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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자가 봉… 근소세 15.5% 더 걷고, 법인세 2.7% 덜 걷었다

    근로자가 봉… 근소세 15.5% 더 걷고, 법인세 2.7% 덜 걷었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11조원가량 구멍 난 가운데 세목별로 들여다보면 직장인들이 ‘왜 우리만 털어가냐’고 목소리를 높일 만도 하다. 경기 침체 여파로 법인세와 관세, 부가가치세 등 덩치가 큰 세목들이 줄줄이 덜 걷혔지만 근로소득세(근소세)는 예산 대비 초과 달성했다. ‘근로자가 봉’이라는 냉소가 다시 확인된 셈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2014 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걷어 들인 근소세는 25조 4000억원으로 예산(24조 9000원) 대비 5000억원이 늘었다. 1년 전 근소세(22조원)와 비교하면 15.5% 급증했다.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과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이 3억원에서 1억 5000억원 초과로 전환되면서 세수가 더 걷힐 수밖에 없었다. 또 근로자 임금이 소폭이나마 올랐고 지난해 취업자 수가 예년보다 12만명가량 증가한 것도 세수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노형욱 재정업무관리관은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 조정으로 1000억원 정도 더 걷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4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올해도 ‘근소세 강세 현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명목 임금 상승 등의 자연 증가분과 2013년 세법개정안의 효과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과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는 예산(46조원)보다 3조 3000억원이 덜 걷힌 42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3조 9000원)보다 2.7% 하락했다. 지난해 법인세의 기준이 되는 2013년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법인들의 세전이익은 51조 4000억원으로 1년(57조 2000억원) 전보다 10.2% 감소했다. 기재부 측은 “법인세율의 변화가 없는 만큼 기업들의 수익 구조가 나빠진 것이 법인세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내수 부진과 환율 하락은 관세와 부가가치세에서도 1조원 이상 ‘펑크’를 가져왔다. 관세는 1조 9000억원, 부가세는 1조 4000억원가량 덜 걷혔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소득세도 예산 대비 1조원 정도 부족했고, 증권거래세도 주식거래 부진 탓에 9000억원가량 덜 걷혔다. 다만 지난해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거래 건수가 크게 늘면서 양도소득세는 1조 1000억원이 더 걷혔다. 지난해 부동산 거래 건수는 540만 7000건으로 전년 대비 19.9% 급증했다. 세수 규모별로는 부가세(57조 1000억원)와 소득세(종합·근로·양도·이자 소득세, 53조 3000억원), 법인세 순이다. 지난해 소득세는 예산보다 1조 1000억원가량 덜 걷혔지만 전년(47조 8000억원) 대비로는 5조 5000억원 증가했다. 올해도 경기 부진이 이어진다면 소득세 규모가 부가세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세수가 다른 세목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자연 증가뿐 아니라 경기 변동을 덜 타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올 30대 기업 법인세 15% 줄어든다

    올 30대 기업 법인세 15% 줄어든다

    올해 납부해야 할 30대 기업의 ‘2014년 회계연도 기준의 법인세 비용’이 전년보다 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1년 기업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법인세 감소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주요 30대 기업의 2014 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15조 2577억원으로 추정된다. 2013년 법인세 총액 18조 433억원보다 15.4%(2조 7855억원) 줄어든 액수다. 삼성전자의 법인세는 4조 4806억원으로 전년보다 43.2%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사이 3조 4089억원이 줄어 금액 기준으로는 감소 폭이 30개 기업 중 가장 컸다. 현대차는 2조 7032억원에서 2조 3018억원으로 14.8%(4014억원), 기아차도 1조 115억원에서 8227억원으로 18.7%가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법인세는 3604억원에서 496억원으로 86.2%가량 줄어든다.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LG화학, 현대글로비스, 이마트 등도 법인세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적자 전환을 해 아예 법인세를 안 낼 것으로 보이는 기업도 적지 않다. 에쓰오일과 KT, 두산, 두산중공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업들의 법인세가 줄어드는 이유는 각 기업의 지난해 성적이 신통치 않아서다. 법인세의 경우 지난해 실적 등을 기준으로 올해 낼 세금이 결정된다. 3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092조 6112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0조 4404억원에서 65조 5909억원으로 18.5% 줄었다. 30대 기업의 세전이익은 2013년 78조 6081억원에서 지난해 64조 791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여기에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보여 법인세 감소 등으로 인한 세수 부족은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법인세 외에도 소득세와 관세, 부가세 등도 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내총생산 역시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수는 예상보다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mi@seoul.co.kr
  • ‘직구 사촌’ 병행수입도 쑥쑥 자란다

    ‘직구 사촌’ 병행수입도 쑥쑥 자란다

    취업준비생 원유빈(27·여)씨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리복 퓨리 운동화를 시중 정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값으로 구입했다. 그는 “똑같은 정품인데도 백화점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직구(직접구매)와 달리 애프터서비스(AS)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병행수입 제품을 믿고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 직구족의 증가로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크게 바뀌었지만 직구에 앞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채널로 알려졌던 병행수입도 못지않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병행수입 매출액은 2009년 25억원에서 지난해 24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취급하는 상품도 2009년 12개 브랜드 20여개 품목에서 90여개 브랜드 320여개 상품으로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 측은 올해 병행수입 매출액 목표치를 38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40억원 늘리고 제품은 130여개 브랜드에서 380여개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업계가 올해 병행수입 규모를 확대하려는 이유는 지난해 초 정부가 병행수입과 직구 수입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통관인증업체 선정 기준 완화를 통해 병행수입 제품을 늘리고 수입 신고를 간소화해 직구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도 ‘해외 도매상→해외 현지 에이전트→국내 에이전트→대형마트’라는 4단계를 거쳐 병행수입했던 것을 단계를 대폭 줄여 해외 도매상과 직거래를 해 단가를 더 낮추려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의류와 잡화 품목은 기존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에 거품이 있었다는 논란이 많았다”며 “병행수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관련 상품이 대거 들어오고 정품임을 인증받을 수 있는 통관표지 등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됐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 가격도 20%가량 인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직구와 병행수입 제품을 비교해 더 저렴한 쪽을 사는 등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 비오템옴므 모이스처라이져(50㎖)는 롯데마트몰에서 3만원이면 살 수 있지만 아마존닷컴에서 직구 시 관세 없이 배송료 포함 5만 5500원이다. 반면 키플링 챌린저 가방은 해외직구 시 관세 없이 배송료 포함 7만 2500원이지만 병행수입으로 7만 7000원에 구입할 수 있어 해외직구로 사는 게 더 저렴한 편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외교부 해외진출기업 지원 사례집 발간

    외교부가 8일 재외공관의 우리 기업 지원 실황을 분야별로 정리한 ‘2014년 재외공관의 해외 진출 기업 지원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집에는 지난해 외교부가 재외공관을 통해 지원한 사례 중 대표적인 105건이 선별돼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재외공관의 지원으로 우리 기업이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 규모가 총 64억 달러(약 6조 9700억원)에 달하며 기업 애로 해소 지원 및 수입 규제 대응 등으로는 총 4억 달러(약 4360억원) 상당의 기업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8억 달러(약 8700억원) 규모의 알제리 가스 집하 처리시설 사업 수주, 1000만 달러(약 109억원) 규모의 태국 관세 추징 관련 지원 등이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독자의 소리] 설 맞아 원산지 표시 위반 강력 처벌해야

    설을 맞아 수입산 소고기와 조기, 배 등이 국내산으로 둔갑하거나 수입 신고를 거치지 않고 불법 판매되는 등 농축산물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속 기관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단속하고 있지만 제수용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부도덕한 상술은 여전하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원산지표시 위반 적발 업소 4290개 중 상당수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집중됐다고 한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산지를 허위 표시, 위장 또는 혼합·판매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 처분을 받게 되고, 원산지를 미표시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법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은 예는 거의 없고 대부분 약간의 벌금을 내는 데 그쳐 국민의 건강과 건전한 농산물 유통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산지표시제는 수입품의 국산 둔갑 방지와 소비자의 알권리 신장에 기여하고, 갈수록 수입 농산물의 관세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농업을 지키는 마지막 보류다. 수입품을 국산으로 속여 팔아 국민 건강을 해치는 일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처벌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농산물 원산지 위반이 근절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밖에 안 된다. 이재학 농협 구미교육원 교수
  • 10대는 마약직구…밀수조직은 물량 공세

    10대는 마약직구…밀수조직은 물량 공세

    #중국 선양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여행용 캐리어 밑바닥 이중 공간에 12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3.73㎏의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을 숨겨 들여오던 여행객이 적발됐다. #홍콩발 김해공항행 승객 화물에 대한 세관 엑스레이 검사 도중 여행용 캐리어에 있던 서류가방에서 20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필로폰 6㎏이 발견됐다. 최근 마약류 밀수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의 ‘마약청정국’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광저우와 선양 등 중국 동남부 지역이 필로폰 주요 공급지로 자리 잡은 데 이어 멕시코에서 밀수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량·자가 소비를 위한 ‘직구’ 밀수가 이뤄지는 등 밀수국이 55개국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한 마약류는 308건, 71.7㎏(시가 1500억원 상당)으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2년과 2003년의 밀수 사례는 최종 목적지가 우리나라가 아닌 중계 밀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적발 규모는 역대 최대인 셈이다. 적발된 마약류는 필로폰이 50.8㎏(55건)으로 가장 많았고 합성대마 등의 신종 마약(17.3㎏), 대마(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필로폰은 전년(30.2㎏) 대비 68.2% 늘었다. 필로폰 50.8㎏은 16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밀수조직이 개입된 1㎏ 이상 대형 밀수가 94.1%(47.8㎏)를 차지했고 멕시코에서의 대형 밀수(15㎏)도 적발됐다. ‘직구’ 통로인 특송화물과 국제우편을 통한 밀반입이 급증한 것도 특징이다. 개인 소비용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소량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 적발 건수(308건)의 74.0%인 228건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33억원어치다. 이 가운데 신종 마약은 167건에 달했다. 더욱이 2013년 1명에 불과했던 10대 청소년 밀수사범이 지난해 10명으로 늘었다. 관세청은 청소년이 인터넷 마약 판매 사이트 광고에 현혹되거나 호기심으로 마약을 구입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9700명을 웃돌았다. 국제적으로 인구 10만명당 20명 이하일 때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된다. 인구가 5000만명이라면 1만명을 넘지 않아야 청정국으로 남을 수 있다. 위험수위에 도달한 셈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2007년(1만 649명), 2009년(1만 1975명) 두 차례 1만명을 넘겼다. 관세청 국제조사팀 관계자는 “범죄 조직이 한국을 소비시장으로 공략하면서 대형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 여행객은 마약류 대리운반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 “마약 전담 조직 신설과 직구 제품 검색 등을 통해 밀반입 단속을 확대,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제 전문가 60% “복지 늘리려면 증세해야”

    경제 전문가 60% “복지 늘리려면 증세해야”

    정치권에서 ‘증세 논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전문가 20명 중 12명은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세 논의 시기로는 올해를 꼽는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증세 세목으로는 법인세와 고소득층 소득세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서울신문이 4일 조세·재정 전문가와 전직 경제관료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명은 “증세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지만 포퓰리즘에 빠진 여야 모두 듣지 않았다”면서 “이제라도 증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복지는 달콤하지만 미래 세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다”며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증세에 찬성한 12명 중 5명은 먼저 올려야 할 세금으로 법인세를 꼽았다. 이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뒤를 이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법인세 인상으로 투자가 위축되기보다는 사내유보금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세에 반대한 전문가 8명은 증세의 대안으로 지출 구조조정(4명)과 무상복지 축소(3명) 등을 제시했다. 지출 구조조정에는 정부의 재원이 투입되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복지 축소에 방점이 찍혔다.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증세보다 선별적 복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증세 반대론자들도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비과세·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재원 조달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복지는 물론 국방과 연구·개발(R&D), 지방재정에서도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선거 때 인기 영합주의로 나온 복지정책을 이번 기회에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우리 경제체력 증세 감당” 50%…“올해 증세 논의 골든타임” 40%

    긴급 진단에 응한 조세 전문가들 중 절반은 세금을 올려도 우리 경제가 감당할 체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명 가운데 8명이 바람직한 증세 논의 시기로 올해를 꼽았다. 차기 정부로 미루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집권 3년 차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에서 올해가 증세를 시도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조세부담률이 평균 25%인데 반해 우리는 20% 수준”이라면서 “올해부터 증세를 본격적으로 논의해도 세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에나 반영되므로 증세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금을 올리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도식적으로) 전제하면 증세 논의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일침을 놨다. 정부와 정치권이 증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조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백운찬 전 관세청장은 “대기업은 1~2% 세율을 올려도 큰 부담이 없고 오히려 행정 간섭인 규제를 풀어주는 것을 더 바란다”면서 “다만 중소·중견기업은 부담이 클 수 있는 만큼 법인세 인상에 따른 부담이 덜 가도록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증세는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저성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면 경제가 더 침체되고 결국 서민층이 더 어려워진다”면서 “무상복지 등 지출 구조조정을 먼저 하고 증세는 경제를 살린 뒤에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세무학회장)도 “우리나라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가 전체 세금의 70%를 차지하는데 경기에 따라 변동이 크다”면서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세율을 올리게 되면 실제 세금은 많이 늘지 않고 기업과 가계에 부담만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대기업과 고소득자가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고, 서민·중산층도 복지 혜택이 다소 줄어드는 상황을 이해하는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과 고소득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세금을 더 내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도덕적 의무)와 이를 유도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 서민·중산층도 복지 축소를 참고 정부가 추진하는 4대 부문 개혁에 양보하는 등 사회적 대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과세 형평성 맞게 대기업·고소득층 세금부터 올려야”

    [불붙은 증세논쟁] “과세 형평성 맞게 대기업·고소득층 세금부터 올려야”

    증세를 찬성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부자 증세가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더 많이 부담하고 그 이후 중산층도 세 부담에 동참하는 것이 순서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도 재원 부족에 따른 복지 축소보다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0.2%, OECD 평균이 25.0% 수준이다. 증세를 위한 세목으로는 법인세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이어 소득세(25%)와 부가가치세(25%)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부자 증세의 이유로는 소득 재분배와 과세 공평성 등을 들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도 맞다”면서 “법인세와 고소득층 소득세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은 빈부 격차인 만큼 소득 재분배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증세 대상을 기업과 고소득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세금 문제는 경제 논리에 따라야 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도 그렇고, 큰 틀에서 보자면 법인세-소득세-부가세 순으로 올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법인세 인상을 찬성하는 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이명박 정부 때 3% 포인트 인하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되돌리는 것보다 대기업 중심으로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도 이익이 많이 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올려야지, 경쟁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려서는 안 된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법인세를 많이 내린 반면 대기업들의 내부 유보금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면서 “가장 여유 있는 곳이 대기업인 만큼 세 부담을 대기업 중심으로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말정산 파문에서 나타났듯이 증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수그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산층 세금이 과하기 때문에 소득세나 부가세 인상은 후순위로 미루고, 그동안 정책적 수혜가 컸던 기업들이 법인세를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세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최고세율(38%) 구간인 소득 1억 5000만원 초과를 좀 더 세분화하고 이 구간에서 최고세율을 더 올리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세 부담의 기본 원칙은 누진세율을 의미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소득세를 모든 사람이 더 내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이 더 많이 내는 방향으로 소득세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현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북유럽 국가의 복지 수준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기본적으로 이 국가들은 세금 자체가 많다”면서 “우리도 그런 꿈을 꾸려면 직접세를 올려야 하는데 고소득층의 소득세를 먼저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설명했다. 고소득층의 세 부담을 늘리는 차원에서 상속·증여세도 거론됐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자 증세를 위해서는 상속세 비율을 되레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가세 인상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복지 수요를 감안하면 소득세와 법인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지속 가능한 복지를 하려면 부가세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가세는 1%만 올려도 세수가 한 해에 7조~8조원가량 늘어난다. 특히 유럽 국가의 부가세는 20% 안팎이어서 우리나라(10%)보다 2배 정도 높아 장기적으로는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고, 소득 재분배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많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경영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장)는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으로는 세수 부족과 복지 재정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부가세를 올려야 하는데 현행 10%에서 점진적으로 12%까지 인상하면 어느 정도 재정 숨통을 틀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도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세수 15조원이 확보된다”면서 “부가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아 예전에는 금기시하고 그랬지만 지금은 디플레(물가 하락)를 걱정하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보면 부작용이 제일 적다”고 말했다. 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무상 복지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부가세를 인상하는 것”이라면서 “여당이 손을 안 대려고 하는데 부가세를 올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中企에 특별 자금 18조… 임금 체불 줄인다

    中企에 특별 자금 18조… 임금 체불 줄인다

    정부가 설 명절을 전후로 중소기업에 특별자금 18조원을 지원하고, 하도급 대금과 체불임금이 설 전에 지급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사과와 쌀, 소고기 등 28개 설 성수품과 생필품 물가도 특별 관리한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설 민생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18조 1000억원을 신규로 공급한다. 지난해 설보다 1조 4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기관별 지원 규모는 국책은행이 4조 1000억원, 일반은행 12조 3000억원, 중소기업청 7000억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신용보증이 8000억원 등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통한 온누리상품권 구매도 지난해 774억원에서 올해는 8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하도급 대금과 체불임금이 설 이전에 지급되도록 지도하고, 체불 근로자에 대해서는 1000만원 한도에서 연 2.5%로 생계비를 빌려주기로 했다.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세금 납부기간을 연장하고 체납처분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관세 환급을 실시하고 관세 분할 납부도 지원한다. 오는 17일까지 설 성수품과 생필품에 대한 일일 특별 물가조사를 실시한다. 해당 품목은 사과, 배, 밤, 대추,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조기, 갈치, 삽겹살(외식) 등 28개다. 배추와 사과 등 15개 농축수산물에 대해서는 오는 17일까지 특별 공급기간으로 정해 공급 물량을 하루 1만 1100t으로 평소의 1.6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직거래장터, 특판행사를 확대하고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알뜰 구매정보도 제공한다. 올해도 연휴 기간에는 당직 의료기관과 당번 약국(국번 없이 129)을 운영한다. 맞춤형 아이 돌봄 서비스도 설 연휴 동안 정상 제공하기로 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면세 담배 2700원으로 인상 검토

    정부가 현재 1갑당 1900원인 면세점 담뱃값을 2700원가량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 담뱃값의 절반도 안 되는 면세 담배에 대한 사재기를 막겠다는 아이디어지만 흡연자 호주머니를 또 털어 면세점과 담배업체에 이익을 얹어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한국관광공사와 롯데면세점, KT&G, 관세청 등과 함께 ‘면세담배 관련 업계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가격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인상분의 절반인 400원은 면세점과 담배제조사가 나눠 갖고 나머지는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공익기금으로 내는 방식이다. 공익기금은 금연 활동과 불우이웃 돕기 등에 쓴다. 그러나 담배값 인상분을 전액 공익기금으로 활용하지 않고 기업들에 인상분의 절반을 떼어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인상안이 확정되면 기업들만 원가 한 푼 더 들이지 않고 앉아서 400원을 버는 셈이다. 면세점과 담배업체도 반발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면세담배는 국내로 다시 가져오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것인데 (담뱃세 인상이 가격에 반영되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값을 올리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더욱이 인상분을 공익기금으로 내라는 것은 세금을 걷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업계 반대에 공익기금 설립 방안을 법으로 만들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농식품부 등 10곳 ‘정부 3.0’ 실적 우수

    행정자치부는 40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정부3.0 추진 실적을 평가한 결과 10곳을 ‘우수’ 기관으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외부전문가 16명으로 이뤄진 평가단은 기관장의 정부3.0 추진 의지, 공공데이터 개방과 활용 실적, 맞춤형 서비스 추진실적 등 9개 분야를 평가했다. 장관급과 차관급 기관을 따로 평가해 각각 상위 25%는 우수, 50%는 보통, 하위 25%는 미흡으로 나눴다. 평가 결과 장관급 기관 21곳 중에선 농림축산식품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자부, 환경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 차관급 19곳 중에선 관세청, 경찰청, 국세청,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우수기관에 올랐다. 반면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국가보훈처, 새만금개발청, 원자력안전위원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미흡’ 평가를 받았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더 싸게, 더 좋게… 뜨거운 커피 전쟁

    더 싸게, 더 좋게… 뜨거운 커피 전쟁

    ‘밥보다 커피’를 더 즐기는 한국인들 덕분에 지난해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끝을 모르고 성장하는 국내 커피시장에 따라 업계도 값을 내리고 품질은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29일 커피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원두와 조제품(분말) 등 커피 수입량은 13만 9754t으로 전년도 12만 1707t에 비해 14.8% 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 금액으로는 5억 9541만 달러(약 6454억원)로 전년도 5억 376만 달러에 비해 18.2% 증가했다. 커피업계도 시장 성장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저가 브랜드는 값을 더 낮추면서 소비자 확보에 나서는 한편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29일부터 자사 커피 브랜드 ‘맥카페’(McCafe)의 가격을 최대 600원까지 내리고 기존에 없었던 스몰 사이즈(아메리카노 1500원)까지 출시했다. 최근 파리바게뜨는 ‘카페 아다지오’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아메리카노를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저가 커피브랜드의 대표주자인 이디야는 지난해 1400호점을 넘어서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1500원짜리 ‘앗!메리카노’(아메리카노)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빽다방은 올해 100여개의 점포 문을 열 계획이다. 반면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의 커피 전문 브랜드들은 RTD(즉석에서 뽑아내지 않고 병이나 캔에 담겨 있는 커피) 제품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매장보다 저렴한 1000~3000원대의 RTD제품을 판매해 고급 커피의 대중화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TD 제품 판매는 편의점 등에서 좀 더 자사 브랜드 커피를 쉽게 즐길 수 있게 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매출 증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수입물품 원산지 표시 글자 커진다

    소비자가 원산지를 정확하고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수입 물품의 원산지는 8포인트(2.8㎜) 이상으로 표시해야 한다. 또 국제 상거래에서 정착된 표기도 원산지 표시로 인정된다. 관세청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원산지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를 전부 개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입 농수산물 및 식품류는 국내 규정에 맞춰 포장 표면적 50㎠ 미만은 8포인트, 50㎠ 이상∼3000㎠ 미만은 12포인트, 3000㎠ 이상은 20포인트 이상으로 글자 크기를 규정했다. 다만 이동식 저장장치(USB)나 소용량 화장품 등 크기가 작은 공산품은 예외로 정했다. 원산지 표시 글자 크기 변경은 수입자 및 제조자의 제도 적응과 생산 반영 기간을 고려해 1년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30일부터 시행한다. 원산지표시제도를 위반한 제품은 통관이 불허되거나 위반 횟수에 따라 과징금이 부과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독] 전자담배 30개 배터리·충전기 안전성 조사

    [단독] 전자담배 30개 배터리·충전기 안전성 조사

    정부가 잇단 전자담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전자담배의 배터리와 충전기 등의 안전성 조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기표원)에 따르면 금연보조제로 이용이 늘고 있는 전자담배가 최근 유사한 형태의 폭발 사고를 거듭 일으킨 것과 관련해 중국산 전자담배 등 시중에 팔리고 있는 전자담배 30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기표원 관계자는 “안전관리 대상인 전자담배의 배터리와 직류전원장치(충전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현재 시장에 어느 정도 유통되고 있는지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유통 중인 제품 30개를 구입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으로는 앞서 보건복지부가 국내 판매 중인 니코틴 용액 105종의 유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비교적 높은 농도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 액상 전자담배 30개를 선정했다. 기표원은 시장조사를 마치는 대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3곳에 안전성 연구를 의뢰하고 다음달 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회로 불량, 불량 규격, 배터리 누수, 원산지 허위 표시 등으로 인해 소비자 사용 시 유해성이 입증될 경우 리콜 조치 하거나 출시를 금지시키고 심할 경우 인증을 취소하기로 했다. 또 안전성 검사를 아예 받지 않고 불법 유통시킨 업체들을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기표원에 따르면 국내 전자담배 제조 업체나 해외에서 전자담배 완성품을 국내에 반입할 때 수입 판매자는 안전성 여부를 기표원이 정한 3개 기관 등 지정 기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세관에서는 한국산으로 둔갑한 값싼 ‘짝퉁’ 중국산 전자담배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중국산 저가 제품 배터리 등에는 과충전을 막는 보호 회로가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게 기표원 측의 분석이다. 4000원짜리 중국산 배터리나 충전지는 3만원의 국산 제품으로 팔리거나 중고 배터리가 새 배터리로 포장돼 팔리는 실정이다. 안전성 검사를 받은 전자담배 견본품과 다른 불량 제품을 시중에 유통시키기도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담배 수입량은 138만t(약 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배, 2012년보다 10배가량 증가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3兆 사기극’ 모뉴엘… 그 뒤엔 8억 뇌물 챙긴 관피아

    ‘3兆 사기극’ 모뉴엘… 그 뒤엔 8억 뇌물 챙긴 관피아

    벤처 신화는 없었다. 국책 금융기관과 세무당국까지 겨냥한 전방위 로비와 수출 서류 조작 등 불법과 사기만 난무했을 뿐이다. 7년간 3조 4000억원대 사기 대출을 받고 돌려막기를 한 가전업체 모뉴엘의 민낯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금융 관피아의 적폐도 실체 없는 신화 창조에 일조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박홍석(53) 대표와 신모(50) 부사장, 강모(43) 재무이사 등 모뉴엘 관계자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이미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또 미국으로 달아난 전 무역보험공사 영업총괄부장 정모(47)씨를 기소중지하는 선에서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조계륭(61) 전 사장 등 한국무역보험공사 전·현직 임직원과 한국수출입은행과 서울 역삼세무서, KT 자회사인 KT ENS 간부까지 포함해 모두 1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 등은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홈시어터 컴퓨터(HTPC) 가격을 부풀려 수출한 것처럼 꾸미고 허위 수출로 발생한 수출대금 채권을 금융기관에 판매하는 수법 등으로 시중은행 10곳에서 3조 400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 실사를 나오면 실제 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꾸몄다. 박 대표는 수출대금 채권의 상환기일이 다가오면 또 다른 허위 수출을 꾸며 대출받은 돈을 해외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수입업자가 수출대금을 결제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허위 수출 실적을 숨겼다. 카드빚을 다른 카드로 돌려막는 것처럼 수출대금 채권을 돌려막는 수법을 반복한 것이다. 은행들은 5500억원의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모뉴엘은 KT ENS를 통해 허위 수출을 하다가 여신 규모가 늘어나자 직접 허위 수출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부터 무역금융 지원과 각종 편의를 받기 위해 전방위 금품로비에 나섰다. 특히 무역보험공사는 부장부터 이사, 사장까지 모두 로비 대상으로 삼았다. 모두 8억 600만여원이 2011년 4월부터 3년 2개월간 수출보험 총액 한도 증액, 대출한도 증액, 세무조사 편의 제공 등의 청탁 명목으로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세무공무원에게 흘러들어 갔다. 금품 로비에는 기프트카드가 자주 활용됐다. 담뱃갑과 과자·와인·티슈 상자에 기프트카드나 5만원권 현금을 채워 건넸다. 강남 유흥주점에서 접대하면서 하룻밤에 1200만원을 쓰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수수자 중에는 퇴직 후 모뉴엘 협력업체와 허위 고문계약서를 체결해 매달 돈을 받아가거나, 자신의 자녀를 모뉴엘에 취직시키는 등 관피아의 전형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해외직구 국가도 금액도 ‘다양화’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직구)가 사상 최대치(15억 4491만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구매 대상 국가가 미국에 이어 유럽, 동남아 등으로 갈수록 다양해지고 1000달러 이상 고가품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2014년 전자상거래 수입 통계에 따르면 총건수 1553만건 가운데 73.5%(1141만여건)가 미국에서 수입됐다. 이어 중국(11%)과 독일(5%)이 뒤를 잇는 등 상위 8개국이 전체 수입의 약 99%를 차지했다. 특히 연간 100건 이상 거래하는 대상 국가는 2010년 19개에서 지난해 38개로 늘어나는 등 다양화됐다. 독일·홍콩·일본·영국·프랑스의 직구 비중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1회당 구매금액은 50~100달러가 37%를 차지했고 100∼150달러(27%), 50달러 이하(25%), 150∼200달러(8%) 순으로 200달러 이하가 전체 97%에 달했다. 1000달러가 넘는 고가물품은 5만 2000건으로 0.3%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767% 증가해 전체 직구 증가율(330%)을 상회했다. 품목은 텔레비전과 휴대전화·자전거·의류·시계 등으로 세금을 부담하더라도 국내 구입가격보다 낮거나 제품이 다양해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가 직구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텔레비전은 2012년 111건(6만 2000달러)에서 2013년 3380건(435만 5000달러), 지난해 3만 1060건(3911만 8000달러)으로 급증했다. 전체 직구 상품은 의류(19%)가 가장 많았고, 건강식품(14%), 신발(13%), 화장품(11%), 핸드백·가방(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고시 플러스] 올해 관세사 90명 선발하기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제32회 관세사시험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90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관세사시험은 2013년까지 최소 선발 인원을 75명으로 유지해 왔지만 전문인력 수요 증대와 응시자 증가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부터 선발 인원을 90명으로 늘렸다. 무역 및 통관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관세사는 최근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면서 지원자 수도 2011년 1894명에서 2012년 2055명, 2013년 2689명, 2014년 2952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1차 시험은 4월 11일로 예정돼 있으며 시험 과목은 관세법개론, 무역영어, 내국소비세법, 회계학 등 4과목이다. 7월 11일 치르는 2차 시험은 논술형이고 관세법, 관세율표 및 상품학, 관세평가, 무역실무 등 4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 의원 외교보고서는 ‘표절 백화점’

    의원 외교보고서는 ‘표절 백화점’

    국회의원들이 해외 시찰 후 제출하는 보고서의 5분의4가량이 ‘표절 의심’ 또는 ‘표절 위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서울신문이 표절 검사 서비스인 카피킬러를 활용해 지난해 국회 사무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의원외교 보고서 75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표절률이 5% 미만인 것은 15건뿐이었다. 5~10%는 26건, 11~20%는 18건, 21~29%는 4건이며 표절률이 30%를 넘는 경우도 7건으로 조사됐다. 5건은 파일 손상 등의 이유로 검사가 되지 않았다. 그간 의원외교 보고서가 ‘짜깁기’라는 의심은 많았지만 실제 표절률 검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표절률은 다른 문서와의 유사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다른 문서와 같거나 비슷한 표현이 많다는 의미다. 표절률 관련 법적 기준은 없으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입 자기소개서의 경우 표절률 5% 미만은 ‘안전’, 5% 이상은 ‘의심’, 30% 이상은 ‘위험’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에 조사한 보고서 중 15건(21.4%)은 안전, 48건(68.6%)은 표절 의심, 7건(10.0%)은 표절 위험에 해당한다. 표절률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새누리당 A·새정치민주연합 B 의원이 2013년 말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뒤 제출한 ‘제9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중 의원회의 참석 결과 보고서’로 46%였다. 이어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제출한 ‘고(故) 니시오카 다케오 일본 전 참의원 의장 장례 참석을 위한 국회대표단 일본 방문 결과 보고서’가 45%였다. 카피킬러 측 김희수 이사는 “최종 판단은 해당 기관이 조사·결정하지만 대개 표절률 20~30%만 돼도 학교나 연구기관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의원은 “국제 행사의 경우 정해진 틀이 있어서 매년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이를 표절률 개념으로 따지는 건 무리”라고 해명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면피용 보고서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나 정책 제안을 공유하는 다양한 보고 활동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시찰 첫인상·총평·당부 말씀까지… 재탕·삼탕 ‘표절 의심’ 의원외교 보고서 백태 논문 표절검사 프로그램인 ‘카피킬러’의 도움을 얻어 ‘국회의원 외교 보고서’를 들여다본 결과 표절 의심 정황이 다양한 사례로 나타났다. 의원외교의 근본 취지는 ‘외국 의회와의 협력 증진’, ‘특정 사안에 대한 운영경험 상호 전수’가 목적이지만 부실한 결과보고서, 출장 목적의 추상성 등에 대한 비판이 매년 제기돼 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국회 사무처에 제출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해외시찰 결과보고서’는 신문 기사를 그대로 옮겨 온 경우다. 네덜란드의 잔세스칸스(풍차마을)를 방문한 시찰단은 보고서에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잔세스칸스는 네덜란드 전원마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임. (중략) 평화로운 초지와 산책하기 좋은 강변길 등이 남아 있음’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는 2008년 11월 한 경제신문에 실린 레저 기사와 동일했다. 문장의 끝맺음만 ‘-이다’를 ‘-임’으로 바꿨을 뿐이다. 이 보고서에선 질의응답도 신문 기사와 동일한 부분이 발견됐다. 시찰단은 지난해 8월 네덜란드의 물류단지 현장을 방문해 현장 관계자에게 정부의 지원이 어떠한지 물었고 “(네덜란드)정부는 항구 인근에 대규모 배후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입지 규제를 푼 것은 물론 (중략) 최장 6개월간 관세 및 부가세를 면제해 주었음”이란 답변을 얻었다. 이러한 답변은 지난해 4월 한 경제신문이 작성한 기사에서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연례행사는 ‘보고서 재탕’이 의심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9월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 등이 참석한 뒤 작성한 ‘제35차 아세안의회총회(AIPA) 결과보고서’의 총평은 “국제사회 및 이웃 국가들의 원조를 기반으로 이례적인 정치·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중략) ASEAN 국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음”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개최된 제33차 AIPA의 결과보고서 총평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AIPA는 공식행사로 규정된 틀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 보고서와 비슷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보고서 뒤편에 붙이는 ‘참고사항’은 인용 표시 없이 다른 기관의 연구보고서 등을 그대로 옮겨놨다. 윤진식 전 의원 등이 2013년 프랑스·독일을 다녀온 뒤 제출한 ‘공공투자사업 사전검증제도 국외사례 조사 결과보고서’는 독일 철도 투자 평가 체계에 관한 참고사항 등을 정리해 뒀다. 이 부분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책보고서, 출장보고서 등을 참고한 것이지만 보고서에서 인용 표시는 찾을 수 없었다. 다국어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질의응답 서비스 ‘지식iN’ 등의 내용을 인용 표시 없이 옮겨 적는 경우도 허다했다. 현장을 돌아본 뒤 시찰단이 제시한 ‘향후 과제’ 부분이 과거 보고서와 판박이인 경우도 있었다. 새정치연합 이상민 의원을 단장으로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와 소치를 다녀온 2014소치동계장애인올림픽대회 참관단은 결과보고서에 향후 과제를 ‘선수층 저변 확대 및 훈련 환경 개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 강화’, ‘협조 사항’으로 나누고 신인 발굴, 장애인 선수 처우 개선 등을 내놨다. 그런데 이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대회 참관단이 내놓은 향후 과제와 상당 부분 겹쳤다. 다른 시찰단이 각각의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에게 똑같은 ‘당부 말씀’을 한 경우도 발견됐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을 단장으로 2011년 우크라이나 등을 시찰다녀 온 국토해양위(현 국토교통위) 의원외교 대표단의 결과 보고서에는 송 위원장이 현지 관계자들에게 “일개 기업의 사업 차원을 넘어서 (중략)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한 사업관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료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이 당부 말씀은 2012년 국토해양위의 고속철도 시찰단이 중국을 방문한 뒤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했던 말과 일치한다. 시기상으로는 우크라이나 방문이 먼저지만 중국 방문 시찰단의 보고서가 1년 먼저 공개됐다. 해당 의원들은 대부분 “아직 보고서를 읽어 보지 못했다”, “해외에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일부 의원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 시찰 첫인상·총평·당부 말씀까지…재탕·삼탕

    [단독] 시찰 첫인상·총평·당부 말씀까지…재탕·삼탕

    논문 표절검사 프로그램인 ‘카피킬러’의 도움을 얻어 ‘국회의원 외교 보고서’를 들여다본 결과 표절 의심 정황이 다양한 사례로 나타났다. 의원외교의 근본 취지는 ‘외국 의회와의 협력 증진’, ‘특정 사안에 대한 운영경험 상호 전수’가 목적이지만 부실한 결과보고서, 출장 목적의 추상성 등에 대한 비판이 매년 제기돼 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국회 사무처에 제출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해외시찰 결과보고서’는 신문 기사를 그대로 옮겨 온 경우다. 네덜란드의 잔세스칸스(풍차마을)를 방문한 시찰단은 보고서에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잔세스칸스는 네덜란드 전원마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임. (중략) 평화로운 초지와 산책하기 좋은 강변길 등이 남아 있음’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는 2008년 11월 한 경제신문에 실린 레저 기사와 동일했다. 문장의 끝맺음만 ‘-이다’를 ‘-임’으로 바꿨을 뿐이다. 이 보고서에선 일부 질의응답도 신문 기사와 동일했다. 시찰단은 지난해 8월 네덜란드의 물류단지 현장을 방문해 현장 관계자에게 정부의 지원이 어떠한지 물었고 “(네덜란드)정부는 항구 인근에 대규모 배후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입지 규제를 푼 것은 물론 (중략) 최장 6개월간 관세 및 부가세를 면제해 주었음”이란 답변을 얻었다. 이러한 답변은 지난해 4월 한 경제신문이 작성한 기사에서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연례행사는 ‘보고서 재탕’이 의심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9월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 등이 참석한 뒤 작성한 ‘제35차 아세안의회총회(AIPA) 결과보고서’의 총평은 “국제사회 및 이웃 국가들의 원조를 기반으로 이례적인 정치·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중략) ASEAN 국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음”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개최된 제33차 AIPA의 결과보고서 총평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AIPA는 공식행사로 규정된 틀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 보고서와 비슷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보고서 뒤편에 붙이는 ‘참고사항’은 인용 표시 없이 다른 기관의 연구보고서 등을 그대로 옮겨놨다. 윤진식 전 의원 등이 2013년 프랑스·독일을 다녀온 뒤 제출한 ‘공공투자사업 사전검증제도 국외사례 조사 결과보고서’는 독일 철도 투자 평가 체계에 관한 참고사항 등을 정리해 뒀다. 이 부분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책보고서, 출장보고서 등을 참고한 것이지만 보고서에서 인용 표시는 찾을 수 없었다. 다국어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질의응답 서비스 ‘지식iN’ 등의 내용을 인용 표시 없이 옮겨 적는 경우도 허다했다. 현장을 돌아본 뒤 시찰단이 제시한 ‘향후 과제’ 부분이 과거 보고서와 판박이인 경우도 있었다. 새정치연합 이상민 의원을 단장으로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와 소치를 다녀온 2014소치동계장애인올림픽대회 참관단은 결과보고서에 향후 과제를 ‘선수층 저변 확대 및 훈련 환경 개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 강화’, ‘협조 사항’으로 나누고 신인 발굴, 장애인 선수 처우 개선 등을 내놨다. 그런데 이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대회 참관단이 내놓은 향후 과제와 상당 부분 겹쳤다. 다른 시찰단이 각각의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에게 똑같은 ‘당부 말씀’을 한 경우도 발견됐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을 단장으로 2011년 우크라이나 등을 시찰다녀 온 국토해양위(현 국토교통위) 의원외교 대표단의 결과 보고서에는 송 위원장이 현지 관계자들에게 “일개 기업의 사업 차원을 넘어서 (중략)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한 사업관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료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이 당부 말씀은 2012년 국토해양위의 고속철도 시찰단이 중국을 방문한 뒤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했던 말과 일치한다. 시기상으로는 우크라이나 방문이 먼저지만 중국 방문 시찰단의 보고서가 1년 먼저 공개됐다. 해당 의원들은 대부분 “아직 보고서를 읽어 보지 못했다”, “해외에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일부 의원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문 목적에 따라 방문국, 면담인사, 주요 활동내용 등이 각각 다르게 추진·진행되는 관계로, 의원외교 결과보고서의 핵심내용이 중복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방문국의 정치·경제제도, 상대국과의 주요 현안이나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국제회의의 개요자료 등을 기본자료로 수록하고 있는 관계로, 이러한 기본자료에서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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