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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부산에선] 韓流 원조 ‘조선통신사’ 200년만의 행차

    [지금 부산에선] 韓流 원조 ‘조선통신사’ 200년만의 행차

    17∼18세기 200여년간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 첨병역할을 한 조선통신사가 광복 60주년을 맞아 화려하게 부활한다. 특히 광복 60주년을 맞는 올해는 일제가 패망하면서 일본에 강제로 끌려갔던 한국인 남편을 따라 관부연락선을 타고 한국으로 온 일본인 처들의 모임인 부용회 회원들이 행사에 동참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통신사 학회의 출범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게 ‘조선통신사’는 생소한 단어로 느껴졌다. 조선통신사에 대해 연구를 해오던 학자와 대학교수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단지 조선시대 일본에 문물을 전파했다는 단편적인 내용만 알고 있었을 뿐 정확히 조선통신사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 등 학계 및 관계 전문가 19명이 지난 2002년 3월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이후 매년 일본과 국내 도시들을 순방하며 17세기 조선통신사 활동과 한국 전통공연 등을 소개해 왔다. 이후 행렬재현위원회는 조선통신사문화사업추진위원회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지난 3월 문화관광부로부터 법인 설립허가를 받았다. 올해는 문화부와 부산시로부터 각각 5억원씩 1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행사 규모가 확대되고, 재현행렬 행사를 갖고 학술행사도 개최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조선통신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조선통신사학회가 창립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학회는 그동안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통신사의 복원작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의 폭을 넓히는 활동을 하게 된다. 강 위원장은 “최근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가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학회는 의견을 같이하는 지식인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행사 올해는 한·일국교 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부산 , 의성, 밀양, 서울과 일본의 쓰시마(對馬島), 시모노세키(下關)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라는 문화기행 행사는 지난 4일부터 국내와 일본 현지 등에서 8일까지 개최됐다.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조선시대 200여년간 한·일 문화 교류의 첨병 역할을 했던 당시 조선통신사의 주요 행렬을 예술기행단이 답사하게 된다. 예술기행단은 조선통신사학회 소속 학자와 시인, 수필가, 극작가, 사진작가, 미술가, 국악인 등 예술가와 대학생, 일본의 언론인 및 미술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국내와 일본 등지의 조선통신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적지를 탐방해 사진촬영, 문예작품 창작, 현장 학술토론 등을 벌이게 되며 기행을 마친 뒤 기행문과 그림, 사진 등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특히 오는 19∼22일에 열리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가는 뱃길’ 행사와 9월8∼11일에 열리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오는 뱃길’ 행사인 ‘교류의 뱃길 100년’ 이벤트는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이 행사는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의 뱃길이 열린 100주년을 짚어보는 이벤트로 가는 뱃길에는 일본인 부인들인 부용회 소속 할머니들이 동행한다. 오는 뱃길에는 시모노세키 민단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20∼21일 양일간 시모노세키 일원에서 열리는 ‘바칸마쓰리’ 행사에는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과 조선통신사 복식 패션쇼 등이 열린다. 이에 앞서 8∼9일에는 일본 쓰시마에서 행렬을 재현하는 ‘아리랑마쓰리’와 한·일 공연단의 예술공연이 이어져 현지인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에는 1711년 조선통신사 정사였던 조태억의 9대 후손 조동호씨가 정사를 맡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조선통신사학회는 오는 9월6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마련, 조선통신사 연구자인 일본 교토예술단기대학 나카오 히로시 명예교수 등 국내외 학자들을 초청해 강연과 통신사와 문학, 회화, 음악 등에 대해 폭넓은 내용을 살펴볼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지금 부산에선] 60년만의 ‘친정 나들이’

    광복 후 일본에 살다 귀국하는 한국인 남편을 따라 관부 연락선을 탔던 일본인 아내들이 60여년만에 일본땅을 밟는다.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회가 광복 60주년을 기념하고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항로개설 10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의 우호를 다지기 위해 마련한 교류의 뱃길 100년 행사(19∼22일)에 이들이 동행한다. 일제시대 한국인과 결혼한 일본여성들의 친목모임인 ‘부용회’ 회장인 구니타 후사코(國田房子·90)할머니 등 8명이 이번 조선통신사 행렬의 길에 오르는 것. 부용회는 일제 때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광복 전후 귀국길에 오른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 여성들의 모임으로 40여년 전인 지난 1963년 만들어졌다. 한때 1000명에 달했던 부용회 회원들은 세월이 흐른 지금 500여명 정도이며 회원들의 평균 연령도 80세 이상이다. 부산에는 90여명이 살고 있고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니타씨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평생을 살아온 한국이 내 몸속에 배어 있다.”며 “두 나라가 한층 더 우호적인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운전면허시험장 북새통

    운전면허시험장 북새통

    광복절 연휴가 끝난 16일 전국의 운전면허시험장과 경찰서는 때아닌 북새통을 이뤘다. 도로교통법을 어겼다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사람들이 운전면허를 새로 따려거나 면허증을 되찾으려고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국의 운전면허시험장에 2만 6972명이 응시원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면 전인 8일의 1만 5421명보다 75% 늘어난 숫자다. 특히 춘천 면허시험장에는 사면 전 140명의 3배가 넘는 589명이 원서를 냈다. 자동차 전문학원의 경우 장내기능교육 접수자도 815명으로 사면 전인 402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경찰청은 응시자가 급증함에 따라 전국 26개 면허시험장에서 오는 27일과 다음달 3일,10일 오전 9시∼오후 5시 토요특별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평일시험시간을 오후 6시에서 7시까지 한 시간 연장해 학과시험은 한 차례, 장내기능시험은 두 차례 추가 시행하기로 했다. 도로주행시험관 1명당 하루 시험인원도 20명에서 25명으로 늘린다. 이날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는 오후 5시 현재 1400여명의 면허취소자들이 학과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접수를 기다리는 인원만 2500여명으로 하루 평균 접수 인원 1000여명보다 4배가 가까운 인원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면허시험장 주변 상인들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근처에서 학과시험 문제집을 파는 김모(40)씨는 “다른 때보다 문제집이 2∼3배 더 팔린다.”면서 “대학생들이 몰리는 방학 때보다 훨씬 장사가 잘된다.”며 싱글벙글했다. 시험장 근처에서 속성반 학원을 광고하는 호객꾼들은 ‘취소자 환영’이라는 문구가 찍혀 있는 명함을 뿌리기도 했다. 일선 경찰서에도 면허정지를 당한 뒤 반납했던 운전면허증을 되찾아가는 행렬이 이어졌다. 마포경찰서에서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50여명이 면허증을 찾아갔으며, 본인이 사면대상인지 묻는 전화만 300여통이나 걸려왔다.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하루빨리 면허를 다시 따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사면인들은 다시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하지 않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트럭으로 주류배달을 하다 4개월 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해 면허가 취소된 이모(25)씨는 “면허취소가 되고 나서 곧바로 해고당했다.”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생하던 생각을 해서라도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지혜 이효연기자 wisepen@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우리은행 광복60 복합예금 우리은행은 광복 60돌을 맞아 이달 25일까지 정기예금과 주가지수연동예금이 복합된 ‘광복60 복합예금’을 판매한다. 연 4.5%의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에 예치금의 70%를 투입하고, 나머지는 최저 연 3.15%의 수익률이 적용되는 주가지수 연동예금에 예치되도록 설계됐다. 만기는 6개월·12개월 가운데 선택할 수 있고 예치금액에 제한은 없다. 가입고객 가운데 60번째와 815번째 고객에게는 광복 60주년 기념주화를 사은품으로 주기로 했다.●삼성카드 보너스포인트 쇼핑몰 새단장 삼성카드는 지난 5월 ‘포인트 페이백서비스’에 이어 보너스포인트 전용 쇼핑사이트인 ‘보너스포인트 쇼핑몰’을 새단장했다. 삼성카드 홈페이지(www.samsungcard.co.kr)에 접속해 적립된 보너스포인트로 여행·엔터테인먼트, 외식, 뷰티·웰빙, 리빙·전자 등 4개 항목의 120여개 상품을 시중가보다 10∼8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5월부터 ‘보너스포인트 연구소’를 출범하는 등 포인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신한·조흥은행,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일본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탑스 일본 리츠지수연계 파생상품 투자신탁’을 26일까지 판매한다. 이 상품은 원금의 대부분을 국내 채권에, 원금의 3%내외를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지수인 TSE리츠와 연계된 옵션에 투자한다. 최고 수익률은 연 13.0%로 예상되며 만기는 1년, 최소가입금액은 100만원이다. 개인, 법인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다. 모집한도는 300억원이며 중도 해지할 경우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도 있다.●대한투자증권 히말라야 회의실 서울 여의도 본점의 9개 회의실의 이름을 에베레스트,K2,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의 유명한 봉우리 이름으로 모두 바꾸었다. 부서별로 산만하게 배치된 회의실은 각 층별 공동 회의실로 통합했다. 회의실 이름을 바꾼 까닭은 직원들이 회의실에 들어서며 히말라야 등정에 나설 때처럼 비장한 각오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회의가 딱딱하지 않고 재치 발랄하게 진행되도록 분위기를 꾸민 것이다. 회의실 내부에는 명산의 대형 컬러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다.
  • [17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뇌기반 학습법에 관해 알아본다.‘뇌의 우열은 태어날 때 이미 가려진다?’,‘아인슈타인은 평생 자기 뇌의 5%만을 사용했다?’와 같은 뇌에 관한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 보고, 아이에게 ‘바보’라고 낙인찍는 것은 결국 그 아이를 바보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른바 ‘낙인효과’에 대해서도 알아 본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국가권력 범죄, 시효배제 논란(YTN 오후 3시5분) 남북 공동 개최로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었던 8·15행사가 끝나기 무섭게 노무현 대통령의 경축사 발언이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은 왜 갑자기 ‘시효배제’발언을 했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의 의미와 쟁점을 여야의원과 함께 짚어 본다.   ●요리보고 세계보고(MBC 오후 5시20분) 소금에 절인 호박씨와 해바라기씨, 아몬드, 피스타치오, 호두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씨앗 종류가 많은 이란은 가히 씨앗의 천국이라고 할 만하다. 하루라도 씨앗을 먹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이란 사람들을 만나본다. 더불어 요리의 핵심인 씨앗의 변신을 체험한다.   ●루루공주(SBS 오후 10시45분) 찬호의 말을 떠올리며 고민하던 우진은 희수에게 전화를 한다. 들뜬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하던 희수는 찬호가 가지 말라고 하자 멈칫 거린다. 약속 장소에서 먼저 기다리던 우진은 희수가 오는 것을 보고 몸을 숨긴다. 희수를 혼자 있게 내버려둔 우진은 희수를 데려가라고 찬호에게 연락을 하고….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기준은 결혼식 예약을 위해 들른 재민과 우연히 마주치고, 희주는 사사건건 기준 엄마와 부딪쳐 기준을 피곤하게 한다. 한편, 힘찬은 유치원에서 놀다가 팔이 부러지고 인영은 그런 힘찬을 위해 일을 하루 쉬고, 엄마처럼 힘찬이를 돌봐준다. 재민은 그런 인영에게 감동한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아라가 다시 암흑전사가 될 때까지 마법전사와 마법사들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배자의 명령에 호구네 가족은 미르와 아라네 집 앞 복도를 청소해 준다. 아라를 옥상으로 불러낸 지배자는 아라의 몸에 남아 있는 암흑전사 에너지를 이용해 아라가 암흑전사로 돌아오도록 최면을 건다.
  • 도청등 권력기관 과거 인권침해 단죄

    도청등 권력기관 과거 인권침해 단죄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과거사 정리를 위한 법적 보완을 제시하고 나서 하반기는 ‘과거사 정국’으로 변환될 조짐이다. 과거사정리기본법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지 3개월 만에,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구성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보완 요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야당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위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거센 위헌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이 요구한 법적 보완은 국가권력의 남용으로 인권이 침해된 데 대해 ▲배상·보상 ▲확정 판결에 대한 재심 가능 ▲시효적용 배제 또는 조정이다. 보상·배상은 기본법 개정으로, 나머지는 특별법 제정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사유가 너무 한정적으로 돼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을 반영해 보완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보상에 대해 기본법은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 기본법은 과거사정리위의 결정으로 확정 판결난 사안을 재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후에 위증 사실이 밝혀졌을 경우에도 재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위헌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은 시효 배제 부분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형사상의 시효배제는 원칙적으로 장래에 관한 것”이라고 한발을 뺐으나, 그렇다고 과거의 일에 대한 시효배제를 완전 부인하지는 않는다. 유엔의 경우에는 보편적 인권문제에서 1946년 2차대전 전범처리를 위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온 개념인 전쟁과 국가권력에 의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5·18 특별법 때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살인·내란죄를 처벌하기 위해 재임기간을 공소시효에서 배제, 위헌 시비를 비켜간 적이 있다. 청와대는 불법 도청도 과거사 정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공소시효가 7년이고, 시효적용을 배제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을 거슬러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까지 처벌과 배상·보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은 점은 광복 60주년의 상징성에 비춰보면 뜻밖으로 받아들여 진다. 북한 대표단이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하고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상황에서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광복60 남북 화상상봉] 화면 건너편 중병 모친에 “눈좀 뜨시라요” 절규

    [광복60 남북 화상상봉] 화면 건너편 중병 모친에 “눈좀 뜨시라요” 절규

    북녘의 두 딸은 60년 만에 본 어머니가 중병으로 눈을 뜨지 못하고 고개만 떨구고 있자 기어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TV 화면을 향해 손을 정신없이 휘저으며 절규했다.“어머니 말씀 좀 하라요. 눈 좀 떠보시라요. 말 한 마디만 하라요.” 하지만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분명 눈앞에 선명한 어머니의 얼굴이건만 좀처럼 만져지지 않았다. 볼 수 있지만 만질 수 없고, 어른거리지만 부둥켜 안을 수 없는, 이 극한의 비극은 인간의 인내를 잔인하게 시험하는 것 같았다. 그 어떤 이념이, 그 어떤 정치가 이들의 절규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15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직접 만나는 상봉보다 훨씬 애절하고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TV 화면으로 만나기 때문에 감동이 덜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촉각이 배제된 채 시각과 청각만을 충족시키는 상봉방식은 구경하는 일반 국민까지 애간장이 타들어가게 했다. 수십년 만에 가족의 얼굴을 접한 이산가족들은 처음엔 어색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TV 화면을 통하는 방식도 그렇고, 특히 북측 가족들은 일거수 일투족이 공개된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듯했다. 하지만 대화가 점차 진행되면서 감정이 복받치기 시작했고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이들 가운데 1946년 두 딸을 북에 남겨둔 채 막내 딸과 아들만 데리고 월남한 김매녀(98) 할머니는 지난해 찾아온 뇌졸중으로 휠체어에 앉아 고개만 떨구고 앉아 있을 뿐 화면을 응시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북의 딸들은 끝내 어머니의 음성을 듣지 못하자 발을 동동 구르며 자지러졌다. 다른 가족들은 화면으로나마 상봉의 정을 애틋하게 교환했다. 서울의 박여환(94) 할머니는 북쪽에 나온 70대의 세 딸이 ‘고향의 봄’을 불러주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인천의 변석현(96) 할아버지는 1·4후퇴 때 북에 두고온 60대 전후의 두 아들로부터 큰 절을 받고는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장남만 데리고 월남한 변 할아버지는 남쪽 손자와 북녘의 손자 이름이 ‘준식’으로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땐 “참 묘한 우연이다.”며 웃기도 했다. 가족들은 가져온 사진들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며 얘기꽃을 피웠다.5평 남짓한 상봉장에 인원 제한으로 들어가지 못한 나머지 가족들은 상봉장 밖에서 까치발을 해가며 유리창 너머의 화면에 나타난 북의 가족들을 보려 애썼고, 상봉 장면을 캠코더에 담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날 상봉과정에서 화면이 흔들리거나 음향이 들리지 않는 등 일부 기술적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오전 화상 상봉에 앞서 한완상 한적 총재와 장재언 북측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의 화상대화 도중 3∼4분간 대화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것은 북측에서 조명선을 건드려 생긴 일시적 사고로 알려졌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광복60 남북 화상상봉] “中1까까머리가 이렇게 늙다니…”

    [광복60 남북 화상상봉] “中1까까머리가 이렇게 늙다니…”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오겠다던 까까머리 중학생 아들이 주름이 깊게 팬 노인이 돼 아흔을 훨씬 넘긴 노모 앞에 나타나 큰 절을 올렸다.15일 광복 60돌을 맞아 처음으로 이루어진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으로 큰아들 현호남(72)씨와 셋째딸 산옥(66)씨를 만난 김경화(94·제주 남제주군 표선면) 할머니는 “죽은 줄만 알았던 자식들을 다시 만났다.”며 앞을 가리는 눈물 속에서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나깨나 5남매의 생사를 몰라 애태우던 지난 55년의 세월이 할머니의 머리 속을 잠시 스쳐갔다. 그 피붙이들이 지금 손도 잡을 수 없게 화면 안에 나타난 것이다. 늙은 아들의 얼굴을 화면으로 확인한 김 할머니는 “중학교 1학년 때 얼굴과 많이 달라 보인다.”며 마음아파했다. 어떻게 북한에 가서 살게 됐는지, 북한에서 가족은 어떻게 꾸렸는지, 엄마를 원망하진 않았는지, 할머니에게 그 길었던 질곡의 세월을 다 묻기에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안타까운 두시간이 지나고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자 할머니는 아들을 붙잡으려는 듯 손을 뻗어 화면 속 아들에게 기약없는 작별 인사를 하고는 눈물을 훔쳤다. 8남매를 둔 김 할머니가 5남매와 생이별을 한 것은 6·25전쟁이 터진 1950년 가을이었다. 표선면에 살았던 할머니는 호남씨를 포함해 5남매를 일본으로 보냈다. 할머니는 그때를 스산한 바람이 불던 늦가을로 기억한다. 먹고 살기 어려운 전쟁통에 밥이라도 배불리 먹이자는 생각에 남편(현경림)이 있는 일본으로 아이들을 잠시 보낸다고만 생각했다.8남매 모두 일본에서 낳아 길렀기 때문에 이것이 자식들과의 마지막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할머니는 1930년대에 먹고 살 길을 찾아 남편과 일본으로 건너갔다. 남편은 오사카 부근에 철근공장을 차렸고, 자식들을 낳아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일본은 생지옥이 돼버렸다. 남편은 홀로 남아 공장을 지키기로 하고 할머니와 8남매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남의 집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지만 8남매를 먹여 살리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나이 어린 3남매는 자신이 데리고 있고 큰딸, 큰아들 등 5남매는 일본에 다시 보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호남씨 등 5남매는 밀항선을 타고 일본 땅을 다시 밟았다.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며 다시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55년 어느날, 남편의 죽음이 찾아왔다.5남매와의 연락도 그길로 끊겼다. 뽀얀 피부, 작은 얼굴,‘中’자 마크의 교복 모자를 쓴 아들이 당장이라도 달려올 것만 같아 자신도 모르게 문밖을 내다봤던 지난 55년이었다. 일본 교포들을 통해서 큰아들과 둘째딸, 셋째딸은 북한으로 갔고 첫째딸과 다섯째아들은 일본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큰아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것은 지난달. 제주도에 남았던 딸 명자(65)씨가 3년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한적십자사에 가족들의 생사를 물었고 호남씨와 산옥씨의 생존 사실을 확인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씨줄날줄] 고용 유연성/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올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기업 노조가 해고의 유연성을 열어주는 방편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다시 촉구했다.‘대기업 노조는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는 취임 당시의 노조관과 맥을 같이하는 주문이다. 노조 조직률은 11%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노조원의 85%를 차지하는 대기업 노조 때문에 ‘가장 전투적인 노조 문화’‘고용 유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그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주문처럼 대기업 노조는 철옹성의 빗장을 풀고 기업은 정규직 위주로 채용해 고용 유연성과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면 갈수록 악화되는 양극화의 물길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에 따라 노동력의 수급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용자들이 즐겨 쓰는 교과서적인 원칙일 뿐이다. 신자유주의를 이념으로 무차별 공세에 나서고 있는 미국에서도 1차 직장을 잃은 뒤 2차 직장을 얻는 데 성공한 근로자의 평균 보수는 1차 직장의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재훈련 및 취업알선 프로그램이 잘 돼 있다지만 재취업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1년 남짓하다는 통계도 있다. 고용 유연성이라는 명분에 드리워진 실직과 재취업하기까지의 고통은 모두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규직에서 밀려나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면 임금 수준은 절반으로 떨어지고 대부분(70∼80%)은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 보험 혜택에서도 소외된다. 대기업 노조가 같은 라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동료’로 인정하길 거부하며 철밥통에 철조망까지 둘러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면 근로자는커녕, 인간 취급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진정 고용 유연성을 원한다면 마이동풍(馬耳東風)격인 대기업 노조에 대해 ‘한마디’한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보긴 어렵다. 국회의 문턱에서 거듭 좌초된 비정규직 보호법을 비롯, 노사관계 로드맵 완성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그리고 혈세에 의존해 철밥통을 움켜잡고 있는 정부 및 공공부문부터 고용 유연성의 물꼬를 터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사설] 화상상봉, 자유면회로 이어져야

    광복 60돌을 맞은 어제 남과 북의 이산가족 40쌍이 화면을 통해 그리던 혈육을 만났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화상상봉은 남북이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또 한걸음 진전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화상상봉이 더욱 발전하여 이산가족들의 희망대로 상시 자유면회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지금까지 남과 북 사이에는 모두 10차례 ‘행사’를 통해 1만여명이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대한적십자사에 상봉을 신청한 가족이 12만 5000여명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봉 실적은 너무 지지부진하다. 특히 이산 1세대 상봉 대기자의 대부분이 70세 이상으로 언제 세상을 하직하게 될지 알 수 없다. 개중에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남아 있는 이들만이라도 모두 생전에 헤어진 혈육을 다시 만나 이산의 한을 달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보다 손쉽고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인도적인 노력을 더 기울여줄 것을 남북의 당국자들에게 촉구한다. 이산가족 상봉이 꼭 광복절이나 설·추석과 같은 명절때만 시혜성 ‘행사’로 이뤄져야 하는가. 이제는 언제든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장소에서 화상이든 대면이든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남북은 이미 이산가족의 상시 자유면회 실현을 위해 면회소 설치에 합의한 바 있으나 그 진행이 너무 더디다. 이번에 이뤄진 화상상봉도 수시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남북 당국은 다음 주초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6차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확대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좋은 결실을 거둬주길 바란다.
  • 保·革따로 8·15집회

    남과 북이 함께 한 통일의 메아리도 우리 사회에 가로놓인 ‘이념의 벽’까지 무너뜨리진 못했다. 광복 60주년인 15일 서울 도심에서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8·15 기념행사가 따로따로 열려 좌-우, 보-혁 갈등이 여전함을 새삼 확인시켰다. 이날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는 비슷한 시각 서울 도심에서 제각각 반전·통일행사와 반핵·반북행사를 가졌다. 양측의 충돌이 없었던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일부 보수집회 참석자들은 북한 인공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오전 10시30분 진보단체 모임인 통일연대와 민중연대는 서울 대학로에서 ‘8·15 반전평화 자주통일 범국민대회’를 열었다.1만여명이 푸른색 한반도기를 들고 참가한 행사에서는 분단 60년 역사 극복, 자주평화통일, 주한미군 철수, 일본의 태평양전쟁 피해자 배상 등 내용을 담은 호소문과 결의문이 발표됐다.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오늘 대회는 분단 60년을 청산하고 노동자·농민·민중이 주인이 되는 출발신호를 울리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상징하는 모형배를 선두로 종로5가를 거쳐 종각까지 1시간가량 행진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해처럼 성조기를 찢거나 미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는 등 돌출행동은 없었다. 60개 우익단체 연합인 비상국민회의 국민행동본부도 오후 1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대회를 열었다. 여기에서는 진보단체와 달리 태극기와 성조기가 물결쳤다. 홍관희 비상국민회의 상임위원은 “8·15 행사라는 미명 아래 온나라가 친북·반미 광란에 빠져 있다.”면서 “북측대표단의 거짓 참배로 민족의 정신적 보루인 현충원이 능멸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장에는 ‘태극기 금지시킨 이해찬 구속하라’ 등 현수막이 걸렸고 친북 발언을 했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고발하자는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한겨레 사진기자의 머리채를 잡고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보수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 2000여명도 오후 3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북핵폐기·북한해방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예고했던 대로 인공기를 소각했다. 하지만 처벌근거가 없어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 중동신도시 중앙공원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시민통일문화제’가 성공적으로 열려 좌-우, 보-혁의 화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병대전우회, 상이군경 부천지회, 전몰군경유족회 등 보수단체와 부천시민연합, 부천경실련, 남북통일 국민연합, 부천여성노동자회 등 진보단체가 공동기획한 이 행사는 ▲북한음식 체험전 ▲부천-개성 국가유공자 평화적 만남기원 서명 ▲615분 통일비빔밥 만들기 등으로 꾸며졌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北대표단, 서대문형무소 둘러봐

    ‘8·15 민족대축전’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이 분단 이후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파격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4일 국립현충원 참배에 이어 광복 60주년인 15일에는 서대문 형무소와 백범기념관을 방문했다.16일엔 국회를 방문하고,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방문할 예정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남북 당국 공동행사에서 “평화를 통해 번영을 누리고 번영을 통해 평화를 공고히 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가자.”고 제의했다.●“김구 선생과 김일성 주석 인연” 북측 대표단은 서울 백범기념관에 도착, 김신 백범기념사업회장 등 김구 선생의 아들·손자와 환담했다. 북측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북측대표단이 온 걸 알면 선친이 기뻐하실 것”이라는 김 회장 말에 “김 주석의 보천보 무장투쟁에 감격한 김구 선생이 사절을 김일성 장군께 보냈고 이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최성익 조선적십자위 중앙부위원장은 백범기념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쌍방사이 실질 화해와 신뢰의 확고한 구축을 위해 귀측의 국립현충원에 대한 참관도 진행했다.”면서 “체제·이념 대결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토대해 풀어나가자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의 연설은 사전에 준비돼 배포된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사전에 참배란 말은 주술적 의미가 깃든 것이라 잘 쓰지 않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참관’했다고 표현한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김주석님의 삼촌도 옥사하셨다” 오전 10시50분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기남 단장 등 남북 당국 70여명은 민간 대표단보다 30여분 앞서 도착, 일제 독립투쟁의 상징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봤다. 김기남 단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참관 소감을 나누며 “(일제 때)처형된 선열 중에는 민족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이 다 포함돼 있고 그중에서 김일성 주석님의 삼촌되는 분, 사랑했던 친위군사들도 몇명 있다.”고 밝혔다.●임동옥 부부장 오찬서 자작시 임동옥 북측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15일 정 통일장관 주최 환영오찬에서 자작시를 소개했다. 정 장관이 “북에서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계시는 ‘무서운 분’인데 이번에 대표단에 포함돼 깜짝 놀랐다.”고 임 부부장을 소개하자, 작은 수첩을 꺼내 “우리는 서울을 보았다/이국의 도시가 아니었다…중략…평양과 서울은/똑같은 우리것/우리 민족의 것이로구나/쭈욱해도(술잔을 들이켜는 것)단번에 너무도 쉽게 통하는/우리는 정말 통일로 살아야 할 하나로구나.”란 시를 낭독했다. 김 단장은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갔다고 하자 “짐승이 아닌 이상 느끼는 바가 있었겠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김수정 나길회기자 crystal@seoul.co.kr
  • 보수언론 남남갈등 조장?

    보수언론 남남갈등 조장?

    광복절을 맞이해 14일 북한 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충격적인 일이다. 애써 독립유공자에 대한 참배라고 의미를 제한하고 있지만 사실 단순하기만한 사건은 아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몇 년 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불거졌던 ‘조문 파동’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었다. 보수 언론들은 그러나 6·15 정상회담 당시 환호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지 문제제기 역할에 충실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를테면 북한의 선전선동에 불과하니 계산기를 잘 두드려야 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조선일보 15일자 2면 “북 임동옥 ‘김일성 참배요구 시사’”라는 기사가 대표적이었다. 제목으로 뽑힌 대목은 그러나 기사에서 충분한 설명으로 뒷받침되지는 못했다. 동시에 광복절에 하나가 되지 못하고 친북·반북으로 갈라졌다는, 남남갈등을 부각시키는 듯한 기사도 나왔다. 동아일보 15일자는 이런 측면의 결정판이었다.“2005년 광복절 60년 전 여름처럼 한반도는 뜨겁다”는, 그 뜻을 알듯말듯한 제목의 1면 기사에서 현충원 참배 소식을 전한 뒤 기사 말미에는 “한총련 등 1만명 ‘주한미군 철수’”라는 기사를 붙였다. 이는 조선일보가 1면에 스트레이트 기사를 넣은 뒤 3면에 “잔치마당에 날아든 구호 ‘미군 철수’”와 똑같은 편집 방향임을 보여줬다. 이를 테면 북한의 정치적 제스처에 한국 좌파들이 준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듯한 편집이었다. 동아일보의 “보수단체 회원 태극기 나눠주다 물병 맞아”와 같은 기사들은 그 신문의 지향점이나 문제의식이 어디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 기사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과거史 잘몰라… 대규모 행사에 당혹”

    “과거史 잘몰라… 대규모 행사에 당혹”

    온통 태극기 물결을 이룬 15일에도 서울 광화문 거리에 일본인은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행이나 관광을 하려고 한국을 찾아 온 일부 일본인들에게도 8·15의 의미는 우리만큼이나 진지하게 비쳐지는 듯했다. 그러나 대다수는 과거보다는 현재나 미래가 중요하지 않으냐며 큰 뜻을 두지 않으려 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일본 젊은이들은 사실 한·일 과거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회사 동료 3명과 함께 한국에 처음 왔다는 야스요(22)는 “2박3일 동안 명동에서 쇼핑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주된 목적”이라고 했다. 20대 초반의 신세대인 이들에게 한국은 광복과 일제, 역사왜곡이라는 단어보다는 ‘한류’와 ‘욘사마(배용준)의 나라’가 먼저 다가오는 것 같았다. “욘사마는 물론이고, 곤상(권상우)도 알고 보아·세븐도 좋아해요. 덕분에 많은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을 친근하다고 느껴요.” 함께 여행 온 유미(23)가 자신있게 말했다. 이들에게 광복절 행사에 대한 느낌을 묻자 ‘두려움’과 ‘생소함’이 앞선다고 대답했다. 친구 마유미(23)도 “한국에 광복절 행사가 있다는 것은 일본을 떠나기 전부터 알았지만 이렇게 대규모인지는 몰랐다.”면서 “반일 감정에 해를 당하지 않을까 솔직히 무서운 생각도 들었지만 다행히 만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친절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자주 왔지만 일본의 식민통치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광복절 행사를 보고는 매우 놀랐다.” 한국을 6차례나 방문했다는 야마이치(52)는 서울시청 건물 전체를 덮고 있는 태극기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고가와 오메(40)도 “일본은 한국처럼 큰 행사를 연 적이 없는데 평소 광복절에도 이런가.”라고 되물었다. 나름의 역사적 시각도 보여줬다. 다시키 다카히로(23)는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서 독립한 날이라서 그런지 매우 기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진 뒤 패전을 선언한, 많은 사람이 고통받은 날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객들은 대부분 한류를 통해 익힌 배우나 음식 등에 대해서는 해박했지만 어두운 과거사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일본 식민통치와 전쟁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야마나시현에서 왔다는 20대 관광객은 “교과서에서 배우지는 못했지만 학창시절 선생님으로부터 일본이 역사적으로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과거 식민통치와 전쟁에 대해 일본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를 떠나서라도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하면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덧붙였다.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차 한국을 찾은 오가사와라(55)는 “나 역시 전후세대지만 세대 사이에서 한·일간 벽이 차츰 무너져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미래는 희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살인 아들은 한국 음식에 푹 빠져 있고 어머니는 한국영화 마니아”라면서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상대를 알고 배워가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스포츠와 문화 등 일반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늘려갈 때 한·일간의 어두운 과거사 문제도 서서히 고리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영규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국가범죄 시효배제법 제정”

    “국가범죄 시효배제법 제정”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배상·보상이 가능하도록 과거사정리기본법을 개정하고,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이 이뤄지면서 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야당은 물론 법조계 일각에서 위헌적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 앞 광장에서 열린 제6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통해 “국가권력을 남용하여 국민의 인권과 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한 범죄와 이로 인해 인권을 침해당한 사람들에 대한 배상과 보상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시효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조정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더 이상 국가기관을 남용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 놓고 나 몰라라 하고 심지어는 큰소리까지 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로 국가의 도덕성과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하고 “국가권력의 정당성과 신뢰를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는 스스로 앞장서서 진상을 밝히고 사과하고, 배상이나 보상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정리기본법에 규정이 있고 올 연말에 출범할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타당성 있고 형평에 맞는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래도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완하는 법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법을 할 경우에는 확정판결에 대해서도 좀더 융통성 있는 재심이 가능하도록 해서 억울한 피해자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라를 지속적 발전의 토대 위에 단단하게 올려놓기 위해서, 또다시 나라가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 분열과 갈등의 원인과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정치권이 기득권을 버리고 선거제도 개선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헌법·법률체계를 소급해서 무너뜨리고 하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돌아와 국가사회가 어지러워진다.”면서 “도청사건에 대해 위헌투성이인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수준을 더 뛰어넘는 법을 만든다는 대통령의 자의적인 발상은 안 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박정현 이종수기자 jhpark@seoul.co.kr
  • 日 고교생들, 5·18묘지서 애국가 연주

    “한국은 고대 일본에 문화를 전파해준 이웃 나라입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15일 한국의 민주화를 대표하는 광주의 국립 5·18묘지에서는 일본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애국가를 연주하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일본 고치(高知)현 중앙고 취주악단 학생 16명과 교사 2명은 이날 오전 10시 5·18묘지를 찾아 민주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분향과 묵념을 올린 뒤 ‘애국가’와 우리의 대표 노래인 ‘아리랑’을 차례로 연주했다. 학생들을 이솔한 마에다 마사야(前田正也·48) 교장은 “올해 ‘8·15’는 한국에는 광복 60주년, 일본은 패전 60주년을 맞는 의미있는 날”이라며 “한국의 독립과 번영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으로 애국가를, 한국 문화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기 위해 아리랑을 연주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마에다 교장은 이어 “한국은 고대 일본에 문화와 종교를 전파해준 은혜로운 나라”라며 “다양한 한·일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주에 참여한 아베 도모미(16·고2년)양은 “한국과 일본이 항상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주했다.”고 말했다. 이 고등학교는 지난 2000년부터 수학여행 등을 통해 한국과 교류를 시작했으며 지난 5월에는 사이클링부 학생들이 고치현을 출발, 광주까지 520㎞의 자전거 대장정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참배 뒤 전남 장성의 복지시설 프란치스코의 집을 방문해 위문연주회를 가졌으며 16일에는 목포 공생원을 방문하고 진도 실업고 학생들과 합동 연주회도 가질 예정이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국가범죄 시효배제 제안 주목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국가권력 남용 범죄에 대해 민·형사 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입법을 제안했다.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를 배상·보상하고 가해자를 단죄해야 한다는 기본취지는 옳다고 본다. 그러나 미래지향, 사회통합 분위기를 깨거나 정치보복이라는 인상을 주어선 안 된다. 입법논의 과정에서 절제와 분별이 요구된다. 2차대전 전범자를 처벌하면서 전쟁 범죄, 반인도적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음이 국제관습법으로 자리잡았다. 나치전범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국내입법을 한 프랑스 사례가 있다. 나아가 국가권력에 의한 고문·살인 등 반인권 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난다. 한국에서도 5·18특별법을 제정해 12·12 및 5·18 관련자를 처벌한 전례가 있다. 개인간 범죄와 달리 국가기관이 저지른 범죄는 스스로 고백하지 않으면 은폐되기 쉽다. 조작과 억압으로 시간을 벌고, 일반범죄 시효에 따라 면죄부를 받는 일은 막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반인권적 국가범죄 공소시효 특례법안’과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이들 법안과 함께 과거사기본법 보완 여부를 여야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공소시효 배제는 물론, 확정 판결자에 대한 재심 허용은 위헌이라면서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야당의 반발은 형사처벌에 집중한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피해자 구제라는 민사 측면에서 보면 야당이 입법논의에 동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형사처벌은 앞으로의 범죄행위에 주안점을 두고, 민사 배상·보상은 과거 행위까지 적극 적용하는 방식으로 절충해나갈 수 있다. 노 대통령의 공소시효 배제 언급은 국정원 도청사건에도 연결된다. 특별법·특검법으로 여야가 대립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노 대통령은 통합을 강조하면서 방법상의 오류로 분열·갈등을 오히려 키우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과거사 언급은 진상규명과 배상·보상에 분명한 초점을 맞추고, 광복 60주년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 [광북 60주년 만감 교차하는 2人] 朴대표 홀로 부르는 ‘思母曲’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8·15 광복절은 희비와 만감이 교차하는 특별한 날이다.●`공인 박근혜´서 `딸 박근혜´로 정치인으로 ‘공인 박근혜’는 ‘해방의 의미’를 되새기고 축하하면서 이를 미래지향적 비전제시로 연결시키는 책무를 안고 있다. 한편 ‘딸 박근혜’라는 사적 영역에서는 31년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는 슬픔도 겹친다. 이런 ‘역설’은 15일에도 되풀이됐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8·15경축식에 참석한 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가 ‘고 육영수 여사 31주기 추도식’에 참여했다. 이 행사에서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우리는 자꾸 과거로만 가는 것 같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잠시 공적 영역으로 나왔다. 그러나 무게 중심은 어머니를 기리는 사적 공간에 놓였다.●지만씨 “아버지에 대해 나쁜 인식주려는 세력있다” 박 대표는 동생 지만씨 부부와 묘소에 분향한 뒤 독일 파견 간호사였던 임경희씨가 “육영수 여사가 독일을 방문한 뒤 눈물을 흘렸을 때 나도 울었다.”며 추도사를 읽는 동안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만씨는 추도사에서 “요즘 아버지를 괴상하게 왜곡시켜 자라나는 아이들과 젊은 세대들이 아버지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갖도록 노력하는 일부 세력이 있다.”면서 “어머니가 이를 아시면 많이 안타까워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춘 여의도연구소 소장, 김무성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 곽성문·공성진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황인성 전 국무총리, 김성진 전 문공부장관을 비롯,‘박사모’회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표는 전날 밤 10시에 미니홈피 게시판에 ‘사모곡(思母曲)’을 올리며 사적 공간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31주기가 됐는데도 항상 가슴 속에는 어머니가 그립고 보고 싶다.”라고 시작한 글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 노력했던 육여사를 기리고 있다. 이어 “오늘 밤은 유난히 어머니가 그리워지고, 그 분이 생전에 하시던 일들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라고 맺는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광복60 지상토론] 北 현충원 참배

    [광복60 지상토론] 北 현충원 참배

    광복 이후 처음 이뤄진 북측 인사들의 국립현충원 참배를 놓고 환영과 우려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남북 화해의 일대 전기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6·25에 대한 참회 없는 참배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소지가 많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상반된 견해를 가진 두 학자의 진단을 통해 전환기를 맞은 남북관계의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동족상잔 전쟁 마침표 남북공존 전향적 몸짓”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북측 정부 대표단이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것은 그 자체로 획기적인 일이다. 우리의 요구가 아니라 북측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 점은 더더욱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진전되었지만 양측 모두 금기의 영역이 존재했다. 상대방의 체제와 이념 문제는 직접 건드릴 수 없었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양 측의 건국 및 호국 인사들이 안치되어 있는 묘소 참배 문제였다. 특히 전쟁까지 직접 치른 남북으로서는 상대방의 국립묘지가 곧 바로 적군의 묘지였고 상대방의 호국영령은 곧 전범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는 분단과 전쟁으로 얼룩진 남북 현대사의 멍에와 상처를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전향적 첫걸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남북은 이제 상대방의 체제와 이념 그 자체도 인정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이번 현충원 참배는 최근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보여준 적극적인 자세와 맥락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전술적 일회성보다는 구조적 진정성을 기대하고 싶다. 장기 소강국면 끝에 지난 5월 차관급 회담을 시작으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었고 이후 진행과정은 오히려 북한이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6·17 평양 면담,15차 장관급 회담,10차 경추위, 개성과 백두산 개방 허용 등이 모두 그랬다. 이같은 적극 행보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결단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어서 더욱 무게가 실린다.6·15 5년을 맞는 지금,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남북관계의 진전은 오히려 북에 절실하고 불가피한 선택임을 짐작케 한다. 또한 현충원 참배는 남북관계의 질적 발전과 이념적 화해라는 의미 말고도 보다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마련이라는 과제와 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다.6·25 전사자 위패와 무명용사 유골이 안치된 현충탑을 북측 대표단이 참배한 것은 동족 상잔의 전쟁상태를 종료하고 진정한 평화를 회복하자는 보다 적극적 해석까지 가능한 대목이다. 전쟁이 아직 법적으로 종료되지 않은 정전체제하에서 실제 교전 당사자인 상대방의 국군묘지에 참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쟁에 대한 유감표시와 함께 이제 전쟁을 실제적으로 끝내고 평화상태를 회복하자는 간접적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북핵 6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고 있다. 이번 현충원 참배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시작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이다. 북측의 현충원 참배를 불순한 의도로 보는 사람도 있다. 평양을 방문한 남측 대표단에 금수산 궁전 참배를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선의는 일단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족화해에 기여하는 일마저도 색안경을 끼고 비난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정말 소심의 극치일 뿐이다. 이제 우리가 대범해야 한다. ■ “반역사적인 무력남침 참회없는 참배 무의미”북한이 6·25에 대해 공식적으로 진실과 통한의 뉘우침을 담은 사과절차 없이 북측 8·15 축전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이같은 행위는 자칫 남과 북의 평범한 국민들에게 고 김일성 주석이 의도적으로 정치적 목적으로 행한 무력도발의 반(反)역사성을 묻히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경계를 요한다. 아직도 6·25를 ‘민족해방전쟁’으로 신성시하고 있는 북한 정치체제의 본질적인 변화가 전무한 상황에서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는 방편으로 민족 감정을 활용하고 있는 위험성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인식과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막말로 해서 항상 전략과 전술로 남북문제를 재단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선 손해 볼 일이 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과 정보의 흐름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당국은 이번의 참배를 그들의 구미에 맞게 정치적으로 요리해 체제유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남한의 친북 세력을 지원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대북문제로 분열돼 있는, 우리 사회내에서 사상적으로 이질적인 집단간의 갈등은 더욱더 깊어 갈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도 대북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노정된 미국과의 벌어진 틈새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과거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는 출발점’이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감상적이고 순진한 발언은 앞으로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날이 되면 얼마나 위험한 대북관의 노출이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우리 정부가 북한측의 이러한 참배 제의를 받아 들인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서 아무 곳에도 기댈 곳이 없는 북한체제에는 북한식 통일전선전술의 전개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남아 있는 한·미동맹의 틀을 허물어 가는 매우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대북 지원시 엄격한 상호주의의 적용을 주장하는 우리 사회내의 목소리는 반(反)민족적으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유독 북한의 체제 선동이 지향하는 상호주의는 우리 대표단의 방북 시 김일성 시신 조문 요구 및 기타 지역 참배요구로 연결될 것이다. 현충원 참배가 지금 휴회 중인 6자회담에서 북측이 북핵과 연관시켜서 거론 중인 ‘대북 적대시정책의 포기’와 ‘평화협정체결’을 더 논리적으로 가다듬고 선전·선동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남한 답방을 사전에 정지 작업하는 차원에서 보는 견해도 매우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한·미간의 공조 틈이 더 벌어지는데 촉매제 역할이 될 수 있는 북 대표단의 국립묘지 참배 허용을 관련 정부부처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부정적인 여파를 차단하는 후속 대책이 하루 속히 세워지길 바란다.
  • [광복60 남북 화상상봉] 개통 3일 앞두고 장비 급구… 상봉 못할뻔

    [광복60 남북 화상상봉] 개통 3일 앞두고 장비 급구… 상봉 못할뻔

    사상 첫 남북간 ‘화상상봉’이 결실을 거둔 데는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의 IT기술이 결정적 몫을 담당했다. KT는 지난 6월29일부터 8월15일까지 남북간의 화상전화 선로를 잇는데 연 인원 2000명을 투입했다. 이들 기술진은 북측과의 통신망 개통, 남측 지역의 상봉시스템 설치·운용, 화상상봉 방송중계 지원 등 기술적인 면을 책임졌다. KT 실무진은 그동안 북측과 4차례의 기술적 만남을 거쳐 지난 달 18일 문산∼개성 광케이블 통신망을 연결했다. 남북간 의사소통 수단으로 민간에서는 분단후 처음 직통전화, 팩스 1대씩을 설치했다. 또 7월5일부터는 남북화상상봉지원 전담반을 편성, 지난달 말 서울∼평양 전송라인 점검을 모두 끝냈다. 50여년 만의 남북간 전화연결이라 어려움도 따랐다. 인터넷주소(IP) 방식을 적용했지만 첫 시도에서 광케이블을 연결하고 IP를 찾아 연결하는데 실패했다. 남북간에 통신장비 연동규격이 다르고 연결 단계가 우리보다 많아 북측의 규격에 맞게 보완해야만 했다. 문산∼개성 광케이블 전송장비 구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에 북측이 장비공개(영국산)를 꺼리면서 10여일 만에 홍콩에서 이 장비를 구입해 오는 급한 사정도 있었다. KT 실무진의 한 관계자는 “광통신망 개통 3일전인 7월15일에서야 장비를 구입해 며칠만 늦었어도 광복절 화상상봉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화상상봉에서 만에 하나의 오류도 방지하기 위해 북측과의 전송회선을 3원화했고, 종합상황실과 지역상황실간에는 23회선의 핫라인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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