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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비원 분신’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 폭행…코뼈 내려앉아

    ‘경비원 분신’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 폭행…코뼈 내려앉아

    50대 경비원이 분신을 시도해 숨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해 코뼈가 내려앉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쯤 입주민 A씨가 이 아파트 정문경비원 이모(56)씨를 아파트 상가 근처로 불렀다. A씨는 이씨에게 “왜 나를 쳐다보느냐”고 물었고 이씨가 쳐다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자 곧장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해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목격한 다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신고해 폭행은 멈췄으나 이씨는 이미 코뼈가 주저앉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으나, A씨와 가족들이 거듭 사과하자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출석요구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일반노조 관계자는 “분신 사건 이후 경비원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요구해 왔는데 이 아파트에서 또다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고 공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고, 이날 오후 5시쯤 열리는 2차 조정위원회에서 조정에 실패할 경우 바로 파업에 돌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19∼20일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 106명 전원을 해고예고 통보했고, 경비원들은 같은 달 27∼28일 찬반 투표를 실시해 71.81%의 찬성으로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 신현대아파트에서는 지난 10월 7일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한 뒤 치료를 받다가 한달 만인 지난달 7일 숨졌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령경비원 고용지원금은 ‘생색내기용’?

    고령경비원 고용지원금은 ‘생색내기용’?

    내년 1월 경비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전면 적용을 앞두고 대량 해고 우려가 높아지자 고용노동부가 ‘희망의 끈’으로 제시한 고령자고용지원금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1일 아파트 등의 경비직에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정부가 근로자 1인당 월 6만원, 연간 72만원의 고용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2017년까지 3년 연장키로 했다. 또 경비직 100명 가운데 23명 이상을 60세 이상 근로자로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주던 것을 ‘100명 중 12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를 통해 최대 1만명이 추가 혜택을 받고 지원 금액만 연간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고용부는 기대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실상은 달랐다. 경기지역의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정부 발표 후 지원을 받을 생각으로 지역 고용센터를 찾았다가 허탕만 쳤다. 경비직 등 관리소 직원 10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9명이나 되지만 “자격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제25조의 2)은 고령자고용지원금의 혜택 조건으로 ‘사업 개시 이후 근로자의 정년을 선정한 사실이 없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년을 설정하지 않은 사업장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취업규칙에 정년이 60세로 명시돼 있다. 관리소장 이모(61)씨는 8일 “정년을 정하지 않은 사업장이 얼마나 되겠느냐. 결국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1%도 안 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 의지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주민들이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책임을 관리소에 묻고 있다”면서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주민들과의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이 자치관리하는 충청권의 B아파트는 경비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정년을 62세로 정했다. 고용안정을 위해 주민들이 도입한 ‘정년제’가 고용 불안 상황에서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사례다. 60세 정년이 명시된 대전의 C아파트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어렵다 보니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택했다.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임금 인상으로 입주민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경비원의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기로 했다. 고령자고용지원금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고령자고용지원 예산은 15억원으로 10월 현재 916개 업체, 1800여명에게 13억원이 지원됐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3.5배 증가한 53억원이 책정됐다. 정부가 지원요건을 완화하고 예산을 증액했지만 ‘정년 미설정 사업장’이라는 규제 조항이 살아 있는 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고용센터 관계자는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장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원 문의가 많아졌지만 지원 가능한 경우가 적다 보니 괜한 민원만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비원 분신’ 강남 아파트 노조 파업 결정

    ‘경비원 분신’ 강남 아파트 노조 파업 결정

    50대 경비원의 분신에 이어 경비 노동자 전원에 대한 해고 통보로 물의를 빚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의 경비원 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정했다. 내년부터 감시·단속 근로자도 최저임금의 100%(시간당 5850원)를 적용받는 상황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무더기 해고가 점쳐지는 터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S아파트분회는 27~28일 임단협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71.18%의 찬성으로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노조 측은 곧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4일 경비 용역업체인 한국주택관리주식회사와 노조 측은 제25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된 바 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조정신청 이후 10일(연장 시 최장 20일)의 조정 기간을 거쳐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노조 측은 조정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미리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경비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파업까지 불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경비원 이모(53)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린 끝에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이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었고 한 달 만에 패혈증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용역업체 변경을 결정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경비원을 포함한 용역업체 노동자 106명에게 다음달 31일자로 해고하겠다는 통보를 지난 20일 보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다음달 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확정될 사안일 뿐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의 100%가 적용되면서 관리비 상승을 우려한 입주자들이 경비원 대량 해고 움직임을 보이는 터라 노동계는 S아파트의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 사무국장은 “다른 아파트들도 무더기 해고가 예상되는 만큼 파업이 실제로 진행되면 다른 곳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경제 블로그] 난장판 속 빛바랜 하영구 회장 선임

    [경제 블로그] 난장판 속 빛바랜 하영구 회장 선임

    난장판이 따로 없었습니다. 박병원 회장 뒤를 이을 12대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설’이 무성했던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선출됐습니다. 역대 회장 중 이상철(전 국민은행장)·신동혁(전 한미은행장) 전 회장에 이어 ‘11년 만에 세 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어설픈 선출 과정 탓에 빛이 바래 버렸습니다. 협회 이사회 멤버인 행장 10명이 28일 차기 회장후보 선출을 위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노조가 회의실을 원천 봉쇄하면서 행장들은 급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은행회관 1층 관리사무소입니다. 금융산업을 주무르는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관리사무소에 옹기종기 모여 박 회장의 ‘지시’를 기다리는 씁쓸한 풍광을 연출한 겁니다. 잠시 뒤 행장들은 노조의 눈을 피해 가까운 호텔에 ‘헤쳐 모여’ 이사회와 총회를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12대 은행연합회장은 ‘첩보작전’ 펴듯 기습 선출됐습니다. 회원사인 행장들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낙하산 인사도 어느 정도는 사전 교감을 통해 여론 조성 등 ‘군불 지피기’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일절 그런 작업이 없었다는 겁니다. 한 시중은행장은 “대부분의 이사회 멤버(행장)들이 내정설을 신문 보고 알았다”며 불쾌해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공식석상에서 대놓고 문제 제기를 한 행장도 없었습니다. 되레 지난 27일 저녁에는 하 전 행장을 단독 후보에 추대하기로 사전 모의하기까지 했습니다. 불만은 있지만 결국엔 ‘보이지 않는 손’의 의지대로 거수기 노릇을 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금융산업의 현주소일지도 모릅니다. 관치(官治)를 없애겠다면서도 여전히 ‘밀실 인사’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당국과 또 그런 인사를 보고도 미운털이 박힐까 침묵하는 행장들 모두 같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분신자살’ S아파트 경비원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단독]‘분신자살’ S아파트 경비원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해 숨져 논란이 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 경비원들이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S아파트분회는 지난 27~28일 ‘임단협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행한 결과, 투표권자 56명 중 찬성 42표(71.18%), 반대 11표, 무효 3표로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아파트 경비원 78명 가운데 59명(76%)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휴가자 1명, 투표 거부자 2명을 제외하고 조합원 56명이 파업 찬반투표에 참여했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했다. 앞서 24일 경비 용역업체인 한국주택관리주식회사와 제25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면 통상 조정기간 10일(연장하면 최장 20일)을 거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 측은 조정에서 주도권을 갖고자 미리 찬반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경비원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다가 분신자살을 시도 하기도 했다. 이씨는 결국 전신 3도 화상을 입었고, 한 달만인 이달 7일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용역업체 변경을 결정했다. 경비원 78명 등 용역업체 노동자 106명에게 12월 31일 해고하겠다는 예고 통보를 지난 20일 보냈다. 관리사무소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다음 달 초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확정될 사안일 뿐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내년부터 감시·단속직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100%로 오르기 때문에 12월에 다른 아파트에서도 무더기 해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랑에서 배우는 ‘아파트 생활백서’

    ‘아파트 관리에도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서울 중랑구는 27일 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아파트 동별 대표자 및 관리소장, 안전관리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주택 윤리 및 안전교육’을 개최했다. 아파트 거주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공동주택 관리 교육과 방범·안전 교육으로 나누어 총 4시간 동안 진행했다. 한영화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공동주택 운영의 투명화 및 효율적 방안, 올바른 사업자 선정 방향, 장기수선충당금 계획 수립과 집행 방법 등 공동주택의 관리와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300가구 이상인 아파트, 150가구 이상이면서 엘리베이터가 있거나 중앙·지역 난방을 이용하는 아파트는 입주자대표(동대표)를 구성해야 하는 의무단지에 들어간다. 이런 곳은 관리사무소장에 주택관리사를 채용해야 한다. 동대표의 임기는 2년이며 2010년 7월 이후부터 2회 중임만 가능하도록 개정됐다. 이들은 관리규약 개정, 관리 방법 제안, 공용사용료 기준 결정, 관리비 회계 의결 등의 일을 하게 된다. 2부에서는 이희순 중랑소방서 홍보교육팀장과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계 장영준 경사의 강의로 공동주택 관련 강도·절도 등의 범죄 예방 및 대응 요령을 배웠다. 또 소화기 설치물 관리 방법, 화재 발생 예방 및 대피 요령 등도 습득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교육이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 및 주거복지 실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범죄 없고 안전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비원 분신 아파트, 또다시 논란에 휩싸여..왜?

    경비원 분신 아파트, 또다시 논란에 휩싸여..왜?

    경비원 분신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전원이 해고 예고 통보장을 받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20일 해당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78명에게 다음달 31일자로 해고를 예고한 통보장을 보냈다. 김선기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아파트 측에서는 15년 이상 계약을 이어온 현재 업체에게 갑작스럽게 계약 종료를 통보해 왔다”며 “이씨의 분신 등으로 아파트 이미지가 실추되자 보복성 해고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광장소음&층간소음/정기홍 논설위원

    말로만 듣던 층간소음 피해를 최근 경험했다. 쉬고 있던 날, 곧 이사를 올 이웃집의 드릴 공사가 불씨가 됐다. “이해해 달라”는 공사 인부의 통사정에 발길을 돌렸는데 이내 후회하고 말았다. ‘쉬는 날은 공사를 않겠다’는 이웃집 명의의 글이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아파트 관리 내규에는 ‘토·일요일과 공휴일 공사는 못하고, 평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게시판의 글을 이웃집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에서 대신 쓴 게 아닌가 짐작된다. 이웃집 주인이 내용을 알 턱이 없으니 ‘층간소음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공사 인부의 사과가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지난 2월 층간소음 기준을 주야간 각각 5㏈(데시벨)씩 강화하고 피해 규정도 신설해 놓았지만 그 또한 서로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직도 희박한 층간소음 인식을 보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주말인 2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75㏈ 숨바꼭질’이 일어났다고 한다. 집회의 주최 측인 한국노총과 단속에 나선 경찰 간에 소음 기준을 놓고 기싸움을 벌인 현장이다. 경찰이 집회 소음의 기준을 80㏈에서 75㏈로 강화한 이후 첫 단속 현장이었는데, 소음을 측정하는 차량 전광판까지 동원됐다고 한다. 시시때때로 오르내리는 소음치를 두고 신경전이 여러 차례 오갔다니 보기 드문 광경이었던 것 같다. 광장이 상대적인 약자의 주장이 펼쳐지는 공간이어선지 경찰의 단속이 다소 매정하게 보인다. 하지만 ‘소통의 장’인 광장이 그동안 너무 시끄러웠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떨치기는 힘들다. 물론 우리 사회가 아직 공정한 사회와 거리가 있고, 이런 이유로 집단의 목소리가 더 과격해졌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비정상적인 광장의 모습이다. 층간이든 광장이든 생활소음 스트레스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지금이다. 소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져 민원을 제기하는 기세도 만만찮다. 최근 수인한도(사회 통념상 참아야 하는 정도)를 넘어선 집회 소음 민원을 제기하는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한다. 봇물처럼 터지는 ‘쉴 권리’에 대한 요구다. 설익은 집회 문화가 제자리를 찾을 때가 된 게 아닌가 한다. 주장이 다양화한 지금은 암흑했던 지난 시절이 아니고, 복잡다기한 ‘1인 100색’의 시대다.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보다 다양해져 있고 주장과 욕구 또한 그 속이 꽤 깊다. 엄격한 법의 적용을 논하기에 앞서 집회장 인근의 시민들이 ‘소리를 들어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이 소음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바깥 소음에 대해선 다소 관대한 편이었다. 소음을 측정하는 전광판이 광장과 보도(步道)의 파수꾼이 돼선 안 될 일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경비원 분신 아파트, 남은 경비원에게 해고 통보? 진실은..

    경비원 분신 아파트, 남은 경비원에게 해고 통보? 진실은..

    입주민의 폭언을 들은 경비원이 분신해 숨졌던 한 아파트 측이 남은 경비원 전원이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20일 해당 아파트 일하는 경비원 78명에게 다음달 31일자로 해고를 예고한 통보장을 보냈다. 이에 김선기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아파트 측에서는 15년 이상 계약을 이어온 현재 업체에게 갑작스럽게 계약 종료를 통보해 왔다”며 “이 씨의 분신 등으로 아파트 이미지가 실추되자 보복성 해고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원 “아파트 비리 OUT”… 민원 중재 공무원 첫 채용

    노원 “아파트 비리 OUT”… 민원 중재 공무원 첫 채용

    최근 배우 김부선씨가 폭로한 난방비 비리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 노원구가 아파트 민원과 분쟁을 전문적으로 중재하기 위해 서울시 최초로 현직 아파트 관리소장을 공무원으로 채용했다고 20일 밝혔다. 구는 최근 진행된 주택관리사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채용시험에서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시험을 거쳐 김영부(46·여)씨를 최종합격자로 선정해 발표했다. 주택관리사 자격을 가진 김씨는 성동구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해 왔다. 김씨는 24일부터 공동주택 민원 조정 및 분쟁 해결 상담 업무를 맡게 된다. 김씨는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활동하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주민과 관리사무소 간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는 2010년부터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공동주택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공동주택 민원 해결을 위해 공동주택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변호사가 월 2회 동대표와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는 주민리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매주 3회 아파트 단지에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강사가 찾아가 아파트 주민 등을 대상으로 주민소통게시판, 층간소음 줄이기, 관리비 절약하기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10월 말까지 52회에 걸쳐 115개 단지 446명을 교육했다. 구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공동주택관리와 관련된 민원은 2012년 3972건, 2013년 3733건, 2014년 10월 말 현재 2873건 등으로 조금 감소했다. 현재 구의 총 19만 7728가구 중 아파트가 15만 8563가구로 80.2%를 차지하고 있다. 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관련 민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구민의 80% 이상이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노원구의 특성을 고려해 실무와 경험을 갖춘 주택관리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전문적인 상담과 개입을 통해 공동주택 내의 불신이 사라지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투명한 아파트 관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갈 곳 없는 사직단 율곡·신사임당 동상

    갈 곳 없는 사직단 율곡·신사임당 동상

    서울 종로 사직단에 세워진 율곡 이이(왼쪽) 선생과 신사임당(오른쪽)의 동상이 이전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직단 복원을 앞두고 내년 3월쯤 옮겨야 하나 소유권자가 누구인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14일 문화재청 사직단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 동상들은 내년 초 사직단 발굴이 예정돼 이전해야 한다. 현재 동상이 있는 곳은 잡물고(제사에 필요한 기구 등을 보관하던 창고), 소복방(사직단을 관리하는 낮은 지위 인물들의 숙소) 등 사직단의 중요 건물 5곳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발굴과 복원이 꼭 필요한 곳이라 동상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영렬 사직단 관리사무소장은 “지금의 위치는 동상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면서 “사직단 복원 용역이 완료되고 사업비가 확보되면 내년 3~4월쯤 발굴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상 소유권자인 종로구청이 하루빨리 다른 곳으로 이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종로구의 공원·문화·재산관리 부서에선 동상이 구 소유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동상 이전 장소를 결정할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동상이 문화재가 아닌 데다 재산관리목록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율곡 선생과 밀접한 인연을 맺은 지역으로도 사직단 동상이 갈 형편이 안 된다. 경기 파주시와 강원 강릉시가 동상을 새로 제작했거나 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파주에서는 시와 파주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율곡 이이 선생·신사임당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2010년부터 율곡 선생 일가 묘가 있는 자운서원으로 사직단 동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비용 과다 등의 이유로 상반기에 동상을 새로 제작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율곡 선생이 태어난 강릉에서는 이미 2009년 오죽헌에 동상을 만들었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서울신문사와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가 주도해 건립한 15기 동상 가운데 하나로 1970년 10월 이학수 고려원양 사장이 헌납해 조각가 최만린의 작품으로 세워졌다. 한상봉 기자 hsh@seoul.co.kr
  •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열량계 조작 무혐의” 전 관리소장 등 3명 입건 도대체 왜?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열량계 조작 무혐의” 전 관리소장 등 3명 입건 도대체 왜?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열량계 조작 무혐의” 전 관리소장 등 3명 입건 도대체 왜? 배우 김부선(53)씨 아파트 난방비 문제와 관련해 경찰은 ‘0원’ 난방비를 부과받아 열량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입주민들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형사입건하지 않고 내사를 종결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6일 “난방량이 ‘0’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11가구에 대해서 열량계 ‘조작’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해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성동구청의 수사의뢰를 받아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에서 2007∼2013년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횟수가 두 차례 이상인 69개 가구를 조사한 뒤 그 이유가 소명되지 않는 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소환조사 등을 벌여왔다. 조사 결과 미거주, 배터리 방전·고장, 난방 미사용 등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난방량 ‘0’으로 나온 가구는 총 11개 가구였다.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오면서 이들 11개 가구가 2007∼2013년 부과받지 않은 난방비 총액은 총 505만 5377만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가구가 열량계를 고의로 조작해 관리사무소 직원을 속이고 난방비를 실제 사용량보다 적게 부과받았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난방비 ‘0원’인 이유가 소명되지 않은 11가구(38건)가 열량계를 조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관리사무소 측이 열량계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봉인지의 부착·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방량이 0으로 나온 가구의 봉인지가 뜯어져 있어도 해당 가구가 고의로 해제한 것인지 입증할 수 없었다. 또 검침카드나 기관실 근무일지도 꼼꼼히 기록되지 않았다. 실제로 열량계 고장·수리나 배터리 방전·교체를 했더라도 기록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난방량이 현저히 적게 나온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유를 자세히 조사하지 않는 대신 가구주에게 인터폰으로만 형식적으로 묻거나 아예 조사하지 않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가구 55건의 열량계 고장 건에 대해 난방비를 부과하지 않거나 평균 난방비에 미달하게 부과해 총 344만 4945원의 난방비를 다른 가구에 전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처럼 열량계가 고장 난 가구에 난방비를 제대로 부과·징수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배임)로 아파트 전직 관리소장 이모(5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해당 아파트의 난방비 문제 제기를 한 김부선씨는 “현 체제에서 관리소장은 동대표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을’인데 ‘을만 잡고 나머지 주민들에게는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동대표들과 관리소장과의 유착관계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주열 아파트비리척결 운동본부 대표는 “관리소 직원들은 위탁관리업체가 갱신되면 해고되는 고용불안에 시달린다”며 “동대표와 관리소 직원들의 유착을 견제·감독할 수 있는 외부 감시 기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 대표는 “구청은 문제가 발생하면 시정권고를 하거나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할 뿐이어서 현실적인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며 “국회에서 발의한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황당하네”,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도대체 이게 뭐지”,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이런 결과 나올 줄 알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용두사미 ‘난방비 0원’ 수사

    배우 김부선(53)씨의 폭로로 불거진 아파트 난방비 조작 의혹과 관련, 경찰이 ‘난방비 0원’을 부과받은 입주민들에 대해 형사 입건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서울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16일 “난방량이 ‘0’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 11가구의 열량계 조작 의심을 떨칠 수는 없었지만 증거가 부족해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열량계가 고장난 가구에 난방비를 제대로 부과·징수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배임)로 아파트 전직 관리소장 이모(5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2007~2013년 H아파트에서 난방비가 2회 이상 ‘0’으로 나온 69가구를 조사했다. 11가구는 공소시효가 끝났고 24가구는 미거주, 18가구는 고장(또는 건전지 방전), 5가구는 난방 미사용 때문에 난방량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가구는 ‘0’인 이유가 소명되지 않았지만 범죄 사실을 특정할 수 없어 형사입건까진 하지 않았다. 해당 가구가 열량계를 조작해 난방비를 실제 사용량보다 적게 부과받았다면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이 열량계 봉인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가구가 고의로 해제한 것인지를 입증할 수 없었다. 이 11가구가 2007∼2013년 부과받지 않은 난방비 총액은 총 505만여원으로 추산됐다. 처음 난방비 문제를 제기한 김부선씨는 “관리소장은 동대표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데 ‘을’만 잡고 주민들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동대표들과 관리소장의 유착관계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김부선 난방비 “열량계 조작 무혐의” 전 관리소장 입건 도대체 왜?

    김부선 난방비 “열량계 조작 무혐의” 전 관리소장 입건 도대체 왜?

    김부선 난방비 “열량계 조작 무혐의” 전 관리소장 입건 도대체 왜? 배우 김부선(53)씨 아파트 난방비 문제와 관련해 경찰은 ‘0원’ 난방비를 부과받아 열량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입주민들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형사입건하지 않고 내사를 종결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6일 “난방량이 ‘0’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11가구에 대해서 열량계 ‘조작’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해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성동구청의 수사의뢰를 받아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에서 2007∼2013년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횟수가 두 차례 이상인 69개 가구를 조사한 뒤 그 이유가 소명되지 않는 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소환조사 등을 벌여왔다. 조사 결과 미거주, 배터리 방전·고장, 난방 미사용 등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난방량 ‘0’으로 나온 가구는 총 11개 가구였다.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오면서 이들 11개 가구가 2007∼2013년 부과받지 않은 난방비 총액은 총 505만 5377만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가구가 열량계를 고의로 조작해 관리사무소 직원을 속이고 난방비를 실제 사용량보다 적게 부과받았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난방비 ‘0원’인 이유가 소명되지 않은 11가구(38건)가 열량계를 조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관리사무소 측이 열량계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봉인지의 부착·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방량이 0으로 나온 가구의 봉인지가 뜯어져 있어도 해당 가구가 고의로 해제한 것인지 입증할 수 없었다. 또 검침카드나 기관실 근무일지도 꼼꼼히 기록되지 않았다. 실제로 열량계 고장·수리나 배터리 방전·교체를 했더라도 기록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난방량이 현저히 적게 나온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유를 자세히 조사하지 않는 대신 가구주에게 인터폰으로만 형식적으로 묻거나 아예 조사하지 않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가구 55건의 열량계 고장 건에 대해 난방비를 부과하지 않거나 평균 난방비에 미달하게 부과해 총 344만 4945원의 난방비를 다른 가구에 전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처럼 열량계가 고장 난 가구에 난방비를 제대로 부과·징수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배임)로 아파트 전직 관리소장 이모(5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해당 아파트의 난방비 문제 제기를 한 김부선씨는 “현 체제에서 관리소장은 동대표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을’인데 ‘을만 잡고 나머지 주민들에게는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동대표들과 관리소장과의 유착관계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주열 아파트비리척결 운동본부 대표는 “관리소 직원들은 위탁관리업체가 갱신되면 해고되는 고용불안에 시달린다”며 “동대표와 관리소 직원들의 유착을 견제·감독할 수 있는 외부 감시 기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 대표는 “구청은 문제가 발생하면 시정권고를 하거나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할 뿐이어서 현실적인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며 “국회에서 발의한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황당하네”,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도대체 이게 뭐지”, “김부선 아파트 수사결과, 이런 결과 나올 줄 알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난방비 0원’ 무혐의 내사 종결…김부선-입주민 명예훼손 고소전

    ‘난방비 0원’ 무혐의 내사 종결…김부선-입주민 명예훼손 고소전

    배우 김부선(53)씨가 제기한 아파트 난방비 문제와 관련해 경찰은 ‘0원’ 난방비를 부과받아 열량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입주민들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형사입건하지 않고 내사를 종결했다. 입주민들은 김부선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김부선씨 역시 맞고소로 대응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6일 “난방량이 ‘0’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11가구에 대해서 열량계 조작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해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성동구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에서 2007∼2013년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횟수가 두 차례 이상인 69개 가구를 조사한 뒤 그 이유가 소명되지 않는 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소환조사 등을 벌여왔다. 조사 결과 미거주, 배터리 방전·고장, 난방 미사용 등의 소명이 이뤄지지 않고 난방량 ‘0’이 나온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구는 총 11개 가구였다.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오면서 이들 11개 가구가 2007∼2013년 부과받지 않은 난방비 총액은 총 505만 5377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가구가 열량계를 고의로 조작해 관리사무소 직원을 속이고 난방비를 실제 사용량보다 적게 부과받았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난방비 ‘0원’인 이유가 소명되지 않은 11가구(38건)가 열량계를 조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일단 관리사무소 측이 열량계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봉인지의 부착·관리를 하지 않았다. 또 봉인지가 뜯어져 있어도 해당 가구가 고의로 해제한 것인지 입증할 수 없었다. 검침카드나 기관실 근무일지도 꼼꼼히 기록되지 않았다. 실제로 열량계 고장·수리나 배터리 방전·교체를 했더라도 기록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 동안 관리사무소 측은 난방량이 현저히 적게 나온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유를 자세히 조사하지 않는 대신 가구주에게 인터폰으로만 형식적으로 묻거나 아예 조사하지 않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가구 55건의 열량계 고장 건에 대해 난방비를 부과하지 않거나 평균 난방비에 미달하게 부과해 총 344만 4945원의 난방비를 다른 가구에 전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처럼 열량계가 고장 난 가구에 난방비를 제대로 부과·징수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배임)로 아파트 전직 관리소장 이모(5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해당 아파트의 난방비 문제 제기를 한 김부선씨는 “현 체제에서 관리소장은 동대표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을’인데 ‘을만 잡고 나머지 주민들에게는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동대표들과 관리소장과의 유착관계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주열 아파트비리척결 운동본부 대표는 “관리소 직원들은 위탁관리업체가 갱신되면 해고되는 고용불안에 시달린다”며 “동대표와 관리소 직원들의 유착을 견제·감독할 수 있는 외부 감시 기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 대표는 “구청은 문제가 발생하면 시정권고를 하거나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할 뿐이어서 현실적인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며 “국회에서 발의한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난방비 ‘0원’ 혐의를 받았던 동대표 이모(62)씨는 지난달 6일 김부선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김부선씨가 페이스북이나 언론을 통해 동대표들이 마치 난방비를 하나도 안 낸 것처럼 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선씨도 지난달 10일 관리소장, 동대표 등 1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량제봉투에 김장쓰레기 OK… 서대문구 새달 21일까지 수거

    서대문구는 김장철을 맞아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긴 김장쓰레기도 수거한다고 6일 밝혔다. 구는 다량의 김장쓰레기를 편리하게 배출할 수 있도록 50ℓ, 75ℓ, 100ℓ 일반 종량제 봉투 사용을 가능하도록 한 대신 김장쓰레기 외에 다른 음식물 쓰레기나 일반쓰레기가 섞여 있으면 수거하지 않는다. 따라서 흙이 묻은 뿌리, 노끈, 자루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김장쓰레기만 담아야 한다. 아울러 식별하기 쉽도록 구청에서 제작한 ‘김장쓰레기 배출 스티커’를 일반 종량제 봉투에 부착해야 한다. 스티커는 종량제 봉투 판매소, 동 주민센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받거나 구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으면 된다. 21일 오전 10시~오후 5시 구청 광장에서는 김장 재료를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난방비 0원’ 김부선 아파트 가구들 한 달째 이유 못 대

    배우 김부선(53·여)씨가 폭로한 아파트 난방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성동경찰서는 6일 “수사 대상인 16가구 중 극히 일부만 ‘0원 난방비’의 이유가 소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당시 수사 대상을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는 16가구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 대다수는 한 달여가 넘도록 만족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적용할 혐의와 형사 처벌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난방비 부과·징수 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주쯤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성동구청은 김씨가 사는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 월 가구 난방량이 ‘0’인 건수가 300건, 난방비가 9만원 이하인 건수가 2398건이라고 경찰에 통보한 바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아파트 난방비 ‘0원’ 3800건 더 있다

    아파트 난방비가 전국적으로 새고 있지만 난방 계량기의 파손·고장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규제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겨울(2013년 11월~2014년 2월) 전국 가구별 아파트 난방비 전수조사 중간 집계 결과 지금까지 난방 계량기 고장·파손이 38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전국 공동주택 781만 가구에 대해 난방 계량기 조작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3787대가 고장 났고 11대는 훼손돼 적어도 한 달 이상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아파트 개별 가구에 설치된 난방 계량기도 적정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계량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달라고 국가기술표준원에 건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1995년에 개정된 계량에 관한 법률은 난방 계량기의 형식승인, 계량기 검정 또는 재검정, 변조에 따른 벌칙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아파트 가구에 설치된 계량기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법률은 사업자(난방 공급자)와 사용자가 직접 계약한 경우만 적용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사업자와 아파트 관리사무소 간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전체로 들어가는 통합계량기만 법의 적용을 받고 가구 계량기 조작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계량기 조작은 주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2009년 이전에 설치된 중앙난방 방식 아파트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배관에 열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열량이 체크되는 지역난방이나 연료 공급 파이프가 가구별 보일러에 연결된 개별난방에서는 계량기를 조작할 경우 난방이 중단되는 등 조작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계량기 고장·훼손으로 부과되지 않은 난방비는 관리 규약에 따라 같은 가구 평균 난방비, 전년 같은 달 난방비 등을 적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대북전단과 탈북자] 국내 최대 탈북자 거주지 인천 논현지구

    [대북전단과 탈북자] 국내 최대 탈북자 거주지 인천 논현지구

    우리나라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2만 5000명의 살아가는 방식이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정착 초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다소 쭈뼛거리던 것과는 달리 점차 국내에 적응하는 방식을 체득해 가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등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인천 남동구 논현택지개발지구 12, 14단지는 국내 최대의 북한이탈주민 집단 거주지다. 4일 남동구에 따르면 지역 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모두 1620명(남 461명, 여 1159명)으로 이 가운데 1349명이 논현지구에 살고 있다. 탈북자 사회의 축소판처럼 그들만의 타운이 형성돼 있는 것이다. 12단지 800가구 중 60%가량이 북한에서 온 주민이며 14단지에도 3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이들을 이곳에 모이게 한 것은 국민임대아파트와 인근 남동공단의 일자리였다. 200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정착지원금이 제법 돼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었지만 탈북자가 늘어나면서 지원이 줄어들었고 요즘은 일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상당수는 식당·가게·공사장 등에서 잡일을 한다. 조모(42)씨는 “힘들지만 날이 갈수록 보조금이 줄어들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7년 전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두 아들과 함께 왔다는 정모(62·여)씨는 “자식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 어떨 때는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이곳 주민들은 술·담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부모형제를 두고 남쪽으로 왔다는 죄책감과 고단한 삶을 술로 달랜다. 12단지 경비원 김모(67)씨는 “재활용 수거를 한 다음날에도 술병이 수북이 쌓인다”면서 “한때 이곳 부부싸움은 요란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탈북민들의 공식적인 모임은 없다. 생사의 고비를 넘어 남쪽으로 왔다는 공통점으로 끈끈한 유대가 형성돼 있을 것 같지만 그 흔한 친목모임조차 없다. 단지 내 다른 주민들과도 말을 잘 섞지 않는다. 이모(35·여)씨는 “이곳에 4년 살았지만 어린이집에서 새터민 학부모와 아이들 얘기를 잠시 나눈 것 외에는 특별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친하게 지내는 건 정착교육을 함께 받은 하나원 동기생들이다. 그래서 ‘탈북자 최대 인맥은 하나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담사 김씨는 “고향이나 출신 학교, 과거 직업 등을 물으면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쉽고 편하게 묻는 게 ‘하나원 몇 기세요’라는 질문”이라고 했다. 탈북 여성이 남성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것도 특이하다. 최모(49·여)씨는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중국 등을 오가며 장사를 하다 탈출한 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주민들의 미래에 대한 열정은 남한 주민에 뒤지지 않는다. 자격증을 따면 정착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낮에 일하고 밤에는 요리·미용·컴퓨터학원 등을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식과 함께 탈북한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자녀교육 열기도 상당하다. 멋을 부리는 것에도 익숙해져 간다. 14단지 관리사무소 김모(42) 과장은 “북한 출신 주민들은 민감하고 자존심이 센 데다 자기 주장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존심이 더러는 피해의식으로 나타난다고도 한다. 어쨌든 이들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사람으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원래 한국 사람인 이들이 한국인처럼 취급받기를 원하는 상황은 시대가 낳은 난센스”라면서 “우리 사회가 이들을 껴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불길을 걷는다

    불길을 걷는다

    강천산 단풍이 곱다는 이야기, 참 여러 차례 들었다. 전북 순창에 솟은 작은 산이지만, 가을 풍경만큼은 ‘소금강’이라 부를 만하다고도 했다. 행장 꾸려 나선 길, 현지인들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려면 11월 초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한데 외지인의 시선으로는 그마저도 충분했다. 온통 붉기만 하면 무슨 맛이랴. 노랗고 푸른 기운들이 섞여야 외려 더 아름답지 않겠나. 강천산(584m)은 아름답고 편안하고 소박하다. 이웃한 산성산(603m), 광덕산(578m) 등을 묶어 등산을 즐길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산책하듯 자박자박 걷는 쪽이 더 나아보인다. 강천산의 백미는 ‘음이온 산책길’이다. 이에 대한 안내판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강천산엔 폭포가 여러 곳이다. 폭포 주변엔 음이온이 많이 생성되는데, 이를 흡수하며 걸으면 힐링도 되고, 건강도 얻는다는 것이다. 음이온 산책길은 매표소부터 구장군 폭포까지 왕복 5㎞ 남짓 거리다. 매표소~병풍폭포~강천사~현수교~구장군 폭포로 이어진다. 산책로는 잘 닦여 있다. 산길치고 폭도 넓은 편이다. 높낮이도 완만해 왕복 세 시간 남짓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쉴 일이 없다. 길은 구장군 폭포에 이를 때까지 줄곧 계곡과 동행한다. 계곡과 폭포에서 떨어진 물 입자는 음이온을 만든다. 음이온 수치는 산책길 중간중간에 설치된 LED전광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맨발로 걷는 황홀한 단풍길… 구름 다리 위 신선놀음 산책로에서 처음 만나는 명소는 병풍폭포다. 2002년에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 위로 크고 작은 두 개의 폭포가 조성돼 있다. 폭포에선 쉼 없이 물줄기가 쏟아지는데, 워낙 가늘어 안개비가 내리는 듯하다. 이 덕에 햇살이 비치는 오후 무렵이면 늘 폭포 아래쪽으로 무지개가 걸린다. 폭포 맞은편은 단풍 숲이다.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이파리가 붉은빛으로 선연하다. 음이온 산책로 옆으로 목재 데크 길이 나 있다. ‘숲길 산책로’다. 음이온 산책길이 계곡을 따라 걷는 반면 숲길 산책로는 산 중턱을 따라간다. 병풍폭포에서 강천사 앞 삼인대까지 5㎞ 정도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가파른 구간이 많아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다. 산책로를 따라 애기단풍 터널이 이어진다. 스물두 그루 메타세쿼이아와 폭포가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숲을 나서면 곧 강천사다. 신라 진성여왕(887년) 때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절집이다. 강천사 초입엔 범상치 않은 자태의 모과나무가 서 있다. 밑동부터 가지까지 깊게 주름이 패였고, 노송처럼 이리저리 휜 모양새에선 신산했던 삶의 궤적이 느껴진다. 모과나무는 300년 묵었다고 한다. 강천사와 더불어 늙은 셈이다. 절집에서 십여분쯤 걸으면 구장군 폭포다. 이때부터 하늘이 활짝 열린다. 폭포를 품은 절벽은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하다. 높이가 무려 120m에 이른다. 이에 견주자니 폭포는 실핏줄처럼 가늘다.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이자, ‘호남의 소금강’이라 상찬받는 강천산의 진수를 여기서 맛본다. 절벽 여기저기엔 마한시대 아홉 장수가 죽기를 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구장군폭포는 원래 마른 폭포다. 장마철에만 폭포수가 쏟아진다. 한데 물을 끌어올린 뒤 흘려보내면서 이제는 늘 폭포수가 쏟아지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구장군폭포에서 온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 만나는 이들마다 표정이 밝다. 웃음소리도 맑게 느껴진다. 음이온을 한껏 들이켠 덕이지 싶다. 그중 몇몇은 맨발이다. 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좋았던 게다. 등산화 벗은 아저씨는 흔하고, 운동화 벗은 여고생도 간혹 눈에 띈다. 두 손으로 신발 들고 산길 걷는 모습이 꽤 평화롭다. 음이온 산책길은 일부 구간을 빼고는 바닥이 잘 다져진 흙길이다. 매표소 가까운 곳에 발을 씻는 세족대가 마련돼 있으니, 흙 묻을 걱정일랑 접어두고 맨발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오를 때 보지 못했던 바위들도 하산길에서야 눈에 든다. 고은 시인의 시 ‘그 꽃’에서처럼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다. 단풍에 가려져 있었을 뿐, 바위는 우직한 생김새 그대로 서 있다. 붉은빛 구름다리도 오른다. 강천산의 명물이다. 계단을 따라 급한 산비탈을 올라야 하지만, 품은 그리 들지 않는다. 구름다리는 현수교다. 지상 50m 높이에 폭 1m, 길이 76m다. 빨간 구름다리 위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멋들어지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다리가 위아래로 출렁이는데, 그때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짜릿함도 맛본다. 날머리는 신선교다. 음이온 산책길 한번 돌아봤다고 선계에 이르지는 못하겠지만, 마음만은 신선이다. ●섬진강에 기댄 마을 순창… 새달 2일까지 장류축제 이쯤에서 돌발 퀴즈 하나. 순창에는 메타세쿼이아길이 있다, 없다? ‘있다’를 찍었다면 ‘딩동댕~’이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순창읍내 고추장민속마을에서 강천산 가는 길에 만난다. 길 위로 튼실하게 솟은 메타세쿼이아 덕에 왕복 이차선 도로가 숲 터널로 변했다. 순창은 섬진강에 기댄 고을이다. 섬진강 물줄기 위로 명소들도 몇 곳 있다. 그중 하나가 장군목이다. 강물이 바위와 몸을 섞으며 만든 다양한 형태의 너럭바위들이 강변을 따라 3㎞ 정도 이어져 있다. 핵심은 요강바위다. 포트홀이라 불리는 돌개구멍이 요강처럼 움푹 패어 있다. 돌개구멍은 둘레 1.6m, 깊이 2m에 달한다. 요강바위는 한때 도난당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했다. 무게만 15t에 달하는 바위를 옮기느라 도둑들도 고생깨나 했지 싶다. 순창은 전통 장류의 ‘메카’처럼 인식되는 곳이다.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와 발효 음식의 진수를 맛보는 ‘순창 장류축제’가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순창 고추장민속마을과 강천산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 ‘자연이 빚은 순창이야기’를 주제로 순창 장류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80여개 체험 행사와 공연, 전시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레드 데이 이벤트도 진행한다. 붉은색 옷을 입었을 경우, 축제장에서 여러 할인 혜택을 준다. 글 사진 순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김제 나들목으로 나와 전주 방면 1번 국도로 갈아탄 뒤, 쑥고개 교차로에서 순창 방면 27번 국도로 다시 바꿔 탄다. 한산한 도로를 따라 임실 옥정호 등 풍경의 명소들을 꿰며 갈 수 있다. 다소 돌더라도 내장산 나들목이나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여러 단풍 명소들을 둘러보며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순천완주 고속도로 남원 분기점에서 88올림픽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순창 나들목으로 나오는 방법도 있다. 강천산 관리사무소 650-1672. →맛집: 명가원숯불구이(652-1667)는 매운 숯불돼지갈비가 맛있는 집이다. 돼지갈비를 마늘과 간장, 생강, 양파 등으로 양념한 육수에 재워 애벌 조리한 뒤, 고추장을 발라 숙성시켜 구워 먹는다. 녹원식당(653-2673)은 저렴한 가격에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강천산공원 주차장 입구 산호가든농원(652-4035)은 민물 고추장 매운탕이 맛있다. →잘 곳: 장류체험관(650-5432)은 체험장과 숙박시설을 함께 갖춘 곳이다. 고추장민속마을 가장 끝 쪽에 있다. 객실료는 크기에 따라 4만 5000~6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다만 고추장 담그기 등 농촌체험을 해야 숙박할 수 있다. 순창읍내 S모텔(653-3960, 4960)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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