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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 드라이브] HD영화 뛰어든 CJ엔터테인먼트

    국내 최대 영화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대표 박동호)의 최근 행보에 충무로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최초로 HD 장편 상업 영화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지난 14일 밝혔다.CJ측은 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국내 대표 감독 8명과 계약했으며,250억원 규모의 사업 비용을 투입한다고 덧붙였다. 국가 대표급으로 라인업을 짰다는 CJ측의 말처럼 프로젝트에 참여한 감독들의 면면은 화려하다.‘올드보이’의 박찬욱,‘주먹이 운다’의 류승완,‘봄날은 간다’의 허진호,‘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여고괴담4’의 최익환 등 모두 국내외에서 연출력을 인정 받은 감독들이다.8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며, 한 편당 제작비는 15억∼25억원 선으로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의 50∼70% 수준이다. 류승완 감독의 액션물 ‘짝패’가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11월 가장 먼저 촬영에 들어가며, 박찬욱(12월), 최익환, 이무영, 최동훈 감독등 이 뒤를 잇는다. 영사기와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 시네마는 시대의 당연한 흐름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HD영화는 저예산 영화로 극장 개봉이 불투명하거나 TV방영만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프로젝트가 의미를 갖는 것은 이 대목. 순전히 극장 개봉만을 목표로, 촬영에서 상영까지 전 과정이 HD 기술로 진행된다.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제작사는 제작비 절감은 물론 작품성과 흥행을 두루 노릴 수 있고, 감독들은 경험하지 못한 신기술을 ‘개봉’이라는 안전망 속에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서로간의 ‘윈-윈’전략이 되기 때문. CJ의 실험적 시도는 국내 HD영화의 허약 체질 개선이라는 수확으로 이어져야 한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제대로 HD 제작 노하우와 데이터를 축적하고 극장 등 HD영상 관련 시설을 확충 하느냐 하는 것. 영사기와 필름을 극장이 아닌 박물관으로 가야 볼 수 있는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시네 드라이브] 2005 충무로 작은 게 세다?

    올 들어 충무로 술자리들에서 안주 삼아 꾸준히 입길에 오르내린 얘깃거리가 하나 있다. 제목하여 ‘2005년 충무로 4대 재앙’이다. 괴담 속 주인공은 80~90억원의 큰 제작비를 쏟아부은 국산 블록버스터 4편. 이미 개봉한 ‘혈의 누’와 ‘남극일기’, 개봉을 기다리는 ‘천군’과 ‘청연’이 그들이다. ‘괴담’운운하는 것이 이래저래 힘겹게 영화를 찍고 있는 제작사 입장에선 가슴 쓰릴 얘기일 법하다. 하지만 충무로 사람들에게는 이들의 성적표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실패는 가뜩이나 위축된 영화시장을 더욱 경색시킬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설마설마했던 ‘혈의 누’와 ‘남극일기’의 성적은 역시나 영화의 덩치에 못 미쳤다. 지난달 4일 개봉한 ‘혈의 누’의 전국 관객 누계는 현재 약 227만명. 총제작비 75억원의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뉴질랜드 올로케 촬영, 톱스타 송강호·유지태 주연으로 화제를 뿌렸던 ‘남극일기’는 엄청난 기대에 비하면 ‘재앙’ 수준의 성적이다. 개봉 18일째인 지난 6일 현재 전국 관객수는 105만명에 그쳤다. 송강호라는 ‘빅 카드’를 내세웠음에도 ‘남극일기’에 대한 우려는 사실 일찍부터 충무로에 팽배했었다.6년여를 끌어온 제작기간, 도중에 제작사가 바뀌는 혼란, 해외 원정촬영 등 불안 요소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게 영화가의 설왕설래이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되 ‘해외로케 영화는 흥행실패한다.’는 속설도 ‘남극일기’의 결과로 또 한번 입증된 셈. 청년 이순신의 모습을 코믹터치로 그린 팬터지 사극 ‘천군’(7월15일 개봉),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린 ‘청연’(12월 개봉예정)에 더욱 걱정스러운 시선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이다. 중국 원정촬영까지 한 ‘천군’이 제작비 80억원을 들였고, 중국 일본 미국 등을 돌며 전체의 50%를 해외촬영한 ‘청연’은 순수제작비로만 90억원을 썼다. 한 제작자는 “개봉도 하기 전에 김을 빼는 듯해 안됐지만, 해외 로케로 덩치가 커지는 영화는 압축미가 떨어져 그만큼 실패 가능성도 큰 것 같다.”면서 “순제작비만 150억원을 쓴다는 곽경택 감독의 ‘태풍’ 등 연내에 개봉될 블록버스터들마저 실패하면 내년 충무로 돈줄은 씨가 마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줄잇는 ‘작은 영화’들의 선전에는 한층 더 묵직한 의미가 실린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연애술사’가 지난 6일 전국관객 100만명을 넘겨 이미 제작비(27억원)를 뽑았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안녕, 형아’도 마찬가지. 개봉 2주 만에 82만명을 불러모으며 탄력을 받고 있다. ‘사이즈가 미덕’이던 시대는 틀림없이 아닌 것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떴다, 포스터] 여고괴담4

    [떴다, 포스터] 여고괴담4

    등줄기에 뭔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섬뜩함을 전해줄 이미지가 바로 ‘여고괴담4:목소리’(제작 씨네2000, 감독 최익환)2차 티저포스터가 아닐까 싶다. 긴 목선을 붉게 가로지르는 칼자국, 피로 물든 블라우스, 피눈물(특수안약)을 흘리며 슬픔에 잠긴 듯한 여고생의 얼굴은 어쩌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개봉 즈음에 내걸리는 본포스터가 나오기까지 티저포스터는 1차례 노출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지난 3월 촬영을 끝낸 영화는 개봉(7월15일 예정)일까지의 긴 공백을 메울 마케팅 전략으로 드물게 2차 티저포스터까지 찍었다. 4월 초 공개된 1차 티저포스터에서 단짝 친구를 파랗게 질리게 했던 얼굴없는 귀신의 정체가 바로 2차 포스터의 여학생(영언)인 셈이다.(이 사실은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먼저 밝혀짐) 원색적 공포를 전하는 이 포스터는 이미 한 차례 심의가 반려되기도 했다. “원래는 악보에 목이 찔려 죽은 영언의 캐릭터를 생생히 살려내기 위해 목 부분에 큰 자상을 넣었으나,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이유로 심의반려돼 포스터가 찢어진 느낌의 가로 절개선으로 수정했다.”는 게 영화사측의 귀띔이다. 포스터 속의 여고생 영언은 알 수 없는 존재에 죽임을 당하고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도는 ‘목소리 귀신’.‘여고괴담’ 4탄은, 죽은 친구의 목소리를 들은 또 다른 여고생이 죽음의 비밀에 다가서려다 끔찍한 공포에 맞닥뜨리는 이야기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들에게 물어봐]올여름 공포영화 트렌드

    [★들에게 물어봐]올여름 공포영화 트렌드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데는 공포영화가 제격. 올해는 일찍 찾아온 더위만큼이나 호러물들도 서둘러 개봉돼 공포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극장가는 할리우드와 국산 영화 간의 한판 승부가 볼 만할 듯. 각각 일본 원작 등 고전을 ‘리메이크’하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을 ‘소재’로 한 호러물을 내세워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할리우드,“구관이 명관” 할리우드산 공포물의 핵심 키워드는 ‘리메이크’. 최근 들어 창작 시나리오의 기근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전을 현대적 느낌으로 재가공한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특징은 ‘동양의 신비감’을 무기로 할리우드를 급습하고 있는 ‘일본 바람’.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할리우드식으로 다시 만든 작품이 국내에서도 3편이나 선보인다. 26일과 새달 3일 개봉하는 ‘그루지’와 ‘링2’는 각각 일본 작품 ‘주온’과 ‘링2’를 미국식으로 ‘리모델링’한 작품.‘그루지’는 ‘주온’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스토리도 다를 게 없지만, 일본 냄새를 최대한 없앴다. 작품속 배경은 일본이지만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할리우드 배우들이다. 다만 원작에서 모호하게 그려졌던 남편이 아내와 아이를 살해한 이유를 할리우드 식으로 간결하고 명쾌하게 제시했다. ‘링2’도 ‘링’ 시리즈를 연출했던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러나 스토리만 차용했을 뿐 작품의 배경은 미국이고, 출연진도 제니퍼 코넬리 등 모두 할리우드 베우들이다. 교환 학생으로 일본으로 건너 온 미국인들이 원혼의 저주를 겪는다는 이야기다.8월 5일 개봉하는 ‘다크 워터’도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일본 영화 ‘검은 물밑에서’를 리메이크한 작품.‘뷰티플 마인드’의 제니퍼 코넬리가 주연을 맡았다. 지난 20일 개봉한 ‘하우스 오브 왁스’와 새달 23일 선보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주류를 이뤄 온 ‘슬래셔 무비’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는 영화. 각각 53년과 74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정신이상자가 등장해 스크린을 온통 피로 물들게 한다.7월1일 개봉하는 ‘아미티빌호러’도 79년 귀신들린 집 이야기를 다룬 원작을 다시 제작한 것. ●한국 영화,“낯익은 물건이 더 무서워” 폭염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7월 초에는 한국 공포물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특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발·신발 등 소품을 공포 소재로 삼았다는 점. ‘와니와 준하’의 김용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혜수·김성수가 주연한 ‘분홍신’은 분홍빛 구두가 공포를 만들어내는 주범. 분홍신이 이끄는 대로 춤을 추다가 발목을 잘리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인 안데르센 동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인간의 숨은 욕망을 상징하는 분홍신을 신으면 발목이 잘리면서 죽게 된다는 이야기. 원신연 감독의 ‘가발’은 죽은 사람의 기억이 담긴 ‘가발’이 공포의 매개체다. 언니가 항암 치료로 머리가 모두 빠져버린 여동생에게 가발을 선물한 뒤 벌어지는 섬뜩한 사건이 스토리 전개의 중심축. 기존 한국 공포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머리카락이라는 새로운 ‘살인 도구’로 인해 밀려오는 오싹함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포감을 선사한다. 채민서와 유선이 자매로 출연한다. 이밖에 대표적인 학원 공포물인 ‘여고괴담’시리즈의 제4탄 ‘여고괴담4-목소리’(감독 최익환)는 ‘목소리’가 공포의 근원. 어느날 여고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그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돌게 되고, 그 목소리를 듣게 된 친구가 죽음의 비밀에 다가서면서 끔찍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는 내용. 신인 배우 차예련, 서지혜, 김옥빈이 출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야심찬 MBN 여성앵커 3인3색

    야심찬 MBN 여성앵커 3인3색

    여성 아나운서가 외모만 앞세운 ‘방송의 꽃’이란 고정관념으로 포장된다면, 분명 이들은 섭섭해할 것이다. 경제 뉴스 전문 케이블 채널 MBN의 뉴스를 이끌고 있는 김세희(30)·윤희정(28)·강지연(28) 아나운서. 이들 앵커 삼총사는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채널, 일반 뉴스가 아닌 경제 뉴스라는 특수성(?) 속에서 점점 좁아지는 정통 아나운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야심찬 여성 앵커 3인의 매력을 소개한다. ●3인 3색 개성만점 이들 앵커 삼총사는 모두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저마다의 개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 현재 ‘취재현장 뉴스’(오전 10시)와 ‘부동산 뉴스’(오후 4시20분) 등을 진행하는 맏언니 김 앵커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통해 ‘내공’을 쌓은 실력파. 안동 MBC와 서울 강남 케이블TV, 리빙TV 등에서 뉴스와 퀴즈프로그램 진행자, 라디오 DJ 등을 거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김 앵커의 장점은 전문가 빰칠 정도의 카리스마 넘치는 뉴스 진행 솜씨. 그녀는 커피바리스타(커피제조전문가), 수상동력운전기기, 레크리에이션강사, 인터넷 정보검색사 등 국가 공인 자격증만 1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김 앵커는 “뉴스 진행은 물론 전문가와의 인터뷰시 시청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피부에 와 닿는 질문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MBN 뉴스파노라마’(오전 5시)와 ‘성공창업 문을 열어라’(금 오후 11시20분) 등을 진행하는 윤 앵커는 아나운서가 되기 전 연기자와 CF모델의 길을 걸었던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학 1학년때 길거리 캐스팅돼 영화 ‘여고괴담’,‘마요네즈’ 등에 출연했으며, 각종 뮤직비디오와 방송 CF모델,MBC 교양 프로그램 등에서 리포터로도 뛰었다. 특히 MBC 뉴스투데이의 주말 앵커 왕종명(32) 기자의 아내로 방송사상 최초로 ‘부부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윤 앵커는 “단순 뉴스 전달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뉴스가 심층보도 위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앵커도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고 뉴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해야 보다 정확하고 전문적인 진행이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뉴스와 ‘뉴스&머니펀치’(금 오후 3시40분)의 진행을 하고 있는 강 앵커는 170㎝가 넘는 늘씬한 몸매에 탤런트·모델 뺨치는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외모가 매력. 대학에서 의류디자인을 전공하고, 유명 화장품 CF모델과 한때 SBS에서 리포터로 맹활약하기도 했던 강 앵커는 동료들이 붙여준 ‘연예인’이란 별명에 걸맞게 팔방 미인이다. 깔끔한 뉴스 진행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경제 상식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3D캐릭터와 함께 연기 실력도 보여주는 등 신세대적인 앵커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나운서의 위상 높일 것” 현재 국내에서 전국 단위 방송 뉴스의 ‘여성 앵커’는 지상파 방송사와 YTN, MBN 정도에서만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의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실정. 이들 앵커 삼총사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실시간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나운서 역할은 물론 기자, 심지어 작가 역할까지 ‘원맨 시스템’으로 해야 하는 것.“단순 전달자 역할에만 안주하면 케이블 채널 뉴스 앵커로서는 ‘빵점’이죠.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기자·연예인·성우 등에 치여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여성 아나운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 뉴스 진행자들이 늘어나야 해요.”(윤 앵커) “1000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 수를 가진 케이블 채널의 앵커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김 앵커) “깊이도 깊이지만,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는 것이 여성 아나운서의 위상을 높이는 길 아닐까요?”(강 앵커) 학창시절 제2의 이금희, 박찬숙, 백지연 아나운서가 되려는 꿈을 안고 이 길을 택했다는 이들. 아나운서를 목표로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한 목소리를 낸다.“앵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시청자에게 주는 ‘신뢰감’이죠. 그것은 올바른 인성·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과 ‘당당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공효진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공효진

    “그동안 ‘필살기’로 남겨뒀던 건데, 이번에 살짝 공개하는 거예요. 제 망가지는 코믹 연기 어때요?” 탤런트 공효진(26)이 13일 첫 전파를 탄 SBS 수목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극본 박계옥, 연출 오종록·김형식)을 통해 오랜만에 안방극장 팬들에게 얼굴을 내밀었다.2003년 KBS 미니시리즈 ‘상두야 학교 가자’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그녀가 이 드라마에서 맡은 배역은 천방지축 ‘쌈짱’ 여자 선생님 나보리. 우연한 사고로 인해 반강제로 고교를 자퇴한 뒤 짝사랑하던 선생님 앞에 당당하게 서겠다며 검정고시를 통해 모교 교사로 돌아온 임시교사다. 미국 유학에 실패하고 돌아와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얼짱’ 문제 학생 박태인(공유)과 호흡을 맞춘다. 그녀는 극중에서 박태인이 몰고 가던 스포츠카가 배달을 가던 중국집 오토바이를 쓰러뜨리면서 짬뽕 국물 세례를 받는 등 기존의 이미지와 달리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보여드렸던 똑부러지는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요. 웃기고 엉뚱하고 엽기적인 면도 있죠. 한마디로 동네 골목대장이에요.(웃음)” 그녀는 ‘학교’와 인연이 깊다. 전작인 ‘상두야 학교가자’에서는 선생님으로, 데뷔작인 영화 ‘여고괴담’과 ‘품행제로’에서는 학생역을 맡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역할 아니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는 그녀.“‘상두‘에서 맡았던 채은환이 평범한 선생님이었다면, 나보리는 고교 시절의 교생선생님을 여전히 짝사랑하고 학창시절에 대한 꿈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사는 여고생 같은 선생님이죠.”여고생에서 선생님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로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달란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과감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경기도 일산 SBS 제작센터에서 만난 그녀의 팔과 다리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다.“‘와이어’도 타고, 우산을 무기로 하는 ‘우슈’ 동작 등 과감한 액션을 많이 촬영하다 보니 온 몸이 상처투성이네요.(웃음)” 하지만 본래 일진회 ‘짱’역할로 설정됐지만,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액션 장면이 대부분 없어지는 바람에 조금은 아쉽다며 미소 짓는다. 그동안 대중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마니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드라마에 출연한 그녀다. 오랜만의 출연인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클 법도 하다. 그녀는 “지금껏 출연한 드라마들이 화제작이긴 했지만 시청률 운은 없었던 편이에요. 이번엔 제가 흥행 제조기인 오종록 감독 작품을 선택했잖아요. 아마도 시청률 20%는 너끈히 넘을 것 같지 않아요?(웃음)” 공유와의 호흡을 묻자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같은 피가 흘러서인지 연기 호흡도 잘 맞고, 특히 ‘개그 코드’가 비슷해 남들이 썰렁하다고 느끼는 이야기도 서로 맞장구치며 웃을 때가 많아요. 공유씨가 할아버지뻘 되죠. 스캔들이요?‘DNA’가 같은데 그런 오해가 생길 일이 있나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 죽음에서도 삶의 참맛이 솔솔

    [박은영의 DVD 레서피] 죽음에서도 삶의 참맛이 솔솔

    우리나라에서 장례는 하나의 잔치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곡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조문객들을 위한 잔칫상이 벌어진다. 어디 장례뿐인가. 기일(忌日)을 기념하는 제사상 차림은 홍동백서, 좌포우해 등등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다. 서양에서 죽음은 현실과의 단절이며 ‘메멘토 모리’라는 격언처럼 의식적으로 기억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종종 공기 중에 떠돌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가깝게 느낀다. 죽은 자에게도 이심전심이 통한다고 믿는 것이 우리네 정서기 때문이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와 ‘식스 핏 언더 시즌2’는 공통적으로 죽음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여고괴담‘는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하지 못한 한 소녀의 자살에 시선을 고정한다. 소녀의 돌발적인 행동을 비난하고 따돌렸거나, 동성애의 감정에 닿아 있던 친구 모두가 죽은 소녀의 분노와 초자연적인 현상에 공포를 느낀다. 학교가 폐쇄되고 아이들은 패닉상태에 빠지지만, 사랑하는 친구의 진심이 열렸을 때 분노는 사라지고 소녀는 모두를 용서한다. 장의사 집안인 피셔가의 에피소드를 다룬 ‘식스 핏 언더 시즌 2’는 죽음을 건조하고 유머러스하게 녹여낸다. 시체를 닦고 복원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고, 장의사들의 일상과 더불어 제각각의 사연이 있는 시체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UE 1999년에 개봉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무려 6년 만에 6개의 디스크로 재출시되었다. 창조적인 스타일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컬트영화답게 그간 DVD 확장판에 대한 요구도 끊임없이 있었다. 기존판에 비해 화질과 음질이 월등히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자연스러운 색감과 정확한 방향감, 응집력 있는 사운드가 돋보인다. 두 감독의 음성해설과 더불어 듀나와 파프리카의 텍스트 코멘터리는 밀도가 있다. 절판된 조성우 음악감독의 OST와 별도의 디스크로 수록된 가편집본도 주목할 만하다. ● 식스 핏 언더 시즌 2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의 일을 대물림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TV 시리즈, ‘아메리칸 뷰티’의 각본을 쓴 알렌 볼이 각본과 총감독을 맡았다. 이들은 ‘행복한 장의사’ 보다는 소박한 옷의 ‘아담스 패밀리’를 닮았다. 기괴한 구성원이라서가 아니라 죽음을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각자 별난 개성을 갖고 있으며, 종종 죽은 사람과도 대화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생몰연대가 뜨면서 피셔가 사람들의 분주한 일상이 전개된다. 별다른 부가영상은 없지만 디스크마다 1개의 에피소드에 감독 코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참고로 ‘식스 핏 언더’는 관을 묻을 때 파는 땅의 깊이를 말한다.
  • 여균동·김태용등 ‘방송영화’ 메가폰

    KBS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공동으로 추진중인 방송영화 제작 프로젝트의 윤곽이 드러났다.HD로 촬영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여균동, 김태용, 유상욱, 남선호 등 충무로 감독들과 김의수 KBS PD가 참여한다. 제작되는 영화는 ▲‘비단구두 사가지고’(감독 여균동, 제작 오리영화사) ▲‘아이 엠 쏘리’(가제·감독 김태용, 제작 민트 영화사ㆍKBS) ▲‘그 남자가 두고 온 섬’(감독 유상욱, 제작 참 영화사ㆍ휴먼픽셔츠) ▲‘영화감독이 되는 법’(감독 남선호, 제작 마술피리) ▲‘피아노 포르테’(감독 김의수, 제작 KBSㆍKBS미디어) 등 5편이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미인’ 등의 여균동 감독은 지난 12일 ‘비단구두 사가지고’의 촬영에 들어가 현재 절반가량을 찍었다.‘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연출했던 유상욱 감독은 이달 말 크랭크인해 거제도에서 올 로케 촬영한다.‘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김태용 감독은 현재 시나리오 수정작업 중으로 늦어도 오는 4월중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방송과 영화 분야의 인력과 기술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영화 쪽에서는 신인 감독 발굴 기회로 삼을 수 있고, 방송 쪽에서는 다양하고 질 높은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KBS와 영진위는 이들 영화에 각각 3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하며, 오는 12월 극장 상영을 한 뒤 KBS 채널을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색 영화홍보 마케팅 열전

    이색 영화홍보 마케팅 열전

    ‘관객의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하라’. 영화는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홍보하느냐도 그에 못지않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관객을 극장까지 유인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개봉을 앞두고 홍보마케팅 담당자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수없이 쏟아지는 경쟁작들중에서 조금이라도 눈에 띌 만한 홍보 아이템이나 이벤트 거리를 찾아 헤맨다. ●관객 밀착형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감독 최익환)의 제작사인 씨네2000은 일반인 출연 이벤트를 내세워 관객 선점에 나섰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일반 네티즌을 상대로 스크린 데뷔 기회를 준 것. 행사에는 무려 6000여명이 몰렸고, 이중에서 선발된 60명이 지난 23일 구리 수택고교에서 주인공들과 똑같은 교복을 입고 촬영을 마쳤다.‘여고괴담4‘는 지난해 11월 주인공을 뽑는 최종 오디션에서도 일반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쳤다. 초기 제작 단계부터 주 관객층인 여고생들의 관심도를 집중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체계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앞서 영화 ‘말아톤’도 군중 장면에서 일반인을 출연시킨 적이 있다. ●이색 이벤트형 로버트 드 니로와 다코다 패닝이 주연한 미스터리 스릴러 ‘숨바꼭질’의 수입사인 이십세기폭스사는 지난 21·22일 이틀간 자사 시사실에서 ‘상상속 친구와 함께 하는 1인 시사회’이벤트를 가졌다. 영화속에서 다코타 패닝을 공포에 빠트리는 상상속 친구 ‘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색 이벤트를 기획한 것.30석 규모의 시사실에서 홀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이 행사에는 1000여명이 지원했고, 이중 2명이 단독시사회의 행운을 누렸다. 이십세기폭스사의 허인실 대리는 “주연배우 인터뷰 등이 가능한 한국영화에 비해 외화는 홍보 수단이 다양하지 않다. 때문에 시사회를 하더라도 10·20대 관객들의 관심을 끌 만한 독특한 이벤트를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네거티브형 ‘관심을 못 끄느니 차라리 욕을 먹는 게 낫다.’는 유형. 최근 ‘전라도 새끼가 깡패밖에 할 게 더 있느냐.’라는 도발적인 포스터 문안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무등산 타잔, 박흥숙’(제작 백상시네마)이 대표적이다. 영화사쪽은 “전라도를 폄훼하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사과했지만 결과적으로 각 일간지에 기사가 나감으로써 영화를 홍보하는 효과를 봤다. 여중생의 임신을 소재로 한 영화 ‘제니, 주노’도 10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논란을 부추기면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색다른 이벤트나 튀는 홍보 아이템을 찾다보면 무리수를 두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네마서비스 ‘콘텐츠 투자’로 재도약

    지난해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프리머스시네마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CJ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빚었던 시네마서비스(대표 김정상)가 올해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재도약에 나섰다. 개봉 17일 만에 300만명을 돌파한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2’로 상쾌한 출발을 한 시네마서비스는 연내 자체 제작 작품 4편을 포함해 10∼12편의 영화에 46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정상 대표는 “앞으로 콘텐츠 투자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영화 프로젝트와 감독, 작가 등의 발굴을 전담할 한국영화 투자기획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현재 확정된 라인업은 모두 9편. 이중 ‘역전의 명수’(박흥식 감독,4월15일 개봉 예정),‘사랑니’(정지우,8월),‘택스’(강우석,9월),‘형제는 용감했다’(김상진,11월) 등 4편이 자체 제작 영화다. 여기에 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인 ‘오로라공주’(10월)와 ‘혈의 누’(김대승,4월말),‘여고괴담 네번째이야기:목소리’(최익환,7월),‘박수칠 때 떠나라’(장진,11월),‘왕의 남자’(이준익,12월) 등이 투자·배급작으로 결정됐다. 이밖에 최근 베를린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와 이창동 감독의 신작도 시나리오가 나오는 대로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강우석 감독은 시네마서비스 회장직에서 물러나 작품 활동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네마서비스측은 “한국 영화의 투자가 강우석 감독이라는 한 인물보다 시스템과 조직 차원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내신 반영 대학에 맡겨라/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내신 반영 대학에 맡겨라/이용원 논설위원

    해마다 대학입시 철이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주위에서 들려온다. 이번 겨울에 들어 가장 기억에 남은 이야기는, 대입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내지 못했다는 일종의 ‘수능 괴담’이다. 주로 특목교 주변에서 퍼져나온 이 이야기는 “A고에서 수능 만점이 두명,B고에서 한명 나왔는데 모두 내신 등급이 떨어져 서울대에 지원하지 못했다.”는 식이었다. 교육 당국이 수능 만점자의 존재 여부도 밝히지 않는 터이라 소문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수능을 만점으로 통과했는데도 국내 대학에 지원조차 못한다면 제도가 분명히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었다. 또 다른 소문은 각 고교에서 내신 성적을 올려주고자 온갖 편법이 횡행한다는 ‘내신 괴담’이었다. 과목별로 ‘수’를 받은 학생이 80∼90%에 이르는 건 기본이요, 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특정학생의 성적을 조작한다는 내용이었다. 들을 때는 ‘설마’하고 귓등으로 흘렸는데 이같은 괴담은 충분히 근거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연말부터 서울의 강동구 B고, 강서구 M고, 금천구 M고 등에서 잇따라 드러난 시험부정은 범법의 주체가 학생이 아니라 교사라는 점에서 정말 충격적이다. 수법도 다양해 담임반 학생의 답안지를 직접 작성해 주고, 자식을 위장전입해 재직하는 학교로 전학시키는가 하면 정답지를 빼돌렸다. 그런데 이같은 교사의 부정행위는 일부 고교에만 있는 일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에 만난 고교 교사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시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학교에서는 유사한 일을 어떻게 ‘말썽 없이’ 처리했는지를 들려주었다.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는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자료에서 확인됐다.195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한 과목에 ‘수’를 받은 학생 수가 30%를 넘는 학교가 다섯 가운데 하나꼴이었다.1학년을 조사한 게 이 지경이니 입시에 직접 영향을 받는 3학년에서는 성적 부풀리기가 더욱 심할 것이다. 대학입시가 경쟁의 장(場)임은 분명한 만큼 대입에도 객관성·공정성·신뢰성 등 경쟁의 룰은 지켜져야 한다. 현재 대입을 결정하는 주 요소는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다. 이 가운데 내신은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신뢰를 받을 만하지도 않다. 그리고 내신이 단시일에 신뢰를 회복할 것 같지도 않다. 왜냐하면 내신을 관리하는 궁극적 책임자인 교사들이 부정의 주체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적조작 사건이 잇따른 뒤에도 전교조·교총을 비롯한 어느 교원단체도 이를 반성하고 자정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교육현장이 면모를 일신해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2008학년도부터 수능 비중을 더욱 줄이고 내신 반영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입제도를 바꾸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 쪽에는 고교등급제를 엄금하는 한편 내신반영률을 높이도록 압박한다.‘보통 학부모’들은 반칙이 난무하는 내신제도를 믿을 수 없으니 수능으로 대학입학을 결정하자고 아우성인데 교육 당국은 나 몰라라 하는 꼴이다. 대학입학을 결정 짓는 양대 요소는 학교를 지망하는 수험생과 그들을 받아들이는 대학 당국이다. 학생·학부모와 대학 모두가 원치 않는 내신 반영 확대를 강요하는 것은 교육부가 할 일이 아니다. 교육부의 고집이 계속돼 학부모 반발이 거세지면 현 교육제도의 근간인 고교평준화와 ‘3不정책’도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교육부 스스로 내신 반영률을 대폭 낮추거나, 아니면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순리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현대車 4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현대차의 ‘실적 괴담’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4·4분기(10∼12월)에 차를 팔아 번 돈이 전년 같은 기간 실적의 반토막도 안 됐다. 다행히 자사주 매입이라는 응급 처방 덕분에 어닝 쇼크(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급락)는 막았다. 그러나 실적을 끌어내린 악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올해 목표치 달성이 우려된다. 현대차측은 수출가격 인상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를 장담했다. 현대차는 4일 서울 증권거래소에서 이같은 내용의 경영실적 및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52.6%나 줄었다. 이같은 낌새가 일주일전부터 시장에 포착되면서 요동치던 주가는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상승세로 반전, 노출된 악재는 더이상 악재가 아님을 입증했다. 현대차가 이날 7000억원 안팎의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며 맞불을 놓은 것도 주효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와 원자재값이 급등한 때문이다. 현대차 황유노 재무관리실장은 “자동차 수출가격을 평균 1만 1100달러로 대당 200달러 올리고 해외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수익성이 확보돼 올해 매출 목표치(36조 8000억원)는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대차는 해외생산능력을 지난해 46만대(전체 생산비중 21%)에서 91만대(34%)로 2배 이상 늘려 잡았다. 중국 공장도 오는 9월 30만대 증설이 완료되는 대로 추가 증설에 나서 6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지난해 연간 전체 실적은 매출 27조 4725억원(내수 10조 1820억원, 수출 17조 2905억원), 영업이익 1조 9814억원, 당기순익 1조 78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손종원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악성 루머보다도 더 나쁘게 나와 충격적”이라면서 “그러나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등을 감안할 때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증권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들어 관망세를 권유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크린+α]

    ●인디스토리 옴니버스영화제가 29일부터 2월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독립영화배급사인 인디스토리가 주최하는 이 영화제에는 ‘동백꽃 프로젝트, 보길도에서 일어난 세가지 퀴어이야기’‘이공’‘쇼미’ 등 국내 영화와 ‘아리아’‘괴담’‘커피와 담배’ 등 해외 화제작 20여편이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중 독립영화 발전을 위한 세미나도 열린다.(02)743-6051.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럭이 영화 ‘시월애’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에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시월애’의 해외 세일즈를 담당하는 시네마서비스는 “할리우드의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감독 알렉한드로 아그네스티가 메가폰을 잡는 이 영화는 3월14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 [범죄로 본 2004 서울] 동기없는 ‘묻지마 범행’… 괴담만 떠돌아

    [범죄로 본 2004 서울] 동기없는 ‘묻지마 범행’… 괴담만 떠돌아

    2004년은 어느 해보다도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이 컸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을 비롯, 서울 각지에서 흉악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는 부녀자 피살 및 피습사건이 잇따랐다.‘서울판 살인의 추억’이라는 괴담까지 떠돌았지만, 경찰은 용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고 있다. 서울신문은 범죄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올 한 해 서울에서 일어난 살인 및 피습사건을 분석했다. 구로·관악·동작·강서구 등에서 잇따른 7건의 ‘서남부 연쇄살인’은 동일범에 의한 연쇄범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양동의 20대 여성 살인사건과 용답동 모녀 살인사건은 ‘비오는 목요일’에 일어나 연쇄살인 괴담을 증폭시키는데 한몫했지만, 수사 결과 내연관계에 의한 치정살인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대림동 중국동포 살인사건 역시 평소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갈등관계에 있던 탈북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비오는 목요일’은 없다 우연히 사건발생 요일과 날씨가 같았을 뿐 범행도구도 일치하지 않았다. 신림4동 여고생 피습사건에서는 10㎝ 정도, 신대방동 보라매 공원 여대생 살인사건에서는 18∼20㎝ 길이의 흉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은 일치하지만 연령은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연쇄살인범은 비슷한 범행대상을 고르고, 도구에 집착하는 성향도 짙다. 유영철 역시 20대 전화방 도우미와 출장마사지사를 주로 범행대상으로 골랐다. 형사정책연구원 최인섭 범죄동향연구실장은 “올해같은 ‘살인 괴담’이 등장한 것은 화성 연쇄살인사건 이후 처음”이라면서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근접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일부 언론이 이를 과대포장하면서 막연한 공포심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경기불황으로 어려워진 시기에 강력사건까지 잇따라 공포로 시민들의 삶은 더욱 움츠러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강력범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무(無)동기 범행’을 꼽았다. 범행동기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범인추적 단서가 없다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여대생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사망 직전 “모르는 사람이 찔렀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8월 미아4동과 9동에서 10분 간격으로 일어난 심야 부녀자 피습 사건의 피해자들 역시 “갑자기 뒤에서 아무 말 없이 찔렀다.”고 진술했다. 고척2동 여대생 살인사건은 범인이 피해자의 집 현관 앞에서 기다렸고, 피해품이 없는 것으로 미뤄 원한에 의한 면식범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주변인 수사는 성과가 없었다. 대부분 피해자를 흉기로 난자했다. 잔인한 범죄는 원한이 개입된 것이라는 상식도 뒤엎었다. 경기대 이윤호 행정대학원장은 “잇따르는 무동기 범죄는 금품을 목적으로 하는 생계형 등 ‘도구형 범죄’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불만 등을 분출하는 ‘표출형 범죄’의 전형”이라고 분석했다.30년 경력의 한 형사는 “용의자가 주변인을 벗어나면 동종전과자에서 사회불만자, 여성혐오자까지 수사대상이 거의 무한대로 넓어진다.”면서 “범행동기조차 뚜렷하지 않아 범인 검거는 더욱 힘들다.”고 털어놨다. 대낮에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상가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범행현장에 불을 지르는 등 범죄의 흉포화·지능화 성향도 짙었다. 지난 8일 오후 1시쯤 석촌동 상가에서 발생한 연쇄피살 사건은 피해자가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비디오방 안에 손님이 있는데도 성인남성 2명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른 뒤 유유히 사라지는 대담함으로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흉포화 끝이 없다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았지만 성추행이나 성폭행 시도가 거의 없었던 것도 특징적이다. 정액이나 체모 등 증거가 남을까봐 일체의 성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것. 고척2동과 보라매공원 살인사건 등을 비롯, 지난 5월 용산 원효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에게도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방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은 머리에 둔기로 수차례 맞아 함몰된 상처가 있었다. 지난 19일 광진구 중곡동에서 50대 건물주를 살해한 세입자 역시 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모두 유영철 사건에서 수법을 착안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월 금천구 독산4동에서는 40대 중국동포 여성의 토막난 시체가 여행가방에 든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독재정치나 경제적 궁핍 등 국민을 위협하는 대형이슈가 사라지면서 개인의 범죄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최근 범죄는 현장에서 과학적인 증거를 잡지 않는 이상 용의자를 특정하기조차 힘들다.”면서 “웰빙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는 ‘괴물’의 존재는 새로운 위협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수난의 공권력-올 25명 순직… 공격받는 경찰 2004년에는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유난히 많았다. 흉기에 찔리거나 총상을 입는 등 공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은 경찰관도 급증했다. 올 한해 순직한 경찰관은 모두 25명이다. 이 가운데 범인에게 피격을 받아 숨진 경찰관은 이학만 사건에서 순직한 2명을 포함, 모두 3명이다. 지난 2003년과 2002년 순직자는 각각 27명,39명으로 올해보다 많았으나, 범인에게 피격된 사망자는 2003년 1명,2002년에는 한명도 없었다. 그만큼 경찰관이 목숨을 위협받는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8월 부녀자 폭행피의자 이학만을 검거하려다 경찰관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은 경찰이 사건현장에서 처해 있는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상대는 흉기상해까지 저지른 전과 10범이었지만, 두 경찰관은 맨손으로 이에 맞서다 변을 당했다. 지난달에는 대구에서 경찰관이 수십차례에 걸쳐 절도와 방화를 저지른 모자 일당을 검거하려다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이 경찰관은 중상을 입고서도 범인들을 추격, 휴대전화로 지구대에 연락한 뒤에야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공무를 수행하다 다치는 경찰관도 크게 늘었다. 올해 1088명으로 지난해 896명보다 21.4%나 급증했다.2002년에는 803명이었다. 이처럼 범인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경찰관이 잇따르자 경찰의 총기사용규정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제한이 많아 실질적으로 범인 제압에 총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9월 경찰이 총격전 끝에 날치기범들을 검거한 것은 총기사용의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장에 출동한 영등포경찰서 박현수(45) 경위는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잘리는 부상을 입으면서도 실탄을 발사,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범인을 검거했다. 함께 출동한 고남귀(30) 경장 역시 허벅지와 엉덩이에 총상을 입고도 2인조 일당 검거에 일조했다. 지난달에도 서울 서부경찰서 한재군(29) 경장이 강도강간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부상을 입었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실탄을 발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범인을 제압했다. 서울경찰청 송좌균 강력실장은 “갈수록 범죄가 흉포화하고 있어 경찰관도 언제 어디서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면서 “총기 사용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규정을 좀 더 완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범죄로 인생역전” 한탕주의 기승 올해는 부유층을 노린 범죄가 어느 때보다 만연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로또복권처럼 ‘한방’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범행이 잇따라 불황을 힘겹게 헤쳐가는 서민의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지난 1월30일에는 재력가 집안 여성이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강남구 청담동의 최고급 옷가게 앞에서 가게 주인(72·여)이 떼강도 일당 5명에게 폭행을 당하고 납치된 뒤 현금 1500만원을 뜯겼다.9월에는 용산구 후암동 모 이동통신회사 전 사장(51) 집 앞에서 부인(51)과 처이모(60)가 금품을 노리던 성모(34)씨에게 흉기로 찔려 처이모가 숨지고 부인이 중상을 입었다. 특히 11월에는 일당 5명이 중소기업 회장(77)과 일가족 3명을 납치한 뒤 대낮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버젓이 현금 5억원을 건네받아 사라진 초유의 사건이 발생,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범인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탕’이라는 카페에서 만나 범행을 꾸민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한탕을 노린 범죄들은 결국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 한탕 범죄를 위해 모인 집단은 대부분 돈을 보고 모인 범인들이라 조직력이 허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소 수억원 이상을 노렸던 청담동 옷가게 주인 사건의 범인들은 현장에서 챙겼던 1500만원이 의외로 적어 밖에서 지휘하던 공범들의 의심을 살까봐 일부러 돈을 가져가지 않기도 했다. 중소기업 회장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한 남대문서 송용욱 수사과장은 “한탕을 노리고 다수가 가담하는 범죄는 결국 허점이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순간적인 허영심으로 한탕을 노린 결과는 결국 초라한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수능부정] 영남·강원선 0건…커닝 서쪽서만?

    [수능부정] 영남·강원선 0건…커닝 서쪽서만?

    “왜 하필 서쪽에만 몰려 있나.”,“브로커 없이 가능했을까.”,“비단 올해 뿐인가.”충격적인 수능 부정 실태가 경찰 수사결과 속속 드러나면서 생겨나는 의문들이다. 하지만 경찰도 아직까지는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1) 서울·충청·호남만 적발 30일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에서 드러난 수능 부정 사례들은 서울과 충청·호남에 몰려 있다. 자연스럽게 “영남과 강원도엔 부정이 없었나.”라는 물음이 제기된다. 고교생이면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의문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하지만 경찰 반응은 의외로 단순하다.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전화번호를 가려낸 뒤 해당 번호 가입자의 주소지 등 인적사항을 파악한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정 지역을 골라 수사한 것이 아니라 수사해 보니 우연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물론 경찰의 설명을 듣고도 갈증은 풀리지 않는다. 경찰도 내부적으로는 ‘왜 그럴까.’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위기다. 적발된 82명이 SKT,LGT 자료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날 경찰이 추가로 넘겨받은 KTF 자료 분석에서 이들 지역의 부정 의심자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2) 금품수수 브로커 없나 수사 결과 광주지역의 부정 사례와 같은 ‘중계도우미’의 존재가 일부 지역에서 확인되면서 대가성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전문적인 브로커가 개입했느냐는 것이다. 경찰은 “서울과 충남의 6개조 14명은 대부분 ‘2인 1개조’의 개인적 부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이라도 ‘중계도우미’가 활동했다는 것은 ‘수능 부정 조직’이 전국 곳곳에서 가동됐다는 소문을 ‘사실’로 확인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주 지역에서 이미 드러난 것처럼 전문 브로커와 금품수수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찰도 “21개조 82명 가운데 조직적인 ‘선수’가 얼마나 섞여 있는 지, 또다른 중계조직이 없는지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북에서는 1개조 12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으로 드러나 ‘브로커 개입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부정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이 경찰에 줄소환되고, 대질신문을 받는 단계에 이르면 브로커가 개입했는지, 금품이 오갔는지 등이 밝혀질 전망이다. (3) 작년엔 없었나 몰랐나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그동안 인터넷이나 학생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돌던 ‘수능부정설(說)’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간 부정이든 조직적 부정이든 전국에 걸쳐 광범위한 부정행위가 드러남에 따라 과거 수능에서 이같은 사례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이라는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비단 올들어 갑자기 수능 시험감독체계가 무너진 것도 아니고,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수법을 젊은 학생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능부정 괴담’이 섬뜩하게 와닿을 정도다. 하지만 경찰 수사로 이같은 의혹을 말끔히 풀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서울경찰청 김재규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브리핑에서 “3대 이동통신회사가 용량 문제로 인해 문자메시지를 통상 1주일 정도 보관하고 삭제하기 때문에 과거 수능부정 사례는 제보가 있더라도 수사가 힘들다.”고 밝혔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수능부정] 메시지 송수신 어떻게

    [수능부정] 메시지 송수신 어떻게

    광주에서 수능 부정사태가 불거진 이후 괴담처럼 떠돌던 전국 단위의 부정행위가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인원이 가담했으며, 문자메시지 송수신의 중계조 역할을 한 휴대전화 사용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에 소환된 서울 H고 J군은 “친구가 부탁을 해 각자 자신있는 과목의 정답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해 도와주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J군은 시험시간에 배탈이 났다고 빠져나가 화장실에서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말했다. ●3개 이동통신사로부터 건네받은 자료 정밀분석 경찰이 일차적으로 분석한 문자메시지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으로부터 건네받은 26만여건이다. 이 가운데 수능시험 답안으로 의심되는 숫자로만 조합된 문자메시지 550여건을 추려냈다. 경찰은 이 문자메시지들을 놓고 전송시간대별로 해당과목의 모범답안과 내용을 비교, 최종적으로 부정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82명을 가려냈다. 문자메시지의 텍스트 전문을 보관하는 LG텔레콤의 문자메시지에서는 한 과목의 답안 50개를 한꺼번에 전송한 사례도 적발됐다. ●선수, 중계조 존재 ‘조직적 부정행위’ 추정 경찰이 공개한 문자메시지 송수신 목록에 따르면 한 번호 사용자가 여러 휴대전화 번호와 시험 답안으로 추정되는 숫자를 주고 받은 사례도 있었다. 특히 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6명에게 전달하는 중계조 번호가 최소한 2개가 적발됐다. ‘선수’로 추정되는 한 번호로부터 답안을 전송받은 2개의 중계조는 각각 6개의 번호로 이를 전달했다.12개의 번호 가운데 4개는 중복되는 번호로 최소한 하나의 선수와 2개의 중개조,8명의 부정응시자가 공모한 ‘조직’이 활동했다. 또 두번째 중계조는 선수로부터 답안을 받은 뒤 틀린 답을 수정해 첫번째 중계조에 다시 보냈으며, 이를 받은 첫번째 중계조는 최초의 전파자인 선수에게 수정된 답안을 재송하는 등 시험시간 내내 조직적인 연락체계를 유지했다. 새로 적발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전송형태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다. 한 사람이 여러 사람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전송받기도 했고,1대 1 전송도 있었다. 경찰은 수험생 한 사람이 두 사람으로부터 각각 다른 과목의 정답을 받았거나, 매 시간마다 정답을 전송받은 수험생도 확인됐다. ●전북 지역에 1조 12명 최대규모…송수신 위치 추적 중 경찰은 “39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적발된 전북에서는 12명으로 이루어진 1개조가 여러가지 복잡한 유형으로 송·수신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적발된 4개조 10명 가운데 3명짜리와 2명짜리 조직이 각각 2개씩이었다. 충남은 4명이 2명씩 2개조를 이룬 소규모로 조직적 형태를 보이지는 않았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또 ‘비오는 목요일’…독산동서 20대여성 납치돼

    부녀자 연쇄살인이 잇따랐던 서남부지역에서 납치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번 사건 역시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발생 당시 괴담처럼 퍼졌던 ‘비오는 목요일’에 발생,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25일 오후 6시20분쯤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마트 근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승합차 창문을 열고 도움을 청하는 것을 반대편 인도에서 걸어가던 박모씨가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조금 열려 있는 차 창문 사이로 여성이 ‘아저씨,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하듯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 급히 쳐다보니 차가 이미 출발하고 있었다.”면서 “어두워진 뒤라 얼굴은 자세히 못 봤지만, 차 안에는 다른 남성들이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납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에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신고자 박씨가 기억하고 있는 차량종류와 차량번호 네 자리를 토대로 차적조회를 하고 있다. 유지혜 홍희경기자 wisepen@seoul.co.kr
  • 지금 출판가는 ‘삼국지 전쟁’

    거침없는 작가 장정일(42)이 10권짜리 ‘삼국지’(김영사·각권 8900원)를 냈다. 이에따라 출판가에 ‘삼국지 열풍’이 거세질 조짐이다. ●숨겨진 인물복원 ‘우리식 판본’ 5년여의 산통 끝에 나온 장정일 버전의 ‘삼국지’는 나름의 차별점을 찍고 있다. 기존의 ‘삼국지’들이 ‘나관중본’ ‘모종강본’ 등을 재해석한 번역판본이었다면 이번엔 영웅 중심에서 벗어나 숨겨진 인물들을 복원시켜 소설에 가깝게 이야기를 재구성했다는 대목에서다.“춘추사관, 춘추필법,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에서 벗어난 ‘우리 판본’”이라고 출판사측은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출판가 안팎의 시각이 환영일색만은 아니다.“돈벌이 기획출판”이라고 대놓고 비판의 화살을 꽂는 목소리도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유명 작가 몇몇의 삼국지가 국내 양대 메이저 출판사를 먹여살리다시피 하는 현실 아니냐?”며 꼬집었다.“기획출판에 순발력 있기로 소문난 김영사로서도 그런 계산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서점가를 평정한 대표 삼국지는 이문열의 ‘삼국지’(민음사·전10권)와 황석영의 ‘삼국지’(창비·전10권).1988년 출간된 이문열의 것은 지금까지 무려 1500만부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6월 나온 황석영의 것도 현재 100만부 판매실적을 올린 상태. 민음사 정대용 영업부장은 “IMF사태 여파로 95년 이후 판매량이 떨어지던 것이 지난해는 100만부까지 올라갔고, 올해는 60만부 판매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지난해 황석영 삼국지의 가세로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돈벌이用 기획출판” 비난 목소리도 삼국지 출판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약 200만부. 유행에 민감한 여타 출판물들과는 달리 삼국지 시장은 끊임없이 신규독자들을 포섭해내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박종화 김구용 김홍신 이지함 조성기 등 ‘버전이 다른’ 삼국지들이 그야말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시장이 혼전양상을 띠다 보니 이래저래 괴담성 뒷말도 무성하다.“어떤 책은 서문을 쓴 이가 진짜 평역자이고, 그 작가는 이름만 빌려줬다더라.”는 식의 허탈한(?)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국내 서점가의 ‘삼국지’ 유형은 크게 둘로 나뉘어진다.‘나관중본’‘모종강본’을 원전삼아 번역에 충실한 ‘정역’, 필요한 부분을 변형·재구성한 ‘평역’이 그것. 김구용·조성기 버전은 전자에, 이문열·황석영 버전은 후자에 들어갈 만하다. 이들 책을 요리조리 뜯어 오류를 지적하거나 설명을 붙인 해설서도 한 흐름을 이룬다. ●우리시대 대표판본 어디에 그러나 독자들의 삼국지 감상 취향은 몇몇 인기작가들의 작품 쪽으로 지나치게 편향돼 있는 게 현실이다. 삼국지를 수십년 연구했기로 유명한 김구용의 정역 삼국지를 펴낸 솔출판사 관계자는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과 색깔을 담아낼 수 있다면 삼국지는 얼마든지 다시 쓰여져도 좋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례로 보면 삼국지가 오락적 책읽기의 한 텍스트로 활용된 경향이 짙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 솔출판사에서 3차 개정판으로 나온 김구용의 삼국지는 한문의 고졸한 언어감각을 충실히 살린 책으로 꼽힌다. 현재는 인터넷 무료 다운으로 e북으로 볼 수 있게 해 사실상 시장판매는 포기한 상태다. 하지만 불황으로 맥빠진 출판가에 어떤 계기로든 운동이 일어난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개성있는 세계관을 담아 작가의 이름값을 해주는, 명실공히 ‘우리시대 판본’으로 남을 삼국지를 또 기다려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강수타령’ 왈가닥 김민선은?

    ‘한강수타령’ 왈가닥 김민선은?

    ■ 누구나 비밀은 있다 “제가 하마터면 여러분앞에 서지 못할 뻔한 사실 아세요?” 김민선이 출생의 비밀(?)을 살짝 공개했다. 그녀는 1남 4녀 가운데 넷째 딸. 그녀가 태어날 당시엔 이미 위로 세명의 언니가 있었고, 부모님은 아들을 간절히 원하던 상태였다. 그러던 중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뱃속에 가진 뒤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게 됐고, 내심 ‘아들이 아니면 지울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당시 뱃속에 있던 제가 다행히도 초음파 검사 내내 양손으로 몸의 중요 부분(?)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딸인지 아들인지 구별이 불가능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그녀는 또 “어머니께서 ‘꿈이 너무 좋아 마음을 되돌렸다.’고 알려주셨다.”면서 “어머니가 황금으로 된 산(山)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시는 꿈을 꾼뒤 곧 저를 낳으셨고, 장래에 큰 인물이 될 것을 예견하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저는 여러분들 앞에서 연기를 하며 기쁨을 전하라는 하늘의 계시로 태어난 것 같아요. 제 가족은 물론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김민선이 되겠습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생동감도 넘친다. 요즘 김민선(25)의 연기에 잔뜩 물이 올랐다. MBC 주말 드라마 ‘한강수 타령(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에서 사고뭉치 ‘미운 둘째 딸’ 윤나영 역을 맡아 열연 중인 그녀가 ‘살아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휘어잡고 있다. 뽀글뽀글 파마를 한 채 남자를 향해 거침없이 육두문자를 쏟아내고,“너 잘났다.”며 큰언니에게 바득바득 대들기 일쑤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밉게 느껴지지 않는다. 연기 같지 않은, 실감나는 연기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과 쾌감을 이끌어낸다. 드라마 ‘유리구두’, 영화 ‘하류인생’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그녀지만, 유독 이번 드라마 연기에 혼이 실려있는 이유는 뭘까. #연기를 통해 어머니를 만나다 “영화 ‘하류인생’이 어머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면, 드라마 ‘한강수 타령’은 어머니께 철들어가는 딸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작품이에요.” 최근 어머니를 잃는 아픔을 겪은 그녀는 “나영의 연기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께 그동안 못다한 말을 전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드라마 ‘한강수 타령’의 출연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평소 어머니께 ‘사랑해요’라는 말을 마음에 담아 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돌아가신 뒤 그저 ‘한’으로 남을 뿐이죠. 극중 나영의 입을 통해서나마 한마디 ‘사랑해요’라는 말을 전해 드리고 싶었어요.”극중 어머니인 고두심을 친어머니라고 여기며 연기하고 있단다. 연기를 연기로 느끼지 않아서일까. 주위에서는 그녀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녀는 “기분좋다.”면서도 겸손한 답변을 내놓는다.“재첩국 같이 진한 맛은 없어도 담백한 맛이 있는 드라마여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것 같아요. 그 안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둘째딸인 나영이 있죠. 어느 연기자가 맡았어도 칭찬을 받았을 거예요.” 그녀가 보는 자신의 ‘분신’인 나영은 어떤 인물일까. 그녀는 “갈피 못잡고 어디로 튈지 모르죠. 정형화되지 않은, 한마디로 ‘얌체공’같은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여자”라고 설명한다.“드라마속에서는 ‘감초’나 ‘양념’같은 역할이지만, 우리네 딸들에게는 주인공인 셈이죠.” #현실속 김민선을 만나다 고1때 안무를 담당하던 친언니를 따라 방송국에 놀러간 그녀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키로 한 여배우가 펑크를 내 안절부절하던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대타’로 기용,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잡지와 CF모델일을 하며 얼굴을 알렸고,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통해 본격 연기자로 데뷔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여기까지 온 과정도 그러하지만, 앞으로도 급하게 잘 되길 바라지는 않아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인 삶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녀의 평소 성격은 이중적인 모습이다. 일할 때는 붙임성 있고 활기차지만, 집에서는 말없이 혼자있기를 좋아한다. 그녀는 스스로를 ‘완벽주의자’라고 표현한다.“성장하면서는 ‘가족’안에서 그랬고, 지금은 ‘일’이라는 틀 속에서 제 스스로에게 인정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연기’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하기에 일상에서는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하죠.” 그녀는 생각이 많다. 스스로도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할 정도. 연기 준비에 있어서도 그녀의 ‘생각많음’은 그대로 녹아 있다.“새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의 과거사를 일기쓰듯 가공해 정리해요.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그를 연기하고 미래의 그를 예견하면 좀더 느낌있는 연기가 나오는것 같아요.” “저는 지금 ‘한강수 타령’을 통해 제 자신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 온 사람이에요. 제 안에 있는 아픔 등 모든 것을 떨어내는 과정에 있죠. 차기 출연작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비워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다음엔 어떤 작품, 역할이 김민선의 또 다른 매력을 끄집어낼까 궁금해진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시험·정답지 입수” 카페에 글

    광주에서 수능 대리시험자가 적발돼 그동안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소문만 무성하던 대리시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처럼 조직적으로 저질러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포털사이트 등에 올랐던 대리시험 알선 등에 관한 내용을 고발하는 제보가 쏟아지고 있어 ‘괴담’으로 떠돌던 대리시험에 대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인터넷에는 수능시험 전에 대리시험을 제안하고, 수법까지 알려주는 글들이 버젓이 나돈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약대 갈 점수 받아달라” 제의 지난 21일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대리시험에 관한 경험담이 올랐다. 실명으로 글을 올린 ‘임성현’씨는 “지난해 수능원서 접수 이전에 거액을 제시하며 대리시험을 치러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씨는 “수능원서 접수 때 대리시험을 치를 사람의 사진으로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접수하며 이를 위조하는 브로커도 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제안자는 ‘거액을 줄 테니 지방의 의대나 약대를 보낼 점수를 받아달라.’고 했다.”면서 “대부분 명문대나 의약 계열 학생들 가운데 이런 제안을 받은 사람들이 꽤 많다.”고 털어놓았다. 대리시험이 적발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건,2002년 1건이 적발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부정행위자의 시험을 무효로 처리하고 검찰에 고발했지만 브로커의 개입 등 조직적인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관리 감독상 문제를 감안하면 대리시험이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광주에서 적발된 대리시험의 경우 2교시가 지나도록 대리시험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다가 3교시에야 부정행위를 확인했다. 매 시간 수험표에 붙은 사진과 실제 얼굴을 확인하도록 돼 있는 감독 규정을 감독관이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감독관들의 소홀한 시험감독 실상을 고발하는 글들이 많이 오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에게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자칫 망치게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시험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감독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감독관들에 대한 사전 교육을 더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지 입수” 포털카페 글 수사 경찰은 엄청난 파문을 부를 수 있는 수능시험 문제지의 사전 유출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아이디 ‘가이드’의 ‘수능 시험지와 정답지를 일부 입수했다.’는 글은 지난 11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있는 한 수능카페의 광주·전남북 지역 대화방에 올려졌다. 경찰은 문제의 글이 이번 수능시험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지역과 같은 지역의 게시판에만 올려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이 올려진 시점도 수상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시험지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출제 교수와 교사들이 작성한 원본 문제지가 인쇄 본부로 옮겨졌다.3일부터 인쇄에 들어갔고 14∼16일 전국으로 발송됐다. 즉, 인쇄가 한창이던 11일 일부 시험지를 입수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오른 만큼 만에 하나 인쇄 과정에서 유출됐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네티즌의 장난이나 수험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노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사실 여부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김재천 안동환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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