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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있는 자세로 하겠다” 문재인 영호남 광폭 행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9일 총선 후 처음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전날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두 전직 대통령의 탄생과 죽음을 잇는 상징적 영호남 순례”라고 ‘통합’의 의미를 강조했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동행한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과 노 전 대통령이 영면한 너럭바위 묘지 곁으로 다가가 한동안 묵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차를 마시며 두 전직 대통령의 생전 일화를 소재로 담소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묘역에는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입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지지자들이 몰려오기도 했다. 전날 밤 문 전 대표가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정말 2년이 지나도록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국가가 아니다. 책임 있는 자세로 하겠다”며 위로한 사실도 이날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자신이 사법고시를 준비하며 머물렀던 전남 대흥사를 찾았다. 이러한 적극적 행보는 총선 민심이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언급하면서 오히려 핵심 지지층이 결집했고, 수도권과 영남 등에서 약진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문 전 대표 측의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유세가 전국 선거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진표 비대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 발언을 놓고 “일단 정치인은 자기 말에 또 책임을 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무소속으로 세종시에서 당선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대리인을 통해 중앙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공천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이 전 총리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하자 탈당한 바 있다.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자는 탈당한 날로부터 1년간 복당할 수 없지만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복당이 가능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스타뷰] “1000만 대박보다 300만 중박이 좋다”

    [스타뷰] “1000만 대박보다 300만 중박이 좋다”

    멀끔하게 잘생긴 스무 살 젊은이는 1994년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도, 노래 부르는 것도 부끄러워했다. 그저 왠지 선배들이 술을 잘 사줄 것만 같아서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다. 연기부도 아닌 그냥 스태프의 하나였다. 그러다 갑자기 사정이 생긴 선배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급히 무대에 올랐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속 목에 줄을 묶인 채 개처럼 끌려다니는 노예 ‘럭키’ 역할. 변변한 대사도 없는 단역이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무대 위 눈부신 조명 앞에 선 그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고, 드디어 배우의 운명이 두텁게 덧입혀졌다. 2015년 현재 뮤지컬, 영화,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선균(40)의 배우로서 삶은 그렇게 시작했다.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영화 ‘성난 변호사’의 주연배우로서 개봉(8일)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영화의 서사와 등장인물의 관계를 끌고 가야 하는, 명실상부한 ‘원톱 주연 영화’다. 큰 걱정과 기대를 함께 품을 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가 내뱉은 첫 반응은 의외로 덤덤하다. “허종호 감독이 ‘이 영화는 너랑 나랑 절반씩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1000만 영화는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200만~300만 드는 중박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허 감독은 한예종 동문 친구다. 허 감독은 그를 재승박덕의 까칠한 변호사 ‘변호성’역으로 일찌감치 정해놓았다. 그리고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했다. 주연일 뿐 아니라 스릴러와 코미디 사이를 오가는 영화 시나리오의 수정 작업, 다른 배우 캐스팅 과정에도 함께했으니 책임져야 할 몫은 단순한 주연배우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연배우로서 갖는 부담감은 ‘끝까지 간다’에서 충분히 느꼈다. 그때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가 모두 바뀌었다”고 잘라 말했다. 책임감에 대한 강조였다. 놀라운 점은 그 책임감의 영역이 단순히 개인적인 부분이나 자신이 참여한 영화의 성패를 뛰어넘어 한국영화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가 이번 영화가 중박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 말은 짐짓 겸손을 부리는 것과는 달랐다. “지난해 ‘끝까지 간다’가 이런저런 상도 많이 받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이유로 참 괜찮은 영화였다고 평가해요. 1000만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극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영화들이 많은데, 350만 관객이 드는 상업영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영화판에서 새로운 영화를 기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그는 “요즘 제작비 수십억원은 기본이고, 어지간하면 100억원 넘는 영화도 많은데 그렇게 1000만 영화가 되는 것보다 설령 많지 않은 제작비를 들였더라도 다양한 소재로 재미있게 만든 영화가 200만, 300만 영화가 돼서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국내영화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건강한 영화 생태계 확보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그는 “사실 최근 영화판을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영화가 거의 없고, 남성영화, 오락영화, 장르영화 중심으로 영화 기획의 편중 현상이 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다닐 때만 해도 한예종은 재학 중 상업적 외부 활동이 금지돼 있었다. 단편영화와 연극무대에 오른 뒤 졸업하고 27살 때 처음 뮤지컬을 통해 데뷔했다.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에서 주연 혹은 준주연급으로 활동을 이어 오던 이선균은 2010년 TV 드라마 ‘파스타’에서 ‘버럭 셰프 최현욱’으로 나타나 뭇 여심을 뒤흔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면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으로는 자상한 남자)의 원조격이다. 최고 시청률 21.2%를 기록한 초절정 인기 드라마였고, 그의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 많은 이들이 설레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러고 나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그리고 이번 ‘성난 변호사’까지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바로 뻔질대거나, 까칠한 30대 남자 이미지다. 그의 실제 모습과 헷갈려하는 경우조차 있다. 그는 “‘끝까지 간다’ 이후 한동안 형사물만 계속 들어왔는데, 사실 한 번 이미지가 굳어지면 비슷한 시나리오의 비슷한 역할이 계속 들어온다”면서 “배우로서 선택할 수 있는 폭 안에서 고를 뿐”이라고 말했다. 맞다. ‘버럭 배우’ 이미지는 그가 갖고 싶다고 계속 유지하고, 버리고 싶다고 쉬 버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연기의 폭과 깊이를 고려하기에는 그 역시 생활인으로서 한계를 갖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는 이들은 안다. 그가 가진 연기의 깊이가 어떤 것인지 말이다. 이선균은 2009년 영화 ‘파주’에서 감정을 따라 느릿한 속도로 펼쳐내야 하는, 처제와 금기의 감정에 빠져드는 남자의 삶을 연기했다. 지금 까불대며 몸을 쓰는 배우 이선균의 이미지로는 쉬 떠올리기조차 어렵다. 고작 13만 명의 관객만 영화를 봤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파주’요? 좋은 영화죠. 근데 워낙 사람들이 안 본 작품이라서…. 사실 배우라는 위치를 떠나 첫손가락에 꼽는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에요. 이야기도 다 알고, 결론도 다 알고 있지만 몇 번을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재미있어요. 무려 10년도 더 된 영화인데….” 그는 “‘영웅본색’, ‘시네마천국’처럼 어렸을 때 봤던 영화의 여운이 오래 남는 것 같다”면서 “비디오가게에서 빌린 뒤 돈이 아까워서 몇 번씩 봤던 영화들의 음악, 키스 장면 등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내 “아내가 이런 촌스러운 얘기는 하지 말랬는데, 하하하”라고 덧붙였다. 이선균의 아내도 배우다.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역할을 맡은 전혜진(39)이다.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서로 간간이 상대방의 이름을 언급해왔다. 그는 “최근에 영화 보면서 그렇게 울었던 적이 없었다”고 ‘팔불출 모드’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같은 작품에서 함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사람들이 실제 부부가 같이 나와서 연기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시겠어요? 예전에 연극은 같이해봤는데, 영화까지 같이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색하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전혜진이 연기를 아주 잘한다. 내가 자격지심을 느낄 정도”라면서 다시 ‘팔불출 모드’로 들어섰다. ‘버럭’, ‘츤데레’, ‘팔불출’ 등 다양한 수식어를 이름 앞에 붙여 놓고 있는 그는 누아르 장르 영화(‘소중한 여인’)와 코미디 퓨전 사극(‘임금님의 사건수첩’)에 잇따라 캐스팅돼 촬영을 앞두고 있다. “한때 연출을 꿈꾸고 시나리오도 써 봤지만 지금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그의 말처럼 광폭 연기 행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커버스토리-이재용의 삼성 1년] 전면에 나선 이재용의 경영 스타일

    [커버스토리-이재용의 삼성 1년] 전면에 나선 이재용의 경영 스타일

    지난 7일 경기 평택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굳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평택 반도체 라인 기공식이 열렸다. 이재용(오른쪽)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대표로 박근혜 대통령을 영접하는 등 행사를 주관하며 삼성이 이재용 체제로 가동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때에 과감하게 이번 투자를 결정한 삼성의 중심에는 이 부회장이 있다. 지난 1년간 아버지 이건희(왼쪽) 회장의 부재 속에 이재용 부회장을 따라다닌 수식어는 ‘광폭 행보’다.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뒤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까지 부진해지는 등 그룹이 혼란에 빠지자 조용히 경영 수업을 받던 그가 삼성의 전면에서 적극적으로 뛰기 시작한 셈이다. 우선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참석해 오던 대외 행사에 대신 나가 이 회장의 공백을 메워갔다. 지난해 8월 이 회장이 참석해 오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행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올림픽 후원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지난 2월 박 대통령 초청으로 문화체육분야 후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재계 총수 오찬에도 삼성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시진핑 접견 등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주력 전자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오너인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할 사안이 있다면 현장으로 달려가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린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났다. 이후 한 달 만에 양사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특허 소송을 전격 취하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벌이던 특허 분쟁도 지난해 9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MS CEO를 이 부회장이 만난 뒤 5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삼성전자의 사운이 걸린 갤럭시S6 출시를 앞두고는 미국에서 현지 카드사 CEO들을 직접 만나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삼성페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 경제의 핵심으로 떠오른 중국 지도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7월) 때 삼성전자 전시관을 직접 안내했고, 난징(南京) 유스올림픽 개막식(8월)에서도 시 주석을 접견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에도 보아오포럼 이사진 자격으로 시 주석을 만나는 등 주요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작년 5월부터 10개월간 8건 ‘공격적 M&A’ 지난 1년간 그룹의 사업 구조 개편은 물론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간 삼성전자는 총 8건의 M&A를 단행했는데 이는 2012년부터 2년에 걸친 M&A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업무 문화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은 지난 4월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전면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는 물론 혁신을 이끌어내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건희 회장은 앞서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한 뒤 ‘7·4제’(오전 7시 출근해 오후 4시 퇴근)를 전격 실시했다.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도 눈에 띈다. 의전을 대폭 없애고 공항 출입국 때나 조문을 갈 때도 수행원 없이 직접 가방을 들고 다닌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로부터 주요 사안에 대해 문자와 이메일로도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식적인 대면 보고를 줄이고 즉각적인 보고를 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가동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신성장동력 키워야”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삼성에는 실패를 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새로운 먹을거리를 키워가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재용 체제 이후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기류가 엿보인다”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성추문설’ 이설주, 이미지 재건 안간힘

    ‘성추문설’ 이설주, 이미지 재건 안간힘

    ‘성추문설’ 이후 공백기를 가졌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이설주의 공개 활동이 다시 본격화됐다. 이설주는 지난 9일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노동당 창건 68주년인 10일 김 제1위원장과 함께 평양체육관에서 진행된 전국 도(道)대항 체육경기,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 합동공연 등을 관람했다. 성추문설에 대한 적극적 맞대응을 위해 광폭행보에 나선 모양새다. 이설주는 이틀간의 공개활동 내내 줄곧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고, 김 제1위원장을 향해 간간이 웃음을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살림집 준공식 때는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직접 그릇을 정리하는 등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북한이 사실 여부를 떠나 추문설이 제기된 ‘퍼스트레이디’를 버리지 않고 이미지 재건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이설주의 권위를 지키는 것이 곧 ‘최고존엄’인 김 제1위원장의 권위 보호와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명의 아이를 두고 있는 이설주를 추문설 때문에 나몰라라 하는 것 역시 김 제1위원장이 원하는 ‘온화한 카리스마’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 이설주의 세련되고 주민 친화적인 이미지가 젊은 지도자인 김 제1위원장으로선 여전히 효용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원로급 정치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설주가 재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설주의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앞으로는 파격적인 행보보다 ‘인민의 어머니’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공개 활동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김일성 주석의 부인 김정숙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이설주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해왔다. 김 제1위원장이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할아버지 김 주석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흉내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정숙은 항일빨치산 활동을 하다 김 주석과 결혼했으며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과 더불어 ‘백두산 3대 장군’으로 숭배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MB 먼저 다가가 “고생 많습니다”… 1시간40분 오찬 내내 화기애애

    8개월여 만에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단독 오찬 회동은 100분간 진행됐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2일 회동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회동을 끝내고) 나올 때 두 분 다 표정이 밝았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59분쯤 회동 장소인 청와대 본관 2층 백악실에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1분 뒤인 낮 12시 회동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흰색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회색 손가방을 갖고 갔다. 당에서는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과 이상일 대변인이, 청와대에서는 하금열 대통령실장, 이달곤 정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광폭행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반가움을 표시한 뒤 “요즘 어디 다녀오셨다면서요.”라며 화제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논산 태풍 피해 현장에 다녀왔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호남하고 충청이 피해가 많던데. 추석이 있으니 빨리 복구해야지요.”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러자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서서 대화를 나눴고 오는 7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주제로 대화를 더 나눈 뒤 곧 비공개로 단독 오찬 면담이 이뤄졌다. 오찬 메뉴로는 영양밥과 시래깃국이 나왔다. 회동 중 오간 발언에 대해선 청와대와 당 모두 발표에 신중을 기했다. 면담이 끝난 직후 박 후보가 당 실무자를 통해 직접 전달한 내용을 이 대변인이 청와대에 재확인을 거쳐 공개하는 경로를 거쳤다. 청와대 역시 당에서 발표하는 내용 외에는 일점 일획도 덧붙일 게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하우스 푸어 대책이나 추경예산 편성은 회동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이재오 특임 취임한달 오찬 ‘실세’ 재확인

    30일 낮 12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2층 국무위원식당 연회장이 40여명의 기자들로 가득 찼다. 이 자리는 바로 이재오 특임장관의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 특임장관실 전체 직원이 40명이 채 안 되니 직원들보다 많은 숫자의 기자들이 모여든 셈이다. 불과 사흘 전 청사 근처에서 있었던 장관급 인사와의 기자단 오찬에 20명 정도만 참석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세 파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 달 동안 여야를 넘나들며 광폭행보를 해온 이 장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7·28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땡볕 아래에서 지역구를 돌며 한 표를 호소하던 때의 힘겨움은 사라진 듯 보였지만, 트레이드 마크가 돼 버린 ‘90도 인사’는 여전했다. ‘공정사회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는 이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20여분에 걸쳐 공정한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와 특임장관의 역할을 역설했다. 그는 “한 달 동안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다 보니 경제회복의 혜택이 서민들에게까지 스며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공정한 사회가 돼야 서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3기 청와대가 달라졌다] 임·정·홍 손발 척척

    [3기 청와대가 달라졌다] 임·정·홍 손발 척척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최근 어떤 모임에서 “정진석 정무·홍상표 홍보수석이 아주 잘해준다. 그쪽 일들은 그냥 맡겨도 될 정도다. 두 분 때문에 다른 일을 하기가 한층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임태희 실장과 정진석·홍상표 수석은 3기 청와대의 핵심 멤버다. 이들 ‘3인방’이 최고의 팀워크를 보이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로 성격도 다르고, 맡은 일도 차이가 있지만, 절묘하게 상호보완 작용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현안을 처리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임 실장은 온건하고 합리적이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야당은 물론 여당 내 친박계와도 무난한 관계라는 게 최대의 장점이다. 여권 주류의 최대 고민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화 물꼬를 튼 것도 그가 있어서 가능했다.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철학인 ‘공정한 사회’의 개념도 임 실장이 처음 발제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청와대 회의와 이 대통령의 일정을 줄이고, 청와대 내부에서 참모들끼리 소통과 협업에 힘쓰도록 한 것도 임 실장이 취임하면서 달라진 점이다. 역시 3선의원 출신인 정 수석은 국회 정보위원장 자리를 던지고 청와대에 합류했다. 정파에 얽매이지 않는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강력한 추진력은 정 수석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임-정라인’의 환상적인 궁합은 지난달 21일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전격회동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과 박 전대표의 회동은 다른 라인은 배제하고 임 실장과 정 수석이 직접 기획하고 움직였다. 정 수석이 박 전 대표를 만났고,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채 회동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수석은 기자 출신답게 냉철한 상황분석과 합리적 판단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원만한 성격을 바탕으로 ‘소통형 홍보’를 강조한다.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직원들과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식이다. 때문에 당장 회의 분위기부터 이전과 달라졌다. 과거에 한껏 경직되고 위축된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매우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다. 청와대 홍보라인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회의 때 주로 한 사람만 계속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침묵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참석자들이 서로 말을 하려고 하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박형준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박재완 전 국정기획수석이 핵심멤버였던 때 드러났던 청와대 내부의 불필요한 내부경쟁과 소모적인 견제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당시에는 모 수석비서관실의 한 비서관이 수석 몰래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서를 제출하고 또 그 사실을 알게 된 다른 비서관과 공개적으로 말다툼을 벌이는 등 청와대 같은 수석실 안에서도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다. 김성수기자
  • 정몽준대표 “이건희 前회장 사면 보도 이르다”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1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복권설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전 회장 사면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고 많은 분이 얘기하는데 저도 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이 전 회장이 경제인으로서 많은 업적을 냈고 존경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미리 준비한 듯 얘기도 먼저 꺼냈다. 겨울올림픽 유치 등을 이유로 재계·체육계에서 필요성을 주장하고, 이에 정부와 여당이 동조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여당 대표가 나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도 이 전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 50여명의 대사면을 이번 주 안에 청와대와 법무부에 건의하려던 참이었다. 정 대표로서는 이 발언을 통해 ‘일관성’을 내보일 수 있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도 기업인 사면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당시 그는 친형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의 사면 문제에 “(사면제도가) 법을 위반하는 기업인들까지 도와주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기업 친화적’이 아닌 ‘시장 친화적’ 인사임을 강조하는 효과도 노렸다. 결과가 어찌되더라도 경제인 사면·복권을 반대하는 여론에도 점수를 땄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는 정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내려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최고위원 시절에는 현안마다 쓴소리를 내왔던 그다. 그러나 당 대표 취임 이후 주류와 움직임을 차별화하지 못했고 세종시, 4대강 등 거대 이슈에 밀려 여당 대표로서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당무 문제로 일부 당직자와 심한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친서민, 광폭행보’로 관심을 끌었던 ‘취임 초기’를 떠올린 것 같다. 그는 15일 새벽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용산구 원효로 주변에서 거리를 청소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이재오 권익위원장 행보 논란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이재오 권익위원장 행보 논란

    19일 국회 정무위의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는 이재오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취임한 뒤 5대 사정(司正)기관 연석회의, 고위 공직자 청렴도 조사·공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을 언급하며 광폭 행보를 보인 게 빌미가 됐다. ●野, 이 위원장 정치중립성 집중공격 야당 의원들은 ‘광폭행보=대권행보’로 몰아붙이며 이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따지는 데 집중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550개 공공기관 감사회의는 유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5대 사정기관 연석회의에 대해서도 “현재 권익위는 대통령 직속이 아니라 총리실 산하여서 반부패기구 연석회의를 소집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연석회의 정례화가 협의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캐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권익위로서는 한계가 있어 실질적으로 반부패를 관리하는 기관과의 연석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상설 논의기구의 신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이 위원장은 부패감시권을 현실화하기 위해 권익위의 조사권을 강화하고 대통령 직속기구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고위 공직자 청렴도 조사를 거론하며 “국무총리·장관 등 고위공직자, 더 위로는 대통령까지 먼저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공직사회에서 훨씬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국가예산을 단 10만원이라도 쓰는 기관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평가를 실시, 분야별로든 기관별로든 계량화해 업무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공직기강 확립과 부패척결을 위해서는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정운찬 국무총리부터 사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위원장은 “고위 공직자에 (총리가) 포함되는지는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위원장은 내년 서울 은평을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질문 받자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에 대한) 재판이 아직 매듭되지 않았고,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못했다.”며 비켜 갔다. ●李 “고위급 평가 분야·기관별 계량화” 한나라당 의원들은 권익위 운영 등 기관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이성헌 의원은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공무원의 외부강연까지도 관리대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정작 권익위 소속 직원과 관련한 관리 자료는 미비하다.”고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김용태 의원이 공직윤리 감시시스템이 권익위와 행정안전부로 나눠진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공직윤리 관리 시스템의 일원화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시장 개척 내손으로” 통큰 글로벌 세일즈

    “시장 개척 내손으로” 통큰 글로벌 세일즈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 검증은 해외에서부터’ 재계 1·2위 기업(삼성·현대기아차)의 후계자가 나란히 해외에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사진 왼쪽·41) 삼성전자 전무와 정의선(오른쪽·39)기아차 사장은 최근 들어 해외출장이 부쩍 잦아졌다. 지난해 5월 최고 고객책임자(CCO)에서 물러난 이 전무가 ‘무임소’로 비공식적으로 다니는데 반해 정 사장은 아버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대신하는 공식행사가 많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해외순환 근무에 나선 이 전무는 형식적으로는 중국 상하이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데 올 들어서는 동선이 더 넓어졌다. 2월초부터 3월중순까지는 미국·중국·유럽·일본을 숨가쁘게 오가며 삼성전자의 주요 거래선을 챙겼다. AT&T나 애플사 최고경영자(CEO)등이 포함된다. 이 전무는 지금까지는 별도의 수행원없이 혼자 움직이는 일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과 동행하는 일이 늘었다. 지난달 24~27일에는 이윤우 부회장과 함께 타이완을 방문했다. 이달 들어 지난 13~18일에는 이 부회장·최지성 사장 등 삼성전자의 ‘투 톱’과 함께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을 비롯, 닌텐도·도시바·NEC·캐논 등 일본 전자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을 면담했다. 이런 만남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네트워킹 구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만나는 상대방도 이 전무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면담을 적극적으로 희망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검증받는 절차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의선 사장도 최근 들어 MK 몫까지 수행하며 ‘글로벌 세일즈’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달 기아차 대표이사직을 물러나면서 정 사장의 ‘독자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정 회장이 당분간 해외 현지 경영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져 정 사장의 역할 비중은 더욱 커졌다. 정 사장은 올 초 미국과 브라질·칠레 등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신흥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21일에는 전날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참석한 데 이어 중동으로 이동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시리아·오만 등 현지 기아차 딜러를 잇따라 만나 포르테·로체·프라이드·세라토 등 주력 모델의 현지 판매 확대를 독려했다. 정 사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해외 시장 개척만이 현 위기 극복의 해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전무와 정사장 등 재벌3세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해외 시장 개척을 발판으로 삼아 후계자로 가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 이영표기자 sskim@seoul.co.kr
  • [문 열린 18대 국회] 뒤바뀐 攻守 ‘주도권 난타전’ 불보듯

    [문 열린 18대 국회] 뒤바뀐 攻守 ‘주도권 난타전’ 불보듯

    18대 국회가 30일 출범한다.4년 만에 의회 권력이 ‘좌’에서 ‘우’로 넘어갔고,3개 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며 ‘다자 구도’를 만들었다. 국회는 ‘실용의 일하는 정부’를 내세운 새 정부와 때로는 협조하며, 때로는 정부를 견제하며 4년 동안의 국정을 책임진다. 대화와 타협, 상생을 이루는 것은 18대 국회가 안고 있는 과제이다. 다선의 지도부에서부터 초선 새내기 의원들까지, 어깨가 무겁다. ■ ‘FTA·개헌’ 초반 정국의 핵 ‘개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18대 국회 초반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은 화두들이다.17대 국회 막판까지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대립하던 여야는 18대 국회에서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과반의석 확보를 통해 힘을 얻은 한나라당은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이미 공언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쇠고기 재협상 카드를 비준안 처리와 연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18대 국회 개원부터 논란과 장외 투쟁이 이어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개헌 논의는 비준안 처리 수준을 뛰어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87년 만들어진 헌법을 바꾸는 것 자체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주제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선뜻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다. 개헌 논의에 먼저 불을 붙이는 것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경제 안정 시점에 논의해야 한다.”며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개헌 논의가 자칫 쇠고기 파동과 물가 급등으로 난관에 부딪친 이명박 정부의 국면 전환용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이다. 민주당은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에서 포괄적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반면 최재성 대변인은 “개헌 논의는 정치권 갈등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가능한 얘기”라며 시기와 방법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홍준표 쌓인 난제 정면돌파 성공할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임기가 18대 국회 임기 개시일인 30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수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는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공포했다. 이에 더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가 18대 국회 초기 여야 대치의 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민생국회’를 외치고 있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환율도 불안해 이를 실현하기가 버거운 환경이 조성됐다. ●박근혜 ‘여당속 야당´ 행보 변수 상황이 어려울수록 18대를 맞는 국회의원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홍 원내대표부터 그렇다. 그는 당선 직후 당 안팎을 넘나드는 ‘광폭행보’를 선보이며 현안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당내 갈등요인인 친박 복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18대에도 ‘상수’이자 ‘변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 진영이 “여당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며 박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한 ‘여당 내 야당’ 노릇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 쇠고기 문제와 관련, 박 전 대표가 직접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통합민주당 등 야당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82명 초선들 색깔·분위기 결정 18대 초기 당 지도부를 구성하게 될 정몽준 의원과 당내 소장파로 자리매김한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당내 쓴소리를 내 온 이한구 의원,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이 대통령 측근인 정두언 의원 등이 한나라당의 행보를 결정지을 유력 후보군이다. 초선들도 발빠르게 자신의 특기와 관심분야에 맞게 국회의원으로서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 153명 가운데 82명이 초선으로, 이들이 18대 국회의 전반적인 색깔과 분위기를 결정짓게 된다. 초선 의원 중 23명은 이미 고승덕 의원을 중심으로 정책 연구모임인 ‘현장경제 연구회’를 출범시켰다. 검사 출신인 홍 원내대표가 당의 중심에 서면서,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약진할지 관심을 모은다. 이미 검사 출신 초선 박준선·이범래 의원이 원내대표단에 포함됐다. 원내수석부대표는 판사 출신인 재선 주호영 의원이다. 이 밖에 고승덕 의원과 조윤선·강용석·정미경·박민식·손범규·이범관·여상규 의원 등이 변호사 출신이다. ●백성운 등 친이 의원 정무역할 이 대통령 측근 의원들이 헐거워진 정무 기능을 조이는 역할을 맡아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성운·권택기·정태근·조해진·현경병·권영진·김금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기환·강성천·김성태·이화수 의원 등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노동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효재·진성호·유정현·김영우 의원 등은 언론인 출신으로, 배은희·박영아 의원 등은 이공계 출신이다.KDI 출신 유일호 의원은 조세 분야에 관심이 많다.KDI 출신의 재선 이혜훈·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당내 ‘경제 브레인’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소남·이정현 의원은 한나라당의 취약 지역인 호남 출신이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기도 한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방 바로 아래층인 의원회관 445호 사무실을 배정받았다. 박 전 대표를 떠받치는 형상이 된 셈이다.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원혜영 민주 정책좌표 뭘 내놓을까 통합민주당은 18대 국회에서 제1야당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하지만 초선이 절대 다수였던 17대에 비해, 재선 이상이 전체 의원의 약 74%인 60명이다.10년의 국정운영 경험이 있는 야당임을 내세운다.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강한 야당을 지향한다.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원혜영 의원의 역할이 막중하다.18대 초반 험난한 과제를 뚫고, 정책적 좌표를 제시해야 한다. 쇠고기 파동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처리가 리더십의 1차 관문이 될 듯하다. ●송영길 등 3선들 정체성 확립 정세균·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다. 구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의 결합과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개인적으론 중진 의원에서 지도자급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이 될 듯하다. 김부겸·송영길·이종걸 의원 등 40대 3선 그룹과 강기정·서갑원·백원우·이광재·조정식·최재성 의원 등 생환한 386그룹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들은 당 정체성을 재정립할 전위부대로 지목된다. 선명한 개혁을 내세우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다짐한다. 최근 ‘개혁과 미래’라는 모임을 만들어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쇠고기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이 첫 활동이다. ‘BBK 저격수’로 불렸던 박영선 의원도 주목 대상이다. 재경위에 재입성해 이명박 정부의 성장·규제완화 정책의 맹점을 파헤치겠다고 벼른다. 김효석·문희상·박상천·이미경 의원 등 중진그룹은 당내 통합과 새로운 리더십 형성과정에서 물밑 가교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송민순 외교·안보 분야 활약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관료출신 의원들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설 대항마로 꼽힌다.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선 송민순 의원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안보실장을 거쳤던 이력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와 북·미, 한·미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국세청장·건교부장관을 역임한 이용섭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세제·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재정·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교육정책 분야에서 선봉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초선 중엔 박선숙 의원에게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 정부 공보수석, 참여정부 환경부차관을 지냈고,4·9 총선 때 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초선 같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비례대표 1번 이성남 의원과 전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인 최영희 의원도 눈여겨볼 배지들이다. ●강기갑 민노 부활의 중책 민주노동당은 17대에 비해 절반으로 추락한 당 위상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위대한 소수’를 꿈꾼다. 신임 원내대표인 강기갑 의원이 단연 돋보인다. 강 의원은 쇠고기 정국에서 맹활약하며 부활의 중책을 부여받았다. 변호사 출신의 이정희 의원도 뜨는 별이다. 원내부대표로서 원내 실무를 책임지는 한편, 시민단체 활동 경험을 살려 외연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창조한국당과 연대해 원내 진입에 성공한 자유선진당은 18대에서 ‘캐스팅보트’를 자임하고 있다. 중심에는 이회창 총재가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 선명성 경쟁에 나설 뿐 아니라 충청을 뛰어넘는 전국 정당 건설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대평 대표와 7선의 조순형 의원, 판사 출신의 이영애 의원과 전직 법학교수였던 박선영 의원도 지켜봄직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강기갑 ‘쓴소리’ 홍준표 “나중에”… 싱거운 설전

    강기갑 ‘쓴소리’ 홍준표 “나중에”… 싱거운 설전

    잇단 광폭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는 한나라당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가 28일에는 민주노동당을 찾았다. 민노당은 쇠고기 협상 문제와 관련해 야 3당 중 가장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어 설전이 예상됐지만 홍 원내대표가 주로 듣는 선에서 예방은 마무리됐다. 민노당 강기갑 차기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주고 받은 뒤 곧바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바로 고시하겠다는 것은 국민과 대적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면서 “입법예고를 다시 할 수 있으니 고시 철회 발표는 못해도 우선 연기라도 더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강 원내대표는 촛불문화제에 대해 “평화집회를 유지하지만 정부 태도에 전혀 변화가 없으니 ‘이 정도 갖고는 정부가 말을 안 듣는다.’,‘강도를 더 세게 해야 된다.’고 자발적으로 터져나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배후론’을 일축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강 원내대표의 공세에 그는 “임기가 시작되는 5월30일 이후에 권한이 있다.”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하도록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권 열국지’… 주자들 승부수는

    ‘범여권 열국지’… 주자들 승부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합류를 선언하면서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대통합을 둘러싼 세력간 분열상이 정리되지 못하다 보니 아직은 치열한 공방보다는 서로 제휴하고 견제하는 밋밋한 그림이다. 하지만 대통합 여부가 가닥을 잡을 경우에 대비한 주자간 경쟁은 벌써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손학규 ‘국민 대통합론’ 세몰이 손 전 지사는 ‘국민 대통합’과 ‘범여권 대통합’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26일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의 한 고리”라며 범여권 합류 명분을 설명했다. 범여권 출신이 아닌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 대통합이라는 맥락에서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대선주자 연석회의 등 구체적인 통합 기여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김근태 전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동참하겠다.”며 대선주자 연석회의와 국민경선 참여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내가 앞장서 설치는 게 모양이 좋겠느냐.”며 활동 계획을 즉각 내놓지는 않았다. 당장 전면에 나설 경우 뜻을 달리하는 범여권 다른 진영의 집중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평화 모드’로 승부 이 전 총리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태년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오는 8월 판문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시 미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평화선언을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평화 행보’는 최근 한반도 평화기류 확산 정세와 연결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적자’를 자신하는 이 전 총리는 차제에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화룡점정을 찍고, 노 대통령이 기대하는 친노세력의 확장을 진두 지휘하는 후보로 공인받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그는 고향인 충남 청양을 찾아 선영을 참배하고 대선 출마를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냈다. ●정동영, 위기를 기회로 범여권의 세력구도가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정체성도 다면화하고 있다.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가 각각 친노와 비노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것은 정 전 의장에게 어두운 측면이다. 반면 최근 대통합 논의의 성격이 ‘세력중심’에서 ‘후보중심’으로 변한 것은 고무적이다. 선발 비노세력인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과 후발 비노세력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중심의 2차 집단 탈당파가 정 전 의장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그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의 지원을 받는 손 전 지사가 이날 범여권 합류 후 첫 회동 인사로 정 전 의장을 택한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한때 정 전 의장을 ‘배제 인물’로 분류했던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이틀 전 정 전 의장과 ‘범여권 8인 연석회의’ 추진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지율 정체에 신음하고 있는 정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 후발 비노그룹 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명숙, 우군 업고 호남행 한 전 총리는 이날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전남 신안과 목포, 여수 지역 방문에 들어갔다. 한 전 총리측은 최근 자체 조사결과 호남에서 호감도가 상승세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상엽 공보팀장은 “호남은 대통합을 원하기도 하지만 민주당 지지가 높아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재야민주세력의 정통성 있는 ‘비호남 개혁후보’로 승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전 총리는 호남 방문에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를 만나 대통합 합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전날 우원식·유승희·최규성·홍미영 의원 등 ‘친(親)김근태’ 의원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유시민, 암중모색 최근 ‘사회투자국가’에 관한 책을 탈고하고 새달 초부터 전국순회 출판간담회를 갖는 유시민 전 장관은 조만간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우리당이 지금까지 범여권 분열로 공멸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협상력을 갖고 대통합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죽을 각오로 대통합의 길을 가야 활로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구혜영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신동빈 롯데부회장 ‘광폭행보’

    롯데 신동빈 부회장이 경영 행보를 부쩍 넓히고 있다. 부회장 취임 10년째란 점에서 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1997년 2월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신 부회장은 29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제과 기자 간담회에 전격 참석했다. 계열사 식품회사의 기자 간담회에 ‘오너’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제과는 1967년 설립된 이후 40년만에 처음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와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 경쟁, 우리홈쇼핑과 태광그룹간의 문제 등을 거침없이 밝혔다. 신 부회장은 “세븐일레븐·롯데미도파·롯데역사의 매출을 포함하면 신세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매출이나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와의 소모적인 매출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또 신 부회장은 태광그룹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공동 경영을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태광은 우리홈쇼핑의 주요 주주”라며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협상을 통해 공동경영을 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여전히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신 부회장은 “아직도 국내 사업은 부친이 100% 관여하고 매일 미팅을 통해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며 경영권 조기 승계 가능성을 일축했다. 신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올해 초부터 두드러졌다. 새해 들어 3차례나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11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롯데 아시아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식품부문 아시아지역 법인장과 국외사업 책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신 부회장은 신격호 회장을 대신해 동남아지역본사 설립을 직접 지시했다. 이를 두고 후계 구도와 연관을 짓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회사 주위에서는 신 회장이 일본사업은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에게, 한국사업은 신 부회장에게 맡길 것이란 추측이 나왔었다. 또 동남아시아와 중국·러시아 등의 해외사업의 경우 신 부회장이 신 부사장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롯데제과는 이날 “미국 초콜릿 기업 허시(Hershey)와 중국 초콜릿 공장 공동 운영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를 위해 롯데제과 51%, 허시 49%의 지분율로 8000만달러를 투자해 홍콩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상하이 초콜릿 공장은 8월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Book Review]“소극적 자유는 이미 낡은 사고”

    당신은 아이 둘 키우는 월수입 250만원의 가장이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똘똘한 애들 키우는 낙에 산다. 어느 날 이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던 온화한 표정의 한 자유주의자가 당신 귀에다 이렇게 속삭인다. “당신은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살 자유에다 사교육까지 마음껏 시킬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또 대학은 물론, 원한다면 유학까지 보낼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대한이거든요.” 당신은 어떻게 할까. 아마 “약 올리냐.”며 화낼 것이다. 주먹 안 나간 게 다행일 지 모른다. 사회경제적 제약을 생각하지 않는 자유란 헛소리다. 이 때문에 ‘개인’에서 출발한 자유주의는 ‘사회’로 보폭을 넓혀갔다. 아예 모든 사회경제적 제약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는 자유주의의 별종도 나왔다. 사회주의다. 그러나 사회주의는 이 해방을 위해 모두의 희생을 요구하더니 결국 모두의 자유를 갉아먹어 버렸다. 멀리 갈 것 없이 북한이 그렇다. 이런 사회주의와 차별성을 강조하려다 보니 자유주의는 외려 점점 줄어들었다.‘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주의 지킴이’라는 희한한 논리도 여기서 나왔다. 사회주의가 사라진 이 마당에, 이제 자유주의도 광폭행보를 보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사야 벌린의 지적 유산’(서유경 옮김·동아시아 펴냄)은 이 주제를 다룬 책이다. 이사야 벌린은 자유주의의 뿌리로 ‘다원주의’를 제시하고, 우리가 도덕교과서에서 배웠던 ‘소극적 자유’(개인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사회적 자유) 개념을 유행시킨 대표적인 정치철학자이다. 비판도 많다. 전 세계를 떠받칠 수 있는 단 하나의 원칙이란 없다며 ‘근본적(Radical) 다원주의’를 내세워 놓고는 구체적 방법론은 나몰라라 한 채 소극적 자유주의로 움츠러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민족주의를 탐탁지 않게 여기면서도 정작 시오니즘과 이스라엘 건국은 옹호했다는 사실이다.1909년 러시아 변방에서 태어난, 나치·소련·냉전을 겪은 유태인으로서의 한계일 수 있다. 책은 1998년 이사야 벌린 서거 1주년 기념 뉴욕학술대회에서 벌어진 토론을 담았다. 각각 자유주의적 다원주의와 민족주의를 다룬 1·2부와 3부는 이사야 벌린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학자들의 논쟁을 담았다. 그러나 옹호하는 학자들마저 이사야 벌린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야만 하는 위태로운 방식을 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찬성이든 반대든 소극적 자유주의는 이미 낡았다는 얘기다. 특히 현대 자유주의의 대가로 꼽히는 로널드 드워킨의 송곳같은 비판은 강렬하다. 논쟁에 참가한 마이클 월저, 찰스 테일러, 토머스 네이글 등 1급 자유주의 이론가 11명의 재기 넘치는 갑론을박도 인상적이다. 또 서구 자유주의의 다양함을 소개해온 김비환 서강대 교수의 해제도 흥미롭다. 그는 논리적으로 따져봐도 자유주의를 소극적 자유에만 한정하는 것 자체가 자유주의 토대인 다원주의를 해친다고 지적하면서 “자유주의는 자신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도 민주주의적 평등성의 원리로 스스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요즘 부쩍 불어난 한국의 자유주의자들도 혹시 스스로가 낡지 않았는지 고심해볼 만한 대목이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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