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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파포럼 ‘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까’ 속기록 3

    전파포럼 ‘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까’ 속기록 3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조동호 원장)의 제1회 전파(前派)포럼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 것인가‘ 속기록 세 번째다. 조동호 원장이 청와대 안보실이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평가해달란 주문에 이어지는 발언들이다. 이혜정 중앙대 교수 문재인 정부와 연도 없고, 갈 것 같지도 않은 제가 문 정부를 지지하는 모양새가 됐지만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것이 하노이 노 딜 때 김현종 차장 인사를 한 것이었다. 그 즈음에 안보실의 역할이 있었나? 정책이 조율이 됐었나. 9월 평양에 가서 중재자를 했는데, 9·19 군사합의 잘 나왔다 생각하고 있다. 비핵화를 평화체제 논의와 떼어서 하니까 당사자가 아니란 식의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전쟁 불용, 판문점 선언에 맞춰서 싱가포르 선언이 있었기에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9·19 군사합의서에 군축의 시작을 봤기에 좋았다. 그 뒤 진전이 없었다. 과도한 기대가 신한반도 체제 선언으로 나오면서 뭔가 조정이 안 됐다. 노 딜 나오고 인사 난 시기가 거의 비슷한데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제가 볼때 안보실은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안보실이 비대해졌다. 서주석 박사가 계실 때보다 더 커져 있다. 역대 가장 큰 규모다. 부처간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이 주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정책 입안이 주가 됐다.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는 역할까지, A부터 Z까지 다한다. 부처들은 별로 할 일이 없고 안보실만 쳐다보게 된다. 부처의 에이스들을 다 끌어가 부처에서 철저히 할 기회를 잠식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권력구조의 문제도 있다. 행정부 파트에서 가진 생각과 접근법이 때로는 안보실의 생각을 넘어서는 경우가 있지 않았나 싶다. 안보실은 정권 초기 강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면 부처들에 위임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도 너무 강하지 않나 싶다.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사람 중심이 아니라 어떤 일을 했나 중심으로 봐야 한다. 안보실은 안보 전략을 짜고, 안보 관련 정책을 조정 통제하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네 번째로 위기 관리를 해야 한다. 모두 그런대로 괜찮았다. 최강 부원장이 플랜B가 없다고 했는데, 2018년까지의 상황 전환은 전략적 판단의 결과로 갔다. 그렇게 해서 흐름이 만들어지고 나선 경로 조정을 해나가는데 플랜B란 것이 정책연구 수준에서는 말이 되지만 실행에서는 플랜B를 꺼내기 힘들다. 안보실 스태프끼리 하는 일이 있고, 상임위인 NSC에서 하는 일이 있는데 상당 부분 유기적 협조가 되고 있다고 본다. 참여정부 때 NSC에서 3년 8개월 있었는데 당시는 부처 중심이었다. 대통령과 외교안보수석 관심에 따라서만 조정이 돼 왔는데. 4대영역으로 재조정하면서 좀 괜찮았으며 조정 통제가 충분히 됐다. 전략 기획을 어떻게 풀고나갈지는 여전히 문제다. 이혜정 교수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질텐데 지금은 대북과 외교안보가 격변의 시기라 관료적 타성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플랜A를 제대로 못한 것이다. 플랜 B가 아니라 그게 오히려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 커피 브레이크 후 재개> 조동호 원장 전쟁은 안된다, 급변사태(붕괴)는 원치 않는다, 퍼주기 안된다,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보수와 진보가 모두 동의한 네 가지 원칙이라고 박철희 서울대 교수가 말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박철희 선생의 네 가지, 제가 이해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윤덕민 한국외국어대 교수 노태우 정부 때부터 이어온 원형이란 것이 있다고 본다. 냉전 끝난 이후 북한을 붕괴시키는 게 아니라 포용이라는 정책을 국가정책으로 채택해 진보와 보수를 구분 않고 이어져 왔다. 북한을 붕괴시키면 혼란을 수습할 수 없기에 궁극적으로 포용해 개혁개방 유도하고 평화 체제 만들고 남북이 공존하는 틀로 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으로선 포용 정책, 햇볕 정책이 자신들의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받아들인다. 김기정 교수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 정부의 입장을 진보란 두 글자 만으로 가두지 않고 그것이 구상되고 실천되는 과정에 갖는 고민들을 소위 보수 학자들도 잘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통일 대박론이 비핵 개방 3000과 맞물려 잘못 알려지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여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 북한 붕괴론으로 이어지느냐 생각해보면 그럴 만한 여지가 있다. 비핵화 입구론의 경직된 전략에서 조금 더 품을 넓혀보자.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두 과정이 있을 수 있는데 평화를 통한 비핵화와 비핵화를 통한 평화 둘 다 있을 수 있다.보수와 진보가 공유할 뭔가가 있겠느냐? 남북 대화 없이 현재의 분단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생각만 없으면 남북 대화와 협력의 공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중국에 기울어지고, 남한은 미국에 기대는, 분단이 경직되는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진보와 보수공통의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윤덕민 교수 야권에서 당시 정부에 지적했던 것은 10·4, 6·15 정신을 존중하지 않느냐, 신뢰 프로세스의 시작이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핵개방 3000도 비핵화하지 않으며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3000 달러로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을 엮어서 만든 것이었다. 북한 경제를 3000 달러로 만드는 유인책을 제시할 수도 있고, 대충 400억 정도 투자가 필요한데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 외에 국제금융 동원이 가능한데 그러려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만한 어떤 조치를 해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비핵화를 거부하면 북한을 결코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조동호 원장 박철희 교수가 말한 네 가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전략이기도 하고 보수도 충분히 동의할 만한 내용이라고 얘기했다. 통일국민 협약 같은 것을 하겠다고 했고 박근혜 정부도 비슷한 것 하려고 했는데 안 됐다. 어쩌면 방법론으로 핵 문제를 어떡할 것이냐를 놓고 보수와 진보가 갈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한다. 최강 부원장 인권 문제에 진전된 모습을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과연 진보와 보수가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있었느냐는 의문이 든다. 제가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전쟁불용, 평화, 붕괴불가를 둘러싼 태도 차이도 있지만 북한의 의도와 행동에 대한 해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문제라고 본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차가 극복되지 않는 한 굉장히 어렵다. 정치권이 정치와 진영의 논리를 뛰어넘어 프레임을 벗어나 토론을 주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지난정부의 통준위가 그런 일환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통준위가 아니더라도 한반도 미래를 위해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할지 합의점을 만든다든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31일 오전 11시 30분쯤 4편 이어질 예정>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네 번째 속기록은 31일 오전 11시 30분쯤 이어져
  • 전파포럼 ‘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까’ 속기록 2

    전파포럼 ‘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까’ 속기록 2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조동호 원장)의 제1회 전파(前派)포럼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 것인가‘ 속기록 두 번째다. 윤덕민 한국외국어대 교수 북한은 굉장히 일관적이다. 고민하는 사람들의 요소가 바뀌지 않는다. 물론 최근 외무성이 좀 갈리긴 했지만, 정책 일관성에서 나은 점이 있다. 우리는 5년마다 바뀐다. 슬로건도 바뀐다. 김대중 햇볕정책도 노무현 되면서 많이 달라졌다. 또 하나 북한과 달리 인적 변화가 심하다. 엘리트 순환이 빠르다. 관료가 그나마 일관성을 가져야 하는데 관료조차 바뀐다. 북한 다루는 데 있어선 민주국가라 장점도 있지만, 문제점도 있다는 생각이다. 정권마다 북한과 힘든 협상도 하고 뒤통수도 맞는데, 다음 정부가 복기한 뒤 시작해야 하는데 매번 새로 시작한다. 이 정부가 꼭 성공하길 바라고, 성공하려면 과거의 역사를 보면서 파격을, 북한도 깜짝 놀랄 만한 걸 해야 한다. 그래야 쳇바퀴에서 벗어날 것이라 본다.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많이 공감되는데 어찌 보면 정반합 같은 것이다. 한쪽에서 진행되다가 안 되는게 있으면 새롭게 통합하는 과정을 겪어왔다. 정부마다 성향은 달랐으나 정책적 성과들은 어쨌든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큰 흐름은 잡고 있다고 본다. 북한을 다루는 우리가 중재자, 촉진자, 행위자 이 세 개념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협상 대안을 만들어내고,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에 어떻게든 상응조치를 만들어갔다. 크게 봐서는 당사자라는 게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긴 곤란하지만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측면에서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 생각인 것 같다. 제가 볼땐 탑다운이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2018년 4월 판문점은 정말 포괄적이었다. 9월 평양선언은 후속 선언이다. 판문점 후속으로 만들어진 군사합의가 정상에서의 의견 일치가 없었다면 그렇게 만들어질 수 없었다. 파격적 내용도 있었는데. 큰 틀에서는 적대행위 중지나 그런 상황은 탑다운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그걸 바텀업으로? 그러면 협상도 못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전에 한번 있었고, 9·19 이전에도 있었고, 그런 성과가 어떻게 가능했냐면 정상 합의가 있었으니까 문서 교환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조동호 원장 최근 통일부에서 5·24 제재 조치가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해제는 아니라고 했다. 이걸 어떻게 평가하나. 비겁하다는 얘기 말고. 이혜정 중앙대 교수 5·24를 넘어 포괄적으로 얘기하고 싶은데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대북정책에서 없었느냐고 한다면 회의적이다.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진보와 보수가 동시에 느끼는 저항할 수 없는 유혹이 모험주의, 좋게 포장하면 대박론이다. 김씨 일가가 있는 한 아무것도 안돼, 이런 식의 논리와 냉전을 청산하고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진보의 논리가 떨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모든 문제에 해법이 있다는 생각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핵에는 해법이 없다. 학자적인 관점으로는 대북정책이나 핵과 관련해 진보고 보수이고를 떠나 한국사회가 잘되면 잘될수록 남북간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보수는 흡수통일을 바라고 문정부 같은 진보 정권은 평화체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정책에서의 장애물이 된다. 5·24가 그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통일부 대변인 발언은 굉장히 부적절했다. 실제 상황이 그렇더라도, 당국자가 그렇게 얘기하는 건 정부의 입장으로 비친다. 바로 그 발언 나오자마자 미 국무부에서 제재 유지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얼마 전 유엔전문가 패널보고서 보면, 미국이 과연 제재를 100% 이행하고 있느냐? 아니다. 조금 봐주고 있다. 당국자가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었나? 대북 대오나 중국이나 러시아를 포함해 가장 취약한 고리이고, 가장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식시킴으로써 우리 입장이 곤란해지고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남북이 예외 규정을 이용해 왔다갔다 할 수도 있는데 굳이 5·24를 언급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잘한 것은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 갔다는 것인데 역으로는 플랜B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유연성이 떨어지고, 때로는 목적지에 이르는 여러 루트가 있을 수 있는데 한 루트만 가려고 했다.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었을텐데 2018년 두 차례 정상회담 잘될거야, 이런 생각에 너무 빠져 있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3년 동안 문 정부에 플랜A 밖에 없었을까? 그렇겐 안 보인다. 올해도 뭔가를 해보려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어떡하면 제재 국면에서 할 수 있을지 고민했을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한국을 굉장히 단순히 낙관적으로만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돌파할 수 있었던 일을 올해에야 하려 하고 있다. 제재 국면을 지키려 노력하고 고민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낙관을 견지했다고 생각한다. 5·24와 관련해 운을 뗀 것도 올해는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한미 워킹그룹이 우리의 운신 폭을 많이 좁혔으니 그 틀을 깨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운전자 개념 앞에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가 붙는다. 한반도는 우리가, 한국이 주도한다는,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이 된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자꾸 지난해 얘기가 나오는데 뭘 했더라도 올해 코로나 때문에 무용지물이 됐을 것이다. 북한은 마냥 자신을 외부에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남북관계의 발전, 협력 얘기하는 게 현실과 괴리가 있다. 운전자론 말씀했는데 가장 근본적 문제는 북한이 운전자를 제대로 대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김기정 교수 미국의 비난과 비슷한데 혹시 대리운전 아니냐는.(웃음)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가 단순히 경색에 그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전략적 선택 폭이 좁아졌고 남북관계도 포함된다. 지금이라도 움직이면 지난해 이전으로 갈 수 있을지 그건 모르는 일이다. 한번쯤 시도는 해봐야 하는 해가 아닌가 싶다. 윤 교수 지난해 하노이 이후 북한의 말이 거칠어졌다. 미국의 문제도 있지만, 북한의 문제도 있는 것 같다. 하노이에서 왜 그렇게 됐는지, 지금 북한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아야만 벗어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김기정 교수 할 수 있다면 철도, 개별관광, 의료보건 협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철도는 해석이 필요한 문제이긴 한데, 유엔제재에서 공공재와 관련된 걸 예외로 한다는 걸 염두에 둔 것 같고, 보건의료와 개별관광은 인도적 문제이거나 제재와 무관하기에 그곳에서 여지를 찾는 것을 일차적 돌파 목표로 설정해둔 것으로 보인다. 최 부원장 우리가 추진하고자 하는 것과 북한이 우리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이 매칭이 되나? 그건 북한의 호응 받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우리가 얘기하는 개별관광, 철도도로 연결이 과연 북한의 관심을 끌고 호응을 받는 것이냐? 아니면 더한 걸 원하느냐 그건 생각해봐야 한다. 주고 받는 사람의 의도가 맞아야 한다. 조 원장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전반적인 컨트롤타워인데 기대하는 만큼의 역할을 하는지 평가해달라. 그림을 자세히 주면 과도하다고 하고 미세하면 컨트롤 타워가 없다고도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는지? <30일 오전 11시 30분쯤 3편 이어질 예정>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8] 김석현 “넘어진 김에 주 4일·가을 학기제 논의를”

    [2000자 인터뷰 38] 김석현 “넘어진 김에 주 4일·가을 학기제 논의를”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해 자부심을 얻은 것은 작지 않은 성과지요. 그런데 그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면 엉성하고 허술한 구석이 적지 않았거든요. 다소 안정됐으니 그동안 잘 되지 않았던 것들을 추스르며 사회적 협의를 통해 사회적 담론들을 점검했으면 좋겠는데 주 4일 근무제, 9월 학기제, 재난기본소득 등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굵직한 화두들이 또 그냥 흘려 버려지는 것 같아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지 다섯 달이 돼 간다. 현미경으로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생명체가 일으킨 지구촌 전체의 창조적 파괴, 또는 파괴적 창조의 본령이 궁금해졌다. 김석현(54) 인텔리전스코리아 대표를 만나자고 한 것은 감염병 학자나 방역 전문가, 경제학자, 사회학자들과 조금 다른 면모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석사는 수학을, 박사 학위는 미국 노터담 대학에서 경제학, 그것도 산업 발전을 전공한 다채로운 이력 덕분이었다. 2005년 귀국하자마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과학기술 혁신지표를 연구해 10년 동안 꾸준히 보고서를 썼던 이력도 더해졌다. 그런 그가 신천지발 확산 이후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누구보다 바지런히 찾아내 요점을 정리해 페이스북에 매일 올려주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이런 노력을 평가받아 지난달 말 지식공작소가 발빠르게 기획해 펴낸 ‘코로나19 동향과 전망’에 이일영 한신대 교수 등 다른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자신의 보고서를 싣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그의 보고서 가운데 돋보인 대목은 20세기 노르딕 국가의 교량 국가 역할을 한국이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것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Q. 오랜 시간 국내외 자료를 꾸준히 업데이트했으니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을 어떻게 보는지로 인터뷰를 시작하자. A. 나도 이렇게 오랫동안, 석달 가까이나 코로나 데이터를 갖고 씨름할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심각한 감염병 문제인데 전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뭐라고 말하기가 두렵다. 그저 매일 생기는 워낙 많은 숫자와 정보들을 사람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게이트키핑 역할을 한 건데 많은 분들이 숫자 뒤에 숨어있는 의미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줘 고맙다는 댓글들을 달아주셨다. 그래서 용기를 내 ‘동향과 전망’에 참여할 수 있었고, 아직 등교를 못하는 초등 2학년 딸을 집에서 돌보며 데이터들을 살펴보고 있다. 감히 지금의 국면을 정리하자면 5월 초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 1차 파고의 여진인지, 두 번째 파고의 시작인지 헷갈렸는데 최근 데이터들을 보면 신천지발 감염증 바이러스와 유형도 다르고 5월 초 연휴 이후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맞물려 있어 두 번째 파고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아직 그 파장이 어떠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 Q. 책을 보면 김 박사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메르스 때 비싼 수업료를 치른 덕이며, 자유주의적 조치를 취하면서도 선제적인 대응을 미세하게 해냈다. 절벽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섰다고 표현했던데? A. 국가전체의 시스템적 대응은 부족하다. 대신 확진자가 발견되면 연관자를 찾아내는 기동성은 유럽과 미국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한다. 가령 예를 들어 5월 연휴가 시작되기 전 누구나 연휴와 학교 개학 시기가 겹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는데도 연휴 끝나 2주가 지나기 전 개학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위험하다며 일주일 연기한 것이 예가 될 것이다. 뻔한 판단 착오를 하곤 했다. 유럽에서는 시나리오 대응을 한다. 독일은 항체 검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해 국민들 사이에 얼마나 면역이 진행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봉쇄를 풀면서도 나중에 이런저런 요건이 되면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지방정부와 메르켈 총리가 합의해 나간다. 스웨덴은 8주 간격으로 항체 검사를 한다며 1차 검사를 했다. 스톡홀름은 16% 정도로 면역이 됐다는 것이 나타나 방역을 평가하고 이후 대응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질본,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등은 정말 헌신적으로 뛰어 이번 사태에 대처했는데 질본 위 정치 시스템의 결정들은 근거도 없고, 외국인 입국 통제도 한 발 늦었고, 사회적 합의와 정치권이 개학이냐 연기냐 하는 커다란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해내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Q. 그래서 많은 이들이 불안해 한다. 머리가 계획하고 팔다리가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운이 좋아 얻어 걸린 것 같은 이 국면이 많은 이들의 불안감을 키운다고 본다. A. 영화 ‘살인의 추억’ 가운데 송강호의 대사가 떠오른다. 미 연방수사국(FBI) 과학수사 기법 그런 것 모르겠고 한국은 좁으니까 발로 열심히 쫓아다니면 잡힌다는 대사 말이다. 실행 부문에서 잘하고 역량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실행 부문에 너무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 관료를 동원하기 좋은 조직을 갖고 있다. 관료를 민간의 군대라고 비유한다. 관료, 공보의, 군인 등 방역에 최적화된 조직을 갖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후닥닥하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안 좋게 보아왔는데 감염병 대처에서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방역은 전쟁이란 점을 절감했다. 민간 병원이 강한 공공성을 요구받고 있다. 싱가포르도 비슷하다. 아시아적 특성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갈등의 여지가 있는데 감염병 대처 국면에 효율성을 인정받게 됐다. Q. 그런 연장 선상에서 아시아적 공동체를 앞세우는 것이 서구 개인주의를 물리친 사례라고 보는 시각도 있더라. 권위주의나 독재를 옹호하는 것이란 핀잔을 들을 수 있겠지만. A.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와 다른 측면이 있더라. 전통적으로 정부의 권위와 역할이 많아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정부의 조처가 존중받는 면이 있다고 여겨진다. 개인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면모들이 이번 방역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유주의에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리더십이 결합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 방역에서 그 의의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독일,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 홍콩 같은 나라들이 그 예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보며 많은 나라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자유주의적 접근을 버리지도 않고, 일정하게 개인주의는 양보를 하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해 오히려 전면 봉쇄로는 가지 않아 이동과 생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 것에 있다. Q. 수축사회란 개념이 흥미롭더라. A. 이자율이 형편없이 낮아져 투자할 곳이 없고, 일자리가 늘어날 여지는 적어 보인다. 온라인 유통에 밀려 어중간한 오프라인 기업은 없어지는, 도심의 상가는 비는 등 연쇄 효과가 일어나고, 우리 경제전망이 낙관적일 수만은 없는 우려를 갖게 된다. Q.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결여한 것이 적잖이 눈에 띈다. A. 메르스 이후 방역에 유리한 쪽으로 법률이 개정됐는데 코로나19가 닥쳐서야 그런 것을 확인하게 됐다. 분명히 있어야 할 사회적 합의를 생략하고 한 것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말자, 봉쇄를 풀자고 시위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반사회적이네 여기기 쉽지만 한편으로 그 사회는 목소리가 다양한 것이다. 저렇게 격렬한 사회적 토론이 이어지고 합의가 이뤄지면 훨씬 굳건할 것 같다. 우리는 서구의 토론과 합의 문화를 배우고 서구는 우리의 창조적인 대응 방식을 배우고, 이런 것이 코로나 시대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Q. 지금 우리가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A. 질본에서 항체 검사를 한다고 했다. 이는 5월 말에 실시하는 연간 국민영양건강조사에 포함된다. 스웨덴은 8주 간격으로 샘플링한다. 독일은 이미 항체검사를 시작했다. 중국은 우한 시민 1100만명 전원을 진단검사해 마무리 단계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교사 50만명은 너무 많다고 했다. 10명 검체를 모으면 5만번 실시하는데 우리의 진단검사 키트 능력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다. 가장 위험한 의료진, 양로원, 교사 이런 사람들은 했어야 했다. 이런 기획 능력이 부족하구나. 어두운 상자 안에 손을 집어넣고 더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즉각 대응은 하는데 시나리오를 세워 대응하는 것은 많이 부족하구나 느끼게 된다. Q. 책이 나온 지 한달이 됐는데 ‘아시아발 노르딕 국가‘란 개념이 충실히 채워지고 있나? A. 우리만 잘났다고 해선 안되니 객관적으로 개념을 들여다보려고 유럽 역사를 들여다보고 있다. 독일과 북구는 영국과 프랑스 모델의 개인주의보다 사회 전체의 복지를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회체계를 갖고 있더라. 우리 모델을 권위주의적이라고 폄하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시스템에 대한 장점도 알게 하고 자부심을 갖게 만든 게 코로나가 불러온 뜻밖의 성과 아닌가 한다. 대중들이 무작정 선망하던 미국과 유럽 국가가 막대한 인명 피해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적어도 방역에서는 한국이 나은 면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자부심이 자만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배우는 자세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격변은 이전에 비용 때문에 과감히 하지 못하는 사회적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홍수가 나면 리모델링하듯 말이다. 뉴질랜드는 주 4일제 근무제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공유 차원 만이 아니라 연성화된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도 한 번 토론해 볼만한 일인데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또 학교 개학과 관련, 이참에 가을 학기제를 해보자는 얘기가 반짝 나오다 말았다. 전 개인적으로 해볼 수 있다고 본다. 재난기본소득도 더 근본적이고 폭넓게 논의해야 하는데 어물쩡 단기적 처방에 머무르고 말았다. 방역 뿐만아니라 사회경제적 시스템에 관한 논의로 넓히자는 것이다. 글 사진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프라 지원 위해…트럼프 만난 뉴욕주지사 “정치는 제쳐뒀다”

    인프라 지원 위해…트럼프 만난 뉴욕주지사 “정치는 제쳐뒀다”

    쿠오모, 면담 후 “트럼프와 좋은 대화”공화당 의원들엔 “뉴욕주 학대 말라”연방정부 지원 위해 ‘분리 전략’ 관측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후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관해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지만, 지원 반대 기류가 강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선 “뉴욕을 학대하고 있다”면서 날을 세웠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분리 전략’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뉴욕 주민들이 필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는 제쳐뒀다”면서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다.쿠오모 주지사는 면담에서 뉴욕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프라 건설을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승인은 물론,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프라 건설을 위해 “관료사회가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뉴욕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건설이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그러나 연방정부의 뉴욕주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뉴욕주, 매사추세츠주, 일리노이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에 대한 학대를 멈춰라. 아무런 잘못도 없이 코로나19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은 주들에 대한 학대를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실세 지사’ 김경수의 힘?… 또 중앙 고위관료 출신 경제통 영입

    [관가 인사이드] ‘실세 지사’ 김경수의 힘?… 또 중앙 고위관료 출신 경제통 영입

    경제부지사·경제혁신추진위원장 ‘영전’ 후임에 검증된 박종원·이찬우씨 선임 朴 ‘실물경제’ 李 ‘거시경제’ 전문가 평가 중앙 1급이 부지사로 수평 이동 이례적 경제 살리기 올인 金지사 정책 탄력 기대 金지사 재난지원금 제안 등 위상 높아져김경수 경남지사가 민선 7기 후반기를 앞두고 새로운 경제부지사와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최근 임명했다. 신임 경제부지사와 경제혁신추진위원장도 전임처럼 모두 중앙부처 고위관료 출신의 검증된 경제전문가를 영입했다. 전임자들이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영전·발탁돼 공석이 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25일 지자체 인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앙부처 특히 경제 관련 부서 등에서 요직을 거친 고위 관료 출신은 자치단체 정무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모셔 오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대통령 측근’ 김경수 지사가 취임한 이후 중앙 경제부처 엘리트 관료 출신이 잇따라 경남도 정무직으로 향하고 있다. 신임 경제부지사는 박종원(51)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고위공무원 나급)을 데려왔다. 도지사 직속 자문기구로 경제정책을 총괄 기획하고 경제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출신 이찬우(54)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선임했다.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며 비상근이다. 김 지사는 전임 경제부지사와 경제혁신추진위원장 등을 통해 후임 박 부지사와 이 위원장을 추천받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경남과는 특별한 연고가 없다. 박 부지사는 부산 출신이다. 서울대 국제경제과를 졸업했다. 행시 40회로 대통령실 산업통상지원비서관실 행정관,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장·전자부품과장·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을 거쳤다. 주요 전략산업 분야 실무과장을 두루 경험한 산업통으로 실물경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특히 지난해 8월 일본의 첨단부품소재 수출제한조치 등 위기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 보호에 활약이 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경북 영덕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31회로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 행정관, 기재부 미래전략정책관과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차관보를 지냈다. 미래전략 수립에 능통한 거시경제정책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 경제계와 관가 주변에서는 김경수 도정 후반기도 중앙정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제전문가 ‘투 톱’이 경제정책을 총괄해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는 김경수 도정 경제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 지사는 “경남의 초청에 흔쾌히 응해 준 박 부지사와 이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며 기대와 신뢰를 표시했다. 김 지사는 민선 7기 도정을 시작하면서 경제혁신추진위를 구성해 방문규(58) 전 기재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초빙했다. 경제부지사에도 산업부 1급 문승욱(55) 산업혁신성장실장을 영입했다. 둘은 김 지사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공을 들여 영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차관 출신 고위 관료의 지자체 경제자문기구 위원장 수락은 흔하지 않은 사례로 꼽힌다. 중앙부처 1급 고위 공무원이 지방 부지사로 수평 이동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문 전 부지사는 지난 9일 차관급인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으로 영전했다. 앞서 방 전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발탁됐다. 정·관가 주변에서는 ‘실세’ 김 지사와 함께 일한 이력이 ‘플러스 평가’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측한다. 김 지사는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중앙정부와 청와대에 건의한 위기극복대책이 정부정책에 반영되는 등 ‘실세+실력 도지사’ 위상이 돋보였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고소득층의 지원금 기부 방안 등은 김 지사가 최초로 제안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 깃발 꽂는 ‘40대 엘리트’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 깃발 꽂는 ‘40대 엘리트’

    중국 정가에 ‘40대의 신진기예’가 떠오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 3차회의를 앞두고 “젊은 간부들을 선발해 육성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1970년 이후 출생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간부들을 대거 요직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21일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40대 신진기예는 33명에 이른다. 1970년생과 1971년생이 각각 13명과 10명으로 주류를 이룬다. 1972년생은 7명, 1973년생은 1명이다. 최연소는 지난달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부주석에 오른 런웨이(任維·1976년생) 전 다탕(大唐)그룹 부사장이다. 이들은 중앙·지방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성부급부직(省部級副職·중앙 부부장 및 지방 부성장) 인사다. 성부급부직 고위 간부들이 60살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이상 빠르게 헬리콥터 승진을 한 셈이다. 이들이 급부상한 것은 차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천민얼(陳民爾·60) 충칭(重慶)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58) 당중앙서기처 서기, 후춘화(胡春華·57) 부총리 등 1960년대생 ‘6세대 지도자’들이 2022년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낙점’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만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 이후에도 최고지도자직을 유지하면서 ‘6세대 지도자’들을 건너뛰고 이들 ‘40대 신진기예’로 곧바로 권력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시 주석은 지난해 전인대 2차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들 신진기예 33명은 절반이 박사 출신이다. 또 대부분이 고급 엔지니어이거나 금융·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하는 테크노크라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홍콩 시사주간 아주주간(亞洲週間)은 고학력 젊은 고위 관료들의 대거 출현은 중국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40대 신진기예’의 성장 배경은 세 갈래다. 우선 지방 말단 당정 기관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한 인물이다. 지방에서 실적을 쌓아 자신의 능력으로 올라온 만큼 현실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스광후이(時光輝) 구이저우(貴州)성 정법위서기와 페이가오윈(費高雲) 장쑤(江蘇)성 부성장, 아둥(阿東) 지린(吉林)성 부성장 등이 꼽힌다. 스광후이 정법위서기는 이들 중 성부급부직에 가장 빨리 올랐다. 상하이 퉁지(同濟)대를 졸업한 그는 상하이시에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펑셴(奉賢)구 당서기 등을 거쳐 2013년 2월 상하이 부시장에 임명돼 성부급부직에 진입했다. 2018년 상하이시를 떠나 구이저우성으로 옮겨 핵심 요직인 공안·사법을 총괄하고 있다. 장쑤성 화이안(淮安) 출신인 페이가오윈 부성장은 태어나서 장쑤성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는 터줏대감이다. 그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한장현 서기 등을 지내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장쑤성 난퉁(南通)시 조직부장과 창저우(常州)시장 등을 거치며 뛰어난 관리 능력을 발휘해 부성장에 올랐다. 회족 출신인 아둥 부성장은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장을 지낸 해양 전문가다. 베이징대 도시환경학 박사인 그는 국가해양국에서 20년 동안 해역측량판공실 주임, 중국 영해를 감독하는 중국해감 동해총대 부대장 등을 거치며 영유권 분쟁 지역 관리에 주력했다. 2017년에 국가해양국을 떠나 싼사시장을 맡았다. 2012년 남중국해를 관할하기 위해 출범한 싼사시는 인구(2500명)가 적고 육지 면적(20㎢)도 분당신도시(19.6㎢)와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달 18일 싼사시에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각각 둔다고 공표했을 정도로 중국의 핵심 이익 지역으로 꼽힌다. 두 번째는 금융 전문가나 국유기업에서 보여 준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는 인물들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궈닝닝(郭寧寧) 푸젠(福建)성 부성장과 류젠(劉劍) 국투건강산업투자공사 최고경영자(CEO), 류창(劉强) 산둥(山東)성 부성장, 리윈쩌(李雲澤) 쓰촨(四川)성 부성장, 리보(李波) 충칭(重慶)시 부시장이 눈에 띈다. ‘금융계의 샛별’로 불리는 궈닝닝 부성장은 칭화(靑華)대 경제학 박사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금융 전문가다. 2004년 중국은행에 입행해 신용대출 및 리스크 관리 등에서 성과를 쌓은 뒤 홍콩과 싱가포르 분행장으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내 지도부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중국농업은행 부행장을 거쳐 부성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지도자로 떠올랐다. 류젠 CEO는 이들 중 유일하게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지낸 만큼 중국 정가의 ‘블루칩’으로 통한다. 인민대를 졸업하고 8년간 국가개발투자공사에서 근무한 뒤 공청단 베이징시 서기를 지냈다. 이후 베이징시 순이(順義)구장, 부비서장을 거쳐 2011년부터 6년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아얼타이(阿勒泰)·하미(哈密)지구 당서기를 역임했다. 당중앙위 후보위원을 지낸 데다 신장자치구 오지에서 6년간 경력을 쌓은 덕에 중앙의 고위 관료 승진을 이미 예약해 놨다. 이들 금융 전문가가 맡은 임무는 ‘채무와의 전쟁’이다. 지방정부에 과도하게 쌓인 부채의 디레버리징(채무 감축)을 통해 금융 리스크를 완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방정부 부채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21조 위안(약 3632조원)에 이른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음성 부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국유기업 출신으로는 양진보(楊晉柏) 베이징시 부시장과 우하오(吳浩) 장시성 부성장, 런웨이 부주석이 앞서 나간다. 시안(西安)교통대 전력학과를 졸업한 양진보 부시장은 중국남방전망공사 전략기획부 주임과 국가전력망공사 부사장 등을 지낸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당중앙이 중앙 부서의 지위를 부여하기 전 지방에서 ‘시험’하기 위해 그를 직접 발탁했다는 전언이다. 우하오 부성장은 도로·철도공정 박사 학위를 받은 교통 시스템 전문가다. 허난성의 도로사업을 총괄하는 허난도로프로젝트관리공사 사장을 지냈을 만큼 역량이 출중하다. 2009년 뒤늦게 정계에 입문했지만 허난성 도로운수관리국장, 부비서장 등을 거쳐 장시성 부성장에 올랐다. 런웨이 부주석은 17살 때 칭화대에 입학해 20대 중반에 열에너지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다. 이후 중국국가전력그룹(中國國電)에서 15년 이상 근무했다. 2016년 중국국전의 시짱자치구 분사에 파견되면서 현지 지도부와 인연을 맺어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세 번째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검사위) 등 사정기관 출신들이다. 부패척결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 저우량(周亮)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 부주석과 리신란(李欣然) 중국은보감회 주재 중앙기율위 기검조장, 푸위페이(蒲宇飛) 응급관리부 주재 중앙기율위국가감찰위 기검감찰조장이 이에 속한다.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 출신인 저우 부주석은 당중앙기율위 조직부장을 지냈다. 당중앙기율위는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기관이다. 그는 광둥(廣東)발전연구센터에 근무할 당시 왕치산 광둥성 부성장과 친분을 쌓아 ‘왕치산의 비서’로 불리며 승진 가도를 달렸다. 성부급부직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지만, 주목을 받는 ‘다크호스’가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당서기다. 저장칭화장삼각(浙江淸華長三角) 연구원 원장을 역임했고 저장성 자싱(嘉興)시장을 거쳐 저장성의 최연소 시 당서기로 맹활약하고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방문자 850만·120억 유치… 클래스101 ‘애자일의 힘’

    방문자 850만·120억 유치… 클래스101 ‘애자일의 힘’

    120억원 투자 유치, 누적 방문자 수 850만명 돌파, 크리에이터 총수익 180억원 돌파…. 온라인 동영상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클원)이 설립 2년차에 달성한 기록들이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클원은 곧 브랜드 디자인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클원에 합류해 작업을 주도한 금재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텍스트보다 기하학적 패턴 중심의 새로운 브랜딩을 입혀 교육 분야라는 것이 단숨에 읽히지 않는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귀띔했다. 모든 기업의 타깃 고객층인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플랫폼인 클원의 빠른 성장세에 걸맞은 힙(Hip)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윤디자인연구소, 넥슨, 네이버, 배달의민족(배민), 스노우 등을 거친 디자이너인 금 디렉터가 클원에서 가장 먼저 바꾼 디자인은 계약서류였다. 모두가 보는 홈페이지 대신 강의를 하는 크리에이터와 클원과의 첫 번째 접점인 계약서 디자인을 바꾼 것이다. 디자인은 명확한 기업 비전을 정립하는 과정이라는 경험과 소신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또 하나, 배달의민족 창립 초기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기운이 클원에서 흐르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에 클원의 문화와 철학을 고도화 하는 디자인의 역할에 몰두했다고 한다. “클원의 비전은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일을 하려면 첫발을 떼야 하는데, 일단 첫발을 떼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대학의 개론 과목 강의코드 ‘101’이란 사명에 걸맞게 클원 구성원들은 사람들이 첫발을 떼는 두려움을 없애 사랑하는 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갖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합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란 클원의 비전은 ‘사랑하는 사람과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먹는다’는 배민 비전과 닮은꼴이다.명확한 비전은 다른 회사에선 당연시되는 행정적·관료적 문제들을 사소한 문제로 만들었다. 예를 들면 ‘유튜브의 공짜 동영상과 경쟁해야 한다니…’와 같은 회의적인 시선은 클원의 비전에 맞지 않는다. 크리에이터에게 적절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는 구조로는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클원 강의를 비교하는 행정적·관료적 업무 대신 클원은 수강생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심리적·사회적 문턱을 없애는 일과 크리에이터들이 클원 강의수익만으로 충분히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자 크리에이터들은 수강생들의 성장을 돌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고, 수강생들은 돈을 지불한 강의에 열의를 갖고 임했다. 2018년 3월 설립 뒤 지금까지 클원에 460여개 클래스가 마련되고 전체 크리에이터 누적 정산액이 약 150억원에 이르게 된 원동력이다. 유연한 조직문화는 비전을 실현시키는 강한 도구가 됐다. 금 디렉터가 합류하던 지난해 9월 90여명이던 클원 직원 수는 8개월이 지난 현재 약 160명으로 늘었다. 빠르게 팽창 중인 클원은 기능 중심 조직이 아닌 목적 중심 애자일(agile) 조직으로 운영한다. 기성 조직이 디자이너팀, 개발자팀, 마케팅팀 등의 기능으로 구분돼 신규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각 팀에서 인원을 차출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식이라면, 애자일 조직은 하나의 목적을 위한 소규모 ‘셀’ 조직 안에 프로젝트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을 모으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메인페이지, 상세페이지, 결제페이지, 수강페이지 등 고객 경험 순으로 셀을 두고 고객이 이탈하거나 불만족하는 셀이 생기면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셀에선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개발자는 개발만’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금 디렉터는 “단순히 그래픽의 미적인 부분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게 클원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셀별로 개발자, 마케터 등과 교류하며 전체적인 서비스를 고민한 디자이너들이 치열한 토론을 통해 만들어 낸 새 클원 브랜드 디자인에는 ‘동영상 교육 플랫폼’이라는 틀을 뒤집은 시도가 담겼다. 금 디렉터는 “가장 많이 했던 토론 주제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한 시작점에 존재했던 막연한 두려움을 어떻게 떨쳐내고 용기를 내게 할지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토론 결과 디자이너들은 일반적인 교육과 다른 ‘반대 성질’에 의견을 모았고, ‘교육’과는 대척점에 있는 ‘힙’이 클원의 새 브랜드 디자인에 담겼다. 그저 재미있어 보여서, 평소의 의문을 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부담 없이 개론 수업을 청강해 보듯 클원 강의를 듣는 공간, 그것이 즐거운 경험으로 끝날 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을 바꿀 첫발이 될 수도 있는 힙한 플랫폼…. 클원은 새 브랜드 디자인을 통해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세상’으로 한 발 더 나갈 채비를 마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방문자 850만·120억 유치… 클래스101 ‘애자일의 힘’

    방문자 850만·120억 유치… 클래스101 ‘애자일의 힘’

    120억원 투자 유치, 누적 방문자 수 850만명 돌파, 크리에이터 총수익 180억원 돌파…. 온라인 동영상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클원)이 설립 2년차에 달성한 기록들이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클원은 곧 브랜드 디자인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클원에 합류해 작업을 주도한 금재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텍스트보다 기하학적 패턴 중심의 새로운 브랜딩을 입혀 교육 분야라는 것이 단숨에 읽히지 않는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귀띔했다. 모든 기업의 타깃 고객층인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플랫폼인 클원의 빠른 성장세에 걸맞은 힙(Hip)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윤디자인연구소, 넥슨, 네이버, 배달의민족(배민), 스노우 등을 키운 디자이너인 금 디렉터가 클원에서 가장 먼저 바꾼 디자인은 계약서류였다. 모두가 보는 홈페이지 대신 강의를 하는 크리에이터와 클원과의 첫 번째 접점인 계약서 디자인을 바꾼 것이다. 디자인은 명확한 기업 비전을 정립하는 과정이라는 경험과 소신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또 하나, 배달의민족 창립 초기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기운이 클원에서 흐르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에 클원의 문화와 철학을 바꾸는 디자인의 역할에 몰두했다고 한다. “클원의 비전은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일을 하려면 첫발을 떼야 하는데, 일단 첫발을 떼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대학의 개론 과목 강의코드 ‘101’이란 사명에 걸맞게 클원 구성원들은 사람들이 첫발을 떼는 두려움을 없애 사랑하는 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갖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합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란 클원의 비전은 ‘사랑하는 사람과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먹는다’는 배민 비전과 닮은꼴이다.명확한 비전은 다른 회사에선 당연시되는 행정적·관료적 문제들을 사소한 문제로 만들었다. 예를 들면 ‘유튜브의 공짜 동영상과 경쟁해야 한다니…’와 같은 회의적인 시선은 클원의 비전에 맞지 않는다. 크리에이터에게 적절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는 구조로는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클원 강의를 비교하는 행정적·관료적 업무 대신 클원은 수강생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심리적·사회적 문턱을 없애는 일과 크리에이터들이 클원 강의수익만으로 충분히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자 크리에이터들은 수강생들의 성장을 돌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고, 수강생들은 돈을 지불한 강의에 열의를 갖고 임했다. 2018년 3월 설립 뒤 지금까지 클원에 460여개 클래스가 마련되고 전체 크리에이터 누적 정산액이 약 150억원에 이르게 된 원동력이다. 유연한 조직문화는 비전을 실현시키는 강한 도구가 됐다. 금 디렉터가 합류하던 지난해 9월 90여명이던 클원 직원 수는 8개월이 지난 현재 약 160명으로 늘었다. 빠르게 팽창 중인 클원은 기능 중심 조직이 아닌 목적 중심 애자일(agile) 조직으로 운영한다. 기성 조직이 디자이너팀, 개발자팀, 마케팅팀 등의 기능으로 구분돼 신규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각 팀에서 인원을 차출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식이라면, 애자일 조직은 하나의 목적을 위한 소규모 ‘셀’ 조직 안에 프로젝트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을 모으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메인페이지, 상세페이지, 결제페이지, 수강페이지 등 고객 경험 순으로 셀을 두고 고객이 이탈하거나 불만족하는 셀이 생기면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셀에선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개발자는 개발만’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금 디렉터는 “단순히 그래픽의 미적인 부분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게 클원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셀별로 개발자, 마케터 등과 교류하며 전체적인 서비스를 고민한 디자이너들이 치열한 토론을 통해 만들어 낸 새 클원 브랜드 디자인에는 ‘동영상 교육 플랫폼’이라는 틀을 뒤집은 시도가 담겼다. 금 디렉터는 “가장 많이 했던 토론 주제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한 시작점에 존재했던 막연한 두려움을 어떻게 떨쳐내고 용기를 내게 할지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토론 결과 디자이너들은 일반적인 교육과 다른 ‘반대 성질’에 의견을 모았고, ‘교육’과는 대척점에 있는 ‘힙’이 클원의 새 브랜드 디자인에 담겼다. 그저 재미있어 보여서, 평소의 의문을 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부담 없이 개론 수업을 청강해 보듯 클원 강의를 듣는 공간, 그것이 즐거운 경험으로 끝날 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을 바꿀 첫발이 될 수도 있는 힙한 플랫폼…. 클원은 새 브랜드 디자인을 통해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세상’으로 한 발 더 나갈 채비를 마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재난지원금도 그린뉴딜도… 김상조보다 강기정 입김이 센 까닭은

    재난지원금도 그린뉴딜도… 김상조보다 강기정 입김이 센 까닭은

    文, 최근 그린뉴딜 서면보고 이례적 주문 “기재부 발표 때 정무라인 의견이 빠진 탓” 여당 재난지원금 확대안도 姜 적극 동조 재정건전성에 무게 둔 金은 끝까지 반대 격론 끝 노영민 비서실장이 姜 손들어줘 “정책실, 관료사회 이끌지 못하고 동조화” 4·15 총선 전후 긴급재난지원금과 전국민 고용보험, 그린 뉴딜 등 코로나19 대응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책 결정 과정에서 김상조(왼쪽)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책 제언보다는 강기정(오른쪽)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정무라인보다 관료 중심의 정책라인이 주도했던 과거 정권과는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 내 의사결정 과정에 국한시켜 보면 김 실장 역시 기재부와 마찬가지로 ‘재정건전성 도그마’에 매몰돼 문재인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반면 강 수석은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고 여권 핵심과의 공감대 속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비상한 경제시국 속에 전례 없는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임에도 김 실장이 경제부처의 논리에 ‘포획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직접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에 그린 뉴딜 서면보고를 지시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경제 정책은 청와대 정책실과 기재부가 협의해 방향을 종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한국판 뉴딜 사업에 디지털 뉴딜 외에 신재생에너지 등을 담아야 한다는 정무라인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기재부 발표에서 빠지자 대통령이 그린 뉴딜을 추가하도록 지시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 추진 역시 강 수석이 먼저 꺼냈다. 논란이 커지자 문 대통령이 직접 ‘사회적 합의’와 ‘점진적 추진’이란 표현으로 교통정리를 하기는 했다. 하지만 전임자(전병헌·한병도)와 달리 강 수석이 정책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당정청 간 이견이 불거졌던 긴급재난지원금의 지원 범위 확대다. 총선을 앞두고 전국민의 긴급재난지원금이냐, 소득 하위 70%의 재난지원금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자 민주당 지도부는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며 전례 없는 위기에 맞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강 수석도 이를 옹호했다. 반면 김 실장은 ‘소득 하위 70% 이하에 지급해야 한다’는 홍 부총리의 논리를 지지했다. 김 실장은 당초 현금성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격론이 벌어졌고, 결국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 수석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홍 부총리가 끝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에 대해) 버틴 것도 김 실장이 이에 동조한 것이 한몫을 했다”면서 “기재부 입장에선 청와대와 소통하고 정책을 추진한 것이지만, 실제적으로는 김 실장과 소통한 것이지 대통령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정책실이 창의적 아이디어 없이 ‘안 된다’는 이야기만 내놓으면서 정무라인의 정책 관여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책실이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하도록 관료사회를 이끌어야 하는데 지금은 동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던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은 지난달 22일 재난지원금 논란에 대해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통계나 이론으로 반박하면서 기재부 숙제를 하는 거 같다”며 “원래 청와대가 내준 숙제를 기재부가 풀어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재난지원금도 그린뉴딜도… 김상조보다 강기정 입김이 더 센 까닭은

    재난지원금도 그린뉴딜도… 김상조보다 강기정 입김이 더 센 까닭은

    4·15 총선 전후 긴급재난지원금과 전국민 고용보험, 그린 뉴딜 등 코로나19 대응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책 결정 과정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책 제언보다는 강기정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정무라인보다 관료 중심의 정책라인이 주도했던 과거 정권과는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 내 의사결정 과정에 국한시켜 보면 김 실장 역시 기재부와 마찬가지로 ‘재정건전성 도그마’에 매몰돼 문재인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반면 강 수석은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고 여권 핵심과의 공감대 속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비상한 경제시국 속에 전례 없는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임에도 김 실장이 경제부처의 논리에 ‘포획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당정청 간 이견이 불거졌던 긴급재난지원금의 지원 범위 확대다. 총선을 앞두고 전국민의 긴급재난지원금이냐, 소득 하위 70%의 재난지원금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자 민주당 지도부는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며 전례 없는 위기에 맞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강 수석도 이를 옹호했다. 반면 김 실장은 ‘소득 하위 70% 이하에 지급해야 한다’는 홍 부총리의 논리를 지지했다. 김 실장은 당초 현금성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격론이 벌어졌고, 결국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 수석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홍 부총리가 끝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에 대해) 버틴 것도 김 실장이 이에 동조한 것이 한몫을 했다”면서 “기재부 입장에선 청와대와 소통하고 정책을 추진한 것이지만, 실제적으로는 김 실장과 소통한 것이지 대통령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 추진 역시 강 수석이 먼저 꺼냈다. 논란이 커지자 문 대통령이 직접 ‘사회적 합의’와 ‘점진적 추진’이란 표현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하지만 전임자(전병헌·한병도)와 달리 강 수석이 정책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에 그린 뉴딜 서면보고를 지시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경제 정책은 청와대 정책실과 기재부가 협의해 방향을 종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한국판 뉴딜 사업에 디지털 뉴딜 외에 신재생에너지 등을 담아야 한다는 정무라인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기재부 발표에서 빠지자 대통령이 그린 뉴딜을 추가하도록 지시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정책실이 창의적 아이디어 없이 ‘안 된다’는 이야기만 내놓으면서 정무라인의 정책 관여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책실이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하도록 관료사회를 이끌어야 하는데 지금은 동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던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은 지난달 22일 재난지원금 논란에 대해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통계나 이론으로 반박하면서 기재부 숙제를 하는 거 같다”며 “원래 청와대가 내준 숙제를 기재부가 풀어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재난지원금·한국판 뉴딜·전국민 고용보험 주요 안건마다 힘 실리는 청와대 정무라인

    재난지원금·한국판 뉴딜·전국민 고용보험 주요 안건마다 힘 실리는 청와대 정무라인

    긴급재난지원금과 전국민 고용보험, 그린 뉴딜 등 코로나19 대응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청와대 정책 결정에 김상조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한 정책라인보다 강기정 정무수석이 이끄는 정무라인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 정책은 김 실장의 업무 소관임에도 ‘재정건전성 도그마’에 매몰돼 문재인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반면 강 수석이 국민 정서와 여권 입장 등을 파악하고 의견을 제시해 문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정무적 판단을 감안해 정책을 조율해야 할 정책라인이 경제부처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난지원금 대상 확대 등 주요 결정서 정책라인 대신 정무라인 존재감 대표적인 것이 당정청 간 이견이 불거졌던 긴급재난지원금의 지원 범위 확대다. 총선을 앞두고 전국민의 긴급재난지원금이냐, 소득 하위 70%의 재난지원금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며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맞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강 수석도 이를 적극 옹호했다. 반면 김 실장은 ‘소득 하위 70% 이하에 지급해야 한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논리를 지지했다. 김 실장은 당초 현금성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격론이 벌어졌고, 결국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 수석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홍 부총리가 끝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에 대해) 버틴 것도 김 실장이 이에 동조한 것이 한몫을 했다”면서 “기재부 입장에선 청와대와 소통하고 정책을 추진한 것이지만, 실제적으로는 김 실장과 소통한 것이지 대통령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선 정책라인 경제부처에 동조 비판도 전국민 고용보험제 추진 역시 강 수석이 꺼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사회적 합의’와 ‘점진적 추진’이란 표현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전임자(전병헌·한병도)와 달리 강 수석이 정책의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그린 뉴딜을 지시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경제 정책은 청와대 정책실과 기재부가 협의해 사업 방향을 종합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한국판 뉴딜 사업에 디지털 뉴딜 외에 신재생에너지 등을 담아야 한다는 정무라인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여기에 빠지면서 결국 그린 뉴딜이라는 별건 사업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뜻 헤아려 해법 도출해 관료 이끌어야” 지적도 일각에서는 청와대 정책실이 경제부처 의견에 동조해 ‘안 된다’는 이야기만 내놓으면서 정무라인의 정책 관여가 느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책실이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하도록 기재부를 비롯해 관료사회를 이끌어야 하는데 지금은 ‘동기화’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가에 급부상하는 ‘40대 신진기예’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가에 급부상하는 ‘40대 신진기예’들

    중국 정가에 ‘40대의 신진기예’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 3차회의를 앞두고 “젊은 간부들을 선발해 육성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안정과 지속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1970년 이후 출생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간부들을 대거 요직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40대의 신진 기예는 32명에 이른다. 1970년생과 1971년생이 각각 14명과 10명으로 주류를 이룬다. 1972년생은 7명, 1973년생은 1명이다. 최연소는 지난달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부주석에 오른 런웨이(任維·1976년생) 전 다탕(大唐)그룹 부사장이다. 이들은 중앙·지방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성부급부직(省部級副職·중앙 부부장 및 지방 부성장) 인사다. 성부급부직 고위 간부들이 60살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이상 헬리콥터 승진을 한 셈이다. 이들이 급부상한 것은 차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천민얼(陳民爾·60) 충칭(重慶)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58) 당중앙서기처 서기, 후춘화(胡春華·57) 부총리 등 1960년대생 ‘6세대 지도자’들이 2022년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낙점‘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까닭이다. 이런 만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 이후에도 최고 지도자직을 유지하면서 ‘6세대 지도자’들을 건너뛰고 이들 ‘40대 신진기예’로 곧바로 권력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지난해 전인대 2차회의에서 헌법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면서 이 같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들 32명은 절반이 경제학·공학·이학·법학박사이며, 대부분이 고급 엔지니어나 금융·경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타이틀을 지닌 테크노크라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홍콩 시사주간 아주주간(亞洲週間)은 고학력 젊은 고위 관료들의 대거 출현은 중국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40대 신진기예’의 성장한 배경은 세 갈래다. 우선 지방 말단 당정기관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한 인물이다. 지방에서 실적을 쌓아 자신의 능력으로 올라온 만큼 현실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광후이(時光輝) 구이저우(貴州)성 정법위서기와 페이가오윈(費高雲) 장쑤(江蘇)성 부성장, 아둥(阿東) 지린(吉林)성 부성장 등이 꼽힌다. 스광후이 정법위서기는 이들 중 성부급부직에 가장 빨리 올랐다. 상하이 퉁지(同濟)대를 졸업한 그는 상하이시에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상하이 펑셴(奉賢)구 당서기 등을 거쳐 2013년 2월 부시장에 임명돼 성부급부직에 진입했다. 2018년 11월 상하이시를 떠나 구이저우성으로 옮겨 요직인 공안·사법부를 총괄하는 정법계통을 담당하고 있다. 장쑤성 화이안(淮安) 출신인 페이가오윈 부성장은 태어나서 장쑤성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터줏대감이다. 그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한장현 서기 등을 지내며 현장 경험을 쌓아 지도부의 인정을 받았다. 장쑤성 난퉁(南通)시 조직부장과 창저우(常州)시장 등을 거치며 뛰어난 관리 능력을 발휘해 부성장에 올랐다. 회족 출신인 아둥 부성장은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장을 지낸 해양전문가다. 베이징대 도시환경학박사인 그는 국가해양국에서 20년 동안 해역측량판공실 주임, 중국 영해를 감독하는 중국해감 동해총대 부대장 등을 거치며 영유권 분쟁 지역 관리에 주력했다. 2017년 국가해양국을 떠나 싼사시장을 맡았다. 2012년 남중국해 섬과 암초를 관할하기 위해 출범한 싼사시는 인구(약 2500명)가 적고 육지면적(20㎢)도 분당 신도시(19.6㎢)와 비슷한 작은 시급 행정구역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18일 싼사시에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각각 둔다고 공표했을 정도로 남중국해 영유권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만큼 중국의 핵심이익 지역이다.두 번째는 금융전문가나 국유기업 출신이다. 금융기관과 국유기업에서의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궈닝닝(郭寧寧) 푸젠(福建)성 부성장과 류젠(劉劍) 국투건강산업투자공사 최고경영자(CEO), 류창(劉强) 산둥(山東)성 부성장, 리윈쩌(李雲澤) 쓰촨(四川)성 부성장, 리보(李波) 충칭시 부시장이 눈에 띈다. ‘금융계의 샛별’로 불리는 궈닝닝 부성장은 칭화(靑華)대 경제학 박사로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따낸 금융전문가이다. 2004년 중국은행에 입행해 신용대출 및 리스크 관리 등에서 성과를 쌓은 뒤 홍콩과 싱가포르 분행장으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내 지도부의 눈도장을 받았다. 중국농업은행 부행장을 거쳐 부성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지도자로 떠올랐다. 류젠 CEO는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지낸 만큼 중국 정가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민대를 졸업한 그는 8년간 국가개발투자공사 등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다가 공청단 베이징시 서기를 지냈다. 이후 베이징시 순이(順義)구장, 부비서장을 거쳐 2011년부터 6년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아얼타이(阿勒泰)·하미(哈密)지구 당서기를 각각 지냈다. 중국내 당서열 366위 권 안에 든 데다 신장자치구 오지에서 6년간 경력을 쌓은 덕에 고위 관료로 승진은 이미 예약해 놨다. 이들 금융 전문가가 맡은 임무는 ‘채무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지방정부에 과도하게 쌓인 부채의 디레버리징(채무 감축)을 통해 금융리스크를 완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식 집계 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는 2019년 8월 기준 21조 위안(약 3632조원)에 이른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음성 부채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다. 국유기업 출신으로는 양진보(楊晉柏) 베이징시 부시장과 우하오(吳浩) 장시성 부성장, 런웨이 시짱자치구 부주석이 앞서 나간다. 시안(西安)교통대 전력학과를 졸업한 양 부시장은 국유기업인 중국남방전망공사 전략기획부 주임과 국가전력망공사 부사장 등을 지낸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당중앙이 중앙 부서의 지위를 부여하기 전 지방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그를 직접 발탁했다는 전언이다. 우하오 부성장은 도로·철도공정 박사 학위를 받은 교통 시스템 전문가다. 허난성의 도로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국유기업 허난도로프로젝트관리공사 사장에 오를 만큼 역량이 뛰어나다. 2009년 뒤늦게 정계에 입문했지만 허난성 도로운수관리국장, 부비서장 등을 거쳐 장시성 부성장에 올랐다. 런웨이 부주석은 17살 때 칭화대에 입학해 20대 중반에 열에너지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다. 이후 중국국가전력그룹(中國國電)에서 15년 이상 근무했다. 2016년 중국국전의 시짱자치구 분사에 파견되면서 현지 지도부와 인연을 쌓아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세 번째는 공산당과 국가기율과 감찰 출신 인물들이다. 부패척결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 저우량(周亮)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 부주석과 리신란(李欣然) 중국은보감회 주재 중앙기율위 기검조장, 푸위페이(蒲宇飛) 응급관리부 주재 중앙기율위국가감찰위 기검감찰조장이 이에 속한다.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 출신인 저우 부주석은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직부장을 지냈다. 중앙기율위는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기관이다. 왕치산의 ‘비서’로 불리는 그는 광둥(廣東)발전연구센터에 근무할 당시 왕치산 광둥성 부성장과 친분을 쌓아 승진가도를 달렸다. 성부급부직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지만, 주목을 받은 ‘다크호스’가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당서기다. 저장칭화장삼각(浙江淸華長三角) 연구원 원장을 역임했고 저장성 자싱(嘉興)시장을 거쳐 저장성의 최연소 시 당서기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획기적이면서 유머러스!” … ‘거리두기’ 모자 쓴 독일 카페 손님들

    “획기적이면서 유머러스!” … ‘거리두기’ 모자 쓴 독일 카페 손님들

    한국과 함께 코로나19 대응 우수 국가로 꼽히는 독일에서 통제는 완화하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한 카페의 모습이 소개됐다.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독일 메클렌부르크포르포메른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슈베린의 한 노천카페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이후 임시 휴업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가게를 찾아준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손님들에게 특별한 모자를 쓰도록 권유했다. 해당 모자는 바람이 잘 통하는 밀짚모자 위에 수영 강습 시 사용되는 스티로폼 막대기를 연결한 것으로, 길이 약 1m 정도로 보이는 긴 막대기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형형색색의 스티로폼 막대기가 매달린 모자를 쓴 손님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동시에, 오랜 만에 집 밖에서 한가로운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이 카페의 아이디어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사람들은 “매우 혁신적인 아이디어인 동시에 아이러니한 유머가 있다”며 카페 측을 옹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람들에 해당 모자를 재사용할 때 바이러스가 전염될 것을 우려했고, 반드시 누군가 사용한 모자는 살균작업을 거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의 주인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다른 사람들을 웃게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기쁨”이라며 화제가 된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독특한 디자인의 모자가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말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개학 첫날 일명 ‘헬리콥터 모자’를 쓰고 수업을 받았다. 학생들이 착용한 모자는 송나라 때 관료들이 쓰던 것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양 옆으로 모자챙이 날개처럼 길게 달려 있는 형태다. 모자에 긴 막대가 달린 이러한 디자인은 송 태조 조광윤이 건국 당시 신하들의 귓속말을 막고자 고안한 모자였다. 학교 측은 헬리콥터 날개를 연상케 하는 모자를 이용해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 격인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독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 2239명, 누적 사망자 수는 7723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의연 “각색·왜곡 보도…적폐세력의 인권운동 탄압”

    정의연 “각색·왜곡 보도…적폐세력의 인권운동 탄압”

    “결산서류 공시에 문제 없어” 해명후원금 회계 관련 논란에 휩싸인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12일 추가 해명과 함께 의혹을 제기한 언론 매체를 비판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회계 관련 의혹을 제기한 언론 매체를 거론하며 “기자회견에서 충분히 설명한 내용조차 맥락을 삭제한 채, 또다시 왜곡하거나 각색해 보도함으로써 정의연에 마치 심각한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5년 한·일 합의 당시 외교부 관료들을 인용한 일부 보도에 대해 “한일 합의 당시 정대협이 ‘진전 없다’는 (박근혜 정부의) 성의 없는 답변에 항의하고자 요청했던 면담을 ‘15회에 걸친 피해자 의견수렴’으로 호도하며 윤미향 전 정의연 대표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한 매체는 정의연이 2018년 서울 종로구의 맥줏집에서 모금 행사를 열고 난 뒤 ‘모금사업’ 명목으로 사용한 3300여만원의 지급처를 맥줏집 운영회사로만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이는 50개 지급처에 140여건 지급한 모금사업비 지출 총액이고, 사업비 지출금액이 가장 큰 후원의 밤 사업비용 965만 4000원 지급처인 회사를 대표 지급처명으로 입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부금품의 지출명세서 구분 코드는 장학, 학술, 사회복지, 문화, 기타와 각종 경비로 지출되는 인건비, 임대료, 기타로 구분되는데, 정의연 사업 특성상 장학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비용 지출은 33번 ‘기타’로 구분된다”며 “수혜인원을 ‘9999명’으로 기재한 것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비를 입력할 때 사용되는 통상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끝으로 “피해자 증언을 흠집 내고 위안부의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국내외 세력과 2015년 한일 합의 주역들인 적폐세력이 피해자의 말을 의도적으로 악용해 ‘진실공방’으로 사태 본질을 호도하는, 인권운동 전체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재부 2차관에 안일환…예산 5번 편성한 ‘예산통’

    기재부 2차관에 안일환…예산 5번 편성한 ‘예산통’

    정부는 신임 기획재정부 2차관에 안일환(59) 기재부 예산실장을 임명했다. 안 차관은 예산 분야 핵심보직을 두루 거쳤고 위기에 강한 ‘예산통’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 올해 본예산과 코로나19에 대응한 1, 2차 추경이 그의 작품이다. 통상적으로 예산실장이 본 예산과 추경을 합쳐 2~3번 예산을 편성한 뒤 물러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낸다는 예산을 5번 짜낸 것은 이례적이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일 때는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실무작업을 잇따라 한 경험도 있다. 안 신임 2차관은 예산실장 업무에서 벗어나 앞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도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재정정책 전반을 운용하게 된다. 안 차관은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재부 국토해양예산과장, 예산제도과장, 예산총괄과장 등으로 근무했다. 이후 기재부 대변인,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쳤다. 안 차관은 온화한 성격에 부드러운 인품의 소유자로 후배 관료들에게 일하기 편한 상사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 건장한 체격에 비해 주량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재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년 연속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됐다. 2010년 예산총괄과장 시절에는 기재부 직원들과 함께 예산 편성·집행 과정을 소개한 ‘한국의 재정 2010’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남 밀양 ▲마산고 ▲서울대 무역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캐나다 오타와대 경제학 석사 ▲카톨릭대 행정학 박사 ▲기재부 국토해양예산과장 ▲예산제도과장 ▲예산총괄과장 ▲국방부 계획예산관 ▲기재부 대변인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대 잃고 매일 밤 도로 누벼도… 손에 쥔 건 100만원

    무대 잃고 매일 밤 도로 누벼도… 손에 쥔 건 100만원

    배우들, 출연 예정 작품 줄줄이 취소·연기 대리운전·배달 등 일용직으로 생계 유지 대관료·월세 감당 못한 대학로 극장 폐관 일당·주급받는 방송계 비정규직도 직격탄 외주 방송작가 절반 “임금 손실·실직 우려” “긴급 실업수당·표준 근로계약서 정착 필요”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 A씨는 오전 10시쯤 하루를 시작한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서울 각지의 영화사에 자신을 알리는 프로필을 돌리러 집을 나선다. 반기는 이 없는 영화사를 돌고 해가 질 무렵이면 일터로 향한다. 그가 가는 곳은 대학로 지하 소극장도, 연습장도 아닌 도로 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A씨는 생계의 터전인 무대를 잃고 아르바이트로 뛰던 대리운전을 주업 삼아 버티고 있다. 코로나 삭풍 끝자락에 사회는 조금씩 숨통을 트지만 ‘비주류’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공연 취소 및 연기로 설 자리를 잃은 배우들은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렸고, 경영난에 폐업을 결정한 소극장까지 나왔다. A씨 역시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대학로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방 순회공연이 잡혔던 작품은 모두 무대를 접었고, 다른 두 작품은 각각 개막 일정이 올해 9월과 내년 4월로 미뤄졌다. 연극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어 짬짬이 해 온 대리운전은 운행 시간을 늘렸지만 수입은 줄었다.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해도 잡히는 일감은 4~5건에 그친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맞춰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늘었고, 술자리 등 외부 활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함께 연극을 하면서 만난 아내도 작품이 중단되면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지난달에 둘이 합쳐 100만원 정도 손에 쥐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다른 배우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A씨는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목돈이나 벌겠다며 막노동 현장을 찾아 지방으로 떠난 동료들도 있고, 영화관이나 카페서 일하던 친구들은 손님이 줄면서 잘려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극단과 극장 대표들의 상황 역시 참혹하다. 3개월 넘게 소득은 없는데 대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 지출은 고스란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대학로에서 ‘예술극장 나무와 물’을 운영해 온 정유란 대표는 최근 월세 부담에 극장 폐관을 결정했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하고 있는 B대표는 높은 대관료와 이를 돌려받을 수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대학로에 극단과 소극장이 몰려 있다 보니 터무니없이 높은 대관료를 받고 있다. 대학로 메인 거리의 소극장은 매월 1300만원 정도를 대관료로 받는데 코로나19로 공연을 취소하더라도 이미 낸 대관료는 돌려받을 수 없다”면서 “대관료 지원이나 일부 상환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당이나 주급, 방송분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형태인 ‘바우처’로 임금을 받아 온 방송계 비정규직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방송사들이 코로나19 비상 체제에 들어가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빼거나 촬영을 중단했다. 당장 수입이 없어진 이들 상당수는 택배 등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차 드라마 스태프 C씨는 “2~3월에 들어가려던 드라마가 계속 미뤄지며 몇 달간 수입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작가들 역시 생계 곤란을 호소한다. 방송 재개까지 기약이 없는 상태로 몇 달째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듣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달 29일 낸 ‘독립PD·방송(외주)작가 노동실태와 정책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작가의 48.4%가 코로나19 이후 임금 손실이 있었으며, 48.9%는 실직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 방송국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는 D씨는 “방송국 내 프리랜서들은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10년씩 일한다”며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고용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긴급 실업수당 등 직접적 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표준 근로계약서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는 “코로나19로 정부가 휴업 수당을 준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방송 비정규직들은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르포]무대 잃고 도로 위 달리는 배우들…손에 쥔 월급은 50만원

    [르포]무대 잃고 도로 위 달리는 배우들…손에 쥔 월급은 50만원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 A씨는 오전 10시쯤 하루를 시작한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서울 각지의 영화사에 자신을 알리는 프로필을 돌리러 집을 나선다. 반기는 이 없는 영화사를 돌고 해가 질 무렵이면 일터로 향한다. 그가 가는 곳은 대학로 지하 소극장도, 연습장도 아닌 도로 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A씨는 생계의 터전인 무대를 잃고 아르바이트로 뛰던 대리운전을 주업 삼아 버티고 있다.코로나 삭풍 끝자락에 사회는 조금씩 숨통을 트지만 ‘비주류’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공연 취소 및 연기로 설 자리를 잃은 배우들은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렸고, 경영난에 폐업을 결정한 소극장까지 나왔다. A씨 역시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대학로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방 순회공연이 잡혔던 작품은 모두 무대를 접었고, 다른 두 작품은 각각 개막 일정이 올해 9월과 내년 4월로 미뤄졌다. 연극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어 짬짬이 해 온 대리운전은 운행 시간을 늘렸지만, 수입은 줄었다.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해도 잡히는 일감은 4~5건에 그친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맞춰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늘었고, 술자리 등 외부 활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함께 연극을 하면서 만난 아내도 작품이 중단되면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지난달에 둘이 합쳐 100만원 정도 손에 쥐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다른 배우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A씨는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목돈이나 벌겠다며 막노동 현장을 찾아 지방으로 떠난 동료들도 있고, 영화관이나 카페서 일하던 친구들은 손님이 줄면서 잘려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극단과 극장 대표들의 상황 역시 참혹하다. 3개월 넘게 소득은 없는데 대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 지출은 고스란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대학로에서 ‘예술극장 나무와 물’을 운영해 온 정유란 대표는 최근 월세 부담에 극장 폐관을 결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2월부터 멈춘 공연장에 수입이 1원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월 내야 하는 월세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하고 있는 B대표는 높은 대관료와 이를 돌려받을 수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대학로에 극단과 소극장이 몰려 있다 보니 터무니없이 높은 대관료를 받고 있다. 대학로 메인 거리의 소극장은 매월 1300만원 정도를 대관료로 받는데 코로나19로 공연을 취소하더라도 이미 낸 대관료는 돌려받을 수 없다”면서 “대관료 지원이나 일부 상환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일당이나 주급, 방송분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형태인 ‘바우처’로 임금을 받아 온 방송계 비정규직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방송사들이 코로나19 비상 체제에 들어가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빼거나 촬영을 중단했다. 당장 수입이 없어진 이들 상당수는 택배 등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차 드라마 스태프 C씨는 “2~3월에 들어가려던 드라마가 계속 미뤄지며 몇 달간 수입이 없는 상태”라며 “아르바이트를 급하게 구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했다. 작가들 역시 생계 곤란을 호소한다. 방송 재개까지 기약이 없는 상태로 몇 달째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듣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달 29일 낸 ‘독립PD·방송(외주)작가 노동실태와 정책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작가 48.4%가 코로나19 이후 임금 손실이 있었으며, 48.9%는 실직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 방송국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는 D씨는 “방송국 내 프리랜서들은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10년씩 일한다”며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고용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긴급 실업수당 등 직접적 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표준 근로계약서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는 “코로나19로 정부가 휴업 수당을 준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방송 비정규직들은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前도쿄도지사 “전국 비명… 이대로 가면 폭동”

    前도쿄도지사 “전국 비명… 이대로 가면 폭동”

    오기 명예교수 “총리 회견 실망 또 실망” 저명인사들 ‘아베 코로나 대응’ 맹비난코로나19 방역 및 경제위기 대응 과정에서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각계각층의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본 사회에 일정 수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전에 없는 강도의 발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아베 총리의 ‘긴급사태’ 연장 선언과 관련, “전국에서 비명이 들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민중봉기나 폭동이 일어날 것 같다”고 적었다. ‘전 국민 10만엔(약 114만원) 지급’ 등 정부 대응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으며 한 말이다. 그는 아베 총리 1차 집권기인 2007년 방역정책 주무부처 수장인 후생노동상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아베 정권은 2012년 12월부터 7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국민들은 도탄에 빠져 있다. 이 나라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방송인·교육평론가로 유명한 오기 나오키(73) 호세이대 명예교수는 지난 4일 아베 총리가 긴급사태 연장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의 알맹이 없음을 비판했다. 그는 ‘총리 회견에 실망 또 실망’이라는 블로그 글에서 “이렇게 새로운 것도 설득력도 없는 기자회견을 하다니 아베 총리가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아베 총리에게 불편한 말은 해주지 않고 있어서 그가 바깥세계를 못 보게 된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히라노 게이치로는 아베 정권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긴급사태’ 관련 조항을 삽입하는 방향의 개헌 논의를 들고 나온 데 대해 지난 3일 트위터에서 “지금의 정부가 독재적 권력을 가졌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됐을 것인지 뼈저리게 느낀다”며 바꿔야 할 것은 헌법이 아니라 아베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우익논객인 구라야마 미쓰루 같은 사람도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자민당과 관료들이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국민에게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자신들의 무능력과 무기력을 사과한 적이 있는가”라며 상황 종료 후 아베 내각의 퇴진을 약속하지 않으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가리개·골판지보호구…일본은 과연 선진국일까

    코가리개·골판지보호구…일본은 과연 선진국일까

    일본은 그동안 각종 미디어를 통해 선진국임을 강조해왔다. 선진국의 기준은 국가의 부유함 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소득과 교육수준, 민주주의지수 공공청렴지수, 부패인식지구, 언론자유지수 등이 참고자료가 된다. 겉보기에 선진국이라고 해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경우도 상당하다. 코로나19는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혼란에 빠진 방역체계와 조롱거리로 전락한 아베 지도부의 리더십은 한국 정부의 의료체계와 시민의식과는 비교자체가 불가한, 믿을 수 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침대에 마스크, 보호구, 가림막까지 ‘골판지’아베 친형이 제조·수출기업 대표… 유착의혹 지난해 9월 공개된 도쿄올림픽 선수 숙소의 침대는 골판지로 제작돼 논란이 됐다. 조직위는 환경 친화적이며 가볍다고 소개했지만 각국 언론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배려하지 않은 보잘 것 없는 침대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이 연기됐지만 일본은 골판지를 나리타공항 내부에 사용했다. 해외입국자들의 임시격리를 위해 골판지로 간이침대를 만들어 이틀 동안 머물게 한 것이다. 감염을 차단하기는커녕 확산시킬 수 있는, 믿기 힘든 방역 조치였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골판지 사용에 일본의 기업 역시 안면보호구와 마스크를 출시했다. 사가시키라는 업체가 제작한 안면 보호구는 눈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골판지로 제작했다. 업체는 보호구 안에 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착용해야 한다는 주의사항과 함께 도쿄 병원에 기증계획을 밝혔다. 이 제품은 현재 공식사이트를 통해 100장당 1만 6000엔(18만 4300원)에 판매되고 있다.회사에서도 골판지 칸막이를 이용하고 있다. 책상과 책상 사이에 골판지 칸막이를 끼운 뒤 구멍을 내고 비닐로 된 랩을 씌워 얼굴을 보이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언론은 “큰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감염 위험도 낮추겠다는 취지”라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각종 비리의혹을 받고 있다. 친형인 히로노부는 2012년부터 골판지 제품 거래와 수출을 하는 미쓰비시 상사 패키징 주식회사의 대표로 일하고 있고, 미쓰비시 중공업은 아베가 속한 자민당에 정치헌금을 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골판지를 대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아베는 이 밖에도 국민 세금으로 열리는 ‘벚꽃을 보는 모임’을 선거 유세에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벚꽃 스캔들과, 2017년 모리토모 스캔들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화제가 됐던 ‘코 가리개’ 마스크 역시 행정무능을 단도직입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베가 주도해 배포한 천 마스크는 아동용에 가까워 성인이 사용하기에 불편할 뿐 아니라 감염 차단에도 효과가 없어 예산(약 5260억 원)을 크게 낭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현장에서도 필요한 장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의료진이 개인적으로 장비를 구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온라인개학을 시행해놓고 교사만 집에서 수업을 하는 ‘이상한’ 입학식을 열기도 했다. 잦은 지진으로 재난 수습에 탁월하다고 평가됐던 일본 정부가 실은 정치적 기반을 보다 중시해왔고 그 배경엔 만연한 정경유착, 각종 비리가 있다는 것이 코로나19로 드러난 것이다.“일본은 선진국이 아니고 관료 독재국가”만성적 부정부패, 정경유착이 낳은 행정 무능엄격한 규율, 통제, 절대 복종 강조된 사회 실제로 이와 관련해 책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일본’을 쓴 네덜란드 언론인 월프럴은 “일본은 선진국이 아니고 관료 독재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개인의 행복이 경시되고 샐러리맨이 혹사당하며 강력한 복종이 강조되는 일본 사회의 일면을 꼬집은 것이다. 패트린 스미스 역시 “일본은 근대화된 나라이지만 과연 근대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답을 주저하게 된다. 비민주적, 전근대적 요소들, 과거 전체주의적 유산이 청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시민혁명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나라이며 실제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나라”라고 말했다. 일본은 비민주적 통제국가에 가까우며 정치 역시 심각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으로 얼룩져있는, 정치사회적으로는 오히려 후진국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아베는 4일 당초 예정한 긴급사태 선언을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일본은 초기 소극적인 대응과 주먹구구식 통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본은 긴급사태 연장을 통해 하루 확진자 100명 미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265조원의 경제손실이 생길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루 한 자리 수를 유지하고 서서히 생활방역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와 상반된 상황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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