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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칭화대 교수 “習 숭배 중단해야”… 거세지는 시진핑 체제 비판

    中칭화대 교수 “習 숭배 중단해야”… 거세지는 시진핑 체제 비판

    쉬장룬 교수 “국가주석 임기제 회복을” 베이징대 교수도 習 비판했다 결국 해고 홍콩언론 “習 부패척결, 무역전쟁 불러”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국가주석직의 임기 제한 조항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시진핑(習近平) 주석 체제가 공격받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최근에 불거진 불량 백신 사태가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이 떠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시 주석 최대의 성과로 꼽히는 ‘부패와의 전쟁’이 오히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수’(手) 싸움에서 밀리는 요인이 됐고 집권 체제에 대한 안팎의 불신을 키웠다는 역설적 분석마저 나온다. 중국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의 쉬장룬(許章潤·56) 법학원 교수가 최근 인터넷에 시 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 중단과 국가주석 임기제 복원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보도했다. 쉬 교수는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집권자의 국가운영 방식이 최저선을 넘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지난 1년 사이 중국 정치사회의 퇴조가 심각해지며 중국 민중이 두려움을 갖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독재 회귀’를 경계하고 개인 숭배를 저지하며 국가주석 임기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재평가하자는 등의 의견도 내놓았다. 외신들은 쉬 교수의 글이 중국 내에서 곧바로 차단됐다고 전했다. 그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현재 방문교수로 일본에 체류 중인 쉬 교수는 2005년 중국 법학회가 선정한 ‘걸출한 10대 청년 법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시 주석 체제에 대한 경고음을 내놓은 것은 쉬 교수만이 아니다.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베이징대 선전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도 지난 17일 9년간의 근무 끝에 결국 해고됐다.시 주석이 집권 1기를 통해 이룬 성과로 꼽히는 부패 척결이 무역전쟁에 일조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식의 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의 의도를 읽어내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료와 학자들의 미국 장기 출장이 부패 문제와 연관돼 금지되면서 대미 정보나 정책 조언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시 주석이 당에 의한 통치를 강조하면서 정책 조언자들이 공산당 지도부에 솔직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꺼린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 체제를 흔드는 또 다른 축은 일파만파로 분노를 키우고 있는 ‘불량 백신’ 사태다. 신생아에게 필수적인 DTP(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이 사망까지 초래하는 불량 제품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迅)은 중국 남부 청두의 한 아동병원 화장실에서 ‘공산당을 전복하자’라는 격문이 발견됐다고 지난 24일 전했다. 낙서 형태의 격문은 “독분유와 독백신, 천정부지의 의료비로 허리가 부러지고 독공기와 독식품으로 서민들이 울고 있다”는 내용이다. 수입 백신을 쓰는 홍콩에서 예방접종을 하기 위한 중국 부모들의 행렬도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홍콩의 한 병원은 백신 접종 문의를 이틀간 3만건이나 받았다고 밝혔으며 접종 비용을 2배 올린 곳도 있다. 급기야 베이징시 순이구는 시진핑 우상화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 등을 일주일 안에 철거하라는 지시를 지난 13일 내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은 29일 장기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공산당 지도부의 하계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에 참석해 원로들과 무역전쟁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시 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 중단 조치를 권력 약화 조짐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관리 차원에서 수위 조절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융복합시대 혁신 정치가 갈 길/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융복합시대 혁신 정치가 갈 길/박현갑 논설위원

    #1. 한강공원에서 취미나 레저활동으로, 출퇴근 이용 수단으로 전기 자전거나 전동 휠,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PM)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세 가지 개인형 이동수단 가운데 자전거도로 이용이 가능한 것은 페달 보조 방식의 전기 자전거다. 지난 3월 22일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이 개정돼 자전거도로를 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전기 자전거를 제외한 전동 휠, 전동 킥보드는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2종 원동기 면허 소지자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차도에서만 달려야 해서다. 음주운전 단속 대상에도 포함된다.#2. 2016년 6월 30일부터 혈압, 혈당, 피부노화, 피부탄력, 색소침착, 비타민C 농도, 탈모, 모발 굵기 등 12가지 항목은 병원을 가지 않고 유전자 검사 업체에 의뢰해 검사를 받는 맞춤형 의료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그러나 정작 유전자 검사로 알고 싶은 유방암이나 치매 등 질병, 나아가 음주, 수면, 스트레스, 흡연 등 건강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는 앞으로 최소 1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 미래 헬스케어 육성의 토대가 되는 국민 보건의료 데이터를 갖춘 데다 이를 연계 활용할 정보기술(IT) 인프라도 구비돼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 가치와 공익적 활용의 가치 충돌로 혁신이 더디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국민 편의 저하는 물론 국가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사례들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현대증권 등에 따르면 2015년 4000억원 규모였던 세계 PM 시장은 올해 2조원을 거쳐 2030년 2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자동차·소재·2차전지·화학·사물인터넷·친환경 기술 등 융복합산업 측면이 강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연관 효과가 높아서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집권 1년차에 비해 국정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년간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매우 높았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안보 행보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 종전선언과 비핵화 프로세스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판문점 선언을 능가할 신선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지방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생 악화로 그 후 5주 연속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동반 하락 중이다. 경제지표도 하락세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9%로, 신규 취업자 규모는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낮추었다. 왜 그럴까?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을 정책과 제도로 구체화해야 할 공무원 조직의 소극성과 여당의 안이함이 컸다고 본다. 공무원은 ‘관료주의’로 대변되듯 기본적으로 변화에 소극적이다. 지난 1년간의 적폐청산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심리는 더욱더 뿌리 깊게 내렸는지 모른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긴급 취소한 이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규제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규제 혁신 관련법 처리 부진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등 달라진 모습은 찾기 어렵다. 규제프리존법, 서비스발전법 등 지난 정부 때 추진된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이 현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자신들의 과거 행태에 대한 반성 없이 야당의 비협조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태도는 말이 되지 않는다. 국내 정치가 규제 혁파에 지지부진한 사이 세계는 바뀐 산업환경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5G 등이 새로운 성장 모델이다. 여러 분야의 학문이 융복합돼야 확산성이 높다. 기존의 단선적 지식은 쓸모가 없다. 미국의 보잉과 프랑스의 에어버스,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하늘을 나는 택시’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바이오 전담 자회사를 설립해 노화 예방, 헬스케어 데이터 등을 연구한다. 미국의 페이스북은 인체를 움직이는 세포지도를 만들고 에이즈·알츠하이머 등 난치병을 연구한다. 중국은 자국민 유전자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는 등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자동차나 비행기 속도만큼 눈부신 IT발전에 걷기 수준의 정책과 제도보완으로는 혁신할 수 없다. 대통령의 혁신정치가 필요하다. 최근 문 대통령이 다달이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한단다.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선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관료사회에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되짚는 일은 임기 내내 계속할 일이다. eagleduo@seoul.co.kr
  • [자치광장]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할 ‘마포1번가’/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

    [자치광장]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할 ‘마포1번가’/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

    마포는 주택재개발 사업은 물론 경의선숲길공원을 비롯한 하늘·노을공원 및 한강공원 조성으로 주거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한강을 길게 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예로부터 발달된 포구문화는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용강동 음식문화거리, 토정 이지함 거리 등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웠다. 젊음과 예술의 중심지인 홍대 일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첨단 정보기술(IT)과 미디어의 집합지인 상암DMC는 제2의 문화 발상지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같은 도시발전의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마포에서 구의원과 시의원을 역임하면서 지역의 발전과 문제 해결은 지역 주민과 함께할 때 가능하다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체험한 만큼 행정에서 주민 참여는 필수라고 본다. 영국의 사회학자 힐러리 웨인라이트도 저서 ‘국가를 되찾자’에서 국가를 관료와 정치인의 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과 일상을 ‘정치 영역’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길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것은 구민이 참여해서 만들어내는 정책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포구는 민선 7기 이후 정책 전반에 걸쳐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과제를 발굴해 공론화할 수 있는 구민 정책소통 플랫폼인 ‘마포1번가’를 만들어 운영한다. 이곳에선 청년 일자리, 복지, 정부예산 유치 등 문제를 온·오프라인으로 공론화해 합의에 이를 수 있다. 무엇보다 구민과 함께 만드는 정책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모방을 잘하는 창의적 관료가 필요하다. 재빨리 벤치마킹하고 구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 공직자 모두가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업무를 통해 얻는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실현될 때 구민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느끼고 구정에 만족할 수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7기 마포구가 출범했다. ‘소통과 혁신으로 더 크고 행복한 마포’를 만들기 위해 구는 모든 행정의 시작을 주민 의견을 묻고, 듣는 것에서 시작하겠다. 구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행정부터 혁신 행정까지 구민과 손잡고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그 선봉에 ‘마포1번가’가 있다.
  •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부활… 벼랑 끝 한국경제의 살 길”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부활… 벼랑 끝 한국경제의 살 길”

    장하준(55)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터놓았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이 잘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건 하나도 문제 될 게 없다”면서도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기업정책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최저임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이다. 운전할 능력이 안 되는데도 운전하고 다니다가 운전면허증 자격조건을 강화한다고 하니까 반발하는 형국이다. 스스로도 착취하고 있다. 최저임금만큼 월급 줄 능력이 안 되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25.5%(2016년 기준)다. 독일은 10.4%, 미국은 6.4%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 그리고 해고나 명예퇴직 뒤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예산을 늘려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했지만 최저임금 말고는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이나 복지정책 등 근본 구조를 바꾸는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큰 퍼즐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2016년 1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다. OECD 평균(21.0%)의 절반도 안 된다. 복지 관련 일자리가 많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을 안 하고 ‘삼성 아니면 편의점’ 식으로 가니까 일자리가 부족한 것 아닌가. 복지가 잘돼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부모와 자녀 세대의 소득 상관관계가 20% 정도밖에 안 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80%다. 부모가 ‘금수저’면 십중팔구 자녀도 ‘금수저’인 셈이다. 한국도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선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제조업이 돼야 한다. 제조업이 약한 나라치고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 미국만 해도 제조업 비중이 GDP 대비 10% 부근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의 60~70%를 제조업에서 한다. 한국은 외환위기 전 14~16%였던 GDP 대비 설비투자가 이후 7~8%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이후 새로 키운 산업이 없다. 반도체만 해도 중국이 반도체를 국책사업으로 키우고 한국 기술자들을 영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추격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정부가 신경을 안 쓰다가 여기까지 왔다. 많은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이 그냥 자리를 내주겠나.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등에선 여전히 의료산업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 된다. 한국은 0.003%가량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다. 의료 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 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소재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벌 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고 노조 인정하고 ‘갑질’ 그만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걸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다. 한국은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하고 온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각화는 나쁘고 사외이사제는 좋다는 이분법이 횡행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조차도 차등의결권을 운영한다. 포드는 가족경영회사다.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대주주이지만 독일 니더작센 주정부 역시 20% 지분을 갖고 있고 법을 통해 공장 폐쇄나 인수합병을 규제한다. 거기다 감독이사회에 노동조합 추천 이사가 절반이다. 폭스바겐의 장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권한을 갖지 않으면 기업이 주주들의 현금인출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에서 발렌베리 같은 재벌 가문을 용인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지금이라도 정부가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노동이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계기로 주주자본주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망치는 자본주의의 적이다.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단기 이윤과 배당만 신경 쓴다. 주주자본주의 극단인 미국을 보자. 미국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윤유보율이 45~55%였는데 지금은 기업 이윤의 90~95%를 배당하고도 자사주 매입을 한다. 우리나라도 은행자유화와 외국인주주 확대 등으로 장기투자를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나. 그게 중소기업 투자 악화와 연관된다. →최근 규제 완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에게 독일과 알바니아 중 어디에 투자할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독일이라고 답할 거다. 독일은 기업 관련 규제가 매우 강력하다. 규제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규제를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때론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를 실시한 덕분에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달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긴축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정책을 펴 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한국처럼 재정 여력이 많은 나라가 없다. 재정적자를 죄악시할 필요가 없다. 집안 살림에서도 빚을 내는 게 미래를 위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가령 병이 났는데 돈 없다고 병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빌려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일하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재정전략만 확실하다면 몇 년 정도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돈을 풀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국채 상환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국채를 사면 자산이 되고 자식들에게 상속도 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대출받아서 집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들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지 않겠나. -세금을 바라보는 담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은 공동구매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것이다. 세금이 있기에 고속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국방도 있다. 북유럽은 소득세도 많이 내지만 부가가치세도 20~25%를 낸다. 모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와 안전,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lark3@seoul.co.kr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극동개발 땐 부산~블라디보스토크 ‘한반도 新경제’ 퍼즐 완성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극동개발 땐 부산~블라디보스토크 ‘한반도 新경제’ 퍼즐 완성

    지난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남쪽 방향으로 자동차로 3시간여 정도 달리자 작은 항구도시가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신(新)북방 실크로드’의 거점, 자루비노 항구다.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박 하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정도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러시아와 중국, 북한 3국이 맞닿은 국경 지역이 나온다. 중국의 국경도시 훈춘까지는 63㎞에 불과하다. 한때 러시아에 중국 관광 붐이 일었을 때에는 자루비노를 거쳐 훈춘으로 향하는 도로에 버스가 하루에 몇 대씩 다녔다고 한다. 자루비노항은 잠재력이 큰 항구다. 무엇보다 중국, 북한, 한국, 일본 등과 근접하다는 점에서 위치가 탁월하다. 러시아 정부는 자루비노항을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개발 및 현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남·북 관계 개선 시 한반도에서 유렵 대륙으로 통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인근 평야를 따라 길게 뻗은 철도 위로는 간간이 중국 훈춘으로 가는 석탄이나 휘발유를 실은 화물 열차가 다녔다. 북한의 나진역, 두만강역을 거쳐 러시아 하산으로 연결되는 철도도 이 철도와 합류한다. 철길은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도 이어졌다. 앞으로 남·북·러 철도가 연결되면 부산에서 출발한 여객 열차가 이 지역을 지나 유럽 대륙으로 갈 수 있다. 거꾸로 러시아산 석탄을 싣고 우수리스크역에서 출발한 화물 열차가 북한 국경을 넘어 서울역에 도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로 바닷길을 통해 이뤄졌던 한·러 교역이 한층 원활해지고, 또 수월해진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2년째 무역업을 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는 지난 2일 서울신문과 만나 “지난달 러시아의 우수리스크역에서 북한의 두만강역으로 곡물 150t을 운송하는 사업에 참여했다”며 “이번 건을 시작으로 앞으로 북한을 지나 한국까지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철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극동 러시아 지역은 동북아 비즈니스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뿐 아니라 기업가 입장에서도 남·북·러 철도 연결을 비롯한 북방 경제협력 활성화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됐다. 화물 운송 및 수산물 판매업을 하는 이스트 파트너스사의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 대표는 지난 3일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남·북·러 철도 연결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물류 유통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스트 파트너스사는 한국에 석탄 및 수산물을 공급한다. 야코블레프 대표는 “해상 운송보다 철도로 운반하게 되면 비용 자체가 굉장히 저렴해진다”며 “러시아 사업가 입장에서도 남북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스트 파트너스사는 2015~2016년 대북 교역 사업을 추진했으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벽에 부딪혀 철수했다고 한다. 야코블레프 대표는 “한국은 기술과 노하우가 있고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면서 “해산물과 농업 등의 분야에서 양측이 결합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의 극동지역 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 측에 연일 투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과 극동지역에 경제선도개발구역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한·러 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에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극동지역 개발 의지가 엿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은 오는 9월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는 분위기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동방경제포럼에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도자들을 모두 초청했다. 동북아 주요 국가들의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다면 역사적인 만남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러시아 극동지역을 신(新)경제지도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여기고 북방경제협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극동지역에는 우리 기업 40여개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인구 650만명의 작은 시장 규모, 1990년대 초반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도입 이후 아직 남아 있는 관료주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선뜻 투자를 망설이기도 한다. 2015년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 나와 3년째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기업 관계자는 “환율 등 외부 변수, 정치적 영향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극동지역에 진출하지 않았으나 한반도 평화무드를 타고 이런 변수가 걷히면 매력적인 지역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 중인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극동지역 내 생산기능에 수송, 하역, 보관, 가공, 포장 기능을 결합시키는 형태로 한·러 협력이 가능하다”며 “철도 중심의 단일운송을 도로, 항만, 항공과의 복합운송으로 전환시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블라디보스토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최저임금 못 주는 영세 자영업 구조조정 불가피”

    “최저임금 못 주는 영세 자영업 구조조정 불가피”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논란과 관련,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이 너무 높다.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 “해고나 명예퇴직 뒤 굳이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도록 복지정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은 필요하다”면서도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만 오르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지금 한국 경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중심의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제조업 버리고 서비스업 하겠다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논란에 대해서는 “자동차 경주에서 중요한 것은 자동차 경주를 잘하는 것이지 자동차 모양이 아니다”라며 “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은 한국 국민들이 어렵게 노력해서 이룬 세계적 기업”이라며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등을 통해 장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권한을 줘서 한국 기업이 외국인 주주들의 현금인출기(ATM)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연금 사회주의’ 논란에 대해 “자본가가 주주권 행사하면 자본주의고 노동자가 행사하면 사회주의라고 하는 이중적 잣대”라고 비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인터뷰]장하준 교수 “최저임금은 운전면허증…사회안전망 강화해야”

    [단독인터뷰]장하준 교수 “최저임금은 운전면허증…사회안전망 강화해야”

    “구조개혁 지지부진한데 최저임금 올리니 반발 살 수밖에”“경제관료들이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단독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터놓았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이 잘 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건 하나도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기업정책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최저임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이다. 최저임금만큼 월급 줄 능력 안되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운전할 능력이 안되는데도 운전하고 다니다가 운전면허증 자격조건 강화한다고 하니까 반발하는 형국이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적인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이른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25.5%(2016년 기준)다. 독일은 10.4%, 미국은 6.4%밖에 안된다. 생계형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 그리고 굳이 해고나 명예퇴직 뒤 굳이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아도 되는 복지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예산을 늘려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했지만 최저임금 말고는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이나 복지정책 등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큰 퍼즐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2016년에 10.4%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였다. OECD 평균(21.0%)의 절반도 안된다. 정부에서 일자리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하지만 늘릴 수 있는 복지 관련 일자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을 안하고 ‘삼성 아니면 편의점’ 식으로 가니까 일자리가 부족한 것 아닌가. 복지가 잘되어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부모와 자녀세대의 소득 상관관계가 20%정도 밖에 안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그것이 80%나 된다. 부모가 금수저면 십중팔구 자녀도 금수저인 셈이다. 한국도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선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제조업이 되어야 한다. 제조업이 약한 나라치고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 미국만 해도 제조업 비중이 GDP 대비 10% 부근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의 6-70%를 제조업에서 한다. 한국은외환위기 전 14~16%에 달하던 GDP 대비 설비 투자가 이후 7~8%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이후 새로 키운 산업이 없다. 반도체만 해도 중국이 반도체 국책사업으로 키우고 한국 기술자들 영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 추격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였다. 정부가 신경 안쓰다가 여기까지 왔다. 많은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중국이 쫓아오니까 서비스업 한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이 그냥 자리 내주겠나.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왜 중국 쫓아오는 것만 생각하고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 쫓아갈 건 생각 안하나.⇒기획재정부 등에선 여전히 의료산업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의료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게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된다. 한국은 0.003% 가량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다. 의료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소재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지 성형관광 얘기나 하고 있으면 억장이 무너진다. 차라리 우리나라 의사 숫자가 OECD 꼴찌인 인구 1000명당 2.2명(2015년 기준)이니까 의료접근권 강화에 더 신경쓰길 바란다. ⇒최근 규제완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란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에게 독일에 투자할지 알바니아에 공장 세울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독일이라고 답할 것이다. 독일은 기업관련 규제가 매우 강력한데 왜 그럴까. 규제가 모든 걸 결정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를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는건 말이 안된다. 때로는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를 실시한 덕분에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달했다.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계기로 주주자본주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망치는 자본주의의 적이다.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단기 이윤과 배당만 신경쓴다. 주주자본주의 극단인 미국을 보자. 미국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이윤유보율이 45~55%였는데 지금은 기업 이윤의 90~95%를 배당하고 자사주매입으로 갖다 바친다. 우리나라도 은행자유화와 외국인주주 확대 등으로 장기투자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느냐. 그게 중소기업 투자 악화와 연관된다 . ⇒문재인 정부 재벌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벌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고 노조 인정하고 갑질 그만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걸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에 무슨 정답이 있느냐. 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다. 자동차 경주에 비유한다면 중요한건 자동차 경주를 잘하는 것이지 자동차 모양이 아니다. 한국은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하고 온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각화는 나쁘고 사외이사제는 좋다는 이분법이 횡행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조차도 차등의결권을 운영한다. 포드는 가족경영회사다. 폭스바겐을 보자.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대주주이지만 주정부 역시 20% 지분을 갖고 있고 법을 통해 공장폐쇄나 인수합병을 규제한다. 거기다 감독이사회에 노동조합 추천 이사가 절반이다. 폭스바겐의 장기적인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권한을 갖지 않으면 기업이 주주들의 현금인출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에서 발렌베리같은 재벌 가문을 용인하는 이유가 뭐겠느냐. 지금이라도 정부가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노동이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국민연금을 두고 연금사회주의 혹은 관치금융 비판이 나오는데. -노동자들이 낸 돈으로 모은 기금으로 정부가 자본주의 방식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자본가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자본주의고 노동자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사회주의다? 이중잣대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비싼 식당 오면 부자가 왜 그리 사치스럽게 사느냐고 타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한국은 오랫동안 긴축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정책을 펴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한국처럼 재정 여력이 많은 나라가 없다. 재정적자를 죄악시할 필요가 없다. 재정준칙도 금과옥조가 아니다. 집안살림에서도 빚을 내는게 미래를 위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가령 병이 났는데 돈 없다고 병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빌려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일을 하는게 더 좋을 수 있다. 재정전략만 확실하다면 몇 년 정도 재정적자 감수하고 돈을 풀어서 생산성 높이고 일자리 늘려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도 말이 안된다. 국채 상환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국채를 구입하면 그건 자산이 되고 자식들에게 상속도 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대출 받아서 집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들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지 않겠나. -세금을 바라보는 담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은 공동구매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비스를 공동구매해주는 것이다. 세금이 있기에 고속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국방도 있다. 북유럽은 소득세도 많이 내지만 부가가치세도 20~25%까지 낸다. 모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와 안전,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lark3@seoul.co.kr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차 산업도 제조업 잣대로 규제… 혁신정책은 이름 바꿔 반복”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차 산업도 제조업 잣대로 규제… 혁신정책은 이름 바꿔 반복”

    미·중 무역전쟁이 서막을 올리고 글로벌 각국이 관세 인상 등 보호 무역주의를 확장하면서 우리 기업 활동과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림을 얻고 있다. 기업 활동의 선순환 구조가 쌓여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 성장, 소득 주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에서다. 기업의 기(氣)를 되살려 주지 않으면 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서울신문은 주요 15대 그룹 9곳 등 10곳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기업 성장판을 가로막는 요인 및 제언을 들어 봤다. 이들은 “친기업 정책이 개혁 후퇴와 등식이 아니라는 점을, 기업 없이는 고용 증가도, 소득 주도 성장도 힘들다는 점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정부와 실제 현장의 목마름 사이의 거리감은 상당해 보였다. 우선 우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대내적 요인에 대해 80%(8곳)가 ‘기업 규제 강화’를 꼽았다. 기업 정책의 비연속성(일관성 결여), 경직된 노사 관계, 외국 대비 열악한 투자 환경, 최저임금 상승 등 비용을 높이는 정책이 뒤를 이었다. A기업 경영전략 임원은 “공유 경제 등 혁신 아이디어가 국내시장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도전적인 기업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환경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공무원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IT(정보기술) 기업 경영전략 담당 임원은 “사람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4차 산업 업종인데도, 규제 잣대는 전통 제조업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아쉬워했다. 정부 교체 때마다 정책의 전환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혼란은 예상보다 컸다. ‘기업 활동에 정치 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체 응답자 모두 ‘크다’(매우 크다 40%, 큰 편이다 50%, 조금 크다 10%)고 응답했다. B기업 전략담당 부사장은 “정부 정책, 규제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경영 의사 결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예컨대 차 공유 업체 같은 풀러스 등의 혁신 아이디어는 국내에선 고사되고 있으며, 도전적인 인재들이 실리콘밸리 등으로 유출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내놓은 혁신 정책의 알맹이가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추진했던 규제 프리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현 정부의 혁신 성장을 위한 ‘규제샌드박스’와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인들은 우리나라 투자 환경이 중국 등 신흥국에 비해서도 열악하다고 봤다. C기업 재무분야 전무는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라고 했다. 그는 “선진국은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시장에 맡길 부분과 반드시 규제를 해야 할 부분에 대한 선이 합리적으로 그어져 있다”면서 “반면 중국은 ‘중국제조2025’ 등 국가 차원에서 핵심 산업으로 키울 분야에 대해 세제 지원,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기업 환경, 노사 불안, 환율 불안정 등도 상존한다. 정경 유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15~20년 전 대비 개선됐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등을 거치며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대한 기준·관점을 어떻게 둬야 할 지 혼란스러워 했다. 정권과의 경제적 유착은 나아졌지만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 상승으로 인해 정부의 요구치 역시 갈수록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D기업 임원은 “새 정부 들어 정부와 경제 주체 간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었고, 그런 필요성조차 제기하기 어려운 경직된 분위기였다”며 아쉬워했다. 기업 활동하기 더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가 선순위로 꼽혔다. 정부 교체로 혼선을 빚지 않는 산업 발전 전략, 법인세 감면 등 기업 친화적 정책, 업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 상법·공정거래법 등 법적 기준의 안정적인 운영, 노사 관계 안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 투자 활성화 지원, 대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제시됐다. ‘규제 속도 조절론’도 나왔다. E기업 임원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최근 노동 정책은 글로벌 변수를 따라잡아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너무 숨가쁘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게 사실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적정한 수준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 정부·기업 간 전방위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대주주 및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 시급한 사항으로는 ‘외풍에서 자유로운 기업 의사 결정, 이사회 역할 강화’가 주로 언급됐다. 기업의 의사 결정에 대한 판단은 법에 따라 명확히 해야 하는데 국민정서법 등 불명확한 규정, 시대 분위기에 좌우되다 보니 시장경제의 틀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도 연결된다. F기업 부사장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의 모범 모델을 (정부가) 제시하고,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 행태를 제대로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의 역할, 책임을 명확히 하고 걸맞은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연구소 출신의 한 임원은 “전직 정치인·관료, 정권과 친분 있는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되면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경영권 안전성 강화를 위해 차등 의결권, 포이즌필, 황금주 같은 방어막 도입이 시급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규제 개선 외에 기업과의 소통 확대, 정책 불확실성 최소화, 시장 자율 원칙 존중 등이 나왔다. 한 임원은 “신흥국과의 경쟁력은 노사 화합, 신기술 도입을 통한 혁신이 해결 방안이고, 선진국과는 통상·환율 문제가 이슈”라며 “국가 차원의 노사정 대타협, 혁신 기술 개발·도입에 전향적인 정책, 통상 대응 노력 등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노력”이라고 제안했다. B기업 부사장은 “젊은 인력이 고용 시장에 신규 채용되는 게 너무 경직된 구조”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고용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친문 김진표 출사표… 불붙은 민주 당권경쟁

    친문 김진표 출사표… 불붙은 민주 당권경쟁

    전해철 불출마·이해찬은 불확실 친문 진영 金으로 단일화 전망 속 최재성 출마 여부·정세균계 변수 박영선·송영길 이번주 출마 선언더불어민주당의 친문(친문재인)계 중진인 김진표 의원이 15일 8·27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반면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혀 친문 진영 당대표 후보 구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경제 관료 출신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유능한 경제정당을 이끄는 경제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이번 전당대회가 대권 주자 쟁탈전이 돼선 큰일 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유력한 당대표 주자로 거론돼 온 전 의원은 “민주당이 가야 할 길에 동의하고 실천을 위해 함께할 수 있다면 제가 반드시 당대표로 나서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친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는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대전·충남·충북 지역 국회의원 10여명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당권 도전 문제는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친문 진영이 김 의원으로 사실상 단일화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친문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계파 색이 강하지 않은 데다 경제 이슈가 부상한 현 국면에서 무난한 카드로 간주될 만하다는 것이다. 반면 김 의원이 나섰다고 해서 친문계가 전폭적으로 지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아직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전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논의했던 또 다른 친문 핵심 최재성 의원이 상임위원장직을 선택하기보다는 당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일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친문 박범계 의원도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범친노(친노무현)에 속하는 정세균계 10여명의 의원은 지난 13일 저녁 자리를 만들어 전당대회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4선의 박영선 의원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기도 한 송영길 의원은 17일쯤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백년정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는 통합과 품격”이라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초선 김두관 의원은 지난 14일 ‘김두관, 미래와의 대화’ 출판기념회를 열고 “보통 사람들이 주류가 되는 사회를 위해 국회와 정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꿔 가겠다”며 사실상 당대표 출마의 뜻을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무역전쟁 중국의 두얼굴…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했다

    무역전쟁 중국의 두얼굴…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했다

    “문제가 있으면 대화를 나눠야 한다. 마주 앉아 이번 무역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돌입한 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의 분쟁 때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상품 2000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에 추가 관세 10%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맞대응한지 몇 시간만인 11일에 슬며시 ‘꼬리’를 내렸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 한국 등 다른 국가와의 충돌에서 중국 관영 언론들이 적대감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상대국과의 거래를 거부하는 ‘보이콧 외교’ 식으로 직격탄을 날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지난해 한국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 문제가 불거지자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폭발하며 한류 콘텐츠 유통 금지, 한국 여행 제한 등 다양한 방식을 총동원해 맹공을 퍼부은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때도 희토류의 일본 수출 중단하는 등 힘으로 밀어붙여 굴복시켰다. 그러나 이번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잇따른 관세폭탄에 대응하면서도 선제 공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유럽과 아시아는 물론 친시장 성향의 관료, 기업, 소비자 단체 등 미국 내부에서까지 지원군을 찾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유럽이나 아랍국들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구애를 보냈다. 중국은 껄끄러웠던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나서는 한편 국제사회에 “공동으로 자유무역 규칙과 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고, 공동으로 무역 패권주의에 반대하자”고 호소했다. 중국 내 상대국 기업에 대한 대응도 다르다. 한국 롯데마트에 대해서는 행정 제재를 통해 퇴출로 몰고갔지만 미 기업에 대해선 직접 공격이 아닌 경쟁자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우회 압박하고 있다. 올들어 탄력을 붙이는 개혁·개방의 과실을 무역전쟁 와중에 일본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 기업들이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거대 시장의 과실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무역전쟁을 끝내는데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여론 정책도 딴판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은 삼가라는 보도지침이 관영 언론들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과거엔 분쟁 국가 공격의 선봉으로 활용됐던 글로벌 타임스 등 관영 언론들이 이번에는 대중 여론을 너무 자극하지 않도록 지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대응이 과거와 다른 것은 결국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FT는 세계 최강국 미국과 맞서는 중국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 2000억 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은 중국산 수입제품(5056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 달러에 관세 장벽을 쌓게 된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미국산 제품은 1304억달러인 만큼 모든 제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해도 미국에 상응하는 보복을 하기 힘들다. 또 최소 200만명의 중국인들이 지난 12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했으며, 수백만명 이상이 미국에 이민을 가거나 중국내 미국 기업이나 합작사에서 일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블로거인 스마핑방은 “미국의 영향력은 한국보다 10배 이상 강력하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사상, 중국의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인민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맞대응도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관세 부과 대상에 중국에 필수적인 제품들이 많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하이푸단(上海復旦)대 국제관계 전문가인 선딩리는 “표면적으로 중국은 미국에 공격을 가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중국(자신)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다”며 “관세 부과 대상인 대두, 항공기, 반도체 등은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3가지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오거돈 부산시장 버럭한 이유…“이렇게 재미 없는 회의 처음 봤네”

    오거돈 부산시장 버럭한 이유…“이렇게 재미 없는 회의 처음 봤네”

    9일 부산시 확대간부회의 주재토론·의지·활기·재미 없는 분위기에 “14년 전과 변한 게 없다” 질타오거돈 부산시장이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무기력하고 안일한 공무원들의 태도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행정고시 14회에 합격해 부산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오 시장은 부산시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지사, 행정부시장을 거쳐 지난 2003년 10월부터 2004년 5월까지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당선돼 14년만에 부산시에 돌아왔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부산시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했다. 한달에 한번 열리는 대규모 회의로 부산시 실·국·본부장, 구·군 부단체장, 공공기관장 등이 참석한다. 국제신문이 유튜브에 올린 회의 영상을 보면 발표자 외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지루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하품을 하거나 조는 간부의 모습도 눈에 띈다.이에 폭발한 오 시장은 “이렇게 재미 없는 회의 처음 봤다”며 직설을 쏟아냈다. 그는 “어찌 이렇게 변화된 시대에 이렇게 변화하지 않았는지 아마 여러분도 이런 회의가 필요한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왜 이렇게 변화를 못 했을까. 일단 내가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토론을 하라고 해도 하나도 안 될 것 같다. 토론 안 하는 게 생활화됐다”면서 “조직개편도 하고 엄청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확대간부회의에서 시 기획실장이나 행정부시장도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있다. 이래서 어떻게 변화를 시키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오 시장은 본청 외 간부들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는 “유관부서나 공사, 공단 쪽에서도 보고할 때 토론이 필요한 것들을 얘기하고, 토론하는 형태의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전혀 토론을 기대조차 하지 않는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정무팀이 함께 개선해서 (회의) 시스템 전반을 개선할 방안을 내고 다음부터는 살아있는 회의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오 시장은 2004년 부산시를 떠나 참여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관료사회를 떠나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부산대 석좌교수, 동명대 총장 등을 거친 뒤 부산시에 다시 돌아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올해 들어 공직사회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신년사에서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지난 1월 장·차관 워크숍에서는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이라는 표현이 적어도 이 정부에선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3월에는 “공직자 모두가 달라지고 공직문화도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를 원했다. 급기야 6월에는 규제 개혁의 부진에 ‘격노’해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경고와 발언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는 아직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볼멘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2년차 현직 9급 공무원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무능하고 나태한 공무원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난다”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어느 공공기관의 과장급 직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해봤자 소용없다”라고 한다. 최근 TV 토론 방송에 나와서 정책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실·국장을 보지 못했다.정부 혁신은 소홀히 할 수 없는 국정 과제다. 촛불혁명의 철학과 정신을 정부 내부에 뿌리내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다. 정부 혁신의 절반은 과거의 부정과 부패의 청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진정한 정부 혁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정부 혁신 추진계획이 뒤늦게 확정됐고, 이제 본격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집권 2년차를 맞아 혁신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할 시점이다. 그런데 최근 실시된 청와대 개편에서 ‘혁신’수석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사회혁신수석이 시민사회수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비서실 개편의 정무적·정책적 판단을 이해하면서도 정부 혁신의 추진 동력은 크게 약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개편 전에는 사회 혁신과 정부 혁신을 융합하는 새로운 모델로 이해했지만 그마저도 약화된 형태가 됐다.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 혁신 기구는 많은 국가에서 좌우를 불문하고 대통령 비서실의 필수 조직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정부 시스템을 “21세기 경제에 20세기 정부”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 소속으로 ‘정부경쟁력혁신단’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료 조직을 헌법에 규정되지 않은 “제4의 정부”라 지칭하고 백악관에 ‘미국혁신실’을 설치해 강력한 정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나 보수당 출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역시 총리실 직속으로 정부혁신팀을 설치해 정부 현대화 작업을 이끌었다. 우리도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 청와대에 조직을 만든다고 모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공직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뒷받침할 보좌 기구가 필요하다. 새로 설치되는 정부혁신수석은 혁신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채찍의 역할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밑바닥으로부터 혁신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스스로 나서서 침묵하는 다수 공무원들의 소신과 열정을 되살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정권의 변화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임을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퇴진하고 나서 많은 젊은 관료들이 새 정부에 기대를 걸었다. 개인의 자율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열린 조직 문화를 기대했다. 정책 토론이 활성화되고 의사 결정은 민주화될 것으로 믿었다. 정책의 핵심 관리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다. ‘정치의 머슴’이기보다는 ‘국민의 머슴’이 되길 원했다. 이런 관료들의 작은 꿈과 소망을 실현시켜 줘야 한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정말로 잠들지 않는 사람을 깨울 수는 없다”고 했다.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총독부 관료들의 태도를 보며 했던 말이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독립 민주국가의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왜 잠든 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제 이들의 생각을 바꾸고 제도를 바꾸고 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조용하지만 파괴적인 행정혁명의 안내자로서 정부혁신수석을 기대해 본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우버 한다고 20만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진 않는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우버 한다고 20만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진 않는다”

    제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시대다.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있다. 국내는 위기다. 올 상반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 수는 14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폭(36만명)에 비해 절반 이하다. 소상공들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기업과의 소통 행보에 나서며 이 같은 위기상황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지난해 10월 4차 산업혁명위원회(4차위)도 출범시켰다. 4차 산업혁명 정책 전반을 심의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의 민관 합동 기구다. 장병규(45)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4차위 사무실에서 했다.→‘IT업계 살아있는 전설’이라던데 ‘복지부동’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공무원들과 일해보니 어떤가? -벤처 20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 자리는 비상근이다. 9개월 전엔 술자리에서 가끔 공무원을 욕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두둔한다. 다만 공무원을 이렇게 만든 시스템을 내가 욕한다. 관료와 공무원이 그렇게 움직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건 공무원 시스템 때문이다. →그러한 시스템, 체제는 공무원들이 만든 건 아닌가? -공무원 인사혁신 문제, 감사원의 감사 정책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다. 국회와 청와대의 개선의지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국민 공감대도 형성돼야 한다. →성과 중 하나만 꼽으라면? -서슴없이 ‘규제·제도 혁신해커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 합성어다. 숙의민주주의와 공청회의 중간쯤 된다. 원전폐기 문제를 논의했던 공론화위원회 같은 숙의민주주의는 3~4개월 하는 반면 공청회는 길어봤자 2시간 정도 토론해 답답함을 안고 헤어져야 한다. 그런데 해커톤은 4~5주 숙의 기간을 포함해서 1박 2일 이해관계자가 모여 10시간 이상 논의한다. 해커톤에 참여했던 분이 ‘사람은 자기 이야기 다하기 전까지는 남의 얘기 안 듣는다’고 하더라. 여기 오면 다 얘기하니 듣기도 한다. 참여했던 분들이 다들 만족해한다. 그 결과로 예를 들자면 지난해 11월에 논의했던 위치정보보호문제는 방통위에서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위치정보보호법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만든 법이다. 그러니 이후 나온 드론, 자율주행차, 스마트폰에서 위치정보를 활용하려면 고쳐야 하지 않느냐. 해커톤에 참여했던 산업계, 시민단체, 변호사, 교수 등 20명은 자기들끼리 주기적으로 만나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에도 합의해 관련 주체들이 스스로 움직인다. 특히 부처 과장급 얘기를 들어보면 지난 정부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활용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데 ‘개망신법’ 때문에 아무것도 안됐다고 하더라. 개망신법은 개인정보보호법, 망통신법, 신용정보보호법을 말한다. 그런데 4차위는 이런 얘기할 토대를 만들어준다. 이렇게 해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장기존속 규제들을 개선하고 있다. →해커톤 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지원단 설득이 힘들었다. 지원단은 위원장 지원조직인데 그분들이 일단 안 믿더라. 그다음 설득하기 힘든 분들이 관료더라. 이해관계자로 불안하니 서로 싸우더라. 하지만 3차례 해커톤 이후 바뀌었다. 장차관 입에서 가끔 해커톤 애기가 나온다. 일을 해보면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잘될 것 같으면 지난 정부에서도 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하면 안 되겠다 싶어 고민하다 보니 해커톤이 보이는 거다. 해커톤이 잘 자리잡으면 저는 하루아침에 규제를 다 바꾸긴 어렵지만, 꾸준히 바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많은 이해당사자가 합의하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나? -주무부처 장관이 총대 메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긴데 사회주체가 다 다르다. 해커톤은 사회합의 포맷이다. 조금씩 설득하면서 가는 것인데 풀리면 확실히 풀린다. 결과적으로 이게 더 빠른 것이다.→햄버거 가게에서 주문받던 사람이 사라지고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전자주문이 대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의 소외가 우려되지 않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 내지 기술발전으로 인한 기존 일자리 감소는 대세다. 대안 중 하나는 기존 일자리를 점진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다. 제조업도 스마트 팩토리가 되면 기존 형태가 아니라 협동로봇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일자리를 강화 내지 발전시킬 수 있다. 독일의 ‘노동 4.0’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해 생산성을 높여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또 하나는 새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해 11월에 대응방안으로 1.0 발표했고 이게 미흡해서 연말엔 2.0 대응방안을 보완 발표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나? -적당히 공부한 사람들이 대체될 확률이 더 높다. 로봇 대체로 가성비가 많은 사무직, 중산층 등이다. 예를 들면 대학을 건성건성 다니는 분들이 진짜 위험할 수 있다. 이분들은 눈높이가 높아 임금이 높은 곳을 본다. 그런데 기업은 기술과 로봇으로 바꾸길 원한다. 그러면 악순환이 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위험한 나라가 됐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투자한 대졸자들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가 더 취약한 나라니 더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제 마음이 매우 무겁다. 속도가 느려서 고민이다. 단순노동자는 이미 제조현장에서 자동화로 많이 대체됐다. →속도문제는 말하자면 기득권과의 갈등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밥통 문제’가 제일 크다. 누군가 얘기하더라. “밥통 갖고 싸우는 것은 성전”이라고.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거다. 이를 단순 기득권, 가진 자의 횡포로 보면 안 된다. 기득권으로 표현하지 말고 밥통문제, 일자리를 잘 풀자고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갈등조정의 첫 번째 자세다. 그리고 이런 문제일수록 더 빨리 논의해야 한다. 무 자르듯 한꺼번에 해선 안 된다. 밥통 가진 분들이 점진적으로 변화할 시간을 줘야 한다. 속도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방향성도 가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독일은 부럽다. ‘인더스터리 4.0’, ‘노동 4.0’은 제조업 현장은 스마트팩토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수년 전부터 준비해 독일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못하고 있다. 그러면 갈수록 힘들 것이다. 지금 실업률이 높다. 언제까지 추경이나 세금으로 대처할 수 있겠나. 한국 체력이 좋고 국가부채가 양호할 때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본다. →그 단초는 대통령이 제시한 것 같다. 네거티브 규제로 규제 정책의 변화를 주문했더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가자는 것인데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린다. 관료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안 바뀐다. 대통령이 말한 효과는 2~3년 뒤에 나올 것이다. 방향은 옳지만, 2~3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주무 부처가 움직여야 한다.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사업 활성화를 위해 해커톤을 시도했는데 국내 운송업자와의 갈등 끝에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는 없나? -카풀은 많이 아쉽다. 절차적인 것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아까도 말했듯 밥통 문제는 성스러운 거다. 그런데 우버한다고 해서 운전기사가 없어지느냐? 일자리 없어지지 않는다. 친노동과 친노조는 다르다. 이런 얘기하면 (택시노조에서) 삐쳐서 논의를 거부할 것 같아 말하기 조심스러우나 20여만명의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지 않는다. 우버든, 택시든 모는 것 아니냐.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을 뿐이다. eagleduo@seoul.co.kr
  • [열린세상] 무역전쟁, 과학기술 강화의 계기로 삼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무역전쟁, 과학기술 강화의 계기로 삼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정치·경제 환경이 자못 엄중하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벌써부터 삐걱거린다. 고용도 성장도 부진하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노동을 둘러싼 잡음도 계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7월 6일 0시 1분 미국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의 맞대응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분열하는 세계, 다자주의의 쇠퇴 그리고 포퓰리즘의 부상은 미·중 무역전쟁을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사태로 비화시킬 수도 있는 토양을 제공한다. 수출의 37%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한국 경제는 다시 한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고통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계 무역이 1% 감소하면 1년 동안 한국 경제의 수출과 성장이 각각 1.08%와 0.48%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욱이 올해 11월 중간선거, 2020년 대통령선거 등 미국의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한 품목인 전자제품, 자동차, 신소재, 부품, 전자제품, 철강, 인공지능, 의료기기 등에 주목해야 한다. 패권 다툼에 돌입한 양국 모두 과학기술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 미국은 과학기술을 글로벌 리더십과 국가 경쟁력 유지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중국몽(中國夢)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운 시진핑 국가주석은 경제력, 주권국 지위와 함께 기술경쟁력을 초강대국의 3대 요소로 명시하고 과학기술을 ‘경제의 주요 싸움터’라고 비유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은 제조업에 첨단기술을 결합해 제조업의 수준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특히 인재와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직결돼 더 중요하다. 과학기술 관련 각종 지표에 나타난 우리의 위상은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고 수준(4.24%)의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상대적으로 얕고 기초과학이 약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낮은 원천기술 비중과 핵심기술의 높은 해외 의존도 때문에 기술수지 적자가 지속된다. 그런 측면에서 산학관 협력 강화는 물론이고 공공도서관처럼 지역사회 곳곳에 직접 실험해 보고 만들어 볼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경험적 지식을 축적할 환경을 조성해 주면 좋을 것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350개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할 계획이지만, 기술굴기에 나선 중국은 상하이에만 메이커 스페이스가 500개 이상이라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동연구, 공동특허 등 국제협력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 참여해 선진 경험과 지식을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과 비(非)대기업 간 R&D 투자의 양극화도 문제다. 2017년 삼성, LG,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민간 R&D 투자의 62.7%를 차지했다. 기업 간, 산업 간 격차 확대 및 협력 축소로 인해 한국 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넛지가 필요하다. 첨단기술은 수많은 실패와 노력의 결과물임을 상기하고 단기 성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R&D 지원뿐 아니라 감사원의 감사도 단기 성과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가치 있는 기술개발의 지원군이 될 수 있다.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가 정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북돋아 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규제개혁은 관료주의 타파와 함께 일하는 국회가 선결 조건이다. 그런데 정부가 약속한 규제 샌드박스는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가 일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갈 수가 없다. 국민들의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얼마 전 특허를 많이 보유한 이탈리아의 중견기업 롤드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R&D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장기적 시각 그리고 산학관 연계와 협력’이라는 롤드사 최고경영자의 발언이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확한 좌표를 제시한다. 이번 무역전쟁은 압도적 기술력만이 경쟁력임을 보여 주고 있다.
  • [사설] 바닥 드러낸 경총, 이래서야 존재 이유 있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어제 임시총회를 열고 송영중 상임 부회장을 해임했다. 협회 회원사 407곳 가운데 233곳(위임 170곳, 참석 63곳)이 참석해 224곳(찬성률 96.1%)이 해임 의결에 찬성했다. 송 부회장은 임기를 석 달도 채우지 못한 채 해임되는 불명예를 얻었다. 경제단체의 상임 부회장이 중도 해임된 일은 1970년 경총 설립 이후 처음이다. 우리가 송 부회장 해임에 주목하는 것은 경총의 위상 때문이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 안착에서 노사 문제를 전담하는 사용자 대표단체다. 경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하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경총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당사자”라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결국 박병원 회장과 김영배 상임 부회장이 물러나고 손경식 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하면서 고용노동부 관료 출신의 송 부회장을 직접 선임했는데, 이때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송 부회장은 2002년 청와대 노사관계 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주 5일제 도입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근로기준법 정부안을 마련한 바 있다. 경총이 밝힌 송 부회장 해임 사유는 직원 간 분열 조장과 사무국의 파행 운영, 경제단체의 정체성에 반하는 행위와 회장 업무 지시 불이행, 경총의 이미지 실추 등 세 가지다. 최근 그는 14년 재직한 김영배 전 부회장이 일부 사업 수입을 이사회·총회에 보고·승인 없이 별도로 관리하면서 3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나눠줬다고 폭로하고, 경총 사무국이 사업비 전용 비리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해임 사유는 ‘친노동적’이라고 불린 파격적 행보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송 부회장은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관련해 경총의 입장과 달리 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위원회로 가져가 논의하자고 해 경총 내부의 반발을 샀다. 송 부회장과의 갈등 과정에서 경총은 주먹구구식 운영 실태를 드러냈다. 경총이 비록 사용자를 대표하는 민간단체이지만, 우리 경제의 현안인 노사 문제 해결에도 기여해야 한다. 경총은 어제 정관을 바꿔 사업 목적을 ‘자유시장경제에 기반을 둔 경제사회 정책 구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 등으로 확대했다. 이런 사업 목적을 달성하려면 송 부회장이 폭로한 비자금 조성 건을 포함해 회계 투명성 강화 등 내부 혁신도 해야 할 것이다.
  • “무대 오르려 새벽 알바 뛰던 날들… 이젠 관객과 함께할 작품 전념”

    “무대 오르려 새벽 알바 뛰던 날들… 이젠 관객과 함께할 작품 전념”

    두달 급여 7만원… 2주 대관료 280만원 1500만원 지원 덕에 제작비 걱정 덜어“다른 거 생각 안 하고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돈의 가치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봅니다.”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만난 청년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의 단원 손성현(30)씨는 서울시의 청년예술단사업 참여로 느낀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실제 손씨는 최근 새벽 아르바이트(알바)를 2개에서 1개로 줄이고 연극에 이전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매년 공모로 뽑힌 35세 이하(1984년생 1월 1일 이후 출생)로 구성된 청년예술인 단체에 8개월(5~12월) 동안 1인당 예술활동 지원비 월 70만원을 지급하고, 이와 별개로 단체에는 활동계획서의 완성도에 따라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모에 선정됐다. 이날 인터뷰에는 손씨 외에도 같은 극단 소속 지성훈(31)씨와 김해린(30·여)씨가 함께했다. 다른 단원들도 손씨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김씨는 “과거에는 지원금이 따로 없으니까 공연에 참여하는 6~7명이 제작비 때문에 같이 알바를 했다. 개인적으로도 학교에서 예술강사 일을 했지만 월세 등을 내고 나면 돈을 모을 수 없었다”면서 “이제는 여윳돈이 생겼고 지난 4월부터 20만원씩 적금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지씨 역시 “그동안 1년에 두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고 하면 그때그때 벼락치기 식으로 모여서 했다. 그런데 활동비가 있고 생활이 조금 안정을 찾으니 작품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고 기획자 마인드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연극인들은 하나의 공연을 올리기까지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대학로의 대관료는 비싼 곳은 하루에 50만~60만원, 가장 저렴한 곳이 2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공연 준비에 2주라는 시간만 써도 대관료만 최소 280만원이다. 손씨는 “올해 초 우리가 한 공연의 제작비가 300만원이었다. 기존에 했던 공연의 수익금을 모아서 작품을 만들기는 했는데 연극배우들은 두 달치 노동의 대가로 7만원을 받았다”면서 “이제는 인건비, 대관료 등을 당당하게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홍보비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홍보에도 신경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는 청년예술단 사업에 참여하기 전인 2013년부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씨는 “처음에 ‘기획부터 무대 연출까지 우리가 다 해보자’는 뜻을 가진 청년 5~6명이 모였다. 지금은 20~30대 13명이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청년예술단사업의 지원 아래 이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뭘까. 김씨는 “올해 10월을 목표로 ‘분노 중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극을 준비 중이다. 대한민국에 왜 분노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은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다루려고 한다. 그리고 순수 관객들을 어떻게 공연장으로 오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다. 우선은 탈(脫)대학로를 하기 위해 동대문구 장위동에 있는 폐건물 등을 찾아서 공연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지역주민을 관객화하는 게 목표다. 꾸준히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가난한 예술가 비극 없도록… ‘인생무대’ 희망 키워 주는 서울

    가난한 예술가 비극 없도록… ‘인생무대’ 희망 키워 주는 서울

    2011년 무명의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궁핍한 생활 속에서 홀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해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됐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설립과 함께 예술인들에 대한 사회보장이 첫발을 뗐다. 하지만 예술인의 죽음은 계속됐고, 예술 현장의 고통은 여전하다. 특히 열정은 있으나 경험이 부족한 청년 예술인들의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서울시가 나서서 청년 예술인들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고 있다. ‘최초예술지원 사업’, ‘서울청년예술단 사업’, ‘청년예술공간 지원사업’ 등이 주요 정책이다. 정책의 근거는 서울시가 2015년 11월 23일부터 15일간 진행한 ‘서울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다. 통계를 보면 ‘서울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단점’을 묻자 응답자 430명 가운데 43.0%가 ‘거주 비용 등 생활비가 타지보다 많이 소요된다’, 37.7%가 ‘예술지원사업 공모 시 경쟁이 심하다’고 답했다. ‘공연장 등 발표공간 임차료(대관료)가 타 지역보다 비싸다’(14.0%)는 답변도 있었다. 류경희 서울시 예술정책팀장은 “그동안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예술인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열악한 현실 속에 놓여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지원사업 경쟁률과 생활비, 임차료로 예술인 활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가 청년 예술인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초예술지원 사업은 공공 지원금을 받아 본 적이 없는 39세 이하(1980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이거나 대학 졸업 이후 데뷔 10년 이하인 개인 청년 예술가에게 지원금을 주는 사업이다. 예산은 올해 기준으로 15억원 규모다. 지원 사업에는 ‘창작발표형’과 ‘창작준비형’이 있다. 창작발표형은 최대 1500만원, 창작준비형은 일시불 200만원을 지원한다. 쉽게 말하면 발표형은 발표를 눈앞에 둔 예술인들, 준비형은 이제 기획 단계를 막 시작한 이들이 대상이다. 분야는 연극, 무용, 음악, 전통, 다원(장르 경계가 없는 예술), 시각, 문학 등 7개다. 지난 2~3월 상반기 공모로 270명가량을 뽑았고, 2차 공모를 다음달까지 완료해 약 180명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이정연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팀장은 “보통 예술인 지원 사업이라는 게 결과에 중점을 둬 왔다. 예술인이 성장하는 데 여러 가지 단계가 있는데 마지막 결과물만 중점적으로 봐 온 것”이라면서 “최초예술지원 사업은 창작 준비 단계, 중간 단계에 있는 청년 예술인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개인이 아니라 단체에 초점을 맞춘 서울청년예술단 사업도 있다. 서울청년예술단으로 최종 선정된 9인 이하의 예술단체는 활동 기간 8개월(5~12월) 동안 1인당 예술활동 지원비 월 70만원을 받고, 이와 별개로 단체는 활동 계획서의 완성도에 따라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35세 이하(1984년생 1월 1일 이후 출생자) 청년들만 신청할 수 있고 지원 분야는 최초예술지원 사업과 7개로 같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말 공모를 했고 신청 단체 574곳 가운데 58곳을 선정했다. 사업 신청 단체는 지난해 466곳에서 100여곳이 늘어났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입소문이 났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들은 지원을 토대로 예술단별 활동 계획에 따른 창작활동을 마음껏 진행한다. 단체가 예술가 멘토를 원하면 시에서 연결도 해 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서울청년예술단 활동은 큰 이력이 된다. 정부 예술지원사업 신청을 할 때 청년들의 경우 벽이 높은데 예술단 활동 이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의 두 사업을 통해 실력을 닦은 개인과 단체라도 높은 대관료에 발표할 공간이 없으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이 청년예술공간지원사업이다. 문화예술공간(공연장, 전시장,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개인 또는 단체에 임차료, 인건비 성격으로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사업 대상들은 39세 이하의 개인이거나 35세 이하로 구성된 단체에 최소 한 달 동안 대관료를 50% 이상 할인해 줘야 한다. 최초예술지원 사업과 서울청년예술단 출신이 아니더라도 나이 기준을 충족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지난해 34곳과 비슷한 수준인 35곳이 청년예술공간지원사업 공간으로 선정됐다. 극장 봄, 성북마을극장, 수유리콜라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9월 예술인의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예술인복지증진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예술인 복지 조례는 서울시가 5년마다 예술인 복지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제4조)하고, 예술인 주거·창작공간 확충, 예술인 활동 기회 확대, 신진·청년 예술인 활동 기반 강화 사업을 추진(제7조)하도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년들은 활동 경력을 쌓아 자립 발판을 마련하고, 시민들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예술하기 좋은 도시, 서울시로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획] “다음 정부 적폐 찍힐라 몸 사려” “구체적 지시 없이 혼나 답답”

    [기획] “다음 정부 적폐 찍힐라 몸 사려” “구체적 지시 없이 혼나 답답”

    “규제 개혁 만들면 후임에 욕 먹어” 부작용 우려에 현상 유지에만 급급 “文케어 등 취지 상관없이 저항 거세 이해관계 얽힌 개혁 피하고픈 심정” “미흡 부분 얘기없이 보완하라 말만” 靑·정치권 대안 없는 질타 불만도 “개각으로 분위기 쇄신해야” 지적문재인 대통령의 잇단 ‘경고’에 공직사회가 바짝 엎드렸다. 특유의 복지부동으로 ‘하명’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모양새다.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느끼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개각을 통해 관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시작 3시간을 앞두고 연기한 데 이어, 29일 열려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도 개최 3일을 남겨두고 ‘열린 토론회’로 형식을 바꿨다. 정부출연연구기관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해 온 방안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규제혁신 점검 회의를 포함한 부처 성적표를 개각 때 반영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획재정부 한 고위관료는 3일 “솔직히 공무원과 규제는 한 몸이나 다름없다. 규제를 푼다는 것은 공무원 조직을 없애거나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외부 충격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고민·철학 없이 관성 따라 업무” 자성도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그간 진정한 고민과 철학 없이 관성적으로 일해 온 것 아닌가’라는 자성론이 제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 관료는 “우리 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미래창조과학부를 거치며 ‘융합’이라는 명분으로 여러 부처의 업무와 기능이 마구잡이로 섞였다. 이곳에서는 전문성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어서 직원들은 늘 인사에 목을 메고 ‘현상 유지’에 급급해한다”면서 “굳이 규제개혁 등 어려운 일을 벌여 나 자신을 힘들게 하고 후임자에게 비난을 들을 이유가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것이 나오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경제부처 한 고위공무원은 “지금이야 정부 초기라서 공무원들이 다들 청와대 눈치를 보며 일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부에서나 그랬듯 후반부로 가면 이전 정부에서 했던 정책을 이름·형식만 바꿔 내놓거나 정부 초기에 써먹었던 것들을 재활용하는 등 안일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해도 (비전문가 낙하산) 장관이나 언론은 이를 잘 모른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듯 기존 규제 상황에서 이득을 보는 이들의 저항은 개혁 명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거세다. 이해 관계자들이 워낙 강하게 반발하다 보니 어지간해서는 규제개혁 정책 자체를 만들 생각조차 하기 않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문재인 정부는 부처별로 ‘적폐청산위원회’를 만들어 지난 정권의 과오를 바로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을 처벌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공무원들이 몸을 사린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금 너무 나서서 일하면 다음 정부에서 적폐로 몰려 징계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퍼졌다는 것이다. 세종청사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도 그랬지만 환경이나 경제 관련 이슈는 주체별로 이해관계가 워낙 다양하게 얽혀 있어 누가 정권을 잡아도 규제를 풀기가 정말 어렵다”며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면 현 사회구조를 ‘대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적폐’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책임 피하려 ‘정부 입법’ 대신 ‘의원 입법’ 한 재경 사회부처 공무원은 “공무원들이 스스로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가 자칫 부작용이라도 나타나면 그야말로 해당 부처는 ‘사면초가’에 놓인다”며 “이 때문에 요즘 부처들은 정공법인 ‘정부 입법’ 대신 여당 의원을 발의자로 앞세우고 뒤에서 활동하는 ‘의원 입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느낌이 든다. 의원을 앞세워 책임과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청와대와 정치권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나 총리실이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연기하며 ‘좀더 열심히 하라’는 ‘신호’만 보냈을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완하라는 구체적 대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마치 선문답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무조정실은 규제혁신 점검회의 연기 직후 보도 자료를 통해 “집중 논의될 예정이었던 ‘빅 이슈’(인터넷전문은행·개인정보 보호 규제) 등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국무총리가 개최 연기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회의 연기 결정 뒤 규제개혁에서 어떤 부분이 얼마나 미흡하다는 것에 대해 국무조정실과 청와대의 얘기는 없었다”면서 “회의 이후 (지금까지도) 전달받은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이번 안건들은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관계부처를 모두 불러 사전 토의를 통해 (점검회의에 올려도 되겠다고 합의해) 나온 것들”이라며 대통령과 총리의 판단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 출신·공무원 간 갈등도 한몫 문재인 정부에서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공직에 다수 진출하면서 ‘틈’이 생겼다는 비판도 있다. 외부 출신 인사들이 공무원과 업무 이해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 해당 공무원을 ‘개혁 대상’으로 치부하는 태도를 보여 공직사회 사기를 꺾는다는 설명이다. 한 세종청사 고위관료는 “시민단체 출신 장관은 회의 때 ‘너희는 왜 일을 그 정도밖에 못하냐’는 식으로 화를 낸다. 장관은 부처 업무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로 부처가 성과를 못 내면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의 책임이다. ‘유체 이탈’ 화법으로 우리만 탓해선 안 되는 것인데 (그런 태도가) 과연 국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기획] “조선시대보다 못한 계급주의… 상벌체계로 철밥통 깨야”

    [기획] “조선시대보다 못한 계급주의… 상벌체계로 철밥통 깨야”

    전문가들은 규제 개혁을 제대로 하려면 현재의 관료사회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직사회 내부의 개혁뿐 아니라 정치권 등 외부의 개혁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외부 마찰 줄일 여건 만들어야 규제개혁 최진혁 충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3일 “정치권력은 국민의 요구를 받들고 눈높이에 맞춰 행정을 효율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며 “정말 잘하는 공무원에게는 상응하는 대가를 주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직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 공무원들은 그냥 하라고 했는데 적폐 세력으로 몰리니 몸을 낮출 수밖에 없고 살 궁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닦달하기 전에 리더가 먼저 이끄는 식으로 국민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공직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역 지키려는 문화… 해결 역량 채용을 규제 개혁에 앞서 공무원 인식과 인사 체계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너는 짖어라. 나는 간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은 영원히 녹슬지 않는 철밥통”이라며 “영역 싸움에서 남의 것을 빼앗으면 차라리 낫겠지만 오히려 자기 영역만 지키려고 쳐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진보나 보수 정권이 바뀌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산업화 시대에 맞춰진 5급, 7급, 9급 채용 구조는 조선시대보다 못한 철저한 신분사회, 계급사회 구조”라면서 “가변적이고 융합적인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데 매우 부족한 인사 형태이고 공기업까지 포함하면 최소 200만명이 구조개혁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의 종류와 난이도, 책임에 따라 직급이 같더라도 서로 다른 보수를 받고 권한과 책임의 영역이 명확한 ‘직위 분류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자들 개혁 지점 명확히 설정해줘야 박용성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규제 개혁을 위해 외부에서 정치적인 돌파구를 열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을 해야 할 요소들은 주로 이익집단이나 세대별로 첨예한 대치가 이뤄지는 영역이 많다. 따라서 실무 공무원들이 과감한 규제 개혁을 하려면 정치권이나 고위공직자들이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공무원은 핵무기보다 당장 눈앞의 칼을 더 무섭게 생각한다”며 “국정을 책임지는 분들이 어느 지점까지 개혁해야 하는지 명확한 한계를 설정해 줘야 한다. ‘내가 이 부분을 꼭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공무원들이 좀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고 이를 실행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묻고 성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 온 문화 관료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위원회)에 이어 ‘새문화정책준비단’을 운영한 것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고,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 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의 활동은 이제 종료되지만, ‘블랙리스트 이행위원회’가 발족돼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압박하고 감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1월 15일 활동을 시작한 ‘새문화정책준비단’은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으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돼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했다. 이런 결과들이 한 번에 도출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검열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촛불시민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문화정책의 혁신을 요구한 문화예술계의 무수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위원회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와 공청회, 간담회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지않아 블랙리스트 백서와 ‘문화비전 2030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냈던 블랙리스트 이슈도 마무리될 것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응을 위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문화정책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민관의 체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화 관료들의 권위적 태도가 달라졌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 문화정책의 혁신 정도에서 문화 관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커 보인다. 문화 관료들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민관 협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정책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의 기자회견은 장관의 철학 부재, 관 주도의 문화행정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었다. 블랙리스트 이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이 멀게만 보이는 것은 독일의 역사철학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명명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정의를 요구하는 세력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하는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충돌 현상은 이행기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문화정책의 혁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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