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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626)-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9)

    儒林(626)-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9)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9) 노인은 유생을 따라 서당 안으로 들어섰다. 서당 안 동쪽구석에 조그마한 연못 하나가 있었다. 아직 철이 아니어서 연꽃이 피어 있지 않았지만 퇴계가 직접 땅을 파서 만든 연못이었다. 정우당(淨友塘). 퇴계가 스스로 지은 시속에 ‘조용히 떠나는 모습 가만히 생각하니 진실로 어려운 친구로다.’고 표현하였던 것처럼 ‘청정한 벗’인 연꽃을 상징하는 정우당. 그 연못가에 퇴계가 홀로 서 있었다. 퇴계를 보자 노인은 그 즉시 무릎을 꿇고 문안인사를 올리며 말하였다. “아이고 나으리,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뉘시온지” 퇴계는 미천한 사람을 만나도 결코 ‘너’라고 부르는 식의 하대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젊은 제자들을 만나도 공대를 하곤 하였다. 그러자 노인이 황송하여 몸을 굽히며 말하였다. “나으리, 쇤네를 모르시겠나이까.” 퇴계는 물끄러미 노인을 바라보았다. 분명 알 것 같이 낯이 익긴 하였으나 가물가물하여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잘 생각이 나지 않소이다만” “나으리” 노인은 읍을 하며 대답하였다. “쇤네는 나으리께오서 일찍이 단양에 군수를 하시 올 때 이방으로 있던 자이나이다.” 순간 퇴계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노인의 말을 들은 순간 희미한 옛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20여 년 전 퇴계가 9개월 동안 단양의 군수로 재직하고 있을 무렵 퇴계를 도와 인사와 비서노릇을 하던 이방아전이었던 것이다. “그대의 이름이 여삼이가 아니었던가.” “그렇습니다, 나으리. 나으리께오서 쇤네의 이름까지 아직 기억해 주시다니요.” “그뿐인가. 그대는 나에게 삼베까지 주려하지 않았던가.” 퇴계의 말은 사실이었다. 퇴계가 20여 년 전 명종4년 10월, 단양군수를 사직하고 이웃한 풍기로 전근가기 위해서 죽령고개를 넘고 있을 때 퇴계가 탄 가마를 관졸들이 헐레벌떡 쫓아왔었다. 그 중에 앞장을 선 사람이 이방 여삼이었던 것이다. 그때 여삼은 손에 다발을 들고 뛰어오지 않았던가.‘무슨 일이냐.’고 퇴계가 묻자 이방이 나서서 ‘나으리, 이것은 삼베를 짜는 삼이옵니다. 이것은 아전에서 거둔 것인데, 퇴임하는 사또께서 노자로 쓰기로 전례가 되어 있어 가져온 것이기에 바칩니다.’하고 삼베다발을 내어 밀지 않았던가. 아전이란 관청에 딸린 밭으로 동원근처에서 심은 삼이었던 것이다. 아전은 국가의 토지인 만큼 대부분 관아에서 사용하는 비용이나 특히 사또의 개인사비로 충당하는 관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관례에 따라 이방을 앞세운 군졸들이 삼베를 거두어 퇴임하는 퇴계에게 가져온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 [씨줄날줄] 대통령 전용기/ 오풍연 논설위원

    대통령의 해외 방문시 공식의전은 도착 공항에서부터 시작된다. 보통 외교부장관이 직접 나와 영접을 한다. 더러 국가 수반급이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국력에 따라 예우가 달라짐은 물론이다. 고급 호텔이나 골프장에서 대형차를 탄 사람이 대접받듯 정상들의 나들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용기를 탄 대통령과 전세기를 이용한 정상의 대접이 다르다고 불평할 일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국제사회의 의전관행인 것을…. 각국이 대통령전용기를 보유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탈리아·캐나다·스페인·멕시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물론 중국·러시아도 갖고 있다. 모두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종들이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은 보잉 747-200B를 개조해 만들었다. 흔히 ‘날아다니는 백악관’이라고도 한다. 탑승 인원은 90여명으로 회의실, 식당, 대통령 부부 숙소, 의료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기체에는 ‘United States of America’를 새겨 위용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가 있긴 하다.1985년에 구입한 B737 기종이다. 그러나 항속거리가 짧아 국내 또는 일본·중국 등을 갈 때만 사용한다. 탑승인원도 30∼40명에 불과하다. 기자단을 제외한 대통령의 공식·비공식 수행원만 100명 내외여서 또 다른 전세기를 띄워야 한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을 순방할 때는 전세기를 이용하는 처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번갈아 타는 것도 관례다. 이 전세기는 ‘코드원’으로 불린다. 각 항공사는 한두달 전부터 내부 개조 등 만반의 준비를 한다. 항공사는 수익성이 낮지만 인지도 제고차원에서 참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2010년까지 새 전용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는 19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어마어마한 액수라 지금 시점에서 꼭 필요한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국력으로 따지자면 오히려 때늦은 감도 든다. 전용기 도입을 둘러싼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효성을 먼저 따지는 것이 순서인 듯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노사관계 나쁘면 경영진 책임이 70%”

    “노사관계 나쁘면 경영진 책임이 70%”

    “새벽에 눈을 떠 일어나 갈 곳이 있다는 거, 그 기분 아세요?” 요즘 TV 광고에서 작업복을 입은 GM대우차 복직 노동자의 환한 얼굴이 종종 눈에 띈다.2003년 GM대우 출범 1주년 TV 광고에서 ‘어눌한’ 한국말을 선보였던 닉 라일리(57) GM대우 사장은 한결 다듬어진 한국말로 “우리의 열정으로 초대합니다.”라고 외친다. 약속대로 1725명의 해고자 가운데 희망자 1609명 전원을 복직시킨 라일리 사장이 한국을 떠난다.2001년 말 GM 유럽지역 판매·마케팅·AS담당 부사장으로 대우차 인수를 위해 한국에 온 지 4년반 만이다. 라일리 사장은 7월1일부로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사장으로 승진발령나면서 중국 상하이로 근무지를 옮긴다.GM대우, 상하이GM, 호주 홀덴 등을 관장하는 막중한 자리다. 사장이 없는 GM에서 릭 왜고너 회장과 3명의 부회장에 이은 5명의 부사장 중 한 명으로 ‘톱10’에 드는 자리다. 라일리 사장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CEO중에서 가장 한국에 잘 적응한 사람으로 꼽힌다.2002년 10월 GM대우가 공식 출범하면서부터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기 위해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았고 190㎝의 거구를 이끌고 함께 축구를 즐기며 어깨를 부딪쳤다. 한해 수십차례 전국 공장을 돌며 경영 현황을 직접 임직원에게 설명했다. GM대우 관계자는 “GM대우 출범 초기 회사의 미래와 자신의 장래에 대해 불안해하던 임직원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라일리 사장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입기자들과의 연말모임 때는 새벽 2시가 넘도록 자리를 지켰다. 국내기업 CEO들도 잠시 얼굴만 비쳤다 가는 게 관례다. 라일리 사장은 8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각자의 자리에 맞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노조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의견을 나누자고 청했고 새해 첫날 해맞이를 노조원들과 함께했다.“노사 관계가 나쁘면 그 책임의 70%는 경영진에 있다.”는 지론을 실천한 덕분에 노사갈등이 심각하던 GM대우는 출범 이후 무파업의 결실을 맺었다.2002년 37만대에 불과하던 판매는 지난해 115만대로 3배 이상 늘었고 올해는 160만대를 노릴 정도다.GM그룹 전체에서 GM대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커졌다.2007년까지 1조 7000억원이었던 투자도 3조원으로 늘었다. 라일리 사장은 “한국을 떠나지만 GM대우뿐만 아니라 한국 자동차업계의 적극적인 후원자로 남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후임자에 대해서는 “눈은 뜨지만 입은 닫고 시작해야 한다. 우선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이해해야 회사를 이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서울시의회 원구성 어쩌나

    오는 7월 1일 7대 의회 출범을 앞두고 서울시의회의 원구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31지방 선거 결과 서울시 의회가 한나라당 일색이어서 다른 당은 교섭단체도 구성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의회의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4석에 불과한 다른 당에게 어느 정도 배려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 어떤 형태로든 배려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의장단 3선이냐 2선이냐. 시의회 의장단은 오는 13일 열리는 한나라당 당선자 의총에서 대강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나라당 당선자들끼리 내부적으로 의장단 구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율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의장단의 임기는 2년이다. 관례상 다선인 3선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선 의원 중에서도 출마의사를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선 의원은 박주웅(63·동대문3선거구)·정병인(55·도봉1선거구)·이종필(59·용산2선거구)·김기성(58·강북4선거구)의원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시의회 의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박주웅 의원은 6대 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정병인 의원은 운영위원장이다. 김기성 의원은 교육문화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 3선 외에도 2선 의원에서 의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2선 의원은 모두 30명이나 된다. 의장단 구성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지않아 현 임동규 의장 등 원로들이 의견 조율에 나서고 있다. 임 의장은 7대 의회에 출마를 하지 않아 비교적 객관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소수당 어떻게 배려할까. 5·31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지역구 의원 96석 전석을 석권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를 포함한 시의회 의원 분포도는 총 106명 가운데 한나라당이 102석, 열린우리당이 2석,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1석씩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민노당 등은 교섭단체 구성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아무리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로 시의원을 장악했다고 하지만 다른 당을 원구성에서 배제하기가 난처하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서울시 단체장 뿐아니라 시의회가 모두 한나라당이어서 시의회 원구성에서 소수당을 배제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다른 당을 원구성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땅한 배려 수단이 없어 고민이다. 오는 13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7~15개자리 인선 고위직 하마평 무성

    7~15개자리 인선 고위직 하마평 무성

    오는 7월1일 취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공직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조직개편이나 인사는 이달 말쯤에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취임을 며칠 앞두고 부시장이 내정되고, 후속인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 안팎에선 “누가 부시장이 된다.”는 인사 하마평이 벌써 무성하다. 서울시 정무직 고위간부는 7∼15개 정도다. 물론 조직개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폭은 줄거나 늘 수도 있다. ●행정1·2부시장은 공무원 출신 서울시는 행정 1·2부시장과 정무부시장 등 3명의 부시장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행정 1·2부시장은 전·현직 공무원 출신이, 정무직은 정치인 등 외부인사가 각각 맡아왔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다. 오 당선자도 이같은 관례를 따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행정에 정통했던 고건 시장 때에는 삼성그룹 출신의 이필곤 부시장이나 시립대 교수 출신 강홍빈 부시장이 맡기도 했다. 행정직 공무원의 최고위직이라 할 수 있는 행정1부시장은 안팎에서 후보군이 많은 편이다. 후보군에 속하는 1급의 경우 김흥권 상수도사업본부장(행시19회), 최령 경영기획실장(행시20회), 라진구 시의회 사무처장(행시23회), 신연희 여성정책보좌관(비고시) 등이 있다. 외부에서는 행정관리국장 등을 역임한 김순직 시설관리공단 이사장(행시18회)도 거론된다. 토목이나 건축 등 기술직을 대표하는 행정2부시장 후보군은 많지 않다. 바뀐다면 최창식 뉴타운사업본부장이 업무나 경력 등에서 유력시되고 있다. 정무부시장은 오 당선자가 직제를 개편, 문화부시장을 두는 방안을 표방한 만큼 문화와 정치적 식견이 풍부한 인사로 외부에서 충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오 당선자가 문화부시장을 1년간 유보, 현행 정무부시장 유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강북지역 지구당 K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 대변인도 관심이다. 김범진 인수위 부대변인과 강철원 전 보좌관,J모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시장 인사가 이뤄지면 2급(이사관)의 1급(관리관) 승진인사가 뒤따른다. 자리는 2∼3자리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연쇄적인 승진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구청장급도 이동 클 듯 2,3급으로 이뤄진 25개 구청의 부구청장급도 대대적인 이동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모든 구청을 석권한 만큼 구청간 이동은 비교적 쉬울 것으로 보인다. 또 몇몇 부구청장은 해외유학을 떠나고, 일부는 본청 진입이 예상된다. 이 경우 본청에서 2∼3명의 국장급 공무원이 구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벌써부터 K모 부구청장이 시청의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등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한총리 유럽순방에 ‘외조외교’

    한명숙 국무총리의 유럽 순방길에 부군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가 동행해 ‘외조 외교’에 나선다. 박 교수는 6일 프랑스·포르투갈·불가리아·독일 등 4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한 총리와 함께 출국해 15일 귀국할 때까지 한 총리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돕게 된다. 박 교수는 각국 대통령 예방이나 총리 회담 등에는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불가리아에서는 세르게이 스타니셰프 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한 총리와 함께 참석한다. 불가리아에 한국 총리가 방문하는 것은 1990년 국교수립 이후 처음이다. 박 교수는 이밖에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 기념식, 동포대표 간담회, 저출산·고령화 관련 현장 방문에는 한 총리와 함께 참여한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외교 관례에 따라 총리 부군도 ‘총리 배우자’로서 예우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관계의 현재와 미래/안병우 한신대 국사학 교수

    때때로 중국을 침입한 흉노는 말을 잘 사용하여 기동력이 뛰어났고, 전투도 잘하였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과의 싸움에 패하여 사막 깊숙이 밀려난 흉노를 중흥시킨 자가 묵돌(冒頓)이었다.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선우(單于)가 된 후 동호(東胡) 등을 정벌하여 한에 맞서는 강대한 존재로 흉노를 성장시켰다. 묵돌이 아직 흥기하기 전, 강력한 세력인 동호는 천리마를 달라고 요구했다. 흉노의 보배인 천리마를 넘겨줄 수 없다는 신하들의 말을 뿌리치고 묵돌은 천리마를 보냈다. 또다시 후비를 요구하자, 격분한 신하들을 가라앉히며 역시 넘겨주었다. 묵돌을 만만하게 여긴 동호는 국경지대에 있는 불모지를 달라고 요구했다. 쓸모없는 땅이니 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립하였다. 그러나 묵돌은 이번에는 단호했다.“땅은 나라의 근본이다. 어찌 남에게 줄 수 있겠느냐.”라고 하면서, 주자고 하는 신하들을 모두 죽이고 곧바로 동호를 공격하였다. 동호왕을 죽이고 마침내 초원의 패자로 등장하여, 중국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느닷없이 흉노 얘기를 하는 것은 근래 순조롭지 못한 남북관계 때문이다. 지난달 25일로 예정했던 남북철도 시험운행이 갑자기 무산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철길 방북도 불투명해졌다.30일로 예정되었던 언론인들의 개성공단 방문도 무산되었다. 일련의 이런 현상을 두고, 남북관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국제협약이나 관례에 어긋나는 북한의 억지 요구를 참아가면서 대북관계를 계속해야 하는지, 북한에 대해 앞으로도 지원과 협력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그 핵심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다. 일을 잘못 추진하고 관리한 정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상대가 있는 만큼 남북을 함께 고려하면서 비판하고, 민족의 장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긴 시각에서 평가하여야 한다. 시험운행이 무산되긴 했지만, 남북 철도연결사업은 무려 6년이나 걸려 추진해온 의미있는 일이다.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철도를 연결하기로 합의한 것이 2000년 7월이었고,2년 후 동해선 철도 연결에도 합의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공사를 진행했지만, 공사 자체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보다 큰 어려움은 그를 통해 오갈 사람과 물자에 관한 문제이다. 공사가 완료됐고,2년 전에 열차운행에 관한 기본합의서도 마련했지만, 기차는 ‘아직’ 달릴 수 없다. 그렇다고 연결된 철도를 다시 끊어야 하는가? 그동안 남한은 북한에 많은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 이런 지원이 퍼주기라는 비난도 받았고, 군사전략물자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심도 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내놓은 것이 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북한이 개방하고 제공한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남한의 경제 지원이나 협력에 비해 작지 않을 것이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가보면, 그곳이 바로 군사분계선 북쪽이어서 제공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사실은 금세 알 수 있다. 유목민족인 흉노의 묵돌도 불모지조차 내놓지 않았는데,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제공한 것은 큰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이다. 남한의 ‘퍼주기’를 비난하려면, 북쪽의 ‘내어주기’는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남북관계가 언제 순조로웠던 때가 있었는가. 남북관계는 장마철 날씨 같아서 순간적으로 반짝했다가 곧 흐려지곤 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남북 사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새 과제가 제기될 때마다 남북관계는 뒤틀리고 꼬일 것이다. 맑은 날보다는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많을 것이다. 이번 철도 시험운행 무산의 원인으로 작용한 서해안 NLL, 개성공단 입주 부진 등의 문제도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과제의 해결에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하다. 난제를 만났다고 하여 남북관계를 중단하고, 이전의 대립 관계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길게 보면, 남북관계는 크게 진전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니 진전시켜야 한다. 그것이 남북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안병우 한신대 국사학 교수
  • “중앙정치 예속화…지방자치 후퇴 우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부소장 현 정부의 지난 3년간에 대한 평가가 폭발했다. 여론조사 결과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유권자들은 노무현 대통령 책임 34%, 정동영 의장 책임 7%라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광역단체장 후보만 보더라도 강금실·진대제·이재용·오거돈 전 장관 등 노무현 정부와 관련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온 국민이 분노한 것이다. 강금실 후보가 인물로 봤을 때 이렇게 질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투표율에서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욕구가 그만큼 컸다고 봐야 한다. 지나친 중앙정치의 예속화가 우려된다. 일꾼이 아닌 참여정부 평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지방자치가 후퇴할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 ●김윤재(국제변호사 겸 정치평론가) 격차가 커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분석이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이 과도한 매를 맞았다는 부분에 대한 자성이 더 필요하다. 한나라당의 중앙정부 심판론에 지방권력 교체론으로 컨셉트를 잡았는데 잘못됐다. 자신들의 잘못과 무능을 심판받겠다고 했는데 민심 앞에 수그리는 자세가 아니라 역으로 민심을 가르치려고 했다. 역풍을 맞았다. 열린우리당은 반성한다고 해놓고 한나라당 부패를 공격했다. 싹쓸이 막아달라고 호소하다가 싹쓸이하면 어찌된다는 식으로 협박했다. 그것뿐인가. 이원영 의원,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 발언과 공천과정의 잡음 등이 이어졌다. 정동영 의장도 잘못했다고 하다가 정계개편 발언도 했다. 선거국면에 되는 건 다 써보겠다는 식으로 술수를 부렸다. 2일 전 적극 투표층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이 유리하지만 이번엔 격차가 더 커졌다. 여당을 심판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았지만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외면한 결과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지방선거판이 원래 토호정치의 독무대라는 게 다시 확인됐다. 이번에는 집권 여당과 참여정부의 무능력이 곁들여진 데다 박 대표 피습사건이 추가되면서 민심 이반 정도가 더 심하게 드러났다. 인물 선거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일종의 ‘묻지마 투표’였다. 당대 당 구조가 철저히 지켜졌다. 어느 선거나 정도의 차는 있지만 국정운영과 정치적 활동 평가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대선 전초전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해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가 실종됐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수석연구위원 정당 지지율 격차가 컸고 중·노년층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표율이 높았던 것도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많이 한 결과다. 주목할 점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여당 후보가 전멸한 것이다. 표차도 더블 스코어였다. 광역단체장은 전략적인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관례라 하더라도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직권면직제 ‘철밥통’ 깨부술까

    우여곡절 끝에 7월1일부터 고위공무원단이 출범하지만 문제점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적격자 퇴출제도가 자칫 유명무실로 흐를 수 있고, 정실인사의 소지도 크다는 점이다. 고위공무원을 오히려 현재보다 더 튼튼한 ‘철밥통’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중앙인사위원회는 고위공무원단제를 도입하면서 근무성적이 나쁘면 적격성 심사를 거쳐 직권 면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면 5년마다 능력을 검증하는 적격심사를 받아야 한다. 성과평가에서 2차례 최하위 등급을 받고 무보직이 1년 이상인 때와,1년 이상 최하위 등급을 받고 무보직이 1년 6개월 이상이면 ‘부적격’ 판정을 내려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2년 연속 최하위 평가를 받거나, 무보직 기간이 2년간 누적된’ 경우는 수시 적격심사를 해 면직처리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존에도 국가공무원법 70조에 면직 조항은 있었지만 이 조항으로 면직된 사람은 없었다.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면 직권면직되는 고위공무원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부적격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관례로 보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1∼3급 국장급은 역량평가를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고위공무원단에 편입됐고, 이들에 대한 적격평가도 5년 뒤에나 이뤄지는 점에서도 ‘형식적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현재 1급 공무원은 법령상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데 오히려 고위공무원단이 되면서 신분이 보장되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1급 공무원으로 3∼4년 근무한 뒤 후배를 위해 용퇴하는 형식으로 물러나곤 했지만, 법적으로 신분을 보장하면 용퇴를 권유할 명분도 없고, 무작정 버텨도 누가 뭐랄 수 없게 된 셈이다. 정실인사도 우려된다. 중앙인사위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큰소리치지만, 각 부처 안팎에선 벌써부터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 부처의 인사를 부처 자율, 직위공모, 개방형으로 나누어 채우도록 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 인사권은 장·차관에게 집중된다. 좋은 보직을 받으려면 ‘예스맨’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성과평가에서 연속해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자칫 퇴출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7) 특화된 마케팅으로 틈새시장 공략

    [농업 희망을 쏜다] (7) 특화된 마케팅으로 틈새시장 공략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쟁이’, 일을 소중히 지키는 사람을 ‘지기’로 부르곤 한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의 한 농원에서 만난 새싹채소 재배회사 ‘건강나라’의 한경희(44) 대표는 ‘쟁이’와 ‘지기’에 딱 맞는 농군이다.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힘겨운 길을 개척해 그만의 ‘블루오션’을 일궜다.“누가 새싹을 먹겠느냐.”는 주변의 비아냥을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아이디어로 소화, 새싹채소의 대중화에 성공했다. 그는 “생각이 바뀌면 보이는 게 많고 할 일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농업은 머리좋은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19살 때인 1981년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대학 입시에 실패해 재수를 할 때였다. 그러던 중 고향인 경기도 광주에서 쌀농사를 짓던 아버님의 말씀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농업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할 일 없으면 농사나 지으라.”는 세간의 말과는 너무나 달랐다. 대학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농사일에서 최고 엘리트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곤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려 소 5마리를 길렀다. 일단 ‘축산업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였다. 소의 질병을 직접 치료할 만큼 숱한 연구를 거듭했다. 소의 숫자가 불어나면서 가축분뇨 처리가 늘 골칫거리가 됐다. 하지만 곧 거꾸로 생각했다. 남보다 퇴비를 많이 가진 것은 기회이며 채소를 재배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여겼다.88년부터는 채소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공급하는 ‘양액재배’에 뛰어들었고 91년부터는 하우스 농법을 이용해 오이 등을 생산했다. ●‘보고 먹는 채소’에 승산을 걸었다 한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리 하우스’에서 채소를 기르기로 했다.93년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선진 농업국을 견학할 때 얻은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그곳은 우리와 차원이 달랐죠. 규모만도 60만평이나 됐고요, 더 놀라운 것은 농장 소유주가 직접 호미를 잡더군요. 젊은 여성 농업인도 많았죠.” 귀국길에 그는 안정된 생산능력과 판로를 찾아야만 농사일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각 일반 비닐하우스를 유리로 된 자동화 온실로 바꿨다. 새로운 모험은 2003년 싱싱함을 통째로 먹는 ‘새싹채소’ 재배로 이어졌다. 호텔 등에서 고급요리 장식용으로 ‘용꽃’을 사용하지만 대부분 버리는 게 관례였다. “요리를 장식해 눈요기도 되고 먹을수도 있는, 한마디로 ‘보고 먹는 채소’를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줄기에서 이파리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어 영양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채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특히 웰빙 추세에 맞춰 새싹채소에 주안점을 뒀다. ●1% ‘귀족 마케팅’으로 시장을 개척한다 15㎝ 크기의 상추를 7㎝로 작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급호텔에선 반응이 괜찮았다. 이어 고소득 전문직의 까다로운 입맛을 겨냥, ‘초미니 비타민’,‘미니 비트’,‘항암초’ 등 1∼2㎝ 크기의 새싹채소를 재배했다. 일단 ‘누가 먹을까’부터 고민했다. 그리고 특별한 맛과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대한민국의 1%만 먹이자.”는 ‘귀족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량의 120%를 생산해서 품질이 나쁜 20%는 과감히 버리는 전략을 세웠다. 특급호텔과 백화점 물량을 구별하는 ‘플래툰 시스템’도 채택했다. 현재 호텔에 들어가는 장식용 새싹채소와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식용 새싹채소의 매출 비율은 50대 50 정도다.“동대문 시장과 유명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눈높이가 다르듯 채소시장도 마찬가지이죠.”고객의 신뢰가 쌓이자 호텔이 먼저 찾았다. 지난해 매출은 7억원, 올해 목표는 40억∼50억원이다. ●부단한 발품과 연구개발 시장진입에 성공한 것은 끊임없이 발품을 판 땀의 산물이다. 그는 호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주방장에게 새싹채소 조리법을 알려줬다. 거래처가 불만을 표시하면 2시간 이내에 제품을 바꿔주는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했다. 그는 최근 바쁜 농사일 속에서도 경영학과 원예학 등을 공부, 석사학위까지 땄다.“미래의 농업은 생산·유통·가공 단계가 모두 결합된 ‘7차산업’이 돼야 합니다. 농업인들도 관련 지식을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요즘에는 ‘종자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초 라오스에 40만평 규모의 시험 재배지를 조성, 새싹채소 연구와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새싹채소 사업을 모방한 경쟁 업체가 속속 생겨나면서 직원들에게는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독려하고 있다. 신입사원 모집에 ‘대학졸업’을 조건으로 내건 것은 호텔 주방장 앞에서 우리 채소를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백화점 옷을 사 입히고 이름표도 달게 했다. 가장 이상적인 농업은 농장에 손님이 직접 찾아와 채소 등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먹고 자는’ 시설이 함께 마련돼야 하지만 현행 농지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성취감은 성공한 뒤에 맛봐야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사무실에는 “계곡에서 많은 것을 보려는 사람은 정상에서 볼 게 별로 없다.”는 문구가 걸려 있다. 경기도 광주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건강나라’ 성공요인 분석 국내 신선채소 시장은 재배농가의 과열 경쟁으로 ‘고노동 저수익’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건강나라는 새싹채소라는 신제품을 개발, 고소득층과 고급호텔을 대상으로 한 ‘명품 마케팅’을 통해 사실상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채소시장은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는데다 치열한 경쟁과 공급 과다로 해마다 가격 폭락이라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특히 제품과 품질, 생산자들 사이에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급변하는 소비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채소 시장은 중간상들이 부가가치를 챙기는 열악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건강나라는 시장을 세분화해 새로운 틈새 시장을 찾고 이에 맞는 새로운 제품으로 접근했다. 고소득층 소비자의 독특한 수요에 맞춤형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를 위해 120% 생산해 20%를 폐기하는 고도의 품질관리, 차별화된 유통정보의 확보, 새로운 시장접근을 위한 소비자 분석과 계획영농 실현을 통해 명품 이미지를 쌓았다. 주요 공급자인 고급호텔 조리사와 정보를 교환하고 신상품과 새로운 조리법 등을 무상으로 공급,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마케팅 전략도 유효했다.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한 것은 일반 농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서비스의 차별화로 볼 수 있다. 15년간에 걸친 채소재배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과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 웰빙 추세에 맞는 귀족 마케팅 등은 건강나라가 새싹채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김영생 농촌경제硏 연구위원 ■ 기능성식품 규제 너무 심해 기술갖춘 농기업까지 피해 # 1 본 제품은 법률상 식품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특정 질병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미나리 진액을 즙으로 추출해 파는 대구의 비슬청록농장측 설명이다. 효능이 널리 알려졌지만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광고를 할 수 없다.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엄격한 우수제조시설(GMP) 등을 갖추기 위해 수십억원을 투자해야 하고 동물·임상실험 등에 5∼10년 정도가 걸려 영세농가들은 기능성 식품 인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2 본 제품은 간암 예방에 좋으며 다른 암에도 효능이 있는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 DA)은 비슬청록농장의 똑같은 제품인 미나리 즙을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 효능 광고를 허용했다. 당초 전통차로 인증을 요청했으나 영양성분을 검사한 FDA가 오히려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했다. 농기업 대표들은 국내 기능성 식품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너무 엄격하다고 말한다. 농림부와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 농산물과 전통식품의 표시·광고 규제를 완화한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농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1차 농산물이나 된장·고추장과 같은 단순 자연발효 식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신기술을 접목해 건강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는데 이를 인증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김형대 비슬청록농장 대표는 “국내에서는 미나리 즙이 전통식품이나 기능성식품 어느 것으로도 인정받지 못해 광고를 전혀 할 수 없다.”면서 “기능성 식품에 대한 인증 규제를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건강나라 박영재 팀장도 “메밀싹이 당뇨병에 좋다는 광고를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농기업들은 외국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인증받아 국내로 역수입하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광고 규정을 어겼다가는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농업전문가들은 가공식품들의 효능을 알려주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에도 도움이 되며 농림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된 농산물 식품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고소·고발·진정 접수 당일 조사

    경찰서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가 이유 없이 지체되거나 다른 경찰서로 불필요하게 넘어가는 관행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16일 고소·고발이나 진정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즉일 조사제’와 ‘책임 수사관서제’를 오는 20일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즉일 조사제는 고소·고발·진정인이 관련 서류를 갖고 경찰서 민원실을 찾으면 즉시 배정된 담당조사관에게 조사받을 수 있는 제도다.그동안 민원인이 고소장을 경찰서에 접수하면 민원실과 수사1계, 조사계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10∼15일 정도 기다려야 1차 조사가 가능한 것이 관례였다. 바뀐 제도에 따르면 접수당일 담당수사관도 배정되고 즉시 수사 및 상담이 가능하다. 책임수사관서 제도는 고소·고발과 진정서를 접수한 경찰서가 범죄지, 피고소인 주소·거소지 등 어느 한 사유에만 해당하면 다른 경찰서로 사건을 넘기지 않고 수사를 책임지는 제도다. 하지만 경찰청은 “무엇보다 수사인력의 효과적인 배치를 위해 불필요한 고소·고발 사건이 남발하는 현상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딸자랑-이민규 씨 맏따님

    딸자랑-이민규 씨 맏따님

    6남 2녀 8남매를 거느린 公認會計士(공인회계사) 李玟奎(이민규)씨는 소문난 嚴父(엄부)다. 차례로는 세째인 맏따님 聖愛(성애)양은 그 嚴父를 말랑말랑하게 웃기는 대표역을 식구들에게서 떠 맡는다.『聖愛 앞에서는 꼼짝 못하시니까』어려운 청은 이 대표를 통해서 하는 이 댁의 관례로 통하는 형편이다. 『아뭏든 수완이 대단해요. 다른 애들은 못 타내는 용돈도 聖愛만은 척척이거든요』어머니 吳明信(오명신)여사가「아뭏든」신기하다는 표정으로 하는 얘기다.「패션·모델」이 보면 팔라고 달려 들만큼 쪽 곧은 다리와 똑 바른 자세. 매력있는 젊음이다. 커다란 눈이 도무지 한국적이 아닌 얼굴은 「퍼니·페이스」. 코를 쭝긋하고 웃으면 아무리 엄한 아버지의 얼굴도 미소로 주름 질 수 밖에 없겠다. 『얘 말이 나올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생일 얘기예요. 12월 25일 새벽 3시에 얘가 태어 났읍니다. 난「예수」를 안 믿고 제 엄마 친정이「예수」를 믿습니다. 잘은 모르지만「예수」님의 탄생시가 3시쯤이라면서요? 그러니 온 세계가 얘 생일을 축하하느라고 법석인 셈이 됩니다.「크리스마스」만 되면 聖愛는 놀림을 많이 받았죠』 생일을 잊어 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그렇게는 되지 않는 경우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生時(생시) 설명에 태몽얘기를 부연해 준다. 『「마리아」는 승천하시고「예수」님은 세상에 오시는 꿈이었어요. 사내애가 태어나려나 했더니 12월 25일 얘가 태어났군요. 이름도 그래서 聖愛라고 했어요』 국민대학 商科(상과) 3년 재학중. 지난 5월 국민대학 축제에는『주위에서 부득 부득 내 보낸』「퀸」대회에서 시녀장으로 뽑혔단다. 商科 전공이라면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고 싶은 것일까. 『오빠가 둘이나 있고 둘다 商科전공입니다. 내 생각에 딸은 취직도 시키고 싶지 않아요. 졸업하면 곧 시집 보내야 한다는 신념입니다. 그러나 商科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나를 많이 돕죠』 오빠들과는 달리 사근 사근하게 아버지가 계산하실 때 주산이나 암산으로 심부름을 한다. 『밤에 주무시기 전 20분간 아버지 안마 해드리는 것도 얘 일과예요』 엄하다는 아버지가 이 따님의 특별「팬」인 이유는 이만해도 충분히 설명이 된다. 『어려서부터 말 주변이 또 그렇게 좋습니다. 학교에 다녀 와서는 하루 지낸 일을 일일이 엄마 아빠에게 보고하는데 어떻게 재미 있는지 몰라요. 아버지 하고 엄마 둘이서 멍하니 듣곤 합니다』 친구들간에도 활달하고 명랑해서 떼 지어 사귄다. 성격상 남자친구도 많으려니들 아는데 엄마 아버지가 서운해 할 정도로 없다. 『휴가로 여행 갈 때나「쇼핑」나갈 때 우리 내외와 聖愛 셋이 동행입니다』 다 가자면 10식구니까 굉장하다. 그래서 聖愛양은 거의 언제나 선택된 특권을 누린다. 『「스포츠」에 뛰어 납니다. 중학교 때 육상선수였어요. 창덕여중이었는데 농구도 꽤 했고. 수영「스케이팅」은 취미로 즐기는데 아마 실력이 수준 이상인 것 같아요』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0)최고의 선물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0)최고의 선물

    ■ 생각 열기 다음주 월요일(15일)은 성년의 날이자 스승의 날이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많은 학부형들과 학생들이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선물할 때 두 가지 모습에서 고민을 자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첫째는 가격대이고, 둘째는 상대방이 만족하느냐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관례적으로 선물한다. 그런 관례화된 행동이 의미 있는 선물인지, 그리고 진정한 선물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자. ■ 생각에 날개달기 선물은 물건을 통해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무리 값비싸고 좋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동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선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나 그 사람이 만족하느냐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의 정성어린 마음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성이 담긴 선물은 당시 만족스럽지 못한 선물일지라도 언젠가 그 선물의 의미를 알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 선물을 할 때 값이 비싸고 좋은 선물을 하면 되지 않으냐고 생각하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태도이다. 이것은 먼저 스승의 날 선물의 주체가 어른이 아니라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데 첫 번째 이유가 있다.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부모님께 돈을 받아 선물을 하는 것은 부모가 선물을 하는 것이지 자신들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로 값비싼 선물이 좋지 않은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선물을 돈과 결부시킨다는 점이다. 이런 잘못된 태도는 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로 발전할 수 있고, 나중에는 물질만능 풍조에 젖어들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선물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선물이란 그 사람의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 돈이나 물질의 크기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바로 알아야 한다. 사실 감사하는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방법들은 꼭 돈이 되는 값비싼 물질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방법도 있고, 미술 시간에 배운 것들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예쁘게 만들어 드릴 수도 있다. 어떤 학생은 심부름 티켓을 만들어 선생님께 드리면서 “오늘 하루 선생님께서 이 티켓을 제게 제시하면, 제가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심부름을 언제든 할 수 있는 심부름 티켓입니다.” 라고 말해서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다. 또 자신의 잘 나온 사진 뒷면에 감사 편지를 써서 드릴 수도 있고, 반 아이들이 엽서를 써서 테이프로 반 학생들의 엽서를 한 줄로 붙여서 드릴 수도 있으며, 반 아이들이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녹음해서 오디오 테이프로 만들어 드릴 수도 있다. 이처럼 감사하는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 수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해결하는 습관 때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당하게 된다. 사실 교사들도 정형화된 선물 받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스승의 날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기뻐하는 이유는 교사로서 인정받고, 존경이나 사랑받고 있다는 자체이지 결코 물질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얼마씩 걷을까? 얼마짜리로 선물을 할까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화려한 꽃이나 물질은 몇 해만 지나도 금방 사용되어져 없어졌거나 쉽게 잊어진다. 그러나 마음이 담긴 편지나 엽서들, 그리고 사진 속에 담겨진 감사인사와 메모들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내 서재 한쪽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아직도 그것들을 바라볼 때마다 나를 웃게 하고, 한 명 한 명 모두를 생각나게 한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5월이 되면 여러 가지 기념일이 참 많아서 학교를 쉬기도 하고 행사도 많아진다. 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날들을 쉬는 날과 선물하는 날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기념일이 누구를 위한 날인지는 알지만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5월에 있는 기념일의 의미를 나타낸 것이다. 기념일에 축하와 감사를 위한 선물도 중요하지만 선물로서 자기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바른 태도가 아니다. 그 날의 의미에 대해서 바로 알고, 의미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남은 다른 날들 동안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기념일이 존재하는 것은 그 날 하루만 감사하고 축하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 잊어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기념일을 통해서 이제부터라도 계속 생각해 보고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1)이번 스승의 날 당신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자. (2)다음은 나라마다 선물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다. ●이슬람교도인 말레이시아는 돼지고기나 술을 선물하는 것이 큰 실례로 돼지가죽으로 만든 물건이나 알코올이 들어있는 향수까지 거부할 정도이다. 선물은 오른손으로 주고 받아야 하며, 선물 속에 정성스러운 카드가 함께 들어 있어야 예의바른 사람이라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면 고가의 선물을 뇌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선물을 포장할 때는 죽음을 상징하는 흰색이나 검은색 포장지는 사용하지 않으며 화려한 포장도 삼가야 한다. 꽃을 선물할 때는 짝수보다 홀수로 하지만 ‘13’은 불길한 숫자라 생각하기 때문에 13송이는 피해야 한다고 한다. 이처럼 모든 나라는 그 나라의 종교나 문화, 풍습에 따라서 선물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선물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강정훈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안양 귀인중 교사
  • 행사·축제 2000여개 청소년 눈높이에

    행사·축제 2000여개 청소년 눈높이에

    여리디 여린 새싹이 초여름 햇빛을 받아 줄기를 세우고 푸른 잎을 키워가는 달.5월이다. 그 모습이 이제 자기 모습을 갖추려고 좌충우돌하는 사춘기 소년·소녀들과 닮았기에 5월을 청소년의 달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 인생의 도약대에 선 꿈많은 청소년들을 위해 준비된 올해 5월 행사들을 알아봤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청소년단체 등이 이달 중 여는 행사는 줄잡아 2000개에 이른다. ●체험행사 풍성…가족과 함께하는 문화행사 관람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행사들이다. 성동 청소년 수련관에서는 9∼18세를 대상으로 공예체험과 들꽃체험을 기획하고 있다.13일 오후 1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수련관에서 진행되는 공예체험에서는 선물포장, 종이접기, 풍선아트, 재활용 공예를 배울 수 있다.4개 주제별로 각 20명씩 신청을 받는다.27일로 예정된 들꽃체험은 양평에 있는 야생화수목원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참가정원은 40명이다. 두 행사 모두 수련관 1층에서 방문접수를 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삼순이’가 되어보는 제빵제과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성동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는 13일 ‘어린이 파티셰 교실’을 진행한다.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리는 이 행사에는 초등학생 50명이 참여한다. 직접 만든 케이크를 부모님과 선생님 등에게 선물하는 순서도 갖는다. 강남구 역삼 청소년 수련관에서도 ‘가족사랑 케이크 만들기’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27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이 행사에는 청소년 등 7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안내 데스크에서 사전 방문접수를 하고 있다. 역삼 청소년 수련관에서는 대규모 술래잡기도 계획 중이다.‘플레이 태그 2006’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27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숲에서 진행된다. 인터넷 상으로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술래잡기 놀이를 오프라인에서 구체화한 것으로, 2000여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전화를 통해 접수를 받고 있다. 강동구 청소년 회관에서는 3대3 길거리 농구대회를 연다.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영고 운동장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모두 25개 팀이 참가신청을 했으며, 대진추첨을 통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맞붙는 팀들이 전·후반 15분 동안 경기를 벌이게 된다. 광진구청 사회 복지과에서는 ‘청소년 어울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과천 IT월드 견학을 지원한다. 관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단위로 신청을 받아 IT월드 방문을 하도록 교통수단 등을 지원하고 시설 관계자가 직접 설명에 나선다. 학교별로 공문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며 5월 내내 접수한다. 강남구청에서는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7일 개포서공원에서 ‘어린이 백일장 및 그림 그리기’를 개최한다. 백일장은 시·산문, 그림 그리기는 상상·풍경 부문으로 나뉜다. 학교 단위 외에 개인 자격으로도 참가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은 뒤 이메일이나 팩스로 신청하면 된다. 수상자는 장애학생 20명을 포함해 모두 100명이며,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연과 음악회도 풍성하다. 서울 역사박물관에서는 다음달 23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음악이 흐르는 박물관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음악장르는 재즈와 국악·팝 등 다양하며,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700여명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어린이는 무료이지만, 성인은 700원의 관람료를 내야 한다. 서울시 소년소녀 합창단에서도 13일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정의 달 기념 음악회-푸른5월 우리들 세상’을 연다. 프로그램은 동요메들리, 시낭송, 내레이터와 함께하는 이솝이야기 구연 등으로 구성된다.S석 2만원,A석 1만 5000원,B석 1만원이다.1994명이 입장할 수 있으며 사전에 세종문화회관과 합창단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전화예매도 된다. 민간단체들도 5월을 맞아 다채로운 청소년 행사를 마련했다. 한국 뇌과학연구원과 가천의과대학 뇌과학 연구소는 ‘뇌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20일부터 이틀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회 국제브레인 HSP 올림피아드(IHSPO)’를 연다. 세계 최고의 ‘두뇌영재’를 가리기 위한 IHSPO는 새로운 개념의 인재상과 두뇌의 통합적인 개발을 목표로 하는 올림피아드로, 조직위원회는 조만간 유네스코에 ‘유네스코 공인 올림피아드’로 지정해 달라고 제안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유명 석학의 강연도 마련되어 있다. 정동극장에서는 지난달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를 공연 중이다.21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에는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며, 극장 입구를 비롯한 곳곳에 동화 속 세계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세트가 마련돼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S석 3만원,A석 2만 5000원이며 정동극장 홈페이지나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지자체가 축하해주는 성년의 날 매년 5월 세번째 월요일은 스무살이 되는 젊은이들을 위한 성년의 날이다. 애인으로부터 받는 향수나 장미꽃 스무 송이도 달콤하겠지만 지자체에서 마련하는 전통 성년의식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34회 성년의 날인 15일 오전 서울광장에서는 서울시 주최, 성균관 주관으로 성년의 날 기념 전통 성년례가 열린다. 성년을 맞은 남자에게 관을 씌워주고 여자에게는 비녀를 올리던 옛 관례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1986년 1월1일∼12월31일에 태어난 성년대상자 2000명이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전통 성년례와 함께 줄타기, 떡메치기 등 부대행사도 즐길 수 있으며 신청은 전화나 성균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각 구청 청소년 담당과와 시청을 방문해도 된다.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과 혼혈인, 외국인도 참가해 성년축하를 받게 된다. 성년례에 참가하기로 한 장애인은 20∼30명 정도다. 서울시는 또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생활하는 청소년 17명에게 청년상, 청년지도자상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각 구청에서도 성년을 맞은 청소년들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종로구, 성동구, 광진구, 도봉구, 노원구, 서대문구, 양천구, 금천구, 동작구, 강동구 등에서는 관내 86년생 청소년들을 위해 15일 당일에 맞춰 성년 축하카드를 보낸다. ●봉사, 문화유적 답사 등 교육적 의미도 찾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거나 환경 오염 등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 교육적인 행사도 여럿 마련돼 있다. 성동 청소년문화의 집에서는 20일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우리는 환경수비대’라는 행사를 연다. 하천살리기 활동을 위주로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는 유용미생물군을 이용한 친환경 ‘EM(Effective Micro-organisms) 발효액’을 방류하는 활동도 포함돼 있다. 이날 행사에서 만드는 친환경 재활용 비누는 27일 남산에서 열리는 환경보호 캠페인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중·고등생 30여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전화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역삼 청소년 수련관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을 ‘서브데이(Serve Day)’로 정하고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주선하고 있다.13일에는 장애인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중·고생 30여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전화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우리 문화재 탐방행사도 있다. 동작구 한국 청소년 행동과학 문화원에서는 27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문화유산 해설사와 함께 하는 고궁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계천과 창경궁, 국립 중앙박물관 등을 둘러보게 되며 해설사로부터 문화재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숨겨진 생생한 야화 등을 들을 수 있다. 초·중등 학생 20여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전화접수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도 관람료가 무료인 둘째, 넷째 주 ‘놀토’에 왕릉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고양 지구관리소에서는 13일 ‘서오릉 문화교실’을 연다. 오전에는 각종 능 등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을, 오후에는 근처 숲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화접수를 하고 있지만, 참가신청자가 많지 않을 경우 당일 현장에 직접 가도 참여할 수 있다. 평일에는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 동구릉 지구관리소에서도 13일과 27일 초·중등생 50여명이 참여할 수 있는 ‘토요 검암산 체험’을 기획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문화마당] 딸의 사춘기/심규호 제주산업정보대 관광중국어통역과 교수

    부쩍 눈물이 늘어난 것을 보면 아이가 본격적인 사춘기에 돌입한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눈물의 이유인데,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황당하기도 하다. 눈물을 쏟는 까닭이 주로 학교 성적과 관계되는 것이니 하는 말이다. 돌이켜 보건대 30여년 전 필자의 사춘기 역시 학교와 가정생활에 대한 불만과 어긋남에서 시작되었음이 틀림없다. 그 중에 성적에 관한 고민도 있었을 것이나 그것이 전부라고 할 수 없다. 본래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육체적 변화에서 비롯되는 사춘기는 미처 대처하지 못해 생겨나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두루 섞여 이유 없는 반항이나 까닭 모를 고민이 주를 이루기 마련이다. 이를 제대로 겪어내야 어른이 되는 것이니, 예전에 새로운 이름인 자(字)를 지어주고 집안 제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여 어른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관례(冠禮)나 계례(禮)는 또 한번의 홍역을 제대로 치러낸 젊은이들을 위한 멋들어진 의식이었다. 아이의 말은 아무리 시험공부를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인데, 이른바 상위권의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대학입시 전략과목인 영어나 수학을 ‘선행학습’하여 저만큼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면 그 아이들은 학교 공부가 심심하겠다.” 썰렁한 내 대답에 아이는 붉게 물든 두 눈으로 멀뚱히 나를 쳐다본다. 누구는 중3 때 이미 토플을 보러 간다고 했고, 고등학교 수학 참고서를 두서너 권 떼기도 했다고 한다.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지만, 난들 별 수 있겠는가? 괜찮아. 까짓것 공부 좀 못하면 어때. 너도 웬만큼 하잖아! 이렇게 말하고 아이의 방을 나서는데, 자꾸만 뒷골이 당긴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학문의 본래 뜻은 자기 수양에 있는 것이어서 예전 어른들은 위인지학(爲人之學)보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 됨됨이라고 이야기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삶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말해야 할까? 능력 없는 아비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을 뿐더러 나가고 싶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대안학교를 택하거나 아예 가학(家學)을 시킬 요량으로 자퇴를 시킬 생각도 없다. 갑자기 욕이 튀어나온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데, 조령(朝令)이 모개(暮改)하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니, 어떻게 아이들을 맡기겠어! 그러나 욕을 한다고 바뀔 것 같지 않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사실 그들 또한 답답할 것 같기도 하다. 대학은 대학대로 말을 안 듣지, 게다가 학부모들의 극성은 또 어떠한가? 교육열이 강남의 땅값을 올려놓은 것이나 진배없다는데, 그런 학부모들을 어찌 ‘샌님’이나 다를 바 없을 교육부 관리들이 이겨낼 수 있겠는가? 어쩌면 그들 또한 헷갈릴 수도 있겠다. 현재 7차 교육과정까지 계속해서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으니 오죽하겠는가. 사실 나는 모른다. 대한민국의 교육이 평준화로 가는지 아니면 차별화로 가는지. 이미 모든 고등학교를 평준화시킨 상태에서 영재교육을 한다고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만들어놓고, 그런가 하면 돌연 내신 반영률을 높인다고 하여 특목고 학생들을 우르르 자퇴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방과 후에 학교를 사교육 현장처럼 만들겠다고 한다. “1년 계획으로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10년 계획으로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으며, 종신 계획으로 사람을 키우는 일만한 것이 없다(一年之計,莫如樹穀,十年之計,莫如樹木,終身之計,莫如樹人).” ‘관자(管子)·권수(權修)’에 나오는 말이다. 글쎄, 공부에 치여 사춘기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아이를 앞에 두고 이른바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을까? 심규호 제주산업정보대 관광중국어통역과 교수
  • 국가청렴위 조사 나서

    경제 자유구역 첫 국제입찰인 인천 영종도 운북복합레저단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자 국가청렴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운북단지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된 중국 화흥기업집단유한공사와 영국 아멕사는 27일 “사업자 선정 과정이 불공정했고 많은 의혹이 있다.”며 사업자 선정기관인 인천도시개발공사 등에 이의를 제기한 데 이어, 국가청렴위원회에도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국가청렴위는 이날 인천도시개발공사로부터 업체선정 심의를 위탁받은 인천발전연구원(인발련)에 조사관들을 보내 심의 위원들에 대한 조사를 펼쳤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2일 운북복합레저단지 조성사업 신청자인 화상(華商) 리포그룹과 화흥공사, 아멕사 등 3개 컨소시엄중 우선협상대상자로 리포그룹을 선정했다. 이에 대해 화흥공사와 아멕사는 “인발련이 리포그룹을 돕기 위해 본심사 기간인 지난 18일 관련서류 미비시 보완자료를 요청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고 공모업체들에 보완서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천도시개발공사 공모지침 24조에는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0점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화흥공사와 아멕사가 “국제공모 관례상 제출서류에 대한 보완은 추후 분쟁의 소지가 있다.”면서 보완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인발련은 지난 21일 또다시 추가질의서를 발송했다. 아멕사 관계자는 “인발련이 리포컨소시엄 제3출자자인 ‘코암’의 서류가 미비된 것을 알고 리포측을 지원하기 위해 심사기간을 늦추면서까지 이같은 불법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나라 두의원, 구청장공천 다툼

    한나라당이 강남구청장 후보 경선을 놓고 시끌시끌하다. 23일 현재 서울의 25개 구청장 후보 가운데 한나라당 후보를 최종 확정하지 못한 곳은 강남·광진·강서·금천구 등 4곳. 공천 잡음이 주된 원인이다.이 중 광진·강서구는 전략 공천키로 결정했고, 금천구는 후보간 조율이 돼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만 남았다. 특히 강남구청장은 전국 기초단체협의회 의장을 맡아온 게 관례로 시장·군수·구청장의 수장격이어서 비중이 남다르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강세인 지역으로 경선 통과가 사실상 ‘8부 능선’을 넘는 격이어서 후보 선출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이 지역의 두 현역 의원이 미는 후보가 다르면서 비롯됐다. 강남갑의 이종구 의원은 맹정주 전 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을 밀고 있다. 강남을의 공성진 의원은 IT(정보기술) CEO 출신의 이정기 당 중앙위 운영위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두 의원은 그동안 후보 선출 방식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쳐 왔다. 그러다가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의 중재로 당원 55%, 시민 45%의 비율로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한다는 데 한때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 의원 후원회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사건으로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의원측이 당원 등 4000명에게 맹 후보의 지지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파문이 커졌다.공 의원측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경선 방식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당공심위는 이틀 전 두 의원과 마지막 중재를 시도했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이정기 후보측은 서울시당 공심위 및 운영위에 사전선거운동과 후보 자격 유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공개 질의서를 보내는 등 반발하면서 경선 방식을 당헌·당규대로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당 공심위가 경선방식을 바꾸지 못할 경우 중앙당 공심위로 이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영세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일정상 대의원 경선이 쉽지 않다.”며 “끝까지 두 후보의 중재를 시도하다가 안 되면 공심위원들의 투표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대학·성인교육시장 개방 논의

    정부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초·중·고 교육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 대학과 성인교육의 개방은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대학과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서비스 분야는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기간통신사업은 안보상 문제를 감안해 신중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쌀 시장은 관세철폐 예외품목으로 끝까지 지키기로 했다. 아울러 한·미 FTA 공청회를 다시 열고 7월 2차 협상에서는 양허안의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한·미 FTA 질문·답변 자료’에서 부문별 협상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초·중등 교육을 시장 개방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못박으면서 교육개방은 대학과 성인교육 중심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경쟁력은 개방과 경쟁을 통해 제고할 것이며 대학간 교육과정의 공동운영 등 실질적인 개방을 추진, 유학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외국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서비스 분야는 협상 과정에서 국민경제적 중요성과 국제관례, 자유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들 분야의 개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측 입장을 피력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日 ‘명분 축적용’ 강·온 양면전략

    20일 오후 6시쯤 외교통상부 기자실이 갑자기 술렁였다.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독도수역 탐사계획 파문과 관련한 협상을 위해 21일 방한할 것이란 뉴스가 도쿄발로 긴급 타전된 것이다. 독도 문제든, 역사교과서 문제든 과거 숱한 한·일간 분쟁 사례에서 갈등이 한창인 와중에 일본의 고위관리가 협상한다며 상대국인 한국을 불쑥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진위 자체를 의심할 정도였다. 더욱이 방한 날자도 바로 다음날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우리 정부의 반응이었다.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당국자들은 “아직 일본으로부터 통보받은 게 없다.”는 답을 내놓을 뿐이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방한 제의를 확인해준 것은 그로부터 무려 무려 2시간여가 지난 후였다. 게다가 우리측의 반응은 관례적 ‘방한 환영’이 아니라, 전제조건이 붙은 ‘냉담한 환영’에 가까웠다. 우리측 입장은 한마디로,‘방한하려면 먼저 일본측이 협상기간 동안 탐사계획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하라. 그렇지 않으면 오지 말라.’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하루 전에 불쑥 방한을 결정한 뒤 우리 정부와 상의 전에 자국 언론에 먼저 흘리고, 우리 정부도 방한을 수락하기는 커녕 전제조건을 내민 것은 외교관례상 보기 드문 게임이다. 그만큼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고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측의 ‘불쑥 방한 제의’에 ‘전제조건’으로 응수한 것은, 자칫 일본측 전략에 말려들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이날 일본의 방한 제의는, 순수성을 의심받을 만큼 즉흥적이었다. 실제 우리 정부 관계자는 “야치 차관의 방한이 ‘탐사 강행’에 앞서 협상에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반면 일본쪽에서는 긍정적인 분석이 많은 편이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사태를 그만큼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한국측이 예상보다 강력하게 반발하자 더욱 적극적인 ‘담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야치 차관의 방한 배경을 둘러싸고도 관측이 이처럼 극명히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막상 방한이 성사되더라도 어떤 협상결과가 나올지는 지극히 불투명해 보인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람코-롯데, 에쓰오일 공동경영?

    아람코-롯데, 에쓰오일 공동경영?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인 아람코가 ‘공동 경영’ 파트너를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호남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세(勢) 불리기에 나선 롯데를 유력한 파트너로 꼽고 있다.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 자사주 28.4%를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 매각 방침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대 주주인 아람코가 15년간 경영 전권을 김 회장에게 맡긴 관례에 비춰볼 때 자사주 28.4%를 인수하는 기업이 사실상 에쓰오일 경영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매각대금 2조 4000억대 자사주 매각 대금으로는 2조 4000억원 안팎이지만 아람코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한다면 3조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에쓰오일이 손수 마련한 장(場)에 뛰어들 기업은 누가 있을까. 지난해부터 에쓰오일과 수차례 접촉한 롯데가 첫번째로 떠오른다. 롯데쇼핑 상장으로 4조원대의 여윳돈을 확보한 데다 사업구조상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위해서는 정유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KP케미칼 등 3개의 석유화학 공장을 보유한 롯데는 연간 410만t의 나프타를 국내 정유사와 해외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정유·석유화학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먹을 거리’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도 롯데의 ‘인수 유력설’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롯데와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부인했다. ●김회장 경영권 유지여부 관심 김선동 회장의 ‘장수 CEO’ 비결에는 최대 주주인 아람코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공동경영의 한 축으로 떠오를 2대 주주가 이를 보장할 가능성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경영권 참여없이 대주주 신분만 주어진다면 어느 기업이 이런 엄청난 투자를 하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정유·석유화학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인 롯데가 자사주를 인수한다면 기존 경영진의 퇴진은 당연한 수순으로 예견된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가 현재 정유사업의 노하우가 없는 만큼 김 회장의 도움이 한시적으로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적응기간이 끝나면 현재의 지위를 계속 보장해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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