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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하락 전환과 피크 아웃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하락 전환과 피크 아웃

    어려운 외국어 신조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새말 모임의 성과물을 이 지면에 소개한 지 어느덧 1년이 돼 간다. 그간 스무 개가 조금 넘는 우리말을 이 지면을 통해 선보였다. 그런데 이번처럼 언론에서 우리말 설명을 각양각색으로 덧붙인 외국어는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많이 쓰이고는 있으되 우리말로 표현하기는 까다로운 용어라는 얘기다. ‘피크 아웃’(Peak Out)이 주인공이다. ‘피크 아웃’이란 고점(peak)을 찍은 뒤 빠져나온다(out)는 뜻으로, 경기나 주식이 최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을 일컫는다. 영어의 뜻 자체만으로는 경기나 주식 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몸 상태나 운동 기량 등 여러 방면에서 최고 상태를 기록하고 내리막에 막 접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 용어로만 사용되는 편이다. 반대말은 ‘보텀 아웃’(bottom out). 흔히 ‘바닥을 쳤다’는 식으로 풀이되는 말이다. ‘피크 아웃’이 우리 언론에 처음 쓰인 시기는 2000년으로 해당 기사는 다음과 같다. “경기 주도 업종의 재고순환으로 볼 때 경기는 이미 정점에서 내려가고(Peak-Out) 있으며 늦어도 3분기 중에는 피크 아웃할 것으로 예상된다.”(머니투데이 2000년 8월) 우리말 설명 뒤에 영문으로 ‘peak-out’이라는 표현을 괄호 속에 제시하고, 다시 문장 뒤에서 우리말 발음을 반복해 배치한 셈이다. 이후 20년 동안 주로 경제지나 종합일간지 경제면에서만 주로 쓰였는데도 검색 수가 무려 5만번이 넘었으니 실로 많이 쓰이기는 했지만, 정착된 우리말 순화어는 없다. 그래서인지 앞서 말한 것처럼 정말 다양한 우리말 설명이 붙었다. ‘정점 통과 후 하락’, ‘고점 대비 하락’, ‘고점을 치고 둔화되는 것’, ‘정점을 지나는 것’, ‘고점을 친 것’, ‘하강 기미를 보이는 것’, ‘최고 시세까지 올라 더이상 오르지 못함’, ‘고점 후 하락세 돌입’ 등등. 가만 살펴보면 우리말 설명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다. ‘기업 이익이 정점이라는 피크 아웃’(연합인포맥스 2009년 10월), ‘정점에 이르고 있는 피크 아웃 상황’(뉴스토마토 2022년 11월)은 정점에 올랐다는 상황을 주로 강조하고 아직 하강 국면에 접어들지 않은 것처럼 표현한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추진력이 떨어지는 피크 아웃’(머니투데이 2010년 9월) 식으로 정점에 대한 언급 없이 하락 국면만 강조하는 표현도 있다. 한 개 혹은 두 개 단어로 이뤄진 우리말 표현만 살펴보아도 여러 가지 조합이 뒤섞여있다. ‘고점 도달’, ‘경기 정점’, ‘정점(고점) 통과’, ‘하락 전환’, ‘고점 후 하락’ 등이 그것이다. 한편 “반도체 업황의 고점(peak out) 우려”처럼 아예 한 단어로 대체한 경우(한국경제TV 2018년 7월)도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고점’ 혹은 ‘정점’ 같은 표현은 ‘벗어났다’는 뜻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다소 부적절한 쓰임으로 봐야 할 것이다. 새말모임 위원들도 ‘피크 아웃’이라는 용어가 품고 있는 여러 상황 중 어떤 성격을 강조할 것인가 고심한 끝에 ‘고점을 지났다’는 상태를 나타낸 ‘고점 통과’와 ‘탈정점’, 그리고 ‘내리막이 시작됐다’는 상황을 강조한 ‘하락 전환’이라는 세 개의 말을 후보로 정했다. 굳이 용어가 아니라도 ‘정점을 찍고 내리막이 시작됐다’는 문장으로 풀어 써 주는 것이 말 자체도 쉽고 뜻을 전달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용어로서 다듬은 말의 실제 쓰임을 고려할 때 간결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쉬우나마 명사형 단어 조합을 찾아낸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시민들은 ‘하락 전환’에 80%가 넘는 지지를 함으로써 이 같은 시도에 호응했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헤드라이너의 우리말 찾기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헤드라이너의 우리말 찾기

    새말 모임에서 다듬을 말 목록을 받으면 일단 풀이를 보지 않고 외래 용어만 읽은 뒤 뜻을 가늠해 보곤 한다. 대중문화에 과문한 탓인지 이번에 다룰 ‘헤드라이너’(headliner)라는 단어를 보고는 공연문화와 관련된 표현이라고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신문 표제(headline)에 등장한 유명인사’ 혹은 ‘신문 표제 기사를 쓴 기자’ 정도를 떠올렸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절반만 맞았다. 위 두 개의 짐작 중 후자의 뜻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듬을 말은 그 의미로 쓰인 게 아니었다. ‘행사나 공연 등에서 가장 기대되거나 주목받는 출연자, 또는 그 무리’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보통 공연의 최고조에 등장해 무대를 장식하거나, 공연을 홍보할 때 가장 크게 부각되는 출연자, 혹은 출연진을 일컫는다. 영어사전에서 ‘신문 표제를 쓴 기자’ 다음으로 소개된 우리말 해석이 바로 이 뜻이었다. ‘헤드라인’은 신문의 표제어라는 명사로 쓰이는 것 외에도 ‘공연 등에 주요 출연자로 나오다’는 뜻의 동사로 쓰인다. 여기에 ‘~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er’을 붙인 게 ‘헤드라이너’다. 공연을 소개하는 안내 전단지에서 제일 큰 글씨 혹은 제일 돋보이는 사진으로 실리게 되는 인물이니 매체만 신문이 아닐 뿐 ‘표제에 등장한 유명 인사’라는 뜻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표현이 우리 언론에 등장한 연혁은 제법 길다. 1999년 연합뉴스의 어느 록 음악제를 소개하는 기사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는 ‘주 공연자’라는 설명이 괄호 안에 붙었다. 이후 이 단어는 몇 년간 언론 기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는데, 2004년 이후 자주 등장했다. 이때부터 기사에 나타난 우리말 번역은 다양하다. ‘주 공연자’라고 풀었다가 ‘주 공연팀’, ‘대표 가수’, ‘주역’, ‘대표 출연자’ 등 시기에 따라, 언론사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그 외 ‘간판 출연자’, ‘주요 출연진’, ‘대표 음악가’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가 하면 ‘가장 좋은 무대를 장식하는 팀’, ‘대형 공연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메인 밴드’ 등 문장으로 풀어서 설명해 준 기사도 보였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헤드라이너’라는 단어를 쓰면서 아예 아무런 우리말 설명을 붙이지 않은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미 모든 독자가 이런 단어의 뜻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거나, 문맥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일까. 그런데 여론조사 응답자 중 68.9%가 이 단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데 동의했다. 모든 이들이 이 단어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해도 되도록 우리말 표현을 갈고 다듬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헤드라이너’를 갈음할 수 있는 적절한 우리말은 무엇일까. 새말 모임의 우리말 다듬기는 외래 용어를 대신해 쓰이는 대체어가 있는 경우 그들 중 쓰임이 많거나 뜻이 가장 잘 전달되는 것을 골라내는 데서 출발하곤 한다. 대체해 사용한 표현이 없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표현을 채택하기도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우리말이 있다면 이를 최우선으로 검토해 보는 것이다. ‘헤드라이너’의 경우 이미 앞서 예로 든 것처럼 많은 순화어 후보들이 사용된 터라 새말모임 위원들은 이들을 먼저 살펴보았고, 그 가운데 ‘대표 출연자’와 ‘간판 출연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후보로 ‘핵심 출연자’도 함께 제시했다.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2.5%가 가장 적절하다고 선택한 ‘대표 출연자’가 최종 다듬은 말로 결정됐다. ‘헤드라이너’를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는 ‘신문 기사 표제를 쓰는 기자’라는 설명은 안 보이고 ‘자동차 지붕의 내부 천덮개’라는 뜻이 대신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말 검색을 해봐도 신문 관련 용어는 거의 찾을 수 없고 자동차용품으로 심심찮게 검색된다. 한편 중국어에서 헤드라이너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찾아보면 ‘터우파이’(?牌)라는 번역이 자주 발견된다. 과거 중국에서는 고전극을 공연할 때 출연자 이름을 팻말에 써서 걸어 놓았는데, 그중 맨 앞에 걸어 놓은 팻말이 바로 ‘토우파이’이며, ‘주연’이라는 뜻으로 통한다. ‘맨 앞자리’라는 뜻에서 동서고금이 이래저래 비슷한 용어를 쓰는 셈이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하윤수 부산교육감 공선법 위반 불구속 기소

    하윤수 부산교육감 공선법 위반 불구속 기소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지난 6월 교육감 선거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공국제범죄수사부(부장 임길섭)는 하 교육감을 선거 사무소 유사기관을 설치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 교육감은 지난해 6월 16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교육 관련 포럼을 설립해 교육감 당선을 위한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활동을 하는 등 선거사무소 유사기관처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하 교육감이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11개월 전부터 선거사무소 유사기관을 설치해 조직적, 계획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해당 포럼의 공동대표 등 임원진 5명도 이날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하 교육감 선거 공보에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 한 단체에 자신의 저서 5권(8만원 상당)을 기부한 행위도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하 교육감은 후보시절 선거 공보물에 자신이 졸업한 남해종합고등학교와 부산산업대를 현재 교명인 남해제일고, 경성대학교로 기재했다. 선거법은 후보자 학력을 기재할 때 졸업 당시 교명을 적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교명을 기재하려면 괄호 안에 병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산시선관위가 지난 6·1 지방 선거를 나흘 앞두고 하 교육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선거 당일에는 투표소에 하 교육감의 학력 기재를 바로잡는 공고문이 붙었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판례를 검토한 결과 졸업 당시 교명이 아닌 현재 교명을 기재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붓끝 담아낸 매일매일 날씨… 예측 못 해서 더 소중한 일상

    붓끝 담아낸 매일매일 날씨… 예측 못 해서 더 소중한 일상

    쌀쌀한 날씨에 두 사람이 산책을 나왔다. 한 사람은 꽁꽁 싸매고 앞서 가고 있는데 뒤에 있는 사람은 뭔가 두툼하게 입기는 했지만 추운 날 바깥바람 쐬는 것이 마뜩잖은 모양이다. 앞선 사람이 얼른 오라고 채근하는 모양새다. 김은정 작가의 ‘겨울 산책’이라는 그림 속 풍경이다. 배경은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늦겨울이나 초봄인 것 같지만 보고 있노라면 따뜻하면서 한편으로 장난기가 느껴진다. 관람객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그림으로 가득한 김은정 작가의 개인전 ‘매일매일( )’이 서울 종로구 학고재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 작가는 “전시 제목에 빈 괄호를 넣은 것은 일상에 숨겨져 있는 우연성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며 “예측할 수 없는 날씨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매일매일의 의미를 빈 괄호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인전의 영문 전시명은 ‘웨더랜드’. 영국 작가 알렉산드라 해리스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날씨와 연관된 문학과 미술 분야 일화를 소개하는 책으로 날씨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 제목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책 제목을 영문 전시명으로 가져오고, 날씨라는 자연조건을 소재로 삼은 것은 그동안 그의 작품 활동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작가는 미술의 경계에서 다양한 매체와 재료로 그리고 만드는가 하면 순수미술과 상업 디자인의 접점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찬다 프레스’라는 출판사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난민둘기’를 비롯해 다양한 책을 내기도 한 김 작가는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융합형 예술가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3D 프로그램 같은 새로운 기술을 작품에 접목시키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김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변화무쌍한 날씨뿐만 아니라 무심하게 지나치는 이웃의 일상들을 활기찬 붓 터치로 따뜻하게 표현했다. 어느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시켜 놓고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안온함까지 느껴지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미술은 근엄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편견은 단번에 사라질 것이다. 김 작가는 “날씨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마주하게 되는 공통의 경험이지만 날씨에서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이라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반복되는 일,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편적으로 봤던 것을 다시 짜 맞추는 일로 이번 전시된 그림들도 그런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12월 10일까지.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고물가 경기침체’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고물가 경기침체’

    경기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불황 중에도 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영국 정치가 이언 매클러드가 1965년 영국 의회의 연설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1970년도에 신문 기사에서 소개됐다. 당시 경향신문 기사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영국의 매스컴에서는 영국 경제의 현실과 병폐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신어가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낱말이다. 이 낱말은 (중략) 영국 경제의 현실이 불경기의 상황 아래에서도 임금과 물가등귀가 심각하대서 생겨난 것이다.” ‘영국의 병폐’ 때문에 생겨났다는 ‘신어’ 스태그플레이션이 7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서까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이른바 ‘오일 쇼크’라 불린 세계 유가 폭등 때문이었다. 전 세계가 치솟은 기름값 때문에 호된 불황과 물가 상승에 시달렸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고 요즘 우리 경제에 깜빡이는 위기 신호 때문에 이 용어가 다시 언론에 자주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언론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해 왔을까.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 뒤에 괄호를 붙여 ‘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고물가 속 경기 불황’이라고 나란히 쓴 경우도 있고,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처럼 문장으로 풀어서 설명한 사례도 많다. 한편 스태그플레이션이 워낙 보편화되고 독자들에게 익숙한 용어라고 판단한 탓인지 일부 경제 전문지들에서는 아예 별도의 우리말 설명을 붙이지 않고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말로 풀어 쓴 용례가 많고 말뜻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용어인 만큼 이를 다듬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새말을 지어 낼 열쇳말은 두 갈래.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고물가’와 ‘물가 상승’이 한 갈래이고, ‘스태그네이션’을 뜻하는 ‘경기침체’와 ‘불황’, ‘불경기’가 또 다른 갈래다. 새말모임 회의에서는 이 두 갈래 말들을 여러 방법으로 조합해 보며 가장 적절하다 싶은 세 개의 후보를 만들었으니 ‘고물가 경기침체’, ‘불경기 물가 상승’, ‘고물가 불황’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여론조사를 거쳐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고물가 경기침체’가 새로운 우리말로 결정됐다. 우리와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과 중국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어떻게 표기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영어권 신조어가 들어오면 일본어로 바꾸어 표기하는 것보다 가타카나를 이용해 외국어 발음 그대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스태그플레이션 역시 가타카나로 표기(스다구후레-숀·スタグフレ?ション)할 뿐 일본어 표현이 따로 없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도 마찬가지인데, 일본 특유의 ‘줄임말 선호’로 ‘인후레’, ‘디후레’라고 줄여서 부르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신문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불황 속의 인플레’라고 표현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중국은 발음을 따르기보다 신조어의 뜻을 살려서 한자어로 바꿔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을 ‘수쯔’(数字) 혹은 ‘수마’(数码)로 바꿔 쓰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역시 ‘정체하다’는 뜻의 ‘즈’(滞)와 ‘팽창하다’는 뜻의 ‘장’(胀)을 조합해 ‘즈장’(滞胀)이라고 바꿔 표현하고 있다. 참고로 중국어로 인플레이션은 ‘통화팽창’, 스태그네이션은 ‘불경기’라고 하며, ‘萧条’(샤오탸오)라고 표기한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정진석 “민주, 정상외교 대통령에 저주·증오…망국적 입법독재”

    정진석 “민주, 정상외교 대통령에 저주·증오…망국적 입법독재”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연일 공세를 펴는 데 대해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을 향해 “‘혼밥 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 외교 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까지 내놓았다. 무책임한 국익 자해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마지막 손에 남은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망국적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 발언 논란 영상을 가장 먼저 보도한 MBC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로 대통령을 흠집 내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섰다”, “국기문란 보도를 자행하고 있다”,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라고 강력히 비판했다.이어 “대통령 발언에 없는 ‘미국’을 괄호까지 넣어 추가하고 아무리 들어도 찾을 길 없는 ‘바이든’을 자막으로 넣은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히기를 바란다”며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만약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대야 관계와 관련, ‘협치’를 강조하면서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했던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받아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정기국회 기간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 국회 중진협의회가 구성되도록 이 대표께서 이것만큼은 마음을 열고 받아달라”며 전날 이 대표가 제안한 개헌과 선거법 개정 등도 이 기구를 통해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위원장은 지방선거 승리 이후 지속 중인 당 내홍을 의식한 듯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했다. 기울어진 의회 권력의 난맥을 탓하기에 앞서 저희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 전문가? 멘토?… 표기법 통일 안 돼 마구잡이 사용[모두에게 통하는 우리말]

    “신산업 분야 전문가(멘토)와 함께하는 다양한 주제의 진로 수업을 9월 13일부터 12월 23일까지 4달여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교육부가 보도자료를 낼 때는 이렇게 우리말을 먼저 쓰고 괄호를 붙여 영어를 표기한다. 가급적 우리말을 쓰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오는 자료들을 살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예컨대 지난 7월의 한 보도자료에는 ‘이날 현장에는 제4기 복권기금 꿈사다리 신규 장학생과 멘토 34명,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다’고 돼 있다. 어떤 부서에서는 ‘전문가(멘토)’라 쓰고, 다른 부서에서는 그냥 ‘멘토’로 쓴다. 교육부 내부 표기법이 통일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교육부가 이처럼 영어 단어를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쓰는 모습은 다른 자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교·사대생 등 대학생 튜터링’도 이런 사례다. 전국 165개 대학의 대학생들이 초·중등 학생의 공부를 돕고 상담도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튜터링’을 쓰지 않고 ‘학습지원·상담’을 쓰면 더 좋았을 법하다. 지난달 낸 ‘교육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포럼’ 보도자료에는 ‘교육데이터’를 비롯해 ‘참여형 데이터플랫폼 구축’, ‘마이데이터’ 등을 썼다. ‘데이터’는 ‘자료’라는 단어로 바꿀 수 있다. 각각 ‘교육자료’, ‘참여형 자료 모음집 구축’, ‘본인 신용정보’ 등으로 고쳐 쓰면 뜻 전달도 쉽다. 단어를 여러 개 붙여 잔뜩 멋을 부리려 애쓴 사례도 눈에 띈다. 교육부가 올해 1학기부터 시작한 ‘케이(K)-에듀파인 스마트스쿨뱅킹’이 대표적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NH농협은행과 협업해 개발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학부모 부담 교육비 등을 종이 고지서로 발송하는 대신 휴대전화로 쉽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을 의미하는 ‘K’에 교육을 뜻하는 ‘에듀’, 좋다는 뜻의 ‘파인’에, 똑똑하다는 ‘스마트’와 학교를 가리키는 ‘스쿨’, 은행 업무를 가리키는 ‘뱅킹’까지 모두 붙여 하나로 만들었다. 평범하게 ‘학교용 전자납부 서비스’ 정도로 해도 된다. 교육부가 이렇게 영어를 함부로 쓰다 보니 교육부 주관 사업에 지원하는 사업단도 마구잡이로 영어를 쓴다. 무슨 내용인지 모를 정도로 난해한 사례가 흔하다. 예컨대 지난달 나온 ‘지역혁신플랫폼별 우수 성과’ 자료에는 충북지역 대학들이 운영하는 사업단의 명칭이 ‘바이오 프라이드(Bio-PRIDE) 기업트랙’이고, 오송의 경우 ‘오송 바이오 네스팅(Bio-Nesting)’이라 돼 있다. 자존심을 뜻하는 ‘프라이드’나 둥지를 의미하는 ‘네스팅’을 굳이 써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은 ‘DSC 공유대학’, 울산·경남 지역혁신플랫폼은 ‘USG 공유대학’이라 붙였다. ‘DSC’는 대전과 세종, 충남, ‘USG’는 울산과 경남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조어다. 교육부가 먼저 우리말을 바르게 써야 교육계에서 쓰는 우리말도 건강해진다.
  • [나우뉴스] “취직 못해 가방끈 길어졌다”…中 물리학 교수의 솔직한 고백

    [나우뉴스] “취직 못해 가방끈 길어졌다”…中 물리학 교수의 솔직한 고백

    중국 난카이 대학의 정교수로 재직 중인 30대 물리학자가 스스로 작성한 솔직하고 재치있는 프로필 내용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있다. 올해 38세의 후진니우 교수는 현재 난카이대 물리과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그는 이 대학 공식 프로필에 자신의 출신 대학 학위와 연구 업적 등을 소개하며 ‘2011년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일본 물리화학연구소와 베이징대 물리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차례로 거쳤다. 그 직후에는 독일 율리히연구센터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첫 연구 활동에 참여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이 내용을 설명한 직후 괄호를 넣어 ‘당시에 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재치있는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또 그는 물리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Physics Letters B’, ‘Physical Review C’ 등에 원자핵 관련 연구 논문 40여 편을 발표한 경력을 설명하며 ‘(주전공 연구 분야인)원자핵 분야는 사양 학문으로 네이처지나 사이언스와 같은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지 못했다’고 우스갯소리를 덧붙였다. 또한 그는 자신이 현재 중국의 입자물리학 저널과 국제물리전자핵물리학 저널 등 다수의 학회 논문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억지로 끌려 들어간 것’이라고 적었고, 중국핵물리학회 이사를 겸임하는 것은 ‘선배님들의 성원에 힘입은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그의 이 같은 솔직한 소개가 해당 대학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자 누리꾼들은 ‘개인 프로필에 취직이 어려웠던 경험을 털어놓고 국제 학문 분야에 대한 견해를 직설적으로 써넣은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학생들로부터 큰 호감을 얻고, 그의 연구 분야에 대한 관심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부산지검,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사전 선거운동 혐의 포착 압수수색

    부산지검,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사전 선거운동 혐의 포착 압수수색

    검찰이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사전 선거운동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부산지검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하 교육감의 주거지와 부산교육청 교육감 집무실, 정책소통비서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하 교육감이 창립 때부터 참여한 포럼 ‘교육의 힘’과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집중적으로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포럼은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지난해 6월 16일 창립했다. 당시 부산교육대학교 총장이었던 하 교육감은 이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검찰은 이 포럼이 정관과 달리 하 교육감의 선거 준비를 위한 사조직처럼 운영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 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 측이 무차별적으로 제기한 고발 사안 중 하나로,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받아 지난해 12월 경고 처분으로 종결된 사안”이라며 “수사에 성실하게 응하고, 부산 교육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 교육감은 남해종합고등학교와 부산산업대를 졸업했는데, 선거 공보물과 벽보에는 하 교육감이 졸업한 뒤 바뀐 교명인 남해제일고와 경성대로 학력을 기재했다. 선거법은 후보자가 학력을 기재할 때 졸업 당시 교명을 기재하고, 현재 교명은 괄호 안에 병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를 나흘 앞두고 고발했다.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송치했다.
  • [여기는 중국] “취직 못해 가방끈 길어졌다”…中 물리학 교수의 솔직한 고백

    [여기는 중국] “취직 못해 가방끈 길어졌다”…中 물리학 교수의 솔직한 고백

    중국 난카이 대학의 정교수로 재직 중인 30대 물리학자가 스스로 작성한 솔직하고 재치있는 프로필 내용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있다. 올해 38세의 후진니우 교수는 현재 난카이대 물리과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그는 이 대학 공식 프로필에 자신의 출신 대학 학위와 연구 업적 등을 소개하며 ‘2011년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일본 물리화학연구소와 베이징대 물리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차례로 거쳤다. 그 직후에는 독일 율리히연구센터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첫 연구 활동에 참여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이 내용을 설명한 직후 괄호를 넣어 ‘당시에 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재치있는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또 그는 물리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Physics Letters B’, ‘Physical Review C’ 등에 원자핵 관련 연구 논문 40여 편을 발표한 경력을 설명하며 ‘(주전공 연구 분야인)원자핵 분야는 사양 학문으로 네이처지나 사이언스와 같은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지 못했다’고 우스갯소리를 덧붙였다. 또한 그는 자신이 현재 중국의 입자물리학 저널과 국제물리전자핵물리학 저널 등 다수의 학회 논문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억지로 끌려 들어간 것’이라고 적었고, 중국핵물리학회 이사를 겸임하는 것은 ‘선배님들의 성원에 힘입은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그의 이 같은 솔직한 소개가 해당 대학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자 누리꾼들은 ‘개인 프로필에 취직이 어려웠던 경험을 털어놓고 국제 학문 분야에 대한 견해를 직설적으로 써넣은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학생들로부터 큰 호감을 얻고, 그의 연구 분야에 대한 관심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코스모스를 생각하며/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코스모스를 생각하며/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코스모스는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아스팔트가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9월은 그렇게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 냄새가 난다. ― 오세영 ‘9월’ 중에서 어떤 놀이를 다시 해 본다. 시를 읽다 빈 괄호를 만나 거기 어떤 단어를 넣을까 상상하는 일. 그 놀이에 적합한 시가 많지는 않다. 일단 행의 길이가 중요하다. 긴 산문시 혹은 너무 실험적인 시는 제외된다. 일상에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시로 계절 감각도 중요하다. 가을이라 코스모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시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코스모스를 만나게 해 주었고, 게다가 그 놀이에도 딱 맞춤이었다. 코스모스는 가을의 꽃, 어린 날, 참 좋아했던 꽃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자주 못 보게 되면서 코스모스는 기억 속 첫사랑처럼 멀어지고 대신 요즘은 수국을 좋아하는 꽃으로 꼽는다. 시인은 코스모스 들길에서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고 하는데, 코스모스 핀 가을 들길은 신작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어떤 시절을 연상케 한다. 차가 부연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비포장 둑길 혹은 들길이 코스모스와 어울린다. 그렇게 코스모스는 아직 도시가 만들어지기 전의 아련한 기억과 함께한다. 가끔 한강변을 지나다 코스모스 만발한 꽃밭을 만나기도 하지만,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 외에 도시의 일상에서 코스모스를 보기란 쉽지 않다. 올가을에 코스모스를 보지 못하고 지나는 게 아쉽던 차에 코스모스를 삶과 죽음의 문제 안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시를 읽게 됐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는 9월을 두고 시인은 삶과 죽음이 함께 지나치는 달이라 한다. 코스모스는 삶 속의 죽음을 알게 하는 꽃이라는 말인가, 그건 무슨 뜻인가, 어떻게 실감이 되는가. 시의 뒷부분에서 시인은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이라 한다. 사랑과 기다림과 성숙은 모두 어떤 자세와 관련된다. 사람을 만나는 자세, 만남 뒤의 이별, 그리하여 보내는 자세, 보내고 기다리는 자세, 오지 않아도 원망이 없는 자세, 그리움이 곧 비움이 되는 자세. 삶과 죽음을 함께 응시하는 시선은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태도를 관통한다. 괄호 속에 들어갈 단어는 ‘하늘’이다. 코스모스 피는 9월은 하늘이 열리는 달이라니, 이 계절이 지나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어김없이 펼쳐질 테니 계절을 감지하는 시인의 감각이 놀랍다. 올가을에도 인간의 도시에는 아픈 죽음이 많다. 자연스런 하늘의 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죽음들.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떠난 이들을 생각하니 코스모스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피어 있는 것만 같다. 길을 찾지 못하고 질문만 하는 우리 곁에서 아련하게.
  • [나와, 현장] 공공성 잃은 서울시 언어/이하영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공공성 잃은 서울시 언어/이하영 사회2부 기자

    “미디어파사드? 제로존? 대체 무슨 뜻인지. 요즘 나라에서 발표 나오는 것 볼 때 다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되고 대충 눈치로 때려 맞혀야 해.” 한 지인의 푸념을 듣고는 최근에 본 몇몇 서울시 보도자료가 떠올랐다. 과거엔 한자어가 가득한 게 문제였다면 요즘엔 영어를 그대로 한글 발음으로 옮겨 적은 외래어가 홍보자료에 쉬이 등장한다. 외래어 한두 개 있는 것도 어려운데 ‘영상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홍보’라거나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플래시몹’, ‘리모델링 용적률 인센티브 적용’ 등 표현의 절반이 외래어인 경우도 허다하다. 이미 공식 용어처럼 쓰는 이들 외래어를 기사에 담으려고 하나하나 괄호를 치고 해석을 달아 주거나 우리말로 바꾸려고 의미 검색을 하다 보면 내가 기사를 쓰고 있나 외국어 독해를 하고 있나 싶어 탄식이 나올 때도 있다.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다. 사실 언론조차도 해당 용어를 함부로 바꾸기 애매할 때나 바쁠 때는 외래어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소한 공공의 영역에서 발표하는 내용은 고등교육을 받은 일부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시민 대부분이 이해할 수 있는 ‘공공의 언어’로 쓰여야 한다. 요즘 과도하게 쓰이는 외래어 가운데는 대학 나온 젊은층조차 정확한 뜻을 말하라면 말할 수 없는, 소위 문맥상 ‘대충 때려 맞히는’ 단어들도 즐비하다. 공공 언어가 일부만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변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되는 동시에 시민들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실제로 지난 코로나19 국면에서 상당수의 용어가 영어로 쓰이면서 어르신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예도 많았다. 최근에 영어권에서 도입한 문화나 사업이 많다 보니 우리말로 바꾸기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또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담당자가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은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외국어 새말 대체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보도자료나 기사 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중심으로 새말을 제시한다. ‘로컬 소싱’은 ‘현지 조달’로, ‘도어스테핑’은 ‘출근길 문답’ 혹은 ‘약식 문답’으로 대체했다. ‘컬처 핏’은 ‘조직 문화 적합성’으로 ‘오픈 스페이스’는 ‘열린 쉼터’로 쓰면 된다. 국립국어원이 최근 쏟아지는 모든 외래어에 대안을 제시해 주지는 못하지만 이미 있는 우리말부터 쓰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전방위로 벌어지는 세대·계층 간 격차에 서울시의 언어가 무게를 더할 필요는 없다.
  • 혐오사회 기획 돋보여… ‘어뷰징’ ‘일잘러’ 등 용어사용 신중해야

    혐오사회 기획 돋보여… ‘어뷰징’ ‘일잘러’ 등 용어사용 신중해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9층 회의실에서 제154차 회의를 열고 8월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과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정은(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등의 기획기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기사 제목에 ‘어뷰징’(중복 전송),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신문을 가볍게 보이게 할 수 있다며 다른 용어로 대체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혐오에 가능한 법 조치 의견 더했으면 박경미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기사는 혐오를 단순히 양극화 문제가 아니라 법조계 등 여러 배경으로 확산하며 혐오의 민낯을 잘 지적했다고 생각한다. 김정은 지난달 성소수자의 인권을 기사화했다면 이번 달에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지적했다. 가시화된 혐오 표현을 연대기로 다룬 게 인상적이었고 혐오를 단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능력 중시라는 가치와 연결한 분석이 돋보였다. 특히 6회에서 미디어 심리학 전문가와의 실험을 통해 언론의 영향력을 다룬 형식이 신선했고 기자들의 성찰이 돋보였다. 다만 연속 보도 특성상 글이 많아지니 가독성을 더 신경 쓰면 좋겠다. 김재희 민감한 주제인 혐오를 정중하고 세련되게 다뤘다. 6회에 걸친 회차별로 명확한 주제를 드러냈고 불필요한 저항감과 갈등을 부추기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드러냈다. 그래픽을 적절하게 사용해 방대한 취재량을 도식화하고 기사의 잔상을 남겼다. 각 회차가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각 기사가 어느 회차에 해당하는지 표시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정일권 유튜버, 약자, 다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혐오를 종합하면서 법적인 조치가 부족하다고 짚었는데 어떤 법적 조치가 가능했을지 의견을 내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해외에선 어떤 법 체계가 있고 이를 우리 사회로 들여오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의 논의가 나오면 더 좋아질 수 있었을 것이다. 박경미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기사는 의원총회부터 시기별, 일정별로 어떻게 굴러갔는지 정리가 잘돼 있다. 다만 여당에 비해 야당의 기사는 많지 않았다. 비단 더불어민주당 외 다른 야당도 균형감 있게 다뤄져야 하는데 당대표 경선 이후에는 야당 기사가 거의 없었다. 별도로 여성가족부가 폐지 수순인데 이후 어떻게 되고 있는지 다뤄 주면 좋겠다. 정일권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낙마와 관련한 기사에서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거나 도덕적 결함이 있었다는 내용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정책 추진 과정에 집중한 게 좋았다. 어차피 모든 국민이 환영하는 정책은 없기 때문에 정책을 추진할 때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절차를 밟았어야 하는지 과정의 중요성을 잘 짚었다. 김정은 ‘매 맞는 교도관’ 기획 기사는 교도관의 열악한 현실이 생생히 느껴져 좋았지만 기사 제목이나 중심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심정을 조명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제목을 더 섬세하게 정했으면 하고 앞으로 더 많아질 공직자 인터뷰 기사에서 정부 부처의 역할을 다뤄 주면 좋겠다. 김재희 ‘우리 삶을 바꾼 변론’ 코너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변호사 인터뷰를 통해 대법원 판결문에 드러나지 않는 상세한 이야기를 드러낸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의미 있는 판결은 보통 스트레이트 기사로 먼저 나가는데 ‘우리 삶을 바꾼 변론’과 한 달 정도 간격이 있어 시의성을 고려해 발빠르게 인터뷰하면 좋겠다. ●금리인상과 관련된 사설 부족한 느낌 정일권 반지하 퇴출 정책과 관련한 기사에서 정책의 좋고 나쁨을 떠나 정책이 잘 기능하기 위해 어떤 부분이 추가로 필요한지 모순점과 한계를 잘 짚었다. 정책의 목적을 잘 이루기 위해선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생각을 많이 한 기사라고 느꼈다. ‘교도소 대신 수해 복구 지원을 선고합니다’ 기사의 내용은 재밌었는데 제목과 내용과 그래픽이 일치하지 않았다. 그래픽을 담당하는 기자가 기사에 맞는 그래프를 구상해 완성도를 높이면 좋겠다. 이동규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관련해 사회복지 시스템의 발굴 능력을 짚었는데 실제 복지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전체적으로 다루면서 정부의 시스템을 점검하는 기획으로 연결하면 어떨까 싶다. 박경미 건설사의 사업 확장 이야기를 다루면서 앞으로 유통업계 변화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독자가 경제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나 예시를 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재희 전기차에 대해 다룬 ‘먼저 온 주말’ 기사에선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전기차에 대해 흥미로운 제목으로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용에는 전기차의 장점에만 치중하고 독자들이 가진 전기차에 대한 불안함과 단점을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아 아쉬웠다. 23일자 ‘3시 반이면 영업 끝… 은행만 거리두기 중’ 기사는 일상생활에서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동규 기준 금리 인상과 관련해 서울신문 역시 크게 다뤘는데 다른 신문에 비해 사설 면에서 금리 인상 관련 사설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신문이 항상 경제 이슈를 많이 다뤄 왔는데 사설 면에선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다. ●펠로시 대만 방문 북미 시각서 잘 다뤄 김숙현 역사적 의미가 굉장히 큰 한중수교 30주년과 관련해 특집 기사로 다뤄 공을 많이 들인 만큼 유익했다. 향후 한중 관계의 발전 등을 다루기가 쉽지 않을 텐데 독자 친화적으로 잘 썼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사에 나오는 전문가 중 한국 측 전문가가 많아 중국 측 전문가의 의견도 청취했다면 어떨까 싶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시각에서의 보도가 많이 나왔었는데 서울신문은 대만 방문을 강행한 점에 대해 북미적 시각에서 날카롭게 분석했다. 김정은 학생으로서 한중수교 30주년 기사에 전문가 인터뷰가 많아 한국과 중국 양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대학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반중 정서나 혐오가 표출되는 경우가 많아 한중 유학생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조명하는 기사는 어떨까 싶다. ●스포츠엔 이야기 있는 해설 늘어 좋아 정일권 8월엔 스포츠 기사에서 사실에만 충실한 기사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해설 기사가 늘어 좋았다. 최근 기사가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통찰력 있는 설명을 통해 해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주관이 들어가되 독단적이지 않도록 쓰는 기자가 잘 쓰는 기자라고 생각한다. 박경미 1일자 기사 제목에 ‘어뷰징’이라는 용어가 들어갔는데 제가 모를 정도면 대다수의 독자들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괄호 안에 ‘중복 전송’이라는 설명을 달았는데 충분히 쉬운 말로 대체 가능한 어려운 단어는 제목에 쓰지 않는 게 적절할 것 같다. 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 역시 신문을 가볍게 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정일권 학계에선 ‘어뷰징’이란 단어가 많이 쓰여 저는 익숙했는데 제겐 16일자 ‘일잘러’가 더 충격이었다.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용어라 친화적일 수 있지만 어떤 측면에선 신문이 가벼워 보일 수 있다.
  • “국내언론 ‘일본해’ 표기, 매국노냐” 네티즌 분노에 ‘문해력’ 지적 나온 이유 [넷만세]

    “국내언론 ‘일본해’ 표기, 매국노냐” 네티즌 분노에 ‘문해력’ 지적 나온 이유 [넷만세]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동해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 이탈한 사건과 관련, 국내 언론들이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하면서 ‘일본해’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심심한 사과’라는 관용적 표현을 ‘지루한 사과’의 뜻으로 오독한 일부 네티즌들로 인해 ‘문해력 논란’이 인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일 국내 언론들은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2대의 러시아 전폭기가 동해 상공을 비행했고 이에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여러 언론은 ‘러시아 국방부는 “2대의 전략폭격기 Tu95가 일본해(동해) 공해 상공에서 예정된 비행을 했다”면서 비행 구간의 특정 단계에서 한국 공군의 F16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큰따옴표 속에는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했다. 통상적으로 언론 보도에서 큰따옴표는 발화자가 한 말을 전할 때 사용되며 큰따옴표 안에 들어가는 문장은 발화자의 원래 표현과 의도를 살려서 되도록 그대로 기록된다. 큰따옴표 안 ‘워딩’을 기자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실제 발언이나 의도와 다르게 바꾸는 경우 문제가 되기도 한다.이번 보도에서 국내 언론이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하며 큰따옴표 안에 ‘일본해(동해)’로 표기한 것은 러시아 측이 이 발표에서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지칭한 것을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진행 중인 와중에 벌어진 러시아 전폭기의 카디즈 침입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을 향한 무력 시위로도 풀이될 수 있어 관련 보도에 사용되는 표현 역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국내 언론이 동해로 쓸 수 있던 것을 불필요하게 혹은 의도적으로 일본해로 표기한 것 아니냐는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관련 글에 1100여개의 댓글이 달렸고 절대다수는 일본해 표기에 대한 비난에 집중됐다. 약 3%가량의 댓글만이 기사 내 직접 인용 시 원문 표현을 살린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더쿠 이용자들은 “왜 동해를 병기하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동해만 단독으로 써야지”, “매국노가 따로 없다”, “일본 정부한테 돈 받아라” 등 의견을 남기며 국내 언론의 일본해 표기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1000개 이상의 비판 댓글이 쏟아진 만큼 그 중엔 욕설과 조롱도 난무했다. 더쿠의 일부 소수 이용자들은 “러시아에서 일본해라는 표현을 쓴 것까지 알리는 내용 아닌가”, “러시아가 일본해라고 표현한 것에도 그 의미가 있는 거니까 그걸 우리 마음대로 동해라고 바꿔 적는 것 자체가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잘못된 전달이다” 등 의견을 남기기도 했지만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이 과정에서 한 이용자는 “북한에서 김정일 수령님이라고 기사 낸다고 (국내 언론이) 그대로 쓰진 않잖아”라고 주장했고, 이에 또 다른 이용자는 북한 노동신문을 인용해 쓴 국내 언론 기사 일부를 가져와 큰따옴표 안에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위대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 등 문장이 쓰인 것을 보여주며 이에 반박하기도 했다. 더쿠 이외의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일본해 표기를 비난하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서도 인용문의 경우 그럴 수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인벤’에서는 “팩트만 인용하고 나머지는 국내 정서에 맞게 고쳐야지. ‘러시아가 이렇게 말했는데요?’라고 하면 그게 언론이냐”는 비판과 “그들(러시아 측)의 생각을 전달하는 게 독적인데 우리가 아니꼽다고 편한대로 해석할 거면 뭐하러 인용하냐”는 반박이 맞섰다. ‘클리앙’에서는 “(일본해 표기를) 인정해버리는 우리의 권리를 잃을 수 있다”, “타국에서 저렇게 부른다고 한국이 같이 따라 부르면 안 된다” 등 의견과 “전 세계 모든 뉴스에서 일본해라고 언급해도 국내 기사는 다 동해라고만 보도해야 된다는 건가. 그렇게 되면 전 세계가 다 동해라고 부른다고 우리 국민들은 잘못 알게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반면 일본해에 동해를 병기한 표기가 더 적절했다는 분위기의 커뮤니티도 있었다. ‘개드립넷’에서는 100개 이상 댓글이 달린 관련 글에 “논란 될 만하지만 동해에 대한 러시아의 견해를 알 수 있으니 오히려 잘한 부분인 듯”, “큰따옴표로 인용한 거라 저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됨”, “이것도 문해력의 한 종류냐? 동해라고 괄호로 표시까지 해줬는데” 등 논란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에 맞서는 “저 뉴스는 굳이 명칭을 혼용해서 쓸 이유가 없다” 등 소수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 일부 네티즌의 주요 타깃이 된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던 카드뉴스 영상은 기존 ‘일본해(동해)’ 병기 표기가 ‘동해’로 수정됐다. 다만 해당 언론사의 인터넷 기사 본문은 여전히 ‘일본해(동해)’로 표기돼 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애플 시리에게 “독도 누구 땅?” 물어봤다

    애플 시리에게 “독도 누구 땅?” 물어봤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시리(Siri)’에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국 땅이 아닌 일본 땅’이라고 암시하는 글이 검색 결과로 나타났다. 앞서 애플은 한국을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고 소개한 시리의 표기 정보를 수정에 논란을 산 바 있다. 18일 시리를 실행시킨 뒤 한국말로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고 질문하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 ‘독도가 일본 땅인 13가지 이유. 퍼온 글’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웹사이트가 연결된다. 특히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는 네티즌에 의해 완성되는 인터넷 사전 ‘나무위키’에서 독도와 관련한 일본 측 입장을 실은 게시물이다. 글은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1983년 7월에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이유 등의 사례를 들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애플 측에 시정을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애플이 독도와 같은 한국의 중요 정보를 오픈 백과사전에 나온 정보로 알리는 것도 문제고, 외교부 자료를 제공하면서 외교부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전 외교부 자유게시판에 올랐던 자료를 올리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억 명이 사용해 파급력과 전파력이 막강한 애플이 한국의 영토에 대한 답변을 점검 없이 엉망으로 하고 있다”며 “애플은 공신력 있는 정보를 교차 검증해 표기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일본어로 바꾸자…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竹島’(다케시마)로 또 애플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아이폰 탑재 지도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면 ‘독도’가 올바로 나오지만, 일본어에서는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인 ‘竹島’(다케시마)로 표기된다. 이에 반크는 “애플이 한국의 독도를 지정되는 언어에 따라 다르게 표기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이를 고쳐 달라고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고, 시정 캠페인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반크는 ‘한국은 현대사에서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의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는 애플의 왜곡된 정보를 발견해 항의와 함께 시정을 요청한 바 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시리를 통해 표기되는 정보는 수정됐다.구글 맵스에서 ‘독도’…리앙쿠르 암초 또 독도가 한국을 제외한 26개국 구글 맵스에서 암초로 검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전 세계 네티즌들의 제보를 취합한 결과 26개국 구글맵스에서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검색된다고 밝혔다. 독도는 한국 내에서만 정확하게 표기됐으며 일본 내 구글맵스 검색에서는 ‘결과 없음’이나 ‘다케시마’로 나왔다. 서경덕 교수는 “동해 표기 조사도 함께 진행했는데 대부분이 ‘일본해’로 표기를 하고 있으며 화면 확대 시 괄호 안에 ‘동해’를 표기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도 앱에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 다케시마 등으로 잘못 표기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 ‘제2 이루다 막자’… AI, 혐오 맥락도 걸러낸다

    ‘제2 이루다 막자’… AI, 혐오 맥락도 걸러낸다

    튜닙 ‘윤리성 판별’ 새 기술 선보여혐오 표현 3단계로 분류하고 순화비윤리적 챗봇 문장엔 응답 안 해이용자 경고·퇴장 기준 삼을 수도“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잼민이나 틀딱, 한남이나 김치녀를 차별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홍어는 절대 안 됩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AI 기능에 15일 기자가 혐오 표현을 나열한 문장을 입력해 봤다. 그 결과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AI는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나 노인,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 차별이 왜 나쁜까요? **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문장을 순화했다. 홍어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아예 별표로 대체했다. AI는 문장 내 혐오 표현을 11가지 혐오 유형 가운데 정치 성향(97%), 성 혐오(74%), 연령(64%), 인종·출신지(59%) 등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수치는 AI가 해당 혐오를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 보여 주는 결과값이다. 문장에 쓰인 혐오 표현의 정도는 주의, 명백, 심각 등 3단계 가운데 2단계인 ‘(혐오) 명백’으로 분류했다.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자연어 처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이처럼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내용을 자동 분석해 모욕이나 욕설, 범죄 조장 등의 혐오 표현을 골라 순화하고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AI 윤리, 인터넷 혐오 문제 해결에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최근 정보기술(IT)·게임 업계는 혐오 표현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성 판별 API를 이용하면 특정 온라인 창에서 혐오 표현을 쓰는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경고를 보낼지, 아예 퇴장을 시킬지 등을 결정하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튜닙의 기술이 분석한 혐오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자사의 이용자 정책이나 규정 등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악플을 지우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내 욕설을 획일적으로 걸러 내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고 문장 내 ‘혐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도록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AI센터도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악플이나 혐오 발언을 분류하는 데이터세트 ‘언스마일’을 개발했다. 게임 내 챗봇에 가해지는 혐오 발언과 폭력성을 걸러 내거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안의 혐오·편향성을 제거한다. 엔씨소프트의 챗봇에서 구동되는 AI 윤리 엔진은 문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그 대화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2020년 논란을 낳은 ‘이루다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 AI윤리위원장인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AI 기술로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을 순화하고 없애는 과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결국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생각, 대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혐오 표현들을 줄이고 걷어 내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AI 윤리 강령의 선제적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제 2의 이루다 사태 ’ 안돼…진화한 AI, 혐오 표현 순화 나서

    ‘제 2의 이루다 사태 ’ 안돼…진화한 AI, 혐오 표현 순화 나서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잼민이나 틀딱, 한남이나 김치녀를 차별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홍어는 절대 안 됩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AI 기능에 15일 기자가 혐오 표현을 나열한 문장을 입력해 봤다.그 결과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AI는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나 노인,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 차별이 왜 나쁜까요? **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문장을 순화했다. 홍어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아예 별표로 대체했다. AI는 문장 내 혐오 표현을 11가지 혐오 유형 가운데 정치 성향(97%), 성 혐오(74%), 연령(64%), 인종·출신지(59%) 등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수치는 AI가 해당 혐오를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 보여 주는 결과값이다. 문장에 쓰인 혐오 표현의 정도는 주의, 명백, 심각 등의 3단계 가운데 2단계인 ‘(혐오) 명백’으로 분류했다. 튜닙이 새로 출시한 윤리성 판별 자연어처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이처럼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내용을 자동 분석해 모욕이나 욕설, 범죄 조장 등의 혐오 표현을 골라 순화하고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AI 윤리, 인터넷 혐오 문제 해결에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최근 정보기술(IT)·게임 업계는 혐오 표현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성 판별 API를 이용하면 특정 온라인 창에서 혐오 표현을 쓰는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경고를 보낼지, 아예 퇴장을 시킬지 등을 결정하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튜닙의 기술이 분석한 혐오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자사의 정책이나 규정, 방침 등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악플’을 지우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내 욕설을 획일적으로 걸러 내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고 문장 내 ‘혐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도록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AI센터도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악플 및 혐오 발언을 분류하는 데이터세트 ‘언스마일’을 개발했다. 게임 내 챗봇에게 가해지는 혐오 발언과 폭력성을 걸러 내거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안의 혐오·편향성을 제거한다. 엔씨소프트의 챗봇에서 구동되는 AI 윤리 엔진은 문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그 대화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2020년 논란을 낳은 ‘이루다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 AI윤리위원장인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AI 기술로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을 순화하고 없애는 과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결국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생각, 대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혐오 표현들을 줄이고 걷어 내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선제적인 AI 윤리 강령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경찰, 선거법 위반 혐의 하윤수 부산교육감 기소의견 송치

    경찰, 선거법 위반 혐의 하윤수 부산교육감 기소의견 송치

    6·1 지방선거에서 선거 공보물에 학력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하윤수 부산교육감을 수사해온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하 교육감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하 교육감은 교육감 후보 시절 선거 공보물에 자신이 졸업한 뒤 바뀐 학교명을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하 교육감은 남해종합고등학교와 부산산업대를 졸업했는데, 선거 공보물에는 두 학교의 현재 교명인 남해제일고, 경성대학교로 기재했다. 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가 학력을 기재할 때 졸업 당시 교명을 적어야 한다. 현재 교명을 기재할 경우 괄호 안에 병기해야 한다. 부산시선관위는 지방선거를 나흘 앞두고 당시 하 교육감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부산지검에 고발했다. 6·1 지방선거 당일 투표소에 이를 바로잡는 공고문이 붙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살아야 하는 이유/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살아야 하는 이유/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 )이 ( )을 시도하면 굴뚝은 술 취한 사람처럼 무너지고 개는 자기 꼬리를 씹어 삼키고 부엌은 반짝이는 주전자를 폭파하고 진공청소기는 먼지 주머니를 삼키고 변기는 눈물로 목욕을 하고 화장실 체중계는 할머니 귀신의 무게를 재고, 창문들, 거기 조각난 하늘들은 보트처럼 미끄러지고 풀은 집 앞 진입로를 말아 내리고 그 ( )는 자기 혼인 침상에 누워 계란 둘 해치우듯 심장을 파먹는다. -앤 섹스턴 ‘그런 모험’ 시 수업 시간에 이런 놀이를 할 때가 있다. 제목 없이 시를 읽은 다음에 제목을 넣어 보기. 시 중간을 괄호로 비워 놓은 후에 괄호 채워 넣기. 시는 이런 놀이, 이런 실험이 가능한 장르다. 각자의 상상력을 시험하며 읽기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를 더 꼼꼼히 생각하게 되니까. 이 시는 어떠할까? 저 빈칸에 무얼 넣을 수 있을까? 기이한 이 세계를 보며 독자들은 무얼 상상하시는지? 어제 일이 생각난다. 막힌 글을 두고 고민하던 때 방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좁은 방 안을 왱왱 휘젓는 파리의 급습. 궁리 끝에 창문을 열어 내보냈다. 열어젖힌 창문으로 비 갠 유월의 대기가 상큼하다. 내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구나 싶어 밖으로 나갔다. 밤하늘이 참 아름다웠다. 처음 보는 것 같은 하늘색. 삶이란 건 그런 거다. 잔잔한 평화를 깨는 당황스런 급습이 있기도 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이 예기치 않은 일로 숨통이 트이기도 한다. 가르치는 일이 뭘까. 심각한 내적 회의에 시달리다가 학생의 글 한 조각에 생기가 돋기도 한다. 자, 다시 시로 돌아가 보자. 괄호 속 단어가 뭘까. 어떤 일이 있기에 세계가 저리 엉망으로 뒤집힐까. 행복해야 할 혼인 침상에서 심장을 파먹는 이는 누굴까? 괄호에 들어갈 말은 1. 딸, 2. 자살, 3. 엄마다. 자살을 시도하는 딸을 바라본 엄마의 절망을 이야기하는 시다. 얼마나 기가 막히는지, 감정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 왜 죽고 싶었는지 설명도 없다. 그저 밀도 있는 이미지로만 딸의 절망을 지켜보는 엄마의 절망을 전한다. 얼마나 끔찍하면 인간 대신 물건들이 온통 주어가 되는 시선을 택했을까. 고통을 시로 쓰는 일은 이토록 버겁다. 독자로서 고통을 읽는 일도 쉽지 않다. 이 시를 골라 놓고 몇 주간 만지작거리기만 한 것도 자살에 이르는 절망의 무게를 풀어놓기 두려워서다. 하지만 이게 또 현실이다. 우리는 매일 죽음을 산다. 죽음을 듣는다. 죽고 싶어, 길이 안 보여, 도처에 한숨과 눈물이 있는 세상이다. 희망을 긷기가 쉽지 않은 세계의 비참 위에서 시인이 전하는 통렬한 물건들의 반란. 그 뒤집힌 시선을 통해 내가 하고픈 한마디는 이거다. 그러니 죽지 말고 살자는 것. 저 바람, 햇살, 저 여름 나무의 성성함에 기대 오늘을 버티자는 것. 걷자는 것. 말하자는 것.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자는 것. 그거다.
  • ‘성 비위 논란’ 윤재순 “불쾌감 느꼈다면 사과…조사 받은 적 없어”(종합)

    ‘성 비위 논란’ 윤재순 “불쾌감 느꼈다면 사과…조사 받은 적 없어”(종합)

    “염려하고 우려하는 부분 충분히 느껴”“변명 않고 싶지만 사실관계 다른 부분 있다”여직원 부적절 신체접촉·시인 당시 표현 논란이준석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 임해야”민주 “사소한 실수라니 경악, 경질해야”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17일 과거 시인으로서 활동했을 당시의 표현 등 성 비위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맞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 먼저 사과 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비서관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 “제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여러 국민들께서 염려하고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느끼고 있다. 더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90도 인사를 하기도 했다. “20년 전 일, 변명하고 싶지 않다”“미주알고주알 설명하면 다른 불씨” 윤 비서관은 다만 “사실은 첫 번째로 제가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 20년 전의 일이고, 두 번째로 사실관계의 선후가 바뀐 점이 없지 않다”면서 “구차하게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고 사실관계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설명드리면 또 다른 불씨가 되고, 그래서 그러한 설명은 안 하는 게 적절하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당시,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언행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민정, 윤재순 문제 발언 공개김대기 “말 자체는 부적절, 말 한 줄로 징계할 순 없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윤 비서관의 과거 논란을 빚었던 발언의 적절성을 물으며 윤 비서관의 발언을 화면에 띄웠다. 고 의원은 파워포인트(PPT) 화면을 통해 윤 비서관이 검찰에 재직하던 2012년 7월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 여름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것이냐’ 등 발언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내용을 밝혔다. 김 실장은 “말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본다”면서도 ‘징계 수위가 적절했다고 보느냐’는 고 의원의 질의에 “사람을 징계할 때는 (발언) 한 줄 가지고 징계를 할 수는 없다. 상황을 보고…”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고 의원이 ‘경고 처분이 적당했는가’라고 재차 묻자 “예”라고 말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2021년 남성 경찰관들이 신입 여경에게 ‘음란하게 생겼다’고 발언해 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를 받았던 점을 거론하며, 윤 비서관의 과거 발언과 경찰관들의 해당 발언 중 어떤 것이 심각하다고 보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앞서 한국일보는 윤 비서관이 1996년 10월 서울남부지청에서 검찰 주사보로 재직하던 시절 여직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 ‘인사조치’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대검 정책기획과에서 검찰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2012년 7월에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에게 외모 품평 발언을 하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 ‘대검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기관장 경고는 해당 사안에 참작할 점이 있고 경미할 때 이뤄지는 조치”라면서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비서관은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의 ‘전동차에서’라는 시에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의 구절을 넣어 논란을 빚고 있다. 윤 비서관이 2001년 출간한 ‘석양의 찻잔’ 시집에는 해당 시의 원문이 실리기도 했는데 이 구절 또한 왜곡된 성 인식으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문 마지막 구절에는 ‘요즘은 여성전용칸이라는 법을 만들어 그런 남자아이의 자유도 박탈하여 버렸다나’라는 구절이 있다. 시 제목에도 ‘전철 칸의 묘미’라는 괄호가 달려 있다. 윤 비서관은 후속 시에서는 마지막 문장과 괄호 내용을 삭제했다.이준석 “윤 표현, 국민과 큰 시각 차이”거취 연결은 안해 “탁현민도 사과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비서관의 성 비위 논란과 관련해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면서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 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비서관의 거취 문제로 연결 짓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과거 ‘남자마음설명서’라는 책에서 서술한 내용이 부적절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이 있다”면서 “윤 비서관은 시인으로 활동하며 썼던 여러 표현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비서관의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 징계 전력에 대해 “국민은 성추행 비서관을 감싸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성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질을 촉구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사소한 실수라는 것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 뿌리 깊게 박힌 정서인 것 같아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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