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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가까워지는 美·러

    점점 가까워지는 美·러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9월까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문제를 마무리짓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숙원인 WTO 가입이 눈앞으로 다가오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WTO 가입은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다른 나라의 이해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조속한 WTO 가입 지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올 연말을 목표로 WTO 가입을 꾸준히 추진해 왔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일부 품목 관세 인하를 놓고 견해차를 해소하지 못해 가입이 지연돼 왔다. ●천안함·대북 제재 방안도 논의 양국 정상은 또 천안함 사건과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유엔 제재를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우리는 정상회담에서 중동 위기문제, 이란 핵 해법, 한반도 상황, 키르기스스탄 문제 등 중요한 세계 현안들을 함께 논의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에 대해 표명한 구체적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악화됐던 미·러관계를 넘겨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재정립’을 목표로 천명했고,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 전략 핵무기의 감축이라는 가장 민감한 안보 현안을 마무리지은 미·러 정상은 경제와 무역협력 확대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러시아의 WTO 가입 지지에 이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가금류 수출 재개에 합의하는 등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들을 보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양국 관계를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세계 8대 경제대국이지만 미국과는 25번째 교역국에 그친다. ●오바마 “양국관계 재정립 성공” 오바마 대통령은 “그루지아 문제등 일부 껄끄러운 현안도 솔직하게 다뤘다.”면서도 “미·러 양국관계 재정립에 성공했다.”고 자평, 차이점보다는 공통의 이해관계와 합의사안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걸 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백악관이 아닌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햄버거 가게에서 ‘파격적’인 정상오찬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오늘 점심으로 햄버거를 같이 먹은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하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건강식은 아닌 것 같지만 매우 맛있었다.”고 농담으로 받아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양국 정상은 파격 햄버거 점심 뒤에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근처 라파예트 공원에서 여느 직장인처럼 양복 상의를 벗어 어깨에 걸치고 산책을 즐겼다. 취임 후 7번째 만남인 미·러 정상. 오바마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말로 강한 신뢰를 표시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中 위안화 말 아끼고 유로화 공감대

    美·中 위안화 말 아끼고 유로화 공감대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2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제2차 전략경제대화는 천안함 사태와 별개로 균형발전과 공정무역 등 양국 간 경제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양측은 특히 유럽의 적자재정과 채무 위기에 대한 논의에 상당시간을 할애하며 해법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반면 양국 간 쟁점이 돼 온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하는 등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략경제대화 모두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정책 공조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위안화 평가절상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때에 통화체제를 개혁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독립과 통제가능성, 지속성의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 등은 위안화 절상이 기정사실화되던 그동안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준의 발언은 유럽 경제위기로 인해 양국이 당분간 위안화 절상과 관련된 논의를 미루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이 환율 정책을 시장 친화적으로 변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중국의 내부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될 때 중국 투자는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집중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완곡한 어조로 위안화 절상을 촉구했다. 위안화 문제와 달리 유로화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현재의 유럽 경제위기 여파가 제한적이며, 서구 국가들이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경제회복의 위협 요소로 등장한 급증하는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전략경제대화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중국의 최대 무역동반자”라면서 “유럽 채무위기는 중국의 수출회복에 매우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이번 유럽 경제위기를 계기로 내수 시장 확대와 서비스 산업의 발전 등 경제성장 전략의 재정비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한편 가이트너 장관은 이 밖에 중국측에 외국 기업들에 보다 공정하고 개방된 통상정책을 펼 것을 요구했다. 이는 중국의 거대한 조달시장에서 외국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 밖에 중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에 미국 기업들이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등의 재고와 첨단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략경제대화에는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가이트너 장관을 공동대표로 한 200여명이, 중국에서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다이 빙궈 국무위원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로스쿨 해법/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로스쿨 해법/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지난 9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제2기(2010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쟁률이 작년 6.84대1에서 4.48대1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법학적성시험 응시자가 작년에 비해 2000여명 감소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일이며, 로스쿨의 장래를 심히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 지표다. 아마도 현행 제도를 대폭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런 현상과 우려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현행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풍부한 교양,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유·평등·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 법조인의 양성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본래의 도입 취지에 따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정치적 타협을 통해 적당한 선에서 봉합해 버렸다. 더구나 우리가 모델로 삼은 로스쿨의 종주국 미국과 우리나라는 사법제도의 토양과 뿌리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현행 제도는 무늬만 ‘미국식 로스쿨’이지 그 실질은 전혀 다른 것이 되어 버렸고 당초의 도입 취지조차 잊혀질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로스쿨 제도는 모든 법률사무를 변호사만이 다룰 수 있도록 일원화한 미국의 ‘법조인’ 개념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변리사, 법무사, 세무사, 관세사, 공인노무사 등 다양한 유사법조 직역군이 미국의 변호사처럼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있다(심지어 공인중개사에게까지 사실상 법률사무를 취급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의사와 조산원의 관계처럼 법조인 수가 부족하던 시기에 국민편의를 위해 제한된 범위의 법률사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출범했던 유사법조 직역군이 이제는 자신들이 해당 분야의 진정한 전문법률가임을 자처하며 변호사와 소송대리권 다툼을 하고 있다. 인원 수도 만만치 않다. 매년 선발인원만 해도 1000명을 훨씬 넘는다(세무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하는 공인회계사까지 합하면 2000명이 넘을 정도이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둔 채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려다 보니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로스쿨 인가제 및 입학정원 제한, 합격인원이 제한된 변호사자격시험까지 거쳐야 하는 기형적 형태를 택하게 된 것이다. 로스쿨 제도는 법률지식을 갖춘 자를 시험을 통해 법조인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방식이다.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 교육을 통해 의사를 양성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로스쿨 제도는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하에서는 정상적인 로스쿨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도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극소수의 유사법조 직역마저 변호사로 흡수통합한 프랑스처럼 우리도 유사법조 직역을 폐지하고 모든 법률사무를 변호사만이 다룰 수 있도록 일원화하는 법조인 개념의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기존 유사법조 직역 종사자들의 기득권이 보장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연후에 로스쿨 입학정원을 대폭 늘리고 정상적인 로스쿨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현행 로스쿨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할 것이다. 법조인은 단순한 전문직업인 이상의 존재이다. 국가의 사법제도 구성 및 법치주의 실현에 필수적인 인적 인프라인 것이다. 따라서 법조인 양성제도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정책 결단의 대상이어야 한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던가. 옳은 말씀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그런 자세로 로스쿨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주길 바란다.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유엔총회·기후변화정상회의] 오바마 “지금은 각국이익 공유돼야 하는 시기”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유엔총회 본회의 연설에서 “새로운 관계의 시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64차 유엔총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은 역사의 그 어느 때보다도 각 국가와 국민의 이익이 공유돼야 하는 시기라고 깊게 믿고 있다.”며 공동의 이익과 상호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총회 참석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첫 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는 (내가 추구하는) 정책의 “중심”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그동안 동등한 미·일 관계,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 등을 주장한 ‘하토야마식 외교’의 첫 시험무대인 이번 미국 방문에서 하토야마는 양국의 동맹관계를 의식, 강경론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일본과의 관계는 미국의 외교 정책의 초석”이라고 화답했다.북·미 대화와 관련, 하토야마 총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환영한다.”면서도 “북· 미 간 양자 대화 틀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미·일간의 긴밀한 조율을 강조했다.또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최근 ‘타이어 관세발’ 무역 분쟁으로 관계가 불편해진 중국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바마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두 사람 모두 포괄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양국간의 관계와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미국이 중국산 승용차와 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해 3년간 35~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진 양국간 무역 분쟁과 관련,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측이 특히 타이어 분쟁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관세 부과가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단지 한가지 특정한 사례에 불과하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kmkim@seoul.co.kr
  • [글로벌 코리아 2009] 보호주의 비판한 라미 WTO 사무총장

    [글로벌 코리아 2009] 보호주의 비판한 라미 WTO 사무총장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 TO) 사무총장은 23일 “세계 각국이 다양한 모습의 교역장벽을 높이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라미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이데올로기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라미 사무총장은 “보호주의는 보복을 일으킬 수 있고 교역량을 줄이고 생산과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체결되지 않으면 관세는 향후 2배로 늘지만 협정이 체결되면 절반으로 줄어드는 만큼 협정이 신속하게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무역금융이 축소되면서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유동성 부족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유동성 펀드나 유동성 풀을 조성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무역신용보증과 관련해 30억달러 이상을 지원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지역 개발은행도 무역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라미 사무총장은 이어 경제위기 해법으로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경기 부양책이 전 세계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취약계층이 정책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고 ▲국제공조를 통해 위기를 해결하고 ▲세계무역이 둔화되지 않는다는 등의 믿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미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올해 전 세계 교역량은 3%가량 축소되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며 “이 경우 무역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이르는 한국과 같은 국가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비관적인 견해도 제시됐다. 에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과거 역사를 비춰봐도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보호주의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상황이 악화되면 보호주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는 물론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시대의 종말과 (파시즘 등) 초국수주의 등장 등의 비극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채욱 원장은 한국의 전략과 관련, “WTO 체제를 통한 다자간 무역자유화 입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토론자로 나서 “‘스탠드스틸(Standstill·현 자유화 수준 유지 원칙)’은 반드시 WTO 회원국들 모두가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 의회 의원들이 자동차 산업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 해법은 한·미 FTA 협정에 들어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G20 ‘보호무역 반대’ 두얼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더니…’ 중국이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최근 자국산 제품에 수입관세를 부과하거나 안전보장증명을 요구하자 관영 언론 등을 통해 불쾌감을 강하게 표시했다. 특히 세계 20개 주요국(G20)이 모여 금융위기 해법을 논의하고 마련한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주의 배제’ 원칙까지 담은 뒤 일어난 일이어서 업계 일부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5일 EU가 중국산 양초에 60%, 비합금철사에 50%의 수입관세를 부과했으며 미국은 12살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자에 대해 제품 안전보장 증명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날은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새로운 형태의 무역 장벽도 세우지 않기로 합의한 날”이라는 우회적 표현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EU는 중국산 양초가 권역내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데 불만을 품은 EU생산업자들의 제소로 시장조사를 마친 뒤 세금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은 한발 더 나갔다. 제조업자 스스로 부품과 원료의 안전성을 검증토록 했다. 이 증명서가 없는 상품에 대해서는 미국에서의 판매가 금지되며, 적발되면 유통업자들은 벌금을 내야 한다.벌금도 과거 5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20배이상 높게 책정했다. 중복 적발시 벌금도 125만달러에서 1500만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중국의 관련 업계에서는 “제조업자들에게 엄청난 생산비용 증가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안 그래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중국에 직간접적 무역 제재가 이뤄지지 않을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던 중국 업계는 상당히 놀란 듯 보인다. 당장 중국 25개 산업협회 공동으로 항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회의 한 인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가 약속을 어기려 하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며 “안전성 검사를 왜 12살이하 어린이게만 적용을 하는지, 어린이가 사용하는 어떤 제품이 검사대상이 될 것인지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의아해했다. 미묘한 시기에 가해진 미묘한 조치라는 것이다.jj@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들께서 얼마나  불안해하고 고통을 받고 계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금리 부담이 늘어나 가계 부담에 한 숨 짓는  서민의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불경기에 힘들어 하는 상인들,가지고 있는 주식 값이 폭락해 실의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 자금 부족 때문에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중소기업인의 심정을 압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직장인의 걱정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의 좌절감도 안쓰럽습니다.    국민들의 고통은 저에게도 뼈저린 아픔입니다.  그럴수록 저는 이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교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습니다.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판이합니다.  10년 전에는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의 금융위기였습니다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시에 폭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세계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진국에서 촉발된 지금의 금융 위기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도 10년 전과는 달라야 합니다.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 위기를 올바로 극복하면, 한국 경제는 크게 살아날 것입니다.  이번 위기가 끝나면 각국의 경제력 순위가 바뀔 것이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냉철하고 단호하게 이 상황에 대처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과연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금년 1월에서 9월까지 유가 폭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경상 수지 자본 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약 8%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4/4분기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환 상황은 훨씬 호전될 것입니다.  작년에 600억 달러에서 금년에 1,000억 달러로  원유 수입에만 약 400억 달러가 더 쓰였습니다.  이것이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있고,  만일 내년에 이런 수준이 유지된다면  상당한 국제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원화 유동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통화당국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든 일반 기업이든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preemptive) 충분하며(sufficient)  확실하게(decisive) 유동성을 공급할 것입니다.    문제는 오히려 심리적인 것입니다.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이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주식이 가장 낮은 가격이었을 때 두려움 없이 산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어야 합니다.  이 저력을 믿고 고통 분담과 협력하는 자세로  침착하게 행동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희망의 출구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세계적 실물 경제 침체에 대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예산 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수출 증가 둔화에 대응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도 실물 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모든 나라에게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 지원도 늘릴 것입니다.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합니다.  세계는 지금 ‘낮은 세율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세율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도  세금을 내렸습니다.  감세에 소극적이던 일본까지 합류했습니다.  내년에 13조 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입니다.    정부의 이런 재정 기능 강화에  국회도 적극 호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예산안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마련됐습니다.  그로 인해 작은 정부 기조에서  다소 긴축적인 방향으로 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에 따라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세출을 늘려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불을 끌 때도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합니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금융기관간 외화차입금 보증 한도 1000억 달러는  사실상 다 쓰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하지만 이런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  우리 은행들이 돈 구하기도 쉽고 금리부담도 줄어듭니다.  반면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들이 돈 구하기 쉽고  금리부담을 줄이는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안에서의 이러한 노력과 함께 우리는  바깥으로 글로벌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지난 주말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서 저는  신국제금융질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기존의 금융체제로는  더 이상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유사시에 대응할 능력도 미흡합니다.  사전 사후 감시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신금융질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11월 15일 워싱턴에서 긴급히 개최될  20개국 세계금융정상회의에서도 저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개편을 포함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국제공조가 이루어지도록 앞장 설 것입니다.  아울러 한중일을 비롯해 동북아의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이 유례없는 금융 위기와 실물경제 위축에 대해  긴밀한 공조체제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이제 합의가 이루어져 실천에 옮겨지면  어쩌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세계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통해 새롭게 형성될  국제금융질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해선 결코 안 됩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각국이 관세장벽을 높여서  세계 경제가 더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졌던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됩니다.  자국 방어에만 치중해  축소 균형 쪽으로 세계 경제가 옮겨가는 사태는 막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국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시련과 도전을  도약과 웅비의 자양분으로 삼아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시련 앞에 강하고, 도전 앞에 용감합니다.    대한민국만큼 어려움 앞에서 모두가 힘을 합친  아름다운 전통을 가진 나라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때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 나왔던 그 손,  방방곡곡에서 몰려들어 검은 태안반도를 씻어낸 그 손이  바로 대한민국을 구해냈습니다.    품앗이와 십시일반(十匙一飯),  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 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인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현재에 매몰되면 미래가 없습니다.  위기를 핑계로 내일을 위한 숙제를 미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내일을 대비하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소명입니다.  후손들을 위한 역사적 숙명입니다.    이럴 때 나라 체질을 개선하고  사회시스템의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규제개혁과 저탄소 녹색성장,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공기업 선진화 등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과감한 규제개혁은 경제 난국을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세계표준과 동떨어진 낡은 규제와 결별해야 합니다.  이른바 ‘국민 정서’를 빌미로 아직도 성역으로 남아있는  ‘덩어리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제금융위기를 맞아  금융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전한 감독 기능의 강화를  무조건 규제 강화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배는  결코 출항할 수 없습니다.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관행에 안주해서도 안 됩니다.    경제규모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 금융산업을 방치할 순 없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합니다.  그 대신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신용평가기능과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위험이 두려워 규제를 풀지 말자는 것은  선수 다칠까봐 경기에 내보내지 말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정부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를 엄밀히 구분할 것입니다.  경쟁을 촉진하고 민간의 창의를 북돋우는 규제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반면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  금융위험관리와 사후감독에 관한 규제는 보강해 나가겠습니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도  착실히 추진하겠습니다.  녹색성장은 자원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환경위기와 자원위기에 대응하면서,  이를 경제발전의 계기로 삼는 일석이조의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녹색성장은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환경을 새로운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선순환의 성장을 지향합니다.  녹색성장은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경제정책입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브랜드를 높이는 외교정책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국토와 도시, 건축과 교통,  국민의 일상생활과 의식주를 바꾸는 생활혁명입니다.    녹색성장은 선진국들이 이미 들어선 길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 ASEM 정상회의에서도  국제금융위기 대책과 함께 녹색성장이 의제로 다루어졌습니다.  비록 산업혁명의 탄소시대에는 뒤졌지만,  환경혁명의 수소시대만큼은 원천기술개발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지금의 지방행정체제는 구한말 농경문화시대에  그 골격이 짜였습니다.  그 결과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행정계층을 줄이고 자치단체를 통합해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도 인구규모와 구조 변화, 교통․통신발달 등을 반영해  지방행정체제를 다시 짤 때가 됐습니다.    그동안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에 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정서의 차이로 인해  말만 무성했을 뿐 실천은 뒤따르지 않았습니다.    이번만큼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합니다.  정파 이익을 초월해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밑그림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지난 8개월 동안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짓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600여 건의 개혁법안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 중 150여 건의 법안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나머지 450여 건은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법안들은 ‘경제살리기, 생활공감, 미래준비,  그리고 선진화’ 등 4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는 새 정부가 정성껏 준비한 법안들을  심사하는 사실상의 첫 국회입니다.  국정과제를 실천하려면 법제의 정비가 불가피한 만큼,  4대 개혁법안들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정과제의 추진에는 예산의 뒷받침도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규모는  209조 2천억원으로 올해보다 7.2% 증가한 수준입니다.  내년도 기금 규모는 78조 8천억원으로  올해보다 5.8% 늘어나게 됩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능력 확충’,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선진화’, ‘녹색성장과 안전한 사회 구현 등 미래대비 투자’에 중점을 두고 짰습니다.    예산안의 각 분야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보다 22.7% 늘어난 4조 2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벤처기업의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렸습니다.  2013년까지 글로벌 청년리더와 미래산업 청년리더 각 10만명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하였습니다.    둘째,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R&D 투자에 올해보다 10.8% 늘어난 12조 3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R&D 투자는 2012년까지 GDP의 5% 수준으로 늘려 나가겠습니다.    셋째, 지역발전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하여 올해보다 7.9% 늘어난 21조 1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특히,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30대 선도 프로젝트에는  내년부터 모두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넷째, 교육예산은 올해보다 8.8% 늘어난 38조 7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고등학생 이하는 학자금을 낼 수 없는 경우 전액 지원하는 등,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다섯째, 맞춤형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9.0% 늘어난 73조 7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장기요양보험을 각각 확대했습니다. 어려울수록 정부는 서민 생활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발전과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올 해보다 23.7% 늘어난 3조 8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린․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보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공무원 보수와 정원을 모두 동결하였습니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겠습니다.    예산이 확정되어야 재정집행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조속히 예산을 확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역사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난국을 슬기롭게 돌파하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한 축을 담당해주셔야 합니다.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기꺼이 동참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에 초당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10년 전 외환위기 때  여와 야가 흔쾌히 힘을 합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도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밀려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정기국회의 남은 회기를  ‘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18대 국회가 훗날,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이끈  위대한 국회로 길이 기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저와 정부도 비상한 각오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나라의 어려움 앞에서 늘 그러셨듯이  다시 한 번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지금이야말로 국익을 먼저 생각할 때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노와 사의 화합만큼 더 소중한 것도 없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은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와 종교계도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언론의 역할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억수같이 장대비가 퍼부어도 구름 위에는  언제나 찬란한 태양이 빛나기 마련입니다.    이 고비를 대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위기를 딛고 발전해 온  우리 역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6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습니다.  서로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 10. 27.    대통령 이 명 박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열린세상] ‘꼼수’가 아니라 재협상이 답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꼼수’가 아니라 재협상이 답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촛불은 늘어가고, 해법은 안 보인다. 지난 2일 관보게재를 몇 시간 앞두고 농식품부가 “한나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보 게재 유보를 요청”했을 때 만해도, 비록 재·보선을 앞둔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무언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2일이후 정부측이 해법이라고 내놓는 것을 지켜보면 대부분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첫째,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재협상’을 공식 요청한 바 없다. 따라서 재협상은 없다. 혹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면, 미국측이 이를 거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측은 재협상이 안 되는 이유로 ‘국제신인도’나, 자동차, 반도체 등에 혹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신인도란 것이 양해각서(MOU)에 불과한 위생조건합의의 파기보다, 국민들의 불신과 저항에 의해 훨씬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잊고 있다. 나아가 반도체는 오래전부터 관세가 0%이며, 자동차문제는 이번 쇠고기와 무관하게 민주당이 한·미FTA타결 이전부터 요구해 온 것으로 미대선후에 재협상요구를 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둘째, 한국 정부가 요청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은 미 축산업계의 이른바 ‘자율규제’를 의미한다. 처음 정부측은 자율규제협정(VRA)을 추진하다 당장 WTO협정 위반이라는 반론에 부딪치자, 순수 민간만의 자율규제로 말을 바꾼다. 특히 세계최강의 미축산업계와 영세한 국내 수입업자들을 무슨 수로 ‘자율규제’ 할 수 있는지 실효성이 의문이다. 셋째, 처음 정부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자체의 중단을 희망했지만, 미 업계는 120일 동안만 월령표시(라벨링)후 즉각 수출로 답했다. 그 기간도 정부측은 처음에 ‘1년’ 정도를 말하다가, 곧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로 말을 바꾼다. 얼마가 지나야 국민이 안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미업계가 과연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을 할지, 무슨 근거로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만만한 국내 수입업자들이 ‘알아서’ 30개월 이상 수입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들여오더라도 통관시키지 않겠다 한다. 이 경우 업자들의 소송도 감수하겠다고 한다. 정부 스스로 수입위생조건을 어기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넷째, 정부 해법의 최대 문제점은 오직 30개월 이상 월령만 제한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월령뿐만 아니라,30개월미만이라 하더라도 광우병위험물질(SRM)과 곱창, 선진회수육, 사골, 꼬리뼈 등이 수입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검역주권과 관련해 미국내 도축장 승인권과 광우병 발병시 수입금지권한을 포기한 위생조건 합의문 5조 역시 문제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핵심쟁점 모두를 터무니없이 축소 왜곡해 30개월 이상만 막으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접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재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검역주권관련 ‘추가협의’ 결과 한·미 간에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문서가 오갈 때, 정부는 ‘통상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하겠다고 했다. 이 경우 미국이 WTO에 우리를 제소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면 금지하고, 만약 이에 반발한 수입업자가 행정소송을 내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고 호기를 부린다. 농림부자료에 따르면 2003년 광우병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금지된 이후인 2004년 국내 수입업자들이 무려 355회나 몰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시도했다고 한다. 재협상을 통해 수입위생조건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빗발치는 소송을 무슨 수로 감당할까. 그 비용은 또 누가 지불하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식하고 용감한 정부가 아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재협상은 불가피하다. 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 한나라 “서민지원 추경 추진” 민주당 “72시간 촛불속으로”

    한나라 “서민지원 추경 추진” 민주당 “72시간 촛불속으로”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서민 지원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8일 정부와의 고위 당정협의회를 거쳐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편성 규모는 지난해 쓰고 남은 세금 4조 9000억원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보완 협상을 위한 미국 방문단을 9일 출국시키는 등 다음주 중에 관련 대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당이 정책적·인적 쇄신안 의지를 거듭 밝힘에도 불구, 여론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한나라당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쇠고기 대책 내주까지 완성” 리얼미터가 지난 3∼4일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16.9%로, 한나라당 지지율은 27.2%로 추락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6일 “관세와 부가가치세 중 남는 부분으로 추경을 편성, 서민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경 편성을 요청했을 때 거절했지만 이제는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임 의장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추경 편성은 부적절하지만, 물가가 당초 예상치보다 치솟는 상황에서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풀자” 등원 러브콜 쇠고기 협상 문제에 대한 해법찾기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입 쇠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안전 조치를 다음주 중에는 마련하겠다.”며 시한을 못박았다. 촛불집회 열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매년 집회가 열리는 6·15 남북공동선언일 이전까지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적 갈등을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며 야당을 향해 등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전날 한나라당이 대선 기간 민주당 관계자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을 취소한 데 대해 민주당이 기만책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통합민주당 통합민주당이 장기화되는 ‘쇠고기·촛불 정국’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전국 주요도시에서 진행된 장외집회를 지난 5일로 마감하는 대신, 매일 열리는 범국민 촛불집회에 당 차원에서 참여키로 했다.6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72시간 촛불집회’에도 50여명의 의원이 합류해 대여 압박을 이어 나갔다. ●민심 합류 대여 압박 이같은 강경 기류는 지난 6·4 재·보선 이후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차제에 강력한 제1야당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날 리얼미터와 CBS 여론조사에서 25.1%의 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나라당에 불과 2% 포인트대 뒤진 결과다.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과의 직접적인 대립 속에서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찾지 못했다는 자성도 한몫한다. 사실상 단독 장외집회가 추동력을 갖지 못하자,‘촛불 민심’에 합류해 정국 소외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오는 10일 10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알려진 6·10 항쟁 21주기와 6·15남북공동선언 8주기 등 향후 정치 일정도 민주당으로선 호재가 될 전망이다. ●“가축전염병법 약속하면 등원” 쇠고기 정국과 관련, 이명박 정부가 마지막 카드로 던진 ‘민간 자율합의’ 추진 발표 이후 진행되는 집회라는 점에서다. 이미 국민들의 반대 의사에 부딪히고 있는 형국이라 대여 공세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개원 여부와 관련,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나라당이 최소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하면 개원하겠다.”고 말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원내 위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등원 거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당내에선 여당과의 무한정 대치에 고심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지난 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원혜영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국회의원은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 원내에서 싸우라고 국민이 뽑아준 것”이라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져 이후 방향 설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2005년 입적한 숭산 스님은 생전 5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을 제자로 삼았다. 한낱 공허한 말에 얽매여 머물지 않는 그의 실천행 법문에 감화된 많은 지식인들이 출가해 수행 중이거나 한국불교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헝가리 출신의 청안(42·淸眼) 스님도 그중 한 사람. 헝가리에 머물면서도 틈틈이 불교TV 강의와 법문집 ‘꽃과 벌´(김영사)을 통해 국내에 이름이 알려져 숭산 제자 중 가장 대중에게 인기높은 ‘스타 스님´이다. 출가 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무명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본래불성(本來佛性)´을 찾아 주기 위해 고국 헝가리에 유럽 최초의 한국식 사찰 원광사(www.wonkwangsa.net)를 짓는 불사에 매달려 있는 청안 스님. ‘나의 마음이 깨끗해지면 세상이 하나가 된다.´는 숭산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花)´ 사상을 몸으로 펴가는, 한국불교의 대표격 국제포교사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깨달음 얻어 하안거(夏安居) 결제를 사흘 앞둔 16일 오전. 수소문끝에 조계사 일주문에서 만난, 훤칠하게 키가 큰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모았다. 나란히 찻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스타 스님´을 알아본 신도가 거푸 인사를 하는 바람에 여러 번을 멈춰서야 했다. 지난해 11월 숭산 스님 3주기 행사 때 한국에 들어온 이후 6개월 만의 방한. “안거를 나기 위해 들어 왔느냐.”고 묻자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곽에 짓고 있는 원광사 이야기부터 꺼낸다. “한국식 그대로 절을 지으려니 꼼꼼히 챙길 게 많아요. 벌써 두어차례 다녀갔지만 공을 들일수록 손볼 것이 생겨납니다. 이번엔 서까래와 기와 때문에 헝가리 와공들을 대동하고 절집들을 돌면서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양양 낙산사에서 대목장을 만나 ‘한 수´ 배웠지만 출국하는 23일까지 찾아야 할 사찰과 만날 사람들이 많아 바쁘단다. 헝가리의 신도 6명도 함께 들어와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백담사에서 지냈다. 백담사는 숭산 스님이 조실로 주석했던 곳. 스승의 흔적과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니 응당 여느 사찰과는 달리 각별할 것이다. 헝가리 중산층 가정, 의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라난 그가 숭산을 만나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무슨 말을 들었기에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 왔던 혼란을 단박에 털고 벼락 같은 깨침에 닿았을까. 숭산의 제자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청안도 그 유명한 법문 ‘방하(放下)´를 입에 올린다. “오직 모를 뿐, 그저 내려 놓아라. 그런 다음 그냥 하라(Just do it).” ‘내가 누구이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이렇게 살고 있느냐.´는 보편적인 의문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품었을 터. 하지만 그냥 모든 것을 내려 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벼락 같은 해법을 찾았으니 예사 법기(法器)는 아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에서 영어와 헝가리어를 전공한 어학도. ‘내가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 더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냐는 삶에 대한 고민과 의심에 끊임없이 시달렸단다. 이런저런 철학·심리학 책들을 뒤졌고 종교인들의 조언도 받았지만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절친한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관음선종 선방을 다니며 참선을 하다가 선방을 찾은 숭산 스님 법문 자리에서 문답을 통해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한다. “실체가 아닌 나와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진짜 나를 보게 된다. 본디 내 안에 있는 이 불성을 닦게 되면 마음이 맑아지고 세상도 밝아지게 된다.” 헛된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나와 세상에 얽힌 매듭과 관계가 풀린다는 말은 당시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충격이었다. 대학시절 영어 교생으로 있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친 뒤 무심코 학교 잔디밭에 환하게 쏟아지는 빛을 보면서 불현듯 ‘스님´될 생각이 들었고 참선 수행에 깊숙이 빠져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통역사로 일하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의 본산인 미국 프로비던스 선원 겨울 안거를 나면서 결국 출가를 결심, 해인사에서 행자교육을 받고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고 서울 화계사에서 2000년까지 수행 끝에 고국 헝가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숭산스님의 ‘세계일화´ 이어 유럽에 한국불교 전파 한국불교가 좋아 한국 비구가 되었으니 한국에 머무는 게 바른 길이 아닐까. 비구계를 받은 ‘한국 스님´으로 꼬박꼬박 안거도 참여했지만 굳이 헝가리를 택한 이유를 들려 준다. “비구계를 받고 나서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가 전의 나같은 속인들을 위해 길잡이를 할까, 아니면 헝가리를 터전삼아 유럽 포교에 나설까를 놓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1999년 숭산 스님으로부터 외국인 스님으론 사실상 최고 경지인 지도법사 인가를 받고 이듬해 결국 고심 끝에 헝가리를 택했다.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체코, 폴란드 등 발닿는 대로 유럽 각지를 돌며 포교에 나섰다고 한다. “고국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뜻도 있지요. 헝가리서 받은 내 몸과 교육, 집, 음식…. 이런 것들을 부처님 법(佛法)으로 갚자는 것이지요.” 헝가리에서 처음 3년간은 집시들을 위한 작은 선원에서 기거했다. 그러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 사찰들이 유독 유럽에만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스님과 주민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원광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대웅전이며 크고 작은 선방, 탑, 요사채 등 한국 전통사찰 양식 그대로 지으려니 공사가 더디다. 2006년 선방 상량식을 갖고 식당이며 목욕탕 같은 우선 필요한 부대시설을 갖추었지만 주 건물인 대웅전과 명부전, 선방을 다 세워놓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한국불교를 온전히 담고 알리려면 그 그릇(원광사)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단다. 불교 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하나로 모든 사물이 무상(無常)·무아(無我)함을 모르고 갈애(渴愛)를 일으켜 윤회(輪廻)의 원인이 된다는 근본적 번뇌 무명(無明). 24년간의 무명에서 깨어나 한 줄기 빛과도 같은 깨침을 얻었다는 뜻이 담겼을까. 스님이 그토록 애착을 갖는 원광사의 이름 뜻이 궁금해졌다.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관세음보살이 이름을 점지해 주셨다.”며 웃음을 피우더니 이내 정색을 한다.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은 한국불교와 일본, 티베트 불교의 차이점을 모르지요. 그 모르는 상태에서 제가 숭산 스님에게 받았던 것처럼 한국불교를 통한 깨침을 얻게 해주는 게 제 소명입니다.” 예상대로 그랬다. ‘모든 사람이 각자 갖고 있는 불성을 닦아 지혜와 자비, 보시행을 이뤄 세상을 밝히자.´ 본래의 빛, 불성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출가의 원을 세운 지 어언 20여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과 무명의 번뇌는 말끔히 소멸한 것일까. 오래 전에 제 이름을 잊어 버렸다는 청안 스님. 그는 스님의 본분은 끊임없이 수행하는 것뿐이라고 거듭 말한다. “끊임없이 버리고 내려 놓는 것이지요. 오직 모를 뿐 그냥 할 뿐입니다.” 한국불교를 삶의 또 다른 길로 선택한 푸른 눈의 납자가 가꾸는 ‘세계일화´의 꽃은 소문대로 튼실했다. 끊임없이 ‘스타 스님´을 찾는 손 전화의 울림들이 인터뷰를 힘들게 한다. 결국 스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누구인가의 전화를 받고는 서둘러 일어서며 한 마디를 남긴다. ‘Just do it´. 글·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청안 스님은 ●1966년 헝가리 출생 ●1990년 참선 수행 시작 ●1991년 숭산 스님 법문 듣고 불교 귀의 ●1992년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 졸업 ●1993년 미국 프로비던스 선 센터서 동안거 중 출가 결심 ●1994년 한국 입국 ●1995년 해인사서 사미계 수지, 이후 2000년까지 화계사서 수행 ●1996년 통도사서 비구계 수지 ●1999년 숭산스님으로부터 지도법사 인가 ●2000년 헝가리 귀국, 관음선원 주지 취임, 유럽 각지 돌며 참선지도 ●현재 부다페스트 외곽에 원광사 건립 불사 중
  • 금연 열풍 탓 해외로 눈돌린 KT&G 터키에 첫 공장

    금연 열풍 탓 해외로 눈돌린 KT&G 터키에 첫 공장

    “아시아와 중동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KT&G가 17일(현지시간) 터키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지금까지는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 미국 등지에 진출했으나 유럽은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남아 있었다. 때문에 KT&G는 2006년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세계 현지화 전략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먼저 동유럽 요충지인 터키에 해외 첫 공장을 준공했다. 유럽시장의 교두보를 삼기 위해서다. KT&G가 터키를 주목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터키는 세계 7위의 담배 소비국으로 연간 55억갑을 소화한다. 유럽 진출에 앞서 자체적으로 큰 시장이며 중동지역과도 맞붙었다. 터키 전매청의 민영화로 시장진입의 기회가 생겼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에쎄’ 인지도가 형성됐다. 무엇보다도 터키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사되면 터키를 통해 유럽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KT&G의 매출은 2002년 민영화 당시 1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 4000억원으로 33%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3474억원에서 6611억원으로 2배가 됐다. 흡연율이 떨어지고 담배 시장 개방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성적이면 ‘A학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내에 안주해선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다. 담뱃갑 디자인을 바꾸고 신제품을 쏟아내도 웰빙 추세에 따른 ‘금연 열풍’은 경영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다. 곽영균 사장은 해법을 해외에서 찾았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라크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세일즈에 나섰다. 현재 몽골, 터키, 이란 등에 현지법인을, 베이징에는 현지사무소를 뒀다. 미국 현지법인은 철수했다. 하지만 세계 메이저 회사들이 각축하는 유럽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품질 차원이 아니라 기호 식품인 담배의 인지도가 워낙 낮아서다. 미국계 말보로와 영국계 던힐 등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한국 담배는 낯설었다. KT&G는 돌파구를 2006년 10월 칸 면세박람회에 찾았다. 세계 면세담배 판매량의 60%는 유럽에서 팔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5%를 훨씬 앞선다. 유럽을 뚫지 않고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담배업체 대열에 낄 수가 없다.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KT&G는 지난해 동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지 로컬 유통업체와 협상해 EU 회원국인 불가리아 일부 면세점에 ‘에쎄’를 집어넣었다. 지금은 서유럽 국가의 면세점에 진출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KT&G 관계자는 “지금은 면세점 진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지도만 올라가면 세계 메이저 업체와 품질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키 공장은 생산 규모가 연간 20억개비(1억갑)로 내수용과 수출용 등으로 나뉜다.2012년까지 40억개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쎄와 디스 등이 주력제품이며 판매가격은 1갑당 2600∼2700원 수준이다. 국내 담배사업은 1899년 궁내성 내장원 삼정과의 설립을 모태로 한다. 이후 전매청 등 정부투자기관을 거쳐 2002년 정부지분 매각으로 완전히 민영화됐다. 국내 담배시장은 1988년 개방됐으며 KT&G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9%까지 떨어졌다. 계열사로는 한국인삼공사와 영진약품이 있다. 지난해 40여개국에 에쎄 등을 373억개비, 금액으로는 4억 1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포스코,KT와 함께 성공한 ‘3대 민영화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간 1009억개비를 생산하는 세계 5위의 담배업체로 성장했다.2010년까지 사회공헌활동에도 2800억원을 쓸 계획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부양책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규제완화와 세금감면 및 유연한 통화정책 등을 통해 투자촉진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물가상승은 유가나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비용측면이 강한 만큼 금리인하로 기업의 비용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대안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격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시장개입 불사해야? 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기업환경개선과 규제완화 등 구조적인 개편을 통한 투자촉진책과 병행해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지만 현실적으로 대처 방안은 뚜렷치 않다.”면서 “이런 경우 재정을 확장하면서 조기에 집행하는 한편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등 경기 사이클을 관리하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겸임 교수는 “선진국들이 규제가 너무 약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만 규제를 푸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행정 편의적 규제나 후진국형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하지만 법무부가 밝힌 차등 의결권이나 포이즌 필 등 선진국형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시장이 정부 개입을 원한다면 과감히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안정만으로는 물가 못 잡는다…가격규제와 노사정 대타협을?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만큼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환율 상승이 무조건 나쁘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물가와 성장의 교집합을 찾아나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적자가 현재 큰 폭이 아닌 만큼 어느 정도 환율 조정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을 보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물가상승 기대감은 임금 등 모든 물가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관세·조세 인하와 함께 노사정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오석 원장은 “금리를 낮추면 통화가 풀려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논리가 있지만 지금은 ‘코스트 푸시’에 의한 물가상승으로 금리를 낮추면 기업의 비용부담이 줄고 투자촉진으로 성장을 높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적자 폭 줄이려면 서비스업 개혁해야 최성호 경기대 서비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성장의 돌파구는 서비스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에서 충족하는 의료·교육 서비스를 국내로 돌리려면 인프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도 피상적이어서는 곤란하며 행정기능에 초점을 맞춰 교육여건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비스산업 육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봉현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 실장은 “서비스업이 자체 경쟁력이 있어 고용과 생산비중이 높아졌다기보다는 제조업에서 밀려난 구조조정의 여파일 수 있다.”면서 “국내에 외국 수준의 서비스 공급을 늘린다고 수요가 쉽게 창출될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 산업이라는 개념이 너무 다양하고 정부가 산업정책 차원에서 이를 육성할 여지도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백문일 김재천 이두걸기자 mip@seoul.co.kr
  • [MB노믹스 첫 시련-무역적자](하)해법은 있나

    [MB노믹스 첫 시련-무역적자](하)해법은 있나

    무역수지 방어책을 묻자 민(民)·관(官)을 떠나 거의 똑같은 대답이 되돌아왔다.“지금의 무역적자는 생필품이나 다름없는 고유가와 고원자재가(수입)에 기인하는 만큼 뾰족한 처방전이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수출’에 눈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출이 지금 잘 되고 있는데 수출 얘기를 꺼내면 생뚱맞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해법은 수출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올 들어 수출은 1월(15.4%),2월(20.2%)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장 연구원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수출이 벌써 꺾였어야 했는데 의외로 잘 버텨주고 있다.”며 “그렇다고 하반기 수입 안정만을 정부가 기다렸다가는 발등 찍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가와 원자재가가 하반기부터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추세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닌 만큼 지금부터 수출을 더 늘리는 데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곡물머니 공략하라” 그는 특히 “오일머니와 곡물머니가 넘치는 나라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동,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의미한다. 지난해 중동권으로의 우리나라 수출액은 197억달러다. 전년보다는 크게 늘었지만 비중(5.3%)은 동구권(5.6%)보다 낮다. 브라질 수출비중(0.9%)은 1%도 안 된다. 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어 걱정”이라며 “새 정부는 수출을 국정과제 1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조 사장은 “물류비용, 외환수수료, 준조세 등 수출과 관련된 각종 비용과 규제를 과감히 덜어주고 기업들의 해외 시장개척단 파견이나 해외전시회 참가에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좀 구식이기는 해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수출점검회의도 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절약 캠페인도 필요 권영대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에 원자재가 등이 안정돼도 수출 둔화로 무역수지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원자재 수급 조절과 수출 채산성 회복에 좀더 신경쓰고 각종 세제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협회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자재인 프로판과 부탄의 할당관세(1.5%)를 없애달라고 요구한다. 관세를 한푼도 안 내는 나프타와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항변이다. 협회는 이들 관세만 없애도 100억원의 가격경쟁력이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만드는 업체나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고 에너지절약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환율수단 동원은 엇갈려 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은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발효가 중요하다.”고 꼽은 뒤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보전하고 환율 안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수출을 살리기 위해 환율정책을 쓰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내년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며 환율정책 동원에 반대했다. 한 상무는 “올해 무역수지는 적자에 가까운 균형을 보일 것”이라며 “이 정도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인위적으로 무역적자를 방어하기보다는 당분간 관망하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총리 “FTA 협상문 내주라도 공개”

    한덕수 국무총리는 10일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특위 위원들에 대한 협상문 열람 허용 문제와 관련,“모든 것이 변경될 수 있다는 조건 하에서 다음주에라도 협상문을 공개(열람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가 왜 FTA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만 협상원문을 공개하지 않느냐.’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그것은 정말 정부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각당 의원들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를 비롯한 경제분야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한·미 FTA 협상결과에 대한 평가와 후속 보완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한·미 FTA 찬반 양대 진영의 ‘논객’격인 한 총리와 민노당 심 의원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공방으로 눈길을 끌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미 FTA 체결에 따른 농업분야 피해대책과 관련,“2004년 수립된 119조원 투융자계획을 올해 예산확정 때 전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업 피해규모와 관련,“애초 관세철폐 유예기간을 10년 정도로 봤을 때 피해규모를 8조 9000억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훨씬 긴 15∼20년의 유예기간을 받은 만큼 피해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며 “자세한 숫자는 4월 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는 예상대로 한·미 FTA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찬성론자들은 협상타결을 긍정 평가하면서 피해분야 보완대책 수립을 주문한 반면, 반대론자들은 농촌 붕괴와 양극화 심화 등 심각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며 협상 철회를 촉구했다. 농업분야 피해대책을 놓고도 극명하게 엇갈린 해법이 쏟아졌다. 같은 당 의원들끼리도 찬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주장을 쏟아냈다. 찬성론자들은 농업분야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한 데 반해 반대론자들은 농업·농촌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美 유학생 10만명 만든 한국교육

    2006년 말 현재 미국에 유학 중인 외국 학생 가운데 한국 학생이 가장 많으며, 그 수는 9만 3728명에 이른다고 미 이민관세국(ICE)이 최근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이 미국 유학생 숫자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같은 통계에서도 한국은 인도·중국·일본·타이완 등을 누르고 최다 유학생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그 수가 급증한다는 데 있다.2005년 말에는 8만 1616명이던 것이 1년새 1만 2000여명(14.8%)이나 늘어나 곧 10만명 시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유학생이 많은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외국에 나가 앞선 분야의 지식과 문물을 받아들여 개인과 국가의 발전을 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유학 열풍’에는 이같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훨씬 더 심각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공교육 현장은 끝없는 입시경쟁, 집단따돌림, 폭력으로 얼룩져 이미 황폐했고 이를 사교육으로 충당하자니 경제적·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것이 이 사회의 교육 현실이다. 따라서 등 떠밀리다시피 해 온가족이 교육이민을 떠나거나 ‘기러기 가족’이 되는 일이 흔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도피성 유학’을 차단하는 해법은 하나뿐이다. 국내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교육당국의 정확한 현실 파악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상태로 평준화 정책을 고집하면서, 특목고 등을 둘러싼 고입 경쟁은 경쟁대로 방치하는 것이 옳은가를 따져봐야 한다. 학생·학부모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소화할 수 있게끔 유연성 있는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대학을 비롯한 각급학교 운영진·교원들도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경쟁력을 키우고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녀를 키우기에 적합지 않은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 [[한·미 FTA 협상 시한 D-2]] ‘쇠고기 검역’ 막판 핵심 열쇠로

    ‘뼈 있는 쇠고기’ 검역 문제가 막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 협상단이 협상 기간 내에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만족할 만한 ‘솔로몬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측은 FTA 협상 마감 시한이 임박하면서 쇠고기 검역 문제에 집착하고 있다.FTA협상이 타결돼도 ‘뼈 있는 쇠고기(LA갈비)’ 수출이 안 되면 의회 비준이 어렵다고 압박한다. 때문에 FTA 정식 의제인 쇠고기 관세 철폐 문제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미국측 요구는 간단하지만, 수용하기에 난감한 조건이다.FTA협상 체결과 함께 “한국이 ‘뼈 있는 쇠고기’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재개 일정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합의 문서를 추가로 교환하자는 것이다. 구두 약속은 구속력이 없다며 거절한다. 반면 우리측은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려운 처지다. 안전성 여부는 둘째 치고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줄곧 쇠고기 검역 문제가 FTA의제가 아니라고 외쳐온 터라 막판에 FTA 협상과 연계해 양보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등급 판정 결과가 예상과 달리 위험한 것으로 나올 경우 후유증이 크다. 때문에 두 나라 협상단은 문서로 합의하되 시기를 조정하는 대안 등을 검토 중이다. 협상단에 따르면 우리측이 ‘5월 OIE 판정 이후 서면 약속’을 고수하자, 미국측은 ‘양국 대통령이 FTA 협정문에 사인하는 6월 전 서면 확약’ 등 수정안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미 FTA협상 ‘빌트인 방식’ 시도하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이영표기자|서울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고위급 회담이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서울에서 열린 농업 고위급 회담은 일정을 하루 늘려 22일 민감 농산물에 대한 관세조정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으나, 쇠고기·오렌지 등 초민감품목은 장관급 회의로 미뤘다. 워싱턴에서 22일 오전(한국시간)까지 열린 수석대표 회의에서도 주요 쟁점들을 절반으로 추려 다음주 통상장관급 회담으로 넘겼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20일(현지시간) 저녁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서울에서 열릴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다룰 최종 쟁점은 10개 미만이며 최종 타결시점은 한국 시간으로 30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수석대표는 “이제 나올 것은 다 나왔으며 ‘주고받기’를 진짜로 하게 된다.”면서 “1∼2개 정도가 마지막까지 절충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후까지 남을 핵심 쟁점들로 농업과 자동차, 섬유, 개성공단, 방송·통신 서비스 등이 꼽힌다. 김 수석대표는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는 사안은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나중에 협의할 의제로 규정하는 기술적 해법이 시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6∼3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릴 끝내기 협상에서도 타결되지 않은 소수 쟁점들은 나중으로 넘기고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핵심쟁점은 쇠고기 검역과 민감농산물의 관세철폐 문제다. 한·미 고위급 협상단은 21일 5월 국제수역기구(OIE)의 광우병 등급 판정 이후 ‘뼈있는 쇠고기(LA갈비)’의 전면 수입 개시 시점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이달 말까지 ‘5월 LA갈비 수입’을 합의하지 않고는 의회에서 FTA 비준이 어렵다.”며 압박했다. 이에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OIE 판정은 구속사항이 아니며, 최종 결정전 뼈 수입 문제를 미리 논의하자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자동차 미국이 쇠고기와 함께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게 바로 자동차다. 이 때문에 협상단 주변에서는 농업과 함께 협상을 깰 수 있는 딜 브레이커로 자동차를 꼽는다.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은 “자동차 협상 진도가 제일 더디다. 새로운 진전이 없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양측이 융통성을 가지면 합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만 양보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문제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의 영토에서 생산된 제품에 해당된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6자회담과 맞물려 북·미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이같은 미국의 확고한 입장에 변화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혜민 단장은 지난 19일 수석대표 회의 첫날 직후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개성공단 문제가 김 수석대표가 언급한 ‘빌트인’ 방식으로 해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즉 FTA협정문에는 포함하되 특례인정 범위 및 대상 등은 북·미관계 진전을 봐가며 별도로 협상하는 식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tomcat@seoul.co.kr
  • 한·미 車·농산물 ‘진통’…농업협상 ‘팽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 둘째날인 9일 양측은 농산물과 자동차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섬유 등 다른 핵심 쟁점도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타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에 이어 기술장벽(TBT)과 정부조달 분과에서는 사실상 타결을 이뤘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9일 서울 하얏트호텔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리셉션에 참석해 “이번 협상에서 핵심쟁점을 제외하고 거의 다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협상이 고비를 맞고 있다. 홍영기 자동차작업반장은 “미국측의 자동차 요구 수준이 높다.”면서 “미 의회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의약품 요구는 약해지고 대신 자동차 요구가 강해졌다.”고 자동차 분야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미측 분위기를 전했다. 농업 협상은 예상대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배종하 농업분과장은 “우리는 민감품목을 기타로 분류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반해 미측은 예외없는 관세철폐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유 분야도 미국이 요구한 세이프가드 문제는 일정 정도 진전이 있었으나 우리측이 요구한 관세특혜할당에 대해 미측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난색을 표명,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한편 리셉션에 참석한 홍재형 국회 한·미 FTA특위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언론에서 거론되는 협정문에 유보조항으로 넣은 뒤 추후 논의한다는 2단계 접근법에 대해 “그런 수준의 해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美 최악의 ‘쌍둥이 적자’

    美 최악의 ‘쌍둥이 적자’

    미국이 또다시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763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5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미국 상무부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전년도(7167억달러)보다 6.5% 늘어난 것으로 초당 2만 4000달러의 적자가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한층 강화된 무역공세가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 등 환율조정 압력과 지적재산권 침해, 보조금지급 등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압박이 강도를 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록적인 무역적자에 재정적자까지 더한 사상 유례없는 ‘쌍둥이 적자’와 관련,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행정부에 유례없이 강경한 대외적인 대응을 공식 주문하고 있는 까닭이다. 대외 시장개방 확대와 지재권보호 강화, 위안화 등 외국 환율의 절상 등이 단기적으로 ‘약발’이 먹히는 해법일 수밖에 없는 탓이기도 하다. ●강경한 민주당의 주문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 일본 및 유럽연합(EU)을 ‘빅 3’로 표현하면서 이들이 미국에 적용하고 있는 무역 장벽과 불공정 관행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공동 서명한 서한은 백악관이 중국과 일본의 ‘환율 조작’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고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했다. 또 중국의 지적재산권 및 특허권 보호 미흡 등도 WTO로 이관토록 요구했다. 이와 함께 EU의 ‘차별적 관행’도 WTO에 제소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보조금을 받는 중국 제품에 대해 상무부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더욱 강하게 손질토록 요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한국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은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가 출석해 14일 열리는 하원 세출위 청문회에서 무역적자 해소책을 강하게 따지기로 했다. 현재 의회에는 중국 등에 초점을 맞춘 무역적자 해소 법안들이 계류돼 있어 주목된다. 행정부에 강력한 조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전통적 지지세력인 노동조합 및 노동자계층의 요구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외환시장 불안 5년 연속 기록적인 적자의 지속은 달러화 가치 절하 등 ‘불균형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 부동산시장 거품, 쌍둥이 적자등 미국경제의 ‘3대 불안요인’이 미국발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달러 약세가 장기화되고 일본 엔화 및 유로화 강세 등으로 외환시장 불안은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2325억달러로 2005년의 2015억달러보다 310억달러나 증가했다.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도 전년도보다 7.2% 뛴 88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외 수출은 1조 438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12.8% 늘었으며 수입도 2조 2010억달러로 10.5% 증가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정부 “PSI 참여 유보” 공식선언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가 신속하고도 강력한 제재 결의안(1718호)을 채택한 지 14일로 한달을 맞는다. 북핵해법을 두고 국내적으로 ‘전쟁불사론’과 ‘전쟁불가피론’이란 극단적 논쟁 속에 극적인 6자회담 재개 합의가 이뤄졌다. 13일 정부는 ‘한반도의 특수한 지위’를 천명하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참여 유보를 공식 선언했다.PSI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역외 훈련시 참여의 길을 열어놓긴 했으나, 정식참여를 배제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는 ‘불안한 줄타기’ 형국을 예고하고 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하다” 박인국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과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은 이날 내외신 브리핑을 갖고 지난 한달간 정부가 마련한 유엔안보리 이행 결의안과 PSI참여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박 실장은 “PSI에 대한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며 우리의 판단에 따라 참여범위를 조절한다.”면서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의 활동은 우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남북해운합의서 등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세 본부장은 안보리 결의안 이행과 별도로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조치들을 설명했다. 쌀·비료 지원 중단, 경공업·원자재 제공 유보 등을 언급하며 미사일 발사 이후 당국의 지원과 경협, 민간 교류액 3억 6940만 달러 가운데 80% 이상이 중단됐다.”면서 “이 정도 규모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정치적 논리에 휘말려, 핵 실험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어정쩡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제사회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에 대한 정부의 해명이다. ●한반도 특수성 국제사회에 먹힐까 이같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특수지위’ 부각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대북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대체적 분위기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12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압박 일변도의 대북 정세에서 변화한 상황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지난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의 패배다. 미국 정세의 변수가 당장 미국의 북핵 태도에 영향을 줄 것 같진 않아 보인다. 15일 베트남서 개최될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간 협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거친 뒤 12월 초·중순쯤 개최될 6자회담의 진전 여부에 따라 우리의 입지도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 약속 이후 대외적 언급은 삼간 채 핵보유국 이미지를 내세우며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비, 내부 결속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총련계 잡지인 조선신보 등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통한 핵군축 회담 가능성을 내비침으로써 6자회담에서 간단찮은 논리로 나올 것을 시사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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