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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그라운드의 악바리 이영무 감독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그라운드의 악바리 이영무 감독

    온 국민을 웃기고 울리는 축구에서의 골 세리머니는 언제 봐도 환희와 감동의 결정판이다. 느닷없이 속옷을 내보여 주는가 하면 옆으로 드러누워 기발한 동작으로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또 손을 꽉 잡고 기도하는 숙연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이래저래 골 세리머니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1975년 9월28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제4회 한·일 축구 정기전이 열렸다. 전년도 도쿄 시합에서 4대1로 패한 앙갚음을 하듯 한국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일본의 골문을 열심히 두들겼다. 이때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왜소한 키에 보잘것없는 체격, 그러나 종횡무진 경기장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후반 중반 무렵, 승부에 쇄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이 터졌다. 바로 그 순간 골문 앞에서 보기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꽉 쥔 두손을 이마에 갖다 대고 무릎을 꿇은 채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 생소했지만 전국민에게 감동과 설욕의 속시원함을 선사했다. 주인공은 바로 ‘그라운드의 악바리’ 이영무(53) 선수였다. 이후 차범근 신연호 박민재 선수 등이 골을 넣은 후 기도 세리머니를 연출하는 바통을 이었다. 이 세리머니는 종교적 논란 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02년 월드컵때 이영표 송종국 최태욱 이천수 등에 의해 다시 살아났고 최근에는 박주영 등 차세대 골잡이들도 자주 애용한다. ●“선착순 달리기 차범근 선수에 딱 한번 져” 앞서 언급한 대로 ‘기도 세리머니’의 원조는 이영무 할렐루야 축구감독이다.75년 한·일 축구 정기전에서 처음 선보인 후 81년 축구 국가대표를 은퇴할 때까지 그의 상징처럼 늘 따라다녔다. 감독생활을 하는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이와 관련해 “처음 기도 세리머니를 할 때에는 스스로 생소했고 비난도 많았다.”면서 몸이 빈약하고 잘 먹지 못해 빈혈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고 또 기술도 뛰어나지 못해 신앙심 하나로 열심히 뛰자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각오로 현역때 선착순 달리기를 하면 죽어라 뛰었고 청소년대표 시절 차범근 선수한테 딱 한번 뒤진 것 외에는 단 한번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오직 살 수 있는 길은 지구력밖에 없으며 하느님한테 힘이 되어 달라고 늘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런 습관으로 골이 터질 때마다 감사의 표현으로 저절로 기도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할렐루야 축구단 숙소 인근의 한 식당에서 이 감독을 만났을 때 ‘기도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지체없이 나온 대답이다. 이 감독은 최근 할렐루야 축구단을 이끌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순회하며 평화의 축구경기를 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위험지역인 관계로 결코 쉽지 않은 출장이었기에 궁금증이 생겼다. “지난해 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했지요. 이때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이 처음으로 구성돼 우리와 친선시합을 가졌습니다. 당시 떠나올 때 올해도 방문한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베들레햄을 비롯, 헤브론 라말라 여리고 등 좀처럼 외국인이 드나들 수 없는 곳에서 네차례의 친선경기를 가졌지요. 처음에는 잔뜩 경계했지만 나중에는 외부의 사랑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월드컵 4강의 한국팀이 왔다며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을 연발, 이 구호가 세계 축구 공용어임을 실감했다며 웃었다. 아울러 방문하는 곳마다 어린이들에게 축구 클리닉 행사를 해주자 총소리를 듣고 자란 사나운 성질은 온데간데없고 ‘코리아 넘버원’을 외치며 환영했단다. 이들이 사용하는 축구공은 아직도 고무공. 미리 갖고 간 가죽공 100개와 장난감 등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지역 방문때 “대~한민국” 연호에 감동 이 감독은 “먼지만 펄펄 나는 헤브론 운동장에서 돌과 자갈을 주워내고 경기 2시간 전부터 물을 뿌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꼈다.”면서 헤어질 때 ‘살렘(평화)’‘살렘’을 외치며 붙잡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했다. 높은 담이 무너지고 평화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며 아직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또 “알 자지라와 팔레스타인 방송 등에서 우리 선수들을 집중 인터뷰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앞서 지난해 7∼8월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내전지역에 축구단을 이끌고 방문하는 등 몇 년째 소외지역을 찾아 선교활동을 펴고 있다. 화제를 돌려 한국 축구의 수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2002년 월드컵 개최로 인해 축구의 저변확대는 물론 과거 70∼80년대보다 괄목할 만한 발전과 성장을 이루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를 예로 들면서 “체력이나 전술면에서 국제적 수준으로 따라왔다. 그러나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여전히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볼 키핑과 패싱, 컨트롤 등의 기본기는 어릴 적부터 다져져야 하는데 한국축구는 그걸 건너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본프레레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한국축구가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수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2년 월드컵 때의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등으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무게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김두현 선수가 많이 좋아졌지만 수비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다음 미드필드에서는 김남일과 유상철 선수처럼 강인함이 있어야 하고 측면 돌파는 이영표와 김동진, 포드에는 박지성 박주영 안정환 등이 포진할 경우 낙관적인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주영 선수에 대해서는 편안함과 부드러움이 있으며, 기초와 발기술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정신력·체력 보강한다면 독일월드컵 16강 가능” “남은 10개월 동안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보강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정상에 와 있으면 별도의 훈련이 필요없지만 그렇지 않은 실정입니다. 팬들의 눈은 이미 4강 수준을 바라보고 있지요. 지금이라도 총체적 난국임을 인식하고 기술위원회, 축구협회, 각 프로구단 등 모두 같이 호흡하고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야 독일월드컵에서 16강,8강을 바랄 수 있습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 시절을 회고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합을 77년 11월 이란과 가진 월드컵 예선경기를 꼽았다.2대1로 뒤지던 후반에 차범근 선수가 센터링한 볼을 김재한 선수가 아크서클 부근에서 헤딩으로 볼을 떨어뜨리자 달려가면서 슛해 골인시켰다. 그러자 12만 관중이 한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긴 침묵속에 빠졌다. 비기긴 했지만 승점에서 뒤져 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경기 고양에서 4남3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부친은 면서기였고 나중에 면장까지 지냈다. 이 감독은 어릴 적부터 돼지 오줌통으로 마을 뒷산 묘지에서 혼자 드리블하면서 축구를 즐겼다. 능곡 초등학교 5학년때 학교 축구부와 비축구부간의 시합때 감독의 눈에 띄어 발탁됐다. 고1때인 70년 지금의 부인과 만나 8년 교제 끝에 78년 결혼했다. 이 감독은 할렐루야가 전반기 2부리그에서 11개팀 중 5위를 기록했으며 2007년부터는 K-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경기 고양 출생 ▲73년 경희고 졸업 ▲74∼81년 축구 국가대표 ▲77년 경희대 졸업 ▲81년 포철, 할렐루야팀 선수 ▲81년 경희대 대학원 체육학 석사 ▲83∼92년 임마뉴엘 선수 겸 코치 ▲87∼90년 합동신학대학원 신학과 석사 ▲92∼98년 이랜드푸마 축구단 감독 ▲92년 목사 안수 ▲94년 올림픽팀 코치 ▲95년 유니버시아드팀 코치 ▲98년 축구협회 기술위원 ▲99년∼현재 할렐루야 축구단 감독 ▲2000년 성결대 겸임교수 ▲2002년 축구협회 기술위원
  • [2005프로야구] 이진영 역시 ‘SK 해결사’

    이진영(SK)이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팀을 5연승으로 이끌었다. SK는 6년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한 23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한화를 2-1로 물리쳤다.SK는 5연승의 휘파람을 불었고, 한화는 연승 행진을 ‘6’에서 멈췄다. 이진영은 1-1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9회말 2사 1·2루에서 문동환의 마운드를 넘겨받은 차명주로부터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뿜어냈다.한화 선발 문동환은 8과 3분의2이닝 동안 130개의 공을 뿌리며 7안타 4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썼다. 롯데는 사직에서 장원준의 호투와 신명철의 맹타로 현대를 4-0으로 일축했다. 롯데는 6연패에서 탈출했고, 현대는 4연패에 빠졌다. 고졸 2년차 장원준은 7과 3분의1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3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구세주가 됐다. 신명철은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현대의 ‘돌아온 에이스’ 정민태는 지난 15일 1군 복귀후 첫 선발 등판했으나 내야 실책이 겹치며 4와 3분의1이닝 동안 6안타 4실점(1자책)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LG를 9-8로 따돌리고 2위 SK에 2경기차 선두를 굳게 지켰다. 삼성은 8-6으로 뒤진 5회 박종호의 1점포 등 3안타 2볼넷을 묶어 3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잠실에서 이혜천의 호투와 장단 16안타로 기아를 9-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이혜천은 6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2실점으로 7승째. 한편 이날 4개 구장에는 모두 2만 2496명의 관중이 입장, 지난 1999년 이후 6년만에 올시즌 300만 관중(301만 6889명)을 넘어섰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본프레레 “자진사퇴 않을 것”

    본프레레 “자진사퇴 않을 것”

    “지금으로선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다.” 21일 K-리그 올스타전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최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조 본프레레(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당초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통역만을 대동한 채 일반 관중석에서 끝까지 경기를 관전했다. 지난 17일 사우디전 참패 이후 숙소에서 두문불출, 전날 전야제에 초청을 받고도 불참한 것에 견줘 대조적인 모습. 경기 직전 내빈 소개 때 관중들의 야유를 듣기도 한 본프레레 감독은 인터뷰에서 “(해외파와 국내파의) 단 이틀간의 연습으로 좋은 경기를 펼칠 감독은 아무도 없다.”고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그러나 1년 2개월 동안 나를 향해 쏘아올린 팬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지적당한 부분들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해 향후 자신의 언행과 대표팀 운영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언론과의 관계를 비롯, 자신의 본심과는 다르게 내비치고 얽혀졌던 부분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뜻. 그러나 퇴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답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동안 나는 베스트멤버를 솎아내기 위한 선수 선발에 치중해 왔고, 이 선수들은 분명히 독일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해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사우디전 이후 숙소를 떠나지 않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면서 “기술위원회를 비롯, 대한축구협회로부터 (퇴진에 관련한) 어떤 내용에 대해서도 전달받거나 상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신임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술위원들과의 접촉을 더 원활히 하고, 선수들과 더 많은 훈련을 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행정플러스] 현충시설,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과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 등 국내외 현충시설이 국민과 함께하는 친숙한 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난다. 국가보훈처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내외 현충시설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보훈처는 내년부터 2009년까지 총 746억원을 투입해 효창공원을 민족정기가 서린 대표적인 독립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한다. 또 독립기념관은 시민들이 독립운동 역사를 문화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국가 상징시설로 육성할 계획이다. 효창공원의 경우 공원내 효창운동장 관중석을 허물고 ‘백범광장’을 조성해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효창공원의 명칭을 ‘독립공원’으로 개칭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보훈처는 중국과 일본, 유럽, 멕시코, 쿠바 등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 669곳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국내외에는 총 2149개소(국내 1480, 해외 669개소)의 현충시설이 있다.
  • 승엽, 생일 자축 23호 ‘쾅’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생일 축포’를 쏘아올리며 후반기 홈런 행진을 시작했다. 이승엽은 18일 인보이스세이부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0-1로 뒤진 5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는 큼지막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3호째. 전반기 2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목표를 당초 30개에서 40개로 늘려잡은 뒤 터뜨린 후반기 첫 홈런. 정규경기로는 지난달 20일 니혼햄 파이터스전 이후 29일만. 사흘 뒤 출전한 올스타전(7월23일)에서 2점포를 터뜨린 뒤로도 처음 본 손맛이다. 첫 아들을 얻은 지난 12일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시작, 전날까지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여 “베이비가 행운과 팀 승리를 가져다줬다.”는 일본언론의 찬사를 받은 이승엽은 결국 이날 득남과 29세를 꽉 채운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대포를 터뜨리며 한동안 주춤했던 홈런행진에도 다시 박차를 가하게 됐다. 3타수 1안타(1홈런)에 득점과 타점도 1개에 그쳐 타율은 종전 .264에서 .263으로 약간 떨어졌지만 퍼시픽리그 홈런더비에서는 종전 8위에서 공동7위로 한 계단 올랐다. 이승엽은 첫 타석인 3회초 우완의 상대 선발 미야코시 아키라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다 8구째를 힘차게 휘둘렀지만 솟구친 공이 좌익수에 잡혀 물러났다. 축포가 터진 건 0-1로 뒤지던 5회.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아키라의 5구째 가운데 직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 너머 관중석 한가운데로 타구를 꽂았다. 이승엽은 7회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선 뒤 카키우치 테쓰야와 교체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축구를 정치에 이용했다고?

    지난 14일과 16일 서울월드컵구장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잇따라 열린 8·15민족대축전 남녀 남북통일축구 경기를 지켜봤다. 일부 언론 등에서는 ‘축구를 정치에 이용한다.’‘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최종예선을 앞두고 무리하게 경기를 추진했다.’는 식의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비판이 아닌 듯싶다. 인류사에서 ‘축구’라는 운동 종목이 차지하는 역할과 의미에 대한 이해 부족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는 일찍이 남북의 화해와 교류 협력의 물꼬를 트는 민족사적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지난 1990년 11월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치른 남북 통일축구,91년 세계청소년축구 남북단일팀 구성 등 축구를 통해 반세기 분단에 균열점을 냈고, 그런 축구의 역할로 인해 남북간의 화해 협력 분위기는 91년 12월 역사적인 남북기본합의서 체결로 이어졌다. 14일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6만 5000여 관중은 남북을 가리지 않고 아름다운 플레이, 멋진 슈팅이 나올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축구가 남북의 거리를 좁히고, 마음속의 분단 장벽을 걷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다른 종목 운동 관계자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지만, 민족과 역사에 이처럼 기여할 수 있는 종목은 흔치 않다. 실제 축구의 긍정적 기능은 남북 관계뿐 아니라 그동안 월드컵 등을 거치며 인류와 세계의 평화 매개체로서도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이것이 바로 축구의 특성이자 힘이다. 또한 국가대표팀 일정상으로도 큰 무리는 없었다. 오히려 17일 사우디전을 대비해서라도 14일쯤에는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 등을 조율하고 축 처진 팀 분위기도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14일 남북통일축구에서 보여준 활발한 몸놀림과 3-0 완승은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자신감, 전술운용, 경기력 면에서 동아시아대회 꼴찌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북한 축구는 기술적인 면이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 등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인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당일 곧바로 바레인으로 이동하는 등 일정상 쫓기긴 했지만, 우리와의 경기 경험을 통해 전력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 체력과 정신력의 우위를 자랑하는 북한으로서는 한수 위 팀과의 경기 경험이 전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여건이지만 남북이 정기 축구 교류를 갖고, 또 훗날 아예 남북단일팀을 꾸려 월드컵에 출전,16강과 4강을 넘어 우승하는 것도 마냥 꿈만이 아니길 비는 마음이다.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남북여자 통일축구 북, 남에 2-0 승리

    ‘우리 민족끼리’ 가진 8·15민족대축전의 시작이 남자축구였다면 마무리는 여자축구였다. 16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남북통일축구는 세계 최정상급의 북측과 동아시아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신흥 강호 남측이 만난 만큼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팽팽했다. 지난 7일 동아시아대회에서는 남측의 15년 만의 첫 승. 그러나 거푸 승전보를 날리기엔 세계랭킹 7위의 북한은 너무 강했다. 결국 남북 남매들이 가진 또 한 차례의 대결은 지난 14일 남남의 승리에 이어 이날 전·후반 1골씩을 터뜨린 북녀의 2-0 승리. 형제와 자매가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눠 가진 셈이 됐다. 남북 선수들은 다정히 손을 잡은 채 그라운드로 나섰다. 남북의 골키퍼 김정미(21)와 한혜영(20)은 벌써 친해진 듯 다정한 친자매처럼 손을 꼭 붙잡고 그 틈에도 뭔가를 끊임없이 얘기하며 깔깔댔다.3만여 관중은 ‘통∼일조국’을 연호하며 하나가 된 남북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제는 경기에 나설 시간.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밀고 밀리는 공방을 거듭하던 전반 8분 북측 조윤미(18)가 왼발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남측도 전반 23분과 25분 이지은(26)과 ‘여자 박주영’ 박은선(19)이 잇따라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모두 골대를 벗어나 한숨을 토해냈다. 후반 29분 북측 이은숙(19)이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 경기를 마친 뒤 남북 선수들은 함께 손을 잡고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의 박수와 환호에 답례했다. 북측 선수들은 안종관 감독에게, 남측 선수는 김광민 감독을 찾아 인사했다. 감독들은 그 어깨들을 따뜻하게 두드렸다. 채 가시지 않은 한여름 더위보다 더 뜨거운 피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고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두번 비난받는 보상판정

    승부를 가려야 하는 스포츠에서 최종 판정은 심판의 몫이다. 펜싱이나 미식축구에서처럼 전자기기나 비디오를 판정에 이용하면 정확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종목의 특성상 기계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종목에서는 인간이 모든 결정을 내린다.인간이 결정을 하는 이상 어차피 100%의 정확성은 기대하지 못한다. 유도 복싱 레슬링처럼 두 명의 선수가 하는 경기를 5명이 지켜보며 판정을 하는데도 말썽이 끊이지 않는다. 하물며 22명이 북적거리는 경기를 3명의 심판이 관장하는 축구나 한 경기에 300개 정도의 공을 주심 혼자서 판정해야 하는 야구에서는 판정의 정확성은 훨씬 떨어지게 마련이다. 결국 스포츠에서 오심은 의도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라면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는 대체로 오심에 대한 번복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림픽 종목은 심판 판정에 대한 재심이 가능하다. 야구도 마찬가지다.TV 중계에서 해설자들이 이상한 판정에 대해 “가까이서 본 심판이 잘 보았겠죠.”란 말을 흔히 한다.그러나 이 말은 틀릴 때가 많다. 수십 미터 떨어진 관중석에서 더 정확하게 볼 수도 있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시야가 가리면 보이지 않는다.때문에 야구규칙은 심판 판정에 의심이 있으면 동료와 상의하고, 잘못됐다면 번복토록 했다. 심판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심판의 기본 임무는 정확한 판정이기 때문이다. 또 규칙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해서는 절대 안되는 번복도 있다. 볼, 스트라이크 판정은 아무리 본인이 잘못 본 것처럼 느끼더라도 번복해서는 안된다. 그러다가는 수십 번이나 번복할 수도 있다. 보상판정도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 한번 오심을 내려 한 팀이 유리해졌다고 느낄 때 상대팀에 의도적으로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게 보상판정이다. 많은 심판이 이것을 알면서도 오심에 대한 부끄러움과 손해를 본 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자신 탓에 승패가 뒤집어 졌다는 비난이 두려워 보상판정에 대한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지난 11일 고교야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심판 판정의 결정 과정을 되짚어 보자.1사 만루에서 3루주자는 피치아웃으로 런다운에 걸렸지만,3루에 돌아가는데 성공했다.3루를 밟고 있는 3루주자를 태그하자 3루심은 돌연 아웃을 선언했다. 이어 2루주자도 런다운으로 아웃됐다. 자신은 세이프됐다고 확신한 3루 주자는 홈으로 뛰어들었다.문제는 오심보다 오심 이후의 처리였다.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심판으로서 가장 현명한 결정은 최초의 오심을 번복하지 않는 것. 야구 규칙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은 3루주자의 아웃을 번복하고 득점을 인정하는 것. 어차피 오심은 저질러진 일이고, 둘 중 하나만 택했다면 오심 하나로 끝날 일이었다. 물론 어느 한 팀은 손해를 보아야 한다. 손해 본 팀의 비난을 피하려고 모든 플레이를 없었던 일로 돌린 일은 보상판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보상판정은 한번의 비난으로 끝날 일을 두 번 비난받게 만든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tycobb@sports2i.com
  • 상암벌서 울린 “남북은 하나”

    상암벌서 울린 “남북은 하나”

    “축구공 하나로 통일은 됐어!” 8·15민족대축전 행사 가운데 하나로 남북통일축구가 열린 14일 밤 상암월드컵경기장 한쪽 천장에는 큼지막한 한반도기와 함께 ‘통일은 됐어’라는 대형 글귀가 펄럭였다. 비록 남측이 3-0으로 이겨 승패를 갈랐고, 남북의 스무살 남짓한 청년들이 90분 내내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며 옐로카드를 맞바꿀 정도로 격렬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그때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돈 선수들은 쉴 새 없이 파도타기 응원과 아리랑 합창을 토해낸 6만 5000여명의 관중은 물론 TV로 경기를 지켜본 우리 민족 7000만 모두와 하나가 됐다. 이날 경기는 최근 조 본프레레 감독의 퇴진 압박 등으로 절박한 처지에 놓인 남측의 우세였다.3골은 모두 쓰리톱으로 나선 박주영(20)과 김진용(23), 정경호(25)가 해결했다. 첫 골은 정경호의 ‘원맨쇼’. 정경호는 전반 34분 자신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김두현이 오른발로 띄워 주자 다이빙 헤딩슛, 오른쪽 골그물을 가르며 선취골을 뽑아냈다. 백지훈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진용이 넘어지면서 절묘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은 공이 북측 골키퍼 김명길(21)의 키를 넘긴 건 불과 2분 뒤인 전반 36분. 후반에는 ‘축구 천재’ 박주영도 골퍼레이드에 가세했다. 후반 23분 김진규(20)가 찔러준 킬패스를 무서운 순간 스피드로 2선에서 침투한 박주영은 뛰어나오는 골키퍼를 보고 오른발로 가볍게 툭 차 세번째 골을 터뜨렸다. 부상에 시달렸던 오른발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입증한 것. 3골차로 뒤진 북측은 후반 31분부터 무서운 공세를 폈다. 후반 31분 김철호(20)의 크로스를 안철혁(18)이 헤딩슛을 날렸지만 아깝게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3분 뒤에는 교체 투입된 박성관(25)의 오른발 슛도 김용대의 품에 안겼으고, 아크 왼쪽에서 얻은 김성철(22)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오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39분에도 밀집 수비속에서 김성철이 발만 대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특히 이날 본프레레 감독은 그간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편협한 선수 기용의 문제점을 시정하려는 듯 이동국(26)을 선발에서 제외했고, 이운재(32) 대신 김영광과 김용대(26)를 전·후반 번갈아 골키퍼로 기용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선수들뿐이 아니었다. 수시간 전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전반 12분 박주영이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들어갈 때, 또 전반 30분 북측 한성철(23)의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남측 골키퍼 김영광(22)이 막아낼 때, 그리고 넘어진 북측 안철혁을 김동진이 손잡고 일으켜줄 때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함성과 박수를 이들에게 아낌없이 쏟아내며 90분을 가득 채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광복60-민족대축전 화보] 광복에 바친 生 영원히…

    [광복60-민족대축전 화보] 광복에 바친 生 영원히…

    ■ 北대표단 현충탑 참배 안팎 그들의 얼굴 앞에 포연(砲煙) 대신 향연(香煙)이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14일 ‘8·15 민족대축전’ 북한 대표단이 6·25 전쟁 전사자의 위패가 모셔진 현충탑 앞에서 참배하는 장면은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긴 여운을 남겼다. 50여년 전 서로 총부리를 들이댔던 쌍방이 무덤 앞에서 참배의 형식으로 만나는 그림은 전쟁 당시는 물론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일반 국민으로서는 상상키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의 표정과 행동엔 약간의 경직됨이 묻어 있었고, 참배 절차와 시간도 최대한 짧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이날 오후 3시쯤 대형버스로 현충원 현충문 앞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 32명은 김기남 당국대표 단장과 안경호 민간대표 단장을 선두로 해 5열 종대로 줄을 맞춰 현충탑으로 향했다. 고경석 현충원장과 송기호 현충과장이 좌우에 서서 대표단을 안내했다. 이때 양옆에 도열한 국군의장대가 “받들어 총”이라는 구령과 함께 거총 자세로 예우를 갖췄지만 대표단은 일체 두리번거리지 않고 정면만을 응시했다. 표정은 엄숙하면서도 굳어 있었다. 대표단은 50m가량을 걸어서 2분여 만에 현충탑에 도착했다. ●행동경직… 참배시간 모두 5분정도 걸려 현충탑 앞에 도열한 대표단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이라는 집례관의 구호에 따라 약 5초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대표단은 묵념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오던 길을 되돌아 현충문으로 나왔으며 이때 의장대가 다시 “세워 총”이라는 구령으로 거총 자세를 취하면서 참배는 마무리됐다. 전체 시간은 5분 정도 걸렸다. 김기남 단장은 나오는 길에 고경석 원장에게 현충원의 시설과 규모에 대해 물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현충원을 방문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족의 화합을 위해 앞으로 일들을 많이 합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경호 단장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역사적인 장면이니까 취재 경쟁이 심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충원의 공식 참배 절차는 헌화→분향→묵념 등 순으로 진행되지만 북측은 이날 헌화와 분향 절차를 생략했다. 다만 대표단이 도착하기 전 현충원측에서 향을 피워놓아 묵념 당시에는 하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통일부측은 “우리와 북측은 참배 관행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보수단체 회원 24명 연행 격리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동상 등을 참배할 때 헌화는 하지만 분향은 하지 않는다. 앞서 오후 1시45분쯤 현충원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 24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돼 강제 격리됐으며, 대표단 버스가 현충원 정문을 통과할 때도 40대 남성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버스에 달려들며 반북구호를 외치다가 연행됐다. 김상연 이효연기자 carlos@seoul.co.kr ■ 헌화·분향 않고 왜 묵념만 14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묵념만 하고 5분 만에 서둘러 자리를 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단은 현충원의 공식 참배 절차 가운데 헌화와 분향 순서를 생략했다. 이는 북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참배 관행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북측은 김일성 동상과 혁명열사릉 등 현충시설을 참배할 때 분향은 안 하지만 꽃다발과 꽃바구니로 헌화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측은 5초 정도의 짧은 묵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현충탑을 떴고, 내내 경직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북한내 강경파와 대남관계의 수위 조절을 두루 감안한 것 같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충탑에 헌화할 경우 김일성 동상에 대한 예우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북한 주민이 받을 충격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 남한과의 공조 방침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번에 너무 최고의 예우를 할 경우 나중에 남북관계가 부정적으로 흐를 때 빠져나갈 여지가 없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민족대축전 이모저모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5만 인파의 우렁찬 통일 함성으로 진동했다. 함성은 이어 벌어진 통일축구로 절정에 달했다. ●“말복 폭염도 통일열기 못 따라와” 나흘간 계속되는 8·15 민족대축전은 오후 5시10분 남·북·해외 대표단의 민족대행진(상암동 평화공원∼월드컵경기장)으로 막을 열었다. 북한 대표단은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 기치 밑에 통일운동을 거족적으로 벌여나가자.’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행진했다. 성자립 김일성종합대 총장은 “오늘이 말복이라 날씨가 덥고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통일열기는 따라잡지 못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대표단이 경기장에 도착한 오후 6시 각각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성화대에 불을 붙였고, 그 순간 한반도기가 게양됐다. 개막식은 백낙청 남측 준비위원회 위원장의 개막선언과 북측 당국 대표단장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남측 당국 대표단장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개막연설 순으로 진행됐다. ●세종로서도 축구 보며 남북 동시응원 오후 7시 남북 통일축구 경기 시작에 앞서 일제시대 위안부로 끌려갔던 최갑순씨 등 정신대 할머니 3명과 경기 하남시 대안학교인 ‘꽃피는 학교’ 학생 28명이 ‘고향의 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경기가 열린 상암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물론 차량의 통행을 막은 세종로에 모인 시민들까지 남북 양측을 모두 응원하며 통일을 향한 염원을 실어보냈다. 통일연대 등 진보단체는 15일 0시쯤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결의의 밤’ 행사를 가졌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등의 인사말로 시작된 행사에는 학생 등 1만6000여명(경찰추산)이 참가했다. 이례적으로 한국민주통일연합(재일 한국인 단체) 등 해외인사들도 참석했다. 당초 행사는 연세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세대측과 연세대총학생회의 반대로 장소가 변경됐다. 유영규 이효연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LA다저스 아시아담당 매니저 커티스 정

    [스포츠 라운지] LA다저스 아시아담당 매니저 커티스 정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임일영특파원|미국프로야구 구단은 하나의 거대기업이다. 자연스럽게 프런트도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다. 선수 총연봉 9000만달러에 지난 시즌 348만여명의 관중을 동원한 명문구단 LA 다저스의 240여 스태프 가운데 재미교포 커티스 정(33·한국명 정윤현)을 만난 것은 반가움이자 놀라움이었다. ●과거… 해태의 2군선수 그는 투수였다. 중학교 때 클럽에서 처음 글러브를 만진 뒤 선수생활을 계속했다. 대학 졸업하고 나서 누구나처럼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를 꿈꿨지만, 실력이 모자랐다. 하지만 ‘야구에 미쳐 있었던’ 그는 1995년 글러브가 든 가방 하나만 달랑 든 채 태평양을 건넜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해태 타이거스에서 프로의 꿈을 이뤘다. 9살 때 이민을 떠난 뒤 14년 만에 돌아온 한국땅, 게다가 음식과 사투리 등 지방색이 강한 광주 생활은 성장기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에게 간단치 않았다. 그는 “실력도 모자랐지만, 끝장을 보겠다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188㎝의 큰 키는 투수로 제법 괜찮은 조건이었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아무리 해도 근육이 붙지 않는 체질인 탓에 직구 스피드가 130㎞대에 머물렀다. 고질적인 어깨부상까지 겹쳐 결국 2년6개월 동안 2군에서만 맴돌았다. ●선수 빨래하던 스포츠경영학 석사 97년 말 선수생명의 기로에 선 그는 은퇴를 결심했다. 야구와의 끈을 놓을 수 없었기에 미국으로 돌아와 스포츠 경영 석사과정을 밟았다. 졸업에 즈음해 메이저리그 30개팀에 이력서를 보냈고,LA 다저스의 아시안오퍼레이션 책임자인 일본계 에이시 고로키의 눈에 띄어 다저스맨이 됐다. 처음엔 최저임금을 받고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의 빨랫감을 거둬들이고 바닥청소를 하는 등 ‘막일’로 반시즌을 보냈다. 관련 분야의 석사학위를 가진 그에게 격이 맞지 않는 업무인 셈. 일도 고됐지만 글러브를 손에서 놓은 지 2년밖에 안 된 그에게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매일매일 부딪치는 것은 고통이었다.“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꾹 참고 버텼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얼마 못 버티고 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했던 구단에선 그의 성실함에 탄복했고, 프로 경험과 이론적 무장까지 한 그를 2001년 아시아담당 부서로 발령냈다. ●최희섭등 아시아선수 관리 현재 그는 아시아담당 매니저로 한국과 일본, 타이완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도록 돕고 있다. 최희섭을 비롯해 나카무라 노리히로(일본), 첸진펑(타이완) 등 5명의 아시아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하지만 커티스 정은 언제까지나 이 일만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 사람들에게 ‘저 친구는 한국인 혹은 아시아계’란 인상을 주고 싶진 않아요. 그러다 보면 더 높은 단계로 가는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라고 역설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꿈은 이 세계의 정점인 ‘단장’에 오르는 것. 메이저리그의 단장은 싱글A-더블A-트리플A 등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의 대식구에 관한 생사여탈권을 가진 절대적인 권력자다. 중남미계 선수들이 고액연봉자의 대다수를 차지할 만큼 선수들에겐 인종적 장벽이 허물어졌지만, 빅리그를 실질적으로 쥐고 흔드는 단장은 여전히 백인들의 몫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뉴욕 메츠의 단장에 오른 오마르 미나야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아시아계는 아직 없다. 하지만 커티스 정은 노력 앞에 한계는 없다고 믿는다.“힘들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죠.”라면서 “프로 경험은 물론 밑바닥인 클럽하우스에서 스카우팅 업무까지 두루 해본 사람도 드물거든요.”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생 1972년 1월 서울 ●신체조건 188㎝ 77㎏ ●학력 글렌데일고교-칼스테이트 LA대 체육학 전공(90∼95년)-볼링그린대 스포츠경영학 석사(98∼00년) ●경력 해태 타이거스 2군 투수(95∼97년)-LA 다저스 아시안오퍼레이션 매니저(00∼현재) argus@seoul.co.kr
  • 쉬어가기˙˙˙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10대 팬이 양키스타디움 상단 관람석에서 홈플레이트 뒤쪽에 있는 12m 아래 그물로 몸을 던져 뉴욕과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가 4분가량 중단되는 소동이 발생. 스콧 하퍼(18)는 떨어진 직후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듯하다가 그물 위로 기어 올라가는 무모함까지 발휘해 관중과 양팀 선수들을 질겁하게 만들었다고.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 하퍼는 11일 부주의 및 풍기문란의 죄목으로 재판에 회부될 예정.
  • 儒林(405)-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1)

    儒林(405)-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1)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1) 사기에는 순우곤이 자기와 유유상종하였던 신도, 환연, 접자, 추연들의 무리들과 직문학파(稷門學派)를 설립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직문학파는 선왕이 만들었던 직하학궁에 머무는 선비들이 결성한 학파였다. 그러나 이들은 사상적으로나 이념적으로 결집된 학파가 아니라 다만 벼슬을 하기 위한 일종의 사적 이익단체인 학벌에 지나지 않았다. 사기에도 이들의 특징을 다만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직문학파였던 이들은 다 책을 저술하여 치란(治亂), 나라의 흥망을 얘기하고 세상의 임금들에게 벼슬을 청했는데, 여기에서 낱낱이 다 언급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직문학파의 선비들은 본능적으로 맹자와 각을 세우며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대부분 황로(黃老)의 도덕을 배운 사람들이었다. 황로란 노자를 말하는 것으로 사기에는 이들이 도가의 추종자임을 다음과 같이 암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황로의 도덕을 배우고 그로 말미암아 터득한 것이 있어 그 주요한 뜻을 저술하였다.” 그중에서도 순우곤은 이 직문학파의 수장이었다. 선왕은 자기로서는 지키기 어려운 왕도정치를 설법하는 맹자보다는 노자의 도가를 숭상하며 자신의 비위를 좀처럼 거스르지 아니하고 재치 있는 세치의 혀로 즐겁게 하는 순우곤의 무리들을 더 애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마천도 선왕의 이러한 속마음을 ‘맹자순경열전’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음이다. “…그러므로 선왕은 그들을 칭찬하여 순우곤을 비롯하여 이 모든 선비들을 열대부(列大夫)라고 칭하게 하고, 저택을 번화한 거리에 세워 그들을 높은 문, 큰 집에 들어서 존경하고 천하 제후의 빈객들에게 보여서 제나라가 천하의 어진 선비들을 불러 우대하고 있음을 자랑하게 하였다.” 사마천도 순우곤의 세치의 혓바닥에는 감탄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순우곤을 ‘상대방의 마음을 살펴 그 얼굴빛을 보기를 힘썼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말은 결국 순우곤은 상대방의 얼굴빛을 보고 남의 마음이나 일의 낌새를 재빠르게 알아챌 수 있는 당대 최고의 눈치꾼임을 암시하고 있음인 것이다. 사마천은 순우곤의 탁월한 눈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재미난 일화를 전하고 있다. “어떤 빈객이 순우곤에게 양나라의 혜왕을 뵙도록 하였다. 순우곤의 소문을 들은 혜왕도 흥미를 느껴서 두 번이나 친견하였다. 그러나 순우곤은 끝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순우곤이 돌아가자 혜왕은 자신에게 추천했던 빈객을 불러 꾸짖으며 말하였다. ‘그대는 순우 선생을 추천하며 옛날의 관중과 안영도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였는데, 순우는 과인을 만나고도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인은 그와 말할 상대가 못된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찌된 까닭인가.’ 혜왕의 꾸지람을 들은 빈객은 어이가 없어 순우곤을 만나서 혜왕의 말을 전하고 물으니 순우곤은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과연 그렇소. 나는 과연 임금을 뵈었으나 한 마디도 하지 않았소이다.’”
  • [세계육상선수권대회] “9초 77 내가깬다”

    관중도 선수도 10초가량 숨을 쉬지 못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탄환들의 쾌속 질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무대는 8일 새벽 3시35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2005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 현재 세계기록은 9초77이다. 지난 6월 아테네 치클리티리아 슈퍼그랑프리에서 ‘신 인간탄환’ 아사파 파월(23·자메이카)이 2년 9개월 만에 종전 팀 몽고메리(미국)가 가지고 있던 세계기록을 100분의1초 앞당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파월은 이번에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트랙에 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메달과 세계기록 경신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사나이는 저스틴 게이틀린(23·미국)이다. 아테네올림픽에서 9초85라는 자신의 최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게이틀린은 지난달 런던에서 자신의 올해 최고기록인 9초89를 찍었다.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한껏 발휘해 또다른 메이저 대회인 세계육상선수권을 자신만의 공연장으로 만들 태세다. 게이틀린의 대항마로는 ‘포르투갈의 총알’ 프랜시스 오비켈루(27)가 손꼽힌다. 세계랭킹 3위 오비켈루는 아테네올림픽에서 자신의 최고기록(9초86)을 세웠지만 게이틀린에 100분의1초 뒤져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풀기 위해 독기를 품고 있다. 올해 최고기록은 10초04에 불과하지만 10초의 질주에 변수는 많다. 아테네올림픽 200m 우승자 숀 크로포드(27·미국)도 빼놓으면 섭섭해할 총알이다. 세계랭킹 6위인 크로포드는 지난해 6월 자신의 최고기록인 9초88을 찍었고 올해도 지난 6월 9.99로 10초대 안을 기록했다. 크로포드는 100m에서 깜짝 역전 질주를 보인 뒤 기세를 몰아 12일에는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서 세계기록(19초32) 경신에 도전한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005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 “골 넣어 기쁘지만 미안” 결승골 넣은 박은정

    남북 자매의 맞대결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박은정(19·여주대)은 한국 여자축구 ‘골든 제너레이션’의 선두 주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로 북한(7위) 중국(8위) 일본(11위)보다 한참 뒤처진 한국 여자축구가 이번 대회에서 2연승의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 8부능선을 넘어선 데는 바로 2004아시아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9세 이하) 우승의 주역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한 덕이 크다. ‘여자 박주영’ 박은선(19·서울시청), 한송이(20·여주대) 등 어릴 때부터 유소년 축구를 경험해 뛰어난 개인기를 보유한 ‘골든 제너레이션’이 주축을 이룬 것. 그 중심에 바로 공격수 박은정이 버티고 있다. 170㎝,63㎏으로 여자 축구선수로는 보통 체격인 박은정은 순간적인 파워가 좋고 공간 침투 능력이 뛰어나며 100m를 14초에 주파하는 스피드도 갖췄다. 때문에 폭발적인 파워로 골격이 큰 움직임을 보이는 박은선과 최고의 투톱 조합을 이루며 수많은 골을 합작했다. 박은정은 아시아청소년대회 4강 태국과의 경기에서 2골을 작렬시켰고, 베트남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는 등 탁월한 골 결정력을 바탕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날도 후반 20분 안종관 감독이 믿고 투입한 지 12분 만에 왼발로 감각적인 골을 터트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골을 넣어서 북한 선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꼭 잡아야 할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기뻤다.”는 박은정은 “안종관 감독이 과감하게 슛을 때리라고 주문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며 밝게 웃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005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 자매는 이기고 형제는 비겼다

    [2005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 자매는 이기고 형제는 비겼다

    남북 오누이간 우정의 축구 대결이었지만 양보는 없었다. 자매 대결은 한국이 승리를 가져갔고, 형제 대결에서는 남북이 사이좋게 비겼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동아시아축구대회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터진 박은정(19·여주대)의 그림같은 왼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남북 맞대결 15년간 역대전적 1무5패 뒤 첫 승을 따냈다. 객관적인 전력은 북한이 앞섰지만 승부에선 15년 만의 ‘공중증(恐中症)’을 깨트린 여세를 몰아친 남측 여자팀이 더 강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이로써 2연승을 거둬 오는 7일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해도 우승컵을 안게 됐다. 정정숙(23)과 한송이(20)를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전반 줄곧 북한에 밀리며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42분에 ‘여자 축구천재’ 박은선(19)을 내세웠지만 북한의 두터운 미드필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2분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전담키커 한진숙(26)이 오른쪽에서 짧게 박은정에게 이어주자 박은정이 감각적인 드리블로 북한 수비수를 제친 뒤 페널티지역에 접어들자마자 왼발로 강하게 슈팅, 왼쪽 골망 가장 깊숙한 곳을 흔들었다. 북한은 후반 대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어 열린 12년 만의 남북 남자대표팀 맞대결에서는 뜨거운 관중석과 달리 그라운드는 오히려 차분했다. 한국은 북한의 수비 위주 전술에 무의미한 크로스만 반복하는 등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본프레레 감독은 또다시 전술 부재와 용병술에 문제점을 노출하며 2연속 무승부로 북한,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 자력 우승 가능성이 멀어졌다. 남북 모두 득점 기회는 있었다. 한국은 후반 19분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26)이 왼발 터닝슛을 시작으로 헤딩슛, 오른발 터닝슛을 2∼3분 간격으로 잇따라 날렸지만 모두 골포스트를 벗어나며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북한 역시 전반 36분 김영준(22)의 왼발 강슛이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감독 한마디] ●안종관 한국여자 감독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가 처진다는 건 누구나 다 알지만 정신력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이 침체돼 있는 여자축구의 중흥에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나선 것 같다. 이런 맛에 지도자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세계 수준에는 아직 멀었다. 유럽 선수들하고 직접 부딪히며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박은선은 컨디션을 체크해 보고 일본전엔 선발 출장시킬 계획이다. ●김광민 북한여자 감독 날씨 탓인지 선수들의 몸상태가 어딘지 모르게 나빠져 있었다. 남측이 상대적으로 우리팀에 맞서서 잘했다. 세계 10위 정도의 수준에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목적은 2007여자월드컵과 2008베이징올림픽이다. 북과 남이 갈라져 승부를 가리는 것보다 하루빨리 통일돼 하나의 팀이 됐으면 좋겠다. 같은 민족, 같은 동포로서 북과 남 따로없이 응원해줘 고맙다. ●본프레레 한국남자 감독 대표팀 경험이 적은 국내파 선수들에게 해외파에게 바란 것처럼 기대할 수는 없다. 김두현은 어제 훈련 중 입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고 선발 출장한 김정우마저 부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좀 더 지켜봐 주면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 절대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독일월드컵에서는 11명의 주전을 뒷받침할 선수들이 필요하다. ●김명성 북한남자 감독 전주 시민들의 열광적인 환영 속에 양팀이 아주 훌륭한 경기를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마치 통일된 광장에서 경기하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도 만만치 않은 팀이라 아직 만세를 부르긴 이르다. 오늘 경기는 남측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거라 생각해 수비를 끌어내서 공격기회를 잡고자할 것으로 생각했다.
  • [2005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 완산벌 하나된 ‘우정의 대결’

    남북한 ‘자매’와 ‘형제’의 축구경기가 잇따라 펼쳐진 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엔 저녁 내내 파란 바탕에 흰색으로 한반도가 그려진 대형 한반도기가 펄럭이며 장관을 연출했다. 그라운드를 녹일 듯 맹렬한 한여름 더위, 그리고 비오듯 쏟아지는 땀방울 속에서도 그들은 남과 북의 축구를 대표하는 우정과 경쟁의 슛을 마음껏 쏘아올리고, 또 뒹굴었다. 동아시아축구대회라는 공식타이틀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지만 응원에 남과 북이 따로 있을 리가 없었다. 한쪽에는 200여 ‘붉은 악마’들의 환호가, 그 반대편에서는 흰 옷으로 갈아입은 800여 북한 자원응원단의 함성이 완산벌을 뒤흔들었다. 흰색 옷의 응원단은 시민단체 통일연대에서 온 600여명과 전북대학교 응원단 150여명, 조총련 응원단 50여명이었다. 이들은 전후반 각각 한 차례씩 길이 40여m의 대형 한반도기를 관중석에 펼쳐 보이기도 했고 붉은 악마와 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경기장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전날 폭우로 한바탕 물난리를 겪은 아픔도 있었지만 지난 2002년(아시안게임)과 이듬해 친선경기 이후 남녘땅, 그것도 ‘호남제일문’ 앞에서 가진 남북한 남녀 축구대표팀의 대결은 그야말로 한바탕 축제였다. ‘대∼한민국’ 대신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 세계최강’이라는 구호와 양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3만여 관중의 파도타기 응원이 관중석을 줄곧 수놓았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경기장의 선수들에겐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었다. 먼저 펼쳐진 ‘자매’간 대결에선 후반 종료 직전 한국의 스트라이커 박은선과 북한의 골키퍼 한혜영이 골문 앞에서 부딪혀 한혜영이 피를 흘리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뒤 이어 펼쳐진 ‘형제’전에서도 팽팽한 긴장은 이어졌다. 한국의 김정우와 곽희주가 부상으로 전반도 마치기 전에 교체되는 등 치열한 일진일퇴의 공방으로 관중석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겨레가 하나됨을 세계 만방에 과시하는 자리이기를 바란 관중에게는 승부의 결과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남북 모두가 하나임을 다시 한번 되새긴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뿐이다.전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제대혈 줄기세포로 성인 백혈병 치료

    국내 의료진이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성인 백혈병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 차병원 제대혈은행 조혈모이식 연구팀(최영길·오도연·백진영·정소영 교수)은 공여자로부터 골수를 직접 이식하는 방법 대신 제대혈은행에 보관중인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두 명의 50대 여성 백혈병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3일 밝혔다. 제대혈 줄기세포(조혈모세포)를 이용해 소아를 치료한 적은 있으나 성인 치료에 성공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의료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진단받은 이모(56) 환자는 일치하는 골수가 없어 지난해 11월과 올 1월 두 차례 항암치료를 받은 뒤 지난 5월에야 제대혈 조혈모 이식수술을 받았다. 그 결과 시술 후 40일째부터 백혈구가 정상적으로 생착했으며,90일을 넘긴 현재까지 매우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지난 2002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노모(49) 환자 역시 네 차례의 항암치료와 자가 조혈모 이식에 실패한 뒤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받았으며, 수술 56일째인 현재 정상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의료팀은 설명했다. 이들에게는 차병원 공익제대혈은행이 공여자들로부터 기증받아 보관중인 제대혈이 제공됐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메이저 정복 ‘슈퍼땅콩’들

    장정의 키를 놓고 출처별로 각각 다른 숫자를 제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실력과 키는 무관하지만 LPGA 투어의 현역 최단신 선수가 폭발적인 샷을 뿜어내는 ‘덩치’들을 제압하고 정상을 밟았다는 데서 관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우선 현재 몸담고 있는 LPGA의 홈페이지 프로필에 기록된 키는 157㎝다.LPGA 진출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보관중인 기록 153㎝보다 4㎝나 크다. 국내 포털사이트들도 153㎝로 전하고 있으나 장정의 우승순간을 중계한 SBS골프채널에선 줄곧 152㎝로 설명했고, 일부 언론은 151㎝인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나열된 숫자 가운데 가장 근접한 것은 153㎝라는 게 정설.KLPGA에 장정 스스로 제출한 프로필에 적혀 있는 숫자라는 게 근거다. 그렇다면 장정은 역대 LPGA 최단신 메이저 챔피언일까. 정답은 ‘노(no)’다. 지난 1997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앨리슨 니컬러스(43·잉글랜드)는 152㎝로 기록돼 있다. 메이저로 전환하기 전인 1987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유러피언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12승,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둔 니컬러스는 여자프로골프 유럽-미국대항전인 솔하임컵에만 6차례나 출전하는 등 90년대를 풍미한 대스타다. 남자프로 가운데는 지난 1991년 미 프로골프(PGA) 마스터스 우승컵을 품에 안은 이언 우스남(47·웨일스)이 최단신 메이저챔프다.164㎝의 단신인 우스남 역시 76년 프로데뷔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통산 40여개의 우승컵을 휩쓴 실력파로, 남자골프 유럽-미국 대항전인 2006년 라이더컵의 유럽팀 주장이기도 하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아인슈타인 뇌’ 한국 온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 표본이 서울에 온다. ‘대한민국 2005 아인슈타인 특별전’ 전시위원회는 스키모토 겐지 일본 오사카 긴키대학 교수가 보관중인 아인슈타인 뇌 표본을 2일부터 3개월간 국립서울과학관 전시장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그가 1955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병원에서 사망한 뒤 적출돼 240조각으로 나눠져 보관돼 왔다. 전시위원회 관계자는 “아인슈타인 박사가 생전에는 한국에 오진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아인슈타인의 뇌 표본을 전시, 미래 과학 꿈나무들에게 그의 과학정신과 창의적 사고방식 등을 일깨워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별전에는 아인슈타인의 업적과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 각종 영상 자료와 ‘아인슈타인 엘리베이터’ 등 그의 물리학 이론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과학체험물도 소개되고 있다. 한국물리학회와 과학문화진흥회가 주관하는 아인슈타인 특별전은 ‘2005 세계 물리의 해’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을 기념하는 취지로 지난달 1일 개막돼 오는 2006년 2월까지 계속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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