무국은 별명 유니폼 판매 수익금을 아마추어 야구 육성 등에 쓸 계획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엘리자의 내일’

    [지금, 이 영화] ‘엘리자의 내일’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라는 남자가 있다. 1967년에 루마니아 최고권력자가 된 뒤 20여년간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체제 유지를 위해 철권통치를 펼쳤다. 비밀경찰의 도청과 감시가 삼엄했다. 조금이라도 반정부적인 말과 행동을 하면 즉시 정보기관에 끌려갔다. 혹독한 고문과 억울한 죽음이 이어졌다. 당시 루마니아인들의 공포를 체감하는 데 루마니아 출신 작가 헤르타 뮐러의 작품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녀는 차우셰스쿠를 비판하다 1987년 독일로 망명했다. 이후 뮐러는 엄혹한 그 시대를 그린 소설을 꾸준히 썼다. 뮐러가 2009년 받은 노벨문학상은 이에 대한 문학적 지지와 격려였다.차우셰스쿠의 전횡으로 국가 경제는 붕괴됐다. 궁핍에 시달리던 국민은 1989년 12월 마침내 대규모 민중 봉기를 일으킨다. 시위대에 붙잡힌 차우셰스쿠는 곧 총살당했다. 루마니아인들은 드디어 루마니아가 이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다. 그때 20대 초반이던 크리스티안 문주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루마니아는 과연 더 살 만한 나라가 됐을까. 이 시기를 겪으며 청년에서 중년이 된 문주 감독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가 만든 영화 ‘엘리자의 내일’을 통해서다. 이 작품은 민주화를 성취한 다음의, 오늘날 루마니아가 처한 현실을 담아낸다.주인공은 의사 로메오(아드리안 티티에니)다. 그는 과거 차우셰스쿠 정권에 항거했던 의식 있는 젊은이였다. 그런데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는 현재 루마니아에 희망이 없다고 여긴다. 자신은 그럭저럭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지만 부정부패가 만연한 이곳에서 딸 엘리자(마리아 빅토리아 드래거스)만은 탈출하기를 바란다. 우등생인 그녀는 영국의 명문대학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다. 남은 문제는 엘리자가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잘 치르느냐에 달려 있다. 한데 첫 번째 시험 전날 그녀에게 불행이 닥친다.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것이다. 엘리자는 심적 충격을 받았다. 저항하다가 팔도 다쳤다. 도저히 내일 졸업 시험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로메오는 엘리자에게 시험장에 가야 한다고 종용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렇게 기회를 놓침으로써 앞날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아버지는 딸에게 말한다. “때로 인생에선 결과가 더 중요하단다. 너에게 늘 정직하라고 가르쳤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아.” 지금 로메오는 옛날에 그가 대항했던 독재자가 했을 법한 소리를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차우셰스쿠의 인생관이었으리라. 엘리자에게 실리적인 도움이 된다면 로메오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나선다. 괴물과 싸웠던 영웅이 괴물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가. ‘로메오의 오늘’에 답은 없다. 미래가 미래 세대의 것이듯, ‘엘리자의 내일’은 온전히 그녀의 것이다. 10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하칼럼니스트
  • 괴물 블랙홀 대상 첫 실험…아인슈타인 ‘중력이론’ 입증

    괴물 블랙홀 대상 첫 실험…아인슈타인 ‘중력이론’ 입증

    독일과 체코의 한 천문학자 그룹이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질량 블랙홀 근처의 한 성단 속에서 기묘한 움직임을 보이는 세 개의 항성을 관측했다고 9일(현지시간)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칠레에 있는 초거대망원경을 이용해 이 세 별이 블랙홀 주위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를 면밀히 추적했다. 이 중 하나의 별인‘S2’는 궤도에서 약간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상대성이론에 따른 효과일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만약 이 관측 결과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극단적인 상황, 곧 태양질량의 400만 배에 이르는 블랙홀이 만드는 엄청난 중력장에서도 유효하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거대 질량체는 주위의 시공간을 왜곡시키고, 빛의 경로는 왜곡된 시공간을 따라 휘어지며, 천체 역시 왜곡된 시공간에 의해 궤도를 약간 이탈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상대성이론에 대한 실험은 거의 태양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태양질량의 1배 또는 기껏해야 2,3배를 넘지 못하는 질량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다"고 설명하는 연구팀장 안드레아스 에카르트 쾰른 대학 실험물리학 교수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에서 한 실험은 태양질량의 수십 배 정도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관측한 세 별은 블랙홀에 너무나 근접해 있어서 광속의 1~2%나 되는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세 별과 블랙홀이 거리는 겨우 지구-태양 간 거리의 100배(100천문단위)를 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은하적인 스케일에서 보면 놀랄 정도로 근접한 것이라고 에카르트 교수는 설명한다. 참고로, 명왕성은 태양에서 평균 39천문단위 거리의 궤도를 돌고 있으며, 1천문단위는 약 1억 5000만㎞다. 이번 블랙홀 근접 항성들이 보이는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측한 것은 상대성이론 검증 사상 최초의 실험으로, 초질량 블랙홀 주변의 시공간이 굽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공간의 왜곡 정도를 정확히 파악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는 에카르트 교수는 앞으로의 연구에서 보다 명확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연구에서는 분광사진술을 이용해 S2 별의 움직임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추신수, 유니폼에 한글별명 ‘토끼1’ 달고 뛴다…특별한 사연은?

    추신수, 유니폼에 한글별명 ‘토끼1’ 달고 뛴다…특별한 사연은?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오는 26~28일 등에 ‘Choo’라는 성(姓) 대신 ‘tokki1’(토끼1)이라는 별명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는 오는 26∼28일(이하 한국시간)을 ‘선수 주말’(Players Weekend)로 지정하고, 이 기간 열리는 경기에는 선수들이 등에 별명을 부착하도록 했다고 10일 MLB닷컴이 전했다. 추신수는 ‘tokki1’(토끼1)이라는 별명을 선보인다. 이는 옛 팀 동료이자 ‘tokki2’(토끼2)를 사용하는 조이 보토(34·신시내티 레즈)와 ‘커플 별명’이다. 특별한 사연이 있다. 추신수가 신시내티에서 뛰던 2013년 보토는 추신수가 팀 내 최고의 선수이며,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당시 보토는 추신수에게 “당신은 나의 토끼”라며 “개 경주에 가면 개들 앞에 모형 토끼가 트랙을 도는데, 개들은 절대 그 토끼를 잡을 수 없다. 나는 당신을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계속 뒤쫓겠다”라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추신수에게 토끼(rabbit)를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도 물었고, 추신수는 토끼(tokki)라고 알려줬다. 이들은 그때의 우정을 떠올리며 토끼 1호, 토끼 2호라는 별명을 사이좋게 나눠 달기로 했다.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3년을 뛰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재진출한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는 한국에서 얻은 ‘SANG NAMJA’(상남자)라는 별명을 등에 붙인다. MLB닷컴은 상남자가 ‘진짜 사나이’라는 뜻의 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한글로 ‘테임즈’라고 적힌 팔·발목 보호대도 사용하고 있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현지에서도 돌부처(Stone Buddha) 등으로 불리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도 한글로 ‘김현수’라는 이름을 메이저리그 유니폼 등에 부착할 예정이다.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별명은 익히 알려진 대로 ‘몬스터’(monster)다. 한글 별명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활동할 때부터 불린 ‘괴물 투수’ 별명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유지했다. 이 기간 입는 유니폼은 마치 유소년 리그 유니폼처럼 알록달록하게 디자인됐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별명 저지 판매 수익금을 아마추어야구·소프트볼 선수 육성에 사용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화려하고 개성 있는 신발과 글러브, 손목 보호대, 방망이, 포수 마스크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간아이돌’ 워너원 강다니엘, 방송 최초 현대무용 실력 공개

    ‘주간아이돌’ 워너원 강다니엘, 방송 최초 현대무용 실력 공개

    ‘주간아이도’에 출연하는 워너원 센터 강다니엘이 현대 무용 실력을 깜짝 공개했다. 9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는 괴물신인 워너원이 완전체로 출연한다. 이들은 첫 출연에도 다양한 개인기와 입담을 대방출하며 11인 11색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워너원 센터이자 남다른 댄스실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강다니엘이 최초로 현대무용 실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고등학교 시절 현대무용을 전공해 무용대회에서 수상까지 했던 그는 한 번도 방송에서 무용 실력을 보여준 적이 없어 시작 전부터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강다니엘은 즉석에서 틀어주는 음악에도 흐트러짐 없는 현대무용 실력을 뽐내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수준급 무용 실력은 물론 박력 넘치는 비보잉 까지 모두 소화해내며 대세돌 다운 면모를 보였다. 한편, 화제의 대표곡 ‘나야 나’ 2배속 댄스에 도전한 워너원 멤버들은 신인다운 패기와 함께 넘치는 에너지를 과시하며 명품 칼군무를 완성시켰다는 후문이다. 한편,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은 이날 오후 6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에브리원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MLB] 괴물은 2루를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30·LA 다저스)이 마침내 ‘코리안 몬스터’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7일 시티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단 1안타 무사사구의 ‘무결점’ 투구였다. 이로써 류현진은 팀의 8-0 완승을 이끌며 지난달 18일 신시내티전 이후 5경기, 50일 만에 시즌 4승째를 챙겼다. 15이닝 무실점 역투로 평균자책점도 3.83에서 3.53으로 좋아졌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수술 복귀 후 최고 피칭을 뽐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피안타를 줄이고 삼진 수를 늘리면서 타선 지원에 승리까지 따냈다. 그동안 류현진을 애태웠던 팀 타선은 모처럼 7점을 지원했다. 게다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안타 경기를 펼쳐 자신의 역사도 새로 썼다. 메츠 타선은 류현진을 상대로 누구도 2루를 밟지 못했고 3회 유일한 안타를 때린 트래비스 다노만이 1루를 밟았다. 그동안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 허용한 최소 안타는 2개(7차례)였다. 볼넷, 몸에 맞는 공 등을 포함해 출루를 단 1명으로 묶은 것도 처음이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을 일군 것은 2014년 4월 12일 애리조나전, 18일 샌프란시스코전(이상 승리) 이후 무려 1207일 만이다. 류현진은 이날도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커터) 등 장착한 5개 구종을 고루 뿌렸고 스크라이크존 구석에 걸치는 제구가 일품이었다. 96개 공을 던진 그는 빠른 공(34개)을 가장 많이 구사했고 다음으로 커터(22개)를 많이 택했다. 류현진은 “구속보다 제구의 중요성을 오늘 경기에서도 깨달았다. 두 경기에서 제구가 잘되다 보니 정타가 없었다”고 말했다. “1회 3점을 선취해 편하게 던졌다”는 그는 “‘완벽한 부활’이라는 표현은 아직 아닌 거 같다. 경기 후반 구속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해야겠지만 지금 몸 상태는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과 아프지 않는 것이 남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건강을 되찾았고 자신감도 넘친다. 확신을 갖고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고 호평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다저스의 3연전 스위프 뒤에는 류현진의 완벽투가 있었다”면서 “류현진은 7회까지 오직 한 명에게만 출루를 허용했다. 그사이 삼진을 8개나 잡았다”고 칭찬했다. 지역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이탈한 상황에서 류현진이 바통을 이어받아 또 다른 스위프를 완성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저스는 메츠와의 3연전 싹쓸이 등 4연승으로 빅리그 전체 최고 승률(.712)을 이어 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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