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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선 첫날 사전투표율 오전 9시 현재 1.7%…4년 전보다 0.11%p↑

    지선 첫날 사전투표율 오전 9시 현재 1.7%…4년 전보다 0.11%p↑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9시 현재 전국 투표율은 1.7%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64만 9908명 가운데 75만 8381명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의 사전투표 동시간대 투표율(1.59%)과 견줘 0.11% 포인트 높다. 현재까지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12%)이다. 강원(2.22%), 광주(2.08%)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1.24%를 기록한 대구다. 이어 경기(1.36%), 인천(1.42%), 부산(1.44%) 등 순이다. 서울 지역 투표율은 1.57%로 집계됐다.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이뤄진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고 사전투표소를 방문해야 한다. 전국에 총 3571개 투표소가 설치됐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오전 7시 투표율 0.5%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오전 7시 투표율 0.5%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7시 기준 투표율이 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간대 투표율(0.48%)보다 0.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464만 9908명 중 22만 4966명이 참여했다. 지역별로 전남이 1.14%로 가장 높았고, 전북(0.92%), 강원(0.67%), 광주(0.61%)가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는 0.35%로 가장 낮았으며, 부산(0.41%), 경기(0.42%), 인천(0.43%) 순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서울은 0.46%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진행된다.
  • “서소문 희생자는 제 아버지” 약사 유튜버 부친상…약국 폐업위기 속 안타까운 사연

    “서소문 희생자는 제 아버지” 약사 유튜버 부친상…약국 폐업위기 속 안타까운 사연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로 숨진 감리단장 60대 안모씨는 약사부부 유튜버 ‘약쀼’의 부친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약쀼’ 채널은 유튜브에 올린 게시글에서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라며 사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 감리단장으로 일하셨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온 가족의 기도를 하며 하루를 여셨고, 제가 아는 누구보다도 가정적인 분이셨으며 책임감이 강하고 하시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분이셨다”고 밝혔다. 이어 “추모해주신 모든 약사님, 모든 분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번 주는 아무래도 영상 못 올릴 것 같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제주도에 정착한 이들 약사부부는 지난 3월 이른바 ‘영끌’을 통해 지역 약국을 인수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같은 건물 병원이 폐업하면서 위기에 처했다는 사연으로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부부는 지난 15일 영상에서 기존 임차인에게 3억 6000만원의 권리금을 주고 약국을 인수했으나,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사실상 권리금을 날리고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인수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이 제시한 조제료 수치가 왜곡됐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약국을 양도한 약사를 상대로 지난달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약국 ‘개점 휴업’ 악재에 이어 부친상까지 겪게 된 이들에게 누리꾼들은 앞다퉈 위로의 말을 남겼다. 특히 같은 약사 부부로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한 누리꾼은 “지난해 약국 망해서 폐업하고 2주 만에 아버지가, 또 2주 뒤에는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며 “아픔을 함께한 아내와 지켜야 할 가족, 함께 웃어준 친구들 덕에 그 시간을 버텼다”며 응원을 전했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2시 33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일부 붕괴하며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 감리단장 60대 안모씨와 외부 전문가인 구조기술사 50대 이모씨가 사망했다. 약사 부부의 아버지는 당시 현장에서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던 감리단장으로 추정된다. 감리단장 유족은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울신문 취재진과 만나 “수십 년 동안 이 일만 해오신 분인데 어떻게 사고가 난 건지 가족들은 기사와 뉴스를 통해서야 알게 됐다”며 “회사에서도 연락은 왔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눈물을 쏟은 바 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준공된 노후 교량으로, 기존 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4월부터 철거 작업이 시작됐으며 오는 7월 완공을 앞두고 공정률은 87%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인 지난 26일 새벽 1시부터 2시30분까지 진행된 슬라브 절단 작업 과정에서 2.9㎝ 단차가 발생했고, 서울시는 이상 징후를 확인한 뒤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서울시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등 총 9명이 오후 2시쯤 현장 안전진단에 나섰으나, 점검 도중 상판이 무너져 내리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했으며 현장 폐쇄회로(CC)TV와 작업일지, 공사계획서 등을 확보해 당시 작업 과정과 안전관리 체계를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험 신호 이후 왜 현장 재진입이 허용됐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역시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수사기관은 위험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공사 중단 이후 재진입 판단 과정에서 안전 확보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 “약속 못 지켜” VS “박원순이 제초제 뿌려놔”…정원오·오세훈 ‘부동산’ 충돌

    “약속 못 지켜” VS “박원순이 제초제 뿌려놔”…정원오·오세훈 ‘부동산’ 충돌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TV토론에서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 책임론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두 후보는 28일 오후 11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 주거안정 분야 주도권 토론에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2021년 지방선거 때 5년 내 36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취임 후에는 매년 8만호씩 공급하겠다고 했다”며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착공 기준 공급 물량은 3만 9000호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왜 전임자와 정부 탓을 하느냐”며 “많은 분들이 오세훈 후보 때문에 현재 주거난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오 후보는 이에 “전임 시장 시절 389곳을 해제해 전부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려놓고 나간 것을 지금 원상복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해제가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이 됐다는 취지다.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재임 당시 공급 성과를 언급하자 오 후보는 “21개가 전부 제 임기 1기 때 구역 지정됐다는 것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또 “쓴소리를 하면 뭐 하느냐. 관철시킨 게 하나도 없다”며 “전임 시장 시절 389곳 해제 때문에 지금 전부 원상복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공공재개발, 도심 공공복합개발, 리모델링 사업을 거론하며 오 후보가 다양한 공급 방식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세 사업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던 주택이 20만호 가까이 된다”며 “이 문제가 잘됐더라면 지금의 주거난도 훨씬 해결될 수 있었다”고 했다. 오 후보는 “리모델링 사업은 지원하지 않은 게 아니라 재건축이 워낙 인기가 있어 위축된 것”이라며 “나머지 두 사업도 일정 물량은 진도가 나가고 있는데 안 했다고 말하니 그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정비사업 신뢰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오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이른바 ‘아기씨당’ 의혹을 꺼냈다. 그는 정 후보에게 “200억원의 재산 가치로 추정되는 아기씨당 굿당을 구청에서 조합이 기부채납하도록 안내했다”며 “구청은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청이 그렇게 한 적이 없다면 조합장이 배임죄로 구속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청이 하라고 하지 않은 것을 조합이 했느냐”고 따졌다. 정 후보는 “그렇게 결정한 것은 2008년 한나라당 시절”이라며 “당시 한나라당 구청장이 잘못 결정해놓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가 “2008년에 한 것을 2014년에 유지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정 후보는 “제가 들어와서 이는 잘못된 것이고 기부채납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조합과 아기씨당 측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이 문제는 명확하다”고 맞섰다. 행당7구역 어린이집 문제와 반포주공1단지 덮개공원 문제도 쟁점이 됐다. 오 후보는 행당7구역을 두고 “처음에는 현금으로 내라고 했다가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하라고 한 것”이라며 “1000가구가 입주했는데 큰 어린이집이 완공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반포주공1단지 덮개공원 문제를 거론하며 “같은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반포주공뿐 아니라 압구정과 성수까지 관련돼 있고, 1만 700호가 걸린 문제”라며 “서울시는 부분 준공을 받아도 되고 소유권 이전고시가 가능하다고 해놓고, 똑같은 사안인데 왜 그렇게 비판하느냐”고 따졌다. 오 후보는 “똑같지 않다”며 “행당7구역은 어린이집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하도록 법에 돼 있는데 법령 해석을 잘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행당7구역 관련 공무원 책임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오 후보는 “17억원을 반환하면서 7000만원을 이자로 지급했다”며 “재정적으로 손해를 봤는데 그 공무원이 책임졌느냐. 징계를 당했느냐”고 따졌다. 정 후보는 “허위사실”이라며 “책임지시겠느냐”고 반발했다. 오 후보는 “왜 징계를 못 했느냐”며 “이 사안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이유가 조합장과의 유착 관계 또는 아기씨당과의 유착 관계가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매입임대주택 예산 불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권영국 정의당 후보에게 “오 후보는 매입임대주택,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예산 4조원을 쓰지 않고 불용했다”며 “평균 3억원으로 잡으면 1만 3000호에 해당하는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박원순 시장 때에 비해 제 임기 때 매입임대주택 공급 실적이 더 많다”며 “저한테 물을 것을 다른 후보에게 묻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착착개발로 2031년까지 36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며 “이 가운데 청년과 대학생 5만호, 신혼부부 4만호, 어르신 1만호 등을 공급해 주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 북한팀보다 못한 관심 씁쓸… 이제 여자 축구 더 알려야죠[스포츠 라운지]

    북한팀보다 못한 관심 씁쓸… 이제 여자 축구 더 알려야죠[스포츠 라운지]

    청소년 시절 국대 공격수로 활약명문팀 포항 입단… 홍명보 첫 만남고교시절 허리 다치고 관리 못해 척추 완전히 틀어져 큰 수술 받아프로생활 2년도 못하고 팀 떠나“한국 여자축구 전체의 성장 필요무관심 아닌 애정·관심 가져달라” 지난 20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수원FC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은 비인기 종목인 한국 여자 축구와 수원FC라는 구단, 그리고 팀을 이끄는 박길영(46) 감독의 존재감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사상 첫 남북 축구 클럽팀 대결은 내고향이 2-1로 역전승을 거뒀고, 경기 직후 패장 박 감독은 100여명의 취재진을 향해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기자들은 박 감독이 회견장을 떠나 그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우렁찬 박수로 격려했다. 27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난 박 감독은 “내가 화를 내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불호령’을 쳤다”고 말했다. “내고향과 경기 후 주말 휴식을 가졌음에도, 선수단 분위기가 계속 가라앉아 있더라.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누구보다 마음이 쓰렸던 건 홈에서 방문팀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선수들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였다. 국내에서 여자 실업구단을 이끄는 지도자를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고향과 정치적 배경이 결합된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이렇게 많은 관심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했다”는 게 박 감독의 솔직한 마음이다. 청소년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에 선발돼 공격수로 활약했고, 2001년 프로축구 K리그 전통의 명문팀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지만 ‘왕년의 기대주’를 기억하는 건 그와 선수 생활을 함께했던 축구인 정도가 전부였다. 포항에서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존경하는 축구인으로 홍 감독을 꼽았다. 박 감독은 “어느 날 훈련 중에 ‘길영아’라고 불러서 돌아보니 홍명보 형님이었다. 당시 팀 막내였던 나를 ‘야, 너’가 아닌 이름으로 불러준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라면서 “막 일본 J리그에서 포항으로 돌아온 시기였는데 숙소 책상 유리 아래에 선수단 단체 사진과 전원의 이름표가 끼여 있었다. 대선배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박 감독은 선수로 꽃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련을 맞았다. 고교 시절 허리를 크게 다치고도 제대로 관리받지 못했고, 통증을 참고 견디며 훈련과 경기를 이어가다 결국 탈이 났다. 외력에 조금씩 엇나간 척추가 결국 완전히 틀어졌고, 큰 수술을 받으면서 팀을 떠나야 했다. 온 나라가 월드컵 4강 신화에 들떠 있던 2002년 9월이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이제 한국 여자 실업축구 전체의 성장을 꿈꾼다.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 그는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야 할 분들이 있다”며 유영실 서울시청 감독과 강선미 화천 KSPO 감독을 꼽았다. 이어 “원래 두 팀 모두 내고향과 경기를 전후로 우리 팀과 리그 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컵 대회에 전력을 다하라’며 경기 일정을 미뤄주셨다. 모두 한국 여자 축구를 위해 뜻을 모아주셨다”라고 설명했다.
  • 키움증권, 새달 퇴직연금 시장 뛰어든다

    키움증권이 다음 달 1일 퇴직연금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온라인 주식 거래 강자라는 기존 강점을 앞세워 ‘투자형 온라인 연금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직연금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21년 연속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경쟁력을 퇴직연금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10년 안에 점유율 10%를 달성해 5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특히 비대면·투자형 플랫폼을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영웅문 MTS 환경을 퇴직연금 계좌에도 그대로 적용해 투자자들이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 등을 직접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 적립식 투자, 자동주문 기능 등도 지원한다. 투자 경험이 적은 고객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반 포트폴리오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퇴직연금·개인연금·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 계좌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경쟁력도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DB·DC·IRP 전 제도에서 첫해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특히 IRP에는 업계 최초로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 고객 수익률이 기준 수준에 미달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구조다.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이 과거 대면과 원리금 보장 중심에서 온라인, 투자형 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키움증권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지점이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에는 “키움증권은 기존 증권업에서도 지점 없이 성장해온 회사”라며 “퇴직연금 역시 비대면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사설] 연내 금리 인상 깜빡이… 물가·가계빚 선제적 관리 시급

    [사설] 연내 금리 인상 깜빡이… 물가·가계빚 선제적 관리 시급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어제 연 2.50%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지난해 7월 이후 8연속 동결을 이어 갔지만, 회의 후 메시지는 매파적이었다. 신 총재는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방향문에 금리 인상 기조가 한층 분명히 담겼고,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도 인상 쪽에 무게가 실렸다. 대외 불확실성 탓에 금리는 일단 묶었으나 연내 인상 기류는 뚜렷해졌다. 한은의 방향 전환은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세 회복이 맞물린 결과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물가 안정 목표 2%를 웃돌았고, 한은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상향했다. 1500원대를 오가는 원달러 환율은 수입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신 총재가 “환율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것은 외환시장 불안이 물가를 자극하고 금융 불안으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자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0%에서 2.6%로 높여 잡았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명분은 크게 약해진 셈이다. 문제는 인상 국면의 충격이다. 수도권 집값은 들썩이고 가계 부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소득 격차가 커져 가는 가운데 고금리는 취약계층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상위 20% 소득은 하위 20%의 6배가 넘게 벌어졌고 실질 근로소득은 1.7% 줄었다. 성과급과 자산 소득의 온기는 고소득층에 먼저 닿지만 물가와 이자 부담은 빚 많은 가계와 자영업자에게 더 가혹하다. 생활물가 관리와 부동산 과열 억제, 대출 증가세 제어를 서둘러야 한다. 금리 인상기에 번질 수 있는 ‘영끌’과 ‘빚투’를 차단하고, 금융당국은 한계 차주 점검과 취약계층 채무 조정에 나서야 한다. 금리 동결에 안도할 때가 아니다.
  • “외식산업도 AI·로봇 융합 시대… 현장 목소리 담아서 제도 개선”

    “외식산업도 AI·로봇 융합 시대… 현장 목소리 담아서 제도 개선”

    배달 플랫폼 수수료 체계 개선외식업 생존권 사수 위해 매진 한국외식업중앙회는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제61회 정기총회를 열고, 외식업계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행사에는 김우석 외식업중앙회 회장과 전국 대의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내빈으로는 남인순·민병덕·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 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원장,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윤석준 우아한형제들 사장,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회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외식업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회원 권익 보호와 외식업 경쟁력 강화, 위생교육 전문성 제고 등을 통해 한국 외식업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간 활동 중 대형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전방위적 정책 건의와 외식업 생존권 사수를 위해 매진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또 식품위생교육기관 지정 기준의 법적 명문화와 교육 운영의 공정성·전문성 강화를 통해 교육기관 지정의 법제화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 외 의제매입세액공제 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고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외식업 소상공인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 외식업은 이제 로봇과 인공지능이 융합된 첨단 푸드테크 시대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며 “중앙회는 외식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허브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위해 더욱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축사에서 “외식업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올해 추경 신규 사업인 ‘소상공인 생활문화 혁신지원 사업’을 통해 유망 외식업 소상공인을 골목상권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 현장의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도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앙회는 이번 정기총회를 계기로 외식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과 현장 중심 정책 활동 확대에 더욱 힘써 나갈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외식문화 발전과 회원 권익 향상에 기여한 회원에 대한 표창과 임직원 71명에 대한 장학금 수여도 진행했다. 외식업중앙회는 외식업 소상공인의 권익 증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66년 설립됐다. 중앙회를 비롯해 25개 직할지회와 15개 시·도지회로 구성되며, 약 32만개의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회원이다.
  • [서울광장] 대폐업 시대, 일터기본법으로는 멈출 수 없다

    [서울광장] 대폐업 시대, 일터기본법으로는 멈출 수 없다

    2024년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 8282명. 1995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으며 ‘대(大)폐업 시대’임을 알렸는데, 이후로도 폐업률은 9%에 이르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은 2005년 26.9%에서 2015년 21.5%, 2025년 19.5%로 20년 새 7%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6%나 일본의 9.5%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자영업 비중이 줄고 있다. ‘창업’이라고 읽지만 사실 자영업은 퇴직한 중장년과 미취업 청년들이 직업 생활을 이어 가기 위한 마지막 선택지에 가까웠다. 국회 미래연구원의 지난해 자영업 실태조사를 보면 자영업자 전체의 34.8%가 창업 동기로 ‘취업 어려움과 실직’을 꼽았다. 60대의 응답은 46.8%까지 올라갔다. 이렇게 떠밀려서 창업을 하면 주당 50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기대했던 월 수익의 절반도 못 버는 경우가 허다한데, 폐업 또한 쉽지 않은 게 자영업이다. 시설비와 운영자금 대출이 고스란히 남아 폐업 후 갚을 방법이 없으니 적자를 내면서도 버티는 ‘한계 자영업자’가 쌓여 간다. 100만이라는 숫자에는 그렇게 끝까지 버티다 무너진 한계 자영업자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니 지금의 폐업을 자영업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다만 그 출발은 숫자를 정확히 읽는 데서 시작된다. 100만은 지역별·세대별로 성격이 다른 여러 위기를 합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문 닫은 자영업자는 대체로 비싼 임대료와 경쟁에 진 경우다. 매출은 비수도권보다 높아도 재료비·임차료 부담이 커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낮고, 평균 1억 8000만원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는다. 경기·인천 신도시는 또 다르다. 신축 상가에 은퇴 세대의 카페와 편의점이 우르르 들어섰지만 가족이 모두 매달려도 기대한 순익을 못 남기기 일쑤다. 그래도 수도권에서는 폐업 후 배달 라이더나 빌딩 관리직이라도 찾을 수 있다. 전국 플랫폼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서다. 비수도권은 더 복잡하다. 속초·제주 같은 관광지역 자영업은 관광객 수와 연동된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2024년 제주의 자영업 폐업률은 10.2%로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가팔랐다. 같은 해 말 속초 중앙시장 공실률은 41%에 달했다. 인구 소멸 지역의 통계는 겉보기와 정반대로 읽어야 한다. 2024년 경북(16.9%)·전남(16.5%)의 자영업자 비율은 서울(8.5%)의 두 배이지만, 자영업이 활발해서가 아니라 임금근로 일자리가 없어 반사적으로 높아진 숫자다. 취직할 회사도 공장도 없으니 떠나지 못한 이들은 작은 가게라도 차리며 버틴다. 이들이 폐업하면 선택지는 재창업이나 돌봄 일자리, 지자체 공공근로 정도다. 이처럼 100만 폐업 시대 자영업 노동의 성격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같은 사람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용자였다가 폐업한 뒤 플랫폼에 매여 일하는 근로자로 바뀌곤 한다.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 직원을 고용한 사용자인 동시에 자신이 고용한 직원보다 길게 일하는 노동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애초에 임금근로자처럼 노사가 명확하게 분류되는 게 아니라 자영업 안에서 업종과 처지에 따라 사용자성과 노동자성이 수시로 뒤섞이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일터기본법)은 근로자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에게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권리를 보장하고 4대 보험 적용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역설적으로 이 법은 사용자성이 우위에 있는 자영업자에게 더 가혹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때 그러했듯 노동자 쪽 보호를 강화하는 비용을 사용자성 자영업자가 또 떠안을 수 있다. 자영업자라는 직역에 혼재한 노동자성과 사용자성의 모호한 경계를 칼로 자르듯 갈라 노동자성이 짙은 쪽에만 우산을 씌워 준 게 최근의 노동정책이었다면, 노동자성을 공인하는 우비까지 입혀 주겠다는 게 일터기본법이다. 그렇다면 이 법은 폭우 속에 맨몸으로 선 사용자성 자영업자, 100만 폐업의 대열에 선 이들을 가진 자는 더 받고 없는 자는 그마저 빼앗기는 ‘마태 효과’의 산증인으로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홍희경 논설위원
  • [인사]

    ■BBS불교방송 △이사장 겸 사장 직무대행 수불 스님 △경영관리국장 겸 사장 직무대리 이진영 △라디오제작국장 박주원 △보도국장 배재수 △TV제작국장 김재동 △영상기술국장 김유진 △대외협력국장 김재호 △전법후원국장 김형준 △법무감사팀장 유은상 ■국민일보◇부장대우△편집국 종합편집부 심은숙 △경영전략실 재무팀 김재은 △문화정책국 문화사업팀 이용범 △독자마케팅국 협력팀 김준수
  • 시민·기업 손 맞잡은 강남, 거리 품격이 달라졌다

    시민·기업 손 맞잡은 강남, 거리 품격이 달라졌다

    강남정원사·기업 봉사단 한마음정기적으로 녹지·휴게시설 관리강남역~신논현역 보행환경 개선 서울 강남구가 시민, 민간 기업과 손을 잡고 거리를 가꾼다. 강남구는 올해부터 강남역~신논현역 구간 ‘걷고 싶은 거리’에서 시민과 기업이 함께 녹지와 휴게시설을 가꾸는 민관 협력형 유지관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걷고 싶은 거리’는 도산대로·영동대로·테헤란로·강남대로 등 총 10.6㎞ 구간을 우물정자(井) 모양의 순환형 보행친화 축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되면 강남의 대표 거리가 걷고,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구 관계자는 “현재 조성이 끝난 강남대로 강남역~신논현역 구간 760m부터 시민, 기업과 손잡고 유지관리에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꼼꼼한 녹지 관리는 도심 열섬현상 완화나 미세먼지 저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핵심은 새로 조성한 거리를 자원봉사로 함께 가꾸는 데 있다. 전문교육을 이수한 자원봉사자 ‘강남정원사’가 참여한다. 기업 봉사단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힘을 보탠다. 특히 일회성 환경정비에 그친 기존 방식과 달리, 주·월 단위로 녹지와 휴게시설을 반복 관리하는 정기 협업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 강남정원사 19명과 성도ENG 임직원 19명 등 총 38명이 주 1~3회씩 강남대로 녹지 13개 구간과 휴게시설 16개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이들은 녹지대 안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수거하고, 고사목 제거와 잡초 정비, 수형 다듬기 등 녹지 관리도 진행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방문객이 많이 이용하는 벤치, 테이블 등 휴게시설도 정기적으로 청소해 쾌적함을 유지했다. 지난 27일에는 특별 행사로 ‘커뮤니티 가드닝 데이’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강남정원사, 성도ENG 기업봉사단이 함께 참여해 띠녹지에 사계미니장미 300주, 샤스타데이지 150본을 심었다. 주민과 기업이 직접 거리를 가꿔 완성도를 높이고, 공공공간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키우는 자리였다. 구는 이 사업이 실질적인 보행환경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걷고 싶은 거리는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완성된 공간을 어떻게 가꾸고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강남역~신논현역 구간을 시작으로 주민과 기업이 함께 도시환경을 돌보는 지속가능한 보행환경 관리체계를 정착시키고, 강남만의 품격 있는 거리 문화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 불운 끊었다… 후라도 41일·네일 47일 만에 ‘꿀맛승’

    불운 끊었다… 후라도 41일·네일 47일 만에 ‘꿀맛승’

    출중한 실력에도 번번이 승리를 놓쳤던 프로야구 두 외국인 에이스가 모처럼 웃음을 되찾았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41일 만에,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이 47일 만에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후라도는 27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91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60개, 볼 31개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66%였다.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여러 구종을 고르게 배합하며 SSG 타선을 흔들었다. 이닝당 투구 수도 13개 안팎으로 관리하며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이번 시즌 후라도의 성적은 리그 최상위급이다.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투구하면서 3자책점 이하로 경기를 마치는 ‘퀄리티스타트(QS)’가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 가운데 10번이나 된다. 그럼에도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불펜 투수들의 ‘방화’ 등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를 두고 ‘후크라이(후라도+울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불운을 끊어내고 승리를 거둔 후라도는 인터뷰에서 “사실 한동안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는데 오늘 경기가 잘 풀려 다행”이라며 “앞으로는 더 많은 승리가 따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강점인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에 대해는 “그냥 항상 열심히 준비했고 최대한 오래 마운드를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웃었다. 네일도 같은 날 승리를 챙겼다. 지난달 10일 한화 이글스전 승리 이후 8경기 만으로, 날 수로는 47일 만이다. 네일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9-2 승리에 앞장섰다. 1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이형종을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한 것을 시작으로 15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이 기대한 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펼치며 7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일은 부진과 불운이 겹치면서 한 달 반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전과 15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각각 호투했지만 승패 없이 물러나야 했다. 오랜만에 승리 투수가 된 그는 그동안의 기간에 대해 “승리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기술·안전 ‘혁신’… 미래 먹거리 선점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기술·안전 ‘혁신’… 미래 먹거리 선점한다

    8대 핵심 전략제품 집중에너지 후판 등 고부가가치 창출기술 개발·생산·판매 ‘원팀’ 체제로고객사가 필요한 제품 맞춤 공급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AI CCTV 100대, 실시간 사고 예방 현장 의견 듣고 전담 전문가 지정형식적 절차 줄여 30일 이내 개선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국발 철강 관세 부과 등으로 철강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은 철강 업계에 탄소 중립이라는 숙제까지 안겼다. 기존 방식으로는 철강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 다가온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가 ‘기술 경쟁력’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8대 핵심 전략제품에 자원을 집중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작업장 안전 환경을 개선해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2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에너지 후판 ▲전력용 전기강판 ▲기가스틸(GigaSteel)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NO) 프로젝트팀 신설에 이어 지난 2월 ▲차세대성장시장용 스테인리스스틸(STS) ▲신재생에너지용 포스맥(PosMAC) ▲고망간(Mn)강 ▲전기로고급강 프로젝트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8대 핵심 전략제품 기술개발 프로젝트팀’ 구성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각 팀은 기술 개발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팀’ 체제로 통합 관리한다. 포항·광양 제철소 직속으로 배치해 연구 성과가 생산 공정에 즉시 적용되는 현장 중심으로 운영된다. 부서 간 장벽을 허물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초기부터 현장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공정 최적화와 효율성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중심으로 미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8대 핵심 전략제품을 선정한 이유는 ‘소재 공급사’로서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만큼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와 고객사의 고도화된 요구에 선제 대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최근 탄소중립, 전기차 전환,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산업 패러다임은 유례없는 속도로 변하고 있다. 전략제품 중 포항제철소는 에너지 후판, 전력용 전기강판, 차세대성장시장용 STS, 신재생에너지용 포스맥 개발에 나선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석유·가스·발전·재생에너지 분야에 사용되는 에너지 강재의 성능을 향상하고 제품 개발에 집중해 신에너지강재 선도 제철소로 역량을 집중한다. 에너지 후판과 신재생에너지용 포스맥, 차세대성장시장용 STS는 모두 재생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이다. 각각 해상풍력과 태양광, 수소 산업을 겨냥해 공급할 예정이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부식되지 않는 포스코 고유의 고내식성 기술을 적용해 독보적인 시장 입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후판은 석유·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부터 수소·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생산·운송·저장 및 발전 설비 전반에 최적화된 고기능성 후판을 일컫는다. 가스·원유 수송관, 수소 이송·저장 설비, 풍력 발전 타워 및 해상 플랜트 등 극한의 환경을 견뎌야 하는 핵심 인프라에 사용된다. 때문에 극한의 운용 환경에서도 완벽한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영하의 혹한에서도 깨지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온인성 후판’, 황화수소 및 수소에 의한 부식과 균열을 원천 차단하는 ‘내부식성 후판’, 대형 풍력 터빈의 무게를 견디는 ‘대단중 후판’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차세대성장시장용 STS는 세계 최고 수준의 표면 품질 구현과 고객 맞춤형 강재 공급이 주요 혁신 과제다. 고내식·고강도 특성을 동시 구현한 강종 개발을 통해 데이터센터, 화학물질 저장 탱크, 압력용기 시장 진출에 대응 중이다. 고급강 제품 생산 능력 향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사의 까다로운 기술적 요구를 충족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 후판 개발팀의 한 관계자는 “기술과 현장이 하나 된 원팀 체제로 연구·조업·판매·품질·설비 부서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제품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생산해 공급하는 등 맞춤형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용 포스맥은 비바람과 해풍 등 환경에서 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내식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포스맥은 포스코에서 고유 기술로 개발한 고내식 합금도금강판들을 일컫는다. 태양광 구조물, 케이블 트레이 등 고강도·고내식의 신제품을 개발한다. 염해 부지와 사막 등 극한 자연환경을 견디는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포스맥을 적용한 맞춤형 제품 제안까지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전력용 전기강판은 AI 기술 확산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선정됐다.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고효율 변압기용 소재로 사용된다. 전력망 고효율화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자산이다. 집중적인 설비 투자와 고급강 개발을 통해 전력 손실이 거의 없도록 해 글로벌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자 한다. 김성주 포항제철소 신재생에너지용 포스맥 프로젝트 팀원은 “품질은 포스코의 자존심이라는 의식을 갖고 제품 고급화와 고객 만족을 위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미래 인프라의 안전과 경제성을 책임진다는 사명감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작업 환경의 안전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제철소 냉간압연 라인 전반에는 AI 기반 영상 분석 시스템인 ‘100대의 AI 폐쇄회로(CC)TV’를 적용했다. 실시간으로 품질 결함을 감지함과 동시에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지능형 감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작업자가 육안으로 감시하지 않더라도 품질 불량 저감, 생산 장애 예방 등의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제철소는 현재까지 총 43대의 CCTV에 AI 모델 적용을 완료했으며 추가 29대에 대한 모델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연내 30대 이상의 CCTV를 추가 설치해 총 100대 이상의 지능형 감시망을 완성할 예정이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품질 관리와 선제적인 안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 공정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장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안전 정책에 반영하는 ‘안전 VOE(Voice of Employee)’ 프로세스도 본격 가동해 실질적인 자율 안전 문화를 만들고 있다. 프로세스는 단순히 의견 청취를 넘어 접수된 의견에 대해 전담 전문가를 지정하고 30일 이내에 개선을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실행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공식 계정을 통한 메일 접수와 현장 즉석 문의, 소속 부문별 안전보건파트장을 통한 접수 등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창구도 마련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운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793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이 중 74건의 핵심 개선 항목을 도출해 현재까지 46건에 대해 조치를 완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제품 생산과 함께 안전한 작업 환경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형식적인 행정 절차는 과감히 줄이고 현장 실행성을 높일 수 있는 안전 제도를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 [열린세상] 정년 연장은 해야 한다

    [열린세상] 정년 연장은 해야 한다

    2022년 12월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일본은 2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제도를 도입해 2023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구청 직원에게 정년 연장 이후 보직과 보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묻자 “국장·과장이 60세를 넘으면 관리직이 아닌 자문역으로 이동하며, 보수도 계장급의 70% 수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0세를 앞둔 우리 과장님이 요즘 무척 친절해졌다”고 농담처럼 덧붙였다.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정년을 법으로 규정한 대표적인 나라다. 1980년까지는 정년이 55세였지만 1994년 60세 정년을 의무화했다. 이후 2006년에는 65세까지 정년 연장·정년 폐지·재고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고, 2013년에는 희망자의 경우 65세까지 계속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2021년에는 민간 70세, 공무원은 65세까지 취업 기회 확보 노력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 기업 자율로 정년을 55세 수준으로 운영하다 2016년 정년 60세를 의무화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60세에서 65세로의 정년 연장을 논의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미 공무원 65세, 민간 70세 정년으로 향하고 있다. 일본이 비교적 순조롭게 정년 연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구구조 변화가 있다. 일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는 매년 약 268만명이 태어나 인구 규모가 3년간 총 805만명에 달했다. 이들이 대규모 은퇴를 시작한 2007년 무렵 22세 연령으로 사회에 진입한 1985년생은 143만명에 불과했다. 약 125만명의 노동력 공백이 예고된 것이다. 결국 일본은 2006년 정년을 65세로 올리는 법을 만들었고 전업주부까지 노동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우리나라도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 국내 근로자들은 주된 일자리에서 평균 52.9세에 퇴직하지만 법정 정년은 60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다. 5년의 ‘소득 크레바스’가 존재한다. 노인 빈곤율은 39.7%(2025년 기준)로 OECD 평균(14.8%)의 약 2.5배다. 저출산으로 경제활동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점 역시 정년 연장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논의되는 정년 연장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2~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둘째는 미국처럼 정년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채용과 퇴직이 이뤄지는 구조다. 셋째는 재고용 방식이다. 60세 이후 기업과 다시 계약을 맺고 근로조건과 보수를 조정해 계속 일하는 형태다. 다만 정년 연장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청년 일자리를 잠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월 발표한 ‘2016년 정년 60세 의무화 경험 분석’에 따르면 고령 근로자가 1명 늘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 고용이 늘수록 청년 취업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임금체계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 다수는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년만 연장되고 임금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기업 부담은 커지고 결과적으로 고령 근로자 채용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현실적 대안은 재고용 방식이다. 60세 이후 기업과 다시 계약을 맺고 주 2~4일 정도 일하며 그에 맞는 보수를 받는 형태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자신의 역량에 따라 계속 일할 수 있다. 일본 역시 세 가지 방식 가운데 재고용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이 아니다. 자긍심과 건강을 함께 가져다 준다. 아침에 집을 나설 이유가 있고 자신을 기다리는 일터가 있다는 것만큼 큰 행복도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정년 연장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 [사설] “삼전, 독일지 약일지” 토씨 하나 안 틀린 산업장관 우려

    [사설] “삼전, 독일지 약일지” 토씨 하나 안 틀린 산업장관 우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우여곡절 끝에 성과급 합의안을 타결한 삼성전자 사태와 관련해 “지금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금의 반도체 경기 역시 삼성에는 디딤돌이 될 수도,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사태는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산업 주무 장관의 우려에는 한 글자도 틀린 말이 없다. 김 장관은 미국 조선업 몰락을 들며 “기름 냄새 나고 기피하는 공정은 인공지능(AI) 로봇에 맡기고, 젊은 근로자들은 로봇을 관리하는 ‘로봇 매니저’로 전환 교육하는 게 제조업 경쟁력을 지속하는 길”이라고도 했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돼 삼성전자 노조가 쏘아올린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은 현대차·카카오 등 주요 대기업으로 확산 일로에 있다. 반도체 거대 기업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성과와 무관하게 수억원씩 성과급을 차지하게 되면서 많은 중소기업 및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심화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임금 심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장관으로서 노동자 간 격차 문제를 고민하고 원·하청 간 상생 문제를 고민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기업에 이익이 났다고 원청과 하청 기업의 납품 계약을 넘는 이익 배분 방식을 외부에서 압박하는 것은 무리수다.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사회연대임금’ 같은 기업 성과의 사회적 배분이 아니라 정교한 직무·성과 중심 보상 체계로의 전환이다. 세계 반도체 업계를 비롯한 빅테크들은 시시각각 전쟁 수준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메타는 지난해 832억 달러(12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이달에만 직원의 10%를 감원했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의 생존 경쟁에 필요한 초격차 기술과 막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물론 각국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며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주 52시간제라는 기본적인 노동 규제 하나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기업 이익을 주주환원보다는 인적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미래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침까지 발표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기보다 나눠 먹는 데 골몰한다면 기회가 아닌 위기의 길로 빠질 수 있다.
  • [산림백서] 산불을 이긴 봄, 다음 봄을 준비할 시간

    [산림백서] 산불을 이긴 봄, 다음 봄을 준비할 시간

    올해 봄철 산불 대응은 우리 사회의 재난관리 체계가 한 단계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산림청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소방·경찰·군이 함께 움직였고 예방·진화·현장 지휘가 비교적 긴밀하게 연결됐다. 그 결과 피해 면적은 지난해 10만 4975㏊에서 722㏊로 크게 줄었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주불 진화 시간이 2시간 10분 단축되고 대형 산불이 전년도 6건에서 2건으로 감소한 점도 초기 대응력이 향상됐음을 반영한다. 산불 대응 목표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있다는 점에서 올해의 결과는 값진 성과다. 다만 산불 대응의 성과를 결과론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산불은 정책적 영역이면서 동시에 자연조건의 영향을 받는 재난이다. 봄철 산불 위험은 해당 기간 며칠 간격으로 비가 내려 낙엽과 잔가지 같은 작은 연료의 건조를 얼마나 늦췄는가에 좌우된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월 전국 강수일수는 평균 약 7.3일, 4월은 약 7.0일이었다. 반면 올해는 3월 7.6일, 4월 7.9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많았고 특히 대형산불 위험성이 가장 높은 4월 초순에는 비가 자주 내렸다. 이는 산림 내 연료의 건조를 막아 대형산불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 조건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시기에 정책적 대응이 함께 작동하면서 피해를 더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산불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 영농부산물 파쇄를 확대하고 기동 단속 및 산불 캠페인을 확대했으며 국민의 산불 예방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3월 첫 주 ‘산불조심주간’을 최초로 운영했다. 이를 통해 인명 피해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의미 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 산불은 발생한 뒤 끄는 재난이 아니라 발생할 조건을 줄이고 커지기 전에 진화해야 하는 재난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의 가장 큰 의미는 예방과 진화가 따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됐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 성과가 완성된 체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잘 대응한 경험은 안심의 근거가 아니라 다음 산불을 더 촘촘히 준비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 분명하다. 첫째, 영농부산물 파쇄와 소각 단속은 봄철 일회성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농촌과 산림 인접 지역에서 반복되는 발화 요인을 줄이려면 상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마을·농경지·시설물과 맞닿은 산림 주변을 더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산불은 깊은 산에서만 시작하지 않는다. 생활권 주변 작은 불씨가 곧바로 큰 재난이 될 수 있다. 셋째, 산불위험·확산예측 시스템이 더 정밀해져야 한다. 행정구역 단위의 넓고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기상·지형·연료·인위적 발화 가능성을 반영한 정보가 현장에 수시로 제공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는 국민 인식 전환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숲에 손대는 일을 조심스러워했다. 방치된 부산물과 고사목이 쌓인 우리 산림은 미래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숲을 가꾸고 탈 물질을 줄이고 생활권 주변을 정리하는 일은 산림 훼손이 아니라 나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국민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 산불을 막는 숲은 방치된 숲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관리된 숲이다. 성과는 평가받아야 하지만 다음 산불은 다른 날씨, 다른 바람, 다른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올해 경험을 토대로 예방, 인접지 관리, 예측 시스템, 연료 관리의 빈틈을 지속해 보완한다면 산불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성용 국립경국대 산림과학과 교수
  • 인간이 유일한 주인이 아니라면 그곳엔 슬픔 대신 초록만 있겠지

    인간이 유일한 주인이 아니라면 그곳엔 슬픔 대신 초록만 있겠지

    인간 이후의 세계를 꿈꾸는 시인손대지 않은 자연이 찬란하듯이종말 이후에 모든 게 사라진다면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부수고다채로운 ‘가능세계’를 맞이하자 종말의 공포는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이다. 인간이 세계의 유일한 주인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난다면 세계는 조금 더 느긋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인간이 사라져도 인간이 아닌 생명으로 세계는 여전히 풍요로울 것이기에. 시인 하재연(51)의 새 시집 ‘인간이라는 환상처럼’은 ‘인간 이후’ 세계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독자에게 그것은 무척 색다른 관점이다. 인간이 없는 세계, 그곳에는 슬픔도 비참함도 없다. ‘맹렬한 초록’이 있을 뿐이다. “정원사가 버리고 간 정원이다.// 죄 없는 햇빛이 든다./ 잊지 않고 비가 들이치고/ 잊지 않고 밤이 지나간다.// 버려진 초록들은/ 무섭게 무성해지며 상기한다./ 날카롭고 시린 가윗날을/ 딱 한 사람의 자리만큼 만들어졌던 차양의 그늘을/ 그늘을 잘라내며 차랑거리던 가위 소리의 여름을// 맹렬한 초록이 되어가며/ 정원은 점점 더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누구에게 버려졌는지/ 왜 버려졌는지를”(‘고독의 끝말은 숲’ 부분) 정원사에게 버려진 정원은 인간이 없는 세계의 모습이다. 인간은 그곳을 등졌어도 자연은 그러지 않았다. 햇빛과 비와 밤은 여느 때처럼 정원을 무심히 관리한다. 정원사의 가위질이 때때로 그립기도 하지만 그리움은 시간의 힘을 이기지 못한다. 점차 찬란해지는 생명 앞에서 인간의 손길은 무용지물이 된다. 인간으로부터 ‘버려짐’은 이 세계에서는 오히려 회복의 계기다. ‘초록빛 종말’이라는 역설. “슬픔 이후 종말 이후 재앙 이후/ 살아남아/ 살아남아 인간이든 겨울이든 곰팡이든/ 지속될 수 있다는 것만이/ 우리의 믿음// 훔치고 뒤지고 뒤척이고 뒤덮여서/ 영혼이 혼이 되고 무덤이 되고 흙투성이 같은/ 무기물과 유기물과 오물과/ 빛이라고는 없는 컴컴하고 스멀스멀한 것들이// 오고 있고 기어이 오고// 잘 들어봐/ 너였던 생각을 가리고”(‘흑색 소음’ 부분) 종말을 슬퍼하는 존재, 종말을 재앙으로 정의하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다.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인은 그리하여 그 이후를 상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종말 그 이후에 과연 무엇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그때도 인간은 인간으로, 곰팡이는 곰팡이로 삶을 이어갈 것인가. 시인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듯하다. 무기물과 유기물과 오물이 ‘뒤섞인’ 무엇. 이 정체불명의 존재로부터 인간이 갖고 있던 ‘인간이라는 환상’은 무참히 깨진다. “인간은 얼마나 더 살아남아야 하는 건가./ 여기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가.// 겨울이 생존과 같이 당도하고/ 이제야 풀어본 흰 뭉치의 그것은 말랑거리다가 굳어 갈라진/ 한 덩어리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나는 분명한 일처럼 떠올린다.// 내일을 사랑할 수 없는 종족으로서.”(‘종의 기원—웃음소리’ 부분) 다채로운 ‘가능세계’를 향한 시적 탐구들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 “가능한 세계들 중 이곳이 가장 고통스러운 세계라면/ 최선의 세계는 어디 있을까?”(‘우주 조류’) 어쩌면 이것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세계에서 시와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곳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상상. 반드시 더 나은 곳이 있을 거라는 믿음.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문장들이 시에서만큼은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금과옥조로 떠받드는 가치들을 깨부수는 것. 그리하여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수 있게끔 하는 것. 하재연은 2002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라디오 데이즈’,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우주적인 안녕’ 등의 시집과 ‘무한한 역설의 사랑’ 등 시론집을 펴내며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고려대 미디어문예창작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에 실린 시 ‘비인칭 미래 시점의 일’의 가장 마지막 문장은 시집 전체를 압축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엄마는 나를 낳았고 나는 엄마의 딸의 아이를 낳았고 아이는 죽음을 죽음은 끝나지 않을 꿈을// 괜찮아?// 한 아이가 물어올 것이고/ 그것을 위해/ 나는 사랑을 하였습니다.// 빛이/ 나를 통과하여/ 우연의 미래에 도달해 있습니다.”
  • 100년 경제史서 찾은 혼란 해법 “트럼프를 빼라”

    100년 경제史서 찾은 혼란 해법 “트럼프를 빼라”

    트럼프 ‘마가’ 실현 위해 무역 전쟁 美대공황 극복 요인 ‘관세’라고 착각진짜 이유는 기술 발전·이주 노동자100년간의 통화·산업정책 등 설명“포용 자본주의 훨씬 바람직” 강조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 부흥, 일자리 창출, 무역 적자 축소, 국가 안보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동맹들에 고율의 상호관세 조치라는 폭탄을 투하했다. 1930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제정한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약 95년 만에 최고 수준의 보호무역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리며 제동을 걸기는 했지만 세계 자유무역 질서 체계는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관세 폭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1890년대에 제조업 보호와 번영 회복을 목적으로 관세를 대폭 인상했던 ‘관세왕’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의 사례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00년 동안의 세계 경제사를 상세하게 분석한 이 책은 “트럼프는 역사를 잘못 읽고 있다”고 단언한다. 1890년대에 미국이 경제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관세 때문이 아니라 주요 기술 발전을 통한 산업고도화와 해외 및 국내 농업 부문에서 대거 유입된 이주 노동자 덕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탈산업화가 진행 중이고 관세로는 이런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과감한 주장을 내놓은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사학과 마틴 돈턴 명예교수다. 이 책은 영국 왕립역사학회 회장, 영국 역사유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저자가 2000년대 초 ‘영국과 세계화’라는 주제로 발표한 네 편의 논문에서 시작돼 2023년 완성되기까지 20년 넘게 걸렸다. 1920년대 경제대공황과 1933년 세계통화경제회의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이 공식 발표된 2023년까지 100년에 걸친 세계 경제변천사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책은 27개 장에 걸쳐 관세, 통화, 산업 정책, 지정학적 이해관계까지 세계 경제사를 입체적으로 다뤘다. 돈턴 교수는 트럼프보다 더 예측 가능한 인물이 백악관을 차지하더라도 지금 같은 다극 체계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기후위기나 팬데믹 대응과 같은 세계 공공재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집단행동을 저해한다고 비판한다. 앞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같은 다자주의가 필요하기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국가끼리 연합해 다중심체계 내에서 협력해야 할 때가 계속 생기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 때문에 그 주도권이 더 이상 미국에 있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 다음 반세기에는 힘의 균형추가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옮겨가 워싱턴(미국)과 브뤼셀(EU)뿐 아니라 베이징이 세계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돈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헤집어 놓은 혼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이 트럼프를 배제하고 모든 일을 진행하기를 바라며 그것이 최선”이라고까지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개인주의적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포용적 자본주의와 더 실용적인 세계 경제 통치 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훨씬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는 오래된 미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기존의 벽돌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벽돌책’이지만 100년 동안의 세계 경제사를 자세히 기술하면서 혼란에 빠진 현재 세계 경제의 해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선택권도 검증도 없다… 지방자치 근간 흔드는 ‘무투표 당선’[우리동네 선거는]

    광역의원 당선자 전원 민주·국힘기초·비례도 거대 양당이 99.8%지역주의·선거제 ‘기울어진 운동장’중대선거구·찬반투표 도입 필요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이 급증하면서 지방자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 등록 단계에서 당선이 확정되는 사례가 늘며 유권자의 선택권과 검증 과정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6·3 지방선거 전국 무투표 당선자는 시장·군수 3명, 광역의원 109명, 기초의원 311명, 기초 비례대표 96명에 달한다. 특히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은 2014년 53명, 2018년 24명에 그쳤지만 2022년 108명으로 뛰는 등 최근 급증했다. 기초의원 역시 같은 기간 66명→30명→294명→311명으로 늘었다. 거대 양당 쏠림이 두드러진다. 2026년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자 전원이 더불어민주당(84명)이나 국민의힘(25명)이었다. 기초의원과 비례 역시 민주당 229명, 국민의힘 177명으로 전체의 99.8%를 차지했다. 2022년 선거 때도 민주당 265명, 국민의힘 218명 등 거대 양당은 광역·기초의원·기초비례 선거 무투표 당선을 휩쓸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지역주의와 선거제도가 복합 작용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 등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면서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의 출마 자체가 줄어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자만 봐도 76%가 영·호남(전남광주통합특별시 35명·전북 25명·경북 23명)에 집중됐다. 소선거구제도 영향을 미쳤다. 1~2명을 선출하는 선거구에서는 거대 정당이 후보를 나눠 내는 방식으로 의석을 사실상 분점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3~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경우까지 나오며 경쟁 자체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유권자의 권리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후보가 단독 출마했거나 의원 정수만큼 혹은 그보다 적게 출마했다면 자동 당선되며 선거운동도 즉시 중단된다. 선거공보 발송이나 현수막 게시도 제한돼 유권자는 후보의 공약과 자질을 충분히 알 기회를 갖지 못한다. 제도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제도 변화는 더디다. 중대선거구제 확대,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투표 도입 등이 제시됐으나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무투표 당선 폐해를 우려하면서 정당 공천 방식 개선, 선거구 구조 개편에 더해 지역정당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강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에서는 민주당, 영남에서는 국민의힘에만 집중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를 견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 정당을 만들면 지역 내 비선호 정당보다 오히려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반복되는 구의역 김군 비극… ‘2인 1조’는 여전히 사업주 재량

    반복되는 구의역 김군 비극… ‘2인 1조’는 여전히 사업주 재량

    승강장엔 추모 메모들과 컵라면산안법 개정안 1년째 국회 계류민간 사업장 2인 1조 적용 안 돼김용균씨 등 유사 사고 되풀이 ‘김군 잊지 않겠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앞. 스크린도어 한 편이 시민들이 남긴 형형색색 포스트잇으로 가득 채워졌다. 2016년 5월 28일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을 추모하는 메시지였다. 구의역 참사 10주기를 맞은 이날 유리벽을 가득 채운 메모지들이 출근길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직장인 김영현(41)씨는 “매일 스크린도어 덕분에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10년 전 어린 친구가 이곳에서 혼자 작업하다 숨졌다는 게 여전히 가슴 아프다”며 “더 이상 노동자들이 일하다 목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강장 한편에는 컵라면 하나도 놓여 있었다. 사고 당시 김군의 가방에서 뜯지 못한 컵라면이 발견됐던 사실을 기억한 시민이 두고 간 것이다. 메모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 이모(26)씨는 “당시 나와 세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던 김군의 사고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누군가 옆에서 열차가 온다고만 알려줬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구의역 참사 이후 위험 작업에 대한 ‘2인 1조’ 원칙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지만, 유사한 사고는 반복됐다. 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홀로 야간작업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고, 2021년 경기 평택항에선 이선호씨가 구조물에 깔려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선반 작업 중 목숨을 잃었고, 올해 3월에도 경기 이천시의 한 자갈공장에서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야간작업 중 숨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구의역 참사’가 오늘로 10주기가 됐다. 그날 이후에도 수많은 노동자가 안전해야 할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가슴 아픈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안전은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는 2인 1조 작업 원칙이 명시돼 있지 않아 오로지 사업주 재량에 맡겨져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공공기관 위험 작업에 대한 2인 1조 근무 지침을 마련했지만, 민간 사업장에는 여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산안법 개정안도 1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민간 사업장의 인력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도화뿐 아니라 권고사항으로 확대하는 데에도 신중한 입장이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구의역 참사 이후에도 위험의 외주화와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며 “노란봉투법 등 최근 변화하는 법 제도 환경에 맞춰 원청이 더 책임 의식을 갖고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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