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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보사 사태’ 코오롱티슈진 상장 폐지 위기… 6만명 소액주주 날벼락

    ‘인보사 사태’ 코오롱티슈진 상장 폐지 위기… 6만명 소액주주 날벼락

    기심위 ‘상장 서류 허위 기재·누락’ 판단 15일 내 증시 퇴출 여부 최종 심사·의결 회사 측 이의 신청하면 한 차례 더 심의 업계 “시장위서도 같은 결과 가능성 커” 상폐 땐 1800억 주식 ‘휴지 조각’ 불가피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상장 폐지가 확정되면 6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현재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800억원에 이른다. 한국거래소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성분이 뒤바뀐 인보사 사태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거래소의 ‘1차 심사’에서 상장 폐지로 의견이 모인 셈이다. 기심위는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중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내용 누락이 있다고 봤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심사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 제출한 것과 같은 인보사 성분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고, 식약처는 지난 5월 말 인보사 허가를 최종 취소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18일(15영업일 이내)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 폐지 여부를 확정한다. 코스닥시장위 결정 이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가 이어진다. 이후 불복 소송 등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 최종적으로 상장 폐지가 결정되기까지는 최대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의 핵심인 인보사에 문제가 생긴 만큼 코스닥시장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심위에서 상장 폐지로 결론 내면서 최종 상장 폐지의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만약 개선기간이 부여되더라도 횡령, 재무구조 악화 등의 문제가 아니라 약 자체의 성분이 잘못됐기 때문에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에 이르면 6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휴지 조각과 다름없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5만 9445명으로 지분율 36.66%를 차지한다.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지난 3월 말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알려지기 전 약 7780억원에서 현재 1809억원으로 이미 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상장 폐지가 최종 결정되면 소액주주들의 소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 지분율 27.26%), 코오롱생명과학(12.57%) 등 계열사들도 보유 지분 가치 급락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미 알고 있는 변수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보사 문제는 이미 시장에 다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오롱티슈진 결국 상폐 ‘빨간불’…6만 소액주주 날벼락

    코오롱티슈진 결국 상폐 ‘빨간불’…6만 소액주주 날벼락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상장 폐지가 확정되면 6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현재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800억원에 이른다. 한국거래소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성분이 뒤바뀐 인보사 사태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거래소의 ‘1차 심사’에서 상장 폐지로 의견이 모인 셈이다. 기심위는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중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내용 누락이 있다고 봤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심사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 제출한 것과 같은 인보사 성분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고, 식약처는 지난 5월 말 인보사 허가를 최종 취소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18일(15영업일 이내)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 폐지 여부를 확정한다. 코스닥시장위 결정 이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가 이어진다. 이후 불복 소송 등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 최종적으로 상장 폐지가 결정되기까지는 최대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의 핵심인 인보사에 문제가 생긴 만큼 코스닥시장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심위에서 상장 폐지로 결론 내면서 최종 상장 폐지의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만약 개선기간이 부여되더라도 횡령, 재무구조 악화 등의 문제가 아니라 약 자체의 성분이 잘못됐기 때문에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에 이르면 6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휴지 조각과 다름없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5만 9445명으로 지분율 36.66%를 차지한다.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지난 3월 말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알려지기 전 약 7780억원에서 현재 1809억원으로 이미 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상장 폐지가 최종 결정되면 소액주주들의 소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 지분율 27.26%), 코오롱생명과학(12.57%) 등 계열사들도 보유 지분 가치 급락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미 알고 있는 변수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보사 문제는 이미 시장에 다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열린세상] 당뇨·뇌졸중·치매의 원인이 잇몸 세균이라고?/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당뇨·뇌졸중·치매의 원인이 잇몸 세균이라고?/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오늘날 사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병은 나쁜 생활습관 탓에 발생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돼 왔다. 하지만 오늘날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은 박테리아(세균)가 원흉이라는 것이다. 이는 의학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일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실린 특집의 도입부다. 제목은 ‘당뇨·뇌졸중·알츠하이머병의 진정한 원인을 우리는 찾아낸 것일까?’ 잇몸병을 일으키는 특정 세균이 만성 염증을 일으키며 이것이 성인병의 주된 원인일지 모른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세균 가설’의 주장을 따라가 보자. 수많은 생활습관병에 세균이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드러났다. 진행 과정이 매우 느리며 휴면 상태에 들어가 있거나 세포 내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실험실에서 배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DNA 염기서열 결정법이 나와 있다. 그 덕분에 예전에 존재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에 세균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장 많은 질병에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최악의 원흉은 잇몸 질환을 일으키는 특정 세균이다. 잇몸병은 “인류에게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질병”이라고 홍콩대학의 모리지오 토네티는 말했다. 노화 관련 질병의 대다수는 잇몸병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난다. 그런 사람은 증상이 더 심각한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면역계로 하여금 신체를 계속 공격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치아의 플라크(세균막)가 잇몸으로 뚫고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이란 면역 세포가 몰려들어 미생물과 이에 감염된 세포를 모두 파괴하는 반응을 말한다. 이것이 오래 지속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에 몇몇 세균이 증식한다. 그중 한 종(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은 특히 교활해서 염증이 계속되게 만든다. 염증은 병원균을 죽인 다음 종료되는 게 정상이다. 문제는 30~40대부터 염증이 만성화하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 세균은 실제로 염증 과정의 일부를 차단하는 분자를 만들어 낸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캐럴라인 젠코 박사가 하는 말이다. 약해진 염증은 인체 세포를 죽인다. 죽은 세포의 파편은 진지발리스의 좋은 먹을거리가 된다. 세포가 파괴되면 박테리아가 필요로 하는 철분도 방출된다. “이 균은 번식을 위해 숙주의 면역계와 상호작용을 스스로 조절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조지 하지셍갈리스의 말이다. 문제의 균은 혈류 속으로 숨어든다. 인체 면역계는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세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진지발리스의 항체는 세균이 통과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런 항체를 지닌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음 10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실제로 높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심근경색,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도 더 크다. 이 세균의 가장 큰 혐의는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지금껏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지목돼 왔다. 하지만 이를 줄이는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된 사례는 없다. 최근 생쥐 연구에서 문제의 세균이 구강에서 뇌로 이동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세균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죽상동맥경화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연관성은 성인형 당뇨병에서 더욱 명백하다. 잇몸병 치료의 효과는 당뇨약 한 종류를 추가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미국 치주학아카데미는 밝히고 있다. 미국 코르텍사임사의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는 생쥐의 해당 세균을 죽였지만 저항성이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이 회사는 미국 등의 8개 대학과 함께 진지발리스만이 만들어 내는 진지페인이라는 단백질 소화 효소를 발견했다. 해당 효소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 표본 99%에서 발견됐으며, 병이 심했을수록 수치가 높았다. 이 회사는 진지페인을 차단해 알츠하이머를 막는 약을 개발 중이다. 생쥐는 저항성을 유발하지 않고도 알츠하이머 비슷한 뇌 손상을 회복시켰다. 현재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치료약이 나올 때까지 대책은 두 가지다. 치아를 잘 관리하고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한다. 음주와 흡연은 잇몸병을 부르며 운동은 염증을 줄여 준다. 건강한 식단은 혈액 내 철분 방출을 막아 세균의 증식을 방지해 준다.
  • “죽기 전 만나고 파”…말기암 할아버지와 치매 할머니의 마지막 만남

    “죽기 전 만나고 파”…말기암 할아버지와 치매 할머니의 마지막 만남

    말기암 판정 뒤 집에서 나갈 수 없게 된 80대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서 지내는 아내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웨일스 론다시논타프주(州) 펜터에 사는 데릭 올리버(84)는 한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인근 트레오치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는 아내 이르엔 올리버(85)와 반년 만에 처음 만났다. 이에 대해 할아버지는 “매일 아내와 다시 만나는 순간만을 생각했다. 몇 달 동안 그것만 원했었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60년이 거의 다 됐다는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5년 전부터 요양원에서 지낼 수밖에 없게 된 뒤로 매일 요양원으로 찾아가 할머니와 두세 시간씩 함께 있곤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올해 초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고 말았다. 사실 할아버지는 폐기종과 관절염 그리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데다가 6년 전 신장 제거 수술을 받은 뒤로 폐암과 간암까지 걸려 치료를 받아왔었다. 그런데 이번에 종양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10주 동안 병원에서 지내야 했지만, 끝내 말기암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그 후로 할아버지는 집에서 아들 데이비드나 방문 요양사의 보살핌을 받으며 침대에만 누워 있어야 했다. 이 때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지난 반년 동안 떨어져 있어야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아들에게 언제 서로 다시 만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다.이에 대해 할아버지는 “지난 1월 말, 아내에게 내일 다시 보자고 하고 요양원을 나섰지만, 그 후로 만날 수 없었다”고 회상하면서 “오랫동안 함께 살다 보면 서로 항상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데이비드는 그런 두 사람을 위해 할아버지를 요양원까지 데려갈 수 있도록 사설 구급차까지 알아 봤지만, 과도한 규정 탓에 매번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끝에 그는 불치병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선단체 ‘앰뷸런스 위시 파운데이션 유케이’(Ambulance Wish Foundation UK)에 연락해 마침내 할아버니의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이날 할아버지가 이 단체가 마련한 구급차에 실려 요양원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이었다. 할아버지는 차로 10분 만에 갈 수 있는 곳에 가는데 반년이 걸렸던 것이다. 이날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만나 2시간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운동 경기에서 시간을 재고 기록하는 계시원이었던 할아버지와 지역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할머니는 20대 시절 2년간 열애 끝에 1962년 9월 결혼해 지금까지 한 지역에서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오 뭐길래..끓여 먹었다가 숨져 ‘뿌리에 강한 독’

    초오 뭐길래..끓여 먹었다가 숨져 ‘뿌리에 강한 독’

    민간요법으로 독초인 ‘초오’(草烏)를 끓여 마신 80대 노인이 숨졌다. 19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쯤 광주 서구 한 아파트에서 A씨(81)가 초오를 달여 먹었다가 어지럼증과 구토 등 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조사 결과 허리디스크 수술 후 극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A씨는 시장에서 초오를 사와 몇 차례 끓여 마셨다가 독초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소 가족들 몰래 초오를 끓여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에 사약재료로 사용됐다는 초오는 뿌리에 강한 독이 있으며 아주 소량으로 먹을 때는 신경통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초오의 주성분인 아코니틴, 아코닌은 중추신경을 초기에는 흥분시켰다가 마비시켜서 사망에 이르게 한다. 독성이 강한 만큼 식품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고 마비, 어지럼증, 호흡곤란, 중독 증상 등 부작용이 심해 의학계에서도 사용을 자제하는 약재다. 앞서 지난 6월4일 광주 서구에서 민간요법으로 초오를 명탯국에 넣어 끓여 먹은 70대가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합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법원, ‘인보사’ 허가취소 효력 유지

    법원, ‘인보사’ 허가취소 효력 유지

    코오롱생명과학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하지 있는 품목 허가 취소는 정당 조치”“이미 제조·판매 중지 명령에 불복 안해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단정 어려워”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홍순욱)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케이주의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의 효력을 잠정 중지해달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13일 기각했다.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액의 형질 전환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지난 5월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코오롱생명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처분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코오롱생명 측은 인보사의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유지된다면 회사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고 국내 바이오산업의 존립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의약품 주성분의 중요한 부분이 제조판매 허가 신청과 다르다고 밝혀졌다면 허가 처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신청인 측은 착오에 의한 것이라거나 당시의 과학적 인식 수준의 한계에 따른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미 코오롱생명은 식약처의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명령에 불복하지 않았다”며 “처분의 효력이 정지돼도 인보사를 제조·판매할 수 없으므로,효력이 유지된다고 해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인보사는 사람에 직접 투약해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집행정지가 인용돼 그에 기초한 다른 조치들이 진행되면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걸음걸이만 보고도 무릎관절염 파악할 수 있는 기술 나왔다

    걸음걸이만 보고도 무릎관절염 파악할 수 있는 기술 나왔다

    기계도 오래 쓰면 성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사람의 몸 역시 오래될수록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 대표적인 부위가 관절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뼈와 뼈가 만나는 관절 부위가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기는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관절염 진단을 위해서는 엑스레이 사진 판독과 의사의 진단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코넬대 의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및원자력공학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공동연구팀은 걸음걸이를 분석해 무릎관절염의 진행 정도를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재활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IEEE 신경시스템과 재활공학’에 실렸다. 기존에는 무릎 관절염을 엑스레이 사진 판독과 의사 소견에 따라 5등급으로 진단했지만 실제 환자들은 등급과는 상관없이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을 겪는다. 이 때문에 좀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을 위해 동작분석실이라는 장소에서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 장시간에 걸친 데이터를 수집해 무릎 내전 회전힘을 측정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진단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실제 활용도는 떨어졌다. 연구팀은 로봇시스템과 신경생체역학을 결합시켜 러닝머신만 있으면 사용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가 걷는 동안 운동기구 발판에 가해지는 힘과 발목의 움직임을 측정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모든 힘을 실시간 계산해 관절염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관절에 가해지는 힘과 내전회전힘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올바른 걸음걸이 방법을 알려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관절염 통증을 줄일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상훈 UNIST 교수는 “이번 기술은 무릎관절염 환자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수술적 치료와 환자맞춤형 재활훈련을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물만 마셔도 살찌게 만드는 원인 단백질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물만 마셔도 살찌게 만드는 원인 단백질 찾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0년대 초반 비만을 당시 뚱뚱한 상태가 아닌 지방세포의 증가로 인해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구분했다. 실제로 비만은 당뇨는 물론 고지혈증, 고혈압 등 각종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비만을 막을 수 있지만 체질적으로도 쉽게 살이 찌는 사람들도 있다. 살이 쉽게 찌는 사람들은 나쁜 지방세포로 알려진 백색 지방세포가 에너지소비가 많은 좋은 지방세포인 갈색 지방세포보다 더 많다. 국내 연구진이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 단백질을 발견하고 이를 조절함으로써 백색 지방조직을 갈색 지방조직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체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톤이비피’(TonEBP) 단백질이 비만과 당뇨를 촉진시킨다는 사실과 그 작동원리를 11일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11일자)에 실렸다. 톤이비피 단백질은 체내 염증반응을 증가시켜 류머티스 관절염, 당뇨성 신장질환 발병을 촉진하며 간암 발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체질량 지수(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지방 세포 내에 톤이비피 단백질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톤이비피 단백질을 감소시킨 실험쥐는 에너지 소비가 활성화돼 지방세포의 크기가 감소했고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가 촉진됐다. 특히 지방세포 크기 감소로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내당능 장애 같은 대사질환도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톤이비피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 내 베타3 아드레너직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톤이비피 단백질을 줄이면 백색 지방세포 조직 내에서 베이지 지방세포를 활성화시켜 열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갈색 지방세포처럼 에너지 소비를 늘려 비만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혁무 UNIST 교수는 “이번에 밝혀낸 톤이비피 단백질의 작동원리를 이용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의 기능을 갖게 만들 수 있다”라며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하면 지방 축적을 막아 비만은 물론 당뇨 같은 대사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아픈 손녀 위해 ‘네일아트’ 해주는 80대 할아버지 (영상)

    [월드피플+] 아픈 손녀 위해 ‘네일아트’ 해주는 80대 할아버지 (영상)

    80대 할아버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녀딸을 위해 정성껏 네일아트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감동을 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버크셔에 사는 윈터-화이트(20)는 선천성 고관절 이형성증(congenital hip dysplasia)으로 엉덩이와 골반을 복원하는 큰 수술을 받은 뒤 집에서 요양하던 중 반가운 손님을 맞이했다. 아일라의 병문안을 온 사람은 올해 82세인 할아버지 케이스와 할머니 마가렛(76)이었다. 수술을 받은 뒤 누워있던 손녀 아일라를 본 할아버지는 아픈 손녀의 기분을 좋아지게 할 방법을 찾던 중 어디선가 매니큐어를 찾아 꺼내 들었고, 자연스럽게 손녀의 손을 잡고 네일아트를 시작했다. 손녀의 손에 매니큐어를 칠하던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나 지금 엄청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올린 아일라는 “할아버지는 관절염이 있는 할머니를 위해 30년 동안 할머니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 주셨다”면서 “할아버지가 내 손톱에도 매니큐어를 칠해 주실 때 매우 행복했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네일아트가 내 기분을 좋게 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내 손톱을 다 칠하신 후에는 할머니의 손톱까지 예쁘게 칠해주셨다”고 덧붙였다.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가 스무 살 된 손녀의 손톱을 정성스럽게 칠해주는 모습의 동영상은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고, 20만 개가 넘는 리트윗과 100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한 네티즌은 “영상을 본 뒤 눈물을 터져 나왔다.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 최고 지능견 세상 떠나…생전 명사 1022개 학습

    세계 최고 지능견 세상 떠나…생전 명사 1022개 학습

    명사 1022개를 알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개로 불린 보더콜리 ‘체이서’가 15세 나이로 숨졌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故) 존 필리 미국 워포드 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보더콜리 반려견 체이서가 지난 2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 스파턴버그 시(市) 집에서 15살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필리 교수의 아내 샐리 필리와 두 딸 비안키, 로빈이 체이서의 임종을 지켰다. 유족은 지난 26일 체이서의 페이스북에 부고를 올렸다. 필리 교수는 체이서보다 앞서, 지난해 89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과 함께 체이서를 조련한 딸인 비안키는 체이서의 노환과 관절염이 최근 몇 주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체이서는 필리 교수의 자택 뒤뜰 고인의 곁에 묻혔다. 체이서가 명사 1022개를 구분하는 능력을 증명해보이면서, 필리 교수와 체이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필리 교수의 특별한 교수법 비결은 특별하지 않았다. 바로 끈기였다. 고인은 스파턴버그 시 개 사육업자에게 흑백색 보더콜리 강아지 체이서를 사서, 3년간 하루 4~5시간씩 체이서에게 단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필리 교수는 물건을 보여주고 그 물건의 이름을 40번씩 말했다. 그리고 그 물건을 숨긴 후, 체이서에게 그 물건의 이름을 말하면서 찾아내라고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필리 교수는 체이서에게 보여주기 위해 동물인형 장난감 800개, 공 116개, 프리스비(플라스틱 원반) 26개, 플라스틱 물품들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비안키는 체이서의 언어학습 수준이 매우 높아, 보통명사와 고유명사를 이해했다고 밝혔다. 체이서는 한 물체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질 수 있고, 단어 하나가 여러 물체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것까지 알았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생전인 지난 2014년 뉴욕타임스에 “큰 교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개들이 더 똑똑하다는 것을 안 것”이라며 “시간을 들이고, 인내심을 가지며, 즐겁게 자주 복습하면, 우리는 개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파턴버그 시 소재 업스테이트 어린이 박물관이 내년에 체이서의 동상을 세우고, 청동 발도장도 동상 옆에 만들 계획이라고 비안키는 밝혔다. 한편 아래 동영상은 체이서가 6살때 필리 교수와 함께 출연한 PBS 프로그램이다. 노트펫(notepet.co.kr)
  • “더 젊게, 더 오래 사는 길”…세포 노화의 ‘새로운 원인’ 발견

    “더 젊게, 더 오래 사는 길”…세포 노화의 ‘새로운 원인’ 발견

    인간에게는 불로장생이라는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생의 황혼기에 더 나은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신약이나 질병 치료법을 만드는 길이 마침내 열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비터비공과대 연구진이 세포가 노화하는 새로운 원인을 찾아냈다면서 위와 같이 밝혔다고 미 과학전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앞서 체내 세포가 영구적으로 분열을 멈추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노쇠화’(senescence)에 주목했다. 이 과정은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또는 심장질환 등의 노화 관련 질병으로 나타나는 신체기능 감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연구를 이끈 알리레자 델파라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노쇠화 세포는 자기재생(self-renewal)이나 자기분할(self-division)에 관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줄기세포와 사실상 반대 개념”이라면서 “왜냐하면 노쇠화 세포는 세포 주기가 억류돼 되돌릴 수 없는 상태이므로 다시는 분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노쇠화 세포를 중점적으로 관찰하던 중 DNA 같은 핵산의 구성 성분인 뉴클레오티드(뉴클레오타이드)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반대로 젊은 세포를 채취해 뉴클레오티드의 생성을 인위적으로 중단했을 때 해당 세포가 노화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델파라 박사는 “이번 결과는 세포가 젊음을 유지하려면 뉴클레오티드의 생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세포가 뉴클레오티드를 생성하는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세포는 더 느리게 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세포 안에서 영양분이 이동하는 생화학적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 젊은 세포에 안정적인 탄소 동위체 표지 분자를 넣고 3D 영상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노화 세포 중에는 두 개의 세포핵을 지닌 것이 많은 데 이런 세포는 DNA를 합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노화는 피부 진피층 속에서 콜라겐 생성 역할을 담당하며 섬유성 결합조직의 중요 성분을 이루는 섬유아세포와 관련해서 주로 연구됐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기관의 표면을 구성하는 상피세포에서 노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대부분 암이 상피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닉 그레이엄 조교수는 “노화는 양날의 검으로도 불리는 데 암을 예방하지만 당뇨병이나 심장기능 장애, 동맥경화증, 일반적 조직장애 등의 질병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목표는 노화를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세포가 암으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새롭게 떠오르는 노화 억제 약물인 세놀리틱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서 세놀리틱스는 ‘노화(senescence)’와 ‘분해하는(lytic)’의 합성어다. 끝으로 그레이엄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노화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쥐의 노화가 느려져 수명 연장이 나타났다. 노화로 인해 신체기능이 떨어진 쥐에 대해 세놀리틱스 약물로 치료하면 노화 세포가 없어져 쥐는 더 오래 살 수 있다”면서 “만일 이 약물이 인간에게도 똑같이 작용하면 그것이 바로 젊음의 샘인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화학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최신호(7월2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약 잇따라 임상시험 실패… K바이오 산업 위기

    10월 헬릭스미스 임상 3상 결과 촉각 “바이오 버블 꺼져… 이제 옥석 가려야” 올해 기대를 모았던 신약들이 줄줄이 임상 실패 소식을 전하면서 K바이오 산업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올 상반기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에이치엘비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그리고 신라젠의 펙사벡이 글로벌 임상 3상의 관문에서 연속으로 좌초됐다. K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가는 과정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동안 신약 개발이라는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바이오 버블’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라젠 쇼크’로 인해 K바이오 업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2일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가 간암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시행 중인 펙사벡과 넥사바의 병용 임상 3상의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고 공시한 뒤 4일 국내 기자회견을 통해 임상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무용성 평가는 임상 과정에서 신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미리 검증해 불필요한 임상을 막기 위한 절차다. 임상 중단 권고 소식이 알려지자 코스닥 시장은 요동쳤다. 임상 중단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난 신라젠의 주가와 함께 메디톡스, 헬릭스미스 등 제약·바이오주도 동반 하락했다. 앞서 터진 악재들의 영향으로 주요 바이오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지난 3월 인보사 허가 취소 사태에 이어 지난 6월 말 에이치엘비는 말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약 한달 뒤 신라젠 사태까지 벌어지자 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오는 10월 발표를 앞둔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마저 부정적으로 나오면 한국 바이오 시장은 글로벌 경쟁력에서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에이치엘비는 임상 3상의 최종 데이터 확보 결과 신약 승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가 임상을 하지 않고 신약 허가 신청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이은 K바이오 악재를 두고 업계에선 여러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도 임상 3상에 진입한 뒤 신약 허가를 받을 확률은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선진국에 비해 신약 역사가 짧은 K바이오 산업이 거쳐가야 할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임상 3상은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계라 보고 사업 근거가 약해도 묻지마 투자를 하는 분위기가 컸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업체들의 신약 개발 능력에 대한 거품이 꺼지고 본격적으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도덕적 해이·내분에 발목 잡힌 바이오산업… 자정노력·규제 개혁 절실

    도덕적 해이·내분에 발목 잡힌 바이오산업… 자정노력·규제 개혁 절실

    최근 누구나 한국 경제의 위기를 말한다. 일본의 무역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재만 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무역 환경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는 경쟁국의 기술을 압도할 기술 개발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전 같이 국산 자동차 엔진 개발 성공,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독보적 입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 등 남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 경쟁력이 뛰어난 기술 개발이 없다. 근래 한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근거다. 이런 이유로 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았다.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한국의 경제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제약업종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 새 3조원 넘게 증발했다. 바이오제약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가.정부는 바이오·헬스를 차세대 3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제약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의 3분의2를 점유했고,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2017년 우리나라의 신약 기술 수출액은 5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월 전국 경제 투어에서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2030년 제약·의료기기 500억弗 수출 목표 실제로 바이오산업은 최근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됐다. 2017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의 생산규모는 10조 1264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10조원대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9.3% 늘어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도 전년 대비 11.2% 증가한 5조 1497억원으로, 이 중 3조 5041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8.5% 늘어나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역군으로 거듭날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바이오의약 산업의 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3조 8501억원으로 총 생산의 38%를 차지해 3년 연속 바이오산업 분야 중 생산규모 1위를 유지했다. 정부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연간 2조 6000억원 수준인 연구개발(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올 들어 바이오의약 산업의 현실은 정부의 청사진과는 달리 먹구름만 잔뜩 몰려오는 상황이다. 코스닥 제약지수가 2분기 만에 17% 급락할 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도 상반기에 11%나 떨어졌다. 바이오제약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 방안은 뭘까. 우선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세계 최초의 무릎 관절염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인보사의 주성분에 허가 당시 제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제출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신장세포는 종양(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릎 한쪽 투여에 700여만원을 지불한 인보사 투약자 3700여명은 법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인보사 사태는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갱년기 치료제’로 알려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 성분 논란을 빚은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산업의 실력과 현주소를 실감케 한다. 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산업을 삼성그룹의 미래신수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오리무중이다. 전문가들은 “제약은 생명을 다루는 업종이기 때문에 신약 개발업체들이나 의약품 업체들의 높은 도덕성과 안전성에 대한 확신·확증이 담보돼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제약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소송전 4년째… 다국적 회사 가세 ‘제 살 깎기’ 둘째, 법적 소송전으로 번진 국내 업체들 간의 집안 싸움까지 겹쳐 국내 바이오제약 업체들의 글로벌시장 공략이 ‘공염불’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보톨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심화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분쟁이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보톡스 시장 1위 업체인 메디톡스는 2016년 퇴직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이 이를 이용해 보툴리늄 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내에서의 소송뿐만 아니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제소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2006년 보툴리눔 톡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7년여간의 연구개발 끝에 국내 토양에서 적법하게 발견해 확보한 것”이라면서 “퇴직자가 반출했다는 진정사건은 이미 증거불충분으로 내사종결되고 무혐의 처리됐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오히려 “나보타는 세계시장에서도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심사를 통과했다”면서 “메디톡스가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엘러간과 연대해 ITC에 제소하는 등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앨러간은 메디톡스의 보툴리놈 톡신 ‘이노톡스’의 기술 수입사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워낙 팽팽하게 맞서 있어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국산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소송전은 글로벌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를 놓고 미국 업체들과 연대해 국내 업체끼리 제 살 깎기 혈투를 벌이고 있는 꼴”이라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토대를 허물어뜨리고 나면 경쟁국과 경쟁업체들의 기술은 고도화돼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자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약 허가·관리감독 독점 식약처 견제장치 필요 셋째, 꽃을 막 피우려는 제약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또다른 걸림돌은 바이오의약품 허가·관리 체계다. 국내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대형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할 마당을 펼쳐주려면 규제 제거가 시급하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중국은 네거티브 규제로 끌고 가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들이 시장에 왔다가 사라지면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다”면서 “신약심사와 테스트를 가로막는 규제와 장벽을 혁신적으로 풀지 않으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넷째, 식약처의 인허가 시스템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한 약대 교수는 “식약처가 신약에 대해 허가도 해주고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무관 때 신약을 허가하고 과장 때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취소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식약처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다섯째, 기술 이전 성공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다. 한미약품이 신약을 개발해 수조원대의 해외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지만 2015년에 맺은 기술수출 계약 6건 중 4건이 이미 해지됐다. 현재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신약 개발비용 총액은 스위스 글로벌 제약회사인 로슈에도 못 미친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문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전략 발표회를 갖는 등 의욕을 보이긴 했지만 벤처기업이나 신약개발 기업에 활력을 주는 효과는 아직 안 보인다. 바이오산업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첨단 바이오법’은 인보사 파동으로 국회 문턱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다가 1일에야 본회의에 상정됐다. 생명공학은 험난한 길이다. 수천, 수만 번의 연구 실패를 극복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려면 성과를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업계의 모럴 해저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정노력도 절실하다. 글로벌 제약사 앞에서 벌이는 국내 업체끼리의 법적 다툼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재도약을 응원한다. jrlee@seoul.co.kr
  • 9월부터 인보사 환자 장기추적관찰 시작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케이주’를 맞아 15년간 장기추적관찰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 대한 검사가 오는 9월부터 시작된다. 식약처는 연골세포 대신 인보사에 들어간 신장세포가 실제로 종양을 일으키는지 확인하고자 인보사를 맞은 집단과 맞지 않은 집단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 투여 환자에 대한 후속 조치를 설명했다. 인보사는 483개 의료기관에서 3707건이 투여됐다. 양쪽 다리를 다 맞은 경우를 제외하면 피해자가 최대 3014명에 이를 것으로 식약처는 추산했다. 추적관찰 대상은 ‘인보사 장기추적조사 환자 등록 시스템’에 등록한 환자들이다. 우선 병원이 인보사 주사를 놓은 환자를 직접 등록하게 하고, 20개 거점병원을 지정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추적관찰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해외 거주 환자들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스템에 등록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처장은 “해외 거주 환자들은 등록을 위해 국내 병원을 방문하기가 어렵고, 휴업·폐업한 병원의 환자들도 등록할 길이 막막해 이 경우 환자가 직접 등록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코오롱제약이 법원에 인보사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대해 “법원의 판단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설사 가처분이 인용돼도 환자 안전관리는 문제를 일으킨 코오롱이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 최초 치료제’ 등 중요한 신약은 특별심사팀을 만들어 집중관리하고 교차 검증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처장은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라는 생각에 인보사 관련 대국민 사과가 늦었다”며 “내부 반성을 많이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檢 ‘인보사 사태’ 코오롱 본사 압수수색…“개발 자료 확보 차원”

    檢 ‘인보사 사태’ 코오롱 본사 압수수색…“개발 자료 확보 차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상장 사기 등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코오롱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23일 오후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코오롱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골관절염 인보사 개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세포가 담긴 ‘2액’으로 이뤄진 유전자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인보사 품목 허가를 받을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서류에 1, 2액 모두 연골세포라고 기재했는데 최근 2액에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엉뚱한 세포가 들어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293유래세포는 종양(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코오롱이 고의적으로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했을 가능성(약사법 위반)이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코오롱티슈진 권모 전무(CFO)와 최모 한국지점장 등 코오롱 임원진을 소환해 위험성을 알고도 판매했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검찰은 기초 수사를 마치고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확 대표 등 임원진을 직접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피해자인데 왜 밝아?”… 그 말에 갇힐 순 없었다

    “피해자인데 왜 밝아?”… 그 말에 갇힐 순 없었다

    “피해자는 난데 왜 내가 힘들어하며 울어야 하나요?” 스물넷의 ‘미투’ 폭로자가 “너는 왜 피해 본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느냐”고 묻는 한국 사회에 반문했다. 전직 유도 선수 신유용씨다. 그는 지난 1월 실명으로 고교 시절 유도부 코치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세상에 알렸다. 여섯 달이 흐른 지난 18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부장 해덕진)는 가해자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신씨는 “가해자 처벌 없이 내 사건이 묻힐까 봐 불안했던 때도 있었다”면서 “재판부에 감사하지만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으니 (더 높은 형이 나올 수 있도록) 검찰이 항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떠올리기조차 끔찍한 일은 전북 영선고 유도부 소속이던 2011년 시작됐다. 코치 손모씨는 그해 자신의 숙소에서 고1이던 신씨를 성폭행했다. 이후 끔찍한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다. 유도밖에 모르던 학생에게 코치는 절대적 존재였다. 대신 신씨는 2012년 유도를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 신씨는 7년 만인 지난해 3월 경찰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담은 고소장을 냈다. 손씨는 아내가 자신의 주변 관계를 의심하자 신씨에게 연락해 “50만원을 줄 테니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신씨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코치는 일말의 반성조차 안 하는구나’라고 깨달았다. 지지부진하던 사건 처리가 급반전한 건 올해 1월 14일부터였다. 신씨는 이날 언론을 통해 성폭행 피해 사실과 자신의 이름,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피해 고발을 보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공개 고발 이후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내 이름을 검색하는 걸 보고 덜컥 겁이나 모자를 눌러쓴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폭로 이후 코치는 법정에 섰다. 신씨는 꿋꿋하게 증인 신문을 받았고 공개 재판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마음 상하는 일도 많았다. 코치 측 증인으로 나선 옛 유도부 동료들은 신씨가 없는 법정에서 “우리보다 유용이가 더 많이 맞은 건 그만큼 더 관리를 받은 셈이니 고마워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신씨는 “어이없고 화가 났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코치에게 더 맞은 게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추슬렀다”고 했다. 가족들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어머니는 딸의 고통을 너무 늦게 알았다며 자책했다. 어머니는 탄원서에 “(피해 사실도 모른 채) 코치 결혼식에 참석해 ‘우리 딸 잘 보살펴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때 코치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신씨는 더 단단해졌다. 스트레스로 류머티스성 관절염까지 앓았지만 ‘힘들수록 더 굳세져야 한다’고 수백번 다짐했다. 그사이 ‘지원군’도 많아졌다. 법률 대리를 맡아 온 이은의 변호사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젊은 피해자의 마음을 다독여 주려고 노력했다. 신씨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재판을 직접 찾아와 응원하기도 했다. 다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마음을 다치게 한다. 신씨는 “‘쟤는 피해자가 왜 이렇게 밝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우울하고 힘들어 보여야 한다’는 시각은 틀렸다”면서 “폭로 이후 뒤로 숨기보다는 친구들을 만나 위로받는 등 일상생활을 지속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학생인 신씨는 또 다른 꿈을 위해 도전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다. 기분 좋은 영향력을 주변과 사회에 주고 싶다는 바람이 담겼다. 그는 “고발을 망설이는 피해자가 있다면 나를 보고 용기와 긍정 에너지를 얻었으면 한다”면서 “자신을 믿고 끝까지 당당히 싸우면 결국 이긴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체육계 ‘미투’ 신유용 “‘피해자인데 왜 밝아?’라고 묻는 말 싫어 당당히 살겠다”

    체육계 ‘미투’ 신유용 “‘피해자인데 왜 밝아?’라고 묻는 말 싫어 당당히 살겠다”

    “유도 코치에게 성폭행” 고발한 신유용씨 인터뷰군산지원, “죄질 나빠…코치 징역 6년형”코치 2011년 고교 유도부 시절부터 성폭력가족도 아픔…어머니 “코치 결혼식 때 인사도 했는데”신씨, “뮤지컬 배우가 꿈…피해자에 용기 주고파”“피해자는 나인데 왜 내가 힘들어하며 울어야 하나요?” 스물네살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하는 것) 폭로자가 “너는 왜 피해본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느냐”고 묻는 한국 사회에 되물었다. 전직 유도 선수 신유용(24·여). 그는 지난 1월 실명으로 유도 유망주 시절인 고등학교 때부터 코치에게 지속적 성폭행을 당해왔음을 폭로했다. 그리고 법원은 지난 18일 코치에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서울 서초구의 이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신씨는 “가해자(코치) 처벌없이 내 사건이 묻힐까봐 불안했던 때도 있었다”면서 “6년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감사하지만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으니 검찰이 항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발을 망설이는 피해자가 있다면 나를 보고 용기와 긍정 에너지를 얻었으면 한다”며 웃었다. ●유망주 시절 찾아온 ‘성폭력’ 악몽…7년 만에 경찰서를 찾다 신씨의 곡절은 고1 때인 2011년 시작됐다. 그는 전북 영선고 유도부 소속이었다. 신씨를 수도관 파이프로 구타하는 등 유독 가혹히 굴던 코치 손모씨는 그해 자신의 숙소에서 신씨를 성폭행했다. 이후로도 끔찍한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다. 유도 밖에 모르던 고교생에게 코치는 절대적 존재였다. 대신 신씨는 2012년 유도를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 부상이 표명적 계기였지만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모든 걸 잊고 살고 싶었다. 하지만 신씨는 7년 만인 지난해 3월 경찰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적은 고소장을 냈다. 손씨는 아내가 자신의 주변 관계를 의심하자 신씨에게 연락해 “50만원을 줄테니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가해자의 황당한 요구에 신씨는 ‘내가 당한 것이 심각한 범죄였는데 코치는 아직까지도 일말의 반성조차 없구나’라고 깨달았다. 사건은 생각처럼 일사천리로 처리되지는 못했다. 경찰은 그해 10월 손씨의 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넘겼다. 검찰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린다. 당시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사는 “(형사처벌 대신 합의해) 정신적 피해 보상금액을 논의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신씨는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코치가 너무 뻔뻔해 멈추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난 1월 14일,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신씨는 이날 ‘한겨레’ 신문을 통해 성폭행 피해 사실과 자신의 이름,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피해 고발을 보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신씨는 “공개 고발 이후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내 이름을 검색하는 걸 봤는데 덜컥 겁이나 모자를 푹 눌러쓴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신씨도, 가족도 힘들었던 법정 공방…“‘내편’이 많이 생겨 든든” 폭로 이후 검찰이 그제서야 제대로 수사에 나섰고 코치는 법정에 섰다. 신씨는 꿋꿋하게 증인 신문 받았고 공개재판도 요구했다. 마음 상하는 일도 많았다. 코치 측 증인으로 나선 옛 유도 동료들은 “유용이 앞에서 진술 안 하겠다”고 했다. 나중에서야 그들이 “우리보다 유용이가 더 많이 맞은 건 그만큼 더 관리를 받은 셈이니 고마워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씨는 “어이없고 화가 났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코치에게 유난히 더 맞은 게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추슬렀다”고 했다.24살 청년에게 처음 겪어보는 법정 공방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피해를 입증하는 건 신씨의 몫이었다. 그는 “(임신을 의심한 코치의 강요로 받은) 산부인과 기록을 법정에 제출하고 거짓말탐지기 등을 동원해 피해 상황을 자세히 진술하는 과정 등이 낯설고 무서웠다”고 떠올렸다. 가족들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어머니는 딸의 고통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자책감에 마음 아파했다. 어머니는 탄원서에 “(피해 사실도 모른 채) 코치 결혼식에 참석해 ‘우리 딸 잘 보살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때 코치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신씨는 더 단단해졌다. 스트레스로 류마티스성 관절염까지 앓았지만 ‘힘들수록 더 굳세져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수백번 다짐했다. 그 사이 ‘내 편’도 많이 생겼다. 자신을 변호해준 이은의 변호사는 법적 지원은 물론 아직 젊은 피해자의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여주는데도 노력했다. 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재판을 직접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신씨도 “이제는 누군가 ‘요즘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면 ‘나 진짜 괜찮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미투 이후 일상 생활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의외로 많이 못 알아본다”며 호탕하게 웃어 넘길 수 있게 됐다. 다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신씨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그는 “‘쟤는 피해자가 왜 이렇게 밝아?’ 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털어놨다. 신씨는 “‘피해자는 우울하고 힘들어야 보여야 한다’는 시각은 틀렸다”면서 “폭로 이후 뒤로 숨기보다는 친구들을 만나 위로받았고, 일상 생활을 지속했다”고 했다. 대학생인 신씨는 또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다. 기분 좋은 영향력을 주변과 사회에 주고 싶다는 바람이 담겼다. 혹시 피해 입고도 애만 태우고 있는 체육계 후배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다. 신씨는 “체육계는 (미투 폭로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내가 심석희 선수를 보고 용기를 얻었듯 나 역시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용기를 믿고 끝까지 당당하게 싸우면 결국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킴스제약 오송 공장 준공식 개최

    킴스제약 오송 공장 준공식 개최

    ㈜킴스제약(대표이사 김승현)은 19일 충북 오송 제2생명과학 산업단지에서 GMP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임직원을 비롯해 이시종 충청북도 도지사, 이자희 수석고문, 황성주 연세대 약학대 교수, 이충기 영남의대 교수, 임채운 서강대 교수, 천종기 씨젠의료재단 이사장, 한국콜마 조홍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킴스제약 오송 제약공장은 2017년 3월 충청북도 및 청주시와 투자협약 체결과 동시에 설계를 시작한 뒤 지난해 8월 착공해 1년 만에 준공했다. 총 1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총면적 1만2000㎡, 연면적 약 4600㎡ 규모로 내용고형제를 주력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에는 최첨단 자동화 설비의 생산시설과 물류창고를 갖추었다. 또 생산량이 증가할 경우 생산 중단 없이 단계적으로 증설이 가능하다. 연내 적격성평가 및 밸리데이션을 진행한 후 GMP허가를 받을 예정이며, 이후 연구·개발중인 개량신제품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군인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키마라, 세콕시아, 페북손 등의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승현 킴스제약 대표이사는 기념사에서 “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도 항상 충족되지 못한 필수적인 의료 수요가 반드시 존재하는 만큼 고통받는 환자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노력을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화를 위해 환자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혁신 의약품, 오프라벨 의약품, 개량신약 및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 및 생산으로 국내 뿐 만 아니라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핑거루트, 홍지민도 30kg 감량 시킨 그 것!

    핑거루트, 홍지민도 30kg 감량 시킨 그 것!

    핑거루트가 재조명됐다. 핑거루트가 17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눈길을 끌고 있다. 핑거루트는 생강의 일종으로 이름처럼 생김새가 손가락을 닮은 것이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주로 자라며 현지에서는 근육통, 감기, 관절염, 위장장애 등을 개선하기 위한 민간요법으로도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핑거루트 환으로 30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핑거루트가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이유는 핑거루트에 들어있는 판두라틴 성분 때문이다. 판두라틴 성분은 염증 유발을 억제해 염증성 질환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대사량을 증가시켜 에너지 소모를 늘리고 지방 생성을 억제해 비만 예방에 도움을 준다.하지만 핑거루트는 생강처럼 열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과다 섭취 시 복통이나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어 하루 섭취 권장량인 1~3g을 지켜 먹는 것이 좋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밋밋한 ‘킹’ vs 송강호표 ‘왕’

    밋밋한 ‘킹’ vs 송강호표 ‘왕’

    뜻밖에 ‘심바 vs 송강호’다.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라 불린 디즈니 실사 영화 ‘라이온 킹’(17일 개봉)과 ‘국민 배우’ 송강호가 세종 역을 맡은 영화 ‘나랏말싸미’(24일 개봉)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다. 지난 14일 ‘알라딘’이 역주행 신화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디즈니 열풍이 거센 상황에서 하반기 국내 영화 기대작(‘나랏말싸미’, ‘엑시트’, ‘사자’, ‘봉오동 전투’) 중 첫 타자로 ‘나랏말싸미’가 포문을 여는 셈이다. ‘라이온 킹’ 개봉에 맞춰 ‘나랏말싸미’와 함께 신랄하게 ‘털어’ 보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25년 만에 다시 찾아온 감동, 그러나…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이 25년 만에 최첨단 기술의 옷을 입고 새롭게 돌아왔다. ‘실사 영화’를 표방하지만 진짜 사자가 등장하는 건 아니고, 100% 컴퓨터 그래픽(CG)과 시각적 특수효과(VFX)로 직조한 실사 같은 CG다. ‘정글북’(2016)의 연출을 맡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거머쥐었던 존 파브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바람에 휘날리는 사자 갈기, 꼬물거리는 어린 심바의 움직임 등을 보노라면, 고양이를 키워 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아, 이거 ‘진짜’다. 감독이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오리지널의 계승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고 강조한 것처럼, ‘라이온 킹’은 철저히 원작 스토리를 재현하는 것으로 이어 간다. 프라이드 랜드의 후계자인 어린 사자 ‘심바’가 삼촌 ‘스카’의 음모로 아버지 ‘무파사’를 잃고 왕국에서 쫓겨난 뒤, 죄책감에 시달리던 과거의 아픔을 딛고 ‘날라’와 친구들과 함께 진정한 자아와 왕좌를 되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 간다면 결국 ‘실사의 힘’과 부가적인 콘텐츠로 변주를 줘야 하는데 뜻밖에 실사가 발목을 잡는다. 실사 동물들의 표정은 다양하기가 힘들고, 무파사와 스카를 구별하기도 힘들다. 애니메이션처럼 극적인 차이를 두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날라가 된 비욘세가 ‘스피리트’(SPIRIT)을 부르는 데도 노래의 발원지가 누구인지를 알기 어렵다.‘N차 관람’의 핵심 변수가 될 4DX도 아쉬운 점이 많다. 모션 체어의 움직임은 내가 전지적 심바 시점인지, 하이에나 시점인지 알 수 없게 묘하게 싱크가 맞지 않는다. 야심 차게 선보인 ‘피톤치드’ 향기는 정글의 냄새라기엔 인위적이다. 4DX보다 두 눈 가득 대자연의 풍광을 담을 수 있는 IMAX 관람을 추천한다. 전체 관람가. 평점 ★★★(5개 만점).●우리가 몰랐던 한글 탄생 비화, 그러나… 제작과 기획, 각본 등 ‘영화밥’ 30년에 ‘나랏말싸미’로 첫 메가폰을 잡은 조철현 감독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적인 빚이 많은 세종대왕의 이면을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그린 ‘인간 세종’은 왕위에 오르기까지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을 겪었으며 젊어서부터 과음·육식 등으로 인해 당뇨, 류머티즘관절염 등을 앓는 병자였다. 그런 점에서 송강호가 빚은 세종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역사책 속 ‘성군’의 아우라를 벗은 소탈한 세종이다. 한글 창제 과정에서 소리 글자인 산스크리트어를 할 줄 알았던 스님들이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도 재밌다.그러나 이 세종, 어디서 봤던 임금 같다. ‘사도’(2015) 속 영조와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영화마다 되풀이되는 송강호식 ‘유우머’도, 세종보다 송강호를 더 돋보이게 한다.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만에 송강호와 스크린에서 재회한 신미 스님 역의 박해일은 시종일관 명언을 발사하지만 극에 잘 녹아들지 않는다. 한글 창제에 뛰어든 여러 플레이어들의 ‘사정’이 일리는 있지만 납득은 안 간다. 여러 ‘사정’을 보여 주려다 보니 몰입이 떨어진 탓인가. 영화의 중심을 잡는 건 세종에게 신미 스님을 소개하며 한글 창제를 독려하는 소헌왕후 역의 고 전미선이다. 외척으로 몰려 풍비박산 난 친정을 두고서도 끝끝내 아픔을 삼키는 소헌왕후는 글자를 몰라 친정에 기별조차 못하는 여인들의 한을 심지 굳은 연기로 풀어 나간다. 조 감독은 간담회 말미에 “두 명의 졸장부와 한 명의 대장부 이야기이며 대장부는 소헌왕후”라고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전미선에게 진 빚이 많아 보였다. 전체 관람가.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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