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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산물서 위그선까지 ‘풍요의 바다’

    한반도는 세 방향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때문에 새삼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세계 유통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동북아 물류 허브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아시아 경제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 중국, 일본의 경제 규모는 세계 경제의 20% 수준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는 동아시아 전체의 90%에 달한다. 국내에는 부산항 인천항 등 여러 항구가 있지만, 아직 모자라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중국은 상하이, 선전, 다롄항을 집중육성하며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전문채널 mbn이 특집 프로그램 ‘바다로 세계로’를 6일부터 4주 동안 매주 화요일 오후 7시50분에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동북아 시대를 맞아 물류 중심으로 커나가기 위한 해양수산부의 정책을 집중분석하는 한편, 우리 해양기술의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수산물, 안심하고 믿고 먹자!’가 첫 번째 시간이다. 우리 건강과 직결되는 먹을거리를 다룬다. 최근에도 기생충 파동 등 먹을거리 관련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터져나왔다.특히 수산물 위해성에 대한 보도도 잇따르며 수산물의 위생과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수산물 안전관리 시스템과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싱싱회 보급, 생산이력제 등 안전한 소비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를 점검한다. 13일에는 ‘동북아 물류의 중심, 신항만의 미래’가 마련됐다. 중국의 고속 성장과 함께 동북아가 세계 물류의 중심지로 주목받으며 세계 경제 흐름과 무역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동북아의 한국, 중국, 일본은 경쟁과 협력을 번갈아가며 동북아 물류의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항을 집중 개발하는 한편, 광양항 신항건설 계획 등을 추진하며 동북아 시대를 맞고 있는 국책 사업을 들여다본다. 3부 ‘한국 첨단 해양과학기술, 세계를 이끈다’는 20일 방송된다. 위그선을 알고 있는지. 수면 위 5m 이내 뜬 상태로 달리는 초고속선으로 차세대 해양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 독일 한국만이 개발에 성공했다.2006년부터 2010년까지 대형 위그선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찾아 한국 첨단 해양과학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해 본다. 27일 마지막 4부 ‘해상교통안전, 우리가 있다’가 그 대미를 장식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다를 지키며 해상 교통의 모든 것을 전담하고 있는 해양수산부를 정밀 해부하는 시간이다.첨단 해양과학기술을 이용한 항만관제센터, 해양안전정보센터 등으로 바다를 지키며 국민의 안전과,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의 24시가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임권택 감독 영화 ‘천년학’ 10일부터 전남 장흥서 촬영

    한국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 원작자의 고향인 전남 장흥군에서 오는 10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1일 장흥군에 따르면 회진면이 고향인 소설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시나리오로 하는 ‘천년 학’이 회진면 선학동 마을을 중심으로 내년 3월까지 진도·제주·광양 등을 오가며 바닷가 절경을 담아낸다. 이 영화는 소리꾼 아버지와 눈 먼 딸, 이복 오빠가 엮어내는 애틋한 가족애와 고단한 삶을 다루게 된다. 선학동 마을은 마치 학이 날아가는 듯한 형상이며, 실제로 지금도 노송에 두루미와 백로 등이 날아든다.영화 촬영을 기념해 9일 ‘서편제에서 천년학으로’라는 주제로, 장흥읍 장흥문예회관에서 축하공연이 열린다.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송파구 ‘1동1촌’ 운동 활발

    송파구 ‘1동1촌’ 운동 활발

    “농촌위기 함께 이겨내요.” 쌀 시장 개방이라는 거센 바람에 농촌이 떨고 있다.400만 농민들은 어느 해보다 올 겨울을 춥게 느낄 만하다. 그러나 이들이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도시의 ‘이웃사촌’들이 끊임없이 관심의 손길을 뻗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동(洞)이 마을과 연계하는 일동일촌(一洞一村) 자매결연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농촌 위기 탈피를 위한 이웃사랑의 모범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송파구가 현재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도시는 모두 6개. 경북 영덕군과 충북 단양군, 충남 공주시, 경기도 여주군, 경북 안동시, 전남 광양시 등이다. 여기에 지난 84년 문정 1동이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과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관내 26개 동사무소가 모두 35개의 지방 읍면동과 자매결연을 이어가고 있다. 오륜동은 무려 6개 읍·면·동과 교류하고 있다. 기초단체 단위의 자매결연은 비교적 많지만 동단위에서 인연을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동일촌 운동이 시작된 것은 수입농산물 개방에 따른 소득감소와 영농후계자의 부재, 인구감소·고령화 등 날로 힘겨워지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다. 일동일촌 운동은 다음달부터는 일동다촌(一洞多村) 운동으로 발전한다. 우선 송파 2동과 경북 영덕군 지품면, 문정2동과 충북 단양군 대강면이 새롭게 결연을 맺기로 했다. 앞으로 각 동마다 최소 4∼5개 고장과의 자매결연을 목표로 한다. 송파구 동들의 자매결연은 말로만 하지 않는다. 매년 특산물 직거래 장터는 물론 ▲자매결연지 주민 초청방문 ▲농어촌 체험 행사 등 다양한 교류 활동을 통해 정을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 가락2동 주민 20여명은 지난 8월 자매결연을 맺은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임현리를 찾았다. 어상천초등학교에서 열린 어상천수박축제의 행사 진행을 돕기 위해서였다. 가락2동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어상천 수박을 홍보하며 직접 판매에까지 나섰다. 서울에서 3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지만 그동안의 우애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농촌체험행사도 인기다. 지난 7월 잠실 지역 주민들은 충북 청원군을 찾아 ‘농활’을 펼쳤다. 이웃 사랑을 실천하면서 농촌 생활을 체험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행사였다. 행사가 계속될수록 참가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설날, 추석 등 명절 때 열리는 직거래장터도 호응이 높다. 특히 중국산 김치 파동 등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믿을 수 있는 자매결연지의 먹거리는 ‘인기폭발’이다. 송파구는 자매결연의 질을 더 높이기 위해 다양한 외국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일본 도쿄 세다가야구가 자매결연지인 군마현 가와바 촌에 구민 휴양촌을 건립하고, 초교 이동교실 등을 운영해 여가와 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 등을 주목하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도농교류는 도시민들이 농촌에 소득과 일손을 제공하는 봉사의 측면에서 탈피, 서로가 협력해 상생한다는 개념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물적 교류뿐 아니라 문화·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쪽지 통신]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방송(EBS)은 지난달 28일부터 수험생들이 대입 논술을 준비할 수 있도록 EBSi(www.ebsi.co.kr)를 통해 매주 논술모의고사를 실시하고 1000편씩 첨삭지도를 해주고 있다. 수험생들이 논제를 선택해 모의고사를 치르면 50여명의 박사급 전문가들이 논리 체계, 문장 구조, 어휘 선택, 독창성 등을 직접 첨삭 지도한다. 정시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논술 출제위원 등이 직접 해당 대학의 출제경향을 설명하는 대학별 실전강좌도 제공한다. ●북로드는 최근 대입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책 ‘논술시험 노골적으로 준비하기’를 펴냈다. 제한된 시간에 시간관리를 통해 빠르게 글 쓰는 방법을 비롯, 실제 시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 글쓰기 전략과 지문을 읽고 글을 완성하기까지 단계별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다.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는 ‘2005 아름다운 학교’로 충북 홍덕고등학교 등 30곳을 최종 선정했다.▲대상-홍덕고▲최우수상-강릉정보고, 용인고, 계수초, 곤양초, 거창대성환경정보고, 경산여중, 광주교대부설초, 대구매천초, 대전노은초, 부산금정고, 해운대중, 서울선린초, 목동중, 옥동중, 인천구산초, 광양제철초, 부안동초, 고산초, 천안인애학교, 음악중, 백봉초▲우수상-횡성초, 죽전초, 정발중, 안산진흥초, 계산여중▲특별상-청룡초, 군산여고, 광주진흥고
  • [열린세상] 국방개혁과 한미동맹/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른다는 의미로 재능을 감추고 모호성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이는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를 건립했던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의 식객 노릇을 하면서 조조를 기만하기 위해 썼던 술책이었다. 유비가 범상하지 않음을 간파한 조조의 참모들이 그를 일찍 제거하여 후환을 없애자고 누차 건의하였다. 이를 눈치챈 유비가 몸을 낮추어 조조를 비롯한 참모들이 경계심을 풀게 만들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후 개혁 개방과 더불어 경제발전을 위해 덩샤오핑은 이를 중요한 전략적 기조로 삼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해 자이툰부대의 1진 이라크 파병 시 환송식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라크에서 우리 군의 따스한 활약상으로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니 다행이다. 지난 17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자이툰 부대 파병에 사의를 표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재건 지원을 다짐하였다. 그런데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었던 18일에 불거진 ‘이라크 주둔 한국군 1000명 감군’ 보도로 미 행정부가 무척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마침 부시 대통령은 당일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에서 이라크 철군 계획은 ‘재앙을 낳는 처방’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어떠한 공식 통보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국은 향후 자이툰 부대 인원 1000명 감축과 관련하여 국회동의를 거친 후 미국에 공식적인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치르는 큰 잔치인 APEC에 참가한 손님에게 ‘역풍’으로, 미국내 비판 세력들에게 이라크에서 미군철수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법안은 2020년까지 전군 병력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고,2010년까지 육군 1·2·3군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군 구조개편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3단계의 개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핵심과제로 상·하부 군구조 개편, 지상군 위주의 상비병력 조정 및 부대구조 개편,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전쟁억제력 확보 등을 상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개혁안을 법제화하고 자주적 방위역량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방개혁에 필요한 순비용은 6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법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계심을 풀어야 한다. 국방비 분담에서의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방개혁안이 가지는 당위성과 자주적 국방의 상징적 의미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미 합의한 용산기지 이전은 미국의 범세계적 방위태세검토(GPR)에 따른 주한미군 재조정과는 달리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국민적 자존심의 회복이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회수에 대해서도 국방비 부담을 감안한 적정한 시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도광양회’는 중국이 미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여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미국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국력의 소모를 줄이고 실리주의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군사력 강화를 위한 경제력을 키워나가기 위함이다. 한국의 자주 국방을 위해서는 이를 밑받침할 국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쌓여야 국방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기본 인식이 필요하다. 국민적 자존심회복과 국익을 고려한 사려 깊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5)조선 정조 北道 원수 주형채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5)조선 정조 北道 원수 주형채

    정조9년(1785) 봄이었다. 그 무렵 서울에서는 천주교인 수십 명이 오늘날의 명동천주교회를 결성했고, 그것이 문제가 돼 이른바 을사박해가 일어났다. 마침 전국적인 지하조직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된 또 한 번의 ‘정감록’ 사건까지 발생해 세상인심이 뒤숭숭했다. 결국 정감록 사건의 주모자 몇은 사형을 받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주형채(朱炯采)라는 평민지식인이 끼어 있었다. 당시 심문 기록에는 주형채에 관한 단편적인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실로 구슬을 꿰듯 주워 모아보면 주형채의 일생은 역사상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조선후기의 허다한 평민지식인 또는 술사들의 삶을 대변한다. 더욱이 그들은 체제에 저항한 일부 양반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했다. 그런 점에서 주형채의 삶은 더욱 관심을 끈다. ●주형채의 ‘범죄행위’ 정감록 사건의 또 다른 주범인 문양해는 동지 주형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함경도 영흥이 고향인데 향악선생(香嶽 속명은 김정 또는 김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흉악한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편지에 쓰인 흉악한 구절을 문양해는 자기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며, 예를 든다.“하늘이 내리는 재앙과 시국의 변천이 이와 같으니 이제 진인(眞人)이 마땅히 나와야 할 것이고, 우리들은 사람들을 모아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 잡을 반정(反正)을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향악선생은 이 편지를 상자 속에 깊이 감추어 두었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언젠가 향악선생이 외출한 틈을 타서 평소 호기심이 많았던 문양해는 몰래 편지를 꺼내 보았다고 했다. 문제의 편지가 지리산에 도착한 것은 아마 사건 발생 한 해 전인 정조8년 정월로 짐작되는데, 주형채가 하필 왜 그 시점에 이런 편지를 보내왔는지 문양해는 까닭을 모르겠다고 했다. 주형채가 향악선생과 교제를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었다. 적어도 사건 발생 15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했다. 주형채는 얼굴 생김이 괴상하고 못났지만 눈빛이 날카롭게 번쩍여 사람을 쏘아보듯 하였다. 주형채와 향악선생 사이에는 오랫동안 편지가 오갔다. 지리산에서 함경도 영흥까지는 근 2000리나 되는 먼 길인데도 서로 소식을 전했던 것이다. 그들 사이에서 편지 심부름을 한 이는 혜준 스님이었다. 혜준은 오래 전 함경도의 어느 사찰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는 주형채와 친해졌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뒤로도 함경도를 자주 왕래하였다. 사건 당시 혜준은 경상도 하동에 있는 영원사에 몸을 담고 있었다. 향악과 ‘괴이한’ 편지를 주고받은 것 외에도 주형채는 여러 차례 불온 문서를 조작했다고 한다. 그는 “멀리 귀양가는 노래”를 지어 조정의 잘못을 비난하고 민심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주형채는 아니라고 끝까지 부정했다. 그 노래는 충신이 멀리 귀양 갈 때 지은 시라고 누군가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그저 베껴두었을 뿐, 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발뺌이 용이하지 않았다. 주형채는 장차 자기가 왕이 되겠다는 주장을 동지들 앞에서 서슴없이 했던 것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함경도의 평민지식인 주형채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불순세력’과 연합해 조선왕조의 전복을 꾀했다.‘정감록’ 사건을 종결짓는 마지막 확정 판결의 일절은 이랬다.“이율, 양형, 문양해, 홍복영 등 여러 역적들이 반역을 음모해 여러 도에서 거사를 도모하면서 주형채를 북도의 원수로 정하였다. 그들이 서로 왕복하며 주도면밀하게 반역죄를 꾸민 사실은 여러 죄수들의 심문과정에서 샅샅이 드러났다. 대역부도(大逆不道)한 죄인들을 군율에 의거하여 한강 모래밭에서 효시(梟示)하라.”(실록, 정조 9년 3월22일 신미) ●천문과 점술의 대가 주형채 정감록 사건에서 “북도 원수”로 거론된 주형채에게는 사실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그의 이웃사람들은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아리송한 일이 생기면 주형채를 찾아갔다. 주형채의 집은 함경도와 평안도 두 도가 만나는 접경지대에 있어 양도의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주형채는 이를 테면 ‘만물박사’였으며, 여러모로 평민들의 교사역할을 담당했다. 정감록 사건이 발생하기 일년 전인 정조8년 12월 초7일부터 사흘 동안 별자리에 이상이 있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주형채에게 물어왔다. 당시 주형채가 관찰한 바로는 위성(危星), 실성(室星), 벽성(壁星) 앞에 20여 개의 별이 벽을 쌓고 늘어섰었다. 그 가운데 붉은 기운이 있어 상서롭지 못했다. 특히 여러 별 가운데서도 장군성(將軍星)과 태백성(太白星)이 서로 사흘 동안 싸우다 1도(度) 거리로 멀어졌다. 그 때 태백성이 어깨로 장군성을 부딪쳐 여러 번 이겼다 졌다 했는데, 이 모든 것이 흉한 조짐이었다. 주형채는 이같은 현상이 조선이나 중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므로, 해로울 일이 조금도 없다고 주민들을 달랬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난리를 염려해 피란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자기가 만류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조정의 심문관들은 주형채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다. 관리들이 보기에 주형채는 민심을 선동해 피란행렬을 조장한 혐의가 짙었다. 실제로 그 무렵 함경도에는 남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정감록’에 예언된 십승지가 모두 남쪽에 있는 관계로, 북도 사람들은 여차하면 남쪽으로 옮길 태세였다. 그들의 상당수는 이미 십승지를 찾아 이동을 시작했다. 주형채와 같은 평민지식인들은 이주운동에 음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러나 주형채는 관리들의 문제제기를 부정했다.“저는 주민들을 타일렀습니다.‘현명한 임금이 다스리는 시대에 어찌 피란가는 일이 있겠는가´ 라고 말입니다.” 평민 주형채는 본래 고향 사람 장진익에게서 글을 배웠다. 그의 스승은 사건 당시 이미 사망한 지 오래 되어 화를 면했다. 유교의 기본 경전은 물론이고 천문과 점술까지 통달한 주형채는 향악선생과 같은 도사는 물론이고 점술인들과도 친한 사이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주형채는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히 함구했다.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제게는 제자나 동문생도 전혀 없었으며, 도사나 점술인은 원래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주형채는 의리가 무척 강했던 사람이며, 의지가 대단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한 조정의 입장에서 보면, 주형채는 대단한 악질이었다.“주형채는 본래 흉악하고 요사스러운 놈으로 천문 역법과 점술, 둔갑술 등 갖은 술수를 써서 백성들을 속이고 인심을 선동하는 것을 일삼았다. 몰래 역적이 될 마음을 먹고 밤낮으로 기회를 엿보았으며, 스스로 ‘대장’이라 떠들기도 하고, 혹은 ‘도원수’라고 칭했다. 더러는 10만의 군사를 모을 수 있다고 했고, 혹은 영흥(永興)의 군사용 창고를 접수하겠다고 하였다. 심지어는 제가 세울 나라의 국호를 제(齊)나라라고까지 했다. 놈은 마음속으로 이것도 작다고 생각했던지 중국 황제를 만나 추천을 받아 자기가 임금이 될 거라고 했다. 또한 꿈의 해몽을 빙자해 신하로서는 감히 꺼낼 수도 없는 말을 멋대로 지껄인 편지가 남아 있다. 지극히 흉악한 죄상이 지금까지 압수된 문서 중에 이미 역력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은 자기 죄를 한마디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것이 조정의 판단이었다. 평민지식인 주형채의 생각으로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 때의 부정 불의한 세상이요, 조정이었다. 자기와 자기 동료들은 아무런 죄도 없었다. 따라서 썩어빠진 관리들이나 임금 앞에서 죄를 인정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살점이 떨어지는 혹독한 고문을 묵묵히 견디면서 주형채는 단 한마디도 잘못을 빌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다. ●주형채가 지하조직에 편입된 계기 ‘정감록’ 역모사건의 소용돌이에 주형채가 휩쓸리게 된 것은 물론 그가 지하조직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하조직에 가입하게 된 데는 몇 가지 계기가 있었다. 첫째, 주형채는 이 사건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문양해 일가와 인연이 깊었다. 문양해의 삼촌 문광도는 함경도 문천에서 잠시 감목관(監牧官 목장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을 지낸 적이 있었다. 그 때 그곳을 여행하던 주형채가 천문에 관한 일로 문광도와 토론을 벌였고, 이를 계기로 여러 문씨들을 사귀게 되었다. 문씨 일가는 충청도 공주의 평민으로 학식이 뛰어났다. 그들은 홍국영의 가까운 친족 홍낙순이 충청감사가 되었을 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홍 감사가 충청도 감영(監營)에 계실 때 많은 은혜를 입었고, 감사께서 저희 집에 찾아오셔서 만났습니다.” 문양해의 아버지의 진술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평민 문광도 역시 홍낙순의 후원으로 감목관 벼슬을 얻은 게 틀림없다. 주형채는 이런 문광도와 서로 기맥이 통하게 됨으로써 장차 문양해 및 홍복영(홍낙순의 아들)과 뜻을 같이 하게 되었다. 둘째, 정감록 사건의 또 다른 주역 양형과도 깊이 사귀게 되었다는 점이다. 주형채의 사촌 주형로는 이미 양형을 알고 지냈다. 주형로(일명 주형일)는 사건 당시 충청도 단양에 머물고 있었다. 양형은 주형로를 통해 주형채란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자기 친척 문광도에게서 주형채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전해 듣게 되자 호기심이 발동했다. 양형과 주형채는 서로 연락해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사이는 곧 절친한 관계로 발전했다. 양형은 서울 입동에 사는 중인이었다. 낮은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글재주가 출중했던 그는 서울의 양반 홍복영 및 이율과도 매우 친한 사이였다. 정조 초년, 홍복영은 충청감사로 임명된 아버지 홍낙순을 따라 공주에 내려가 있었다. 그 때 의약에 관한 일로 홍낙순은 고민을 하던 중 양형이 의술에 밝다는 소문을 듣고 불러 상의한 적이 있었다. 양형의 처방이 적중했던지 의술을 매개로 그들은 서로 친해졌다. 홍낙순 일가가 서울로 돌아온 뒤 양형과 홍씨들은 더욱 가까워졌다. 홍복영은 양형의 살림이 어려울 때 도와주기도 했다. 그들은 때때로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나중에 함께 공모해 하동에 지하조직의 거점을 마련했다. 양형과 가까워진 주형채 역시 이 조직에 포섭된 것은 물론이었다. 셋째, 주형채와 홍복영은 끝까지 그 점을 부인했지만, 주형채는 여러 해 전부터 홍복영 일가와 알고 지냈다고 봐야 한다. 홍복영의 삼촌 홍낙빈은 주형채와 친밀해 편지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정조 5년(1781) 세도정치가 홍국영이 실각하자 가까운 친척 홍낙빈도 함경도 갑산으로 유배되었다. 그 때부터 주형채는 홍씨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들은 다들 왕조의 전복을 꾀하였다. 위에서 살핀 몇 가지 경로를 통해 주형채는 ‘정감록’ 사건의 주역들과 마음을 합친 것으로 생각된다. 주형채와 양형, 문양해, 홍복영 등이 지하조직을 형성해 나간 과정을 살펴보면 뜻밖에도 두 가지 사실이 부각된다. 하나는 18세기 조선사회에서 중인 또는 평민 지식인들이 끊임없이 지리적으로 이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주형채처럼 고향을 지키고 사는 경우에도 자주 이웃 지방을 여행해 사교범위를 확장하고 있었다. 둘째, 평민 또는 중인 지식인들은 계층을 뛰어넘어 양반들을 사귀는 데 열심이었고, 양반들 역시 여러 가지 이유로 하층지식인들과 접촉하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양반들은 같은 신분층에 속하는 식자들만 사귀었을 것으로 짐작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완전히 달랐다. 양반과 평민지식인들은 그것이 비록 평교(平交 평등한 교제)는 아니었다 해도 인생의 다양한 국면에서 서로 만났던 것이다. ●주형채가 속한 전국규모의 지하조직 주형채는 조직의 상층부를 상당히 잘 알고 있었으나 하부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대다수의 조직원들은 지하조직의 일부를 알고 있었을 뿐이다. 이 조직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던 지도층 인사는 문양해 정도였다. 문양해는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지하조직의 얼개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한 적이 있다. 북도의 원수는 주형채였지만 그 밑에 여러 명의 두목이 활동했다. 함경도 안변에는 조상호와 유덕휘가, 그리고 강원도 통천에는 유경일이 대도독(大都督)이라 불렸다. 고성의 칠송정에 사는 권생만 역시 대도독으로 통했다. 그들은 일단 유사시 지역사령관으로 능력을 발휘할 참이었다.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유경일과 권생만은 지리산의 향악선생과 가끔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문양해는 사건 발생 2년 전에 그들이 향악선생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기억한다고 했다. 그밖에 황해도 봉산에 있는 이형윤과 황주에 사는 정몽로도 해서지방의 괴수로 손꼽혔다. 고위간부는 아니었지만 평안도 곽산에 살던 박필현도 이 조직의 일원이었다. 주형채 등의 명단은 지리산 거점에 보관 돼 있던 두루마리에 모두 적혀 있었다 한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서울 사는 양반들도 이 지하조직에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은 앞에서도 이름이 언급된 이율과 홍복영이었다. 진사 이율은 한양 이현에 살았는데 홍씨 일문에 보낸 편지에서,“이 세상을 보지 아니 할 때는 언제입니까? 제 뜻을 온 세상에 널리 펴지 못하게 된다면, 한탄한들 무엇 하겠습니까?”라며 반역의 뜻을 비쳤다. 서소문 밖에 살던 진사 정래정과 정래익도 지리산의 향악선생에게 편지를 보내 조정을 비방하였다.“우리가 비록 재주가 없고 불민하지만 거사하는 날에는 조영흥(趙永興 이름은 미상)이나 주공(朱公 주형채)의 부하가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서 보듯 주형채는 조직 내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인식되었다. 물론 지하조직을 총괄한 이는 향악선생이었고, 그를 측근에서 보좌한 이가 문양해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향악선생이 끝내 체포되지 않은 가운데 이 사건은 종결된다. 어쩌면 향악선생이란 인물 자체가 허구였을 수가 있다. 문양해가 가공의 향악선생 노릇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문양해야말로 실은 지하조직의 괴수였던 셈이다. 문양해는 문장에 능한 미혼의 노총각으로 비승비속의 도사였다. 지하조직에서는 충청도출신 인사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었다. 특히 공주지방 사람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으며, 내포지방의 양반들도 여러 명이 관여했다. 조직의 실질적인 우두머리 문양해 일족이 공주 출신이었던 데다, 조직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한 홍복영의 아버지 홍낙순이 충청감사를 역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예컨대 공주 효포 출신의 권우는 지하조직에 적극 가담했다. 그는 향악선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선생님의 재간은 천고에 뛰어납니다. 제게 아들이 하나 있는데 마땅히 보내서 글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훗날 거사할 기일을 정확히 알려주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이밖에 공주의 상대장리에 사는 진규도 향악선생과 함께 흉악한 묘책과 비밀스러운 계책을 짰다고 한다. 공주 유구역의 홍정유, 한산의 정탁 3형제, 태안의 조수정과 조수인 형제, 역시 태안에 사는 가명정(賈命正) 등도 조직에 합류했다. 당진의 조두진, 서홍기, 한제만, 대흥의 이인치도 관련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전라 경상 양도의 참여도는 무척 낮았다. 전라도 광양의 오성겸과 이춘홍이 군비 조달에 기여하기로 내정되어 있었을 뿐이다. 특히 경상도 쪽은 조직원이 아예 전무했다. 그것은 이 지하조직이 노론 출신의 홍국영 잔당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남인의 세력근거지인 경상도 인사들은 이 조직을 외면했던 것이다. 국가전복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가졌으면서도 이 조직은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가 짙었다. 하필 그 거점을 지리산에 둔 것은 안전은 물론 신비스러운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조직의 실체는 문양해의 진술을 통해 어느 정도 밝혀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비밀스러운 조직이었던 만큼, 그리고 심문과정에서 마지못해 털어 놓은 이야기란 점에서 불충분한 점이 적지 않다. ●동학의 원조 지하조직에 가담한 사람은 다양했다. 이율과 홍복영 등 실세한 양반이 한 축을 이뤘다면, 지하조직의 운영을 직접 담당한 실질적인 주도층은 중인 이하의 평민지식인들이었다. 주형채, 양형 및 문양해가 바로 그들이었다. 이 사건은 이미 18세기 후반에 정치 종교적인 성격을 띤 전국규모의 민중운동이 준비되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실례다. 이런 운동 경험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갔다. 그 결과,19세기 말 동학이 대두하자 각지의 농민은 순식간에 동학의 기치 아래 모여들어 거대조직을 만들어냈다. 빗방울이 바로 바다에 이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인 빗물은 어디엔가 웅덩이를 이룬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율촌산단 개발 전남도가 맡는다

    전남 순천 율촌 1산업단지의 개발주체가 현대자동차에서 전남도로 바뀐다. 전남도는 15일 “현대차가 투자전망 불투명 등을 들어 계약기간인 다음 달 31일까지 율촌 1산단 대행개발 계약을 포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전남도가 직접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전남도의회 서대석(순천1) 의원에게 낸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4년 현대차가 전남도와 율촌 1산단 277만평의 부지조성 대행개발 계약을 한 뒤 완공시기를 지난 1996년 말에서 1999년 말로, 또다시 올 연말로 2차례나 미뤘다. 현대차는 산단 가운데 130만평을 독자 매립해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그룹 4개 계열사의 공장용 부지로 조성키로 약속했으나 지난해 말 공정률 69.0%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까지 현대차가 투입한 돈은 당초 사업비로 책정한 3310억원의 61.0%인 2028억원이다. 그러나 이 투자액 가운데 공사지연에 따른 현대차의 귀책사유로 1회 선수금 367억원과 보상금 365억원 등 732억원은 되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계약조건이 들어 있다. 따라서 전남도가 현대차에 반환할 투자비는 이자 등을 뺀 1296억원이다. 도는 부지조성을 마무리한 뒤 분양 수익금으로 현대차의 투자비를 장기분할해 갚는다는 계획이다. 지금 율촌산단 전체 분양률은 20.0%(40만평)이다. 한편 율촌 1산단 가운데 전남도는 중소기업부지 147만평을 개발 중이고 이곳에 600억원을 들여 2008년 완공기한으로 전남테크노파크를 공사 중이다.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열린세상] 有所作爲의 중국과 전략적 유대 강화를/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오는 16일부터 이틀 동안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국가부주석일 때 한국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주석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는 것도 1995년 장쩌민(江澤民)의 방문 이래 10년 만의 일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후 주석의 이번 방문에서 양국 정상들은 많은 현안문제들에 대해 진솔한 의견 교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양국 관계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다. 교역, 투자, 인적 교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은 이제 우리에게 최대 협력 파트너가 되었다. 김치파동 같은 일이 있었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가 아닌 양국 간의 협력을 한 차원 높이고 양국 관계의 미래상을 보다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적 틀과 구상들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 후 주석의 방한은 최대 안보 현안인 북핵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9일 베이징에서 시작된 5차 6자회담은 후 주석의 방한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끝나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어서 그의 방한 기간동안 양국 정상이 북핵문제의 해법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적절한 시점이 된다. 특히 후 주석은 지난달 말 북한을 방문한 지 20여일만에 한국을 찾아온다. 평양에서는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등 양국의 관심사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경제기술협정도 체결했다. 북한의 자세도 매우 진지했고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북한의 태도에도 뭔가 의미있는 변화가 있지 않나 하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래서 후 주석이 방한하면 우리측에 무슨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일의 메시지를 직접 전하는 형식일 수도 있고 회담의 분위기나 북한의 입장을 알려주는 간접 메시지일 수도 있지만 어떤 형식이든 우리에게는 중요한 내용일 수밖에 없다. 3년 전 출범한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제4세대 지도층은 그동안 북핵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매우 적극적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작년부터 중국의 북한문제 책임자들이 연이어 평양을 방문했다. 정치국원인 우이(吳儀) 부총리를 비롯해서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했고 외교부의 북한문제에 관한 실질적 최고 책임자인 다이빙궈(戴秉國) 부부장(부장급)도 적어도 한번 이상 평양을 찾았다. 다이빙궈는 현재 당 중앙의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후 주석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국무위원으로서 중국 외교의 총사령탑인 탕자쉬안(唐家璇)도 과거 외교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직접 다룬 경험을 갖고 있다. 물론 후 주석의 이번 방한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법이 한꺼번에 도출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해법의 기본 방향과 구도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의견 조율은 있어야 하며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정부의 인적 구성이나 주변 여건을 고려하면 지금이 북핵문제의 해법을 찾기에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고 이런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도 활발한 외교 활동을 전개해 왔다. 조용한 외교를 강조하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소극적 자세를 버리고 이제는 할 말이나 할 일은 하겠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적극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강대국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자 한반도 문제에 관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중 정상은 2년 전에 양국관계를 전면적 협력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중국 정부의 유소작위가 진정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한·중 양국은 이제 협력의 시대를 넘어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는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 [씨줄날줄] 위기의 부산항/육철수 논설위원

    강대국들이 군사전략 차원에서 건설한 수에즈운하(1869년)와 파나마운하(1914년)는 오늘날 물류 요충지로 세계경제에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수에즈운하는 런던∼케이프타운∼싱가포르로 이어지던 종전의 항로를 9500㎞, 파나마운하는 미국 동부에서 태평양 연안 LA로 연결되는 항로를 1만 2800㎞나 각각 단축했다. 물류비 절감 등 경제적 효과를 일률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려우나, 수에즈운하로는 세계 해운물동량의 14%가 통과하며, 파나마운하에는 연간 1만 5000척의 상선이 드나든다고 한다. 프랑스와 미국이 천혜의 지리조건을 살려 운하 하나 잘 뚫어 놓은 덕분에 지금 이집트나 파나마는 외세를 벗어나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세계 물류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운하를 만들 만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항만을 건설하는 게 차선이다. 중국이 양산항(상하이 신항) 1단계 터미널을 오는 28일부터 가동한다는 소식이다. 양산항은 오는 2020년 5단계 건설계획이 마무리되면 세계 제1의 컨테이너 항만이 된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20위권 항구 8개를 갖고 있는 중국이다.2010년에 세계 물류 1위국을 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부산항이 2003년 태풍 매미의 피해와 부산신항 건설, 인근 광양항과의 양항정책(투 포스트 시스템)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에 중국은 대형 항구 하나를 3년만에 뚝딱 지어버렸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토지수용이 쉽고 건설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는 등의 장점은 있으나, 부산항을 더욱 초라하게 만드는 일임에 틀림없다.2년전 세계 3위를 자랑하던 부산항이 5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아시아대륙 및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황금 물류노선을 선점하는데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세계는 지금 6조달러 규모의 물류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50∼60%가 해운시장임을 고려할 때 초대형 항구의 중요성은 두말이 필요없다. 더구나 수출입 물량의 99.5%를 해운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신항 건설이 눈썹에 붙은 불처럼 다급한 일이다. 그래도 요란한 말잔치로 세월아 네월아 할 요량이면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은 일찌감치 접는 게 낫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항만 과잉투자 부메랑 온다

    항만 과잉투자 부메랑 온다

    우리나라 항만시설이 과잉·중복투자돼 향후 5년 안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항만 투자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6∼10일 양산항 등 중국 항만시설 현지취재 과정에서 만난 국내 해운업체 A사 관계자는 “부산항 등 국내 항만시설에 대한 수요를 과도하게 예측해 과잉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중국내 항만시설이 대거 확충되는 오는 2010년 이후에는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115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의 화물을 처리한 부산항의 경우, 전체 화물에서 환적 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50% 가량 된다. 또 환적 화물 가운데 상하이, 톈진, 디이롄, 칭다오 등 중국 중·북부지역 화물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홍콩항과 선전항 등 대규모 항만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남부지역과 달리 중·북부 지역은 늘어나는 수출입 화물에 비해 항만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오는 28일 상하이 신항인 양산항이 개장하더라도 당분간은 폭증하는 자체 수출입 물량을 처리하기에도 버겁고, 환적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아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톈진 400만TEU, 칭다오 500만TEU, 다이롄 300만TEU 등 북중국 지역에 총 1400만TEU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항만이 건설되고 있거나 건설될 예정”이라면서 “북중국 지역이 화물을 자체처리할 경우 부산·광양항의 환적 화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B사 관계자는 “광양항을 육성한다는 명분 아래 경쟁력 강화라는 경제 논리가 희생되고 있다.”면서 “부산항과 광양항을 모두 이용해야 항만 이용 비용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광양항에 빈 컨테이너만 내리고 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중국 내부에서는 실제로 부산항 등 한국의 항만시설을 경쟁 대상으로도 간주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홍콩·선전 장세훈특파원 shjang@seoul.co.kr
  • 한국 물류허브 ‘빨간불’

    한국 물류허브 ‘빨간불’

    중국이 이달 말 상하이 신항(新港)인 양산항 1단계 터미널을 개항하면서 세계 항만사에 새 페이지를 연다. 반면 한국은 부산항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다 내년 1월 조기개장하는 ‘부산신항’조차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어서 ‘동북아 물류 허브’ 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산항은 중국 정부가 ‘아시아 허브’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항구다. 상하이에서 바다쪽으로 30㎞ 떨어진 대·소양산도에 50개 선석(배가 접안하는 자리) 규모로 오는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 때가 되면 연간 300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달 말에는 우선 1단계로 5개 선석의 소양산도 컨테이너 터미널이 하역을 시작한다. 중국이 이달 말 상하이 신항(新港)인 양산항 1단계 터미널을 개항하면서 세계 항만사에 새 페이지를 연다. 반면 한국은 부산항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다 내년 1월 조기개장하는 ‘부산신항’조차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어서 ‘동북아 물류 허브’ 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산항은 중국 정부가 ‘아시아 허브’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항구다. 상하이에서 바다쪽으로 30㎞ 떨어진 대·소양산도에 50개 선석(배가 접안하는 자리) 규모로 오는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 때가 되면 연간 300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달 말에는 우선 1단계로 5개 선석의 소양산도 컨테이너 터미널이 하역을 시작한다. ●수심 16m… 1만TEU급 정박가능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중국 양산항 개장의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양산항의 터미널 수심은 16m로 세계 최대 규모인 1만TEU급 선박도 정박할 수 있다. 또 양산항의 운영주체인 상하이국제항무집단(SIPG)은 양산항 환적 화물에 대해 환적 비용을 최대 70%까지 깎아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 보고서는 양산항이 환적 비용을 50%만 할인해도 주요 원양항로에서 국내 항만의 가격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연간 3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상하이항의 발전 추세를 고려하면 양산항 개항은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반면 1100만TEU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연간 성장률은 10% 미만이다. 물동량 처리 기준으로 세계 1위는 홍콩항이고, 싱가포르항, 상하이항, 선전항, 부산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세계 3위였던 부산항은 2003년부터 상하이와 선전항에 3,4위를 내준 뒤 줄곧 뒷걸음질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0년쯤 상하이항이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양산항을 통해 인접국가의 환적 화물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동북아지역의 환적 화물이 양산항으로 집중될 경우 전체 물동량 중 환적 화물 처리 비율이 40%가 넘는 부산항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부산항의 환적화물의 55%가 중국화물이다. 한국해양개발원 정봉민 해운물류센터장은 “상하이항의 컨네이너 물동량은 부산항보다 26.8%나 많고 올해는 50%가량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양산항 완공이 가시화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항 경쟁력 저하속 신항도 차질 특히 최근 동북아 물류중심 항만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정부의 ‘양항정책(투포트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감사원은 “부산항과 광양항을 따로 개발, 운영한 결과 두 항만이 물동량 이전을 서로 견제한데다 물동량 예측까지 잘못해 국제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진해에 건설중인 ‘부산신항’은 아직 이름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부산신항을 선호하고 있지만 경상남도가 ‘부산·진해신항’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신항이 개장 2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사전 물동량 확보가 제대로 안돼 개장 이후 상당기간 항만시설의 유휴화까지 우려된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중국 양산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항만도 환적 전용 터미널 시설을 확충, 선사들에 좀더 저렴하고 편리한 환적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주요 전략 항만을 관세법상 외국에 준하는 ‘자유항’으로 지정, 비관세 영역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후진타오식 외교, 무엇을 노리나

    중국 4세대 지도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2003년 국가주석 취임 이후 2년 8개월 동안 30여개국을 순방했다. 중국을 찾아온 외국 원수까지 합치면 50개국 이상과 수뇌회담을 한 셈이다. 과거 최고 지도자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외교 반경이다. 중국 언론들은 이러한 후 주석을 향해 “전방위 중국외교가 실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4세대 지도부는 축적된 국부와 급변하는 국제안보 환경에 맞춰 새로운 ‘외교노선’을 구축했다. 덩샤오핑이 주창한 타오광양후이(光養晦·자중하며 실력을 키운다.)에서 적극적 외교를 표방한 허핑줘치(和平堀起·평화속에서 우뚝 선다.)로의 전환이다. 후 주석이 이달 초 중·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선 평화적인 국제 외교환경을 쟁취하고 우호적인 주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외교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북·중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로 불거진 동북아 긴장 완화와 위기 해결을 위한 대표적 외교로 꼽힌다. 이웃나라인 러시아와 인도와의 오랜 국경 분쟁을 마무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제리, 가봉 등 아프리카 국가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 등 개발도상국들과의 연대 강화는 과거 비동맹 외교의 외연 확대이자 석유 확보란 실리 외교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국제관계의 다극화’도 주요한 외교 정책이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국제기구를 통한 다변화 외교에 착수했다. 유엔은 물론 중국·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가 회원국인 상하이협력기구(SCO),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국제관계연구소 린리민(林利民)연구원은 “과거 중국 외교는 어린이가 깊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은 상당 수준의 수영 기술을 익혀 자유로이 국제무대를 누비는 상황”이라며 발전상을 지적했다.oilman@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은퇴 김태영에 대한 헌사

    지난 6일 전남 광양구장에서는 많은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서 23년 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는 전남 김태영의 은퇴식이 있었다. 그 곳에서는 김태영에게 바치는 두곡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한 ‘Hope(그룹 NEXT)’와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 ‘My way’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전투를 치르는 아파치 전사처럼 강렬한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수를 괴롭히던 김태영에게 팬들은 ‘아파치’라는 영예를 부여했다. 투혼과 열정의 대명사였던 그는 11년 250경기를 치르는 동안 국내 무대에서 우승 한 번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만큼은 달랐다.1992년부터 2004년까지 국가의 부름을 받고 A매치 101경기를 훌륭히 치렀고 98년과 2002년에는 잇따라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또 2004년 7월에는 A매치 100번째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등 불세출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코뼈가 함몰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태극무늬 마스크를 쓰고 출장, 한국축구 4강 신화를 이룩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필자 역시 몸싸움을 잘하고 최선을 다하는 김태영의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더이상 볼 수 없어 무척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고난의 세월을 다 이겨내고 후회 없이 축구선수로서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배 김태영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선수생활을 마감한 김태영은 축구인생의 후반전인 지도자 길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필자가 주 강사인 21일부터 시작되는 2급 지도자 교육을 통해 지도자의 첫발을 내디디게 된다. 지도자의 길 역시 선수생활 못지않게 힘들고 험난하다. 선수일 때에는 육체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반면, 지도자는 많은 정신적인 고통이 수반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풍부한 경험, 그리고 지도자로서 겸비해야 될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을 쌓기 위하여 무한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그가 트랙을 돌며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 많은 팬들이 보낸 박수는 선수로서 은퇴하지만 지도자로서의 성공을 기원하는 격려의 의미도 포함됐을 것이다. 이제 첫발을 내디디는 ‘지도자 김태영’은 어떠한 어려움도 꿋꿋하게 이겨내며 선수 시절 보여줬던 그 특유의 뚝심과 인내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축구를 짊어질 또 한 명의 훌륭한 지도자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youngj-cho@hanmail.net
  • [부고]

    ●한상억(전 두산건설 회장)씨 별세 성환(청강SIT 사장)씨 부친상 박근준(전 대한제당 부회장)최상순(한화 사장)최유섭(미국 거주)노진형(POSCO)장범석(강릉대 치과병원장)씨 빙부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410-6916 ●김성영(서울신문 경영기획실 시설관리부 차장)씨 조모상 7일 경기 광주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9시 (031)763-0952 ●박찬숙(대한체육회 부회장)씨 부친상 8일 서울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30분 (02)2072-2091 ●강신욱(대법관)신훈(전 KBS 춘천 업무국장)신돈(국민대 경상대 교수)씨 모친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410-6915 ●이용이(국정홍보처 영상홍보원 홍보심의팀장)용율(호주BC카드)씨 모친상 8일 보성 우리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10시 (061)852-4445 ●추윤식(엠케이인터내셔널 대표)명식(삼원폴리테크 이사)씨 모친상 박원동(전 엘스비어 사이언스 대표)이순조(가야병원장)씨 빙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3410-6919 ●김종배(보미건설 전무이사)원배(두산중공업 부장)규배(이루미 대표)씨 모친상 전현주(메트라이프 FSR)씨 시모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3010-2268 ●구본관(데이콤 콜투게더 이사)본우(사업)본찬(무역업)본태(대우건설 차장)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2)3010-2240 ●안세련(서울지하철공사 운영팀장)성련(중산베니프 대표)수련(대한투자증권 광주지점 부지점장)광련(에스오일 순천지사 대리)씨 부친상 박대영(사업)선해춘(포스코 광양제철소 차장)씨 빙부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3010-2295 ●이봉용(대웅제약 연구소장)진용(덕수수산 대표)서용(가좌성모의학연구소 내과장)화용(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 과장)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6917 ●허근호(사업)광호(〃)봉호(삼성카드 상무)철호(사업)씨 부친상 류인한(전 풍산금속 대표)이경(일야하이텍 상무)씨 빙부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3410-6902 ●최성호(농협중앙회 호계지점)씨 부친상 이상진(농협중앙회 시화공단지점장)한성열(국민은행 동대구지점장)오백은(자영업)홍순경(우리은행 IB사업단 과장)씨 빙부상 10일 김천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10시 (054)429-8363 ●조성환(CNI 주임)씨 부친상 박대서(아진크린 사장) 윤춘식(상대원치과 기공실장)씨 빙부상 8일 경희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958-9556
  • [지금 광주에선] 기아車 2배 증설·삼성 가전 유치…이젠 光산업 메카로

    [지금 광주에선] 기아車 2배 증설·삼성 가전 유치…이젠 光산업 메카로

    광주가 역동적인 신(新)산업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소비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국토 서남권의 경제 거점지역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인근 목포와 광양항 등지를 오가는 도로에는 수출용 자동차를 실어나르는 화물차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 이면에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삼성광주전자가 버티고 있다. 광주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쌍두마차’에 광(光)산업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광산업은 초기 단계이지만 광통신·광원·광소재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힌다. 최근 광주에서는 자동차·백색 가전공장 증설과 생산라인 확대, 협력업체 이전 등이 뒤따르면서 숙박·음식·부동산 등 서비스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밑바닥 체감경기는 아직 미미하지만 산업생산 지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2∼3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간 생산규모 35만대로 늘려 1965년 문을 연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버스와 군용차량, 봉고차 등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최근까지 운영됐다.2003년부터 소품종 다량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연간 생산규모를 18만대에서 35만대로 늘렸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뉴스포티지(SUV)가 수출과 내수를 주도하면서 ‘광주경제’의 ‘견인차’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기아차의 매출액은 지역내 총생산액(GDP) 15조 7000여억원의 18.5%인 2조 9000억원에 달했다. 내년 3월엔 카렌스 후속 모델인 UN 양산체제에 돌입한다.UN라인 증설로 내년에는 42만대를 생산하고, 이듬해인 2007년 매출액 7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협력업체의 생산량까지 합하면 광주지역 제조업 생산의 30%에 육박할 전망이다.2010년에는 연간 6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고용은 2002년 1만 5800명에서 뉴스포티지 생산라인 증설 이후인 2004년 1만 7300명으로 1500명이 늘었다. 매출은 2003년 2조 4000억원에서 올해 연말 5조원으로 예상된다. ●세탁기·에어컨등 21개 생산라인 갖춰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수원에 있던 ‘백색가전’ 생산라인 전체를 광주로 이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삼성 광주공장은 세탁기 라인 2개와 에어컨 라인 8개를 이전하면서 모두 21개 라인을 갖춘 국내 최대 종합 가전생산단지로 탈바꿈했다. 냉장고 등 백색가전 연간 생산량은 지난 2001년 760여만대에서 지난해말 현재 1920여만대로 25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냉장고 330만대, 에어컨·세탁기 각각 100만대, 청소기 950만대, 컴프레서 700만대에 이른다. 이중 ‘투 도어(양문형)’냉장고는 전세계 수요의 20%, 청소기는 16%를 생산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1조 9000억원에서 올 3조 2000억원(GDP의 20%)으로 늘 전망이다. 가전라인 이전과 함께 광주공장의 직원은 3000명에서 4500명으로 늘었다. 협력업체도 75개에서 117개로, 고용인원도 5000여명에서 7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삼성은 광주공장을 기반으로 2007년 생활가전 매출 100억달러(10조원)를 달성할 계획이다. 또 홈네트워크·로봇가전 등 ‘유비쿼터스 가전’ 전문단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삼성가전의 광주 이전은 외국기업 유치와 아파트 가격상승,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계의 활황 등 각종 파급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광산업에 2008년까지 8000억 투입 빛의 고유한 성질을 제어·활용하는 광산업은 지난 2000년 국가 전략산업으로 채택됐다. 오는 2008년까지 국·시비 등 8000여억원이 투입된다. 한국광기술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광통신부품연구센터 등 관련 인프라 구축(1단계)이 마무리된 데 이어, 현재는 2단계(2004∼2008년)인 ‘성장궤도’에 접어들었다. 2단계 기간에는 발광 다이오드(LED)로 대표되는 반도체 광원(光源)과 광통신 부품산업이 집중 육성된다. 또 내년 1월부터 홈오토메이션을 실현할 가정내 광가입자망(FTTH)사업도 본격화한다. 이는 기존 초고속 인터넷 ADSL보다 12배이상 전송속도가 빠르며, 원격진료·화상회의·주문형 비디오(VOD)·홈쇼핑 등이 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광산구 첨단산단 7만여평의 부지에 국내 광(光)기업의 20%가 몰리고, 유수 연구기관이 집적된 ‘광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첫해 57개였던 업체도 올 현재 247개로 늘었다. 고용인원은 2002년 4900명에서 현재 5610명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은 1조 2000여억원으로 초창기보다 1100% 늘었다. 시는 2단계 사업이 끝나는 2010년쯤이면 생산액 7조원, 부가가치 2조 8000억원, 고용 4만 9000명 등으로 이 산업이 지역경제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자동차·가전·광제품 등 지역 전략산업의 약진으로 광주시가 사상 처음 지난해 4·4분기, 올 1분기 연속 제조업 생산증가율 전국 1위를 달성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박광태 광주시장 인터뷰 “지역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 모두가 고통을 참아내며 힘을 한데 모은 결과입니다.” ‘경제 살리기’를 시정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던 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가 신산업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은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시민들의 역량이 결집된 덕택”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금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든 생활을 하는 서민계층과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지난 3년 동안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광산업’ 활성화에 매달렸다. 관련 예산을 따내고,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느라 서울을 발이 닳도록 오갔다. 기아차 스포티지 신차발표회를 시청에서 열고, 기아차 사주기운동, 기아로(路)지정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 백색가전 이전을 위해 ‘지원전담반’을 구성, 운영하고 ‘삼성의 날’을 만드는 등 지역민들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졌던 삼성을 ‘향토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꿔놨다. 그는 “광주는 최근 수년동안 5·18 민주화운동 후유증 등으로 경제에 눈돌릴 여유가 없었다.”며 “명예회복 등이 이뤄진 이후부터 ‘정치적 욕구와 열정’을 ‘먹고 사는 데’로 결집해 내는 것이 단체장의 역할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생산도시로서 기반을 구축한 만큼 외자 및 대기업을 끌어들여 그 토대를 더욱 튼튼히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광산업 리더기업 신한포토닉스 광주시 광산구 평동산단내 ㈜신한포토닉스는 요즘 세계 각국으로 수출할 광통신 부품을 제작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광통신기기 접속용 커넥터인 ‘광패치 코드’와 광섬유 고정용 튜브인 ‘세라믹 페룰’등 2종류이다. 이들 제품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된다. 신한포토닉스는 세계 이동통신 시스템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스웨덴 에릭손을 비롯, 스위스 R&M, 미국 Telect 등 굴지의 통신기기 회사로부터 바이어들이 찾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회사는 1996년 건물내 LAN망을 구축하는 ㈜신한네트워크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삼성SDS에서 2년 동안 근무했던 주민(41)씨가 창업했다. 네트워크가 전문이었던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광통신 시제품을 만들 정도로 성장했다. 때마침 광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우수연구 인력확보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1년엔 현재의 상호로 바꾼 뒤 회사를 확장, 이전했다. 곧이어 ‘아웃렛박스’ ‘통신망접속용 회로기판’에 대한 의장권을 등록했고,‘다수준격자 부호변조 방식의 복호화 방법 및 장치’를 특허 출원했다. 이런 기술을 응용해 2002년 광패치코드 50만 4000개, 세라믹페룰 430여만개를 각각 만들어냈다. 올 생산량은 광패치코드 79만여개, 페룰 730여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근로자 수도 2002년 85명에서 현재 117명으로, 매출액은 72억여원에서 185억여원으로 증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공공임대 비율 2020년 15%로

    공공임대 비율 2020년 15%로

    국토개발계획 목표에 ‘복지’와 ‘통일기반 구축’ 개념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장기 국토개발 방향 수립에 2.5% 수준(2004년)에 그치고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2020년까지 15%로 높이기로 했다. 또 백령도∼파주∼철원∼고성을 잇는 평화도시 건설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개발계획 목표에 ‘복지’와 ‘통일기반 구축’ 개념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장기 국토개발 방향 수립에 2.5% 수준(2004년)에 그치고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2020년까지 15%로 높이기로 했다. 또 백령도∼파주∼철원∼고성을 잇는 평화도시 건설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의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안(2005∼2020)을 마련, 당정협의를 마쳤다. 이 계획은 연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큰 틀은 국토 공간구조를 동·서·남해안을 따라 역파이(π)축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내륙을 7대 광역권과 제주도 거점의 다핵구조(7+1)로 개편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균형 발전과 복지 향상 동시 추구 대외적으로 동·서·남해안을 따라 환태평양과 유라시아로 뻗는 개방형(π)이 미래 발전 축이다. 안으로는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전북권, 광주권, 대구권, 부산권에 제주도를 더한 ‘7+1경제권역’을 기본으로 한다. 행정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업도시 등과 연계한 균형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다. 수정안에는 국토계획 목표에 ‘복지’개념이 포함됐다. 주택부문의 경우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보급률을 101.2%(2003년 기준)에서 120%로 높이고,80%에 이르는 아파트 공급비중을 하향 조정해 다양한 주택형태를 유도하기로 했다. 주택 수는 인구 1000명당 270가구(2003년 기준)에서 370가구로,1인당 주거면적은 2000년 20.2㎡에서 35㎡로 각각 확대된다. 사회적 약자가 장애없이 도시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벽 도시를 건설하는 방안도 추가됐다. 남북 접경지역 평화벨트 조성을 위한 단계적 추진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개성공단, 나진·선봉지구 등에 경제특구를 개발하고, 남북철도·도로·항만 등 한반도 통합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재원부담이 문제 국토를 다핵 구조로 개발하기 위해 어디서나 30분 안에 오갈 수 있는 네트워크형 인프라가 구축된다. 고속도로, 고속철도, 국제공항과 항만 및 정보통신망이 기반이다. 국토를 유무선 정보통신 네트워크와 연결해 시간·공간 제약이 없는 ‘유비쿼터스 국토’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호남고속철도를 건설하는 동시에 수도권 서부와 광양을 연결하는 서남선 철길을 새로 놓을 방침이다. 인천∼수원∼광양으로 이어지는 철도가 건설되면 경부선·호남선에 집중된 물류량이 분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해주∼신의주∼중국 다롄∼상하이∼홍콩으로 연결하는 환황해 고속도로망을 추진하고 한반도종단철도(TKR)및 대륙철도(TCR,TSR,TMR)와 연계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수정안은 한반도의 미래 모습을 읽을 수 있는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세부 실천 계획은 시·도별 개발계획 등을 마련한 뒤 세우도록 했다. 구체적인 달성 목표 등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별도의 실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재원 확보도 관건이다. 제시된 주거복지정책이나 엄청난 사회간접자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 최병수 국토정책팀장은 “수정안은 그동안 각 부처에서 논의된 장기과제를 얼개로 엮어 종합계획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재정계획과 구체적인 로드맵은 사업별로 짜여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프로축구2005] 인천 창단 첫 PO 직행

    ‘프로축구 막내 구단’ 인천이 창단 2년 만에 플레이오프(PO) 티켓을 거머쥐었다. 인천은 6일 광양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41분 라돈치치의 극적인 페널티킥 골이 터지면서 전남을 1-0으로 꺾고 전·후기 통합 승점 45점으로 오는 9일 광주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4강 PO에 진출하게 됐다. 슈팅수 5대12가 말해주듯 전남에 밀렸지만 ‘킬러 본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라돈치치가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무서운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전기리그에서 부산에 이어 아깝게 2위를 차지했고, 후기리그에서도 최소 3위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또한 벼랑 끝에 몰렸던 부천은 꺼져가는 듯하던 PO행 티켓 획득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부천은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2분 터진 고기구(25)의 귀중한 헤딩 결승골로 부산을 1-0으로 꺾고 승점 25점으로 이날 울산과 비기면서 위태로운 선두를 지킨 성남(26점)을 바짝 뒤쫓았다.부천은 전·후기 통합 승점 41점으로 통합 순위에서도 인천(43점), 성남(42점)에 이어 3위로 뛰어올라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있게 됐다. 부천은 ‘유일한 PO 진출팀’인 부산을 맞아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하던 후반 12분 왼쪽에서 이상홍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고기구가 페널티구역 오른쪽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부천의 4연승이자 티켓에 한 걸음 더 가깝게 이끈 결승골. 반면 이날 승리했다면 마지막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후기우승을 결정지으며 PO 티켓을 얻을 수 있었던 성남은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쳐 포항을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한편 프로축구 혼전 양상에 대한 긴장감 탓인지 이날 치러진 6경기에서 부천과 인천만 승부를 갈랐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을 정도로 극심한 골가뭄을 겪었다.K-리그 한 라운드 최소골(종전 2003년 9월24일 6경기 6골) 기록을 갈아치웠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내일의 경기]

    ■ 프로농구 ●KTF-동부(부산)●전자랜드-SK(부천)●KT&G-오리온스(안양)●LG-KCC(창원 이상 오후3시)■ 프로축구 ●대전-서울(대전)●광주-전북(광주)●울산-성남(울산)●수원-대구(수원)●부산-부천(부산 이상 오후3시)●전남-인천(오후 3시30분 광양)
  • 광주전남 식수원 오염 비상

    광주전남 식수원 오염 비상

    130만 광주와 전남 주민의 식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이 떨어지면서 수질 오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주암댐관리단에 따르면 이 날 현재 전남 순천시 상사면 주암댐의 저수율은 본댐 35.5%, 상사 조절지댐 57.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예년 본댐 62.0%, 조절지댐 60.4%의 저수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26.5% 포인트,2.5% 포인트가 각각 부족한 것이다. 이처럼 저수량이 줄어든 것은 가뭄으로 하루 평균 댐 유입량이 31만t에 불과한 반면, 배수량은 세 배가량인 91만여t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수량이 줄어들면서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댐과 유입하천 3∼5곳에서 측정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9월과 10월에 주암댐 2.6과 2.3ppm이고 조절지댐은 2.3ppm으로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저수량이 줄면 수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태다.COD 3∼6ppm이면 3급수이다. 댐 관계자는 “겨울철 갈수기에는 기온이 낮아져 녹조류의 부영양화는 문제가 안 된다.”며 “그러나 저수율이 낮아져 외부에서 기름이나 분뇨 등이 유입되면 순식간에 물을 오염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암댐은 비가 안 와도 270일(9개월)까지 용수공급이 가능하지만 저수율이 낮아져 종합적인 수질오염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암 본댐에서는 광주·목포·나주·화순 등 전남 서남권으로 하루 45만t을, 조절지댐에서는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 등 전남 동부권에 식수와 공업용수로 하루 평균 30만t의 물을 공급한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6)] 절실해진 친환경 도로건설

    [우리땅을 살리자 (6)] 절실해진 친환경 도로건설

    ‘산업의 핏줄’로 불려온 도로가 야생동물의 무덤이란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지리산 일부 구간에서만 연간 3000마리로 파악될 정도다. 현재 실상도 놀랍지만 로드킬은 앞으로 더욱 잦아져 심각성을 더해갈 전망이다. 최근 환경단체 등이 도로중복투자 문제를 들며 도로건설의 타당성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지리산 일대를 비롯한 전국에서 도로 신설·확장 계획은 여전히, 줄기차게 추진되고 있다.“경제성장을 위해선 도로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일방적 주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과 생태계 파괴 등 총체적인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도로건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실효성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산업의 핏줄’로 불려온 도로가 야생동물의 무덤이란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지리산 일부 구간에서만 연간 3000마리로 파악될 정도다. 현재 실상도 놀랍지만 로드킬은 앞으로 더욱 잦아져 심각성을 더해갈 전망이다. 최근 환경단체 등이 도로중복투자 문제를 들며 도로건설의 타당성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지리산 일대를 비롯한 전국에서 도로 신설·확장 계획은 여전히, 줄기차게 추진되고 있다.“경제성장을 위해선 도로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일방적 주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과 생태계 파괴 등 총체적인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도로건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실효성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지리산 로드킬, 더욱 늘어날 듯 전국에서 벌어지는 로드킬 숫자는 어림잡기조차 불가능하다. 도로공사 순찰팀이 매일 차량사고로 숨진 야생동물 수를 집계하고 있지만 고속도로만을 대상으로 할 뿐, 전국에 촘촘하게 깔린 국도나 지방도 등은 제외돼 있다. 그나마 대형 포유류 위주로 조사가 진행되는데다 전문 조사인력이 없어 로드킬 원인 파악과 대책마련 등은 엄두조차 못내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10만㎞에 걸쳐 깔린 도로 가운데 로드킬의 정확한 실태조사는 지리산 일대 119㎞ 구간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 조사팀은 지난해 7월 환경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해 오는 2007년 초까지 조사할 계획이다.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지리산 일대에서 빚어진 로드킬 대상엔 거의 모든 종(種)이 망라됐다. 양서류가 1049마리(35%)로 가장 많았고, 포유류 759마리(26%)-조류 611마리(21%)-파충류 398마리(14%) 등 순이었다. 양서류에선 두꺼비가 1023마리, 포유류에선 너구리가 154마리, 조류에선 꿩이 145마리로 가장 많이 희생됐다. 도로별 특성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조사대상 4개 도로(88고속도로,19번 강변국도,19번 산업국도,861번 지방도) 가운데 지리산과 섬진강 사이에 놓인 19번 강변국도(2차선)에서 1㎞당 49마리로 로드킬 밀도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법정보호종의 경우 171마리 가운데 65%인 111마리가 88고속도로에서 숨졌다. 이 중 특히 주목되는 종은 천연기념물인 소쩍새.55마리가 로드킬로 숨졌는데, 유전자분석 결과 이 가운데 80% 정도가 암컷인 것으로 파악돼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리산 소쩍새의 안정적 개체군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로드킬 원인과 현상에 대한 분석은 심도있는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한다.”면서 “도로별로 로드킬 종과 숫자가 다른 것은 일단은 주변 서식처 특성과 차량 속도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로중복투자 개선대책 있어야” 하지만 지리산 일대의 로드킬은 앞으로 사정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건설교통부와 관련 지자체들이 현재도 포위되다시피한 지리산 일대 도로의 신설·확장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어서다.88고속도로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넓히는 공사가 일부 구간에서 진행되고 있고,19번 강변국도(전남 구례∼경남 하동)도 4차선 확장공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끝났다. 당초 섬진강 쪽으로 하천을 100m 가량 침범해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유보됐다 최근 도로 폭을 33m로 줄이는 방안이 정부심의에서 통과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송병화 계장은 “당초 환경영향평가 협의서와 다른 내용으로 변경됐을 때는 또다시 협의하지 않아도 돼 공사는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주∼광양간 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인 19번 국도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곳에 또다시 깔릴 예정이어서 야생동물 서식처 파괴 및 이로 인한 로드킬 현상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도로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비단 로드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온실효과와 대기질의 악화, 생태계 교란 및 환경파괴 등 도로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모든 환경적 영향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도로 건설 계획단계부터 환경성을 철저히 고려하고, 무엇보다 노선 선정에 따른 환경영향을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수재 박사)는 지적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물론 정부도 이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말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환경친화적 도로건설 지침’도 그 중 한 사례다.▲보전가치가 있는 곳은 원칙적으로 우회해서 노선 선정 ▲우회하기 어려울 경우 터널·교량으로 환경훼손 최소화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터널 연장을 길게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교부 도로건설과 노성열 사무관은 “건교부 산하 조직들이 시행하는 모든 도로공사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이 지침에 따라 시공될 것”이라면서 “야생동물 이동통로의 확보 및 안전한 이동을 위해 도로변에 펜스를 두르고 야생동물 피난처를 마련하는 등 대책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로 중복투자 및 예산낭비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마구잡이식 도로건설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특히 시급하다는 지적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녹색연합은 최근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의 노선과 예상 교통량 등을 비교·분석한 도로중복투자 실태 보고서를 펴내고,“현재 건설중인 국도공사 구간중 24곳, 고속도로 건설공사 구간중 3곳이 중복·과잉투자돼 9조여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녹색연합 윤기돈 국장은 “교통량 예측 등 도로건설과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합리성 제고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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