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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은 밤 접어든 촛불집회 선두는 차벽대치, 후미는 콘서트

    깊은 밤 접어든 촛불집회 선두는 차벽대치, 후미는 콘서트

    12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3차 촛불집회에 100만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26만명)이 운집했다. 사실상 유사시 경찰이 통제할 수 있는 제한선 20만명을 훌쩍 넘겼고, 종로 일대가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이는 2008년 광우병 집회의 70만명을 크게 넘긴 것으로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최대 규모다. 오후 5시부터 5개 코스로 시작한 대행진이 끝나고 밤 10시에 접어들면서 집회는 선두와 후미로 양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두는 오후 8시부터 내자동 삼거리에서 경찰의 차벽을 마주한 채 대치 중이다. 일부 시민들이 경찰의 방패를 여러개 빼앗기도 했고, 경찰 버스 위에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비폭력’, ‘평화시위’ 등의 구호를 외치는 성숙함을 보였다. 또 이 와중에 한 시민이 탈진해 쓰러져 응급차로 후송됐다. 오후 6시 40분쯤에는 시민 1000여명이 청와대에서 200여m 떨어진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고 불법집회를 멈추어 달라는 경찰의 경고에 20여분만에 경복궁역 사거리 방면으로 이동했다. 원래 경찰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을 불허하고,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까지만 행진을 허가했다. 그러나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오후 1시 30분쯤 경복궁역 삼거리까지는 행진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경복궁역부터 청계6가까지 이어지는 율곡로에 행진이 허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272개 중대 2만 50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지난 7일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경찰이 동원할 수 있는 경력은 3만명 이상이 될 수 없다”며 “20만명이 모였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현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막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 추산으로도 26만명이 몰려 경찰의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 서울광장에 있는 후미는 문화제 형식의 집회를 열고 있다. 가수들의 콘서트가 진행됐고, 특히 이승환 콘서트는 큰 환호를 받았다. 저마다 촛불을 들고 ‘국민들이 주인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비닐봉지를 들고 쓰레기를 치우는 이들도 많았다. 세종대로 서울신문 앞부터 쓰레기를 치우던 최모(25·여)씨는 “끝난 뒤에 쓰레기 하나 바닥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정권이 국민의 위대함을 좀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모(43·여)씨도 12살 딸과 함께 쓰레기를 주웠다. 그는 “처음 나온 집회인데 도착해서 사람들을 보니 마음 뭉클하다”고 말했다. 딸 서모양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신난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한 페이지에 나도 동참하는 거라고 엄마가 말해줬다”면서 흥미로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강신 기자 xin@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박근혜 물러나라” 3차 촛불집회 수십만 운집…광화문~숭례문까지 100만명

    “박근혜 물러나라” 3차 촛불집회 수십만 운집…광화문~숭례문까지 100만명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12일 오후 서울 도심과 전국에서 열렸다. 서울에서만 오후 7시 30분 기준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이번주가 박 대통령의 퇴진 등을 가늠할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같은 시각을 기준으로 26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 추산 기준만으로도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다.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8만명, 주최 측 추산 70만명),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시위(13만명, 주최 측 추산 20만명) 참가 인원을 이미 넘어섰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사망, 국정교과서 강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등을 두고 현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이 계속됐다. 도심 행진과 이후 이어지는 행사 과정에서 인원은 더 늘어나 1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서울시민은 물론 지방에서 전세버스나 열차로 상경한 인원도 상당수이고, 대학생, 청소년, 가족 단위 참가자 등 면면도 다양하다. 참가자들은 총궐기 집회 이후 종로, 을지로, 의주로 등 서울 도심 곳곳을 거쳐 청와대 진입로인 내자동네거리까지 5개 경로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앞서 최소한의 교통 소통 확보를 이유로 내자동로터리를 낀 율곡로 남쪽까지만 행진을 허용했다. 그러나 주최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이날 법원이 받아들여 내자동네거리까지 행진이 가능해졌다. 행진이후 오후 7시쯤부터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한편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 5000여명을 집회현장 주변에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행진 종착지인 내자동네거리 등 청와대 방면 진입로에는 차벽이 설치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차 촛불집회, 주최측 “시민 85만명 운집”…광우병 촛불집회 넘어서

    3차 촛불집회, 주최측 “시민 85만명 운집”…광우병 촛불집회 넘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85만명(주최측·경찰 추산 22만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 도심에 모인 집회 참가자가 85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최다 인원이 운집한 6월 10일 집회 때 주최 측 추산 70만명을 넘어섰다. 이보다 앞서 경찰이 추산한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은 광우병 촛불집회 참가 인원보다 많았다. 당시 경찰은 8만명이 집결했다고 추산했는데, 이날은 본집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3시쯤 11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경찰 추산 집회 참가자 수는 계속 늘어 본집회 후 행진 시작 직후인 오후 5시 35분 현재 22만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집회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집회가 끝나고 행진이 시작돼 청와대와 1㎞ 정도 떨어진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로터리) 인근에 촛불을 든 시민이 꽉 들어찼는데도 주변 지하철역에서는 집회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차 촛불집회 참석하려 전국이 이동 중

    3차 촛불집회 참석하려 전국이 이동 중

    12일 오후 서울 광장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3차 촛불집회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1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집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집회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시민들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주최 측은 이날 최소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 경찰은 16만∼17만명 참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서울 광장과 세종대로변 일대는 민노총 소속 노조원과 일반 시민에다 특수직 교사들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전국 교육공무원들로 가득했다. 서울 시청 주변에는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준비한 김밥 등으로 점심을 먹는 모습들도 보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총궐기 집회 이후 오후 5시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로, 서대문, 을지로 등을 거쳐 청와대와 가까운 율곡로 남쪽까지 촛불을 들고 도심 행진을 벌인다. 행진이 끝나는 오후 7시쯤부터는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전인권·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촛불집회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도 뜨겁다.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이미 2차 집회참가자 규모를 넘어섰다.”는 등 자신이 파악한 집회상황을 올리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4차선 버스들 면면히 ㄷㄷ하네요”라는 글을 통해 “한남에서 경부 하행선을 타고 내려오면서 상행선 버스들이 2개 차로 차지하는데 버스 앞유리창에 붙어있는 것들 보니 전부 지방서 올라오는 농민회 시민연대 노동조합 전교조 버스들이네요.”라면서 “오늘 모두 화이팅 입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집앞에 강남, 잠실, 사당, 시청-서울역가는 버스 정류장인데 저 긴 줄이 시청 가는 버스줄입니다. 오늘가서 역사책에 나오려 방석사러 홈플왔습니다. 광장에서 만나요.”라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 5000여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한다. 이전 두 차례 집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고,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만큼 안전관리와 교통 소통에 중점을 두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은 오후 3시 여의도에서 맞불 집회를 벌인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정국 분수령’ 오늘 주말 촛불집회…최대 100만명 “박근혜 퇴진” 외친다

    ‘정국 분수령’ 오늘 주말 촛불집회…최대 100만명 “박근혜 퇴진” 외친다

    12일 토요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다. 사실상 현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예상으로 최대 100만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 집회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그에 앞서 오후 2시 대학로와 종로, 남대문, 서울역, 서울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노동계, 청소년, 대학생, 빈민·장애인, 여성계, 학계, 농민 등이 사전집회를 연 뒤 오후 4시 서울광장에 집결한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을 포함한 시민들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주최 측은 이날 최소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 경찰은 16만∼17만명 참가를 예상한다. 이날 집회의 하이라이트는 총궐기 집회 이후 이어지는 도심 행진이다. 오후 5시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로, 서대문, 을지로 등을 거쳐 청와대와 가까운 율곡로 남쪽까지 촛불을 든 시민들의 물결이 이어진다. 주최 측은 애초 청와대 진입로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 4개 경로로 행진을 신고했다. 경찰은 최소한의 교통 소통 확보를 이유로 그보다 남쪽으로 내려간 지점까지만 행진하도록 조건을 붙여 주최 측에 통보했다. 참여연대는 조건 통보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법원에 금지통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날 오전 11시 열리는 심리에서 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행진이 끝나는 오후 7시쯤부터는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전인권·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 5000여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한다. 이전 두 차례 집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고,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만큼 안전관리와 교통 소통에 중점을 두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촛불 상경버스 동나고 후원금 열기… 朴대통령 거취 분수령

    촛불 상경버스 동나고 후원금 열기… 朴대통령 거취 분수령

    지방 참가자 늘어 전세버스 품귀… “핫팩 제공하자”에 600만원 모여 이통사 기지국 용량 증설·추가 설치 경찰, 靑 앞까지 행진 불허 방침… 보수단체 맞불집회 겹쳐 충돌 우려도 최대 100만… 2000년대 최대 전망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 집회에 주최 측(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추산 50만~100만명(경찰 추산 16만~17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참여를 위해 상경하려는 사람들로 전세버스가 동이 나고 ‘야 3당’ 정치인뿐 아니라 방송인·연예인들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번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의 전망대로라면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운집한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을 웃돌아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가 된다.근거는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는 전세버스 품귀현상이 대표적이다. 11일 부산 지역의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애초 전세버스 120대를 빌리기로 했지만 참가 신청자가 2배 이상 늘면서 250대로 늘렸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들도 전세버스 100여대를 동원해 상경한다. 청소년 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은 지난 5일 두 번째 촛불집회에서 모금한 돈으로 각 지역 학생들의 이동 비용을 지원한다. 현대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 울산 지역 노동계에서도 4500명이 서울로 향한다. 전북교육청은 집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건 교사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이번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지도부를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가세한다. 오후 7시부터 열리는 문화제에는 김제동, 김미화 등 방송인들과 이승환, 전인권 등 가수들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 지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는 광화문집회가 생중계된다. 온라인에는 집회 참여를 촉구하거나 안전 집회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퍼졌다. 한 동네 약사는 시위 참가자에게 핫팩을 지원하려 한다며 후원금을 모집했고 약사 50여명이 참여해 약 600만원을 모았다. 깔개나 전자촛불을 준비하라는 것부터 살수차가 등장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물안경, 우비 등을 챙기라는 조언도 있었다.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이동통신 3사도 서울시청과 광화문 주변에 기지국 용량을 늘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기지국 용량을 평상시의 2배 정도로 증설하고 상황실을 운영하며 필요시 차량 이동 기지국을 배치하기로 했다. KT는 LTE 원격기지국(RU)과 와이파이 AP, 차량 이동 기지국 5대를 운영한다. LG유플러스도 이동기지국 등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민중총궐기 집회의 핵심은 거리 행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 측은 서울광장부터 세종로사거리·내자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까지만 행진을 허용한 상태여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보수단체인 박사모, 엄마부대 등도 맞불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시민단체끼리 갈등을 빚을 우려도 있다. 한편 이날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연세대 졸업생 1190명은 ‘이한열과 함께하는 연세인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이한열이 세우고자 했던 민주주의가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자격 없는 대통령의 통치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케어,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 시민단체들도 성명서를 통해 “최순실과 그 세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모든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적 이익만을 도모하는 동안 국가가 챙겨야 했던 이 땅의 숱한 생명들은 그 어떤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2일 ‘박근혜 퇴진’ 3차 주말 촛불집회…주최측 “50만∼100만명 예상”

    12일 ‘박근혜 퇴진’ 3차 주말 촛불집회…주최측 “50만∼100만명 예상”

    오는 12일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다. 이날 집회에는 지방에서도 시민들이 대거 상경할 예정이다. 주최 측에서는 최소 5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일 경찰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는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주최 측은 최소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 경찰은 16만∼17만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최다 인원이 운집한 6월10일(주최 측 70만명·경찰 8만명)을 웃도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전세버스 등을 이용해 참가할 예정이다. 청소년 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도 지난 주말(11월 5일) 집회에서 모금한 돈으로 각지 학생들의 상경 비용을 지원한다. 본 행사에 앞서 오후 2시 대학로와 종로, 남대문, 서울역, 서울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노동계, 청소년, 대학생, 빈민·장애인, 여성계, 학계, 농민 등이 사전집회를 연 뒤 오후 4시 서울광장에 집결한다. 1부 행사가 끝나면 오후 5시쯤부터 대규모로 행진이 시작된다. 주최 측은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목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 4개 경로로 행진을 신고했다. 각각 종로, 서대문, 을지로 등을 거치는 경로여서 행진 시간대 이 일대 차량 통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내자동로터리를 지나는 율곡로 남쪽까지만 행진하도록 주최 측에 제한 통고했다. 서울 동서 간 주요 축인 퇴계로·을지로·종로가 모두 행진 구간이어서 나머지 한 축인 율곡로 통행만큼은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날 행진은 대규모 인원이 청와대를 북쪽에 두고 도심 일대에서 넓게 에워싸는 ‘포위’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일부가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한다면 경찰과 산발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행진이 끝나고 오후 7시부터는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전인권·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도 출연해 발언과 공연에 동참한다. 문화제 종료 후에는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지지율 5% 대통령/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지율 5% 대통령/임창용 논설위원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은 누굴까. 어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에 궁금증이 발동했다. ‘어딘가엔 있겠지. 우리 대통령만 그렇진 않을거야’라고 작은 위안이라도 받고 싶었던 것일까. 한데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현직 대통령이 5% 이하의 지지율을 기록한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하긴 지지율이 그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자리를 보전하는 게 쉽지는 않을 듯 싶다. 요즘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자주 꼽힌다. 언론에선 으레 ‘프랑스 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2012년 51%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1년 만에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해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내년 재선에 도전해야 하는데, 대통령 대신 총리를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나라 살림을 파산 위기에 빠뜨린 죄로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2013년 집권 초기 60%를 넘었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그의 통합사회주의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총리를 지낸 고든 브라운은 지지율이 워낙 낮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의 불법 거주자’란 별칭까지 얻었다. 지지율이 10%대 초반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2010년 총선에서 정치 신인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에 자리를 내줬다. 우리나라는 5년 단임제의 특성상 대통령들이 재임 4년차 이후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 60~70%의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지만 4년차 이후엔 30% 이하로 떨어졌다. 모두 20%대 중반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김 전 대통령은 아들 홍업·홍걸씨의 비리, 노 전 대통령은 친형인 건평씨의 땅 투기 의혹과 여권 분열 등이 발목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첫해 광우병 파동 때 지지율이 급락했다가 중반에 다소 반등했지만 집권 말기 친형 이상득 의원과 측근 비리로 다시 추락했다. 이번 조사 이전까지 대통령 지지율 최저 기록은 6%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임기 말인 1997년 4분기 조사에서 ‘수립’했다. 당시 구제금융 신청과 아들 현철씨의 비리 연루가 겹쳤을 때다. 살인적인 물가와 금리, 대량 실직, 연봉 삭감, 외환보유고 소진 등으로 전 국민이 패닉 상태였다. 이번 최저 기록(5%)은 앞으로 경신될지도 모를 일이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대통령과 비선 실세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검사 앞에 앉고, 그 측근들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상황이 계속되는 마당에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언젠가 박 대통령 앞에 ‘세계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이란 수식어를 외신들이 붙인다면 그 또한 수치일 것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열린세상] 공정한 경제제도의 확립 기대하며/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공정한 경제제도의 확립 기대하며/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정치 불안감이 높다. 향후 정치권에 대한 전망도 불확실하다. 최순실 스캔들로 야기된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적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대학교수나 학생들의 시국선언과 사회 각층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 사태가 자칫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더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크다. 이 같은 우려가 단지 기우 이상이었다는 것을 지난 몇 번의 경험에서 알 수 있다. 1997년 한보 사태, 2004년 대통령 탄핵 사태, 2008년 광우병 파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이들 사태에 따른 정치사회적 혼란은 모두 경제 위기나 국내 경제의 침체로 연결됐다. 작금의 사태는 어쩌면 예고된 것이었다. 저성장 국면에 빠진 우리 경제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도 한때는 10% 내외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며, 신흥국 중 가장 빠른 소득 수준의 향상을 경험했다. 그 이후에도 한참 동안 한국 경제는 성공적인 성장 모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 5년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적으로 2.8%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둔화됐다.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진한 경제적 성과는 경제의 생산력을 결정하는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기술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이전보다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시 물적·인적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와 기술의 발전 정도를 규정하는 문화나 제도 등 근본적인 원인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근검, 성실, 높은 교육열 등과 같은 문화적 요인은 고성장기에 충분한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함으로써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의 근저에는 ‘기회의 평등’과 ‘성공을 위한 사다리’에 대한 신념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교육열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연간 노동 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2위이며, 대학 진학률도 70% 수준으로 가장 높다. 그러나 과거에 지녔던 신념은 ‘흑수저·금수저 논란’이나 ‘사다리 걷어차기’ 등으로 훼손된 지 오래다. 제도적 측면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제도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이 생산요소를 축적하고 신기술을 채택하게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원칙이나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이 무시되거나 변화된 사회와 경제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경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경제제도가 재산권 보호, 사법 시스템의 공정성, 금융질서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작금의 사태는 특히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경쟁력 약화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져 일본과 남미의 장기 불황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급한 전망일 수 있으나 경제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듯하다. 앞으로 전개될 정치 과정은 최근의 정치 스캔들에 개헌 가능성, 내년의 대통령 선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주문한다. 우선은 내년도 예산안 및 국회에 계류된 핵심 경제법안, 즉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노동개혁법 등에 대해 주어진 기한 내에 엄정한 심사와 처리를 함으로써 정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임과 동시에 구조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향후의 개헌 논의나 입법 과정은 경제제도가 합법성과 공정성이 엄격히 적용되는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성장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글로벌화의 후퇴,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 축소, 지속되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 등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환경으로 향후의 경제성장 경로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근본 원인을 다시 검토하고 개선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가장 긴급한 과제다.
  • 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침묵한 서울대 교수들 뒤늦은 시국선언 준비

    ‘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서울대 교수사회의 소극적인 태도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순실 게이트’로 학생들과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서울대 교수들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서울대 교수들이 31일 시국선언을 두고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서울대의 상징성을 생각할 때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대 학사 졸업 후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는 조모(31·여)씨는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시대 관악은 너무 수치스럽다”며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학교 사회학과 졸업생 고모(38)씨는 “최순실 게이트는 앞서 광우병이나 국정 역사교과서 등과 다르게 이념과 정파적 갈등을 뛰어넘은 초유의 사태”라며 “여기에 침묵하는 것은 부끄러운 지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사회의 자기비판도 나온다. 서울대 83학번의 한 교수는 “제도권에서의 학문만 강조하는 지금의 구조는 교수들의 손톱, 발톱을 모두 뽑는다”며 “대학이 교수들에게 체제 순응적인 사고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1980~1990년대 이후 서울대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지 나를 포함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서울대 교수는 “민교협에서 교수들 이름을 포함해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한 행위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국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도 사회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행동하기 어렵다. 사실 교수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서울대 평의원회 관계자는 “(시국선언은) 민교협에서 하지 않겠느냐”며 “평의원회는 공식 기구여서 시국선언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서울대 민교협 관계자는 “시국선언을 빨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전체 교수 집단의 서명을 받을지, 민교협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할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교협은 1987년 6월 26일 민주화를 위해 결성된 교수 단체로 민주주의와 관련된 교수사회의 목소리를 주도하는 단체다. 명희진 기자 mh46@seoul.co.kr
  • ‘70억짜리’ 광화문 돌 포장 차도 걷어낸다

    ‘70억짜리’ 광화문 돌 포장 차도 걷어낸다

    25일부터 10억 들여 양방향 공사 7년간 보수공사 비용만 28억 2009년 약 70억원을 들여 포장한 광화문 화강석 돌 포장을 걷어내고 아스팔트로 바꾼다. 잦은 파손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광장 공간과의 연속성, 도시경관 등을 고려해 추진했던 돌 포장은 지난 7년 4개월간 보수공사 비용이 공사비용의 40%가 넘는 28억원이 들어갈 만큼 파손이 잦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광화문 차도 돌 포장의 잦은 파손 이유로 ▲통행량 과다 ▲기존 아스팔트를 제거하지 않고 그 위에 돌 포장 ▲급제동과 급가속 등을 들었다. 돌 포장이 파손된 위치가 주로 버스가 정차하는 곳인데 하루에 무게가 12~15t에 이르는 버스 1247~3415대가 멈췄다 출발하면서 집중적으로 하중을 받아 돌 포장이 떨어져 나간다고 했다. 또 여름에는 물러지는 아스팔트 위에 모르타르를 바르고 바로 화강석을 깔아 돌 포장이 가라앉는다고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차도의 아스팔트 포장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9억 8000만원을 들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광화문역까지 양방향 총 6차선 190m와 240m에 걸쳐 이뤄진다. 2단계로 나머지 광화문역에서 광화문 교차로까지 양방향 315m와 365m 구간은 내년에 포장 파손을 지켜보면서 이뤄진다. 지난해 돌포장 보수비용으로 9억여원이 들었는데, 아스팔트로 바꾸는 데도 비슷한 비용이 드는 셈이다. 서울시 측은 “돌 포장이 아스팔트보다 유지 보수 비용이 8배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유럽의 도시처럼 차도를 돌 포장으로 하는 데는 경찰과 서울시 모두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 시는 청계천광장 차도에 깐 사방 6인치 크기의 사괴석을 주장했고 경찰은 현재의 화강석을 선호했다. 차도 돌 포장을 논의했던 2008년에는 광우병 관련 시위가 한창이라 경찰은 사괴석으로 깔면 시위대가 도로의 돌로 투석전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광화문 차도와 같은 넓은 도로는 돌 포장을 지양하고, 좁은 도로에서만 사용한다”며 “광장 차도 조성 당시보다 버스 통행량이 늘어나는 등 고려하지 못했던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70억짜리’ 광화문 돌 포장 차도 걷어낸다

    ‘70억짜리’ 광화문 돌 포장 차도 걷어낸다

    7년간 보수공사 비용만 28억 2009년 약 70억원을 들여 포장한 광화문 화강석 돌 포장을 걷어내고 아스팔트로 바꾼다. 잦은 파손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광장 공간과의 연속성, 도시경관 등을 고려해 추진했던 돌 포장은 지난 7년 4개월간 보수공사 비용이 공사비용의 40%가 넘는 28억원이 들어갈 만큼 파손이 잦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광화문 차도 돌 포장의 잦은 파손 이유로 ▲통행량 과다 ▲기존 아스팔트를 제거하지 않고 그 위에 돌 포장 ▲급제동과 급가속 등을 들었다. 돌 포장이 파손된 위치가 주로 버스가 정차하는 곳인데 하루에 무게가 12~15t에 이르는 버스 1247~3415대가 멈췄다 출발하면서 집중적으로 하중을 받아 돌 포장이 떨어져 나간다고 했다. 또 여름에는 물러지는 아스팔트 위에 모르타르를 바르고 바로 화강석을 깔아 돌 포장이 가라앉는다고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차도의 아스팔트 포장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9억 8000만원을 들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광화문역까지 양방향 총 6차선 190m와 240m에 걸쳐 이뤄진다. 2단계로 나머지 광화문역에서 광화문 교차로까지 양방향 315m와 365m 구간은 내년에 포장 파손을 지켜보면서 이뤄진다. 지난해 돌포장 보수비용으로 9억여원이 들었는데, 아스팔트로 바꾸는 데도 비슷한 비용이 드는 셈이다. 서울시 측은 “돌 포장이 아스팔트보다 유지 보수 비용이 8배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유럽의 도시처럼 차도를 돌 포장으로 하는 데는 경찰과 서울시 모두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 시는 청계천광장 차도에 깐 사방 6인치 크기의 사괴석을 주장했고 경찰은 현재의 화강석을 선호했다. 차도 돌 포장을 논의했던 2008년에는 광우병 관련 시위가 한창이라 경찰은 사괴석으로 깔면 시위대가 도로의 돌로 투석전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광화문 차도와 같은 넓은 도로는 돌 포장을 지양하고, 좁은 도로에서만 사용한다”며 “광장 차도 조성 당시보다 버스 통행량이 늘어나는 등 고려하지 못했던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70억 들인 광화문 차도 돌포장 아스팔트로 바꾼다

    2009년 약 70억원을 들여 포장한 광화문 차도의 돌 포장을 잦은 파손 때문에 걷어내고 아스팔트로 바꾼다. 광화문 광장을 조성하면서 광장 공간과의 연속성, 도시경관 등을 고려해 추진했던 돌 포장은 지난 7년 4개월간 공사비용의 40%가 넘는 28억원이 보수비용으로 들 만큼 파손이 잦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광화문 차도 돌 포장의 잦은 파손 이유로 ?통행량 과다 ?기존 아스팔트를 제거하지 않고 그 위에 돌 포장 ?급제동과 급가속 등을 들었다. 돌 포장이 파손된 위치가 주로 버스가 정차하는 곳인데 하루에 무게가 12~15t에 이르는 버스 1247~3415대가 멈췄다 출발하면서 집중적으로 하중을 받아 돌 포장이 떨어져 나간다고 봤다. 또 여름에는 물러지는 아스팔트 위에 몰탈을 바르고 바로 화강석을 깔아 돌 포장이 가라앉는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광장 차도의 아스팔트 포장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9억 8000만원을 들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광화문역까지 양방향 총 6차선 190m와 240m에 걸쳐 이뤄진다. 2단계로 나머지 광화문역에서 광화문 교차로까지 양방향 315m와 365m 구간은 내년에 포장 파손을 지켜보면서 이뤄진다. 지난해 돌포장 보수비용으로 9억여원이 들었는데, 아스팔트로 바꾸는데도 비슷한 비용이 드는 셈이다. 서울시 측은 “돌 포장이 아스팔트보다 유지 보수 비용이 8배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광장을 조성하면서 유럽의 도시처럼 차도를 돌 포장으로 하는 데는 경찰과 서울시 모두 합의했지만, 당시 시는 청계천 광장 차도에 깐 사괴석을 주장했고 경찰은 현재의 화강석을 선호했다. 차도 돌 포장을 논의했던 2008년에는 광우병 관련 시위가 한창이라 경찰은 주행속도가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화강석을 주장했으나 시위에 돌이 사용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광화문 차도와 같은 넓은 도로는 돌 포장을 지양하고, 좁은 도로에서만 사용한다”며 “광장 차도 조성 당시보다 버스 통행량이 늘어나는 등 고려하지 못했던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CJ제일제당·대상 등, 건강 유해성 논란 있는 GMO식품 1000만t 수입”

    “CJ제일제당·대상 등, 건강 유해성 논란 있는 GMO식품 1000만t 수입”

    CJ제일제당, 대상 등 대기업들이 5년 6개월간 1000만t이 넘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를 수입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GMO는 유전자 기술을 통해 추위, 병충해 등에 내성을 갖게 개량한 품종이다. 그 유해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안전하다고 알려진 GM옥수수에 대해서도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받은 업체별 GMO 수입 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1066만t의 GMO가 국내에 수입됐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사조해표, 삼양사, 인그리디언코리아가 이 중 96%를 수입했다. CJ제일제당이 340만t(31.98%), 대상이 236만t(22.12%), 사조해표가 177만t(16.61%), 삼양사가 172만t(16.11%), 인그리디언코리아가 140만t(13.17%)을 각각 들여왔다. 이처럼 식품 업계의 대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GMO를 수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 GMO가 어떤 식품에 얼만큼 첨가돼 있는지 알 수 없다. 현행 표시제도에서는 업체가 GMO를 원료로 써서 식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표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최근에는 발암 및 광우병을 유발하는 등 안전성 논란이 첨예한 GM젖소성장호르몬이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기업이 GMO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국회가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 식품위생법, 건강기능식품법 등을 개정해 GMO를 원재료로 사용한 식품은 예외 없이 그 사실을 소비자에 알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정부, 촛불집회 시민단체 상대 소송 2심도 패소

    정부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부(김상환 부장판사)는 19일 국가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와 이들 단체의 간부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국가는 광우병 대책회의 등 단체가 2008년 5~6월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고 버스 등을 파손했다며 같은 해 7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국가는 경찰관과 전·의경 300여명의 치료비 2억 4700여만원, 파손된 버스와 빼앗긴 통신·진압장비 값 2억 7000여만원을 합해 5억 17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1심은 “물적 피해를 일으킨 집회 참가자들이 시민단체 구성원이거나 지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국가의 청구를 기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마트폰·양극화·피해의식 먹고 자란 괴물… ‘괴담’ 지구 뒤덮다

    스마트폰·양극화·피해의식 먹고 자란 괴물… ‘괴담’ 지구 뒤덮다

    국내 사드·대지진 검증 안된 글 확산 해외서도 브렉시트 등 놓고 說·說·說 시민 불안 정치적 이용 차단 노력에도 SNS 등 통해서 전세계로 퍼져나가 “다국적 제약회사가 돈벌이를 위해 지카바이러스를 만들었다.”(브라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토의 70%가 세슘에 오염됐다.”(일본) “난민이 13세 러시아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했다.”(독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지 않으면 2~3년 안에 수백만명의 난민이 몰려온다.”(영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에 노출되면 불임, 기형 등이 야기된다.”(한국) 전 세계가 괴담과 전쟁 중이다. 각국 정부는 괴담의 진위를 파악하고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진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어느 시대에나 괴담은 존재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선 스마트폰을 도구로 삼은 확산 속도가 여느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이 빨라 정부의 통제 능력을 넘어선다. 양극화 심화, 이로 인한 계층 갈등과 사회적 약자의 불안감·피해 의식 등은 현대사회의 괴담 발생과 빠른 확산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우병 괴담처럼 정부가 괴담 통제 어려워” 우리나라에서는 사드 괴담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북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성주 참외가 방사능에 노출되고 이 참외를 먹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는 내용이다. 정부와 미군은 해외 사드 기지까지 공개하면서 괴담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소문은 여전하다. 부산·울산 등지에는 가스 냄새 괴담이 널리 퍼진 상태다. 시민들이 112·119 신고센터에 알린 가스 냄새가 지진의 전조이며 이들 지역 곳곳에서 발견된 개미들의 긴 행렬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학자들은 두 사례 모두 지진의 전조라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괴담은 여전히 확산되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두고 돌았던 ‘광우병 괴담’에 대해 정부가 진실을 알리고도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우는 데는 실패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불안을 전제로 확산되는 괴담을 막는 것은 극히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기존에는 상대에게 표출하지 못했던 극단적인 심증이나 논리가 실시간으로 여과 없이 온라인 공간에 노출된다”며 “자주 노출되고 동조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어느새 괴담이 사실로 둔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포 과정에서 괴담에는 살이 붙고 규모가 커지는데, 이때 괴담을 반박하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또 다른 괴담이 퍼지기도 한다”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사회 혼란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중남미와 미국은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 괴담’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정부가 세계경제를 주무르기 위해 바이러스를 퍼뜨렸고, 유일한 치료제는 미국에만 있다’, ‘대형 제약회사가 돈을 벌려고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실제로는 이 바이러스 백신이 소두증을 유발한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유전자 변형을 한 뒤 방사한 모기가 오히려 바이러스의 원인이 됐다’는 등의 게시물이 빠르게 퍼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 부인했지만 괴담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독일서 “난민이 소녀 성폭행” 거짓으로 드러나 난민 포용 정책을 고수한 독일에도 괴담이 퍼져 갈등을 증폭시켰다. 지난 1월에 퍼진 ‘난민 성폭행설’이다. ‘베를린에서 13세 러시아 소녀가 난민 남성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고 11시간 뒤에 풀려났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독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실제 성관계는 있었지만 강제성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독일 내 러시아계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괴담은 확산됐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까지 나서 “모종의 이유로 사건이 은폐됐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5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계엄령 괴담’이 나돌았다. ‘연방 정부가 정적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에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7월에 실시하는 특수전사령부의 군사훈련 ‘제이드 헬름 15’의 작전지도가 공개된 것이 발단이었다. 지도에 텍사스와 유타주가 붉은색으로 표시됐는데, 보통 군 훈련에서 가상 적군을 적색으로 표시하는 관례를 들어 텍사스·유타주가 가상 적군이라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이 두 주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높다는 것과 결합하면서 괴담이 불거졌다. 텍사스의 라디오 진행자 앨릭스 존스가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특수전 군사훈련은 텍사스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주장하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주방위군 사령부 공문에 “군사훈련 기간 주민들이 안전과 헌법적 권리, 시민 자유권을 침해받는 것을 예의주시하라”고 지시하면서 괴담이 일파만파 커졌다. 백악관 및 국방부가 “새로운 전쟁 전술훈련이며 시민들이 불안해할 요소는 하나도 없다. 텍사스주가 요구하는 어떤 정보든 공개하겠다”고 해명하면서 괴담은 겨우 진정됐다. 이에 비해 2011년 시작된 일본의 방사능 유출 괴담은 5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일본 후쿠시마 대규모 원전 사고 이후 ‘일본 국토의 70%가 방사성물질인 세슘에 오염됐다’는 글이 확산됐고, 방사능으로 인해 기형으로 변한 생선이나 식물을 찍었다는 사진들이 유포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정부가 진실을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심만 커지고 있다. ●터키 정부 해명에도 국민 32% “쿠데타 자작극” 지난 15일 쿠데타가 일어난 터키도 괴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기 집권을 노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를 꾸몄다는 소문이 퍼졌다. 당시 휴가 중이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로 돌아올 때 쿠데타 세력의 F16 전투기 2대가 따라붙었지만 대통령 전용기를 공격하지 않은 점, 쿠데타 자체가 치밀하지 못했던 점,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이후 대규모 ‘피의 숙청’에 나선 것 등 그럴싸한 근거도 있었다. 대통령 측의 부정에도, 지난 19일 터키인 2832명에게 쿠데타의 배후를 물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설문에서 응답자의 32%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목했다. 영국에서도 지난달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모두 갖가지 괴담을 쏟아 냈다. ‘EU에 남으면 2~3년 안에 수백만명의 난민이 몰려올 것’, ‘EU를 떠나면 일자리가 300만개 사라진다’부터 ‘영국은 매주 3억 5000만 파운드(약 5182억원)를 EU 분담금으로 내고 있다’ 등의 내용이었다. 특히 EU 분담금의 규모는 EU에서 돌려받는 지원금을 감안하면 크게 부풀려진 것이었다. ●“사회에 대한 불만·불안한 심리에서 발현” 각국 정부는 괴담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번 불거진 괴담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경우 불가사의한 힘이 사회구조를 뒤바꿔 놓기를 바란다”며 “최근 세계적으로 불거진 괴담들은 현재 사회체제, 정권, 삶의 조건 등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에서 발현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괴담 중 단 한 건이라도 사실로 밝혀지면 대중은 점점 괴담을 믿게 된다”며 “괴담이 횡행한다는 것은 대중이 자신들의 불안감을 씻어 줄 리더와 투명한 조직을 원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적 측면에서 괴담은 피해 의식과 관계가 깊다”며 “경쟁 사회에 대한 반감, 박탈감 등이 종합적으로 편집증적 피해 의식을 유발하고 이런 성향이 음모론이나 괴담에 동조하는 행위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괴담이 쉽게 확산되는 사회는 그 구성원들이 불안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회이며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괴담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언론과 정부의 대응이 더 신속해져야 하고, 특히 괴담은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씨줄날줄] 괴담 사회/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괴담 사회/최광숙 논설위원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노엘 캐퍼리는 소문을 ‘가장 오래된 미디어’라고 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소문은 신문과 방송 등과 같은 오늘날의 미디어 매체가 없던 시절에도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소문, 괴담은 전쟁이나 재해 등 비상시국에 더 많이 퍼지고 양적으로도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공식적인 정보 채널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괴담은 근본적으로 불안한 민심과 공포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1923년 일본에서 나온 ‘조선인 폭동설’도 간토대지진 당시 극도의 혼란과 한국인의 차별에서 비롯됐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극물을 탔다’는 등의 소문은 마을에 우유나 신문배달부가 표시해 둔 ‘A’ 같은 표시가 조선인들의 습격 대상의 암호라는 괴담으로 확대됐다. 이에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들을 대거 학살했다. 조선인 폭동설은 조선인 수천 명이 죽는 엄청난 ‘풍평피해’(風評被害·풍문으로 입는 피해)를 낳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일본에서는 ‘맥아더의 할머니는 일본인이다’, ‘일본인 첩의 자식이다’는 등 맥아더 장군의 일본계설이 나돌았다. 미국인이 점령군의 총사령관으로 일본에 부임하자 무서운 피바람이 불 것이라며 두려워했는데 막상 미군이 일본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자 나온 소문이었다. 일본인들이 받아들이기 애매한 상황에 부닥치자 그럴듯하게 유의미한 해석을 붙인 것이다. 최근 부산과 울산에 나돈 ‘지진 괴담’도 비슷하다. 이 지역을 휩쓴 가스 냄새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지진의 전조 현상으로 엉뚱하게 해석을 한 것이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의 개미 떼가 “동물이 자연재해 조짐을 먼저 알아챈 것”으로 억측했다. 경남 구조리 해수욕장에서 잡힌 1.7m의 기괴한 갈치도 “지진 전에 심해어가 출몰한다”고 갖다 붙였다. ‘광우병 괴담’부터 시작해 ‘천안함 괴담’, ‘메르스 괴담’ 등을 거쳐 최근에는 ‘사드 괴담’까지 어떤 사건만 터졌다 하면 황당한 괴담이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다. 인터넷 등 정보 전달 체계가 더욱 다양해졌지만 괴담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그 과정을 보면 우선 객관적인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괴담을 만들어 내고 전달하는 과정에 그럴듯한 목격담이나 증언담이 더해지면 괴담은 더욱 증폭된다. 더구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괴담의 속성 때문에 마구잡이로 퍼져 나간다. 대부분 설마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식이다. 하지만 풍평피해라는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정부는 괴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고 괴담을 ‘중범죄’로 단호하게 처벌하라는 것은 아니다. 진실과 괴담 사이의 간격을 메우려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 제공이 먼저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시론] 사드 논란 잠재울 3단계 접근법/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사드 논란 잠재울 3단계 접근법/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13일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사드 배치와 같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갈지 그 방향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심각한 일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 12일 사드 배치에 대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드는 일개 포병 중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까지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운운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일개 포병 중대 배치로 인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드 배치는 사실 한반도가 처한 지정학적 위치와 진영 정치의 틀 속에 갇혀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는 남북한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성주 군민뿐 아니라 여당과 야당, 그리고 보수와 진보 진영이 사드 배치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찬반의 논리 또한 국가 안보, 경제, 주민 안전 등 다양한 지점에서 맞서 있다. 사드 논란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차원의 세 가지 쟁점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쟁점은 가장 원초적인 문제로 한반도 내 사드 배치 여부다.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요청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정부는 사드 배치를 결정하게 된 이유와 그 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국민들, 특히 사드 배치 반대론자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보복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드를 왜 한반도에 가져와야 하는지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사드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성주가 배치 지역으로 최종 결정 나기 이전에 평택, 군산, 음성, 칠곡 등 여러 곳이 후보지로 거론됐었다. 사실 후보 지역이 거명되기 이전에 사드 배치에 적합한 군사적·지리적 조건이 먼저 공론화됐어야 마땅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그간 거명된 여러 지역 가운데 성주군을 선택한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세 번째는 사드 전자파의 안전성 문제다. 정부가 언론에 미국령인 괌 사드 기지의 전자파 측정 결과를 공개했지만 불신은 여전하다. 이는 지역 주민의 안전, 생명권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사드 배치에 관한 첫 번째 쟁점부터 하나하나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찾아가는 것이 순리이고 합리적인 정책 결정 방식일 것이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정부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이미 결론을 내렸고, 사드 갈등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만시지탄이나 지금이라도 세 가지 쟁점을 따로 떼어 놓고 하나하나 논의할 필요가 있다. 명확하고 쉬운 쟁점부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것이다. 사드 전자파 논란은 과학적 문제여서 진실에 접근하기가 비교적 쉬울 것이다. 정부가 사드 전자파의 안전성을 확신한다면 지역 주민과 사드 반대론자들이 주관하는 검증 과정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사드 배치 지역을 재검토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드 전자파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사드 배치에 따른 보상책이 충분히 마련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2003년 부안군수의 일방적인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 결정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로 무산됐다. 그 후 정부는 안전장치를 더 보강하고 유치 지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했고, 경주를 비롯한 네 개 지역이 유치 경쟁을 벌였다. 한편 첫 번째 쟁점인 사드 배치 자체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다시 시작하더라도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과 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부안사태뿐 아니라 광우병 소고기 파동 등을 통해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시간과 비용을 치르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밟아 가는 민주적 의사 결정만이 정부의 유일한 선택지임을 명심해야 한다.
  • [서울광장] 황교안 총리의 6시간 ‘버스 간담회’/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황교안 총리의 6시간 ‘버스 간담회’/최광숙 논설위원

    물조차 마실 수가 없었다. 오지 탐험대의 무용담이 아니다. 지난 15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는 경북 성주 시위 현장에서의 일이다. 미니 버스에 탔던 황교안 총리를 비롯해 한민구 국방장관 등 일행은 이날 시위대에 막혀 6시간 동안 버스에 갇혔다. 화장실을 갈 수 없으니 목이 말라도 참아야 했다. 황 총리는 좁은 버스 안에서 6시간 동안 무엇을 했을까? 버스 밖에서는 폭력 시위가 한창인데 꼼짝없이 발이 묶인 나름 ‘극한상황’이었지만 황 총리는 특유의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성주군수, 성주군의회 의장, 주민대표 등과 차례로 버스에서 만나 ‘사드의 안전함’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예정된 주민설명회가 파행을 겪자 즉석 버스 간담회로 대체한 것이다. 일이 터진 후 수습에 나선 황 총리의 ‘뒷북 설득’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한편에선 “변변한 수습책도 없이 몸으로 때워 보려다 자초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늘 중요한 결정은 ‘윗분’이 하고 뒷설거지만 해야 하는 ‘2인자의 설움’에 연민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이 연민은 최근 “총리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따가운 시선과 맞물려 옷이 찢기고 달걀 세례를 받는 봉변을 통해서야 ‘미친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 황 총리에 대한 안타까움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야 ‘불통’이라고 해도 황 총리라도 진작 성주 주민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어야 했다는 질책도 담겨 있다. 더구나 총리실은 정부 정책을 둘러싼 갈등 관리를 하는 총사령탑 아닌가. 안보의 위중함을 고려하면 사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은밀히 결정할 사안이지 총리실이 나설 일이 아니라고 항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사드 배치 문제야말로 고차원의 갈등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국가 안보도 중요하지만 온 국민의 관심 사안을 마치 군사작전하듯 기습적으로 해치우지 못하도록 총리가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 총리실이 만든 160쪽에 이르는 ‘공공기관의 갈등관리 매뉴얼’은 바로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아니겠나. 과거 갈등이 생기면 억압하는 ‘가부장적’ 관리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갈등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이해 당사자들 간의 ‘합의’를 통한 적극적 갈등 예방과 해결에 나선다. 갈등 관리도 ‘사후적 갈등 해결’에서 ‘사전적 갈등 예방’으로 바뀌었다. 정책 추진 ‘결과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대신 ‘과정과 민주성·형평성’에 방점을 둔다. 이해 당사자 간의 조정과 중재 등 ‘협상’이 가장 중요한 덕목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사드 배치 결정 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한 갈등 관리 매뉴얼 중 어느 것 하나 지킨 것이 없다. 외려 거꾸로 행동했다. 갈등 관리 시각에서 본다면 ‘전자파 참외’, ‘암·불임 유발’ 같은 ‘사드 괴담’이 난무하는 것도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초 류우익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을 물러나게 한 광우병 정국도 괴담에서 시작됐다. 말도 안 되는 ‘뇌 송송 구멍탁’ 같은 괴담이 국민 마음을 파고들었다. 사드 괴담도 마찬가지다. 괴담은 불안과 공포를 먹고사는 괴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와 레오 프스트맨은 ‘소문의 심리학’에서 소문의 강도·유포량은 문제의 중요성과 그 논제에 관한 증거의 애매함의 곱하기에 비례한다고 주장했다. 중요함과 애매함의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라는 점이 중요하다. 중요함과 애매함 가운데 어느 한쪽이 ‘0’이면 소문은 생길 수 없다. 이를테면 사드의 전자파 논란 등도 과학적 논거로 애매함이 없어지면 괴담은 ‘0’이 된다. 사드 괴담은 일부 불순세력이 퍼뜨릴 수도 있으나 실상은 갈등 관리 실패의 산물일 수도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의 대(對)국민 설득이 선행됐다면 얼토당토않은 괴담은 발을 못 붙였을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을 고려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뒤늦게 발표하고 자신의 실책을 인정한 것도 그래서다. 이제라도 정부는 사드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 그러면 괴담 등은 서서히 잦아들 것이다. 총리에게 맡겨진 뒷설거지도 잘하면 빛이 난다. bori@seoul.co.kr
  • [사설] 과학적 검증 믿고 ‘사드 괴담’ 퍼뜨리지 말아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제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할 사드 포대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심지어 현지에서는 ‘사드 참외’니 ‘불임(不姙) 위험’이니 하는 괴담까지 나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인체나 농작물에 전혀 피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레이더 전자파 발사에 따른 시뮬레이션 작업 등 한·미 공동실무단의 분석 결과에 근거한 설명일 게다. 하지만 일부 지역민들이 여전히 과도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다수 국민이 사드 배치에 대한 공감대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의구심을 해소할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기 바란다. 사드 배치 부지로 성주군 성산리 일대로 결정되기까지 주거지로부터 1.5㎞ 떨어진 400m 고지라는 지역 특성이 십분 고려됐다고 한다. 별다른 산업시설이 없는 농촌에다 상주 인구가 적은 점이 감안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역 농민들로선 날벼락 맞은 심경일지도 모른다. 개발에서 소외된 곳에 기피시설만 하나 더 들어선 형국이라 주민들의 피해 의식이 번지기 딱 좋은 토양이란 얘기다. 정부가 지역민들의 애국심에만 호소할 게 아니라 전문가들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사드의 안전성을 설명해야 할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군 당국이 어제 언론에 운용 중인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PAC)2 및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기지 등을 공개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두 곳에서 측정된 레이더파 세기가 앞으로 배치될 사드 X밴드 레이더의 그것보다 높게 나왔다면 말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지역민들의 반발이야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성주 군민들에게 부지 선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면서 경제적으로 낙후됐음에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적잖은 짐을 떠맡은 지역에 대한 최소한도의 인센티브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게다. 하지만 정치권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사드 무용론’을 펴면서 민심을 흔드는 건 옳지 않다. 사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핵·미사일 도발을 해온 북한이나 이를 눈감아 주다시피 한 중국이 왜 기를 쓰고 반대하겠나. 더욱이 외부 세력이 전자파 등에 대한 지역민의 불안감에 편승해 광우병 사태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때처럼 괴담을 증폭시켜선 안 될 말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그제 성주 군민들을 만나 사드가 배치되면 맨 먼저 레이더 앞에서 전자파를 시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감성적 접근보다 과학적 설명이 국민들이 과도한 우려를 해소할 지름길이다. 마침 미군이 다음주 중 괌 사드 기지를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한다고 한다. 성주 군민 대표들도 여기에 동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드 전자파가 유해하다면 고지대인 성주와 달리 평지에다 인구 밀집 지역에 자리 잡은 괌이 더 위험할 게다. 말로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눈으로 보여 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나. 정부는 각종 사드 괴담이나 유언비어를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책은 민심에 투명하고 진솔하게 다가서는 일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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