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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 복원은 관광투자/趙漢龍 익산시장(공직자의 소리)

    흔히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급속한 산업발전으로 인간의 정서가 황폐해지면서 문화활동을 통한 삶의 가치추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된다. 문화발전을 위한 투자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투자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그러나 문화관련 투자는 실효성만 갖고 따질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현재 정부가 검토중인 전북 익산 미륵사의 복원문제도 역사문화의 재현과 관광진흥 등 다양한 측면에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동안 내란,외침 등으로 역사유물과 유적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다. 유적 복원을 통해 조상의 삶의 자취를 후손에 알리는 일은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우리나라는 해마다 엄청난 관광수입 적자를 내고 있는데,이는 바로 ‘볼거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학계의 조사대로 미륵사를 복원한다면 이 절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 될 것이다.따라서 관광진흥 차원에서 복원의 필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문화비전 2000위원회’에보고된 내용에 미륵사와 경주 황룡사의 복원이 들어있는 것도 바로 역사문화 재현과 관광진흥을 염두에 둔 결과다. 문화관광부가 우리나라 7대 문화관광권 지정 구상에 백제 문화관광권으로 공주·부여와 익산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도 미륵사와 궁터로 추측되는 왕궁평(현재 발굴 조사중)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미륵사의 복원 결정은 그러나 재정문제와 이런 저런 연유로 계속 뒤로 미뤄지고 있다. 다가오는 ‘문화의 세기’를 대비해 역사문화의 재현 및 보존과 한국의 관광진흥 차원에서 미륵사 복원문제에 대한 정부와 학계의 적극적인 결단이 있기를 기대한다.
  • 자유관광지역 韓國(사설)

    중국이 한국을 자유관광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두가지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우선 중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金大中 대통령이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에게 요청한지 한달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상당히 파격적이다. 신임 주중(駐中)한국대사가 부임한지 3일만에 이루어진 일이기도 하다.‘새 정권,새 사람에 대한 중국의 선물’로 해석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한·중 관계가 그만큼 돈독한 차원으로 발전했음을 뜻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또 우리 관광 수입을 대폭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지금 세계 관광시장에서 가장 잠재력 높은 대상으로 손꼽히고 있다.중국인구의 약 5%인 6천만명이 잠재적인 해외여행자로 추정되며 특히 베이징,상하이,텐진시와 광둥,푸젠성 등 동북부 연해(沿海)지역 3억 인구중 10%인 3천만명은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중국은 최근까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억제해와 국민의 여행욕구가 높은데다 최근 개인소득 증대와 위안화(貨)의 강세로 중국인의 해외여행 열기는폭발적이다. 문화관광부는 한국이 중국인들이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이 됨으로써 1년에 50만∼1백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5억∼18억달러의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총 3백91만명(중국인 21만4천여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다. 따라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작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중국관광객은 자연경관을 구경하는 것(34%)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설비 견학(39%)과 쇼핑(8%)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제주도를 중국 단체관광객 무(無)비자 지역으로 선포했지만 일부 조선족 불법 체류자로 인해 지나치게 까다로운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 절차를 근본적으로 완화해야 할 것이다.무비자 지역인 제주도와 중국을 잇는 직항로(直航路)개설도 시급하다. 관광공사의 중국 사무소도 현재의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동북부 연해지역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중국 관광 특수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무비자 지역을 제주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으로 넓혀야 한다는 관광업계의 요구 또한 불순세력의 우회침투나 불법체류자의 증가 우려가 없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만성적인 관광수지 적자국에서 탈피하는 계기를 이번에는 반드시 찾아내야겠다.
  • “안기부 北風 확산 언론공작 기도”

    ◎朴一龍 前 차장 구속영장서 밝혀져/일부 언론사 보도않자 간부 인사조치 압력/공정 가장하려 외신보도 이용 수법도 동원 朴一龍 전 안기부 1차장의 구속영장에는 안기부가 갖가지 방법으로 언론을 북풍 공작에 끌어들이려 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언론사가 북풍공작에 놀아나지 않자 특정 간부를 인사조치하려 했다는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대선 직전 朴 전 차장의 지시를 받은 임경묵 안기부 102실장은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왜 尹泓俊 기자회견과 金大中후보의 동생 金대의씨 사망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한 뒤 정치부장을 인사조치토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성을 가장하기 위해 외신을 이용하는 수법도 동원됐다. 金선태 303실장(1급)은 같은달 13일 權寧海 전 안기부장의 지시로 吳益濟가 하루 전 평양방송에서 연설한 내용 중 ‘국민회의 후보는 자신의 3단계 연방제 안이 북한의 연방제 통일 방안과 일부 상통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부분만을 발췌,카셋트 테이프를제작했다.朴 전 차장은 이를 곧바로 언론사에 배포하지 않고 李丙琪 2차장에게 “외신 보도 후 국내 보도가 나와야 하므로 해외 현지 신문에 기사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청했다.그러나 얼마 후 연합통신에 吳益濟 연설이 보도되자 TV 3사와 라디오 3사에 테이프를 넘겨주는 선에서 끝냈다. ○…안기부는 신문보다는 방송이 북풍 공작팀의 의도대로 움직여준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달 16일 朴 전 차장은 “최근 언론의 보도 실태는 金大中후보의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표현 사용을 기피하고 사건의 확대 쟁점화 보다는 일과성 해프닝으로 축소하는 조짐이 있다.그러나 방송은 안기부의 성명과 정치권의 공방을 실감있게 보도,사건 파문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을 종합해 權 전 부장에게 보고했다. ○…공작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적극 추진한 것도 주목된다. 朴 전 차장은 같은달 6일 吳益濟 편지사건에 대한 홍보를 위해서는 보도자료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高星鎭 대공수사실장에게 간담회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朴 전 차장은 “토요일 오후여서 기자들을 소집하기 곤란하다”는 李광수 공보관의 말에도 불구,당일 중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지라고 지시,하오 4시쯤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방송·신문 기자 20여명을 상대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 日 황금연휴 계기로 본 한국관광사업 현주소

    ◎올 425만 유치… 20억弗 흑자 목표/日 최대 고객… 작년 167만여명 찾아와/국토전역 여행자유화지역 지정 바람직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을 잡아라’ 정부가 IMF시대를 맞아 관광수입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올해 업무보고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는 4백25만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20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2002년에는 6백20만명을 유치,50억달러의 흑자를 구현하는 것으로 돼 있다.즉 향후 5년간 관광부문에서만 1백80억달러의 흑자를 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일본은 우리나라 최대의 고객이다.소득이 높아 국민 대부분이 관광을 즐길수 있는 여유가 있는데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백67만여명에 이른다.지난해 외래 관광객이 3백90여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43%에 이른다.올해 유치 목표는 8·5% 늘어난 1백80여만명이다. 중국인의 한국방문은 지난 80년대말부터 늘고 있다.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이후 폭증하다 93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10%선으로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21만4천여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한편 일본은 성장세가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는 성숙시장이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중국은 미래의 성장시장이라고 할수 있다.최근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제주도를 비자없이 여행할수 있는 지역으로 푼데 이어 우리나라를 해외여행 자유화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관광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제주도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을 무비자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 朴一龍씨 오늘 영장청구/검찰

    ◎吳益濟씨 편지 DJ 당선저지 이용혐의 확인/前 안기부 高星鎭·임광수 실장은 구속 서울지검 공안1부(洪景植 부장검사)는 29일 吳益濟씨 편지사건과 관련,朴一龍 전 안기부 1차장을 소환,밤샘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해 11월 吳씨가 북한에서 金大中 당시 국민회의 대통령 후보를 수신인으로 편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한 뒤 안기부 간부들과 대책회의를 갖고 金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편지사본을 공개키로 하는 등 朴전차장의 혐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30일 朴 전차장에 대해 안기부법(정치관여금지)과 선거법(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및 통신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朴 전차장 산하의 高星鎭 전 대공수사실장과 임광수 전 기획판단실장을 이날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해 11월20일 서울 목동국제우체국에 도착한 吳씨 편지를 입수해 놓고도 대선이 임박한 12월5일 뒤늦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튿날 기자회견을 통해 편지사본을 공개하는 등吳씨 편지를 정치공작 차원에서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검찰에서 “안기부의 정상적인 업무처리 절차에 따라 吳씨편지 사건을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權寧海 전 안기부장이 吳씨 편지의 활용방안을 지시하고 사건진행 과정을 보고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30일 서울구치소에서 權 전 부장을 조사하기로 했다.
  • 朴一龍씨 오늘 소환/검찰 北風공작 수사

    ◎高星鎭씨 등 前 안기부 간부 2명 사법처리 북풍공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洪景植 부장검사)는 28일 吳益濟씨 편지사건과 관련,高星鎭 전 안기부 대공수사실장과 임광수 전 기획판단실장 등 2명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吳씨 편지사건을 총괄지휘한 朴一龍 전 안기부 1차장에 대해서는 29일 출두토록 통보했으며,高씨 등 2명에 대해서는 29일 안기부법(정치개입금지)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朴 전차장 등 전직 안기부 수뇌부들이 지난 해 11월 서울 목동우체국에 吳씨의 편지가 도착한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대선직전인 지난 해 12월5일 뒤늦게 편지를 압수한 뒤 그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편지 사본을 공개하고 당시 국민회의 金大中 후보에 대한 내사설을 흘린 사실 등에 비춰 정치공작 차원에서 吳씨 편지를 이용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능력이라는 원자재로 외화벌이를(박갑천 칼럼)

    조선후기 실학자 朴齊家가 그의 (北學議)에서 지적한 바 우리나라의 잘못하는 일 가운데 하나.그것은 해마다 수만냥의 은을 중국에 수출하여 약재·주단 등을 사오는 일이었다. 그의 설명인즉 이렇다.은이란 천년이 지나도 변치않는 물건이다.그러나 약은 반나절이면 소화돼버리고 비단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 써서 반년이면 썩 어버린다.천년이 지나도 안없어질 이 강산의 한정된 자원을 반나절 반년이면 없어질 물건과 바꾸면서 남의 나라로 내보내다니…하는 게 그의 도리머리질이었다. 나라에 있는 유형자원을 팔아서 돈만드는 일은 박제가의 눈길이 아니더라도 용천스러워서 떨떠름하다.제살점 베어낸다는 느낌이 드는데다가 그 자원이 떨어졌을 때 끝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그렇지않은 돈벌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金東鳴 시인이 일찍이 “맥풀린 속눈썹에 서린건/우수(憂愁)냐 권태냐/게으르게 구르는 검은 눈동자는/가을비에 젖은 달같이 차다”고 노래했던‘창녀상’(娼女像:2련)의 그 창녀라 할까.‘달같이 찬 눈동자’만 굴리면 별다른 원자재없이 돈을 벌 수있는 터수니까.다만 이는 아픈 가슴으로 해보는 객담일 뿐이다. 자동차나 텔레비전 같은 것과는 달리 원자재가 필요없는 돈벌이.그건 역시 조상 잘둔 후손들 몫이다.자연경관 자연조건 좋은 데 자리잡고 살아내려오는 사람들.거기에다 훌륭한 역사·문화유산까지 곁들여 내려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프랑스를 보자.1994년 그 나라를 찾은 관광객은 6천1백30만여명이었다.관광수입은 2백56억여달러에 이르렀고(97년판.그해 우리의 3백58만여명 38억달러와 비기면 엄청난 차이 아닌가. 그것말고는 재주와 능력에 의한 돈벌이.얼마전 한 제약회사가 B형간염 치료물질을 개발해 미국서만 해마다 1억4천만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따위이다.또 2년간 3백만달러로 재계약했다는 박찬호 선수를 비롯한 체육인들이 그렇고 일부 문학·회화·영화 등 예술작품도 그렇다.영화하니까 말인데 ‘타이타닉’의 돈벌이 한번 엄청나다.지난 3월말 벌써 12억달러를 넘어섰다지 않던가. 원자재없는 돈벌이에도 투자는 있다.그건오랜세월의 노력과 자력을 필요로 하는 터.그게 원자재라면 원자재다.내세울만한 천연의 원자재없는 우리가 돈버는 길은 사람의 ‘머리­능력’개발에 투자하는 일이겠건만.
  • 꽹쇠 李光壽(이세기의 인물탐구:167)

    ◎북 장구 징 달통한 최고의 꽹쇠/농악 사물놀이 현대음악 장르로 세계화 시킨 주역/100개국 700회 순회 공연… ‘한국의 원음’ 전파 북이 구름이고 장구가 비라면 징은 바람소리다. 사물 중에서 꽹과리는 뇌성벽력(雷聲霹靂)에 비유된다. 혼신을 다해 신바람나게 두들겨야만 산맥 하나가 태어나고 바다가 숨을 멈춘다. 이시대 최고의 깽쇠는 두말의 여지없이 굿패 ‘노름마치’ 李光壽라 할수 있다. 그의 꽹과리는 어느때는 흐르는 계류와도 같고 어느때는 성난 굽이굽이로 사납게 울부짖는다. 숨막히게 몰아가는 장단속에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그만의 타법으로 인간의 고통과 환희, 고뇌와 한(恨)을 능란하게 다스린다. ○인간의 고통·恨 다스려 이광수는 김덕수 사물놀이에서는 주로 북을 쳤으나 깽쇠인 김용배 타계후 쇠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릴때부터 북에서 장구, 징과 꽹과리 등 모든 연희를 답습했다. 그중에서도 구음과 덕담으로 이어지는 ‘비나리’는 명창 박동진 옹에 의하면 ‘꽹과리 못지않은 일품의 경지’다. ‘비나리’는 인간을 끼고 도는 횡액(橫厄)을 막아주고 수명과 명복을 기원하는 노래로 지난 90년 광복 45주년 범민족음악회때는 이 ‘비나리’로 남북 공통의 정서인 민족의 통일염원을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비나리’를 통해 그가 독특하게 창출해내는 심오한 가락의 의미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장미(悲壯美)의 극치’로 평가되고 있다. 연극연출가 김우옥씨는 “그의 비나리는 모든 예술의 정수(精髓)이며 그의 꽹과리소리는 인생의 무상(無常)을 부드럽게 어르고 달랜다”고 말한다. 벌써 그 이전인 78년에 김덕수와 공간사랑소극장에서 앉은반 형태를 처음 선보인후 그들은 서양 타악기의 선두주자이자 작곡가인 박동욱씨의 추천으로 82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월드 쇼케이스 페스티벌’에 참가,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 음악의 귀재들로부터 6차례의 커튼콜을 받았고 80년대 중반아직 이데올로기 장벽이 헐리지 않았던때 폴란드 유고 등 공산권국가에 들어가 ‘한국의 원음’을 전하는 민간외교사절의 몫을 당당히 해냈다. 그리고 세계적인 재즈축제인 뉴올리언스페스티벌에서는 사물놀이가 ‘한국의 독창적인 재즈’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86년 뉴욕 퀸스 페스티벌에 이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월드 드럼 페스티벌’에서도 뉴스위크지는 “그들이 한복을 입고 상모를 돌리기 시작하자 어떤 악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생명성으로 세계인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쓰고 있다. 그의 쇠가락은 어느 자리에서나 신기와 광기를 발휘하고 살풀이 액풀이 축원 덕담 등 각종 소리에도 눈부신 솜씨를 구사한다. 판굿에서 펼치는 상쇠놀음은 부포놀음이며 상채발이, 까치놀음에서 관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의 몸짓과 흥에 합일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남인지 남이 나인지 모를 무아지경에서 객석도 미치고 그도 미친다. ○6살때 남사당패 입문 그는 충남 예산에서 9남매중 6째로 태어났다. 무성영화를 제작하다가 북만주 일대까지 전문연희패를 몰고 다니던 이름난 ‘뜬쇠’인 李點植씨가 그의 부친이다. 집안은 일찍이 내로라하는 ‘뜬쇠’들의 음악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고 그는 여섯살때부터 남사당패의 무동(舞童)이 되어 상모돌리기와 던질사위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였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깡통을 두들겨 만든 꽹과리로 리듬을 익혀나 갔고 온양 온천초등학교 졸업후 전국 방방곡곡으로 연희여행에 따라 나섰다. 그런 가운데서 연화당 스님 김대관 김복섭으로 이어지는 안택경(安宅經) 옥추경(玉樞經) 천지팔양경(天地八陽經)과 꽃만드는 법에서 부적, 꽹과리 북 상모만드는 법을 배웠고 당대 최고의 뜬쇠들에게 살판, 줄타기, 온갖 풍물굿과 남사당놀이를 두루 섭렵했다. 그의 붓가락은 대마디 대장단으로 사치가락을 쓰면서도 붙임새가 분명하고 맺음새가 깔끔한 것이 인상적이다. 10살되던 해 대전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충남대표로 출전하여 대통령상을 수상, 66년 서울 구로동에서 열린 무역박람회에 왔다가 성장과정이 비슷한 김덕수 김용배 최종실과 의기투합하여 농악 사물놀이를 현대음악의 한 장르로 세계화시킨 주역중의 한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지난 86년 가장 절친했던 김용배의 자살로 그는 ‘내몸의 털이 다 서는것 같은 충격’을 받고김덕수 패와도 헤어져 나왔다. ○지휘자 정명훈과 협연 91년 사물놀이패가 발전적 해산을 하기까지 100여개국에서 600회 이상을 공연했고 혼자 독립한 후에도 100회 이상을 공연, 뉴욕 타임스에 예술평론을 기고하는 제니퍼 더닝은 “꽹과리소리는 지구의 생명을 부활시키는 소리, 블랙홀이 따로 없다. 그의 가락에 무한하게 빠져든다”고 평할 정도다. 이후 ‘놀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뜬쇠중의 뜬쇠’라는 뜻으로 그만의 굿패인 ‘노름마치’를 구성하게 되었고 그가 만든 민족음악원의 바쁜 연주일정속에서 상반기만도 정명훈이 지휘한 ‘조국을 위하여’연주,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아프리카 아티스트 페스티벌 참가일정이 잡혀있다. 이른바 인위적으로는 결코 자아낼수 없는 음악의 감흥인 버슴새가 안정되고 광기와 신기를 안으로 다지는 기질이 그의 특징이다. 가족은 전에 여성농악단에서 장구를 치던 鄭美淑씨와의 사이에 남매. 평소의 그는 목화밭에서 갓딴 무명처럼 청수하고 일상사에 어둡지만 한번꽹과리를 두들기면 ‘잘하면 살판, 못하면 죽을 판’으로 매달려 꽹과리만의 운우(雲雨)풍뢰의 조화를 성취시킨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중에도 그 소리속에는 누주(淚珠)가 얼룩져있고 천변만화(千變萬化)의 황홀한 순간에도 우징(雨徵)을 품고 있는 것도 어쩔수 없는 그만의 운명일 것이다. 다만 한군데 머무르지 않는 타고난 광대기질은 날이 갈수록 빛을 더하고 기세가 꺾이지 않아 인간이 범할수 없는 신적 영역까지 넘나들면서 그의 혼(魂)과 성(誠)은아마도 그 끝이 보이지않는 신명을 언제까지나 멈추지 못하게 될것 같다. □연보 ▲1952년 충남 예산출생 ▲1958년 남사당패 입문, 최성구 차기준 황금만 사사 ▲1962년 전국농악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 ▲1978년 김용배 김덕수 최종실과 ‘사물놀이’창단(공간소극장) ▲1982년 세계타악인협회 월드 쇼케이스 페스티벌참가(美플로리다·댈러스) ▲1985­88년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초청 미주지역 순회,영국·일본공연 ▲1987년 88 서울올림픽유치를 위한 영국순회공연, 일본 ‘라이브 언더 스카이 재즈’ 페스티벌참가 공연 ▲19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평양) ▲1993년 민족음악원 개원, 굿패 노름마치 대표 ▲1997년 예인40년 기념공연 ‘알이랑 얼이랑’ KBS국악대상 단체상 ▲1998년 ‘조국을 위하여’ 아시아필하모닉 협연(지휘 정명훈) 민족음악원장, 사단법인 국악협회 대의원, 서울예전출강 사물놀이 창단음반(83년) 일본 산토리홀 사물놀이(87년)외 ‘신명(神命)’‘난장’‘아라리오’‘이광수 예인 40년’특집음반 등 다수
  • 金剛에 가보고 싶다고요…/金容相 연구위원(남풍북풍)

    수렴동(水簾洞)이라더라.春園 李光洙의 금강산유기(金剛山遊記)중에 하늘은 청옥이요,봉두(峯頭)는 백옥이요/산복(山腹)은 벽옥색(碧玉色),신선(神仙)사는 송백(松柏)인데/복판의 일점 백운(白雲)이 나오는 ‘금강산 찬가’한대목이다.어디 춘원뿐이겠는가.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승지로 금강산 꼽기를 주저할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오죽하면 중국인들 조차 금강산을 한번 보는 것이 평생의 원(願)이라 했을까. 멀지 않아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 구경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일부 실향민들 사이에 일고 있다.정부가 남북한 공동으로 북한내에 ‘관광특구’를 개발하고 외국인이 남북한을 한꺼번에 관광할 수 있는 ‘남북연계 관광사업’을 추진키로 한 때문이다.게다가 외신들 까지 북한이 연내에 한국인의 관광을 허용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하고 있다.독일에 있는 한 연구단체가 북한이 우선 실향민을 대상으로 올 가을부터 몇개 지역을 개방키로 하고 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이다.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개방할 관광특구 중엔 당연히 금강산이 포함 될 것이다.또 정부 계획대로 ‘남북연계광사업’이 실현될 경우,최우선적으로 검토될 지역도 바로 금강산­설악산 관광벨트다.이 두 명산(名山)을 아우르는 대단위 관광휴양구역이 조성된다면 금방 세계적 관광지로 떠올라 관광수입 증대와 함께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어디 경제적 효과 뿐이겠는가.단순히 우리나라 제1의 명승지를 구경했다는 흡족함을 뛰어 넘어 “이젠 통일도 멀지 않았다”는 벅찬 기대감이 겨레의 가슴에 고동치게 될 것이다. 북한이 금강산 개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북측은 80년대 들어 재일 조총련계 등에 제한적이나마 금강산을 개방했고 92년엔 홍콩의 용역회사에 의뢰,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는가 하면 현대그룹과 공동개발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었다.다만 관광 발전에는 국제공항과 직항로가 필수적인데 元山의 군용시설 외엔 금강산 근처에 공항이 없고 새로운 민간공항 건설계획은 아직 검토조차 안되는 등 지지부진하다.그렇다고 지금부터 서둘러도 5년이상 걸릴 공항이 완공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지 않은가.그렇다면 해결책은 딱 한가지뿐이다.외국인 관광객에 앞서 남쪽의 동포들에게 먼저 개방하는 것이다.마구 들어 오는 것이 달갑지 않다면 동해안 해안도로나 원산∼속초간 뱃길 등 지정통로를 정해 놓고 특정구역만 돌아보게 하면 될 것이다.그렇게라도 금강산을 구경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성사 여부가 북한의 손에 달려 있다는 걸림돌이 문제다.얼마전 성과없이 끝난 4자회담 2차 본회담에서 다시 한번 보았듯 북한이 억지주장만 되풀이하는 구태를 벗어 던지지 못한다면 ‘금강산 구경’은 이번에도 공염불로 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검사장급 27명 인사/서울지검장 박순용씨/법무부검찰국장 신승남씨

    ◎대검중수부장 이명재씨/대검공안부장 진형구씨 법무부는 19일 서울지검장에 박순용 대검중수부장을,신광옥 서울고검부장검사는 법무부기획관리실장에 승진 발령하는 등 검사장급 27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오는 23일자로 단행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승남 전주지검장,대검중수부장에 이명재 대검총무부장,대검공안부장에 진형구 대검감찰부장이 전보됐다. 사시 13회의 송광수 서울동부지청장은 부산고검차장,김원치 서울남부지청장은 대전고검차장,명노승 서울북부지청장은 대구고검차장,김학재 부산동부지청장은 법무연수원기획부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이태창 창원지검장 등 지검장 5명은 유임됐다. 한편 신현무 대구지검장은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냈다. ▼지검장△부산 김수장 법무부보호국장△대구 강신욱 법무부 법무실장△광주 유재성 수원지검장△수원 이재신 광주지검장△대전 송인준 대검강력부장△인천 전용태 청주지검장△울산 박주환 대검형사부장△춘천 제갈융우 대구고검차장△청주 주선회 대검공안부장△전주 최병국 인천지검장 ▼법무부△교정국장 김경한 춘천지검장△법무실장 김영철 보호국장△보호국장 윤동민 기획관리실장 ▼대검부장△총무 이종찬 울산지검장직대△형사 안강민 서울지검장△강력 임휘윤 공판송무부장△감찰 김승규 대전고검차장△공판송무 이광수 법무연수원기획부장
  • 관광공 심포지엄 이충기 교수 주제발표 요지

    ◎월드컵 관광특수 잡는 법 한국관광공사는 19일 하오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2층 대회의장에서 ‘2002년 월드컵과 한국관광’이라는 주제로 월드컵 관광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심포지엄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히라마츠 모리히코 일본 오이타현 지사의 기조연설에 이어 문화관광부,월드컵 조직위원회,지자체,학계,언론계 등 관계 인사가 나와 패널 토론을 벌였다.패널 토론에 참가,‘2002년 월드컵을 활용한 관광산업의 장기 발전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동국대 관광경영학부 이충기 교수의 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중저가 숙박시설 확충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외래 관광객 수요를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순수하게 월드컵 경기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할 외래 관광객은 13만4천여명,경기 관람과 단순 관광을 위해 입국할 일반 외래 관광객은 32만6천여명으로 예측됐다.특히 일반 외래 관광객은 대회 기간중 항공좌석수와 호텔객실수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현재 수용능력으로는 외래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또 외래관광 수요에 대한 변수로는 ▲참가국의 본선진출 여부 ▲참가국의 축구 열기 ▲참가국의 경기결과 ▲국내외 정치상황 ▲국제관광홍보 ▲항공노손 및 좌석수 ▲호텔 객실수 ▲관광상품개발 ▲국가이미지 ▲중국의 본선진출 및 여행자유화 여부 ▲한일간 축구경쟁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관광산업 발전전략을 제시해 보면 첫째 막대한 건설비가 들어가는 특급호텔보다는 가격과 서비스면에서 경쟁력있는 중저가 숙박시설을 확충해야 한다.중저가 숙박시설은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어 투자에 대한 후유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일반호텔도 관광호텔로 등록할 수 있도록 등록절차를 완화시켜 주어야 한다.월드컵이 6∼7월에 개최될 경우 대학기숙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88서울올림픽에서 나타났듯 경기전 예약상황과는 달리 대회기간중 실제 객실 점유율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이에 따라 재고객실의 파악 등 전체 숙박시설을 통합관리하고 예약도 할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축구 관심지역 집중 유치 중저가 숙박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 미비를 꼽을 수 있다.특히 지방중소도시의 중저가 호텔에서는 언어소통과 청결 등의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한 조사에 따르면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16명에게 악담을 늘어놓는다고 한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숙박시설의 청결도,종업원의 언어 및 서비스교육은 미시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 관광수요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참가국의 축구열기,게임의 승패,본선 진출 등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브라질이 프랑스월드컵 기간중 3만여개의 객실을 예약한 것은 소득이 높아서가 아니라 축구에 대한 관심도 및 열기가 높기 때문이다.이러한 사실은 국제 홍보를 할 때에는 표적 시장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따라서 축구에 관심이 있는 유럽,브라질,멕시코,일본 등을 홍보대상으로 삼아 유치활동을 벌여야 한다.또 월드컵 관광수요는 자국의 예선 및 본선 진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탄력성 있는 관광홍보 및 유치활동을 전개해야 한다.이런 점에서 볼때 인구대국 중국이 본선에 진출했을 때에는 엄청난 관광수요가 창출돼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인터넷 통해 정보 제공 프랑스 월드컵 한일 예선전에서 보듯 축구팬들은 젊은층들이 많다.따라서 인터넷을 통하여 젊은층과 개별 여행객에게 숙박 및 여행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대규모 국제행사시 여행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다양한 월드컵 관광상품을 기획하고 외래 관광객 유치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인바운드 여행사를 조기에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일본과 공동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관광상품의 질적 수준과 사전 유치활동은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 미전향 장기수 13명 인도적 석방/3·13 대사면­화제의 인물

    ◎진관스님 잔형면제·황인오 형제 감형/외설시비로 곤욕 마광수 교수도 복권/안두희씨 살해범 박기서씨 잔형면제 3·13 특별사면에는 밀입북하거나 친북활동을 했던 공안사범들이 대거 포함됐다. ‘장길산’‘객지’ 등을 쓴 소설가 황석영씨(54)는 2년2개월의 형기를 남기고 공주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다.황씨는 89∼91년에 4차례에 걸쳐 밀입북,김일성과 만나거나 ‘범민족대회’ 등에 참가한 혐의로 94년 징역 7년을 선고받고 4년10개월째 복역해왔다.그동안 문단과 종교계 중진 인사들로 구성된 ‘황석영 석방대책위원회’가 꾸준히 석방을 탄원했다.국제펜클럽도 ‘박해받는 작가 7인’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평민당 총재 시절 검찰의 조사를 받도록 빌미를 제공한 전 평민당 의원 서경원씨(60)도 잔형집행면제로 석방됐다.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88년 8월 북한을 3일동안 방문하고 돌아온 혐의로 구속된 뒤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진주교도소에서 8년6개월여를 복역했다.김수환 추기경 등 천주교 인사들은 카톨릭 농민회장을 지낸 서씨에 대해 문민정부 출범 때부터 여러차례 사면을 건의했으나 번번이 무산됐었다. 불교인권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있으면서 96년 북경에서 열린 ‘범민련대회’에 참석,국가보안법의 이적·동조 혐의로 구속돼 지난 해 9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은 진관 스님(50)도 잔형집행면제로 풀려났다.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황인오(41)·인욱(31)형제도 감형됐다.90년 간첩 이선실에게 포섭돼 밀입북한 뒤 국내서 간첩활동을 한 인오씨는 무기징역에서 징역 20년으로,형에게 포섭돼 군사기밀을 탐지한 혐의 등으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6년여를 복역한 인욱씨는 잔여형기의 반을 감형받았다.서울대 서양사학과 대학원에 다니다 구속된 인욱씨는 동문들의 구제활동이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남파간첩으로 30년 이상 복역 중인 미전향 장기수 22명 가운데 윤용기씨(73·40년 복역)등 70세 이상의 고령자 6명과 골수암을 앓고 있는 신인영씨(68·31년 복역)등 7명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석방했다. 공안사범 외에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해 징역 3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박기서씨(47)도 남은 형을 면제 받았다.소설 ‘즐거운 사라’로 외설 시비를 불러 일으켰던 연세대 전 교수 마광수씨(46)도 문화계의 지속적인 건의가 받아들여져 복권됐다.
  • 조각가 최기원(이세기의 인물탐구:163)

    ◎‘비상·탄생·열망’ 창조하는 예술가/국립묘지 현충탑·독립기념관 ‘추념의 장’ 대표작/작품마다 한국적 개성 독특… 미­유럽서도 호평 ‘문화란 특수층의 향유물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고루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각가 최기원의 신조다.그는‘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태어났는가,어떻게 머무르고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조각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의 예감대로 군중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 대형조각품들을 설치할 수 있었다. 동작동 국립묘지의 현충탑,독립기념관의‘추념의 장’을 비롯한‘태초의 빛’‘비천상’등 기념물과 각종 상징탑,발전상과 성장탑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불꽃같은 정열과 확신에 찬 신념으로 그는‘비상’과 ‘탄생’과 ‘열망’을 일사불란하게 창조하는 시기다. ○국전 4회 연속 특선 그가 미술의 등용문인 국전을 통해 데뷔하던 56년에는 ‘추상조각’분야가 따로 없었으나 연속4회 특선으로 추천작가가 되자 자기 내면에 꿈틀거리던 상상속의 형상,상징적 주제들을자유롭고 분방하게 모색할 수 있었다.예를들어 불꽃과 꽃봉오리,나무와 새와 열매의 구상적 형상을 서로 통합시키거나 형태적 변주로 탄생을 계시하는가하면 앵포르멜적 성향에서는 ‘예리한 선조의 구조’로 섬세한 용접에 의한 평면투조를 추구하여 청동의 부식효과로 세월의 영욕을 표현해 내기도 했다. 평론가 이일씨에 따르면 63년,한국작가들이 파리 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했을 때 오프닝에 참석했던 당시 프랑스 드골내각의 공보담당 국무상이었던 앙드레 말로가‘최기원의 동양적 사유가 깃든 작품에 관심’을 보인 것이 그가 화단의 주목을 받게된 계기다.이후 그의 작품성은 지난 92년에도 뉴욕 브로드웨이에 있는 험프리 화인아트 초대전에서 화랑대표인 리처드 험프리씨가‘한국적 개성이 돋보이는 그의 청동조각품은 세계적인 미술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콜렉터들이 다투어 소장하기를 원한다’는 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작품 창작땐 ‘완벽’ 주의 결국 그가 끈질기게 파고든 ‘탄생’시리즈는 발전과 흥성을 상징하는 가운데 생명의 근원인 물과 불을 다루게 되었고 기하학적 패턴에 의한 추상적인 개념속에 다양한 형태를 변주시켜 인류의 개화나 창조적 미래를 암시하기도 한다.이른바 ‘우의적’형상에 따뜻한 휴머니즘이 감도는‘화합’의 ‘조율’을 성취해낸 것이다. 역시 미술평론가인 김복영은 ‘동양적 사유에 바탕을 둔 예술을 발현하기 위해 그가 얼마만큼 집념을 불태우고 있는 작가인가’를 설명하는 글에서‘그의 작품은 생명의 탄생을 해석하는 동양인의 마음을 한눈에 보여준다’고 말한다.그 한 예로 외환은행본점 정문 보도에 세워진 ‘영원한 불꽃’은 거대한 고층빌딩과 조화를 이룬 둥근 형태와 간결한 곡선,화살처럼 날카롭게 하늘로 치솟는 사선에 불꽃과 분수로 물과 불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유도해낸다. 독립기념관의 ‘추념의 장’도 후면에 설치된 대형부조는 나지막한 능선의 양날개에 성화대를 배치하고 건물 전면에는 태극을 의미하는 둥근 원속에서 힘차게 치솟는 분수로 물과 불의 작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때마다 그의 소재는 언제나 청동이었고 지나친 청동집착에 대해 오광수는 ‘황금빛을 연상케하는 찬란한 동빛과 이끼가 낀 푸른 구성으로 자신의 조형을 드라마틱한 상황으로 몰아가면서 예각적인 선조와 구형의 공존,직선과 곡선의 대비로 묘한 긴장감을 조성한다’고 평한다. 최기원은 순서울토박이다.종로구 연지동에서 은행원인 최용구씨의 아들 3형제중 막내.효제초등학교 후배이자 서양화가인 이만익에 의하면 ‘동이 지니고 있는 재료적 특성으로 한국의 미를 발굴하는 작가’로서 개성을 남발하지 않지만 작품에 임할 때는 철두철미하게 ‘완벽’을 기하는 주의다.서울의 문안사람답게 자화자찬을 싫어하고 남에게 폐끼치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정겨운 대인관계를 유지한다.문학과 술과 친구를 좋아하고 한때는 충신동에 있던 월탄댁이나 미당,김동리씨가 나오던 명동 청동다방에 드나들기도 했다.집안은 예술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가 하고싶은 것을 막는 사람은 없었다.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 그의 수많은 작품중에서도 ‘그림자 놀이’시리즈는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새의 눈을 만들고 새는 언제나 설화적인 알(난)을 품고 미래를 향해 똑바른 응시를 찬연하게 지속시킨다.그것은 승리와 탄생과 창조를 예고하지만 과불급이 없는 중용을 깨뜨리지 않는 것도 그만의 장점이다.이와 관련하여 그의 종교관을 엿볼수 있는 작품으로는 천안시 태조산 각원사에 세운 세계최대의 야외 청동좌불과 속리산 법주사 야외 청동미륵대불을 빼놓을 수 없다. 각원사 좌불청동상은 3년의 긴 역사끝에 얻어진 결과로 앉은 키만도 14m20㎝,일본 가마쿠라(겸창)의 불상보다 1m가 더 높은 대작이다.그는 이 작업을 맡기까지 불교관계자들과 ‘100번도 더 넘게’만나야 했고 ‘욕심이 없는 순수한 심성’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까다로운 절차가 번거로운 나머지 중도에서 그만두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불상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킬 수있었다.가족은 전배구선수이던 부인 김성희씨와의 사이에 1남3녀,평소엔 짙은 남색셔츠에 정장을 즐기는 멋장이지만 흙공장을 연상케하는 목동 작업장에 들어서면 노동자로 변신해버린다. 그는 절차탁마끝에 예술가로서 가장 정상에 서서 주변의 존경과 흠모를 받는 위치다.그러나 ‘깨끗한 청년성’과 ‘불꽃’의 열정을 잃지않는 그는 자코메티가 말한대로 ‘하나를 만들면 천개가 연달아 나오는 샘물같은 영감’과 ‘형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과나무에서 과일이 열리듯이 열려져 나온다’는 것을 터득한지 오래다.그래선지 ‘예술은 미의 방법을 통해 진과 선의 문제를 포용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자신의 ‘불꽃’을 내면에 감춘채 다만 물처럼 부드럽게 흐르면서 제2,제3의 ‘탄생’과 ‘창조’를 지금도 끊임없이 모색하는 자세다. □연보 ▲1957년 홍익대 조각과 졸업 ▲1956­59년 국전 연속 4회 특선(문교부장관상 수상) ▲1960년부터 국전추천·초대작가 ▲1963년 파리비엔날레출품(프랑스 현대미술관 작품소장) ▲1967­69년 한국미술협회이사 ▲1969년 한국현대조각회창립 회장 ▲1972년 개인전(신문회관 화랑) ▲1982년부터 현대미술초대전 초대작가 및 운영위원 ▲1984년부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조각분과위원장,동아미술제심사위원 ▲1984­86년 독립기념관 ‘추념의 장’지명공모 당선,작품제작 ▲1985년 선화랑 초대개인전,서울신문사주최 서울현대조각공모전 심사위원,한국조각가협회 창립회장 ▲1988년 88올림픽예술축제한국현대미술초대전,도시의 환경조각전 홍익대 교수,한국조각가협회회장,한국미술협회고문 아시아반공연맹최고상(57년)문교부문예상(66년)국전초대작가상·예술원장상(81년)
  • 자민련 제몫 찾기 “할말은 한다”

    ◎“지자체 선거 공천 경기도는 절대 양보 못해”/부산시장·경남도지사 후보에도 강한 애착 자민련이 서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정권의 절반’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장·차관급 인사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변화다.국민회의가 검찰·경찰·안기부의 등 요직을 독식한 데 대한 불만의 반영인 것 같기도 하다. 9일 간부회의에서는 ‘절반의 몫’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먼저 국민회의측과 교통정리가 안된 서울 인천 울산 경기 등 4곳의 시도지사 후보 공천 문제가 논의됐다.김용환 부총재는 “경기도지사 후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구일 총장도 “경기도는 양보 불가 입장”이라고 거들었다. 이는 국민회의를 겨냥한 측면이 있다.지난주 국민회의 김충조 사무총장은 “경기도지사는 국민회의의 몫”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김광수 부총재가 “호남에서도 기초단체장 후보 한두명은 자민련이 내자”고 제안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국민회의 몫으로 정리된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후보에도 애착을 보였다.정상천 부총재가이 문제를 제기하자,박총장은 “인지도,당선 가능성에 따라 재론의 여지가 없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박태준 총재는 “좋은 사람을 영입해 놓고 다시 얘기하자”고 정리했다. 한영수 부총재는 시도지사선거 출마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될 서울 종로,경기 광명,부산 기장 등 3개 지역 후보 공천과 관련,“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 달라”고 주문했다. 공동정권 운영에 대한 요구도 잇따랐다.이태섭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2개인 복잡한 상황에서 당정 협의의 새 틀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철언 부총재는 “우리당도 관계기관 일일정보 보고서를 입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북풍 배후’ 본격 규명 나설듯/검찰 수사 전망

    ◎“안기부 생리상 ‘단독 범행’ 아니다”/처장·단장·실장 등 윗선 소환 불가피 ‘북풍사건’에 대한 검찰 관계자들의 언급은 신중하다.안기부 직무의 특수성을 감안,일단 자체 조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분위기다. 대검의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고소·고발이 있으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당장은 아니더라도 머지 않아 본격적인수사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검찰이 6일 안기부 직원 이우석씨(32)를 구속한 것은 이씨의 신병을 확보해 놓고 ‘윗선’의 개입여부를 계속 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유력한 대선후보를 해외에서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갖도록 사주한 데는 안기부 조직생리상 처장(부이사관),단장(이사관),실장(관리관) 등 수뇌부의 ‘조직적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이 지난 해 12월11일 이씨의 북경방문이 공식적인 출장명령에 따른 것이었는 지 여부를 밝혀줄 자료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추가수사에서 ‘윗선’의 개입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대선을 앞두고 안기부장 지시로 전담기획팀(임광수 101실장)이 구성돼 대선직전까지 12일동안 3단계 대책을 마련,수시로 이를 박모 차장에게 종합보고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한 사실규명도 당연히 수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국채판매 촉진 서울콘서트/새달 1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

    국채판매촉진콘서트 ‘조국을 위하여’가 서울 무대에 왔다.3월1일 하오 3시,7시30분 2회 공연.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이번 콘서트는 정부가 발매하는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홍보와 판촉을 위해 지휘자 정명훈씨를 축으로 우리 음악인들이 힘을 모아 마련하는 시리즈.2월 하순 미국에서 2회 공연했고 3월2∼3일엔 일본에서도 행사를 갖는다. 나라마다 레퍼토리가 조금씩 틀린데 서울공연은 오케스트라와 한국음악의 만남 위주로 화사하게 꾸몄다.브람스 교향곡 2번으로 막을 올린뒤 이영조 작 ‘관현악을 위한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정윤주 작 ‘가야금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강준일 작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마당’을 잇달아 들려준다.곡마다 인기절정의 우리 소리꾼들이 협연자로 나선다.차례로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가야금 연주자 양승희씨,이광수 사물놀이패 순.관현악은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비에선 주택은행이 임시창구를 개설,외평채 매출확인서를 판매하는 행사도 곁들인다.이걸가지고 오는 4월 각 은행에 가면 실물채권으로 교환해준다.음악회 표를 달러로 사면 조금씩 할인도 해준다.하오 7시30분 공연 4만원짜리 R석은 20달러,1만원짜리 B석은 5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518­7343.
  • 비교문학 연구서 ‘한국문학 속의 세계문학’

    ◎우리 문학에 녹아 든 외국문학/유미주의자 와스카 와일드의 수용 양상 해부/50년대 실존주의·러 사실주의 영향 등 고찰 이광수의 소설 ‘무정’에는 괴테의 피카레스크적 방랑구조와 교양소설적 구조가 주인공 이형식과 박영채를 통해 드러나 있다.반면 염상섭은 소설 ‘E선생’을 통해 괴테의 범신론적 세계관을 암시하고 있으며,‘제야’에서는 괴테의 파우스트 모티브를 수용하고 있다.이는 이 작가들이 괴테 문학을 창작면에서 주체적으로 변용하고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외국의 문예사조 또는 작가의 작품이 한국문학에 어떻게 수용되었는가를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살핀 연구서 ‘한국문학 속의 세계문학’(이보영 등 지음,규장각)이 나왔다.이 책은 한국문학에 관한 비교문학적 연구가 변변찮은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한층 커다란 의미를 지니다. 외국문학의 영향은 1920년대 들어 하나의 전기를 맞는다.데카당스 문학인 퇴폐적·악마적 유미주의 사조가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이와 관련,춘원 이광수는 ‘문사와 수양’(1921)이란 글을 통해 “발아기에 있는 우리 문단에 ‘데카당스’의 망국정조가 풍미해 마치 아편 모양으로 청년 문사와 독자들의 정신을 미혹하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춘원은 이러한 데카당스 문학의 유행을 “불건전한 일본 문단의 전염을 받은 결과”로 규정했다.그러나 데카당스 문학을 오로지 일본의 데카당스 문학의 ‘전염’으로만 본 것은 잘못이라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그 당시 일본에서는 아카키고헤이(적목연평)의 ‘유탕 문학의 박멸’(1916)같은 평론이 나올 만큼 데카당스 문학이 유행했다.그 영향을 조선작가들이 일정 부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1920년대 데카당스 문학이 유행하게 된 진짜 이유는 3·1운동의 실패로 인한 허탈감 때문이라는 것이다.이 책에서는 특히 유미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였던 영국의 괴재 오스카 와일드 문학의 수용양상을 꼼꼼히 살핀다.와일드는 ‘옥중서간’에서 “나는 태어날 때부터 반율법주의자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악마적 유미주의와 퓨리터니즘의 갈등을 겪은 것은 주위의 기독교적 전통과 옥스포드대학 재학시절의 은사인 러스킨과 페이터의 도덕적 유미주의의 영향 탓이다.그러나 와일드의 유미주의의 영향을 받은 김동인의 경우는 그같은 종교적 전통과 스승의 영향이 없었다.김동인의 작품 ‘광염소나타’의 백성수나 ‘광화사’의 솔거의 유미주의가 단지 악마적이거나 이기주의적인 방향으로만 진행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에 비해 염상섭은 휴머니스트로서의 와일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유일한 작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염상섭 역시 초기에는 당시 유행하던 데카당스 풍조에 깊은 관심과 공감을 보였다.이는 소설 ‘암야’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사이비 데카당스의 수괴’라고 자조적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나,‘표본실이 청개구리’에 나오는 다눈치오의 ‘죽음의 승리’에 대한 언급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그러나 염상섭이 진정으로 와일드에 공명하고 그로부터 배운 것은 바로 휴머니즘 정신이다.염상섭에 끼친 ‘휴머니스트’ 와일드의 영향은 염상섭의 작품 ‘진주는 죽었으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그 구체적인 예로 이 작품에는 ‘사특한 계집아!’라는 대목이 나온다.이것은 와일드의 ‘살로메’에서 세례 요한이 음욕을 품고 자기를 바라보는 살로메를 꾸짖을 때 ‘바빌론의 딸’‘소돔의 딸’ 혹은 ‘간음의 딸’이라고 그녀를 부른 것을 모방한 것이다.이 경우에도 염상섭은 ‘와일드’를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받아들인다.‘살로메’는 퇴폐적이고 탐미주의적인 작품임에 틀림없지만 염상섭은 살로메의 타락한 정신을 준엄하게 꾸짖는 세례 요한의 도덕의식만을 그의 작품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이 책에서는 이밖에 한국에서의 독일 표현주의 수용사,1950년대 한국 문학작품에 나타난 실존주의의 양상,톨스토이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수용과 그 한국적 변용 등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 월드컵구장도 비용절감을(사설)

    우여곡절끝에 확정된 국내 10개 월드컵 축구 경기장 건설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이 4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3일 인수위 보고과정에서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면서 “경기장 건설비용을 최대한 절약하는 방안을 조만간 문체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다. 인수위는 그러나 5일 간사회의에서 “이 문제는 유관기관이 대단히 많을 뿐 아니라 인수위의 활동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논의 자체를 새 정부로 넘기기로 해 일단락된 듯하다. 그러나 문제점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바로 개막식을 치를 서울 상암동의전용구장 등을 신축하느냐,아니면 기존 구장을 개·보수해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 월드컵구장 하나 번듯하게 짓고 유사이래 가장 훌륭한 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임을 밝혔었다.2002년 월드컵대회는 21세기를 여는 첫 대회라는 점에서도 그렇거니와 이 대회를 계기로 우리가 긴 국제통화기금(IMF)터널을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대회로 입장수입과 TV중계료,광고료 등을 합해 2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며 여기에 국가적인 총생산 유발효과와 부가가치 및 신규고용 창출,관광수입 등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 대회는 또 국제사회와 약속한 지구촌 축제다.어떤 경우에도 준비에 차질이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는 IMF한파를 간과할 수 없다.6·25전쟁 이후 가장 혹독한 시련으로 표현되는 지금의 위기다.김대통령당선자의 우려가 아니더라도 월드컵구장건설에서도 절약할 부분이 없는지 세밀하게 살펴야 마땅하다.국제축구연맹(FIFA)규정을 충족시키면서 얼마든지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본다.논의의초점은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 한국경제위기 울상짓는 연변/무역·관광산업 등 큰 타격…경기 급랭

    ◎건설 등 각종 합작사업 마무리 난항 【북경=정종석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경제에 극심한 타격을 주고 있다.몇년 동안 한국특수에 힘입어 반짝했던 연변경제가 한국의 금융위기로 달러송금액이 급감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연변은 오는 28일의 설날(춘절)을 앞두고 ‘한국파고’의 영향으로 경기가 썰렁하다.자치주은행에 입금됐던 거액의 달러 정기예금이 모두 빠져나가고,지난해 10월 이후 자치주 중국은행의 국제무역결산통계에 한국과의 무역결산통계가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3개월 전부터 시작된 한국원화 폭락과 달러태환 송금 차단의 여파다.IMF불똥이 엉뚱하게도 연변으로 튀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한국과 이뤄지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무역은 지난해 총 수출입액이 1억9천5백만달러에 이르렀으나 연변지역 기업들과 거래하던 한국무역업체 중 부도위기에 몰린 곳이 많아 현지 무역업계에 난국이 닥쳤다.외국인투자기업,투자유치,노무송출,관광 등의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연변지역 합자기업 600여개중 한국이 74%를 차지,이미 투자와 건설이 시작된 많은 사업들을 마무리짓기 어렵게 됐다. 반면 연변경제에 유리한 일면도 있다.현재 달러수요가 막바지에 오른 한국,말레이지아 등 금융위기 국가들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는 호기로 생각하고 있다.연길비행장 확장건설 때 한국으로부터 들여온 80억위안(당시 1천만달러)을 현재의 환율로 상환한다면 절반도 안되는 420만달러를 물어주면 되기 때문이다.또 한국 등 금융위기국가들의 선진기술·설비가 헐값으로 떨어져 이를 싸게 도입하면 그만큼 연변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자치주관계자들은 크게 낙담하고 있다.연변경기 급락은 그동안 너무 한국일변도의 무역과 인력송출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라는 반성이 싹트고 있다.한 관계자는 “백두산관광을 위해 최근 몇년간 해마다 10여만명(연 관광수입 2억여위안)씩 찾던 한국관광객들이 발길도 뜸해질 것같다”고 현지 관광산업의 침체를 걱정했다.
  • 뉴욕시 기능발달 기초연 김광수 박사(세계 최고에 도전한다:4)

    ◎알츠하이머 발병원인 규명 새전기/항체­암세포 결합,살아있는 새 세포 생성 발견/뇌신경세포 죽은 ‘뉴리티 플라크’ 정체도 밝혀 【뉴욕〓이건영 특파원】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서 1시간 남짓 거리의 스테이튼아일랜드 북서지역.뉴욕시의 한 보로(우리의 구에 해당되는 행정구역)인 이섬은 뉴저지주에 더 가까운 곳이다.겨울비가 내려 안개가 자욱하던날 아침김광(삼수변에 빛 광)수박사의 뉴욕주립 기능발달 기초연구소를 찾았다.뉴욕시립대(CUNY)의 깔끔하게 다져진 스테이트 아일랜드 캠퍼스가 연구소 건물과 머리를 맞대고 다가왔다. 김박사는 이 곳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A베타 단백질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 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해 줄 뿐 아니라 뇌신경세포가 죽은 뉴리틱 플라크의 형태 및 화학구조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4G8과 6E10라는 두개의 단일항체를 만들어 냈다.88년 봄과 89년 봄이었다. ○동료연구원 번번이 실패 미생물학과 면역학 연구를 해왔던 김박사는 원래 알츠하이머병과는 다소거리가 있었다.그러던 그가 연구의전환점을 맞은 것은 80년부터였다.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증가추세에 있으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던 것이그의 ‘도전정신’을 자극했던 것. 그때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뉴리틱 플라크의 정체를 밝히고 싶었다.뉴리틱 플라크 주위의 세포와 결합할 단일항체의 개발이 급선무였다.미생물학자로서의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경력이 단일항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단일항체를 만드는 기본원리는 노벨상 수상자인 켈리와 밀스타인이 75년이미 학계에 내놓은 상태였으나 개발은 되지 못하고 있었다.같은 연구소의 동료연구원들도 번번이 실패했다.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았던 것이 단일항체 개발이었다.A베타 단백질로 만든 항체를 암세포에 결합해 생산할 수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었다.그는 단일항체 개발에 연구생활의 모든 것을 걸었다. 인근 CUNY의 도서관 관련서적을 뒤지며 원점에서 시작했다.시간이 지날수록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임을 깨달았지만 포기는 있을 수 없었다.한국인과학자라는 이름 때문에 더했다.8년의 세월이별 성과없이 흘렀다.초조함 속에서도 연구에 대한 집념은 더욱 강해졌다. 연구에 사용된 실험용 쥐만도 헤아릴 수가 없었다.실험용 쥐의 백혈구에서 항체가 만들어지면 백혈구를 쥐의 암세포에 갖다 붙이는 똑같은 작업을 되풀이하는 고난이었다.원리는 간단했지만 기대하던 새로운 항체는 생겨나지않았다.A베타 단백질이 원래 다루기 힘든데다 눈에 보이지 않아 제어할 수없는 실험요인들이 너무 많아 인간의 한계를 넘는 실험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실패를 거듭하던 88년 봄 어느 날,실험실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어느 한 세포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견됐다.항체와 암세포가 1:1로 결합된 살아있는새 세포가 생겨난 것이었다.단일항체 4G8을 탄생시킨 세포였다.나이 54세때 이룬 개가였다. ○신경병리학자들 시샘 김박사는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말했으나 연구에 함께 참여했던 연구소 소장인 헨리 M.비스니스키 박사(66)와 동료 연구원들은 “김박사의 연구집념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생성된 단일항체를 알츠하이머병을앓았던 환자의 뇌신경세포에 주입시켜효용테스트를 해봤다.단일항체가 뉴리틱 플라크의 주위에 몰려들면서 뉴리틱 플라크의 모습이 선명하게 현미경에 잡혔다.김박사는 그때의 심정을 “감격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1년뒤에는 6E10라는 두번째의 단일항체도 만들어 냈다. 학계에 단일항체 세계 최초 개발사실을 알려 공인받았다.88년 4월초 신경병리학계의 대표적 논문지 ‘뉴로사이언스 리처스 커뮤니케이션’에 통보했다. 그해 여름 논문지가 발간되면서 병리학계는 들끓기 시작했다.논문이 나오던 시점에서 미국신경병리학회 세미나에서도 이를 공표했다. ○8년연구 집념의 결실 너무도 상세한 뉴리틱 플라크를 처음 본 신경병리학자들은 말문을 닫아 버렸다.그는 한동안 유명한 신경병리학자들한테 시샘과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의 연구는 이때쯤 정점을 향해 달린다.그가 연구원 34년 생활을 하며 발표한 150여편의 논문중 80편 정도가 단일항체를 개발한 이후에 발표된 것이었다.관련학계 뿐 아니라 제약회사에서도 제휴 제의가 그치지 않아 한국 과학자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미국·독일·일본등 알츠하이머병에 관심이 많은 나라의 연구원들이 그의단일항체를 기본으로 해 특수한 단일항체를 만들어 냈으나 그의 초기 연구결과를 크게 뛰어넘지 못했다. ◎알츠하이머병이란/퇴행성 뇌질환… 미서 매년 10만명 이상 숨져/초기엔 기억력 상실… 건망증과 구별 힘들어 알츠하이머 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서 미국에서만 매년 십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미국내 65세 이상 인구중 적어도 5%가 이 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자들의 대부분은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남성들보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길기 때문이다.암,에이즈와 더불어 이 병의 예방과 치료는 현대의학의 커다란 과제다. 질병 초기에는 기억력 상실(치매)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증상은 자연적인노화현상에 따른 가벼운 건망증과 구별하기 힘들 때가 많다.병이 악화하면 치매증세가 심해지고 복합 지적 능력의 결여,정서적 불안과 동요,혹은 정신병적인 특징 등이 나타나게 된다.병세가 심해지면서 환자는 일상적인 활동을 남의 도움없이는 할 수 없게 된다.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이다.가족에 전해 내려오는 알츠하이머 병은 상대적으로 이르다고 볼 수 있는 65세 이전에 발병한다. ◎단일 항체 생성 원리/쥐에 백신주사 백혈구에 항체 생겨/항체 백혈구­암백혈구 1대1로 결합/단일 항체 생성하는 모세포로 살아 【뉴욕=이건영 특파원】 알츠하이머병 증상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뇌신경세포에 뉴리틱 플라크라 불리는 신경염 반점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광(삼수변에 빛 광)수박사가 개발한 단일항체는 바로 이 뉴리틱 플라크의 존재여부를 확인시켜 줄 수 있다.뉴리틱 플라크는 변형된 아미노산인 A베타라는 단백질이 뇌세포에 쌓여 응고된 것이다.증세가 심할수록 A베타 단백질이 더 많이 생기면서 굳어진다. 김박사는 단일항체 개발에 백혈구의 경우 실험실에서 오래 살지 못하나 암 백혈구와 결합하면 무한정 수명을 유지하며 항체를 계속 만들어 내는 통상의 실험원리를 이용했다. A베타 단백질을 실험용 쥐에다 백신처럼 주사(항원주사)하면 쥐의 백혈구에서 항체가 생긴다.항체를 생산하는 백혈구를 쥐의 비장에서 분리한 뒤 쥐의 암 백혈구와 결합시킨다.2주일쯤 지나면 A 베타 단백질의 항체생산 백혈구와 암 백혈구가 1:1의 정상비율로 결합한 상태로 영원히 사는 세포(Hybridoma:잡종세포)가 만들어 지는데 이것이 단일항체를 생성하는 모세포다. 주어진 환경적 실험요인이 너무 다양해 수백만개의 결합된 세포중에서도 1:1로 결합한 세포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성공률이 매우 낮다. 이렇게 생성된 단일항체가 뉴리틱 플라크의 모양에 따라 주위에 몰리게 되며 그 결과 뉴리틱 플라크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A베타 단백질 농도의측정도 가능케 해 준다.응고된 단백질은 아미노산을 42개를 가진 A베타42단백질이 주종을 이루는 것으로 파악됐다.김박사의 알츠하이머병 진단원리는 ‘Kim et al 4G8 and 6E10 Monoclonal antibody(단일항체)’로 학계에서 공식통용되고 있다. ◎김광수 박사 약력 △34년 만주 출생 △59년 플로리다 서던대 졸업 △64년 노드캐롤라이나대 미생물학박사(전공:미생물학·면역학,부전공:생화학) △64~69년 노드캐롤라이나 의과대 생물물리학연구소 연구원,이 대학 미생물학·면역학 조교수 △69~81년 뉴욕주립기능발달기초연구소 연구원 △80년 서울대 교환교수 △81년 기초연구소 단일항체연구실장(현) ◇연구분야=동물 바이러스,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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