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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야구장 신·증축 ‘붐’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야구장 새단장에 나서고 있다. 야구장 건립이 단체장 공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현재 야구장 신·증축을 추진 중인 지자체는 대구, 광주, 청주, 울산, 포항 등 5곳이나 된다. 대전과 창원은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고, 서울시는 신축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는 994억원을 투입, 무등종합경기장을 철거한 뒤 2만석 규모의 야구장을 2013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기존 야구장이 준공된 지 46년이나 지나 낡은 데다,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광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률은 16%다. 전체 공사비 가운데 300억원은 홈구장으로 사용할 기아 타이거즈 구단이 부담키로 했다. 청주시는 42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야구장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한다. 곳곳이 움푹 팬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교체하고, 좌석수를 8000석에서 1만 500석으로 늘린다. 또한 매점과 화장실을 확충하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관람할 수 있는 바비큐존도 만든다. 해마다 한화 이글스 10경기 내외가 열리는 청주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가운데 시설이 최악으로 꼽혀 왔다. 청주문화예술체육회관 체육시설과 최용한 과장은 “청주·청원 통합시가 출범하면 스포츠타운이 조성돼 야구장 신축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지역의 경우 홈팀인 삼성라이온즈의 관중 동원율이 전 구단 가운데 가장 높지만 야구장 관중석이 1만석밖에 안 돼 시민들 사이에서 새 야구장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자 김범일 대구시장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구장 신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구시는 국비와 시비 1100억원, 삼성 500억원 등 총 1600억원을 투입해 수성구 연호동에 2만 4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2014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포항시도 프로야구를 즐기는 지역민들을 위해 1만 400석 규모의 야구장 신축을 추진, 오는 14일 개장식을 갖는다. 포항시는 올해 홈팀인 삼성 라이온즈 3경기를 유치한 뒤 내년에는 1군 여러 경기와 2군 전 경기를 치른다는 구상이다. 포항시 정교원 스포츠마케팅담당은 “포항에서도 프로야구를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대구까지 1시간이나 가야 하는 불편을 덜게 돼 시민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1년에 9경기를 울산에서 갖는다는 협약을 지난해 체결한 울산시는 300억원을 투입, 남구 옥동에 1만석 규모의 야구장을 2014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충청대 행정학과 남기헌 교수는 “지자체들이 지역민 통합을 위해 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지자체의 재정부담 감소와 기업들의 사회 기부 분위기 확산을 위해 많은 기업들을 경기장 건립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일어나, 발로 차, 영국 콧대 납작해질 때까지

    일어나, 발로 차, 영국 콧대 납작해질 때까지

    불길한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다. 8강에서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영국단일팀과 맞닥뜨리게 됐다. 홍명보호가 2일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봉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면서도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0-0으로 비겨 1승2무(승점 5)가 됐다. 이에 따라 스위스를 1-0으로 제압한 멕시코(2승1무·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힘겹게 8강에 올랐다. 1948년 런던과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본선 8강 진출이다. 그러나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선 경기를 지배했으나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고 스위스를 2-1로 꺾었지만 동점골을 허용하며 쉽게 흥분해 전력이 흐트러지는 허점을 드러냈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은 가봉과의 경기는 여러 차례 지적돼 온 결정력 부족이 재연됐다. 경기 뒤 곧바로 이동해 이틀 쉬고 다시 경기에 나서는 강행군 탓에 체력이 바닥났다. 선수들은 뭐가 급한지 허둥대기 일쑤였다. 박주영(아스널)과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은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리기 일쑤였다. 홍명보호는 5일 새벽 3시 30분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A조 1위이자 개최국인 영국단일팀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스타들이 즐비한 우승후보 영국과 맞서는 중압감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영국은 우루과이전을 끝낸 뒤 이동하지 않고 한국과의 대결을 준비한다. 더욱이 카디프는 생애 첫 메이저 무대를 밟은 ‘영원한 캡틴’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론 램지(아스널), 크레이크 벨라미(리버풀) 등 웨일스 출신들에게 편한 곳이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이들이 펄펄 날 것은 안 봐도 뻔하다. 경기를 더할수록 이들 웨일스 선수들과 스콧 싱클레어(스완지 시티), 대니얼 스터리지(첼시), 톰 클레벌리(맨유) 등의 신·구 조화가 갖춰져 있다. 긱스는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EA)과의 2차전 선제골을 넣으며 88년 만에 올림픽 본선 최고령 득점자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부담감도 지웠다. 그러나 낙담하기엔 이르다. 승리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홍명보호의 주축들이 제 몫을 한다면 승산은 있다. 박주영은 한솥밥을 먹는 램지와의 맞대결에서 왜 와일드카드로 나왔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벤치 설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동시에 병역기피 논란으로 곱지 않던 시선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2부리그 카디프 시티로 이적한 김보경은 팬들에게 미리 신고하는 의미도 있다. 퀸스파크레인저스(QPR)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기성용도 마찬가지. 현지 언론은 8강전 상대인 한국은 안중에도 없고 4강에서 만날 브라질의 전력 분석에 열중하고 있다. 홍명보호가 전력을 다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박주영이 해트트릭” 한국, 영국 이긴다는데

    “박주영이 해트트릭” 한국, 영국 이긴다는데

    ”박주영이 해트트릭을 할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사이트인 ‘블리처 리포트’(Bleacher Report)는 3일 박주영이 영국과의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해트트릭을 할 좋은 선수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사이트는 ‘Park Chu-Young Will Score a Hat Trick’란 제하의 기사에서 박주영이 스위스전에서 다이빙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듯이 영국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단일팀은 ‘캡틴’ 라이언 긱스(맨유)를 비롯 대니얼 스터리지(첼시) 등 신구의 조화가 갖춰져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에 앞선다. 여기에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도 변수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한국팀의 수비력이 좋아 미드필드만 장악하다면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영국팀의 경기는 5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늘 보며 “사랑해, 엄마”…올림픽 감동 세리머니

    하늘 보며 “사랑해, 엄마”…올림픽 감동 세리머니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볼거리다. 2012런던올림픽 역시 선수들의 각양각색 세리머니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가운데, 영국의 한 선수의 감동 세리머니가 카메라에 잡혔다. 지난 2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유도 78㎏ 이하급에 출전한 영국의 젬마 깁슨스(25)는 은메달이 확정된 뒤 잠시 위쪽을 바라보며 “사랑합니다, 어머니.”(I love you, Mom)라고 홀로 속삭였다. 이는 2004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세리머니로,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17살에 어머니를 잃은 깁슨스의 곁에는 대신 그녀를 지키고 돌봐준 외조부모가 있다. 올해 80세가 넘은 그녀의 외할아버지, 할머니는 “손녀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딸(깁슨스의 엄마)의 죽음이 젬마가 성공할 수 있게 해준 동기가 되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젬마에게는 생애 최고로 기쁜 순간이자 가장 마음 아픈 순간이기도 한 그 때에, 하늘을 바라보며 읊조리듯 내뱉은 ‘아이 러브 유, 맘’ 세리모니는 영국 전역을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경기가 끝난 뒤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제야 그녀의 자랑스러운 딸이 된 것 같다.”면서 “엄마는 내 전부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사진=BBC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재혁, 팔과 함께 꺾인 ‘2연패 꿈’

    바벨을 들어 올리는 순간 팔이 꺾이며 쓰러졌다. 사재혁(27)이 1일(현지시간)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남자 77㎏급 인상 2차 시기에서 162㎏을 들어 올리려다 팔을 다쳐 경기를 포기한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남자 역도에 16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사재혁은 올림픽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한달 동안 바벨을 들지 못한 채 음식 조절을 하며 컨디션 회복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이게 화근이었다.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쓴 나머지 팔이 뒤로 돌아가 오른팔이 심하게 틀어졌다. 느린 화면으로 경기장 스크린에 부상 장면이 나오자 관중석 곳곳에서 탄식이 터졌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다음 날 코리아하우스에서 “부상이 그렇게 심하진 않다. 우리 의무진이 치료를 잘했고 런던 시내에 나와 보강치료를 했다.”며 사재혁이 선수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재혁은 이날 인상 1차 시기에서 158㎏을 들어 올리며 전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거의 확보한 상황이었다. 용상에서 더 좋은 기록을 갖고 있는 그로선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류샤오준(28)과 류하오제(19·이상 중국)를 앞지르기 위해 인상 2차 시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인상에서 격차를 줄이면 충분히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연패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게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역도연맹 관계자는 “대표팀 누구나 부상을 안고 산다. 본인이 뛰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무리수를 둔 건 아니다.”라며 “물론 허리 부상이 바벨을 드는 데 영향을 줬겠지만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4번의 부상과 재활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사재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女하키 텃세에 눈물

    맑았던 하늘에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소나기가 되어 들이닥쳤다. 영국다운 날씨에는 익숙하다는 듯 객석을 꽉 채운 관중들은 아랑곳없이 ‘팀 GB’를 연호했다. 여자 하키 B조 한국-영국전이 열리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4시 런던 올림픽파크 리버뱅크 아레나. 유니언잭 일색인 이곳에서 붉은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스틱을 휘두르는 11명의 한국 선수들은 마치 덩그러니 떠있는 섬 같았다.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1차 중국전에서 0-4로 진 참이었다.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려면 이날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 했다. 전반전. 비가 온 터라 필드는 미끄러웠다. 한국 선수들의 패스는 매끄럽지 않았다. 주장 이선옥(31·경주시청)이 송곳같이 공을 찔러 주며 공격의 물꼬를 터 보려 했지만 선수들은 덩치 큰 영국의 수비에 가로막혀 좀처럼 스트라이킹 서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전반 6분. 니콜라 화이트의 황소 같은 돌파를 막지 못하고 선제골을 허용했다. 스틱을 잡은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후배의 조급한 마음을 짐작한 언니들은 “괜찮아, 시간 많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전반 18분 드디어 찬스가 왔다. 김다래(25·아산시청)가 골키퍼를 앞에 두고 짧고 강하게 공을 밀어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여자하키팀이 넣은 첫 골이었다. 후반 17분 한혜령(26)의 페널티골, 22분 박미현(26·이상 KT)의 그림 같은 장거리골이 터져 3-3이 됐다. 아직 10분이 남아 있었다. 해볼 만했다. 한 골만 넣으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자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쉼 없이 내달린 다리를 재촉해 상대 골문을 두들겼다. 그때, 일이 터졌다. 천은비(20·KT)가 스틱을 갖다대 고의로 영국 선수의 슛을 방해했다며 주심이 페널티 코너를 선언했다. 그러나 공은 스트라이킹 서클 밖에 있었다. 서클 안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면 페널티 코너는 성립되지 않는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홈 텃세’이기도 했다. 임흥신 감독은 모자를 벗어던지고 “말도 안 돼!”라며 항의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주심의 선언에는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조지 트위그가 페널티슛 후 흘러나온 공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한국의 수비진은 흔들렸다. “어, 어~.” 하는 사이 클로에 로저스가 또 골을 넣었다. 1분 만에 두 골을 내줬다. 순식간에 점수는 3-5로 벌어졌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박미현은 “그게 골이 아닌데…. 그것만 아니었으면 역전시킬 수 있었는데….”라며 눈물만 뚝뚝 흘렸다. 임 감독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어서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우리 애들은 어쩌나. 4년을 올림픽만 바라보고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억울해서 어쩌나.”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대표팀은 2일 일본과 3차전을 갖는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전광석화 역습’ 12년만에 男메달 끈 잇다

    ‘전광석화 역습’ 12년만에 男메달 끈 잇다

    “이 메달은 아람이와 한국펜싱을 위한 겁니다. 오늘 길을 텄으니까 이젠 술술 잘 풀리겠죠.” 최병철(31·한국마사회)은 펜싱 남자대표팀의 우두머리(?)다. 지난 2001년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거의 줄곧 대표팀을 지켰다. 그런 그가 ‘엿가락 1초 파문’이 채 가라앉지 않고 술렁대던 런던올림픽 펜싱장에서 첫 메달을 잡아챘다. 2000년 시드니대회 김영호(플뢰레 금), 이상기(에페 동) 이후 끊어졌던 남자 펜싱의 ‘메달끈’도 다시 이었다. 전날 피땀 어린 4년을 단 1초에 도둑맞은 여자 후배 신아람(26·계룡시청)과, 앞서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오심 등으로 상처 입은 한국펜싱의 자존심도 살려냈다. 1일(한국시간)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 최병철은 런던올림픽 펜싱 개인전 남자 플뢰레 3, 4위전에서 안드레아 발디니(이탈리아)를 15-14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준결승에서 알라에딘 아부엘카셈(이집트)에 12-15로 져 결승 진출이 무산된 최병철은 자신의 ‘에페’(에페 종목용 칼·펜싱은 칼의 종류에 따라 3종목으로 나뉜다)를 고쳐 잡고는 경기장(피스트)에 다시 들어섰다. 8강전 때 입은 오른 발목 부상으로 다소 불편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상대를 찔렀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경기 도중 메탈 재킷까지 한 차례 갈아입은 최병철은 12-8까지 앞서갔지만 2세트가 끝날 무렵 연속 공격을 허용해 14-14로 몰렸다. 득점 없이 마지막 3분이 거의 다 흘러갈 무렵. 종료 7초를 남기고 상대가 얼굴을 향해 찌르기를 날리려는 찰나, 최병철은 반 박자 빠른 ‘플레시’(검을 든 팔을 편 채 길게 날아 찌르기)로 검을 발디니의 빗장뼈 사이에 꽂았다. 전광석화 같은 ‘콩트르아타크’(역공격)의 완벽한 성공. ‘2전3기’였다. 아테네에서 14위, 베이징에서 9위에 그치는 등 아시아 정상급이라곤 하지만 유독 멀었던 올림픽과의 인연을 새로 쌓은 찌르기였다. 동메달을 확정한 최병철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피스트로 뛰쳐 올라온 이정연 코치를 얼싸안고 감격의 환호성을 질렀다. 최병철은 “어제 아람이가 펑펑 우는데 나도 눈물이 나더라. 이 메달은 아람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중석 한편, 동료들과 함께 최병철을 응원하던 신아람도 “축하해요, 오빠!”라고 화답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런던통신] 런던을 감동시킨 조수미와 사라장

    [런던통신] 런던을 감동시킨 조수미와 사라장

    올림픽 열기로 후끈한 지난달 31일 저녁(현지시간)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로열페스티발홀에서는 월드 스타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이 감동의 무대를 펼쳤다. 이날 공연은 2012 런던올림픽을 겨냥하여 기획된 한국문화축제 ‘오색찬란’ 프로그램 중 하나인 ‘샤이닝 K클래식’이다. 두 클래식 월드스타의 이름에 걸맞게 수많은 관중과 한국의 취재진들이 모여들었고, 관중석의 약 70% 가량이 한국인으로 채워졌다. 이 날 조수미와 사라장은 레이프 세게르스탐(Leif Segerstam)이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번갈아가며 등장해 소프라노와 바이올린 선율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1944년생 핀란드 출신의 레이프 세게르스탐 지휘자는 큰 키와 잘생긴 풍채, 흰 콧수염과 턱수염으로 등장부터 압도적인 느낌을 주었고, 그의 옆에 선 조수미와 사라장은 마치 작고 아름다운 소녀와 같았다. 조수미는 아름다운 목소리 뿐 아니라 위트있는 표정과 몸짓으로 레이프 세게르스탐 지휘자와 함께 웃음을 선사했고 한국의 통일을 염원한다는 짧은 영어 메시지를 남기며 ‘그리운 금강산’을 선사했다. 사라장은 특유의 당당한 표정과 역동적인 연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선율을 남겼다.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8강 상대 英보다 세네갈…조1위로 간다”

    “8강 상대 英보다 세네갈…조1위로 간다”

    “축구 성지에서 새 역사를 쓰고 싶다. 목표는 조 1위로 8강에 오르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3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봉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홍명보호는 2일 오전 1시 시작하는 가봉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른다. 그러나 굳이 조 1위로 8강행을 확정하려는 이유는 8강에서 만날 상대를 고르기 위해서다. 한국이 속한 B조 1위는 잉글랜드, 세네갈, 우루과이, 아랍에미리트연합(UEA)이 속한 A조 2위를 만나고 B조 2위는 A조 1위를 상대하게 된다. 현재 A조 1위는 개최국 영국 단일팀(승점 4·골득실 +2·4득점). 승점과 골득실 모두 같은 세네갈(3득점)은 다득점에서 밀려 2위에 포진해 있다. 이 순위에 변동이 없고 한국이 조 1위가 될 경우 홍명보호는 세네갈과 일전을 치르게 된다. 이미 한국은 개막 직전 세네갈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3-0으로 이겼던 터라 기선 제압에 유리한 입장이다. 반면 영국 단일팀을 만나면 홈 텃세에 시달릴 수 있는 데다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에 자칫 기가 눌릴 수 있다. 더욱이 라이언 긱스(3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레이그 벨라미(리버풀) 등 와일드카드의 무게감에 선수들이 지레 주눅들어 소극적 플레이를 할 우려도 있다. 또한 스캇 싱클레어, 대니얼 스터리지(이상 첼시), 톰 클레벌리(맨유) 등 프리미어리그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것도 피하고 싶은 이유다. 때문에 홍 감독은 이왕이면 다득점을 통해 조 1위를 확정하고 싶어 한다. 그는 “박주영이 턱을 두세 바늘 꿰맸지만 경기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기성용도 뼈에 이상이 없고 얼굴에 멍이 좀 들었을 뿐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며 가봉전에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것임을 시사했다. 가봉은 아프리카예선에서 코트디부아르와 남아공은 물론 세네갈, 모로코까지 꺾어 멕시코나 스위스보다 껄끄러운 상대로 꼽혔다. 그러나 막상 뚜겅을 열어 보니 최종엔트리 18명 중에서 3명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차출 거부 등으로 런던에 오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플레이의 세밀함이 떨어지는 데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키도 평균 170㎝대여서 제공권 장악이 떨어진다. 한국이 가봉을 꺾고 8강에 오르면 1948년 런던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설] 북한이 올림픽에서 배워야 할 박수받는 법

    북한이 런던 올림픽에서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어제까지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내 종합순위가 4위까지 치솟았다.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에 국제 스포츠 전문가들은 북한이 56명의 선수를 파견했지만 금메달은 하나도 따내지 못할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북한이 금메달 4개, 동메달 5개로 역대 최고성적을 기록했던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를 능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북한 사람들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룩하며 세계 10대 경제 및 스포츠 강국에 오른 한국 사람과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들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감춰졌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며 적지 않은 지구촌 가족들이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을 것이다. 여자 유도 52㎏급에 출전한 안금애 선수가 결승 연장전에서 쿠바 선수에게 승리한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나, 남자 역도 62㎏급에 나온 김은국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오른손을 번쩍 들고 포효하는 모습에 관중과 TV 시청자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주기도 했다.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박수를 받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1990년대 평양 정권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 북한은 지구촌의 말썽꾸러기로 전락했다. 핵 개발로 동북아 정세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왕조 시대처럼 정권을 3대나 세습하면서 인민을 탄압하고, 마약 거래와 위조 달러 유통 의혹도 받아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에게 보내는 박수의 의미를 평양 정권은 잘 헤아려야 한다. 만일 북한이 올림픽 선수들처럼 합의된 룰을 존중하고, 페어플레이를 한다면 국제사회는 언제든 북한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북한은 현재 김정은이 새롭게 권력을 장악해 가는 과정에 있다. 그동안의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개혁과 개방이라는 국제사회의 룰을 거부하고 계속 억압과 통제, 도발의 길을 걷는다면 아무런 기회도 잡을 수 없을뿐더러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국민을 기아와 절망의 수렁에 빠뜨린 최악의 권력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 북한力風 런던 강타

    북한力風 런던 강타

    런던에 때아닌 ‘북풍’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의 텃밭인 역도 경량급을 북한 역사(力士)들이 갈아엎고 있는 것. 지난 29일 엄윤철(21)이 남자 56㎏급에서 깜짝 우승한 데 이어 이튿날 런던 엑셀 아레나의 영웅은 북한 역도의 간판 김은국(24)이었다. 김은국은 남자 62㎏급에서 인상 153㎏, 용상 174㎏, 합계 327㎏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합계 중량 327㎏은 쉬쥐용(중국)이 2008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세운 326㎏을 갈아치운 세계신기록. 인상 153㎏도 쉬쥐용이 2002년에 세운 세계기록과 타이인 동시에 쉬쥐용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수립한 152㎏을 뛰어넘는 올림픽 신기록이다. 덕분에 북한은 1일 오전 1시 현재 금 3, 동 1개를 수확, 메달 순위에서 한국(금 3, 은 2, 동 2)에 이어 5위가 됐다. 김은국은 압도적 기량으로 라이벌인 중국의 장지를 주눅들게 한 것은 물론 자유분방한 세리머니와 언행으로 주목받았다. 그가 처음 플랫폼에 들어설 때부터 관중은 그의 팬이 돼 버렸다. 김은국은 인상 1차 시기에 성공하자 활짝 웃으면서 관중을 바라보더니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다. 다른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의 중압감에 짓눌려 잔뜩 인상을 찌푸린 것과는 달랐다. 그 뒤부터 박수와 환호가 더 커졌고 김은국의 리액션도 화끈해졌다. 김은국이 용상 3차 시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을 때 엑셀 아레나에는 천둥 같은 갈채가 메아리쳤다. 관중들이 일제히 바닥을 발로 굴러 경기장 전체가 흔들렸다. ‘세리머니가 참 좋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은국은 “조선 사람이 다 그렇죠. 조선의 기상이죠.”라며 껄껄 웃었다. 경직된 북한선수 이미지에서 한참 벗어난 재치있는 응답이었다. 또한 “1등의 비결은 빛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가 힘과 용기를 안겨준 데 있다.”며 ‘대내용 립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시상식에서 김은국은 거수경례를 했다. 그는 자신이 군인이라고 밝혔다. 북한 역사들의 괴력에 가장 당황한 건 중국이다. 남자 역도 경량급은 중국의 자존심이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남자 56㎏·62㎏·69㎏급에서 금메달을 하나만 빼고 쓸어담았다. 아테네올림픽 56㎏급에서 전설의 역사 하릴 무툴루(터키)에게 내준 게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우징바우와 장지가 각각 56㎏급과 62㎏급에서 엄윤철과 김은국에게 무릎을 꿇어 자존심을 구겼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중 배드민턴 ‘져주기’ 의혹에 中언론 ‘반전’

    1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A조 마지막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정경은(KGC 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가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기쁨과 환희로 가득해야 할 이들의 승리에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과 맞선 중국의 왕샤오리-위양 조와 함께 서로 져주기 경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양 팀은 모두 예선 리그에서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마지막 조 예선에 돌입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세계 랭킹 2위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중국의 또 다른 복식조와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양 팀 모두 이를 피하기 위해 져주기 경기를 펼쳤다는 것. 경기에서 진 왕양은 “한국의 정-김 조는 실제로 매우 강력한 팀”이라면서 “토너먼트로 경기가 진행되는 8강을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고 싶었다. 쓸데없이 힘들게 경기할 필요는 없었다.”며 소극적인 경기를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이에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지저분한 경기였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자국 선수 감싸기에 혈안을 보인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때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왕이닷컷스포츠 등 복수의 현지 언론은 “경기 당시 관중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특히 중국 선수들의 소극적인 경기가 지속됐다.”면서 “‘뜻하지 않게’ 한국이 승리를 거두고 말았다.”고 전했다. 또 “경기장에서 더 큰 소리로 야유를 보내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는 한 네티즌의 트위터 글을 전하며 “돈을 내고 표를 산 수많은 관중들은 이미 후회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입장에서) 결국 돌로 제 발을 찍은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역시 왕이닷컴스포츠의 또 다른 기사에서는 경기 직후 한국 배드민턴 여자복식 팀이 중국을 꺾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내용의 한국 언론 발 기사를 캡처한 뒤 “서로 져주기 게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중국을 이긴 것을 ‘이변’이라고 표현하며 한국 선수들을 칭송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국제배드민턴연맹(BWF)은 한-중 여자 배드민턴 복식경기에서 서로 져주기 시합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은지 기자의 런던 eye] 아들 조준호 준결 좌절되자 아버지는 희미하게 웃었다 허탈한 듯, 해탈한 듯…

    [조은지 기자의 런던 eye] 아들 조준호 준결 좌절되자 아버지는 희미하게 웃었다 허탈한 듯, 해탈한 듯…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건 지난 6월 14일이었다. 그마저도 친척 결혼식 때 잠깐 마주쳤을 뿐, 부자 간의 진득한 상봉은 뒤로 미뤘다. 지난 1일엔 지병을 앓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부터 손자를 애지중지했던 할머니였다. 맞벌이를 하는 통에 아들은 할머니 손을 많이 탔다. 하지만 아버지는 선뜻 소식을 알릴 수 없었다. 하필 유도대표팀의 일본 전지훈련 시기와 겹쳤다. 고뇌하던 아버지는 올림픽이란 ‘거사’를 앞둔 아들에게 할머니 소식을 감췄다. 얘길 들으면 괜히 마음이 약해질까봐 식구들도 철저히 입단속을 시켰다. 어차피 부자는 두 달에 한 번 통화할까 말까 한 ‘무뚝뚝한 부산 싸나이들’이었다. 남자유도 66㎏급 조준호와 아버지 조희지(57)씨 얘기다. 열혈 ‘유도대디’는 직접 영국을 찾았다. 가만히 방에 앉아 텔레비전으로 아들을 바라볼 엄두가 안 났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는 항상 현장을 지켰다. 지난 26일 런던에 왔지만 선수촌에 있는 아들과는 만나지 않았다. 경기에 방해될까 싶어 연락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전의 날’인 29일 엑셀 노스아레나2. 아버지는 아들의 경기 때마다 ‘늘 그랬듯’ 선수 입구 오른쪽 관중석에 자리잡았다. 50일 만에 본 ‘금쪽 같은 내 새끼’와 경기장 입장 때마다 눈을 마주치며 교감했다. 8강전에서 판정 번복 끝에 억울하게 아들의 준결승행이 좌절됐다. 아버지는 희미하게 웃었다. 허탈한 듯도, 해탈한 듯도 했다. 세계랭킹 1·2위가 모두 탈락했고 대진운도 좋았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는 “참 좋은 꿈을 꿨는데 역시 꿈은 반대인가. 동메달이라도 따야 할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입은 애써 웃고 있는데 눈가는 촉촉했다. “8강전에서 팔에 부상을 당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도 했다. 패자부활전이 시작됐다. 첫 판은 콜린 오츠(영국). 관중석에서 발을 구르며 성원하는 영국인을 보며 아버지는 마른침을 삼켰다. “홈이라고 또 장난치면 안 되는데….”라며 마음을 졸였다. “아~저건 유효를 줘도 되는데….”라고 했다. 자리에 앉았지만 엉덩이는 계속 들썩였다. 뜨거웠다. 어머니 정영숙씨는 익숙하게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섰다. 열띤 매트를 녹화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침착했다. 점수를 따도, 잃어도 그저 묵묵히 동영상을 찍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쌍둥이 아들’ 준호-준현(국군체육부대)이가 유도를 시작할 때 운동을 전혀 모르던 어머니는 ‘유도 박사’가 됐다. 이렇게 찍은 영상을 정리해 아들에게 보여준다고. 외국 선수의 약점을 분석해 전달하기도 하고 신기술이나 필살기를 보면 추천해주기도 한다. 역시 유도를 하는 막둥이 준휘(15)에게도 엄마가 찍은 비디오는 ‘살아 있는 자료’다. 그렇게 아들과 함께 다섯 경기를 치렀다. 마침내 수고이 우리아테(스페인)를 꺾고 동메달이 확정되자 부부는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런던은 ‘유도 패밀리’의 꿈을 이뤄준 무대이기도 했다. zone4@seoul.co.kr
  • 雨神도 風神도 무릎 꿇었다

    雨神도 風神도 무릎 꿇었다

    한때 ‘양궁=대한민국’이란 등식이 만들어졌다. 올림픽 메달을 헤아릴 때면 첫손가락에 가장 먼저 양궁을 꼽았다. 1972년 뮌헨대회부터 4년 전 베이징대회까지 한국양궁은 남녀 16개의 금메달을 수집했다. 태극마크를 다는 건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 금메달이 아니면 오히려 이상한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양궁의 세계 평준화가 속도를 더한다지만 한국양궁은 “그러면 비바람 속에서 한 번 겨뤄보자.”며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있다. 한국 여자양궁이 폭우와 바람을 뚫고 올림픽 7연패를 일궈냈다. 이성진(27·전북도청), 최현주(28·창원시청),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가 30일 새벽(한국시간)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10-209, 1점차로 꺾고 금메달을 합작했다. 마지막 궁사 기보배가 8점차 뒤진 상황에서 화살을 9점에 꽂아 살얼음 같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988년 서울대회~2008년 베이징대회에 이어 또 하나의 금메달을 수확해 여자단체전 7연패. 종일 폭우가 퍼붓다 그치다를 반복한 날씨가 되레 금메달 수확을 도왔다. 양궁에서는 “날씨가 나쁠수록 잘 쏘는 팀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있다. 장영술 총감독은 이틀 전 “차라리 폭우라도 쏟아지면 좋겠다. 왜? 변별력이 생기니까.”라고 했다. 꼭 들어맞았다. 약속이나 한 듯 이날 세 차례 경기에서 폭우와 바람은 세계 최고의 궁사들이 모인 사대에서만큼은 한국 편이었다. 덴마크와의 8강전에서 한국이 1엔드 첫발을 10-8-10점에 쏜 뒤 맑았던 하늘에 금세 먹구름이 몰려들면서 폭우가 쏟아졌다. 돌변한 날씨에 당황한 관중들의 소란 탓에 덴마크는 7-6-4점을 쏴 점수 차가 벌어졌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는 108-107로 앞선 3엔드 때 일본 선수들이 사대에 섰을 때부터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이 잠시 주춤한 사이 한국은 3엔드 첫 발을 3명이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지던 결승 때는 아예 금메달을 확신했다. 악천후 속에 중국 선수들의 영점 조준이 흔들리면서 한국이 초반 주도권을 잡았고, 그 흐름은 끝까지 뒤집히지 않았다. 한국선수단은 31일 0시(한국시간) 현재 금 2, 은 1, 동메달 2개로 종합 순위 공동 4위를 달렸다. 북한은 금 2, 동메달 1개로 6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다. 런던 김민희·조은지기자 haru@seoul.co.kr
  • ‘조준호 패배’ 스페인 심판장, 말하는 소리가…

    ‘조준호 패배’ 스페인 심판장, 말하는 소리가…

    “이해할 수 없다.” 29일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유도 66㎏급 8강전을 마치고 조준호(24·한국마사회)는 딱 한마디 했다. 조준호뿐 아니라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다. 조준호는 이날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의 8강전에서 심판진의 석연찮은 판정 번복으로 억울하게 준결승행 티켓을 빼앗겼다. 심판위원장 개입에 의한 판정 번복은 유도규정에 없어 큰 논란이 예상된다. ●조준호 패자부활전 거쳐 銅 이런 파문에도 꿋꿋이 경기에 임한 조준호는 수고이 우리아테(스페인)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상대가 위장공격으로 지도를 받아 정말 금보다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전은 처음에는 무난했다. 에비누마는 수세적이었고 조준호는 끊임없이 기술을 시도했다.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를 꺾고 올림픽 티켓을 따낸 조준호는 남자유도팀의 ‘히든카드’였다. 이날 따라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고, 세계랭킹 1·2위가 일찌감치 탈락해 메달을 예감하고 있었다. 위기는 있었다. 연장 1분38초를 남기고 에비누마가 시도한 안 뒤축걸기에 유효를 내준 것.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이 번복됐고 조준호가 몇 차례 공격을 시도한 뒤 득점 없이 끝났다. 판정이 이어졌다. 심판 세 명은 모두 조준호의 파란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관중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일본 응원단의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조준호의 화끈한 포효가 끝나기도 전에 불길한 기운이 일었다. 갑자기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스페인) 국제유도연맹 심판위원장이 주심을 불러 귓속말을 했다. 자꾸 이상하게 흘러갔다. 심판들은 뜬금없이 깃발을 다시 나눠 가지며 재판정을 했고, 방금 전 일제히 파란 깃발을 들었던 세 심판은 약속이나 한 듯 흰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조준호의 0-3 판정패. 그걸로 끝이었다. 조준호는 황당한 듯 한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했다. 유도 경기규정에는 ‘경기장 내에서 3심 합의에 의한 판정은 최종적이다.’라고 나와 있다. 3심이 모두 파란색 깃발을 든 뒤 손을 들어올려 최종 승자선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심판위원장이 3심의 판정에 개입할 권리는 없다. 경기 중 포인트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할 자격이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바르코스 심판장은 “심사위원(JURY) 전원이 의심할 여지 없이 에비누마가 우세라는 판단이었다. 유도 정신을 지키기 위해 심판에게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사위원은 판정을 보조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대한유도회 조용철 전무는 “선수생활을 하고 국제대회를 돌아다니면서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매트를 떠난 데다 앞으로 왕기춘·김재범 등 금메달 후보의 경기가 이어져 섣부른 돌출행동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외신들 “우스운 경기” 조롱 하지만 왕기춘은 “유도를 17년 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며, 동네 시합도 아닌 올림픽이란 무대에서 저런 X같은 경우가 일어났다.”면서 “배심원이 하란 대로 할 거면 심판이 왜 필요한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AFP통신은 이날 “유도 8강전에서 우스운 장면이 펼쳐졌다. 심판 3명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심판위원회의 황당한 개입으로 판정이 바뀌었다.”고 조롱했다. 에비누마는 일본 남자유도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기대하는 거의 유일한 선수였던 상황이라 ‘음모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또 하나의 적… 오심에 울다

    [런던올림픽] 또 하나의 적… 오심에 울다

    “이해할 수 없다.” 29일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유도 66㎏급 8강전을 마치고 조준호(24·한국마사회)는 딱 한마디 했다. 조준호뿐 아니라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다. 조준호는 이날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의 8강전에서 심판진의 석연찮은 판정 번복으로 억울하게 준결승행 티켓을 빼앗겼다. 심판위원장 개입에 의한 판정 번복은 유도규정에 없어 큰 논란이 예상된다. ●조준호 패자부활전 거쳐 銅 이런 파문에도 꿋꿋이 경기에 임한 조준호는 수고이 우리아테(스페인)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상대가 위장공격으로 지도를 받아 정말 금보다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전은 처음에는 무난했다. 에비누마는 수세적이었고 조준호는 끊임없이 기술을 시도했다.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를 꺾고 올림픽 티켓을 따낸 조준호는 남자유도팀의 ‘히든카드’였다. 이날 따라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고, 세계랭킹 1·2위가 일찌감치 탈락해 메달을 예감하고 있었다. 위기는 있었다. 연장 1분38초를 남기고 에비누마가 시도한 안 뒤축걸기에 유효를 내준 것.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이 번복됐고 조준호가 몇 차례 공격을 시도한 뒤 득점 없이 끝났다. 판정이 이어졌다. 심판 세 명은 모두 조준호의 파란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관중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일본 응원단의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조준호의 화끈한 포효가 끝나기도 전에 불길한 기운이 일었다. 갑자기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스페인) 국제유도연맹 심판위원장이 주심을 불러 귓속말을 했다. 자꾸 이상하게 흘러갔다. 심판들은 뜬금없이 깃발을 다시 나눠 가지며 재판정을 했고, 방금 전 일제히 파란 깃발을 들었던 세 심판은 약속이나 한 듯 흰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조준호의 0-3 판정패. 그걸로 끝이었다. 조준호는 황당한 듯 한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했다. 유도 경기규정에는 ‘경기장 내에서 3심 합의에 의한 판정은 최종적이다.’라고 나와 있다. 3심이 모두 파란색 깃발을 든 뒤 손을 들어올려 최종 승자선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심판위원장이 3심의 판정에 개입할 권리는 없다. 경기 중 포인트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할 자격이 있을 뿐이다. 대한유도회 조용철 전무는 “선수생활을 하고 국제대회를 돌아다니면서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매트를 떠난 데다 앞으로 왕기춘·김재범 등 금메달 후보의 경기가 이어져 섣부른 돌출행동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외신들 “우스운 경기” 조롱 하지만 왕기춘은 “유도를 17년 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며, 동네 시합도 아닌 올림픽이란 무대에서 저런 X같은 경우가 일어났다.”면서 “배심원이 하란 대로 할 거면 심판이 왜 필요한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AFP통신은 이날 “유도 8강전에서 우스운 장면이 펼쳐졌다. 심판 3명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심판위원회의 황당한 개입으로 판정이 바뀌었다.”고 조롱했다. 에비누마는 일본 남자유도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기대하는 거의 유일한 선수였던 상황이라 ‘음모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힘빼라, 박주영…힘내라, 박주영

    무심하게도 휘슬이 울렸다. 0-0 무승부.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26일 뉴캐슬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멕시코와 비겼다. 경기 내내 압도하고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다소 불안했던 수비라인은 파비앙과 산토스를 앞세운 멕시코의 공격을 잘 막았지만, 박주영(27·아스널)·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김보경(세레소·이상 23) 등의 공격진은 이름값에 못 미쳤다. 홍명보 감독은 “더 중요한 두 경기가 남았다. 스위스전에 다시 초심으로 임하겠다.”고 추슬렀다. 이어 스위스도 가봉과 1-1로 비겼다. 따라서 30일 오전 1시 15분 스위스와의 2차전은 더욱 불꽃 튀게 됐다. 홍명보호는 ‘알프스 산맥’을 어떻게 넘어야 할까. ‘미우나 고우나’ 믿을 건 박주영이다. 멕시코전 원톱으로 출장한 박주영은 철저히 막혔다. 뉴질랜드전(2-1), 세네갈전(3-0)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결정력을 뽐내던 그 선수는 없었다. 이미 ‘요주의 인물’로 유명해진 터라 2~3명이 경기 내내 박주영을 전담했다. 좌우 날개로 나선 김보경, 남태희(21·레퀴야)와의 콤비네이션은 괜찮았지만 스스로 기회를 열지 못했다. 구자철, 기성용(23·셀틱)과도 엇박자를 냈다. 몸이 무거워 보였다. 슈팅은 단 하나에 그쳤고, 프리킥 두 개도 모두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홍 감독은 후반 35분 박주영을 빼고 백성동(21·주빌로)을 투입했다. 홍 감독은 경기 뒤 “박주영의 컨디션도 그렇고…. 전술 변화를 줘서 마지막 15분 승부를 노리려고 했다.”는 말로 에둘러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위스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박주영이 살아나야 재능 있는 공격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공격진 전체의 흐름도 그렇지만 와일드카드로 뽑힌 ‘맏형’으로서 동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주장 구자철은 “개인적으로 주영이형이 첫 번째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어렵게 팀에 합류한 만큼 후배들에게 기쁨을 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스위스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대회 유럽예선에서 10승2무3패(22득점 10실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둬 런던에 왔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등으로 돋보였다. 조추첨 직후 B조 1위 후보로 꼽힌 것도 스위스였다. 에이스 셰르단 샤키리를 비롯해 발론 베흐라미, 필립 센데로스 등이 소속팀 반대로 런던행이 무산돼 100% 전력은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다. 가봉전에서 주전 수비수 올리버 부프(취리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한국전에 뛸 수 없는 건 호재다. 홍 감독은 관중석에서 이 경기를 지켜보며 전력 파악에 열을 올렸다. 스위스 격파의 해법은 이미 홍 감독의 머릿속에 있다. 역대 최강 전력인 올림픽대표팀이 스위스를 상대로 8강행의 교두보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뉴캐슬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역대 개회식 ‘옥에 티’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28일 아침 화려하게 펼쳐졌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 화려했던 역대 대회 개회식 가운데 ‘옥에 티’들을 모아 봤다.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자랑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데다 앞선 1980년 모스크바·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각각 빠졌던 미국과 소련이 참가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회식에서는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흰 비둘기 수천 마리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날렸다. 하지만 하늘을 수놓던 비둘기 떼 일부가 성화대로 모여들었고 그 순간 점화자가 성화봉을 갖다대면서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비둘기 화형식’을 지켜보며 경악해야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 감독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로 찬사를 들었지만 립싱크와 컴퓨터그래픽(CG) 조작 등이 들통 나면서 최악의 개회식이란 오명을 남겼다. 깜찍한 외모의 CF 모델인 린먀오커가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중에야 입만 벙긋거렸고 다른 어린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생중계된 사연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생중계된 사연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28일 아침 화려하게 펼쳐졌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 화려했던 역대 대회 개회식 가운데 ‘옥에 티’들을 모아 봤다.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자랑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데다 앞선 1980년 모스크바·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각각 빠졌던 미국과 소련이 참가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회식에서는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흰 비둘기 수천 마리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날렸다. 하지만 하늘을 수놓던 비둘기 떼 일부가 성화대로 모여들었고 그 순간 점화자가 성화봉을 갖다대면서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비둘기 화형식’을 지켜보며 경악해야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 감독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로 찬사를 들었지만 립싱크와 컴퓨터그래픽(CG) 조작 등이 들통 나면서 최악의 개회식이란 오명을 남겼다. 깜찍한 외모의 CF 모델인 린먀오커가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중에야 입만 벙긋거렸고 다른 어린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1만명… 488억원… 영국, 그리고 호강할 귀

    [2012 런던올림픽] 1만명… 488억원… 영국, 그리고 호강할 귀

    1만명이 넘는 공연 인원, 2700만 파운드(약 488억원)의 물량공세, 그리고 ‘미다스의 손’ 대니 보일 감독까지.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 런던 동북부 리 밸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할 제30회 런던올림픽 개회식을 기대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총감독을 맡은 보일은 “세계 최대규모라고 자신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어차피 상상할 수밖에 없다. 개회식 내용은 행사 당일까지 철저히 비밀일 테니까. ●‘ALL’ 출입증도 퇴짜 결국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개회식이지만 꼭 먼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최종리허설이 진행되던 25일 밤(한국시간 26일 새벽)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았다. 맹랑한 기대와 달리 기자는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1만여 ‘대군’을 이끌고 지난 3월부터 공연 준비를 해 오면서도 철저하게 입단속을 해 온 이들이었다. 이날 최종리허설에는 선택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아이디카드에 적힌 ‘ALL’(모든 경기장 출입 가능) 마크가 무색하게도 취재기자는 들어가지 못했다. 관계자에게 주는 파란색 스티커를 받아오거나 미리 배포된 리허설 티켓을 가져오란다. 깐깐했다. 공연 내용에 맞춰 적절한 위치를 미리 잡아야 하는 사진기자만 소수 들어가 동선을 파악했다. 초대된 건 출연진의 가족·친구를 비롯,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었다. 기자는 퇴짜를 맞았지만 서운하게도(?) 무려 6만 5000명이 리허설을 봤다. 공연의 음량과 관중들이 내뿜는 소음 등을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점검하기 위해서란다. 억울했다. 그깟 파란색 스티커가 뭐길래. 그래서 리허설을 보고 나오는 이들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어땠냐고. 도대체 뭘 봤냐고. 영국 신사숙녀들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칭찬이거나 극찬이었다. 어메이징, 아웃스탠딩, 엑설런트 같은 단어가 쉼없이 쏟아졌다. “금요일밤을 기대해도 좋다. 절대 놓치지 말라.”는 호언장담도 꽤 많았다. “볼거리가 많았다. 그 현란한 광경을 어떻게 작은 TV로 찍어낼지 걱정된다.”는 오지랖형(?)도 있었다. 한 중국 여인이 “베이징올림픽 때가 훨씬 좋았다. 이번 개막식은 오로지 ‘영국’뿐이라 지루하고 별로 공감이 안 되더라.”고 한 게 유일한 볼멘소리였다. 관중들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주제는 영국, 오로지 영국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의 문구인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테마로 잡아 영국의 근·현대사를 3시간에 압축했다. 양 끌고 소 몰던 시절의 영국부터 산업혁명을 거쳐 민주주의를 정착한 지금까지를 촘촘하게 구성했다. 세 차례 무대가 바뀐다. ●관람객들 “어메이징… 엑설런트” 27t짜리 거대한 종이 울리며 개막을 알린다. 올림픽의 시작을 선언하는 소리이자 영국의 초창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 싱그러운 잔디 위에 진짜 양과 말, 거위 등이 출연해 목가적인 풍경으로 1막을 그린다. 갑자기 잔디가 걷히면서 거대한 굴뚝 4개가 솟아오른다. 2막. 광원, 공장 노동자, 실업자, 간호사 등으로 분장한 공연단이 등장해 자연과 인간성이 파괴되는 암울한 산업혁명기를 표현한다. 3막에선 공황과 실업을 극복한 희망찬 분위기를 내세웠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등 런던의 상징물이 등장해 영국인, 나아가 세계인의 저력을 일깨운다. 영화 ‘007 시리즈’처럼 헬기를 타고 경기장에 등장해 공연의 포문을 열기로 한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개회식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로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빠졌다. 한결같은 찬사를 들으니 궁금증은 더 커지기만 한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어느 때보다 귀가 호강하는 개회식이 될 것이란 점. 나오는 관객을 붙잡고 얘기하는 내내 비틀스, 섹스피스톨즈, 더 후 등 영국이 자랑하는 전설적인 록밴드의 노래가 쉴 새 없이 귓전을 울렸다. 절로 고개가 까딱거렸고 발로 리듬을 맞추게 됐다.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런던 개회식이 화제 만발이란 얘기를 실감했다. 보지 못해 귀만 쫑긋거리며 올림픽 스타디움 앞을 서성인 3시간, 개회식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만큼 커졌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최고의 쇼’가 될 것이란 확신도 그만큼 커진 것 같다. 런던 김민희·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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