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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새 소재 파악후 문화재 등록을”

    감사원이 최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등의 특별감사에 앞서 벌인 예비조사에서 조선시대 국가권력의 상징인 국새(國璽) 13개의 행방이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나자 (본보 8일자 8면참조) 문화재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이라도 국새의 소재를 파악해 국보 등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서울대 고고미술학과 교수)은 8일 “국가기관의 관리책임자가 있었을 텐데 허술하게 관리돼 소재 파악도 안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관리현황을 점검한 뒤 정부 차원에서 소재를 파악해 박물관에 보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일제약탈·6·25때 상당수 유실그는 이어 8일 “국새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은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정문화재 추진을 시사했다. 현재 국새는 자료가 없어 국보·보물 등 문화재로 지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국새는 광복 전에 없어진 것이 상당수이며, 정부의 관리체계가 갖춰지기 전에 일본에 약탈되거나 전쟁 등으로 유출된 것들이 많다.”면서 “일부는 이씨 왕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설득하고 대우해줘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개인소장품 국가서 매입해야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지난 8월 고궁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어보는 320개를 소장하게 됐지만 국새는 한개도 없다.”면서 “어보도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국새 3개는 중앙박물관·전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 관장은 “앞으로 3∼4년에 걸쳐 국새와 어보에 대한 소재 파악과 연구, 복원을 통해 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소장기관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정책적 문화재(국보) 지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개인이 국새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일천했던 국새 연구와 복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조선왕조 옥새 300여점 중 상당수 분실

    대한민국 최초 국새 분실에 이어 중요문화재인 조선왕조시대의 옥새 역시 상당수가 분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왕조시대 궁중유물 관리실태를 조사했던 감사원은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7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문화재 지정 및 관리실태’에 대한 특감에 착수키로 했다. 감사대상 기관은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지방소재박물관 등 8개 기관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7일 “이번 감사에서는 옥새, 궁중복식, 고문서 등 조선왕조의 궁중유물 관리실태에 대해 중점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2900여점의 국가지정문화재가 800개 기관 및 개인에 흩어져 관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훼손 문화재 파악조차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국보·보물급 문화재가 많지만 비지정 중요문화재 실태파악이 안 돼 문화재 유실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조선왕조 옥새의 경우, 결재문서나 목적에 따라 각각 다른 옥새가 사용돼 300점이 넘는 옥새가 전해졌으나, 이 중 상당수가 분실됐고 언제 어떻게 분실됐는지 소재파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선왕조실록 등 고문서 역시 보관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체계 ▲조선왕조 중요문화재 관리체계 ▲문화재 보호관리체계의 문제점 등을 본격 감사할 방침이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정부기관 첫 ‘통합인적자원관리’

    관세청이 정부 부처 최초로 ‘통합인적자원관리시스템’을 도입, 운영한다. 통합인적자원관리란 채용부터 보직·교육·승진·성과에서 퇴직까지 전 과정을 연계해서 관리함으로써 공무원의 전문성 배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공직의 특수성을 감안, 임용 후 3∼5년간 경험을 거쳐 공무원 스스로 전문분야(검사·조사·조사) 및 기술분야(전산·분석·통신·선박)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관리체계는 ▲경력개발제도 도입 ▲체계적인 인재육성 ▲인적자원 정보의 통합관리로 세분된다. 개별 신청과 적성검사, 상담 등을 거쳐 전문분야가 결정되면 단계적으로 경력개발기본과 전문기법심화과정을 이수해야 한다.6시그마 개념을 도입, 역량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은 공히 거쳐야 한다. 전문·기술분야는 근무 중 경력상담을 통해 바꿀 수 있고 수준에 따라 4단계(WB·GB·BB·MBB)로 구분 관리된다. 전체 3%를 선발하게 되는 마스터블랙벨트(MBB)는 관세행정 전문가로 인정돼 특별승진 등 관리자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지금까지 단순 기록정리에 머물던 인사관리 체계도 개인의 수준 및 필요과정까지 명시하는 등 철저히 관리된다. 인사기획관실 김윤식 사무관은 “통합인적관리 시스템이 도입돼 개인의 전문 능력배양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수입김치 안전인증제 추진

    열린우리당은 수입 김치의 공장 등록 및 인증제 도입 등을 통한 ‘식품안전 사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생산 출하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정부와의 협조를 통해 현지 공장을 실사하고, 안전기준을 통과한 경우 인증마크를 부여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김치제품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식품의 원산지표시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재 8개 부처에 산재한 식품안전관리체계의 통합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위해식품 수입업자의 영구퇴출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무모한 댐건설 강행… 혈세낭비·사회갈등 자초

    무모한 댐건설 강행… 혈세낭비·사회갈등 자초

    개발정책의 대표격으로 꼽혀온 댐 건설사업이 결국 ‘허구’에 가까운 예측에 기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물 수급정책이 어설픈 전망 아래 수립돼 국민세금이 ‘헛돈’으로 쓰인 데다, 정부로선 그동안 댐 건설을 둘러싸고 숱하게 불거진 사회적 갈등의 원인 제공자였다는 당혹스러운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 뒤늦게 오류를 바로잡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잘못된 정책수립의 경위 파악과 그에 따른 책임 추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 사용량 감소추세 고려없이 예측 건설교통부는 지난 2001년 7월과 12월 ‘수자원장기종합계획’과 ‘댐건설 장기계획’을 각각 확정해 발표했다. 이를 전후해 치열하게 불붙기 시작한, 건교부와 시민환경단체간 이른바 ‘물 수급논쟁’은 여태껏 지속되고 있는데, 결국 환경단체의 주장이 옳았던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한탄강댐의 경우 지난 5월 “사업비 과다산정 등으로 원점 재검토”라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었다. 4년 전의 물 논쟁은 미래 물 수요량 및 댐 건설 타당성을 둘러싼 다툼이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2011년이면 물 부족량이 18억t에 이르러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건교부 발표를 “무모한 예측에 경악한다.”는 반응으로 맞받았었다.▲생활용수 73억t(2001년)→87억t(2011년)으로 증가 ▲공업용수는 33억t→40억t 증가 등 건교부가 제시한 수치와 관련,“계속되는 물사용량 감소추세를 도외시해 최소한의 합리성마저 갖추지 못한 예측”이라며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했었다. 그럼에도 건교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관했다. 2001년 6월 30개 댐 건설후보지를 발표하면서 “환경피해가 적도록 ‘중소형’으로 건설하고 2001년말까지 타당성 검토도 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바로 다음달 이 약속을 뒤집기도 했다.12개 댐 후보지를 전격 선정한 뒤 저수량 1억t 이상의 대형댐을 1곳(한탄강댐)에서 4곳(밤성골·송리원·적성댐 추가)으로 늘려잡았던 것. 2001년은 100년 빈도의 극심한 가뭄이 들었던 해인데, 건교부가 당시 상황을 의도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환경단체들의 댐 건설 반대로 (정부가)가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댐건설 강행에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4년 뒤 참담하게 나타났다.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정과제회의는 참여정부 들어 3년째 진행된 ‘물관리 체계개선방안 연구’를 매듭짓고 새로운 물 정책방향이 수립된 자리였다.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표현대로 “물관리 정책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계기도 마련됐다.▲댐 건설에서 댐 관리로 정책전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의 수정·보완 등 기존 치수·이수 장기계획의 대폭적인 변경이 예고되기도 했다. 현재 수립된 건교부의 물수급 장기계획이 잘못돼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회의에서는 구체적 데이터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2001년 수립한 (건교부의)수자원장기종합계획엔 2016년 물 부족량(공급량-수요량)이 22.7억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지속위는 오히려 6000만톤이 남아돌 것이란 견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건교부 물 부족량 추정치(22.7억t)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더라도 ▲물수요관리를 통해 10.6억t(생활용수 6.4억t+공업용수 4.2억t)의 추가절감이 가능하며 ▲특히 2001년과 2003년 생활·공업용수 실 사용량을 점검한 결과 건교부 추정치보다 12.7억t이 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2개 댐을 새로 건설해 물 부족분 가운데 12억t을 공급하겠다.”는 건교부의 당초 계획을 원천 부정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관계자는 “지속위가 국정과제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현재 건교부가 추진 중인)12개 댐건설 장기계획은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전망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 설치 유력 정부는 앞으로 건교부의 치수·이수 장기계획 수립에 요구되는 정확한 통계의 산출뿐 아니라 홍수피해 대처방안과 지하수 이용, 물관리 행정조직의 개편 등 물관리 체계 전반을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건교부(광역상수도)와 환경부(지방상수도)로 이원화된 상수도사업 기능분산의 비효율로 인해 그동안 낭비된 예산만 4조여원에 이른다는 지적도 이미 제기된 상태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상수도 관련 실지감사를 모두 마치고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인데 감사결과 여하에 따라 대대적 문책 및 기능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관계자는 “광역상수도에 대한 감사를 통해 (건교부가)1인당 물 급수량을 터무니없이 과다하게 산정한 사실을 감사원이 이미 확인한 상태”라면서 “건교부도 이런 점을 인정했으며 내년 7월쯤 수정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지적 집중호우 등으로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홍수관리체계도 대폭 변경될 예정이다. 그동안 건교부 예산의 90% 가까운 규모가 제방축조 비용으로 들어갔지만 앞으로는 저류지와 홍수조절지, 지하하천 설치 등 관리수단을 다양하게 동원키로 했다. 이밖에 마구잡이 개발 및 폐공 방치로 인한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지하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지하수 공개념 도입 ▲불법개발에 대한 처분 강화 ▲현재 5개 부처 8개 이상 법령에 흩어져 있는 지하수 관련 법령의 정비 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조만간 물관리 체계의 전반적 개선을 위한 ‘물관리위원회(가칭)’ 구성·운영방안을 내놓을 예정인데, 계획수립과 집행기능을 갖는 행정위원회 성격의 기구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을 끌어온 물관리 체계개선 방안이 어떻게 최종 확정될지 주목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기고] ‘함께하는 2단계 BK21’ 기대하며/엄상현 교육인적자원부 BK21 기획단장

    ‘바보 코리아 21, 더 이상 안된다’ 제목으로 BK21 2단계 사업을 비판한 이덕환(서강대)교수의 글(10월21일자 시론)과 관련해 교육인적자원부 담당 국장으로서 입장을 밝힌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BK(두뇌한국)21 사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적용한 원칙 하나는 1단계 사업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2단계 BK21 사업이 또다시 바보코리아 21을 반복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성공이라는 평가에 우쭐하지도 않고 부정적인 평가에 언짢아하지도 않는다. 단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은 최대한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입장에서, 아직 완성된 형태는 아니나 기본골격이 발표된 2단계 사업에 대한 교수의 비판의견과 관련,2단계 사업의 중점사항에 대해서만 예시적으로 확인해 본다. 대학원의 분야별 특성화와 산학협력의 강화가 1단계와 꼭 닮았다는 지적은 1단계 사업부터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그 이유는 특성화와 산학협력 없이는 보다 효과적이고 적실성 있는 대학의 인력양성이 불가능하거나 최소한 더 나아지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1단계에서와 달리 2단계에서 평가와 관리체계의 혁신이 더해진 것은 고작이라고 평가되기보다는 참으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평가관리체제의 부실은 1단계 사업에서 지적되었던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으로,2단계 사업에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2단계 BK21 사업의 모토를 ‘함께하는 2단계 BK21’로 정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업기획단계에서부터 대학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관계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육인적자원부는 BK21사업과 관련된 모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사업계획에 반영해 나갈 것이다. 다만, 비판과 함께 건설적인 대안도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오는 31일 2단계 사업 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예정되어 있다. 보다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른 대학과 교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엄상현 교육인적자원부 BK21 기획단장
  • [사설] 물관리 일원화로 효율성 높여야

    물 관리체계의 개선 방안을 놓고 어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관계장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상수도와 공업·농업용수 등 물의 용도가 워낙 다양하고, 부처간 미묘한 주도권 다툼 때문에 교통정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속발전가능위원회가 부처 협의와 시민사회단체간 토론을 수십차례 거쳤음에도 큰 방향조차 잡지 못한 것은 물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중한 수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재정낭비를 줄이려면 관리체계의 일원화는 이를수록 좋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부족국가군’으로 분류돼 6∼7년 뒤에는 연간 40억t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수자원 총량(2001년 기준)이 연간 1276억t이지만 댐과 하천, 지하수를 통해 얻는 총이용량은 26%인 133억t에 불과하다. 엄청난 수자원이 시설부족과 관리부실로 유실되는 실정이다. 질적인 면도 문제다. 특히 상수원 오염과 정수시설 부실로 수돗물은 마음놓고 마실 수 없는 지경이다. 공업·농업용수는 제외하더라도 상수도조차 건설교통부(광역상수도)와 환경부(지방상수도)가 나눠 맡아 수질, 요금, 상수원 개발 등이 제각각이다. 이래서야 양질의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은 물론이고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광역·지방상수도 관리분담에 따른 중복투자로 재정손실만도 4조원에 이른다. 물 관리 일원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에는 부처 이기주의나 각종 인·허가권에 얽힌 담당 공무원의 이권도 한몫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자원 정책이 댐 신규건설 등 공급보다 품질 중심의 수요관리로 방향을 잡았다면 댐 건설은 건교부가 그대로 맡되 상수도관리권은 환경부로 모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 [사설] 공기업 통·폐합 과감하게 하라

    감사원이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감사 결과 존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공기업에는 통·폐합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감사원이 일을 추진함에 있어 지나치게 신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통·폐합 권고를 검토’하는 수준의 열의를 가지고 과연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는가.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보다 과감하게 공기업 통·폐합을 추진해줄 것을 주문한다. 공기업의 팽창과 방만경영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 그 시정을 촉구했지만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퇴직 사원들에게 수의계약으로 수백억원대의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권 특혜를 제공한 한국도로공사, 정원을 부풀려 있지도 않은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한전, 수천억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쓴 토공·주공·수공·도공, 땅장사로 폭리를 취하면서 폭리를 감추기 위해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토공, 문어발 자회사를 세워 수십억원의 적자를 낸 철도공사 등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의 경영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정부의 탓이 크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공기업의 자율경영을 표방하면서 정부의 경영개입을 자제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책임경영을 이끌어내기 위한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은 실책이다. 공기업들도 ‘큰 정부론’에 편승해 경영의 효율화보다는 조직을 키우고 임금을 올리는 호기로 삼았다. 그 결과 공기업의 헤퍼진 경영은 직원들에게는 행복을 주었을지 모르지만 국민에게는 고통을 가중시켰다.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책임경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허술한 관리체계의 보완이 시급하다. 현재 4원화돼 있는 공기업 관련 법체계를 공기업관리기본법으로 일원화하고,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와 감사 기능의 실효성 확보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통·폐합 등 공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 [일요영화]

    ●에어포트(EBS 오후 1시50분)재난 영화의 원조격이다. 이후 ‘포세이돈어드벤처’(1972),‘대지진’(1974),‘타워링’(1974) 등이 줄을 이었다. 아서 헤일리의 베스트셀러를 영상으로 옮겼다. 재난 영화로 분류되지만 커다란 폭발이나 충돌, 추락 등 충격적인 장면이 없다. 그러나 죽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 폭탄이 든 가방을 들고 비행기에 탄다는 설정과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벗어난다는 점이 충분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버트 랭카스터, 딘 마틴, 진 세버그(‘네 멋대로 해라’의 여주인공) 등 지금은 고인이 된 추억의 스타들을 볼 수 있다. 재클린 비셋의 얼굴도 반갑다. 특히 비행기 정비공으로 나오는 조지 케네디는 세 차례나 만들어진 후속편에 모두 등장한다. 공항 관리체계를 농락하며 유유히 비행기에 무임승차하는 할머니 역의 헬렌 헤이어스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내와 불화를 겪고 있는 링컨국제공항의 매니저 멜 베이커스펠드(버트 랭카스터)는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할 정도의 폭설에 동분서주한다. 한편 비행기 조종사 버논(딘 마틴 분)은 악천후를 뚫고 이륙을 시도한다. 그의 비행기에는 무임승차를 밥 먹듯 하는 에이다(헬렌 헤이어스)와 비행기를 폭파시켜 아내에게 거액의 보험금을 안겨주려는 실직자 게레로(반 헤프린)가 타고 있는데….1970년 작.13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랑의 블랙홀(KBS1 밤 12시) 세상에 냉소적이던 남자가 하루하루 반복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며 삶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 코믹 연기의 달인 빌 머레이의 매력이 한층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이 영화의 연출자가 더 주목된다. 해럴드 래미스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1984)에서 머레이와 함께 유령을 잡아들이던 이곤 박사, 바로 그 사람이다. 배우뿐 아니라, 작가·제작자·감독으로 다양한 재주를 보이고 있다.‘멀티플리시티’(1996),‘애널라이즈 디스’(1999),‘일곱가지의 유혹’(2000) 등이 그의 연출작. 이 영화에도 잠깐 등장하니 한 번 찾아 볼 것. 자기중심적이고 매사에 시니컬한 TV 기상통보관 필(빌 머레이)은 성촉절(경칩) 취재차 PD 리타(앤디 맥도웰) 등과 펜실베이니아 펑추니아 마을로 간다. 서둘러 형식적인 취재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려 하지만, 갑작스러운 폭설로 발이 묶인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필은 성촉절 전설처럼 ‘어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한다. 처음에는 재미있어하며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필.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가도 ‘내일’이 오지 않고 계속 같은 날만 반복되자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는데….1993년작.101분.
  • 공기업 관리체계 ‘일원화’

    공기업들의 부실·방만경영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관리체계가 일원화된다. 3일 국무조정실과 감사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기업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위해 공기업 관리체계 일원화, 지배구조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공기업관리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현재 기획예산처 산하에 구성된 ‘공기업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법 제정작업을 추진, 연내에 관련법을 제정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공기업관리기본법이 제정되면 모든 공기업이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돼 공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경영혁신 대상 공기업 및 산하기관은 모두 213개다. 정부 투자기관 14개, 산하기관 88개, 출연기관 47개, 자율선정 기관 64개 등이다. 정부가 공기업관리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은 공기업의 소유구조와 성격이 유사한 데도 관련 법률이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민영화법, 상법 등 4개로 분산돼 있어 공기업 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관련법의 분산으로 부실·방만 경영이 생긴다고 판단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말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태’에 관한 감사결과를 통해 ▲이사회 부실운영 ▲인건비 과다인상 ▲내부감사시스템 허술 ▲수의계약 통한 자회사 부당지원 ▲조직·인사관리체계 허술 등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공기업 관리체계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는 공기업관리기본법 제정과는 별도로 공기업들의 인건비 과다인상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예산편성지침을 개선하고 공기업 경영평가시 인건비 부분에 대한 평가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부실·방만경영이 가능한 것은 무엇보다 관련 법률이 분산돼 있어 관리·감독체계가 허술한 데 그 원인이 있다.”면서 “공기업관리기본법을 차질없이 제정, 공기업의 부실·방만경영을 근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발언대] 정보기관 윤리성 회복 노력 절실/김택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명예논설위원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지 않고 군주에게 속해 있었던 군주국가 시대에는 시민들의 정치·행정 참여가 허용되지 않거나 제한적이었다. 모든 권한이 군주에게 집중되어 있어 권한 남용의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수단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났다. 사후적이지만 사관들에 의한 사초(史草))에 근거한 역사 기술의 사실화 작업이 행해진 것도 그 중의 하나다. 신료들은 통치윤리 및 관례 등을 들어 군주의 중요한 정책결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때로는 사실상의 견제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대에 와서는 국가정보기관이 일반정치 지도자나 언론인 등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국가기밀에 관한 비밀정보를 독점하게 됐다. 때로는 그러한 강제력 수단이나 비밀정보를 정보기관 자신이 자기합리화나 정당성을 위하여 동원하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정보부패 내지 정보윤리의 실종이라고 본다. 최근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일각에서 불법도청 파문을 계기로 국가정보원의 활동 임무 기구 등을 새롭게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냉전종식 이후 신안보 위협으로 등장한 세계적 테러나 마약 국제범죄 등은 매우 심각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뉴올리언스시의 재난이나 영국의 지하철 테러,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국제범죄 등은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음을 말해준다. 먼저 국가안전과 재난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역량을 선진적·과학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정책추진이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은 9·11테러사건 이후 15개 부문의 정보기관을 총괄 조정하는 국가정보위(DNI)를 설립하여 가동하고 있다. 영국도 보안부(MI5)와 해외정보부( MI6)의 정보를 총리에게 보고하도록 조정하였다. 일본 또한 총리 직속의 보고체계라든지 자위대의 해외 정보수집 강화를 명문화하였다. 그런데 우리 정보기관들은 과거 기관의 속성상 성과 또는 건수 올리기식 행태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공조를 기대할 수 없었다. 국내·해외 별도조직에 의한 경쟁적 정보활동 및 정보 미공유로 인한 정보왜곡 현상조차 발생했던 것이 사실이다.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은 소련의 의도에 대해 서로 상반된 보고서를 작성하여 정보 사용자가 선택의 문제에 봉착하였다. 해외와 국내정보로 이원화된 이스라엘 모사드도 중동전 당시 정보독점으로 인하여 이집트의 침공에 대한 조기경보에 실패한 우를 범했다. 따라서 국가의 안보와 국익을 생각하는 정보의 통합과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방향으로 국가정보원이 개편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보기관이 과거의 권위주의적 업무 자세에서 탈피하여 스스로를 낮추고 시민들로부터 자발적인 협조와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윤리성 회복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변화된 정보환경에 맞도록 정보업무 방식이나 정책평가 기능도 혁신할 시점이다. 김택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명예논설위원
  • [사설] 식약청의 허술한 의약품 관리체계

    의료기관들이 환자에게 뇌졸중 유발 위험이 있는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이 함유된 감기약을 팔아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감기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판매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개월간 2만여건이나 처방됐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식약청은 국민건강 증진보다 제약회사의 이익이 우선인가. 또 의료인들은 환자야 어떻게 되든 돈만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이번 감기약 파동을 보면서 우리는 식약청의 거듭된 무능과 직무유기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감기약은 국민 누구나 복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의약품 중 하나여서 보다 세심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PPA 성분이 미국에서 유해 판정을 받은 이후 한참을 미적거리다 지난해 8월에야 제조·판매 금지 조치를 취했다. 당시에 문제된 감기약을 바로 회수해 폐기 처분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 이후 판금된 감기약이 버젓이 시중에 팔리고 있다는 제보들이 인터넷 등에 나돌아 의료업계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됐지만 식약청은 이를 방치했다. 식약청은 엄중한 문책을 면하기 어렵다. 유해 약품을 안전한 것으로 속여 판매한 의사와 약사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의약품의 유해성 판정과 유해 의약품의 회수·폐기의 전 과정에 대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식약청의 이번 직무유기에 제약회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이번과 같은 사태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민보건 및 의료행정 체계 전반을 점검해보기 바란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사설] 에이즈 수혈 은폐 의혹 밝혀라

    혈액관리에 구멍이 단단히 뚫렸다. 에이즈 감염 혈액이 수혈용과 혈액제제용으로 버젓이 유통되었지만 병원·식품의약품안전청·적십자사·보건복지부 등 어느 곳에서도 제어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더구나 에이즈 혈액을 공급받은 환자가 사망했는데도 복지부는 49일간이나 쉬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에이즈 혈액이 이렇듯 난무하니 급히 수혈이 필요한 환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도 불안하기만 하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은 한 대학생의 헌혈경력을 역추적한 결과, 이 학생이 지난해 12월 헌혈한 혈액이 여성환자에게 수혈됐다는 것이다. 환자가 이튿날 숨져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게 당국의 해명이다. 이 대학생의 혈액은 제약사에도 공급돼 적십자사와 식의약청이 이 사실을 해당 제약사에 알렸으나 이미 영양주사제로 제조돼 유통된 뒤였다고 한다. 당국은 이 의약품이 국제기준상 문제가 없고 100% 안전하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의약품 제조 전에 혈액원료가 에이즈 감염으로 판명되면 굳이 폐기하는 것으로 미루어 앞뒤가 다르지 않은가.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은 현대 의학으로도 즉각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민 불안을 이유로 확인 후에도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당국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한 은폐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일을 계기로 헌혈·채혈시 병력이나 헌혈경험 등을 묻는 문진을 강화해서 오염혈액을 초기 유통단계에서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혈액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전담기구의 신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혈액관리법 개정안의 입법도 서둘러 종합적·전문적인 혈액관리체계를 빨리 갖춰야 한다.
  • [사설] 송파 투기 정부인식 안이하다

    정부의 8·31부동산종합대책이 나오자마자 서울시 송파구 미니신도시 후보 지역 주변의 집값이 수천만원 내지 수억원씩 뛰고 있다.‘제2의 판교사태’가 될 거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부는 8·31대책에 투기근절수단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며 따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송파 투기자를 국세청이 평생 관리하며 형사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과거 분당과 용인지역을 보면 이런 세무조사와 투기조사는 집값을 잡지 못했다. 원님 행차 뒤에 나팔 부는 식으로 가격이 오른 뒤 일부 투기꾼을 벌주는 데 그쳤다. 정부의 개발계획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만 해도 “정부가 주택 등을 지으려는 지역 200만평은 국공유지이기 때문에 가격이 변동될 수 없다.”면서 “그 옆쪽에서 다소간의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근 지역은 8·31 대책이 나오기 전 이미 7월부터 신도시 조성 정보가 돌아 투기세력이 움직였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기막힌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번 정부 개발계획의 사전 유출 가능성 등을 경고해 왔으나 또다시 송파구에서 과거의 실패사례를 목격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한다. 이번 기회에 개발계획 정보의 사전유출, 발표시점 등의 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하고 투기로 연결될 경우의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 개발계획에 따른 우발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 결정구조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기반시설 부담금을 신도시 주민뿐 아니라 외국처럼 주변지역의 집·땅 보유자에게도 물리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지하철과 공원이 들어서는 데 따른 개발이익을 주변 지역 주민이 모두 공짜로 누리는 것은 불합리하다.
  • 서울시 의원 46명 조례 개정안 눈길

    “공로가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이것만은 무료로 해주자.”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30일 개회한 임시회에서 별난 조례 개정안을 제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오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기에 심의할 예정이다. ●자원봉사자에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 부두완(노원2) 의원 등 24명의 의원이 23일 발의했다. 부 의원은 “미국, 영국 등 외국에서는 성인 53%가 주당 4시간 이상씩 자원봉사를 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자원봉사활동 선진국처럼 변화한다면 연간 32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조, 국가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자원봉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영역부터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사회봉사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며 자원봉사 마일리지 제도 도입을 요청했다. 일정한 실적이 쌓이면 시가 운영하는 공공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할인 등 우선 혜택을 부여하자는 의견이다. 이어 자원봉사활동의 진흥을 위한 서울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등을 심의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두고, 위원회는 위원장 및 부위원장 각 1명씩 15명 안팎으로 구성하자는 의견도 담았다. ●명예시민증 소지자는 박물관등 무료 서울시 시정에 공로가 있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명예시민증제도 개정안은 박현(광진3) 의원 등 22명이 제출했다. 의원들은 ‘명예시민증 수여 조례’ 개정안을 통해 “시정에 기여도가 높은 외국인 또는 서울시를 방문하는 외빈들에게 수여하는 명예시민증에 필요한 사항을 자세하게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참으로 명예로운 상징물이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개정안은 “현행 규정이 명예시민증 대상을 5년 이상 거주하거나 총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명예시민증 소지자에 대한 실질적 혜택은 명시하지 않아 알맹이가 없는 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에게 서울시립박물관·역사박물관 등 일정한 서울시 시설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의원들은 또 시내 거주조건을 5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총 10년 이상을 5년 이상으로 완화해 거주기간이 아니라 실제 기여도를 참작할 것을 건의했다. 나아가 현재 서울시 시설에 대한 조례에 의하면 이같은 혜택을 베풀 수 없기 때문에 이왕이면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운영하는 데 대한 하부 조례도 아울러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행정학

    # 행정서비스 헌장제도의 의의 영국의 Citizen Charter에서 유래한 이래 선진국에서 먼저 시작한 제도다. 행정기관이 고객인 시민에게 제공할 서비스의 이행기준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질 높은 행정서비스 제공을 약속한다. 이 제도가 추구하는 목적은 행정서비스도 이제는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따라 배우면서도,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 향상과 서비스 질적 개선을 통해 고객만족의 행정을 민간기업의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 우리나라의 행정서비스 헌장제도 1. 운영실태-우리나라는 고객중심의 탄력적 관리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998년 6월 대통령훈령으로 ‘행정서비스 헌장제정지침’을 발령, 행정기관별·분야별 행정서비스 헌장제도를 확대 운영하게 됐다. (1)공기업고객 헌장제도(1999.5) (2)우편서비스 헌장제도(1997.7;정보통신부) (3)항만서비스 헌장제도(1997.7;해양수산부) (4)행정활동에 대한 평가단 운영:대전시의 ‘공직자 친절도 민간평가단’, 서울 동대문구의 ‘주부평가단’ (5)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울산시의 ‘친절점수제’, 경북의 ‘친절저울대’ (6)공무원의 자체적 행태개선노력:전남의 행정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직원워크 및 토론회, 구미시의 부서별 친절서비스 사례의 연극 공연 등 2. 행정서비스 헌장제도의 특징 (1)공공서비스 자체가 일반국민과의 계약이다. (2)암묵적인 계약(공무원과 국민과의 모호한 계약)은 명시적인 계약으로 전환되고 있다. (3)공공기관에 의무조항을 명시하고 일반국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명시했다. (4)제공될 서비스의 수준을 규정, 불이행시 일반 국민들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5)도덕적 의무가 강력한 법률적 의무로 변모한 것이다. (6)Norman Lewis는 행정서비스 헌장을 정부활동의 철학인 동시에 수단이라고 보았다. (7)서비스는 고객의 입장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고객 중심적이다. (8)행정기관이 제공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시하고, 비용과 편익이 합리적으로 고려된 서비스를 제시한다. (9)여론을 수렴, 유관기관과 협력, 형평성 있는 서비스 제공한다. ●문제 다음 (보기)의 네 가지 사항 모두를 내용으로 하는 제도는? (보기) 가. 고객 서비스의 질 향상 나. 체계적 정보 제공 다. 구체적 서비스 기준 제시 라. 보상 및 시정 조치 (1)책임운영기관 제도 (2)발생주의 회계제도 (3)성과관리 제도 (4)행정서비스 헌장 제도 (5)옴부즈만 제도 ●풀이 및 정답 고객에 대한 표준화된 서비스 수준을 약정하고 이에 대한 시정과 보상을 이행하려는 시민헌장제도(행정서비스헌장제도)에 해당한다. (1)의 책임운영기관제란 정부가 수행하는 사무 중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무에 대하여 책임운영기관의 장에게 행정 및 재정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운영성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는 행정기관을 말하는 것으로서 정부투자기관과는 달리 법인이 아니며, 그 직원의 신분은 여전히 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이 적용되어 신분보장이 된다.(2)발생주의 회계제도는 비용과 수익을 그것이 발생한 사실에 근거하여 계상하는 손익계산상의 원칙으로 일명 채권채무주의, 실질주의라고도 하며, 대차대조표가 핵심이다. 비용편익분석을 통한 자기검증능력이 뛰어나고, 자산부채, 자본추정이 용이하다.(3)성과관리 제도는 최근에 중시되는 이론으로서 투입보다는 실질적인 결과(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둔 이론이다.(5)옴부즈만제도는 1809년 스웨덴 헌법에서 채택, 핀란드·노르웨이·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 발전, 뉴질랜드·영국·미국 등도 도입 실시하고 있다. 행정권한의 남용이나 부당하게 국민의 권익을 침해한 결과를 행정기관에 통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언론기관에 공표하는 한편 의회에 보고함으로써 행정권의 위법·부당한 행사를 사후적으로 통제하자는 것이며 비판이 목적이다. 따라서 정답은 (4). 조석현 남부행정고시학원 강사
  • 北측지역 협동농장 선정 비료·영농기술 내년지원

    남과 북은 북측 일정 지역에 협동농장을 선정, 남측이 육묘시설과 비료·농약·농기계 등 농기자재와 배합사료 및 영농기술 등을 2006년부터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토지 및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양묘장을 북측 동·서부 지역에 1개씩 조성하고 산림병·해충 방제 등 산림자원 확충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19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농업협력위원회 제1차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7개항의 합의문을 최종 타결했다. 양측은 남측이 제안한 협동농장(공동영농단지) 조성과 관련, 남측이 육묘시설과 영농기술 등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북측은 남측 전문가들과 기술자들이 필요한 시기에 해당 지역 방문을 보장토록 했다. 또 현대적인 종자생산과 가공·보관·처리시설 역시 내년부터 지원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아울러 ▲우량 유전자원의 교환과 육종 및 재배기술 ▲생물 농약의 개발과 생산기술 ▲농작물 생육 예보 및 종합적 병해충 관리체계(IPM) 형성 ▲남측 농업전문가 방문 등 농업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북측이 제안한 축산과 과수, 채소, 잠업, 특용작물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사업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같은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실무 문제 협의를 위해 필요한 시기마다 각각 실무 접촉을 갖기로 하고 제2차 농협위 회의 날짜와 장소는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확정하기로 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주니어보드’ 혁신 주역될까

    공직사회에도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혁신을 주도할 ‘주니어보드’가 각 부처와 각급 지자체에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과장급 이하 사무관·서기관급을 중심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가 혁신모델로 급부상한 것은 최근 2년 사이. 그러나 젊은 공무원의 참신한 아이디어 창구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아직 과도기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역할 설정 혼란… 시행착오 많아무엇보다 역할설정에 대한 혼란으로 인한 시행착오가 많다.4·5급 젊은 공무원을 중심으로 ‘개혁주체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성급하게 도입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행정자치부에서는 도입 1년 남짓 만에 주니어보드의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행자부 관계자는 18일 “최근 혁신을 위한 부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주니어보드의 역할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니어보드가 언제 있었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무조정실 역시 운영 2년째를 맞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국조실 관계자는 “첫 해에는 혁신에 대한 인식도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로 조직내 혁신확산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가동했던 주니어보드를 올해부터 혁신TF로 재가동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초기에는 초임 공무원만으로 구성되다 보니 한계가 있어 과장급을 투입해 혁신기획 검증기구로 재정비했다.”고 말했다.●비상설 조직이라 자발적 참여 부족 주니어보드에 대한 조직 내 반감도 엄연한 현실이다. 주니어보드의 멤버가 혁신세력으로 나서면서 일종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반대로 주니어보드가 연구회 성격의 비상설 조직이다 보니 자발적 참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담당업무 외에 가욋일로 연구활동을 해야 하는 만큼 활동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부내 혁신 분위기를 타고 짧은 기간에 안착한 경우도 있다. 지난 연말부터 주니어보드를 가동한 보건복지부는 팀제로 직제개편을 준비하면서 그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내 성과관리체계를 도입하면서 주니어보드가 전략체계안을 만들었고, 팀제를 도입하는 데 있어서도 전략방안을 연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니어보드가 정착된 부처로는 정보통신부가 꼽힌다. 국내 대기업들이 주니어보드를 도입할 당시인 지난 1990년대 말 과장급을 중심으로 주니어보드를 꾸렸다. 정통부 관계자는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과장급들이 주체가 돼 정책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장을 만든 것이 주니어보드였다.”면서 “최근 들어 다른 부처에서 벤치마킹한다며 분주하지만 정통부에서는 이미 하나의 연구회 성격으로 자리를 잡았고, 비슷한 성격의 연구회가 많이 생겨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19)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19)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제주와 강원도, 북한 개성을 잇는 거점 지역.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아시아의 관문. 패션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해양도시. 오락, 관광, 숙박, 쇼핑, 금융, 비즈니스가 가능한 복합공항도시.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내다보는 향후 인천공항의 청사진이다. 사람과 화물이 오가는 종전의 공항기능이 아니라 초일류 허브공항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사장은 15일 “복지부동과 같은 부정적인 공기업의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다른 나라의 국제공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면서 “인천공항의 비전에서부터 조직의 구성이나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큰 틀을 확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민간경영인 최초로 인천공항 사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을 만나 비전과 전략을 들어봤다. ▶여건이 좋다는 다국적기업에서 공기업으로 온 이유부터 말해달라. -경영여건이나 보수 등에서 다국적기업이 국내 공기업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오면서 한번쯤은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이런 꿈이 있었기 때문에 기득권을 포기하고 인천공항을 택하게 됐다. 요즘은 출근할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느낀다. 의욕을 갖고 전력투구할 목표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인천공항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훌륭하다. 건설과 운영, 서비스, 영업실적 등이 매우 좋다.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성공사례를 갖고 있다. 개항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고 공항서비스부문 세계 2위를 달성한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인천공항을 축으로 법무부·세관 등 입주기관, 공항 협력업체, 입주업체간의 네트워크도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고 종사자들의 자부심이나 서비스 의식 또한 남다르다. ▶서비스부문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뭔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국제민간항공수송협회(IATA) 등에서 매년 공항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링한다. 과거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담당할 때에는 순위가 최하위권인 50위 내외였다. 그러나 인천공항 개항 이후에는 줄곧 5위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서비스개선위원회를 설치, 공항이용객의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전날의 이용객 수를 미리 예고하는 승객예고제를 도입했고, 이용객이 좀 더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안내표지판을 행선지 위주로 변경했다. 또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전용라운지(한마음라운지)를 설치하여 특수고객에 대한 편의도 더욱 세심하게 배려했다. 공항 내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물론 첨단 정보기술(IT)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용객들에게 ‘문화공항’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기도 했다. ▶공사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한다면. -1단계 건설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을 보면 직원들의 자질이 훌륭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훈련이 잘 된 조직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유연성이라는 측면은 보강돼야 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건설조직뿐만 아니라 관리조직도 강화하겠다. ▶인천공항이 초일류공항으로 발돋움하려면 직원들의 꾸준한 자기계발이 필요한데. -물론이다. 그래서 주간·야간반으로 나눠 초일류공항에 대한 시스템 등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1년 동안의 기간을 줄 테니 영어를 공부해 앞으로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인천공항 직원의 30% 정도는 정말 영어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세계적인 공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인천공항을 이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인천공항이 보인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초일류 허브공항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 인천공항의 하드웨어는 세계 정상급이다. 따라서 앞으론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다. 기존의 공기업 마인드로 일류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일류가 될 수는 없다. 세계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각종 시스템에서 마인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글로벌스탠더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5가지 전략을 도출해냈다. 세계 최고의 동북아 물류허브 구현,2단계 사업의 성공적 완수, 전략적인 공항 주변 개발을 통한 복합공항도시 건설, 초일류 공항기업의 실현, 다양한 이해당사자와의 협조 등이다. 우선 외국항공사의 취항을 위해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공항 주변 지역에 글로벌 물류기업의 물류센터나 지역본부를 유치하겠다. 공항 주변의 360여만평 여유부지에 국내외의 민간투자자본을 끌어들여 물류, 오락, 비즈니스, 숙박, 관광, 쇼핑 등 다양한 지원기능을 갖춰 나갈 것이다. 이러한 허브기능이 공항 인근 용유지역의 관광기능, 인천항의 해운기능과 연계되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가능하다면 공항 주변과 영종∼용유지역을 넘어서 청라∼송도 자유무역지역, 제주도, 강원도는 물론 더 나아가서는 남북관계가 잘 풀릴 경우, 개성까지 확장하는 거시적 가능성도 구상해보고 싶다. ▶벤치마킹할 곳은 있나. -홍콩의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다. 인천공항은 2010년쯤 이같은 세계의 일류 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초일류공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2단계 건설사업도 초일류공항으로 가는 관건인 것 같다. -2단계 건설사업은 베이징올림픽으로부터 유발되는 항공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2008년 내에 완료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사업인 만큼 발주단계에서부터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불필요한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겠다. 2단계 사업은 공항 운영과 병행돼야 하므로 운영·건설시스템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공항운영과 고품질의 공항건설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여 관리할 것이다. 사전 검증시스템과 함께 충분한 시운전기간을 확보해 만일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공항 확장은 중장기적인 공항경쟁력과 직결되므로, 항공수요 추세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2단계 이후 3단계 확장사업에 대해서도 대비하겠다. ▶노사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특별히 풀어나갈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노조와 대화를 나눠보니 정말로 순수했다.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낙하산 인사 막아달라거나 경영을 투명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조측에 내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유가 바로 그 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임무니까 요구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해나가겠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일부 노사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노조와 대화할 것이며, 균형과 효율성을 지켜 원칙과 기본에 어긋나는 타협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올해 안으로 다른 기업의 모범이 될 만한 선진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이재희 사장은 이재희(58)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물류 전문가다. 다국적기업인 TNT익스프레스 북아시아지역 사장을 역임하는 등 20여년 동안 물류분야와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했다. 순수한 민간경영인 출신으로는 첫번째 인천공항 사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인천공항 사장은 건설교통부 출신 관료들이 맡아왔다. 이 사장은 이미 검증된 CEO다. 그는 1999년 외환위기로 국내 철수를 고려 중이던 유니레버코리아의 회장으로 취임,3년 동안 연평균 55%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문닫기 직전의 회사를 회생시켜 놓은 것이다. 이때 이 사장은 ‘위기돌파형 CEO’라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치열한 기업경영을 게임처럼 즐기는 여유도 있다. 현재 공사·공단 등 213개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 가운데 순수 민간경영인은 이 사장과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뿐이다. 이 사장은 “민간경영인이 관료나 정치인 출신보다 경영을 잘 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특히 주공 한 사장과의 경쟁은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격식이나 권위를 강조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취임 직후 구내식당의 임원전용 식당칸을 없앴다. 사소한 칸막이가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벽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직원들이 격식 없이 뒤섞여 점심을 먹는다. 사내 전산망에 감명깊게 읽었던 시를 올리기도 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경남 김해 출신의 이 사장은 부산고와 부산대 상대를 졸업한 뒤 1970년부터 8년 동안 세계적인 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하얏트 리젠시서울 상무이사와 TNT익스프레스 북아시아지역사장, 유니레버코리아 회장, 대통령직속 동북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 사장 공모가 3차례나 불발로 그친 뒤 4차 공모에서 헤드헌팅업체의 추천을 받아 사장으로 선임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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