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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킹女와 살고 싶어서…” 40대 빈집털이 황당

    서울 광진경찰서는 빈집의 방범창을 부수고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절도)로 주모(49)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1일까지 경기도 광명·부천 일대 복도식 아파트 등의 빈집을 골라 방범창을 절단기로 자르고 들어가 모두 6차례에 걸쳐 다이아몬드 반지, 진주 목걸이 세트 등 1464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주씨는 지난 7일 0시 40분께 나이트클럽에서 한달전 만나 호감을 갖게 된 김모(여)씨의 서울 광진구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금목걸이와 반지 등 14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기도 했다. 주씨는 경찰에서 “혼자 사는 김씨가 도둑이 들면 무서워서 나와 같이 살자고 할 것 같아 집을 털었다”고 진술했다. 주씨는 김씨에게 자신을 금 도매업자라고 소개하고 훔친 진주 목걸이 세트를 선물했으며 장물을 팔아 고급 등산용품을 사주는 등 김씨의 환심을 사려 빈집털이를 계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씨는 도둑이 들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주씨는 김씨 집 앞 폐쇄회로(CC)TV에 건물 옆으로 들어갔다가 출입문으로 나오는 장면이 찍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주씨로부터 귀금속을 사들인 금은방 주인 이모(56·여)씨와 박모(55·여)씨를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주성호(한국해운조합 이사장·전 국토해양부 차관)씨 모친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5시 30분 (02)3410-3151 ●권철(경기냉장 대표이사)태식(경기냉장 전무이사)씨 부친상 홍순우(자영업)김헌식(경진텍스 대표)임승빈(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씨 장인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92 ●유완재(현대건설 상무)정재(제천지방법원)인재(감사원 국토환경감사국 과장)씨 부친상 이창호(전 도미니카 대사)심재욱(사업)씨 장인상 1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2258-5940 ●박영철(전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장)씨 별세 용연(한국서부발전 차장)용식(아메리칸항공 부장)씨 부친상 1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2)2227-7500 ●변영선(전 나라금융 기획실장)씨 모친상 하순철(닐슨코리아 TAM DA 상무)정명석(광명 성일태권도체육관 관장)씨 장모상 18일 서울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6시 (02)861-2961 ●김은성(A3자산관리 대표이사)수연(수원대 강사)씨 모친상 박훤범(수원대 생명공학과 교수)송재용(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410-6912 ●박남목(미국 거주)홍목(대원공인중개사 대표)성현(월간중앙 취재팀장)씨 모친상 문성완(대구은행 서울본부 부장)씨 장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02)3010-2237 ●김창수(전 진양해운 대표·전 대한선주 부사장)씨 별세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2)3010-2235
  • 월북작가 현덕 장편 소년소설 ‘광명을 찾아서’ 제목만 전해지다 세상 빛 보다

    월북작가 현덕 장편 소년소설 ‘광명을 찾아서’ 제목만 전해지다 세상 빛 보다

    제목으로만 전해지던 월북 소설가이자 아동문학가 현덕(1909~?)의 소설이 출간됐다. 현덕의 유일한 장편 소년소설인 ‘광명을 찾아서’(창비)다. ‘광명을 찾아서’는 작가가 조선문학가동맹의 출판부장을 지내며 숨어지내던 시절 집필한 월북 전 마지막 작품이다. 현덕은 당시 작품을 잡지 ‘어린이나라’에 연재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1949년 동지사아동원에서 펴냈다. 초판본 그림을 그린 김의환 역시 만화 ‘코주부’로 잘 알려진 김용환의 동생으로 당대 어린이책 삽화가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간 국내에 제목으로만 전해지다가 지난해 3월 박현철 고서 수집가가 일본에서 고서적 경매를 통해 입수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작품 입수 소식을 듣고 출간을 이끈 현덕 연구 전문가 원종찬 인하대 교수는 “근대동화 가운데 장편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희소한데 한국 아동문학의 대표작가인 현덕의 유일한 장편이 발견됐다는 것은 우리 문학사에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며 “우연한 거짓말로 내면에 죄의식과 갈등을 겪는 어린이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을 찾아서’는 해방 직후 길거리로 내몰리는 아이들과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나쁜 어른들이 넘쳐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부모 없이 삼촌댁에 살던 주인공 창수는 숙모가 마련해 준 후원회비를 도둑맞고 거짓말을 하면서 불행한 일들을 연쇄적으로 겪게 된다. 궁지에 몰린 창수의 분투와 성숙해가는 과정이 실감 나게 전개된다. 출판사 창비는 “현행 표준어와 맞춤법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작가의 독특한 어휘나 사투리 등은 그대로 살려 작품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원종찬 교수의 작품 해설도 곁들여져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강원 정선에 토속음식마을 만든다

    슬로시티 국제 인증을 추진 중인 강원 정선군 북평면 일원에 토속음식을 테마로 한 관광마을이 조성될 전망이다. 11일 정선군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골마을 정선 지역의 토속음식 304가지를 테마로 한 ‘정선 토속음식 304 보존체험 프로젝트’ 사업을 펼친다. 토속음식 304 보존체험 프로젝트는 북평면 일대 15개 마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나물밥을 비롯해 강냉이밥, 감자붕생이밥, 살쿠리밥 등 산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밥과 죽, 국수, 만두, 떡, 술 등 304가지 음식을 보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마을을 조성하게 된다. 지난해와 올해 토속음식축제를 열어 이미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농림축산식품부 지역창의 아이디어 공모에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군은 토속음식 304 보존체험 프로젝트를 위해 중·장기 계획으로 토속음식의 맛을 보존하기 위한 ‘맛장인’을 양성하고, 토속음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국내 최고의 음식문화 관광명소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산촌에서만 맛볼 수 있었고, 인스턴트 음식에 밀려 점차 사라져 가는 토속음식을 적극 보존하고 개발해 주민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육성해 나가겠다”면서 “토속음식을 직접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현대·기아차, 누적생산 8000만대 돌파

    현대·기아차는 창사 이래 10월까지 국내 및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가 8000만대를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가 창사 이듬해인 1968년 울산공장에서 ‘코티나’를 생산하고 기아차가 1962년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3륜 화물차 ‘K-360’을 생산한 지 50년 만에 이룬 성과다. 8000만대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를 한 줄(전장 4550㎜, 전폭 1775㎜ 기준)로 세울 경우 약 36만 4000㎞로, 지구를 9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생산된 모델은 아반떼로 1990년 출시(당시 이름은 엘란트라) 이후 910만대가 생산됐고 이어 쏘나타가 673만대, 엑센트가 663만대다. 현대·기아차가 누적생산 1000만대를 돌파한 것은 1993년으로, 개시 이래 30여년 만이었다. 2000만대 돌파는 1000만대를 달성한 지 불과 6년 만인 1999년에 이뤄졌고, 이후 전 세계를 상대로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펴면서 생산에 가속도가 붙었다. 2003년 3000만대, 2006년 4000만대, 2009년 5000만대를 차례로 돌파했고 2012년 7000만대를 넘긴 지 채 2년도 안 돼 8000만대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생산 지역을 국내외로 나눠서 보면 8000만대 중 74%인 5988만대가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그중 절반이 넘는 3313만대가 해외시장에 수출돼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현대·기아차는 부품협력사와 함께 성장했다. 지난해 현대차 국내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1대당 평균 부품매입액은 1057만원으로 이를 8000만대 기준으로 환산하면 846조 2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의 수출 증대에 따라 부품협력사들의 수출액도 2002년 3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30조 1000억원으로 10년 새 7.9배 증가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

    [명인·명물을 찾아서]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창원해양공원은 음지도라는 작은 섬에 각종 전시관과 휴식·전망 시설 등을 조성한 섬 안의 색다른 공원이다. 각종 전시시설 외에도 해변 산책로와 섬과 섬을 잇는 보도교를 비롯, 섬 주변의 절경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꼭대기에 전망시설을 갖춘, 국내에서 가장 높은 태양광 발전 타워가 공원 안에 건립돼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음지도는 면적이 7만 6048㎡인 무인도로 개인소유지였다. 육지에서 250m쯤 떨어졌으며 남쪽 200여m 앞에는 유인도인 우도가 있다. 마산·창원·진해 3개 시가 통합 창원시로 합쳐지기 전이던 2000년 당시, 옛 진해시가 군항도시의 역사·문화·교육 등을 체험하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음지도 해양공원조성 사업을 시작, 2005년 3월 개관했다. 사업비는 국비를 포함해 523억원이 들어갔다. 주요 전시시설로 군함전시관과 해전사 체험관, 해양생물테마파크 등이 있다. 내년 7월 준공 예정으로 2층 규모의 어류생태학습관을 짓고 있다. 해양공원 입구에 있는 군함전시관은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구경하는 시설 가운데 하나다. 군함인 2500t급 강원함을 무상임대, 전시관으로 꾸며 해변에 정박해 놨다. 강원함은 1944년 미국에서 건조됐으며 한국전쟁에 6개월간 참전했다. 1978년 해군이 인수, 한반도 바다를 지키다 2000년 12월 31일 퇴역했다. 관광객들은 길이 119.02m인 강원함의 지하 1층 하갑판에서 3층 최상갑판까지 둘러보며 해군이 군함 안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전투장비를 비롯해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지난 9일 친구들과 함께 군함 전시관을 둘러보며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찍던 박모(18·고 2)양은 “해군들이 바다를 지키기 위해 군함에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해전사 전시관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서양 바다에서 벌어졌던 해전사 기록과 자료 등이 있다. 해전체험시뮬레이터 공간에서는 관광객이 함선을 탄 것처럼 진동하는 데크에 올라가 조타장치를 조작하면서 가상해전을 체험할 수 있다. 모형배 전시실에는 타이태닉호, 서양함선, 범선 등 10여척을 전시해 놨다. 3층으로 된 해양생물테마파크에는 유영생물 전시관, 저서생물 전시실, 열대수족관 등이 설치됐다. 다양한 종류의 화석과 산호도 있다. 창원해양공원은 전시시설뿐 아니라 섬 안팎이 모두 볼거리다. 육지에서 해양공원을 연결하는 음지교는 길이 250m로 135억 9100만원을 들여 건설했다. 다리 아치 양쪽에 설치된 122개의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비롯해 다양한 조명장치가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빛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 해양공원에서 남쪽으로 2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우도와의 사이에도 조형미가 빼어난 보도교가 건설돼 바다 위를 걸어 우도로 갈 수 있다. 우도에는 72가구 187명의 주민이 산다. 해변을 따라 공원 정상까지 산책할 수 있는 데크 길이 만들어져 있다. 해양공원 옆에 ‘진해판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작은 동섬이 있다. 만조와 간조에 따라 하루 2차례씩 육지와 섬 사이 200여m 바닷길이 물속에 잠겼다가 드러난다. 섬을 빙 둘러 산책길도 만들어 놨다. 정운교 창원시설관리공단 해양공원팀장은 “전국에서 휴일에는 3000여명, 평일에도 500~800명의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아온다”고 말했다. 유료 관람 시간은 하절기 오후 8시, 동절기 오후 6시까지다. 관람시간이 끝난 뒤 밤 11시까지는 무료입장해 산책이나 휴식하며 바다 야경을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종교 플러스]

    천태종 첫 신도 수계산림대법회 불교 천태종은 8∼10일 충북 단양 구인사 광명전에서 ‘금강계단 신도 수계산림대법회’를 봉행한다. 천태종이 상월원각대조사에 의해 중창된 후 종단 차원에서 신도들을 대상으로 수계산림대법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계식에서는 구인사 재가불자로 한 달 안거를 12회 이상 난 신도와, 지역에서 신행의 모범이 되는 신자중 주지 스님의 추천을 받은 이를 포함해 800명이 계를 받을 예정이다. 수계자는 ‘삼귀의계’(三歸依戒)와 ‘신도오계’(信徒五戒)를 수지할 것을 다짐하며 법명(法名)을 받는다. 수계 및 회향식은 10일 오전 10시. 기독교 문화대상 후보 추천 기독교문화예술원은 제27회 기독교문화대상 후보 추천을 받는다. 음악·오페라·국악·연극(뮤지컬)·문학·방송·무용(대중음악)의 7개 부분에 걸쳐 전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발표된 작품에 한한다. 저변에 기독교적 주제의식과 메시지가 담겨 있고 일반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대상으로 추천을 받으며 접수마감은 20일까지. 추천서는 기독교문화예술원에서 직접 교부받아 접수한다. (02)477-4281. 9일 가톨릭대 학술심포지엄 가톨릭대 사목연구소는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 진리관 대강의실에서 제22회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심포지엄 주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나자렛 예수’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나자렛 예수’ 방법론 연구(백운철 신부) ▲‘나자렛 예수’제2권을 통해 본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에 관한 베네딕토 16세의 신앙의 증언(김영남 신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나자렛 예수’ 총3권에 관한 해석학적-조직신학적 성찰(박준양 신부) 등이 발표된다. (02)740-9758.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뉴욕커New Yorker는 워커Walker다. 뉴욕은 사람들을 걷게 만드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뻗어 있는 애비뉴를 따라 걸으면 1분마다 새로운 블록, 즉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경쾌하고 빠르다. 그 느낌을 아는 사람들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재미를 놓치는 막대한 손실이고 한없는 지루함일 수밖에. 뉴욕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이 다양하고,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믿을 수 없이 가까운>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9살 소년 오스카의 시선으로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장편소설. 기존 소설책의 형식을 파괴하는 실험적인 텍스트 배열과 독창적인 구성으로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천재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2005년 출판된 소설은 2012년 톰 행크스, 산다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9·11테러의 상흔이 남은 그라운드 제로에는 새로운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New York, Times 뉴욕에 도착하는 순간, 사람들은 드높은 마천루에 압도당하고 말지만, 다음 순간 그 긴장을 내려놓게 하는 것은 거리의 코너마다 자리잡은 핫도그 가게다(그래서 뉴욕핫도그가 그렇게 유명한가). 깐깐할 것만 같은 뉴요커를 구성하는 것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보통의 지구인들이다. 뉴욕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 혹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 앙키스 구장 앞에서 만난 꼬마 “양키스도 아이스크림도 좋아요” 저 혼자 여기서 뭐하냐고요? (턱으로 양키스 기념품점을 가리키며) 엄마랑 아빠 기다려요. 그만 나오실 때도 됐는데 말이죠. 누나 야구 잘 모르죠? 설마 베이브 루스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야구가 처음 시작된 곳이 뉴욕(1842년에 최초의 현대야구 경기가 있었다)이라는 것도 모르시나? 뉴욕에 온 김에 메츠나 양키스 중에 한 팀 골라 봐요. 오늘 구장 안에 들어가는 가이드투어는 매진인 것 같던데, 저처럼 양키스 유니폼 한 벌 장만하시든가요. 혹시 안에서 저희 엄마아빠 보면 좀 전해 주세요. 저 아이스크림 다 먹었다고요. JJ 모자가게 점원 지미Jimmy Broadlick “꿈을 좇아서 왔어요” 모자 어디서 샀느냐고요? 사실 저 근처의 모자가게에서 일해요. 뉴욕에 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어요. 우리 가게에서 50m 거리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아직 못 가봤어요. 여자 친구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뉴욕으로 이사했어요. 그녀도 오자마자 인턴자리를 구해서 어제부터 유명한 매거진의 화보촬영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죠. 대단한 여자예요! 저는 모자 디자인을 배워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는데 이미 써 놓은 원고가 있어요. 여긴 뉴욕이잖아요. 두드려 볼 문이 많아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네이키드 카우보이걸 ‘‘굴 때문에 벗었어요” 타임스퀘어*의 명물, 네이키드 카우보이Naked Cowboy는 아시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그 근육질의 남자 로버트Robert John Burck말예요. 2009년 뉴욕시장 선거 때도, 2010년 미국대통령 선거 때도 입후보를 해서 화제를 모았으니 그를 모를 수가 없겠죠. 우리는 로버트에게 ‘네이키드 카우보이’ 상표 사용 허가를 취득한 네이키드 카우보이걸이고 오이스터를 홍보하는 중이예요. 우리 덕분에 블루 아일랜드 오이스터 컴퍼니의 매출이 급성장했죠. 같이 기념사진 한번 찍어요! 타임스퀘어의 반짝 플래시몹 “인종차별은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플래시몹Flash mob을 하는 중이랍니다. 얼마 전에 히스패닉계 백인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에게 총을 쏴 소년이 죽은 일이 있었는데 그 자경대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죠. 후드티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라고 생각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SNS를 통해 뜻을 모았고 그 소년이 즐겨 입었던 후드티를 입고 나와서 분노, 좌절, 기쁨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요. 첼시바버스Chelsea Barbers “뉴욕 최고의 이발사랍니다” 들어들 오십시오. 우리 이발소가 좀 특이하긴 하죠. 여기 주인인 베티Betty는 최고를 추구하거든요. 벽면에 걸린 아티스트 페페Pepe Villegas의 강렬한 작품들은 당신들처럼 멋을 아는 사람들을 사로잡죠. 마피아와 함께 사라져 간 뉴욕의 이발소들이 몇년 전부터 복고풍으로 돌아왔지만 우리 첼시바버스는 1997년부터 자리를 지켜 왔답니다. 멘솔 향기 솔솔 풍기는 스팀 타월의 느낌을 알아야 진짜 남자죠! 보시다시피 우리 고객들은 GQ 잡지의 모델처럼 말끔한 직장인들이고, 그들은 우리를 뉴욕 최고의 이발사라고 불러 줍니다. 이발 40달러, 옛날방식 면도도 40달러니까 헤어살롱에 비하면 엄청 싼 거랍니다. 주소 465 W 23rd St. New York 문의 212-741-2254 www.chelseabarbers.com 뮤지컬 <원스> 주인공 아서 다빌Arthur Darvill “참, 열정적이시네요!” 와우, 오늘 관객분들은 마치 토요일 밤의 관객분들 같네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줄 몰랐다는 뜻이에요. 네. 네. 한 분 한 분 모두 사인해 드릴게요. 우리 뮤지컬 <원스ONCE>가 <맘마미아>, <시카고>, <록 오브 에이지>처럼 화려한 공연은 아니지만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죠. 대사마다 빵빵 터져 주시고 영화를 통해 히트한 노래들을 따라 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참, 브로드웨이공연과 오프브로드웨이공연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랍니다. 사실상 좌석규모만 다를 뿐이니 소극장 공연도 많이 봐 주세요. *타임스퀘어 Time Square 타임스퀘어는 뉴욕 면적의 0.1%도 안 되는 넓이지만 뉴욕시 수입 11%, 일자리의 10%가 이곳에서 창출되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광장이다.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 통행인구가 35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으며 새벽 2시에도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다. 타임스퀘어 주변의 건물들은 의무적으로 대형 광고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광고판만으로도 연간 수입이 200억이다. 삼성과 LG도 큰 몫을 하고 있다. Public Architecture Tour 건축은 도시의 입이다 째깍째깍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시계탑이 2시 정각을 가리켰다. 어디가 미팅 장소인지를 몰라 네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대각선 모퉁이에서 피터Peter Laskowich 선생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건축물 100년이나 된 기차역, 그랜드 센트럴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가이드답게 피터 선생은 현명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이야기를 들려 줄 장본인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누가 또 등장한다 말인가? 아르데코 스타일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포함해 위엄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들을 가리키며 그가 외쳤다. “Buildings always tell us things!”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들어가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거의 뛰다시피 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은 교회를 연상시키는 대형 홀이다. 노란 조명으로 채워진 홀은 일순간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시계탑과 티켓부스는 다시 각자의 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100년 전 설계된 이 건물은 조명의 밝기, 천장의 높낮이, 실내 온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명령(걷는 속도, 장거리 여행자와 통근자의 동선)을 내리고 있었다. 그저 고풍스럽다 여겨졌던 터미널이 인공지능을 지닌 첨단 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가운 현대의 인텔리전트 빌딩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그랜드 센트럴은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빌딩입니다. 뉴욕이 어떤 곳입니까? 평방인치로 땅을 쪼개서 파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중앙홀은 10층짜리 빌딩을 무려 10개나 세울 수 있는 면적이죠. 그러나 현재 이 땅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공공장소로 유지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것은 사람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아직은 인본주의가 남아있다는 증거죠!” 박수갈채를 받았던 연설(?)에 덧붙은 이야기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랜드 센트럴을 시작으로 100년 전 파크 에비뉴 일대에 추진됐던 터미널 시티 프로젝트는 1,000개의 빌딩을 잉태했지만 지금 살아남은 생존자는 5%도 안 된다. 조만간 또 하나의 빌딩이 허물어지고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가 거듭 당부한 이야기 하나를 더 전한다.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지불한 돈은 1달러짜리 달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색감, 선, 질감, 스타일을 위한 것이니까요.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감이 모두 민감한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비밀스러운 장소 두 곳을 이 기사의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해 두었다. 다음 번 뉴욕에서 기자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를 장소들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재활용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는 걷기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다. 그러므로 뉴욕에 3층 높이의 고공 산책로가 조성됐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처럼 높은 곳 말고, 브룩클린이나 자유의 여신상에서처럼 먼 곳이 아닌, 딱 3층 높이에서 만나는 맨해튼은 어떤 모습일까? 맨해튼 웨스트사이트에 위치한 하이라인High Line은 원래 화물전용 철도가 다니던 지상 10m 높이의 고가였다. 1980년 운행 중단 이후 30년간 잡초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뜻있는 시민과 예술가들의 열정이 더 높았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구조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10년간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3년 이상의 공사 끝에 2009년, 하이라인은 뉴욕 시민들이 사랑하는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2.3km의 버려진 철도를 통째로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의 하이라인은 생태적이고 예술적인 공원으로 탈바꿈됐다. 낡은 철로를 그대로 남겨 둔 채 일광욕 데크와 벤치, 전망대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수종의 야생화를 심었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 조각상, 설치미술 작품들을 전시했다. 지상 약 10m 위의 산책이 제공하는 종합선물은 뉴저지의 전망과 허드슨강의 노을,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야경이다. 여름에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되고 별 관측 행사도 가능하다. 하이라인의 변화는 주변 환경의 변화도 몰고 왔다. 낡고 지저분했던 고가 주변의 건물들은 새단장에 들어갔고, 아예 고가 위를 가로지르는 부티크 호텔이 지어져 젊은 뉴요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고가 주변에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맵(www.thehighline.org)을 통해 고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 | 무료로 진행되는 그랜드 투어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100주년을 맞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다. 어플리케이션($4.99)을 구입하면 셀프 오디오 투어도 가능하다. www.grandcentralterminal.com 해박한 피터 선생의 또 다른 가이드투어, 특히 야구와 접목한 뉴욕 역사를 듣고 싶다면 그의 사이트를 참고할 것. www.newyorkdynamic.com 뉴욕 시티패스New York City Pass | 구겐하임뮤지엄(또는 탑 오브 더 록), 미국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현대미술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자유여신상 유람선 등 6개의 뉴욕 관광명소 입장권으로 구성된 패키지 패스. 낱장 구입보다 $79 할인된 $104(17세 이하 청소년 $79)에 구입할 수 있다. 앞에 언급한 장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며 첫 개시 후 9일 동안 유효하다. www.citypass.com 그레이라인 이층버스Gray Line New York Sightseeing | 버스여행은 양날의 칼 같다. 편리하지만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처럼 볼 것 많은 도시를 개괄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층버스다. 브로드웨이 45번가의 정류소를 기점으로 북쪽을 도는 업타운 루프, 남쪽을 도는 다운타운 루프는 기본이고 브룩클린 루프, 브롱스 투어는 선택이다. 원하는 정거장에 내렸다가 재탑승이 가능하다. 각 루프의 티켓가격은 $49, 전 루프를 다 이용할 수 있는 48시간 패스는 $59다. www.newyorksightseeing.com 212-445-0848 Chelsea Gallery 욕망의 쇼룸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김아타는 뉴욕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야만적인 도시’라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도시를 야누스의 얼굴로 치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예술가들은 저마다 발견한 뉴욕의 얼굴을 하나씩 꺼내고 있을 뿐이다. 첼시의 갤러리에서 그 얼굴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세계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70여 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그곳에 모여 있으므로.짐켐프너파인아트Jim Kempner Fine Art 정원에 들어서면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제목의 조각상이 서 있는 짐켐프너갤러리. 실험적인 현대작품들과 복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501 West 23rd St, New York 문의 212-206-6872 www.Jimkempnerfineart.com 두산 갤러리 Doosan Gallery 두산 연강 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하여 6개월간 첼시에 머무는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주소 533 West 25th St. New York 문의 212-242-6343 www.doosangallery.com 레일라 헬러 갤러리 Leila Heller Gallery 중견 현대미술 작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특히 중동작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아 이란, 터키, 중동의 미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소 568 West 25th, New York 문의 212-249-7695 www.leilahellergallery.com 더 페이스 갤러리 The Pace Gallery 베이징의 유명한 아트지구인 따산즈에도 분점이 있는 갤러리.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예술품, 판화 갤러리, 사진 갤러리가 나뉘어 있으며 한국의 이우환 작가도 후원하고 있다. 주소 534, 510, 508 West 25th, New York 문의 www.thepacegallery.com 브루스 실버스타인 Bruce Silverstein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같은 근대 사진작가들을 주로 다루는 사진전문갤러리. 주소 535 West 24th, New York 문의 212-691-5509 www.brucesilverstein.com 요시밀로 갤러리 Yossi Milo Gallery 일본계 사진전문갤러리로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나무’시리즈로 유명한 한국의 이명호 작가도 이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었다. 주소 245 Tenth Ave, New York 문의 www.yossimilo.com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 매튜 바니, 아니슈 카푸어, 알로라 & 칼자딜라 등 스타 작가를 키워낸 곳. 공장 건물을 개조한 2개의 갤러리가 있는데 규모가 큰 21번가에는 설치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개인전은 24번가의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주소 515 West 24th St. New York 문의 212-206-9300 www.gladstonegallery.com Brooklyn & Williamsburg 브룩클린에서 찾은 비상구 내 머릿속에 브룩클린은 먼지 푹푹 날리는 공장지대에 땀에 찌든 노동자들이 술 한잔으로 일상을 위무하는 디스토피아였다.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1989년, 올리 에델 감독)>에 비친 더럽고 음울한 뒷골목이 전혀 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러나 2013년의 브룩클린은 전혀 달랐다.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 주거타운. 그곳이 브룩클린이었다. 젊음의 비상구,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모든 것은 맨해튼의 살인적인 집세 때문에 시작됐다.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20만명쯤 된다는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저렴한 곳을 찾아 방치된 공장이나 창고로 스며들곤 했었다. 큰 창문과 높은 천장은 대형 작품을 옮기기 좋았고, 월세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빈 공장이 많았던 소호와 첼시가 그랬다. 예술가들의 안목은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그 분위기에 반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 사람들을 겨냥한 자본이 따라 들어오는 수순. 꿈과 열정이 가득하지만 정작 주머니가 비어 있는 예술가들은 이제 더 이상 맨해튼 내에서는 짐 풀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동네의 집값만 올려준 채 다시 짐을 싸야 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이 찾은 다음 번 비상구는 다리 건너,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였다. 베드포드 애비뉴Bedford Ave를 따라 도열한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개성적인 숍들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현재 가장 ‘핫hot하고 펀fun한’ 장소로 떠올랐다. 새 책과 헌 책을 모두 취급하는 스푼빌 & 슈가타운 서점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은 디자인과 아트 관련 책으로 유명하지만 판매대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는 검은 고양이로도 유명하다. 윌리엄스버그를 찾아가기 가장 좋은 때는 주말이다. 많게는 150개 부스가 줄지어 선 난장이 펼쳐지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브룩클린에서 개최되는 주말 벼룩시장은 여러 곳이지만 윌리엄스버그 벼룩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www.brooklynflea.com). 요즘 뉴욕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와 음식들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으니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브룩클린 하이츠 브라운스톤붉은 사암으로 주택의 전면(파사드)를 장식하고 계단 아래 반지하 공간을 두었던 19세기 주택건축양식은 뉴욕의 주거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그리니치와 할렘, 브룩클린 일대에만 집중적으로 남아있다. 오드리 헵번의 출세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가 살았던 집은 윌로우 스트리트 70번지에 남아 있고,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살았던 집은 그레이스 코트Grace Court에 남아 있다. 뉴요커가 사는 곳, 브룩클린 하이츠 메트로폴리탄에는 베드타운이 필요한 법이다. 브룩클린 하이츠Brooklyn Heights는 뉴요커들이 사랑했던 미국 최초의 교외suburb였다. 다리만 건너면 맨해튼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고, 또 하루가 멀다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는 나름대로 봐줄 만한 전경이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범죄가 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때 공동화되다시피 했던 브룩클린은 세월의 부침을 거쳐 다시 드라마틱하게 부활하고 있다. “맨해튼 자치구는 자기들이 세금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맨해튼에는 이민자, 실업자들이 많이 살지만 브룩클린은 깨끗한 주거지죠. 우리 입장에서는 젊은 처녀가 희생하는 느낌이라고요. 하하. 어쨌든 맨해튼과 브룩클린은 쌍둥이 같은 운명인 거죠.” 쌍둥이는 운명공동체가 맞다.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것은 젊은 부부들만이 아니다. 대형 쇼핑몰이 건너오고, 증권사도 건너오고, 이제 호텔들도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면서 중요한 근대 건축 유산을 잃어가는 것은 쌍둥이의 씁쓸한 운명이다. 다행인 것은 무분별한 개발을 견제하는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이 활발하다는 것. 브룩클린 하이츠 지역은 1965년 역사보존지구로 지정됐고 주택개조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유명한 재즈가수 노라 존스가 코블 힐Cobble Hill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후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일부 창문을 막으려 했을 때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일화가 있다. 브룩클린에서 진행되는 빅어니언워킹투어의 파트너는 브룩클린역사협회(www.brooklynhistory.org)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동네 풍경을 가치 높은 건축물로 다시 보게 해 준 사람은 티나Tina Rivers였다. 플로리다에서 자란 그녀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브룩클린으로 혼자 돌아왔다. 콜롬비아대학에서 예술사 박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가이드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역사연구가답게 오래된 신문 등의 정확한 사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금은 브룩클린역사협회가 위치한 건물에만 들어가도 뉴욕공공도서관에서 받았던 감동을 되살려 주는 황홀한 도서관이 숨어 있다. 한때 2,632개의 객실로 뉴욕 최대 규모의 호텔이었던 세인트 조지St. George Hotel는 지금은 저렴한 숙소를 찾는 학생들의 차지가 됐다. 밋밋하게 느껴지는 휘트먼 공원도 브룩클린 데일리 이글Brooklyn Daily Eagle 신문의 기자로 이곳에 살았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을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달라 보인다. 티나가 ‘쿠키 같다’고 표현한 브라운스톤* 하우스들도 마찬가지다. 투어는 맨해튼의 경치가 바라보이는 언덕의 강변 산책로에서 끝이 났다. 아래쪽 부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종합휴양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어린이 공원, 수영장, 야간영화제를 위한 스크린, 바비큐 피크닉장, 와인바, 카약보트 등을 내려다보며 왜 이곳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베드타운인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travie info 빅어니언워킹투어스Big Onion Walking Tours 빅어니언투어는 뉴욕시민들도 잘 모르는 뉴욕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다양한 워킹투어를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교사 혹은 연구원 출신. 지역과 주제별로 30여 개나 되는 워킹투어는 보통 2시간여가 소요되며 비용은 1인당 $20다. 미리 예약할 필요 없이 미팅장소로 가면 된다. www.bigonion.com 888-606-9255 Bronx & East Harlem 할렘을 넘어서 우리가 도전한 것은 할렘 너머 미지의 땅이었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가이드북 <타임아웃>에는 상세지도조차 없는 브롱크스Bronx를 향해 맨해튼 북단의 헨리 허드슨다리Henry Hudson Bridge를 건넜다. 보통의 뉴욕여행자에게는 북방한계선이 있다. 바로 할렘이다. 선입견은 무서운 것이라 할렘이라는 이름 앞자리를 오래 차지했던 ‘우범지역’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강남만, 혹은 강북만 보았다면 서울을 다 본 것이 아니듯 맨해튼만 보았다면 그건 뉴욕의 5개 자치구 중에서 하나만을 보았다는 뜻이다. 감히 말하건대 뉴욕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할렘에서 꼭 해봐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재즈뮤직을 듣는 일이고 두 번째는 흑인들의 소울 푸드를 맛보는 일이다. 혹시 일요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 교회나 들어나 성가대의 합창을 들어 보는 일 또한 부지런한 여행자에게 근사한 보상이 된다. 할렘이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밀집한 곳이라면 북쪽의 브롱크스는 더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아프리카계뿐 아니라 유태계, 푸에르토리칸Puerto Rican, 히스패닉Hispanic 인구가 많고 북유럽에 뿌리를 둔 후손들의 흔적도 강하다. 200여 개국에서 이주한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거주한다는 뉴욕의 인구통계학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롱크스라는 지명도 스웨덴에서 이민 온 농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힙합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린 그래피티Graffiti가 1970년대에 처음 시작된 곳도 브롱크스였고, 그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소년들이었다. 브롱크스를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대부분 사우스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Yankee Stadium으로만 몰린다. 경기가 없는 시즌이라고 해도 구장투어는 항상 만석이다. 투어마저 놓친 사람들은 경기장 코앞의 양키스 터번Yankees Tavern에 자리를 잡는다.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수십년 동안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스포츠 바bar다. 낮부터 맥주를 기울이며 스포츠채널에 시선을 고정한 손님들도 오래된 풍경이다. 브롱크스 가장 큰 대로인 그랜드 콘코스Grand Concourse 양쪽으로는 아르데코풍의 아파트와 빌딩들이 도열해 있다. 이 거리를 두고 뉴욕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과장된 미사여구를 시도하는 브롱크스 시의 마음은 알겠지만 쉽게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롱크스는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새로운 곳이다. 사회적 사실주의 미술가 벤 샨과 그의 부인 베르나르다가 1938~1939년에 그린 벽화는 브롱크스 중앙 우체국Bronx General Post office의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노동 계급을 묘사한 13점의 벽화 아래로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센트럴 파크보다 면적이 크다는 2개의 공원이나 동물원Bronx Zoo은 어떨까. 맨해튼의 박물관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뮤지엄과 미술관들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은 여행 개척자들의 원동력이 된다.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운행한다는 브롱크스 컬처 트롤리를 이용하면 브롱크스 지역의 주요 문화명소를 안내해 준다니 노려 볼 만하다. 노동자 계급의 친구들 ‘카마라다스Camaradas El Barrio’ 카마라다스Camaradas를 강추한 사람은 데스말이었다. 뮤지션이 추천하는 라틴뮤직 라이브 바라니, 우리는 황금 같은 토요일 밤을 그의 말대로 카마라다스에 올인하기로 했다. 역에서 내려 바를 찾아가는 10여 분의 보도 여행은 할렘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은근한 스릴을 만끽해 보시길. 바에 앉아 맥주 한잔을 시키자마자 초저녁의 한산함을 뚫고 멋들어진 양복에 건장한 체구를 감춘 사장 올란도Olrando Plaza가 시가를 물고 등장했다. 만나자마자 금방 친구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름 그대로예요. 카마라다스. 친구들이란 뜻이죠. 여기는 라틴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 사람들의 네이버후드죠. 제 선조는 푸에르토리칸이고요. 그런 노동자계급들을 위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벽돌과 강철을 주로 사용한 것도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이 땅을 개척했던 이민자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저기 그림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것인데 매달 바꿔서 겁니다.” 결과부터 보고하자면 우리는 오래 기억할 만한 즐겁고도 특별한 토요일 밤을 보냈다. 우연히 바 옆자리에 앉게 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애슐리Ashley Geissinger는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1년 전 직장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건너온 그녀가 이곳을 단골집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는 TV가 없어서 좋아. 멍청하게 앉아서 TV를 보는 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여기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맛있는 푸에르토리코 음식이 있지. 사랑방 같은 곳이랄까. 게다가 수준 높은 라틴뮤직 라이브공연도 있고 가끔 유명한 DJ들도 오니까 좋지.” 그녀와 뉴욕의 그래피티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번째 밴드 이스마엘 리베라가 연주를 시작했다. 무대 앞 좁은 홀은 이미 타고 난 리듬감으로 몸을 흔드는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소 2241 First Avenue, at 115th St. 문의 212-348-2703 www.camaradaselbarrio.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브랜드USA 한국사무소 02-777-2733 www.thebrandus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interview프레고네스 극장 전속작곡가 겸 음악감독 데스말 게바라 Desmal Guevara 스물 한 살에 이곳에 정착했으니 브롱크스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원래 피아니스트라서 예전에는 일본, 태국 등지로 공연을 다녔었는데 지금은 극장 전속 작곡가 겸 음악 감독으로 바쁩니다. 우리 프레고네스 극장Teatro Pregones은 124석의 작은 극장이지만 수준 높은 라틴공연을 올리고 로비에는 지역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죠. 브롱크스에는 히스패닉, 도미니칸, 페루인, 러시안, 유태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데 우리 극장은 라틴 커뮤니티의 중심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더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죠. 이미 밖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요. 여기서 가까운 링컨병원에만 가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갤러리, 극장이 있어요. 싱글맘이나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는 문화 프로그램 등도 활발하고요. www.pregones.org ▶travel info New York City [에이미 브레드] 뉴욕 치즈 샌드위치의 감동 에이미의 빵집Amy’s Bread을 찾아낸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2층 버스 티켓을 사러 갔던 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이 바로 에이미였다. 갓 구워낸 빵과 군침을 돌게 만드는 케이크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빵집은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렸고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지만 잘 구워낸 뉴욕 치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런 수고로움은 모두 잊고 말았다. 헬스키친의 본점이 멀다면 첼시마켓과 블리커 거리Bleecker St.에 더 넓은 분점이 있으니 참고할 것. 본점┃주소 Hell’s Kitchen 672 9th Avenue BTWN 46th & 47th St. 문의 212-977-2670 www.amysbread.com [그랜드 센트럴 캠벨아파트먼트] 90년 전의 호사 유럽에서 실어온 최고급 가구와 집기들로 꾸며진 캠벨아파트먼트The Campbell Apartment에서 칵테일을 한잔을 마셔 보자. 한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가장 큰 면적의 사무실이 필요했던 SF소설가 캠벨John W. Campbell은 1923년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남서쪽 귀퉁이를 개조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은 뉴욕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이탈리아 피렌체궁 스타일의 사무실이다.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한 호사스러움은 웨딩이나 파티, 이벤트 공간으로 대여해서 만끽할 수 있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15 Vanderbilt Entrance, New York 문의 212-953-0409 www.hospitalityholdings.com [맥넬리잭슨 서점 & 카페] 나도 저자가 될 수 있다! 뉴욕 놀리타에 위치한 이 서점은 독서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이다. ‘책을 얻는 가장 갸륵한 방법은 직접 책을 쓰는 것’이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셀프 출판 코너가 있다. 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부터 800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책까지, 약 3만부의 책이 셀프 프린팅으로 탄생했다. 패키지 프로그램의 비용은 적게는 $19(권당 $7 추가)부터 많게는 $349(권당 $7 추가)로,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주소 52 Prince Street, New York 문의 212-274-1160 www.mcnallyjackson.com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 기차를 타고 온 해산물 중세 예배당을 연상시키는 낮은 돔 천장의 오이스터 바에 앉아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곁들이는 것은 어떤가. 그날그날 배달되는 72종의 해산물 재료에 따라서 메뉴마저 바꾼다는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Grand Central Oyster Bar & Restaurant을 그랜드 센트럴터미널에서 발견했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913년에 오픈하자마자 뉴욕명사들의 단골집이 된 것. 오이스터 바는 지금도 퇴근 후에 신선한 굴과 와인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중독성 높은 아지트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New York 문의 212-490-5210 www.oysterbarny.com [JJ 모자센터JJ Hat Center] 뉴욕 최고最古의 모자가게 페도라는 뉴욕 멋쟁이의 필수 아이템이다. 미트패킹이나 윌리엄스버그에서 꼭 마주치게 되는 ‘새앙쥐’ 같은 멋쟁이들의 공통점은 페도라에 선글라스, 문신이라고. 거리에서 $10~20에 살 수 있는 모자가 수십만원씩이라면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0년 전통의(1911년 오픈) JJ 모자센터의 진열대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물욕이 절로 꿈틀거린다. 차원이 다른 2,000여 종의 모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310번가에 위치한 본점 외에 이트빌리지와 윌리엄스버그에도 분점이 있다. 주소 310 Fifth Ave &t 32nd St. New York 문의 212-239-4368 www.jjhatcenter.com [Hotel] 쉐라톤 타임스퀘어Sheraton New York Times Square Hotel 단언컨대 완벽한 호텔 여행자에게 지구는 숙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같은 이유로 맨해튼의 호텔 요금은 상식을 넘어선다.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현대미술관을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쉐라톤호텔이라면 그 가치는 얼마나 더 크겠는가. 그래서 쉐라톤은 언제나 사랑받는 호텔이다. 1억6,000만 달러 예산의 개보수 공사는 외관 정리를 남겨둔 상태. 스타우드 프리퍼드 게스트Starwood Preferred Guest일 경우 클럽라운지에서 맨해튼의 마천루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쉐라톤의 자랑인 스위트 슬리퍼Sweet Sleeper 침구류에 안겨서 보내는 뉴욕의 밤은 달콤하기만 하다. 주소 811 7th Avenue 53rd Street, New York 문의 212-581-1000 www.starwoodhotels.com Z Hotel 맨해튼을 바라보는 자세 창고와 공장을 이웃으로 둔 부티크 호텔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삭막함을 상쇄하는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모던한 외관과 인테리어, 힙한 소품들은 젊은이들이 취향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Z호텔은 숨은 진가를 발휘한다. 주변의 황량함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퀸스버러 다리를 포함하는 건너편 맨해튼 미드타운의 야경이 객실 유리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호텔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인데 호텔 요금은 한결 저렴하고 호텔에서는 맨해튼 미드타운까지 매시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주소 11-01 43rd Ave, Long Island City, New York 문의 212-319-7000 www.zhotelny.com [NYC Restaurant Week] 미식가의 달력을 훔쳐라 일년에 두 번,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즌이 있다. ‘브런치’ 문화가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요커에게 너무나 중요한 레스토랑 위크다. 20여 일에 이르는 여름과 겨울 기간 동안 뉴욕시를 대표하는 300여 개의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3코스 요리를 1인당 점심 $25, 저녁 $38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주말은 제외인 경우가 많으니 참고할 것. 워낙 인기 높은 행사이므로 예약은 필수인데 그 절차는 놀랍도록 간단하다. 노부 뉴욕Nobu New York, 블루 워터 그릴Blue Water Grill, 팜 트라이베카Palm Tribeca 등을 놓치지 말자. 참고로 식당 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푸른색 A는 위생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B, C 순으로 낮아진다. www.nycgo.com/restaurantweek NYC Restaurant 1. The Mercer Kitchen 김치 맛을 아는 미슐랭 셰프 2001년 문을 연 메르세르 호텔 1층에 자리잡은 이 레스토랑은 트렌드세터들의 집합소다. 소호에 자리잡은 첫 번째 부티크 호텔이라는 명성에 어울릴 만한 시크함이 이 레스토랑의 압도적인 분위기. 프랑스 출신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장 조지jean georges vongerichten는 2011년 아내와 한국을 방문해 한식조리법을 배우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적도 있다. 한층 품격 높은 미국식 캐주얼 다이닝에서는 전형적인 미국 노동자 음식인 햄버거가 메인코스가 될 때는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주소 99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966-5454 www.mercerhotel.com NYC Restaurant 2.The Dutch 낯선 만족과 포만감 로칸다 베르데Locanda Verde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히트시킨 적이 있는 3인방이 다시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는 미국식 레스토랑이다. 경험의 폭이 넓은 카르멜리니Andrew Carmellini 셰프는 토끼 팟 파이, 건조 숙성시킨 스테이크, 벗겨 먹는 새우 등 조금은 낯설고 난해한 요리를 내놓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감을 놓치지는 않는다. 오크 바에 앉아서 간단하게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즐기는 기쁨도 가능하다.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튀김닭 요리도 이곳에서는 육즙이 살아 있는 요리가 된다. 전체 요리는 $15 내외, 메인은 $20 내외다. 주소 131 Sullivan St &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677-6200 www.thedutchnyc.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New York City 뉴욕시는 뉴욕주의 주도로 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이름인 맨해튼 외에도 브롱크스, 퀸즈, 브룩클린, 스태튼 아일랜드가 뉴욕시를 구성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도시지만 길을 찾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순한 격자형 구조를 가진 도시에서 가로는 스트리트고 세로는 애비뉴다. 남에서 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숫자가 늘어난다. [Rent-a-Car] 뉴욕 알라모 렌터카 대리점 뉴욕시를 벗어나 뉴욕주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쪽으로 캐나다 국경과 만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까지가 모두 뉴욕주다. 위치 JFK 국제공항지점JFK Intl Airport 주소 149-05 131st Street, Jamaica, NY 전화번호 718-553-8640 영업시간 오전 6시~밤 11시59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United Airlines] about 유나이티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유나이티드익스프레스는 한 해 1억4,0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항공사다. 2012년에 국제선 9개 노선과 국내선 18개 노선을 신설하여 현재 6개 대륙에 걸친 370개 이상의 공항으로 매일 5,446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는 약 700여 대이며 2013년에도 24대의 보잉항공기를 추가하고 있다. 2012년에는 <비즈니스트래블러Business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북미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으며 마일리지 플러스Mileage Plus는 9년 연속 <글로벌트래블러Global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상용고객프로그램으로 뽑혔다. www.kr.united.com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하는 뉴욕 여행] 뉴왁 리버티 국제 공항 Newark Liberty Int’l Airport, EWR 유나이티드항공의 새로운 허브공항인 뉴왁Newark 공항EWR은 맨해튼 시내까지 25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기존의 케네디John F Kennedy Inti’l Airport(JFK) 공항보다 접근이 쉽다. 유나이티드 이코노미플러스United Economy Plus 여유로운 공간의 이코노미플러스에서는 레그룸이 최대 약 12cm 넓어서 좀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석 앞쪽에 위치하여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109~149달러의 추가요금을 내면 예약할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미주 대륙 횡단 노선인 뉴욕 JFK-LA, 뉴욕 JFK-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새롭게 제공되는 유나이티드항공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에는 여유로운 공간의 180도 침대형 평면좌석을, 새로운 이코노미좌석에는 레그룸을 넓혔다. 또 전 좌석에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및 전원 공급장치가 구비되어 있다. 유나이티드 프리미엄 캐빈 서비스┃ 글로벌퍼스트Global First &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 침대형 평면좌석과 공항에서의 우대 서비스, 주문형 개인 엔터테인먼트 및 프리미엄 기내식을 특징으로 하는 유나이티드 글로벌퍼스트와 비즈니스퍼스트와 함께라면 여행 내내 보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다.
  • [강남 구룡마을 개발안 대혼란] 타워팰리스와 이웃한 무허가촌 하수도 없고 공동화장실 써야

    서울 강남구 개포2동 대모산 자락에 자리한 구룡마을은 1970년대 대규모 도시개발과 더불어 갈 곳을 잃은 시민들이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하며 첫발을 뗐다. 1980년대 들어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된 데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적인 정비 사업으로 1989년엔 경기 광명시 철산리를 비롯해 5개 수도권 신도시 개발 철거민들이 몰렸다. 이후 비닐하우스촌으로 고착됐다. 오랜 시간 서울의 옛 모습을 간직한 듯한 풍경 때문에 지난해 서울시 선정 ‘영화가 사랑한 서울 촬영지 100선’에 꼽히기도 했다. 무허가촌이어서 지도에도 없다. 주민들은 ‘사유지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1년 5월까지 전입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무허가촌인 데다 없이 사는 이들이 모인 곳이라 생활 환경이 열악했다. 하수도 등의 도시 기반 시설이 없고 공동 화장실을 쓴다. 땅속에 묻어야 할 수도관은 지붕 위로 전선들과 뒤엉켜 있다. 낡은 판잣집들이 군락을 이뤘지만 부(富)의 상징으로 꼽히는 타워팰리스와 이웃한 데다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개포주공단지와 맞닿은 입지 덕분에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지난 20년간 개발 압력을 받은 곳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지역색 살린 둘레길 브랜드화 열풍

    지역색 살린 둘레길 브랜드화 열풍

    인천의 ‘쇠뿔고개길’, 부산 동구 ‘이바구길’, 충북 제천 ‘청풍호 지드락길’, 대전 서구 ‘갑천누리길’…. 전국에 ‘둘레길’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관광 산업 육성 방안으로 지역특성을 반영한 둘레길 조성 및 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자체의 ‘둘레길’ 관련 상표는 지난 2009년 경기도 시흥의 ‘늠내길’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간 모두 97건이 출원됐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1~9월 모두 42건에 달한다. 지난해 출원건수(23건)를 벌써 82.6% 초과했다. 9월 현재 등록건수는 합천군의 해인사 소리길 등 75건이다. 둘레길 조성 및 관련 상표 출원이 활발한 것은 제주 올레길이 성공한 데 따른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기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웰빙과 힐링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관광명소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더해졌다. 조성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둘레길 명칭은 지역의 지리적 또는 역사적 특성 등을 반영하고 있다. 여수의 금오도 비렁길은 금오도의 비탈진 해안절벽에 설치된 길이고, 부산의 갈맷길은 갈매기를 보며 걷는 길을 의미한다. 역사적 특성을 반영한 둘레길로는 충북 괴산군의 ‘양반길’, 경남 김해의 ‘허왕후 신행길’ 등이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겨울엔 암흑’ 노르웨이 협곡 마을, 초대형 거울 설치로 ‘광명’ 찾았다

    ‘겨울엔 암흑’ 노르웨이 협곡 마을, 초대형 거울 설치로 ‘광명’ 찾았다

    노르웨이 협곡에 자리잡아 겨울이면 햇빛을 못 쬐던 소도시에 초대형 거울을 설치, 반사된 햇빛을 쬘 수 있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인구 3500명의 노르웨이 중부 리우칸시는 연중 6개월 정도 온종일 햇빛을 볼 수 없다. 협곡 안에 자리잡은 탓에 산 그림자가 마을 전체에 드리워지기 때문이다. 가을과 겨울에 햇빛을 쬐려면 도시 밖으로 나가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처럼 마을에 드리워진 그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대형 거울 프로젝트’가 30일부터 정식 가동됐다. AFP통신은 리우칸시의 400m 높이 산비탈에 17㎡ 크기의 대형 거울 3개를 설치해 자연광을 반사, 마을 광장에 600㎡의 양지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아이디어의 기원은 리우칸시가 형성됐떤 19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업가 샘 에이드는 리우칸에 들어와 수력발전소와 비료공장을 세우면서 사람을 끌어들이고 마을을 조성했다. 그는 가을·겨울 동안 부족한 일조량을 보충하기 위해 거울로 자연광을 반사시키자는 제안을 했지만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충분한 햇빛을 반사시킬 만한 거울을 만들 수 없어 아이디어에 그치고 말았다. 거울 아이디어를 부활시킨 것은 10년 전 리우칸시에 이사 온 예술가 마르틴 안데르센이었다. 그는 “햇빛을 쬐러 마을 밖으로 나가는 대신 햇빛을 마을로 끌어들이면 되지 않을까”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일부 주민들은 학교나 어린이집 확충에 써야 할 예산을 엉뚱한 데 쓴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이 거울이 주민들에게 햇빛을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기금 500만 크로네(약 9억원)를 조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거울과 컴퓨터 시스템을 구비했다. 컴퓨터는 하루 중 변화하는 태양의 움직임을 쫓아 거울 방향을 조정한다. 리우칸시 주민들은 거울 설치로 광장에서도 일광욕을 즐길 수 있게 돼 환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핵잠 부대 첫 과시 vs 日 “무인헬기 도입 검토”

    中, 핵잠 부대 첫 과시 vs 日 “무인헬기 도입 검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각각 무력시위와 무장강화를 통해 연일 상대국을 위협하며 동북아 일대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은 28일 인민일보, 신화통신, 광명일보, 신경보 등 주요 언론을 총동원해 중국의 첫 핵잠수함(왼쪽) 부대가 최근 각종 훈련을 통해 핵 억지력과 핵 반격 능력을 갖췄다며 위용을 과시했다. 언론들은 이 잠수함 부대를 ‘중국 해군의 킬러급 부대’이자 ‘생명을 걸고 사명을 수행하는 해저 선봉대’라고 명명했다. 이 부대의 공격형 핵잠수함과 전략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 등의 사진과 훈련 모습도 대거 공개했다. 전국 공동 뉴스 프로그램인 중국중앙(CC)TV의 신원롄보(新聞聯播)도 전날 첫 기사로 중국 해군 잠수함 부대가 혁신적인 전법으로 연속 항해, 심수 통신, 연합 공격 등의 부문에서 큰 돌파를 이룩했다며 이 부대가 세계 최장 기간 항행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중국군은 이와 함께 다음 달 초까지 서태평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최근 3일간 일본 오키나와 인근 공해 상공에 항공기를 보낸 데 이어 28일에는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 정부 선박을 보내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교도통신은 중국 해양경찰국 소속 해양감시선 4척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센카쿠 근해에서 일본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수역 안으로 진입한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 국유화 조치 이후 중국 선박은 평균 5일에 한 번꼴로 관련 해역을 드나들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 군 당국은 센카쿠열도 경계를 위해 무인 헬리콥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NHK는 이날 방위성이 센카쿠열도 주변에서 장시간 감시 비행이 가능하도록 미 해군의 무인정찰 헬리콥터 MQ8(오른쪽)을 자위대 호위함에 도입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본은 센카쿠열도 주변에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배치하고 있으며 유인 헬리콥터가 상시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 당국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군사적 강화 행보에 대해 ‘안하무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일본 지도자가 중국에 관해 계속 도발적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또 한 번 일본 정객이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치는 것 같은 안하무인함과 안절부절못함을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부고]

    ●정인식(전 서울성모병원 진료부원장)씨 별세 세윤(CJ GLS 싱가포르법인)지성(서울내과 부원장)씨 부친상 차정헌(연세대 치과대학 교수)김태성(삼일회계법인 상무보)권상호(UCSF 의과대학 연구원)심보문(법무법인 두우 변호사)주형준(현대자동차 과장)씨 장인상 정공식(안진회계법인 상임고문)철식(송림개발 대표)씨 형님상 2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2)2258-5940 ●홍순규(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감사실장)씨 장인상 23일 대전 나진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8시 (042)520-6690 ●서정대(가천대 교수)정규(에쓰오일 영업전략부문 상무)정호(법무법인 디카이온 변호사)옥란(을숙도초 교사)씨 부친상 윤성희(어도비시스템즈 변호사)씨 시부상 최형곤(부산동아고 교사)이응화(청우메디칼 상무)씨 장인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02)3010-2231 ●김영덕(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씨 부인상 23일 인천 기독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30분 (032)270-8491 ●이민수(대한전문건설협회 충청북도회 사무처장)씨 모친상 23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30분 (043)298-9200 ●김상진(김해시 예산계장)씨 부친상 22일 김해 조은금강병원, 발인 25일 오전 6시 (055)330-0411 ●최원제(전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씨 부친상 23일 광명 성애병원, 발인 25일 오전 6시 (02)2684-4444 ●선병렬(전 국회의원)씨 부친상 23일 대전 한국병원, 발인 25일 오전 10시 (042)634-4425 ●김윤길(동국대 만해마을 교육원장)윤형(골든 청주요양원장)윤상(전 제일은행 서여의도지점장)씨 부친상 김장원(경희대 생활관장)씨 장인상 23일 청주의료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43)279-0144
  • 100년 전통으로 세계음식을 버무리다

    100년 전통으로 세계음식을 버무리다

    유통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대형유통업체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전통 재래시장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유통선진국 미국에서 대형 마트에 밀렸으나 과감한 변신에 성공한 재래시장이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100년 전통의 ‘퀸시마켓’(Quincy market)이 그 주인공. 19일(현지시간) 찾아간 퀸시마켓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미국 가정식부터 한국 음식까지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판매하는 150여개의 매장마다 음식을 주문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금은 연평균 100만명이 오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퀸시마켓도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생존을 고민해야 했었다. 188년 전에 세워져 보스턴의 역사 깊은 재래시장이었지만 1980년대 시장 인근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가격 및 상품 경쟁력에 밀려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벼랑 끝에 섰던 상인들은 과감하게 재래시장이라는 편안한 옷을 벗고, 푸드코트란 새 옷을 입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5년 전부터 퀸시마켓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스티브(65) 역시 퀸시마켓 부활의 비결로 ‘과감한 변화’를 꼽았다. 그는 “30년 전 시대의 변화를 읽은 상인들의 결정이 있었기에 현재 퀸시마켓이 보스턴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이 지역의 웬만한 대형 마트보다 더 많은 방문객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은 퀸시마켓 경쟁력으로 로마양식의 건축물을 꼽는다. 100년 넘은 시장만이 지닐 수 있는 고풍스러운 풍경은 대형 마트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일주일에 3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는 리처드 피엘러(40)는 “2층에 올라가면 100여 전에 존재했던 상점들의 간판 등도 전시돼 있어 보스턴의 역사를 볼 수 있다”며 “일반 대형 마트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퀸시마켓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보스턴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 물범 화제

    데굴데굴 구르듯이 웃는 물범이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물범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의 관광명소 피셔맨스워프에서 찍혔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이 물범이 마치 사람처럼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 것처럼 보인다. 이 같은 순간을 포착한 사진작가 베로니카 크래프트는 당시 자신이 사진을 찍기 전까지 속으로 물범이 웃음을 멈추지 말길 바랐다고 한다. 베로니카는 “그가 카메라를 보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나를 보고 웃는 것처럼 여겨졌다”면서 “사람이 웃기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진 속 물범은 잔점박이물범(Harbour Seal)으로 썰물 때 일광욕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감 스타] 국토위 김태원 새누리 의원

    [국감 스타] 국토위 김태원 새누리 의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낸 국감 현장 보고서 ‘그린벨트 사람들 이야기, 43년의 고통,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명실상부한 ‘국감 현장보고서’다. 그린벨트 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고충을 직접 발로 뛰며 채록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린벨트로 묶인 면적이 많은 지역구(경기 고양 덕양을)에 있다 보니 김 의원은 평소 주민들로부터 각종 생활 불편, 불합리한 재산권 침해에 대한 하소연을 들어왔던 터였다. 국감을 앞두고 지난 6월부터 두 달여간 김 의원은 비서관들과 함께 지역구는 물론 경기 하남시·광명시·김포시 등 그린벨트 면적이 많은 현장 취재에 나섰다. 현지 주민 100여명의 고통과 건의사항은 낱낱이 녹취록으로 남겼고 인터뷰 형식의 현장보고서에 담겼다. “민간개발은 허용되지 않는데 고압선, 하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은 대부분 그린벨트 안에 들어온다” “그린벨트가 아니라 쓰레기벨트다.”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 소방도로도 낼 수 없다.” “인근지역 공시지가는 23년 사이 14배 뛰었는데 우리 동네는 겨우 2.7배 올랐다.” 김 의원은 “보고서에서 일부러 통계는 뺐다. 주민들이 개발제한구역에 살면서 겪는 고충을 피부에 와 닿게 전하려면 어려운 숫자들을 나열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활동도 현장을 기초로 해야 가장 실효성 있는 법안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현장보고서를 토대로 개발제한구역 관련법 개정안,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그린벨트 내 주민들의 세제혜택 등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롤 점검 뒤 ‘징크스’와 함께 ‘챔피언십 쓰레쉬’ 발매

    롤 점검 뒤 ‘징크스’와 함께 ‘챔피언십 쓰레쉬’ 발매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의 점검이 15일 오전 완료됐다. 롤의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이날 “오전 10시 43분 점검을 완료했다”는 공지를 올렸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이날 점검 및 업데이트 뒤 새 챔피언 ‘징크스’를 공개했다. 난폭한 말괄량이 콘셉트로 만들어진 징크스는 미니건, 로켓런처, 기관단총, 지뢰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챔피언이다.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던 챔피언 ‘아오신’은 이번 점검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얼마 전 끝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3’를 기념해 기존 챔피언인 쓰레쉬의 한정판매 스킨인 ‘챔피언십 쓰레쉬’를 발매했다. 화려하고 장엄한 갑옷과 더욱 섬뜩해진 랜턴과 사슬 낫, 그리고 새로워진 스킬 효과와 귀환 모션이 눈길을 끄는 ‘챔피언십 쓰레쉬’는 29일 오후 5시까지만 한정판매된다. 가격은 975RP. 이외에도 빅토르의 새로운 스킨 ‘창조자 빅토르’와 신규 와이드 스킨인 ‘드레이븐 와드’, ‘별부름 와드’, ‘광명의 와드’ 등도 새로 나왔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소득 줄면 車 반납하세요”…‘따뜻한 마케팅’ 美 소비자 사로잡다

    “소득 줄면 車 반납하세요”…‘따뜻한 마케팅’ 美 소비자 사로잡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들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강제 휴무에 들어간 연방정부 공무원을 위해 자동차 할부금 상환을 유예해 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이달 중 현대차를 구입하는 연방정부 공무원에게는 90일간 차량 금액 납부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지갑이 얄팍해진 고객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 특유의 승부수가 빛을 발할지 미국 언론들과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2008년 현대차가 내놓은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이었다.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 실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차를 사려는 고객이 없었던 때였다. 차값을 대폭 깎아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소비자들은 지갑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현대차는 2009년 1월 ‘현대 어슈어런스’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를 사고 1년 이내에 실직, 파산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차량의 감가상각을 최대 7500달러 내에서 인정받게 되면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제도가 큰 호응을 얻자 현대차는 같은 해 2월 23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어슈어런스 플러스’ 정책을 가동했다. 기존 구매 후 1년 안에 실직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차를 소유하기 힘들면 3개월까지 할부금이나 리스금을 대신 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미국의 특성을 고려해 현대차가 일시적으로 소득이 감소한 고객을 대신해 할부금리를 납부해 주고, 추후 이 납부금을 고객이 별도로 갚을 필요가 없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3개월 동안 할부금 대납 서비스를 받고 나서도 재취업이 안 되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미국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따뜻한 마케팅’에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그 결과 2%대를 맴돌던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9년 4.2%로 껑충 뛰었다. 1986년 엑셀 수출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이후 쏘나타, 아반떼 등을 차례로 내놓으며 지난해 70만 3007대를 판매했다. 1994년 세피아로 처음 미국 시장을 두드린 기아차도 지난해 55만 7599만대를 팔아치우며 현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엑셀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진출 첫해 16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국자동차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낮은 품질과 서비스망 부족으로 ‘싸구려차’로 전락했다.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 후 10여년은 품질과의 전쟁이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취임과 함께 미국을 찾았다. 품질 불량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판매 급감으로 이어진다는 위기를 느낀 정 회장은 품질경영을 진두지휘했다. 1999년 정 회장이 내놓은 카드는 ‘10년 10만 마일 품질보증’이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의 경쟁사들은 이를 두고 ‘미친 짓’이라고 비웃었다. 2년 2만 4000마일 보증이 일반적인 때였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시도였다. 현대차의 보증제도를 업신여기던 경쟁사들도 최근 보증기간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3년 3만 6000마일, 5년 6만 마일 등으로 미국 내 일본차들의 보증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품질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자, 현대·기아차는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시선을 잡아끄는 광고마케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 경기를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광고를 하고, 뉴욕의 타임스퀘어에도 옥외광고를 내걸었다. 슈퍼볼은 미국 프로 미식축구의 양대산맥인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와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의 두 우승팀이 매년 1~2월 단 한 번의 경기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북미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다. 경기가 개최되는 일요일을 ‘슈퍼 선데이’라고 부르며 최고의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는 2008년 제네시스와 기업 이미지 광고 등 2편을 처음으로 슈퍼볼에 내보냈다. 기아차는 2010년 막 문을 연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쏘렌토R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슈퍼볼 광고에 진출했다. 올해는 현대차 5편, 기아차 2편의 슈퍼볼 광고를 내보내며 미국 주요 자동차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말부터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타임스퀘어에 옥외광고를 실시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의 이 광장은 미국 최고의 번화한 거리다. 하루 통행인구가 150만명이고, 연간으로 치면 5억 5000만명이 다녀간다. 행인의 시선을 끄는 광고판 물결로도 유명하다. 현대차는 옥외 광고판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벨로스터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현대 레이스’ 이벤트를 개최하고, 지난해 말에는 광고판에 카메라를 설치해 행인들과 다양한 모습을 합성한 ‘현대 라이브 이미지쇼’ 등 창의적인 쌍방향(인터랙티브) 광고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런 노력으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최근 발표한 올해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는 90억 달러(약 10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10계단 순위가 오른 43위에 안착했다. 5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차도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83위에 올랐다. 향상된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과거 소형차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제네시스, 에쿠스 등 중·대형차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최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와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차들이 장기 부진을 털고자 차값을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제값 받기’를 고수할 계획이다. 스티브 섀넌 HMA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픽업트럭으로 손쉽게 돈을 벌던 빅3가 쏘나타, K5 급의 중형 세단을 집중 공략하고, 일본차들은 원전 사태 후유증에서 벗어나 미국 시장 점유율 회복에 본격 나서고 있다”면서 “내년 초 출시될 제네시스 신차 등을 기반으로 또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中 저우언라이 前총리 옛집 ‘낙서 도배’ 수난

    中 저우언라이 前총리 옛집 ‘낙서 도배’ 수난

    중국 관광객들의 유별난 낙서 사랑에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의 옛집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3일 광명일보 인터넷판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게시물을 인용해 장쑤성 화이안시에 있는 저우언라이의 옛집 벽 곳곳에 관광객들의 이름 등 낙서가 가득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저우언라이의 옛집은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저우언라이 동지 고거(故居)’라고 쓴 현판이 걸린 곳으로 ‘전국 중요 문물 보호 대상’으로 지정됐다. 온화한 성품과 실용적 성향으로 역대 총리 가운데 가장 높은 존경을 받았던 저우언라이의 옛집이 낙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소식에 많은 중국인들이 개탄을 금치 못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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