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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름값 환원 부담감 유류세 인하로 잠재워라

    정유사들이 3개월간 시행해 온 기름값 100원 할인 조치가 다음 달 6일 종료되는 것을 앞두고 주유소에서는 기름 품귀 현상이 이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출고나 판매 조정 등 위법행위에 대해 영업허가 취소 등 강경초지를 취하겠다는 엄포만 놓고 있다. 사태를 연착륙시킬 실효적 방안은 없다. 어제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도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기름값 환원이 불과 1주일 앞인데 너무 한가한 것 아닌가. 현장에서는 상당수 주유소들이 할인 종결에 대비해 은밀히 물량 확보에 나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유사들이 공급물량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국내 기름값을 자극한다. 대책 없는 소비자들만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엄포만으로는 이런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특히 휘발유값이 한꺼번에 ℓ당 100원씩 뛰어오르면 자영업자나 서민 등 소비자들이 받는 충격은 크다. 그런데 현재 검토 중인 관세 인하만으론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 현행 3%인 관세를 0%로 낮출 경우 국내 휘발유값을 ℓ당 21원 낮추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비축유 방출로도 기름값의 갑작스러운 인상 충격을 흡수할 수 없을 것이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는 전기·버스·지하철 등 개인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인상된다.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기름값이 환원되면 물가 충격은 배가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우격다짐으로 정유사들을 압박해 기름값을 억지로 끌어내린 후유증으로 초래됐다. 분명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그동안 정유사와 주유소를 쥐어짰으면 정부도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유사·주유소를 압박만 해서는 안 된다. 기름값 할인 종료를 연착륙시킬 방안은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금이 잘 걷히고 있다. 소득세·법인세·부가세가 각각 수조원씩 더 걷히고 있다고 한다. 지식경제부가 요구하는 유류세 인하 여력이 있는 셈이다. 재정경제부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유류세를 인하, 기름값 환원 불안감을 잠재우기 바란다. 실기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기름값이 안정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내리는 게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정유사들도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환원하면 충격 완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 쌀 조기 관세화 한·미 FTA 비준 뒤로 연기

    쌀 조기 관세화 한·미 FTA 비준 뒤로 연기

    정부가 늘어나는 쌀 재고량 해결을 위해 추진 중인 ‘쌀 조기 관세화’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통과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당국자는 16일 “쌀 조기 관세화는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고 한·미 FTA 비준 이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되는 즉시 외교통상부와 바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2004년 우루과이라운드(UR) 재협상에서 쌀 관세화를 유예한 기한은 2014년까지다. 관세화 유예 대신 매년 수입되는 의무수입물량(MMA)은 국별 쿼터와 글로벌 쿼터로 나뉜다. 중국·미국·태국·호주로 구성된 국별 쿼터는 매년 20만 5228t으로 정해져 있다. 4개국을 제외하고 각 나라의 경쟁을 통해 수입되는 글로벌 쿼터는 매년 늘게 된다. 2011년 기준으로 14만 2430t인 글로벌 쿼터는 2014년에는 20만 3472t으로 늘어난다. 쌀에 관세를 붙일 경우 쿼터 간 장벽의 의미가 없어져 글로벌 쿼터로만 운영된다. 정부는 관세율이 200~390%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제·국내 쌀값이 약 1.8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수입량은 오히려 줄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쿼터량이 5만 76t으로 정해져 있는 미국 역시 쌀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미국 수입 물량이 글로벌 쿼터로 바뀌면 미국 쌀 수출업체들이 반기를 들어 한·미 FTA 비준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면서 “한·미 FTA 비준이 늦어도 8월까지는 통과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안이 계획대로 통과되더라도 쌀 조기 관세화 시점에 대해서는 부처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관계자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서 선진국들이 쌀 관세율을 놓고 압박하면서 글로벌 쿼터 증량을 요구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쌀을 관세화하는 것은 쌀 수입을 덜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쌀 관세화가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 유지와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쌀 조기 관세화를 전면 시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시점을 타진 중이다. 이 계획을 실행하려면 시행 3개월 이전인 9월까지는 농민단체를 설득시켜 세계무역기구(WTO)에 의사 표명을 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한·미 FTA 비준안이 늦어도 8월까지는 통과될 것으로 보고 쌀 조기 관세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한·EU FTA 파문, 한나라당 현주소 아닌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4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비준안이 부결됐다. 외통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EU FTA 체결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대책 등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다시 듣기로 했다. 하지만 4월 국회 처리를 기대하는 한나라당과 6월 국회에서 재논의하자는 민주당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이 이렇게 꼬인 데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비준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외통위 소위의 FTA 부결 사태 전말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의원 2명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 4명 중 홍정욱 의원이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며 기권을 선언하고 퇴장하는 바람에 가결에 필요한 4표를 얻지 못했다. 당론으로 정해진 한·EU FTA 비준안이 여당 국회의원 한 사람의 소신 때문에 첫 관문에서 좌초된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외교통상부의 FTA 준비 과정도 무성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한·EU FTA 합의문을 번역한 한글본에서 207군데나 오역이 발견돼 국무회의를 세번 거치고 국회에도 세번씩이나 제출했다. 통상교섭본부의 이러한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 이것도 모자라 야당 의원에게 “공부 좀 하라.”며 막말을 퍼부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자세는 또 뭔가. 반성의 빛이 전혀 안 보인다. 4월 비준이 무산되면 6월 임시국회에서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EU FTA의 잠정 발효(7월)를 앞두고 이행법안 처리 등 준비기간도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이미 지난 2월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정치권은 한·EU FTA 비준 지연이 한·미 FTA 비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한·EU FTA가 발효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한·미 FTA 비준을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EU FTA 발효를 미의회의 한·미 FTA 비준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여권은 야당을 탓하기에 앞서 구성원 사이에 FTA 철학부터 공유하기 바란다.
  •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참 딱한 노릇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치솟는 물가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5%나 뛰었다. 27개월 만에 최고다. 1월 4.1%에 이어 2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2%나 급등했다. 기름값은 12.8%, 농축산물 등 신선식품 지수는 25.2%나 올랐다. 1월 식품물가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11.6%)다.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한 물가고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몰아친 ‘피플파워’ 여파로 ‘3차 오일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데다 국제 곡물·원자재 값의 폭등세도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택한 초저금리·고환율, 사상 최악의 구제역과 이상한파 후폭풍 등 대내적인 악재도 여전하다. 물가 앙등이 장기화·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과 지난주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시적인 접근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가격통제와 고통분담 등 1970~80년대식 낡은 정책수단에 힘을 실은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사실 이같은 물가 상황은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다. 정부가 좀 더 선제적으로 정책수단을 구사했더라면,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연초부터 기업들을 윽박질러 가격을 끌어내리려다 ‘관치 논란’에 휘말린 데다 돌발적인 ‘중동변수’를 만나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힌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한 이후 ‘물가관리 부처’를 자임하고 나선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이 줄줄이 정유사와 통신사, 식품·유통업체 등을 압박했다. 일부 기업들의 생색내기 가격인하가 있었지만 물가 오름세를 잡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가격을 통제해 물가를 잡으려다간 오히려 물가를 밀어 올리게 됨을 역사는 증명한다. 정부의 압박이 아무리 거세도 기업은 결코 이문 없이 물건을 팔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경제관료들이, 직접적인 가격통제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다. “권력의 의중을 살핀 탓”이라는 업계의 볼멘소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정책 주무 장관이 “정부의 정책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토로할 만큼 정말 정부의 물가 처방전은 바닥이 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경제운용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5% 성장-3% 물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욕심을 접지 않고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현실에 맞게 금리와 환율을 운용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해야만 물가 오름세의 맥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를 낮추고 고환율 포기로 수입원가를 떨어뜨려 대외적인 인플레 압력을 줄여야 한다. 환율이 10% 정도 떨어지면 수입물가를 1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수출과 국제수지가 호조인 만큼 환율 하락의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목표성장률 5%에 기준금리 2.75%도 정상 수준은 아니다. 4% 수준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목표성장률을 낮춘다는 것은 국민에게는 경제적 고통이 뒤따르는 일이다. 아울러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당장 4·27 재·보선, 나아가 내년 총선·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대통령’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누가 표 떨어지고 인기도 떨어지는 선택을 하고 싶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성장률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하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서민의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을 윽박질러 물가를 어찌해 보겠다는 ‘비시장적 발상’에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시장경제는 가격에 순응해서 일하는 것”이라는 어느 경제학자의 말이 새삼스러운 요즘이다. obnbkt@seoul.co.kr
  • 돈육 6월까지 무관세… 물가잡기 ‘올인’

    돈육 6월까지 무관세… 물가잡기 ‘올인’

    정부의 전방위 물가 압박에 생활필수품인 공산품값이 일부 내리고 있다. 그러나 혹한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물량 부족에 구제역 발병에 따른 유통상의 어려움까지 겹쳐 농수산품값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다. 정부는 구제역 사태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오는 6월 말까지 수입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들여오기로 했다. 25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T-gate(가격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4일에 수집된 생필품 79개 품목의 평균 가격은 일주일 전에 비해 51개(64.6%)가 내렸고 27개(35.4%)만 인상됐다. 일주일 전에는 내린 품목이 36.7%였다. 내린 품목은 두루마리 화장지(-11.4%), 혼합조미료(-7.1%), 케첩(-5.8%) 등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공산품은 더 내릴 가능성도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가공식품 가운데 상당수 품목이 (가격결정 과정에서) 담합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돼지고기가 일주일 사이에 5.3%나 올랐고 과일주스가 3.8%, 두부가 3.5% 올랐다. 돼지고기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냉동 돼지고기 6만t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삼겹살 1만t과 햄·소시지 등의 원료로 쓰이는 안심과 등심 등 5만t이 대상이다. 현재 25%인 관세율 대신 제로 관세율이 이달부터 6월까지 적용된다. 이와 함께 각각 관세율이 10%인 냉동 고등어와 냉동 명태피레트(명태포)도 관세율 0%가 적용된다. 육류와 수산품은 냉동된 상태로 유통시킬 수 있고 정부 비축물량이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농수산식품부는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갈치, 동태를 하나로마트와 수협 바다마트 등을 통해 풀고 있다. 하나로클럽 목동점 관계자는 “1마리당 2500원을 1400원에, 고객 1인당 2마리 한정으로 팔고 있다.”며 “하루 판매량인 300마리가 하루에 거의 소진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혹한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농산물이다. 수협 바다마트 노량진점 관계자는 “한파에 기름값까지 올라 하우스 기름 보일러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상품도 크지 않다.”며 “보온 배송에도 한계가 있어 유통 과정에서 호박이나 상추가 얼어버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서울 양재동에 사는 주부 윤모(44)씨는 “배추를 두 포기 사려고 (하나로마트에) 왔는데 결국 하나만 샀다.”며 “올 설에는 가짓수나 양을 좀 줄여야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한 포기당 3565원 하던 배추는 24일 5104원으로 43.2%나 올랐다. 주부 김모(46)씨는 “재래시장이 마트보다 가격이 30%가량 싼 거 같다.”며 “이번 설 용품은 다 재래시장에서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전국 재래시장과 대형유통업체의 제수용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재래시장이 최대 27%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지혜·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희토류 전쟁 내년에도 계속된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관세를 인상하고 내년 상반기 희토류 수출쿼터를 축소하는 등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자 미국 등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거론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내년에 중국과 서방국가 간의 희토류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중국 정부는 환경과 자연보호 등을 이유로 내년부터 일부 희토류 제품의 수출관세를 현행 15%에서 25%로 상향조정한 데 이어 내년도 상반기 수출쿼터를 올해의 1만 6304t보다 11.4% 줄어든 1만 4446t으로 줄인다고 지난 28일 발표했다. 당장 미국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쿼터 축소방침 발표 직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측에 이 같은 우려 입장을 전달했으며, 관련 당사자들과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희토류 수출 규제를 철회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WTO 분쟁 해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400여개 품목에 대해 내년 4월부터 특혜관세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등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일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번 기회에 희토류 주도권을 더욱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희토업협회를 내년 5월쯤 발족시켜 정부와 호흡을 맞춰 희토류 광물 채굴, 정제, 희토제품 생산, 수출 등을 조율토록 할 방침이다. 민간조직 뒤에서 희토류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전 세계 희토류 수요의 90% 이상을 독점적으로 생산해온 중국은 지난해 만든 ‘2009~2015년 희토공업 발전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희토류 연간 수출 규모를 3만 5000t 이내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전체 수출물량은 3만 258t으로 지난해 보다 40%나 줄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한·미 FTA 타결-무엇을 얻었나] 긴박했던 협상 뒷얘기

    2007년 6월 이후 3년 5개월이나 교착상태에 빠졌던 협상을 재개하는 만큼 한국과 미국 대표단 사이에는 치열하고도 숨막히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먼저 선공을 한 것은 미국이다. 본격 협상 전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마치 주문을 외듯 “한국산 자동차가 한해 미국에서 79만대가 팔리는 데 반해 미국산이 한국시장에서 7000대 판매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언론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악의적으로 과장됐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45만대 정도다. 나머지 34만대의 대부분은 현대·기아차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차량이었다. 공정하게 계산하려면 GM대우가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국내에서 판매한 11만 5000대는 앞서 미국이 말한 미국차 수출량 7000대에 합해야 한다. 커크 대표는 적어도 ‘79만대 대 12만 2000대’라고 말해야 한다. 미국은 ‘쇠고기 개방’이라는 히든 카드도 썼다. 지난 9월 최석영 FTA 교섭대표와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가 일본 센다이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는 동안 미국은 언론 등을 통해 미국의 요구가 자동차와 쇠고기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사실 미국이 FTA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를 논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2008년 ‘촛불정국’을 맞아 우리 정부가 “쇠고기 문제를 협의하자.”고 요청했을 때, 미국은 “쇠고기는 FTA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쇠고기 문제를 흘린 것은 한국의 약점을 공격할 카드가 있다는 식의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FTA 협정문 어디에도 쇠고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곳은 없다. 같은 전략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직전 열린 협상에서도 계속됐다. 협상 막판 미국 측은 협상 테이블에 쇠고기 관련 자료를 잔뜩 올려놓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 문제를 협의할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쇠고기 문제를 의제로 삼는다면 더 이상 협의에 응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예상 외로 뻣뻣한 한국의 태도에 협상이 결렬되자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정치적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양국 협상단은 지난달 30일 미국 컬럼비아에서 다시 협상 꾸러미를 풀었다. 미국은 관세철폐 기간 연장을 비롯해 자동차 분야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한국은 돼지고기 관세철폐 시기 연장과 미국에 파견된 근로자의 비자연장 문제 등을 내놓았다 미국은 협상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USTR는 한국 협상단이 귀국 비행기에 타고 있는 동안 ‘동시 발표’ 약속을 깨고 자동차 부문에 대한 주요 협상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미국이 결례라는 것을 알면서도 의회와 국내 업계를 설득하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종훈 본부장은 미국을 떠나기 전 “미국이 그만큼 이번 협상에서 국내 언론과 정치적으로 몰렸다는 방증”이라면서 “상대편으로부터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미 FTA 타결-무엇을 얻었나] 돼지고기 2016년 無관세로… 의약품 특허연계 3년 유예

    [한·미 FTA 타결-무엇을 얻었나] 돼지고기 2016년 無관세로… 의약품 특허연계 3년 유예

    한국은 미국과의 FTA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부문의 양보를 크게 한 대신 양돈과 제약, 비자 등의 분야에서 이익을 챙겼다. 또 미국 상·하원의 거센 압박에도 쇠고기를 공식적으로는 거론하지 않은 것도 이득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이익의 균형’을 맞춘 최대 성과로 거론하는 것이 냉동 돼지고기의 관세철폐 시한을 늦춘 대목이다. 2007년 6월 처음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됐을 때 2014년부터 철폐하기로 했던 냉동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25%) 철폐시한을 2년 미뤘다.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돼지고기 중 금액 기준으로 67%(2007~2009년 평균 1억 6662만달러)는 목살과 갈빗살 등 얼린 돼지고기다. 그동안 국내 양돈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던 대목이다. 이번 추가협상에 따라 현재 25%인 관세율은 발효 첫해인 2012년 1월 16%로 떨어진 뒤 해마다 4% 포인트씩 낮아진다. 연도별 관세율은 한·유럽연합(EU) FTA의 관세율을 감안해 서로 균형이 이뤄지도록 결정됐다. ●복제약 출시 지연 피해 줄 듯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관세철폐 시한이 2년간 연장됨으로써 양돈 농가가 한·미 FTA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비할 시간을 벌게 됐다.”면서 “농업 개방의 시간표가 나온 만큼 국회 계류 중인 농협법 개정안을 처리해 농민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의 이행 의무를 FTA 협정 발효 이후 18개월 유예하기로 했던 것을 이번에 3년간 미루기로 했다. 허가·특허 연계 제도란 복제약(제네릭) 허가를 신청할 때 제조업체가 신청 여부를 원개발사인 특허권자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통보받은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제조 허가를 금지하는 제도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복제약 생산이 늦춰지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허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신약의 독점판매 기간을 늘려 추가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2007년 당시 우리 측이 손해를 본 대표적인 분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추가협상으로 3년의 세월을 벌었다. 복제약 제조업체가 많은 우리나라로서는 복제약 출시 지연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도 아쉬운 대로 확보했다. 2007년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11개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제네릭 의약품 시판이 9개월 지연될 경우의 제약업계 예상 매출손실은 연간 367억∼794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의 미국 지사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L-1)의 유효기간도 연장된다. 한·미 FTA 협정과는 무관한 내용인데도 이를 함께 발표한 것은 정부에서 ‘이익의 균형’을 강조하기 위한 생색내기 성격이 짙다. 양측은 추가협상에서 지사를 새로 설립해 근무하는 경우에는 1년에서 5년으로 비자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이미 설립된 지사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3년에서 5년으로 늦추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비자 유효기간과는 별도로 부여받는 미국 내 체류 허용기간은 미국 내에서 연장할 수 있는 반면, 비자는 반드시 미국 밖에서 발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컸다. 미국 비자는 해외 주재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만 발급하기 때문에 비자 갱신을 위해 본인이나 동반 가족이 미국 밖으로 출국했다가 돌아오는 데 따른 여행경비와 시간 등 부담이 있었다. 보통 비자 만료 2~3개월 전에는 신청을 해야 했다. 특히 지사를 새롭게 설립하는 경우에는 부임 이후 불과 9~10개월 뒤부터 비자 연장을 준비하고 미국 밖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기업 활동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L-1 비자는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이용되는 사례가 많아서 미국 이민국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한다. 비자 연장을 신청하려면 변호사 비용 및 우선처리제도 이용비 1000달러 등을 추가로 부담하는 때도 빈번했다. “합의문 어디에도 쇠고기는 포함돼 있지 않다.”, “쇠고기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공식 설명이다. 30개월 이상으로 수입 대상을 확대하려는 미국 측 의도는 일단 차단된 셈이다. 2008년 여름 촛불 정국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현 정권으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을 지켜낸 셈이다. ●쇠고기는 일단 지켰는데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존 케리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5일 “이번에 (미국산) 쇠고기 수출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시장 접근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해서 밀고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맥스 보커스(민주당) 위원장도 “미국산 쇠고기 수출에 대한 한국의 중요한 장벽들을 다루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 깊이 실망한다.”면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이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미국의 무례한 FTA협정문 수정 요구

    미국이 지난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통상장관 추가 협상과정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미 양국은 11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에 한·미 FTA를 마무리지으려고 했지만 미국 측의 지나친 요구로 결정을 미루게 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그제 국회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지난 8~10일 있었던 협상내용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미국은 통상장관 회담에서 지난 2007년 4월에 타결된 협정문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수준의 무례한 요구를 했다. 미국은 모든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시한 연장을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와 조지 W 부시 정부 간에 타결된 FTA에는 미국은 3000㏄ 이하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관세 2.5%를 즉시 없애고, 3000㏄를 초과하는 경우 3년 뒤 철폐하기로 돼 있다. 픽업트럭은 10년에 걸쳐 25%의 관세를 없애기로 돼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수출이 급격히 늘면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높이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safeguard·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사실상 재협상을 하자는 얘기다. FTA를 하는 근본 취지는 비준 당사국의 제품에 관세를 없애 제3국과 경쟁할 때 서로 가격경쟁력을 높여 주려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요구는 사실상 FTA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게 없다. FTA가 타결된 이후 3년여 동안 국내 문제를 핑계로 후속절차를 준비하는 데 허송세월하다 뒤늦게 협상하자는 미국의 요구는 당초부터 무례한 것이었다. 미국의 무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FTA의 근간을 훼손하는 몰상식한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FTA와는 관계도 없는 쇠고기 문제를 들고나와 압박한 것도 무례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그동안 “협정문의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것을 명심해야 한다. FTA의 본질을 흔드는 것은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협정문을 바꿔 국회의 재비준을 받을 상황이 되면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 한·미FTA, 쇠고기 완전개방 ‘암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쟁점 타결이 막판 난항을 거듭했다. 미국산 자동차 개방 확대는 우리 측이 환경 및 안전기준 등 양측 통상장관 간의 협상을 통해 일정부분 가닥을 잡았지만 미국이 요구한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이 암초로 등장했다. ●김총리 “단호한 입장으로 논의 배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오전과 오후 각각 1시간 30분가량 만나 막판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FTA 쟁점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면서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와 함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오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실무급 협의와 지난 8, 9일 통상장관회의에서 한미 간에 쇠고기 문제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쇠고기 문제는 자연스럽게 의제에서 제외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한국 측이 자동차 안전 및 환경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미국측 주장을 수용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놓고 양측이 암묵적으로 빅딜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쇠고기 문제를 정식 의제로 삼고자 한국을 압박해 왔고 이에 대해 한국측은 “쇠고기와 FTA는 별개 문제”라며 “쇠고기 문제를 의제로 삼으면 더이상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맞서며 논의를 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국회 긴급현안질의 답변에서 “미국측에서는 차제에 쇠고기 문제도 협의하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쇠고기에 대해 우리나라는 단호한 입장으로 논의를 배제하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美, ‘합의내용’ 양해각서 형식에 난색 이와 함께 합의 내용을 어떤 ‘그릇’에 담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관세철폐 시한 등 협정문(혹은 부속서) 자체를 손보자는 미국과 양해각서의 형태로 합의내용을 담자는 우리 정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는 처음부터 “협정문의 마침표 하나도 고칠 수 없다.”며 양해각서 형식을 선호했다. 협정문이나 부속서를 수정하는 순간, 사실상의 재협상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전면 재협상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는 국회 상임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2008년 12월 비준동의안이 외통위에 상정됐을 때 한나라당 소속 박진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전기톱과 해머를 동원해 저지에 나서는 등 ‘전투’ 수준의 충돌을 빚었다. 민주노동당은 물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이 일제히 FTA ‘밀실 재협상’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시계를 돌려 상임위부터 시작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반면 애초 정부의 뜻대로 두 나라 통상장관이 양해각서를 교환한 뒤 장관 고시 등으로 법적 절차를 대체한다면 국회의 비준 동의가 따로 필요없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 사안 가운데 ▲한국의 수출용 자동차에 사용된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를 전액 환급하는 규정을 한·유럽연합(EU) FTA처럼 5%로 축소하고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기한을 10년에서 1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등의 문제는 FTA의 본질에 관한 사안이어서 협정문 일부를 손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일부에서는 미국 국내법상 구속력이 있는 ‘보충합의서’(codicil)를 통해 정부가 일종의 ‘우회상장’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보충합의서란 미국에서 기존 유언장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 형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번 보충합의서를 쓰기 시작하면 미국은 물론 제3국과의 FTA에서 추가합의서를 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최종타결이란 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비판도 나오는 대목이다. 유영규·임일영기자 whoami@seoul.co.kr
  • 수출중심 경제 숨통… ‘車 양보’ 자충수

    수출중심 경제 숨통… ‘車 양보’ 자충수

    3년여를 끌어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2007년 6월 정식서명 뒤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6월 토론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정상회의 전까지 이견을 조정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를 내린 이후 급물살을 타면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협상이 두 나라에 ‘윈-윈’이라고 말한다.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로는 환율전쟁의 와중에 관세를 낮춰 숨통이 트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3년 전 협상의 대표적 성과인 자동차에 대해 미국에 큰 폭의 양보를 함으로써 눈앞의 손실은 물론 EU를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도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나라가 속전속결로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제적 요인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던 미국으로선 돌파구가 시급했다. 우리나라도 공산품 수출 증가 등 경제적 기대효과는 물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절실했다. 덕분에 자동차와 쇠고기 등 ‘휘발성’ 쟁점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일부에서 쇠고기가 협상의 걸림돌이 될 거란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미국은 쇠고기라는 ‘패’를 직접 꺼내 보이는 대신 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카드로만 썼다. 정작 실무·통상장관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반면 쇠고기만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식의 배수진을 치고 나선 통상당국은 처음부터 운신의 폭이 좁았다. 설사가상 두 나라 대통령이 11일 정상회담 이전으로 협상 시한을 못 박은 것도 협상의 묘를 발휘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양쪽 모두 명분과 실리를 얻었다.”면서 “금융위기를 돌파하려면 두 나라 모두 출구전략이 필요했고 최대공약수를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부속서든 합의서든 내용에 큰 수정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측에 양보를 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펼 것”이라면서 “미국은 자동차에 대한 양보를 끌어냄으로써 명분을 얻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에 자동차를 양보해서 생기는 손실을 직접적으로 계량화하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의 안전·환경기준마저 스스로 깨뜨린 셈”이라면서 “비관세 장벽의 가격은 따질 수가 없는 것인데 앞으로 한·EU를 비롯해 다른 나라와 FTA에서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가늠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타결시켜야 한다는 신화에 매달리다 보니 우리가 얻은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게 됐다.”면서 “G20 서울회의와 맞물려 의장국이 자유무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이기 위해, 또 한·미 관계를 위해 무리하게 타결시킨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일영·김민희기자 argus@seoul.co.kr
  • [FTA] 美 ‘막판 옥죄기’

    [FTA] 美 ‘막판 옥죄기’

    한·미 FTA 쟁점 현안을 최종 담판할 8일 서울 통상장관 회의를 앞두고 미국이 막판 옥죄기에 들어갔다. 자동차 문제에 있어 미국은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끊임없이 문제삼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대통령이 우리(미국) 업계와 근로자들에게 좀 더 나은 협상이 됐다고 느낀다면 (FTA)합의가 이뤄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수출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별도의 국제기준이 아닌 미국의 안전 및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적용하라는 것도 주요 요구사항이다. 한국에 대한 수출물량 자체가 적다는 것도 불만인 데다 한국의 안전기준에 맞는 자동차를 별도로 생산하는 것은 큰 경제적 부담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부분은 자동차 연비 규제다. 한국 정부가 FTA 협정 종결 뒤 2012년부터 10인승 이하 승용·승합차의 평균 연비를 ℓ당 17㎞로 강화하기로 한 방침이 미국 규제안(향후 5년 내 ℓ당 15㎞로 강화)보다 강해 무역장벽에 해당된다며 완화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 보호도 유력한 협상 쟁점이다. FTA 협정문은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관세를 현행 25%에서 FTA 발효 후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하도록 명시했다. 포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 자동차 업계에선 한국산 픽업트럭이 미국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로 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포드자동차는 FTA 수정을 촉구하는 광고를 미국 내 주요 언론들에 쏟아붓고 있다. 4일 포드자동차는 “수입차가 한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가 안 된다는 사실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자동차 시장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광고를 현지 신문들에 대대적으로 실었다. 미국은 쇠고기 문제도 꺼내들 태세다. 한국이 월령 30개월 미만으로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규정을 수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은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 따라 안전성이 입증된 이상 예외를 인정해선 안 된다.”며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미국의 쇠고기 협상 카드는 자동차 부문에서 보다 성과를 올리기 위한 지렛대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3) 중국 경제를 말하다 ③ 환율전쟁 부른 ‘위안화 매직’

    [新 차이나 리포트] (3) 중국 경제를 말하다 ③ 환율전쟁 부른 ‘위안화 매직’

    세계 경제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환율전쟁을 시작했다. 광속(光速)에 비유되는 중국 경제의 무한질주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1등 경제국 미국과 중화 부흥을 통해 과거의 영화와 패권을 되찾겠다는 중국 간에 벌어지는 일종의 헤게모니 다툼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미·중 간에 얽히고설킨 정치·경제적 갈등이 ‘위안(元)화’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위안화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미국의 공세에는 위안화의 ‘농간’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1990년대 저임금을 기초로 한 ‘세계의 공장’에서 단시간 내에 일약 세계 2강(G2)으로 올라 선 중국 경제의 이면을 보면 정교하고 교묘한 ‘위안화의 매직’이 숨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밀물처럼 들어오는 세계 각국의 천문학적인 직접투자(FDI)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 수출시장 석권 등은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에 가능했다. 위안화의 마술이 시작된 것은 17년 전인 1993년이다. 당시 중국 경제사령관인 주룽지(朱鎔基) 부총리는 92년까지 1달러 당 5.7619위안이었던 환율을 93년 8.6187위안으로 떨어뜨렸다. 한꺼번에 33.1%의 평가절하를 한 것이다. 달러의 구매력이 3분의1이나 높아진 것이다. 물론 세계는 깜짝 놀랐지만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2배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땅덩어리만 크고 후진 개도국에 불과한 중국이 위안화를 아무리 평가절하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대국을 향한 중국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평가절하 이후 벌어진 결과를 놓고 세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78년부터 93년까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연 평균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단행된 이듬해부터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무려 30.2%에 달했다. 중국의 전면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시작된 것이다. 환율의 마술은 곧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은 상품으로 변했다. 외국자본의 대 중국 투자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한국 기업들이 앞다퉈 달러를 싸들고 몰려간 것도 당시의 이런 상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수교(1991년) 이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김동진 포스코 중국법인 고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생산 기지를 옮긴 의류, 신발, 가죽 제품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기 시작했고 중국 역시 이 시기에 저임금을 토대로 경제적 기초를 닦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급상승은 승승장구하던 아시아의 네마리 용(한국,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중국에 세계 수출시장이 잠식당한 이 국가들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보기 시작했고 급기야 해외 차입으로 적자를 메웠다. 대외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7년 아시아에 몰아쳤던 외환위기 역시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촉발된 ‘환율게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미·중 간 ‘2차 환율전쟁’ 역시 위안화의 평가절하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무제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의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의 원인에 대해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실제보다 최대 40%까지 저평가됐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사실상 수출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공세에 대해 70~80년대 욱일승천하던 일본경제를 한방에 무력화시켰던 플라자 합의(1985년)를 떠올린다. 장쥔(張軍)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은 “당시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은 엔화의 과도한 평가절상을 밀어붙여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내렸고 이것이 근본적으로 일본경제의 장기 침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세판단 하에 중국의 ‘버티기 전략’도 만만치 않다. 장융창(强永昌) 푸단(復旦)대 교수(경제학)는 “중국에서 경제성장률이 1% 떨어지면 일자리가 800만 개 이상 사라진다. 중국의 중소 수출업체들의 마진율은 매우 낮기 때문에 최근 근로자 임금 인상과 맞물려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상되면 수만개의 중소기업들이 채산성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5~2008년 사이 이미 20% 이상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졌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2020억 달러에서 2680억 달러로 오히려 늘었다.”며 “미국의 최근 환율 공세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정치적 쇼”라고 몰아쳤다.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최전선에서 배수진을 치고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공세에 맞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상하이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G3 환율전쟁] 美·EU·IMF, 中협공… 환율세계대전 막 열리나

    [G3 환율전쟁] 美·EU·IMF, 中협공… 환율세계대전 막 열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지난 4~5일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중국 위안화 환율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은 이번 IMF 총회를 자국 상품 수출에 유리한 외환시장 조성 무대로 삼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주요 3개국(G3) 간 격한 대립이 예상된다. 이미 총회 개막을 전후로 미국과 EU에 이어 IMF 등 주요 국제금융기관들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에 대한 서방 세계의 글로벌 좌우 협공이 시작된 것이다. 유엔총회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를 꺼내든 뒤 미국은 중국에 대해 본격적인 위안화 절상 공세를 벌이고 있다. 미 하원도 지난달 29일 환율 조작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중국 때리기에 힘을 보탰다. 관망 자세를 보이던 EU도 지난 4일 브뤼셀에서 열린 ASEM에서 대 중국 압박에 본격 가세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 등이 총 출동했다. 이들은 5일 원자바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시정을 촉구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EU의 본격적인 대 중국 압박에는 위안화 절상 없이는 침체 국면의 유럽 경제를 회복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국제 금융질서 개편 논의에 있어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판단도 담겼다. EU 정상들에 이어 IMF와 세계은행 등도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총회 개막 기자회견에서 “저평가돼 있는 중국 위안화 문제가 글로벌 경제 긴장의 근원”이라면서 “환율을 무기로 삼아 수출을 늘리고 자국의 이익만 챙기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위안화 절상 노력을 촉구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중국과 같은 거대 신흥국가들이 IMF 내에서 발언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더 큰 책임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중국의 IMF 지분 확대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분쟁으로 치달으면서 보호주의를 초래할 경우 193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으로 이웃을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은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자국의 위안화 절상 노력이 한계 수위에 이를 정도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서방 세계의 압력에 맞설 태세다. 그만큼 양측 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사흘 일정으로 진행되는 IMF 연차 총회 기간 미국, 중국, EU가 위안화 문제를 놓고 의미 있는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선은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로 확대될 것이 우려된다. 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주요 의제로 잡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정망 확충 등의 합의가 뒤로 밀릴 가능성마저 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 5일 미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완화’(ultra-loose) 통화정책이 세계경제가 회복하는 데 있어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中, 미국과 환율·일본과는 영토분쟁

    中, 미국과 환율·일본과는 영토분쟁

    ■ 美, 중국 겨냥 환율제재법 통과 미국 하원이 29일(현지시간) 중국을 비롯, 환율조작 의심을 받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중국 측은 즉각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 ‘환율전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상원 표결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월 미국을 국빈방문할 예정이어서 양측이 극단적인 대결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대두된다. ●압도적 표차… 보복관세 채비 미 하원은 이날 중국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찬성 348표, 반대 79표로 가결하고 상원에 송부했다. 표결에는 공화당 의원 99명이 찬성표를 던지는 등 오랜만에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특히 교역상의 이익을 얻기 위한 상대국 정부의 환율조작 행위를 ‘불공정한 정부보조금’으로 간주, 미 상무부가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우리는 미·중 관계가 문화·정치·외교·경제·상업 등 모든 면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이 원칙을 따르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즉각 반박했다. 상무부 야오젠(姚堅) 대변인은 30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을 이유로 보조금 지급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WTO의 관련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야오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는 무역흑자이지만 적지 않은 아시아 국가나 지역들에 대해서는 큰 폭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對)중 무역적자가 중국의 위안화 저평가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런 이유로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 의회의 환율법안 통과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또 “미 의원들이 양국 경제통상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해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주의를 실시하기 위한 핑곗거리를 찾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틀 전 논평을 반복했다. 양측이 일전을 주고 받았지만 아직 협상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 미 상원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유사한 내용의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하원 법안이 법으로 정착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법안에 대한 지지 여부를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위안화 절상압박… 中, 美자제 촉구 중국 측도 조심스럽게 미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야오 대변인은 “미국 각계가 객관적, 전반적으로 사실을 평가해 양국 간 경제 및 통상협력의 항구적인 발전과 미국 자신의 이익에 유익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통상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환율조작국제재법 하원 통과를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을 앞세워 위안화 절상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베이징의 한 통상전문가는 “중국 측은 내년 1월 후 주석의 미국 방문 때까지 미국 측과 긴장관계를 조성하길 원치 않고 있다.”면서 “환율 문제에 관한 한 당분간 미국이 ‘칼자루’를 쥐고 중국을 압박하겠지만 큰 파열음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억류 日민간인 3명도 석방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한 데 이어 30일 일본인 구속자 3명을 석방했다. 확전에 부담을 느낀 양국 정부가 다각도로 물밑 접촉을 펼친 결과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중·일 갈등은 일단 휴전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센카쿠 분쟁 일단 휴전모드로 중국 정부는 허베이성 군사관리구역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체포한 일본 후지타건설 직원 3명을 석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들이 군사관리구역에 불법으로 침입한 행위를 인정하고 이를 반성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률에 의거해 석방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중국인 선장 잔치슝(詹其雄)을 석방한 것에 맞춰 중국도 양국 갈등을 봉합하자는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 측은 나머지 1명인 다카하시 사다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심리를 하고 있다고 밝혀 정식 사법처리 단계로 넘어갔음을 시사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양국이 외견상으로는 치열한 공방전을 펴면서도 물밑 접촉을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센카쿠 갈등이 증폭되던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는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일본을 찾아 집권 민주당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일본도 중국통인 민주당 호소노 고시 전 간사장 대리가 29일부터 베이징을 방문,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인 구속자들의 석방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센카쿠 문제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양국을 넘어 동아시아의 불안 요소로 남을 공산이 크다. 중국은 센카쿠 열도가 확실한 일본 영토가 아니라 영유권 분쟁 지역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킨 만큼 일단 물러서되 언제든 향후 추이에 따라 다시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양국 간 갈등의 여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니와 우이치로 주중 일본 대사는 중국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만나 “(어업지도선이) 곧바로 현장 해역을 떠나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기싸움을 벌였다. ●日 ‘충돌영상’ 공개땐 책임론 거셀 듯 일본 정가의 움직임도 변수다. 1일 시작되는 일본의 임시국회에서는 센카쿠 문제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 장면이 담긴 비디오가 임시국회에서 공개되면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임시국회 앞서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센카쿠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져 간 나오토 총리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간 총리는 “국민에게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중국의 어선 선장 석방과 관련해) “검찰이 법률에 기초해 판단한 것으로 적절했다.”며 정치적 판단으로 조기석방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30일 일본 후쿠오카 시내에서 극우단체 회원 160여명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탄 관광버스를 막아세우고 차량을 발로 차고 욕설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극우단체 회원들은 중일 국교정상화 38주년을 맞아 선전차량 60여대를 동원해 반중시위를 벌이다 우연히 그 자리를 지나던 관광버스에 몰려들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20분가량 차 안에 갇혀 있다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서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비우호적인 불법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항의했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jrlee@seoul.co.kr
  • [동북아 파워지형 요동] 中, 美와도 한판?

    “과거의 약해 빠진 중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각인시키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토분쟁에서 일본으로부터 ‘항복선언’을 받아낸 중국이 내친 김에 미국과도 본격적인 ‘환율전쟁’을 치를 태세다. 사과 및 배상을 거부한 일본을 상대로 한 압력도 여전하다. 중국 어정(漁政)지휘센터 관계자는 27일 중국어업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민 보호를 위해 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을 상시 순찰하고, 순찰 활동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과는 달리 댜오위다오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일본의 실효적 지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입품이나 수출품의 통관을 엄격하게 적용, 일본기업에 타격을 입히는 경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베이징 세관이 지난 25일 일본으로 향하는 상업용 항공화물 전체의 포장을 해체, 직접검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항공화물의 10~20% 정도만 검사하던 것과 비교해 강도 높은 대응으로, 통관 지체에 따른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환율전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 하원 세입위원회가 위안화를 겨냥한 환율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자 미국산 닭 제품에 대해 향후 5년간 최대 105.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반격을 가했다. 베이징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환율 문제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면 수만 곳의 미국 기업이 문을 닫을 것”이라며 ‘부메랑’을 경고했다. 중국은 일본과 미국에 대한 실력 과시뿐만 아니라 건국 61주년 기념일인 다음 달 1일에는 두 번째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2호’ 발사와 상하이엑스포 중국국가관 기념행사를 전 세계에 위성으로 생중계하면서 중국의 굴기(우뚝 섬)를 선포할 계획이다. 센카쿠열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강경한 태도를 목격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힘’을 과시한 중국의 향후 대외정책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중·일 갈등을 순차적으로 봉합하고, 대미 환율전쟁도 고조시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어차피 센카쿠열도 분쟁이 당장 해결될 수 없는 데다 내년 1월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사과, 배상 요구는 중국이 법적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라면서 “결국은 차츰 봉합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 中 위안화 환율보복 시동

    중국 위안화를 놓고 중국을 압박해온 미국이 본격적인 환율 보복에 나섰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중국 등 환율조작 의심을 받는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을 구두 표결로 가결시켜 하원 전체회의로 넘겼다. 하원은 이번주 중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환율을 조작했다고 의심되는 국가들에 대해 징벌적 차원의 관세를 매길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법이다. 하원 전체회의에서 통과되는 것만으로도 향후 양국 간 갈등을 격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20~40%가량 저평가된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미국에 매월 400만달러 이상의 무역적자를 안겨 주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미국 산업계를 위한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발언했다. 세입위 공화당 간사인 데이브 캠프(미시간) 의원은 더 나아가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환율정책을 비롯한 ‘세계적인 불균형’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회의에서 특정 국가의 환율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는 로이터통신 인터뷰 기사를 접하고 심기가 불편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일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위안화절상 않을땐 제재”

    ■ 정점 치닫는 美·中 환율전쟁 “中産 제품 상계관세 물릴것” 美하원 24일 법안 표결키로 미국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 의회와 행정부가 한 목소리로 중국의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미 의회는 제재법안을 마련, 표결 일정까지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미 하원이 저평가된 위안화에 대해 상계관세를 물릴 수 있는 법안을 곧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오는 24일 중국 위안화의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발의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하원의원 435명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 의원 133명이 공동발의한 것으로 중국의 위안화 저평가 정책을 수출보조금으로 간주, 중국산 제품에 상계관세를 물릴 근거를 담고 있다. 하원 세입위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 주 중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저평가된 위안화에 대응해 미국 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이날 하원 금융위에 출석,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중국에 압박을 가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재계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미국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은 중국의 환율이 아니라 미국의 투자 및 저축 구조”라고 반박한 뒤 “미국의 요구대로 위안화 가치를 20~40% 올리면 얼마나 많은 중국 수출기업들이 도산할지 알 수 없다.”면서 위안화를 급격히 절상할 근거가 없다고 못박았다. 원 총리는 그러면서도 양국이 경제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미·중 간 관계 개선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산업적 이해관계는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다며 미국이 강력하고 안정된 중국을 원하듯 중국도 같은 상태의 미국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원 총리는 그러면서 “최근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세계 환율전쟁

    세계 환율전쟁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려는 주요 국가들의 상반된 입장이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적인 환율전쟁, 통화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통화당국이 15일(현지시간) 엔고 저지를 위해 6년6개월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들썩이던 환율 게임에 불을 지폈다. 일본 당국이 시장에 개입해 엔화값을 끌어내리자, 당장 미국과 유럽은 반발하며 이를 견제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들이 경제 회복을 위해 강력한 수출진흥책을 유일한 경제회복 방안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 국가의 ‘약 통화 정책’은 곧 자국의 수출 경쟁력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샌더 레빈 위원장이 16일 “(외환시장 개입으로) 혼자만의 이익을 추가하는 국가가 중국만은 아니다.”라면서 “일본의 시장개입은 우려스럽다.”는 비판을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미국은 위안화 절상압력을 높였다. 일본의 환율 시장개입이 중국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위안화 절상을 통해 대중 무역역조를 개선하면서, 엔화 절상과 균형을 맞춰 일본을 배려하겠다는 자세다. 이 때문에 미·일 공조 속에 중국 압박, 위안화 절상 게임이 시작됐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15일 “필요한 미국의 관계기관과 협력을 취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나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달 말 미국 출장길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만나 엔고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급한 오바마 정부는 엔화를 적정하게 끌어올려 일본을 견제하면서, 이를 이용해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 수위를 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저금리 유지 및 유동성 공급확대 등 달러를 더 풀어 ‘약 달러 정책’을 더 탄탄하게 가져가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한술 더 떠 미 의회는 위안화 저평가에 대응하는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을 마련 중이다. 환율 저평가국의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 타깃은 역시 중국이다. 게다가 오바마 행정부는 위안화의 평가 절상을 앞당기기 위해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일 방법을 찾고 있다. 이날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상원 은행위 출석에 앞서 준비한 진술문에서 “위안화 평가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고 절상 폭도 제한적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더 빠르게 움직이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반면 중국은 “가파른 절상은 없다.”며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 수출 둔화, 경기 침체 등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연말까지 세 차례 이상의 대규모 구매단을 미국에 보내 우회 대응하려 하고 있다. 물론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에 일자리 수백만개가 없어졌다는 미국의 공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국의 제각각 약 통화 정책은 ‘빅4’(미·일·중·EU) 간 환율갈등으로 상당기간 확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 시각] 쌀 조기관세화, 신뢰에서 풀어라/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쌀 조기관세화, 신뢰에서 풀어라/오일만 경제부 차장

    1970, 80년대 농정의 화두는 단연 ‘쌀 증산’이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쌀 자급률 100% 달성은 우리의 오랜 숙원이었다. 단군 이래 최초의 일이라는 쌀 자급자족을 위해 정부는 통일벼 개발과 보급, 수세 폐지, 직불금 도입 등 모든 농정의 역량을 집중했다. 다행히 90년대 중반 우리의 간절한 소망인 쌀의 자급자족화는 이뤄졌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쌀 과잉 문제가 이제 우리의 농정을 짓누르는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올 한해만도 143만t 이상의 재고 쌀이 남아돌아 창고에서 묵고 있는 쌀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보관할 창고마저 부족하다고 난리다. 농민은 농민대로 공급이 늘어 쌀값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재정 건전성으로 압박받는 정부 역시 재고쌀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쌀 조기 관세화였다. 정부는 2008년부터 이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발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2년 넘게 정부의 설득에도 농심(農心)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태다. 우리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에 따라 2015년엔 무조건 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2014년까지 시장 개방 대신 최소시장접근(MMA)에 따라 의무수입물량(TRQ)을 매년 2만t씩 늘리는 옵션을 택했다. 1993년 체결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의 성격이 강했고 값싼 국제 쌀가격을 고려하거나 농민·농업 보호 차원에서도 차선의 선택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2004년 조기 관세화를 유예하면서 불필요한 쌀들이 들어오면서 공급 과잉의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사실 경제적 이치만 따지자면 쌀 조기 관세는 우리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정부 말대로 내년부터 관세화를 시작하게 되면 8만t의 쌀 수입이 줄고 2520억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정책대로 절약한 돈으로 농촌의 고령·영세농을 지원하고 도시의 저소득층을 돕는다면 분명 농민과 정부, 국민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농민과 농민단체들은 정부나 학자들의 주장을 ‘수긍 반, 의심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농정 책임자들은 ‘아주 간단한 셈법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농민들이 야속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의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여름 휴가 기간 농촌으로 낙향한 친구를 만났다. 농촌생활이 7년째라 어느 정도 농촌에 뿌리를 내린 친구였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쌀 시장 개방 부분에 이르렀다. 그 친구 얘기인 즉, “정부 정책대로 하면 다 망한다. 정부에서 소 기르라고 해서 소에 투자했다가 망한 집이 한둘이 아니고 배추 심으라고 했다가 배추값 폭락해서 손해 본 집이 한둘이 아니다. 어떤 농민들이고 이런 손해의 경험들을 한두 번 갖고 있어 정부 얘기 별로 신용하지 않는다. 농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쌀인데, 덜컥 쌀 시장 개방했다가 무슨 일을 당하려고….” 농민들의 이런 불신과 막연한 불안감은 수긍이 가지만 기우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 2008년 t당 국제 쌀 가격이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가격의 절반 이상이 됐다. 1999년 관세화를 전제로 쌀 시장을 개방한 일본처럼 400%의 관세를 매기면 수입 가격은 국내 가격의 두배가 된다는 논리다. 쌀 자체가 외면받는 상황에서 두배나 높은 수입쌀을 사먹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먹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조기 관세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하지만 반대로 농민들은 요동치는 국제 쌀 가격이 폭락할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 졸속 개방보다는 차분한 대응을 우선한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농정 때문에 일어난 쌀 과잉 문제를 관세화 문제로 호도한다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불신을 걷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유정복 신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취임 일성은 ‘신뢰의 농정’이다. 닫혀 있는 농심을 열어 불신으로 가득 찬 조기 관세화 문제를 풀어가기를 기대한다.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정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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