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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칼텍스, 전남동부지역 위기청소년 예술치유 실시

    GS칼텍스, 전남동부지역 위기청소년 예술치유 실시

    GS칼텍스가 검찰과 손잡고 전남동부지역의 보호관찰이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위기 청소년을 위한 예술치유 사업을 펼친다. GS칼텍스는 12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회의실에서 순천지청, 법무부 법사랑위원 전남동부지역연합회와 ‘마음톡톡 예술치유 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이달 말부터 전남동부지역의 보호관찰 및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된 청소년들을 5~6명 조 단위로 편성해 기타·드럼 연주, 작사·작곡 등 음악을 활용하는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주 1~2회씩 총 15회에 걸쳐 이화여대 대학원 음악치료학과의 전문 음악치료사가 진행한다. 집중 치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올데이(All Day) 뮤직캠프도 함께 연다. 연말에는 청소년들이 GS칼텍스 예울마루 무대에서 합동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음악 치유는 억눌리고 공격적인 감정을 해소시키고 긍정적 자아상 형성과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 치유로 위기청소년들이 심리·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고 재범의 유혹을 견디는 힘을 길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GS칼텍스와 순천지청은 또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위기 청소년을 위한 예술치유 모델 연구를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화여대 대학원 음악치료학과는 2013년부터 서울서부지검에서 위기 청소년을 위한 음악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음악 치유 전문기관이다. 이화여대에 따르면 국내 소년범 재범률은 50%에 이르지만 서울서부지검에서 음악 치유를 받은 위기 청소년의 재범률은 15.4%로 월등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가 2013년부터 실시하는 ‘마음톡톡’은 국내 최초의 어린이 심리 치유 전문사업으로 지난 3년간 7400여명의 아동들이 집단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심리·정서적 문제를 해결했다. 최근에는 북한이탈주민 전문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탈북 아동·청소년의 심리 치유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관·산·학이 함께 힘을 모아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으로 지역의 위기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광대는 소름 끼쳐?’…심리학자들이 밝힌 ‘오싹함의 모든 것’

    ‘광대는 소름 끼쳐?’…심리학자들이 밝힌 ‘오싹함의 모든 것’

    누구나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이유로 ‘오싹한 기분’을 느껴보기 마련이다. 과연 인간은 어떤 대상에 오싹함을 느끼는 것일까? 미국의 과학자들이 ‘오싹함’(소름끼침, creepiness)을 느끼게 만드는 보편적 원인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미국 녹스 대학교 연구팀은 18~77세 참가자 1341명과 설문조사를 통해 ‘오싹함’을 느끼게 만드는 가장 흔한 이유들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연구팀에 따르면 오싹함의 감각은 주로 외부 위협에 대한 모호한 불안감에 의해 촉발된다. 연구팀은 “오싹함이란 첫째로 무서워 할 만한 대상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때, 또는 예상되는 위협의 성격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 유발되는 심리”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먼저 참가자들에게 소름끼치는 사람일 가능성이 더 높은 성별이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그 다음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가상의 상황을 제시했다. 이 상황 속에서 참가자들은 친구로부터 ‘오늘 만난 소름끼치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고 가정했다. 이때 연구팀은 44가지 행동을 예시로 든 뒤, 그 중에서 가상의 ‘소름끼치는 인물’이 취했을 것 같은 행동을 골라달라고 요구했다. 첫 번째 설문조사의 경우, 남녀 응답자들의 95%는 남성을 선택했다. 이는 참가자들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여성 보다는 남성 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남성들은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돼 상대에게 오싹함을 느끼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편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 가장 오싹하거나 소름끼치는 행동으로 꼽힌 상위 5개 항목은 1위부터 순서대로 ▲접촉하기 전 상대방 응시 ▲너무 잦은 신체접촉 ▲대화를 성(性)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감 ▲사진 촬영을 요구함 ▲가족 및 친구들의 사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자 함 등이었다.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여성 응답자의 경우 이들 중 성과 관련된 행동에서 오싹함과 소름끼침을 느꼈는데, 이것은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남성들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소름끼치는 직업 및 취미에 대해서도 설문을 실시했다. 먼저 소름끼치는 직업의 경우 1위부터 순서대로 ▲광대 ▲박제사 ▲성인용품점 사장 ▲장의사 등이 선정됐다. 연구팀은 죽음 및 성에 관련된 불안감이 이러한 순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취미의 경우에는 ▲인형·곤충·신체 일부(뼈·치아) 수집 ▲인물 사진 촬영 ▲인물 관찰 ▲새 관찰 ▲포르노 시청 ▲특이한 성(性)적 취미활동 ▲동물박제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수당상에 조봉래·박수영·정기준 교수

    수당상에 조봉래·박수영·정기준 교수

    수당재단이 ‘제25회 수당상’ 수상자 3명을 선정, 다음달 10일 시상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초과학부문에 조봉래(왼쪽·67) 대진대 유기화학부 석좌교수, 응용과학부문에 박수영(가운데·59)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인문사회부문에 정기준(오른쪽·75)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조 교수는 이광자 표지자를 최초로 개발,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해 뇌 등의 조직 내부를 비절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이광자 현미경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이 분야 개척자로 꼽힌다. 박 교수는 새로운 유기 광전자 재료를 개발, 용액·기체 상태의 형광물질이 일정 농도 이상이 될 때 형광 수율이 낮아지는 농도소광 현상을 극복할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미시경제학 분야의 선구자로 세계 계량경제학계에 학술적 영향을 미쳤다.
  • 센서의 감각 로봇의 손길…데이터 농업 풍년이 왔네

    센서의 감각 로봇의 손길…데이터 농업 풍년이 왔네

    작물 자동 분석해 온실 환경 정밀 조절 생산성 향상… 기후 대응 종자 개발도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깨는 곡우(穀雨)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24절기 중 청명과 한식, 곡우가 끼어 있는 4월은 1년 농사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특히 ‘곡식을 깨우는 비’라는 뜻의 곡우는 매년 4월 20일쯤으로 농가는 이때를 전후해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다. 조선시대 농업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인간이 살아가는 최고의 근본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1960~7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되고 전체 국가경제에 농업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면서 사양산업으로 외면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6.5세로 국제 기준인 65세를 넘는 고령자가 전체 농가의 39%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국내 농업 종사자 숫자의 감소와 고령화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인 만큼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진국에서는 농업을 통해 환경보존과 자연생태계 유지, 자연경관 유지, 홍수조절 및 수자원 보존 등의 가능성을 보고 정보통신, 생명과학, 나노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을 농업에 접목시켜 부가가치와 농촌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스마트 농업’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다. 스마트팜은 농부가 현장에 가지 않고 영농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생육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파종에서 수확까지 자동으로 조절해 균질한 품질의 농산물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스마트팜 기술은 정밀제어가 가능한 유리온실이나 식물농장 같은 시설농업 분야에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될 성싶은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처럼 작물의 어린 잎부터 생육상태를 관찰해 다 자랐을 때 생산성이나 수확량을 예측함으로써 우량품종 선발이나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눈을 대신해 식물의 크기와 색, 형태를 감지하는 이미지 기반기술, 코와 미각을 대신해 작물의 향과 성분을 탐지하는 센서기반 모니터링 기술, 비파괴 성분 분석 기술, 노동력 절감을 위한 로봇자동화 기술, 생육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용한 농업정보로 변환시켜 주는 데이터 모델링 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들은 스마트 농업 이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업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농작물 생장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현장에서 농민이 직접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농업 생산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현장에서 획득한 데이터는 급격히 변하고 있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종자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세계 농산물 수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네덜란드는 유리 온실형 스마트팜을 개발해 식물 생육과 생리특성 분석 플랫폼, 적정 영상 분석기술 등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생산기술을 유리온실 설비에 적용해 생산 및 품질관리, 출하, 수출까지 농업 전과정에 과학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온실 관리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프리바는 최적의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작물의 재배환경 변화에 따른 미세한 생육 특성변화 정보를 바탕으로 온실 환경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농업 선진국들의 움직임과 비교해 국내에서 스마트팜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를 중심으로 농업현장에서 얻어지는 작물과 생육환경 데이터 등을 활용해 농업 생산성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기반 농업 시스템’ 구축 연구 정도다. KIST 관계자는 “현재 세계 스마트팜 기술과 산업은 과학기술을 농업 유통과 서비스 단계까지 접목시킨 ‘스마트팜 3.0’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온실개폐, 관수자동화, 농약살포 원격자동제어 등 생산 단계의 하드웨어 부분에 치중한 ‘스마트팜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스마트팜 기술은 농업시설, ICT, 생명공학(BT)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연구될 때만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주목받는 일반고] 서울 휘경여고

    [주목받는 일반고] 서울 휘경여고

    2010년부터 과학 중점학교 지정 과학 중점과정 학생 대학 진학률 교내 인문계 학생보다 2배 높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자리한 휘경여고의 주변 여건은 좋다고 볼 수 없다.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른바 ‘혐오시설’로 불리는 서울보호관찰소가 있어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이전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휘경여고는 동대문구 일대에서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꼽힌다. 지난해 휘경여고 신입생 중에는 이곳에서 제법 먼 성북구의 월곡중이나 석관중 출신 학생들도 있었다. 통학 시간이 30분이 넘는 지역에서까지 휘경여고에 지원하는 것은 이곳이 창의적인 여성 과학인 육성을 주도하는 과학 중점학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과학 중점학교는 보통 일반고 과정에서 수학과 과학 수업 단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일반적인 30%보다 높은 학교를 말한다. 서울시내에만 21개가 있는데, 연간 50시간 이상의 과학 체험 활동을 해야 하고 수학과 과학을 일주일에 5~10시간 가르친다. 휘경여고가 과학 중점학교의 길을 택한 것은 2007년 쓰라린 경험을 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당시 휘경여고는 외고와 특목고가 휩쓸던 명문대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한 명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과학 중점과정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학력이 신장돼 입시 결과도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휘경여고는 과학 중점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급당 35명 내외의 과학 중점학급 2개 반을 개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2학년 때부터 ‘과학 중점과정’과 ‘일반과정’으로 구분해 과목들을 편성했다. 과학 중점과정은 1학년 때는 차이가 없다. 일반과정과 마찬가지로 물리Ⅰ, 과학교양 과정을 배운다. 2학년이 되면 과학 중점과정에서는 화학Ⅰ과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생명과학실험, 지구과학실험, 과학융합 등을 배운다. 반면 일반과정은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만 배운다. 3학년에 올라가서도 과학 중점과정은 물리Ⅱ와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경제 등을 공부하지만 일반과정 학생은 물리Ⅱ, 화학Ⅱ중 한 과목을 선택하고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를 이수하게 된다. 학교는 과학에 중점을 둔 교육과정 편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창의력 및 과학적 재능을 갖춘 엔지니어나 연구원 등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휘경여고에서는 올해 6명의 서울대 합격생 중 3명이 기계공학과 지구환경과학, 건설환경공학부에 들어갔다. 연세대 역시 19명의 합격생 중 이과계열이 9명에 이른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에도 꾸준히 합격생을 내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과학 중점과정 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인문계보다 두 배가량 높다는 점이다. 3학년 진학 담당 이수진 교사는 11일 “과학 중점과정을 거치는 학생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이 80%에 이른 반도 있다”며 “예를 들어 문과 1학급에서 15명 정도가 서울 소재 대학에 들어간다고 볼 때 과학 중점과정 학급은 30명가량이 서울 소재 대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진학률이 높다는 소문이 나니 자연스럽게 과학 중점과정을 지망하는 학생이 몰린다. 이 때문에 휘경여고는 당초 2개 학급이던 과학 중점과정을 현재 2학년 학생부터는 3개로 늘렸다. 최근 휘경여고는 과학영재학급, 과학캠프, 탐구학습, 비교과 체험 활동 등 과학 중점학교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5년마다 이뤄지는 교육부 평가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1~2학년 20명씩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요탐구학습반을 개설해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과학 현상을 이해하는 공부를 강화했다. 수요 과학탐구 학습반의 경우 1~2학년 과학 중점과정 희망 학생에게 테마별로 과학탐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학년 김미승(17)양은 “과학은 물론 수학을 좋아해 친구들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전국 100개 여행지의 최단거리를 구하는 방법을 놓고 확률이 아닌 빅데이터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양은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라며 “기계적인 역할 외에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산업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가 개설한 다양한 비교과 체험 활동은 대학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황윤식 교감은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과목의 학습 기회 제공과 비교과 체험 활동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대학에서 한때 심층면접을 중요시할 때 우리 졸업생이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80개에 이르는 자율동아리 중에서도 ‘과학과 수학의 매미들’, ‘물화일체’ 등 다양한 과학 관련 자율동아리가 학술발표회까지 개최했다.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니 이런 것이 자기소개서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앞둔 3학년 이유경(18)양은 “자율동아리에서 항산화물질 관련 연구를 친구들과 함께했다”며 “이때 소논문 쓰기 등을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수진 교사는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을 높이면 아무래도 재수생보다 재학생의 진학률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 학교는 과학 중점이라는 분야의 틈새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그 아픈 바다를 지키며… 인양 지켜보는 아빠들

    그 아픈 바다를 지키며… 인양 지켜보는 아빠들

    코를 찌르는 포르말린 냄새로 숨이 막히고, 자원봉사하겠다고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팽목항은 2년 전과 달리 고즈넉했다. 진도 동거차도에는 중국 다리호의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오는 16일 2주년이다. 실종자 9명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진실 규명의 열쇠가 있다고 유가족들이 믿는 세월호 선체 인양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선체 인양 현장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은 불신과 희망 사이에서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 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720일째인 지난 6~7일 진도 팽목항과 동거차도에서 ‘기억해야 할 세월호’를 찾아보았다. 세월호 관련 가족들이 머물렀던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30㎞ 구간은 만개한 벚꽃들로 화려했다. 2년 전 설렘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여쁜 고등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처럼. 세월호 참사로 70일간 머물며 취재하던 팽목항의 모습은 낯설었다. 사건이 발생하자 하루 2400여명 모두 8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아 북적거리고, 100여개의 컨테이너가 긴급히 설치됐던 그 팽목항은 더이상 아니었다. 이제 10여개의 임시 숙소만 휑하니 남아 있다. 유가족들이 두려워하듯이 이대로 잊혀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잡함이 생겼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의 봄이 찾아왔지만, 유가족들의 마음은 ‘겨울공화국’이다. 지난 6일 우선 팽목항에서 8개 섬을 거쳐 3시간 만에 동거차도에 도착했다. 차가운 비바람이 쏟아졌다. 이 섬에는 유가족들이 머무는 마을 뒷산 ‘보퉁굴잔등산’이 있다. 방파제에서 30여분 거리, 해발 138m이지만 경사가 심하고 꾸불꾸불해 오르기가 쉽지는 않다. 100여개의 노란 리본이 나뭇가지에 나부끼는 길목에는 붉은 동백꽃들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이 동거차도 뒷산에서 병풍도 근처에서 벌어지는 세월호 인양 작업을 가장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 중국 상하이 샐비지 소속 센첸호와 덕의호 등 4척과 현대 보령호 등은 태풍이 오기 전인 오는 7월까지 인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 하단에 24개의 철제 빔을 설치해 1만t급 크레인으로 2㎞ 밖 안전지대로 끌어올린 뒤 부양장비 플로팅 도크에 장착, 목포 신항으로 이동해 인양을 종료한다. ●동거차도 뒷산 움막에 지게 2개로 식량 운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부모들은 지난 9월부터 3~4명 단위로 11개 팀을 구성해 동거차도 뒷산에서 일주일씩 교대로 지켜본다. 사건 당시 한 방송국이 촬영 장소로 만든 철근 골조에 유가족들이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2주일 전에 서울 하우징 회사와 교회 목사의 도움으로 2개를 더 만들었다. 지게 2개로 식량을 져 나른다. 3평 남짓의 움막에는 캐논 800㎜ 줌 카메라가 정착돼 있다. 정부 측이 작업 중인 중국인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안전 문제가 있다며 유가족들의 참관을 외면하자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A4 용지 크기로 매일 작업 현황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장 상황과 특이 사항 등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기록한다. 이날은 아들을 잃은 2학년 4반 학부모 3명이 비바람 속에서 작업 현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직선거리로 2.8㎞ 떨어져 있다. 성호군 아버지 최경덕(46)씨는 “작업 진행 상황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선상에서 이뤄지는 일들과 비교하고자 일지를 작성하고 있다”며 “정부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면 이런 헛일을 하지 않을 텐데 투명하지 않은 일 처리로 불신만 심어 주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순천 매산고를 다니다 회사 일 때문에 아들이 단원고로 전학했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최씨. 그는 “사건 당시 10시 7분 엄마에게 ‘꼭 살아서 돌아올게요’ 하고 문자를 보낸 외아들이었는데…. 집이 적막해 들어갈 수 없고 정신도 오락가락하고 감정 기복도 심해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다”면서 “선체 인양도 수색의 방법이라 해서 믿고 따랐는데 범정부대책본부도 철수하고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 등 2년 동안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그림 실력을 보인 하용군의 아버지 빈우종(46)씨는 “우리나라가 고작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뿐”이라며 “좋은 사람들이 이번 4·13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명한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용군의 작품 21점은 지난달 3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2개월간 전북도교육청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강병길(49)씨는 “아들 친구는 아빠가 무조건 나오라고 해서 목숨을 건졌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허망하게 보낸 아들을 다음에 만날 때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울먹였다. 동거차도에는 35가구 100여명이 거주한다. 사건 당시 수색 작업으로 수개월간 밤마다 조명탄이 터지자 마을 주민들은 불면증과 화약 냄새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그래도 모두 유가족들을 살갑게 대한다. 미역 양식장 그물에 걸린 학생을 발견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린 이옥영(49)씨는 유가족들이 항상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집을 개방했다. 유가족들이 ‘동네 형님’으로 부른다. 동거차도 어민들도 아직 보상을 받지 못했다. 턱없이 적은 보상금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소송도 벌이고 있다. 이장 임모(53)씨는 “보상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에 미움을 받을 것 같아 말은 못 하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 유가족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부부 720일간 빠짐없이 현장 찾아 7일 도착한 진도 팽목항의 분향소에는 권오복(62)씨와 조남성(54)·이금희(47)씨 부부가 힘없이 앉아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720일 동안 단 하루도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 권씨는 동생과 조카를, 조씨 부부는 단원고 학생이던 딸 은화양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들의 꿈은 시신을 어서 찾아 ‘실종자 가족’이 아니라 ‘유가족’ 신분이 되는 것이다. 인양이 완료되면 실종자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과 간절한 바람이 있다. 조씨는 “중국이 우리보다 30년 앞서 있다는 인양 기술에 대한 명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공리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국민의 성원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힘을 모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이 가까워지자 4월 첫째 주말에는 팽목항을 200여명이 찾았다. 이만선(54·전주시)씨는 이날 “보고 싶다고 부모들이 쓴 글을 보고 울컥해지며 눈물이 났다”며 “슬프고 말도 안 되는 이런 일이 2년 동안 답보하고 있어 국가가 도대체 어떻게 돼 가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팽목항에서는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사건 2주년 추모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1주년 때는 남미 순방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해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고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꽃가루 날리는 봄…알레르기성 비염, 우울증 위험↑(연구)

    꽃가루 날리는 봄…알레르기성 비염, 우울증 위험↑(연구)

    꽃가루 날리는 봄철이 무르익고 있다. 이맘때면 많은 이들이 비염에 시달리며 몸과 마음 고생을 하곤 한다. 실제 영국에서만 한 해 1000만 명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곤혹을 치르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봄과 여름이면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한다. 이미 꽃가루 알레르기 걱정으로 잔뜩 긴장하는 이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일종으로 주로 식물의 개화기에 주로 나타나는 고초열 환자들은 노후에 심각한 우울증 또는 조울증 등을 앓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과 함께 나타나는 콧물, 눈물 등의 증상도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양밍국립대학 연구진은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부르기도 하는 고초열 청소년 환자 1만 명과 증상이 없는 3만 명을 대상으로 코호트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이 두 그룹을 약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청소년기에 고초열을 앓은 아이는 성인이 된 뒤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을 확률이 무려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몸 전체에 퍼져있는 혈관과 조직의 염증이 오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꽃가루에 반응하면서 뇌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알레르기 반응이 시작되면 뇌에서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대량 분비되는데, 일반적으로 면역체계의 이상신호와도 같은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은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부르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면서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낮은 정도의 염증 상태가 봄부터 여름까지 수개월 지속될 경우, 뇌에 영향을 미치면서 정신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 이와 유사하게, 2010년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연구진은 자살한 사람 중 알레르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고초열(꽃가루 알레르기)같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사람은 알레르기가 전혀 없는 사람에 비해 자살 확률이 30%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증상이 오래도록 지속될 경우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을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소염제나 항생제 등의 도움을 받아 증상을 완화시킨다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린이 약 이야기] 틱장애 있는 아동 ‘복용 금지’… 어지럼 호소하면 ‘약물 중단’

    ‘산만한 우리 아이, 병은 아닐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여러 차례 소개되다 보니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얌전하지 않으면 모두 ADHD라고 생각하고 아이와 병원에 가는 부모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3년 ADHD 진료 환자 수는 5만 8000여명으로, 2009년 이후 연평균 2.9%씩 증가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심각한 문제다. ADHD 아이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증상은 주의력 부족과 과잉 행동, 충동적 행동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을 보인다고 모두 ADHD라고 할 순 없다.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또래 아이보다 이런 경향이 뚜렷하고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며 환경을 바꿨을 때 증상이 개선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ADHD는 먼저 약물로 치료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약물은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 ‘아토목세틴염산염’, ‘클로니딘염산염’이며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은 가장 잘 알려진 ADHD 치료 약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을 세포 사이에 더 오래 머물게 해 신경 간 신호 전달 자극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도파민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도파민 불균형에 의한 투렛증후군 또는 운동성 틱 장애가 있는 환자는 복용해선 안 된다. ‘아토목세틴염산염’은 아드레날린에만 작용해 틱 장애 환자도 복용할 수 있다. 약물치료 중에는 아이의 생활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두통, 어지럼, 식욕 감퇴, 불면증 등의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ADHD는 약물로 완치할 수 없다. 상담, 교육, 놀이치료 등을 병행하고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도록 도와줘야 한다. 정신과를 방문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미루면 집중력 장애, 학습 능력 저하, 심하면 우울장애가 올 수도 있다. 따라서 혼자 고민하기보다 먼저 의사와 상의하고 치료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집에서 힐링을

    집에서 힐링을

    간편하게 키울 수 있는 ‘씨드볼’ 등 집 꾸미기 열풍에 덩달아 인기 옥션 1분기 미니 화분 판매 두배↑ “작전은 인적이 끊기는 새벽 1시를 기해 단행한다. 지형지물을 미리 숙지하고 비밀 작전임을 명심하라. 작전이 노출되면 손에 든 (씨앗) 폭탄을 던지고 도주하라.” 2004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게릴라 가드닝’은 콘크리트 도시 한편의 버려진 땅에 몰래 꽃나무를 심은 데서 유래했다. 십여년 뒤 건국대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자발적으로 식재한 게 국내 ‘게릴라 가드닝’의 시초가 됐다. ‘게릴라 가드닝’은 황폐화된 도시를 향한 일종의 저항운동이지만 공동체를 교란시키기 보다 이웃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쪽으로 귀결되곤 했다. 게릴라전이 단행된 며칠 뒤 알록달록 새순이 피어난 땅을 체험한 시민들이 게릴라들을 지지하고 가드닝에 동참, 콘크리트를 무색하게 만드는 ‘식물의 힘’을 키우는 일이 반복돼서다. 올해 들어 ‘식물의 급습’은 집 안 곳곳을 향하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은 올해 1분기 미니 화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고 10일 집계했다. 같은 기간 식물·난·분재용품 판매량은 10%, 공기정화식물 판매량은 35%, 분재 판매량은 32%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집 꾸미기 열풍에 힘입어 원예 수요가 반등하는 기미다. ●침실엔 어두운 곳서도 잘 크는 관엽식물 까사미아가 이달 초 열린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선보여 인파를 모은 ‘도심 속 생활정원’ 전시는 흙이 없는 도시에서 화분이나 가든 퍼니처만으로 도시형 실내외 생활정원을 만들 기반이 갖춰져 있음을 증명해 냈다. 전시에서 까사미아는 집 안 공간별 가드닝을 구현했다. ●화장실엔 공기정화식물·부엌엔 허브 집 안에서 가장 환한 공간인 거실에서 흙에 심지 않아도 공기 중 수분과 유기물을 통해 잘 자라는 에어플랜트(틸란드시아)로 작은 정원을 연출한다면 비교적 어두운 공간인 침실에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 자라는, 잎이 큰 관엽식물을 배치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공기정화식물을, 부엌에서 채소와 허브를 키울 수 있다. 집 안 곳곳에 식물을 두었을 때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연구팀은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원예 치료를 한 결과 자아를 존중할 때의 느낌인 자아통합감이 증가했다”거나 “상추 기르기 활동을 한 어린이들의 관찰 능력과 통합적 사고 능력이 증진됐다”는 실증 연구 결과를 한국원예학회에 여러 차례 보고했다. 그런데 잘 가꾸면 좋은 줄 알면서도 막상 식물 재배를 시작하는 데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많다. 한 화훼인은 “씨앗을 화분 맨 밑바닥에 두고 흙을 덮거나 씨앗을 심은 뒤 충분히 기다리지 않은 채 3~4일 후 전화해 싹이 나지 않는다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도시에 산 탓에 식물 재배법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기술적인 어려움을 덜어 줄 다양한 원예 용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배경은 이처럼 ‘원예 문외한’이 증가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또 한편으로 ‘도시에서 노동력을 최소화한 채 식물을 기른다’는 도시농업의 지향점 역시 이색 원예용품 발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모세관 현상 이용한 ‘멀티 화분’도 눈길 공간앤정원의 ‘멀티 화분’은 직장인들이 식물을 재배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물 관리’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2011년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전수받아 진화시킨 제품인 멀티 화분은 투명한 용기의 화분 아래 별도 물통을 단 형태다. 가느다란 천의 섬유가 물을 빨아올리는 ‘모세관 현상’의 원리를 활용해 흙이 마를 새 없이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채택했다. 멀티 화분의 한쪽 면에는 자석이 있어 거울, 냉장고, 파티션 등에 붙일 수 있다. 권순동 공간앤정원 대표는 “눈높이 벽면에 식물을 붙여 두면 공간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틔움의 ‘씨드볼’은 원예의 첫 단계인 ‘싹 틔우기’의 고민을 덜어 준 상품이다. 허브, 방울토마토, 봉선화, 메리골드, 나팔꽃 등 다양한 씨앗을 배양토와 섞어 빚어 직경 2㎝ 형태의 볼 형태로 만든 씨드볼을 흙 위에 두고 물을 주면 초보자나 어린이도 손쉽게 싹을 틔울 수 있다. 유계림 틔움 대표는 “미국 대농장에서 파종할 때 씨앗과 배양토를 섞은 ‘씨앗 폭탄’을 공중에서 뿌려 싹을 틔우는 데서 착안, 씨드볼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판매 중”이라면서 “버려지는 테이크아웃 컵을 화분 삼아 손쉽게 식물을 재배하거나 씨드볼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깃발을 꽂아 선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필에 씨앗캡슐 붙인 ‘꿈쟁이 연필’도 올해 식목일을 전후해 옥션에서 인기를 끈 ‘꿈쟁이 명화씨앗연필’은 연필에 씨앗캡슐을 붙여 연필을 쓴 뒤 씨앗을 심는 도구로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몽당연필의 꽁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비스듬히 기울여 심으면 캡슐이 녹아 방울토마토, 봉선화, 허브바질 등의 씨앗이 발아한다. 독일 인팜이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개발해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마이크로가든’은 실내에서 손쉽게 새싹채소를 개발할 수 있는 키트다. 종이컵 3컵(500㏄) 분량의 끓인 물과 우뭇가사리 가루를 섞고 식힌 다음 동봉된 무, 겨자, 루콜라, 콜라비 씨앗을 뿌린 뒤 기다리면 된다. 마이크로가든의 아이디어에 감명받아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설립, 마이크로가든 국내 판매를 시작한 토워드퓨처의 가재우 대표는 “마이크로가든은 실내에서 물을 보충하지 않고 새싹과 뿌리가 자라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예쁜 디자인의 신개념 새싹 재배 방식”이라면서 “새싹 재배 과정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식물 재배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을 뜨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소개했다. 식물을 재배하며 아파트 안 작은 공간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깨닫고, 작은 씨앗이 생명을 키워내는 과정을 관찰하며 스스로의 성장 욕구를 가다듬는 것이야말로 식물 재배 수요를 키우는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탐라 속 허파 탐나는 그 숲

    [명인·명물을 찾아서] 탐라 속 허파 탐나는 그 숲

    ‘제주 곶자왈을 아시나요? 곶자왈은 화산이 폭발하면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 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수풀 등이 엉켜 있는 제주의 독특한 숲을 말한다. 제주 말로 수풀을 뜻하는 ‘곶’과 자갈이나 바위 같은 암석 덩어리를 뜻하는 ‘자왈’의 합성어다. ●해발 200~400m 중산간 지역에 넓게 분포 곶자왈은 토양의 발달이 빈약하고 크고 작은 암괴들이 매우 두껍게 쌓여 있어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돼 제주의 생명수인 맑은 지하수를 함양한다. 곶자왈은 제주 동부와 서부, 북부 지역 해발 200~400m 중산간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제주 서부의 한경·안덕 곶자왈, 애월 곶자왈, 동부의 조천·함덕 곶자왈, 구좌·성산 곶자왈을 제주의 4대 곶자왈 지대라 한다. 곶자왈은 과거에는 경작할 수 없어 개발로부터 격리돼 버려진 땅으로 존재했지만 개발 바람이 한창인 요즘 제주가 보존해야 할 자연 환경적 가치가 높아졌다. 곶자왈에는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존한다. 곶자왈은 기후적으로 난대 중부에서 온대 남부에 해당하는 지역이지만 난대 남부나 심지어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천량금을 비롯해 탐라암고사리, 주름고사리, 개톱날고사리 등 남방계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 곶자왈에는 한라산 표고 1000m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 좀고사리를 비롯해 우리나라 최북단 두만강이나 압록강에까지 서식하는 골고사리, 큰지네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이 군락을 이룬다. 곶자왈 중에는 함몰지와 함몰지 사이에 동굴이 연결되거나 지하 깊은 곳까지 암반층이 연결돼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지질 및 지형적 특성으로 주변의 외부 온도와는 달리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숲을 유지하는 미기후 환경으로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생한다. 곶자왈에서 자라는 나무의 뿌리는 기이한 형상을 보인다. 공중습도는 높지만 표토층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나무 씨앗은 바위틈에서 싹이 트고 심지어 바위 위에서 발아하기도 한다. 나무들은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고, 특히 발아한 나무는 토양으로 더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 길게 발달한 덕분에 뿌리가 바위 사이에 드러나 있다. 천선과나무, 팽나무, 때죽나무 등의 고목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곶자왈은 선태식물과 양치식물의 보고다. 제주고사리삼, 큰톱지네고사리, 큰개관중, 탐라암고사리, 큰우단일엽, 창고사리 등 10여 종에 이른다. 곶자왈 숲은 종가시나무를 중심으로 구실잣밤나무, 녹나무, 아왜나무, 샌들나무, 동백나무 등이 섞여 있는 상록활엽수림과 때죽나무를 중심으로 팽나무, 단풍나무, 산유자나무, 예덕나무, 무환자나무 등이 자라는 낙엽활엽수림으로 형성돼 있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인 곶자왈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한다. 곶자왈의 울창한 숲에는 섬휘파람새, 직박구리 등의 제주 텃새뿐만 아니라 긴꼬리딱새, 팔색조 등 희귀 철새들이 번식하고 월동하기도 한다. ●작년 7월 문 연 곶자왈공원, 생태 여행 명소로 제주 곶자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곶자왈도립공원은 생태 여행 명소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곶자왈공원은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 구억리, 보성리 일대 154만 6757㎡ 곶자왈에 조성됐다. 광활한 곶자왈 숲에는 5개의 트레일이 조성됐다. 한수기오름 입구에서 우마 급수장으로 이어지는 테우리길(1.5㎞, 30분 소요)과 마을 주민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었던 한수기길(0.9㎞, 20분 소요), 마을 주민들이 목장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빌레길(1.5㎞, 30분 소요), 신평리 공동목장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오찬이길(1.5㎞, 30분 소요), 원형 그대로의 곶자왈 특이 지형의 험난한 가시낭길(1.1㎞ 25분 소요) 등이 있다. 이들 5개 트레일 코스는 탐방 주제별로 A, B, C코스로 나뉜다. A코스는 개가시나무, 애기뿔소똥구리, 팔색조 등의 멸종 위기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오찬이길과 숯을 굽던 장소(숯굽제), 우마 급수장 등이 있는 빌레길로 구성된 생태 학습, 문화유산 탐방 코스다. B코스는 생태 학습과 지질 학습, 치유 명상 탐방 코스다. 오찬이길에서는 남대림과 온대림이 공존하는 곶자왈의 생태 학습을, 한수기길에서는 용암 및 화산 지형 관찰을 통해 지질 학습을 할 수 있다. 또 테우리길에서는 풍욕, 산림욕 등을 즐길 수 있다. C코스는 전문가 코스다. 치유와 명상의 테우리길과 문화유산이 있는 빌레길, 주민들이 농사를 위해 만든 한수기길, 곶자왈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문가 코스인 가시낭길로 구성돼 있다. 곶자왈 숲 내에 탐방로와 휴게 쉼터 및 주차장 등이 들어선 2012년 12월 1단계 사업 완공에 이어 지난해 7월 탐방안내소, 곶자왈 전망대, 신평곶자왈 생태체험학교 등의 신축 2단계 사업을 완공했다. 공원 내에는 10m 내외 높이의 종가시나무가 높은 밀도로 서식하고 있고 녹나무 등 상록수가 울창하게 뻗어 있어 사계절 늘 푸름을 간직한다. 특히 제주에 분포한 개가시나무 대부분이 이곳 곶자왈에 분포돼 있다. 신평곶자왈 생태체험학교는 신평리 폐교(옛 보성초등학교 신평분교장)를 활용한 것으로 생태학습관, 생태체험관 등을 운영한다. 곶자왈의 자연 생태 원형과 숯가마터, 움막, 노루텅 등 곶자왈 생활 유적을 2000㎡ 규모로 조성해 곶자왈 내 자연 생태 및 인문 환경을 학습할 수 있다. 탐방은 곶자왈 용암숲 내부가 일찍 어두워짐에 따라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있어 오후 4시까지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 ●숲의 생명력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올레길도 제주 올레 14-1코스는 곶자왈 숲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길이다. 한경면 저지마을~강정동산~저지곶자왈~문도지오름 정상~오설록~청수곶자왈~무릉곶자왈~인향 버스정거장으로 이어지는 17㎞ 곶자왈 올레길로 5~6시간이 걸린다. 저지마을을 떠난 길은 밭 사이로 이어지다 이내 숲으로 들어선다. 말들이 풀을 뜯는 문도지오름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봉긋봉긋 솟은 사방의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아래 야트막하게 펼쳐진 곶자왈은 마치 잘 정리된 정원과도 같이 고분고분해 보인다. 위에서 내려다보던 그 만만한 풍경은 곶자왈 안에 들어서는 순간 싹 잊혀진다. 곶자왈이 품고 있는 무성한 숲의 생명력이 온몸을 휘감는다. 곶자왈을 빠져나온 길은 녹차밭 사이를 지나며 잠시 숨을 고르다가 다시 곶자왈로 발길을 이끈다. 곶자왈에서 길을 잃을 우려가 있어 표식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코스 내에 민가가 없어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다니는 것이 좋다. 식당이나 상점도 없어 도시락과 물, 간식을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사단법인 제주 올레 안은주 사무국장은 “제주 중산간 개발 바람으로 장구한 시간 보존돼 온 곶자왈이 파헤쳐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이나 중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곶자왈은 제주가 가꾸고 보존해야 할 자연 자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열차 타고 해발 3,089m까지!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열차 타고 해발 3,089m까지!

    ●열차 타고 해발 3,089m까지!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 Gornergrat Bahn 25km에 달하는 유럽에서 가장 긴 스키 슬로프, 400km가 넘는 하이킹 트레일, 해발 3,883m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 알프스의 특별한 마을 체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들이다. 여기에 1898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고르너그라트의 기록도 빠트리면 안 된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전기 톱니바퀴 열차인 고르너그라트. 선로 사이에 깔린 톱니바퀴 위를 서서히 달려 ‘알프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마테호른 앞까지 데려다 준다. 유유자적 눈 구경하며 오른 해발 3,089m.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열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척 올린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곳이 있다. 발레Valais주에 있는 체르마트Zermatt가 그런 곳이다. 싱싱한 에너지가 넘치고 달달한 공기가 흐른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공기도 깨끗하다. 스키만큼 좋은 아프레 스키 해발 4,000m가 넘는 거대한 봉우리 사이에 아기처럼 폭 안겨 있는 체르마트. 알프스의 속살을 만나러 떠나는 관문이자 베이스캠프다. 삼각형 모양의 토블론 초콜릿과 파라마운트사의 영화에서 보던 마테호른Mattehorn도 체르마트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체르마트는 1년 365일 만년설로 덮여 있다. 그러니 겨울이면 오죽할까. 유럽에서 가장 넓은 스키 지역을 보유하고 있어 수많은 국가대표 스키팀들이 훈련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전문가뿐만이 아니다. 고르너그라트와 마테호른, 로트호른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데, 이곳의 스키 슬로프 길이를 합하면 360km가 넘는다. 스위스 동서간 거리인 346km보다도 길다. 스키를 타고 국경도 훌쩍 지난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눈길을 가르며 스키를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갈 수 있다. 체르마트에서는 스키 외에도 다양한 겨울 스포츠들을 경험할 수 있다. 설원을 가르는 크로스컨트리나 스노슈, 겨울철 하이킹, 좁고 긴 썰매인 토보건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헬리콥터에서 내려 산꼭대기에서부터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헬리스킹도 있다. 체르마트는 ‘아프레 스키Apres ski’로도 유명하다. 아프레 스키란 스키를 타고 난 후에 즐길 만한 것들을 말하는데, 체르마트에는 스파나 클럽,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등이 많아 스키 후에도 다채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체르마트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마테호른 박물관이다. 1865년 7월14일 마테호른 정상을 처음으로 밟은 영국 등반가 에드워드 윔퍼에 대한 자료를 비롯해 마테호른 등반 역사, 이 지역의 생태계에 대한 자료들을 담고 있다. 체르마트의 옛 모습이 궁금하다면, 힌터도르프Hinterdorf 골목도 잊지 말고 찾아보자. 돌로 탄탄하게 지지대를 만들고 그 위에 통나무 집을 얹은 모양이 재미있다. 체르마트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로도 유명하다. 자동차는 가지고 오더라도 체르마트에서 5km 떨어진 테쉬마을에 세워 놓아야 한다. 환경을 위해 체르마트 안에는 앙증맞은 전기차만 다닌다. 택시도 버스도 전기차다. 속도는 30km 이하. 세상에서 가장 느린 택시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1억원을 호가한다. 전기차만 가능한 환경은 알프스를 공해로부터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에서 만들어진 것. 그래서 더 놀랍다. 마테호른으로 화룡점정 체르마트 기차역 건너편에 있는 고르너그라트역. 기차를 타러 들어가니 체르마트의 마스코트인 월리Wolli가 맞아 준다. 기차역에는 ‘출발점’이라는 표시가 한글부터 수십 가지의 언어로 적혀 있다. 열차의 배차 간격은 24분으로 핀델바흐Findelbach, 리펠알프Riffelap 등 5개 역을 지나 해발 3,089m인 고르너그라트역까지 달린다. 겨울 기차여행의 관건은 날씨. 열차를 타면 꺾어질 때마다 마테호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부푼 기대를 안고 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풍경은 한가지였다. 눈만 끝없이 쏟아져 내렸다. 고르너그라트를 오르며 ‘알프스의 여왕’ 마테호른을 만나고 여행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은 눈에 덮여 버렸다. 좀 더 높은 곳에 가면 마테호른을 볼 수 있을까? 고르너그라트에서 서둘러 내려와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로 향했다. 푸리Furi에서 곤돌라를 갈아탄 후, 트로케너 스테그Trockener steg에서 빨간색의 마테호른 파라다이스 케이블카에 올랐다. 높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빙하세계가 나타났다. 바람이 결을 만들어 놓은 눈 평원은 하얀 사막을 보는 것만 같다. 유리창 너머 풍경에 빠져 있을 때, 옆에서 ‘오마이갓’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갑자기 마테호른이 모습을 드러낸 것.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조용했던 케이블카 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도도하게 서 있는 마테호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케이블카가 멈춘 곳은 ‘작은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클레인 마테호른의 꼭대기. 온도계는 영하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계도 세계도 꽁꽁 얼어붙었다.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마테호른의 카리스마에 보는 이도 함께 얼어붙었다. 오른쪽에는 신들이 살 것 같은 알프스의 영험한 봉우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었다. 마테호른을 보고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 온몸에 흐른 전율이 가라앉을 즈음 두 손을 모았다. 스위스를 여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솜사탕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했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 www.gornergratbahn.ch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fo Zurich Navigation | 취리히에서 체르마트까지는 기차로 3시간 30분 걸린다. Food | 산악지방에서는 치즈를 많이 먹는다. 치즈를 불에 녹인 후 칼로 살짝 긁어서 감자를 곁들여 먹는 라클렛Raclette과 가늘게 채친 감자를 감자전처럼 만든 뢰슈티Rosti를 많이 먹는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초콜릿 가루인 오보말타인Ovomaltine을 우유에 뿌려 먹는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오보’라고 주문하면 된다. Restaurant |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레스토랑 3,883m에 위치한 친환경 건축물로 유명하다. 태양 에너지 패널을 설치해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성, 사용한다. 간단한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디자인 업체가 만든 투명 마테호른 잔도 볼 수 있다. Info Center | 체르마트역 바로 옆에 있다. 지도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르너그라트역도 대각선에 있어 찾기 쉽다. www.zermatt.ch 인기 있는 취리히 공항 이착륙 전망대 취리히 공항은 스위스 여행의 관문이다. 비행기를 갈아탈 때 여유가 있거나 비행기에 관심이 있다면 취리히 공항의 이착륙 전망대를 찾아보자. 비행기 활주로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비행기가 힘차게 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 또 모형 비행기와 미끄럼틀 등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운이 좋으면, 착륙을 마치고 손을 흔들어 주는 친절한 파일럿을 만날 수도 있다. 취리히 공항 B동에 위치해 있으며, 체크인 2 라운지 옆으로 가면 된다. 입장료는 성인 CHF5. www.flughafen-zuerich.ch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건강을 부탁해] 가장 효과 큰 ‘손씻기 방법’이란?

    [건강을 부탁해] 가장 효과 큰 ‘손씻기 방법’이란?

    손씻기라고 하면 대부분 손에 물을 적신 뒤 비누나 세정제를 바르고 나서 20초 정도 거품이 날 정도로 문지른 뒤 다시 물로 씻어내는 방법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사실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제 과학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고 있는 ‘6단계 손씻기’ 방법이 기존 3단계 방법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6단계 손씻기를 한 뒤 손에 남은 세균수가 3단계 손씻기를 한 것보다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과 싱가포르 공동 연구진은 일반인보다 훨씬 손씻기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내과 의사 42명과 간호사 78명이 환자의 진료를 마친 뒤 알코올 기반의 손 세정제와 물을 사용해 닦아낸 각 손을 정밀 관찰했다. 그 결과, 미생물학적으로 6단계 손씻기(3.28에서 2.58)가 3단계 손씻기(3.08에서 2.88)보다 효과가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6단계 손씻기는 단계가 많은 만큰 소요 시간이 평균 42.5초가 걸렸다. 이는 3단계 손씻기의 소요 시간인 평균 35초보다 약 25% 더 오래 걸린 것. 연구를 이끈 영국 글래스고 칼레도니언 대학의 자키 라일리 박사는 “부수적이지만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6단계 손씻기를 준수하는 사람이 적었다는 것”이라면서 “참가자들 앞에 6단계 손씻기에 관한 지침이 쓰여 있어도 65%만이 그 절차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결과는 앞으로 6단계 손씻기에 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도록 해 6단계 손씻기 지침을 준수하는 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손이 눈에 띄게 더러우면 비누나 손 세정제를 사용하고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알코올 성분의 손 소독제를 사용해도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손을 제대로 씻으려면 효과가 뛰어난 6단계 손씻기를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6단계 손씻기는 우선 손에 물을 충분히 묻힌 뒤 다시 손바닥에 충분한 양의 비누나 손 세정제를 바르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첫 단계는 손바닥끼리 충분히 문질러주는 것이다. 이어 오른쪽 손바닥을 왼손 등에 올리고 깍지를 낀 다음 위아래로 비벼준다. 이어 손을 바꿔 같은 작업을 해준다. 이번에는 손바닥을 마주 보게 깍지를 끼고 손가락을 비벼주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가락 등끼리 서로 맞댄 뒤 악수하듯 위아래로 비벼준다. 다섯 번째로는 왼쪽 손 엄지를 오른손으로 움켜쥐고 회전하면서 닦는다. 이는 다른 손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른 손가락 끝을 오므려 왼쪽 손바닥에 원을 그리며 닦아준다. 이 역시 다른 손도 똑같이 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라일리 박사는 “손씻기는 의료 감염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개입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관한 증거는 제한적”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의료 실선에 쓰이기 위한 효과적인 모범 사례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의료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의료 사고다. 그리고 대부분 국가가 이런 문제를 관찰하기 위한 감시 시스템이 부족하다. 의료 감염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으로 상당히 진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병원 245곳 중 1곳에서는 최소 1건의 의료 감염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감염관리 및 병원 역학’(Infection Control and Hospital Epidemiology) 최신호(4월7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위), NH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스 구름 속에서 태어나는 아기별

    가스 구름 속에서 태어나는 아기별

    태아가 어머니의 몸속에서 자라는 것처럼 별 역시 별을 잉태하는 가스 구름 속에서 태어난다. 성간 가스의 밀도가 높아지는 장소에서 중력에 의해 가스가 압축되어 충분한 압력과 온도가 갖춰지면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는 것이다. 태아가 여러 단계를 거쳐 성장하듯이 별 역시 여러 단계를 거치며 우리가 매일 보는 태양 같은 별로 성장하게 된다. 지구에서 450광년 떨어진 위치에는 L1551이라는 이름의 성운이 존재한다. 이 성운의 짙은 가스 구름 속에는 L1551 IRS 5라고 불리는 아기별이 존재한다. 정확히 말하면 쌍둥이인데, 이를 1979년부터 관측해왔던 천문학자 말콤 프리드룬드(Malcolm Fridlund)에 의하면 하나는 태양 같은 별이 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보다 작은 적색왜성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한다. 사실 가스에서 별이 생성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과정을 모두 한 장소에서 관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별은 태아 단계에서도 수백만에서 수천만 년의 시간을 보낸다. 인간의 짧은 삶으로는 관측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실제로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탄생 과정에 있는 여러 별을 관찰해서 그 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L1551 IRS 5는 태어난 지 불과 50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어린 별로 주변에 있는 가스와 먼지 구름 때문에 상세한 관측이 어렵다. 하지만 이미 중심부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어 주변으로 가스를 뿜어내고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바로 이렇게 뿜어내는 가스와 그 주변의 충격파로 이를 허비그-하로 천체(Herbig-Haro objects)라고 부른다. 마치 초음파로 태아를 관찰하는 것처럼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통해 새로 태어난 별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다. L1551 IRS 5는 이 정도 나이에 있는 별 가운데서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것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많은 관측이 이뤄져 왔으며 앞으로도 탄생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계속 관측이 진행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단원 작품은 민생 취재하라는 정조 밀명의 산물

    단원 작품은 민생 취재하라는 정조 밀명의 산물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이재원 지음/살림/496쪽/2만원 조선왕조실록에 단 3줄의 기록만 전할 뿐이지만 조선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단원 김홍도(1745~1806)의 그림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김홍도는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왕의 초상을 세 번이나 그렸지만 용안을 그리는 영예로운 ‘어용화사’는 아니었다. 정조는 김홍도에게 다른 도화서 화원과 달리 한 가지 명을 내린다. “단원, 네 붓 끝에 내 꿈을 실어도 되겠느냐.” 바로 백성들의 삶을 밀착 취재하고 그림으로 그려 국정 참고 자료로 쓰고, 정조의 눈과 귀 역할을 하라는 어명이었다는 게 저자가 팩션으로 복원시킨 퍼즐의 한 조각이다. 김홍도는 실제로 정조의 가장 의미 있는 일상들을 그리며 정조의 역사를 기록했다. 1765년 세손 정조의 간청에 영조 즉위 40주년을 기념한 수작연희 의궤인 ‘경현당수작도’(景賢堂授爵圖) 병풍을 그렸고, 1795년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성으로 옮기는 행사를 진두지휘하며 ‘반차도’(班次圖)를 남겼다. 저자는 김홍도뿐 아니라 당대에 활약한 스승 강세황을 비롯해 개혁을 추진하며 정조 곁을 지킨 채제공과 군신의 의리를 보여준 정약용, 예술가 장혼과 김응환 등과의 인연도 씨줄과 날줄로 엮어냈다. 저자는 “뜻하지 않게 인연이 된 한 장의 ‘아집도’를 통해 새로운 인문학에 물꼬가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단원의 ‘징각아집도’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경상도 관찰사 이병모의 관사인 징청각에서 열렸던 아회를 화폭에 담은 것으로 그동안 존재만 알려졌을 뿐 그림의 행방은 묘연했다. 저자는 한 수집가로부터 알게 된 징각아집도 추정 그림을 책을 통해 처음 공개하고 진본 가능성을 연구 노트로 서술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日서 늘어나는 ‘방사능 멧돼지’…천적 없는 ‘괴수’

    日서 늘어나는 ‘방사능 멧돼지’…천적 없는 ‘괴수’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일대에 방사능에 오염된 멧돼지들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타임지 등 외신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반경 20㎞ 범위로 설정된 격리지역에서 멧돼지들이 외부 간섭 없이 자유롭게 번식한 결과, 그 수가 크게 불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 내 멧돼지 개체수는 4년 전과 비교해 330% 가량 증가했으며, 총 1만 30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멧돼지 숫자가 끊임없이 불어나자 이들에 의한 인근 농가의 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원전사고 이후 이 지역에서 멧돼지에 의한 농가 피해 규모는 과거에 비해 두 배로 커졌으며 총 피해액은 약 17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멧돼지들이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많아져 공공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 상태에는 멧돼지의 수를 줄일 수 있는 천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국은 엽사들을 고용해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힘써왔다. 그러나 이렇게 사냥되는 수보다 번식으로 늘어나는 수가 더 많은 까닭에 전체 멧돼지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냥된 멧돼지의 사체 처리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본래 멧돼지 고기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멧돼지를 식용으로 삼기도 한다.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멧돼지들의 경우 이는 불가능하다. 이들은 원전 주변의 방사능 오염 식물들을 마음껏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해당지역 멧돼지의 고기에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의 300배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멧돼지들의 사체를 처리하기 위한 대규모 무덤이 인근의 니혼마쓰 시에 총 3군데 존재하며, 이들 시설은 각각 600마리의 멧돼지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해당 시설들은 거의 가득 찬 상태로, 당국은 추가로 발생한 멧돼지 시체를 처리할 장소 물색에 힘쓰고 있다. 이 지역에서 멧돼지를 사냥하고 있는 엽사 츠네오 사이토는 “조만간 지역 주민들에게 사유지를 내어달라고 요청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멧돼지들 스스로가 방사능에 의해 신체손상을 입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과학자들은 보다 작은 크기의 동식물의 경우 방사능에 의한 직접적 피해가 확인됐으며, 지렁이나 전나무의 경우엔 유전자 손상 및 돌연변이 또한 관찰됐다고 전했다. 사진=퍼블릭도메인(픽사베이)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속마음 ‘살짝’ 드러내면 호감도 ‘UP’! (연구)

    속마음 ‘살짝’ 드러내면 호감도 ‘UP’! (연구)

    인간은 '속내가 보이는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상대방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연구팀은 참가자들로 하여금 특정 여성들의 감정을 짐작하고 그들의 매력도를 평가하도록 하는 일련의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남녀로 구성된 참가자 그룹에게 여성 6명의 사진을 보여준 뒤, 해당 여성들에게서 느끼는 매력의 수준을 조사했다. 다음에는 여섯 여성들이 슬픔, 공포 등의 여러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는 영상들을 보여줬다. 그런 뒤 참가자들에게 영상 속에 나타난 여성들의 감정을 각자 추측해볼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자신의 추측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도 물어봤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여성들에게 느끼는 매력도가 변화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여기에는 영상 속 여성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지, 여성들이 각각 얼마나 이해심 많은 사람으로 보이는지, 혹은 그들이 타인의 말에 귀기울여줄 인물처럼 보이는지 등의 질문들이 포함됐다. 이렇듯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의식적인 호감을 조사하는 한편 무의식적 호감까지 측정해보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여성들의 사진을 모니터에 출력시킨 다음, 참가자들에게 ‘대화에 적합한 거리’라고 생각되는 수준까지 사진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이때, 참가자가 사진을 더 크게 확대할수록 해당 여성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 역시 큰 것으로 간주했다. 이런 일련의 실험결과 참가자들은 속내를 더 정확히 짐작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서 더욱 큰 매력을 느낀다는 점이 드러났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참가자들의 이러한 호감이 가장 매력적인 외양을 지닌 한 명의 인물에게 집중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호감의 차이는 어째서 나타난 것일까? 연구팀은 실험 중 참가자들의 두뇌를 스캔한 결과, 참가자가 상대 여성의 속내를 알아차렸다고 여기는 순간 두뇌의 특정 신경회로가 활성화되는 현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두뇌회로는 초콜릿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의 행동으로 기쁨을 얻을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상대의 생각을 알아맞혔다는 생각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꼈으며, 이러한 쾌감이 상대방에 대한 호감으로 인식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논문에서 연구팀은 “인간 의사소통에서는 간혹 음성언어 이외의 매개를 통해 상대를 이해할 필요가 발생한다”며 “사람들은 이러한 유형의 이해가 가능하다고 느껴지는 상대에 대해 더 많은 매력을 느낀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42] 너무 사소해서 문제인 ‘지방간’

    요즘처럼 건강검진이 일상화된 세상에서는 ‘몰라서 손을 못 쓰는 병’보다 ‘알고도 가볍게 여기다가 커진 병’이 더 많다. 대부분의 경우 질환 자체를 가볍게 여겨서 생기는 문제인데, 지방간도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지방간이란, 간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지 않는데, 간에 쌓인 지방이 이 수준을 넘어서면 진단 기준에 의해 지방간으로 분류된다. 한 사람의 전체적인 비만도가 기준을 넘으면 문제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너무 잘 먹고 산다’는 데 있다. 개개인의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음주 기회가 잦으며, 성인병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지방간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간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간염을 거쳐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가능성’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회사 건강검진을 시행한 뒤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의 질문을 받곤 하는데, 상당수는 지방간과 관련된 문의다. 그럴 때면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라”고 조언하지만 더러는 “술을 좀 줄여야 하는데…”라거나 “좀 쉬어줘야 하는데…”라며 ‘불가피한 상황론’으로 자신의 건강 문제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지방간 정도가 그리 큰 문제가 될까’ 하는 인식이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흘러 돌이키기 어렵게 상태가 나빠진 뒤에 “아, 예전의 그 지방간” 하고 탄식을 할 때는 너무 늦다. ●알코올성 지방간  이런 지방간은 크게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 그리고 비만·당뇨병·고지혈증이나 다른 약물 등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실 경우 지방 합성이 촉진되어 간에 쌓이는 데다 에너지 대사율은 크게 떨어지면서 생긴다. 또, 술을 마시면 발생하는 대사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지방간에 노출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지방간에 취약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사들은 이런 얘기도 한다. “간 건강을 생각한다면 간헐적인 폭음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음주 형태가 더 나쁘다”고. 이유가 있다. 폭음은 빈번하게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간이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술을 자주 마실 경우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이런 습관은 체내 영양 부족까지 초래, 훨씬 쉽게 간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술을 마시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방간에 노출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의료계에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모든 음주자는 지방간에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음주자의 90%에서 100%가 여기에 해당되니 ‘거의 모든 음주자’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렇게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면 이 가운데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10∼20%는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며,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40%가 다시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많은 소시민들이 ‘술 권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일과를 마친 저녁 무렵에 모여앉아 술 한 잔 마시는 여유 속에서 소시민의 애환을 털어내고 내일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설 위안을 얻지만, 그 소소한 위안에도 함정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위험인자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경계사항은 뭐라 해도 음주량이다. 음주량의 기준을 정해 마시는 것이 간 부담을 더는 첩경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남성은 1일 40g, 여성은 20g이 적정 음주량의 마지노선이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간이 손상을 입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알코올 10g을 섭취하게 되는 술의 양은 얼마나 될까. 소주(20도 기준)는 63cc, 맥주(4.5도 기준)는 300cc, 와인(13도 기준)은 100cc, 위스키(45도 기준)는 30cc 정도를 마시면 알코올 10g을 섭취하는 양이 된다. 쉽게 설명하면, 맥주는 한 캔, 소주 반 병, 위스키는 2∼3잔 정도 되는 양이다.  음주 습관도 중요하다. 간헐적으로 마시는 것보다는 매일 마시는 것이 더 안 좋다. 간이 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짧은 시간에 연거푸 들이키거나 안주를 먹지 않고 술만 마시거나, 폭탄주처럼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면 당연히 간 부담이 커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도 간질환 노출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크다고 봐야 한다. 오랜 시간, 간이 술에 시달렸다면 그만큼 손상 정도도 클 수밖에 없다.  더러는 독한 술, 이를테면 위스키나 보드카 종류가 간에 더 치명적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간에 대한 부담만을 생각한다면 술의 종류보다는 총 음주량이 더 중요하다. 간은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장기여서 술을 종류별로 감당하지 않고 알코올 총량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의 손상 정도가 더 심하다. 알코올 분해 효소의 차이도 있고, 또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술에 덜 익숙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비만하고, 담배까지 피운다면 간 손상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적정 음주량을 지키는 노력에 금연과 체중 조절을 함께 꾀해야 한다. 만약,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졌다면 음주가 곧 ‘독’이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내가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술을 마시면 10% 정도는 다른 경로를 거치지 않고 호흡이나 소변을 통해 바로 배출된다. 마신 술이 술 상태로 배설되는 셈이다. 나머지 90%는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아세트 알데히드로 바뀌고, 아세트 알데히드는 다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아세테이트로 변한다. 여기까지가 간에서 이뤄지는 알코올 대사에 해당한다.  아세테이트는 다시 지방산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데, 이 가운데 물은 소변으로, 이산화탄소는 호흡으로 배설되지만 지방산은 그렇게 배설되지 않고 다시 간에 쌓여 지방간이 된다. 바로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사실, 지방간은 술 좀 한다는 사람의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 문제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따끔 상복부가 불편하거나 까닭없이 피로감이 오기도 하지만 이런 증상을 두고 간의 문제라고 여겨 병원을 찾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술의 부작용에 둔감한 탓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단계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정상 회복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번쯤 자신의 간이 어떤 상태일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가장 간명한 방법은 자신의 알코올 섭취량을 따져보는 것이다. 흔히 술자리에서 나누는 얘기가 ‘주량’이다. “당신은 술을 얼마나 마시느냐”는 것인데, 이에 대한 대답 역시 알코올이 아닌 술이다. ‘소주 한 병’, ‘맥주 세 캔’, ‘위스키 반 병’ 등 모든 주량의 측정은 술의 양으로 얘기될 뿐 알코올의 양은 따로 셈하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술과 관련된 병원 문진에서는 술이 아니라 알코올 섭취량(g)을 따진다. 수식이 어렵지는 않다. 일단, 알코올 섭취량을 산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술의 종류를 따져야 한다. 크게, 소주·맥주·와인·위스키·막걸리 등으로만 구분하면 된다. 이를 ‘마신 술의 양(ml)×알코올 도수(%)×0.8’의 수식에 대입해서 얻은 값이 대략적인 알코올 섭취량이 된다. ‘0.8’은 부피(ml)를 질량(g)으로 환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일종의 상수이다.  물론 이런 알코올 섭취량 산출은 문진 차원이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와 CT(전산화 단층촬영)가 필요하며,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간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술도 안 마시는데 무슨 지방간?”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만이 가장 유력한 원인이지만 핏속의 지방질 농도가 높은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스테로이드 제제를 지나치게 사용해 나타나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심한 영양 결핍에 의해서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간혹 술을 즐기지 않는 지방간 환자 중에서 염증성 간염이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원인은 지방간과 유사하며, 지방 대사에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질환에 동반되는 사례가 많아 최근 들어 임상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지방간이 있으면서, 다른 간질환으로 발전하지 않은 초기 단계의 환자들 상당수가 외관상 아주 건강해 보인다는 점도 염두에 둘 법 하다. “멀쩡해 보이던데 왜 갑자기…”하는 반전의 충격은 주로 내부 장기의 문제 때문이지만, 특히 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도 비슷하다. 비만 단계의 사람들은 대체로 신색이 멀쩡하다 못해 건강해 보이기도 하다. 비만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사람이 더러 건강해 보이는 외관을 가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암이나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지방간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지방간은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원인을 치료함으로써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하지만 이런 치료적 접근을 마냥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고도비만과 지방간을 함께 가진 환자에게 “당신은 비만 상태만 벗어나면 지방간은 저절로 개선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환자로서는 이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 없을 것이다. 비만을 벗어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다.  음주가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어야 낫는다. 비만이 원인이라면 체중을 줄여야 하고, 당뇨병에 수반되어 생긴 지방간은 혈당을 충분히 잘 조절해야 한다. 또, 특정 약제가 지방간을 유발한다면 의사와 상의해 약제를 바꾸든지 아니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그런데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해 이런 일들이 쉽지 않다. 그러니 지방간이라고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간 나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요?”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신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간은 대부분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은 간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투여한다. 식이요법의 방향은 간단하다. 섭취 열량은 줄이기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및 신선한 야채를 중심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다.  흔히들 간이 나쁘면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지방간은 그렇지 않다. 잘 먹고, 잘 쉬다가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들이 많다. 잘 먹고, 잘 쉬어서 비만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줄창 쉬다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혈중 지질 농도가 높아져 지방간의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휴식과 보신’은 적어도 지방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특히 지방간이 있으면서 고지혈증이나 당뇨병·비만 등의 질병을 가졌다면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물론, 운동은 규칙적이고 계획적이어야 한다. 간염 등 다른 질환과 달리 지방간은 안정보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내 지방을 소진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방간을 사소하다고 여기는 한 지방간을 초래한 생활습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술이 원인인 지방간이라면 금주 수칙을 지키는 등의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지만, 습관화한 음주벽을 단번에 끊어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계속 술을 마시면 증상이 심해져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잠시 술을 멀리 하다가도 이내 술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곤 한다.  직업 상 술을 끊기가 어렵다면 일주일에 1∼2회 이하로 음주 횟수를 줄여야 한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지방간은 금주만으로도 빠르게 좋아져 식이요법을 겸한 금주를 시작해 4∼8주가 지나면 간에 쌓인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고, 3∼4개월 정도 금주하면 대부분 완치에 이른다. 물론, 지방간의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술을 마셔도 되지만 이 경우에도 다시 지방간이 쌓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비만 등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상태가 가벼운 경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 지방간염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어 체중 조절 및 지방간 관리가 중요하다. 당연히 스스로 노력해 비만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단단한 각오가 아니면 비만에서 벗어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수칙을 몰라서 건강을 해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 보다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항상 문제가 된다. 주변에 크고 작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사람이 적지 않지만, 더러는 바쁜 일상에 쫓겨 시간을 못 내기도 하고, 더러는 의지가 박약해 생각만 하다가 세월을 보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건강에는 금언이다. 건강 수칙을 머리 속에 담아두는 것만으로 건강이 좋아질 리가 없다. 지방간도 그렇다. 특히나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태가 아주 심각하게 발전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는 원래대로 건강을 돌이키기도 어렵고, 그럴 수 있다 해도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너무 자주 들어 사소하다고 여기기 쉬운 지방간, 살면서 한 번쯤 살펴 볼 필요가 있다.  jeshim@seoul.co.kr
  • [시론] 국민 행복의 조건, 좋은 국제뉴스/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국민 행복의 조건, 좋은 국제뉴스/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행복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선 먹고살 만한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부득이 더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남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아도 불행하다. 자신의 생각과 선호를 분명히 말하는 것은 기본이다. 환경의 변화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숙한 판단을 못 하면 제 발등을 찍거나 결국에는 남에게 이용당한다. 급작스레 위기를 맞더라도 편하게 도움을 청할 친구도 필요하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지만 ‘생명과 재산과 존엄’에 대한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국민 행복은 여전히 국가 책임이다. 약소국 국민이 굶주리고, 병들고, 피를 흘려도 강대국이 도와줄 의무는 없다. 행복의 조건 중의 하나가 부유하고 강한 나라에서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은 그래서 틀리지 않다. 국민은 그 대가로 세금을 내고, 노동을 하고, 국방의 의무를 감당한다.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국민 행복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선거와 여론을 통해 관련자들을 문책한다. 행복을 위해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몫이 있는 것처럼 국가 역시 비슷한 과제가 있다. 적절한 수준의 사회복지를 위해서는 우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노트북, 자동차와 첨단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와 팔 것이라곤 커피나 옥수수밖에 없는 국가는 다르다. 통신망, 도로망, 공중보건과 교육시설 등도 갖추어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과 기회의 균등 및 신뢰와 같은 시민의식은 당연하다. 국가이익에 관련된 변화를 제대로 관찰하고 종합하고 적절한 전략도 찾아야 한다. 국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잘못 알려졌거나 왜곡된 정보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국제뉴스는 여기에 개입한다. 인터넷 혁명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 국제뉴스는 더이상 특파원만 생산하지 않는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뉴스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져 나간다. 뉴스 접속 창구도 다양해졌다. 해당 언론사에 직접 접속하거나 번역된 뉴스도 많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제뉴스는 여전히 언론을 통해 ‘중재’된다. 관심이 많아도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은 한계가 있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굳이 인터넷을 돌아다닐 필요는 없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신뢰할 만한, 권위가 있는, 정교하게 가공된 뉴스’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다. 게다가 잘못 알려진 정보에도 침묵할 경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음에도 반박하지 않으면 인정하는 것으로 본다. 국제사회가 앞다퉈 24시간 영어 채널을 설립하고 제대로 된 국제뉴스를 수신하고 발신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2016년 한국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국제뉴스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를 단순 번역한다. 로이터, AP와 AFP 등 서방 통신사에만 주목한다. 외신도 소속 국가의 국익이나 여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무시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진실을 보여 주는 대신 정치적 입장에 맞는 뉴스만 골라서 전달한다.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전문적이고 품격 있는 국제뉴스를 위한 지원이 가능한 규모다. 뉴스 품질을 평가하고 더 좋은 뉴스를 권장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수 있다.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담론 경쟁을 위해 가칭 ‘Korea 24’와 같은 영어 매체를 설립할 실력과 기술이 있다. 공동체 차원에서 국제뉴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 내는 것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반복되는 핵 위기에서 보듯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우리의 관점을 내세우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경제발전과 민주화 등 국제사회와 나눌 수 있는 것도 많다. 우리를 대신해 외신이 이 역할을 해 줄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국가들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국제뉴스에 쏟아붓는 이유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성숙한 눈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국가의 미래는 암울하다.
  • [기고] 한·미동맹 더 강화시킨 키리졸브 연습/김형수 선문대안보연구소장·합참정책자문위원

    [기고] 한·미동맹 더 강화시킨 키리졸브 연습/김형수 선문대안보연구소장·합참정책자문위원

    한·미 키리졸브연습과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독수리 훈련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병력과 장비가 동원됐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남북 간에는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반발해 다양한 무력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된 이번 키리졸브연습을 참관하면서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태세와 연합방위 능력이 한층 강화돼 과거와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탄두를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모의시험을 벌이며 가까운 시기에 5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미가 강도 높은 연합연습을 실시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또한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한·미 두 나라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한국군 30만명과 한·미 해병 1만 7000명 등의 병력과 미국의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 등이 참가해 역대 한·미 연합훈련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B52 폭격기, 스텔스 F22 전투기, 핵잠수함 등 최신예 전략자산을 한국에 신속히 전개했다. 미국 본토에서 북한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두 번에 걸친 시험 발사를 통해 북한에 초강경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키리졸브훈련에 한·미 양국군 이외에 최초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200명 규모의 전투 병력이 참가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군사 협력이라 볼 수 있다. 한·미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은 한·미 선임관찰관 통합교육, 주요지휘관세미나(SLS), 모형훈련(ROC-Drill)을 했다. 또 합참의장과 연합사령관은 한·미 군사위원회 상설회의와 최첨단 C4I 시스템을 이용해 작전 현안을 수시로 논의하는 등 상호 호혜적인 관계에서 연습 상황을 이끌어 갔다. 이번 연합연습은 한·미 양국이 갖고 있는 각각의 능력과 특성이 작전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에 모아졌다. 또한 한·미 양국군이 머리를 맞대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문서나 제도보다 더 중요한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습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데 노력하고 예산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방위의 중심은 한·미 동맹이며 이를 실천하는 데 가장 확실한 수단은 이번과 같은 강력한 한·미 연합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한·미 동맹을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더욱 증진시키고 대북 핵 억지력을 담보할 수 있다. 국론 결집은 물론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확고한 국방 태세를 확립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궤도 없이 우주를 홀로 떠도는 ‘유목 행성’ 찾았다

    궤도 없이 우주를 홀로 떠도는 ‘유목 행성’ 찾았다

    지구를 포함해 대다수의 행성은 특정한 궤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이동한다. 이와 반대로 궤도를 가지지 않고, 마치 유목민처럼 우주를 떠도는 외로운 행성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 연구진이 발견한 이 행성의 이름은 ‘2MASS J1119–1137’로, 목성의 4~8배의 질량을 가졌으며, 약 100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로부터 약 95광년 떨어진 곳에 떠 있는 이 행성은 우리 태양계 외부에서 관찰된 매우 흥미로운 행성 중 하나로 꼽힌다. 생성 시기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이 ‘아기 행성’은 궤도의 중심이 되는 별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일정한 궤도를 따라 돌지 않는 대신 우주 공간에 둥둥 떠있거나 정처 없이 이곳저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때문에 ‘외로운 유목 행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와이즈(WISE,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망원경으로 포착한 이미지를 분석하던 중 이 행성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행성의 스펙트럼 내에서 자외선 부분을 확인한 결과 이 행성의 표면온도가 비교적 낮고 생성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멀지 않은 우리 은하의 ‘이웃’에 떠 있는 이 행성은 우리 은하의 가장자리에서 주로 발견되는 적색왜성(표면온도가 낮은 붉은 별)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궤도를 가지지 않고 우주 공간에 둥둥 떠다니는 이 ‘외로운 행성’을 세심히 연구하면 태양계 밖의 행성이나 별의 정보를 알아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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