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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파리기후협약 복귀에 발맞추는 유럽… 탄소 국경조정세 도입·플라스틱세 신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면서 유럽연합(EU)은 이에 발맞춰 탄소 국경조정세 도입 등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EU에서 탈퇴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기구를 포함한 협력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EU는 지난해 12월 27개국 정상회의에서 ‘2050년 탄소중립’에 합의했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이라는 친환경 목표 안에 ▲에너지 탈탄소화 ▲지속가능한 사업 ▲건축·운송 분야 에너지 효율성 강화 ▲식품안전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정책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최소 1조 유로(약 1345조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2025년까지 역내 전기·수소차 충전소 100만개 설치, 대체연료 개발 지원, 자율주행차량 등 탄소 감축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독일은 자체적으로 수소경제 활성화에 90억 유로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EU는 자동차 배출 규제 상향, 플라스틱세 신설 등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탄소 국경조정세를 도입할 계획이다. 탄소 국경조정세는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 가운데 탄소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특정 분야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실행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탄소 국경조정세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U 집행위는 현재 탄소 함량이 높은 제품 중 외국산 제품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안, 또는 역내외 생산 제품에 모두 탄소세를 부과하는 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EU의 탄소 국경조정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1t당 30유로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2005년 세계 최초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 유럽 지역 내 1만개가 넘는 기업에 감축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바이드노믹스’에 한국 수출 탄력… 환경·노동 기준 강화는 걸림돌

    ‘바이드노믹스’에 한국 수출 탄력… 환경·노동 기준 강화는 걸림돌

    다자주의 복원에 美 경제 성장세 확대韓 수출 증가로 0.4%P 추가 성장 기대‘탄소 조정세’ 도입에 관세 장벽 커질 듯임금 등 현지 공장 운영비도 상승 부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는 양날의 칼로 평가된다. 대규모 경기 부양과 동맹 강화, 보호무역 완화, 다자주의 복원은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환경·노동 기준 강화, 미중 통상 갈등 지속 등은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중심 보호무역주의와 양자 협상 전략에서 벗어나 우방국과 결속을 강화하고 다자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도 펼친다. 국제 무역 질서에서 불확실성이 걷히고 경기 부양으로 미국 소비가 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드노믹스가 추진되면 미국 경제 성장세 확대와 세계 교역 질서 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0.6~2.2% 포인트, 경제 성장률은 0.1~0.4% 포인트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경·노동 기준 강화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환경·노동 규제가 국내 기업들에 비용 상승 유발 요인이 될뿐더러 또 다른 형태의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탄소 조정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로, 중국 기업들이 당장 큰 피해를 보겠지만 세계 9위의 탄소배출국인 우리나라도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업종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탄소 관세를 물게 되면 제품 가격이 오르는 데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추가 설비 투자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자 보호법 강화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현지 공장 운영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바이든은 후보 시절부터 석유자원 의존에 부정적이었다”며 “에너지·자원·교통 등과 관련한 환경 문제를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훈 코트라 경제협력총괄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노동·소비자 보호 조항부터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에 이은 바이든 정부의 대중(對中) 견제 기조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중은 우리 수출의 40%를 넘는 양대 수출 산맥이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문제가 지속되면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미중 갈등이 상시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문 연구위원은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존 전략을 수정해 대중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통상 관계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 여력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트럼프가 2017년 탈퇴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중국보다 먼저 가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쌀 수입관세율 513% 공식 확정

    쌀 수입관세율 513% 공식 확정

    쌀의 수입관세율이 513%로 공식 확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관세율을 확정하기 위한 대한민국 양허표 일부 개정이 22일 관보에 공표돼 쌀의 관세화를 위한 절차가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다. 양허표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자국의 모든 물품에 대한 수입관세 등을 명시해 WTO에 공식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모든 회원국은 자국의 양허표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이번 개정에 따라 쌀 관련 품목에 대해 513%의 관세율을 적용하되, 저율관세할당물량(TRQ) 40만 8700t(관세율 5%)은 관세화 이전과 같이 그대로 유지된다. TRQ 40만 8700t 중 38만 8700t은 2015∼17년 수입 실적을 기준으로 중국·미국·베트남·태국·호주 5개국에 국가별로 배분된다. 우리나라는 1995년 WTO에 가입하면서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을 관세화했다. 다만 쌀은 예외적으로 1995∼2004년과 2005∼14년 두 차례 관세화를 유예했고 대신 일정 물량에 대해 5%의 저율 관세로 수입을 허용했다. 2014년 9월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면서 우리나라는 쌀의 관세율을 513%로 설정한 수정 양허표를 WTO에 제출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WTO 절차에 따라 쌀 관세화에 이의를 제기한 미국·중국·베트남·태국·호주 5개국과 5년간 검증 협의를 거친 끝에 원안을 유지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거침없는 위안화 몸값…웃을 수 없는 ‘초강 위안’

    거침없는 위안화 몸값…웃을 수 없는 ‘초강 위안’

    중국 위안화 가치가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초강세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30개월 만에 정신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6.5위안(약 1107원) 선이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중국 런민은행은 지난 5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1% 떨어진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6.4위안 선으로 주저앉으며 2018년 6월 25일(6.4893위안)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 폐지 이후 하루 최대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런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인하폭은 중국이 2005년 7월 22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한 번에 2%를 인하한 이후 최대 폭”이라고 전했다. 위안화 환율 1% 하락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한다. ●미중 갈등땐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올라 위안화 가치는 2018년 7월 미국의 고율의 보복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6위안 후반에서 움직이는 약세 현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초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바람에 위안화 환율은 3월 들어 달러당 7위안 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특히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한 5월 29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5월 이후 위안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선 뒤 하락 폭을 키웠다. 중국 위안화의 초강세 현상은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가운데 수출 호조와 글로벌 자금 유입, 달러화 약세 현상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강타당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활동이 마비된 사이 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 위안화 초강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헬리콥터로 달러를 뿌리듯 시중에 돈을 풀어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친 것도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었다. 여기에다 선진국의 ‘제로 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을 많이 사들인 것도 위안화의 ‘몸값’을 높였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이다. 미국·유럽 등의 중앙은행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에 대처하려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췄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를 거의 손대지 않아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10년 만기 국채를 비교해 보면 중국 금리는 연평균 3.2%, 미국은 연평균 0.9%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올 한 해 내내 위안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말 위안화 환율을 6.3위안 선으로 제시했으며 BNP파리바는 6위안 초반 선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달러당 5위안대 시대’, 즉 ‘초강(超强) 위안’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위안화 전망을 통해 “2021년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더 올라가, 환율이 달러당 5위안대까지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안화 초강세가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위안화 강세가 그만큼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10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고 지난해 5월의 경우 71위안을 받았지만 지금은 65위안도 제대로 손에 쥐기 힘든 형편이다. 6위안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나 국가 단위에서 보면 엄청난 규모다.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불명예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中당국, 수출 경쟁력 등 부작용에 고심 물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쌍순환론’(雙循環論)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바뀐 측면도 있다. 쌍순환론은 제조·수출과 함께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중국 경제를 이끌고 가겠다는 정책이다. 경제정책의 큰 축이 내수로 이동한 것이다. 위안화 초강세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지만 수입 채산성은 그만큼 좋아진다. 위안화 초강세로 얻은 환차익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설사 그렇더라도 위안화 초강세는 중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는 등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6.5위안 아래로 떨어지면서 초강세를 이어 가자 중국 정부가 곧바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런민은행은 지난 7일 밤 낸 공고를 통해 중국 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기존의 1.25에서 1.00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업을 뺀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25에서 1로 내렸는데 당시 제외된 일반 기업에 대한 제한도 이번에 함께 완화한 것이다. 자기 자본과 해외 융자 규모 등을 넣어 계산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가 내려가면 중국 외부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수 1이 적용되면 해외융자를 통해 운영자본의 최대 0.8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내려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조달을 더 쉽게 만들어 준 것은 위안화 강세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런민은행은 앞서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지난해 3월에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에서 1.25로 올린 바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 강세 기조에 대해 서서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저우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신흥국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해외에서의 위안화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빠른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위안화 가치는 이제 더이상 싸지 않으며,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은 경제 여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예측했다. 런민은행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무부 등 6개 부처는 다음달 4일부터 시행되는 위안화 역외 결제와 관련한 새 규칙에 서류업무 간소화 등을 통해 무역업체나 다국적 기업, 대외 투자자들이 역외에서 위안화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회람을 금융기관에 보냈다. 또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거나 중국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고 할 때 그 대금을 특별 은행계좌 대신에 직접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 자본의 송금과 위안화 역외 결제를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중국 은행들에 대해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을 위한 계좌 개설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런민은행의 이 같은 추가 조치는 위안화를 해외로 내 보냄으로써 위안화 강세를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포토] 겨울비? … ‘빠른 대처’

    [포토] 겨울비? … ‘빠른 대처’

    겨울비가 내린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앞에서 계란 한 판을 든 시민이 종이 박스로 비를 피하고 있다. 달걀 가격 급등으로 정부는 신선란과 달걀 가공품 8개 품목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선란은 설 전에 필요한 물량을 수입하고, 대형마트 등에서는 20%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 “금달걀 파동 올라” 4년만에 무관세 수입… 설 자금 38조원 푼다

    “금달걀 파동 올라” 4년만에 무관세 수입… 설 자금 38조원 푼다

    신선란 등 8개 품목 6월 말까지 관세 면제사과·배 등 공급↑… 33개 품목 물가조사특별대출 지원, 근로장려금 등 설 前 지급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계란을 무관세(긴급할당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설 성수품과 생활필수품 위주로 매일 물가조사를 하며 관리에 나선다. 설 기간 민생 안정을 위해 특별자금대출 등으로 38조원을 지원하고, 근로·자녀장려금은 명절 전 조기에 지급한다. 정부는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설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금달걀’이란 말까지 나오는 계란 가격을 잡기 위해 신선란과 계란 가공품 등 8개 품목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5만t 한도에서 긴급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이들 품목의 기본관세율은 8∼30%인데 관세를 면제해 주는 셈이다. 계란에 긴급할당관세가 적용되는 건 AI 파동이 터진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신선란은 설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걸 고려해 필요한 물량에 대한 수입을 먼저 추진한다. 정부는 또 농축산물 할인쿠폰 사업을 통해 지난 15일부터 대형마트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계란을 판매하고 있는데, 당분간 지속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과·제빵업계에 신선란 대신 계란 가공품을 사용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계란 한 판(특란 30개) 가격은 7000원에 육박하는 등 1년 전에 비해 70%가량 올랐다. 2016~2017년 AI 파동 땐 한 판에1만원까지 치솟아 긴급할당관세를 통해 미국과 스페인 등에서 수입했다.계란 외 다른 물가도 들썩이고 있어 대처에 나선다. 사과와 배 같은 16대 핵심 성수품은 평소보다 1.3~1.8배 공급을 확대한다. 오는 28일부터 설 연휴 직전인 다음달 10일까지 명절 성수품과 생필품, 외식부문 등 33개 품목에 대해 일일 물가조사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시적 자금사정 애로가 경영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별자금대출과 보증 공급 등을 통해 총 38조 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시중은행(31조 3000억원)과 국책은행(3조 8500억원), 한국은행(2365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지역신용보증재단(2조 1970억원) 등에서 자금을 공급한다. 이와 별도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도 10조원 규모의 대출·보증 만기를 연장해 줄 계획이다. 시중은행 역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해 총 43조 8000억원 규모의 만기 연장을 시행한다. 저소득 근로가구에 주는 근로장려금과 저소득 가구 18세 미만 자녀 양육비를 지원하는 자녀장려금은 2∼3월 지급분을 당겨 설 명절 전 조기에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11월 신청한 15만 가구에 1147억원이 지급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음달 온누리상품권 할인 구매 한도를 현행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하고, 할인율도 5%에서 10%로 늘린다. 1분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는 4조 5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정책자금 500조 투입”…홍남기, 설 민생대책 발표(종합)

    “정책자금 500조 투입”…홍남기, 설 민생대책 발표(종합)

    설 민생대책 발표…성수품 공급 확대 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92조원 규모의 특별금융지원에 나선다.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와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해 5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도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 기업들의 해외투자확대로 인한 외화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권에 대한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설 민생안정대책 등을 논의했다. 중소·소상공인 설 자금 92조 지원 정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민생안정대책과 함께 축산물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지역경제의 명절 온기를 최대한 지키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을 1분기 중 4조5000억원 이상 판매하도록 할 것”이라며 “(농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계란에 대해서는 총 5만톤까지 무관세 수입이 가능하도록 긴급할당관세를 한시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명절물가 안정을 위해 사과‧배 등 16대 핵심 성수품을 평소보다 1.3~1.8배 확대 공급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공급 여력이 감소한 계란에 대해서는 1월말부터 6월까지 5만톤 규모로 무관세 수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설 연휴기간 전국 620여개의 선별진료소와 74개의 감염병 전담병원을 상시 운영하고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시설장비 지원 예비비 255억원을 명절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일시적 자금애로가 경영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38조4000억원 규모의 명절자금 대출과 약 54조원 규모의 대출・만기 연장도 병행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금체불 근로자의 생계비 대출금리를 1.5%에서 1.0% 인하하고 체당금 지급시기도 14일에서 7일 단축할 것”이라며 “1147억원 수준의 근로・자녀장려금 등도 최대한 당겨서 설 명절전에 지급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책금융 500조원 투입…코로나19·한국판뉴딜 지원 홍 부총리는 “올해 정책금융은 작년 계획 대비 약 16조원 확대한 500조원 규모로 공급할 것”이라며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 금융지원을 약 302조원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또 홍 부총리는 “우선 코로나19 피해에 취약한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301조9000억원으로 확대해 전년 계획보다 16조9000억원 늘렸다”며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을 위해 산업은행에서 ‘뉴딜기업 육성 특별 온랜딩’을, 수출입은행에서 ‘K-뉴딜 글로벌 촉진’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에 17조5000억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이 이뤄질 방침이다. 정부는 이밖에 산업 경쟁력 강화 부문에 정책금융 101조6000억원을 공급한다.비은행권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방안도 논의 홍 부총리는 “대외부문의 건전성과 관련해 그간 외환부문 건전성 정책의 사각지대였던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외화유동성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금융회사들이 자체 위험 관리기준을 마련하도록 해 외환리스크 대응역량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비은행권 대상 외화자산-부채 갭지표 등 ‘3종 모니터링 지표’를 도입하고 스트레스테스트 대상을 (비은행권으로)확대하는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 모니터링의 실효성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3종 모니터링 지표는 외화자금 조달-소요 지표, 외화자산-부채 갭 지표, 외화조달-운용 만기 지표를 일컫는다. 또 홍 부총리는 “비은행권 특성을 반영한 외화유동성 비율규제 개선 등 기존 외환건전성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할 것”이라며 “유사시 외화유동성 공급체계도 은행권 중심에서 증권‧보험사까지 포함될 수 있도록 다층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관세국경 안전 강화 대책 국민과 함께 구축

    관세국경 안전 강화 대책 국민과 함께 구축

    관세청은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커스텀즈랩 사업)의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마약류·총기·유해물질 등 사회안전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물품의 국내 밀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4년간 총 315억원을 지원한다. 관세청은 국가간 물적·인적교류의 급증에 대응해 위험요인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관세국경단계의 위험에 대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 도입을 추진했다. 인공지능(X-ray 통관시스템)과 빅데이터(우범여행자 선별), 블록체인(전자상거래 통관) 등이다. 그러나 현장과 엇박자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검증된 장비는 현장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못하고 현장 의견을 고려한 정보화사업은 기술 개발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일선 세관의 의견을 반영한 첨단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및 국산 장비 개발에 나섰다다. 커스텀즈랩 사업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총 315억원을 지원할 예정으로, 수입 화물에 은닉된 마약·총기류 등을 검색할 수 있는 ‘복합 엑스레이 장비’와 우범 입국자에 대한 ‘CCTV 영상 재식별 시스템’ 등 세관에 공통적으로 도입이 필요한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특히 문제해결 방향 기획부터 연구개발·적용까지 전 단계에 세관 공무원과 국민, 연구자가 참여하는 리빙랩이 운영된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관세국경을 관리하는 세관의 현장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관세행정 서비스 혁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제 원유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제 원유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

    중국이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따른 원유수요 급감으로 산유국 경제들이 휘청거리는 틈을 타 세계 원유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라크 석유수출공사(SOMO)는 지난 3일 중국 한 정유업체와 원유 선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대상 기업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기업은 중국의 “전화(振華)석유”라고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재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에 소속된 전화석유는 국유 방위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Group) 산하 정유 회사이다. 전화석유에 따르면 일평균 원유와 석유제품 130만 배럴 규모를 거래한다. 이번 원유 선불 계약의 주요 내용은 이라크가 올해 7월부터 앞으로 5년 간 중국 측에 매달 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공급하되 1년치에 대해서는 선불을 받는 것이다. 이에 따라 SOMO는 중국 측에 일일 13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5년 간 공급한다. 그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 2000억원) 규모다. 알라 알 야시리 SOMO 마케팅 총괄 책임자는 “이라크는 무이자로 20억 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라며 “유럽과 중국 두 회사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중국 기업이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해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라크 원유 수출은 정부 수입의 90%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다. 이라크는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유가의 폭락하는 바람에 재정난에 빠지자 최초로 원유 선불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국제 원유업계에선 원유 선불 계약은 중국이 원유거래라는 형식을 통해 이라크에 1년간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구제금융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중동산 원유에는 ‘재매각 금지’ 조건이 붙는데, 이번 계약은 중국이 원유 선적 시기와 수출 목적지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이외 다른 지역으로 목적지를 정한 뒤 원유를 되팔 수 있다는 얘기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국이 이라크에 원유거래 형식으로 사실상 구제금융을 해준 것”이라며 “중국은 원유와 함께 역내 영향력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격이 상승세인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원유 수요가 많아진 중국은 그동안 이라크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2019년 이라크와 ‘인프라 대 원유’ 협정을 체결했다. 이라크에 진출해 있는 중국 기업이 이라크 인프라 공사를 해주는 대신 일평균 10만 배럴 원유를 이들 기업에 제공하는 계약이었다. 뿐만 아니다. 중국은 산유국을 상대로 자산 매입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소재 서(西)쿠르나 유전의 엑슨모빌 소유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라크가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중국 정유사들이 단기 구제책으로 원유를 사들였다”며 “중국으로서는 수익성이 상당한 계약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특히 원유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영향력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국유은행과 기업들이 이라크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앙골라 등 휘청이는 산유국에 돈을 빌려주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에너지 글로벌화’ 전략에 전화석유 등이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제 원유시장의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위안화 위상도 뛰었다. 지난해 7월에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중국에 원유 300만 배럴을 위안화를 받고 팔았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가 달러화가 아니라 중국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한 첫 사례였다. 세계 5대 에너지 거래업체 가운데 한 곳인 머큐리아도 중국에 원유 300만 배럴을 인도하고 위안을 받을 예정이다. 세계 원유시장의 ‘패트로 달러 체제’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국제 원유시장은 그동안 달러화 독주 체제였다.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비롯해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 싱가포르상품거래소(SMX),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상업거래소(DME) 등 주요 국제 선물시장은 모두 ‘배럴당 달러’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한다. 결제도 당연히 달러화로 한다.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원유를 사는 나라는 베네수엘라·이란 등 미국의 금융 제재를 받고 있는 탓에 달러화를 쓸 수 없는 나라들 뿐이다. 패트로 달러는 그만큼 견고했다. 그런데 중국이 위안화 통화 결제로 원유를 수입한 것이다. 한 마디로 ‘패트로 위안화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중국은 사실 오래 전부터 패트로 위안화 시대를 준비해왔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원유 선물거래가 국제 유가의 지표가 되는 것을 바꿔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에서였다.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1993년 원유 선물시장을 개장했지만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탓에 1년여 만에 거래를 중단했다. 2018년엔 상하이선물거래소를 재개장해 야심차게 출발했다. 거래 대상은 두바이유과 오만 원유, 바스라 경유 등 중동산 원유와 중국 성리(勝利)산 원유를 포함해 모두 7개 품목이다. 하지만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등 세계 주요 석유메이저들은 원유 위안화 거래에 합류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컸던 만큼 위험 부담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원자재 시장은 큰 변동성으로 악명이 높은 데다 당국의 시장 개입도 잦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은 중국 기업의 무분별한 해외 인수·합병(M&A)을 차단하기 위해 2015년 말부터 자본 유출 통제를 강화해 왔다. 이 같은 정책이 국제 원유시장에서도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국 선물시장의 특성 때문에 투기적 거래가 성행해 실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이고 있는데 비해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하고 가장 먼저 경제 재개에 나선 중국은 오히려 원유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29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 급증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국제 원유산업이 또다른 ‘미중 갈등의 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페트로 달러’ 체제 종주국인 미국이 중국 정유업체 등을 견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헤닉 펑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미 국방부는 이미 CNOO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PetroChina) 중국석화(石化·Sinopec) 등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소유·통제하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원유산업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중요도가 높은 산업인 만큼 뉴욕증시의 다음 타겟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싱가포르 기반 투자은행 UOB 케이하이안의 스티븐 렁 홍콩본부 이사도 “미국 증시에서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상장폐지될 수 있고, 다음 타겟은 석유 대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뉴욕증시)가 중국이동(移動·Chinamobile)·중국연통(聯通·Chinaunicom)·중국전신(電信·Chinatelecom) 등 중국의 3대 통신사에 이어 중국 3대 정유회사까지 상장폐지시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로 멍든 2020 경제 성적표 받아 보니…

    코로나로 멍든 2020 경제 성적표 받아 보니…

    ●추경 4번에… 나랏빚 826조 정부, 총지출 57조 늘어나 501조원코로나 충격에 법인세·부가세 급감작년 11월까지 재정적자 100조 육박코로나19로 재정 지출이 크게 늘었지만 세금은 덜 걷히면서 지난해에만 11월까지 나라 살림이 100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나랏빚도 한 달 새 13조원 넘게 불어나며 820조원을 넘어섰다. 12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1월호)을 보면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은 267조 8000억원에 그쳐 1년 전보다 8조 8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큰 충격을 입으면서 법인세(-16조 4000억원) 감소폭이 특히 컸다. 부가가치세(-4조 1000억원)와 관세(-1조원), 교통세(-6000억원) 등도 덜 걷혔다. 다만 소득세(8조 5000억원)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 등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연간 목표 세수 대비 징수 실적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95.7%로 전년(94.3%)에 비해 1.4%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정부 총지출은 501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조 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11월에만 전년 같은 달 대비 6조 9000억원 늘어난 32조 6000억원이 지출됐다. 영유아 보육료 지원과 구직급여 등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보통교부세 등이 집행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1~11월 누계)는 63조 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조 9000억원 적자)보다 무려 9배 가까이 적자 규모가 커졌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 주는 관리재정수지는 98조 3000억원 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면서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한 달 전보다 13조 4000억원 늘어난 826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2019년 말(699조원)과 비교하면 11개월 만에 127조 2000억원 증가했다.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12월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연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당초 전망한 수준 내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차 추경 당시 재정전망을 통해 지난해 관리재정수지는 118조 6000억원 적자, 연말 기준 국가채무는 846조 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연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오는 4월 회계연도 결산 때 발표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韓 수출 선방에… GNI, 伊 제칠 듯 1인당 국민소득 줄었지만 순위 상승관광대국 이탈리아 코로나 충격 큰 탓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주요 7개국(G7,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1000달러 수준으로 줄었지만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입은 이탈리아의 경제지표가 더 많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NI는 전년(3만 2115달러)보다 소폭 줄어든 3만 1000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질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다 명목 성장률마저 0% 초반대로 낮아지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당 GNI 순위는 올라갈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은행(WB)이 직전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이탈리아의 1인당 GNI는 3만 4530달러로 같은 해 한국(3만 3790달러)을 근소하게 앞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이탈리아의 명목 성장률을 한국(0.1%)보다 크게 낮은 -7.9%로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탈리아의 1인당 GNI는 한국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는 경제에서 관광을 비롯해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 수출 중심의 한국보다 코로나19 타격을 더 크게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로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아직 지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런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1인당 GNI가 G7으로 불리는 주요 선진국 중 하나를 넘어서는 첫 사례가 된다. 한국의 경제 규모 순위도 올라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는 1조 5868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10번째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12위)보다 두 계단 상승했다. 전년도에 한국보다 앞섰던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12위와 11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브렉시트 후폭풍…점심 샌드위치 속 햄까지 압수당하는 英 (영상)

    브렉시트 후폭풍…점심 샌드위치 속 햄까지 압수당하는 英 (영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가 발효된 지 보름 가까이 지난 지금 곳곳에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영국의 한 트럭 운전사는 점심 샌드위치까지 압수당하고 말았다.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공영방송 NPO는 브렉시트 이후 강화된 후크반홀란드 항구의 세관 절차를 조명했다. 이 과정에서 점심 샌드위치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세관원과 영국 트럭 운전사도 포착됐다. 대기 차량 검문검색에서 모든 음식을 압수한 세관원은 “햄만 빼고 빵은 돌려줄 수 없겠느냐”는 운전사 부탁에 “미안하다. 전부 압수다. 브렉시트에 온 걸 환영한다”고 답했다. 브렉시트 정식 발효 이후 육류와 우유, 유제품 반입이 제한된 때문이다. 검색대에는 알루미늄 포일에 싼 운전사들의 점심이 한가득 쌓였다. 항구 국경사무소 직원은 NPO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인들은 특정 식품을 더는 유럽으로 들여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브렉시트 지지자로 보수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꼽히는 앤드류 브리젠 의원은 “한심한 트집 잡기”라고 비난했다. 브리젠 의원은 “네덜란드는 물론 유럽연합 모두가 알고 있듯이 영국의 식품 기준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심한 트집 잡기다. 앞으로 네덜란드와의 교역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압박했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인 유럽리서치그룹(ERG) 수장인 마크 프랑수아 의원도 “지나친 요식행위다. 관료적 형식주의”라고 비판했다. 프랑수아 의원은 “유럽연합은 역동적인 자유무역국가 영국이 세계 시장에서 자신들 밥그릇을 빼앗을까 봐 늘 걱정이었다. 하다 하다 운전사 점심 샌드위치를 빼앗는 거로 보복하고 있다. 정말 한심하다”고 말했다.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국경지대에는 무역 장벽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됐다. 평소처럼 제약 없이 고기나 와인, 치즈를 반입반출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수출입업자들은 각종 통관서류 작성 및 신고 절차 때문에 애를 먹는 중이다. 특히 수산업계 타격이 크다. 해산물 특성상 신속한 수출이 필요하지만 까다로운 절차 탓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푸드 스코틀랜드 최고경영자 도나 포다이스는 “수산물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한 번 기회를 놓치면 쓰레기장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식음료사 최고경영자 제임스 위더 역시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으로 가는 문을 찾고 있다. 수산업은 지금 도산 위기”라고 우려했다.여기에 코로나19 변종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 문제도 겹쳤다. 프랑스가 영국과의 국경을 폐쇄한 지난 크리스마스 무렵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인 도버-칼레 간 터널 앞에 대형 트레일러트럭 5000여 대가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후 통행은 재개됐지만 6시간 동안 터널을 통과해 프랑스로 들어간 트럭은 단 2대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12일을 기점으로 화물 혼란이 가중될 거라고 경고했다. 새해 휴가 기간 일시 소강상태였던 화물 이동이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영국 화물운송협회(RHA) 역시 화물 정체가 이미 시작됐으며, 12일 프랑스 국경 통제 강화로 상황은 더 악화할 거라고 내다봤다. 현지 화물전문가는 “혼란이 시작됐다. 브렉시트 때문에 매우 간단한 소포 하나도 유럽으로 들여가기가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이로 인해 신선식품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통업체 테스코에서는 상추와 오렌지, 딸기, 블루베리 등 신선식품 품절 사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관세도 논란이다. 영국과 유럽연합은 무역협정에서 상품 교역에 무관세·무쿼터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일부 식료품 및 의료업체들은 관세 부과에 직면했다. 영국에서 완전히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라 재료 등을 수입해 가공한 뒤 다시 수출할 경우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영국 대형 유통업체인 마크스 앤드 스펜서(M&S)의 스티브 로어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에 “무관세라고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무관세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새해 첫 수출 15.4% 감소… 일평균은 5.8% 증가

    1월 1~1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4% 감소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5.8% 증가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4%(20억 4000만 달러)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6일로 지난해(7.5일)보다 1.5일 적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 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8%(1억 달러) 늘었다. 월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4% 증가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회복세를 탔다.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에서 석유제품(-62.9%), 정밀기기(-13.5%) 등의 수출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고, 선박(43.4%)과 무선통신기기(43.3%) 등은 늘었다. 반도체(-0.3%)는 소폭 감소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중국(-5.6%), 미국(-3.8%), 베트남(-13.4%), 유럽연합(EU·-10.2%), 일본(-31.6%), 중동(-49.3%)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했다. EU는 1월 1일부터 영국이 빠지면서 감소폭이 컸다. 영국을 포함하면 감소폭은 -3.9%다. 이달 10일까지 수입은 1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9%(35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1월 초 수출 15.4% 감소…일평균은 5.8% 증가

    1월 1~1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4% 감소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5.8% 증가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4%(20억 4000만 달러)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6일로 지난해(7.5일)보다 1.5일이 적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 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8%(1억 달러) 늘었다. 월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4% 증가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회복세를 탔다.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에서 석유제품(-62.9%), 정밀기기(-13.5%) 등의 수출이 두자릿수 비율로 감소했고, 선박(43.4%)과 무선통신기기(43.3%) 등은 늘었다. 반도체(-0.3%)는 소폭 감소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중국(-5.6%), 미국(-3.8%), 베트남(-13.4%), EU(-10.2%), 일본(-31.6%), 중동(-49.3%)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했다. EU는 올 1월 1일부터 영국이 빠지면서 감소폭이 컸다. 영국을 포함하면 감소폭은 -3.9%다. 이달 10일까지 수입은 1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9%(35억 2000만 달러) 축소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위안화 초강세 딜레마’에 빠진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위안화 초강세 딜레마’에 빠진 중국

    중국 위안화 가치가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초강세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초강세가 지속되는 바람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신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6.5위안(약 1100원) 선이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5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1% 떨어진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6.4위안 선으로 떨어지며 2년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 폐지 이후 하루 최대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인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인하폭은 중국이 2005년 7월 22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한 번에 2%를 인하한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위안화 환율 1% 하락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한다. 위안화 가치는 2018년 7월 미국의 고율의 보복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6위안 후반에서 움직이는 약세 현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연초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바람에 위안화 환율은 3월 들어 달러당 7위안 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특히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한 5월 26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293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5월 이후 위안화 환율은 강세로 돌아선 뒤 상승 폭을 키웠다. 중국 위안화의 초강세 현상은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가운데 수출 호조와 글로벌 자금 유입, 달러화 약세 현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강타당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활동이 마비된 사이 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 위안화 초강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헬리콥터로 달러를 뿌리듯 시중에 돈을 풀어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친 것도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었다.여기에다 선진국의 ‘제로 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을 많이 사들인 것도 위안화의 ‘몸값’을 높였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이다. 미국·유럽 등의 중앙은행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에 대처하려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췄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를 거의 손대지 않아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10년 만기 국채를 비교해 보면 중국 금리는 연평균 3.2%, 미국은 연평균 0.9% 수준이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는 점과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위안화 가치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올 한해 내내 위안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위안화 환율을 6.3위안 선으로 제시했으며 BNP파리바는 6위안 초반 선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달러당 5위안대 시대’, 즉 ‘초강(超强)위안’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위안화 전망을 통해 “2021년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더 올라가, 환율이 달러당 5위안대까지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안화 초강세가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위안화 강세가 그만큼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10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고 지난해 5월의 경우 71위안을 받았지만 지금은 65위안도 제대로 손에 쥐기 힘든 형편이다. 6위안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나 국가 단위에서 보면 엄청난 규모가 된다.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불명예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 물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쌍순환론’(雙循環論)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바뀐 측면도 있다. 쌍순환론은 제조·수출과 함께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중국 경제를 이끌고 가겠다는 정책이다. 경제정책의 큰 축이 내수로 이동한 것이다. 위안화 초강세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지만 수입 채산성은 그만큼 좋아진다. 위안화 초강세로 얻은 환차익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설사 그렇더라도 위안화 초강세는 중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는 등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6.5위안 아래로 떨어지면서 초강세를 이어가자 중국 정부가 곧바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인민은행은 7일 밤 낸 공고를 통해 중국 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기존의 1.25에서 1.00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업을 뺀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25에서 1로 내렸는데 당시 제외된 일반 기업에 대한 제한도 이번에 함께 완화한 것이다. 자기 자본과 해외 융자 규모 등을 넣어 계산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가 내려가면 중국 외부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수 1이 적용되면 해외융자를 통해 운영자본의 최대 0.8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내려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조달을 더 쉽게 만들어준 것은 위안화 강세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인민은행은 앞서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지난해 3월에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에서 1.25로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 강세 기조에 대해 서서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저우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신흥국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해외에서의 위안화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빠른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위안화 가치는 이제 더이상 싸지 않으며,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은 경제 여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예측했다. 인민은행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무부 등 6개 부처는 다음달 4일부터 시행되는 위안화 역외 결제와 관련한 새 규칙에 서류업무 간소화 등을 통해 무역업체나 다국적 기업, 대외 투자자들이 역외에서 위안화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회람을 금융기관에 보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거나 중국 국내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고 할 때 그 대금을 특별 은행계좌 대신에 직접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 자본의 송금과 위안화 역외 결제를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중국 은행들에 대해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을 위한 계좌 개설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 계좌의 경우 하루 송금한도를 8만 위안으로 제한하고 용도를 국내 소비 지출로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이 같은 조치는 위안화를 해외로 내 보냄으로써 위안화 강세를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호주 광고 감독기구 ‘박쥐 샌드위치’ 제작 경위 조사하는 이유

    호주 광고 감독기구 ‘박쥐 샌드위치’ 제작 경위 조사하는 이유

    호주의 광고 감독기구가 박쥐 샌드위치 광고가 제작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웃도어 장비회사 보팅 캠핑 피싱(BCF)가 제작한 광고인데 한 남성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누군가 박쥐를 먹으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농을 하는 내용인데 유튜브에서 25만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흥미를 끌었다. 중국 우한의 동물시장에서 초기 환자가 여럿 발생했지만 사실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발생했고 퍼져나갔는지 확실한 증거로 확인된 것은 없다. 호주의 광고기준국(ASB) 대변인은 5일 영국 BBC에 “BCF의 여름시즌 광고에 대해 많은 민원이 제기됐으며 우리는 현재 이런 민원이 정말로 이슈로 커질 수 있는지 평가하는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앞서 현지 매체들에게 많은 호주인들이 올 여름 자가격리돼 있는 상태인데 이렇게 가벼운 마케팅 기법은 호주인들에게 자신의 뒷마당을 탐험하게 부추기는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는데 태도가 완전 달라진 것이다. 그는 “물론 우리는 팬데믹의 심각성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실정을 이해하고 있지만 이 광고가 같은 정신으로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BCF는 2016년과 2018년에도 ASB에 많은 민원이 제기돼 말썽을 일으켰던 회사다. 대변인은 “오랜 세월 BCF는 좋은 뜻의 즐거움을 전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부적절한 광고를 제작하는 전통을 지켜왔다”면서 “그들은 이제 험담꾼들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걸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와 중국 관계는 지난해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경험했는데 이 광고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호주는 이미 지난해 4월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조사를 지지했다. 중국산 제품을 계속 수입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쟁이 일었고 중국인 학생이나 관광객들이 호주를 여행하다 인종차별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위협이 전달됐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는 호주산 와인에 212%까지 관세를 부과했는데 보조금을 지급하는 일을 멈추는 등 반덤핑 차원의 임시 조처라고 해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1개 품목 추가 할당관세 적용

    수소차, 이차전지 분야 핵심 소재 등 11개 품목이 올해 신규 할당관세 혜택을 받는다. 이로써 산업부 소관 할당관세 품목은 지난해 49개 계속 품목에서 올해는 60개 품목으로 늘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미래차·반도체·바이오 등 신산업과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산업부 소관 11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3일 밝혔다. 할당관세는 산업경쟁력 강화, 수입가격 급등으로 말미암은 가격 안정 등이 필요한 산업용 원부자재에 대해 1년 단위로 기본세율(3∼8%)보다 낮은 세율(0∼4%)을 적용하는 제도다.  수소차·이차전지·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신규 할당관세 품목은 수소차 연료전지 생산에 필요한 코팅머신·연신기,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용 니켈코발트망간 소재,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필수 원료 백금촉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원재료인 폴리머배합용원료 등 5개로 기본 8%인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촉매인 로듐·팔라듐, 항공 등 고부가가치강 생산용 페로티타늄, 휴대전화 렌즈 원재료 폴리에틸렌 등 4개 품목도 할당관세(0~1%)가 적용된다. 태양광 패널 등 원료 실리콘메탈·XDA, 도료·플라스틱 원료 이산화티타늄·폴리에틸렌 등도 관세율을 0%로 인하한다.  산업부는 할당관세 지원으로 연간 4000억원의 관세 지원효과 등 산업계의 경영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중국인 태우지 마라”…인도 정부, 비공식 지시 내린 이유

    “중국인 태우지 마라”…인도 정부, 비공식 지시 내린 이유

    인도 정부가 각 항공사에 자국 내로 들어오는 여객기에 중국인을 태우지 말라고 비공식으로 지시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 문제로 갈등 중이다. 28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국내외 항공사는 지난 주말 동안 당국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다. 일부 항공사는 탑승 금지의 근거가 필요하다며 관련 지시 사항을 문서로 전달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현재 인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 대한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대신 국내선, 자국민 귀국용 및 각국 자체 특별기, 특정 국가와 양자 운항 등만 허용하고 있다. 양자 운항의 경우 ‘에어 버블’(Air Bubble) 합의에 따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유럽 일부 국가 등과 이뤄지고 있다. 이에 중국인도 인도와 양자 운항이 허용된 나라를 통해 인도로 입국할 수 있다. 인도 정부의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중국이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인도 선원의 입항 등 인도인 입국을 금지하자 보복에 나선 것이다. 이 신문은 “중국 측의 조치로 인해 외국 상선에 탑승한 인도인 약 1500명이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6월 국경지대 갈완계곡 ‘몽둥이 충돌’ 이후 중국산 제품 보이콧, 각종 프로젝트 취소 등 중국 퇴출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인도 정부도 비관세장벽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으려는 분위기다. 인도 정부는 주권, 국방, 공공질서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 중국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260여 개도 금지한 바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0.1% 어업’ 얻고 ‘7% 금융’ 빈손… 브렉시트, 英의회 넘을까

    ‘0.1% 어업’ 얻고 ‘7% 금융’ 빈손… 브렉시트, 英의회 넘을까

    강경파·어민 “어획량 EU가 가져갈 것” 스코틀랜드 “우리 뜻과 달라” 선 그어‘일자리 110만개’ 금융산업 협상은 보류무관세 무역 유지에도 물류 통관 지연교환학생 수입 감소·비자 비용 등 손실‘영국은 더 가난해질 것’(미 CNN), ‘무모함과 포퓰리즘이 빚은 역사적 실수’(독일 도이체벨레), ‘어업권 협정에선 승리… 영국 경제의 0.1%를 구했다는 뜻’(프랑스 르몽드).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후속 절차인 미래관계 협상이 타결된 이후, 주말 동안 서방 주요 언론들은 의견기사를 통해 ‘경제적으로 암울한 영국의 미래’를 전망했다. 막판 최대 쟁점이던 어업 협상 타결을 기리기 위해 물고기 무늬 넥타이를 매고 환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나 ‘메리 브렉스마스(브렉시트+크리스마스)’를 외친 존슨 총리 지지그룹과 온도 차가 확연한 평가다. 야당인 영국 노동당이 호의적인 입장이어서 미래관계 협상은 30일쯤 영국 의회 비준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1250쪽에 달하는 미래관계 협상 세부안이 공개되면서 영국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은 ‘대체 왜 EU에서 탈퇴해야 하는지’를 여전히 묻고 있다. 브렉시트에 회의적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니컬라 스터전 수반은 성명에서 “브렉시트는 스코틀랜드의 뜻에 반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브렉시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아 가는 것을 보상할 만한 합의는 없다”고 일갈했다. 역으로 찬성파 진영에선 강경파들이 ‘정부가 협상 시한에 집착해 EU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말았다’고 합의를 평가절하했다. 존슨 총리의 물고기 넥타이가 무색하게 영국어업인협회(NFFO)는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합의대로 5년 내 EU 어선의 어획량 쿼터를 현재보다 25% 줄이더라도, 여전히 어획량 대부분을 EU 어선이 가져가게 될 것”이라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합의라고 비판했다. 국가 경제 관점에서 셈을 할수록, 브렉시트 단행으로 인한 영국의 손실이 점점 더 드러나고 있다. 예컨대 협상 쟁점이던 어업이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일자리 1만 2000개)인 반면, 영국 GDP의 7%(일자리 110만개)를 책임지는 금융 산업에 관한 후속협상은 보류됐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또 후속협상으로 영국과 EU는 새해에도 무관세 무역을 이어 가기로 했지만, 국경에서의 검역과 통관 검사는 강화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미 세관 공무원 270명 등 680명을 충원했고, 로테르담 항만청은 세관 서류 보완 시 대기할 트럭 주차공간을 수백대 규모로 만들고 있다. 영국 전체 수출의 43%를 차지하는 EU와의 물류 지연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EU 대학 간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뮈스 프로그램’ 탈퇴로 영국 대학들도 수입원을 잃게 됐다. 영국 정부는 에라스뮈스를 대체할 ‘튜링 스킴’ 운영에 연 2억 파운드(약 3000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영국인이 EU를 90일 이상 방문할 때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고, 해외로밍 요금을 추가로 내게 되는 등 여행비용도 늘게 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역풍 맞는 ‘중국의 호주 때리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역풍 맞는 ‘중국의 호주 때리기’

    ‘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에 따른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철광석 가격 폭등으로 무역제재의 효과가 반감되는 등 중국은 오히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이다. 중국이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 제재 수단의 하나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자 전력부족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밤에 가로등이 꺼졌으며, 승강기의 운행 중단으로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들이 20~30층을 걸어 올라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과 중부 후난(湖南)성, 동남부 장시(江西省)성은 ‘질서 있게 전력을 사용하라’는 통지문을 잇따라 내려 보냈다. 저장성은 오는 31일까지 ▲ 외부 기온 3도 이하 난방기구 사용 ▲ 3층 이하 승강기 가동 금지 ▲ 사무실 전등 절약 ▲ 학교와 행정기관은 최소한의 난방기구 가동 등의 내용을 고지했다. 이에 따라 저장성 이우(義烏)시와 진화(金華)시는 공공장소에서는 외부 기온이 5도를 넘어가면 난방을 끄고, 조명은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3층 이하 승강기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내놨다.특히 전력난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던 중국의 공장들이 납기를 맞추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달 들어 저장성·후난성에 전력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세계 각지로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주문을 받은 이들 지역 공장들이 물건을 제때 만들어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세계 최대의 도매시장’으로 불리는 이우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화학섬유와 옷감, 인쇄, 염색 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상품의 제조 주문이 쇄도했는데, 전력제한령이 내려지자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납기를 맞출 수 있겠느냐는 확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공장 관계자는 “공장을 사흘 가동하고 하루 멈춘다거나 하루 일하고 나흘간 멈춘다”며 “모든 생산라인이 붕괴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이우의 공장들은 앞다워 디젤발전기를 구매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디젤발전기 가격도 100㎾용이 평소 6000위안(약 101만 4000원)에서 8000위안으로 급등했다. 이우시 중심가 쇼핑센터는 6개층 전체의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췄으며, 영업 마감시간도 밤 10시 30분에서 9시 30분으로 한시간 앞당겼다. 이우시 고급호텔도 지난 12일 전력소비를 20% 감축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저장성의 12월 평균 기온은 3도 정도로 이 시기 난방기구 가동률이 크게 오른다. 중국 정부는 11월 전력 사용량이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송전 시설이 고장나고 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다른 지역의 시스템에도 차질이 생겼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일부 지역의 대형 빌딩과 아파트에선 엘리베이터 가동이 멈춰 시민들이 20~30층을 걸어오르는 경우도 있다. 후난성은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정오까지, 오후 4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를 전력 사용제한 시간으로 설정했다. 후난성 창사(長沙)시 당국은 아예 오븐과 라디에이터 등의 가전제품 사용까지 금지했다. 기온이 3도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난방 온도는 20도를 넘기면 안된다는 지침도 내려졌다. 한 주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카카오톡)에 “난방기기가 꺼져버린 사무실에서 덜덜 떨며 일하고 있는데, 이제 승강기도 못 탄다. 승강기가 멈춰 오늘 아침에 죽을 뻔 했다”고 적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0년에 이게 무슨 일이냐”라는 비판 글이 쏟아냈다.중국 전력부족의 주요 원인은 중국이 지난달 6일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산 석탄의 중국 수출은 지난달 첫 세 주 동안 96% 급감했다. 중국 석탄 수입의 57%가 호주산인 만큼 수입 중단이 지속되면 전력부족 현상이 전국으로 번질 전망이다. 창사시전력공급기업(CPSC) 대변인은 “후난성의 석탄 공급량이 매우 부족하고, 전체적인 전력 공급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이는 기록적인 추위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에너지 생산 능력의 감소 때문이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중국은 앞서 호주의 코로나19 책임론 제기,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華爲) 배제 등에 대해 호주산 상품수입 제한으로 보복하고 있다. 호주산 석탄, 랍스터, 면화 등의 수입을 제한하고 보리와 와인에 대해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등을 부과했다. 중국의 호주산 수입제한 조치에도 산업에 필수적인 철광석 수입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질 좋은 호주산을 대체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호주산 철광석 610억 달러(약 67조원)어치를 수입했다. 전체 수입량의 6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매트 카나반 호주 상원의원은 중국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가 중국에 수출하는 철광석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중국의 조치에 피해를 본 다른 산업 분야의 손실을 상쇄해주자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이 역풍을 맞고 있다. 12월 들어 철광석 가격은 한때 올 초보다 2배 가량 오른 1t당 167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 폭등은 중국 쪽의 잇따른 대호주 무역제재의 효과도 떨어뜨리는 모양새다. 철광석 가격 폭등세가 석탄을 비롯해 포도주·목재·육류 등 호주산 상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제재로 인한 타격이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도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광석은 지난해 호주 대중국 수출(약 1530억달러)의 40% 가량을 차지했다. 한해 12억t 가량의 철광석을 소비하는 중국은 이 가운데 10억t 정도 호주산을 수입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기간에 철광석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더군다나 중국의 대호주 제재 조치가 철광석 가격 폭등에 더욱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의 보복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호주 철광석 수출업체 리오틴토, 또다른 호주 철강회사 BHP와 잇따라 화상회의를 갖고 최근 철광석 가격이 치솟고 있는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시드니모닝 헤럴드는 “호주 수출업체와 대화를 시도한 것 자체가 중국 쪽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란 점을 보여 준다”고 짚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리오틴토는 앞으로 2년 간 중국 최대 국유 철강회사인 바오우강(寶武鋼)그룹과 함께 저탄소 제강에 대해 연구하고 이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철강 공급망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행하기 위해 리오틴토-바오우강-칭화대 간 체결한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다. SCMP는 리오틴토의 투자 발표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세바스티안 자크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바오우강과의 기후 파트너십에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고, 천더룽(陳德榮) 바오우강 총경리는 중국의 철강업계가 기후변화 대응을 우선시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이끄는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총편)은 호주산 석탄 수입제한으로 중국에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후 총편은 전반적으로 석탄을 충분히 자급하고 있고 호주산 석탄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하다면서 그러한 루머는 “외국 세력 등에 의한 악의적인 날조”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겨울·연말 특수 노린 불법 수입 난방·선물용품 125만점 적발, 국내 유통 사전 차단

    겨울·연말 특수를 노린 불법 수입 난방·선물용품이 무더기로 적발, 국내 유통이 차단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과 관세청은 불법이거나 정보를 허위로 표시한 수입 난방·선물용품 총 60건, 125만점을 적발해 국내 유통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22일 밝혔다. 국표원과 관세청은 지난달 11일부터 한 달간 겨울철 수입이 많은 난방용품과 크리스마스 선물용품에 대해 통관 단계에서 안전성 집중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안전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다른 사업자 인증번호로 허위 표시한 제품, 안전기준에 따른 표시를 하지 않거나 표시를 오기한 제품 등 125만점을 적발했다. 겨울철 일회용 온열팩이 120만여점 적발돼 가장 많았고, 휴대용 손난로용 전지(4만 4000여점), 완구(9000여점) 등이 뒤따랐다. 안전확인신고를 거치지 않고 제품 통관을 시도한 크리스마스 장식조명 제품도 625점 적발됐다. 국표원과 관세청은 해당 제품들을 개선·폐기하거나 상대국으로 반송 조치할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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