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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차로 지구 75바퀴, 단 한 번 사고도 없이

    열차로 지구 75바퀴, 단 한 번 사고도 없이

    114년 철도 역사상 최초로 ‘300만㎞ 무사고 운전’ 기관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코레일 서울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업소의 박병덕(58) 기장. 그는 16일 오후 2시 15분 행신발 부산행 KTX 제307호 열차를 운전, 수색역을 통과하면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 기장은 2004년 4월 1일 경부고속철도 1단계 개통 당시 첫 열차를 운행한 베테랑 기관사다. 박 기장은 “기관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면서 영광스러운 기회를 맞게 됐다”면서 “38년간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300만㎞는 지구(둘레 4만㎞)를 75바퀴 돈 거리로, 열차로 서울~부산(423.8㎞)을 3539회 왕복 운행해야 달성 가능하다. 더욱이 오랜 시간 운전하면서 단 한 차례도 사고가 없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박 기장은 기관사를 ‘천직’이라고 말한다. 어릴 적 집이 대전역 부근이었지만 기관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기관사 시험을 보러가는 친구를 따라갔다 치른 시험에서 친구는 떨어지고, 그는 합격했다. 기관사라는 직업이 그를 선택한 셈이다. 20세이던 1975년 대전기관차승무사업소에 부기관사로 출발해 9년 후인 1984년 기관사로 승진, 열차를 운전했다. 2003년에는 당시 ‘꿈의 열차’로 불리던 KTX 기장으로 임용됐다. 철도 기관사는 자기 관리가 필요한, 쉽지 않은 직업이다. 근무시간이 불규칙해 건강관리와 생체리듬 조절이 중요하다. 열차를 몰기 전날에는 맑은 정신을 갖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고, 식사할 때도 국물을 먹지 않는다. 화장실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운전석에 오르면 습관적으로 전후, 좌우를 살피게 되는 직업병이 생겼다. 그는 “20여년 전 통일호 열차를 운전할때 열차 뒷부분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 다행히 불이 붙은 객차를 분리하고 운전한 적이 있다”면서 “900여명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기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기록을 수립한 박 기장은 6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그의 기록을 이을 후배 기장은 3명 정도가 꼽힌다. 앞으로 6년 후 달성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에는 ‘300만㎞ 무사고 운전’ 기록은 사라질 전망이다. 기관사의 월 승무시간이 165시간으로 줄면서 사실상 도달 불가능한 기록이 됐다. 박 기장은 “KTX는 첫사랑과 같다. 인연을 맺은 지 12년이 됐지만, 지금도 그 앞에 서면 가슴이 설렌다”면서 “열차를 몰고 전국을 누빈 경험을 토대로 문화관광해설사나 숲해설사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낌없이 주고 아름답게 떠난 교수님

    아낌없이 주고 아름답게 떠난 교수님

    집 한채 없을 만큼 청빈한 삶을 살았던 한 의과대학 교수가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재산을 전부 모교에 기부했다. 연세대의료원은 12일 고 한동관 명예교수의 유족이 고인의 유산 5억원을 기부해 왔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지난 2월 74세로 별세했다. 기부금을 전달한 조카 한범씨는 “돌아가시면 모든 것을 모교이자 일터였던 연세대의료원에 기부해 달라는 고인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연세대 의대를 나와 연세의료원장, 관동대 총장, 명지학원 이사 등을 지냈다. 소아과의 권위자로 미숙아 집중 치료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는 등 발자취를 남겼다. 고인은 생전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다. 미혼으로 산 그는 집을 사지 않은 채 형의 가족과 함께 살았고 병원장이 된 이후에도 관사 등에서만 지냈다. 그는 특히 “걸어다니면 운동도 되고 좋다”며 줄곧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다. 그러면서 어려움을 겪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생전에도 연세대의료원 새 병원 건립과 어린이병원, 암병원 등에 모두 46회에 걸쳐 10억여원을 기부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의 자녀 대학 등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유족들은 “평소 청빈한 삶을 살며 다른 사람을 도왔듯 이번 기부도 의학 발전과 환자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동양매직 인수전 10여개사 경쟁

    현대백화점과 교원그룹 등 국내외 기업들이 ㈜동양의 가전사업부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동양증권이 이날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현대백화점 등 10여 곳이 참여했다. 귀뚜라미, KT렌탈, 쿠쿠홈시스 등 국내 기업들과 일본 등 해외 기업들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매직은 동양에서 분할돼 이달 말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회사로 신설된다. 골드만삭스와 동양증권은 인수의향서를 낸 곳들을 대상으로 적격예비후보를 선정해 실사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말까지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동양그룹은 매각가로 30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옷 다 벗고 길에서 아들 물어뜯은 20대 충격

    미국의 한 남성이 나체로 길거리에 나타나 자신의 아들을 물어뜯는 사건이 발생해 전미를 충격에 빠뜨렸다. 허핑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앤소니 마이클 헤저(24)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고속도로에서 나체 상태로 체포됐다. 체포될 당시 그의 곁에는 13개월 된 어린 아들이 함께 있었으며, 아이 역시 옷을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 그린빌카운티보안관사무소 측은 당일 고속도로에서 한 남성이 나체 상태로 아이를 안고 걷고 있다는 신고전화를 여러 차례 받고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이 아이를 데려가려 하자, 헤저는 강하게 이를 저항하며 아이의 어깨를 물어뜯어 큰 상처를 내기도 했다. 경찰은 무력으로 남성을 제압한 뒤 아이를 구출하고 곧장 병원으로 후송했으며, 다행히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이의 몸에서 물어뜯긴 흔적과 나뭇가지 등에 긁힌 상처 등을 발견했다.”면서 “헤저는 아동학대 관련 죄로 체포됐으며, 현재 정신감정을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휴대전화 줍다가…아슬아슬 전철 피하는女 포착

    휴대전화 줍다가…아슬아슬 전철 피하는女 포착

    선로에 내려가 있던 여성이 막 승강장으로 달려오는 전철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마치 할리우드 액션영화 같은 이 상황은 지난달 말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전철역에서 발생했다. 사고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젊은 여성이 선로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발생했다. 여성은 곧바로 선로로 내려가 휴대전화를 주웠으나 문제는 전철이 승강장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깜짝 놀란 기관사도 경적을 울리며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여성 앞에서 멈추기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순간 여성은 전철과 부딪칠 찰나 다른 승객들의 도움으로 승강장 위로 올라왔고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다. 이 영상은 다른 승객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촬영돼 유튜브에 올랐으며 정말 운이 좋은 여성이라는 글이 쇄도했다. 현지언론은 “여성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면서 “전혀 부상을 입지 않았으나 안전요원과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목숨을 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뉴스팀 
  • 기관사 실수 32% 줄인 코레일 비법

    기관사 실수 32% 줄인 코레일 비법

    코레일이 휴먼에러 연구위원회를 가동한 결과 직원들의 실수로 인한 오류가 32%나 줄어드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철도사고 예방을 위해 ‘제2차 휴먼에러 연구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31일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직원들의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처벌 위주의 처방 대신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는 것이 위원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4월 1차 휴먼에러 연구위를 발족시켜 25개 부문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그 결과 사람의 실수로 인한 오류가 전년 대비 13.6% 줄어드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연구위원회를 발족한 5월 이후에는 전년 대비 32.3%(93건→63건)나 오류가 감소했다. 지난해 코레일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철도운행 안전성 국제공인기관인 영국 로이드 레지스터 사로부터 세계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차 휴먼에러 연구위는 숭실대 오철호 교수를 위원장으로 2개 분과를 운영해 내년 3월까지 1년에 걸쳐 관리체계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웅진식품 누가 인수? 매각 주관사 선정 착수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의 회생 계획안에 따라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웅진식품 인수전에 식품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늘보리’, ‘아침햇살’ 등 음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웅진식품은 지난해 모(母)회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도 계열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바 있다. 웅진홀딩스는 28일 웅진식품과 웅진케미칼의 매각 주관사를 결정하기 위해 29일까지 이틀간의 일정으로 매각 주관사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매각주관사로는 우리금융그룹 계열의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유력한 상태다. 다음 주초 매각 주관사가 확정되면 입찰 제안서 등을 받아 다음 달 말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217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의 흑자를 낸 웅진식품을 놓고 식품업계는 물론 제약업계, 국내외 사모투자펀드 등 22개 업체가 군침을 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식품의 최저 입찰가액은 600억원 정도로 추정되지만 입찰과정에서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음료사업 가속화 방침을 밝힌 LG생활건강, 삼다수(생수)를 뺏긴 농심,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인 CJ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동아오츠카, 광동제약, SPC, 풀무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 신경전도 치열히 전개되고 있다. 농심은 “현금유동성은 좋지만 매각 경험이 없다”, CJ는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선점된 시장에는 안 가는 게 기조”, 광동제약은 “삼다수, 비타500 등 현재 사업에 집중하겠다” 등 적정 거리를 두고 있다. 음료시장 1위인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인수합병을 자제하는 방침에서 달라진 게 없다”며 한 발 뺀 모양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무뎌지는 논문 표절] 표절이란… 판단 기준은

    표절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형 이슈가 된 것은 2006년 8월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논문표절 문제에 휘말려 취임 13일 만에 사퇴한 때다. 사퇴하면서 그는 “이 문제를 제기하면 정부에서 살아남을 교수출신들은 없다”는 ‘김병준의 저주’를 남겼다. 김 전 교육부총리는 28일 전화통화에서 “당시 문제가 됐던 논문들은 표절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언론들이 논문 표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만 그 판정은 전문가들이 철저한 자료해석을 통해 결정해야지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표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 12월 ‘논문 표절 가이드라인’ 모형을 완성했다. 첫째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둘째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혹은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셋째 타인의 창작물을 자기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등등이다. 하지만 연구만 해놓고 막상 가이드라인은 각 대학에 일임했다. 표절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석사학위를 가진 한 시인은 “지도교수가 논문의 90%를 남의 연구로 채우고 나머지 10%만 당신 생각을 쓰라고 했는데, 요즘 상황을 보면 나도 석사학위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자탄했다. 미국에서 학위를 한 대학교수는 “미국에서 표절 여부의 최소 단위는, 관사(a, an, the)와 of와 같은 전치사를 포함해 단어 6개를 연속으로 인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 이상 인용하려면 반드시 큰 따옴표(“”)로 인용해야 하고, 출처를 페이지까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재인용할 경우에는 원래의 출전을 밝히고, 재인용자를 다시 밝혀야 한다. 흔히 재인용자를 밝히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재인용자가 원 출전을 인용하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했다면 반드시 재인용도 밝혀야 한다. 미국 인디아나대학에서 제공한 ‘표절 피하기’(http://www.indiana.edu/~wts/pamphlets/plagiarism.shtml)를 보자. 표절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표현들을 이용하면서 원저자의 공헌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표절을 피하려면 다른 사람의 생각, 의견, 이론을 얘기할 때, 어떤 사실, 통계자료, 그래프, 그림들을 이용할 때, 실제로 구두로 쓰인 말이나 적혀있는 말을 그래도 큰 따옴표(“ ”)을 이용해서 쓸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이 구두나 문장으로 발표한 말을 에둘러 표현할 때 반드시 원저자를 인용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인용하는 단어가 40개가 넘으면 작은 글씨체를 적용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서울대 이준웅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2009년 6월 발표한 논문 ‘표절의 이해’는 그해 가을학기부터 ‘서울대 연구윤리 특강’의 교재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표절이 단순히 남의 글을 훔치는 절도행위로 법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안 된다기보다 저자의 저작물에 대한 진정성, 진실성, 충실성과 관련된 것으로, 상대방의 기대를 전적으로 배신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밝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공정위, 4대강 2차 턴키공사 담합 의혹 두산건설 등 5곳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2차 턴키공사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도 4대강 사업을 점검할 예정이어서 새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을 전방위로 조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두산건설, 한진중공업, 삼환기업, 한라건설, 계룡건설 등 5개 건설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4~5시간 동안 강도 높게 이뤄졌다. 직원들의 개인용 컴퓨터까지 샅샅이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5개 건설사는 모두 4대강 2차 턴키사업에 컨소시엄 주관사 등으로 참여했다. 보(洑)를 건설하는 1차 턴키공사는 주로 대형 건설사들이 맡았다. 하천 환경 정비와 준설 공사가 주를 이루는 2차 턴키공사는 중견 건설사들이 수주했다. 금강 1공구 사업은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 낙동강 17공구는 한진중공업 컨소시엄, 낙동강 25공구는 삼환기업 컨소시엄이 각각 낙찰받았다. 야당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4대강 2차 턴키공사에 대해서도 담합 의혹이 있다며 공정위 조사를 촉구했다. 당시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4대강 전체 입찰공사를 1차 턴키공사는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2차 공사는 중견사 중심으로 배분하기로 합의한 건설사 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차 턴키공사 입찰과 관련해 19개 건설사의 담합을 적발해 6개 대형 건설사에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나머지 업체에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 1~2차 턴키공사 입찰 담합에 모두 연루된 건설사는 가중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관계자는 “3년간 3회 이상 담합하면 20%, 4회 이상이면 40% 과징금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2차 턴키공사 담합이 확인되면 공정위의 ‘늑장 조사’ ‘봐주기 조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 1차 턴키공사 담합 사건을 의결한 지 9개월, 입찰이 있은 지 3년 6개월 만이다. 특히 국가계약법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 1개월 이상 2년 이하 공공입찰 참가를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1차 턴키공사 입찰 담합 사건 조사 때 2차 턴키공사를 조사하지 않아 해당 건설사들이 추가 매출 이익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국감 때 야당은 “1차 턴키공사 조사가 1년 정도 늦어 담합 건설사들이 3조~4조원의 추가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공사 규모로 보나 순서로 보나 1차 턴키공사를 조사한 이후 2차 턴키공사를 조사하는 것이 순리”라면서 “한정된 인원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건을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와 함께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도 4대강 사업을 점검하기로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전 정권의 핵심 국책사업을 재조사하는 형국이다. 최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4대강 사업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필요 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도 취임 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오염 문제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중부내륙관광열차 체험

    중부내륙관광열차 체험

    중부내륙관광열차가 새달부터 본격 운행된다. 강원과 충북, 경북 등의 산간지역 산업철도 구간을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정선, 영월, 봉화, 단양 등 이름만으로도 정겨운 내륙의 고을들을 굴비 꿰듯 엮으며 달린다. 대개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졌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도회지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곳들이다. 노선은 중앙선과 영동선, 태백선 등을 둥글게 이었다. 열차가 서는 거점 역을 중심으로 트레킹과 사이클링 등의 여가 활동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관광열차 운행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여행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요즘 기차 정말 좋아졌다. ‘비둘기호’를 아는 세대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낄 터다. 속도를 시속 160㎞쯤 끌어올리는 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기관사들끼리는 ‘순발력’ 얘기도 나눈다. 어느 기종의 기관차가 ‘스타트’가 좋은지를 견준다. 승용차와 다를 게 없다. 승차감도 향상됐다. 내장재가 고급화됐고, 방음 설비도 좋아졌다. 예전엔 강철의 탄성이 좋지 않아 짧게 끊어 철로를 놓아야 했다. 당연히 철로 간 이음새 숫자도 많았다. 기차 바퀴가 이음새를 지날 때마다 냈던 ‘터덕터덕’ 소리는 기차의 상징이었다. 그 철로가 요즘엔 장대화됐다. 이음새를 두는 간격도 넓어져 기차 바퀴가 철로 위를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달릴 수 있게 됐다. 중부내륙관광열차가 새달 12일쯤 첫선을 보인다. 열차가 지나는 지방 소도시의 역무원들조차 ‘저게 뭐꼬?’ 하며 목을 빼고 볼 만큼 ‘따끈따끈한’ 새 열차다. 이름에서 보듯, 열차는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든 중부 내륙의 산간지역을 돌아본다. 큼직한 전망용 차창에 줄곧 백두대간의 비경을 매달고 달린다. 중부내륙관광열차는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 이하 순환열차)과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 이하 협곡열차)으로 구성됐다. 순환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청량리역을 거쳐 제천역(충북 제천)~추전역(강원 태백)~승부역(경북 봉화)~풍기역(경북 풍기) 등을 돌아본 뒤 다시 제천역을 통해 서울로 돌아온다. 제천역을 기점 삼아 원형으로 순환한다 해서 O-트레인이라 이름지어졌다. 순환열차는 기존 누리호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장거리를 오가는 만큼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 외부 경관을 내다볼 수 있는 전망석,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된 가족·커플석, 편의시설이 설치된 장애인석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을 갖췄다. 카페와 유아놀이방도 마련해 뒀다. 객차마다 전망모니터도 설치했다. 열차 운전석 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진행 방향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다. 정차역은 잠정적으로 제천·영월·민둥산·고한·추전·태백·철암·승부·분천·춘향·봉화·영주·풍기·단양 등으로 정해졌다. 관광객으로서는 정차역 주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돌아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V-트레인은 ‘V’자 형태의 협곡을 돌아본다는 뜻이다. 중부내륙 구간 중 가장 빼어난 풍경을 가졌다는 분천~양원~승부~석포~철암역 간 27.7㎞ 구간을 하루 3회 왕복한다. 그 가운데 분천역~석포역 구간은 시속 30㎞로 천천히 운행한다. 승객들이 여유 있게 경관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것. 양원역과 승부역에선 잠시 정차해 승객들이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임시승강장인 비동역도 만들어 뒀다. 비동역에서 승부역까지 이어진 6.5㎞짜리 트레킹 코스 ‘가호 가는 길’ 이용자의 승·하차를 위해서다. 협곡열차의 컨셉트는 ‘복고’다. 요즘은 보기 드문 디젤기관차와 객차 3량으로 구성됐다. 옛 비둘기호를 연상시키는 좌석과 접이식 승강문, 목탄 난로와 선풍기, 백열전구 등으로 객차를 꾸몄다. 열차 천장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자체 소요전력을 충당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탁월한 건 조망이다. 객차 천장을 제외하면 사방이 죄다 유리다. 앉은 자리로 백두대간의 협곡들이 꽉꽉 들어찬다. 백미는 열차 맨 뒤쪽의 전망칸이다. 일반 열차와 달리 툭 터졌다. 차창 너머로 지나온 철길과 주변 풍경들이 걸개그림처럼 매달린다. 열차 이름은 둘이지만 사실상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알기 쉽다. 같은 철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각각 이용할 수도 있다. 코레일 관계자에 따르면 중부내륙관광열차는 하루 1회 운행된다. 서울역에서 8량이 출발해, 제천역에서 각 4량씩 둘로 나뉜다. 한쪽은 영월·태백 방향으로, 다른 한쪽은 단양·풍기 방향으로 돈다. 이게 순환열차다. 각 방면으로 하루 두 차례, 전체적으로는 네 차례 순환한다. 협곡열차는 순환열차 구간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난 구간만 자른 것이다. 각 방향의 순환열차에서 내려 환승할 수 있도록 철암역과 분천역에서의 출발 시간이 맞춰져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어떻게 보고 즐기느냐다. 물리적으로는 당일 여행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낙동강변에 새로 조성된 ‘가호 가는 길’을 목적지로 삼을 경우, 비동역에서 내려 2~3시간 트레킹을 즐긴 뒤 승부역에서 후속 협곡열차로 갈아타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기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오전 7시 45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오후 10시 무렵 도착하는 당일 여정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엇비슷한 구간을 도는 기존 ‘환상선 열차’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당연히 이틀 이상의 일정을 잡는 게 순리다. 이 대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 여행업계와의 원활한 협력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볼거리와 놀거리, 그리고 이동 수단 등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 장치들이 제대로 갖춰져야 관광객이 늘고, 그로 인해 다시 지자체와 여행 업계가 투자할 동력을 얻는 선순환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코레일 측 최고위 관계자가 열차 개통을 앞두고 “사람이 많이 찾지 않거나, 연계 관광 시스템 구축에 미온적인 곳은 (관광열차) 정차역에서 빼겠다”며 엄포를 놓은 것도 그런 이유다. 코레일은 주요 정차역을 중심으로 당일, 1박2일, 2박3일 코스 등 26개의 관광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부 내륙의 명소들을 관통하는 프로그램들로 알차게 채웠다.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연계 교통 여건의 해소를 위해선 카 셰어링 서비스를 대안으로 내놨다. 영월·철암·분천·단양역 등 4곳을 테마 여행역으로 정하고, 각 역에 경차를 배치해 싼값에 대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테마 여행역마다 각 4대, 총 16대의 차량을 배치해 시범 운행한 뒤, 여행객의 반응에 따라 점차 차량 대수를 늘릴 방침이다. 관광열차 운임은 서울~제천 1만 8900원, 제천~제천(순환) 2만 7700원, 서울~순환~서울 6만 2900원이다. 협곡열차는 8400원이다. 순환·협곡열차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여행패스는 더 싸다. 1일권 5만 4700원, 2일권 6만 6100원, 3일권 7만 7500원(이상 어른 기준)이다. 여행패스를 이용하면 강릉행 영동선 등 주변을 오가는 일반열차와 환승할 수도 있다. 승차권은 4월 1일부터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스마트폰 앱 등에서 살 수 있다. 글 사진 단양·정선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의정부 ~ 수원 ‘직통버스’ 삶 바꾼다

    의정부 ~ 수원 ‘직통버스’ 삶 바꾼다

    경기 수원시 화서동에서 의정부시 금오지구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정모(48)씨는 통근버스를 이용한다. 대중교통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가용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통근차는 오전에 하루 한 차례 운행하며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70여분이면 되지만 연료비와 고속도로 통행료가 매월 100만원을 넘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중교통은 두 시간이 넘게 걸린다. 전철은 2시간 5분, 버스는 2시간 30분이나 소요된다. 문제는 퇴근이다. 업무 특성상 야근과 회식이 잦다 보니 오후 6시 10분 또는 오후 8시가 막차인 통근버스를 놓칠 때가 많다. 결국 퇴근할 때는 일반버스나 전철을 타야 한다. 하지만 통근차보다 한 시간이 넘게 더 걸린다. 출근하면 퇴근 걱정, 퇴근하면 출근 걱정이 절로 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수원과 의정부에는 출퇴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직장인들이 많다. 경기도는 면적이 1만 171㎢로 북부 의정부에서 남부 수원을 오가는 시간이 길다. 두 도시가 경기도의 대도시라 이동 인구가 많다. 이에 따라 근무지가 같은 도로 발령이 나도 기러기 생활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생긴다. 이들은 근무지가 집 가까운 곳으로 바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힐 리가 없다. 수원이나 의정부에서 출근하는 공무원은 도청에만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수원시내 또는 의정부 북부청 옆 관사에서 가족과 떨어져 기러기 생활을 하는 공무원들도 150여명에 이른다. 경기분도론을 잠재우기 위해 2002년 의정부에 북부청이 신설되면서 생겨난 풍속도이다. 이 같은 사정은 경기도교육청 본청과 북부청·경기경찰청 본청과 제2청·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북부청 등의 관공서와 삼성전자 등 일반기업에 다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 수를 모두 헤아릴 수 없다. 이런 기러기 직장인들에게 26일 희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북부청은 다음 달 1일부터 의정부와 수원을 최단거리로 직통운행하는 버스(8401번)를 하루 12회 운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하루 28회 운행하는 8409 일반노선버스는 중간에 구리시를 경유해 두 시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직통버스는 구리시를 거치지 않아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의정부에서 첫차는 오전 4시 40분, 막차는 오후 9시 30분이다. 수원에서 첫차는 오전 6시 40분, 막차는 밤 12시다. 정씨는 “장시간 출퇴근하느라 너무 힘들어 이사 갈 생각도 했지만 이젠 편하게 회사에 다닐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경기도는 수원과 의정부를 오가는 도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직통버스 노선을 마련했다. 김억기 도 교통건설국장은 “의정부~수원 간 경기순환버스의 직선노선 신설로 두 도시를 오가는 많은 직장인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훨씬 쉽게 출퇴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남재준, 용인·위례신도시 아파트 투기 의혹

    남재준, 용인·위례신도시 아파트 투기 의혹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가 투기 매매가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진 경기 용인 지역의 한 아파트와 투기과열 지역으로 알려진 위례 신도시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남 후보자는 2003년 5월 23일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161㎡(49평)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 아파트의 당시 분양가는 3억 2000여만원이었고 이후 8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는 당시 서울 강남의 부유층이나 고위 공직자를 중심으로 사실상 투기 형태의 매매가 활발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보정동 일대는 지하철 분당선 보정역이 위치한 역세권인 데다 주변에 대형 골프장이 있는 등 교통과 환경이 좋은 곳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 당시 강남권 사람들이 이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줄지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남 후보자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된 2003년 5월 23일은 남 후보자가 군 최고 지휘관인 육군본부 참모총장에 임명된 지 1개월 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 후보자는 참모총장 재직 시 관사에 거주하다 2005년 4월 전역을 앞둔 그해 3월부터 현재까지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남 후보자는 지난해에는 위례신도시 택지개발지구 내 민영아파트 (99㎡·30평형대) 분양권을 부인과 공동지분 형태로 배정받았다. 국토해양부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4.22대1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 측은 “용인과 위례신도시 아파트 모두 미분양 건이 나왔을 때 신청한 것”이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남 후보자에게는 ‘전관예우’ 문제도 제기됐다. 그는 2010년 서경대학교 군사학과에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이 대학 군사학과는 2012년 첫 졸업생 26명을 배출한 뒤 2013년에는 3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두 해 졸업생 전원이 육군·해군·해병대 등의 학사장교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학사장교의 경우 면접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전관예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 후보자 측은 “서경대에서 학생들이 뽑은 최우수 교수로 선정될 만큼 열과 성을 다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남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8∼19일 열린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현오석, KDI 원장 재직때 법인카드로 유흥업소 출입”

    “현오석, KDI 원장 재직때 법인카드로 유흥업소 출입”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재직 당시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실이 7일 KDI 원장의 2009~2011년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현 후보자가 법인카드로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2010년 10월 29일과 11월 29일 각각 59만원, 37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해당 업소는 서양음식점으로 업종 등록돼 있으나 확인 결과 양주, 맥주 등 주류를 판매하면서 여성 접대부까지 드나드는 업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후보자가 유흥업소에서 결제한 KDI 원장 법인카드는 업무추진비로 여종업원이 나오는 유흥업소를 이용할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봉쇄할 목적으로 2005년부터 도입된 ‘클린카드’였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현 후보자는 특급 호텔과 고급 음식점 등에서도 1회에 100만원이 넘는 식사를 수차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DI 측은 “해당 업소는 여성 접대부를 고용한 유흥주점이 아니며 KDI 직원 관사가 소재한 반포 주공아파트 상가 1층에 위치한 10여평 규모의 소규모 일반음식점이었다”고 해명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씨줄날줄] 학전소극장/서동철 논설위원

    김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국가권력이 예술가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던 시대에 그는 누구보다 강력히 저항했지만, 자유가 허락되는 순간 저항의 방향을 돌렸다는 것이다. 엄혹했던 유신시대 ‘금관의 예수’나 ‘공장의 불빛’이 권력과 자본에 대한 직접적 항거였다면, 1990년대 ‘지하철1호선’은 그보다 훨씬 폭넓은 우리 사회의 모순에 대한 자기반성이었다. 그는 저항가요의 대명사인 ‘아침이슬’의 작곡가라는 이미지 하나만 이어가는 것으로도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오래도록 거만하게 영웅행세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찮다면 하찮은 소극장 뮤지컬 제작자, 그것도 어린이·청소년 음악극 제작자를 자임하면서 무대의 전면에서 뒤편으로 지금도 물러앉아 있다. 개인적 영예에 연연하지 않고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는 김민기가 우리말과 서양음악의 리듬을 조화시키는 데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작곡가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한류바람을 불러일으키고는 있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랩이 종종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원산지의 랩이 미국식 영어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뿐 아니라 예술가곡의 원류인 독일어나 프랑스어는 관사가 발달한 데다 어순도 달라 우리말을 서양음악의 리듬에 자연스럽게 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가곡이 전성기를 구가한 1970~1980년대 이 문제는 음악계의 중요한 과제였지만, 이상에 근접하게 풀어낸 사람은 이른바 클래식 작곡가가 아닌 김민기였다. 갓 스무살이던 1971년 발표한 첫 앨범에 실린 ‘친구’와 ‘아하 누가 그렇게’는 높은 수준의 음악성 이전에 가사와 리듬의 콤비네이션이 오늘날 기준으로도 놀랍다.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의 요람이었던 서울 대학로의 학전그린소극장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3232회 공연해 65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어린이 뮤지컬 ‘모스키토’와 ‘의형제’를 초연한 곳이기도 하다. 또 다른 활동공간인 학전블루소극장이 건재한데도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김민기의 인생 2막이라고 할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 운동이 거둔 성취가 그만큼 뚜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 문화지구의 대표적 소극장이 쫓겨나는 이유가 기업의 사옥이 들어서기 때문이라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변화가 은근한 기대도 불러일으킨다. 그가 가진 태생적 저항정신에 불을 질러 음악 인생의 3막이라고 할 수 있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MBC사장 퇴진시킬 건가”엔 즉답 회피…정수장학회 재산 사회환원 질문도 무답

    “MBC사장 퇴진시킬 건가”엔 즉답 회피…정수장학회 재산 사회환원 질문도 무답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MBC 김재철 사장 퇴진과 정수장학회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또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의혹, 전관예우로 인한 용역 수주 등 도덕성에 대한 검증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유 후보자는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MBC 김재철 사장 퇴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다. 언론행정은 저희 소관이지만 (그 문제는) 소관사항이 아니라 제가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 사장을 그대로 놔둬도 방송의 독립·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따졌으나 유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봐서 대답을 못하는 거냐”고 지적하며 “박 대통령이 MBC 지분 30%를 갖고 있는데 언론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 후보자는 “제가 직접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피해 갔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유 후보자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유 후보자는 “1988년 배우자 홀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집에서 서울 노원구 하계동 아파트로 주소를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위장전입이 맞는가”라는 유승희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그 부분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관예우 의혹도 불거졌다. 유 후보자가 2008년부터 2012년 여가디자인포럼 대표를 맡을 당시 여가디자인포럼이 유 후보자가 자문했던 경기관광공사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에어쇼 연구용역을 수주했던 사실이 문제가 됐다. 유 후보자는 “그 용역(에어쇼 연구)을 맡을 수 있는 (실적이 있는) 데는 아무 곳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유 후보자의 배우자가 마취과 의사로 일하면서 소득신고를 누락해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 후보자는 “예전에 배우자와 동부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던 분들이 나중에 나가서 ‘리더스 치과’를 만들었는데 배우자는 그때 그곳에서 근무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비교적 무난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28일 경과보고서도 큰 이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수원 박물관 교류 ‘상생’

    서울·수원 박물관 교류 ‘상생’

    서울역사박물관과 수원시박물관사업소가 상호 협력 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서울·수원시 간 상생 발전을 위한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26일 수원시에 따르면 서울시와 수원시는 지난해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이후 양 도시 간 문화격차해소, 문화자원 교류협력, 상호교환근무, 광역교통체계 구축 등 다양한 상생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문화·관광(4개), 지역경제(2개), 정책(1개), 환경·교통(2개) 등 4개 분야 9개 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첫 사업은 문화자원 교류 협력 분야로 시작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강홍빈 관장과 수원시박물관사업소 김찬영 소장은 지난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상호 협력 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쪽 박물관이 발간하는 다양한 출판물을 교류하고, 유물 대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또 학술심포지엄, 교육프로그램 등 박물관 교육 활동에 협조하고 전시(상설전시, 기획전시, 로비전시 등) 교류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찬영 수원박물관사업소장은 “서울과 수원의 도시발전과 시민 행복 증진을 위해 문화·예술 분야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해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시간 쪼개 하던 노래, 경찰복 벗고 원없이 할래요”

    “시간 쪼개 하던 노래, 경찰복 벗고 원없이 할래요”

    “35년 넘게 경찰로 사는 동안 노래가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몇 달 후 정든 제복을 벗고 나면 제 소중한 인생 2막을 무대에서 마이크 잡고 열어 갈 생각입니다.” 환갑의 나이에도 한 달에 서너 번씩 음악실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가수가 있다. 그의 직업은 경찰이다. 서울서초경찰서 소속 우동하(60) 경정이다. 오는 6월 말 정년 퇴직을 하는 그는 얼마 전 서초경찰서 청문감사관을 끝으로 업무 일선에서 물러났다. 어려서부터 노래 하나는 자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고향(경북 봉화) 노래자랑에서 ‘한 많은 대동강아’를 불러 우수상을 받았다. 다들 열 살배기 트로트 신동이 탄생했다고 놀라워했다. 악기에도 재능이 많았다. 육군 군악대에서 트럼본을 연주했던 아홉 살 많은 형은 그의 우상이었다. 성당에서 드럼, 기타, 피아노 등의 악기 주법을 두루 섭렵했다. 1972년 가수가 되려는 그의 꿈이 실현되는 듯했다. 대구 MBC 신인가요제에서 우수상을 탔다. 하지만 가난이 발목을 잡았다. “형이 복막염에 걸렸는데 의료보험이 없어서 논, 밭, 집을 다 날렸어요. 작곡가는 가수 하고 싶으면 돈을 가져오라고 하고…. 집에서도 가수로 밥벌이할 수 있겠냐고 엄청나게 반대했죠.”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년은 결국 경찰이 됐다. 1977년 스물네 살 때였다. 정보·보안 형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1993년 운명처럼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격무 때문에 부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동료를 보고 노랫말을 쓴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럼 꿈이 있었지. 못다 했던 우리 사랑 어디에서 이룰까’라는 가사에 곡을 붙여 노래 ‘너를 보내며’를 만들었다. 이런저런 곡들을 모아 12곡짜리 음반을 냈다. “7000만원짜리 전세 아파트에 살 때였는데 음반 낸다고 적금 깨서 3800만원을 투자했어요. 아내와 엄청 싸웠죠.” 그래도 1만 2000장이 팔렸다. 본전치기는 됐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그는 각종 경찰 행사의 섭외 1순위가 됐다. 내부 행사는 물론이고 양로원, 독거노인 등을 위한 자선 무대 등 외부 행사에도 종종 나선다. 스스로 콘서트라고 이름 붙일 만한 행사가 지금까지 12차례에 이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6년 전 석가탄신일에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노래를 했을 때다. “2500명이 모인 큰 무대에서 사람들의 갈채를 받았어요. 그때 저 스스로 ‘나는 천생 가수를 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어요.” 경찰이 너무 노래에 빠져 사는 게 아니냐는 주위의 시선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혼 생활 30년 중 집에 들어간 게 절반도 안 될 만큼 바빴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퇴직 하루 전날 경찰복을 입고 신나게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그동안은 시간을 쪼개서 노래했는데 앞으로는 눈치 볼 일도 없으니까 마음껏 하렵니다.” 글 사진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충남 음독·인천 압수수색… 교육감들의 추락

    충남 음독·인천 압수수색… 교육감들의 추락

    김종성(63) 충남교육감이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 비리와 관련해 재소환 조사 다음 날인 19일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 교육감은 관련 직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경찰 수사망이 조여 오자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김 교육감이 낮 12시 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 B아파트 교육감 관사에서 300㎖짜리 원예용 제초제 ‘반벨’ 한 병을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외출했다 돌아온 아내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돼 오후 11시 30분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한 지 13시간 만이다. 김 교육감은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대전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위세척 등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농약 중독 치료 분야 권위자가 있는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교육감의 관사 서재에서는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교육 가족에게 미안하다. 내 부덕의 소치다’ ‘깨끗하게 살아온 나를 믿지요. 부끄러움이 없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7월 14, 28일 치러진 도교육청 장학사 선발 시험문제 유출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 왔다. 이 사건은 같은 해 8월 교육계 직원이 경찰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5개월간의 내사 끝에 지난달 태안교육지원청 장학사 노모(47·구속)씨와 천안의 현직 교사 김모(47)씨, 도교육청 인사담당 장학사 조모(52)씨, 감사담당 장학사 김모(50)씨 등 4명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장학사 시험문제 출제위원 A(48·천안교육지원청 장학사)씨는 음독자살했다. 노씨 등은 장학사 시험을 앞두고 중등 16명과 초등 2명 등 응시 교사 18명에게 문제를 건네고 1인당 1000만∼3000만원씩 모두 2억 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8명 모두 시험에 합격했다. 장학사 김씨 등은 수사 과정에서 “김 교육감이 시험문제 유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 등을 토대로 지난 15, 18일 두 차례 김 교육감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소환해 유출 지시 여부와 돈의 사용 목적 등을 조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유출 연루 직원들이 ‘교육감이 무슨 죄가 있느냐. 걱정하지 말라’고 김 교육감을 안심시켰다가 수사 과정에서 정반대로 진술해 이에 대한 배신감에 심적 압박이 컸다”면서 “김 교육감이 재소환 다음 날인 19일 연가를 낸 뒤 오후 1시쯤 출근하겠다고 수행비서에게 알렸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조대현 충남경찰청 수사2계장은 “변호사 2명이 동석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다. 재소환 때 자살 시도를 암시할 만한 김 교육감의 심경 변화도 없었다”면서 “장학사 시험 비리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김 교육감에 대한 사법 처리도 신병에 변화가 없는 한 다음 주중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검 특수부는 이날 인사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인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나 교육감이 2010~2011년 측근을 승진 대상자로 내정한 뒤 근무평정을 유리하게 조작할 것을 인사 담당자에게 지시했는지를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나 교육감이 음주운전 등으로 징계받은 공무원의 승진 후보자 순위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 당시 인사위원장인 부교육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33년전으로 돌아간 윤석금 재기할까

    33년전으로 돌아간 윤석금 재기할까

    윤석금(68) 웅진그룹 회장이 33년간 야심 차게 건설했던 ‘웅진 대국’의 꿈을 접고 원점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9월 계열사인 극동건설의 부도로 인한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주사 웅진홀딩스는 모기업인 웅진씽크빅만 남기고 사실상 전 계열사를 매각하는 회생계획안을 이번 주말쯤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 털고 웅진씽크빅만 움겨쥔 ‘샐러리맨의 신화’ 윤 회장의 재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웅진홀딩스 및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채권단은 지난 1일 그룹 정상화와 빚 청산을 위해 출판 분야의 웅진씽크빅과 북센만 빼고 주요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는 웅진회생계획안에 합의했다. 계획안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관계인집회가 열리는 20일 법원의 법정관리 인가 승인을 거치면 매각주관사 등이 차후 결정되게 된다. 채권단은 윤 회장에게 사재 출연 대가로 웅진홀딩스 지분 25%와 웅진씽크빅 지분 3.5%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윤 회장은 이를 위해 계열사 보유 지분 처분 등을 통해 44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채권단은 부실 경영 책임과 초기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웅진씽크빅 지분을 윤 회장이 보유하는 데 대해 반대해 왔다. 이에 비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에너지, 극동건설 등은 모두 매각 처리된다. 이미 웅진코웨이와 웅진패스원, 웅진케미칼은 매각이 완료됐거나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거듭하며 사업군 8개, 계열사 15개, 매출액 6조원대의 재계 30위 기업으로 일궜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윤 회장으로서는 한 줄기 희망의 끈을 움켜쥐게 된 셈이다. 외판원 출신 윤 회장은 35살이던 1980년 3월 직원 7명과 자본금 7000만원으로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그 후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 등 생활가전으로 사업군을 확장하다 태양광 사업, 건설, 금융(서울저축은행 등)에까지 손을 뻗는다. 그러나 무리한 M&A는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자금난 압박으로 이어져 33년 전 출발 때와 같은 씽크빅 하나로 재기를 도모하게 된 것이다. 윤 회장의 재기는 자신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2세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재 출연 주체가 윤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넘긴 첫째 아들인 윤형덕(36) 웅진씽크빅 경영관리실장과 둘째 아들 윤새봄(34) 웅진케미칼 차장이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업계는 윤 회장이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서는 한편 2세들의 웅진씽크빅 재기를 뒤에서 도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납관사의 일을 통해 본 삶과 죽음

    납관사의 일을 통해 본 삶과 죽음

    첼리스트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갑작스러운 오케스트라의 해체로 백수 신세가 된다. 우연히 ‘연령 무관! 고수익 보장!’이라는 파격 조건의 여행 가이드 구인광고를 발견한다. 면접은 1분도 안 돼 초스피드로 진행된다. 그런데 여행사인 줄만 알았던 회사는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는 납관 일을 하는 곳. 첼리스트에서 하루아침에 납관 도우미가 된 다이고는 모든 것이 낯설고 거북하다. 베테랑 납관사 이쿠에이가 정성스럽게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모습에 감동한 다이고는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하지만,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친구들은 당장 그만두라며 반대한다. EBS에서 25일 자정에 방송되는 ‘굿’ 바이’는 2008년 몬트리올 영화제 그랑프리를 필두로 같은 해 일본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미국)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굿’ 바이’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준비하는 납관사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납관사는 시신을 치장하는 것을 넘어 떠나가는 자와 남은 자의 앙금을 해소 시키고 화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화의 중간 중간 독특한 사연을 지닌 고인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로 살아가기를 선택한 고인은 결국 가족이 여성의 장례 절차를 따르며 화해한다. 평생 고생만 한 아내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나는 것을 본 남편은 위안을 받는다. 재산 문제로 다투기만 했던 어머니와 아들은 헤어지는 순간 그동안 풀지 못했던 고리를 풀며 화해를 시도한다. 영화 제목처럼 좋은 이별을 한다. 좋은 이별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준다. 죽음을 겪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인생의 의미를 되찾는다.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것 같다’는 다이고의 독백처럼, 하는 일에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삶은 의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살기 위해 죽은 생명을 맛있게 먹어야 하듯이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화해하며 좋은 이별을 만들고 결국 좋은 인생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을 건다. 다이고 역을 맡은 모토키 마사히로의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첼리스트와 납관사를 재현하려고 첼로 교습을 받고 시도 때도 없이 매니저와 스태프들을 상대로 염습 절차를 연습했다고 한다. 다키타 요지로 감독은 ‘비밀’(1999) ‘음양사’(2001) ‘바람의 검, 신선조’(2003) ‘음양사2’(2003)등 화제작을 발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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