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관악산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신용등급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크리스마스 이브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비닉스 디시-vinix 후기-【pom5.kr】-vinix 100mg Visit our website:(vinix55.com)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4
  • 서울은 지금 축제에 ‘풍덩’

    서울은 지금 축제에 ‘풍덩’

    가정·청소년의 달 5월을 맞아 서울시를 비롯 자치구마다 관련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 곳곳에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특히 서울광장을 비롯한 도심은 축제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서초구의 경우 2일 ‘모범 청소년 표창식’을 시작으로 5월 한달 동안만 크고 작은 행사가 25건이 예정돼 있는 등 각 자치구도 거의 매일 행사를 치른다. ‘자고 일어나면 행사, 고개만 돌리면 축제’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행사가 많다보니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자치구 행사들이 꽤 많다. 따라서 각 자치구의 기획 담당자들은 ‘나만의 행사’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잔치 성북구는 6∼7일 나운규가 아리랑을 촬영한 ‘아리랑 고개’에서 ‘아리랑축제’를 개최한다. 장소는 돈암동 영화의 거리와 성신여대 앞 일대다. 첫 행사는 6일 오전 10시 성북동 성북초등학교 옆 선잠단지에서 열리는 ‘선잠제’.‘선잠제’는 우리 조상들이 양잠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매년 늦은 봄 뱀날(巳日)에 잠신(蠶神)인 서릉씨(西陵氏)신위를 모시고 지낸 제례이다. 이외에도 추억의 명화음악 연주회, 남미 안데스 민속음악 연주회, 성북대학가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성북주민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특히 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아리랑길을 출발해 2.5㎞구간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500m에 이르는 긴 행렬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마포구는 6일 용강동 토정길 일대에서 ‘마포음식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140여개 음식업소가 참여해 마포갈비와 주물럭 등 마포의 대표적인 요리들을 저렴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는 거리행사에서는 마포의 추억이 담긴 사진전, 토정길에서 보는 토정비결 행사가 준비돼 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본 행사에서는 홍익대 응원단 ‘아사달’의 공연을 비롯, 요리 경영대회 ‘맛의 달인을 찾아라’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행복한 사랑나누기 용산구는 평소 주민들이 모아온 동전을 기부받아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을 돕는 ‘사랑의 동전모으기’행사를 개최한다. 3일 오전 11시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구는 우리은행 용산구청 지점에서 ‘동전집계기’를 빌려와 동전기부금액을 계산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용산에 있는 유치원·유아원 아동 3000여명이 저마다 저금통을 들고 나와 동전을 기탁할 예정이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신청사 개청 1주년을 기념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나눔 호프데이’행사를 10일 오후 5시 구청앞 광장에서 개최한다. 행사에는 성동구 여성단체협의회원 6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며, 한양대 음악 동아리 2∼3개팀의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호프데이 수익금은 전액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어르신 위한 ‘孝잔치’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4일 오후 7시 마포문화센터 1층 대공연장에서 ‘효 콘서트’를 개최한다. 어르신을 동반한 마포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그맨 김병조씨가 사회를 맡게 되며, 국악인 신영희씨를 비롯 장미화·설운도씨 등 연예인들이 출연해 어르신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도 9일 오전 11시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 큰 잔치’를 개최한다. 주로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노인들이 초청된다. 탈북예술인으로 구성된 ‘백두한라통일예술단’이 북한노래와 무용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노인들을 위한 무료 수지침 시술과 혈압·혈당 측정, 건강상담도 진행된다. 동작구는 23일 오후 6시 30분 노량진 근린공원 다목적운동장에서 효 마당극 ‘쪽빛황혼’을 공연한다. ‘쪽빛황혼’은 지난 2000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마당극 전문예술단체에서 100여회 넘게 공연됐다. 공연 1시간 전부터 선착순 500명까지 무료 입장된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가족의 중요성 일깨워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연계해 가족을 주제로한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가족풍(風)’은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풍’이란 변화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새롭게 조망하는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여성재단 박진수 교류지원부장은 “호주제 폐지, 저출산과 고령화 등 가족의 변화가 우리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가족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기간에 서울여성플라자 1층과 2층에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만화·그림·영상 등이 전시된다. 아이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는 아버지, 이주 노동자인 어머니, 입양한 아이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부부 등이 담겨 있는 만화와 사진 등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가족의 모습을 편집한 재미 있는 영상도 감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27일까지 매주 금요일에는 가족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6일 첫회에는 ‘가족을 돌보는 아름다운 주인공, 아버지’를 주제로 가수 김현철 등이 출연한다. 가족과 함께 부르는 노래, 아버지가 읽어주는 동화 등 객석에 앉은 사람들도 함께 즐기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300명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인터넷(www.seoulwomen.or.kr)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입장료는 1인당 5000원. 20일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무대에 오른다. 현대 무용으로 각색한 이색적인 무용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이 공연을 하고, 방송인 홍석천씨가 재미있는 해설을 덧붙여준다. 연인이나 부부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공연도 있다.27일 열리는 공연 ‘부부 쿨하게 살기’는 커플이 행복해지는 생활의 지침을 함께 생각해 보는 연극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산에서도 함께 즐겨요 도봉산, 아차산, 관악산 등 주변에 산이 있는 자치구에서는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5월 행사 가운데 산에서 즐기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도봉구는 퀴즈와 각종 게임을 즐기며 도봉산을 오르는 ‘퀴즈 등산 대회’를 마련했다.5명씩 한 팀을 이룬 도봉구민 1000명이 12일 오전 8시 도봉 2동에 있는 성대운동장에 모여 도봉산 제1휴식처·은석암·만월암·도봉산장을 돌아온다. 약 7㎞ 거리로 3∼4시간이 걸릴 예정. 출발 전 등산 상식에 관한 퀴즈 10문제를 풀어 제출하면 등산 소요시간·질서 점수 등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상금을 줄 예정이다. 광진구도 7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아차산 토요한마당’을 개최한다. 아차산 공원내 상설무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총 10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진박 재즈 콘서트·클래식 연주·마술쇼·터키 전통무용 등 매회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있다. 구는 또 10일에는 생활이 어려운 80가구를 대상으로 아차산에서 ‘추억의 사진 찍어드리기’행사를 연다. 광진구 사진작가봉사단과 광진구청 사진기자가 아차산의 철쭉을 배경으로 가족·친척·친구 등의 모습을 무료로 담아준다. 구는 완성된 사진을 액자에 넣어 동사무소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할 계획이다. 관악구는 구민의 날 기념식과 통합신청사 기공식, 관악산철쭉제를 모두 통합해 6∼7일 이틀 동안 ‘새희망 새출발 관악대축제’를 개최한다. 통합신청사 부지와 관악산 일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관악산의 명물인 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 등반대회를 비롯, 관악구 여성합창단 연주, 서울대학교 성악 4중창단 연주, 관악문화원 전통무용단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돼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안양 유원지를 예술공간으로

    과거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던 경기도 안양시 안양유원지가 거대한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안양시는 28일 ‘생활 속 예술’을 테마로 격조있는 국제 도시를 지향하기 위해 도시 전역을 예술공원화하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2005)’를 3단계로 나눠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첫 단계로 오는 10월 준공할 20만 9000㎡의 안양유원지 예술공원에 국내외 건축·조경·미술 분야의 유명작가 작품 90여점을 전시하는 제1회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를 10월 21일부터 1개월 동안 개최한다. 시는 이를 위해 행사 전까지 모두 208억원을 투입, 인공폭포·야외무대·휴게광장·산책로·전시관·전망대 등이 들어서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작가 섭외와 작품 선정, 마스터플랜 작성, 예술작품 제작 등을 거쳐 9월말까지 작품을 공원에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공공예술프로젝트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학술심포지엄과 유럽·아시아·태평양지역 유명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현대’ 건축전을 행사기간에 개최할 계획이다. 시는 향후 유원지 주변에 신설될 국민주택 151가구에 대해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주민, 건축가,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 시는 프로젝트 이후 도심의 흉물인 환기구, 가판대, 교통신호제어기, 지상개폐기 등 도로 시설물을 대상으로 2단계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추진하고 3단계로 공원이나 광장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필운 부시장은 “안양유원지는 계곡주변으로 주택과 음식점 등이 무질서하게 형성되면서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되고 시설도 낙후돼 유원지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며 “안양유원지를 수준높은 휴식공간인 동시에 국제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모두 235억원을 들여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 안양유원지 주변 17만 9000㎡에 도로, 상·하수도, 하천 등을 정비했고 2003년부터 공원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안양 서울대 관악수목원 일반에 개방

    안양 서울대 관악수목원 일반에 개방

    경기도 안양시 안양유원지에서 조금 더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3만평 규모의 서울대 관악 수목원이 펼쳐진다. 29일부터 개인 및 가족 관람객들에게 제한적으로 개방되는 수목원은 경관이 빼어나거나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는 다른 수목원과 달리 아담하면서도 수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멸종위기·북반구식물등 1700여종 8만그루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비롯해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과 희귀 식물 등 교육적 가치가 높은 식물을 보존하고 있는 연구림(硏究林)이기 때문이다. 삼성천을 따라 조성된 수목원은 바위와 계곡을 이용한 유실수원과 수생초원, 화관목원, 무궁화원, 참나무원, 숙근초원, 단풍길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폭 10∼15m의 중앙로 양쪽에 잣나무와 함께 심어진 중국굴피나무, 회화나무, 느릅나무, 가죽나무 등 각종 활엽수는 아직 물이 덜 오른 탓인지 헐벗은 몸체만 자랑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숲 그러나 본격적인 신록의 계절에 접어들면 700여m에 이르는 이 구간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나무터널’로 변한다. 숲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감주나무’ 등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희귀식물을 발견할 수 있다. 수목원의 끝자락인 ‘만남의 다리’를 돌아 정문까지 내려오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규모가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수목원측에서 숲 훼손을 우려해 관람시간을 제한했다. 이 수목원 김우진(56)소장은 “다른 수목원처럼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것은 연구목적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라면서 “방문객들이 수목원을 ‘쉼터’보다는 자연관찰공간을 ‘견학’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첫 연구림… 음식물 소지 금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속 수목원으로 1967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됐다. 본격적인 숲 조성은 1974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자생식물과 북반구 식물에 대한 수집과 증식, 보전, 전시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수목원 면적은 관악산 서쪽일대에 454만평에 달하며 실제 관리 면적은 3만여평 정도이다. 거친 모래와 화강암으로 뒤덮인 곳을 손으로 개간해 현재 멸종위기 식물과 외래종 등 모두 1700여종,8만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개인·단체 입장 요일 달라 관악수목원은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월∼금요일 개방된다. 유치원, 학교, 기관, 단체는 월∼목요일에, 개인이나 가족은 금요일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개방 시간은 오후 1∼4시까지이다. 개인 및 가족 입장 희망자는 일주일전까지 안양시 만안구 건설과 녹지팀(031-389-3511∼3)으로, 단체 입장은 관악수목원 관리소(031-473-0071)로 신청해야 한다. 개인 등 입장객은 30명 안팎의 인원을 모아 한꺼번에 입장한다. 수목원에서는 사진촬영 등을 할 수 있지만 가방, 음식물 등을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안양시는 숲 해설자를 현장에 배치, 입장객과 동행하면서 수목원에서 자라는 각종 수목과 숲에 대해 설명해 줄 예정이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30일 춘계 축산인 등반대회

    윤봉중(주식회사 축산신문)회장은 오는 30일 관악산에서 ‘2005 춘계 축산인 등반대회’를 개최한다. 매년 봄과 가을에 실시되는 축산인 등반대회는 축산인들의 건전한 화합의 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문의 (02)871-9561.
  • [수도권플러스] 서울대 수목원 29일 일반인에 개방

    경기도 안양시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이 오는 29일부터 시민에 개방된다. 지난 1965년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한지 꼭 40년만이다. 안양시는 이날부터 주말과 휴일을 제외한 월∼금요일 단체 및 개인에 대해 수목원을 개방하기로 서울대측과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유치원·학교·기관 등 단체는 월∼목요일에, 개인 및 가족은 금요일에 한해 각각 입장할 수 있다. 개방시간은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 희망자는 방문예정일 일주일 전까지 만안구 건설과 녹지팀(031-389-3511∼3)으로 신청해야 한다. 시는 숲 해설자를 현장에 배치, 입산자와 동행하면서 수목원에서 자라는 각종 수목과 경관에 대해 설명토록 할 예정이다. 또 관람객 편의를 위해 개방 전까지 탐방로 곳곳에 의자, 안내간판, 간이화장실 등을 설치키로 했다. 시는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수목원을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서울대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방이 지연됐다. 삼성산과 관악산 양 계곡 주변 20ha에 자리잡은 서울대 관악수목원은 수십∼수백년생 각종 나무와 멸종위기 식물, 외래종 등 17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 [서울이야기] 어떤 동식물들이 사나

    [서울이야기] 어떤 동식물들이 사나

    빽빽이 들어선 건물,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포장된 길, 수없이 오가는 자동차와 사람들…. 서울을 비롯해 큰 도시에는 사람들만 가득히 모여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도시에도 수많은 동식물이 사람과 함께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서울에 사는 동식물만 해도 3000여종이 넘는다.특히 동물의 경우 척추동물에 대한 조사 위주여서 생물종수는 휠씬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벽면에 귀를 귀울이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고, 메마른 땅 위를 자세히 살피다 보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들도 관찰할 수 있다. 주택가 화단은 물론이고, 아파트의 정원, 공원, 길가의 가로수, 하천변, 나대지, 매립이 완료된 폐기물매립장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을 비롯한 도시라는 공간에는 어떤 종류의 생물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을까. 사람들은 오랫동안 도시라는 공간이 생물들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도시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동물과 식물의 수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도시에서의 생물종 조성은 우연의 산물로, 규칙성과 인과성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 중부유럽을 중심으로 도시의 생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도시생태에 대한 인식이 전환될 수 있었다. 도시생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에서는 인간에 의한 토지이용이 비교적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유형의 토지 이용패턴에 따라 다양한 생물서식지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생물종 조성을 보여주고 있다. 개발지와 녹지 및 수(水)공간 등의 오픈스페이스로 구성된 도시는 생물서식지라 할 수 있는 비오톱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 비오톱(Biotop)이란 그리스 어원의 생명을 뜻하는 bios와 장소를 뜻하는 topos가 합쳐진 독일어로 특정생물군집의 공간적 경계를 가지는 서식지를 의미한다. 도시의 비오톱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조밀하게 연결돼 있다. 벽면, 주택과 아파트의 정원, 공원, 길가의 가로수, 하천변, 나대지, 매립이 완료된 폐기물매립장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인간은 이러한 공간에서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서식지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시의 생물은 척추동물 및 고등식물로, 생물종 관련 자료들은 조사된 생물분류군이나 조사의 정밀도에 따라 종수의 편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오래전부터 도시의 생물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방대한 도시생태자료가 축적되어 있고 이를 도시 관리에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도시가 베를린이다. 베를린에는 6000종 이상의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식물종(균류 및 지의류 포함)은 1854종, 조류가 160여종에 이른다. 일본 도쿄의 경우 7582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식물종은 4323종, 조류는 422종이 살고 있다. 히로시마는 총 생물종수가 7659종으로 이중 식물종은 3115종, 조류는 278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통해 도시의 생물종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깊이 있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604㎢의 면적에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서울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물서식공간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까.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슬퍼한다.”는 자연사가 알도 레오폴드의 말처럼 우리 주변의 동식물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지면 그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사라짐에 대해 슬퍼하게 되고, 그 마음은 다시 그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은 한강 중류의 남북에 걸쳐 있다. 뚝섬·한남동·서소문·북아현동을 경계로 서남방은 편마암이, 동북방은 화강암이 분포한다. 도심부인 낮은 평지는 충적층이 지표를 덮고 있다. 북쪽에는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뻗친 북한산의 지맥인 북악과 이에 연(連)한 인왕산이 위치하고 있다. 남쪽의 관악산은 북한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그 중간에 남산이 있고, 그 사이에 많은 구릉과 산악이 산재해 토지의 기복이 심하다. 동서로는 한강이 관통하여 녹지와 수계가 조화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산지 사이를 한강의 지류인 중랑천, 청계천, 홍제천, 불광천, 탄천, 안양천, 양재천 등이 흘러 주요 수계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에는 지금까지 여러 조사 결과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대부분 척추동물 및 고등식물에 대한 조사가 많아 실제 서울에 서식하는 생물종수는 이들 조사결과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존자료에 기록된 서울의 총생물종수는 식물종 1463종을 포함하여 총 3000여종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 산림지역에 대한 생태계 조사에서는 환경부지정 법적 보호식물인 고란초, 끈끈이주걱, 땅귀개, 관중, 금강제비꽃, 산개나리, 삼지구엽초 등 총 10종의 주요 서식처가 계곡 주변부와 암반틈에서 발견되었다. 관악산을 비롯한 8개 산에서 발견된 총 식물종수는 주요교목인 신갈나무·소나무를 비롯해 582종이며, 이 중 버섯류는 영지버섯·곰보버섯 등 123종이다. 산림에서 나타나는 동물종은 총 531종으로, 한국특산종인 도롱뇽, 무자치와 황조롱이가 발견됐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유류로는 고슴도치, 너구리, 족제비 등 12종이 확인됐다. 한편 조류는 황조롱이, 큰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등 총 4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법적 보호종이다. 한강은 오랫동안 서울시민의 상수원 및 친수공간으로 이용돼왔다. 과거 한강유역의 인위적인 이용은 한강의 자연생태계에 큰 영향을 줬으나 하상정비·한강종합개발사업 등 다양한 한강정비사업으로 수질환경이 향상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제5차 한강생태계조사에서는 수십년간 사라졌던 은어·황복 등 57종의 물고기가 발견됐다. 물고기·새·곤충 등 한강 생태계에 대한 종합조사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파악하고 생태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1986년부터 4년 주기로 한강생태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은 인구 증가를 수반하는 급격한 도시성장으로 토지이용이 고밀화되었기 때문에 도심지역에서는 생물서식 환경이 파괴되어 야생동식물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상당부분 불투수포장이 된 도심에서도 흙이 있으면 식물이 자라고 식물이 자라면 이를 먹이로 하는 곤충이 날아든다. 불투수 토양포장이란 건물을 비롯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와 같이 기타 불투수성(不透水性) 재료로 포장된 공간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주거단지를 비롯한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가급적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기성시가지 내에 소규모공원을 조성하는 등 도심에 녹지공간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도심에서도 토지이용 유형에 따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낮은 불투수포장비율로 토지이용이 이루어진 비오톱에서는 생물 다양성이 높다. 예를 들어 주거지와 상업 및 업무지의 경우 건물의 층수와 같은 물리적 환경이 유사할 때 불투수포장면적비율이 크면 출현하는 생물종 수가 적다. 따라서 토지이용에서 불투수포장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서울의 도심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생물종은 개나리, 단풍나무, 사철나무, 아까시나무, 장미, 토끼풀, 서양민들레 등의 식물과 꼬마꽃등에, 푸른부전나비 등의 곤충류, 그리고 조류로는 까치, 박새, 참새 등이다 서울시자연환경보전조례는 자연환경보전법에서 위임된 사항과 서울시 자연환경을 종합적·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여 시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생물종 보호와 관련해서는 관리야생동식물을 지정·보호하고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관리야생동식물은 첫째 멸종위기에 있거나 개체 수가 감소하는 종, 둘째 산림·하천·습지·고지대 등의 일정지역에 국한하여 서식하는 종으로 보호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종, 셋째 학술적·경제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종, 넷째 기타 시장이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종 중에서 지정·고시한다. 현재 서울시에는 서울오가피, 삼지구엽초 등 7종의 식물과 노루, 오소리 등 4종의 포유류, 두꺼비, 도롱뇽 등 6종의 양서·파충류를 비롯하여 총 35종이 관리 야생동식물로 지정돼 있다.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고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인위적인 훼손 및 오염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생태계보전지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생태계보전지역은 현 상태 그대로의 보전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최소한의 복원을 실시하고, 주변지역 주민·단체들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관리한다.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원칙적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생태계보전지역 내에서 야생동식물을 포획, 이식하거나 고사시키는 행위, 하천·호소(호수와 늪) 등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수위 또는 수량에 증감을 가져오는 행위, 토석 채취와 수면 매립 그리고 불을 놓는 행위는 할 수 없다. 2005년 1월 현재 생태계보전지역은 8곳으로 209만 7574㎡에 달한다. 특히 한강 밤섬 생태계보전지역은 대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생태계의 보고로 여의도 북쪽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사이에 위치한다. 1990년대 들어 철새도래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으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쇠부엉이, 원앙, 흰꼬리수리 등 4종과 밤섬 번식 조류인 흰뺨검둥오리, 개개비, 해오라기, 꼬마물떼새, 할미새 등을 비롯하여 25종의 조류가 확인되었다. 식물은 버드나무, 갯버들, 용버들, 느릅나무 등 189종이 자생하고, 어류는 붕어, 잉어, 뱀장어, 누치, 쏘가리 등이 관찰되고 있다. 현재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있다. 겨울철새 먹이주기 및 여름철 장마 이후 청소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개방된다.
  • 몰려드는 등산인파에 청량산 ‘신음’

    몰려드는 등산인파에 청량산 ‘신음’

    ‘청량산이 허덕이고 있다.’ 등산은 요즘 많은 이들에게 취미가 아닌 일상의 일부다. 새벽같이 운동복 차림으로 북한산이나 관악산 등 집 근처에 있는 산을 찾는 중·노년층의 모습은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됐다. ‘웰빙 열풍’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남한산성을 품고 있는 청량산이 숨이 막힐 정도로 앓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단체인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은 6일 무분별한 등산객들의 산행으로 수목이 고사하는 것은 물론, 성곽이 무너져 내릴 위험에까지 처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웰빙’이 청량산과 남한산성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무분별한 등산객… 자연발생 등산로 천지 남한산성은 행정 구역상으로 경기도 광주시와 성남시, 하남시에 속해 있다. 전체 36.4㎢ 가운데 대부분인 25.6㎢가 광주시 관할이다. 남한산성에는 동·서·남·북 모두 4개의 문이 있다. 성 내에 있는 동문과 남문 등을 제외하고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서문 쪽이다. 대부분 송파구 마천동에서 시작, 청량산의 하남시 구역을 거쳐 오른다. 지난해 남한산성을 찾은 유료 관광객 수는 11만여명에 달했다. 성곽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20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절반 이상이 서문 쪽으로 올라왔다. 청량산이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도 바로 하남시 구역이다.3000여명의 등산객이 정상까지 3㎞남짓 되는 짧은 거리를 매일같이 오고가다 보니 큰 등산로만 무려 6개나 생겼다. 작은 등산로까지 합치면 하남시 구역 전체가 길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나무 등 상당수 훼손… 필수 등산로외엔 폐쇄를 그러다 보니 이 지역은 반 벌거숭이가 됐다. 수도권 최대의 소나무 밀집지역으로 손꼽히는 청량산의 소나무도 등산객들에 의해 상당수가 훼손됐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이세걸 사무국장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흙과 나무가 차이면서 하남시 구역의 수십년된 소나무, 참나무 등은 대부분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결국 뿌리에 힘을 못 받아 대부분 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곽 기울어 장마철 오면 붕괴 위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남시 구역은 청량산의 다른 곳보다 경사가 급하다. 나무가 없어지다 보니 흙이 평지로 급격히 쓸려 내려가고, 남한산성을 받치고 있는 청량산 정상 부분도 점차 낮아지면서 성곽이 아래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수십년 동안 약화된 서문 쪽 청량산의 지반이 장마철에 한꺼번에 꺼지게 되면 산성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필요한 등산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폐쇄하거나 청량산에 휴식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달까지 2차 조사를 마친 뒤 청량산 훼손 실태를 담은 보고서와 훼손 지도를 만들어 해당 기관에 청량산 보호를 촉구하고, 생태문화역사기행 등을 개최해 남한산성의 중요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남한산성은… 남한산성은 1963년 사적 제57호,8년 뒤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주소는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광주시가 14명의 직원으로 관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성곽 길이만 11.76㎞에 달한다. 남한산성의 유래는 깊다. 백제는 국조인 온조왕을 모신 사당인 숭렬전을 이곳에 지을 정도로 성스러운 대상으로 여겼다. 신라 문무왕 때인 672년 토성으로 축성된 뒤 서울을 지키는 요충지로 자리잡았다. 조선 시대인 1621년 광해군에 의해 후금의 침입을 막고자 석성으로 개축,1626년에 완공됐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의 군대에 머리를 조아린 치욕의 장소이기도 하다. 주봉인 청량산은 해발 497.9m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8일도 황사… 전국 뒤덮는다

    8일도 황사… 전국 뒤덮는다

    황사주의보 예비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봄철의 불청객’ 황사가 8일에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겠다. 7일 황사가 관측된 곳은 서울, 수원, 문산, 양평과 강원 철원, 천안 광덕산 등 중부지역이었다. 하지만 8일은 올들어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서 황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7일 한반도는 오전에 북한지역에 황사주의보가 내려진 데 이어 오후에는 대부분 지역이 황사 영향권에 들었다. 하지만 기상청이 황사로 판단하는 기준은 200㎍/㎥이다. 전국이 모래바람 속에 묻혔음에도 공식적으로는 일부지역만 황사일로 기록됐다. 이날 황사농도는 오후 4시 현재 충남 천안 광덕산의 300㎍/㎥를 비롯해 백령도·관악산이 250㎍/㎥ 수준이었다. 황사주의보는 500㎍/㎥일 때 발령된다. 중국 만주지역의 황사농도는 800∼900㎍/㎥에 이르렀다. 기상청은 “한반도가 저기압권에 들어 황사가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니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황사가 4월에 1∼2차례 더 찾아오고,5월에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황사가 내습하며 마스크, 공기청정기, 코세정지 등 관련 건강용품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각 인터넷쇼핑몰에서는 황사주의보 예비특보가 내려진 지난 6일부터 관련 용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한 쇼핑몰은 공기청정기 등이 지난 주보다 20%가량 늘어나 하루 평균 1800여건씩 팔려 나갔다. 평년보다 다소 늦게 황사가 본격화되자 백화점, 할인점 등은 ‘공기청정기 에누리전’이나 ‘공기청정기 초특가전’ 같은 기획전을 연장하거나 다시 시작하고 있다. 한 백화점은 황사와 관련된 호흡기 질환에 대한 의사의 소견서나 진단서를 가져온 소비자들에게는 공기청정기를 20%까지 깎아주는 행사도 펼치고 있다. 목걸이처럼 걸고 다니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나 황사가 심할 때 공기 중에 뿌려 먼지를 없애주는 스프레이 같은 이색 황사대비 용품도 등장했다. 홍희경 서재희기자 saloo@seoul.co.kr
  • [김영만칼럼] ‘놀토’에서 읽는 주5일제 대란

    [김영만칼럼] ‘놀토’에서 읽는 주5일제 대란

    지난 주말, 초·중·고교의 첫 ‘놀토’(노는 토요일)위력은 대단했다. 서울신문 유지혜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앞 주말에 비해 서울 롯데월드에는 두배, 국립민속박물관에는 2.5배나 입장객이 폭증했다. 용인 에버랜드는 4만여명을 예상했었는데 5만명이 넘게 몰렸다 한다. 같은날 나길회기자는 박물관이나 놀이시설의 입장료가 부담이 돼 학교근처를 배회하는 서민가계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놀토의 그림자를 그렸다. 지난 주말은 오는 7월 공공부문 합류로 본궤도에 오를 주5일제 주말의 명암을 예행연습한 날이었던 셈이다. 후년 7월이면 주5일제가 100인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돼 국민 대부분이 매주 연휴를 갖게 된다. 국민들의 생활리듬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점이지만, 도시를 떠나기 어려운 서민을 위한 연휴대책은 많지 않다. 서민의 접근이 쉬운 대규모 휴식공간은 서울의 경우 1984년 개장된 서울대공원,4년뒤 마무리된 한강둔치외에는 17년간 추가확대가 없었다. 굳이 찾는다면 난지도 부근 개발, 과천삼림욕장 개장, 올해 35만평의 뚝섬 시민의 숲이 새로 개장된다. 그러나 이정도 공간으로는 2∼3배 늘어날 여가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매주 오는 연휴도 갈 곳이 없다면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아니다. 오히려 빈부격차를 확대체감하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놀토에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겐 부모들이 주5일 근무로 자신들과 연휴를 함께 보내게 되더라도 별반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주4일제를 실시했더니 오히려 이혼율이 늘어났었다는 보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민가정에선 휴일증가가 가족구성원들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아이들이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심화학습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그동안의 국민여가대책은 여름 휴가철에 대비해 국립공원을 보존하고, 해수욕장을 개발하는 정도다. 자동차와 여가시간이 늘어 도로가 막히면 도로를 늘리고, 더 나아가 골프장을 확대했다. 모두가 국민이라기보다 중산층이상을 위한 대책이다. 대도시를 탈출해 다른 지역이나 국립공원을 찾아 여가를 보내는 것 역시 차 없는 사람에겐 TV속의 풍경화일 뿐이다. 서울의 총가구 370만중 절반가까이는 여전히 이동수단이 대중교통뿐이다. 서울밖으로 나가는 게 꼭 즐거울 리 없는 사람들이다. 자가용 없는 500만 서울시민을 위한 체계적인 ‘연휴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서울은 서쪽을 제외한 세방향이 산으로 높고 넓게 둘러쳐져 있다. 산을 종으로 오르내리는 등산로만 있는 북한산이나 도봉산, 관악산, 청계산, 검단산 등에 산을 횡으로 한바퀴 도는 산책로나 트레킹코스를 만드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 자연 파괴 없이 시민들이 취사할 수 있고, 그래서 부담 없이 하루를 보낼 공간확보도 검토해야 한다. 이런식으로 한다면 서울근교에만 남녀노소가 함께 여가를 보낼 수백, 수천㎞의 산책로와 여가공간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교통·상수도대책 등을 지자체와 정부가 공동으로 협의하듯 주5일제 여가대책도 공동으로 다뤄야 할 중요한 정책목표가 됐다. 수도권 시민 모두가 매주 연휴를 다른 지방에서 보내야 한다면 가계부 주름은 물론, 폭증할 연휴 교통량 해결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것이다. 비전문가가 계산해도 골프장 몇개를 건설할 자금, 약간의 4차선 도로를 새로 만들 자금이면 서울근교에 수백㎞의 산책로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서울을 둘러싼 산들을 휴식공간으로 개발해주는 것은 가계와 국가 모두에 이익이다. 또 부모의 수입과 상관 없이, 아이들은 고궁이나 박물관에 대한 공평한 접근기회를 가져야 한다. 서민들의 연휴대책을 돕는 것은 국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좋은 투자다. 논설실장 sangchon@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수원 광교산

    [조용섭의 산으路] 수원 광교산

    깨어나는 봄의 숲, 그 상큼한 숲향에 취해 느긋하게 봄산의 정취에 빠질 수 있는 곳을 찾으라면 수원의 광교산(582m)을 꼽고 싶다.‘낮지만 큰 산’, 이 산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인 것 같다. 낮은 만큼 사람들의 삶과 가까이하여 왔고, 큰 만큼 보듬고 베풂이 많다는 이야기일 게다. 광교산은 남동쪽으로 안성 칠장산, 북서쪽으로 안산 수리산~문수산(통진)으로 이어지며 한강의 남서쪽 물길을 모으는 한남정맥의 산이기도 하다. 산길은 경기대 입구 3거리에서 시작해 광교산(시루봉)에 오른 뒤, 백운산~바라산을 거쳐 바라산재에서 북골로 의왕시 백운저수지 앞 학의리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경기대 3거리에서 광교저수지 쪽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오른쪽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나온다. 오른쪽 계단 오름길로 산길이 열린다. 계단을 올라선 뒤 이어지는 산길은 푹신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부드러워 마치 산보를 하듯 걷기 쉽고, 산길 좌우의 소나무 숲은 너무나 정갈해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천년수약수, 백년수약수 등 등산로에서 조금 비켜있는 약수터의 이름들이 재미있다. 만약 식수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 곳에서 수통을 채우면 된다. 1시간가량 나른한 봄기운과 숲향에 취해 휘적휘적 걷다 안부를 올라서면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암봉으로 이루어진 형제봉이 나온다. 고정로프를 타고 올라도 되고 왼쪽으로 우회길도 있다. 들머리에서 1시간20분 소요. 한남정맥은 형제봉 오르기 전의 고개인 문암재 직전 322고지에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 형제봉 내려서는 산길은 비교적 경사가 심하다. 비로봉 직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은 봉우리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비로봉을 내려서서 토끼재에 닿으면 산길은 사방으로 연결된다. 왼쪽으로 내려서는 곳으로는 나무계단으로 산길을 만들어 놓았다. 산길 오른쪽 용인 수지로 내려서는 길도 군데군데 잘 나있다. 시루봉 앞 능선 3거리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백운산 방향이다. 주봉인 시루봉은 주능선에서 약간 비켜 서있다. 성문(城門)형태의 특이한 정상석 모습에서 이 고장의 사람들의 문화적 자부심이 느껴진다. 형제봉에서 1시간10분 걸린다. 주능선으로 되돌아 와 백운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노루목대피소가 있고 억새밭이 지척이다. 능선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통신중계탑 옆을 지나면 백운산 못 미친 곳에 부대가 자리잡고 있고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왼쪽은 지지대 고개로 이어지는 한남정맥길이고 백운산은 오른쪽 부대 철망 옆으로 난 길로 가야 한다. 백운산은 봉우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밋밋하지만 조망은 매우 좋다. 관악산과 청계산이 손짓하듯 가까워져 있고 백운저수지의 모습도 잘 보인다. 고분재로 내려서면 역시 사방으로 산길이 연결되는데, 힘겨울 듯한 바라산 오름길은 의외로 쉽게 올라서게 된다. 능선에는 가지가 뒤틀어진 소나무들이 자주 눈에 띈다. 소나무에 걸린 팻말이 정상 표시를 알려주는 바라산의 풍광도 아주 좋다.11시 방향에서 줄곧 따라오던 백운저수지가 어느새 9시 방향으로 가깝다. 바라산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는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바라산재로 내려선다. 바라산재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하오고개~청계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용인 고기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왼쪽 북골쪽의 너른 길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치게 된다. 지하철 수원역 앞에서 광교산행 버스를 이용하거나, 잠실에서 경기대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산행 후 학의리에서는 마을버스로 인덕원으로 이동, 지하철을 이용한다. 학의2리 마을버스정류소 인근 구판장 느티나무집(031-426-3549) 식단이 비교적 깔끔하고 부담이 없다.
  •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일요일, 가족·친구·동료들과 함께 인근 숲을 찾아 봄기운을 만끽해 볼 요량이라면 이왕이면 숲해설가와 함께 하는 숲속여행을 미리 신청해 보자.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첫째·셋째주 일요일에는 ▲남산▲관악산▲아차산▲대모산▲청계산에서 ‘즐거운 숲속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넷째주 일요일에는 ▲인왕산▲안산▲수락산▲호암산▲앵봉산▲서울대공원 에서 ‘…숲속여행’을 운영한다. ●숲 별로 참가자 매주 60명 안팎 모집 숲마다 매주 60명 내외의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숲해설가와 함께 2∼3㎞의 숲길을 걸으며 산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또 나무·꽃·곤충·조류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나 숲속여행 홈페이지(san.seoul.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 해당구청(공원녹지과)이나 사업소(남산, 서울대공원)에 직접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최용호 시 푸른도시국장은 “11개 숲마다 특징이 있다.”면서 “숲은 항상 상쾌한 곳이지만 숲 해설가와 함께 한다면 더 유쾌·상쾌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1山 11色’알아보기 남산에서는 이 곳의 상징이기도 한 소나무 숲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다. 소나무 숲은 다른 곳에도 있지만 남산 소나무는 애국가에도 등장할 정도로 의미가 남다르며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더 울창하다. 관악산에는 고려시대의 명장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낙성대·안국사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참나무 숲, 사시나무 군락지 등이 있다.아차산에서는 곳곳에 남겨진 고구려 온달장군의 전설을 숲해설가로부터 들을 수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걸쳐 있는 대모산은 서울시내 유일한 황토산으로 이곳에서 건강맨발걷기 체험도 할 수 있다.청계산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 구분하기, 호박꽃의 암수 구분 등을 배울 수 있으며, 계곡 물 속의 도롱뇽·개구리 등 수서생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직공원에서 출발해 단군성전, 황학정,101·103초소 앞을 지나 인왕천 약수터까지 약 2㎞ 코스인 인왕산에서는 확학정에서 국궁회원들의 시범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안산에는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 남아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안산의 유래와 주변에 얽힌 역사를 배운다.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시, 남양주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락산에서는 노원골 계곡을 중심으로 수양버들·도롱뇽·개구리·송사리 등을 관찰하고, 박새·곤줄박이·딱따구리 등의 봄맞이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암산에서는 사마귀·무당벌레 등 겨울을 난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고, 국수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키작은 나무의 종류와 특성을 알아보고, 식물을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를 들어보게 된다. 규암지대가 넓게 분포된 앵봉산에서는 규암의 생성과 용도에 대해 들어보고 맨발로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숲속여행 코스가 대공원 내에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입장료를 내야 하는 서울대공원은 총 4㎞코스로 가장 길며, 숲속탐방 외에도 동물원과 식물원을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안양 관악수목원 개방

    1965년부터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삼성산·관악산 기슭 서울대학교 관악 수목원이 이달말부터 개방된다. 안양시와 서울대측은 6일 아름다운 숲과 각종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서울대 관악수목원을 오는 28일부터 개방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개방시간은 주말·일요일·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30명 단위의 단체 관람만 허용된다. 시는 시민들로부터 단체 관람 신청(031-389-3511∼3)을 받아 하루 2∼3개 팀을 입장시킬 계획이며 관람객들에게 숲을 설명해줄 수 있는 숲 해설 자원봉사요원을 동행시킨다. 관람객들은 숲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수목원에서 사진촬영, 산책 등을 할 수 있지만 배낭이나 가방, 음식물 등은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안양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안양의 ‘농촌’ 동편마을을 살리자!”

    “안양의 ‘농촌’ 동편마을을 살리자!”

    “동편마을을 살리자.” 경기도 안양의 유일한 농촌마을인 동편마을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 시민단체와 자치단체가 발벗고 나섰다. 최근에는 지역 출신 영화인들까지 가세, 동편마을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화를 제작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양유일의 가용 녹지공간 과천시와 경계를 이루는 동편마을은 동안구 관양동 관악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농촌 자연마을이다. 조선 중기 전주 이씨 익양군파가 집단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됐다. 토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규제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논과 밭이 주말농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편마을은 높은 당도와 뛰어난 맛으로 한때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명성을 날렸던 안양포도의 주산 단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같은 한적한 농촌마을에 정부가 임대아파트를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수도권 13개 시·군에 그린벨트 820만평을 해제,15개 단지에 14만 6000가구의 국민임대주택단지를 건설하기로 한 것. 이 가운데 안양·군포·의왕 등 안양권 58만평에 모두 1만 4000가구의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며 동편마을 18만 5000평(3500가구)이 개발 예정지에 포함돼 있다. ●16개 시민단체 대책위 발족 정부의 이런 계획이 전해지자 안양지역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연대,YMCA 등 안양지역 16개 시민단체는 안양 동편마을 보전 범시민대책위를 발족하고 동편마을 보전을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건교부가 주민의견이나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안양지역 유일의 가용 녹지공간인 동편마을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지역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인데다 안양의 환경문제마저 야기한다.”고 밝혔다. 안명균 범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동편마을은 안양의 마지막 남은 가용토지인 동시에 관악산, 수리산, 청계산을 잇는 유일한 생태통로”라며 “수도권 과밀을 부추기고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택지개발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과밀 및 생태계 파괴 우려 동편마을을 구하자는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염원은 이를 소재로 한 영화제작으로까지 이어진다. 영화를 사랑하는 안양지역 젊은이들이 택지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농촌마을을 구하자며 영화 제작에 나선 것이다. 안양토박이 또는 연고가 있는 20∼30대 영화업 종사 청년들로 구성된 안양독립영화협회는 안양 유일의 농촌지역이 임대주택단지로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화 ‘동편마을 살리기’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50분 분량으로 택지개발로 사라질 동편마을을 통해 지역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무차별적인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향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협회는 이를 위해 영화 제작에 참여할 제작부와 연출부 스태프 약간명을 모집하는 한편 영화제작 경력이 있거나 영화애호가, 동편마을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협회는 빠른 시일 내에 스태프를 구성한 뒤 이달중 촬영에 들어가 5월 19∼21일 안양에서 개최될 안양변방영화축제 기간에 상영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총무 김병옥씨는 “영화는 딱딱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지역의 향수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제작된다.”며 “영화를 감상하면서 무분별한 개발계획이 지역의 전통과 역사, 환경 등에 미칠 영향 등을 세세하게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양시 역시 동편마을 개발 방침에 반대하고 있지만 건교부는 지난 18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동편마을 건설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 양측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열린 시민 토론회에서 안양시는 “급격한 도시화로 가용토지가 전혀 없는 여건인데 대규모 인구 유발시설이 들어설 경우 도시기반시설이 크게 부족, 극심한 교통난을 야기할 것”이라며 개발에 적극 반대했다.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 진정수 연구원은 “전국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웃도는 시점에서 안양의 주택 보급률은 90.9%에 불과하고 최저 주거수준에 미달하는 가구도 2만 2000가구에 달한다.”며 “수도권에서 택지개발 가능토지가 절대 부족한 형편에서 동편마을에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건교부 유성용 택지개발과장은 “안양은 군포, 의왕 등 인근 도시의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곳임에도 임대주택 건설을 미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안양에는 관양동 지역 외에도 6곳의 개발가능지역이 있고 우려하는 교통, 환경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임대주택을 건설해야 한다.”며 계획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글 사진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신중대 안양시장의 반대 논리 “전국에서 3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안양은 현재 학교, 상하수도,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 부족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신중대 안양시장은 “관양동 동편마을은 안양에 남은 마지막 개발가능지역으로 이것마저 주택단지로 개발된다면 안양은 장래에 활용공간이 전무한 도시가 될 것”이라며 동편마을 임대주택건설 계획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시장은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명분으로 특별법까지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참여정부가 핵심적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지방분권원칙과도 전면 배치되는 행위”라고 잘라말했다. 또한 “수도권 인구억제를 위해 신행정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정부가 인구집중을 조장할 대규모 임대주택을 건설하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신 시장은 특히 ”현재 안양에 있는 하루 60만t 처리 용량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인근 의왕·군포시와 함께 쓰고 있는데 동편마을과 의왕·군포 지역에 추진중인 대규모 임대아파트가 완공되면 하수종말처리장 용량 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시장은 “관양동 동편마을 일원 그린벨트에 대해 향후 광역도시계획 수립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쳐 도시기본계획에 반영, 지역실정에 맞는 친환경적인 개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발 저지를 위해 끝까지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동편마을 개발 일지 ● 2004년 ▲2.17 건설교통부 안양시에 국민임대주택단지개발방안 제시 ▲6.30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시행령 제정 ▲10.26 주민공람 요청 ▲11.9 안양시 반대입장 공식 표명 ▲11.16 안양시 건교부에 반대 의견서 제출 ● 2005년 ▲1.6 주택공사주관 주민설명회 ▲1.14 건교부 주거환경자문위원회 현장 확인 ▲1.27 동편마을 해법찾기 안양시민 대토론회 개최 ▲2.18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통과 ▲2.23 동편마을 보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 개발계획 철회 성명 발표.
  • [우수기업&우수상품] 인피니테크 ‘룩스’

    서울시가 발표한 ‘영등포 도심형 뉴타운 개발기본구상’에 따라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한 8만여평의 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 지역에 들어선 ‘SK리더스뷰’ 내의 상가 ‘룩스(LOOX)’를 분양한다. 지난해 4월 분양 완료된 ‘SK리더스뷰’는 연면적 3만 236평에 40층(158m) 2개동. 한강·관악산 등의 조망권, 웰빙형 내외장재, 홈네트워크 시스템, 건물 5층에 1600평의 옥상공원(하늘공원) 등을 갖춘 주상복합건물이다. 지하 2~지상 5층에 들어설 럭셔리 멀티플렉스 몰 ‘룩스’는 총 1만 5000여평에 생활, 문화, 오락, 건강, 쇼핑 등의 공간을 담았다. 지하 1~2층에는 스파, 사우나, 수영장, 찜질방, 골프 연습장 등의 실내 워터파크가 입점할 예정이다. 지상 1층은 패션·주얼리·근린생활시설·명품존 등이, 2층은 키즈몰·IT전문 쇼핑몰 등이, 3층은 전문클리닉·식당가 등이 들어선다. 4~5층은 게임존·피트니스센터·영화관이 들어서며, 영화관의 경우 CGV 8개관이 운영될 예정. (02) 2635-1102.
  • [부동산in] 신혼둥지 이곳을 찜하라

    [부동산in] 신혼둥지 이곳을 찜하라

    결혼 시즌이다. 첫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신혼 부부들에게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반기 입주하는 새 아파트 주목 봄 이사철과 겹쳐 소형 아파트 매매와 전세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다. 내집마련 계획을 세운 뒤 교통이 편리하고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자신의 자금 동원 능력과 견줘 무리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세라면 굳이 강남의 비싼 아파트를 고집하지 말고 신혼 때는 우선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아파트에 살면서 자금을 마련한 뒤 내집을 마련할 때 강남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장안동 삼성래미안2차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 시영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것으로,21∼40평형 1786가구다. 신혼부부들이 주로 찾는 소형 아파트가 많다.5호선 장안평역이 걸어서 10분 거리. 강서구 염창동 한화꿈에그린 아파트도 눈에 들어온다.25∼47평형 422가구로 구성됐다. 지하철 9호선역이 단지 앞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투자가치도 높다. 염동초등학교, 염창초등학교, 염창중학교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 현대홈타운은 화곡지구 저밀도지구 가운데 1지구를 재건축한 아파트.23∼47평형 2198가구의 대단지. 지하철 5호선 발산역이 걸어서 5분 거리. 단지 바로 옆에 우장산 공원이 있다. 성북구 길음동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역시 2278가구의 대단지다. 단지 뒤로 북한산 국립공원이 있다. 지하철 4호선 길음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길음동 북한산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도 1881가구 단지. 북한산국립공원이 가깝고 주변이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바뀌고 있다. 여의도 직장인이라면 양천구 목동 롯데낙천대 아파트도 괜찮다.1067가구 단지로 단지 옆에 양동중학교가 있다. 강남에서는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이 있다. 도곡네거리에 붙었다.45∼60평형 805가구다. 지하철 3호선 도곡역이 단지와 연결된다.45평형 시세는 13억 8000만∼15억원. 웬만한 신혼부부는 매매는 고사하고 전세도 도전하기 어렵다. ●전철 역세권 아파트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철을 끼고 있으면서도 깨끗한 아파트도 있다.2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라면 관악구 봉천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전세를 권한다.2469가구 대형 단지로 2003년 말 입주했다.2호선 서울대입구역,8호선 숭실대입구역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악산 및 보라매공원이 가깝다. 서울 남부지역 거주자와 여의도 등으로 출근하는 신혼 부부는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 아파트에 입주해도 좋다.2004년 5월 준공한 새 아파트다.1244가구의 대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지하철 2,7호선 환승역인 대림역이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이마트, 애경백화점 등을 이용하기 쉽다. 강북에서는 동대문구 제기동 벽산 아파트가 낫다.640가구의 단지로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성동구 성수동 강변건영은 2002년 2월에 입주한 아파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 걸어서 5분 거리. 서울 시청까지 20∼30분이면 오갈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내집마련 전략은 이렇게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전략은 약혼 전에 시작된다. 결혼 이후 자녀를 둔 이후에는 이미 늦었다. 자녀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는 완성돼야 한다. 결혼 이후 내집을 마련하기까지는 적어도 7∼8년에 걸리는 대장정이다. 때문에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금융권 돈 빌리기가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주택구입자금의 60% 이상을 자기자금으로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대출 이자를 갚는 것이 버겁다면 비싼 월세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자기자금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집 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안정된 직장이라면 이 기회에 맘먹고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 미래에 대비, 청약통장 가입은 필수. 결혼 자금을 아껴서라도 청약통장을 만들어둬야 한다. 수도권에서 입지가 빼어난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질 계획이다.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청약을 받을 때 필수적인 것이 청약통장이다. 경매·재건축 투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집마련과 투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이다. 관련 정보를 챙기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전문 지식도 갖춰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 정보 등도 스크랩하고 발품을 판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 [지금 그곳은] 관악구 낙성대

    [지금 그곳은] 관악구 낙성대

    “‘낙성대’가 어디에 있는 대학이름인가요?” 대학 이름으로 혼동돼 우스갯소리에도 종종 등장하던 서울 관악구(구청장 김희철) 봉천7동 낙성대. 이곳을 중심으로 봉천6·11동 등 주변지역이 최근 개발기대에 부풀고 있다. ●강감찬 장군 출생지에 조성된 낙성대 공원 낙성대(落星垈)라는 이름은 별이 떨어진 곳이라는 뜻이다. 압록강 거센 물줄기를 가죽으로 막은 뒤 한꺼번에 흘려보내 거란의 10만 대군을 일거에 물리친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이 태어날 때 이곳 근처로 별이 떨어졌다고 해서 유래된 땅이름이다. 관악산 자락에 묻혀 있던 이곳은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낙성대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경제개발이라는 당면 과제를 국난극복의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로 동치시켰던 셈이다. 공원이 만들어진 뒤 약 20년이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대 총장공관과 교직원 아파트가 건물의 전부였을 만큼 이 일대는 관악구에서도 개발이 덜 된 곳으로 손꼽혔다. 이는 관악산 자락에 있어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던 데다 서울대학교가 후문 일대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서울대에서 대형 집회가 열려 경찰병력이 정문을 봉쇄하면 우회로로 자주 이용되던 길이 낙성대길이었다. ●서울대는 위쪽, 관악구는 아래쪽 개발 낙성대 지역 개발에 눈을 돌린 것은 서울대가 먼저였다.90년대 이후 서울대가 후문 주변으로 대학 복지시설과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는 후문 주변 낙성대길 아래로 기혼 대학원생 전용 기숙사와 호암교수회관,UN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연구공원 등을 잇달아 지었다. 반대로 관악구는 낙성대길을 따라 위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97년 왕복2차선이었던 낙성대길을 왕복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해 99년 초에 마쳤다. 공사 전후로 이 길 주변에 낙성대 현대아파트, 인헌아파트 등이 들어섰다. 관악구민체육센터, 골프연습장, 낙성대 전통혼례장 등 주민 편의시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지난해 7월에는 만 6년의 공사기간 끝에 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도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관악구청과 서울대가 손잡고 낙성대공원 맞은편에 ‘관악 EDU·BIO R&D특구’를 추진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오는 3월초 개발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민공람,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5월쯤 재정경제부에 특구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정 여부는 오는 8월 이후쯤 결정된다. 특구로 지정되면 서울사대 부속 중·고등학교와 황우석 교수 연구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서 낙성대 현대아파트의 매매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부동산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이 지역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최영술(57)씨는 “실제로 낙성대 일대는 자연경관도 잘 보존돼 있고 남부순환로나 지하철역과도 가까이 있어 개발가능성이 높다.”면서 “단독주택 매매가도 관악구 타 지역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여경에 딱 걸린 ‘관악산 다람쥐’

    서울 남부경찰서는 2일 관악산을 찾은 등산객과 무속인을 사제총과 흉기로 위협, 금품을 빼앗은 차모(54)씨를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차씨는 지난해 12월14일 오후 5시40분쯤 관악산에서 기도를 마치고 내려가는 무속인 손모(38·여)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현금 70만원을 빼앗는 등 2003년 6월부터 50여차례에 걸쳐 1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금품을 터는 이른바 ‘관악산 다람쥐’ 강도사건이 잇따르자 지난해 말 경찰관 5∼6명을 잠복시켰다. 결국 차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30분쯤 등산복으로 위장한 강력반 이희정(25) 순경에게 다시 범행을 저지르려다 붙잡혔다. 차씨는 사제총 2발을 쏘며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이 순경이 가스총을 발사하며 침착하게 대처하는 동안 잠복근무하던 형사들이 달려와 검거할 수 있었다. 이 순경은 “40일 남짓 기약없이 관악산을 돌아다녔는데 차씨를 본 순간 감이 왔다.”면서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자를 검거하는 데 힘을 보태 기쁘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개인사업을 하던 차씨는 형편이 어려워지자 이른 아침과 해질 녘에 혼자 다니는 등산객 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운찬 서울대총장 “대학도 펀딩시스템 갖춰야”

    정운찬 서울대총장 “대학도 펀딩시스템 갖춰야”

    서울대가 있는 관악산 기슭에는 지금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 새해 들어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으로 한동안 들썩였는가 하면 지난달 28일에는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민수 전 미대 교수를 사실상 복직시키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안팎의 논쟁이 뜨겁다. 그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처음 실시한 지역균형선발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제도로 뽑은 신입생 586명은 대학이 다양성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이다. 긍정정이든, 부정적이든 이 모든 소용돌이의 중심에는 정운찬(57) 총장이 있다. 서울신문은 2일 정 총장을 단독으로 만나 복잡할 수밖에 없는 최근의 심경을 들었다. 정 총장은 지난달 17일 등록금 인상안을 확정하기 위한 기성회 이사회가 학생들의 실력저지로 무산된 것을 매우 섭섭해했다. 그는 “등록금 인상 저지를 넘어 학생들이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학생들이 기성회 이사들에게 욕을 하는가 하면 여교수에게 ‘아줌마는 누구세요.’라고 ‘막말’을 하는 데는 충격도 받았다. 정 총장은 학내신문인 ‘대학신문’이 제호없이 발행되는 사태가 빚어졌을 때도 ‘학생들이 지나치게 학교에 반항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러니까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겠지….’하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그는 학생들의 이기심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정 총장은 “나는 20% 주의자”라면서 “80%의 잘사는 학생보다 어려운 20% 학생을 위한 대학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현재 10%를 밑도는 전액 등록금 지급 비율을 20%까지 확대하자고 설득했지만 학생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결국 학생들이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김민수 전 교수 문제에 대해 정 총장은 “교수들을 설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재임용 이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 단계이지만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KAIST 로버트 로플린 총장에게 큰 관심을 표시했던 정 총장은 로플린 총장이 KAIST의 사립화를 주창한 데는 “한국 사정을 모르는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경제전문가의 교육부총리 임명에는 “교육업무는 교육계 인사 이외의 사람이 더 잘할 수도 있다.”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진표 부총리와는 악수만 나누었을 뿐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의외의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총장도 경제가 중요해지다 보니 요즘에는 경제학과 출신을 세우려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예일·하버드대학은 물론 서울대, 연·고대도 모두 경제학자 출신을 총장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교육이념을 좇지 않고 시류에 따라 경제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풍조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균형선발과 관련, 정 총장은 “선발된 학생들이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수학·영어의 기초학력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안심이 된다.”면서 “학생들을 뽑아 보니 서울대의 교육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데 지역균형선발이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정 총장은 지역균형선발로 뽑은 학생을 위한 ‘멘토링’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지역 출신 선배를 연결해 진로 등의 조언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 봄 강원도 등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생을 배출한 고등학교도 방문하겠다는 생각이다. 정 총장은 “교수 시절 재벌 비판을 많이 한 내가 총장이 되자 사람들은 모금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막상 기업을 방문해 보니 잘 도와 주어 역대 서울대 총장 가운데 가장 큰 액수를 모금했다.”고 공개했다. 한편으로는 “서울대 동창들은 연세대나 고려대보다 기부금에서 인색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의 대학들은 동창회 조직 등을 기반으로 전문적인 펀드매니저를 두고 있다.”면서 “서울대에도 전문적인 ‘펀딩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왜 계룡산인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왜 계룡산인가

    ●태조 이성계와 계룡산 1392년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고려의 옛 귀족이 건재한 개성이 싫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 이 태조는 충신으로 가득한 새 수도에 새 왕조의 터전을 닦고 싶었다. 이때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한 곳이 계룡산이었다. 이 태조는 1393년 음력 정월 직접 계룡산에 행차해 산세를 휘둘러 보았다. 그해 3월부터 왕도 건설의 삽질 소리가 계룡산 골짜기에 메아리쳤다. 일설에 따르면 계룡산이란 명칭도 그때 비롯됐다. 이 태조를 수행해 현지로 내려온 무학대사는 신수도 예정지 신도안의 좌우 산세를 살핀 다음 이렇게 평가했다고 전한다. 계룡산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금빛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 용이 날아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다. 여기서 말한 ‘금계’는 부의 상징,‘비룡’은 현명한 임금을 의미한다. 즉, 이곳에 도읍하면 풍요한 태평세월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무학대사는 금계의 ‘계’와 비룡의 ‘룡’을 차용해 산 이름을 계룡산이라 부르자 했고 그 말대로 됐다 한다. 계룡산 신도안에 한창이던 천도 사업은 1393년 연말 문신 하륜(河崙)의 맹렬한 반대로 파국을 맞는다. 하륜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계룡산을 반대했다. 첫째, 남쪽에 너무 치우쳐 한반도의 동쪽·서쪽·북쪽과 교통이 불편하다. 둘째, 주변에 큰 강이 없어 세금은 물론 물산을 운반할 큰 배가 드나들지 못한다. 셋째, 계룡산의 풍수는 중국의 풍수가 호순신(胡舜臣·송나라)이 말한 이른바 ‘수파장생쇠패입지(水破長生,衰敗立至)’의 땅이다. 즉, 흘러나가는 물이 땅의 기운을 약화시켜 나라가 곧 쇠망할 곳에 해당한다. 조정 대신들은 공방 끝에 하륜의 주장을 채택해 계룡산 천도 계획은 결국 백지화되고 말았다. 뜻밖의 결정에 남부지방 사람들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수년 뒤 태종은 마이산(전북 진안군)이란 명산에 친림해 천도 백지화에 대한 산신(山神)의 뜻을 점쳤다 한다. 물론 산신은 그 결정이 옳다는 답을 줬고, 이에 민심도 안정됐다 한다. 한낱 전설에 불과하지만 계룡산 천도에 기대를 걸었던 남도 민심이 여실하다. ●18세기 말부터 계룡산의 인기는 급상승 수도가 한양으로 결정되자 계룡산 천도설은 한동안 잊혀졌다. 계룡산의 풍수에 대한 평가도 신통치 않았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렇게 말했다.“계룡산은 웅장하기가 개성의 오관산에 미치지 못하고, 수려함도 서울의 삼각산만 못하다.” 그러나 17세기 말부터 계룡산 신화는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민심은 조선왕조를 이반하기 시작했고 그로 말미암아 천도설이 다시 고개를 든 것 같다. 홍만종은 1678년에 지은 ‘순오지(旬五志)’에 조선 태조가 계룡산 아래 새 수도 건설을 시작했을 때의 전설을 수록했다. 태조의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계룡산은 전읍(尊邑 즉,鄭)이 들어설 곳이라며 당장 계룡산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한다. 이 설화는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도 그대로 실려 있다. 이로 보면 계룡산에 정씨가 도읍한다는 이야기는 양반들 사이에도 널리 퍼졌던 것 같다.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감록’이 널리 인기를 끌었다. ●바위에 새겨진 비밀 19세기 후반 계룡산에서 신비한 각석문자(刻石文字)가 하나 발견되었다.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월암리에 있는 연천봉 바위에 “방백마각구역화생(方百馬角口或禾生)”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아무도 해석을 못하다가 사람들은 드디어 한 가지 해석에 도달했다. 방(方)은 4방이요, 글자도 4획이라 4를 뜻한다. 마(馬)는 오(午)인데 오라는 글자는 八十을 더한 것이라 80이다. 각(角)은 뿔이다. 모든 짐승이 두 개의 뿔이 있으므로 2가 된다. 이를 모두 더하면 482란 숫자가 된다. 구(口)와 역(或)은 국(國)자가 되고, 화(禾)와 생(生)을 합치면 禾生인데 이것은 이(移)의 옛글자다. 전체를 다시 조합하면 ‘四百八十二 國移’란 구절이 된다. 요컨대 조선은 개국 482년째 되는 1874년에 망한다는 뜻이다. 이런 뜻이라면 그것을 몰래 바위에 새긴 사람이 누굴지는 뻔하다. 그는 조선왕조의 몰락을 염원한 사람이다. 어쩌면 ‘정감록’의 신봉자였을 수도 있다. 아무튼 각석의 풀이는 한동안 민심을 동요시켰다. 그 때는 섬에서 진인이 나온다는 소문이 연달았던 시절이다. 마침 ‘정감록’에는 위기가 절정에 이른 순간 계룡산에서 정진인이 나타나 새 나라를 세운다고 돼 있어, 많은 사람들은 계룡산이 새 수도가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조정대신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19세기 말 권좌에 오른 대원군은 계룡산으로 천도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천도를 통해서라도 이미 달아난 민심을 조선왕조에 매어 두고 싶었던 것이다. ●명산 중의 명산 계룡산 계룡산은 최고봉의 높이가 845m로 별로 큰 산은 아니다. 그러나 고대로부터 국중(國中)의 손꼽히는 명산이었다.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엔 나라에서 법으로 정한 명산대천이었다. 해마다 국왕은 제관을 보내 계룡산 산신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을 정도다. 내가 만나본 현지 주민들은 우선 계룡산이란 이름의 뜻이 각별하다고 말했다.‘계’ 즉, 닭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가축인데다 새벽을 알리는 매우 특별한 역할을 하므로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풀이했다. 그런가 하면 ‘용’은 전설 속의 영물로 기린, 봉황 등과 함께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어졌다. 용은 성스러운 지배자를 뜻하기도 한다. 달리 말해 ‘계룡’에는 성스러운 통치자의 출현 또는 새 세상의 시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명산인 계룡산은 풍수지리설에 힘입어 더욱 독특한 이미지를 갖게 됐고, 오랫동안 풍수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요컨대 계룡산은 유서 깊은 명산인데다 조선 초기 도읍 후보지가 되기도 했고, 그 뒤에도 풍수가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정씨가 도읍한다는 전설도 있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정감록’에서 계룡산이 새 왕조의 도읍지로 예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풍수로 본 계룡산 ‘정감록’에는 천하의 지맥이 흘러가는 큰 줄기가 언급돼 있고 그 가운데 계룡산이 나온다. 그에 따르면, 천하의 산맥은 곤륜산에서 발원해 백두산을 거쳐 금강산으로 흐른다고 했다. 금강산에 옮겨진 내맥(來脈)의 운은 다시 태백산(太白山)과 소백산(小白山)으로 내려가며 산천의 기운을 받아 지기를 더욱 강화시킨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계룡산(鷄龍山)으로 들어감으로써 장차 정씨(鄭氏)가 도읍하여 800년을 누릴 길한 땅이라 했다. 근세의 풍수가들은 계룡산의 특징을 회룡고조(回龍顧祖), 산태극(山太極), 수태극(水太極)의 3가지 개념으로 평했다.‘회룡고조’란 계룡산이 그 조산(祖山 조상에 해당하는 산)인 대둔산을 되돌아보는 모습이라 나온 말이다. 풍수지리에서는 보통 조산이 너무 높으면 명당을 내리눌러 명당 기운이 죽는다고 한다. 서울의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조산인 관악산(629m)이 진산인 백악(342m)보다 수백m나 높다. 서울의 풍수가 이런 탓에 서울을 떠나지 않는 한 한국은 외세의 압박에서 좀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풍수상의 해석이다. 그러나 계룡산은 전혀 그렇지 않다. 조산인 대둔산(878m)은 높이는 계룡산(845m)과 30m밖에 차이가 없다. 게다가 조산과 진산의 거리도 멀기 때문에 계룡산의 기세가 대둔산에 눌릴 리가 만무하다고 본다. 지맥의 흐름으로 볼 때 계룡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큰 줄기가 진안의 마이산까지 내려오다 다시 갈라져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온 형세다. 마이산에서 반전된 산세가 대둔산과 천호산을 향해 달음박질하다 공주 동쪽에서 C자를 뒤집은 모양으로 꺾였다. 산세의 이런 흐름은 마치 태극과 같아 풍수가들은 ‘산태극’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계룡산의 둘째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계룡산의 물길 또한 산세와 마찬가지로 ‘수태극’을 빚어냈다. 전북 장수읍 신무산(神舞山) 아래 수분리(水分里) 뜸샘(또는 물뿌랭이)에서 시작된 금강의 도도한 흐름은 무주, 영동, 대청호, 부강, 공주, 부여, 강경을 차례로 휘감아 돌다 장항을 거쳐 서해로 들어간다. 이런 금강 물줄기에 합류하는 것이 계룡산 명당수인데 그 모양이 태극과 같다. 계룡산의 명당수는 신도안 용추골에서 시작되어 우청룡을 휘감아 흘러들어가 금강과 만난다. 풍수설만 가지고 보면 계룡산은 도읍터로서 매력적인 곳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미 하륜이 정확히 지적했듯 한나라의 수도를 정하는 데는 교통, 행정 및 경제적인 요건이 풍수설보다 더 중요하다. 정감록은 계룡산 도읍설을 펴고 있지만 그것은 조선왕조 자체를 부인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지 계룡산이 정말 도읍할 만한 곳인가를 따진 것은 아니다. 정감록에 담긴 메시지는 민중은 새 세상을 원한다는 그 말이다. ●계룡산 바위가 희어질 때 계룡산에 큰 의미를 부여한 때문일 테지만 정진인이 왕으로 등극하기 직전 여러 가지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다고 한다. 정치 사회적 변화 못지않게 자연계에 큰 변화가 예언돼 있는데 계룡산이 관련된 한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선 계룡산의 바위가 흰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바위 색깔이 희게 변하는 일이 보통은 불가능하다. 흥미롭게도 우리 풍습엔 예부터 흰색 바위를 미륵불의 상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중국 당나라에도 똑같은 풍습이 있었다. 흰 바위는 미륵불의 출현, 달리 말해서 복된 새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상서로운 표징이다. 여러 해 전 현지조사 때 직접 주민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조선 후기부터 계룡산의 바위가 조금씩 하얗게 변했다고 한다. 내 육안으론 그런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진인왕이 올 때가 되면 계룡산 아래 있는 초포(草浦)에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들락거린다는 예언도 있다. 초포는 금강과 계룡산 사이에 있는 작은 농촌마을인데 먼 옛날엔 거기까지 작은 배가 드나들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엔 금강의 토사가 많이 쌓여 배가 통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1990년 금강하구 제방공사가 완공되자 강물이 불어 이제 초포에도 다시 작은 배들이 다닐 만하게 되었다. 어떤 주민은 이를 두고 ‘정감록’ 예언은 반드시 들어맞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선 다른 견해도 있다.‘정감록’에 바닷물이 초포까지 들어온다고 한 것은 해수면이 높아지는 해양 생태계의 대변화를 예고한 거라는 현대적 해석이다. 정감록에 또 예언하기를, 말세엔 생선과 소금 값이 아주 떨어진다고 돼 있는데, 이 역시 생태계의 일대변화를 예고한 것이란다. ●말세엔 계룡산으로! 정감록에 예고된 급격한 환경 변화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말세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누런 안개와 검은 구름이 사흘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는 예언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름철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을 온통 뒤덮는 짙은 연기 같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구제역 등 전염병을 몰고 오는 황사현상 같기도 하다. 그러나 다가올 재난은 황사 이상이다. 냇물이 마르고, 산이 무너진다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두고 어떤 이는 수자원의 고갈, 녹색환경의 파괴를 예언한 것으로 읽었다.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알아보면 정감록의 일부인 ‘서계이선생가장결’엔 이런 섬뜩한 내용이 있다.‘9년에 걸친 흉년,7년간의 수재(水災), 그리고 3년 동안의 역질(疫疾)이 닥칠 것이다. 열 집 중 한 집만 겨우 살게 될 것이다. 이상하구나, 세상의 재난이여! 전쟁도 아니고 범죄도 아니구나. 가뭄 아님 물난리, 흉년이 아니면 돌림병이로다!’ 정감록은 새 세상이 밝아오기 전 민중이 넘어가야 할 마지막 고난의 문턱이 다름 아닌 자연재해, 전염병, 그리고 경제대란이라고 못박았다.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1821년,1822년,1858년,1886년, 그리고 1895년에도 전국에 콜레라가 유행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1858년 한 해만도 50만명이 쓰러졌다. 조선 후기엔 독감, 장티푸스 등 전염병이 창궐해 사망자수가 수만을 헤아렸다.5∼6년이 멀다하고 찾아든 홍수와 가뭄으로 흉년이 끊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1807년엔 서해안 일대에 해일이 발생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1815년과 1817년의 대홍수 역시 처참한 피해를 안겨줬다. 이런 예에서 확인되듯 ‘정감록’이 예언한 말세의 조짐은 그저 막연한 공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역사상 민중이 겪은 집단적 고통의 기록이었다. 이런 식으로 과거의 역사는 미래의 예언과 만나는 것이다. 대환란이 닥쳐오면 어떻게 피할 것인가? ‘정감록’은 특출한 10개의 명당 즉,‘십승지(十勝地)’로 들어가라고 말한다. 여러 지역을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계룡산이 최고의 피난처로 손꼽힌다는 점이다. 계룡산 인근의 유구(維鳩)와 마곡(麻谷) 사이도 또한 길지라고 했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그 지역에 신행정수도가 예정된 것은 흥미롭다. 현지에서 만난 노인들은 ‘정감록’을 직접 인용해 가며 이 지역으로 반드시 새 수도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계룡산,600년 전엔 조선왕조 건국 세력이 정한 도읍지였다.300년 전엔 조선왕조를 혐오하던 민중의 희망이었다. 지금 또다시 그 계룡산은 신 행정수도 논란의 와중에 서 있다. 우리에게 계룡산은 과연 무엇인가? (푸른역사연구소장)
  • [마니아]☆☆ 이름 다 보이네

    [마니아]☆☆ 이름 다 보이네

    ‘서지마’‘야미사’‘노노스’‘핸들포유나잇츠’‘주당마을’….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럴수록 비상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색 동호회가 성행하고 있다. 마라톤, 야구, 술로 인연을 맺은 이들 동호회는 내부결속을 다지고 밖으로 때깔(?)이 나도록 이름을 붙이는 데에도 온갖 머리를 굴린다. ●마라톤은 나의 인생 서울지하철공사 직원들의 마라톤클럽 ‘서지마’는 행복한 편에 속한다. 직장명과 마라톤을 결합시켜 이름을 만들었다.1000만 서울시민의 발 노릇을 해내는 달리기 전도사라는 슬로건에 딱 맞아 떨어지는 작명이다. 2000년 1월1일 ‘국토종단 이어 달리기’에 출전한 지하철공사 직원 5명이 새천년을 맞이한 감동을 마라톤 전도(傳道)의 계기로 삼자는 의견을 내 동호회가 탄생하게 됐다. ‘두발로’는 지난 2000년 11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20∼30대 젊은이들이 한데 어울려 마라톤뿐만 아니라 두 발로 할 수 있는 운동을 함께 즐기며 심신을 가꾸자.”는 취지로 모여 만들었다. 회원은 모두 493명으로, 지난 16일엔 회원 20여명이 한강둔치 선착장에 모여 달리기로 몸을 푼 뒤 관악산 등반대회를 가졌다.‘일요일 달리기’(일달)는 물론 연락이 닿는 회원끼리 평일에도 달리기 모임을 갖는다. ●야구에 미친 사람들 사회인 야구 동호회도 모이는 사람들의 부류별로 별나다. 2000년 서울지하철공사 동호인들을 모태로 탄생한 ‘야미사’(야구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는 지난 1997년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이들이 모인 ‘야사스’(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를 업그레이드한 이름이다. 야사스 회원 가운데 야구에 미쳐 팀 운영에 온힘을 쏟아붓다가 끝내는 공부를 포기하고 야구와 관련된 사업에 뛰어든 경우는 잘 알려져 있다. 더 흥미롭고도 놀라운 것은 최고령 선수가 칠순을 훌쩍 넘긴 76세, 막내가 올해로 50세 되는 ‘노노스(No老s) 야구단’도 있다는 사실이다. 슬로건도 그에 걸맞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나이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 대환영’이다. 밤무대를 주름잡는 대리운전자들이 야구로 똘똘 뭉친 동호회도 있다. 이름하여 ‘핸들포유나잇츠’(Handle for U Knights)다. 모이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천만에다. 야구 포털사이트 운영자인 권벽익(37)씨는 “경기 때마다 빠지지 않는 등 어느 동호회에도 뒤지지 않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술은 단지 술일 뿐 술 동호회도 있다. 따라서 흔히 양조(釀造)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회사원들이 브랜드 홍보를 겸해서 만든 동호회와는 그 차원이 사뭇 다르다. 이름부터가 진짜 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걸맞게 ‘주당마을’이다.1999년 첫 출범이후 5년 만에 회원 2040여명을 자랑하고 있다. 슬로건을 ‘술 좋아하는 사람 치고 악한 사람 없다.’로 내걸었다. 행동강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술을 사랑하듯 주당들을 사랑한다. 둘째, 절대로 술을 강권하지 않는다. 셋째, 술값은 더치페이로 계산한다. 넷째, 술을 마신 뒤 주당 상호간에 주사(酒邪)를 하지 않는다. 다섯째, 술을 잘 마신다고 뽐내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여섯째, 술은 인간관계에 있어 양념일 뿐 주(主)는 될 수 없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수도권 리그 곳곳 자체 구장 만들기 영하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추위에도 즐거운 새 봄을 맞으려는 ‘사야’(사회인 야구)의 발길은 바쁘다. 특히 리그마다 자체 경기장을 마련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팀들은 동계훈련 캠프로 솜씨를 갈고닦기에 여념이 없다. ●홈 구장들 잇달아 우뚝 먼저 코리아리그에서는 수도권에 구장 3개를 새로 짓는다. 기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제1구장 외에 2구장은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구례리에,3·4구장은 양촌면 학운리에 들어선다. 현재 다가오는 각 리그전을 대비해 참가할 팀을 모집하고 있다. 리틀야구를 위한 구장도 함께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운영해온 일요리그를 통해 각 구장마다 21개 팀씩, 모두 84개 팀을 모집하게 된다. 야코리그에서도 강서구 방화동에 정식 규격의 ‘쌍둥이’ 구장 2개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구장 건설과 아울러 다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면모를 달리한다는 각오로 주5일제 정착을 겨냥한 토요리그 운영계획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경기도를 근거지로 한 시화리그, 용인리그, 고양리그에서도 각각 1∼3개 구장을 건설 중이어서 ‘사야인’들에게는 올 시즌이 매우 뜻 깊은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이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성남시, 안산시, 시흥시, 안양시 등에서 추가로 건설, 또는 건설을 검토 중인 곳은 수도권을 통틀어 10여개다. 이미 한 단계 오른 사회인 야구가 또 다른 도약기에 접어들었다는 반가운 사실을 엿보게 하는 사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코리아리그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가로 12m, 세로 27m짜리 하우스를 지어 주·야간 야구교실로 쓰고 있다. 다음달 유소년 팀도 창설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출신 박동희, 현대 유니콘스 출신 김선일을 포함한 유명 선수들을 강사로 초청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일요일 100여명, 평일 20여명의 직장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며, 인근 중학교 야구부도 이곳에서 선배들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 팀들 ‘캠프, 캠프로’ 봄맞이 바쁜 나날 ●‘사야’의 중흥기 온다 학교 운동장을 눈치 봐가며 빌려 쓰던 시절에서 조금씩 벗어나 이처럼 자체 경기장을 잇달아 지으면서 사회인 야구가 차차 정비돼가는 분위기다. 축구 등 다른 종목의 동호회들 틈바구니에서 눈치도 눈치거니와 비용 문제도 간단찮아 경기장 건설은 마니아들에겐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웬만한 곳이면 학교 운동장 하나를 빌려 쓰는 데 한해에 많게는 4000만원이나 들어간다.10개 팀이라고 치면 팀당 400만원이라는 적잖은 돈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중·고교 운동장은 규격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운동에 불편을 주기도 한다. 야구경기를 하려면 최소한 타석을 중심으로 좌·우측 펜스까지 길이가 각각 95m, 중간 쪽은 100m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장 하나를 짓는 데 보통 부지 3500∼4000평, 돈으로 1억여원 든다. 수지타산을 맞추려면 사정이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가정 아래에서도 3년은 지나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없고서는 여간 힘들지 않다는 것 또한 동호회 안팎에서 하는 이야기다. 코리아리그 송정환(38) 대표는 “1996년 박찬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본격화된 사회인 야구의 열기가 10년째 접어들면서 제2 도약기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트 체육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다 동호회에 들어간 사례가 아주 많다.”면서 “이러한 사회인 야구의 저변 확대는 요즘 인기추락으로 몸살을 앓는 프로야구계에도 언젠가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사회인 야구를 한 전력을 인정받아 프로로 전향하는 사례가 적잖은 이유는 엘리트 스포츠로서가 아니라 진짜 야구를 좋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고 귀띔했다. ●소프트웨어 고민 따라야 그러나 경기장 증설 등 외형이나 선수들의 기량 성장에 발맞춰 각종 규정을 짜임새 있게 갖추는 등 기반을 튼튼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온다. 아무래도 각 리그전에서 출전이 허용되는 선수들의 자격범위 문제는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선수 몇몇으로 승부가 사실상 결정나 버리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오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선수로 뛴 동호인(선출=선수 출신을 줄여 가리키는 말)들을 어느 정도 경기에서 인정할 것이냐도 각 리그마다 다르다. 동호회가 활성화됐다고는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기구를 바라보기에는 역부족인 탓이다. 초창기 때에는 팀이 그다지 많지 아 문제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지면서 실력 차이가 너무 뚜렷해 승부가 싱겁게 가려지는 경우가 늘면서 1·2부리그, 나아가서는 3부리그까지 구분을 두기 시작했다. 각각 ‘선출’을 몇명까지 투입할 수 있느냐로 1부부터 차례로 수준을 따진다. 이렇다 보니 전국적인 대회에서 간간이 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선출이라면 어느 정도의 경력을 기준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도 이견이 많다. 체계의 통합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갈수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반대론도 수그러들지 않는 추새다. 반대론자들은 “진짜 즐기는 야구를 하려는 것이 동호회의 가장 큰 목적인데 시스템 운운하다 보면 승부에 집착하기 십상이고, 그러다 보면 취미로 하는 회원들의 설 자리는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반면 찬성론자는 “즐기는 야구라도 결국 기량향상을 꾀해야 하고, 그러려면 수준이 높은 경기를 많이 치러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서울 S(41)감독은 “선수들이 내는 회비로 팀이 유지되기 때문에 대회마다 고루 기용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면서 “저변 확대와 함께 기량도 평균적으로 갈수록 늘고 있어서 길게 보아서는 ‘선출’ 문제만 아니라 모든 체계가 자연스럽게 다져질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동호인들은 선수 빼돌리기 등도 얼른 풀어야 할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