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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 정정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마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법원의 성별정정 요건을 충족하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적어도 수년간 수술비를 모으는 데 애를 써야한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 그리고 변화의 바람은 조금씩 일고 있는 중이다. 선수 등록 희망했지만…체육회 “수술하고 오라” “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이며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박영(18·사진)은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지난 6월 받은 가슴제거수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씨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는 유치원 시절부터 자신이 여자가 아니란 걸 알았다. 트랜스 남성이라고 확실하게 안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성별불일치감과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가족에게도 커밍아웃을 했는데 가족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아들였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줬다. 평소 체력과 운동에 자신이 있던 영이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코치도 영씨가 말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주민등록번호 7번째 자리에 있는 4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조차 못하고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외과적 수술은 엄두도 못낸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특히 트랜스 여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 때문에 외과적 수술(94.9%)이나 호르몬 치료(71.4%)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다른 응답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스웨덴서는 ‘여성’으로 살았는데…한국선 수술 강요” 김신엽(22·사진)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성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이 가능한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여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도 여성으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지난 9월 성별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의견서에 2가지를 강조했다. 일단 현실적인 이유를 어필했다. 집에서 쫓겨나 홀로 생계를 책임지느라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성별정정 요건으로 불임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는 내용이다. 법원의 판단엔 이변이 없었다. 판사는 ‘남성으로서 생식 능력을 제거하지 않았고 여성 신체의 외관을 갖추지 않았다‘며 신엽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빚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채무확인서도 내고, 여러 친구가 ‘이 친구는 여자가 맞다’며 인우보증서를 써주기도 했는데 그런 건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쉽게 단정지은 거에 대해서는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성기 수술을 꼭 해야하나요”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이 성별정정 허가를 받은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청주지법 영동지원에서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에 대한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처음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후 이와 유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엔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13년 서울서부지법에서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결정이 처음 내려졌다. 지난 10월 수원가정법원은 생식 능력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송우현(21·가명)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했다. “생식 기관은 보이지도 않는 거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우현씨가 2심에서 허가 결정을 받긴 했으나 대법원 판결이 아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영이도 내외부 성기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0월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생식 능력’이 남아있는지, ‘성확정 수술’을 받았는지에 관한 의사의 소견서 등을 제출하라며 보정권고를 보내왔다. 조사에서 향후 성별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지만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1.3%)에 달하는 ‘논바이너리’(자신의 성별을 남녀 어느 쪽으로도 인식하지 않는 사람) 또한 성별정정을 희망한다는 응답은 42.6%로 다른 응답자에 비해 낮았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을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그보다도 낮은 33.9%였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성별불일치감 때문에 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수술을 받고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면서 “법원이 성별정정 요건으로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상당수 트랜스젠더들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공무원 ‘직장 갑질’ 보상 근거 마련… 공무상 산업재해로 법률에 담는다

    공무원 ‘직장 갑질’ 보상 근거 마련… 공무상 산업재해로 법률에 담는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부상·질병·사망이 공무상 재해에 포함된다. 인사혁신처는 직장 내 괴롭힘과 민원인의 폭언 등으로 인한 공무상 질병 보상 근거를 담은 공무원재해보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을 겪은 공무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입법예고에 따르면 기존에는 하위 법령인 ‘공무상 질병 판정기준’(인사처 예규)을 통해 보상하던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재해를 법률에 포함해 산업재해로 처리한다. 현재는 시행령 등을 통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현장조사 및 특수질병 전문조사를 실시 중이지만 앞으로는 공상 공무원의 공무상 재해 입증 부담 완화와 급여 사유 확인을 위한 현장조사 및 특수질병 전문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최근 직장갑질119가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27일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사례를 언론보도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신원이 확인된 직장인이 모두 18명이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 9월 26일 사망한 대전시 9급 공무원, ‘태움’에 시달리다 지난달 16일 을지대병원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간호사 등 9명은 공공기관 소속이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갑질지수 및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76.7%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대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공기관 소속 응답자의 66.7%가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고 했다. 김우호 인사처장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무상 재해를 입은 공무원에 대한 법적 보상을 통해 앞으로도 공무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공익신고 보복 또 없길”… 기쁘면서 허탈한 10년 투쟁 끝

    “공익신고 보복 또 없길”… 기쁘면서 허탈한 10년 투쟁 끝

    정직, 원거리 전보, 해임, 복직 후 감봉. KT 노동자 이해관(58)씨가 약 10년 전 회사 비리를 폭로한 후 당한 일이다. 이씨는 회사의 보복 조치로 손해를 입었다며 K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약 5년 만인 올해 이씨의 일부 승소로 최종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씨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는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회사와의 법적 다툼을 오랜 기간 오기로 버티면서 산전수전 다 겪다 보니 승소해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탈하다”면서 “나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2년 2월 KT가 2011년 제주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전화투표를 진행하면서 실제로는 국내전화 서비스를 제공했음에도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해서 투표 참여자에게 전화요금을 과다 청구해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폭로했다. 이 공익신고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공익신고자보호법 시행 1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대 공익신고’에 포함됐다. 그러자 KT는 그해 3월 곧바로 이씨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했고 정직 기간이 끝나자마자 이씨를 자택에서 차로 왕복 5시간이 넘게 걸리는 근무지로 전보 발령했다. 또 허리디스크 질환을 앓고 있던 이씨에게 전신주에 올라가 단자함을 조작하는 업무를 시켰다. 반면 병원 치료가 필요했던 이씨의 병가·조퇴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는 승인 없이 병가를 사용한 이씨를 그해 12월 해고했다. 이씨는 “한때 회사가 저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한 적이 있었다”면서 “완전히 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보복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KT가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는 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패하면서 이씨는 2016년 2월 복직했지만 곧바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는 회사의 괴롭힘으로 안정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그해 10월 회사를 상대로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장을 냈다. 소송도 만만치 않았다. 1심과 2심은 지난해 2월과 12월 손해배상청구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차례로 원고 패소판결했다. 이씨는 “공익신고를 왜 했을까라고 후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가족,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의 격려가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6월 원심이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일부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에 파기환송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3민사부(부장 신진화)는 지난달 11일 KT가 이씨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고 이 판결은 지난 7일 확정됐다. 이씨는 “이번 판결은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은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 판결”이라면서도 우리나라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한계를 언급했다. 그는 “2016년 현대차·기아의 엔진 결함을 폭로한 김광호씨가 ‘한국에서 어디 공익제보를 하겠냐’는 취지로 한 말에 공감한다”면서 “공익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인사 보복을 하는 기관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T는 현재까지 이씨에게 아무런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저에게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한 사람들에 대해 KT가 아무런 문책을 하지 않았다”며 “KT가 지금이라도 가짜 국제전화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저를 상대로 한 보복조치들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자기혐오에 안 빠지게 제도적으로 보호 필요”

    “자기혐오에 안 빠지게 제도적으로 보호 필요”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에 집중하도록 돕는 게 최우선입니다. 제도적인 보호와 지원이 있어야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성 정체성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나아가 사회에서도 고립되지 않고 통합돼 살아갈 수 있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통합교육구(SFUSD·시교육청)에서 성소수자 학생을 위한 서비스 실무를 맡고 있는 케냐 헤이즐우드(사진)는 지난달 18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성소수자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전선에 서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이즐우드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공립학교 160여곳에 제공되는 성소수자(LGBTQ)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담당자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전부 포괄하는 용어다. 샌프란시스코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5만 5500여명 가운데 성소수자는 약 7%로 추정된다. 헤이즐우드는 “그중에서도 트랜스젠더 학생의 비율을 1% 정도로 보고 있다”며 “학생들이 성 정체성이 발각될까 불안해하거나 괴롭힘을 당한다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시 교육위원회가 1990년 5월 최초로 게이 학생 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2003년부터는 학생 누구나 자신이 불리길 원하는 이름과 성별로 불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시행됐다. 다만 성적표 등 공식 기록에는 법적 이름과 성별이 그대로 유지된다. 헤이즐우드는 “성소수자 학생이 일상에서 맞닥뜨릴 사회적 성별 불일치감을 줄여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직원은 2년마다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고, 학교에는 성중립 화장실·탈의실 등이 갖춰져 있다. 성소수자 관련 과목을 정식으로 채택한 학교도 적지 않다. 학교에서만큼은 학생 모두가 성별 지향과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헤이즐우드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우울증은 물론 자해나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학교가 보호해 줘야 청소년들이 인간답게,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美 샌프란 교육담당자 “자기혐오에 안 빠지게 제도적 보호 필요”

    美 샌프란 교육담당자 “자기혐오에 안 빠지게 제도적 보호 필요”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에 집중하도록 돕는 게 최우선입니다. 제도적인 보호와 지원으로 학생들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성 정체성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나아가 사회에서도 외부인으로 고립되지 않고, 통합돼 살아갈 수 있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통합교육구(SFUSD·시교육청)에서 성소수자 학생을 위한 서비스 실무를 맡고 있는 케냐 헤이즐우드(사진)는 지난달 18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성소수자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전선에 서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이즐우드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공립학교 160여곳에 제공되는 성소수자(LGBTQ)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담당자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모두 포괄하는 용어다. 샌프란시스코 공립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5만 5500여명 가운데 성소수자는 약 7%로 추정된다. 헤이즐우드는 “그 중에서도 트랜스젠더 학생의 비율을 약 1%로 보고 있다”며 “학생들이 성 정체성이 발각될까 불안해 하거나 괴롭힘을 당한다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시 교육위원회가 1990년 5월 최초로 게이 학생 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2003년부터는 학생 누구나 자신이 불리길 원하는 이름과 성별로 불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시행됐다. 다만 성적표 등 공식 기록에는 법적 이름과 성별이 그대로 유지된다. 헤이즐 우드는 “성소수자 학생이 일상에서 맞닥뜨릴 사회적 성별 불일치감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직원은 2년마다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학교에서 만큼은 학생 모두가 성별 지향과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루스 아사와 예술학교 등 성소수자 관련 과목을 대학 입학사정에 들어가는 정식 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도 적지 않다. 대부분 학교는 성중립 화장실과 탈의실도 갖추고 있다. 정서적인 고립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은 교내 웰니스센터에서 의료지원을 받거나, 젠더클리닉을 갖추고 있는 베니오프어린이병원 등 전문 기관으로 연계해준다. 헤이즐우드는 “학교의 지원 정책이 다양해지면서 점차 더 많은 학생이 커밍아웃을 하는 추세”라며 “성소수자 학생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동의 없이는 부모님에게도 자녀의 성 정체성을 알려선 안된다는 정책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 우울증은 물론 자해나 자살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학교가 보호해줘야 청소년들이 인간답게,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공무원 ‘직장 내 괴롭힘’ 걸리면 내년부터 최고 파면

    공직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징계를 최고 파면까지 상향조정하는 법개정이 추진된다. 9일 정부는 각각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한 비인격적 부당행위’에 대한 징계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징계령과 지방공무원 징계규칙 일부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한 비인격적 부당행위’에 대해 ‘공무원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유래되는 사실상 영향력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인격·존엄성을 침해하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부당행위’로 정의했다. 특히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임∼파면의 징계에 처하도록 하고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정직∼강등으로 규정했다. 기존에도 공무원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파면의 징계를 내리는 것은 가능했다. ‘직무상 부당행위’로 처벌할 수 있었고, 만약 직무 이외 부당행위가 있었을 때는 공무원 행동강령의 ‘품위유지’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파면까지 내리도록 하는 구체적이고도 징계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사혁신처는 법 개정에 대해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초래하고 근무환경을 저해하는 갑질 행태를 공직에서 근절하기 위해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한 비인격적 부당 행위에 대한 별도의 징계기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 [사설] 사업장 크기 달라 생기는 노동자 차별 없어야 한다

    [사설] 사업장 크기 달라 생기는 노동자 차별 없어야 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어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약 360만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해당 노동자들은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수 없고,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 유급휴가 등도 적용받지 않는다. 2019년 도입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도 해당되지 않는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대부분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총근로시간은 전체 노동자 총근로시간의 94.7%를 차지하지만 임금총액은 62.3%에 불과하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를 통해 확보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연도별 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체 사건 중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비율이 지난해 41.2%에 이어 올 8월까지 벌써 37.3%에 이른다. 직장 갑질 신고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상당수 발생하지만 감독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업장 크기가 노동자라면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은 반(反)인권적이다. ‘노동자 수’를 기준으로 노동자 보호 관련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입법례는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시간, 휴일, 해고 등 모든 조항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6월 주말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에 대체휴일을 적용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대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제외했다며 의결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근로기준법을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여야 모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보호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개정안을 통과시켜 언행일치를 이루길 바란다.
  • 올라타고 때리고...만3세 아이들이 ‘어린이집 집단 괴롭힘’

    올라타고 때리고...만3세 아이들이 ‘어린이집 집단 괴롭힘’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세 아이들이 선생님이 없는 틈을 타 한 아이를 집단 폭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7일 MBC에 따르면 충북의 한 어린이집 만 3세 반에서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A군이 다른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다. 이 같은 피해 사실은 A군의 부모가 아이를 씻기다 얼굴의 상처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원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들은 A군을 에워싸고 때리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하나 둘 합세해 A군을 때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떠나자 A군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A군 부모는 어린이집에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했고, 비슷한 일이 한 차례 더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A군 어머니는 “씻기는데 목이랑 코 부위에 상처가 있었다. (CCTV 영상을 보니)아이가 전혀 저항을 할 수 없었다”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신다는 것을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A군은 친구들을 피하고 스스로 얼굴을 때리는 등 불안 증세를 보여 해당 어린이집을 그만둔 상태다. 집단 괴롭힘이 발생할 당시 담임교사는 모두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해당 교사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옆 반 교사에게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미처 보지 못한 사이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가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제가 알고 있었던 그 또래 아이들의 행동과는 다르다”며 “아이들의 놀이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차례 괴롭힘이 있었던 사실은 확인했다. 하지만 교사에게 방임죄를 묻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한 달 치 영상을 추가로 확보해 추가 피해가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뒤 불이익 34%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뒤 불이익 34%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뒤 불리한 처우를 하면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만들어 놓았지만 현실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1~10월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중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1001건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회사나 노동청 신고로 이어진 사건(402건) 중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건수는 139건(34.6%)이었다. 이 단체가 공공상생연대기금과 함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9월 7일부터 1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도 전체 응답자의 21.4%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8월 신고된 4301건 중 불리한 처우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건은 15건에 그쳤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법에는 불리한 처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열거돼 있지 않아 임금 차별, 해고 등 눈에 보이는 경우로 협소하게 해석된다”면서 “시행령이나 규칙을 통해 따돌림이나 업무 배제 등 조직 생활의 사례까지 불리한 처우로 폭넓게 규정해야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다가 역고소 당했습니다” 보복갑질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다가 역고소 당했습니다” 보복갑질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2019년 입사 후 성희롱에 시달리던 파견업체 직원 수영(가명)씨는 동료와 함께 노동청에 성희롱 사실을 진정하고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파견회사는 수영씨와 동료를 해고했고, 노동청은 직장 내 성희롱을 인정했으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를 빌미로 A씨는 수영씨를 무고로 고소하고 소송비용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5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7일부터 14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1.4%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또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1001건 중 회사나 노동청 신고까지 이어진 사건 402건을 살펴본 결과, 신고를 이유로 노동자가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139건으로 신고 건수 대비 34.6%에 달했다. 하지만 이같은 ‘보복 갑질’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소수였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건 4301건 중 피해 신고 후 불이익을 당한 경우와 관련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송치된 건수는 15건에 불과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는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처벌 조항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보복 갑질에 대한 처벌강화를 주장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하거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협박하는 경우는 신고를 취하하게 만들기 위한 협박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실제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어지더라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무고죄 성립은 매우 어렵고 손해배상도 인정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성희롱과 괴롭힘은 그 증거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아 오히려 회사나 가해자가 무고로 역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무고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가 형식적으로 적법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권리 행사를 가장한 불리한 처우라면 적극적으로 불리한 처우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여성의 공대·법대·의대 진학 막고 ‘출산’에 전념케 해야” 美교수 발언 논란

    “여성의 공대·법대·의대 진학 막고 ‘출산’에 전념케 해야” 美교수 발언 논란

    미국의 한 대학 교수가 공식 자리에서 여성혐오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아이다호 뉴스 등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아이다호주(州)에 있는 보이시주립대학의 스콧 예너 정치학 교수는 지난달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청년들이 여성다운 가정 만들기와 자녀 출산이라는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야하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을 공학계에 채용하기보다는 엔지니어가 될 남성을 더 많이 채용하고 대우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대와 법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여 논란이 일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전형적인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남성과 여성이 각자의 영역으로 구분된다면 국가가 더 위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은 뒤늦게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논란이 됐고, 이를 최초로 게시한 틱톡에서는 25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신의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자 예너 교수는 “페미니스트들이 최근 나의 발언에 대해 분노했고, 틱톡에서 나는 그들의 증오의 대상이 됐다”며 “현대 여성은 필요 보다 더 많이 약물에 손을 대고, 간섭하며, 싸움을 일으킨다”고 반박했다. 보이시주립대의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이 예너 교수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대학이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권한이 없다”며 예너 교수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다만 학업의 자유, 언론의 자유, 괴롭힘 등의 문제에 대해 질문이 있거나 법이나 정책을 위반하는 경우 기관 준법 및 윤리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적절한 경우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다호주 상원의원인 민주당의 멜리사 윈트로우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예너 교수가 이런 발언을 하는 목표가 뭔지 궁금하다. 우리(여성)를 과거로 되돌리고 여성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것이 목표라면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발언이 담긴 게시물에 댓글을 단 한 남성은 “나는 다섯 아이의 아버지다. (나 역시 남성이지만) 당신의 일반화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면서 “당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 지적인 사람들은 당신이 성별을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이시주립대학의 일부 교수와 교직원 역시 성명서를 통해 “우리 대학은 오랫동안 여성을 지원해왔다. 여성이 교육을 받고 다양한 학문적 열망을 추구할 권리를 옹호한다”며 예너 교수의 발언에 반박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 촉법소년? 자살 부르는 학교폭력 징역 10년…칼 뽑은 프랑스

    촉법소년? 자살 부르는 학교폭력 징역 10년…칼 뽑은 프랑스

    친구들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며 커밍 아웃을 했던 14살 프랑스 소녀 디나가 두달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잇단 학교폭력 사건에 프랑스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디나는 10월 5일 프랑스 동부 오랭주 뮐루즈시 킹게르스하임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소녀는 동성애자 고백 후 동급생들의 끊임없는 괴롭힘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성희롱과 자살 조장 등 폭력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2년 넘게 이어졌다. 하지만 소녀가 기댈 곳은 없었다. 학교에서 한 차례 상담이 진행됐지만, 피해 사실은 과소 평가됐다. 디나의 죽음 이후 프랑스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3월 파리 센강에서 14살 소녀 알리샤가 시신으로 발견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충격은 더 컸다. 알리샤는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 두 명에게 살해됐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가해 학생들은 범행 전 알리샤 SNS 계정을 해킹해 속옷 차림의 사진을 유포하기도 했다. 잇단 학교폭력 사건에 르몽드 등 현지언론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육부 자료를 인용, 학생 10명 중 1명꼴인 70만 명이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여론이 들끓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학교폭력 근절을 지시했다. 지난달 18일 마크롱 대통령은 ‘3018 신고전화’를 시작하고, 청소년 전담 상담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즉각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학교폭력 처벌 강화 논의를 본격화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프랑스의회는 학교폭력 가해자를 실형으로 다스리는 법안 초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그간 폭력 혐의로 처벌하던 따돌림과 괴롭힘 등 학교폭력은 범죄로 규정되고 처벌도 법제화된다. 법안은 가해 학생 연령과 폭력 경중에 따라 최고 3년의 징역형과 4만 5000유로(약 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피해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했거나, 자살을 시도했을 때는 가해 학생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15만 유로(약 2억원)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은 이미 법안에 지지를 표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여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과 전통 우파 정당인 공화당도 법안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을 발의한 중도성향 민주운동당(MoDem) 에르완 발란트 의원은 해당 법안이 교육적 가치를 가지게 될 거라고 설명했다. 반면 좌파 진영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불복하는 프랑스’(LFI) 사빈 루빈 의원은 해당 법안이 “모호하고 선동적인 과잉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전통 좌파 정당인 사회당(PS) 미셸 빅토리 의원은 “미성년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억압을 강화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는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 나이를 만 13세로 정하고 있다. 
  • 서류 발급 빨라진다고? 가정폭력 상담서 떼는데 현장에선 “1년 기다려라”

    서류 발급 빨라진다고? 가정폭력 상담서 떼는데 현장에선 “1년 기다려라”

    가정폭력 시달린 국제결혼 여성 마리남편측 열람 막으려면 상담확인 필수여가부 산하기관 “1~3년 상담 때 발급”매뉴얼엔 ‘단회기 상담 시’… 엉뚱 대처기관측 “본인 확인 소통 미흡 가능성”내년부터 가정폭력 피해자가 상담사실확인서와 피해 사진 등 증거를 제출하면 가해자의 주민등록표 열람·교부를 제한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현장에선 정작 필수서류인 상담확인서 발급이 제때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포착됐다. 특히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은 높은 발급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정부가 정작 현장에서 통하지 않은 대책을 피해자 보호책이라고 내놓은 셈이다. 2014년 국제결혼을 해 한국에 정착한 네팔 여성 마리(30·가명)씨는 신혼의 설렘도 잠시, 남편의 무자비한 폭행에 매일 지옥을 경험했다. 남편은 툭하면 마리씨의 긴 머리를 팔목에 둘둘 감고 질질 끌고 다녔다. 시아버지의 성적 괴롭힘도 있었다. 마리씨가 경찰에 신고하면 가족들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결국 지난달 또다시 목을 조르며 폭행하는 시아버지를 피해 마리씨는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이후 네팔 이주민을 돕는 교회에 머물던 마리씨의 행적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노출됐다. 지난달 20일에도 시댁 가족이 교회에 들이닥쳐 마리씨는 아이들과 함께 급하게 몸을 숨겼다. 다시 거처를 옮기겠다고 결심한 마리씨는 법적 가족인 남편과 시부모가 자신의 주민등록표 열람·교부를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상담확인서만 제출하면 가해 가족이 피해자의 주민등록 주소지 확인을 못 하게 조치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간소화되지만 아직 개정법 시행 전이기에 마리씨는 경찰에서 피해사실 소명 서류를 발급받는 등 관련 서류를 챙겨 나갔다. 정작 문제는 정부가 서류 간소화 이후에도 구비하도록 규정한 상담확인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터졌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의 다누리콜센터를 통해 네팔어로 상담을 받아 온 마리씨를 대신해 마리씨를 보호 중인 교회 관계자가 상담 사실을 입증할 확인서 발급을 요청했지만 상담원은 발급 기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회 관계자가 마리씨 대신 발급 기준을 묻자 상담사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오래’ 상담을 해야 한다며 모호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1~3년은 상담을 해야 확인서가 발급된다”고 했다. 내일이라도 시댁 식구가 찾아와 행패를 부릴까 걱정인 마리씨에게 상담확인서를 받으려면 최소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그러나 상담사의 안내는 매뉴얼과 달랐다. 여가부의 피해상담사실 확인서 발급 매뉴얼은 ‘단회기 상담 시 상담일자 기재’라고 안내돼 있었다. 즉 한 차례만 상담을 받아도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여가부 산하기관이 매뉴얼과는 거리가 먼 설명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진흥원 측은 “여가부의 산하기관인 것은 맞지만, 매뉴얼에 적힌 발급기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담확인서 발급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됐다. 한국어를 포함해 13개 언어 상담을 제공하는 다누리콜센터는 지난해 1만 2000건이 넘는 가정폭력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곳이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발급된 상담확인서는 6건에 불과했다. 진흥원 측은 “상담확인서의 목적과 용도에 부합하는지 선임상담원을 중심으로 검토를 거친 뒤 발급하고 있다”면서 “(마리씨의 경우처럼) 보호 중인 교회 등 제3자가 요청하면 본인 확인 절차 등 어려움이 있어 소통에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1~3년이라고 안내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마리씨는 “상담확인서 발급이 안 되기 때문에 절차가 간소화되더라도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실제 상담을 했고 그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요구를 한 건데 확인서 발급을 받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 중국 허난성, 외신기자 안면인식해 위험한 인물이면 ‘빨간불’ 켜지게

    중국 허난성, 외신기자 안면인식해 위험한 인물이면 ‘빨간불’ 켜지게

    중국 허난성 당국이 안면인식 기술 등이 동원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교통신호등 색깔대로 언론인과 외국 유학생에 기울여야 할 관심(?) 수위를 표시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 중국어판과 영국 BBC 방송은 허난성 당국이 언론인과 유학생, 이민자 여성을 ‘수상한 인원’으로 분류해 처리하는 감시 시스템을 이미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갔을 수 있다고 3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당국은 지난 7월 29일 조달 웹사이트에 이런 시스템 공개 입찰 소식을 게재했다. 해당 시스템은 국가와 지역의 다양한 데이터베이스(DB)에 연결된 3000개 안면인식 카메라의 데이터를 사용해 허난성으로 오는 사람들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게 설계돼야 한다고 분명히 적시돼 있다. 아울러 이들의 휴대전화, 소셜미디어, 차량, 체류 호텔, 여행 티켓, 재산 소유 현황, (기존 DB의) 사진들을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 뒤 9월 17일 랴오닝성의 선양에 본사를 둔 정보통신(IT) 기업인 둥롼(뉴소프트·NeuSoft)이 수주에 성공해 500만 위안(약 9억 3000만원)에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적어도 2000명의 허난성 공무원과 경찰이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계약 조건에 2개월 이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고 돼 있어 지난달 17일 이 시스템이 완료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독립 연구단체인 영상감시연구소(IPVM)는 입찰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뒤 “언론인을 감시대상으로 지정한 것이 이 시스템의 특이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공안 당국은 언론인의 특이한 동향을 미리 감지해 그들을 신속히 찾아 취재 업무를 방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시스템 개념도에 따르면 언론인을 관심 수준에 따라 적색(높은 관심 수준), 황색(일반 관심 수준), 녹색(낮은 관심 수준)으로 분류하는데 적색으로 표시된 언론인은 허난성으로 향하는 교통편을 예약하자마자 경고가 발령된다. 허난성에 있는 언론인이 다른 지역의 호텔을 예약하거나 티켓을 구매하고 다른 지역 경계로 넘어가면 경고가 표시되기도 한다. 유학생도 ‘빼어난 외국 학생’ 외에 위험 인물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일반적인 사람’ ‘주요 인물’ ‘요주의 인물’이다. 학교 스스로도 유학생들의 위험 정도를 파악해 당국에 알리도록 강요받고 있다.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가 열리는 민감한 시기인데도 “전시에 준하는 경보체계”가 작동해 주요 관심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감청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에 적법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머무르는 이민 여성, 인접국에서 인신매매돼 중국에서 지내는 여성 등을 감시해야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허난성 당국과 중국 공안부, 외교부 모두 외신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둥롼(뉴소프트)는 BBC의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관련 입찰 문서는 열람이 불가능한 상태로 바뀌었다.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이 지난 여름 허난성의 기록적인 폭우 사태와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폭우 피해 현장을 취재하던 BBC 등 외신기자들이 영상 삭제를 강요 당하거나 장비를 뺏길 뻔하는 괴롭힘을 당했다. 당시 주중 외신기자협회(FCCC)가 성명을 통해 보도 방해 행보를 비판하자 중국 외교부는 “일부 외신기자들이 가짜뉴스를 계속 보도했기 때문에 당연히 환영을 받지 못한다”면서 허난성 당국을 두둔했다.
  • “감형 해주세요”…동급생 살해한 中 15세 소년에 쏟아진 반전 여론

    “감형 해주세요”…동급생 살해한 中 15세 소년에 쏟아진 반전 여론

    동급생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8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가석방된 중국 2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펑파이신원 등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인 천스한(22)은 7년 전 ‘구이저우 학교 청소년 살인사건’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7년 전인 2014년 4월, 당시 15살이었던 천 군은 시험 때마다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었었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도 어김없이 일찍 등교해 학생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줄을 서 있다가, 동급생인 A군과 시비가 붙었다. A군은 이유도 없이 천 군의 발을 밟는 등 괴롭힘을 가했다. 천 군은 친구들 앞에서 30분 동안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고, 괴롭힘은 방과 후까지 이어졌다. 천 군은 방과 후 또다시 학교 앞에서 A군 일행에게 끌려갔다. A군의 폭행이 시작되자 천 군은 구경꾼이 몰래 쥐여준 작은 칼로 A군의 가슴을 찔렀다. A군도 흉기로 천 군을 공격했지만, 이미 천 군의 공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은 후였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 동맥 파열로 인한 급성 출혈이었다. 천 군은 곧바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다.천 군이 평상시에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교우관계가 원활하며, 공부에 열중하던 모범생이라는 점, 반면 천 군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A군은 오랜 기간 천 군에게 이유 없는 괴롭힘을 가하던 불량학생이었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천 군의 가족과 같은 반 친구들, 그리고 천 군의 학교 후배 55명이 자발적으로 현지 법원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구이저우 중급인민법원은 천 군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15살의 어린 소년은 고등학교 입시를 13일 앞둔 날, 교도소로 향했다. 선생님 또는 의사가 되고 싶었던 소년에게 장밋빛 앞날은 멀게만 느껴졌지만, 천 군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에게 진심을 털어놓았다. 천 군을 체포했던 경찰은 교도소에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는 천 군을 위해 꾸준히 책을 사다 주고 여러 경시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학교 친구들은 천 군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를 담긴 편지를 수시로 보냈다. 이 편지들은 그의 우울한 교도소 생활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되었다. 그리고 수감생활을 시작한 지 5년째 되던 2019년, 천 군은 교도소에서 형법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듬해 8월에는 모범수로 인정받고 결국 가석방됐다. 가석방 된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그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고자 애쓰고 있다. 천 군에게 내려진 징역 8년 형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다. 사건 당일 흉기 사용이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도 다양한 법적 해석이 나온다. 2019년 천 군은 최고인민법원에 재심 신청을 했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천 군은 “현재 베이징의 한 법률 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다. 전과 때문에 변호사의 꿈을 이루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을지대병원 “신입 간호사 사망 책임 통감…악습 고리 끊겠다”

    을지대병원 “신입 간호사 사망 책임 통감…악습 고리 끊겠다”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최근 신입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와 관련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조직문화를 개선해 악습의 고리를 끊겠다”고 밝혔다. 29일 을지대학교병원은 “간호사 사망 사고 진실 규명을 위한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와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을 통한 새로운 근무여건 및 환경을 구축한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우선 병원은 간호사 업무의 서면 인수인계를 활성화하고 병동 순회 당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행동 지침 매뉴얼을 배포하고 정기적으로 근무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근로계약서 내용 가운데 논란이 된 ‘1년 동안 퇴사할 수 없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 수 없다’는 특약 조항을 삭제했다.또 경력 간호사를 추가로 채용하고 휴게 공간을 확장하는 한편 부서 운영·복지비를 증액하기로 했다. 더불어 이번 사망 사고로 외상후 스트레스 등 어려움을 겪는 직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 직장 내 괴롭힘 근절·예방 표준 매뉴얼 개발·배포, 신규 직원의 후견인 선택제 신설, 고충 처리 전담 직원 배치, 병원장 직속 조직문화개선위원회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병원 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병원은 “일부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자체 조사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섣부른 발표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 별도 발표 없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상조사위원회를 연말까지 운영해 조사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경찰 수사 결과 관련자의 혐의가 인정되면 관용 없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엄정하게 조처할 계획이다. 윤병우 병원장은 “직원의 불편과 어려움 등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실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조치와 개선을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이 병원 신입 간호사인 A씨는 지난 16일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유족 측은 간호사 집단 내부의 가혹행위인 이른바 ‘태움’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A씨의 남자친구는 지난 27일 공개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A씨에 대해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고 밝혔으며, 공개적으로 혼을 내며 망신을 주고 볼펜을 던져서 얼굴에 맞기도 했다고 구체적인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의정부 을지대병원과 A씨 사이의 계약서를 토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올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18명 극단 선택···“울컥하고 숨 막혀”

    올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18명 극단 선택···“울컥하고 숨 막혀”

    직장갑질119, 올해 신고 사례 집계20대 7명···공공기관이 절반“대책 점검하고 일벌백계해야”“일이 많아 야근을 하던 날 상사에게 ‘무능력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상사는 사무실에서 제게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저만 빼고 팀원들과 식사를 합니다. 상사와 대화를 하면 울컥하고 숨이 막혀 도저히 근무를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공공기관 직원 A씨)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8일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들을 공개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언론보도와 국민신문고 신고를 집계한 결과 직장인 18명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4명, 40대와 50대가 각각 3명, 연령 미확인이 1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2명, 여성이 6명이었다.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사례만 18건으로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 중 절반인 9명이 시청·소방서 등 공공기관에 재직 중이었다. 3년 전 정부가 ‘공공기관 직장갑질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직장갑질 대책을 내놓고 이행 점검이나 평가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공기관부터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벌백계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볼펜 던져 얼굴에 맞았다”…극단선택 간호사 남친의 ‘태움’ 증언

    “볼펜 던져 얼굴에 맞았다”…극단선택 간호사 남친의 ‘태움’ 증언

    ‘태움’(간호사들이 겪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의정부 을지대병원 간호사가 상습적으로 모욕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남자친구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생을 마감한 간호사 A씨의 남자친구는 27일 공개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A씨에 대해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 퇴근해보겠다고 얘길 했는데 ‘너 같은 애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라며 다 보는 앞에서 혼냈다. 한번은 볼펜을 던져서 본인 얼굴에 맞았다고”고 여자친구가 당한 ‘태움’의 구체적인 상황을 밝혔다. 남자친구에 따르면 A씨는 근무가 끝나면 늘 울면서 전화를 했다. 남자친구는 “그만두라. 우울증 치료도 받자”고 설득했지만 A씨는 경력 1년을 채우고자 버텼다. 진료 기록이 남으면 나중에 간호 쪽에서 일할 때 피해 볼 수도 있을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A씨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것마저 무산되자 퇴사를 결심했지만 상사는 60일 뒤에나 퇴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너무 다니기 싫다. 그냥 죽고 싶다”고 토로했고 결국 남자친구와의 통화 중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남자친구는 “통화 중 쿵 소리가 나더니 대답이 없었다. 동기에게 확인 한번 부탁한다고 연락을 남겼고, 동기는 정확히 몇 호에 사는지 몰라서 문을 두드리며 찾아냈다”고 당시 상황을 힘겹게 전했다. A씨는 숨진 날 오전 9시21분쯤 직장 상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다음달부터 그만두는 것이 가능한가요’라고 물었으나, 상사는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를 해야하는 것’ 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가 끝나고 2시간 뒤 A씨는 기숙사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의정부 을지대병원과 A씨 사이의 계약서를 토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성폭력 당한 계약직의 6년간의 싸움…대법 “성희롱이자 괴롭힘 맞다”

    성폭력 당한 계약직의 6년간의 싸움…대법 “성희롱이자 괴롭힘 맞다”

    한 계약직 사원이 직장에서 성희롱과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가해자의 손을 든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한 대학 어린이병원 후원회의 전직 계약직 직원 A씨가 후원회 이사 B씨(외래진료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0월 16일 A(35)씨는 B씨로부터 수개월에 걸쳐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해왔다고 직장에 처음 알렸다. 후원행사가 열린 한 골프장 VIP룸에서는 폭행과 성희롱이 있었으며 B씨의 차 안에서도 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후원회 사무국장의 지시에 따라 피해 내용을 정리했는데, 작성된 표에는 그간 주로 외래진료실에서 이뤄진 신체적·언어적 성희롱 내역이 담겼다. 며칠 뒤 A씨는 경찰에 B씨를 고소했다.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는 검찰의 상고 포기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그간의 성희롱·성추행·직장 내 괴롭힘 등을 근거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A씨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형사소송도, 민사소송도 잇따라 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및 수사기관에 고소한 시점과 형사사건에서 진술을 비롯한 B씨의 대응을 종합하면, 언어적 성희롱에 관한 A씨의 주장도 내용이 사실일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되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의 행위는 직장의 상급자가 지위를 이용해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직장 내 괴롭힘’이자, 지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이라며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파기 환송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하는 서울중앙지법에 사내 메신저 내용, A씨의 피해 내용 정리표, 사무국장이 신고를 받은 뒤 녹음한 원고 등을 면밀히 살피고 A씨, B씨 등의 진술 신빙성과 증거가치를 평가해 B씨의 불법행위 증명 여부를 따지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은 “A씨가 B씨에게 입어온 성폭력 피해사실 전부에 대해 직장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포섭해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며 “특히 직장 내 괴롭힘 관련법이 시행되기 전의 일이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행위들이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 “스토커가 왔어요” 112 “같이 있는 사진 있어야 도와드려요”…김병찬 신상공개 [이슈픽]

    “스토커가 왔어요” 112 “같이 있는 사진 있어야 도와드려요”…김병찬 신상공개 [이슈픽]

    살해 위협 속 신변 보호·접근 금지 명령에도 피해자 직장 찾아온 김병찬…경찰에 신고하니“같이 찍은 사진·영상 없인 도움 줄 수 없다”청원인 “기가 막혀, 셀카라도 찍자 해야 하나”“보호인력 동원 없는 접근 금지 무용지물”“김병찬에 사형, 부실대응 경찰 처벌해달라”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병찬(35)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숨진 피해자 A씨의 남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자가 살해되는 순간까지도 얼마나 처절하게 경찰에 신변 도움을 요청했는지, 법원에 요청해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는데도 스토커가 버젓이 피해자를 죽일 수 있도록 치안시스템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청원인은 스토킹 살해범에게 사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해 줄 것과 경찰의 부실 대응을 철저히 조사해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임시 보호소에 있던 ○○○인데요, 가해자가 회사 앞으로 찾아왔습니다.”112 응답자: “같이 있나요?”피해자: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112 응답자: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피해자: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112 응답자: “증거가 없으면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같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청원인은 24일 ‘계획적이고 잔인한 스토킹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 청원글에서 스토커 살해범 김씨에 의해 살해된 누나 A씨가 김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국가에 숱하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치안 시스템 속에 끝내 목숨을 잃게 된 과정의 전말을 소상히 공개했다. 청원인은 피해자 보호체계와 관련, “저희 누나는 살고자 발버둥 쳤으나, 허술한 피해자 보호체계와 경찰의 무관심 속에 죽어갔다”며 피해자가 112에 신고했을 당시 경찰과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했다. 피해자는 지난 7일 살해 협박을 받자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한 뒤 양일간 임시보호소에서 머문 뒤 김씨를 피해 9~14일 지인의 집에서 머문다. 김씨는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자 9일 피해자의 직장으로 직접 찾아간다. 피해자는 두려움에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 피해자는 당시 112에 전화를 걸어 경찰에 “임시보호소에 있는 ○○○인데 가해자가 찾아왔다”고 말한다. 112 경찰 응답자는 “같이 있느냐”고 묻자 피해자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경찰은 다시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피해자는 “아니요,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그러자 경찰은 “증거가 없으면 도와드릴 수 없다”면서 “같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는다. 청원인은 “정말 기가 막히지 않느냐”면서 “위협을 가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 피해자가 동영상을 찍을 수 있을까? 셀카라도 한 번 찍자고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게 대한민국 피해자 보호 체계의 현실”이라면서 “112 응답자도 ‘남’이니까 저렇게 대충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씨가 직장으로 찾아온 날 피해자는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신청 승인이 됐다는 문자에 안도하지만 담당 수사관은 다음날 김씨를 경찰서로 불러 접근금지 대상임을 설명하는 게 전부였다고 청원인은 설명했다. 청원인은 “접근금지 명령만 나오면 가해자들이 ‘아 그렇군요. 이제 근처에도 안가야겠네요’라고 하느냐”면서 “실질적인 보호 인력이 동원되지 않는 접근금지 명령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살해 위협에 짐 싸 집을 나가는데도경찰 보호인력 안 붙여, ‘남’이니까”“흉기 공격 직전 사진찍어야 증거냐”“2017년 스마트워치 오류 살해 재연” 그는 “위협을 느껴 집에서 짐을 싸서 나가는 여성을 보고도, 담당 수사관은 왜 보호 인력을 붙이지 않았을까요? ‘남’이니까 그렇다”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그런 행동을 한 가해자라면, 가해자를 그냥 보냈을까요? 매뉴얼에 위배되지도 않으니, 그냥 넘어간 것이다. ‘남’들이라도 어쩔 수 없이 행동할 수 있도록 매뉴얼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항변했다. 심지어 법원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의 잠정 조치가 취해진 이후인 11일에도 김씨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를 경찰이 인지하지만 경찰은 되레 김씨와 통화 이후 피해자에게 “번호를 지우면서 잘못 눌렀다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피해자의 지인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 전화가 울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김씨의 단순 실수가 아님을 인지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청원인은 “이런 게 (스토킹의) 증거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증거냐”면서 “흉기로 공격당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서 제출해야 증거가 되는 것이냐”고 울분을 터뜨렸다.청원인은 “지인들에게 더는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던 누나는 15일부터 다시 원래 지내던 오피스텔에서 출퇴근을 시작했고, 살인범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려고 (사건 당일인) 19일 하루 휴가를 냈다”면서 “19일 오전 11시 29분 외출하려던 찰나에 숨어 있다가 누나를 덮친 살인범에 의해 누나는 무참하게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끔찍하게 공격당하는 와중에, 살기 위해 스마트워치를 애타게 눌렀으나, 스마트워치는 (피해자로부터 500m 떨어진) 엉뚱한 곳을 알려줬다”면서 “신변보호자에게 제공되는 스마트워치를 누른 최초의 시간에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 제대로 도착했다면, 누나는 살 수 있지 않았겠느냐. 신변보호 요청을 한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보호 인력을 배정했다면, 괜찮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원인은 2017년에도 신변보호자용 스마트워치가 잘못된 위치를 알려줘 살해 당한 피해자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4년 만에 또 다시 똑같은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법을 만들고, 법이 잘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사람들이, 남의 일이라고 방관했기 때문은 아니겠느냐”면서 “만약 2017년 피해자가, 법을 만들고, 법이 잘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사람들의 가족이었다면, 2021년에도 바뀐 것이 없는 지금과 같은 상태였겠느냐.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감시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은 일이니 행동하려 하지 않은 것”이라고 아프게 지적했다.“‘만능시계 있고 경찰청이 코앞이라 신이 돕는 것 같다’던 누나였는데…”“경찰 부실 대응 조사해 처벌해달라” 청원인은 청원에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에도 기어코 피해자를 살해한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해줄 것과 부실대응 책임이 있는 경찰 관계자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스토킹 살인범에게 사형을 선고함으로써 다시는 사회에 발을 디딜 수 없도록 완벽하게 격리하겠다고 약속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살인범은 누나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누나가 신고하지 못하게 스마트폰을 빼앗았으며, 위치 추적하지 못하게 강남 한복판에 버리고, 자신의 핸드폰은 비행기모드로 전환 후 유유히 대중교통을 타고 대구로 가서 ‘호텔’에 안착했다”면서 “이 살인범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한 이 살인범은 반드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사건 최고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은 해외출장을 가느라 서면으로 사과를 했는데 이것이 진정한 사과인가”라고 반문하며 “경찰은 무슨 원인으로 부실하게 대응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찾아내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처벌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유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피해자보호 체계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청원인은 “누나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한 치밀하고 잔인한 살인마에게 희롱 당하다가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꽃다운 나이에 비참하게 살해당했다”고 가슴 아파했다. 그는 “괴롭힘을 당하는 과정에서 누나는 살기 위해 경찰에게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고, 나라가 제공한 피해자 보호 제도를 굳게 신뢰했다”면서 “허울뿐인 피해자 보호 제도는 누나를 살인범으로부터 전혀 보호해주지 못했고, 누나는 차가운 복도에서 고통 속에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고 비통해했다. 피해자는 생전 자신을 걱정해주는 친구들에게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받고 “나에게는 만능시계가 있다”, “경찰청이 바로 코앞에 있어서 신이 도우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청원인은 전했다.‘스토킹 살해범’ 김병찬 신상공개 결정경찰청 “범죄 예방 효과 고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위원회는 개정된 신상공개 지침을 적용해 김씨에게 사전 통지하고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를 거쳤다. 위원회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 주거지에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범죄예방 효과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감식 결과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달 19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전 여자친구 A(32)씨를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22일 구속됐다. 이로써 경찰은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언론 노출 시 모자를 씌우는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노원구 세모녀 살인’ 김태현과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강윤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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