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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민국은 여러 국제 인권 협약의 당사국이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자유권규약’(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에 대한 규약)이다. 유엔인권위원회(이하 유엔)는 이 규약을 각 당사국이 준수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 권고하는 정기심사를 4~5년에 한 번씩 한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심사를 받는 해였고, 실제 심사는 지난달 22~23일 실시됐다. 대한민국과 관련해서는 보통 국가보안법, 양심적 병역 거부자 문제가 주로 거론되는데, 이번에는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침해 상황에 대해 강력한 권고를 내렸다. 진실인 언사에 대해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가하지 않을 것(형법 307조1항)과 통신자 신원 파악을 영장 없이 할 수 있는 통신자료 제공(전기통신사업법 83조3항)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은 오래전부터 권위주의 정부들이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이용해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위험 때문에 명예훼손을 비(非)형사화할 것을 권고해 왔다. 여러 차례 권고를 거듭하던 유엔은 2011년 일반논평 34호를 발표, 모든 자유권규약 회원국들에 명예훼손의 비형사화를 고려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징역형, 진실에 대한 모든 명예훼손 형사처벌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 이후 처음으로 올해 대한민국에 이를 준수할 것을 다시 권고한 것이다. 2008년 이후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제작진 수사를 필두로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 대통령 가족사 등 공적 사안에 대해 정부가 국민의 입을 막은 수많은 사례들이 참여연대에 의해 유엔에 보고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미국 인권·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 조사에서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부분 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유엔은 진실 명예훼손 폐지에서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 발설한 진실만을 보호하는 우리나라 법은 불충분하다고 확실히 천명했다. 즉 진실은 그것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든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로 가뭄에 단비 같은 권고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진실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너무나 많다. 2004년에 임금을 체불한 고용주의 업장 앞에서 임금체불 사실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졌고, 의약품 대리점이 제약회사들의 갑질을 고발하는 팩스를 언론 등 관련 기관에 팩스로 보낸 것에 대해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2013년~지난해 아파트 노인회 간부가 회원들을 상대로 폭언 및 폭행을 하여 동행자가 폭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피해 회원이 인터넷에 당시 상황을 거짓 없이 올린 글에 대해 역시 유죄가 나왔고, 군소 기업에서 경리로 일하던 여직원이 고용주의 언어폭력에 못 이겨 퇴사하면서 고용주의 만행을 적은 유인물을 사무실 주변의 자주 다니던 식당 직원들에게 배포했다는 이유로 역시 명예훼손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피켓이나 팩스의 내용, 인터넷 글이나 유인물에 어느 것 하나 허위라고 밝혀진 것도 없었고 허위라는 주장도 없었다. 이러한 소소한 일도 형사처벌을 무릅쓰고 해야 하니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국민의 소통은 얼마나 억눌려 있을 것인가. 또 매년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신원 정보가 법원의 영장도 없이 수사기관에 넘어가고 있다. ‘통신자료 제공’은 수사기관이 수사와 관련해 특정 전화번호, 계좌번호, 온라인 글 계정 소유자나 글 작성자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해 캐나다 대법원의 위헌 결정에도 나왔듯 이 절차에서 신원 정보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 언제 통화를 했는지, 누구에게 얼마를 입금했는지, 어떤 내용의 글을 썼는지가 모두 드러나기 때문에 사법적 통제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 유엔은 이 원칙이 국제인권법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대한민국은 4년 후 다시 유엔의 심사를 받는다. 그때는 국제법 위반 사항들이 시정돼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사설] 교과서 논쟁, 국회 울타리 안에서 해야

    현행 국사 교과서의 편향성 시비와 이에 따른 국정화 추진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갈수록 가파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새해 예산안 시정 연설을 하면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석의 노트북에 국정 교과서 반대 등의 문건을 붙인 채 귀를 닫았다. 야권의 강한 국정 교과서 반대 기류가 장외 집회로 이어지면서 모든 국정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인 만큼 여야는 싸우든, 절충하든 의정의 울타리 안에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역사 전쟁’은 여러모로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설득을 통한 절충이라는 대의민주주의의 작동 원리가 고장난 채 감정적 세 과시로 치닫고 있는 게 문제다. 여야 공히 국정 교과서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인사들만 모아 장외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즉 “현행 검인정 교과서들의 좌편향이 심각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상대 측 주장들에는 철저히 귀를 막은 채 말이다. 급기야 야당 의원들이 역사 교과서 정부 태스크포스(TF)를 급습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를 두고도 ‘공무원 감금, 공무집행 방해’, ‘불법 국정화 현장 적발’이라는 등 피차 변죽만 울리면서 제대로 된 교과서에 담겨야 할 내용에 대한 본질적 토론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평행선 대치가 출구를 찾지 못하는 까닭이 뭐겠나. 여야 공히 교과서 문제에서 후퇴할 경우 지지층 이반이 걱정되기 때문일 게다. 그러니 이미 호랑이 등에 타 버린 만큼 내년 총선까지 이대로 가보겠다고? 하지만 말 없는 다수 국민인들 바보일 리는 없다. 이들도 현행 교과서에 편향성이 없다고 보지도 않고 국정화가 이를 바로잡는, 유일한 대안이 아님은 다 안다. 여야가 아무리 기를 쓰고 찬반 투쟁을 벌이더라도 기존 지지층을 다지는 효과만 있을 뿐 부동층 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여야 모두 정히 입장을 바꾸기가 어렵다면 최종 심판자는 유권자인 국민임을 잊지 말고 원내에서 절제된 논쟁을 벌여야 한다. 박 대통령이 어제 국회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 교과서의 친일·독재 미화 개연성에 대해 “그런 교과서는 저부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대목은 그런 맥락에서 다행이다. 야당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문제점을 부각하려고 ‘광우병 촛불집회’를 벌였지만 이후 선거에서 연패한 과거를 기억하기 바란다.
  • [시론] TPP 성공이 한국 공직사회에 주는 교훈/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TPP 성공이 한국 공직사회에 주는 교훈/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류 역사상 최대 경제 블록을 형성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됐다. 안타깝게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그걸 밖에서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설명은 우리는 TPP 참여국 대부분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놓고 있어 괜찮다는 것과 TPP의 내용을 검토하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제3세대 지역주의가 진행 중이다. 같은 대륙의 이웃 나라끼리 양자 FTA를 체결하던 시대가 제1세대다. 대륙 간, 원거리 국가 간 양자 FTA를 체결하는 제2세대를 거쳐 이제는 대륙 간 여러 국가들이 다자 FTA를 체결하는 메가 FTA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FTA 효과를 시장개방 효과로 평가하는 것은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국제경제 체제가 무수한 양자 FTA가 섞여 있는 체제보다는 두서너 개의 메가 FTA 블록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더 위험함을 간과하고 있다. 커다란 무역 불록 간 직접적인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어 무역전쟁으로 비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팽창하는 EU 블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TPP, 그리고 아세안 블록 어디에도 속해 있지 못한 상황이 되니 더욱 위험하다. 우리가 무수한 주요 교역 국가들과 FTA를 체결해 놓고는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각기 다른 양자 FTA의 조합에 불과할 뿐이다. 거대한 통상 블록이 주는 제도 수렴의 이익을 챙기지 못함은 물론이고 블록 대 블록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슈가 터졌을 때 우리 입장을 지지해 줄 수 있는 배후 세력이 없게 된다. TPP 협상 참여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TPP가 탄생한 후 증폭된 대가를 지불하고 가입할 날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처지를 반성해야 한다. 협상 진행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아 복잡한 차세대형 TPP 문안의 의미와 영향을 사후에 제대로 검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통상으로 먹고사는 무역 대국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기는커녕 경제영토 확대, 동시다발적 FTA, 세계 최대의 FTA 허브국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환호하고 양자 FTA의 손쉬운 전리품에 안주해 온 결과다. 과거 광우병 소고기 파동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정권 출범 초기 철저히 국내 정치적 고려를 대외통상 정책에 앞세우다 보니 TPP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경제동맹 참여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버렸다. 통상정책이 국내 정치의 종속변수로 전락해 버렸고 통상정책 점검 메커니즘이 마비됐다. 통상정책 브레인들이 모두 양자 FTA 협상에 동원돼 나무 자르기에 정신이 없는데, 거시적 FTA 정책 수립이라는 숲을 그리는 일이 가능했겠나. 세계의 큰 흐름을 분석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맞짱토론 문화가 공직사회에 결여돼 있는 것도 문제다. 그 취지로 만든 중앙부처 도시락 토론 모임에 가 보면 각 부처의 정책 결정 브레인들은 당장 바쁜 현안을 처리하느라 오지도 않고 잉여 실무인력 위주로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을 이유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정부의 싱크탱크들은 서울 오르내리고 정부 정책 홍보나 일상업무 대리수행에 바쁘다. 공직사회는 현안 처리에 바쁘고, 큰 그림을 그려 줘야 할 학계와 싱크탱크들은 갈수록 실무계와 괴리되고 있다. 국민의 과반수는 광우병 소고기 괴담을 극복하고 한·미 FTA 필요성 논쟁을 넘었는데, 정부는 그 이전으로 회귀해 시끄러운 소수를 향한 표밭 관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사이 국제경제 체제는 멀찌감치 달아나 우리 경제를 제3세대 지역주의의 후진국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정부는 FTA 정책의 패러다임부터 전환해야 한다. ‘동시다발적 FTA 체결’, ‘지역경제 통합의 연결고리’ 등 양자 FTA 시대에나 통하는 로드맵을 언제까지 가져갈 건가. TPP에서는 물론 다른 광역 FTA와의 관계에서 편단화되는 양자 FTA들을 상호 연결해 경제 블록 간의 공통분모를 높이는 노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역 FTA 협상 및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추진할 수 있는 FTA 원산지 규정의 통일 작업 등에 우리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래도 ‘창조경제’는 민간이 아니라 공직문화 자체가 먼저 이루어야 할 가장 급한 과제인 것 같다.
  •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정부 신뢰도 이렇게 낮았나? ‘다른나라는?’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정부 신뢰도 이렇게 낮았나? ‘다른나라는?’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당시보다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보다도 낮았다. 또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콜롬비아 수준으로 주요국 중 바닥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정부 2015’(Government at a Glance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4%로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국가별로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이뤄졌다. 갤럽은 응답자에게 ‘국가 정부에 대한 신뢰(confidence)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도록 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34%는 국민 10명 중 약 7명이 정부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OECD 평균 정부 신뢰도 41.8%보다 낮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도네시아 5위(65%) 터키 10위(53%), 에스토니아 22위(41%), 브라질 24위(36%)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국민의 정부 신뢰도가 높았다. 한국과 함께 공동 26위를 기록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체코다. 다만, 같은 기간에 한국 정부의 신뢰도는 10% 포인트 올랐다. 2007년은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 파동이 발생했던 해다. 한국의 정부 신뢰도는 또 다른 국가별 정부 신뢰도 조사에서도 중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홍보기업 에델만의 ‘2015 에델만 신뢰 바로미터’에 따르면 중앙 정부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신뢰도는 39%로 조사대상국 27개국 가운데 17위였다. 아랍에미리트(89%)와 중국(85%), 인도(85%), 인도네시아(73%), 싱가포르(68%), 네덜란드(67%) 등이 높은 정부 신뢰도를 보였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앙 정부를 신뢰하는 국가는 지난해 ‘우산혁명’으로 불린 도심 점거 시위로 홍역을 앓은 홍콩(39%)이었다. 이와 함께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OECD 조사 대상국 가운데 거의 밑바닥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사법제도 신뢰도는 27%(2013년 기준)로 조사 대상국 42개국 가운데 뒤에서 4번째였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사법제도 신뢰도는 54%로 한국보다 상당히 높았다. OECD는 조사 대상국 정보부처 관계자를 대상으로 국가 포털사이트를 통한 정보 접근성 정도를 설문조사했다. OECD는 올해 정보 공개도 조사 지표가 시험 버전(Pilot version)이라고 덧붙였다.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사진 = 서울신문DB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뉴스팀 seoulen@seoul.co.kr
  •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도대체 왜?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도대체 왜?

    ‘OECD 인니 터키보다 낮아’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당시보다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보다도 낮았다. 또 한국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콜롬비아 수준으로 주요국 중 바닥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정부 2015’(Government at a Glance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4%로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국가별로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이뤄졌다. 갤럽은 응답자에게 ‘국가 정부에 대한 신뢰(confidence)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도록 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34%는 국민 10명 중 약 7명이 정부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OECD 평균 정부 신뢰도 41.8%보다 낮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도네시아 5위(65%) 터키 10위(53%), 에스토니아 22위(41%), 브라질 24위(36%)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국민의 정부 신뢰도가 높았다. 한국과 함께 공동 26위를 기록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체코다. 다만, 같은 기간에 한국 정부의 신뢰도는 10% 포인트 올랐다. 2007년은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 파동이 발생했던 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국가 정책·업무는 항상 감시와 비판 필요…언론 자유가 충분히 보장돼야 수행 가능”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국가 정책·업무는 항상 감시와 비판 필요…언론 자유가 충분히 보장돼야 수행 가능”

    민주사회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자 인권이며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통한 올바른 정책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언론 보도와 표현이 때로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명예도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이므로 양자 간의 균형과 조화를 찾아야 한다. 2008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과 관련한 ‘촛불시위’ 그리고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사건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명예훼손뿐 아니라 과학의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의학·과학·건강·생명·명예·언론·정책담당 공무원이 갖는 국가적·법학적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이 선고한 관련 판결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른바 PD수첩 사건은 2008년 4월 29일 ‘PD수첩’이 방영한 내용에 대해 검찰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기소한 사건이다. 사건을 살펴보기 위해선 먼저 명예훼손죄의 일반법리를 간략히 정리해야 한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제2항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규정한다. 제2항(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해 대법원은 2008년 6월 판결 등에서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들이 인식하고서 이를 적시하였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어야 한다”며 “이 경우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봐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그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 객관적 사실을 언급해도 형법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형법 제310조에 따라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거나 또는 진실이 아니라고 해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명예를 훼손한 사람(기자 등)이 입증하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그런데 공직자의 업무수행에 대한 비판의 경우에는 이러한 일반법리와 다르게 언론의 자유가 보다 격상된다. ‘PD수첩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그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이를 주요 임무로 하는 언론 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며 “정책 결정 또는 업무 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언론 보도로 인해 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더라도 보도 내용이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해당 판결에서 주요하게 언급할 점은 대법원이 처음으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 자체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분명히 판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책담당자의 경우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그 보도로 인해 곧바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1964년 결론 낸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판결에서 채택한 “현실적 악의” 원칙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전에도 이러한 법리는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사건에서 위법성조각사유의 판단에 원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명예훼손의 고의를 부정하는 논거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전향적이고 그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날 선고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상 정정보도청구사건에서 대법원은 “한국인 중 약 94%가 엠엠(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에 이른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내용 등은 일부 허위”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보도가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근거한 점 등을 이유로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협상단 대표인 농업통상정책관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개인에 대한 PD수첩 제작진의 명예훼손 및 그 고의를 부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정책 비판에 대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부와 검찰의 과민대응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과학적 사실에 대한 보도기준과 특정되지 않은 사실의 입증책임 전환의 문제 및 그 판단기준 등에는 향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한상훈 교수는 ▲서울대 법학 박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원 ▲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 ▲서울고등검찰청 항고심사위원 ▲대법원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전문위원 ▲한국형사법학회 감사 ▲한국형사정책학회 상임이사 ▲한국피해자학회 상임이사 ▲한국경찰법학회 편집위원장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언론의 자유와 명예훼손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언론의 자유와 명예훼손

    판례의 재구성 31회에서는 2008년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2010도17237)을 소개한다. 대법원 형사2부는 2011년 9월 2일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왜곡·과장 보도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능희 PD 등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언론의 자유와 명예훼손에 대한 해설을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2008년 4월 29일 MBC PD수첩은 ‘긴급취재 미국산 소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다룬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 이후 국민 안전을 담보로 한 먹거리 수입은 비판에 직면했고,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집권 초기였던 이명박 정부는 집회를 강력하게 진압하기 시작했고 해당 방송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및 정정 보도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재위는 5월 15일 직권으로 보도문을 방송하라고 결정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7월 16일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시청자에게 사과할 것을 의결했다. 이어 주관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법원에 반론·정정 보도를 청구했다. 또 각종 시민단체가 제작진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무리한 소환 조사와 압수수색, 위치 추적 등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검찰은 2008년 4월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3년이 넘는 법정공방을 벌인 제작진은 2011년 9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반론·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외한 모든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2부는 2011년 9월 2일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과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PD수첩 제작진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2010도17237)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을 요약하면 정부·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언론 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재판부는 “보도내용 가운데 일부가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 사실 적시에 해당하지만 국민 먹거리와 관련된 정부 정책에 대한 여론 형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공성 있는 사안이 보도 대상”이라면서 “보도 내용이 공직자인 피해자의 명예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악의적인 공격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명예훼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공직자 개인의 명예훼손이라는 형태로 언론인을 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재판부가 허위 사실로 판단한 내용은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 ▲한국인 유전자형과 광우병 감염 확률 등 모두 3가지다. 특정위험물질(SRM) 수입 여부, 정부 협상단의 태도 등 2가지는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보도내용에 허위 사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제작진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2심 재판부는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지만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은 PD수첩에 대한 민사사건에서 정정·반론 보도 범위도 대폭 축소시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같은 날 농림부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광우병 보도에 대한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52649)에서 “일부 잘못된 보도 내용에 대해 정정·반론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일부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농림부가 정정·반론 보도를 요구한 내용은 ▲다우너 소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인 ▲특정위험물질 수입 여부 ▲한국인 유전자형과 광우병 감염 확률 ▲정부 협상단의 태도 ▲미국 인간광우병에 대한 정부 대응 ▲라면 수프 등을 통한 광우병 감염 위험 등 모두 7가지다. 재판부는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 위험이 크다’는 부분은 허위여서 정정할 의무가 있지만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잘 모르거나 은폐했고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해도 정부가 독자적 대응을 할 수 없다’고 보도한 내용은 의견 표명에 불과해 정정보도 청구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파괴왕 ‘Mr. 바이러스’ 오늘도 해외 여행 중

    파괴왕 ‘Mr. 바이러스’ 오늘도 해외 여행 중

    바이러스 대습격/앤드루 니키포룩 지음/이희수 옮김/알마/448쪽/1만 8000원 조류독감, 광우병, 구제역, 사스, 신종플루, 그리고 최근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 잊을 만하면 생기고 유행하는 바이러스 질병들은 이제 변종 확대와 함께 유행 속도도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대처 불능’의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는 섬뜩한 예측까지 서슴지 않고 내놓는다. 바이러스 질병들은 과연 제어할 수 없는 존재일까. 바이러스 질병들은 인류 문명과 함께 생겨나고 번창해 왔다. 문제는 질병들이 지독해지고 내성이 강해진다는 데 있다. ‘바이러스 대습격’은 갈수록 독해지는 바이러스 질병을 ‘생물학적 침입자’로 간주해 그 역사와 전망을 함께 다룬 생물학적 유행병 보고서이다. 최근 지구촌에 광범위하면서 마치 비행기 폭격 같은 형태로 인간의 생명과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현장을 낱낱이 보여준다. 책 속에 들어 있는 지난 10년간 통계만 보더라도 바이러스 질병의 창궐은 놀라운 양상이다. 네덜란드는 군대를 동원해 3000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했고 대만에서는 돼지콜레라가 휩쓸고 지나간 뒤 국민총생산이 2%나 하락했다. 광우병은 유럽, 캐나다, 미국은 물론 일본의 소고기 산업까지 삽시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아시아에서 살처분당한 닭, 오리, 메추라기만도 2억 마리가 넘는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이런 공격으로 세계 경제는 100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고 도살된 동물은 10억 마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20년간 횡행한 가축질병은 무려 600여종에 이른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 6500개 가축 품종 가운데 1350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기후 적응력과 질병 저항력을 키운 수백 년의 종자 개량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동물들이 매주 둘 중 하나꼴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융단폭격처럼 이어지는 가공할 ‘생물학적 침입’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시종일관 국제무역과 여행, 식습관의 변화로 압축되는 ‘세계화’를 지목한다. 경제 행위가 세계화하는 속도만큼이나 질병도 빠르게 세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판단대로라면 생물학적 시한폭탄인 이들 미생물 침입자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날개를 달아준 건 바로 인간에 의한 세계화이다. 인간이 매년 소비하는 음식과 구매 상품의 80%가량은 세계 바다를 누비는 선박에 의해 운반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30억 내지 50억t의 선박평형수가 버려진다. 그 무역 배설물 중 약 5000만t이 바다로 흘러들어 매일 7000종 이상의 해양 미생물, 해파리, 식물, 어류, 물벼룩의 서식지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화물선의 선박평형 탱크가 모험정신이 투철한 수생 침입자들의 3등석 교통수단이 되는 셈”이다. ‘무역을 포함한 일체의 경제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생물학적 거래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저자의 이 지론은 다양한 재앙의 사례로 입증된다. 광우병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세계 시민’ 대열에 합류한 건 국제무역과 방만한 권력 때문이었고 게으르기 짝이 없는 사스도 여행이 용이해지면서 덩달아 ‘해외 유람’에 나설 수 있었다. 이 같은 경향은 이미 50년 전 생태학자 찰스 엘튼도 지적한 바 있다. “우리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수천 종의 유기체들이 한데 뒤섞여 자연에서 무시무시한 전위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책에는 조류독감의 진원지가 철새가 아닌 대형 양계장을 비롯한 집약형 사육장이라는 것과 함께 사스가 순수하게 병원에서 만들어진 질병, 즉 ‘병원 감염 전염병’이라는 사실도 공개된다. 사스의 경우 아시아 대륙의 수많은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데 병원 근무 의료진이 다리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최근 국내 메르스 사태의 주요 진원지가 유명 병원이라는 사실과 포개져 섬뜩하다. 이처럼 생물학적 침입자들이 생태계를 급속히 혼란에 빠뜨리며 인간을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데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권력당국은 그저 ’안심하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 저자는 그 대목에서 “성대한 바이러스 파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심각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 메시지의 끝에 덧붙인 ‘훌륭한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름 아닌 “삶의 속도를 늦추라”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바이러스는 생존 위해 진화… 사람도 유전적 다양성 지녀

    저는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해안도시 오랑에 사는 베르나르 리외라고 합니다. 제 이름이 익숙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알베르 카뮈 선생께서 잘 써 주신 덕분이지요. 그렇습니다. 저는 그의 소설 ‘페스트’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의사입니다. 여기서 비행기로 열서너 시간 걸리는 한국이 메르스 때문에 어수선하다고 들었습니다.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처럼 낙타와 가깝게 지내는 나라도 아닌 곳에서 메르스가 발생해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는 소식에 좀 놀랐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인류에게는 큰 전염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1969년 미국 공중위생국장 윌리엄 스튜어트가 “전염병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는 선언까지 했던 것이죠.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신종플루, 조류독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등 새로운 전염병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인구 및 생태계의 급속한 변화 ▲병원체 전파를 가속화하는 국가 간 여행 및 교역의 증가 ▲기존 전염병 감소에 따른 공중보건 체계의 기능 상실 ▲항생제 남용 등을 신종 전염병이 증가한 원인으로 보더군요. 이 이야기를 들은 신문기자 랑베르는 “과학이 발달하면 바이러스 따위는 다 없애 버릴 수 있지 않느냐”고 하더군요. 하지만 바이러스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돌연변이)하기 때문에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그건 어려울 겁니다. 또 우리가 모르는 바이러스들이 아직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기존에 알려진 바이러스를 다 죽인다고 해도 다른 바이러스가 빈 공간을 채우고 들어올 겁니다. 그러면 더 심각한 전염병이 발생하는 거죠. 인류와 전염병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와 비슷합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날카로운 창을 갖고 나타나면 인류는 무적 방패를 찾아내거나 만들어 냅니다. 광우병이 대표적입니다. 바이러스가 아닌 변형 단백질로 인한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나 예방법이 없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존 콜린지 박사가 지난 10일 ‘네이처’에 광우병을 예방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더군요. 광우병은 프라이온 단백질 때문에 생깁니다. 콜린지 박사는 프라이온 단백질의 코돈129와 코돈127이라는 부분의 염기서열이 바뀌면 광우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가 좀 더 진행되면 광우병도 정복할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겁을 먹습니다. 오랑 주민들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바이러스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유전적 다양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질병이 나타났다고 해서 마냥 공포에 빠져 있을 필요는 없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군요.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암 원인 ‘쓰레기 단백질’ 생성 원리 세계 첫 규명

    암 원인 ‘쓰레기 단백질’ 생성 원리 세계 첫 규명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 뇌 질환과 암 등을 유발하는 ‘쓰레기 단백질’(단백질 응고체)의 생성 원리와 변이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난치질환치료제연구센터 김보연(왼쪽) 박사와 서울대 권용태(오른쪽)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체 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만들어지는 유해 단백질의 생성 및 분해 원리와 변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세포 내 단백질이 수명을 다하거나 손상되면 인체는 이를 분해해 폐기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과 불필요한 부분만 제거해 재활용하는 ‘자가 포식 시스템’을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이런 세포 처리 시스템은 면역계를 활성화하고 체내에 침입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이물질을 막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노화나 유전적 변이, 바이러스 침입 같은 세포 스트레스로 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폐기 처리돼 밖으로 배출돼야 할 단백질이 체내에 쓰레기처럼 쌓이게 된다. 이렇게 누적된 쓰레기 단백질은 세포 손상을 일으켜 광우병, 헌팅턴병,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의 신경계 질환은 물론 알코올성 간염 및 간암, 심근경색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 청소차가 고장 나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주변 환경이 오염되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김 박사 등 연구팀은 단백질이 ‘p62’라는 물질과 결합하면 리소좀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리소좀은 단백질 분해 효소를 갖고 있는 세포 내 작은 주머니로, 못 쓰게 된 세포 소기관을 파괴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을 파괴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세포에 스트레스를 줘 단백질을 응고시킨 뒤 p62를 인위적으로 결합시킨 결과 단백질 응고체가 제거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헌팅턴병의 원인 물질인 헌팅턴 단백질 응고체를 제거할 수 있는 p62 저분자 화합물을 최근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해 쓰레기 단백질을 제거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가로 이 물질이 다른 퇴행성 신경 질환, 암, 염증 질환,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적용될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 중이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나 암, 면역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축적된 쓰레기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변성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으로 인해 생기는 각종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람 뇌 먹는 부족 유전자로 치매·광우병 비밀 찾다

    사람 뇌 먹는 부족 유전자로 치매·광우병 비밀 찾다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아의 동부 고원지대에는 한때 상상을 초월하는 풍습을 가졌던 부족이 있다. 바로 가족과 친척의 장례식에서 시체의 뇌를 꺼내먹는 포어족이다. 인육을 먹는 끔찍한 이 풍습은 결국 뇌가 광범위하게 파괴돼 스폰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리는 쿠루(Kuru)병의 원인이 됐다. 원주민말로 '두려움에 떤다'라는 의미를 가진 쿠루병은 광우병과 사람의 크로이츠펠트-야코브(CJD)병과 비슷하다. 온몸이 떨리고 근육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다 결국 죽음을 맞는 것으로 1950년대 후반 서구 의료진의 도움으로 부족의 식인은 금지됐으며 창궐했던 쿠루병도 사라졌다. 최근 영국과 파푸아뉴기니아 공동 연구팀이 포어족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낸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연구의 주요 내용은 포어족 내 쿠루병이 사라진 것은 식인 풍습이 없어진 이유도 있지만 놀랍게도 유전적인 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광우병과 CJD병의 '범인'은 단백질 분자인 프리온(prion)으로 이 프리온 유전자에 변형이 생기면서 이같은 병이 생긴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놀랍게도 쿠루병을 앓다 살아남은 포어족의 프리온 단백질 속에는 변형된 특정 유전자가 존재해 병에 저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병에 내성이 생긴 것으로 이 연구가 특히 가치가 높은 것은 변형된 프리온이 쿠루병 뿐 아니라 치매나 파킨슨병 등에도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수많은 사람들이 앓고있는 이같은 뇌 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는 셈. 연구를 이끈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존 콜린지 교수는 "이 특정 유전자를 변형시켜 쥐 실험을 실시한 결과 쿠루병 뿐 아니라 CJD에도 저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이 결과는 치매같은 뇌 질환이 어떻게 발병하고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치료될 수 있는지 단서를 제공해 줄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채널A, 광우병 시위 사진으로 ‘세월호 시위대 경찰 폭행’ 오보

    채널A, 광우병 시위 사진으로 ‘세월호 시위대 경찰 폭행’ 오보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2003년 농민시위 사진과 2008년 광우병 집회 사진을 최근 세월호 추모집회 사진으로 둔갑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채널A는 지난 6일자 시사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에서 ‘단독입수’라는 자막과 함께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찰을 폭행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사진 중에는 세월호 집회와 관련 없는 과거 사진이 일부 포함돼 비난여론이 일었다. 채널A는 2008년 6월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시위대에게 폭행당하는 경찰의 모습을 담은 조선일보 사진 1장을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3년 한국과 칠레 FTA 비준을 앞두고 열린 농민집회 사진을 마찬가지로 세월호 집회 폭행 사건으로 둔갑시켜 보도했다. 현재 해당 영상은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채널A ’김부장의 뉴스통’ 진행자인 김광현 동아일보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6일 방송에 등장한 경찰 폭행 사진 2장은 2003년 6월 농민시위, 2008년 6월 광우병시위 사진이었다”면서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이다. 관련자와 시청자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추모집회 주관단체 등은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찰 “세월호 폭력 집회” 5명 영장청구

    지난 18일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 이후 유가족과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차벽과 캡사이신 최루액, 물대포를 총동원해 진압했던 경찰이 연행자 가운데 5명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훈방된 고교생을 제외한) 94명을 전원 입건하고 이 중 5명은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세월호 유가족은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참가자의 신원을 채증자료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8일의 집회 및 시위 상황에 대해 “불법을 넘어서 폭력 집회로 변질,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같은 양상이었다”고 규정한 뒤 “불법·폭력 행위자를 색출해 사법처리하고 경찰 차량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1일과 16, 17, 18일 세월호 추모 행사 4회 중 17일을 제외한 행사는 모두 불법으로 변질됐다”면서 “18일에는 집회 신고는 했지만 행진은 신고하지 않았고 나머지 세 집회는 아예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차벽’을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관련, 구 서울지방청장은 “차벽은 집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운용하는 ‘질서유지선’의 일종”이라면서 “경찰 병력으로 시위대를 직접 막으면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차벽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2011년 “차벽은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명백하고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가능한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며 선제적 차벽설치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대중, 누구냐 넌

    대중, 누구냐 넌

    대중(大衆). 대중음악, 대중미술, 대중소설, 대중도서, 대중매체, 대중스포츠, 대중교통, 대중운동, 대중집회, 대중정치…. 우리 사회의 어떤 요소들 앞에 붙여 놓아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은, 우리네 삶과 떼려야 떼어 낼 수 없이 ‘대중적’으로 쓰이는 표현 수단이다. 중세 봉건제에서 근대 자본주의로 넘어오는 과정 속 산업화의 발전에 따라 등장한 산물이다. 군중(群衆)과 다름은 물론이고, 민중(民衆)과도 그 쓰임,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주변에 늘 가깝게 있음에도 그 역사적, 철학적, 사회적 함의는 그리 만만치 않다. ‘현대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고매한 척, 고상한 척 하지 않고 수더분한 것, 특정 집단을 배제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대중적인 것’은 상대적으로 저급한 것, 혹은 조직화돼 있지 않아 무기력한 것, 개인이 몸을 숨길 수 있는 익명성 등으로 폄하의 의미 역시 내포하고 있음을 짐작할 따름이다. 긍정적 역할과 부정적인 기능이 혼재돼 있다. 이탈리아 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82)는 대중(mass)을 뛰어넘는 ‘다중’(multitude)의 개념을 내놓았다. 자본의 지배가 공장 울타리를 뛰어넘어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국가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제국의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통일되어 있지 않고, 복수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는, 저항하는 새로운 정치 주체’로서의 존재를 일컫는다. 네그리의 이론에 따라 국내 사정을 들여다보면 예컨대 효순이·미선이 사건, 광우병 소고기 수입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나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출해 온 대중들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동원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의 주체’로 정체성을 갖는 순간 다중이 됨을 뜻한다. 다중이라 부르건, 대중이라 부르건 달라질 바는 없다. ‘대중’은 접근의 방법과 시선에 따라 서로 다르게 차용되고 유통돼 왔다. 대중의 성격을 좀 더 정교하게 규명하고, 그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입체적 분석이 필요할 뿐이다. 새천년을 맞는 2000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스탠퍼드인문학연구소(SHL)가 시도한 연구 프로젝트의 첫 대상이 바로 대중이었다. SHL은 학제 간 벽을 넘어서는 융합연구의 상징과도 같은 연구기관이다. 이들은 계급, 성별, 연령, 인종, 국적 등이 혼합된 집합체로서 대중이 갖고 있는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학제 융합을 통해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SHL이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내놓은 ‘대중들’(Crowds)은 16명의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경제학 학자들이 모여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지서 18세기에 이뤄진 각 혁명들과 현대 사이에 존재한 근대적 대중의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측면을 추적했다. ‘따로 또 같이’ 진행된 협동적 인문학 연구의 또 하나의 전범이 됐다. 2006년 출간된 ‘대중들’은 최근 그린비 출판사에서 번역 소개했다. 그동안 개별 학문 분야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졌을지언정 인문학과 사회과학적 관점을 엮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연구로서는 사실상 첫 작업이 된다. 문화와 예술, 스포츠 등에서 더욱 강하게 부상하는 대중의 존재를 짚는 한편, 각 학문 분야별 관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대중의 사회적 인식, 대중의 존재감이 사회에 표출되는 방식을 교직하며 복원시킨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윌리엄 에긴턴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대중을 ‘친밀한 동시에 익명인 실체’로 규정했다. 공공 보편적인 선을 실천할 수 있는 집단화된 실체와 함께 개인적 욕망의 자유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집합체로서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협력하는 양상이 혼재돼 있는 존재가 대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발터 베냐민(1892~1940)이 말했던 ‘도시 대중의 근본적 익명성’ 혹은 ‘고독을 사랑했지만, 군중 속에서 구현되기를 원했던’ 샤를 보들레르(1821~1867)의 사유가 더 확장 심화된 결과물이다. 또한 앤드루 V 우로스키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 교수는 미디어, 또는 영화에 드러나는 숫자로 상징되는 대중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프로젝트 책임을 맡은 제프리 T 슈나프 하버드대 교수는 “군중의 종말을 성급하게 선언하는 이들이 있지만, 반전 시위에 참가한 수십만명의 대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도하는 수백만명의 대중, 체육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대중들은 집단적 행동의 영속적 매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자본과 노동의 조직이 파괴되고 인터넷 등으로 첨단화된 사회라도 대중의 존재는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에둘러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오늘의 눈] 뫼비우스의 띠를 끊으려면/김소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뫼비우스의 띠를 끊으려면/김소라 문화부 기자

    여름 휴가차 대만을 찾았던 2013년 7월은 한 육군 상병의 의문사 사건이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시점이었다. 전역을 앞둔 상병이 군기교육을 받다 사망한 이른바 ‘훙중추 사건’이었다. TV 뉴스는 하루 종일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고, 시민들은 하얀 셔츠를 입고 총통부 앞 거리를 점령했다. 여행 중 만난 대만 친구들은 “내일 당장 거리로 뛰어나갈 것”이라며 침울해했다. 1년 뒤 한국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 두 차례나 일어났다. 어느 병장은 동료들에게 총을 난사했고, 또 어느 일병은 가혹 행위를 당하다 사망했다. 둘 다 군대 내 집단 괴롭힘이 원인이었다. 대만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여론은 들끓었지만, 결과적으로 변한 건 없었다. 대만은 ‘훙중추 사건’을 계기로 여야가 합의해 군사재판의 시대를 마감했다. 그러나 한국은 두 차례의 홍역을 겪고도 치료법을 찾지 못해 군대 내 성폭력, 가혹 행위, 자살은 지금까지 줄을 잇고 있다. 갑자기 2년 전의 기억을 더듬는 건 과오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돌이표 안에 갇혀 버린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종종 덜컹거리기는 했지만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했던 한국 사회는 2008년 광우병 파동을 기점으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 정부는 국민과의 사이에 담벼락을 쌓은 지 오래고,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떠도는 파편화된 문장들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소극적인 네티즌이 됐다. 그런 사이 한국 사회에는 퇴행적인 사건사고들이 잇따라 일어났고 그 정점은 세월호 참사였다. 걷고 걸어도 제자리인 뫼비우스의 띠 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최근 연극계에서는 2008년부터 국정원의 대선 개입, 세월호까지 한국 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들을 파노라마처럼 돌아보는 작품 두 편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과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이강백 작가의 신작 ‘여우인간’이 그것이다. 두 연극은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한국 사회가 갇혀 버린 뫼비우스의 띠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뿔’은 허상으로 진실을 가리는 이들과 허상을 우루루 쫓는 이들을 풍자한다. ‘여우인간’ 속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모든 문제를 자신들을 홀리는 여우 탓으로 돌린다. 두 연극이 그려 내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은 하나다. 사회가 기울어져 간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사회를 다시 세울 이성과 현실 인식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다시 2년 전의 대만 여행이 떠오른다. 내 눈에 비친 당시의 대만 시민들은 의지와 동력이 넘쳤고, 그런 시민들의 요구를 즉각 받아들인 대만 정부는 뚜렷한 현실 인식이 있었다. 한국 사회도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 논리와 이념, SNS 속 허상에서 벗어나 세상을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 사회가 뫼비우스의 띠를 끊기 위해서도 2015년 4월은 그 어느 4월보다도 치열한 시간이어야 한다. sora@seoul.co.kr
  • ‘망각의 바다’ 속 세월호… 무대로 건져낸 공연계

    ‘망각의 바다’ 속 세월호… 무대로 건져낸 공연계

    2015년 4월, 공연계가 ‘세월호’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시대를 비추는 거울인 연극은 비로소 세월호를 무대 위에 올려 성찰한다. 거리극, 무언극, 2인극 등 다양한 장르를 빌려 세월호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40여년간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야기해 온 극작가 이강백은 신작 ‘여우인간’(4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을 통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을 되짚는다. 그가 말하는 한국은 “여우에 홀려 제정신이 아닌” 사회다. 광우병 파동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세월호 참사까지 “사람을 홀리는 여우 탓에 같은 실수를 반복해 저지른다”는 것이다. ‘여우인간’은 이강백 작가 특유의 우화다. 그러면서도 알레고리 기법을 활용한 기존 작품과 비교하면 직접적, 직설적이다. 여우 사냥꾼에 의해 꼬리가 잘린 여우들은 고향인 월악산에서 내려와 2008년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한다. 이들은 각자 국정원 정보요원, 시민단체 대표 비서, 오토바이 소매치기, 비정규직 청소부로 인간 세상에서 살아간다. 이들의 눈에 비친 인간들은 큰 사고가 생길 때마다 여우 탓만 한다. 여우들은 촛불시위의 배후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원흉으로 이리저리 내몰린다. 연극은 2008년 총선, 2012년 대선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 등의 사건들을 낯설게 하기의 기법으로 펼쳐 보인다. 스스로를 반성하지 못한 채 여우 사냥에만 골몰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김광보 연출은 여우들의 한판 놀이로 재해석한다. 인간들이 장기판 위의 말처럼 여우에 홀려 우왕좌왕하더니,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 엄숙한 합창이 울려 퍼진다. “미안, 미안합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못해…” ‘세월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은 합창은 마치 제의(祭儀)처럼 슬픔을 억누른 채 먹먹하게 객석을 울린다. 세월호 참사로 300명에 가까운 학생과 교사를 잃은 경기 안산시는 시민들이 함께하는 거리예술을 통해 슬픔을 달랜다. 오는 5월 1~3일 열리는 제11회 안산거리극축제는 총 61개 작품 중 10여편이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다룬다. 개막작인 오브제극 ‘안.녕.安.寧’은 희생자와 생존자, 유족들에게 평안을 기원한다. 안산 지역 고등학생들과 교사들은 8~19개의 에피소드로 꾸며진 2인극 ‘올모스트, 단원’을 만들어 친구들을 애도한다. 축제의 슬로건인 ‘액션(City in Action)’은 관객들의 삶에 다가가는 예술과 동시에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행동하는 안산 시민들을 의미한다. 한국과 호주의 예술가들이 함께 세월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연도 열린다. 남산예술센터는 세월호 참사 1주기인 4월 16일부터 25일까지 ‘델루즈(Deluge): 물의 기억’을 총 8회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 호주의 대표 시인 주디스 라이트(1915~2000)의 ‘홍수’(Flood)를 모티프로, 2011년 호주에서 발생한 홍수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처음 선보인 공연이다. 호주의 젊은 연출가 제러미 나이덱과 호주,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협업해 호주에서의 공연을 전혀 다른 버전으로 만들었다. 무대 위에 가득 널린 물병들로 물이라는 자연의 힘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한(恨)의 정서를 담은 움직임과 소리로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 고통을 표출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과 명예훼손/문소영 논설위원

    명예훼손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사회생활에서 일반적인 인격에 대한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다. 특히 형법에서 명예란 한 사람에 대한 평판과 명성 등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 즉 외부적 평가를 의미한다. 한국은 형법 307조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상대를 고소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공무원이나 공인에 대한 공공연한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그렇지 않다. 공공연한 사실을 ‘비방을 할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떠든다면 허위 사실을 유포할 때처럼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적용’은 한국의 특수한 사례라는 점에 많은 논란이 있다. 법률학자 중에는 위헌이니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국 형법의 기초가 된 일본과 독일은 어떤가. 세 나라가 비슷한데 실제 적용이 다르다. 독일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고 특히 피해자가 정치인일 경우에는 가중 처벌하는 규정은 있다. 하지만 법의 적용에서 독일연방법원은 1971년에 “공인은 명예보호에 관한 권리를 자발적으로 포기했다”고 판결했다. 일본은 ‘공익성 있는 진실을 적시하면 처벌하지 않고, 특히 공무원은 국민의 감시하에 둔다는 사상에 근거해 국민의 비판을 감수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의 명예훼손은 독일·일본의 형법과 달리 독창적이라고 해야 할지, 악법적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는 대목도 있다. 명예훼손의 성립에 ‘비방 목적’을 추가한 것이다. 여론을 침묵시킬 좋은 수단이라는 평가다.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와 미국 등에서 명예훼손죄의 형법 적용이 사문화된 이유는 권력이 정적의 비판을 침묵시키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악용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가 체제가 바뀐 1990년대 이후 명예훼손죄를 폐지한 이유다. 광우병 촛불시위의 주범으로 몰렸던 MBC의 ‘PD수첩’ 제작진을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지만, 1심에서 대법원(2011년)까지 한결같이 무죄 판결이 나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대법원이 “공직자나 정부는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보편적 판결을 했다는 해석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정무특보로 임명되면서 지난해 12월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이 뒤늦게 수면에 떠올랐다. 선출직 공무원이자 최근 청와대 정무특보까지 맡았으니 김 의원은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은 것이다. 유씨는 당시에 잘못된 풍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을 사과했다. 다음달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얼마 전 만난 한국 성직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답하기 어렵다. 국민과 소통한다는 자세로 유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면 어떨까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371억 들인 전염병연구소 인력은 달랑 4명

    371억 들인 전염병연구소 인력은 달랑 4명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국내 유일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전문 인력과 장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18일 전북도와 전북대 등에 따르면 광우병 등 가축과 사람이 함께 감염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예방 백신, 치료제 개발 등을 목적으로 2013년 말 전북대 익산캠퍼스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건립했다. 국비와 지방비 371억원을 투입해 지상 5층, 지하 1층에 연면적 1만 2713㎡ 규모의 연구소를 세웠다. 그러나 건물이 완공된 지 15개월이 지났지만 이곳에서 필요로 하는 장비와 인력을 확충하지 못하고 예산마저 뒷받침되지 않아 제 기능을 전혀 못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애초 국책연구소급으로 활용하기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용 생물차폐시설 등 첨단 설비를 갖췄다. 하지만 건물 외형만 갖추고 기초연구장비, 사육장비 등은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 300억원의 예산이 소요돼 지난해 100억원을 요구했지만 겨우 20억원만 지원받아 동물사육장비 시설을 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50억원을 요구했는데 연구장비 구입비 10억원, 운영비 5억원 등 15억원을 확보했다. 연구 인력도 10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근무 중인 인력은 4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채용한 연구 인력은 단 1명뿐이다. 특히 이 연구소는 운영 주체를 둘러싸고 논란을 거듭하다가 전북대 부설 연구기관으로 결정돼 교육부 소속이 되면서 예산 지원이 여의치 않게 됐다. 당초 국책연구소급 건물을 지어 놓고 운영을 전북대가 맡게 되면서 대학 연구소 수준으로 격하돼 정부 차원의 대규모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가축 질병을 관리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해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위상이 더욱 흔들리게 됐다. 이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건립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가 연구장비와 전문 인력 확충을 지원하고 공동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창궐하고 있는 구제역과 AI 등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대 관계자는 “각 부처와 산업체들이 공동 활용 방안과 활용도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양질의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캐나다서 광우병 재발…소고기 국내 수입 중단

    캐나다에서 광우병(소 해면상뇌증·BSE)이 4년 만에 재발해 국내 수입이 중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지난 11일 앨버타주의 소 한 마리가 광우병에 걸렸다고 통보해 즉시 캐나다산 소고기에 대한 검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역 중단은 캐나다에서 소고기를 수출해도 검역을 해 주지 않아 국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것은 2011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농식품부는 캐나다산 소고기 수입을 중단했다가 2012년 3월부터 검역 조치를 풀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현직 부장판사, 아이디 돌려가며 악성 댓글 2천개 달아 ‘내용이 더 충격’

    현직 부장판사, 아이디 돌려가며 악성 댓글 2천개 달아 ‘내용이 더 충격’

    현직 부장판사, 아이디 돌려가며 ‘정치편향 댓글 2천개’ 달아… 내용보니 ‘충격’ ‘현직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익명으로 정치적 성향의 댓글을 수천 개 달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수도권 지방법원에 근무 중인 A 부장판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다음·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5개의 서로 다른 아이디와 닉네임을 사용해 댓글을 달아왔다. 현재 확인된 댓글만 2000여 개로 실제 올린 댓글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방법원 A 부장판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20)씨 사건 기사에 대해 “모욕죄 수사로 구속된 전 세계 최초 사례”라는 댓글을 작성하며 김씨를 두둔했다. A 판사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촛불 폭동’으로 표현하는 댓글을 달았고, 항소심 판결에서 법정 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종북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는 댓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법원 관계자는 “A 부장판사 본인이 여러 개의 아이디로 수차례에 걸쳐 문제성 댓글을 작성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이어서 판사로서의 지위보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진 댓글 행위가 알려지게 된 경위가 의문이지만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킨 데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 사진=SBS 뉴스캡쳐(현직 부장판사)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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