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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그룹, 시멘트 발전 사업에 그룹 역량 집중

    동양그룹(회장 현재현)의 시멘트-발전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한 자금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양그룹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삼척 화력발전소의 지분을 활용, 외부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동양그룹은 약 8,000억 원대의 자금을 확보, 발전 사업 본격 추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삼척 화력발전 사업을 위한 일련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동양시멘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이는 화력발전 사업의 주관사인 동양파워의 지배구조에서 알 수 있다. 현재 동양파워는 그룹 계열사인 동양시멘트가 55.02%, 동양레저가 24.99%, ㈜동양이 19.99%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시멘트가 동양파워에 출자한 석회석 폐광 부지의 장부가는 247억 2500만원이지만, 발전 사업자 선정 및 사업 본격화로 인해 시가평가 시 약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급등하게 된다는 게 동양그룹 관계자의 설명. 이는 동양시멘트의 동양파워에 대한 지분을 고려하였을 때, 최소 2000억원의 지분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또한 삼척화력발전의 사업 모델이 시멘트-발전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화력발전을 통해 배출되는 석탄재를 시멘트 제조원료로 사용할 경우 연간 300억 원의 원가 절감과 시멘트 플랜트 활용 등 부수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삼척 화력발전소는 시멘트-발전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그룹 사업구조 재편의 핵심”이라며 “동양그룹이 삼척화력발전 사업에 그룹의 사활을 건 만큼 그룹의 자원 및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한 동양그룹(www.tongyang.co.kr)의 일련의 구조조정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KTB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진했던 동양매직 매각도 이르면 이번 추석 전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KTB 컨소시엄을 통한 매각이 확정된다면 동양그룹은 약 2,500억원의 자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지적됐던 지지부진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양그룹은 교원 그룹을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매각을 추진한바 있으나, 매각 대금에 대한 양사간의 입장차이로 인해 결렬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다자녀·노부모부양자 자산 많으면 보금자리 불허

    지방 이전 공공기관도 직원 숙소나 관사로 이용하는 주택에 대해 직원처럼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자녀·노부모 부양자라도 소득·자산이 많으면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청약에서 배제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9일 입법예고한다. 국토부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직원들에게 현지 분양주택의 특별공급을 허용하고 있으나 청약률이 전국 평균 0.3대1로 저조해 기관에도 특별공급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이전 공공기관은 2015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주택을 특별공급(임대 또는 분양)받아 관사나 숙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또 다자녀와 노부모 부양자의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청약 자격에 소득·자산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때 신혼부부·생애 최초주택 청약자에게만 소득·자산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다자녀·노부모 부양자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3인 이하 올해 기준) 449만원 이하 ▲부동산 보유 2억 1550만원 이하 ▲자동차 2766만원 이하 소유 기준을 갖춰야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청약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영구·국민임대주택 신혼부부 우선공급 때 거주지역 제한이 폐지돼 신혼부부는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 영구·국민임대주택 우선공급 신청이 가능해진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제는 정치다/박홍환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이제는 정치다/박홍환 정치부장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은 지난 6월 21일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날 700여명의 대학생과 시민이 밝힌 미미한 촛불은 두 달여 만에 매 주말이면 어김없이 4만~5만명(주최 측 주장)을 광장으로 불러내는 무시 못할 ‘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여름 땡볕이 내리쬐는 서울광장 한쪽에 천막을 치고, 거리로 나온 지도 벌써 보름이 넘었다. 촛불집회가 있는 날 무교동 주변 선술집과 식당은 모처럼 대목을 맞는다. 끼리끼리 모여 앉은 집회 참가자들은 즉석 토론을 벌이곤 한다. 어떤 자리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도마 위에 오르고, 또 다른 자리에선 국정원이 안줏거리로 등장한다. 어떤 사람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한탄하고, 또 다른 사람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촛불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은 “어차피 촛불인데 뭐”하며 얼마 남지 않은 촛농이 다 타고 나면 저절로 꺼질 불 정도로 치부한다. 그럴 수도 있다. 아무리 아우성 쳐도 메아리가 없으니 제 풀에 지쳐 촛불을 내동댕이칠 수도 있다. 이들은 민주당의 장외투쟁도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지금은 촛불의 위세에 기대 장외투쟁을 하고 있지만 촛불이 사그라지면 천막을 걷고, 패장처럼 제 발로 여의도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는 파행 직전이다. 핵심 인물들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회 청문회 증인석에 앉을지도 불투명하거니와 설령 그들이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해도 자신들의 사법적 단죄와 직결된 문제에 솔직한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알맹이 없는, 한풀이 식 질타와 여야 의원들의 막말이 난무하는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럼 촛불은 더 왕성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장외투쟁도 더 공고해질 터이다. 게다가 이제 입추를 지나면서 한여름을 벗어나고 있다. 외출하는 데 부담 없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기차는 탈선할 수밖에 없다. 굽은 길에선 적절히 감속하면서 승객들의 쾌적한 여행을 보장해 줘야 할 책무가 기관사에겐 있다. 시간이 지체됐다 해서 무작정 속도를 높인다고 능사가 아니다. 가속 레버는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평지에서나 당길 일이지 굽은 길에서 그랬다간 큰 사달이 나고야 만다. 이미 5년 전 대규모 촛불집회 당시 경험했던 일이 아닌가. 그때, 촛불 초기에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조금만 생각을 달리했다면 집권 초 가장 중요했던 5개월을 그냥 허송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침 개성공단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 왔다. 남북이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해 고사 직전의 개성공단을 살려냈다. 우리가 북한을 끝까지 다그치기만 했다면, 북한이 마지막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다면 개성공단은 그대로 잡초 무성한 폐허로 전락했을 수도 있다. 지금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50~60%에 이른다. 대선 때의 지지율을 상회한다. 열강외교와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낸 게 주효했을 것이다. 이제는 ‘정치’에 나서야 한다. 자신에게 맞서는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대선 불복 행태가 괘씸하다고, ‘귀태’ 발언이 거슬린다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은 그런 것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은 한 단계 미래로 나아가고, 박 대통령 역시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나설 수 있다. stinger@seoul.co.kr
  • 경남·광주은행 매각, 정치이슈 변질… 지역민심·경제논리 충돌

    경남·광주은행 매각, 정치이슈 변질… 지역민심·경제논리 충돌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되면서 지방은행 인수합병(M&A)이 지역색을 등에 업고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금융 내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매각을 놓고 해당 지역 민심이 들끓으면서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지역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매수자에게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해 오는 16일 우리투자증권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과 함께 매각된다. 내년 초 매각공고가 날 우리은행 계열을 제외하고 지방은행 계열과 증권계열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전북은행)와 하나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행은 DGB금융지주(대구은행)와 BS금융지주(부산은행)가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은행에 대한 입찰 마감인 다음 달 23일이 다가오면 지역 민심이 더 끓어오를 수 있다. 정치 개입도 이뤄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나성린(부산 진구 갑) 의원은 최근 부산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남은행이 부산은행에 인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경남 지역은 경남은행을 지역 상공인이 인수, 지역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는 “다른 지역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고 하면 도 금고를 빼버리겠다”며 금융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경남상공회의소와 경남은행 노조 등이 주축이 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설립 목적은 그 지역 발전에 기여하라는 것인데 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최고가 매각만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가운데 95%를 이미 회수해 공적자금은 5%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최고가 매각을 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역 내 환원을 주장하는 100만인 서명을 이달 말쯤 금융위원회 등에 보낼 계획이다. 광주쪽 민심도 경남쪽과 비슷하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은행이 있어야 하는 만큼 지역 자본이 인수해야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성창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계 자본이 인수할 경우 ‘론스타 사태’가 우려되고, 시중 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지역 내 경제에 투자가 이뤄지기보다 중앙으로 자금이 모이는 구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도나 충청도의 경우 지역별 중소기업 대출 현황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 미진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최고가 매각 원칙에 변함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인 우리금융 민영화가 또다시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안을 짰을 때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내 민심이라든지 정치논리 등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다가는 민영화가 실패로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3) 국내 최대 ‘군인 관사촌’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新 대한민국 24시] (3) 국내 최대 ‘군인 관사촌’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신흥종교 본거지에서 국방 중추도시로 탈바꿈한 계룡산. 정상 천황봉(해발 845m)에서 남쪽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다 수용추와 암용추를 지나면 계룡대(鷄龍臺)가 모습을 드러낸다.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한국 군의 심장부다. 북한의 주 공격 대상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곡사포로도 타격이 불가능하다”는 곳이다. 작대기 하나부터 별 넷까지 군의 모든 계급이 빠짐없이 뒤섞여 있다. 명령에 죽고 사는 철두철미한 계급사회이지만 냇가(두계천) 하나를 건너 이들이 가족과 함께 사는 국내 최대 군인 관사촌으로 들어서면 계급은 물밑으로 가라앉는다. 주소는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주민은 전부 군인 가족이다. 용남초 4년 김모(10)양은 “친구들과 하루 종일 놀아도 아빠 계급은 물어보지 않는다”고 웃었다. 여기마저 계급화되면 얼마나 피곤할까. 이 마을에서 계급에 관한 질문은 ‘절대 엄금’이다. 그저 정을 나누는 이웃일 뿐이다. 9일 찾은 신도안면 최대 만남의 장소 계룡대쇼핑몰은 비교적 한가했다. 불볕더위 탓도 있지만 바로 앞 1500가구 규모의 군인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 주민들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은 1345가구 4735명으로 2066가구 7266명이었던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3분의1이 사라진 셈이다. 쇼핑몰 옆에 수영장과 중부상가가 있고, 주변은 아파트와 학교로 둘러싸였다. 관사는 100% 아파트, 이마저 면소재지에 몰려 있다. 이곳과 계룡대 영내 군인이 면 주민의 전부이지만 사병 등은 주소가 여기에 없다. 계룡대 안에 장군 관사가 있고, 이곳에는 영관급에서 부사관까지 거주한다. 대령이라고 해 봐야 대략 쉰살 전후이니 마을이 젊다. 주민 평균 연령이 28세, 전국 면(面) 가운데 최연소다. 학력도 무척 높다. 사관학교, 학사장교, 3사관학교 출신이 부지기수다. 부사관도 군 복무 중 대학을 많이 가 고졸 군인을 찾기가 더 어렵다. 이장은 모두 부인들이 맡는다. 남편이 군생활로 바쁘기 때문이다. 계급이 직접 충돌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속셈도 있다. 김세겸 신도안면장은 “이장이 전부 여자인 곳은 전국에서 여기뿐”이라며 “여성이 섬세하고, 꼼꼼하고, 감성적이고, 친절해 대민서비스가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관사 아파트단지 하나가 헐리면서 16명이던 이장이 절반인 8명으로 줄었다. 군인이 미인을 좋아해서인지, 미인이 군인을 좋아해서인지 이장뿐 아니라 신도안면에는 미남미녀가 많다. 섹시 가수 아이비가 이곳 학교를 나왔다. 아버지가 해군 군악대 출신이다. 다행히 이장이 할 일은 다른 곳보다 많지 않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가 한 명도 없다. 비슷한 월급에 생활 수준이 고만고만하다. 집단민원도 발생하지 않는다. 국방부가 자기 땅에 집을 지어 민원이 있을 수 없다. 학원은 인근 엄사면 금암동에 있다. 군인들은 그저 3.3㎡(평)당 6만원 정도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관리비를 내면서 살면 된다. 이장의 역할은 국·시정 홍보물을 주민들에게 배포하거나 알리고, 주민 불편사항을 면에 전달하는 게 거의 전부다. 범죄도 없다. 군인 집단촌에 들어가 도둑질하고 흉기를 휘두른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용남중 3년 정모(14)군은 “밤에도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점이 좋다”고 귀띔했다. 육해공군과 영관·부사관이 따로따로 있던 관사촌이 2009년 통합된 뒤 이질감이나 위화감이 사라지면서 주민 화합이 더 견고해진 분위기도 한몫한다. 이곳은 예부터 명당으로 꼽혀 왔다. 1983년 이른바 ‘6·20’ 사업이 있기 전까지 국내 최대 신흥종교촌이었다. ‘정감록’을 믿는 이들은 “신도안이 언젠가 천년왕국의 새 도읍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924년 동학계인 시천교(侍天敎) 3대 교주 김연국이 교인 1000여명을 데리고 이곳에 터를 잡은 뒤 104개 신흥 종교단체가 몰렸다. 동학, 단군신앙, 풍수도참 등 다양했다. 6·25 전쟁 때는 피란처로 유명했다. 철거될 즈음에도 교주와 농민 등 1000여 가구에 5600여명이 살았다. 지금도 계룡시 하면 몰라도 ‘신도안’ 하면 대번에 알아듣는 외지인이 많다. 요즘의 사이비종교 같은 행태는 없었다고 하지만 정권마다 ‘나쁜 사상을 유포시킨다’고 눈을 흘겼다. 계룡대가 조성되자 1989년 3월부터 육군본부부터 이전을 시작했다. 당시 군무원이었던 최선국(67)씨는 “초기에는 편의시설이 없어 대전, 논산까지 가서 장을 봐왔다”면서 “술 먹을 곳도 없어 대전 유성까지 나갔는데 교통사고가 잦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육군은 백발백중 들이받았고, 공군은 차가 붕 날아올라 도로변 논밭에 처박혔다. 군 기질에 따라 사고도 다르게 나더라”며 웃었다. 최씨는 또 “옛날에는 논산이 깡패로 유명했는데 연산면 술집에 가면 어깨를 툭 치면서 ‘어이, 군바리’ 하고 시비를 거는 거야. 숱하게 싸웠지. 계룡대 헌병들이 출동하고…”라면서 “지금은 그때 그 친구들하고 얼마나 친한지 몰라. 도움도 많이 주고”라고 보탰다. 지금은 쇼핑몰이 잘 갖춰져 있고 인근 농민들이 직접 가꾼 농산물을 파는 ‘금요장터’도 열린다. 계룡대쇼핑몰은 시중보다 20~30% 싼 물건이 많아 대전, 논산, 공주 등에서도 찾아온다. 수영장 이용료도 저렴하다. 기이한 것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영업이 중단되다시피 한다는 점이다. 다른 곳과 달리 사재기가 없어서다. 신도안면 이장협의회장 강부자씨는 “가장이 전쟁터에 나갈 판에 나만 살겠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군인들은 영내에 대기하고, 회식 등은 전면 금지된다. 강씨는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석 달 넘게 그런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그럴 때는 관사촌도 서로 말조심하는 분위기라 긴장감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동일 직업촌락이어서 불편한 점도 많다. 부부싸움을 하면 곧바로 관리사무소에 ‘소원수리’가 들어가 학교 운동장으로 나가는 이들도 있다. 밀집된 아파트에 동료 군인들이 모여 살다 보니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김덕회 군인아파트관리소장은 “동질감 때문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입소문이 쏜살같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별의별 직업이 다 섞여 있는 딴 곳과 달리 세상 사는 얘기들이 단순할 수밖에 없다. 외부와의 연결 통로는 열악하다. 대전에서 버스 2편이 들어오지만 대전역까지 1시간 20분 걸린다. 대전으로 나가야 큰 병원이 있다. 집집마다 승용차가 있고, 부인들은 대부분 운전을 할 줄 안다. 문모(38·여)씨는 “대전으로 조조영화를 보려 가려고 아침 8시부터 버스정류장에 나와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다”고 전했다. 계룡대가 1주일에 한 번 영내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날, 마을에 버스를 보낼 때도 학생과 주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다. 그곳에는 영화 선택권도, 팝콘도 없지만 문화에 목 마른 그들에게 그런 수고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문씨는 “PC방 등 학생들이 에너지를 발산할 데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어른용 나이트클럽 등이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사도 잦다. 2년쯤 살다가 전방 부대 등으로 발령이 난다. 고3 자녀 등 조건이 안 되면 더 머물 수 없다. 매년 가을 인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 3분의1 정도가 이동한다. 정군은 “친구와 친해질 때쯤 헤어진다”고 아쉬워했다. 네 번째로 이곳에서 산다는 문씨는 “지금 고교 2학년인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할 즈음 남편이 국방부로 발령 나 서울로 이사를 가려는데 ‘여기에서 그냥 살면 안 되느냐’고 물었을 때가 가장 난처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용남초·중·고 동창회와 주민 친목단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잦은 이동 탓이다. 주민들의 바람도 학교 문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공주사대부고, 한일고 등 인근 명문고로 빠져나간다. 강씨는 “(학교 문제로 가족이 서울에 있어) 주말에 계룡역에서 열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가 일요일 다시 내려오는 군인이 많다”면서 “관사촌 거주 조건을 완화하고 이곳에 군인자녀 전문 고교를 설립해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계룡시도 전체 인구 4만 1000여명의 절반이 군인 출신 가정이다. 전역 후 계룡대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봉학 시 문화체육과장은 “고향에 가봐야 친구도 없고, 동료 군인들이 많고, 싼 값에 골프(계룡대·구룡대CC)를 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로 전역 후에도 계룡시를 못 떠난다는 말이 있다”고 웃었다. 그는 “골프는 군인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이다. ‘계룡시에는 골프채가 파리채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군의 핵심 도시인데도 경찰서, 소방서, 교육청 등 공공기관이 없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계룡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공문서 위조’ 광주시장실 압수수색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부 보증서 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형사 1부(부장 김국일)는 8일 검사와 수사관 등 5명을 강운태 광주시장 집무실로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지난달 26일 광주시청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14일 만이다. 검찰은 또 이날 광주 서구 동천동 김윤석 유치위 사무총장 관사와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실시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이 강 시장의 처벌을 의미하거나 소환 전 사전정지 작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 보증서 위조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진술과 임의 제출된 서류에만 의존할 수 없어 압수수색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한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해 강 시장이 정부 보증서 위조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여부를 가릴 빙침이다. 또 김윤석 유치위원회 사무총장도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강 시장은 정부 보증서 위조 사실을 국무총리실에서 확인된 이후 보고를 받고 알았다며 사전 인지설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강 시장은 지난 5~9일 여름 휴가를 떠나면서 이날 비서진이 압수수색을 지켜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장교가 임대형 민자사업 서류 위조

    감사원은 국방자원 운용 실태를 감사한 결과 군(軍) 주거시설 임대형 민자사업(BTL사업)을 하면서 민간업체에 유리하도록 협약안을 위조한 국방시설본부 협상통제 담당 대령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1일 밝혔다. ‘육군 고양 관사·병영시설 BTL사업’의 실무협상을 총괄하던 A대령(당시 중령)은 2010년 12월 사업 실시협약안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물가정산 기준시점’을 업체에 유리하도록 수정했다. 보통 국방부 사업은 계획보다 늦게 착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사업비를 정산하게 되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해 시행사가 손해를 보기도 한다. 국방부와 시행사가 손해를 분담하도록 물가정산 기준 시점을 계획상 착공 시점과 실제 착공 시점의 중간쯤으로 잡아 사업비를 추산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해 국방부 장관과 시설본부장에게 보고했다. 이후 공공투자관리센터가 “실제 착공 시점으로 자금투자계획을 수정하라”고 요구하자 A대령은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시설본부장 등이 다시 합의해서 작성한 것처럼 협약안을 꾸며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도록 했다. 위조된 협약안대로 업체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비가 60억여원이 늘어났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스페인 탈선열차 기관사는 속도광?

    80명의 목숨을 앗아 간 스페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시(市) 고속열차 탈선 사고의 원인이 과속 운행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열차가 왜 ‘무모한 질주’를 했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갈리시아주 사법당국은 해당 열차의 기관사인 프란시스코 호세 가르손(52) 등을 상대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가르손은 이번 사고를 둘러싼 최대 쟁점인 과속 운행의 경위를 밝힐 열쇠를 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사고 장면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객차 8량으로 구성된 사고 열차는 해당 구간의 규정 속도(시속 80㎞)를 훨씬 벗어난 시속 190㎞로 급커브길에 진입하다 중간 부분부터 옆으로 쓰러지며 마구 뒤엉켜 버렸다. 스페인 언론들은 가르손이 예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근거로 그가 개인적으로 속도에 집착하는 인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속도계 바늘이 시속 200㎞를 가리키는 사진과 함께 “난 지금 한계 속도로 달리고 있다”면서 “이보다 빨리 달리면 그들이 벌금을 물릴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브라질 당국은 이번 사고를 일으킨 스페인 국영철도회사 렌페를 9월에 있을 고속철도 입찰에서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입찰 시행일을 기준으로 5년 이내에 발생한 치명적인 사고에 관련된 업체를 입찰에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를 잇는 511㎞ 구간에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며, 400억 헤알(약 20조 2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은 사업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페인 고속 열차 탈선… 최소 80명 사망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역에서 24일 밤(현지시간) 고속철도 열차가 탈선해 최소 8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마드리드를 출발해 페롤로 향하던 국영철도회사 렌페 소속 고속 열차가 오후 8시 42분쯤 페롤에서 95㎞가량 떨어진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시 중앙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이 사고로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14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상자 30여명은 심각한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상자는 미국인과 영국인 등이 포함됐으나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갈리시아 법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탈선 현장에서 시신 73구를 수습해 임시 안치소로 옮겼으며 병원으로 이송된 4명이 추가로 숨졌다”며 “또 143명이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갈리시아주 관계자는 “사망자 수가 80명으로 늘어났다”고 확인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3일간 애도기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승객 218명과 승무원 4명을 싣고 가던 열차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중앙역을 4㎞가량 남겨둔 지점에서 순식간에 선로를 이탈했다. 열차가 탈선하면서 객차 대부분이 옆으로 쓰러졌고, 이 가운데 4량은 완전 전복돼 선로 바깥에 나동그라졌다. 또 일부 객차는 차체가 찢기는 등 심하게 파손됐고 잔해에서는 연기가 치솟았다. 스페인 당국은 열차 탈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한 라호이 총리는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고를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과속이 탈선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25일 사고 조사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 “사고 열차의 기관사가 규정 속도(커브 구간 80㎞)를 훨씬 벗어난 시속 190㎞로 운행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열차 탈선은 1944년 마드리드와 갈리시아 사이에서 열차 충돌로 수백명이 사망한 이후 60여년 만에 스페인에서 발생한 최악의 열차 사고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계급 고정관념 깨는 ‘화합형 리더’ 될게요

    계급 고정관념 깨는 ‘화합형 리더’ 될게요

    산림청 개청 이후 46년 만에 처음 정비직 항공사무관이 배출됐다. 주인공은 나영주(57·전문계약직 가급) 함양산림항공관리소 정비실장. 나 실장은 안동산림항공관리소장 경력경쟁채용에서 22일 최종 선발됐다. 이번 공모에는 산림청에서 조종사와 정비사 등 9명, 외부에서 25명 등 총 34명이 응시했다. 항공관리소장은 항공기 산불 진화와 병해충 방제, 항공안전 관리 등을 총괄한다. 항공기관·항공기체·운송용조종사 등의 자격증을 비롯해 항공정비사·항공기관사 등 자격증과 10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응시할 수 있다. 나 실장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24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에서 압도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신설된 산림청의 항공사무관은 현재 9개 항공관리소장을 포함해 총 10명(항공안전과장)이다. 행정직과 조종사가 각각 5명이다. 그동안 항공사무관 승진에서 정비직은 외면됐다. 조종사는 장교, 정비사는 부사관 출신이라는 식으로, 군대 계급이 사회에 적용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나 실장이 그동안 항공사무관에 도전하지 못한 이유다. 산림청이 변화를 시도하면서 도전의 기회가 왔다. 일반·별정·기능·계약·청원경찰·무기계약직 등 직렬이 다양한 항공관리소에 ‘화합형 리더’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산림청은 이를 받아들여 전문성과 조직화합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다. 1992년 산림항공관리본부에 정비사로 채용된 나 실장은 군과 민간에서 근무, 전문성뿐 아니라 성실하고 동료에 대한 배려심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나 실장은 “현장경험을 살려 항공기 안전 및 조직문화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소장직은 지난 5월 산불을 끄고 되돌아가던 산림헬기가 인하댐에 추락하면서 인명사고를 낸 뒤 당시 소장이 직위해제됐고, 지금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 등대, 빼어난 경관은 덤이오~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서 남동쪽으로 5㎞ 떨어진 소청도의 명물은 단연 등대다. 인근 해수욕장도 경치가 뛰어나지만 섬 왼쪽 끝 절벽 위에 위치한 등대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기기묘묘함을 빗대 ‘빠삐용 절벽’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인근 해변에서는 여름밤에 야영을 할 수 없어서 피서객들이 등대 관사 앞마당에 텐트를 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소청도에서 다섯 번에 걸쳐 11년 근무한 김종환(55)씨는 “여러 등대에서 일해 봤지만 이곳 등대가 경관 면에선 압권”이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 목포구 등대는 서남해안 목포, 진도권에 위치한 6개 유인 등대 가운데 배를 타지 않고 차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등대다. 특히 매계∼월내 간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등대 뒤에는 해남의 명산인 매봉산이 자리했다. 하이라이트 코스는 온덕 마을을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 시작되는 8㎞의 바닷길 구간. 짙푸른 바다와 그 너머 신안의 다도해가 올망졸망 떠 있어 서해 바다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이 등대는 부산 가덕도 등대(40m)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36m) 등대로 일몰 때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하다. 경남 마산 소매물도 등대는 매물도에 딸린 조그만 섬에 있지만 주변에 연간 60만명이 찾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나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 소매물도에서 걸어갈 수 있는 등대섬이 최근 광고와 영화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탐방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100곳’에도 이름을 올렸다. 선박 길잡이 역할에 머물던 등대가 개방을 통해 상품화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인천 팔미도 등대는 군사지역이어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다가 2009년 개방, 유람선 운항이 시작된 이후 연간 방문객이 10만명에 이른다. 바위섬으로 경관이 뛰어난 데다 무엇보다 106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자연생태계 보전 상태가 좋다. 호젓하고 자연 그대로인 산책길을 걷다가 해안 풍경을 감상하고 숲체험도 할 수 있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5.7㎞ 떨어진 팔미도 등대는 가 보고 싶은 등대 1위다. 한국등대문화유산 1호로 등재돼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1)제주 신풍속도

    [新 대한민국 24시] (1)제주 신풍속도

    대한민국의 하루는 바삐 돌아간다. 24시간이 모자란다. 누구라 할 것도 없다.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매우 역동적이다. 새로운 풍경은 사회 트렌드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바꾼다. 놓치지 않아야 할 것들이 많다. 이를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 ‘신 대한민국 24시’를 주 1회 게재한다. #풍경 하나 “이 더위에 왜 길을 나서느냐고요?” “당신도 한번 걸어 보세요 스스로 행복해진답니다.” 요지경이다. 더워서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인데 4~5시간 걸어 보란다. 그러면 행복해진다니. 태양이 작렬하는 7월의 제주섬에는 올레꾼들이 넘쳐난다. 오직 걷기 위해서 돈 써 가며 비행기 타고 제주에 온 사람들이다. 이해불가다. 하지만 무작정 간세다리(게으름뱅이를 뜻하는 제주어)처럼 걸어 보란다. 그것도 혼자서. 그러면 왜 제주 올레길이 행복한 길인지를 스스로 알게 된다고…. 그렇게 사람들은 하나둘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고 다들 행복해했다. 불 같은 7월. 사람들은 연신 땀을 훔치며 기꺼이 올레길을 걷는다. 푸른 바다와 오름, 곶자왈 숲을 따라 살포시 펼쳐지는 제주의 속살에 모두들 열광한다. 걸음걸음을 뗄 때마다 내 안에 쌓이고 쌓였던 무언인가가 눈녹듯 사라져 간다. 사람들은 그것을 ‘치유’라고 불렀다. 내 안의 상처를 걷어내자 내면은 깊이를 더해 갔다. 어디 올레꾼들만 행복할까. 올레길 마을 제주섬 사람들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았던 올레길 주변 동네 구멍가게는 다시 문을 열었다. 소박한 시골집은 ‘할망민박’이란 이름을 달았고 할망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절정으로 치닫는 여름. 올레길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올레길에서 만나 서귀포 작은 포구에 신혼집을 차린 그들은 여전히 행복한지…. 군 입대를 앞둔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올레길을 찾았던 어머니의 허한 가슴은 아직도 여전할까. 실연의 아픔으로 올레길에서 눈물을 떨구었던 젊은 도시 여자는 다시 사랑하게 됐을까. 직장을 잃은 막막한 마음을 올레길에 쏟아냈던 50대 가장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을까.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서울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한 해 200만명이 자신들의 사연을 올레길에 쏟아낸다. 제주올레 안은주 사무국장은 “올레길은 세상사에 상처받아 치유받고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친구 같은 존재”라며 “올레길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제주는 올레가 대세다. 아직도 ‘치유의 길’ 제주 올레 한번 걸어 보질 않았나요? #풍경 둘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신하 서복에게 동방의 나라에 있다는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명했다. 서복은 불로초를 찾아 한라산까지 왔다가 서귀포 정방폭포 암벽에 ‘서복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서복과지’(徐福過之)라는 글귀를 남겼다. 진시황이 불로초가 있을 거라고 믿었던 제주섬. 제주는 요즘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의 세상이다.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항저우, 하얼빈, 광저우…. 중국 전역에서 쉴 새 없이 비행기들이 유커를 제주로 실어 나른다.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하늘길은 거미줄이 다 돼 간다. 저녁 무렵 제주시내는 우루루 길거리 쇼핑에 나선 유커들로 만원이다. 가게마다 빨간 중국어 간판과 메뉴판은 필수가 됐다. 지난해 1만 2000여명의 대규모 인센티브 여행단(기업의 포상휴가)을 제주로 보낸 것에 대한 화답으로 신제주에는 중국기업 바오젠의 이름을 붙힌 거리도 등장했다. 중국어가 거리를 지배하고 중국 화폐가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바오젠거리는 흡사 중국 어느 도시를 옮겨 놓은 듯하다. 혹시나 잃어버릴까 봐 여권과 지갑을 넣은 작은 전대를 허리춤에 꽉 조여 맨 유커들. 좌변기를 사용할 줄 몰라 당황하기도 하고 해수탕에서는 샤워도 하지 않은 채 풍덩 탕 속에 뛰어들어 눈총을 받기도 한다. 떼를 지어 우루루 도로를 가로지르기도 하고 호텔이고 식당이고 아무 곳에서나 독한 중국산 담배 연기를 뿜어댄다. 유명 관광지 화장실과 일부 식당가에는 친절한 좌변기 사용 안내문도 등장했다. 아마도 1989년 해외 여행 자유화 이후 우루루 동남아로, 중국으로, 일본으로 난생 처음 해외관광을 떠났던 우리의 모습도 그러했으리라. ‘닥치고 쇼핑.’ 저녁이 되면 제주시내 쇼핑거리는 유커들 차지다. 중국에선 명품 대접을 받는다는 중저가 국산 화장품은 단연 유커들의 최고 인기상품. 인삼과 꿀, 담배, 술을 닥치고 쇼핑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여야만 지갑을 연다. 제주 오일장 할망들도 중국어 한마디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유명 면세점은 매일 즐거운 비명이다. 하루 내내 유커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줄을 잇고 매장 안은 밀려드는 유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유명 면세점 한 곳의 한 달 매출액만 1610만 달러 수준이다. 유커들이 제주에서 자고 먹고 쇼핑하는 데 쓰는 돈은 1인당 157만원 정도(2013년 5월 제주관광공사 외국인 관광객 실태조사)다. 큰손들도 수두룩하다. 전세기를 타고 제주의 특급호텔 카지노에 머물며 수억원을 베팅하거나 면세점 명품 가방과 고급 시계를 싹쓸이하기도 한다. 싸구려 중국 여행 가서 중국 사람들이 해주는 발마사지 한 번 안 받아본 한국 사람 어디 있을까. 제주에서는 전세 역전이다. 밤이 되면 관광에 쇼핑에 지친 유커들의 발마사지는 이제 한국 사람의 몫이다. 영주권을 주는 5억원짜리 고급 콘도도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제주에는 중국 영사관도 들어섰다. 다들 이구동성이다. 중국의 해외여행 바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1~3시간 비행의 뛰어난 접근성에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한류 바람, 세계자연유산 신비의 화산섬 제주로 유커들이 계속 몰려들 거라고. 중국인들이 뽑은 신혼여행지 1위 제주섬.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설레는 여행을 제주에서 하고 싶단다. 과연 그럴까? 한때 엔화를 팍팍 뿌렸던 일본인들의 모습은 이제 제주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김의근 제주 국제대 교수(관광학)는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아울러 중국인의 해외여행 바람은 앞으로 더 거세게 불 것”이라며 “동북아에서 접근성이 우수한 제주가 이들의 휴양 관광지로 계속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풍경 셋 여행만 가지 말고 아예 제주에서 눌러살아 볼까. 먹고살기 팍팍했던 배고픈 시절 섬 사람들은 하나둘 섬을 등졌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뭍으로 뭍으로 떠났다. 예전에 제주섬도 그랬다. 땅은 척박했고 거센 바다는 아버지를 삼켜버리곤 했다. 믿거나 말거나, 가난이 지긋지긋했던 시절, 제주섬 여성들의 일등 신랑감은 철도 기관사였다. 기차가 없는 제주섬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터이니. 세상사 돌고 돈다 했던가. 제주섬은 요즘 뭍에서 이주민들이 몰려든다. 지난해 인구가 무려 6000여명이나 늘어났다. 모두 뭍에서 제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아니 이민 온 사람들이다. 제주는 이주가 아니라 이민이라 불러야 한다. 외국어 수준의 제주 사투리와 낯선 풍습들. 어딜 가든 텃세가 없으리라만은 ‘육지것들이’ 하는 제주섬의 텃세는 등급이 다르다. 예전에는 정 붙이고 살지 못하고 다시 떠난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 도시 사람들은 과감하게 제주 이민에 나선다. 수두룩하던 제주 변두리 시골 빈집은 이제 모두 그들이 차지했다. 5분이면 탁 트인 푸른 바다고 5분이면 한라산 울창한 숲이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서울에서 역유학 온 도시 아이들로 가득하다. 옛말에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보내라’ 했던가? 이젠 말도 사람도 모두 제주로 보내는 시대다. “어디 제주 한적한 시골 마을에 빈집을 구할 수 있나요?” 제주의 부동산 중개업소는 이민자를 위해 시골 빈집 구하기 바쁘다. 제주에서 ‘안단테 안단테’ 느린 삶을 즐겨 보겠다는 이민자들이다. 바야흐르 르네상스 제주다. 수년 전 대구에서 이주, 섬 속의 섬 우도에 카페를 차린 이상국(48)씨는 “생각하면 할수록 제주로 이주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한 박자 느린 일상 등은 도시에서는 누리지 못한 큰 즐거움”이라고 자랑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씨줄날줄] 표절과 인용 사이/문소영 논설위원

    “표절 시비에 패가망신 리스크는 높아지는데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지난 3월 특수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후배는 이런 장탄식을 날렸다. 한창 논문 표절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지식 도둑질’에 대한 응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던 때였다. 자기계발 강사 김미경, 방송인 김미화씨가 석사 논문 표절 의혹으로 방송에서 하차하고, 배우 김혜수씨 또한 석사논문 표절을 시인하고 학위를 반납한 것도 그 무렵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성한 경찰청장,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표절 논란에 대해 구두 사과로 어물쩍 넘어갔지만 명백히 공인(公人)의 반열에 드는지도 불분명한 방송인들은 비교적 가혹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표절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내놓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단련된 서양과 달리, 우리는 남의 글을 인용해 글을 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제대로 훈련이 돼 있지 않다. 논문을 작성할 때도 인용한 논문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세부사항에 들어가면 헷갈리기 일쑤다. 미국에서는 관사(a, an, the)와 오브(of)와 같은 전치사를 포함해 6개의 단어를 연속 인용하면 안 되고, 단어 6개 이상을 인용할땐 반드시 큰따옴표(“ ”)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 출처의 페이지는 물론 재인용의 경우도 원래의 출전을 밝힌 뒤 재인용자를 밝혀야 한다. 40단어 이상을 따올 때는 큰따옴표는 별도의 블록을 만들어 주고 글자의 크기도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관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2011년 인용의 원칙을 인터넷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 “출처를 밝혔더라도 원문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면 따옴표 등 직접 인용 방법을 통해 표현해야 하고, ‘간접 인용’ 방법을 사용하려면 한 문장에 두 단어 이상을 연속으로 동일하게 써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 그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누군가가 영국 액시터대학에서 경찰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의 논문을 살펴본 뒤 ‘26곳에서 따옴표를 사용해 직접 인용해야 할 부분이 간접 인용으로 처리됐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표 전 교수의 논문을 심사한 영국 지도교수가 “인용 부호 오류”라며 표절 의혹을 일축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표 전 교수가 블로그에 9일 밝혔다. 아직 대학 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시대는 학위 논문에 대해 한층 엄정한 검증을 요구한다. 그러나 비전문적 입장에서 학문의 잣대를 떠나 스토킹 수준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나서는 것은 삼가할 일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경상감영 도면 확인… 복원 잰걸음

    경상감영 복원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시가 경상감영 객사의 정확한 위치와 감영 건물의 위치를 그린 도면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경상감영 복원과 관련해 규장각, 국가기록원, 국외 박물관 등의 소장 자료를 기초 조사한 결과 객사의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는 문서를 찾았다고 4일 밝혔다. 감영 건물의 위치를 그린 공해도(관아도) 원본도 확인했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소가 소장한 주본(奏本)에서 1908년 대구재판소 관사 부지 확보를 위해 국유지인 객사 부지와 동문 밖 관사 예정지인 개인 소유지를 교환한다는 기록과 객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도면을 찾았다. 또 각관찰도거래안(各觀察道去來案)에서 1907년 작성한 경상북도관찰부 관아도 원본을 확인했다. 이 도면은 경상북도관찰부의 40개 건물명과 선화당을 중심으로 한 관풍루, 내삼문, 징청각, 내영리청, 외영리청, 사령청, 도훈도청, 연초당 등 경상감영 주요시설의 위치를 보여준다. 일본 도쿄박물관에서 영남제일관과 달서문의 사진 등 신규 자료도 발굴했다. 영남제일관 사진은 서까래와 부연, 단청까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다. 하부의 홍예문, 성벽돌 부분과 상부의 누각 부분을 감싼 벽돌, 현판도 보인다. 달서문 사진은 이번에 최초로 확인했다. 정면 가로 세 칸, 측면 두 칸 구조의 팔각지붕 형태이다. 용마루에 올린 장식, 전면의 달서문 현판, 달서문 우측 출입문이 사진에 담겨 있다. 이는 읍성을 철거하기 전에 찍은 사진으로 영남제일관과 달서문의 구조와 원형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김대권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에 발굴된 자료는 내년 경상감영 복원 정비계획 수립의 고증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이사지왕/안미현 논설위원

    1921년 9월 경주 노서리 주막집 주인 박문환은 주막을 늘리기 위해 뒤뜰을 팠다. 그런데 난데없이 유물이 나왔다. 경주경찰서의 일본인 순경 미야케 고조는 소문을 듣고 즉시 박문환의 집으로 달려갔다. 땅 파기는 중단됐고 27일부터 30일까지 유물 수습 작업이 이뤄졌다. 4일 만의 ‘뚝딱 발굴’로도 유명한 금관총이 세상과 만나는 순간이었다. 1927년 11월 10일 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에 도둑이 들었다. 금관만 남기고 허리띠, 귀걸이 등 순금 유물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구열이 쓴 ‘한국문화재비화’의 한 토막. “차마 금관까지는 손댈 수 없었는지 아니면 가져가기 거추장스러웠는지 금관만 무사했다. 천수백년 전에 만들어진 금세공품은 아무리 녹여도 금방 알아볼 수 있다느니, 무덤 속 물건을 갖고 있으면 변고가 생긴다느니 온갖 헛소문까지 퍼뜨렸지만 허사였다.” 심리전이 효력을 발휘한 것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서였다. 1928년 5월 20일, 도둑은 경주경찰서장 관사 앞에 유물 보따리를 슬그머니 놓고 갔다. 그때 다시 찾은 허리띠가 지금의 국보 88호다. 지난 3일 그 금관총 출토유물(고리자루큰칼)에서 ‘이사지왕’(?斯智王)이라는 글자가 발견되었다. 정체는 아직 미스터리다. 내물왕 등 신라시대 여섯 마립간(왕)의 다른 이름이거나, 왕이 아닌 고위 귀족일지 모른다는 등 가설만 무성하다. 일본 규슈지방 출신 왕의 이름이 이사지라는 얘기도 있다. 만약 왕이라면 서기 503년 지증왕이 ‘왕’이라는 칭호를 처음 썼다는 종전 역사는 다시 쓰여야 한다. 금관총의 주인이 여자라는 학설도 위협받고 있다. 이사지왕이 금관총 여주인의 남편일 수도 있다. 고고학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도 이사지왕이라는 네 글자를 앞에 두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양상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사지왕의 칼을 발굴하고도 거기 새겨진 글자를 찾아내는 데 무려 92년이 걸렸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방치돼 있다가 올해 초에야 ‘조선총독부 박물관 자료 공개사업’이 시작된 탓이다. 박물관 측은 해방 이후 우리가 발굴한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만도 손이 달려 일제강점기 발굴 유물에는 미처 눈을 돌리지 못했다고 해명한다. 그렇더라도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일이다. 이왕지사, 박근혜 정부가 ‘문화융성’을 기치로 내건 만큼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력과 예산 배정에 앞서 문화재 전문가들의 학자적 양심과 열정이 우선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또다른 이사지왕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SAT 국내 시험 6회→4회로…축소 이유는?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국내 시험이 1년에 6번에서 4번으로 축소된다.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SAT 시험을 1년에 4번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SAT 시험은 보통 1년에 6번 시행됐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외국의 SAT 시험은 종전처럼 치러질 예정인 점을 볼 때 이번 조치는 한국의 SAT 문제유출 의혹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앞서 칼리지보드는 서울 강남의 일부 학원이 SAT 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자 5월 전체 시험과 6월 선택과목인 생물시험을 취소했었다. 검찰은 문제 유출 의혹이 있는 학원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도 SAT 학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 지난달 19일 8곳을 폐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관광공사 추천 7월에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추천 7월에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가 7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관광지의 변신은 무죄, 재탄생한 여행지’가 주제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에선 살짝 비켜나 있었던 곳들이다. ① 부산 ‘CATs’… 컨테이너가 인디문화 충전소로 부산을 상징하는 화물 수송용 컨테이너가 ‘인디 문화 충전소’로 변신한다. 오는 7월 12일 개관하는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CATs)이 주인공이다. 비보잉 공연 등 개성 넘치는 청년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각종 하부 문화가 어우러진 부산의 새 랜드마크를 꿈꾸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에 뿌리내린 다문화 사회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컨테이너 수십 개가 모여 조성된 공간 자체가 빼어난 볼거리다. 4만 개가 넘는 LED 전구들이 조명쇼를 펼치는 센텀시티 내 영화의전당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051)316-7630~5. ② 봉화 분천역 분천마을… 스위스 산장에 온 듯 인구 200명 남짓한 분천마을에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가 분천역에서 출발하면서부터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분천역의 외관도 스위스 샬레(산장) 분위기로 단장했다. 분천에서 철암까지 운행하는 V-train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계곡의 비경을 보여준다. 최근 ‘체르마트길’도 새로 조성됐다. 분천역에서 가까운 비동마을부터 양원역까지 걸으며 계곡의 절경과 숲, 철길을 만날 수 있다. (054)672-7711. ③ 태백 ‘365세이프타운’… 안전체험 해볼까 안전을 테마로 한 ‘안전체험 테마파크’다. 지진, 수해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대처 요령을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감 나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다양한 시설도 세워졌다. 예를 들어 산불, 풍수해, 지진 등의 체험장엔 모형 헬기와 보트가 준비됐다. 여기에 의자가 흔들리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등의 4D 특수효과까지 곁들여진다. 높이 11m 트리트랙에 올라 아슬아슬한 출렁다리를 건너는 야외 체험이나 소방교육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인근의 구문소, 태백고원자연휴양림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033)550-3101~5. ④ 정선 ‘삼탄아트마인’… 갤러리로 변신한 탄광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를 문화 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1964~2001년, 38년 동안 석탄을 캐던 검은 광산이 화려하게 변신한 것. 이름은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과 예술의 아트(art), 광산을 뜻하는 마인(mine)의 합성어에서 따왔다. 삼탄아트마인은 삼탄아트센터와 야외 전시장으로 구분된다. 아트센터에는 레지던시 작가들의 오픈 갤러리 등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삼척탄좌 시절 사용하던 건물을 활용한 야외 공간은 산책하듯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033)591-3001. ⑤ 완주 ‘삼삼예예미미’… 양곡 창고를 문화공간으로 비옥한 만경평야를 품은 전북 완주군 삼례읍은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대상이었다. 1920년대, 쌀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삼례 양곡 창고가 대표적이다. 100년 가까이 제자리를 지켜오던 창고는 그러나, 전라선 복선화로 제 기능을 잃고 만다. 사연 많던 양곡 창고가 마을 재생 사업을 통해 되살아났다.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다. 완주군청과 지역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아트갤러리와 문화 카페 오스, 디자인박물관, 김상림목공소, 책공방 북아트센터, 책박물관 등을 예술촌 안에 조성했다. (070)8915-8121. ⑥ 청주 충북문화관… 도지사 관사의 이색 변신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뒤편의 충북문화관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 건립된 이후 줄곧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던 곳이다. 일본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문화관은 지난해 9월 ‘도심 속 문화 예술 공간’을 표방하며 충북문화관으로 재탄생했다. 지역 대표 문인들의 작품을 전시한 문화의 집, 다다미방의 형태로 보존된 북카페, 충북 지역 화가와 서예가, 사진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숲속갤러리, 소규모 공연이 펼쳐지는 야외 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043)223-4100. ⑦ 여수세계박람회장…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 지난해 5~8월 축제로 들떴던 여수세계박람회장이 오는 10월 20일까지 시민 휴식 공간으로 개방된다. 박람회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 스카이타워, 빅 오(Big-O) 등 이른바 ‘박람회 4대 명물’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여수해양레일바이크도 복선 코스로 운행된다. 전 구간 해안을 따라 달리며 오동도와 남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8월 25일까지는 야간에도 운행된다. 오동도, 진남관, 돌산대교 등 인근의 명소들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061)690-2036~8.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인피니트 소속사, 콘서트 취소 손배소 피소…8월 콘서트 예매는 순항

    인피니트 소속사, 콘서트 취소 손배소 피소…8월 콘서트 예매는 순항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소속사가 ‘2011 뉴웨이브 케이팝’ 콘서트 취소 사태와 관련해 모두투어인터내셔널재팬 측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관광객을 모집해 한국으로 보내는 ‘인바운드’ 여행사인 모두투어 재팬 측은 인피니트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와 당시 콘서트 주관 업무를 맡았던 엑설런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2억 8000만원의 손배소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모두투어 재팬 측은 “콘서트 준비에 2억여원을 투자했고 일본인 관광객 78명도 이미 모집해 놓았는데 공연이 하루 전에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회사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주장했다. 2011년 12월 9일부터 이틀간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뉴웨이브 케이팝’ 콘서트에는 인피니트와 엠블랙 등 국내 인기 아이돌 그룹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모두투어 재팬 측은 2011년 10월 이 콘서트를 주관했던 엑설런트엔터테인먼트 측과 계약을 맺고 투자도 했다. 또 콘서트를 관람할 일본인 관광객을 따로 모집해 국내 숙박업소까지 예약했다. 그러나 주관사인 엑설런트엔터테인먼트 측이 공연 하루 전에 돌연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통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엑설런트엔터테인먼트는 “인피니트 소속사가 2012년 2월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고 홍보하면서 관객이 그쪽으로 몰려 예매 취소사태가 불거져 어쩔 수 없이 공연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인터파크티켓에서는 오는 8월 9~10일 열리는 인피니트 콘서트 티켓 예매가 오후 8시부터 시작돼 사이트가 북새통을 이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육 브리핑]

    강남구청, 기말고사 대비 인강 개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은 중학생 대상 본문 핵심정리와 적중 예상문제 특강 등 기말고사 대비 강좌를 선보이고 있다. 단원 별로 시험에 나올 핵심 내용과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유형을 정리했다. 서술형 평가 및 수행평가 대비 글쓰기 특강도 개설되어 있다. 수학전문 인터넷 강의인 신사고피클은 중학생 대상 수학 서술형 문제를 대비해 첨삭 서비스를 한다. 단원별 문제를 선택해 풀이 답안을 제출하면 24시간 안에 첨삭한 답안을 제공하는 형태로 18일까지 수강자가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8월 토익 10·25일 두 번 치러 토익 주관사인 YBM 한국토익위원회는 하반기 기업체 채용 시즌에 맞춰 수험생 응시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오는 8월 토익 정기시험을 2차례 실시한다. 평소 토익은 한 달에 1차례 실시된다. 8월 토익 시험일은 10일(토요일)과 25일(일요일)이고, 10일 토익 정기시험 접수는 8월 6일까지 받는다. 8월 17일 ‘청심ACG역사대회’ 예선 청심국제중고가 주관하고 고려대 동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가 후원하는 ‘2013 청심ACG역사대회’ 예선이 8월 17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린다.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초등부·중등부로 나눠져 실시된다. 예선 통과 학생끼리 팀을 이뤄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팀 프로젝트 방식 본선은 오는 31일 경기 가평군 청심국제중고에서 치러진다. 8월 5일까지 홈페이지(www.acgedu.co.kr)에서 참가자를 모집한다. 응시료는 4만원이다.
  • 동양매직, 교원 품으로… 구조조정 숨통

    동양그룹의 가전 계열사인 동양매직이 교원그룹에 팔린다. 동양은 동양매직을 교원그룹에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최종계약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17일 밝혔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본입찰에 참여한 교원과 일본 가전사 팔로마를 대상으로 절차를 진행해 왔다. 동양 관계자는 “교원그룹은 자사의 가정방문 판매망을 통해 가전 임대사업 확대, 주력 업종 다변화를 꾀하면서 식기세척기, 제습기, 스팀오븐 등 동양매직 제품들의 높은 경쟁력을 인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학습지 사업을 통해 현금보유 능력을 키운 교원그룹은 정수기 등 생활용품 분야에 처음 진출하면서 사업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 매각 가격은 2000억~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미세한 부분에 대한 조정을 거쳐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동양매직의 지난해 매출액은 2981억원, 영업이익은 183억원이다. 한편 동양그룹은 전국 레미콘 사업장에 대한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주력 기업인 동양매직의 매각이 이뤄지면 유동성 확보와 함께 구조조정에서 한숨 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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