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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발당한 불법개조 전세관광버스

    고발당한 불법개조 전세관광버스

    서울 서초구는 봄 행락철을 맞아 지난 주말 관광버스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실시, 10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봄철 각종 교통사고에서 인명사고를 크게 키우는 것은 대개 불법개조한 전세관광버스다. 즐기며 노는 건 좋은데 그에 더해 안전을 희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이에 구는 지난 12일 지하철 2호선 사당역 근처 시 공영주차장에 불시에 들이닥쳐 주차된 관광버스에 대한 전면 단속을 벌였다. 관악산, 우면산 등 인근 지역으로 관광 나온 버스들이 주로 주차하는 곳이다. 경찰, 교통안전공단과의 특별 합동단속이었다. 승객들이 쭉 앉아있도록 배치된 의자들을 단란하게 모여 놀 수 있도록 둥글게 배치한 불법 구조 변경 2건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관할 경찰서에 고발조치됐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개선명령에 따라 설치가 금지된 노래반주기 역시 2건 적발됐다. 비상망치나 소화기 등 안전장구들을 제대로 비치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손질하지 않은 경우 등이 지적됐다. 모두 행정조치 대상으로 대개 20만~180만원 정도의 운수과징금이, 시설개선명령 위반의 경우 12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진익철 구청장은 “적발된 관광버스는 관계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하고 안전한 봄나들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커버스토리] 문화야 놀자 도서관에서

    [커버스토리] 문화야 놀자 도서관에서

    전자책과 스마트폰·태블릿 PC가 범람하는 지금,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되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찾는 도서관 입구에 ‘정숙’이라는 표지판은 없다. 더 이상 도서관은 조용히 책만 읽다 가는 공간이 아니다. 활자와 종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무성한 요즘 활자와 종이의 집합소인 도서관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소시지를 만들다… 첫 공공예술 전문 안양 ‘공원도서관’ 4일 경기 안양예술공원 내 안양파빌리온 공원도서관. 5~6명이 둘러선 한쪽 식탁에서 고기를 직접 갈아 수제 소시지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컴퓨터로 온라인 도록을 보고, 맞은편에선 건물 설계도를 펼쳐 놓고 토론을 하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서가 앞 라운지에는 아이와 엄마가 골판지로 만든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처음 이곳을 찾은 대학생 임의현(22)씨는 “디자인 수업 자료를 준비하려고 왔는데 공원에 소풍을 나온 것 같다”면서 “신선하면서도 전문자료들이 잘 구비돼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안양파빌리온은 국내 첫 공공예술 전문 도서관이다.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다룬 1500여점의 서적과 DVD 등을 소장하고 있다. 공원도서관은 2005년 시작된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길예경(53·여) 도서관장은 “예술에 대한 일반인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 목표”라며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료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을 거리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읽기꾸러미’ 프로그램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읽기꾸러미는 도슨트(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들이 모여 토론하거나 예술가들이 작업을 진행한 자료 등을 모아 시민들과 공유하는 활동이다. ■오페라 대출하다… 클래식 CD 등 8217점 보유 ‘가람도서관’ 경기 파주시 와동동 가람마을에는 지난달 12일 전국 최초로 책과 음악이 공존하는 ‘가람 공공도서관’이 설립됐다. 클래식,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 CD와 DVD 8217점과 음악 서적 1100권을 포함한 도서 1만 7658권을 보유 중이다. 지휘자 금난새(67)씨가 2010년 파주시에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음악 도서관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시동이 걸렸다. 도서관의 설립 목적 자체가 헤이리 예술마을, 출판단지 등을 갖춘 파주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던 셈이다. 가람도서관의 이용객들에게 도서관은 ‘정숙’해야 한다는 건 편견일 뿐이다. 연면적 3862㎡, 300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솔가람아트홀’이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3주간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피아니스트 조재혁, 첼리스트 송영훈 등의 개관기념 무료 독주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 2일 도서관을 찾은 이초희(33·주부)씨는 “집과 가까운 곳에 음악 도서관이 생겨 앞으로 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하게 될 것 같아 좋다”며 “4명의 자녀들을 데려와 클래식 음악을 실컷 들려줄 계획”이라며 웃었다. 도서관이 소장한 CD와 DVD는 1회에 3개씩 1주일간 대출이 가능하다. 도서관에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사전 예약을 하면 세 시간까지 빌릴 수 있다. ■디자인 전시하다… 세계 최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지난해 2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디자인 관련 희귀본 3130권, 디자인 전문 장서 8660여권 등 총 1만 3000여권에 달하는 서적을 보유한 세계 최대 디자인 서적 전문 도서관이다. 현대카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이 도서관은 디자인 전공자들에겐 사랑방으로 통한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희귀 서적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인숙(38·여·도서 디자인 편집자)씨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었던 일본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층 ‘정기간행물’ 섹션에는 ‘라이프’지와 85년 역사의 건축 전문지 ‘도무스’ 전권을 갖추고 있다. 흰 장갑을 착용하고 열람할 수 있는 ‘희귀본 컬렉션’에는 세계적인 아트북 출판사인 ‘파이돈’과 ‘타센’의 한정판도 있다. 도서관 측은 보유한 잡지들을 바탕으로 매달 기획 전시회를 연다. 다양한 사진 작품들과 넓은 철제 테이블은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펴놓고 보는 디자인 전공자들을 배려했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유승한(24·경기 부천)씨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이곳에 와 다양한 사진 작품들을 보고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층별 동시 입장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책과 삼림욕하다… 관악산 등산로 초입의 ‘숲속작은도서관’ 관악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숲속작은도서관’은 시원하고 맑은 공기가 가득한 숲에서 삼림욕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자연 속 복합문화공간이다. 숲, 환경, 생태 관련 도서를 포함한 전체 장서 수는 3077권. 2008년 10월 문을 연 숲속작은도서관은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 교감을 지낸 문영규(70)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07년 시민단체 생명의숲국민운동이 주관한 ‘숲가꿈이 양성과정’에 참여해 숲, 환경, 봉사 등에 대한 교육을 받던 문씨가 철거 예정된 관리초소 건물에 도서관을 짓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때부터 도서관 운영은 문씨와 같이 ‘숲가꿈이 양성과정’ 수료생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매해 4~11월에만 정기운영하는 이 도서관의 연평균 이용객 수는 5277명에 이른다. 가족 단위 이용객이 전체의 60% 정도다. 지난 3일 분주하게 도서관을 정리 중이던 문씨는 “가장 인기가 있는 책은 ‘초등과학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라고 설명했다. 관악산 입구 제1광장에 위치한 덕분에 등산 도중 숲속작은도서관을 처음 알게 되는 이용객들도 적지 않다. 이날 도서관을 찾은 김화수(30·여·회사원)씨는 “관악산에 올 때마다 도서관이 예뻐서 한 번쯤 와보고 싶어 들렀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구연동화나 자연물 만들기 체험 행사도 준비돼 있다. 개관은 오전 10시, 폐관은 오후 5시다.
  • 관악구, 숲해설가 동행하는 체험프로그램 풍성

    관악구는 새봄을 맞아 관악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단장해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관악산 신림계곡지구 호수공원 주변에서 각각 매주 토~일요일, 화요일 마련하는 ‘관악산 생태탐험대’와 ‘관악산아 놀자’는 숲해설가와 함께 산을 오르며 자연을 느끼고 곳곳에 놓인 기암괴석과 문화재 등을 둘러보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풀에 얽힌 이야기, 침엽수와 활엽수 차이 등에 대한 흥미진진한 자연 학습이 이뤄진다. 또 자연 재료를 활용해 목걸이를 만드는 등 생태 놀이를 직접 맛볼 수 있다. 장미원 인근 통나무집도 들러 보는 게 좋다. 관악산 숲가꿈이를 만날 수 있는 숲속생태체험관이다. 어린이책과 생태 관련 도서 등이 3000여권이나 있어 숲속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도 그만이다. 토요일 오후엔 숲가꿈이가 들려주는 구연 동화를 즐기고 에코 노트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걷고 싶은 서울길로 지정된 관악산 둘레길과 청룡산 생태숲길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숲해설가가 함께 숲길 여행을 할 수 있다. 맘껏 거닐며 나무, 야생화뿐 아니라 낙성대의 유래와 강감찬 장군에 대한 이야기 등 지역의 자연,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특히 낙성대공원에서는 넷째 주 토요일마다 숲속 탐방과 퀴즈풀이, 자연 소재를 이용한 공예품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개인 또는 가족 단위로 온라인 통합예약시스템(parks.seoul.go.kr)을 통해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봄을 맞아 도시 생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도 서울은 미세먼지…기상청 “봄날씨지만 미세먼지 주의해야”

    오늘도 서울은 미세먼지…기상청 “봄날씨지만 미세먼지 주의해야”

    기상청이 미세먼지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16일 전국적으로 4월 중순에 해당하는 봄날씨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짙고, 그밖의 지방에서도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곳이 많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오전 9시 현재 미세먼지는 서울 관악산의 경우 120마이크로그램을 보이고 있고 그밖의 서울 등 곳곳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약간 나쁨’ 단계로 올라갔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외출 시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바깥활동을 자제해야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월세의 설움/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월세의 설움/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며칠 전에 아내와 함께 신혼 시절 월세를 살았던 동네를 가봤다. 서울의 끄트머리인 금천구 시흥4동 관악산 기슭에 살았다. 25년이 지났는데 그때 그 골목, 집의 구조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신혼 보금자리는 보증금 400만원에 월 8만원짜리 단칸방이었다. 다락방까지 딸려 있어 당시에도 비싼 집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월세 사는 사람은 늘 버거웠다. 요즘 다가구주택은 월세라도 출입구와 화장실 등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지만, 이 집은 세입자의 프라이버시가 거의 무시됐다. 단독주택 1층이었는데 따로 떨어진 공간이 아니고 주인이 살고 있는 안방 옆에 딸린 공간이었다. 본래 출입구는 안방 쪽 현관 거실을 통해 들어가는 구조였지만 불법으로 구조를 변경해 출입구를 따로 사용할 수 있었다. 본래 출입문은 폐쇄하고 그 앞에는 주인집 피아노가 자리 잡았다. 대신 방 뒤 창고 쪽으로 문을 내고 연탄 아궁이를 설치했다.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엌을 거쳐야만 했으니 손님을 부르기도 창피한 집이었다. 주거생활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그래도 정이 들었던 것 같다. 집주인이 미주알 고주알 참견하지 않았고, 가끔 과일을 나눠 먹는 인정도 베풀었다. 더욱이 1년이 지난 뒤에도 신혼부부라고 월세를 올리지 않았다.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의무임대기간 2년이 적용되기 전이었으니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년을 채 버티기 힘들어 이사를 해야 했다. 안주인이 집안에서 어린 아이들을 불러모아 피아노 교습소를 차린 것이다. 막 피아노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치는 피아노 소리는 음악이 아니라 소음일 뿐이었지만 방음시설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하지 못했다. 피아노 소음에 아내는 노이로제가 걸렸지만 달리 손을 쓸 수 없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세입자는 을(乙)이었으니 집 비우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참고 견디는 것이 상책이었다. 만삭인 아내는 결국 피아노 소리에 시달려 불면증을 앓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월세를 사는 사람들의 설움이었다. 그 집이 단독 주택을 헐고 ‘벌집’이라 불리는 다가구주택으로 변했다. 4층짜리인데 월세방이 무려 15개나 됐다. 현재의 집주인은 새로 지은 지 10년이 됐다고 했다. 월세를 물어봤다. 보증금 3억원에 월 900만원의 임대소득이 나온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으니 집주인 스스로도 엄청난 소득이라고 했다. 정부가 ‘2·26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대책 발표문의 행간에 들어 있는 내용은 월세 소득의 투명성 확보다. ‘소득이 있는 곳에 당연히 세금이 있다’는 조세 형평성 원칙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세 집주인들은 세금폭탄을 맞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향은 정해졌다. 만시지탄이지만 임대차 시장의 정확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조치다. 하지만 집주인이 내는 소득세가 자칫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세를 사는 세입자들의 설움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촘촘한 실천방안이 나와야 한다. chani@seoul.co.kr
  • [사설] 목불인견 교수 채용 파행 겪는 서울대 성악과

    지금 관악산 기슭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불협화음은 더 이상은 참고 듣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른 듯하다. 때 이른 상춘객의 술 취한 노랫가락이라면 그저 웃으며 무시해 버리면 그뿐이다. 하지만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는 곳이 서울대라는 데 문제가 있다. 그것도 누구보다 정신 차리고 노래를 가르쳐야 할 성악과 교수실이라니 심각한 일이다. 몇 사람 되지 않는 교수들이 파당을 지어 대립하는 바람에 퇴직이 잇따랐음에도 교수 임용은 2011년 이후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특정 파벌이 미는 후보의 임용을 반대하는 상대 파벌은 학장실에 들어가 서류를 조작하는 일도 있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투서가 줄을 이으며 학력 위조에 불법 고액 과외, 나아가 제자인 여학생에 대한 성희롱 논란까지 불거졌다. 참다못한 학생들이 “교수를 빨리 채용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청원하자 “음악 인생 끝날 줄 알라”는 협박까지 가해졌다고 한다. 서울대 성악과가 우리나라 음악계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일원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교수 한 사람 한 사람은 ‘세계적 성악가’라는 평판을 듣기도 한다. 당연히 학생들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음악계의 미래를 짊어진 꿈나무들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학교에서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무엇보다 하나 하나의 사안이 체면손상에 그치는 수준의 단순한 추문이 아니라 사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한 행위라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학교수에 과거처럼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이제는 현실성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범죄조직과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타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성악과와 음대 대신 학교당국이 수습에 나서야 한다.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들어간 대학에서 마주친 현실에 망연자실하지 않은 사람이 하나라도 있겠는가. 하루빨리 교육을 정상화하되 대학당국이 마련하고 있다는 ‘학과 폐지안’(案)도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는 방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교육을 퇴행시키고, 음악을 모독한 사람들에게도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김문이 만난사람] 女연예인 출신 프로 카레이서 1호 이화선씨

    [김문이 만난사람] 女연예인 출신 프로 카레이서 1호 이화선씨

    인간의 본능 중 가장 역동적인 것을 꼽으라면? 아마 ‘질주본능’일 것이다. 두 발로 달리든, 아니면 두 바퀴 자전거나 오토바이, 그리고 네 바퀴 자동차를 이용해 달리든, 그 내면의 본능을 표출하는 것은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특히 오늘날 스포츠에서 ‘스피드’는 승패를 가름하며 그 결과에 따라 웃고 울게 하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 이러한 질주본능은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이화선(34)씨는 10년 전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레이싱계에 입문했다. 2000년 슈퍼모델 대회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TV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길을 걸었다. 그러던 2004년 갑자기 레이싱 대회의 헬멧을 쓰고 떡 하니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여성으로서는 험난한 길이기에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고 연습 도중 몇 차례나 자동차가 뒤집어지는 대형 사고가 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포기하지 않고 강한 승부근성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2009년에는 여자 연예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연봉을 받는 프로 레이서가 돼 또 한번 화제가 됐다. 그 해 ‘CJ 오 슈퍼레이스챔피언십 1600클래스 5전’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시합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면서 ‘레이싱계의 꽃’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다. 2011년에는 여자 연예인 최초로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땄고 매년 문인화를 그려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화가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연예와 스포츠, 그리고 예술 방면에서 끼를 맘껏 발산하는 이씨를 지난 20일 소속(CJ레이싱팀) 캠프가 있는 경기도 용인에서 만났다. 먼저 카레이서 생활 10년의 소감을 말한다. “벌써 10년이 됐네요. 물론 즐거운 날들이었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생각해 보니 풋풋한 여자 나이 24살에 많은 남자들 틈에 들어가 20대를 거침없이 질주했네요. 제가 입문할 때에는 여자 레이서가 없었어요. 지금은 여러 명 되는데 제가 가장 언니랍니다. 후배 지원자들은 저를 멘토처럼 생각하며 (레이싱계에)들어오는 것 같아요. 여자 레이서로서 길을 닦았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뿌듯하지요.” 10년 동안 레이서 생활을 하면서 지루하게 여긴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레이싱의 매력에 빠져든다고 했다. 프로가 된 후에는 승부근성이 더 강해졌고 시합 때면 공격적인 질주본능이 저절로 생겨난다며 웃는다. 2011년에 당했던 아찔한 사고를 잠시 회고한다.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대회였다. 당시 상대 선수 자동차와 추돌한 뒤 둘 다 공중으로 뜨면서 차가 완전히 뒤집혔다. 거꾸로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 이씨는 침착하게 벨트를 풀고 빠져나왔다. 상대 선수는 기절했다가 이씨가 괜찮으냐고 하자 그때야 깨어났다. “처음에는 무서울 것 같았지만 사고를 경험을 하고 나서는 오히려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차는 엉망이 됐지만 말이죠. 서킷에서 코너를 돌 때 상대 차가 제 차를 벽으로 몰아붙여 사고 위험도 많았지요. 그럴수록 스포츠맨십을 발휘해서 성질 죽이고 침착하게 핸들을 잡곤 합니다.” 어떻게 해서 카레이서가 됐을까. 2004년 10월이다. 이씨는 스피드웨이가 있는 용인에 살고 있었다. 하루는 탤런트 겸 카레이서로 활동하는 이세창씨가 이씨에게 자동차 경주시합이 있으니 구경을 오라고 했다. 평소 둘은 오빠 동생하며 친하게 지냈고 이세창씨는 카레이서 연예인팀(류시원, 김진표, 안재모 등)의 감독을 맡고 있었다. 이씨는 자동차 경주시합을 보고 단박에 흥미를 느꼈다. 며칠 뒤였다. 정식 시합이 아닌 이벤트 경주가 용인에서 열렸는데 규칙 중 하나가 팀당 여자 연예인 드라이버를 한 명씩 가담시키는 것이었다. 이세창씨의 권유를 받은 이씨는 주저할 것 없이 1998년에 취득한 면허증(장롱면허)을 꺼내 들고 출전하게 됐다. 그는 이때 시합 이틀 전 첫 연습 트랙에서 사고를 쳤다. 코너를 막 도는 순간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아 1.5m높이의 펜스에 부딪히면서 밖으로 나가떨어졌던 것. 차는 다 망가졌고 팀에서 부랴부랴 차를 고친 다음 겨우 시합에 나갈 수 있었다. 이처럼 이씨는 데뷔할 때부터 요란을 떨었다. 이후 2005년부터 매년 9회 정도 출전하면서 카레이서로서 경력을 쌓아나갔다. 지금까지 공인 경기 출전만 32회(비공인 포함 40회)로 국내 여성 드라이버 중 최다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정말 후회를 한번도 안 했을까. “아마추어 시절에는 경기 때마다 엄마가 구경 오셨어요. 2006년 한 시합 때 전복사고가 났습니다. 119구급차가 급히 오고 그랬는데 저는 멀쩡했거든요. 이때 엄마가 위험하다며 레이싱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또 그 해에 일반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한 차 때문에 접촉사고가 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고수’가 있는가 싶어 2007년 한 해는 출전을 안 했습니다. 그때도 카레이서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았어요.” 1년 동안 쉬면서도 시합장에 꾸준히 나가 구경을 했고 또한 틈틈이 연습을 하면서 스피드 감각을 유지했다. 이듬해 열린 ‘2008 RV챔피언십’에 출전해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고 내친김에 2009년 프로로 전향을 하게 됐다. 그는 레이싱계에서 겁없는 질주본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담력 또한 선천적으로 강한 편이다.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 사고 직전의 위기에 부닥치면 대부분의 여성 드라이버들은 깜짝 놀라 무척 당황하지만 그는 ‘어, 사고 날 뻔 했구나’ 하고 태연하게 받아들인다. 그가 처음 레이서가 되려고 했을 때 집에서 반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남자 같은 담력이 더 거칠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일반 도로에서 속도를 얼마까지 내봤느냐고 슬쩍 물어보자 약간 망설이더니 “아무도 없을 때 잠깐 시속 260㎞까지 밟아봤다”고 대답했다. 이어 “주변에 제 차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되도록 잘 안 태워주려고 한다”면서 “가끔 카레이서의 차를 탔다며 속도감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수록 어린이가 탄 것처럼 천천히 운전한다. 카레이서로서 책임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는 어릴 때 그림을 그리고 서예를 좋아했다. 그래서 예술고나 미술대에 진학하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에는 부모와 함께 거의 매주 관악산에 오를 만큼 산을 좋아했고 그럴수록 도전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그만큼 꿈도 많았다. 한참 동안은 의사가 되려고 했다. 그러나 집안 친척들 가운데 공무원이 많아 의사의 꿈을 접고 국정원에 들어가려고 했다. 은밀하지만 활동적인 공무원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대학 진학할 때에는 중앙부처 경제직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숙명여대 경제학과를 택했다. 한참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대학 3학년 때 아는 언니가 “우리 모델시험 한번 보지 않을래”라는 말에 솔깃했다. 얼마 후 모델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등에 출연하다가 이세창씨의 권유로 카레이서로 변신을 하면서 인생의 진로가 확 바뀌게 됐던 것이다. 아울러 2011년 경비행기 자격증을 취득해 5시간 동안 단독비행을 경험했으며 안산국제항공전에서 MC를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렸고 연예인 하정우, 구혜선 등과 같이 매년 그룹전을 통해 그림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내년에는 개인전을 열 계획이며 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지인들한테 직접 그리고 쓴 서화 연하장을 보낼 정도로 애정과 열정을 쏟고 있다. 멈출 줄 모르는 그의 끼는 올해에도 계속된다. 요트 자격증을 딸 예정이며 레이서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계속 써나갈 계획이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상 모든 형태는 인연으로 생긴다는 ‘색즉시공’을 잠시 언급하다가 “나이 30대는 20대보다 훨씬 좋다. 나이가 주는 여유가 점점 생겨난다. 인생은 길며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대답한다. “인간 이화선의 0순위는 사람 냄새 나게 살고 후회 없이 사는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호가 하나 생겼어요. 여목(如木)입니다. 뿌리는 한 곳에 두고 가지는 햇빛을 향해 뻗는다는 뜻이지요.” 그는 아직 미혼이다. 어떤 상대를 원할까. 생각의 폭이 넓고 고집이 센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남자면 좋겠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언제까지 카레이서 생활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학교 다닐 때 달리기 선수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두 다리로 달리는 것도 좋고 온종일 차를 타고 달려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차에서 먹고 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질주는 타고난 본능인 것 같아요. 오는 4월 19일 인제 경기장에서 시합 있으니 보러오세요(웃음).” 경찰공무원이었던 부친이 몇해 전 세상을 떠나자 이씨가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어머니와 여동생 셋이서 함께 살고 있으며 휴일 TV 요리프로그램을 보다가 어머니가 막국수를 먹고 싶다고 하면 이씨는 곧바로 어머니 손을 잡고 춘천으로 훌쩍 떠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화선 프로 카레이서는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문여고 재학 때 가수 이효리와 같은 반에서 생활했으며 숙명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한국슈퍼모델대회에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진출했다. TV 드라마 ‘골뱅이’(SBS, 2000년), ‘쌍둥이네’(SBS, 2001년), ‘조선에서 왔소이다’(MBC, 2004년), ‘포도밭 그 사나이’(KBS, 2006년), ‘세 남자’(tvN, 2009년) 등에 출연했다. 영화 ‘색즉시공 시즌 2’(2007년) 등에도 출연했다. 2004년 카레이서에 입문했으며 2009년 프로로 전향했다. 국내 여성 드라이버 중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 (공인경기 32회)하고 있다. 2004년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 5전(5라운드라는 뜻) 1위, 2007년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 챌린지 영클래스 1전 우승, 2009년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1600클래스 5전 2위, 2012년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벤투스클래스 1전 5위 등을 차지했다. 2008년 제16회 춘사대상영화제 신인여우상, 2011년 한국모터스포츠어워드 헤드그렌 인기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CJ레이싱팀에 소속돼 있으면서 사단법인 한국모델협회 지도위원과 슈퍼모델 수상자들 모임인 ‘아름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 문턱 없는 맞춤 복지로 장애인 삶의 질 높일게요

    문턱 없는 맞춤 복지로 장애인 삶의 질 높일게요

    “눈 가리고 걸어본 적 있나요? 겨우 1분 버티기도 힘듭디다.” 관악에는 등록 장애인이 2만 1000여명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네 번째로 많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만 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런데 관악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다. 유종필 구청장이 4년 전 출마를 결심했을 때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이다. 그래서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 뒤 장애인들을 만났더니 “(정치인이) 또 공수표 날린다”고 눈빛으로 얘기했다. 사업비가 130억원이나 됐다. 그래서 더 ‘설마’ 했을 게다. 천리 길에 첫발을 떼는 심정으로 2011년 복지관 건립 기금 조례를 만들고 지난해까지 25억원을 모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복권기금에서 28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도 28억원을 거들었다. 구는 거기에 이자가 붙고 붙어 현재 86억원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다고 10일 밝혔다. 부지만 확보하면 정부로부터 20억원을 또 지원받는다.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예산 마련 과정에서 복권 1등을 두 번이나 맞은 셈이죠. 복지관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자 요즘엔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함께 꾀했던 장애인 전용 목욕탕 설치가 진척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 구청장은 장애인들이 눈치 보지 않고 목욕하려면 다른 구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코끝이 시큰했다고 한다. 기존 목욕탕을 사들여 리모델링하려 했는데 예산을 추가로 따오기가 버거웠다. 현재 복지관 내 설치를 검토 중이다. 유 구청장이 장애인 복지를 위해 바꾼 것은 더러 있다. 신림·봉천사거리를 비롯한 간선도로 14곳, 이면도로 21곳에 횡단보도를 꾸준히 만들었다. 장애인을 비롯한 보행 약자의 보행권을 확보한 것. 지난해엔 공공청사 가운데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운영 커피 전문점을 설치했다. 관악산에 무장애숲길도 냈다. 청사 1층 용꿈꾸는도서관에는 문자인식음성출력 기기를 설치,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청마의 해가 밝자마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 복지팀을 정책팀과 자립지원팀으로 확대했다. “4년 동안 민원 2900여건을 직접 듣고 처리하는 등 구민과 소통하기 위해 발로 뛰었습니다. 보람도 많았지만 아쉬움도 짙어요. 앞으로도 서민의 삶,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진짜 필요한 걸 찾아 채워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몽준, 서울시장 출마 굳혀

    정몽준, 서울시장 출마 굳혀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사실상 출마를 굳혔다. 정 의원은 9일 “주거생활 수준을 높이는 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같이 해야 할 일”이라며 구체적인 시정을 언급하는 한편 현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박 시장과 대비되는 ‘일하는 시장론’을 꺼내기도 했다. 출마 공식화 시기에 대해서는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동작구 주민 40여명과 관악산 등반을 나선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시정에 대해 생각해 왔고 서울시 전반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도 생각해 왔다”며 “요즘 이전보다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정 의원은 박 시장 평가를 부탁하는 취재진의 요청에 “제가 그런 평가를 할 계제인지…”라고 운을 뗀 뒤 “박 시장께서 ‘아무 일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는데 우리 서울 시민들은 일을 열심히 하는 시장도 좋아할 수 있겠다 생각해 본다”고 밝혔다. 이에 취재진이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정 의원은 “평소 생각인데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게 의식주라고 하면 의와 식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며 “좋은 주택도 필요하고 좋은 직장과 주택이 너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주거정책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정 의원이 주택 문제와 더불어 주택과 직장 간 출퇴근 문제 등 이른바 ‘생활 정치’와 밀접한 발언을 한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기존 ‘백지신탁’ 등 신상 관련 발언 발언이 주를 이룬 데서 구체적 정책으로까지 발언이 확대된 것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대통령 자리가 제일 중요하지만 서울시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당에서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는 “김 전 총리가 출마한다면 서울시나 당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금천구 시흥2동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금천구 시흥2동

    서울에서 제야의 타종식이 치러지는 곳 하면 으레 종로 보신각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신각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낡은 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순간 서울 남쪽에서도 타종식이 열린다. 금천구 시흥2동 호압사다. 호압사는 멀리 보신각까지 가지 않아도 타종식을 즐길 수 있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압사는 조선 초기인 1407년(태종 7년) 왕명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다. 이 사찰이 들어선 삼성산은 관악산의 주산으로, 산세가 북쪽을 바라보는 호랑이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호암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조선 1대 임금인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당시 풍수적으로 관악산의 불기운과 호암산의 호랑이 기운이 가장 위협이 됐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경복궁을 짓는데 밤만 되면 반은 호랑이, 반은 괴물인 짐승이 나타나 궁궐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한 노인이 호랑이는 꼬리를 밟히면 꼼짝 못한다며 호암산에 절을 세우라는 조언을 하고 사라졌고 그래서 지어진 게 호압사라는 것이다. 수령이 500년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 이 절에서 타종식이 열린 것은 2007년 말부터다. 당시 신자들이 힘을 모아 범종각을 세우고 무게 2.4t에 이르는 ‘약사여래 신종’을 만들어 달았다. 전설을 그대로 따와 입을 크게 벌린 호랑이 등에 올라앉은 모양새로 초대형 법고가 설치되기도 했다. 민선 5기 들어 차성수 구청장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호압사 타종식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구민 수백명과 함께 이곳에서 새해를 맞았다. 관악산과 함께 서울둘레길 5코스를 이루는 호암산에는 호압사 외에도 흥미로운 유적이 여럿 있다. 산 정상에는 길이 22m, 폭 12m 크기의 ‘한우물’이 있다. 작은 연못 규모로 여전히 물이 찰랑대는 이곳은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연못 밑에는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된 또 다른 연못이 깔려 있다고 한다. 한우물 근처에는 해태상으로 알려진 동물 석상 1구가 서 있다. 또 통일신라 문무왕 때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옛 성벽이 1250m가량 남아 있다. 오래 방치된 탓에 300m 구간이 양호한 상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경로당 방구들 후끈! 뜨끈해진 노인복지 누리세~

    경로당 방구들 후끈! 뜨끈해진 노인복지 누리세~

    서울 관악구에는 경로당이 100곳을 웃돈다. 유종필 구청장은 민선 5기 취임 이듬해 ‘목동’(목요일마다 동장이 되는 구청장)이 돼 경로당을 돌다가 깜짝 놀랐다. 한 곳에 갔더니 할머니 다섯 분이 바닥에 이불을 두 겹으로 깔아 놓은 뒤 발을 넣고 모여 앉아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또 다른 경로당에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한 방에 모여 있어 의아하게 생각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방 난방 시설이 고장나 어쩔 수 없이 함께 사용하게 된 것이었다. 너무 낡은 시설 탓에 복지 시설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로당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유 구청장은 “이게 정말 서울인가 싶어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되돌아봤다. 유 구청장은 곧장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경로당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도 제정하고, 지난해 초부터는 경로당 활성화 사업을 본격화했다. 개보수와 리모델링 및 신축 등 시설 개선은 기본. 구는 보조금 지급을 현실화하고 단순 쉼터 정도로 여겨졌던 경로당을 여가 활용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 및 일자리 창출 공간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유 구청장은 올해에도 지난 9월부터 이달 초까지 경로당을 모두 돌며 현장 상황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최근 관악에서 경로당이 새로 들어서고 잇따라 리모델링되는 것은 종합 대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다. 덕택에 노인들이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미성동 약수경로당은 26일 신축 준공식을 갖는다. 1992년부터 사용하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3억 7000여만원을 들여 연면적 160㎡, 지상 2층 규모의 아늑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노인 이용 공간을 배려해 지하 대신 지상 면적을 넓혔다. 내부 벽면은 친환경 벽지를 사용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또 옥상에 텃밭을 조성해 노인들이 관악산 경관을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조원동 강남경로당과 신원동 신원경로당도 5개월간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각각 18일과 23일 준공식을 치렀다. 외벽 방수 공사를 실시하고 담장을 새로 만드는 한편 보일러 및 배관 등도 갈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편안한 분위기로 바꿨다. 유 구청장은 “새로 단장된 경로당이 고향집 사랑방처럼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여가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언제나 어르신에게 효도하는 관악구라는 말을 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평생 모은 30억원으로 ‘문화꽃’ 핀다면…

    평생 모은 30억원으로 ‘문화꽃’ 핀다면…

    “평생 근검하게 살며 모았는데 지역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바랄 게 없지요.” 80대 노인이 아끼고 아껴 모은 30억원을 쾌척, 서울 관악구에 문화복합시설을 짓는 주춧돌을 놓았다. 통큰 기부의 주인공은 남현동에 살고 있는 김삼준(83)씨. 전남 신안군 출신으로 광복 전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서울로 올라와 산전수전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그다. 금융권에서 일했던 그는 20여년 전 살고 있던 용산 지역이 재개발돼 관악구로 이사하며 목돈을 손에 넣기도 했지만 큰 재산을 모으게 된 것은 근검절약 덕분이다. 젊은 시절 언젠가 뜻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 푼 두 푼 모은 게 태산이 됐다. 먹을 것, 입을 것 아끼는 것은 기본. 택시를 타 본 게 평생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신용카드도 없이 살았다. 29일 인터뷰를 위해 만났을 때도 옷차림은 평범 그 자체였다. 그는 “남들이 알면 창피할 정도로 하나에서 열까지 구두쇠 생활을 하며 씀씀이를 아꼈다”고 했다.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구에 전달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등산을 무척 즐겼던 그는 관악산에 등산 박물관이 생기는데 사업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얼핏 떠올려 구를 찾았다. 알고 보니 그 계획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지 오래였다. 이왕 마음 먹은 김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촌 가운데 한 곳이었던 난곡에서 살던 경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종필 구청장 등과 상의 끝에 문화복합시설 건립에 기부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맺은 세부 협약에 따라 30억원을 다섯 차례에 나눠 기부한다. 부동산 등을 처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복합시설은 관악문화관·도서관 내에 들어선다. 이곳은 지역을 대표하는 도서관이자 문화 공간으로 각종 공연을 비롯해 교양 강좌 개최, 도서 대출 등을 담당해 왔으나 비좁은 공간 탓에 주민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연면적 1335㎡ 규모 4층짜리 복합시설은 문화관과 도서관 건물 사이 야외무대 자리에 들어서 문화관·도서관의 공간 부담을 덜게 된다. 청소년상담센터와 잡오아시스, 영유아도서관,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 시설 등이 설치된다. 다음 달 초 착공,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어린이, 청소년, 소외받는 어려운 이웃들이 문화를 편히 즐길 수 있으면 한다는 어르신 뜻을 받들어 지역 사회의 귀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은 일인데 인터뷰 자체도 민망스럽다”면서 “기부 문화가 보다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용기를 냈다”며 웃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론] 광화문과 남대문/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시론] 광화문과 남대문/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경복궁은 조선의 정궁이다. 서울의 동서남북에는 높고 크고 우람하지 아니하나 잘생긴 북악, 인왕, 낙산, 남산이 있고 북악산 북쪽에 북한산이 있고 남산 남쪽에 한강이 있고 그 남쪽에 관악산이 있다. 그 얼굴 부위의 가장 아름다운 곳에 경복궁이 있다. 주위 산천과 흔연히 어우러져 하나가 된 모습이다. 주위 산하와 꼭 맞는 비례로 크지도 작지도 않으면서 원래 그 자리에 자연 그대로 있었던 것 같다. 참으로 자연의 아름다움 그대로를 보는 듯한 모습이 경복궁이다. 위대한 예술가이기도 한 대원군이 1864년 재건한 당시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아름다운 궁궐이었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궁궐을 일제가 1910년 우리나라를 강점 후 바로 허물기 시작해 근정전, 경회루 등 몇몇 전각만 남겨 놓고 다 허물어 버렸다. 세계의 어느 침략자도 그 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요, 나라의 정궁을 무참히 짓밟은 예는 없다. 그것도 모자라 1915년에는 일제가 바로 거기서 축산박람회를 열어 짐승들의 분뇨로 경복궁을 욕보이고 또 바로 근정전 앞을 가로막고는 크고 높고 우람한 총독부건물을 지어 서울 장안을 위압적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1993년부터 1995년 사이에 일제만행으로 지어진 총독부건물철거 때 우리나라는 벌집을 쑤신 듯 찬반여론이 신문방송을 휩쓸었다. 천신만고 끝에 총독부 건물을 그래도 허물고 경복궁이 제 모습을 차츰 찾아가서 엉뚱한 곳에 콘크리트로 세워졌던 광화문도 허물고 새로운 광화문이 근 100년 만에 제자리에 다시 들어섰다. 그래도 워낙 일제의 만행이 극악하여 완전한 복원은 요원한 숙제로 남는다. 그렇지만 광화문과 그 북쪽으로 흥례문과 회랑이 들어서고 그 북쪽에 근정전이 보이고 북악산, 북한산 등 아름다운 경관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조선 정궁인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복원 공사가 한창인 2008년 2월 서울 도성의 정문인 숭례문에 일제가 아닌 우리나라 괴한이 불을 질러 참으로 무참하게 타서 무너져 버렸고 그 광경을 전 국민이 분노하고 비통하면서 바라보았다. 숭례문의 복원공사가 한창일 때인 2010년 8월 광화문 복원공사가 끝났다. 모두가 축하하고 경하해마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그다음 해인가 ‘광화문’ 현판에 금이 가고 갈라졌다고 언론기관이 연일 대서특필했다. 나무라는 것은 베어내어 목재가 되고 집이 돼서도 계속 살아 움직여 썩을 때까지 몇 백년이고 줄고 늘어서 금이 가고 터지고 휘고 튀어나오고 오그라든다. 이를 막기 위해 나무를 켜서 훈증해 쪄 말리고 바닷물에 오래 담가 다시 말리고 온갖 기술을 동원하여 그늘에 몇십 년이고 잘 말려도 온·습도에 역시 민감하다. 터지고 휘는 것 등은 마찬가지다. 박물관 창고에 잘 보관 중인 100년 넘은 목기들도 역시 온·습도에 민감하다. 하물며 광화문과 그 현판은 눈, 비, 바람과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 아니한가. 2013년 숭례문이 복원됐다.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달래며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단청에 문제가 생겼고 기와가 잘못되었다는 둥 신문 방송이 연일 떠들어 댔다. 언론이 문화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으나 애정을 가지고 깊은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따져보고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고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사회부의 사건기사처럼 특종을 생각해선 올바른 기사가 될 수가 없을 것이다. 복원을 시작하기 전부터 대책이 잘 세워졌는지, 나무는 잘 마른 것을 쓰는지, 구재와 신재는 잘 조합이 되는지, 단청재는 나무에 칠해 보는 등 오랜 실험을 해보았는지 살펴보고 너무 복원을 서두르는 건 아닌지 등을 꾸준히 살폈어야 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중구난방으로 눈에 보이는 흠집만 잡아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 근본대책을 생각해보는 긴 안목으로 문화재를 바라봐야 할 것 아닌가. 문화재 복원에 관한 모든 것은 빨리빨리 서둘러서 시행하면 언제든지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교훈도 꼭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다.
  • [의정 포커스] 송도호 관악구 의원

    [의정 포커스] 송도호 관악구 의원

    “정부에서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확대한다는데 차라리 지역아동센터 활성화에 애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2일 만난 송도호 서울 관악구의원은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걱정부터 꺼냈다. 정부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희망자 전원에게 방과후 무상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고 2016년엔 모든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취지는 좋지만 예산이 학교 쪽으로 쏠려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돌봐온 센터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관악구에선 33개 센터 68명의 종사자들이 초·중학생 936명을 돌보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해 센터 운영을 심의하는 위원회에 참여하며 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접하게 됐다. 재정 상황이 나쁘기 그지없었다. 때문에 센터 종사자들은 월급으로 100만원을 받기조차 쉽지 않았다. 현황을 찬찬히 살펴보니 관악 지역의 센터는 운영비 용도로 국비·시비에서 12억 6500만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었다. 그러나 구 차원에선 지원 조례가 있음에도 지원이 전무했다. 송 의원은 젊은 시절 원양어선을 몰던 뚝심으로 밀어붙여 결국 종사자 처우 개선비 지원을 이끌어 냈다. 1인당 5만원씩 4500여만원을 2012년 예산에 반영한 것이다. 또 당시 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이었던 박준희 의원과 논의해 시 차원의 처우 개선비(1인당 13만원)도 신설했다. 지난해 말 구 예결위원장을 맡고서는 토요 프로그램과 야외 학습 버스를 지원하기 위해 각각 4500만원, 750만원을 추가했다. 올해도 구 2만원, 시 5만원의 처우 개선비 인상이 예정돼 있다. “조금 나아졌지만 센터 선생님 이직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죠. 새 선생님이 오면 아이들은 언제까지 있을 예정이냐고 묻곤 한대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찡하죠. 종사자 처우 개선이 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질 높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그는 2010년과 2011년 집중호우로 신림동 일대에 침수 피해가 잇따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신림5빗물펌프장 조성에 앞장서기도 했다. 신림동 인근 도림천변에서 가동을 시작한 고성능 펌프 3대 덕분에 지난해부터 침수 피해가 없어졌다고 한다. 함께 추진했던 관악산 빗물 저류조는 서울대 정문 앞에 조성되고 있다. 송 의원은 남은 임기에는 도로, 하수관 등이 제대로 정비되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환하게 웃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쳐다보지도 않던 인헌공원 놀이터, 아이들이 먼저 부모 손잡고 간다는데…

    쳐다보지도 않던 인헌공원 놀이터, 아이들이 먼저 부모 손잡고 간다는데…

    낡고 이름도 없어 주민에게 외면받던 공원이 과학 테마 놀이터로 변신했다. 관악구는 인헌자락공원 준공식을 열고 주민들에게 개방했다고 21일 밝혔다. 이곳은 2006년 조성된 공원으로 낡은 놀이 시설을 바꾸지 않아 어린이들이 찾지 않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그러다 시유공원 내 테마 놀이터 재조성 사업에 선정돼 변신의 기회를 얻었다. 사업비 3억원이 투입돼 약 2개월 동안 공사를 벌였다. 동네에 인접한 서울과학전시관과 서울대의 이미지를 살린 과학 놀이터를 주제로 정했다. 에너지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자가발전 놀이 시설 및 진자 모형을 형상화한 그네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만 한 놀이 시설을 설치했다. 놀이터 바닥은 친환경 고무칩으로 포장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곳곳에 어른들을 위한 운동 시설과 쉼터 공간도 마련했다. 과거 공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이름도 붙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관악산 끝자락에 위치한 인헌동의 대표 공원이란 의미를 담아 ‘인헌자락공원’으로 정했다. 구 관계자는 “어린이를 포함한 지역 주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서울의 길은 매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늘 먼저였다. 하지만 더는 미루지 말자. 걷기 좋은 가을이 아닌가. 성곽길 + 홍제동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걷다팔도 각지의 명산마다 둘레길 조성이 한창인가 싶더니 서울에서도 새로운 길이 조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홍제동 개미마을에서부터 인왕산 성곽길까지, 서울의 어제와 오늘이 녹아 있는 길을 걸었다.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다 성곽길 성곽길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을 잇는 18km의 길로 삼청동, 성북동의 맛집을 찾으러 갔다가 한번쯤 스쳐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가 있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산 성곽길이 개방되고, 인왕산 성곽길도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목표로 성곽길을 차례로 정비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리라. 게다가 성곽길을 오르는 일은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서울이 서울이기 이전, ‘한양’으로 불리던 시절 말이다. 도심 한복판에 14세기 한양 도성을 품고 산다는 것은, 집 안 가장 좋은 자리에 가족사진을 걸어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서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로 연결된다. 성곽길은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성곽길이 자리잡은 능선은 아무리 높아도 400m를 넘는 곳이 없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300m, 남산이 200m이고 낙산은 100m에 불과하다. 반나절, 아니 2시간만 할애하면 충분하다. 현재 성곽길은 총 4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이번에 오른 길은 가장 최근에 복구를 마친 인왕산 성곽길이다. 정상은 해발 338m로 성곽길이 있는 산 중에서는 북한산 다음으로 높다.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점점 도시는 멀어지고 자연이 가까워진다. 인왕산 정상에 다다르면 도시는 어느덧 아득해진다. 서울의 상징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청와대와 남산 타워,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물줄기는 물론이고 도심을 감싼 관악산, 북한산, 남산 등도 조망할 수 있다. 꼬불꼬불 휘어진 성곽길 너머로 자연과 도심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주한 성곽길이 인왕산 풍경 속에 녹아들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선을 만들어낸다.▶travie info 성곽길 4구간의 총 거리는 6km이지만 복원된 성곽을 오롯이 걸으려면 자하문에서부터 사직터널까지 걷는 게 좋다. 자하문~사직터널 길은 약 3.5km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직터널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로를 따라 도보로 10분, 자하문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0212, 1020, 7022번 버스로 환승, 자하문고개 정류장에서 하차한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성곽길에 오르는 다른 길도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좀 의아할 수 있겠다. 홍제역은 인왕산 양끝점인 사직터널, 자하문 중 어느 곳과도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인왕산 등산로를 따라 30분~1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 성곽길에 합류할 수 있다. 산책처럼 걷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개미마을은 소위 달동네라 불리는 마을이다. 한국전쟁 이후 임시 거처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인왕산 자락에 천막을 치고 살았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미국 서부 인디언 같아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지금은 천막이 사라지고 마을의 이름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하나다. 임시 거처 대신 판잣집이 들어서고 얼기설기 얽힌 전깃줄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한 기업의 후원으로 마을 담벼락에 크고 작은 벽화를 그리게 된 것이다. 경사진 마을 벽을 따라 집 지키는 강아지, 시들지 않는 해바라기, 낮에도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 수놓아졌다. 주민들이 내다놓은 화분, 꽃무늬 계단은 벽화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마을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을 타고 흘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결국 이 마을을 바꾸어 놓은 건 재개발이 아닌 ‘예술’이었다. 개미마을은 최근 영화 <7번방의 선물>에 등장하면서 영화 촬영 명소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을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슈퍼는 하나뿐이고(마을 초입 버스정류장의 동래슈퍼가 유일한 상점이다), 마을버스가 아니면 오고가기 힘든 곳이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요한 개미마을을 떠나며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잠시 그곳을 들른 이방인일 뿐이라고. 개미마을 찾아가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07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travie info 개미마을에서 성곽길 오르기 개미마을 끝에 서면 인왕산 등산로가 나타난다.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입이다. 인왕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가파른 바위도 많다. 산행 내내 기묘한 암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나무 숲의 정경을 관람할 수 있다. 절정은 정상 부근에서 온다. 인왕산의 상징이기도 한 기차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압권이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청와대 부근과 그 너머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경리단길 + 팔각정 서울의 밤, 불야성의 틈새를 찾아서밤이 길어졌다. 불야성의 도시는 점점 더 밝고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진정 도심에서는 고요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거대한 인파가 파도처럼 치고 빠지는 종로와 이태원에서 감히 그런 공간을 찾아보았다. 이 번잡스러운 도시의 틈새를.팔각정 달빛기행 달빛기행이라는 것이 있다. 달이 꽉 찬 보름 무렵에 서울 4대 고궁을 활보하며 야경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탓에 고즈넉한 야경 감상은 말할 것도 없고 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9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창경궁 달빛기행은 1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만의 달빛기행을 개척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팔각정은 어떨까.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가며 드라이브를 하고 팔각정에서 야경을 즐기는 코스는 최고의 데이트로 꼽힌다. 팔각정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구불구불 긴 도로를 거슬러 올라온 뒤라 도심이 제법 멀어져 있다. 망원경을 한번 잡으면 한동안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담은 추억이 1년 후 시간의 세례를 거쳐 도착하게 될 것이다. 팔각정에 이르기 전 부암동에서의 데이트는 덤이다. 부암동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에서부터 색색의 손만두로 유명한 ‘자하손만두’ 등 가볼 만한 곳이 지천이다. 그러나 행여 소화를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오르겠다고 했다간 도중에 오도가도 못하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히 밤에는 길이 제법 어둑어둑하니 차량을 이용할 것. 여백의 야경이 주는 맛 경리단 길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소월길’이었다. 고요한 밤 여유롭게 산책하기 원한다면 이 길만한 곳도 없다.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단 길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들르면 좋다. 꼼데가르송 건물 옆 나무데크를 따라 소월길에 오르면, 빽빽한 나무 사이 좁다란 길이 이어진다. 인적도 드물고 소리도 차단되어 마치 세상과 격리된 기분마저 든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로등만이 불빛의 전부.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처럼 이질적이고도 환상적이다. 그러다가 길을 빠져 나오면 시원하게 쭉쭉 뻗은 6차선 도로에서 차들의 불빛이 일렁인다. 여기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며 경리단 길로 진입할 수 있다. 경리단 길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가야랑’이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의 이름이 됐을 정도로 전통 있는 집이다. 지금은 전라도식 한정식을 내놓는 ‘호남정’으로 바뀌었지만 각종 세계 음식점 사이에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맞은 편 ‘비스테카’도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난 곳이다. 비스테카는 이탈리아어로 ‘스테이크’라는 뜻이다. 특히 이곳의 디저트인 티라미스는 맛있기로 유명해 이 티라미스만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한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배불리 먹고 난 뒤엔 야경을 즐길 차례다. 비스테카에서 조금 아래 위치한 마을버스 정류장에 서면 해방촌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인 주택가의 불빛은 화려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 시간 무수한 곡절을 겪어 온 해방촌 마을의 이야기가 속닥거리는 것만 같다. 연남동 둘레길 발견하는 골목의 재미그 어느 곳보다 소박한 동네가 있다. 스스로 ‘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단, 연희동의 남쪽 연남동이다. 홍대에는 없는 이야기, 둘레여서 더 매력적인 연남동 골목을 구석구석 기웃거려 보자.얼마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 홍대 앞 예술가들이 떠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상수동, 합정동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연남동도 그중 하나다. 크고 화려한 건물 대신 그들이 선택한 곳은 골목 사이사이의 작은 건물들이다. 세탁소 옆에 갤러리가, 주택가 사이에 비누공방이, 문 닫은 재래시장 건물에 카페가 문을 열었다. 시장 골목의 착한 커피 커피 리브레 ‘착한 커피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그맣게 세운 입간판을 제외하면 간판도 없다. 미닫이로 된 낡은 뒷문에는 ‘혼수이불’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고 한약방에서 약재를 보관하던 수납장은 원두 진열대가 됐다. 아이스커피든 우유가 들어간 커피든 가격은 4,000원으로 동일하고 원두를 사면 그나마도 무료다. 주인장이 직접 산지에서 커피를 사와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으니 착한 커피집이 맞다. 인테리어나 홍보에서 거품을 뺀 대신 커피 맛은 발군이다. 특히 향긋한 원두 향미를 잘 살려낸 카페라떼가 추천 메뉴.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 휴무 매주 월요일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7-1 문의 02-334-0615허름해서 더 매력적인 툭툭 누들타이 툭툭 누들타이는 홍대 인근 거주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천장에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있고, 오픈 키친에서는 태국인 주방장들이 요리에 열중해 있다. 적당히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는 태국 여행의 기억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인기 메뉴인 팟타이에 라오맥주를 곁들이면 최상의 궁합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요리에 쓰이는 소스도 판매한다. 팟타이 9,000원, 뿌님 팟퐁커리 2만4,000원. 영업시간 낮 12시~밤 11시 휴무 매주 월요일,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37 B1 문의 070-4407-5130227-17번지로 GO! 피노키오책방+은나비공방 동진시장 골목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세탁소, 그 뒤편에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 북디자이너의 작업실 ‘형태와 내용 사이’, 동네 책방 ‘피노키오’, 액세서리 가게 ‘은나비공방’이다. 이 세 가게가 모여 있는 건물이 바로 227-17번지다. 그중에서도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피노키오책방은 연남동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 만화방에는 없고, 서점에서는 비닐에 싸여 있어서 읽을 수 없었던 책들을 이곳에서는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심지어 아예 바닥에서 편하게 읽으라고 인조잔디를 깔아놓았다. 은나비공방은 상담과 예약이 필요하다. 주로 은을 이용해 주문 제작하는 이곳은 철저히 사전주문으로 제작되며, 홍대 프리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7 문의 피노키오책방 070-4025-9186, 은나비공방 070-8627-9254 낮술 한잔 할까요 토끼바 동진시장 골목에 채 진입하기 전, 토끼바라는 이름의 독특한 가게가 있다. 풀네임은 ‘토끼바: 바닥병 가끔은 제정신’. 수상한 이름의 기원은 두 주인장에게서 나온 것. 홍대에서 각기 ‘바닥’과 ‘병’이라는 가게를 운영했던 그들이 연남동과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토끼바’와 ‘가끔은 제정신’을 운영했다. 그 이름들을 다 갖다 붙여 만든 게 지금의 토끼바다. 간판 밑에는 아무렇게나 써 놓은 ‘낮술’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낮술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벌러덩 드러누워도 전혀 눈치볼 필요가 없다. 호프냉장시스템을 도입하여 언제나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 다크에일의 이름은 ‘몸’. 바이젠 맥주의 이름은 ‘마음’이다. 하우스맥주 6,000원, 안주 1만원대. 영업시간 오후 1시~밤 12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383-93 문의 010-9838-5768 메뉴판 없는 레스토랑 Grammo “예약은 필수, 메뉴는 날마다 다릅니다.” 이탈리안 파스타, 프렌치 가정식, 스페인 오믈렛 등 유럽 가정식을 기반에 둔 그람모 키친은 메뉴판이 없다. 그날의 메뉴는 SNS를 통해 공지한다. 당일의 신선한 재료를 기반으로 메뉴를 결정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 식전에는 파티셰가 직접 구운 호밀빵과 오렌지꽁포트를 제공한다. 감자 뇨끼(파스타의 일종)를 주문하니 “강원도에 계신 아버지께서 직접 재배한 감자 100%로 만든 뇨끼”라고 알려준다. 평일에는 단품 요리만, 월요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최병구 셰프의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런치 코스는 2가지 메인요리, 디너 코스는 3가지 메인요리가 제공된다. 1만9,000원, 꼬꼬뱅 2만2,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29 문의 010-5146-3030짜장면 없는 중국집 연남동 차이나타운 예전에도 연남동은 그리 낯선 동네는 아니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식당이 작은 차이나타운을 이루고 있어 대만식, 중국식 가정식을 맛보기 위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동네였다. ‘락락’, ‘향미’, ‘하하’, ‘띵하우’ 등은 2대, 3대에 걸쳐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인다. 대만식 우육탕면을 맛보고 싶다면 향미로,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군만두가 당긴다면 하하로, 식사 후 간단히 한잔 하고 싶을 때는 저녁에만 띵하우로 향하면 된다. 정식 요리는 1만원대며, 간단히 맛을 보고 싶을 때는 5,000원 미만의 요리를 시키면 술안주로 적당하다.커피의 맛, 책의 향기 The Story Book Cafe 연남동 주민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문을 연 지 갓 한 달된 북카페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더 클래식 세계문학전집’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미르컴퍼니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로 모든 책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 인문서적, 여행 에세이 등도 꽂혀 있지만 문학서적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말소리도 음악도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어서 세계문학 전집을 독파해 보겠다는 야심을 실현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카노 2,9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밤 10시30분, 주말 낮 12시~밤 10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18 오색 지하보도의 변신 연남지하보도 연남동보다 더 낱낱이 파헤쳐 보고 싶다면 연남지하보도에서 길을 시작할 것. 어둡고 칙칙한 지하보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여행자를 맞아들인다. 지하보도를 지나 연남동 주민센터까지 산책하듯 걸어간다. 초행이어도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방향이 아리송해질 무렵이면 작은 카페들이 나타나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연남동에는 한적한 동네를 예쁘게 수놓는 카페들이 퐁당퐁당 자리하고 있다. 지하보도의 약도를 떠올리며 골목을 헤매는 것도 좋다.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7) 풍수(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7) 풍수(상)

    서울은 풍수에 의해 선택됐고, 풍수에 의해 조성됐으며, 풍수에 의해 유지·관리된 도시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풍수의, 풍수에 의한, 풍수를 위한 도시였다. 불교를 버리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유교의 나라’ 조선의 풍수의존도가 이다지도 높았던 이유는 뭘까. 조선은 유교를 국교로 정했지만, 겉과 속이 달랐다. 왕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생활양식은 유교를 따랐지만, 생각은 불교식으로 했다. 급한 일이 생기면 풍수나 굿 같은 무속신앙을 찾았다. 살아서 집터를 구하고, 죽어서 묏자리를 정하는 일은 철저하게 풍수에 따랐다. 깐깐한 유학자(선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유야풍’(晝儒夜風)이라 하여 낮에는 성리학, 밤에는 풍수를 바탕으로 살았다. 겉으로는 근엄했지만 속으로는 자유분방한 풍류(風流)를 즐겼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풍수 논쟁을 읽다 보면 정도전, 하륜, 권근, 황희, 정인지 같은 대유학자들도 예외 없이 풍수학의 대가였다. 이들에게 풍수학이란 전통적인 지리학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고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경험상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을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어느 외국학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려면 유교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고, 한국인의 기질을 알려면 불교와 무속신앙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를 보면 서울은 내사산(백악-남산-낙산-인왕산)이 서울성곽 18㎞를 이어 사대문을 이룬다. 내(內)명당수인 개천(청계천)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면서 도성 내부를 관통한다. 또 외사산(삼각산-관악산-용마산-덕양산)이 도성 밖 4㎞(城底十里)를 빙 둘러싸고 있으며 외(外)명당수인 한강이 전체를 감싸고 도는 구조이다. 이른바 바람(氣)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 지형이다. ‘풍수’(風水)가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이고 보면 서울 풍수의 큰 윤곽을 알 만하다. 그렇다면 서울은 흠잡을 데 없는 천하의 명당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조선왕조실록에 서울은 명당수가 부족하고, 경복궁의 좌우 지맥(地脈)이 허약하고, 동쪽의 지형 지세가 낮으며, 물이 흘러나오는 출구(水口)가 열려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숱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은 명당수가 부족했다. 세종 때 황희가 “궁궐 좌우의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지 않는 것이 흠”이라고 인정했다. 개천도 물이 마르기 일쑤였다. 이를 보완하고자 궁성 안팎에 못을 파서 도랑을 냈고, 도성 사방에 동지·서지·남지·북지라는 4개의 인공연못을 각각 조성했다. 특히 서울을 둘러싼 풍수 논쟁의 핵심은 주산(眞山)과 수구(水口)였다. 주산은 임금이 정사를 보는 최고의 명당자리(明堂穴)가 어디냐는 것이다. 주산이 백악이냐, 무악산이냐, 인왕산이냐, 응봉이냐에 따라 명당자리가 달라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백악을 주산으로 하면 경복궁 근정전이요, 무악을 주산으로 하면 지금의 신촌 연세대가 왕궁 자리이다. 인왕산을 주산으로 하면 경복궁은 마찬가지이나 궁의 위치가 동쪽으로 기울어서 ‘군주는 남쪽을 보고 정사를 본다’는 제왕남면(帝王南面)의 원칙에 맞지 않다. 응봉(성균관대 뒷산)을 주산으로 하면 창덕궁 인정전이 명당이 된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300년 가까이 재건하지 않고 법궁(正宮)을 아예 창덕궁으로 사용한 것은 국란을 겪은 이후 ‘응봉 주산론’이 득세한 탓도 컸다. 청계천의 수구막이(수구맥이)도 논쟁거리였다. 물의 출구(水口)로 기가 새나가지 않도록 막으려고 인공산(假山)을 쌓거나, 나무를 심거나, 사당을 지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좋은 땅의 제1조건으로 수구가 닫혀 있어야 한다”고 하였고,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수구는 잘록하여야 한다”고 했다. 실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훈련원(동대문역사문화공원) 동북쪽에 인공산을 쌓았으니 땅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선조 31년 흥인문 밖에 중국 후한 시대 명장 관운장을 모신 남관왕묘를 세웠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병한 명나라 장군들이 은자를 내 조성한 것이다. 관우를 군신(軍神)으로 모신 관왕묘는 수구로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사당을 지어야 한다는 풍수에 따른 것이다. 관왕묘는 한양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이 너무 낮아 허약한 기운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사대문 가운데 유독 동대문만 옹성(성문 앞 작은 성곽)을 두른 이유도 동대문의 지대가 낮아 청계천 범람 때마다 물에 잠긴 것에 대한 보완책이다. 백악과 인왕산, 남산에서 각각 발원한 개천은 한양의 생활용수이자 자연하수도였다. 한양의 인구가 조선 초기 10만명에서 조선후기 2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개천의 오염과 물난리가 큰일이었다. 산업혁명 이전인 17세기 프랑스 파리인구가 10만명, 영국 런던이 1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양도성의 인구 밀집도와 이로 말미암은 하수처리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대대적인 하천 준설공사가 수시로 이뤄졌다. 태종 때 5만 2000명이 동원됐고, 영조 때 20만명을 동원해 57일간 양안에 석축을 쌓고 수로를 직선으로 바꾸는 대역사를 실행했다. 왕도 풍수의 신봉자였다. 태조의 한양 천도 풍수, 세종의 주산 풍수, 광해군의 인왕산 풍수, 영조의 개천 풍수, 정조의 보현봉 풍수 등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풍수가 조정을 풍미했다. 단군 이래 최고의 명군으로 칭송되는 세종 15년에 조선 초기 최대의 풍수사건이 터졌다. 한양의 주산(主山)은 백악이 아니라 응봉이어야 하는데 잘못 잡았다는 것이다. 당시 왕조를 대표하던 최고의 풍수 최양선이 불러일으킨 이 풍수 논쟁은 무려 9년이나 끌었다. 황희, 정인지 등 당대의 유학자들도 논쟁에 가세했다. 세종이 친히 백악에 올라 현장을 검증할 정도로 끓어올랐다. 이 와중에 오간 군신 간의 문답을 보면 조선 풍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예조 좌참판 권도는 “공자님이 하신 말씀도 아닌 한낱 풍수를 가지고서 지금 조정 안이 술렁거리고 있음에 심히 걱정됩니다. 어찌 국가의 이해관계가 궁궐이 명당인가 흉당인가에 따라 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이단설을 집현전 학자들에게 연구케 하여 국가경영에 참고하라고 어명까지 내렸다 하니 심히 부당합니다. 바라건대 풍수와 같은 망령된 학문을 물리치시고 집현전에서의 공식적인 풍수강론 토의는 금지해 주옵소서”라고 상소를 올린 것이다. 세종의 답이 흥미롭다. “태조께서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정하는 데 풍수를 살펴서 정하시고, 태종께서는 ‘풍수를 쓰지 않는다면 몰라도 만일 그것을 쓴다면 정밀히 하여야 한다’고 하시었다. 더구나 건원릉(태조왕릉)도 모두 풍수를 써서 정하였는데 유독 궁궐 짓는 데에만 풍수를 버리는 것이 옳겠는가. 권도의 말은 임금을 위한 것이나 잘못되었다. 그러나 그대로 두고 논하지는 말라”고 답했다. 풍수를 이단설로 몰아붙인 젊은 유학자의 생각은 틀렸지만 역사(실록)에 남기되 잘잘못을 가려 처벌하지는 말라는 세종다운 해법이었다. 세종은 또 영의정 황희, 좌의정 맹사성, 우의정 권진과 국사를 논하면서 “경복궁의 오른팔은 대체로 모두 산세가 낮고 미약하므로 남대문 밖에다 못을 파고 문 안에다가 지천사(支天寺)를 둔 것이다. 나는 남대문이 이렇게 낮고 평평한 것은 필시 당초에 땅을 파서 평평하게 한 것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높이 쌓아 올려서 그 위에다 문을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하문했다. 이에 모두가 “좋습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임금이 풍수로 북치고 장구 치는 격이다. 이때 남대문의 지대를 높여서 남산과 인왕산의 지맥과 연결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도읍을 정할 때부터 주산을 놓고 이설(異說)이 난무했다. 하륜이 ‘무악 주산론’을 주장했으나 터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인왕산 주산론’과 ‘백악 주산론’은 불교와 유교의 정면 대결 양상이었다. 결국 정도전에게 밀린 무학이 “신라 의상대사의 산수비기(山水?記)에 따르면 ‘도읍을 정할 때 승려 말을 들으면 태평성세를 누릴 것이지만 정(鄭)씨 성을 가진 자가 이에 시비하면 5세(五代)가 되기 전에 왕위 찬탈의 화가 일어날 것이요, 200년 내외에 나라가 탕진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정씨 성을 가진 자는 정도전을 이르며 실제 5대(태조-정종과 태종-세종-문종-단종)를 지나자마자 세조의 왕위찬탈이 있었고, 정확하게 200년 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것이 ‘인왕산 왕기설’로 과장돼 이 말을 들은 광해군이 인경궁을 짓도록 어명을 내렸다는 것이다. 주산풍수 논쟁은 고려 때 도선국사(827~898)가 송도를 왕궁으로 잡은 산세와 궁궐 입지가 당시 한양도읍 입지와 같다는 모든 속설을 잠재우는 권위 있는 풍수설이 나올 때까지 계속됐다. 우리나라 풍수의 창시자인 도선은 ‘다음 왕은 이씨이며 한양에 도읍을 정한다’라고 도선비기를 통해 예언한 바로 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joo@seoul.co.kr
  • 하수냄새 코막던 도림천 가족 운동공간으로 변신

    서울 관악구는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아랫부분 도림천 상류 쪽 둔치의 버려진 공간을 재정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건강을 키울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한다고 30일 밝혔다. 하수 냄새가 심해 주민들이 찾지 않던 공간이다. 구는 낡은 가림막을 교체하고 환기구를 설치하는 등 재정비를 끝냈다. 다음 달부터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과 체육 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배드민턴장, 농구장, 40m짜리 지압보도, 중장년층을 위한 운동기구 등이다. 놀이 기구와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이뤄진 어린이 공간도 곁들여진다. 아울러 자전거 도로 및 보도 블록을 정비하는 한편, 잔디 블록으로 포장한 공간을 조성해 쉼터를 제공한다. 이웃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곳곳에 햇빛 가리개 및 의자를 설치할 계획이다. 길이 14.2㎞인 도림천은 관악산과 삼성산 중간 골짜기에서 발원해 관악구 신림동~신대방역~대림역을 따라 흐르다가 양천구 신정1교 부근에서 안양천과 합류한다. 지류로 7.4㎞인 대방천과 5.2㎞인 봉천천이 있다. 구 관계자는 “지역 대표 하천인 도림천을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사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장애인 가는 길 장애물 없어요

    장애인 복지 행정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 관악구가 지역 내 공공시설물 17곳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했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동안 공공 시설물 및 민간 시설물에 설치된 장애인 편의 시설에 대한 적정 여부를 조사해 정비가 필요한 곳을 선정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규정된 장애인 편의시설은 주출입구 접근로, 출입구, 장애인화장실, 점자블록 등으로, 장애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보행권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평생학습센터, 보건소 난곡분소, 청룡동·서원동·성현동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물 17곳에 장애인 주차표지판, 주출입구 핸드레일, 점자 블록 등을 설치했다. 무료로 운행되고 있는 장애인 셔틀버스의 경우 그동안 정류장 표지판이 없어 불편이 많았는데 이번에 7곳에 설치했다. 이와 함께 구는 민간 시설물 가운데 요청 사항이 많았던 관악드림·봉천동 우성아파트 등 공동주택 7곳에는 장애인 주차 구역 표지판 38개를 설치했다. 예산은 모두 1800여만원이 들었다. 앞서 구는 지난 5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등산로인 무장애숲길을 관악산에 설치해 갈채를 받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공 시설물뿐 아니라 민간 시설물에 대한 장애인 편의시설 전수조사를 통해 신체 장애가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책의 힘으로/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글로벌 시대] 책의 힘으로/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여기서 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서울시 관악구. 압구정처럼 멋진 가게가 줄지어 있는 것도 아니고 (실례!),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통근하는 데 편하지도 않지만, 이 동네에서는 책과 도서관의 힘으로 풍부한 인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네의 여기저기에 독특한 도서관이 있다. 골목 안쪽의 빌딩 2층에 있는 도서관 ‘책이랑 놀이랑’. 그 안에는 아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열람실에 놀이 도구가 있다. 방문했을 때는 엄마와 아이가 신문지를 이용해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아이도 엄마도 웃는 얼굴이 빛나고 있었다. 놀이 시간이 끝나면 책을 읽거나 빌려 간다고 한다. 입구에는 유모차가 몇 대 세워져 있었다. 아이들은 여기에 타고 엄마와 책 이야기를 하면서 돌아가는 것일까. 놀다가 지쳐서 그림책을 끌어안고 잠들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떠오른다. 관악 문화관·도서관 1층에 있는 취직정보센터인 ‘잡 오아시스’에는 취직 정보와 관련한 도서들이 마련돼 있다. 체육센터 안이나 숲속에도 도서관이 있다. 2010년에 관악구 내에 5개였던 도서관이 무인 도서관까지 포함해 29개까지 늘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을’이라는 목표에 따라 내년 중에는 40여개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어르신들의 자서전 제작 지원도 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존중하고, 지식이나 경험을 후세에 전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한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젊은 시절 읽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다고 한다. ‘새는 알을 깨고 태어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서관에 대한 기존 개념을 깨고, 새로운 발상의 도서관을 태어나게 한다. ‘인터넷 시대야말로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 책의 힘으로 구민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 구청장과 직원들의 이런 모습은 마치 이야기책 속의 등장인물들 같다. 구청장의 이야기 중에는 미우라 아야코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들도 연이어 나오곤 했는데, 구청장뿐만 아니라 일본의 소설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 지인이나 친구들이 적지 않다. 내가 열심히 읽었던 ‘료마가 간다’ 같은 장편소설도 독파해 함께 감상을 이야기하며 의기투합한 적도 있다. 내 경우는 어떤가. 일 때문에 신문이나 시사 잡지는 읽지만 소설을 읽기에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 일본어로 번역된 소설이라도 3년 전쯤에 한수산씨의 ‘까마귀’를 읽은 정도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계절은 가을, 독서의 계절이다. 두꺼운 책은 무리지만, 시에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주말에 ‘관악산 시 도서관’에 가 보았다. 여기도 폐쇄된 입산 티켓 판매소를 개조한 독특한 도서관들 중 하나다. 도전의 결과는 참패. 도서관은 아늑했지만, 단어의 의미가 함축된 시는 소설 이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부랴부랴 밖으로 나와 버렸다. 이제 곧 한국 근무를 끝내고 귀국한다. 일본의 서점에서 번역된 한국 소설을 찾아보는 것으로 하자. 6년간의 한국 생활로 한국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책의 힘을 빌려 한국 친구들과의 공감대를 쌓아 올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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