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관상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화구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안산시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비서진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김호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97
  • 범생·일진·왕따 하모니… 학폭 ‘뚝’

    범생·일진·왕따 하모니… 학폭 ‘뚝’

    “이이이이이~윔모웨~윔모웨.”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중학교의 음악교과실. 스무명 남짓한 남녀 학생이 한데 어울려 손가락을 튕기며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킹’ 주제곡의 아카펠라 화음을 맞춘다. 눈을 찡긋거리며 신호를 주고받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타는 모습이 제법 능숙하다. 방화중의 명물인 ‘레인보우 합창단’의 점심 시간 연습실은 언제나 흥겹다. 노란 머리의 ‘일진’ 학생부터 교복을 단정히 갖춰 입은 모범생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모였지만 어색하지 않다. 학생들이 ‘엄마’라고 부르는 이화수(54) 지도교사는 “사람의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하는데 맑고 담백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모이면 말 그대로 천상의 하모니”라며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 교사가 합창단을 만든 것은 2009년이다. 한 해 전 부임한 이 학교에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유독 많았다. 사춘기의 혼란과 좌절감, 분노 등을 폭력적으로 표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른 학교처럼 학교 폭력이 골칫거리였다. 30년차 베테랑 음악 선생님이었던 이 교사는 수업 시간에 노래 부르며 행복해하던 아이들의 표정을 떠올렸다. 프랑스 생마르크 합창단과 미국 크렌쇼 합창단처럼 여러 아이를 품어 줄 ‘음악 놀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영화 ‘시스터액트2’에 등장한 합창단의 실제 모델인 크렌쇼 고교 합창단이 흑인 빈민가 아이들을 노래로 뭉치게 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레인보우 합창단 간판을 내걸고 첫해 18명의 신입부원을 모았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레인보우 합창단은 40명 규모로 커졌다. 교내외 행사에서 빠짐없이 공연했고 지난해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한민국 창의체험페스티벌’에서 장관상(합창 부문)을 받았다. 아침 자습 시간과 점심 시간, 주말까지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린 결과다. 합창단의 성공 비결을 묻자 이 교사와 학생들은 “비빔밥식 운영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교 1등부터 꼴찌까지, 말썽꾸러기와 외톨이까지 평소 함께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한데 끌어모았다. 누구나 합창단에 가입할 수 있게 했고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눈에 띄면 교사들이 합창단 활동을 권유했다.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색깔을 지닌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깨우쳤다. 마음속 답답함을 노래로 풀 배출구를 만들어 주니 학교 폭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때 학교 일진이었다는 김수민(15·가명)군은 “보통 끼리끼리 놀지만 사실 다른 부류의 친구도 사귀고 싶었다”면서 “처음에는 범생이(모범생의 은어)들과 어울리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고 했다. 합창단 소속이 아닌 말썽쟁이 학생들도 같이 어울리던 일진 친구가 합창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교사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려면 상대방의 목소리와 숨소리에 나를 맞춰야 한다”면서 “남을 배려하지 않던 아이들도 합창을 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맞추는 연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화중 관계자는 “합창단 운영 등으로 학교폭력 발생이 4~5년 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방화중 이외의 다른 학교에서도 음악을 통해 학교 폭력을 줄이려는 욕구가 늘고 있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전국 96개 초·중·고교의 교사 504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79.2%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음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교사는 “올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야 했지만 아이들이 붙잡은 덕에 5년 더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DNA 표본 있는 한…쥬라기 공원은 공상 아니다

    DNA 표본 있는 한…쥬라기 공원은 공상 아니다

    2000년 유럽 남서부 피레네 산맥에서 ‘세실리아’라는 이름의 피레네아이벡스(산양의 일종)가 숨을 거뒀다. 피레네아이벡스는 19세기만 해도 개체 수가 너무 많아 지역 농부들의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가죽과 고기, 관상용 머리를 위해 사냥이 유행하면서 급속도로 사라져 갔다. 세실리아는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피레네아이벡스였다. 3년 뒤 유럽 과학자들은 다른 산양의 난자에 세실리아의 세포를 넣어 복제 피레네아이벡스를 탄생시켰다. 태어난 새끼가 7분 뒤 선청성 폐결핵으로 죽으면서 피레네아이벡스 복원 프로젝트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 사건은 ‘사라진 동물’의 부활에 대한 과학자들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은 현실에서 가능한 얘기일까. 공상과학(SF)의 거장이었던 마이클 크라이튼의 설정은 상당히 과학적이었다. 공룡의 피를 빨고 난 뒤 호박 속에 굳은 채로 보관된 모기에서 공룡의 유전자(DNA)를 추출해 양서류에 넣어 부활시키는 방식은 정연한 논리와 과학적 근거를 갖췄다. 이는 이 같은 과정이 크라이튼의 머릿속에서 꾸며진 얘기가 아니라 실제 복제 동물 실험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에 ‘쥬라기 공원’을 꿈꾸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주최한 대중강연 ‘TEDx멸종복원(de-extinction)’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멸종 동물 복원의 최고 권위자들이 차례로 연단에 등장했고 행사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뉴사우스웨일스대의 마이크 아처 교수는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번식했던 ‘위부화개구리’의 복원에 대해 소개했다. 위부화개구리 암컷은 위에다 알을 보관해 부화한 뒤 올챙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입 밖으로 뱉어낸다. 1973년 호주 퀸즐랜드의 오지에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들의 새끼가 위 속에서 소화되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했고 독특한 호르몬을 찾아내 위궤양 치료제로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의 손을 탄 개구리는 빠르게 사라져 갔고 1983년 멸종됐다. 아처 교수는 “보관된 위부화개구리의 표본에서 DNA를 채취해 비슷한 유전 구조를 가진 호주 마시개구리의 난자에 집어넣어 수정란을 만들어 분화를 진행시키고 있다”면서 “위부화개구리의 지구 복귀를 환영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공룡까지는 아니더라도 급속도로 발달한 동물 복제 기술은 이미 사라진 동물을 지구에 다시 돌려놓고 있다. 과학 전문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러시아와 한국의 과학자들은 매머드를 지구 상에 다시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현대 코끼리의 조상인 매머드는 3000년~1만년 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전에 멸종됐고 시베리아 일대에는 매머드 복제에 필수적인 생체조직이 얼음 상태로 널리 보존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조직에서 DNA를 채취해 코끼리 난자에 넣어 매머드를 복원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한국 과학자는 2006년 네이처 논문 조작 파문으로 학계를 떠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다. 이들은 지난해 매머드 복원을 선언하고 실제 조직 채취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생물학계에서는 매머드의 DNA 복제가 가능한지 검증되지 않았고 코끼리의 임신 기간이 20개월 이상인 데다 현재 복제 동물의 성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 등을 들어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먼 훗날에도 매머드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일부 과학자들은 손상되거나 형태만 남아 있는 DNA를 이용해서도 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하버드대 연구진은 나그네비둘기를 복원하면서 박물관의 박제 표본을 사용하고 있다. 1800년대 초반 북미 지역에 수십억 마리 서식했던 나그네비둘기는 개척자들이 서부로 몰려들면서 매년 수백만 마리씩 사냥됐고 1914년 멸종했다. 조지 처치 미 하버드대 교수는 “박물관의 나그네비둘기 박제들에서 DNA를 채취해 각각 손상된 부분들을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맞춰진 DNA를 바위비둘기 난자에 넣어 복원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완벽한 나그네비둘기를 복원하거나 최소한 똑같이 생긴 비둘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7년에는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박물관의 알코올병 속에 보관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1936년 멸종) 부활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으로 진행되는 멸종 동물의 부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자연에서 살아갈 능력이 부족해 도태되거나 천적에 취약한 동물을 부활시킨 이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튜어트 핌 미 듀크대 교수는 “복원된 동물을 과연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피레네아이벡스를 복원한 다음 자연에 풀어놓으면 얼마 못 가 천적에게 잡아먹힐 것이고 그렇다면 그 천적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먹이를 먹은 셈이 된다는 것이다. 핌 교수는 “복원 동물을 동물원에 가둬 놓기만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또 일부 과학자들은 큰바다오리를 다시 살려내려고 하지만 날지 못해 도태된 짐승을 복원한다면 다시 멸종과 복원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학자들도 많다. 복원은 자연적이지 않고 인위적인 조작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구 상에 없었거나 위험하고 불완전한 동물이 등장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온나라 국악경연 총상금 7000만원

    국립국악원은 제33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의 총상금액을 70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고 18일 밝혔다. 올해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상인 대상 수상자에게 주는 상금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3배 이상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금상)은 상금을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렸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장상(은상)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동상은 2배 많아진 100만원으로 증액했다. 대상 경연은 온나라 전통춤 경연대회 대상과 함께 11월에 진행한다. (02)580-3089.
  • [김문이 만난사람] 창작 애니메이션 뽀로로 탄생 10년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창작 애니메이션 뽀로로 탄생 10년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오늘날 창의성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과연 무엇을 떠올릴까.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터뜨린 가수 싸이의 말춤? 아니면? 딱히 생각이 안 나거든 다음의 신상명세를 잠시 주목해 보자. ‘전 세계 130여개국에 수출되는 산업역군이다. 로열티만 매년 100억여원을 받는다. 프랑스 공중파 방송(TF1)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57%)를 기록했던 주인공이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에서도 많은 인기를 끈다. 연봉 120억원에 이적료가 3600억원에 이른다. 대한민국 우표발행의 주인공이며 한국방문의해 홍보대사 등 많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누굴까. 바로 우리나라 토종 캐릭터인 ‘뽀로로’다. 5조 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 8000억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뽀로로는 비단 돈으로만 표현할 수 없다. 아이들한테는 큰 영향력을 가진 ‘뽀통령’이자 신적인 존재나 마찬가지인 ‘뽀느님’으로 불린다. 울던 아이들도 뽀통령이 나오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쪼르르 기어가 텔레비젼 앞에 앉는다. 무엇이 그토록 전 세계의 동심을 사로잡는 것일까. 동심뿐만 아니다. 지난 1월 극장판 뽀로로가 처음 나오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마음까지 파고들었다. 특히 극장판 뽀로로는 어렵다던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루어냈다. 뽀로로가 올해 꼭 10살이 됐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키 마우스’가 90살 가까이 됐다면 결코 늙지 않을 뽀로로는 과연 어디까지, 또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이어나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뽀로로를 기획하고 스토리텔링과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있는 ‘뽀로로 아빠’ 최종일(48)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지난 11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 검은 뿔테 안경을 썼다. 앗, 뽀로로를 감싸안는 모습이 영락없는 ‘뽀로로 아빠’였다. 우리 나이로 치면 내년에 50세인데 30대로 보이는 ‘젊은 아빠’였다. 맨날 아이들과 놀고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짜내다 보니 젊어진 거냐고 했더니 그저 웃기만 한다. 자리에 앉으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얘기부터 나왔다. 극장판 뽀로로 첫 데뷔작인 ‘뽀로로 극장판:슈퍼썰매 대모험’은 최근 미국의 메이저 배급사 그라인드스톤 엔터테인먼트와 북미 지역 배급권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그라인드스톤 이외에도 중동 걸프 필름, 브라질 플레이아르테 등 현지 메이저 배급사에 판매돼 글로벌 캐릭터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뽀로로 극장판’은 제작 기간 3년에다 80억원을 들인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93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미국 시장 진출은 궁극적으로 높은 부가가치의 창출을 의미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뽀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뽀로로가 미국에서 일부 한국어 채널로 방영이 되고는 있지만 앞으로는 영어 채널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입니다. 아울러 (미국 시장에서)여러 캐릭터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요. 그동안 해외 여러 나라에서 반응은 좋았지만 사업적 효과로는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았거든요.” 뽀통령이 드디어 미키 마우스의 본고장인 아메리카 정복에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 귀추가 주목된다. 최 대표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중 여러 캐릭터 사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면서 미국에서도 충분히 많은 캐릭터 사업을 벌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처음에는 TV용으로 제작했지만 올해 극장판이 나온 데 이어 ‘뽀로로 테마파크’ 등 앞으로 여러 형태로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 러브콜이 많이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뽀로로는 또 탄생 10년을 계기로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한 점이다. 뽀로로의 캐릭터 마케팅 역량을 ‘재능기부’로 활용한다는 것. 사회복지기관들과 손잡고, ‘우정’과 ‘협동’을 재미있게 가르친다는 뽀로로의 세계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나눔의 중요성과 기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뽀로로는 이 밖에도 대한민국 전자정부, 한국방문의해, 어린이재단, 실종아동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뽀로로의 역할과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탄생한 이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분야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주변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뽀로로가 나오기 ‘전과 후’로 나누고 있다”면서 “뽀로로 관련 상품의 누적 매출이 1조원에 이르고 애니메이션의 ‘하청공장’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의 요람’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의 틀을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일본 등이 주로 창작 애니메이션을 했다면 한국은 그들의 주문을 받아 하청제작을 주로 했는데 뽀로로 이후에는 180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아용 창작 애니메이션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뽀로로의 뒤를 이어 등장한 ‘폴리’, ‘코코몽’, ‘타요’ 등이 그렇다. 뽀로로는 어떻게 해서 탄생됐을까. “광고회사에 다니던 중 2001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때였지요. 흔히 사람들은 뽀로로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획자가 어느 날 문득 떠올린 대박 아이템으로 생각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뽀로로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아이들이 한 번쯤 상상했거나 경험해 봤을 만한 소재들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한번 풀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뽀로로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라든지 캐릭터, 영상, 방송, 사업 등 여러 가지들이 복합적으로 잘 이루어지면서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뽀로로라는 이름은 우연의 산물이었다. “이름을 짓기 위해 많은 회의를 했는데 딱히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하루는 토요일날 집에서 쉬면서 아내와 모처럼 얘기를 하고 있었지요. 토요일에만 주로 집에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5살과 2살 된 아이들이 평상시에 못 보던 아빠의 시선을 끌려고 쪼르르 왔다 갔다 한다는 말을 아내한테 들었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지요. 그래서 펭귄의 P자와 쪼르르를 조합해 ‘뽀로로’(pororo)라고 정하게 됐습니다.” 또한 펭귄을 소재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한 것은 펭귄이 새이면서 하늘을 날지 못하고 마치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착안했다. 또한 이러한 어린이(펭귄)에게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꿈(비행사의 헬멧과 안경)을 반영시키게 됐다고 설명한다. 뽀로로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어느 날 사업설명회에서 ‘뽀로로’라고 하자 앞에 앉아 있던 참석자 중 일부가 ‘포르노’라고 발음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또한 여성 사업가를 소개받은 자리에서도 ‘뽀로로’ 발음을 포르노라고 착각해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며 웃는다. 최 대표는 충남 부여에서 출생해 3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무척 즐겼다. 중학교 때까지 동네 만화가게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어린왕자’ 같은 명작동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습성은 대학 다닐 때나 직장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아주 좋아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광고회사에 취직했고 10년 정도 근무하다가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이때부터 평소 꿈이던 애니메이션 기획에 본격적으로 매달렸고 수십 번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국 뽀로로로 대박을 터뜨렸다. 평소 그는 ‘창작’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사람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독일병정’처럼 우직하게 관철시켜 나가는 고집이 있다. 뽀로로는 2011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창의성의 대명사’로 뽑혔다. ‘창의성’은 어디에서 나오느냐고 하자 “참담한 실패를 통해서 얻어진 ‘집요함’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지만 결국 정말 집요할 정도로 끈질긴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무실에서 지낸다. 퇴근 시간이 새벽 2시, 출근은 아침 9시에 한다. 일요일에도 회사에 자주 나간다. 이러한 패턴은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뽀로로는 ‘시즌 4’까지 끝났고 올해 안에 ‘시즈 5’를 선보인다. 다음 작품에 대해 묻자 “유아가 아닌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내용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성공의 조건’이 무엇이냐고 하자 다시 한번 ‘집요함’을 강조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한 우물을 파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애니메이션을 하다 보면 지독한 끈기로 놀라운 작품을 선보이는 거장들을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최종일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기획자 1세대… 캐릭터 대통령상 3년 연속 수상 1965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3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방송영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에 입사, 10년 동안 근무했다. 이때 애니메이션 ‘녹색전차 해모수’ 등을 기획했다. 2001년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03년 ‘뽀롱뽀롱 뽀로로’를 출시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기획자 1세대’로 통한다. 별칭은 ‘뽀로로 아빠’다. 방송통신위원회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 심의위원(2006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2008년) 등을 지냈으며 현재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한국애니메이션 제작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수요요정 미셸’ ‘뽀롱뽀롱 뽀로로’ ‘뽀로로와 노래해요’ ‘태극천자문’ ‘치로와 친구들’ ‘제트레인저’ ‘꼬마버스 타요’ 외 다수가 있다. 대한민국 캐릭터대상 대통령상(2006·2007·2008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문화관광부장관상(2003·2004·2008년) 등을 수상했다.
  • “이젠 옴므파탈·악역에 도전하고파”

    “이젠 옴므파탈·악역에 도전하고파”

    새 봄과 함께 기지개를 활짝 켜는 배우가 있다. 청춘스타 이종석(24). 올해 KBS 드라마 ‘학교 2013’의 고남순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가 올해 충무로 기대작인 영화 ‘관상’에 출연한다. 최근 서울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의욕에 차 있었다. “아직도 고등학생 역할이 많이 들어와요. 하지만 고남순 캐릭터가 워낙 좋아서 그 이상이 아니라면 또다시 고등학생을 연기하기는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이제는 멜로 드라마에서 치명적인 매력의 남자 주인공이나 사이코패스 같은 악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올해 영화 2편, 드라마 2편에 출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집에서 TV 드라마 챙겨 보는 것이 취미인 그는 드라마 ‘풀하우스’의 비와 영화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16살 때 패션 모델로 먼저 데뷔하게 됐고 아이돌 가수를 준비하다가 원하던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동안 드라마 ‘시크릿 가든’, 영화 ‘코리아’와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 등에 출연했지만 ‘학교 2013’은 첫 주연작이어서 의미가 각별했다. “‘학교 2013’을 통해 시청률보다 연기자로서 제 모습을 각인시키고 싶었어요. 나른하고 무기력하고 소심해 보이지만 의리 있는 남순이 실제 제 모습과 닮은 점이 많았어요. 드라마를 통해 감정이 과하게 들어가 갈라지던 목소리도 안정적인 톤으로 바뀌었죠.” 그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관상’에서 송강호와 아버지와 아들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막내라 촬영장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지만 선배님들 사이에 있으면 공기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송강호 선배는 똑같은 장면을 찍을 때도 매번 대사의 높낮이와 톤이 달라지더군요. 얼마 전 따귀를 맞는 장면에서 합도 맞추지 않고 각도에 상관없이 올려붙여서 깜짝 놀랐어요(웃음).” 그가 롤모델로 삼는 배우는 강동원. 모델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영화 ‘형사:듀얼리스트’에서 강동원 선배가 연기한 ‘슬픈 눈’의 아우라를 잊을 수 없단다. 그는 “요즘 20대 배우들이 많지 않고 예전에 비해 무게감도 덜한 것 같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정선·김홍도·심사정의 손끝서 새하얀 백로, 노란 나비 노닐다

    정선·김홍도·심사정의 손끝서 새하얀 백로, 노란 나비 노닐다

    “18~19세기 중국과 일본에는 이런 그림들이 많은데, 주로 상업적인 유통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은 성리학적인 관념 때문에 많이 막혔죠. 조선 후기 들어 정원을 호사스럽게 꾸미는 취향이 널리 퍼졌거든요. 그런 걸 그린 그림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거기다가 우리 자신도 유학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쳐다보니 산수화보다 격이 떨어진다고 평가한 측면도 있고요. 우리도 이런 예쁜 그림들을 그렸다는 걸 좀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년 전부터 전시 준비를 도운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의 말이다. 3월 12일부터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개막할 예정인 ‘조선후기 화조화전’. 꽃, 벌레, 새, 나비 같은 것들이 가득한 그림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가 화사하니 예쁘다. 박우홍 동산방 화랑 대표는 “소장자들을 설득한 끝에 이번에 특별히 공개하는 것으로 그간 실물로 알려진 적이 없는,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겸재 정선(1676~1759)의 백로도첩. 일단 가로세로가 41㎝, 65.2㎝로 자그마한 화첩 수준의 그림보다 3~4배는 크다. 거기다 10폭 그대로 고스란히 남았다. 쪽물을 들여 종이가 파랗다. 백로는 하얗기 때문에 하얀 종이 위에 그리기 위해 보통 옅은 먹색을 바탕에 깔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거기다 파란색이기 때문에 하늘과 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바탕색에 구애받을 필요없이 먹을 쓸 수도 있다. 늘 따라붙는 진위 논란에 대해 이 교수는 “난세를 맞아 겸재가 친구 이병연에게 그려준 것이라는 내용의 발문이 붙어 있는데, 백로는 머리에 하얀 털을 이고 있어 높은 선비를 뜻하는 것이어서 아마도 ‘이인좌의 난’으로 어수선하던 분위기 속에서 겸재가 친구에게 굴하지 말고 큰 선비가 되라는 뜻으로 그려준 게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단원 화첩도 흥미롭다. 단원 김홍도는 보통 경기도 안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안산시는 행정구역으로 단원구를 마련해 뒀다. 근거는 단원의 스승 표암 강세황이 죽은 아내를 기리며 지은 행장에서 찾는다. 아내가 죽은 뒤 괴로워 안산에 내려와 살았다는 구절이 있는데, 표암 집을 드나들며 그림을 배웠을 터이니 단원이 안산 사람 아니겠는가 추측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화첩에 실린 발문을 보면 단원을 일러 “낙성(城)의 하량(河粱) 사람”이라 설명하는데 낙성은 서울이고 하량은 지금의 청계천 복원 공사 끝에 놓인 관수교 자리를 말한다. 이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원이 대대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무인 집안 출신이라는 추론이 나오는데 하량, 지금의 을지로 부근이 중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면서 “때문에 표암이 서울에 자주 올라와 머물렀고 단원이 여기서 그림을 배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산 출신이라 단정한 것이 조금 성급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번 전시를 위해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 이정우 한국관상조류협회장 등을 통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식물과 조류에 대한 검증까지 받았다. 한국 동식물을 그린 그림으로만 전시작을 한정했다. 중국 화첩을 보고 그린 난초 그림으로만 알았던 흥선대원군의 그림이 실은 제주 난을 그린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또 창강 조속(1595~1668)의 그림을 통해, 17세기부터 이미 조선의 사물을 조선인의 입장에서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을 찾아냈다. 전시작 가운데 가장 화사한 것은 아무래도 현재 심사정(1707~1769)의 작품들이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02)733-5877.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인사]

    ■한국교직원공제회 ◇1급 승진△대구지역본부장 김정태◇1급 전보△감사실장 임영혁△대전지역본부장 김준기△The-K손해보험㈜ 배재환 ■전주대 △부총장 양희산△선교지원처장 류두현△교무처장 이방식△인적자원개발센터장(스마트미디어학부장·학생취업처장 겸임) 고선우△입학관리처장 이근호△경영학부장(기획처장 겸임) 김갑룡△총무처장 송독열△산학협력단장 김홍건 ■충청대 △부총장 손세원△산학협력단장 한재석◇처장△교무 김상해△취업학생 김정근△입학홍보 이해기△기획 윤명숙△사무 오완근 ■동아대 △재무처장 홍순구△석당미술관장 임동락△교양교육원장 김재현△다우미디어센터소장 하승태△사무처장 직무대리 서정창△한림생활관장 이장수 ■디지털타임스 △광고국장 김영민 ■메트로신문사 ◇편집국△뉴스총괄(편집디자인부장 겸임) 민병무△정치사회부장 안용기△경제산업 겸 글로벌부장 이국명△콘텐츠디자인부장 박상철◇뉴미디어국△온라인뉴스총괄 부국장 김하성 ■KT ◇전남고객본부 <상무보 승진>△세일즈담당 박용만△광주사업지원센터장 나관상<전보>△CS(고객만족)담당 정종영△경영지원센터장 최송훈[지사장]△순천 강순구△북광주 김은영△목포 김광진△광산 유종성△서광주 오기섭△여수 소홍석△광주 허한△광양 양규현△해남 김선희△고흥 양정석△완도 오기웅△장흥 박준배△무안 박정채△강진 전명국[마케팅부장]△서광주 정지수△순천 김희천[사업지원센터장]△목포 안정태△순천 정상기◇호남네트워크운용단 <상무보 승진>△집중운용센터장 이상일<센터장 전보>△무선운용 임준택△유선운용 노경석 ■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경영기획실장 겸임) 김형준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18명을 분야별로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달인들의 행정 개선 사례들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민간 부문에도 파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이 개선하거나 새로 도입한 행정은 현장에서 바로 접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시리즈 첫 회에는 대상을 받은 정보통신 부문의 황수연 경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과 우수상을 받은 문화관광 부문 오성희 대구 중구 주무관과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을 소개합니다. ■ 황수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 하루종일 걸리던 일 2분이면 ‘뚝딱’ 민원단축프로그램·순찰 앱 등 개발 “이제는 동료들이 업무 과정에서 불편했던 부분을 제게 먼저 알려줍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야만 하는 이유이자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진짜 원동력이죠.” 황수연(45) 주무관이 2013년 최고의 지방행정달인으로 뽑히며 함께 받은 대통령 표창은 그에게는 그저 ‘작은 격려’ 정도의 의미다. ‘진짜 큰 상’은 지역 주민들이 관공서를 이용하며 느껴온 불편을 확 줄일 수 있었다는 뿌듯함, 동료들이 그 덕분에 좀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건네는 칭찬, 또 그가 속한 동두천시가 정부합동평가 때마다 받는 높은 평가다. 2011년 그가 개발한 지역순찰 앱(애플리케이션)이 행정제도선진화 우수사례가 되며 국무총리표창을 받았고, 민원단축프로그램으로 공공정보화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게 된 것 등은 모두 ‘진짜 큰 상’ 뒤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에 가깝다. 그의 고객은 둘이다. 공무원으로서 늘 얼굴 마주치는 시민들이 당연히, 첫 번째 고객이다. 다음은 그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동료 직원들이다. 두 번째 고객은 이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다른 시·군·구에서 ‘민원단축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동두천시로 자료 요청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산직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무엇보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면서 “나의 노력으로 동두천시뿐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도 그의 앞에 세워놓은 뒤 전산화 작업을 거치면 효율적이고 간편한 업무로 변신한다.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1997년 뒤늦게 공무원이 된 뒤 16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스마트폰 앱까지 60여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황 주무관은 “전산화 수준이 낮던 시절 직원 600여명의 초과근무 시간을 입력하는 작업이 전에는 꼬박 하루 걸렸는데,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 1, 2분에 끝날 수 있게 됐다”면서 “애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지역순찰제 스마트폰 앱을 만들 때 책 보고 배우며 힘들게 만들어서 애착이 크다”고 소개했다. 즐기는 이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업무 시간에는 짬이 별로 없죠. 또 퇴근 뒤 사무실에 남아서 일하는 것도 그리 편안하지 않아서 결국 몽땅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함께 놀아주지 못하니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좀 싫어하더군요.”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뒤 시는 최근 황 주무관에게 또 다른 과제를 줬다. 세수 체납 관련 시스템을 좀 더 정교하게 보완해 달라는 요구다. 지역정보개발원에서 보급한 시스템이 있지만 세수 체납을 가능한 줄여 지방재정을 든든히 하겠다는 바람이다. 그가 흔쾌히 ‘오케이’했음은 물론이다.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상복보다 좋은 것이 일복이다. 달인이라면 이처럼 상복과 일복은 기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 中 상하이·日 나라현 등과 교류협정 지자체 외교 수준 한 차원 끌어올려 지난 7년(2006~2012년)간 4차례 여권 갱신, 출입국 도장 243회. ‘지역 외교·홍보의 달인’으로 선정된 홍만표(49·지방계약직 가급)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의 행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록이다. 그는 현재 일본 나라현 홍보대사, 시즈오카현 후지노쿠니 친선대사, 메이지대학 시민거버넌스연구소 연구추진위원, 2009년 도쿄에서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NPO)인 동아시아 이웃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홍 팀장은 충남이 중국 상하이·쓰촨성과 맺은 교류협정뿐 아니라 일본 나라현·시즈오카현과의 교류를 실무적으로 성사시키며 지자체의 외교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와 2010년 세계대백제전, 2006·2011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단순히 외국인 여행객이 많이 방문했다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해외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들과 함께 충남의 행사장을 찾아 소통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홍 팀장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일본을 배우겠다며 1990년 단신으로 건너가 17년간 생활하면서 오사카상업대학원에서 지역정책학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2006년 귀국을 선택한 것은 장남 역할을 대신하던 동생의 투병이 계기가 됐다. 같은 해 3월 충남과 전북에서 일본 전문가 채용이 있었다. 전북이 충남보다 직급이 높았지만 충남을 지원해 합격했고 얼마 되지 않은 5월 동생은 운명을 달리했다. 홍 팀장은 “지역을 위해 일하라는 ‘천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일본에 있을 때 동생이 사망했다면 귀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무원으로 변신한 그에게 ‘백제문화제를 일본에 알려라’는 미션이 부여됐다.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였지만 스스로 능력을 시험해 보는 계기로 삼았다. 홍 팀장은 사고를 달리했다. 당시 충남은 구마모토현과 교류하고 있었지만 아스카문화의 상징과 같은 나라현 공략에 나섰다. 나라현은 프라이드가 워낙 강해 해외 지자체와의 교류 실적이 전무했다. 주말과 휴일에도 자비를 들여가며 일본으로 건너가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관계를 맺었다. 2007년 6월 13일 충남이 나라현과 문화관광분야 협력 의향서를 최초로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는 세계대백제전을 2010년에 개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2011년 계획이었으나 2010년에 상하이엑스포와 일본의 헤이세이천도 1300주년 기념, 베트남 하노이 천도 1000년의 해로 동아시아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변경을 주장했다. 홍 팀장은 국제관계에서 ‘휴먼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인적관계가 80%를 좌우한다”면서 “풀뿌리 지방외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오성희 대구 중구 문화관광 주무관 경상감영 달성길·삼덕 봉산문화길 역사·문화가 흐르는 골목길 상품화 대구 중구 문화관광과의 오성희(47) 주무관은 골목에서 문화를 길어 올린 ‘골목투어의 달인’이다. 대구의 골목투어는 지난해만 1397회 열려 5만 4284명의 관광객이 참여하고, 2010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에 부여하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다. 오 주무관은 2001년 대구시 자원봉사센터가 골목투어 해설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란 생각에 바로 등록을 하고, 대구 골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민원, 병무, 민방위, 관광 등 다양한 업무를 했지만, 단지 성실한 공무원의 역할 외에 뭔가 더 없을까 고민하던 11년차 공무원이었다. 그는 1년여간 골목투어 해설 강의와 실습을 익히고, 골목해설사로 자원봉사를 시작했지만 해설사 집단은 평균연령 60세였고 참여하는 관광객 숫자도 많지 않았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골목투어를 진행하던 사회단체도 2007년 도산하고 말았다. 당시 대구 중구에서 일하고 있던 오 주무관은 2008년부터 중구로 골목투어 사업을 이관했고, 2008년 87명이 참여했던 골목투어는 2009년 3019명, 2010년 6859명, 2011년 3만 362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점점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그가 설명하는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인기 요인은 세 가지다. 근대골목투어는 ‘경상감영 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 봉산문화길’ ‘남산100년 향수길’ 등 다섯 코스로 나뉜다. 우선 1894년 기독교가 들어온 대구에는 1900년대 초반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또 1911년에 천주교 조선교구에서 대구교구가 갈라지면서 천주교와 관련된 붉은색 벽돌건물을 중국인 기술자들이 짓게 된다. 그리고 6·25전쟁이 터졌을 때 낙동강 방어선이 형성되면서 대구의 근대문화유산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반경 2㎞ 안에 41개의 문화재가 밀집한 대구의 골목투어는 풍경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지역의 관광과 달리 근대 100년의 역사를 품은 건축물과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조형물, 벽화 등이 연결되어 스토리가 담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골목투어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고비가 있었다면, ‘대구의 명동’인 동성로에 있던 157개의 노점상을 정비한 일이었다. 60년 역사의 동성로 노점은 조직폭력과 연계된 기업형으로 정비가 시작되자 밀가루, 계란, 물세례는 물론 쏟아지는 욕설과 협박이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생명의 위협도 여러 차례 느꼈고, 폭력배의 고소로 경찰서도 숱하게 들락거려야 했던 오 주무관은 “사람의 밥줄을 없앤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었지만, 동성로 노점상이 변해야 골목투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살기 어려운 노점상에는 대체 부지를 제공하는 등 노점상 정비가 완료되자 골목투어는 대구시민의 자랑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2세대형 스텐트 종류별 치료효과 차이 없어

    최근 들어 주로 사용하는 2세대형 약물 방출 스텐트가 종류별로 효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팀은 좁아진 관상동맥 등을 확장시키는 시술에 주로 사용되는 2세대 약물 방출 스텐트 ‘EES’와 ‘ZES-R’의 시술 후 예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치료 효과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2008년에서 2010년 사이에 전국 41개 병원에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5054명의 환자를 EES 치료그룹(3056명)과 ZES-R 치료그룹(1998명)으로 나눠 1년 동안 사망·심근경색증·재시술 등으로 구분해 예후를 비교했다. 관상동맥중재술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생기거나 혈전이 쌓여 좁아졌을 때 스텐트(금속그물망)를 삽입해 혈관을 확장해 주는 시술이다. 그 결과 두 그룹에서 사망 등 문제가 발생한 비율은 각각 7.4%, 7.7%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또 스텐트 시술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꼽히는 스텐트 혈전증도 EES 그룹 0.6%, ZES-R 그룹 0.4%로 큰 차이가 없었다. 평가에 사용된 스텐트 2종은 1세대 스텐트의 단점을 보완해 최근에 개발한 2세대형으로, 스텐트 혈전증과 재협착을 줄이기 위해 금속망 두께를 얇게 하고, 장기간 약물을 방출하도록 폴리머 코팅을 개선한 제품들이다. 연구 결과는 심혈관계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진료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2종의 스텐트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비교평가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각기 다른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40대 새터민도 70대 장애인도…꿈은 이루어진다

    40대 새터민도 70대 장애인도…꿈은 이루어진다

    새터민과 70대 장애인 등이 뒤늦게 대학 졸업의 꿈을 이뤘다. 농사일과 아파트 경비, 요가 강사 등 각자 생업에 종사하느라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이들이 평생학습 제도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살린 전공공부를 마치고 지금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2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스포츠월드 체육관에서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제로 학위를 딴 4만 98명에게 학사 및 전문학사 학위증을 수여했다. 학점은행제는 대학 또는 사회기관에서 학점을 취득해 대학·전문대 학력을 인정받는 제도이며, 독학학위제는 4단계로 이뤄진 시험을 통과하면 국가가 학사 학위를 주는 평생학습 제도다. 이날 학위 수여식에서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공부에 매진한 학생 13명에게 특별상이, 14명에게 성적 우수상이 주어졌다. 교과부 장관상을 받은 새터민 김모(41·여)씨는 한국에 정착한 이후 줄곧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이곳에 적응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직업전문학교에서 학점을 따 사회복지학 학위증을 받게 된 김씨는 복지사로 취업해 소외계층을 돕는 것이 꿈이다. 마을 부녀회장으로 활동하다 우연히 배운 요가의 매력에 빠져 학점은행 체육학 학위를 딴 박영순(65·여)씨도 같은 상을 받았다. 독학학위제 졸업생 특별상 수상자 가운데는 고령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공부에 매진한 학생들이 많았다. 젊은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조민식(59)씨는 2011년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다시 하루 6시간씩 공부해 독학학위제로 국어국문학 학위를 취득했다. 영어영문학 학위를 딴 류의현(71)씨는 어릴 적 사고로 오른발이 절단된 신체장애를 무릅쓰고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63세부터 독학학위제에 응시해 학위를 취득했다. 류씨는 “낮에는 농사를 짓느라 주로 농한기와 새벽시간을 이용해 공부했다”면서 “대학의 꿈을 이뤘으니 올해부터는 토익과 토플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아동 성폭력 실태] “성폭력 피해아동 조사할 땐 추궁하듯 묻지말고 위로를”

    [아동 성폭력 실태] “성폭력 피해아동 조사할 땐 추궁하듯 묻지말고 위로를”

    “아이에게 피해 사실을 꼬치꼬치 캐물으면 절대 안 돼요. 잘 달랜 뒤 전문 상담센터를 찾아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상담을 15년 넘게 해 온 베테랑 상담원 문정현(46·여)씨는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동은 사후 진술을 받거나 심리 치료를 할 때 다른 피해자보다 더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인 광주 원스톱 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문씨는 22일 서울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제7회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 기념 행사에서 아동 피해자 지원에 앞장선 공로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다. 문씨는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난 성폭력 피해 아동을 자식처럼 살피고 있다. 문씨는 아동 등 매일 20여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며 상담한다. 특히 아동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마음이 더 쓰인다. 문씨는 “아이들은 어른이 추궁하듯 유도신문하면 사실이 아닌데도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예컨대 어린 딸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안 부모가 “옆집 아저씨가 그런 것 아니냐”고 물으면 사실이 아닌데도 “맞다”고 대답하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그는 “아이에게 ‘엄마한테 아픈 얘기를 털어놓아 줘서 고마워’라고 위로한 뒤 피해자를 돕는 지역 해바라기 아동센터나 원스톱지원센터로 신속히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씨는 피해 이후 적절히 치료하는 것만큼 애초에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방을 위해 광주의 조선대 상담심리학부 학생과 함께 지난달부터 지역 내 아동센터 20곳을 매주 순회하며 성폭력 예방 교육을 벌이고 있다. 문씨는 “성폭력 가해자의 70%는 지인인 만큼 아는 사람이 신체접촉을 시도할 경우 대응요령 등을 알려주고 있는데 아이들이 곧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문씨 외에 장애인 피해자 보호시설 ‘모퉁잇돌’ 송은주 원장 등 개인 27명과 경기 여성·학교폭력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와 경북 문덕초등학교 등 단체 7곳이 표창을 받았다. 또 그룹 유리상자와 연기자 정수영씨가 아동 성폭력 추방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며 서울 명동 근처에서 거리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14개 지역센터별로 성폭력 피해 극복사례 공모전, 성폭력 예방 인형극 등을 열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호수 생태계 초토화…‘ 괴물 금붕어’ 발견

    호수 생태계 초토화…‘ 괴물 금붕어’ 발견

    최근 미국에서 잡힌 몸길이 약 45cm의 ‘괴물’ 금붕어를 두고 생태학자들이 생태계 교란에 관한 우려를 표명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NBC 지역 KCRA TV 보도에 따르면 현지 네바다대학 리노캠퍼스 연구진이 네바다 주(州) 내 타호 호(레이크 타호)에서 외래종 어류 생태 조사를 시행한 결과 45cm짜리 거대 금붕어를 포함한 외래종 15마리를 채집했다. 이 중 일부는 알을 밴 상태였다. 이 방송은 45cm까지 자란 거대 금붕어는 호수의 토종이 아니며 애완용으로 길러지다가 방류됐지만 호수 생태계에 적응한 뒤 빠른 속도로 자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사를 진행한 전문가들은 이들 외래종이 호수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사팀을 이끈 수딥 찬드라 부교수는 “우리가 채집한 거대한 금붕어가 호수에서 얼마 동안 자랐으며 또한 그곳에는 얼마나 많은 외래종이 서식하고 있을지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생태계 교란 역시 금붕어나 잉어와 같은 관상용 어류를 무단으로 방류한 것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같은 무단 방류는 이미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퍼진 문제라고 한다. 지난달 아우어어메이징플래닛닷컴은 미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UC 데이비스)의 보고서를 인용, 어항이나 수족관에 살던 수많은 외래종이 매년 야생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그 같은 방류는 외래종 유입으로 생태계 교란과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의 주 저자 수 윌리엄스 UC 데이비스 교수는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06년 수족관 무단 방류에 관한 한 보고서에 대해 폭스뉴스는 애완물고기나 연체동물, 다른 종과는 달리 금붕어는 생태계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동물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미 지질조사국의 생태학자 파멜라 스코필드 박사는 “종종 사람들은 ‘물고기 한 마리를 방류하는게 뭐 대수냐’고 생각하지만 금붕어는 바닥에 쌓인 퇴적물 속에서도 먹이를 찾아 먹어 수초를 파괴하며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전문가들은 애완물고기를 기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물고기와 이별을 할 때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텍사스주립대학 팀 보너 부교수에 따르면 수족관에 살던 물고기를 자연에 방생하는 것은 그 한 마리의 생명을 구할 수 있지만 생태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아우어어메이징플래닛닷컴은 이들을 야생에 방류하느니 폐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괴물금붕어의 발견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미시간주 세인트클레어 호수에서는 38cm 금붕어가 잡혔으며 지난 2010년에는 프랑스에서 ‘자이언트 금붕어’로 불렸던 무게 13kg짜리 비단잉어가 잡히기도 했다. 사진=KCRA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확하고 빠른 관상동맥 CT 조영제 부작용 있을 땐 금물

    정확하고 빠른 관상동맥 CT 조영제 부작용 있을 땐 금물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지만 고령자들이 모두 건강한 노후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건강상의 문제가 크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는 게 중요하지만 정작 건강검진을 받을 때면 무엇을 중점적으로 살필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때문에 자신의 나이·생활습관·가족력 등을 무시한 채 비싼 검사만 선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과연 건강검진에서는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할까. 뇌질환 MRI·MRA 성격 달라 성인들이 기본적으로 받는 기초검사 및 혈액검사 외에 경동맥초음파나 뇌MRI·뇌MRA 같은 정밀검사는 해마다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뇌혈관질환 가족력이나 병력을 가졌거나 두통·오심(매슥거림)·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관련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경동맥초음파검사는 뇌로 가는 혈액의 80%가 통과하는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와 혈액의 흐름 등을 진단한다. 경동맥에 이상이 있으면 뇌·심장·신장 등 중심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뇌MRI와 뇌MRA는 같은 장비를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정보를 얻는 검사다. MRI는 주로 종양이나 뇌경색 등 뇌 실질에 대한 정보가, MRA는 뇌의 혈관만 촬영해 혈관 기형이나 막힌 부분 등 혈관 관련 정보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따라서 두 검사를 동시에 실시하거나 목적에 따라 한 가지만 선택해 검사할 수도 있다. 심장질환, 추가 검사는 신중히 일반적으로 기초검사·혈액검사·심전도는 기본검사에 포함되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동맥경화 정도나 향후 발생 가능한 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의 질환까지 파악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비만·흡연자나 고혈압 등 위험인자를 가졌다면 추가로 심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관상동맥CT는 정확하고 빠른 진단법으로,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진단에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가려움·호흡곤란·혈압저하 등 조영제 부작용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협심증·심근경색 등이 우려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먼저 심장CT로 석회화 정도를 측정한 뒤 추가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소화기질환, 종양소견 땐 복부CT 일반적으로 간·신장·담낭·비장·췌장 등 상복부 장기를 진단할 때는 조영제 부작용이나 방사선 걱정이 없는 복부초음파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장에 가스가 차있거나 주요 장기에 종양 소견이 있을 때라면 상세한 감별을 위한 복부CT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대장내시경은 대장암과 대장용종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검사로, 보통은 5년마다 받을 것을 권하지만 용종이나 궤양성대장염 등 검진상 특이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면밀한 관찰을 위해 검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지 않는 해에는 대변에 혈액에 섞여 있는지를 분석하는 대변잠혈검사를 하면 된다. 호흡기질환, 분비물도 중요 자료 흉부 X레이는 매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폐암 등이 우려되는 흡연자라면 X레이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종양까지 찾아낼 수 있는 폐CT검사가 필요하다. 방사선 노출이 우려된다면 기존 CT의 방사선 피폭량을 50% 이상 줄인 저선량 폐CT검사를 이용하면 된다. 또 기도나 폐 등 호흡기 분비물인 가래는 해당 기관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女질환, 치밀 유방은 X레이 한계 세계 여성암 사망률 2위인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경부(입구)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지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여성은 청소년기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물론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병변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자궁경부암 검사는 자궁경부세포진검사와 인유두종 바이러스검사가 있다. 최근에는 세포진검사의 정확성을 보완하기 위해 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를 병행하는 추세다. 유방암의 1차 진단은 X레이를 이용하는데 미세석회화 병변과 유방종괴 등 유방암 유무를 확인하는 데 적합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치밀 유방조직이 많아 X레이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아 초음파검사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추세다. 종합건강검진 전문 의료기관인 우리원 심규혁 진료과장은 “각 신체부위별 검진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매년 동일한 검진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것보다 개인별 위험요인 및 나이에 따른 맞춤형 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아울러 1회성 검진에 그칠 게 아니라 검진 후 수검자에게 적절한 사후관리를 제공하는 검진기관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동서 69m 성곽 되살려… 외적 방어 숭례문 위용 드러내다

    동서 69m 성곽 되살려… 외적 방어 숭례문 위용 드러내다

    ‘국보 1호’ 숭례문이 96% 복구됐다. 준공식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월쯤 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2008년 2월 10일) 5주년에 즈음한 14일 숭례문 복구 마무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3월 8일 숭례문 복원 상량식을 마친 뒤 1년여 만이다. 숭례문 복원은 당초 지난해 12월 말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겨울이 유난히 춥고 폭설이 잦은 데다 관리동 건립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4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잔디와 수목 심기, 박석(바닥돌) 깔기, 광장 조성 등을 남겨 두고 있다. 복구 작업이 거의 끝난 숭례문은 동편 성곽을 53m, 서편 성곽을 16m 각각 새로 복원해 숭례문이 당초 한성을 수비하던 군사시설의 일부였던 점을 명확하게 했다. 성곽이 없을 때는 2층의 관상용 누각처럼 보였다. 복구에는 총 247억원(관리동 8억 7000만원 제외)이 투입됐고, 목공사-석공사-기와공사-단청공사-철물제작 등에 각각 수천명이 동원됐다. 단청을 곱게 입힌 숭례문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진중한 느낌이다. 조선 전기의 단청 문양과 청색과 녹색이 주조를 이룬 단청색을 복원한 덕분이다. 사찰의 화려한 금단청을 기대하고 숭례문을 보면 너무 수수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수한 것 같다고 해서 단청 문양이 단순한 것은 아니라는 게 단청을 입힌 홍창원 단청장의 설명이다. 단청 작업에는 모두 1541명이 동원돼 12종의 천연안료 1332㎏을 썼다. 석간주와 호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일본에서 수입했다. 기와공사는 이근복 번와장의 감독으로 284명이 참여해 전통기와 2만 3369장을 지붕에 이었다. 암키와 1만 4991장, 수키와 7284장, 암막새 488장, 수막새 519장, 특수기와 96장 등을 사용했다. 목공사는 신응수 대목장이 주도했고 모두 3968명이 참여했다. 목재는 15만 1369재로 26t이 사용됐다. 화를 피한 목재 6만 47재를 재활용했고, 기증목은 1만 855재이다. 목공사 중 문루는 2010년 2월부터 2012년 5월에 대부분 끝났다. 숭례문 복구공사는 전통기와와 철물을 사용하는 등 전통기법을 활용했다. 1961~1963년 해체수리과정에서 잘못 고증한 부분을 바로잡았다. 예를 들어 군사시설에 주로 깔았던 1층 누각의 장마루를 우물마루로 바꿨던 것을 이번에 다시 장마루로 교체했다. 지붕 속을 채운 나무(적심)와 흙(보토)도 이번에 복원했다. 용마루를 90㎝ 줄이고 추녀마루를 길게 했던 것을 원상복구해 용마루가 16.6m로 늘었다. 관리권은 문화재청으로 이관됐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다윈의 ‘비둘기 수수께끼’ 154년만에 답을 찾다

    다윈의 ‘비둘기 수수께끼’ 154년만에 답을 찾다

    1855년. 찰스 다윈(1809~1882)은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자신의 농장에 커다란 비둘기장을 짓고 런던의 시장에서 비둘기를 잔뜩 사다가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다양하고 예쁜 부리와 볏 모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비둘기 교배에 정성을 기울였다. 다윈은 4년 뒤인 1859년 이에 대해 “교배로 얻어낼 수 있는 다양성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라고 적었다. 또 “교배의 결과 이런 변화는 확연히 드러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라고도 썼다. 비둘기 교배 얘기로 앞부분이 가득 찬 이 책이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 출판물 ‘종의 기원’이다. 비둘기는 지난 수십년간 ‘평화의 상징’에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왕성한 번식력과 강인한 생활력, 천적이 없는 환경 등으로 비둘기는 도심을 빠르게 채워 나갔다. ‘닭둘기’라고 불릴 만큼 비대해져 날지도 못하는 비둘기는 혐오감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비둘기는 수천년간 인류와 함께해 온 동물이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비둘기는 중동 지역에서 중요한 식량이었다. 식량을 구하기 힘들었던 이 지역의 농부들은 아예 야생 바위비둘기를 잡아다 사육했다. 기원전 8세기 고대 그리스에서는 올림픽 경기의 결과를 각 도시로 전하는 데 이용했고, 12세기 칭기즈칸은 거대해진 제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둘기를 이용한 연락망을 구축했다. 이후 비둘기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관상용’으로 변신한다. 16세기 인도 무굴제국의 악바르 대제는 지역을 순시할 때마다 1만 마리의 비둘기를 데리고 다녔다. 축제 때면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보냈고, 훈련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1835년, 26세의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에 도착, 거기서 서식하는 핀치새 14종이 조금씩 다른 부리 모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4종이 각기 다른 먹이를 먹는다는 점에 착안, 자연이 이들의 부리 모양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을 세웠다. 진화론이 다윈의 머릿속에서 싹트기 시작한 때다. 다윈은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애완동물이었던 비둘기를 이용해 가설을 입증하고자 했다. 비둘기 사육·판매상들이 “어떤 날개라도 3년이면 만들고, 원하는 모양의 머리와 부리를 만들어 내는 데는 6년이면 충분하다”고 장담할 정도로 교배 기술이 정점에 이른 시기였다. 다윈은 농장에서 교배를 통해 원하는 모양과 특성을 만들어 내며 ‘자연선택설’을 확립했다. 사육장 속의 인위적 교배를 자연상태에서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진화의 축소판으로 가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윈은 비둘기들이 하나의 조상에서 시작됐고, 대를 거치며 다양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종의 기원’에 서술한 것과 같이 다윈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진화의 핵심인 ‘유전자’의 존재를 당시로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윈의 후예들은 비둘기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않았다. 진화생물학자 마이클 샤피로 역시 그중 한 명이나다. 2001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박사후 연구원이었던 샤피로는 캐나다의 호수에 서식하는 큰가시고기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샤피로는 큰가시고기가 자연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짧은 시간인 수천년 만에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진화했다는 점을 밝혀내면서 학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6년 유타대 교수가 된 샤피로는 ‘비둘기는 하나의 조상에서 시작됐는가’라는 다윈의 수수께끼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다. 방법은 다윈과 달랐다. 다윈의 시대에 없었던 DNA 분석이 동원됐다. 또 다윈이 핀치새의 교훈 덕분에 비둘기의 부리 모양 변화에 집착한 반면 샤피로는 비둘기의 진화와 변이를 보여주는 가장 간단한 지표가 ‘볏’과 ‘얼굴뼈’라는 점을 찾아냈다. 그는 축제장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비둘기의 유전자 샘플을 모았다. 또 자신의 연구실에서 교배를 병행하며 유전자 변이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수많은 분석을 통해 닭이나 칠면조 같은 여느 조류와 달리 비둘기의 볏과 얼굴뼈에만 관여하는 유전자 ‘EphB2’를 찾아냈다. EphB2는 비둘기의 배아 상태부터 발현돼 특정한 형태로 볏과 얼굴뼈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볏이 전혀 없는 일반적인 비둘기와 달리 EphB2에 돌연변이가 생긴 비둘기는 길거나 폭이 없는 볏이 만들어지고, 갈기 모양의 볏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샤피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phB2 유전자 변이를 비교해 서로 다른 비둘기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조상이 누군지도 알아낼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은 것은 비둘기의 가계도를 그리는 일뿐이었다. 화려한 색과 풍성한 깃털을 자랑하는 공작비둘기는 주 거주지가 인도이지만, 수수한 모습인 이란 비둘기와 유전자가 거의 일치했다. 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을 거치자 현존하는 모든 비둘기가 야생 바위비둘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둘기의 조상이 하나라는 다윈의 수수께끼가 현대과학의 힘을 빌려 154년 만에 풀린 셈이다. 특히 연구팀은 비둘기가 다른 조류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성을 갖게 된 배경도 찾아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진화한 비둘기들이 사람에 의해 사육되면서 진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다. 비둘기는 전서구(傳書鳩)로 이용되거나 관상용으로 이 나라 저 나라를 오가면서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조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교배와 자연선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다른 지역과 멀리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한 섬에서 발견된 비둘기는 조상인 야생 바위비둘기의 유전자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7년간의 추적 끝에 얻어진 수수께끼의 답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다윈의 진화론에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면서도, 150년 넘게 풀리지 않았던 중요한 뼈대가 입증된 것이다. 진화학계의 거두인 애덤 보이코 미국 코넬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우리는 진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윈은 1809년 오늘(2월12일) 태어났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이직·역술강좌에 힐링여행까지…

    이직·역술강좌에 힐링여행까지…

    올봄 각 백화점 문화센터의 강좌는 ‘불황형’이 대세다. 팍팍한 삶의 해법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세태를 반영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직장인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특강을 내세운다. 학부생 시절 구글코리아에 입사해 화제가 됐던 작가 김태원이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라는 주제로 도전과 열정에 대해 들려준다. MBC 오상진 아나운서가 나와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는 것과 개인의 행복한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에 대해 강의한다.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의 이영진 경인지사장이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인 ‘이직’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현대백화점은 불안한 삶에 위안을 주는 고전 강좌와 이색 힐링여행 강좌 등을 마련했다. 무역센터·목동·천호점에서는 ‘세기의 명작 콘서트’를 선보인다.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원작자 빅토르 위고와 같은 대문호의 작품을 문학평론가가 다양한 해석을 곁들여 진행한다. 압구정 본점에서는 ‘아트H콘서트’를 연다. 국내 유명 음악 연주가들이 베르디, 베토벤 등의 작품을 연주하고 쉽게 설명해준다. 또 압구정 본점 및 경인 지역 8개 점에서는 ‘슬로시티 힐링여행’을 진행한다. 느림의 미학을 주제로 경남 하동, 전남 장흥 등 전국의 유명한 고장을 찾아 치유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신세계백화점 아카데미에선 역술 강좌가 인기다. 이번 봄학기에는 점포별 1개로 운영하던 강좌를 2~3개로 늘렸다. 본점은 초급역학·관상학·사주 풀이·인상학 강좌를, 강남점은 사주 해설 강좌를 각각 마련한다. 디큐브백화점 문화센터는 정규 강좌와 별도로 ‘지식나눔 재능기부 콘서트’를 무료로 연다. 이달 27일 첫 강좌를 시작으로 4월까지 8회에 걸쳐 교육·음악·건강·취미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3월 5일 디큐브시티의 김경원 대표가 연단에서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 교육과 부모 역할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디큐브 문화센터 방문 또는 전화로 사전 신청을 받으며 강좌당 선착순 40명에 한한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기상청, 기상기후청으로 명칭 변경 추진

    기상청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23년 만에 명칭 변경에 나섰다. 기상청은 4일 기관 이름을 ‘기상기후청’으로 바꿔 달라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 요청했다. 명칭 변경은 오는 14일쯤 새 정부 조직 개편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와 함께 결정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명칭 변경안을 보고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1949년 국립중앙관상대로 출범한 기상청은 1981년 중앙기상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1990년 기상청으로 승격하면서부터 현재 이름을 쓰고 있다. 기상청은 현재 명칭이 기후 변화 시나리오, 탄소배출량 추적 등의 정보를 생산해 국가 기후변화 대책을 총괄 지원하는 기능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성형대국/함혜리 논설위원

    일명 ‘선풍기 아줌마’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잦은 성형수술의 부작용으로 얼굴 크기가 일반인의 세 배 정도 커진 까닭에 붙여진 명칭이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성형수술이었지만 몇번 반복하다 보니 결국 성형 중독증에 빠지고 정신분열증까지 얻게 된 이 여인은 대한민국이 ‘성형공화국’이라는 타이틀의 실체를 그대로 확인시켜 줬다. 2004년의 일이다. 한국사회의 성형 열풍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성형 열풍은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전 사회 계층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들, 심지어 남자 연예인들까지 성형사실을 당당하게 고백한다. 예전에는 성형사실을 숨기려 했지만 지금은 공개석상에서 성형을 고백하면 마치 자존감의 상징인 양 박수를 받는다. 부작용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하면 동정표까지 얻는다. 수능성형, 방학성형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 생일선물이나 입학선물로 성형수술을 해 준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국회에선 연령에 따라 성형 부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성형외과 광고판의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 사진을 보면 달라진 모습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쌍꺼풀 앞 트임과 뒤 트임, 팔자주름 필러, 양악수술, 코·턱 필러, 눈밑 애교 리터치, 지방흡입, 가슴 확대 등 종류도 다양하다. 문제는 성형을 하고 난 모습이 모두 비슷하다는 점. 오죽하면 염라대왕이 누가 누군지 구분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한류 붐과 함께 한국 연예인들처럼 가꾸고 싶은 중국·일본 등지의 원정 환자들로 강남의 성형외과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니 열풍은 열풍인가보다. 한국이 명실공히 성형대국이란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국제미용성형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11년 기준 한국이 인구 1000명당 13.5명으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한 나라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성형대국이란 타이틀을 마냥 기분좋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외모를 중시하는 우리의 사회풍토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외모 가꾸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관상불여심상(觀相不如心相)이라고 했다.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을 따라갈 수 없다는 뜻으로, 백범일지에 나온다. 성형수술을 통해 인상이나 관상을 바꿀 생각을 하기 전에 어떻게 마음 밭을 잘 가꿀지를 고민하는 국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국산 3D 애니 ‘라바’ 새달 방송

    케이블 채널 애니맥스는 국산 3D 애니메이션 ‘라바’를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전 8시, 일요일 오후 4시 30분에 방송한다. ‘라바’는 2009년 일본 디지콘 애니메이션 공모전 한국지역 우수상, 2009년 WAF(웹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부장관상 등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하수구 밑에 사는 애벌레 레드와 옐로의 좌충우돌 일상을 회당 2분 분량의 에피소드에 담았다.
  • [씨줄날줄] 물 테러/육철수 논설위원

    권력자나 정치인에게 물건을 던지는 테러 행위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상대에겐 극도의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일 것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달걀 투척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 달걀을 쓰는 이유는 심각한 부상을 입히지 않고 치욕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영어에 ‘egg on one’s face’는 ‘망신을 당하다’는 뜻이어서 달걀이 사용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걀도 실명 위험 탓에 미국에서는 투척행위를 엄벌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신발을 곧잘 던진다. 이곳에선 더러운 신발창을 보이는 게 모욕을 뜻한다. 신발도 상처를 크게 입히지 않고 시위 효과도 커서 아랍국가들에서 종종 발생하는 테러행위다. 물을 뿌리는 행위도 이유는 비슷하다. 물 세례는 종교적으로 회개와 정화의 의미가 있다. 아마 물 공격을 당하는 정치인에게 ‘반성하고 죄를 씻으라’는 메시지를 담은 ‘폭력’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는 1966년 김두한 의원의 국회 오물투척 사건이 유명하다. 당시 그는 한국비료 이병철 사장의 사카린 밀수에 항의하면서 국무위원들에게 똥물을 뿌렸다. 그는 이 바람에 의원직을 잃고 구속됐다. 2011년 김선동 의원(당시 민주노동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상정을 막으려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다. 민의의 전당에서 벌어진 희대의 폭거 사례들이다. 달걀을 맞은 정치인도 꽤 많다.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1991년 한국외국어대에서 고별 강의를 하고 나오다가 극렬 학생들에게 달걀과 밀가루 봉변에다 집단 폭행까지 당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총무였던 1969년 3선 개헌 와중에 승용차에 초산테러를 겪었다. 대통령 퇴임 직후인 1999년엔 외국 출장길에 공항에서 빨간색 ‘페인트 달걀’을 맞아 실명할 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대선 유세 때 아래턱 부분에 달걀을 정통으로 맞았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등은 아랍권 국가에서 신발 공격을 받았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그제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업무보고 도중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에게 종이컵 ‘물 테러’를 당했다. 박 지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의 민주당 몰표는 충동적’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안 의원이 사과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서란다. 안 의원의 반민주적 행위와 독선적 폭력은 박 지사 개인을 넘어 도민에 대한 패륜이다. 물을 뿌려 외관상 다치지 않았다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안 의원은 의사당 폭력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의 가슴에 너무 깊고 큰 상처를 남겼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