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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車 ‘쌍끌이’… 이달초 수출 69% 급증

    이달 1~10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급증했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8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1%(73억 4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7일)보다 1.5일이 많았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39.3%(5억 9000만 달러) 늘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에서 반도체(57.9%), 무선통신기기(88.0%), 승용차(102.4%), 자동차 부품(80.6%), 석유제품(37.5%) 수출이 강세를 보였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중국(65.7%), 미국(91.4%), 유럽연합(EU·126.1%), 베트남(64.3%), 일본(43.5%), 중동(29.2%) 등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달 10일까지 수입액은 20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1.9%(85억 4000만 달러) 급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에서 반도체(41.5%), 원유(26.7%), 석유제품(52.4%), 가스(182.9%), 기계류(57.4%), 정밀기기(40.8%) 수입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제안한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열린세상] 미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제안한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코로나발 세계경제 침체의 와중에 들려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소식은 낭보임이 틀림없다.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동아시아에서 지역가치사슬(RVC) 주역 간의 메가 FTA 체결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족하다. 그렇다고 RCEP에 장밋빛 전망만 넘쳐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RCEP가 중국의 역내 자장을 확대시키는 기폭제가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RCEP RVC의 최대 특성은 한국과 일본이 연결된 ‘중국의 주도성’이다. RCEP RVC상의 부가가치 기준 무역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용 중간재의 수출(전방참여)이나 수입(후방참여) 상대국 중 1위가 모두 중국이다. 중국의 전방참여국과 후방참여국 1위는 모두 한국이다. 그러나 RCEP RVC의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은 ‘글로벌가치사슬(GVC)과의 연계성’이다. RCEP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역내 수출 비중은 8.4%인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5.2%),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3.8%)은 더 낮아 세계경제를 동강 낼 기세의 메가 FTA도 실은 자기완결성을 결한 불안정한 통합체일 뿐임을 일깨워 준다. 지난 20년간 RCEP의 역내 수출은 대중 수출 증대에 힘입어 연평균 8.0% 늘어 같은 기간 역외수출 증가율(대미 5.1%, 대EU 6.6%)을 능가하나, 정작 중국은 전자(12.3%) 못지않게 후자(대미 11.6%, 대EU 13.2%)가 높거나 웃돈다. RVC상에서는 중국의 전방참여국 2위가 미국이고, 중국과 한국의 전방참여국 3위가 미 시장을 겨냥한 멕시코이며, 미국의 전방참여국 3위는 중국이다. 한중일 삼국의 후방참여국 2위는 공히 미국이며 미국의 후방참여국 1위는 중국이다.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한 뒤 미국에 수출하는 전형적인 교역 패턴이 RCEP RVC와 GVC의 연계성에 녹아 있다. 이는 사실 RCEP의 원산지 규정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RCEP의 품목별원산지규정 중 부가가치 기준 충족 시 요구되는 역내부가가치비율이 40%에 불과한 것이 그 증례다. 예컨대 한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의 부가가치 중 60%가 미국산 중간재 수입으로 발생해도 ‘메이드 인 RCEP’ 제품으로 인정돼 역내 수출 시 관세 혜택을 얻게 되는 것이다. RCEP RVC의 특성 중 ‘중국 주도성’은 RCEP RVC 효율화를 가로막는 높은 장애물이나 ‘GVC와의 연계성’은 이를 넘어서게끔 도와주는 유용한 장대가 될 수 있다. 그렇다. RCEP의 나아갈 방향은 역외 시장과의 연계 강화를 추구하는 ‘열린 지역주의’ 표방이다. RCEP 협정문 최종 규정에서 발효 18개월 뒤에는 가입 희망국 어디에든 문호를 개방한다고 밝힌 만큼 이를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임을 표방해야 한다. 이는 미약한 자기완결성을 지닌 모든 메가 FTA에 요청되는 방향성이기도 하다. 메가 FTA는 다자무역주의 복원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돼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는 미국의 최대 우선순위가 국내 보건·경제·정치 위기 극복이므로 이후 어느 정도 여건이 성숙될 때 RCEP 참여를 제안한다. 영국이 RCEP 참여를 바라고 중국도 CPTPP 참여를 공표한 마당에 미국도 RCEP 참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GVC상에서 미국의 3위 전방참여국이자 1위 후방참여국인 중국을 GVC에서 떼어 놓으려는 디커플링 전략은 자칫 미국이 부재한 RCEP RVC에서 중국 주도성을 더 강화시킬 유인이 된다. 이것이 과연 미국 국익에 부합하는 것일까. 차라리 미국은 RCEP 규범에 기반해 중국을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유도하고자 한중일 FTA,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의 양자 FTA, EU·중국투자협정(CAI)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봄직하다. 미국이 RCEP RVC 중 민감도가 덜한 부문에서부터 RCEP RVC 효율화에 관여한다면 이는 중국 주도성 완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중국의 CPTPP 가입 역량 구축에도 일조할 것이다. 단 중국이 CPTPP 참여 시 기존 규범 준수를 바란다면 미국도 RCEP 참여 시 그리해야 한다. 미국의 RCEP 참여가 인도의 RCEP 참여보다도, 중국의 CPTPP 참여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더 높을지 모른다. 한국의 CPTPP 참여와 미국의 RCEP 참여를 위해 양국은 공조해야 한다.
  • LG “침해 인정하라” vs SK “美대통령 거부 기대”… 최태원·구광모 등판 촉각

    LG “침해 인정하라” vs SK “美대통령 거부 기대”… 최태원·구광모 등판 촉각

    LG “소송 마무리 위한 진정성 보여주길”SK 판결 불복 후 항소 준비해도 힘들 듯LG “합의금 2조”·SK “8000억” 간극 커2년 넘게 지속됐던 SK와 LG의 ‘배터리 전쟁’이 일단 ‘LG의 승리’로 끝나면서 양사의 합의금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태원(오른쪽) SK 회장과 구광모(왼쪽) LG 회장의 ‘합의’ 결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 줬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일부 제품의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일부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금지된 SK로서는 합의를 통해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양사가 합의하기 위한 ‘데드라인’은 오는 4월 11일이다. ITC의 최종 판결에 대한 미국 대통령 심의 기간(60일)이 이날로 끝나서다. 이후 수입금지 조치가 본격화한다. SK가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다. 대통령 비토권(거부권)과 항소다. 미국 대통령은 공익을 감안해 ITC 결정을 거부할 수 있다. SK는 미국 조지아주에 50억 달러(약 5조 5350억원)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는 중이다. 이런 점을 미국 행정부가 참작해 주길 바라고 있다. 판결에 불복하고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제소도 가능하다. 하지만 업계에선 두 방법 모두 SK가 원하는 결과를 얻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동안 미국 대통령이 ITC 영업비밀 침해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는데 평소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깨고 SK를 보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항소도 2010년 이후 영업비밀 침해 관련 ITC 최종 결정에 대해 이뤄진 5건 중 결과가 뒤집힌 것은 없다. 양사가 끝내 합의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에선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가 “(양사가)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로 이번 수입금지 조치의 피해를 입은 폭스바겐도 “양사가 분쟁을 법정 밖에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사는 합의 가능성은 열어 두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한 기싸움은 이어 가는 분위기다. 최종 판결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내고 “(SK가) 이제는 영업비밀 침해 최종 결정을 인정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공세했다. 반면 SK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쟁점에 대해 소명했는데도 절차상의 문제를 근거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핵심은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규모의 합의금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는 2조원대 후반 수준을 요구하는 반면 SK는 8000억원 정도에서 정리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극이 큰 만큼 남은 협상 기간에 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 회장과 구 회장까지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최 회장이 조만간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3조 vs 8000억’ LG-SK 배터리 합의금 본격 협상…최태원·구광모 나설까

    ‘3조 vs 8000억’ LG-SK 배터리 합의금 본격 협상…최태원·구광모 나설까

    2년 넘게 지속됐던 SK와 LG의 ‘배터리 전쟁’이 일단 ‘LG의 승리’로 끝나면서 양사의 합의금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오른쪽) LG 회장의 ‘합의’ 결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 줬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일부 제품의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금지된 SK로서는 합의를 통해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양사가 합의하기 위한 ‘데드라인’은 오는 4월 11일이다. ITC의 최종 판결에 대한 미국 대통령 심의 기간(60일)이 이날로 끝나서다. 이후 수입금지 조치가 본격화한다. SK가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다. 대통령 비토권(거부권)과 항소다. 미국 대통령은 공익을 감안해 ITC 결정을 거부할 수 있다. SK는 미국 조지아주에 50억 달러(약 5조 5350억원)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는 중이다. 이런 점을 미국 행정부가 참작해 주길 바라고 있다. 판결에 불복하고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제소도 가능하다. 하지만 업계에선 두 방법 모두 SK가 원하는 결과를 얻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동안 미국 대통령이 ITC 영업비밀 침해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는데 평소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깨고 SK를 보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항소도 2010년 이후 영업비밀 침해 관련 ITC 최종 결정에 대해 이뤄진 5건 중 결과가 뒤집힌 것은 없다. 양사가 끝내 합의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에선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가 “(양사가)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로 이번 수입금지 조치의 피해를 입은 폭스바겐도 “양사가 분쟁을 법정 밖에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사는 합의 가능성은 열어 두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한 기싸움은 이어 가는 분위기다. 최종 판결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내고 “(SK가) 이제는 영업비밀 침해 최종 결정을 인정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공세했다. 반면 SK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쟁점에 대해 소명했는데도 절차상의 문제를 근거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핵심은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규모의 합의금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는 2조원대 후반 수준을 요구하는 반면 SK는 8000억원 정도에서 정리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극이 큰 만큼 남은 협상 기간에 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 회장과 구 회장까지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최 회장이 조만간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홍남기 “코로나 피해 계층 추가 지원”…4차 재난지원금 시사

    홍남기 “코로나 피해 계층 추가 지원”…4차 재난지원금 시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재부 간부들에게 “피해가 심해지는 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 사각지대에 대한 보강 지원 등을 점검하고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홍 부총리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9조 3000억원 피해지원대책(3차 재난지원금) 집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집행에 속도를 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3차 재난지원금 집행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하는 동시에 4차 재난지원금 검토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주 발표한 ‘대도시권 주택공급 83만호 대책’과 관련해서는 “부동산시장 안정 담보를 위해 이제 확실한 실행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내일 녹실회의와 다음 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때 8·4대책, 11·16대책 공급 진행 상황과 이번 2·4대책 공급 후속 조치를 종합 점검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 획기적 확대, 부동산 투기 및 불법 고강도 대응, 부동산 시장 심리 안정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다지고 최우선 총력 대응하라”고 덧붙였다. 또 “거리두기 방역 장기화에 따른 고용 충격에 지난해 고용 기저효과까지 겹쳐 1∼2월 고용지표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 직접일자리 3월까지 83만명 채용, 공공기관 2만 6000명 고용 가속, 민간 부문 일경험 기회와 장단기 일자리 창출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며 “청년·여성 추가적 고용 대책도 1분기 중 마련되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했다. 설 민생·물가 안정에 대해서는 “계란·사과·배 등 설 성수품, 특히 계란을 중심으로 가격 불안이 있다”며 “관계 부처·기관과 함께 할당 관세 아래 추가 수입, 비축 물량 공급, 조기 출하, 유통 질서 교란 단속 등으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국 지난해 무역적자 6790억 달러…금융위기 이후 최악 성적

    미국 지난해 무역적자 6790억 달러…금융위기 이후 최악 성적

    미국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무역 성적을 기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의 연간 상품·서비스 무역수지 적자가 저년 같은 기간보다 17.7%가 늘어난 6787억 달러(약 762조 5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적자 규모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6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6% 급감한 2조 1300억 달러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입 역시 전년보다 9.5% 감소한 2조 8100억 달러로 지난 4년간 가장 작은 규모를 보였다. 특히 상품 무역 적자는 9158억 달러로 1961년 통계 작성 시작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 무역 흑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2371억 달러로 2012년 이후 최저 규모였다. 미국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각국과의 무역 전쟁을 선포하고 관세를 부여해 무역수지를 개선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충격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무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와 관세에 따른 내수 경제 부담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최대 무역 상대국은 중국이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대중 상품 무역 적자는 310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2019년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어 3위로 밀려났던 중국은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와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수입한다는 내용의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한 바 있다. 마리 러블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실행 가능한 계획이 없었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중국 수입을 줄였지만, 수입 대부분은 다른 국가들로 대체됐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기업과 소비자에게 더 큰 비용을 부과했다”며 “또 중국과 유럽연합(EU) 및 기타 국가들이 농산물을 포함한 많은 미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보복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현장] “상자 얼어붙었네. 기자들 나가세요” 코로나 백신 돌발상황(종합)

    [현장] “상자 얼어붙었네. 기자들 나가세요” 코로나 백신 돌발상황(종합)

    모의훈련 참관 文 “백신 수송 빈틈 없네, 방역 이뤄냈듯 접종서도 보여 달라” 당부이후 마지막 수송단계서 돌발 상황 발생화이자 모형 백신 박스 얼어붙어 안 떨어져취재진 내보낸 뒤 5분 뒤 종이상자 분리질병청 “백신엔 문제 없다…보완할 것” 공항~접종센터 4단계, 경찰·군 철통방어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앞두고 실시된 백신 유통 훈련 과정에서 코로나19 백신 모형이 든 종이상자가 얼어붙어 떨어지지 않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 유통 온도인 영하 60도~영하 90를 유지하기 위해 넣은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이동형 상자 내부에 종이상자가 붙어버린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거듭 상자가 떨어지지 않자 취재진을 밖으로 내보냈다. 5분 뒤 취재진이 다시 입장했을 때 종이 상자는 나와 있었다.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서 얼어붙은 백신상자 “앞서선 괜찮았는데”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 유통을 위한 공개 모의 훈련을 시행했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수만명분이 국내로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진행한 훈련이었다. 훈련은 백신 모형을 사용해 진행됐는데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였는데 이날 돌발상황은 마지막 과정인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에서 발생했다. 경기 평택시 소재 물류센터에서 1t 트럭에 실려 온 백신 모형은 이날 오후 2시쯤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로 수송됐다. 백신 수송차량 앞뒤로 순찰차, 경찰특공대 차량 등이 호위했다. 백신 수송차량이 접종센터 앞에 멈추고, 한 사람이 차량 화물칸에서 가로·세로·높이가 각 60㎝ 정도로 보이는 검은 상자를 들고 내렸다. 상자를 든 사람은 체온을 측정한 뒤 센터로 들어가 책상 위에 백신이 들어있는 검은 상자를 올렸다. 센터 의료진이 이 상자를 개봉했고, 상자 속 온도계에 표시된 수치는 ‘영하 75도’였다. 여기까지는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의료진, 자로 주변부 떼내도 안 움직여급기야 “기자들 내보내” 5분뒤 정상화 그러던 중 냉동고 전용장갑을 끼고 코로나19 백신 모형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려던 의료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백신 보관 관련 서류 작성을 마친 의료진이 상자 속에서 백신이 들어있는 상자를 올리려고 하자 상자가 얼어붙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최초 검은 박스에서 실제 내부 백신 보관 박스를 꺼내 냉동고로 옮겨야 하는데, 내부 박스가 드라이아이스에 얼어붙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내부 박스는 화이자에서 전해준 실제 박스 크기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긴 자를 가지고 상자 주변부를 떼 냈으나 움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훈련 현장에 나와 있던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실제로는 창고에서 꺼내서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뒤 바로 와야 하는데, 미리 만들어 둬 얼어붙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취재진을 센터 밖으로 내보냈다. 5분 뒤 취재진이 센터에 재입장했을 때는 종이상자는 나와 있었다. 의료진은 이후 가로·세로가 각 25㎝, 높이가 3㎝ 정도로 보이는 흰색 상자 두 개를 꺼내서 초저온 냉동고에 넣었다.질병청 “온도 유지되고 있어 백신엔 문제 없다…실제 상자는 달라” “모더나 등 7월까지 접종센터 250곳 설치” 질병청에 따르면 이 흰색 상자는 화이자의 백신 상자와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실제 상자에는 5㎖짜리 백신이 195개 들어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의훈련에 쓴) 상자는 실제와 다르다”면서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실제에서는 차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실제 공급 상황을 가정하고 백신 수송·보관·유통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수송 시간 지연, 냉장중단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화이자 제품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온도를 영하 60∼영하 90도로 유지해야 해 운송·보관이 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mRNA 백신인 모더나사 제품 역시 유통과 보관 온도를 영하 20도로 유지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mRNA 백신을 유통하는 동안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이 백신을 보관·접종할 수 있게 초저온 냉동고를 갖춘 예방접종센터를 각 시군구에 7월까지 250곳을 설치하기로 했다.화이자 영하 60~영하 90도 유지5t 수송차량, 공항서 접종센터로 이송 이날 모의훈련은 공항에 백신이 도착하는 상황에서부터 단계를 밟아 갔다. 백신이 공항에 도착한 후 수입자와 관세청이 인수와 통관 업무를 진행했고 유통업체가 해당 백신을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할 수 있는 5t짜리 수송차량에 실었다. 정오쯤엔 인천공항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의 물류센터로 백신 모형 수송을 시작했다. 백신 수송차량과 예비냉장차 앞에는 경찰 순찰차와 군사경찰, 경찰특공대 차량 등이 이중삼중의 철통 경호를 펼쳤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주로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 시위대 습격 등 우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송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수송 요원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면서 임무를 잘 수행해 달라”면서 “국민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격려했다.식약처 “화이자 백신 특례수입 승인” 유통업체가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하면서 백신을 수송하는 동안 질병청은 수송 현황을 모니터링했고, 국방부와 경찰청은 수송 차량이 달리도록 동선을 확보하면서 비상상황에 대비했다. 수송차량이 물류센터에 도착한 뒤에는 유통업체가 물류센터로 백신을 옮기고 접종센터 배분 단위로 소분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식약처는 이날 화이자 백신의 특례수입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례수입은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도입 과정에서도 이를 활용했다. 화이자 백신의 예방효과는 임상시험에서 약 95%로 나타나 국내에 들여올 백신 5종 중에서 가장 높다. 총 2회 접종해야 하고 보관과 유통에 초저온 냉동 시스템이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은 2월 중순 이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1민7000도스(약 6만명분) 규모로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접종은 이르면 이달말부터 이뤄진다.文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대비하라” “돌발 상황 대비해 대처 요령 만들라”박수 보내며 격려…정은경에 질문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제2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해 열린 민·관·군·경 합동 ‘코로나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이따금 박수를 치며 중간중간 백신 접종을 총괄 지휘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수송과 관련, “화이자 백신이 당장 들어온다 해도 수송·보관·유통 계획이 빈틈 없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면서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 훈련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단계별 훈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백신의 수송·보관·유통의 전 과정에 국민들이 염려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대비를 잘 해주길 바란다”면서 “백신이 들어오면 국민들의 모든 관심이 여기에 몰릴 것이다.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방역에서 이뤄냈듯이 접종에서도 (성과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 오리건주에서 백신 수송 차량이 폭설로 고속도로 위에 갇히자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을 도로 위 차량 운전자들에게 접종했다는 외신 보도를 소개한 뒤 “수송 도중 눈길에 갇힌다든지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대처 요령을 미리 만들고 수송 담당자들에게도 충분히 주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사전보고에서 “순찰차와 특공대, 경찰기동대를 활용해 3중 기동경호를 펼친다”고 했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차량 고장, 교통사고, 테러 등 총 15개의 우발상황을 설정해 대비태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의협, 250개 접종센터에 의료진 1200여명 매칭 시스템 마련 중 한편 이날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업에 동참하고자 백신접종지원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백신접종지원팀 운영을 위해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에서 백신전담 임원을 지정하기로 했다. 의협은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의 재난의료지원팀이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 의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난의료지원팀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 250개소 접종센터와 이미 지원한 1200여명의 의사 인력을 연계해 매칭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1200명은 재난의료지원팀에 선별진료소 등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 업무 등을 맡겠다고 지원한 인원”이라면서 “백신접종지원팀은 지금 막 꾸려진 상황이어서 관련 인력을 모집하거나 배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의사 1인당 100명 이하의 접종 인원 유지,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에 따른 책임소재 여부 등의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백신 접종과 관련한 사고 및 의료분쟁 발생 시 의료진과 의료기관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캄보디아 FTA 최종 타결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이 최종 타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캄보디아 FTA 타결로 우리는 전체 품목 중 95.6%, 캄보디아는 93.8%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철폐한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전체 품목의 93.0%, 수입액의 52.4%만 관세를 철폐했으나, 이번 협상 타결로 전체 품목의 0.8%포인트, 전체 수입액의 19.8%포인트(1억 결 달러 규모)를 추가 개방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캄보디아로 수출하는 화물자동차(관세율 15%)·승용차(35%)·건설중장비(15%)뿐만 아니라 딸기(7%)·김(15%) 등 농수임산물 관세도 철폐돼 캄보디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섬유 품목은 캄보디아가 편직물(7%) 등에 대한 관세를, 우리는 의류(5%)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의류 품목에 대한 원산지 요건도 완화, 수출국에서 ‘재단·봉제’ 모두를 수행해야만 원산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을 삭제했다. 두 나라는 정보통신·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기술·경험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경제교류 및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우리 기업이 캄보디아 산업발전정책·공공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투자할 수 있게 했다. 캄보디아는 20~22년에 600개 공공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캄보디아는 지난 10년간 연 7%대 이상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한판 4450원”… 수입 계란 2000만개 설 이전 공급

    “한판 4450원”… 수입 계란 2000만개 설 이전 공급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급등한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설 연휴 전 수입산 2000만개를 시중에 공급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연휴 이전 수입 신선란 약 2000만개와 계란 가공품 565만개, 국내산 신선란 180만개 등 약 2748만개의 계란을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중에서 유통 중인 수입 신선란은 한 판(30개)에 4450원에 공급되고 있다. 국내산 도매가격(1월 29일 기준 5757원)보다 약 23%가량 저렴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 신선란 유통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대형마트에도 공급된다”며 “수입 신선란을 취급하는 마트가 늘어나면 많은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계란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특란 한 판 소비자가격은 7350원으로 평년 대비 37.7%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물량을 확보한 국내산 신선란도 오는 10일까지 하루 평균 13만개씩 수도권 농협 하나로마트 42개 매장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특란은 한 판 5100원, 대란은 48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입 계란 가공품은 난백분(흰자로 만든 가루) 267만개 분량과 난황냉동 89만개, 난황건조 209만개 등이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받는 계란 가공품 등이 이달 말 본격 수입되면, 제과·제빵업계와 식당 등에서 사용하던 국내산 계란이 수입산으로 대체된다”며 “이에 따라 가정으로 공급되는 국내산 계란 가격이 안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예방적 살처분, 이러다 다 죽는다”…가금류 농가의 울분

    “예방적 살처분, 이러다 다 죽는다”…가금류 농가의 울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당국의 예방적 살처분에 대한 가금류 농장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겨울 첫 AI가 발생한 뒤 전국 407개 농장에서 닭·오리·메추리 등 2318만 마리를 살처분 했다. 경기도에서만 25개농장에서 882만 마리(예방적 살처분 486만 마리 포함)를 살처분 했다. 농민들은 AI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당국의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살처분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나치게 확대된 살처분 기준으로 인해 농민들은 줄도산 위기에 놓였고, 소비자는 닭과 계란값 폭등의 직격탄을 맞는다는 지적이다 AI가 전국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계란 소비자가격이 평년대비 26% 올랐다. 육계 가격도 지난 22일 기준 ㎏당 5859원으로 한 달 전보다 13.9% 뛰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류 8개 품목, 총 5만톤이 상반기까지 무관세로 수입된다. 실제로 경기 남양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이 AI와 관련한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 의정부지법에 행정소송을 청구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인 H5N8형으로 확인되자, 3㎞ 내 농장에서 사육하는 가금을 예방적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에 A농장은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하고 의정부지법에 행정소송을 청구했다. 양남주시 관계자는 “A농장이 예방적 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해서, 시에서 28일 A농장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집행정지 효력 해제 신청을 해서 빠르면 오늘, 늦으면 내일중으로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청와대 게시판에도 농민들의 울분 섞인 주장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AI 과도한 살처분 규정으로 숨을 쉴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농민 B씨는 “지금과 같은 규정을 유지하면 양계산업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해외 유령회사에 허위 투자… 회삿돈을 유학비로

    #1 A사는 회계를 조작해 해외 현지법인의 매출 부풀리기로 투자금(1900억원 상당)을 유치한 뒤 이를 해외 현지 법인 및 페이퍼컴퍼니에 허위 투자 또는 수입대금을 가장해 송금하는 수법으로 약 148억원을 국외로 빼돌렸다. #2 B사는 수출물량을 사주 2세가 최대 주주인 회사로 일감을 몰아주고 거래로 생긴 수익으로 지주사 지분을 취득하는 등 경영권을 편법 승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3 C사 사주 일가는 수입거래에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끼워 수입가격을 높이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급여 명목 등으로 빼돌려 해외 부동산 구매, 유학 비용 등에 사용했다. 관세청이 27일 공개한 무역기반 경제범죄는 심각했다. 지난해 3~12월 적발된 경제범죄 사범이 법인 40여곳과 개인 80여명에 달했고 편취 금액만 4600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수출입 가격 조작을 통한 건강보험재정·무역금융 사기대출 등 공공재정 편취 546억원,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한 재산 국외 도피 362억원, 비밀 계좌를 이용한 자금세탁 302억원, 매출 부풀리기를 통한 금융조달 및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3410억원 등이다. 관세청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경험과 해외 직접 투자 증가, 외환거래 자유화와 수출입 통관절차 간소화 등에 따라 무역 기반 경제범죄가 지능화되고 복잡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적발된 곳에는 다국적기업도 있었다. 다국적기업 국내 지사인 D사 등은 보험급여 대상 의료기기 등 수입 시 보험급여를 수입금액의 1.8배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제도를 악용해 고가로 수입한 뒤 차액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국가 재정을 편취했다. D사와 같이 제도를 악용한 다국적기업들의 수입가격 조작도 확인됐는데 3개 업체가 편취한 금액만 358억원에 달한다. 이를 건강보험료로 환산하면 637억원 규모로 검찰 송치와 함께 부당이득 환수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계란 5만t 무관세 수입한다는데… 대형마트도 소비자도 “관심 없다”

    계란 5만t 무관세 수입한다는데… 대형마트도 소비자도 “관심 없다”

    AI 영향 산지가격 1년새 46% 급등정부, 오늘부터 6월까지 공급 확대“마트 유통 계획 계속 협의 중이다”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산지가격이 1년 전보다 46% 급등하는 등 계란값이 불안정해지면서 정부가 ‘수입 계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유통을 책임질 대형마트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까지 무관세로 수입 계란을 들여와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유통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들은 수입계란 취급을 꺼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로서 국산 농산물 유통에 앞장서고 있으며, 우리와 직접 협력하는 농장의 계란을 최우선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수입 계란 유통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계란 공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심해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현재로선 수입산 계란을 유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황을 보며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러한 반응은 앞선 2017년 ‘달걀파동’ 당시와 비교해 당장 국산 계란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진 않은 데다 소비자들도 수입 계란을 크게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31)씨는 “계란은 신선도가 중요한데 수입 계란은 유통 과정이 더 걸리니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가 없더라도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월등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태국 등 동남아 국가산 계란은 해상으로 운송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들여올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마트 유통 계획도 계속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할당관세 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오는 6월 30일까지 신선란을 비롯한 수입 계란류 8개 품목에 적용되던 관세율(8~30%)을 0%로 인하하기로 했다. 신선란의 기존 관세율은 27%였다. 단, 총 5만t(신선란 1만 4500t, 계란가공품 3만 5500t)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정부는 추후 시장 수급동향에 따라 연장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애주가’ 정용진, 소주 쓴맛에 울고 홈술 와인에 웃었다

    애주가로 잘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주로 ‘쓴맛’을 보고 와인으로 활짝 웃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주류산업이 재편되면서 정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소주와 와인 사업의 희비가 엇갈려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업체 1위인 신세계L&B가 최근 내부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로 회식이 줄고, 외식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홈파티’와 ‘홈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덕분이다.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L&B는 와인을 비롯해 맥주, 브랜디, 위스키 등을 수입·유통하고 전국 약 30개의 주류 소매점 와인앤모어를 운영한다. 정 부회장의 지시로 2008년 설립된 이후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코로나 수혜를 입고 지난해 최고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와인 수입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마트의 와인 매출도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이마트가 2016년 인수한 ‘제주소주’는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명 ‘정용진 소주’로도 불리는 ‘푸른밤 소주’는 거대 유통 채널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시작한 소주 사업으로 인수 당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재 제주소주의 시장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액도 2016년 19억원에서 2019년 141억원으로 불어났으며 부채비율도 90%가 넘는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마트 등 그룹 내 주요 유통 채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에도 참이슬, 처음처럼 등 경쟁업체의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소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코로나로 인해 성장한 가정용 주류 시장이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데다 소주의 주 판매원인 외식업체들이 코로나 여파로 휘청거렸다는 점도 제주소주의 성장 기회를 차단했다. 정 부회장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진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도 코로나 불황을 이겨 내지 못하고 최근 양조 설비 인수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취향의 사업 가운데 스타벅스, 와인 등은 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며 성공했지만, 희석식 소주 사업만큼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 수출 못 하는 수산업자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CBOE 유럽’ 회장 “이런 충격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존슨 총리, 사태의 책임 코로나 탓하다 곤욕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젊은 층 57% “부모세대 때보다 삶 나빠질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리얼돌 수입업체 손 들어준 법원… ‘성적 대상화’ 논란 2R 불 지폈다

    리얼돌 수입업체 손 들어준 법원… ‘성적 대상화’ 논란 2R 불 지폈다

    서울행정법원이 여성의 전신을 본떠 만든 성인기구 수입을 보류한 세관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른바 ‘리얼돌’ 논란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2019년 대법원이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린 직후 26만명 이상의 시민이 ‘리얼돌 수입·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글에 동의했지만 사법부는 여전히 리얼돌을 ‘사용자의 성적 욕구 충족에 은밀하게 이용되는 도구’로 치부했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여성의 성적 대상화에 대한 문제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최근 성인용품을 수입·유통하는 A업체가 지난해 1월 중국 업체로부터 리얼돌 1개를 수입하려다 김포공항 세관에서 수입 보류되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물품(리얼돌)은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지만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만큼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했다고 볼 순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1년 7개월 전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과 같은 취지다. 당시 리얼돌을 수입하려던 한 업체가 수입 보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세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에서 기각됐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리얼돌은) 여성의 성기 모습을 단순화한 남성용 자위기구에 기능적 중점을 뒀다”면서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게 좋다”고 적시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사법부의 이러한 판단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리얼돌 수입·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6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법원이) 리얼돌 수입을 전면 허용하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동 형상의 리얼돌’과 ‘특정 인물 형상 리얼돌’의 제작·유통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관세청은 일단 사법부나 조세심판원이 수입을 허용한 특정 모델의 리얼돌을 제외한 대부분의 리얼돌에 대해 통관을 막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리얼돌은 세관에서 ‘풍속을 해치는 물품’으로 분류돼 수입통관 보류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별도의 법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는 한 수입되는 리얼돌의 종류와 수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런 맹점을 국회도 인식하고 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이나 청소년 형상의 리얼돌에 대한 규제법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불법 성매매 업소와 유사한) 리얼돌 체험방이 운영되고, 텔레그램상에서 리얼돌 음란물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성의 외형을 고도로 형상화한 리얼돌이 실제 어떻게 유통·소비되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 사법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애주가’ 신세계 정용진, 소주로 쓴맛보고 와인으로 단맛 봤다

    ‘애주가’ 신세계 정용진, 소주로 쓴맛보고 와인으로 단맛 봤다

    애주가로 잘 알려진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주로 ‘쓴맛’을 보고 와인으로 활짝 웃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주류산업이 재편되면서 정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그룹 내 소주와 와인 사업의 희비가 엇갈려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업체 1위인 신세계L&B가 최근 내부에서 ‘성과급 잔치’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로 회식이 줄고, 외식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홈파티’와 ‘홈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덕분이다.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L&B는 와인을 비롯해 맥주, 브랜디, 위스키 등을 수입·유통하고 전국 약 30개의 주류 소매점 와인앤모어를 운영한다. 정 부회장의 지시로 2008년 설립된 이후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코로나 수혜를 입고 지난해 최고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와인 수입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마트의 와인 매출도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이마트가 2016년 인수한 ‘제주소주’는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명 ‘정용진 소주’로도 불리는 ‘푸른밤 소주’는 거대 유통 채널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시작한 소주 사업으로 인수 당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재 제주소주의 시장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액도 2016년 19억원에서 2019년 141억원으로 불어났으며 부채비율도 90%가 넘는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마트 등 그룹 내 주요 유통 채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에도 참이슬, 처음처럼 등 경쟁업체의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소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코로나로 인해 성장한 가정용 주류 시장이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데다 소주의 주 판매원인 외식업체들이 코로나 여파로 휘청거렸다는 점도 제주소주의 성장 기회를 차단했다. 정 부회장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진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도 코로나 불황을 이겨 내지 못하고 최근 양조 설비 인수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미국 브라운대로 유학을 간 정 부회장은 평소 술, 음식 등 다양한 미식(美食) 문화에 관심이 많다. 약 47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인스타그램엔 직접 요리한 사진들을 자주 올려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취향의 사업 가운데 스타벅스, 와인 등은 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며 성공했지만, 희석식 소주 사업만큼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수산업자들 ‘분통’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금융 허브’ 위상도 흔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출 감소 “코로나 아닌 브렉시트 때문”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 65% “영국 쇠퇴할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리얼돌 ‘처녀막’도…인권침해”vs“전신인형에 불과”[이슈픽]

    “리얼돌 ‘처녀막’도…인권침해”vs“전신인형에 불과”[이슈픽]

    법원 “전신인형에 불과…수입 허용”‘처녀막’ 있으면 더 높은 가격“단순한 성기구가 아니잖아요” 반발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이 풍속을 해친다고 볼 수 없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일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최근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의 수입통관을 보류한 김포공항 세관장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성인용품 수입업체 A사는 지난해 1월 김포공항세관을 통해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인 ‘리얼돌(real doll)’을 수입하려 했지만 보류당했다. 관세법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을 수입·수출하지 못하게 하는데 리얼돌이 이에 해당한다는 세관 판단 때문이다. A사는 이에 불복해 관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했고, 결정 기한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오지 않자 법원에 보류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A사 측은 “리얼돌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볼 수 없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 아니다”며 “기존 법원 판결에도 어긋나는 세관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도 A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물품이 지나치게 정교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재판부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실제 사람과 혼동할 여지도 거의 없고 여성 모습을 한 전신인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물품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라 볼 순 없다.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성 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된다.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 기구는 성적 만족감 충족이라는 목적을 가진 도구로서 신체의 형상이나 속성을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밖에 없다. 표현이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했다.일부 리얼돌, 여성 ‘질막’ 옵션으로 넣고 판매 이 같은 법원 판단이 나오자 일부 여성단체들은 리얼돌에 관해 ‘역겹다’,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일부 리얼돌 판매 업체에서 여성의 ‘질막(처녀막)’까지 리얼돌에 만들어 판매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질막이 있는 리얼돌을 구매하는 경우 제품의 가격은 더 올라간다. 업체는 이 질막을 ‘처녀막’이라고 설정, 판매하고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리얼돌 자체도 문제지만 소위 ‘처녀막’이 있는 리얼돌의 경우 극단적 성적 대상화라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는 리얼돌은 남성들의 환상을 위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20대 여성 A씨는 “결국 여성의 질막까지 돈을 받고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며 “리얼돌이 성기구가 아닌 남성들의 잘못된 여성관을 채워주는 도구인 증거다. 명백한 여성 인권 침해”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30대 여성 B씨는 “(일부여성)리얼돌 질투하나”며 “남자, 여자 모두 성생활에 관련해서 자유가 있지 않을까? 아동 리얼돌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리얼돌 수입 및 판매 금지하라” 靑 국민청원도 앞서 대법원도 2019년 6월 한 리얼돌 수입사가 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을 비판하며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 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서 청원인은 “대법원은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 왜곡하지 않는다면 수입을 허용했다”면서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인간이 아니라 남자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얼돌이 남성의 모습을 본떴으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 궁금하다.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가졌지만 움직임이 없어 성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실제 여성들을 같은 인간으로 볼 수 있겠느냐.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리얼돌은 판매 과정에서 각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과거 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A 업체는 120cm 수준의 리얼돌을 판매하다 초등생과 유사한 리얼돌이 아니냐는 항의를 받고 판매를 중지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리얼돌 업체에서는 구매자의 지인과 닮은 일종의 ‘맞춤형 리얼돌’ 제작이 가능하다고 홍보를 해, 비난을 받았다. 전문가는 리얼돌은 결국 남성 중심 사회에서 통용되는 여성상이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설 몸문화연구소 윤지영 교수는 ‘리얼돌, 지배의 에로티시즘’ 논문을 통해 “여성과 닮아 보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성적 환상을 충실히 담아내는 남성 욕망의 빈 그릇”으로 규정했다. “남성들의 치료와 성욕 해소를 위한 도구적 존재로 여성 신체가 형상화되는 일이 여성들에게 어떤 인격침해나 심리적·신체적 훼손을 유발하는지, 어떤 측면에서 트라우마적 요소가 될 수 있는지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리얼돌, 전신인형에 불과”…법원 판단 나왔다

    “리얼돌, 전신인형에 불과”…법원 판단 나왔다

    “리얼돌, 음란물 아닌 성기구”“전신인형에 불과…수입 허용”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이 풍속을 해친다고 볼 수 없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5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최근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의 수입통관을 보류한 김포공항 세관장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성인용품 수입업체 A사는 지난해 1월 김포공항세관을 통해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인 ‘리얼돌(real doll)’을 수입하려 했지만 보류당했다. 관세법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을 수입·수출하지 못하게 하는데 리얼돌이 이에 해당한다는 세관 판단 때문이다. A사는 이에 불복해 관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했고, 결정 기한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오지 않자 법원에 보류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A사 측은 “리얼돌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볼 수 없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 아니다”며 “기존 법원 판결에도 어긋나는 세관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도 A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물품이 지나치게 정교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재판부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실제 사람과 혼동할 여지도 거의 없고 여성 모습을 한 전신인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물품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라 볼 순 없다”며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성 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된다”며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 기구는 성적 만족감 충족이라는 목적을 가진 도구로서 신체의 형상이나 속성을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밖에 없다. 표현이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했다. 한편 앞서 대법원도 2019년 6월 한 리얼돌 수입사가 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을 비판하며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 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달걀 한 판 1만원 육박… 1인당 1판 수량 제한도

    달걀 한 판 1만원 육박… 1인당 1판 수량 제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살처분한 산란계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달걀 산지 가격이 1년 전보다 46%가량 급등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0시까지 살처분한 산란계는 1013만 8000마리로 집계됐다. 산란계는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기르는 닭이다. 여기에 육용오리 162만 3000마리, 종오리 11만 6000마리, 육계 563만 1000마리, 종계 93만 6000마리, 토종닭 57만 8000마리, 기타 175만 4000마리를 합하면 살처분한 가금류는 2077만 6000마리에 달한다. 이처럼 고병원성 AI로 산란계 농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 22일 특란 10개 산지 가격은 1697원으로 평년(2016∼2020년) 1월 대비 43.6%, 지난해 1월 대비 45.8% 급등했다. 달걀 한 판(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6610원으로 평년과 전년보다 각각 23.8%, 24.8% 상승했다. 달걀 한 판 가격은 지난 7일(6027원) 6000원 선을 넘은 이후 점차 올라 지난 18일 6705원까지 올랐다. 일부 소매가게에선 1만원에 육박한 가격에 팔고 있다.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은 현재 1인당 1판으로 구입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자 정부는 신선란과 달걀 가공품 8개 품목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5만t 한도에서 긴급할당관세 0%를 적용하기로 했다. 달걀 등의 관세를 면제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우선 미국산 신선란 60t을 수입해 공매 입찰을 거쳐 판매할 계획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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