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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행 아니고 비위다”… 국민 눈높이 맞춘 檢혁신 신호탄

    “관행 아니고 비위다”… 국민 눈높이 맞춘 檢혁신 신호탄

    “관행이 아니고 비위다.” 7일 ‘돈 봉투 만찬 의혹’에 대한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의 감찰 결론이다. 지난 4월 21일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휘하 간부 8명과 함께한 저녁식사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감찰 착수 전부터 검찰 안팎에서 큰 논란거리였다.70만~100만원이 든 봉투까지 건네진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 측은 “격려 차원에서 수사비를 보전해 준 것으로, 관례였다”고 강조해 왔다. 이 전 지검장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등 최근 불거진 굵직한 사건을 진두지휘해 온 데다 두 사람이 과거 과외교사와 제자로 인연을 맺는 등 남다른 관계였던 뒷얘기까지 거론되며 검찰 안팎에서는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합동감찰반이 이들에 대해 면직 청구를 하면서 국민의 눈높이로 이해될 수 없는 검찰 내부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합동감찰반은 만찬 자리에 동석했던 서울중앙지검과 법무부 검찰국 간부 등 참석자 전원에 대해서도 상급자의 제의에 따라 수동적으로 참석한 점은 인정되지만, 검사 품위 손상을 이유로 경고 조치했다. 문제 소지가 있는 모임을 미리 방지하지 못한 ‘죄’를 적용한 셈이다. 다만 감찰반은 모임 경위 등을 볼 때 이 전 지검장이 지급한 격려금을 뇌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안 전 국장의 돈 봉투 지급도 법무부가 소속 검찰 공무원에게 준 것인 만큼 법 위반이 아니며 대가성도 없다고 봤다. 이 전 지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지만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내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고, 안 전 국장 역시 정권 성향에 관계없이 중용됐던 검찰 내 에이스였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번 감찰은 검찰 내부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개혁의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서 검찰 개혁에 사실상 실패한 문 대통령은 ‘정치 검찰’을 뿌리 뽑으려면 조직 개혁에 앞서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각종 행사나 저서 등에서 밝혀 왔다. 정부는 새 법무부 장관이 확정되는 대로 이번 감찰 결과 등을 토대로 대대적인 인사·조직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의 개혁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 법무부 장관과 호흡을 맞출 새 검찰총장까지 임명되면 검찰에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48명인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사직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지난 정권에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됐던 수사를 맡거나 지휘했던 검사들에게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실장급 별정직 공무원들 줄사표…총리실 조직정비 본격화 움직임

    국무총리실의 1급 별정직 고위공무원(가급)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총리가 임명되면 전 총리를 보좌했던 별정직 고위 공무원들이 물러나는 것은 관례로 국무총리실이 조직 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2일 국무총리 비서실 소속 홍권희 전 공보실장과 이태용 전 민정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연가를 신청하는 등 이낙연 국무총리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인사청문회 준비단 등 일선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홍 전 실장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간 공보실장으로 재직했으며, 공화당과 자민련 등의 당직자를 지낸 이 전 실장은 2013년 5월부터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으로 재직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가로 물러나는 공무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그 두 명이다. 다른 고위직들은 본인의 사정에 따른 판단이 있어야만 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인사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홍 전 실장과 이 전 실장은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고자 채용된 별정직 공무원으로 그동안 총리실 공보실장과 민정실장은 별정직이 맡았다. 총리실 별정직 공무원은 대통령비서실과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와 함께 물러났다. 아울러 별정직은 아니지만, 연가 중인 심오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 역시 조만간 사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임 비서실장에는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후속 비서실장 내정에 대해 “전직 의원을 내정했다”며 “차관급 역시 여러 절차가 있어서 (인사에) 시간이 걸린다. 길면 한 달 반에서 두 달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 정권 인사 지우기라는 시각도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별정직 공무원이라면 직위에 상관없이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일부 별정직 공무원에 대한 교체 명단을 보유하고, 교체 대상에 대해선 사의를 권고하면서 면직 절차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권 교체기에는 1급 고위공무원들의 집단사표가 이어졌는데, 박근혜 정부는 집권 2년차인 2014년 국무총리실 1급의 집단사표를 받아 10명 가운데 5명을 교체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2008년 국무총리실, 교육인적자원부 등에서 1급들의 일괄사표 제출이 있었다. 한 총리실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 1급 공무원의 집단사표를 받아 공직사회를 쇄신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아직까진 1급 공무원들의 집단사표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가직 9급 공채 면접 전략 이렇게

    국가직 9급 공채 면접 전략 이렇게

    국가직 9급 공채 면접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최다 인원인 22만 8368명이 몰린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1차 필기시험에는 6894명이 합격했다. 이들 가운데 지난달 24~29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서 면접시험 등록을 한 합격자는 다음달 11~16일 서울 서초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센터 등에서 면접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서울신문은 4일 수험생들을 위해 이진우 공단기 강사의 도움을 받아 2017년도 국가직 9급 공채 면접시험 출제 경향을 분석했다.올해 국가직 면접에서는 크게 2가지 변경 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5분 발표의 경우 시험 시간이 기존에 20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든 반면 개별 면접은 기존의 20분에서 30분으로 증가했다. 총면접시간은 40분으로 동일하나, 과목별 시간이 달라진 것이다. 아울러 인사혁신처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개별 면접 평가 시 응시 분야 관련 교과목 수강, 각종 활동 등 평소 준비한 노력과 경험 등을 평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원 분야별 수험생의 직무수행능력을 가늠함으로써 전문성을 함양하겠다는 취지다. 이진우 강사는 이에 따라 “직무수행능력과 관련한 질문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장에서 작성한 자기기술서를 기반으로 한 질문에 대비하면서도 특히 하고 싶은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이 나올 것에 대비해 관련 정책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 보도를 비롯해 부처별 홈페이지에 게재된 지원 직렬 관련 보도자료, 2017년도 업무보고 자료 등을 찾아 세부 정책까지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세무직·교정직 등의 직렬은 세법·교정학 등 관련 과목의 용어 정리를 해야 한다. 공직가치 관련 질문은 공직자와 관련된 규정 등을 수집·숙지하는 방식으로 대비해야 한다. 그 밖에 특정한 상황을 제시하고 수험생 본인이 공직자라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는지를 묻는 질문도 빈출되는 추세다. 이 강사는 “공직자로서 맞닥뜨릴 여러가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자의 행위규범은 규정 또는 지침으로 정해져 있다. 이 강사는 “행위규범이 없는 경우 조직 내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리적 관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해수부 장관’ 김영춘은 누구? “YS 비서로 정계 입문”

    ‘해수부 장관’ 김영춘은 누구? “YS 비서로 정계 입문”

    문재인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춘 의원은 개혁성향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정치인이다.서울 광진갑 지역구에서 재선을 지낸 뒤 ‘야인’ 시절을 거쳐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고향인 부산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1987년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여의도에 진출했다.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통해 1987년 YS가 이끄는 통일민주당 총재 비서실 비서로 일찌감치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불리며 청와대 정무비서관까지 지냈다. 초선 시절 국가보안법 개정을 주장했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미래연대 소속의원들과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정풍 운동을 벌였다. 2003년 김부겸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줄곧 비노(非盧) 인사로 분류된 바 있다. 2007년 대선 때는 창조한국당에 입당, 문국현 후보를 지원했다가 당 운영방식을 문제 삼아 탈당했다. 2010년 민주당으로 복당, 19대 총선에서 부산진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으며 전통적으로 농어촌 출신이 위원장이 되는 관례를 깼다. 2015년부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지냈으며 비대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농림해양정책위원장을 맡았다. 부인 심연옥(53)씨와 1남. ▲부산(55) ▲고려대 총학생회장 ▲통일민주당 총재비서 ▲청와대 정무비서관 ▲한나라당 대외협력위원장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사무총장 ▲민주당 최고위원 ▲ 민주통합당 영남미래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16·17·20대 의원 ▲ 국회 농해수위원장 ▲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농림해양정책위원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재규가 박정희 ‘영웅’으로 만들어…10·26 없었다면 朴 말년 추했을 것”

    “김재규가 박정희 ‘영웅’으로 만들어…10·26 없었다면 朴 말년 추했을 것”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변호인이었던 안동일씨가 “나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영웅’으로 만들어줬다고 본다”며 “만약 10·26이 없었다면 박정희의 말년은 정말 추하게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시해 이후 김재규는 진술에서 10·26의 목적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회복, 보다 많은 국민의 희생을 막는 것, 독재체제하에서 확산되는 자생 좌익세력에 의한 적화 방지, 미국과의 관계 회복, 국제사회에서 독재국가 이미지를 씻는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2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안동일씨는 김재규가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이유에 대해 “유신의 심장인 박정희를 제거하면 전 국민이 자신을 ‘혁명가’로 추앙하고 미국도 지지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어리석다고 해야 하나, 그는 착각했던 거다.”고 밝혔다. 군 후배이자 경호실장이었던 차지철과의 암투가 시해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에 대해서는 “차지철이 자극한 측면은 있지만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오래 품어온 박정희 제거 계획을 실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 증거로 그는 김재규가 1979년 봄부터 썼다는 ‘자유민주주의’ ‘위대의(爲大義)’ ‘민주민권자유평등’ 같은 휘호 6점을 언급했다. 김재규의 첫 인상에 대해 안씨는 “흰색 한복에 고무신을 신고 가죽 수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160㎝ 남짓한 작은 체구였으나 당당했다. 간경화로 얼굴색은 새카맸다”고 기억했다. 수사 과정에서의 전기고문으로 인해 고초가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씨는 “수사 과정에서 전기고문을 받아 피하지방이 벌겠고, 오른쪽 귀는 잘 들리지 않았다”며 “그는 겸손하고 정중했다. 그는 굵은 단주를 굴리며 말했는데, 대화를 나눌수록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안씨는 김재규가 마지막까지 자신들과 함께 일을 계획한 부하들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시킨 일을 한 죄 밖에 없다며 강변했다. 안 씨는 “헤어질 때 그가 내 손을 잡으며 ‘부하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내 명령에 복종한 죄밖에 없다. 과거 일본에서도 부하들에게는 죄를 묻지 않은 관례가 있었다. 나보다는 그들을 위해 열심히 변론해달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재야 세력 안에도 유신체제 2인자인 김재규의 행위를 높이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이들이 있었다. ‘부마항쟁’이 확대돼 국민의 손에 의해 박정희가 쫓겨나게 해야 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재규의 역할은 분명히 있었다. 10·26 사건이 우리 사회의 큰 물꼬를 터준 게 사실이다”라고 부연했다.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던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를 시해했고, 이듬해 5월 24일 사형됐다. 일부 언론에 ‘김재규 사형 37주기’가 짤막하게 보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진핑 복심’ 고속승진…시장된 지 4개월 만에 베이징 당서기에 올라

    ‘시진핑 복심’ 고속승진…시장된 지 4개월 만에 베이징 당서기에 올라

    중국 베이징시 공산당위원회가 지난 27일 간부회의를 개최됐다. 당 중앙 조직부장은 이 자리에서 베이징 당서기에 차이치(蔡奇·60) 베이징 시장이 임명됐다는 중앙의 결정을 발표했다. 2인자인 시장이 1인자 자리인 서기로 승진하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이날 인사는 중국 권력층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당 고위 간부들조차 믿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이번 인사가 중국 정가를 발칵 뒤집은 것은 차이치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복심’으로 지난 4년 동안 초유의 고속 승진을 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베이징 시장으로 선출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시 서기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베이징 서기는 관례상 중국공산당 권력서열 25위 이내인 정치국원이 맡는다. 차이치 신임 서기가 올가을 19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에 진입한다는 얘기다. 놀라운 점은 차이치는 현재 205명으로 구성된 중국 공산당의 중앙위원은 물론 그 아래 161명의 후보위원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권력서열로 치면 367위 이하의 인물이 단숨에 25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차이치 신화’는 시 주석의 작품이다. 푸젠성 말단 공무원 출신인 차이 서기는 1985년 푸젠성 샤먼시 부서기로 온 시 주석과 처음 인연을 맺는다. 차이 서기는 1999년 저장성으로 옮겨 갔는데, 마침 2002년에 시 주석이 저장성 성장으로 왔다. 두 사람은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10년 넘게 호형호제하며 지냈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과 동시에 저장성 조직부장이던 차이치를 부성장으로 승진시켰다. 2014년에는 국가안전위원회를 만들어 판공청 부주임 자리에 차이치를 발탁했다. 신설된 국가안전위의 실세 자리를 경험도 없는 지방 간부에게 맡기며 중앙무대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후 차이치는 2015년 장관급인 판공청 상무부주임을 거쳐 2016년 베이징 부시장, 베이징 대리시장, 2017년 베이징 시장, 서기로 승승장구했다. 차이치의 ‘벼락출세’ 이면에는 권력 공고화를 위한 시 주석의 의지가 엿보인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4년여 동안 62명의 지방 서기·성장 중 55명을 교체했다. 대부분이 측근이다. 차이치의 베이징시 서기 등극으로 시 주석의 지방권력 장악은 마무리됐다. 가을 당 대회에선 지방의 시진핑 친위대가 중앙 권력을 장악해 시 주석을 더 강력하게 엄호하는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집권당이 역사 집필 기준 내겠다는 엉뚱한 발상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고교 역사 교과서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기구인 ‘역사와 미래위원회’는 역사 교과서의 새로운 집필 기준을 담은 ‘미래를 향한 역사 정책 3대 과제’ 보고서를 다음주까지 국정기획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 근·현대사에 대한 관점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은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로 검정 체제로 환원되면 집필 시간이 짧기 때문에 기준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을 제시해 왔던 관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집권당이 직접 정부에 집필 기준을 요구하는 형식은 아무리 중립성을 유지한다고 해도 편향성 시비를 부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밝힌 대로 2018년 배포 예정인 역사 검정 교과서 집필까지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정화 선언 이전의 검정 교과서 집필 기준을 활용하면 큰 문제가 없다. 역사를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교과서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국정 역사 교과서 추진에 국민이 저항한 것은 과거 독재시대의 획일성으로 돌아가려는 시대착오적 발상 때문이었다. 시대 변화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고 정권의 입맛과 기준대로 역사를 재단하려는 시도 자체가 다양성이 공존하는 민주주의 근본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역사 교과서 문제에 집권당이 개입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제2의 국정 교과서 시도나 다를 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한 ‘교육의 민주주의 회복’ 원칙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역사 교과서를 다양한 해석이 담긴 토론형 자료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화합과 통합, 그리고 이분법적 진영 논리 청산은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정신이다. 휘발성 강한 역사 문제로 논란이 벌어지면 결국 소모적인 국론 분열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정치 지형이다. 중장기적으로 편향성 시비가 없도록 민관 합동의 검정 체제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대표들로 구성된 민관 집필위원회가 기준을 정하고 최종 교과서 선택은 수요자인 학교와 학생의 몫으로 남기면 된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4차 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이 중대한 시기에 역사 교과서와 같은, 이념성 강한 문제로 다시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
  • [노무현 8주기 추도식] 1만5000명 최대 추모 열기… 1004마리 나비 날리기도

    관례 깨고 文대통령 4번째 소개 추모객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측근 안희정·이광재 등 총집결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나비야 날아라.”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공식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그 어느 해보다 추모 열기로 뜨거웠다. ‘노무현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불과 2주 만에 열린 추도식에는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주최 측 추산으로 역대 최대인 1만 5000여명이 몰렸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권 여사는 직접 육개장 300인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회의장,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도 식사를 함께했다. 오후 2시 공식 추도식에 맞춰 문 대통령이 사저를 나서자 지지자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좌(左)희정 우(右)광재’라고 불릴 정도로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모습을 나타냈다.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로 문을 열었다. 박 아나운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여러분, 노무현재단 회원 여러분, 김해 봉하마을 주민들 그리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셨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추모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보통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내빈 소개를 할 때 대통령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네 번째 순서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때로는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으며 임 전 국회의장의 추모사를 듣던 중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는 대목에서 손뼉을 치기도 했다. 또 1004마리의 함평 나비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순서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애창곡인 ‘상록수’가 울려 퍼지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의 오른편에 앉은 권 여사는 추도식이 진행되는 내내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권 여사가 눈물을 멈추지 않자 문 대통령이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김 여사는 시인인 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를 읽자, 검은 뿔테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쳤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 가운데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며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야 기분 좋다’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식을 마치고 봉하마을에 오던 날 연설 말미에 “정말 마음 놓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면서 외친 말이다. 건호씨는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엔 막걸리 한잔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면서 “사무치게 뵙고 싶은 날이다”라고 했다. 이날 건호씨는 삭발한 모습으로 자리했다. 그는 추도사에 앞서 “정치적인 의사 표시나 사회에 대한 불만도 아니고 종교적인 의도도 아니다”라면서 “탈모가 여러 군데에서 일어나 방법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특별영상이 상영되자 추모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영상에는 노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제16대 대통령 취임사를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참석자들은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추도식을 마치고서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권 여사를 예방했다. 이날 추도식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 노무현·문재인 지지자들은 정권 교체의 감격을 나누기도 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전의 추도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부산에서 온 최용호(52)씨는 “민주화의 꿈이 좌절됐다 풀리는 느낌으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김해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표정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표정

    “사람사는 세상을 향해, 나비야 날아라”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공식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마을은 그 어느 해보다 추모 열기로 뜨거웠다. ‘노무현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불과 2주 만에 열린 추도식에는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주최 측 추산으로 역대 최대인 1만 5000여명이 몰렸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씨 등이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도식에 앞서 문 대통령 내외와 권 여사, 건호씨 등은 사저에서 함께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의원, 민홍철·김경수 의원 등도 참석했다.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약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로 문을 열었다. 박 아나운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여러분, 노무현재단 회원 여러분, 김해 봉하마을 주민들, 그리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셨다”고 소개했다. 보통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내빈 소개를 할 때 대통령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4번째 순서였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문 대통령은 때로는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으며, 추도사를 듣던 중 박수를 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오른편에 앉은 권 여사는 추도식이 진행되는 내내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권 여사가 눈물을 멈추지 않자 문 대통령이 위로를 건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검정색 뿔태 안경을 쓴 김정숙 여사도 추도식 중간에 눈물을 흘렸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대통령님 이제는 마음 편히 사시길 바란다. 거기서는 모난 돌 되지 마십시오. 바위에 계란치기 그만 하십시오”라면서 “당신이 못 다 이룬 꿈 우리가 기필코 이루겠다. 문 대통령과 함께 개혁과 통합의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건호씨는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같은 날엔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면서 “사무치게 뵙고싶은 날이다”라고 했다. 건호씨는 탈모 현상 때문에 삭발한 모습으로 자리했다. 그는 추도사에 앞서 “정치적인 의사표시나 사회에 대한 불만도 아니고, 종교적인 의도 아니다”라면서 “탈모가 여러군데에서 일어나 방법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주최 측이 마련한 추도식 특별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영상에는 노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제16대 대통령 취임사를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추도시 ‘운명’ 낭송과 나비 날리기 퍼포먼스 순서에서는 추모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사회자가 “사람사는 세상을 향해 나비야 날아라”라고 외치자, 1004마리의 노란 함평 나비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또 참석자들은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추도식을 마친 뒤 주요 참석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던 그동안의 추도식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권교체에 대한 환희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추도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부산에서 온 최용호(52)씨는 “민주화의 꿈이 좌절됐다 풀리는 느낌으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총집결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 소속 의원 70명이 모였다. 국민의당에서는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5·9 대선에 도전했던 안철수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족 대표로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추도식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권 여사를 예방했다. 김해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 화해 중재’ 친서 전달

    문재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 화해 중재’ 친서 전달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위기의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친서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친서는 문 대통령의 교황청 특사인 김희중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대주교)이 전달할 예정이다.문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한 김 대주교는 23일(현지시간)부터 바티칸에서 교황청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특사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과도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그동안 한국과 한반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교황과 교황청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화해·한반도 평화 정책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주교는 “미국과 쿠바가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을 때도 서로를 필요로 했다”면서 2014년 미·쿠바 국교 정상화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실제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가 역사적인 관계 정상화를 할 때 중재한 게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협상의 중심인 정치범들의 석방·교환 문제를 두고 양국이 합의를 못하고 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정상에게 보낸 편지가 꼬인 매듭을 푸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 정상 회담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푸는 협상 등에 있어서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을 친서에 담았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 대주교는 그러나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친서에 남북 정상 회담 등의 중재와 같은 구체적인 언급은 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주교는 이어 “교황청은 국익에 민감한 여느 나라와는 달리 국익에 구애받지 않고 보편적인 정의, 세계 평화라는 대의에 따라 북핵 위기 해법을 조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면서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도덕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교황청 만한 곳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대주교는 “교황청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외교력이 훨씬 대단하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쿠바의 역사적 화해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한 것처럼 북핵 문제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교황청의 외교 관례상 특사단과 교황의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14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한 기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따뜻히 보듬는 행보로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에도 한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로부터 자생적으로 신앙이 전파된 것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과 한국인에게 상당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고, 남북이 분단돼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와 안타까움을 종종 나타내왔다. 교황은 최근에는 지난달 29일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명하며 외교적인 해법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기수 문화 존중 ‘내부 반발 최소화’… 개혁·안정 함께 간다

    檢 기수 문화 존중 ‘내부 반발 최소화’… 개혁·안정 함께 간다

    전임보다 한 기수씩 내려 발탁 검찰 지휘 공백도 빠르게 해결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공석인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52·사법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에 봉욱(52·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발탁한 데 대해 ‘개혁과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 쪽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법조 인사(청와대 민정수석, 서울중앙지검장)와 달리 이번 인사는 조직의 안정과 사상 초유의 법무·검찰 지휘부 공백 사태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이날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기존의 검찰 인사 관례에 따라 진행됐다. 신임 법무부 차관과 대검찰청 차장은 전임보다 연수원 기준으로 한 기수씩 내려갔다.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은 19기, 차관을 거쳤던 김주현 전 대검 차장은 18기였다. 형식적으로는 검찰 고유의 기수 문화를 존중한 셈이다. 또한 고검장급 승진 대상인 연수원 19~20기 가운데 2명이 고검장급 자리인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에 승진 임명됐다. 지난 19일 전임자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인 윤석열(57·23기)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는 ‘기수 파괴’의 발탁 인사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안정감을 강조한 셈이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대검과 법무부에서 최근까지 근무하는 등 조직에서 두루 신망받는 이들이 갈 만한 자리에 간 것 같다”며 “(윤 지검장 인사 등) 발탁 인사에 따른 내부 반발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와 달리 한 발 빠르게 인사가 이뤄진 배경은 무엇보다 법무부 장차관과 검찰총장, 대검 차장이 모두 공석이 됨에 따라 두 기관의 지휘 공백을 조속히 메워야 한다는 점이 감안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검찰 인적 쇄신 및 개혁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 검찰 외부 인사들이 거론되는 만큼 조직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검찰 개혁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은 업무 능력과 검찰 안팎의 평판은 물론 검찰 조직의 안정도 함께 고려해 인선했다”며 “검찰 조직이 신속하게 안정을 찾고 본연의 업무를 빈틈없이 수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선 일부 고검장과 검사장급 중 사의를 표명하는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울러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김형연(51·29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발탁됐다는 점에서 “검찰뿐 아니라 법원 개혁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판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금까지 법원 내 대표적인 ‘소신 판사’로 목소리를 내온 데다 최근까지 법원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아 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을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과 사법부 개혁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22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간략한 직원 상견례를 거쳐 공식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트럼프, 죄의식 없고 과대망상증…잘못은 남 탓” 美의사 분석

    “트럼프, 죄의식 없고 과대망상증…잘못은 남 탓” 美의사 분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죄의식을 갖거나 후회를 하지 않고 자신을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과대망상증을 안고 있다는 미국 정신과 의사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신의학계는 공적 인물의 심리나 정신을 공개적으로 분석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지만 조지워싱턴대학 정신의학과 임상 교수 존 지너 박사는 관례를 깨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분석해 내놓았다. 직업윤리보다 공공에 대한 의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21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지너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본적 자아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고한 자아를 갖지 못한 동시에 자신을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과대망상증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너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무슨 이유로든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어서” 그의 성격은 우리 존재의 위협이 되고 그래서 그의 정신 상태에 대한 판단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직업윤리보다 공공에 대한 의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한 자존감이나 과대망상은 ‘역사상 누구도 나만큼 욕먹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자신의 취임식에서 ‘미국 대통령 취임식 사상 최대 인파가 참석했다’고 억지를 부리는 사례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특성은 타인을 얕잡아보거나 배려하지 않는 것과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국민 관심 끌려는 인물로 치부했다. 정치적 반대자들을 약골(weak), 패배자(failure), 거짓말쟁이(liar), 루저(loser) 등으로 표현하는데 이 4개 단어는 그가 가장 애용하는 말이다. 모욕, 무례에 매우 민감해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다른 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일이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린다. 의도대로 안 되면 보좌관이나 참모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화를 낸다. 지너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죄의식을 갖거나 후회를 하지 않고 충동적이라면서 이는 그의 내적 분노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취약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숙한 인물들은 부정적 느낌과 긍정적 느낌을 적절히 통합해 자신에 대해 균형된 감정을 갖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삼정과·손편지·요리솜씨… ‘또 다른 협치’ 보인 김정숙 여사

    인삼정과·손편지·요리솜씨… ‘또 다른 협치’ 보인 김정숙 여사

    文대통령 상춘재 앞에 먼저 나와 영접 “대기 말고 약속시간에 오라” 미리 연락 참석자들 관례로 달던 이름표 안 달아 ‘통합’ 의미 비빔밥 메인 한식 코스 오찬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이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데는 김정숙 여사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조화’, ‘통합’의 의미를 가진 비빔밥을 메인으로 한 한식 코스를 먹었다. 후식으로는 김 여사가 직접 만든 인삼정과가 나왔다. 인삼정과는 달인 인삼을 꿀 등이 들어간 액체에 넣고 장시간 졸여서 만드는 전통음식이다. 전병헌 정무수석의 설명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인삼과 꿀, 대추즙을 함께 넣고 10시간 동안 졸여서 인삼정과를 만들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원내대표들은 이 인삼정과를 정성스레 포장한 선물도 받아 돌아갔다. 여기엔 김 여사의 손편지도 들어 있었다. 전 수석은 “손편지에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선물을 조각보로 포장했다. 작은 천 조각들을 모아 만든 조각보는 ‘협치’를 상징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특히 이날 회동은 많은 관례와 격식을 깬 형태로 마련됐다. 먼저 회동 장소로 사용된 상춘재는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 회의 장소로 이용되던 청와대 경내의 전통한옥 건물이다.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던 무료한 공간이었는데,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파격적”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상춘재 앞에 먼저 나와 참석자들을 기다리면서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대로 일일이 영접했다. 원내대표들은 미리 와서 대기하지 말고 약속 시간에 자연스럽게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보통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다른 참석자들이 도착해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맨 마지막에 등장했다. 청와대는 식탁도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으로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의 행사에서 관례적으로 달던 이름표도 착용하지 않았다. 전 수석은 “대통령이 칼럼과 기사를 읽고, 청와대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에 모든 참석자가 이름을 다는 관행을 재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했다”면서 “앞으로 권위주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상징으로 지목될 수 있는 방문객과 청와대 직원들의 이름표 패용 관행의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신간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을, 김 여사에게는 수필집 ‘밤이 선생이다’(난다)를 선물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의 ‘파격 오찬’ 메뉴는?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의 ‘파격 오찬’ 메뉴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국정 운영 과정에서의 ‘협치’를 약속하기 위해 19일 오찬을 함께 나눴다. 이날 오찬 회동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뤄졌다. 이 공간은 박근혜 정부에서는 외부 행사에 거의 사용한 적이 없던 공간이다.이번 청와대 오찬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지금까지 대통령과 국회 대표단의 회동은 국회 대표들이 먼저 자리에 앉고 대통령이 입장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상춘재 앞뜰에서 각 당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일이 영접했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낮 12시에서 10분 전까지만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옛날 같으면 30분 전에 와서 대기했을 텐데 그런 것부터가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원내대표들은 관행적으로 패용하던 이름표도 사용하지 않았다. 청와대 방문객은 대통령을 위해 가슴에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 관례였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이름표를 사용하지 않도록 특별히 지시했다고 한다. 오찬 메뉴로는 한식 정찬이 나왔다. 주요리는 통합을 의미하는 비빔밥이었다. 국회를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하고 소통과 협치에 토대를 둔 새로운 국·청(국회·청와대) 관계를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메뉴로 해석된다. 후식으로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손수 준비한 인삼정과가 나왔다. 김 여사는 이날 오찬을 위해 손수 인삼과 꿀, 대추즙을 열 시간가량 정성스럽게 졸여 인삼정과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김 여사는 인삼정과를 조각보에 직접 싸서 오찬을 마치고 돌아가는 원내대표들에게 손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김 여사의 손편지에는 ‘귀한 걸음에 감사드리며,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자세로 손님을 맞이한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정성에 이날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에 둘러앉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며 상호 신뢰의 토대를 닦았다. 애초 이날 낮 1시 30분까지 예정됐던 오찬은 참석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느라 낮 2시 20분에야 끝났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대통령도 정치를 하시다 들어가신 분이고 5당 원내대표가 다 정치를 하신 분이다. 또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고 격의없이 대화에 임해 서로 언로가 트였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파격’…검찰 개혁 시발점 될 듯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파격’…검찰 개혁 시발점 될 듯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면서 검찰 개혁을 위한 의지를 표명했다. 전임 중앙지검장이 연수원 18기인 이영렬(59) 검사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수가 무려 다섯 기수가 내려간 검사가 서울지검장이 된 것이다.서울중앙지검장이 2005년 고검장급 자리가 된 이후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고검장급이 임명되는 게 관례였다. 이 때문에 주요 수사를 지휘하며 인사권을 틀어쥔 청와대나 검찰총장의 눈치를 보거나 외압에 쉽게 노출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검사장 승진 대상인 차장검사급인 윤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것도 이런 폐단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개선책으로 풀이된다. 윤 검사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당시 조영곤 서울지검장 등 검찰 지휘부와 갈등을 빚으며 좌천됐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검찰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미진하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던 ‘국정농단’ 의혹 수사를 사실상 재개하려는 포석이 깔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윤 검사가 서울지검장에 오르며 검찰 조직 내에도 거센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검찰 수뇌부는 사실상 공백 상태다. 법무부 장관은 작년 11월 김현웅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아직 공석이고 검찰총장직도 김수남 전 총장 사임 이후 비어있다. 여기에 ‘돈 봉투 만찬 파문’에 연루된 이영렬 전 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이날 장관 대행 역할을 해온 이창재 차관마저 사의를 밝혀 법무부와 검찰의 지휘 체계가 사실상 진공 상태에 빠졌다. 향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인선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도 향후 거센 물갈이 인사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서울지검장의 지위가 고검장급에서 검사장급으로 내려감에 따라 전통적으로 유지돼온 직급 파괴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기수와 서열 문화를 중시하는 검찰 조직 특성상 이 정도의 ‘쓰나미급’ 인사 태풍에 맞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 여파에 검찰은 ‘충격’과 ‘공포’에 빠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 또한 “이번 인사가 사실상 검찰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 작업에 이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예고했던 개혁 작업이 신속하게 뒤따를 것”이라고 점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발언전문]김상조 “내가 우클릭했다고? 절대로 아니다”

    [발언전문]김상조 “내가 우클릭했다고? 절대로 아니다”

    김상조(55·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됐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장관급 인사청문회 대상자로 지명이 되면 당일 저녁 부처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청와대의 공식 지명이 있은 뒤 김 후보자는 사라졌고, 저녁 늦게까지 연락이 두절됐다. 공정위 관계자들과 출입기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정작 김 후보자는 그날 오후 청와대에 ‘잠시 들른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학교로 다시 돌아가 밤 10시까지 예정된 강의를 진행했다. 시민활동가로 재벌개혁 운동의 현장을 누비는 와중에도 한 번도 휴강을 하지 않았던 김 후보자는 ‘학자’의 면모를 이날도 이어간 것이다.김 후보자는 공정위 출입기자들의 ‘멘토’로 유명하다. 2008년 초 삼성특검이 한창일 때 김 후보자는 ‘체포’와 ‘구속’,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밖에 모르는 검찰 출입 기자들에게 삼성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소상히 설명해 ‘깨우침’을 줬다. 강의 중이 아니면 언제든 귀찮은 내색 없이 전화를 받았고, 특유의 빠르고 똑부러진 말투로 명쾌하게 설명해줬다. 그래서 당시 검찰 출입 기자들은 김 후보자에게 ‘똘똘이 스머프’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9층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공정위 출입기자와의 첫 만남에서도 김 후보자는 여전했다. “말을 좀 줄이겠다. 이해해달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평소 강의 때와 똑같이 스탠드에 꽂혀있는 마이크를 빼들고 기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하다가 촬영기자들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기자들의 짧은 질문에 김 후보자는 마치 강의하듯 다양한 손짓과 표정을 섞어가며 긴 대답을 내놨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 후보자는 “제가 살면서 이런 말씀 처음 드리는 것 같다”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에 ‘친절한 멘토’와 작별해야 하는 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다음은 김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Q: 상황이 상당히 엄중하게 돌아간다. 공정위 실무자들과 상견례했나? 어떤 내용을 먼저 논의했나. A: 오늘 아침에 와서 사무처장님과 부위원장님을 비롯해 간부들과 회의를 하고 왔다. 당연히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했고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 공정위가 추진할 과제와 대응책 등에 대해서 간단하게 검토를 했다. Q: 현안 중에서도 어떤 걸 제일 먼저? A: 챙겨야 할 과제는 많다. 공정위가 응당 해야 할 법에 정해져 있는 과제들, 공정위 소관법률에 규정되어있는 공정위 고유업무와 그와 관련된 대통령 권한사항도 있다. 기본적으로 시장에 공정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여러가지 과제들, 거기에는 재벌기업도 포함된다. 불공정거래행위, 여러가지 조사 과제 등 전반에 대해서 오늘에 다 말씀을 듣고 제 말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제가 공정위 밖에서 20년간 시민단체활동 해왔다. 오늘 아침 간부들에게도 말했는데 그동안 공정위를 바라보면서 말했던 것을 그대로 다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제는 공정위 안으로 들어와서 공정위에 계신 분들과 함께 같이 고민하고 논의해서 결정되는 바를 신중하고도 지속 가능하게 추진할 생각이다. 그때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공정위의 존재목적은 시장의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경제의 다이내믹스(역동성)를 되살리는 것이 공정위의 존재 이유이고, 해야할 과제다. Q: 대선캠프에서 공약을 만들면서 기존에 주장해왔던 순환출자 문제를 넣었다 뺐는데, 추진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럼 재벌정책이 후퇴한 것은 아닌지. 두번째로 금산분리나 대기업집단의 억제정책에 관심이 많고, 금융그룹 통합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는데, 그럼 삼성생명 보유 지분이 문제가 될수 있다. 공정위 차원에서 같이 할수 있는 조치가 뭔지. 삼성만 타겟으로 할수있는데. 다른 곳과의 형평성은. A: 첫번째 기존순환출자는 가공자금을 창출하는 인식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문제’라는 인식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정책이라고 하는 것, 공정위가 하는 정책은 행정규제를 통한 것이며 규제는 그것이 달성하고자 하는 베네핏(이익)이 있고 행정자원을 써야 하는 포스(노력)가 있다. 5년 전 선거를 치렀을 당시에는 14개 그룹에 9만 8000개 정도의 순환출자 고리가 있었다. 그 중에 대부분이 롯데그룹이다. 지난해 기준은 8개 그룹에 96개다. 지금 기준으로는 7개 그룹의 90개 고리가 남아있다. 굉장히 많이 변한 것이다. 그룹 숫자도 줄었고 고리 숫자도 줄었고. 이미 언급하셨고 누차 말씀드렸지만 이제 순환출자가 재벌 승계권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것은 현대자동차 그룹 하나만 남았다. 기존 순환출자를 규제하기위해서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 여러 의원들과 협의해야 하고 이것이 갖고 있는 정치, 정책적, 이념적 논란은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다. 그것을 비교해 본다면 사실상 이제 한 개 그룹의 문제만으로 축소된 기존순환출자 해소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360페이지에달하는 공약 중에서 핵심만을 뽑은 것이 10대 공약인데, 그 10대공약에 포함될만큼 주요한 사안이냐를 두고 캠프내부에서 논의를 했다. 결론적으로는 5년전이라면 모르지만 지금이라면 상황이 달라졌다. 10대 공약에 반영할 만큼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이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10대에서 빼고, 다만 이런 것 자체는 문제가 있으므로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을 하겠다는 의미로 공약집에 포함된 것이다. 정책이나 공약은 평면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갖고 있는 정책자원은 제한적이다. 이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다 우선 배정할 것인지가 정책의 주요한 포인트다. 그렇게 보면 순환출자 해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게 아니라 그것부터 해야할만큼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런 차원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금산분리의 경우 공정위의 소관업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금융위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는, 과거정부에서 모든 대통령들이 재벌개혁 지배구조개선 공약을 했지만 안 된 이유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정부차원의 콘트롤타워가 없어서다. 금산분리가 대표적인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금융위도 공정위도 법무부, 국무총리실 등 다양한 정부부처 협업이 필요하다. 금산분리라고 하는 정책목표가 한 부서의 하나의 정책수단으로 달성될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가 이자리에서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앞으로 노력할 것은 공정위와 관련되어있는 여러 정부부처와 협의해서 금산분리 취지가 잘 달성될수있도록, 그것이 경제에 충격 주지않고 시장에 활력 줄수 있도록 범정부차원에서 추진,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이 (대통령이) 10대그룹과 4대그룹에 치중해서 재벌개혁정책을 하겠다 말씀하셨는데 이게 무슨 의미냐는 것일텐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재벌개혁의 큰 목표는 두가지다. 하나는 집중화 억제가 있고, 또하나는 지배구조 개선. 제가 대통령께 말씀을 드릴때 두가지 목표를 나눠서 별개의 수단으로 접근한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적 집중과 구조개선 두 개에 적용되는 수단이 다 똑같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재벌정책은 5조원, 10조원 이상 60대, 30대를 설정하고 규제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을 해오다보니 간단히 말씀드리면 실제로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상위그룹에게는 규제실효성이 별로 없고 하위에는 과잉규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래서 엄격하게 집행이 안됐다. 4대 그룹의 자산(자산이 아니라 당기순이익과 혼동한 듯)이 30대 그룹의 3분의 2를(자산은 절반 수준임) 차지한다. 30대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규제기준을 만들기보다는 상위그룹에 집중해서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개혁의 방법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이런 것을 대통령이 수용했다. 4대재벌만 대상으로는 법을 만들수는 없다. 10대그룹, 4대그룹에 집중하겠다고 말한게 새 법을 만들어서 4대그룹만 때려잡겠다는게 아니고 현해법을 집행할때, 특히 공정위와 같은 시장기구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고있다. 법과 시행령에 모든 것을 세세하게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공정위 재량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현행법을 집행할때 4대그룹 사안이라면 좀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판단해보겠다는 취지다. 이 말씀을 드린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저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장의 경제주체들에게 일관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 시그널의 뜻은 뭐냐면 사실 한국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4대그룹에 대해서 ‘법을 어기지 마십시오’, 더 나가서 한국사회와 한국의 시장이 기대하는 부분을 잘 감안해서 판단해달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부실징후를 갖고 있어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중하위그룹들에대해서는 경제력 집중억제를 위한 규제보다는 구조조정이 더 우선일 수 있다. 그러므로 더 구조조정을 해달라는 시그널이다. 이 시그널을 재계측에서 모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것 같은데 명확하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중하위그룹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법적용에 예외는 없다. 공정하고 엄정하게 집행하겠다. 일단은 4대그룹에 집중해서 현행법을 엄중하게 집행할 것이고 기업들이 변화된 환경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 Q: 임기중에 기존순환투자 해소하나 안하나? A: 기존순환출자 같은것은 국회가 법을 바꿔주셔야하고 공정위가 맘대로 할수있는것은 아니다. 지금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Q: 입각은 3월에 어느 정도 고려를 했나? 과거 조사국 같은 대기업 전담기구를 만든다고 하셨는데, 공정위 조직개편에 대한 생각은. A: 입각관련해서는 제가 아니라 인사권자께서 말씀하실 부분이다. 제가 그것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않다. 조사국 관련해서는...신설은 아니다. 부활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제가 생각하고 대통령이 공약하신 부분은 불법행위를 조사하는 조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가 해야할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공정거래법이다. 담합과 같이 어떤 행위만 있으면 당연히 위법인 사항이있고, 그외는 경제분석을 거쳐야 하는 위반사항이 있다. 불공정행위 같은 것이다. 법으로 제재를 하기위해선 시장의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을 떨어뜨린다는 게 입증되어야만 제재할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많은 조항이 이런 것이다. 경쟁제한성, 소비자후생침해 등을 제대로 조사할수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경제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게다가 퀄컴과 조단위소송을 하고 있으며 이것에 대해서 적절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글로벌 사안들이 많을 텐데 공정위의 전문적 능력을. 거기에 조사기능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분석조사를 위한 새로운 조직을 만들텐데 이제부터는 조사라는 말을 하지 않고 기업집단국이라는 말을 쓰겠다. 기업집단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분석하는, 기업집단과라는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국으로 확대해서. 공정위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 이 부분도 많이 상의를 해봐야하고 이걸 바꾸는게 공정위 마음대로만 할 수는 없다. 정원을 받아야 하는 부분. 여러 많은분들과 신중하게 해서 추진하겠다. Q: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하셨는데. A: 정책은 공정거래법, 일반적으로 말해 경쟁법을 집행하는 주체가 하나가 아니다.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크게 나누면 공정위가 하는 것처럼 행정규율이 있을수 있고 당사자들이 하는 민사소송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검찰이 대응하는 형사적인 것이 있을 것이다. 공정거래법의 집행은 어느 하나의 주체가 어느 하나의 수단만으로 접근해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정, 민사, 형사적 규율이 조화롭게 우리의 현실에 맞게 체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속고발건 폐지는 그 부분 중의 하나다. 공정위가 고발을 독점을 했는데, 그걸 몇년전부터 고발요청권자를 확대하는 방안과, 이것을 전면 풀어서 모든 제삼자가 고발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이것 역시 분석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느냐 혹은 어디까지 푸느냐도 좁게만 볼 것은 아니다. 형사규율만을 포커싱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위가 하는 행정규제와 민간이 하는 집단적손해배상, 검찰이 개입하는 형사규율을 어떻게 조화시킬 거냐 하는 관점에서 좀더 넓게 접근할 것. 대선과정에서 공약으로 다 나왔는데. 행정규율과 관련해서 공정위만 이 엄청난 업무를 담당해서는 잘 집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 민원이 너무 밀려서 공정위 내부의 불만이 많다. 경기도가 하고있는 것처럼 지자체와 협업해서,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지자체 차원에서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이해당사자의 직접적 소송 등을 어디까지 하는게 효율적인가도 검토하고, 이런 전체적인 그림 하에서 고발권을 푼다면 어디까지 풀지도 논의를 할 것이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을 전속고발권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말아달라. 위험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공정위에서 전문가들을 모시고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국회와도 긴밀히 협의해서 어떻게 조화시키는 게 가장 맞는 방식인가를 신중하게 하겠다. 분명한 것은 전속고발권과 관련해 현행대로는 가지 않겠다. 더 풀겠다. 이것만 생각하고 푸는 게 아니라 다른 규율수단과의 조율을 고려해서 풀겠다. Q: 소비자정책, 가맹사업 등에서 전문성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A: 공식 취임하면 초반에 집중할 것이 (갑질 횡포를 일삼는)가맹·대리점 거래 분야다. 민생에 중요한, 실질적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공정위가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집중해야할 것이 가맹점 등 자영업자 삶의 문제가 되는 요소들이다. 가맹점 등 골목상권 문제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걸려있고 정확한 팩트파인딩이 안되면 의욕만 앞선 잘못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제대로 하려면 정확한 실태파악을 통해서 접근하려고 한다. Q: 재벌개혁과 일자리 창출이 상충되는 거 아닌가? A: 재벌개혁을 위한 개혁은 아니다. 공정위의 시작이 경제민주화라면 공정위의 본령은 하도급 문제다.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는데. 정말 좋아하시더라. 정부의 일원이 되면 일자리 대통령이 된다고 하는 그 소망, 의지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재벌개혁은 궁극적 목적에 가기 위한 과정이다. 재벌 망가뜨리거나 해체하는 것이 아니다. 재벌 해체하자하고 단 한번도 말한 적이 없다. 재벌 역시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발전하도록 도와드리고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경제활동인구가 2900만명이고 임금노동자가 1900만명 정도인데, 10대그룹에 최종 고용된 노동자가 100만명이다. 10대그룹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10대그룹의 성장만으로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소득을 제공할수없다. 대부문의 고용이 중견·중소기업을 통해 이뤄진다. 일자리 대통령이 되려면 중견·중소기업, 서비스분야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대기업들의 횡포, 불공정 하도급이나 갑질에 의해서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이 발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물론 이것만은 아니겠지만 이런 요인들을 제거함으로써 재벌기업도 발전하면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분야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다. Q: 우클릭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A: 개혁의지는 후퇴하지 않았다. 다만 200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변하고 세게경제가 변했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고 싶고, 의원님들께 진정성을 가지고 말씀드리겠다. Q: 기업집단국, 과(課)를 국(局)으로 격상한다고 했는데. 기존 조직과 차별성은 무엇인지. A: 조직체계, 다시 한번 잘 들여다 봐야겠다. 자체적으로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행정자치부에 요청해서 늘려야 할 부분이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를 하고 부탁 말씀도 드리겠다. 지금 공정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정위에 계신 분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보수정부 동안 공정위에 계신 분들이 많이 침체된 것 같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사면초가 속의 리커창/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사면초가 속의 리커창/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하다.’ 요즘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을 잃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두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 리 총리는 2012년 후계 경쟁에서 아깝게 밀렸지만, 총리직을 서열 3위에서 2위로 끌어올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권력을 분점하는 실세 총리로 위풍당당하게 등장했다. 공청단(共靑團)이라는 탄탄한 인맥과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라는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이른바 홍(紅)과 전(專)을 겸비한 그는 1990년대 과감한 개혁을 통해 중국 경제를 구해 낸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에 버금가는 ‘명재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리 총리는 2013년 취임 직후 ?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고 ?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실시하며 ? 경제개혁을 단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을 추진했다. “단기적 고통은 감수하더라도 중장기 안정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말로 요약되는 이 정책은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이 그의 이름을 붙여 ‘리코노믹스’라고 포장해 준 덕분에 세계경제의 핵심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천리마처럼 내달릴 것 같던 리 총리는 2014년 들어 반부패운동을 통해 권력 강화에 올인하는 시 주석의 공격적 행보에 밀려 주춤거렸다. 리코노믹스가 재미를 보지 못한 데다 내놓은 정책마다 ‘헛발질한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그는 총리 소관이던 중앙재경영도소조장 자리마저 시 주석에게 내놓아야 했다. 시 주석이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마저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와중에 2015년 진두지휘한 위안화 절하 조치와 증시 부양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베이징 외교가에는 총리 교체설까지 나돌았다. 그해 8월에는 17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톈진(天津)항 물류창고 폭발 때 사고 수습 총책임자인 리 총리가 사고 발생 5일 만에 뒤늦게 나타나 중국 정부에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비난 여론마저 들끓었다. 이 때문에 ‘리코노믹스’는 시나브로 사라지고 ‘시진핑의 경제학’을 뜻하는 ‘시코노믹스’가 그 자리를 메웠다. 시 주석은 이 틈을 노려 심복들인 ‘시자쥔’(習家軍)을 권부에 포진시키고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의 ‘1인 권력 체제’를 뜻하는 ‘핵심’이란 칭호를 받아 전방위로 리 총리를 압박했다. 시 주석이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당총서기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장기 집권의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산당 7상8하 관례에 따르면 시 주석은 69살이 되는 2022년에는 당직을 맡을 수 없다. 하지만 올가을 ‘애장’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주 전 총리처럼 69살에 총리로 승진시키고 자신도 연임하는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는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 우세하다. 그나마 1분기 성장률이 6.9%를 기록해 선방했지만 중국 경제는 그다지 밝지 않은 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의 종잡을 수 없는 미?중 관계,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위안화의 향방, 부동산시장 조정 등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자본 해외 유출과 그림자금융 문제 등이 리스크로 떠오르며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리 총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hkim@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동맹국의 흔쾌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동맹국과의 외교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가꾸어야 하는 이유다. 플루타르코스(46?~120?)의 ‘비교열전’은 이런 철칙에서 벗어난 그릇된 외교로 인해 동맹국에서 증오를 받고 급기야 전쟁의 씨앗을 뿌린 사례를 전한다.때는 기원전 462년이다. 스파르타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땅이 갈라지고 타이게토스 산의 바윗돌이 굴러 떨어지는 강진이었다. 온 시민들이 인명과 재물을 구하느라 아수라장이 되자, 스파르타의 지배를 받던 메세니아의 농노인 헤일로타이(heilotai)들이 반란을 일으켜 스파르타를 공격했다. 반란군의 힘이 거세져 자신들의 군대만으로는 진압할 수 없게 되자, 스파르타는 인근 펠로폰네소스 동맹국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아테네에까지 지원군을 요청했다. 기원전 481년 페르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체결한 ‘그리스 동맹’이 그 근거였다. 스파르타의 구원 요청을 받은 아테네는 파병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평소 스파르타의 강건한 기풍과 검약의 풍습을 자주 칭찬할 만큼 스파르타에 우호적이었던 아테네 최고의 장군 키몬(BC 510?~449)의 강력한 호소에 설득되어 아테네는 중무장 보병 4000명을 파병했다. 스파르타인들은 막상 키몬이 통솔하는 용맹스럽고 질서 정연한 아테네군을 보자 그만 겁을 집어먹었다. 혹 자유민으로 구성된 아테네군이 스파르타가 노예로 삼은 헤일로타이들이 같은 그리스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리스 국가들은 그리스인을 노예로 삼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으니. 또 아테네인들의 자유로운 기풍이 헤일로타이들에게 자유의 열망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무슨 이유였는지 스파르타인들은 자세한 해명도 없이 아테네군이 정변을 일으키려 한다는 누명을 씌워 그들이 성에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이는 외교 관례에 어긋난 파렴치한 행위였다. 스파르타인들이 원군을 불러놓고 나서 터무니없는 이유로 도로 쫓아내자 아테네인들은 그들을 증오하게 되었다. 이에 분노한 아테네 민중에 의해 키몬은 10년간 도편 추방까지 당했다. 페르시아를 물리친 혈맹이던 양국은 이 일로 신뢰가 깨졌고 적대적이 되었다. 훗날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에서 맞싸우게 만든 씨앗인지도 모른다.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는 북한에 대적하고 자유통일을 이루는 도정에 한·미 공조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미국 조야의 견제 목소리는 우리 정부의 섣부른 대북 유화 정책을 경계하는 신호다. 혈맹의 신뢰를 잃지 않는 신중한 외교가 필요하다. 신뢰를 저버린 스파르타의 외교적 실패를 거울삼을 일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신동욱 “이언주 날 세워봐도 향단이 꼴…갈팡질팡 제2의 나경원”

    신동욱 “이언주 날 세워봐도 향단이 꼴…갈팡질팡 제2의 나경원”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이낙연 총리후보 지명 절차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이래저래 해도 향단이 꼴”이라고 일침했다.신 총재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언주 의원 춘향이 되려고 탈당해도 향단이 꼴이고 안철수 대통령 만들려고 눈물의 유세까지 흘려도 향단이 꼴”이라면서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게 날을 세워 봐도 향단이 꼴, 바른정당에 러브콜 보내도 향단이 꼴이다. 갈팡질팡 제2의 나경원 꼴이다”라는 글을 적었다. 앞서 15일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가톨릭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이낙연 총리 지명 절차와 관련해 “관례적인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협치는 고사하고 예의는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자에 대해 “이 후보자 자신도 현직 도지사였던 ‘1월에 통보, 언질 받았다’고 얘기했다. 본인이 내정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에 의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표 쓸까요? 말까요?… 좌불안석 공공기관장

    사표 쓸까요? 말까요?… 좌불안석 공공기관장

    “저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윗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고위공무원 출신의 공공기관장 A씨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여념이 없다.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4년 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았던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던 전례를 이번에도 따라야 할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 산하 332개 공공기관 중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기관장은 218명으로 전체의 65.7%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임기가 1년 이상 2년 이하 남은 기관장은 81명, 2년 넘게 남은 기관장은 91명,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관례상 1년 이상 보장되는 기관장이 46명이다. 반면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인 기관장은 88명,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아 직을 유지하고 있는 기관장이 18명, 공석 상태가 8명이다. 박전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공공기관장 3명 중 2명이 1년 이상 임기를 남겨 둔 셈이다. 새 정부가 이들을 그대로 안고 간다면 향후 1~2년간은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공공기관장들과 국정을 함께 이끌게 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새 정부의 주요 정책목표 실현의 최선봉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이들을 중용한다면 전 정권 인사들이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새 정부의 중점 정책과제 실현에 앞장서는 어색한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공공기관 안팎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뒤 박명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과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등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누가 봐도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된 기관장 대부분은 다음달로 예정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마친 뒤 잔여 임기와 무관하게 스스로 물러나거나 물러나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친박계 3선 의원 출신인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박근혜 캠프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낙하산 인사와 공공기관 독립성 훼손에 대한 반감이 커진 만큼 새 정부가 기관장들의 일괄 사표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A씨처럼 관료 출신이거나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관장은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추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기업 임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공공기관장 자리를 ‘보은’의 수단으로 노골적으로 활용해 온 것이 문제가 됐는데, 도덕성과 개혁성을 기치로 하는 이번 정부도 똑같이 하면 더 큰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다음달 발표될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공공기관장들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지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인 E등급뿐 아니라 C, D등급이나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진 기관장도 사실상 사임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에 속한 한 교수는 “정권 초 눈치 보기와 자리싸움을 막기 위해 새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한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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