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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환 골든볼’ 먹칠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사용된 ‘안정환 골든볼’을 거액을 주고 구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8일 수원월드컵재단 등에 따르면 2004년 4월 축구사료수집가 이모씨로부터 이탈리아와의 16강 경기에서 멋진 골을 터뜨린 안정환의 헤딩 골든볼을 1억 5000만원에 구입했다. 재단은 당시 “수원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이씨로부터 안정환 골든볼을 무상 기증받아 수원월드컵경기장 축구기념관에 영구 전시하기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재단은 2005년에 안정환 부부를 초청해 손학규 당시 도지사, 김용서 수원시장에게 공을 기증하는 행사까지 벌였다. 안정환은 무상기증으로 알고 행사에 참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이 실제로는 거액을 주고 안정환 골든볼을 샀지만 홍보를 위해 (무상기증이라고) 부풀려진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환 골든볼은 우리나라가 연장 끝에 2-1로 승부를 결정지은 피버노바 축구공으로 관례에 따라 당시 주심 비론 모레노(에콰도르)가 보관하다가 이씨에게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수원 연합뉴스
  • “주한미군 주둔비 절반 한국부담 타당”

    정부가 상반기 중으로 미국과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장수 국방장관이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의 절반을 한국이 부담하는 게 옳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학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선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주무부처 장관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27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이 50%를 우리가 부담해주길 원하고, 우리도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주한미군 역할을 고려할 때 주둔비 절반정도는 부담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다만 “지금까지 관례도 있고 우리 능력도 감안해야 한다.”며 “주둔비의 어떤 항목들에 대해 50%를 부담할지는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의 규모 감축과 역할변화를 고려해 분담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평화통일연구소 박기학 연구원은 “주둔군 수는 줄어드는데 지원금을 증액하겠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면서 “미국이 부담해야할 미2사단 이전비에 충당하라고 분담금을 늘려주는 셈”이라고 꼬집었다.고상두 연세대 교수도 “주한미군의 지위가 대북 억지력에서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기 위한 기동군 개념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분담금을 지금보다 늘리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3차례나 수색한 곳… 왜 못찾았나

    3차례나 수색한 곳… 왜 못찾았나

    양지승(9·서귀북초교 3년)양의 시신이 어떻게 집 근처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유기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있다. 또 경찰이 유괴를 당했을 수도 있는 어린이 실종사건을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공개수사에 들어갔는지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살해·유기시점 언제인가 사건 발생 이후 지승양 집 주변에 대한 경찰의 정밀 수색에도 불구하고 지승양이 집과 불과 50m 떨어진 인근 과수원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지승양의 집 인근 주택과 과수원 등을 대상으로 경찰과 공무원 등을 동원, 세 번이나 정밀 수색을 벌였지만 지승양의 흔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승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지승양 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된 중앙치안센터와 2㎞ 정도 떨어진 곳이다. 더구나 지승양이 피아노학원 차량에서 내린 S아파트 주차장과는 20m에 불과한 거리다. 한 주민은 “경찰이 그동안 지승양의 시신이 발견된 과수원 옆 도로에 24시간 상주하다시피 했다.”면서 “경찰이 처음부터 수색을 대충대충 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승양의 시신이 최근 다른 곳에서 옮겨졌을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은 “지승양 실종사건 이후 마을 동네 주민들이 지승양 아파트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동네를 감시해 왔다.”며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승양의 살해 및 시체유기 시점도 경찰이 풀어야할 과제다. ●공개 수사 왜 서둘렀나 지승양의 부모는 지난달 16일 지승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인근 피아노 학원에서 귀가 예정시간인 5시 이후 3시간이 지난 뒤에도 집에 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어 경찰은 실종 접수 하루 만인 17일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어린이 실종사건은 통상 유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인의 금품 요구 이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공개수사를 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지승양의 사례는 예외에 속한다. 이에 따라 경찰이 제주도 지형 특성상 유괴사건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단순 가출사건으로 오판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홍동 주민들은 “지승양 실종사건 당시 인천의 박모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으로 전국적인 관심사였지만 경찰이 금품 요구 등이 없자 안일하게 단순 가출사건 등으로 판단, 서둘러 공개 수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의원 술자리 법인카드도 줬다” ‘의협로비’ 파문 확산

    “의원 술자리 법인카드도 줬다” ‘의협로비’ 파문 확산

    ‘정치권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녹취록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술 접대를 요구하는 국회의원에게 의협 법인카드를 빌려 줬다고 밝혀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녹취록 발언만으로 액수를 추계한 현금로비 의혹과 달리 카드로 계산한 접대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과 의협의 밀착관계를 가려줄 ‘증거’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 24일 오후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의 권고를 받아들여 “30일쯤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22일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단상에서 “국회의원이 술을 마신다고 해서 보좌관에게 법인카드를 빌려줬다.”고 발언했다. 이날 발언은 대의원 김모씨가 “지난 2월13일 청주에 가 있던 장 회장의 법인카드가 같은 시각 종로의 한 고급 요정에서 300만원 가까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나온 답변이다. 장 회장은 당시 “국회의원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신다고 해 이중 믿을 만한 의원측 보좌관에게 카드를 맡겼다.”며 “(법인카드 사용에는) 말 못할 사연도 있다.”고 밝혀, 국회의원에 대한 접대 관행을 암시했다. 대의원 김씨는 장 회장의 친필 서명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서명으로 보이는 1000여만원 상당의 카드 영수증도 이날 공개했다. ●한 달 법인카드비 1500여만원 의사인 김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드 결제액은 292만원으로 이중 140만원 상당이 (여성 접대부의) 봉사료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장 회장은 매달 받는 월급 외에 법인카드로 한 달 1500여만원을 사용한다.”면서 “관례적으로 영수증 처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아 명확하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의협 안팎에선 평소 장 회장이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 등에 인사치레로 ‘거마비’를 뿌렸다는 얘기가 오갔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상품권도 등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장 회장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이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장 회장이 지난달 31일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 뒤 지역 대의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행한 발언을 반대파 인사가 녹취해 일부 언론에 제보한 것이다. 녹취록에서 장 회장은 일부 국회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의원 3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쓰고 있다. 열린우리당 1명, 한나라당 의원 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한 의원에게는 1000만원을 현찰로 줬다.”면서 복지부 직원에 대한 골프접대, 일부 한나라당 보좌관 매수까지 다양한 주장을 늘어놨다. 파문이 확산되자 장 회장은 24일 “의협의 의견을 의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쓴 경비를 과장해 얘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실명이 거론된 A의원측도 “3개 단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지만 1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개인 횡령인가 정치자금 제공인가 보건복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장동익 회장이 골프접대 등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발언해 정부의 도덕성과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단호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원로들도 이번 사태를 의협 차원이 아닌 개인 비리나 주장으로 치부하고 있다. 장 회장의 이번 정치권 로비가 사실로 밝혀지면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한 것이 되고, 반대로 거짓으로 판명나면 의협측으로부터 공금횡령 의혹을 받게 된다. 유희탁 대의원총회 의장은 “국회의원이 돈을 받았다기보다 개인이 어떤 비리에 연루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장 회장의 ‘신뢰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21% 득표율로 당선된 장 회장은 내부 감사에서 사용처가 불투명한 업무추진비로 잡음을 일으켰고, 이전에는 전공의협의회장으로부터 1억 6000만원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녹취록에서 정치권 로비와 용처를 밝힐 수 없는 업무비를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의료법 개정에 도움못돼 미안” 복지委의원 지난22일 의협지지 발언 논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4명의 의원들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사협회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금품로비 의혹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A의원 “의료법 개정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 제정 취지가 명확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구에서 상당히 큰 병원이 부도낸 것을 보고 의료계가 이처럼 어렵구나 싶었다. 연말정산 간소화 방식과 관련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 ●한나라당 B의원 “의사라는 직업은 가장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을 갖고 헌법에도 명시된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하고 있는 이들이다. 본인도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국회의원으로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 C의원 “의료법은 관련단체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 D의원 “(의사들도)이해관계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증진을위한 이슈를 개발해 정치세력화하는 노련미가 필요하다. 어려운 때 보건복지위에 있지 못해 송구스럽다.” ●장동익 회장 “C의원은 지역구를 여섯 차례 찾아가 사석에서는 내게 형님이라 부른다.”
  • 車 ‘그들만의 선택’ 이유있네

    車 ‘그들만의 선택’ 이유있네

    쏘나타 3.3과 그랜저 2.7이 있다면? 3.3은 배기량 3300㏄,2.7은 2700㏄를 말한다. 쏘나타는 중형, 그랜저는 대형이다. 가격은 쏘나타 3.3이 3348만원(선택사양 제외).‘형님’격인 그랜저(2.4,2.7)보다 오히려 비싸다. 이 때문에 대개는 그랜저 2.7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그 돈이면 그랜저 2.7을 사거나 좀 더 보태서 그랜저 3.3을 사지 누가 쏘나타를 사나.”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 물론 많지는 않다. 그러나 엄연히 존재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명이 그런 선택을 했다. 왜? ●그랜저급 쏘나타 3.3 올 4대 판매 22일 현대차의 ‘차종별 고(高)배기량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형 아닌 중형’ 쏘나타 3.3은 지난해 23대 팔렸다. 전체 쏘나타 판매량(9만 8372대)의 0.02%다.1만명 중에 2명이 선택했다는 얘기다. 쏘나타는 2.0,2.4,3.3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올 들어서는 3월말까지 그랜저급 쏘나타 3.3이 4대 팔렸다. 에쿠스급 그랜저도 있다. 그랜저 2.4,2.7,3.3,3.8 네 가지 모델 중 3.8을 선택한 고객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58명. 전체 판매량(1만 9435대)의 0.81%다. 기본가격은 4059만원. 역시 이 돈이면 초대형급 에쿠스 3.3을 넘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1050대나 나갔다. 쏘나타급 아반떼 2.0도 같은 기간 55대(0.19%)가 팔렸다. 차값이 2000만원에 육박한다. 2.0과 2.7 두 가지 모델이 있는 투스카니는 100명 중 7명가량(7.44%)이 2.7을 선택했다. ●성능 중시 등 4가지 고객 유형 현대차는 이들 고객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첫번째 유형은 ‘폼보다 내실을 따지는 성능파’다. 배기량이 높으면 동급 차종에서는 힘과 성능이 좋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아반떼 2.0은 중형 이상 고급차에만 적용되는 차체자세 제어장치(VDC)를 달았다. 준중형급으로는 최초다. 쏘나타 3.3은 그랜저나 에쿠스에 들어가는 람다 엔진을 얹었다. 유난히 큰 차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대다수 소비자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튀는’ 소비자들이다. 이들에게 ‘동가홍상(同價紅裳·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다. 두번째 유형은 ‘정말로 그 차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다. 가격과 관계없이 디자인이나 성능 등을 따져 그 차만을 고집하는 계층이다. 중고차라도 무조건 큰 차부터 찾고 보는 ‘폼생폼사족’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그랜저 3.8을 산 고객 중 적지 않은 이가 “에쿠스의 둔탁한 느낌이 싫어서”라고 그랜저 선택 이유를 밝혔다. 세번째 유형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와 달리 외국인들은 각자의 취향이나 용도를 중요한 구매 잣대로 삼는 편이다. 네번째 유형은 ‘직위를 감안해 차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업체 임원들’이다. 아무리 좋은 차를 타고 싶어도 사장이나 직속 상사보다는 한 급 아래 차종을 선택하는 게 기업체 임원들의 관례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찌보면 틈새 모델을 선택하는 고객이야말로 로열티(충성심)가 가장 강할 수 있다.”며 “수요가 적더라도 이들 모델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북 쌀 40만t 지원 원론 합의

    남북이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3차 회의 3일째인 20일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쟁점이 됐던 쌀 40만t 지원은 ‘원론적’ 수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날 오전 11시 회담장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중태 통일부 남북경협본부장과 북측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원접촉을 갖고 양측이 준비해온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공동보도문 초안은 이번 회담의 결과물을 담은 것으로, 관례에 비춰 대북 식량 차관에 대해서도 명시된 것으로 관측된다.남측 회담관계자는 쌀 40만t 제공에 대해 “원론적 차원에서 논의가 있었다.”면서 “장관급회담 논의에 대한 후속조치여서 특별히 쟁점화되지 않을 듯하다.”고 말해 예정대로 지원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전날 기조발언문, 공동보도문 및 식량차관 합의서 초안 등 3개 문건을 미리 교환하자는 북측의 주장으로 양측이 충돌하는 등 파행을 겪은 만큼 정해진 시간 안에 공동보도문에 합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량차관 제공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난해 시행된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발효 절차를 통과하는 첫 ‘합의문’이 될 지도 주목된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남북합의서를 체결·비준하고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 정부측은 이미 올해 남북협력기금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1600억원에 가까운 쌀 차관 항목이 있었던 만큼 추가로 국회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지만, 이런 절차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날 협의를 거쳐 21일 오후 2시 종결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우리측 대표단은 같은 날 저녁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평양공동취재단·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日자민당 정조회장 “원자바오 방일 비상식적”

    |도쿄 박홍기특파원|동중국해의 천연가스 개발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도둑’에 비유, 물의를 빚었던 일본 자민당 나카가와 쇼이치 정조회장이 또 중국을 겨냥,‘중화사상’에 바탕을 둔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6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나카가와 회장은 지난 15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가진 강연에서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일본 방문에 대해 “외교상 지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이어 “일본의 ‘넘버 1’이 갔는데, 중국의 ‘넘버 3’가 온다는 것은 외교 관례상 우습다.”고 비꼬았다.지난해 10월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을 찾았는데 중국측에서는 서열 1위인 후진타오 주석이 아닌 서열 3위인 원자바오 총리가 방일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나카가와 회장은 “중국측의 생각은 중화사상”이라고 규정한 뒤 “(중국은) 외국 지도자의 방중에 대해 옛날 ‘조공(朝貢)’과 같은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나카가와 회장은 지난 4일 중·일간에 영유권 분쟁을 빚는 동중국해의 가스개발과 관련,“도둑이 들어왔는데 가족들이 잠자코 있으면 갖고 가버린다.”며 중국을 도둑으로 지칭했었다.hkpark@seoul.co.kr
  •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 결정 D-1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 결정 D-1

    2014년 여름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선 인천에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7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의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제26차 총회 투표에서 인천과 인도 뉴델리의 승부가 갈린다. 지난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인천 지지를 공개 표명함으로써 인천의 승리는 9부능선을 넘었다는 게 유치위원회의 판단이다. ●단순 다수결로 단박에 승부 이날 표결에 앞서 인천은 뉴델리와 오후 5시부터 OCA 소속 45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들을 상대로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한다.NOC 투표여서 표심을 어느 정도 점칠 수 있고 이에 따라 뜻밖의 승부가 연출될 가능성도 적은 게 사실이다. 이번 투표는 OCA 관례대로 공개투표를 원칙으로 하되, 의장의 결정이 있거나 출석위원 15명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단순 다수결로 곧바로 승부가 갈리며 득표 결과는 공표되지 않는다. 인천유치위는 45개 NOC의 절반이 넘는 25∼30표 안팎을 확보했다고 장담한다. 각 국 선수단의 체재비와 항공료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나선 뉴델리의 막판 물량공세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대세는 이미 갈렸음을 자신한다. 인천이 대회 유치에 성공할 경우 1986년 서울과 2002년 부산에 이어 한국 도시로는 세 번째로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2003년 체코 프라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강원 평창이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단 3표 차로 실패하면서 추락하기 시작한 국제스포츠 무대에서의 위상도 되살릴 계기를 잡게 된다.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를 끝으로 국제종합대회 공백기를 맞았던 한국 스포츠는 지난달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을 유치한 데 이어 인천과 평창이 2014년 각각 아시안게임과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경우 ‘트리플 크라운’으로 화려하게 살아난다. ●인프라, 국제대회 개최 경험이 인천 승리의 열쇠 뉴델리가 1952년과 1982년에 이어 세 번째 개최를 노리지만 인천은 첫 도전이다. 국제공항을 끼고 있는 뛰어난 교통 근접성과 도시 환경, 국제대회 개최 경험, 최첨단 정보기술(IT) 강국 이미지, 손색없는 인프라 등을 뉴델리보다 앞선 점으로 꼽는다. 인천이 대회를 유치하면 중계권료 등 방송사 수입 210억여원에 광고수입 1000억여원, 입장권 판매 수익 250억여원, 복권사업 수익금 150억여원 등 예상 수익만 2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OCA에 넘길 수익 분담금과 대행 수수료 등을 빼더라도 1000억원 이상의 순수익이 떨어진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인천은 국고에서 지원받아 도로망과 통신 인프라 구축에 나서게 돼 경제특구인 송도 신도시를 ‘동북아 허브’로 만들려던 야심에 나래를 달게 된다. ●동북아 편중 vs 뉴델리 3회 개최 인천의 약점이자 뉴델리의 공격 포인트는 ‘동북아 편중론’.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여름 아시안게임에 이어 또다시 동북아의 일원인 인천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 더욱이 2002년 부산 이후 12년 만에 인천에 또다시 개최를 허용하는 것은 너무 편중됐다는 시각이다. 평창이 같은해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선 만큼 여름 아시안게임은 뉴델리에 넘겨달라는 노골적인 요구도 있어 왔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뉴델리에도 자승자박이 돼 왔다. 뉴델리 역시 벌써 세 번째 대회 유치에 뛰어들었기 때문. 여기에 뉴델리의 물량공세를 마땅치 않게 여기고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훌륭한 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기류가 최근 OCA에 조성됐다는 게 유치위원회의 분석이다. 스포츠 후진국의 저변 확대를 겨냥한 인천의 ‘비전 2014’가 OCA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인천의 자신감을 북돋는 대목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신용석 유치위원장 인터뷰 신용석(65)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은 2005년 5월 아시안게임 유치에 뛰어든 이래 30여 차례 아시아 각국을 돌았다.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보름에 이르는 살인적인 일정을 이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신 위원장은 17일 유치지 최종결정을 앞두고 지난 7일 이란에 도착 표밭갈이를 시작했다. 이후 시리아를 거쳐 결전장인 쿠웨이트로 직행한다. 신 위원장은 “인도 뉴델리와 접전지역인 서아시아를 마지막까지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유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45개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원국 가운데 25표 정도를 얻을 것 같다. 인도는 10표 내외로 판단된다. 하지만 부동표가 10여표에 달하고 표심은 막바지에도 이해관계에 따라 변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역별 판세를 분석해 달라.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는 우리가 우세한 것이 확실하고 남아시아는 인도 쪽이다. 중동지역은 아직 상당수가 부동표로 보이며, 동남아시아는 서로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객관적인 판단이다. ▶대구 유치가 결정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동계올림픽과의 상관관계가 항상 거론되는데. -이들 대회와 아시안게임은 종목이 다를 뿐 아니라 개최국을 결정하는 주체도 다르다. 그동안 ‘국제대회는 한 나라에 몰아주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관계에서 더이상 불변의 법칙은 아니다. 인천이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서 아시안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인천이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짐이 된다는 시각은 찬성할 수 없으며 인천과 평창이 ‘윈-윈게임’을 할 수 있다. ▶유치활동은 어떻게 해 왔는가. -표면적인 홍보보다는 실제로 표를 던질 각국 NOC(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두세 차례씩 만나 스킨십을 다져왔다. 지난해 11월 인천을 방문한 OCA 평가단으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또 최근에는 인천시 차원에서 아시아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하는 드림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투표 당일 프레젠테이션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중앙정부 유치의지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담긴 영상 메시지를 상영하고, 인천의 장점인 경기장시설, 도시 인프라,IT 등을 집중 홍보하겠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지방세 비과세·감면 내역 ‘투명하게’

    행정자치부는 11일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지방세 비과세·감면을 차단하기 위해 비과세·감면 내역을 의회에 제출, 점검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방세 지출예산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지방세 비과세·감면제도가 행정기관에서 만성적·관례적으로 시행되다 보니 기득권화·만성화돼 일몰 기한이 지나도 정비되지 않고, 결국 누적돼 지방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선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과세·감면 조항을 축소하고 있으며 일환으로 도입되는 것이 ‘지방세 지출예산제도’다. 아울러 이런 내역을 모두 주민들에게도 공개해 비과세와 감면이 특혜나 기득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까지 지방자치단체에 적합한 방안을 검토해 ‘지방세 지출예산 편성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2009년까지 시범 실시한 뒤 2010년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한·미 FTA 최종협상] 숨가빴던 14개월 레이스

    [한·미 FTA 최종협상] 숨가빴던 14개월 레이스

    드디어 종착역에 도착했다.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14개월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이 최후의 절충 단계에 접어들었다. 타결이 확정되면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의 FTA를 체결하게 된다. 미국도 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후 14년 만에 최대의 FTA를 맺는 성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막판 협상에서 ‘이익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FTA체결이 우리 경제에 ‘보약’이 될지 ‘독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농산물 시장이 폭넓게 개방됨으로써 농가를 보호하고 농업경쟁력을 높이는 대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FTA 찬반논란 국론분열 양상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관례를 깨고 서울이 아닌 미 의회에서 협상 개시 선언을 한 이후 늘 ‘구걸 협상’,‘졸속 협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게다가 타결후 예상되는 경제 손익 대차대조표도 적자와 흑자 사이를 오가며 국민들을 혼란시켰다. 협상 초기부터 ‘4대 선결과제´논란이 불거지면서 마지막까지 ‘퍼주기´ 비난과 반(反)FTA진영의 협상 중단 촉구 집회도 끊이지 않았다. 찬반 논란이 가열되면서 협상이 한·미 간의 실리 다툼이 아닌 우리 내부의 좌-우 국론분열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6월5∼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1차 본협상을 비롯해 모두 8차례의 공식협상을 열었다. 지난 19∼21일에는 한국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고위급 협상을 갖고 일괄타결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26일부터는 마감시한내 타결을 위해 장관급까지 포함한 ‘끝장협상’에 돌입했다. 결국 쇠고기, 자동차 등 최종 쟁점 두세가지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전화상으로 막판 ‘슈퍼 빅딜’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8차 협상 때까지만 해도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미국 협상단은 자국 기업과 찰떡궁합 호흡을 이룬 한 수 위의 협상 기술로 우리측 협상단을 곤욕스럽게 했다. 농업 등 ‘쟁취 분야’에서는 우리측 협상단의 얼굴을 붉으락 푸르락하게 만들 정도로 강공을 퍼부으며 야금야금 실익을 챙겼다. 자동차, 섬유 등 ‘방어 분야’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식 의제가 아닌 ‘뼈있는 쇠고기’ 검역 문제를 교묘하게 물고 늘어지며 협상테이블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쌀 문제는 직접 언급을 하지 않고도 언제든 빼 쓸 수 있는 ‘비상 카드’로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車·쇠고기 평행선 한때 결렬위기 반면 우리측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초기 의료·교육시장 분야 등에서 오판도 적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대외비 문서유출 사건으로 전략이 노출돼 협상력에 큰 흠집이 나기도 했다. 결국 우리가 ‘쟁취 목표’로 장담했던 무역구제, 자동차, 섬유, 개성공단 등 문제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협상 중단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박근혜, 경선룰 ‘고지’ 선점하나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이 경선 룰과 관련해 여론조사 반영 방식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측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지난해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홍준표 의원이 박 전 대표측의 주장에 동조하고,‘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중심모임)도 지난 27일 박 전 대표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전체 선거인단 20만명의 2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반영 방식과 관련, 박 전 대표측은 ‘유효투표 수의 20%’라는 비율을, 이 전 시장측은 ‘4만명’이라는 숫자를 각각 기준으로 삼을 것을 주장했었다. 홍준표 의원은 2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원래 당헌에는 2:3:3:2 비율로 돼 있어 이번에 양측이 선거인단을 20만명으로 합의를 했더라도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유효투표의 20%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전 시장측과 가깝지만 이번 여론조사 반영 기준을 놓고 볼 때는 박 전 대표측의 주장이 옳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당 중심모임도 지난 27일 ‘여론조사 룰’에 대한 토론을 벌인 끝에 “관례대로 유효투표 수의 20%를 기준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 소속 임태희 의원은 “(이 전 시장측에서) 국민참여율이 낮을 것을 전제로 여론조사 반영 숫자를 4만명으로 확정하자는 것은 소극적인 발상”이라며 “지난해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관행에 따라 유효투표 수에 따라 여론조사 표를 반영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전 시장측 대리인인 박형준 의원은 “2:3:3:2안이 마련된 핵심은 당원과 일반 국민의 비율을 5대5로 맞추자는 것”이라며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이 제도가 이런 취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게 증명돼 이번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해 7·11 전당대회에서 ‘친박’과 ‘친이’로 나뉘어 치열한 경선을 벌였던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도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선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강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캠프 참여 당직자들은 깨끗이 사퇴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도 “강 대표부터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반박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엄마의 힘’ 여왕★ 쏘다

    [여자프로농구] ‘엄마의 힘’ 여왕★ 쏘다

    태어난 지 31개월 된 수빈이는 여자프로농구가 열리는 경기장을 자주 찾았다. 엄마를 응원하기 위해서다.“엄마, 힘내요!”라고 외치는 딸의 가녀린 목소리가 관중 함성에 묻힐 법도 하련만 35살의 ‘주부 가드’ 전주원(신한은행)의 귀에는 어김없이 꽂힌다. 딸은 경기가 끝나면 엄마 품에 안겨 “엄마가 이기면 기분이 좋아요.”라고 속삭인다. 국내 여자 프로농구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데다 유일한 엄마 선수인 전주원이 여태껏 힘을 낼 수 있는 동력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가드 전주원이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07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73표 가운데 59표를 얻었다. 그는 19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6.79개의 어시스트를 낚아 이 부문 4회 연속 1위에 오르는 한편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1991년 실업 무대에 뛰어들어 프로 10년 차가 된 전주원이 정규리그 여왕으로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리그 MVP는 1위 팀에서 나오는 게 관례인데 그동안 전주원의 소속팀(현대-신한은행)은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후배 정선민이 “언니는 앞으로 상 받을 기회가 점점 적어지니까 꼭 언니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시상대를 오르며 다리가 후들거렸다는 그는 “내가 잘했다기보다 고교 졸업 뒤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처음 맛봤고 이 나이가 되고도 열심히 뛴다고 뽑힌 것 같다.”면서 “가족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리그는 부담이 컸다. 정선민·하은주 등이 가세, 소속팀이 호화 멤버로 꾸려지며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시선 때문에 꼴찌를 할 때보다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했다.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딱 두 차례만 집에 다녀왔다. 외박이나 쉬는 날이 제법 있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숙소에 남아 컨디션을 조절했다. 수빈이는 시즌 내내 시댁에 맡겨 놨고, 주로 경기장에서 상봉했다. 가족들의 이해가 없었으면 어려운 일이었다. 전주원은 스스로 1∼2년 정도는 현역으로 더 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일이라도 당장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하루하루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수빈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정규리그 때 무릎을 다쳤던 전주원은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Seoul In] 주차구획선 개선안 효과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지난해 말 서울시 창의실행상 장려상을 받은 ‘주차구획선 도색방법 개선’이 올해 도로공사 현장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개선안은 도로포장을 맡은 시공회사가 공사를 마친 뒤 도색업체에 다시 도급을 줌으로써 공사가 그만큼 지연되는 관례를 바꾼 것. 교통지도과 2289-1979.
  • [열린세상] ‘당신’의 암시에서 얻을 교훈/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언론사에서 연말이면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곤 한다. 작년에 우리나라의 올해의 인물은 누구였을까? 어떤 언론사가 누구를 뽑았는지 벌써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2006년의 인물로 황 모 교수를 생각할 이가 많을 것이다. 그분은 한때 틀림없는 노벨상 예정자로 우리 머리에 각인되었지만 어느 날 하루아침에 천하의 거짓말쟁이로 매도되었다. 유례없을 만큼 엄청난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는 점에서 그분은 스타 중 스타였다. 작년에 미국의 올해의 인물은 누구였을까? 미국이 이라크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이라크는 올해의 인물을 내는 산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에 들어갔다가 빼도 박도 못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타임’의 시사평론가 그로스먼의 표현을 따르자면 작년에 이라크는 유혈과 참호만 만들었다. 딱히 누구를 내세울 수 없는 상황에서 전통있는 시사 주간지 타임은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발표했다. 타임이 지목한 ‘당신’이란 네티즌을 말한다. 파격이다. 올해의 인물은 거물을 선정하는 것이 관례인데 타임은 사이버 세계의 개미군단을 올해의 인물로 꼽은 것이다. 역시 타임다운 기막힌 착상이다. 네티즌은 유사 이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일으켰다. 그들은 하루에 동영상 네트워크인 유튜브, 온라인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스페이스, 무료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등에 각각 1억 번 이상 드나든다. 구글이나 야후의 엄청난 위력도 그들이 부여했다. 그들은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에 쳐들어가 전문가 뺨치는 높은 수준의 반론을 펴는가 하면, 날이면 날마다 시장판에서도 들을 수 없는 저속한 댓글로 사이버 공간을 도배질한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그로스먼이 말한 대로 세상을 바꿔 놓았을 뿐만 아니라 세상이 바뀌는 방식마저도 바꿔놓았다. 그런 이유로 미국 네티즌이 올해의 인물이 되었다면 더 큰 상을 받아야 할 이들이 바로 우리 네티즌이다. 우리 네티즌은 세계 네티즌의 원조다. 우리 네티즌도 이미 언론시장을 확 바꿔 놓았다. 1980년대 후반에 민주화가 이루어지자 언론의 자유가 만개하고 우후죽순처럼 신문이 쏟아져 나왔다. 민방(SBS)도 새로 나오고 유선방송과 위성방송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나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언론사는 전쟁을 치렀다. 신문전쟁이니 언론전쟁이니 하는 말이 그 시절에는 실감나는 시사용어였다. 그때 신문사가 택한 전술이 고정 팬을 굳히는 것이었고, 그래서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의 한 자락을 붙잡고 특정 정파를 수구꼴통 파쇼니 좌경용공 빨갱이니 하고 몰아세웠다. 그 전략 덕분에 몇 개 신문사는 우군의 지원을 이끌어 상업주의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언론사들이 전략의 성공을 자축하는 동안 네티즌은 기존 언론시장을 외면했다. 지금 네티즌은 네이버나 다음에서 뉴스를 얻는다. 네이버나 다음에 뽑혀야 비로소 괜찮은 뉴스로 공인된다. 주류 신문은 장사수단으로 이념이나 정파성을 택했다가 시장의 주도권을 포털 미디어에 내주고 말았다. 네이버의 연간 매출은 최일류를 자처하는 신문의 4배에 이른다. 네이버가 내는 순익은 최일류 신문의 매출 총액보다 많다. 이런 변화를 지각변동(地殼變動)이라고 표현하지만 그 정도 용어로는 부족하다. 언론시장의 변화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차원이다. 이제 기존 언론사는 다 죽고 말 것인가? 그렇지 않다. 네티즌의 암시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그 언론사는 쉽게 새 길을 찾을 것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프로배구] 보비·레안드로 “우리도 떨려”

    정규리그 막판 프로배구의 화두는 우승 팀과 과연 누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느냐다. 남녀 모두 3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이미 확정된 가운데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쥔 멤버 중에서 정규리그 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년인 지난 2005년 여자부 정규리그 첫 MVP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현대건설의 정대영이 차지한 걸 되짚어 보면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다. 남녀 각각 2경기 안팎을 남겨 놓은 지금까지 누가 가장 빛났을까. 오는 12∼13일 기자단 등의 투표로 주인공이 가려진다.●“순혈주의가 웬 말” 여러 종목을 통틀어 MVP는 웬만하면, 그리고 같은 값이면 국내 선수가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올시즌 남자부 경우는 예외다.‘외인 멤버’들이 워낙 펄펄 날았기 때문. 지난해 영예를 안은 숀 루니(현대캐피탈)가 사실상 밀려난 가운데 브라질 출신의 두 용병 레안드로(사진 오른쪽·24·삼성화재)와 보비(28·대한항공)가 MVP에 도전한다. 8일 현재 보비는 득점 부문에서 646점으로 1위를 달렸다. 뿐만이 아니다. 후위공격(55.651%)을 제외하면 공격종합(성공률 53.28%), 후위공격(55.91%), 오픈공격(51.39%)은 물론 서브(세트당 0.514개)까지 모두 4개 부문 1위다. 보비에 견줘 1경기를 더 치른 레안드로는 득점(640점)에서 보비를 바짝 쫓고 있다. 서브(세트당 0.410)에서도 2위. 공격종합(성공률 48.95%)과 후위공격(성공률 55.01%)은 3위, 오픈공격(성공률 42.57%)은 4위다. 분명한 열세지만 챔프전 직행을 좌우할 남은 경기에서 굵직한 인상을 남길 경우 무게중심이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토종도 있다” 여자부에서 주목할 대목은 지난해 득점을 비롯한 공격 7개 부문에서 1위를 석권하며 통합 MVP에 오른 김연경(흥국생명)의 2연패 여부다. 그러나 ‘대항마’로 나선 레이첼(도로공사)과의 승부가 워낙 뜨겁다. 올해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파괴력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하는 법. 득점에선 2위(532점)로 1위를 달리는 레이첼(594점)보다 62점이 적다. 그러나 공격종합(성공률 45.22%)과 시간차 공격(52.53%)에서 1위이며 서브 득점도 세트당 0.321개로 레이첼(0.222개)에 앞서 있다. 그러나 레이첼은 자신의 ‘주특기’인 강력한 후위공격에선 258점으로 3위 김연경(122점)보다 두 배 이상의 득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미 관계 변화 대비해야

    지난 2월13일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 해결의 초기조치에 합의한 후 미국과 북한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의 미국 방문이 그렇다. 그의 방문은 양국 간의 관계개선을 논의하는 실무 성격이라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 외교 이벤트로 변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미국 정부 인사들의 면면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아직 미정이지만 그가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다. 차관급 인사를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외교관례상 매우 예외적이다. 그러나 2·13 합의를 자신의 주요한 외교 업적으로 간주하고 싶어하는 부시로서는 외교관례 쯤은 무시할 수도 있다. 설사 만나지 않는다 해도 부시의 메시지는 김계관을 통해 김정일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 메시지는 부시와 김정일이 한국전쟁 종전 문서에 직접 서명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래저래 미국과 북한은 관계정상화를 둘러싼 정상차원의 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미·북 관계 개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금융제재는 사실상 해제되었고 북한을 테러지원국가와 적성국가 명단에서 빼는 일도 김계관의 방문을 계기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 단계는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이름이 연락사무소이지 실제로는 대사관에 준하는 비중을 갖게 될 것이다. 적어도 북한으로서는 워싱턴에 고위급 인물을 보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연락사무소의 설치는 실질적으로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의미하게 된다. 물론 이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시설이 폐쇄수준을 넘어 재가동이 불가능한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이미 만들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포함해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것이 2·13 합의의 초기 실천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미·북 관계개선에 결정적 장애물은 아니다. 벌써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미국 측에서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2·13 합의를 실현시키려는 부시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은 어떤가.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핵 시설을 계속 가동시킬 필요가 없다. 특히 금년은 김정일의 65회 생일이자 그가 공화국 원수에 취임해서 군의 통수권을 장악한 지 15년이 되는 해다. 그런 특별한 해에 식량재고가 바닥나고 에너지 부족으로 평양이 암흑세계라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으로부터 식량과 중유 등 필요한 경제 지원을 확보하고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다면 핵 시설을 폐쇄해도 그야말로 남는 장사가 된다. 북한이 2·13 합의대로 초기조치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추동시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마샬 플랜 운운하는 것도 지나치게 성급함을 나타낼 뿐이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러브 콜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통일부와 외교통상부가 따로 놀아서도 안 된다. 북한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북한에 줄 것은 주지만 받는 쪽이 감사하면서 받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그들에 대한 지원이 우리의 국내용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모처럼 찾아온 역사적 기회를 놓치는 엄청난 과오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역사왜곡 日·바로잡기 소홀 韓 모두 반성을”

    “역사를 왜곡한 일본이나 바로잡기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일제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한·일 정부의 대응에 대해 일본 시민단체인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지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65) 대표는 단호한 비판으로 말문을 열었다.3·1절을 즈음해 식민 지배와 관련된 사료(史料)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지만 정작 선고를 앞둔 근로정신대 재판은 관심 밖인 현실을 답답해했다. 나고야 아쓰다 현립고 세계사 교사로 36년간 재직한 뒤 2003년 퇴직한 그는 지난 20년 동안 여자근로정신대 문제에 천착해 왔다. 오는 5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전화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일본에서는 관례적으로 선고공판 두 달 전인 이달 말 재판부가 판결 내용을 최종 조율하기 때문에 이때까지 한·일 양국에서 벌인 서명운동 결과를 전달, 최대한 압박한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하지만 국내 서명인은 고작 300여명뿐이다.●“법정에서 오열하던 피해자 잊지 못해” 1943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 등 군수업체들이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해 조선의 10대 소녀들을 꾀어 데려갔던 ‘여자근로정신대’의 진실을 접한 것은 지난 86년. 덧칠된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나고야가 전투기 생산의 중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일본에서 일하면서 학교도 보내주고 급료도 받을 수 있다.’는 사탕발림과 협박에 끌려온 소녀들의 피눈물이 뿌려진 것도 밝혀냈다. 이 재판은 99년 3월1일, 생존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불을 댕겼다.2005년 2월 나고야지방재판소는 “65년 한·일협정에 따라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됐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원고단은 2005년 3월 나고야고등재판소에 항소했다. 힘겨웠던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도움 덕분이다. 지원모임은 시민 10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미쓰비시와 내각, 의원회관을 항의 방문해 재판부를 압박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원고들이 수십 차례 법정을 오갈 수 있었던 것도 지원모임에서 교통편과 숙박비를 마련해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일본에 미래는 없다” “법정에서 오열하던 할머니들을 잊지 못한다.”는 다카하시 대표는 “항소심 재판도 어려울지 모르지만 원고들만 원한다면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은 이제 여든 살에 가깝다. 살아서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재판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사법부의 역사 의식 부재에 그는 분노했다.“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우경화는 용서할 수 없다. 반성이 앞서야 하고 교과서에 기술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일본에 미래는 없다.”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근로정신대나 군 위안부, 히로시마 피폭자 문제 등에 한국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였으면 한다. 피해자들이 살아 있을 때 일본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고 받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에도 관심을 호소했다.“서울신문을 시작으로 보도가 이어졌으면 좋겠다.2월20일부터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자유족회(www.truelaw.net)’에서 시작된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하면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임일영 김동현기자 argus@seoul.co.kr
  • [Book Review] 보편성 원칙 실종 ‘일그러진 민주주의’

    미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 노암 촘스키의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미국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는 촘스키의 ‘어법’에 우리는 왜 집중하는 것일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개방압력은 점점 커지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꽃다운 우리 군인 한명이 결국 폭탄테러로 희생됐다. 미국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영원한 우방인가, 위험한 제국주의인가. 신간 ‘촘스키, 실패한 국가, 미국을 말하다’(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황금나침반 펴냄)는 이런 의문을 풀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촘스키는 분명한 어조로 미국을 ‘파탄국가(Failed States)’로 규정하면서 이 책의 원제로 사용됐다. 촘스키는 파탄국가 미국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의 자의적인 준거 잣대를 사용해 세계의 폭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진부한 소리지만 가장 기본적인 도덕적 원리 중 하나가 보편성의 원칙이다. 우리가 남에게 적용한 기준을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더 가혹한 기준을 적용하지는 못할망정….”(본문 14쪽) 촘스키에 따르면 국제법과 조약, 규칙이 다른 나라에는 준엄하게 강요되지만 미국에는 적용되지 않는 오랜 ‘관례’는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시대에 더욱 굳어졌다.‘세계 정의’는 미국에 있어서 자국 이익의 다른 말이라고 촘스키는 단언한다. 이 책은 미국 패권정책의 실체를 파헤친 ‘패권인가, 생존인가’의 후속작이다. 미국이 어떻게 무법국가로 전락했는지 역사적 뿌리를 탐색하면서 그 상황증거를 폭넓게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언론기사 등의 각주 목록만 50쪽이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촘스키는 비판의 대상을 미국이 아닌 ‘미국 정부’로 한정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정부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촘스키는 국민 여론과 정부 정책의 첨예한 분열을 고발한다. 모두 여섯 장으로 구성된 책은 또다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국제법을 ‘밥먹듯이’ 위반하면서 휘둘러대는 미국의 파괴적 위협을 다뤘다. 후반부는 미국이 전파하려는 민주적 제도의 ‘허구’를 짚었다. 미국의 파괴적 위협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을까. 촘스키는 ‘스타워즈’ 정책을 한 사례로 제시했다. 우주를 군사기지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은 러시아, 중국의 우려를 촉발시켜 세계적인 군비경쟁의 기폭제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미사일 방어’라고 이름붙였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속임수라는 것. 결국 러시아, 중국 등의 군비경쟁을 촉발해 장기적으로는 미국에도 부메랑이 돼 큰 위협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촘스키의 지적이다. 촘스키에게 있어서 “자국민을 폭력과 파괴에서 보호할 수 없거나 보호할 의지가 없는 나라”인 미국은 파탄국가에 다름 아니다. 미국이 수출하는 민주주의는 또 어떤가.‘수입국’ 국민들의 동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민주주의 수출’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정의는 철저하게 내팽겨치고 있는 현실을 촘스키는 고발하고 있다. 이런 식의 민주주의의 이면에는 미국의 전략적, 경제적 이익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촘스키는 시종 ‘보편성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 원칙은 전세계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수 있는 첫 단추이다. 그는 세계화, 지구화라는 허울 속에 미국식 가치관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큰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군데군데 보이는 오탈자와 만연체의 글은 옥에 티다.523쪽,1만 45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李통일, 김정일도 만나나

    李통일, 김정일도 만나나

    1일 남북장관급회담 양측 대표단은 하루종일 연쇄접촉을 갖고 공동보도문 합의도출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특히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북측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동하는 등 남북대화의 진전을 위한 걸음을 재촉했다. ●이재정·김영남 회동 관심 집중 당초 이번 회담 일정에 없었던 이 장관의 김 상임위원장 예방은 지난달 27일 평앙에 도착한 남측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전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전격 일정이 합의됐다. 김 상임위원장이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만난 것은 박재규·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에 이어 세번째며, 북한 핵실험 이후로는 남측 인사와의 첫 면담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장관이 김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2000년 8월 2차 회담때 박재규 당시 통일부 장관이 김 상임위원장에 이어 김 국방위원장을 만났으며,2005년 정동영 당시 장관도 6·15행사때 당국 대표단장으로 평양을 방문, 김 상임위원장과 면담한 뒤 그 다음날 김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인 셈이다. 그러나 양창석 통일부 대변인은 “남측 수석대표가 교체되면 관례적으로 김 상임위원장을 만나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장관도 면담 이후 기자브리핑에서 김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장관과 김 상임위원장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남북관계 정상화 및 6자회담 2·13합의 이행에 따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장관은 “양측이 솔직한 입장과 의견을 표명하고 차이점과 공통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북남이 자주 만나 민족 공동의 염원인 통일 성업을 성취하는 데 이바지하자.”고 강조했다. ●남측,3·1절 첫 단독 행사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고려호텔 극장에서 3·1절 88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남측 요청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평양에서 처음 열린 남측 정부의 단독 공식행사로 기록됐다. 이 장관은 기념사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열들의 정신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가슴에 이어져 그 어느 때보다 뜻깊고 감동적인 날”이라며 “내일까지 좋은 결론을 만들어야 독립선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63번째 생일을 맞은 이 장관은 북측으로부터 축하 꽃다발과 함께 미역국 등 깜짝 생일상을 받았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 7개월간 진행된 공사로 새롭게 단장한 옥류관에서 오찬을 한 뒤 오후 5시 모란봉극장에서 국립교향악단 공연을 참관했다. 이어 저녁에는 북측 권호웅 대표단장 주최로 열린 환송만찬에 참석했다. 양측은 이날 밤 실무접촉에서 공동보도문을 최종 조율하고 2일 오전 종결회의에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남측 대표단은 오후 3시 비행기로 평양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체니 방문’ 美측 통보 없었다

    바그람 미군기지 테러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보이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의 방문사실에 대해 우리 군은 아무런 사전통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한국군과 미군 사이에 정보가 원활하게 공유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합참은 28일 “다산·동의부대가 체니 부통령의 방문을 인지할 만한 아무런 정보도 미군측으로부터 받지 못했다.”면서 “이 때문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거나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의 예방조치를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통상 테러위험 정보에 대해서는 현지 미군과 정보를 공유한다.”면서도 “체니 부통령 방문은 미군측이 정치적·전략적 판단에서 기지내 다른 다국적군 부대에도 전파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테러 발생 당시 바그람 기지내 미군 사령부에는 2명의 한국군 영관 장교들이 파견돼 있었지만 체니 부통령의 방문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이 작전본부장은 “최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이라크 기지방문 당시에도 현지 한국군엔 전혀 통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문 사실이 노출되면 경호상의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하는 게 관례라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지를 사용하는 동맹군 부대에조차 요인 방문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현지 무장세력에도 노출된 정보를 동맹군 부대엔 철저한 비밀로 부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실제 탈레반 무장세력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요세프 아흐마디는 테러 직후 AP통신과 회견에서 “우리는 체니가 이 기지에 머물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테러 직후 바그람 기지는 방호태세를 3단계인 ‘적색’(red)으로 격상했다가 1시간 뒤 ‘황색’(amber) 단계로 환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지 방호태세는 정상(normal)-황색-적색-흑색(black) 4단계로 구성돼 있다. 17개국 소속 1만여명의 다국적군이 주둔 중인 바그람 기지는 경계임무를 미군이 전담하고 있다. 동의·다산부대에는 현재 해병대를 중심으로 자체 경계병력 20여명을 운용하고 있다. 합참은 최근 수 차례 적대세력의 동향을 이라크북부 아르빌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 등에 전파했지만 동의·다산부대에는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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