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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4) 부실국감 백태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4) 부실국감 백태

    “이 무식한 사람아.” “누가 손뼉을 쳐.” “제가 들어와서부터 바꾸겠다는 것 아닙니까.” “저 장관 오래 안 합니다.” “말해도 믿지 않으면서 왜 질문합니까. 대통령에게 확인하든지 하세요.” 국회의원들과 피감기관 증인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주고받은 말들이다. 준비가 덜 된 의원은 다짜고짜 호통을 치고 공무원과 기관장들은 건성으로 답하거나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매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국감의 구태들이다. 의원들은 고압적이다. 호통을 쳐놓고는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다. 부처에서는 특별히 고압적인 ‘요주의 의원’들에 대한 리스트까지 존재한다. ‘상임위는 안 바뀌나’ 늘 고대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초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소속 국회 상임위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바꾸는지 촉각을 기울였다. 안 의원의 호통에 당사자들이 반발하며 여러 차례 ‘막말 파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1일 “안 의원의 호통 덕분에 학교폭력 행태인 ‘빵셔틀’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등 성과도 많이 있었지만 국정감사 일정 등에서 차질을 빚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기관장이나 증인 등을 죄인 다루 듯하는 태도도 있다. 2010년 국감장에서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당시 이건무 문화재청장에게 “이 무식한 사람아, 어디서 그런 답변을 하고 있어. 앉아서 대답할 자격이 없다. 답변대에 서라”고 쏘아붙였다. 역시 2010년 국감장에서 전재희 문방위원장이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존경의 뜻으로 ‘님’자를 붙인다고 발언하자 참고인으로 참석했던 가수 유열씨는 박수를 쳤다. 그러자 최종원 전 민주당 의원은 “누가 지금 박수를 쳤느냐”고 고성을 질렀고 유씨는 “죄송하다. 국감 참석이 처음이고 국회의 관례를 몰라 무심결에 그런 것이니 양해해 달라”며 사과해야 했다. 의원들의 호통과 일방적인 몰아치기를 보다 못한 ‘의원 출신’ 기관장이 답변 기회를 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역사업 중단에 대해 쉬지 않고 질의가 쏟아지자 강운태 광주시장은 “마치 죄인 취급을 하는 듯하다. 질문을 했으면 대답할 기회도 줘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기관장들의 안하무인격 답변도 적지 않다. 2010년 국정감사 때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은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고치겠다고 해서 제가 들어와서부터 바꾸겠다는 것 아닙니까”라고 맞받아쳐 소동이 일기도 했다. 공세적 답변 태도가 지나친 경우도 있다. 2010년 환경노동위 국감에서 민주당이 각종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정인수 전 고용정보원장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답해 국감장에서 쫓겨났다. 조희문 전 영화진흥위원장도 국감장에서 불과 몇개월 전에 썼던 인사말 자료를 배포했다가 의원들의 질타만 받고 퇴장당했다. 또 유인촌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최종원 전 의원에게 “저 장관 오래 안 합니다”라고 대답했다가 야당은 물론 여당의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도 국방부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말해도 믿지 않으면서 왜 제게 질문하느냐. 대통령에게 확인하든지 하라”고 쏘아붙여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물론 의원들을 가장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애매모호하거나, 다른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는 답변이다. 2010년 송병춘 전 서울시교육청 감사담당관이 비리 문제 처벌 상황을 추궁받자 “형사적인 처벌을 하는 것은 사법기관에서 할 일”이라고 답한 것이 전형적인 사례다. “의원님의 지적을 유념해 검토하겠다”는 답변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된다. 이 같은 모범답안만 반복하는 장관의 답변에 대해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님들이 유념하고 검토하겠단 말씀 들을 때마다 100원씩 모았으면 아마 지금쯤 세탁기 한 대 샀을 것 같습니다”라고 한탄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호통과 더듬수’의 악습을 없애려면 우선 의원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용이 부족하면 피감기관의 발전과 개선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제기가 아니라 트집 잡기와 호통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감기관은 먼저 국회의 권위가 국민으로부터 나왔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불법 점거 농성 더는 관용 기대해선 안된다

    2010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25일간 무단 점거한 비정규직지회 노조원 10명과 정규직 노조원 1명에게 2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4부는 그제 현대차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29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민사상 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국한되는데, 비정규직지회의 당시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없는 불법행위”라며 쟁위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법원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생산라인 불법 점거에 대해 배상판결을 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파업과 관련한 이번 첫 판결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판부도 밝혔듯 “사회통념상 용인 정도를 넘어선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한 ‘유책배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불법 노조활동에 대해 금전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이기도 하다. 근로자의 권리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노조활동은 보호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것이다. 불법·폭력 파업까지 근로자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통용될 수는 없다. 그동안 기업에서는 도를 넘는 노조의 불법행위에도 민·형사상 책임을 엄격히 묻지 않는 것이 관례 아닌 관례였다. 그러다 보니 현대차의 경우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모두 403일간의 파업을 벌였다. 생산 손실액만 16조여원에 이른다. 당연히 생산성이 높을 리 없다. 차량 1대를 제작하는 데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는 31.3시간이 걸리는 반면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14.6시간,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는 19.5시간 걸린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노조의 불법 생산 중단 행위가 계속된다면 기업의 존립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발표한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노사관계 경쟁력’은 148개국 중 132위로 거의 바닥 수준이다. 일상화하다시피 한 노조의 불법행위와 무관치 않다. 노조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는 울타리에 안주해선 안 된다. 지금은 ‘불법’을 관용하는 시대가 아니다.
  • 성군과 폭군 사이, 진시황

    진시황 강의/왕리췬 지음/홍순도·홍광훈 옮김/김영사/748쪽/2만 2000원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건설한 절대군주 진시황(秦始皇·BC 259~BC 210). 영정, 혹은 조정이라 불렸던 그에게는 늘상 ‘위대한 황제’와 ‘포악한 군주’라는 상반된 평가가 함께 따라 붙는다. 그리 길지않은 50년이란 생애를 살았지만 이루고 남긴 수많은 일들로 여전히 회자되는 진시황. 그의 진면목은 과연 무엇일까. ‘진시황 강의’는 중국 사서 ‘사기’의 ‘진시황’ 편을 저본 삼아 진시황의 출생부터 죽음까지를 방대한 분량으로 엮은 제왕학 강의다. ‘사기’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답게 구석구석 뒤져서 건져낸 편린과 해석으로 부활시킨 진시황의 빛과 그림자가 실감나게 전해진다. 책을 관통하는 ‘빛’의 흔적들은 역시 ‘위대한 황제’를 받쳐 주는 탁월한 선견지명과 지략이다. 통일제국 건설은 진시황이 당사자이긴 하지만 35대에 걸친 진나라 선왕들의 노력과 투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도 13세에 즉위해, 관례를 올린 22세부터 파죽지세의 기세로 10년 만에 천하를 평정한 그의 궤적은 ‘철완의 정치가’임이 틀림없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통일국가가 만세에 번성하기를 원해 왕이라는 칭호를 없애고 스스로 칭했던 진시황. ‘포악한 군주’라는 그림자의 흔적들 또한 책에서는 또렷하게 까발려진다. 만리장성을 쌓기 위해 뿌려진 백성들의 피와 눈물은 그 대표적인 예다. 불로장생을 꿈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방사들에게 많은 돈을 썼지만 결국 모두 사기임을 알고 방사들을 묻어 죽인 갱유며, ‘시경’ ‘서경’을 불태운 분서사건, 그리고 아방궁과 황릉을 짓기 위해 수많은 목숨을 앗았던 폭정의 실상이 생생하게 풀어진다. 진시황은 법가사상을 으뜸의 통치사상으로 천착했다고 한다. 자신의 나라가 만세에 걸쳐 번성하기를 소망했지만 고작 2세에 그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은 바로 그 통치사상의 오용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군왕의 독재 시스템을 강조하는 법가사상은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군왕의 독재를 제어할 수단이 없었다는 것이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숱한 논쟁을 낳고 있는 진시황. 그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결국 참된 리더의 덕목으로 귀결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수장 없는 금융 공공기관 국감도 대행체제

    수장 없는 금융 공공기관 국감도 대행체제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인사가 최근에야 단행됐지만 나머지 비어 있는 금융기관장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업무 공백은 물론 국정감사까지 기관장 대행 체제로 치러야 해 이들 금융기관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7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금융공기업의 국정감사가 잇달아 열린다. 하지만 기관장이 없거나 이미 사의를 밝힌 기관장이 국감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의 김경동 사장은 지난달 13일, 코스콤(증권전산)의 우주하 사장은 지난 6월 3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김정국 이사장은 지난 8월 30일 각각 사의를 밝힌 상태다. 예탁결제원 사장에는 금융위 출신 고위 공무원, 코스콤 사장에는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공무원이 각각 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은 기관장 자리가 비어 있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수장 대행이 국정감사에 참석하는데 모양새도 그렇고 업무 설명도 그렇고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기관장 인사는 계속 늦춰지는 분위기다. 인사가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내정 등으로 이뤄지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는 민간 협회이긴 하지만 금융당국과 계속 접촉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험개발원은 보험사들로부터 예산을 받는다는 점에서 관료나 금융감독당국 출신들을 선호한다. 두 기관의 인사는 금융기관장 인사가 정리되고 나서 후속으로 이뤄지는 인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관치 논란과 특정 인물 내정 논란 등으로 눈치보기가 더해지면서 진행이 느려지고 있다. 특정인물 내정설로 공공기관장 인사를 멈추게 만들었던 한국거래소 이사장 공모는 약 4개월 만에 최경수 이사장이 임명되면서 마무리됐다. 전 이사장 임기가 지난 7월 17일 끝났던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2일에야 서근우 이사장이 취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전대로라면 관료를 기관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쉬웠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 어려워 갈 자리는 없는데 내려보낼 관료만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비워질 기관장 자리가 앞으로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 오는 12월 말이면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끝나고 내년 2월에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3월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끝난다. 앞서 오는 11월 말이면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장 사장의 경우 국민행복기금 등의 실적이 좋아 임기를 연장하기로 했지만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징계 요구 조치를 받아 연임이 어렵게 됐다”며 “후임으로 홍영만 금융위 상임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 이관 대상 아니다”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 이관 대상 아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당시 회의록 작성 등에 관여했던 참여정부 인사들이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라 이관하지 않았다”며 삭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등 참여정부 인사 3명은 9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삭제할 문건과 이관 대상을 개별적으로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라 이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참여정부에서 초안이 아닌 완성본 형태의 회의록을 삭제 후 수정한 흔적이 ‘봉하이지원’(e知園)에서 발견됐으며, 회의록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본부장 등은 “삭제된 회의록은 초안으로 수정본이 있기 때문에 중복문서로 분류해 표제부(목차) 부분에서 삭제했다”면서 “이 경우 이관대상이 되지 않아 청와대 기록관리 시스템(RMS)에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복제를 했기 때문에 이지원 복사본인 봉하이지원에는 초안이 남아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삭제된 회의록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에서 작성된 뒤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보고한 회의록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지원을 통해 2007년 10월 9일 보고된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초안 삭제와 수정본 작성과 관련해서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 등은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 등은 “기존의 관례대로 ‘저’를 ‘나’로 고치고 ‘님’이라는 표현 등을 일부 수정해 대화록 최종본을 만든 것”이라며 “회의록 초안 삭제 부분은 시비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회의록 수정본이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회의록의 성격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경위 등에 대해 과학적 입증을 통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하이지원에 대한 마지막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김정호 전 기록관리비서관,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檢, 참여정부 마지막 기록관 10일 소환조사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10일 참여정부 시절 마지막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를 소환 조사한다고 8일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 기록물의 국가기록원 이관 작업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참고인이다. 이에 따라 사건의 핵심으로서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은 경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7월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참여정부의 기록물은 외장 하드와 컴퓨터 프로그램 등 이중, 삼중으로 백업이 될 수 있도록 해 100% 이명박 정부로 이관했다”며 “정상회담 기록물도 대통령이 서명한 문건이기 때문에 이관 당시 빠졌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이관 작업 과정과 회의록 복구본이 이지원 시스템에서 삭제됐던 이유, 삭제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지낸 임상경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조사에서 당시 기록물 중 이관 제외 대상과 기준, 논의 절차, 회의록이 이지원 시스템에서 삭제된 이유 등을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최종본이 ‘이관 대상 기록물’인 것은 맞다”면서 “이관되지 않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이지원은 시스템상 삭제가 불가능하다. 삭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록으로 보존할 가치가 없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시키는 경우, 출처가 불명확하거나 중복본이 있을 때는 최종본만을 기록으로 정하고 이관했다”면서 “어느 것이 최종본인지는 문건 생산 부서에서 결정했고, 기록 관리의 뿌리가 깊지 않아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게 관례였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록의 최종 수정과 이관 결정은 생산자인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의 권한이었기 때문에 다른 부서에서 이관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었다”며 “국제적 관례나 형식 보완상 생산 부서에서 수정을 했다고 해도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다른 핵심 관계자들을 모두 소환한 뒤 필요에 따라 조 전 비서관을 재소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에 대한 마지막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등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례적 1시간 발표 지연… 이변 없었다

    이례적 1시간 발표 지연… 이변 없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프랑수아 앙글레르 브뤼셀 자유대 교수,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 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 아카데미 단상에 앉은 스테판 노르마크 노벨위원회 교수의 입에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이름이 나오는 순간, 기자들 사이에서는 예상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유력 노벨상 후보자’라는 세간의 관심을 매년 비켜 가며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던 노벨위원회도 ‘신의 입자’ 힉스에 쏠린 전 세계의 관심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당초 오전 11시 45분으로 예정됐던 수상자 발표는 이례적으로 한 시간 미뤄져 낮 12시 45분에 시작됐다. 현장에서는 발표 직전에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군나 잉겔만 노벨위원은 이들이 각각 1964년 발표한 논문을 제시하며 “이들이 자연계를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표준모형이 옳다는 최종적인 이론을 제시했고, 반세기의 기다림 끝에 이것이 사실이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노벨재단 관계자는 “힉스와 앙글레르가 수상자이지만, 힉스 입자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까지는 수많은 과학자들과 국제적인 노력이 힘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노벨재단은 힉스 입자 가설과 입증에 관여한 관계자가 공동 수상 최대 범위인 3명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노벨과학상은 가설 제시자와 입증자가 동시에 수상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로 가설 제시자인 힉스와 앙글레르만을 선택했다. 지난 7일 노벨 생리의학상 발표를 시작으로 노벨상 시즌이 시작되면서 스톡홀름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살아 있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은 상을 주는 스웨덴과 노르웨이(평화상) 입장에서도 1년 중 가장 큰 축제다.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열리는 시상식까지 ‘노벨 주간’, ‘노벨상 수상자 강연회’, ‘노벨상 콘서트’ 등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스톡홀름 옛 시가 중심부의 가장 오래된 스웨덴 아카데미 건물에는 ‘노벨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과 면면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편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 등 수상자들의 물건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박물관의 메인 스폰서는 삼성전자로, 이 박물관에는 한글이 모든 전시물과 안내서에 병기돼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이 협찬에 관심이 많고, 방문객 역시 아시아인들이 많은 편”이라며 “매년 5만~6만명이 박물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노벨재단 관계자들도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의 노벨상 사랑이 유별나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다. 7일(현지시간)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포럼에서 열린 생리의학상 발표장, 8일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에서 열린 물리학상 발표장 역시 참석한 언론의 절반가량이 중국과 일본 기자들이었다. 노벨재단 관계자는 “한국의 과학적 수준이 높아진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정 분야를 선도하는 과학자의 이름은 들어 보지 못했다”면서 “노벨상은 인류를 대표해 어떤 사람의 업적에 감사하는 의미가 강한 만큼 노벨상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과학적 업적을 이루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심스레 조언했다. 현재 스톡홀름은 더 뚜렷한 ‘노벨의 도시’로 태어나기 위한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생리의학상 심사와 발표를 맡고 있는 카롤린스카 의대에 초대형 건물을 신축하고 있고, 발틱 해변에는 ‘노벨상의 새로운 집’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거대한 노벨센터를 2018년까지 짓는다. 글 사진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탈레반 피격 소녀 ‘노벨상 꽃’으로 피어날까

    [위클리 포커스] 탈레반 피격 소녀 ‘노벨상 꽃’으로 피어날까

    올해로 112회를 맞는 노벨상 시즌이 막을 올린다. 지난 한 해 인류의 복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동시에 안겨주는 명실상부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노벨상은 수상 당사자도 발표 30분 전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정보는 철저한 보안에 부쳐진다. 하지만 호사가들은 벌써 분야별 주요 후보를 정해놓고 베팅(도박)을 하면서 노벨상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노벨상은 7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순서로 발표된다. 문학상은 관례대로 일정이 별도로 공개된다. ‘노벨상의 꽃’이라 불리는 평화상에는 올해 총 259명의 후보가 등록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최연소 후보 기록을 갈아치운 탈레반 피격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6)의 수상 여부가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머리에 총격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난 유사프자이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으며, 지난 7월에는 유엔 총회에서 기념 연설도 했다. 지난해 중국 모옌(莫言)의 수상으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노벨 문학상 후보 1순위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세계 최대 베팅업체로부터 유력 후보로 꼽힌 하루키가 문학상을 받으면 첫 2년 연속 아시아권 수상자를 내게 된다. 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히는 한국 고은 시인은 올해 이 분야 4위를 기록 중이다. 경제학상에는 ‘펠츠만 효과’(자동차 안전장치가 오히려 사고를 늘린다는 이론)로 유명한 샘 펠츠만과 법경제학자인 리처드 포스너 미 시카고대 교수가 손꼽힌다. 경제학상은 1969년 첫 제정 이후 수상자 70%가 미국에서 나왔다. 물리학상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해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의 존재를 예언한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 교수가 유력하다고 학술 정보 업체 톰슨 로이터가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화학상에서는 ‘클릭 화학’(두 분자 간의 특정 결합 반응)을 개발한 미국의 과학자 MG 핀과 발레리 포킨, 배리 샤플리스의 이름이 올랐다. 생리의학상에서는 ‘DNA 메틸화’ 과정을 연구한 영국의 에이드리언 버드와 이스라엘의 하워드 시더와 함께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교수와 미즈시마 노보루 도쿄대 교수도 후보로 올라 일본의 이 분야 2연속 수상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베르나르도 노벨(1833~1896)이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작됐다. 전통에 따라 물리·화학·경제는 스웨덴 학술원, 의학은 스웨덴 카롤린의학연구소, 문학은 스웨덴 예술원에서 각각 선정하며,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직접 맡는다.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기금 부족으로 상금은 1000만 크로나에서 800만 크로나(약 13억 4700만원)로 줄었다.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12월 10일에 개최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정부, 내년 방위비분담금 8000억 편성

    한국과 미국이 내년 이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분담금 예산으로 7997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분담금 8695억원보다 698억원 적은 규모로 내년도 이후의 우리 측 분담금 협상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무소속 의원이 3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내년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우리 측 방위비 분담금으로 7997억원이 편성됐다. 항목별로는 인건비가 3413억원으로 가장 많고, 군사시설 개선비 2973억원, 군수지원비 1538억원, 연합방위력 증강비 72억원 등의 순이다. 예산만 보면 방위비 분담금은 올해 편성한 예산 7360억원보다 8.6%(637억원) 증액됐지만 내년에 실제 분담금을 늘리지 않는다면 2010년 합의 수준인 7904억원과 비슷하다. 예산 편성액과 실제 분담금의 차이는 정부가 예산을 줄여 편성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불용액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주한미군의 연도별 분담금 이월액은 2009년 1128억원, 2010년 1976억원, 2011년 2010억원, 지난해 2596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총 7000억원 이상 쌓여 있다. 주한미군의 곳간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분담금 총액 규모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미 양국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방위비 분담 협상의 최대 쟁점도 분담금의 이월·불용·전용을 최소화하는 제도 개선에 맞춰져 있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실제 분담금보다 예산을 줄여 편성할 필요도 없다. 이 점에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을 실제 우리 측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국 측에 제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내년 이후의 분담금을 1조원 이상 우리 측에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관례대로라면 내년도 분담금이 최소 9300억원 이상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5일 서울 근교에서 양국 방위비분담 협상 수석대표 등 핵심 소수만 참여해 담판하는 ‘비공개 회의’를 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누리 “졸속심사 ‘쪽지예산 폐지’ 공감”…일각 “당 쪽지로 이름만 바뀌는 것” 비판

    국회 예산심사 때 쪽지예산 관행을 없애겠다는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의 방침<서울신문 2013년 9월 30일자 1면>에 대해 새누리당은 30일 표면적으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매년 반복되는 예산 졸속 심사의 한 원인이 쪽지예산이라는 전제에는 공감한다”면서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을 고치기 위해 기획재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강화, 예결특위의 일반 상임위화 등에 대한 논의가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예산재정개혁특위 소속 신동우 의원은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예결특위 산하 계수조정소위에서 지역 민원 예산을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억지성 끼워 넣기를 어떻게 서로 감시할지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예결특위의 이현재 의원은 “예결특위에 직접 민원 예산을 요청할 게 아니라 상임위를 거쳐서 요청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당의 한 핵심 중진 의원은 “결국엔 개인 쪽지가 당 쪽지로 이름만 바뀌는 것 아닌가. 쪽지예산을 당에서 통합 관리 한다고 해서 기존 관례에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인사도 “개인적으로 넣던 예산을 당에서 통합 관리 한다고 해서 관행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증액 예산 총량은 변함없을 것 아니냐”면서 “예결특위 위원들이 주로 가져가던 증액 예산을 당 의원 전체적으로 배분하는 부수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당 전체적으로 ‘짬짜미 나눠 먹기’의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매년 똑같은 비판에도 쪽지 관행이 없어지지 않았던 것은 구체적인 대안과 투명한 상호 감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진 의원은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민원성 숙원 사업에 대한 요청은 사실 야당이 더 심하다”면서 “양당 모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朴대통령 ‘진영 항명 파문’ 정면돌파

    朴대통령 ‘진영 항명 파문’ 정면돌파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항명’ 논란에 대해 직접 ‘작심 발언’을 쏟아내는 등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오전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사실상 진 전 장관을 겨냥해 비판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국민을 위해 각자 임무에 최선을 다할 때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지만 누구든 그 대상이 진 전 장관임을 직감하게 했다. 회의 중에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진 전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현 기초노령연금은 금액이 적어 당장 생계에 보탬이 안 되며 국민연금이 성숙해지는 것과 상관없이 재정 지출이 계속 늘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 뒤 “어쩔 수 없이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앞으로 국민 경제와 재정 여건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약속드린 공약을 임기 내에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임기 내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과 제출하는 법안에 대해 국회와 국민에게 최선을 다해 설명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면서 “정책을 발표한 후에 법제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진 전 장관 파동과는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내각을 이끌어 가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진 전 장관 사퇴를 계기로 불거진 개각설과 관련, 이날 오전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개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 자신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리더십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딜레마’가 읽힌다는 분석도 나온다. 쉽게 사람을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에 발목 잡힌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인사권 행사 외에 국정 주도권을 틀어쥘 수단이 당장은 마땅찮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당분간 장관대행 체제로 비상운영되는 복지부로서는 당장 국회 국정감사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국정감사에서는 통상 기관장 출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회법에는 “장관이 공석일 때 차관이 대신한다”는 별도 규정이 없지만 그동안 차관이 대신하는 게 관례로 굳어졌다. 그러나 진 전 장관이 증인이나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의결로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여당 내에서도 진 전 장관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긴 하지만 진 전 장관 출석 요구를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한·중 ‘큰 호랑이 사냥’ 관전법/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한·중 ‘큰 호랑이 사냥’ 관전법/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일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완납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미납 추징금 환수에 대한 여론이 일기 시작할 때만 해도 “돈이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일가의 재산 내역을 상당 부분 파악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진 완납하자 검찰 측에 자진 납부 의사를 타진했다. 처남 이창석씨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고 아들들에게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백기 투항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대법원 추징금 확정 판결을 받은 지 16년 만에 ‘대호불사(大虎不死) 신화’가 깨졌다. 다른 고액 미납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등도 검찰의 사정권에 들었다. 중국 사정 당국도 ‘큰 호랑이(최고위급 부패 관료) 사냥’이 한창이다. 당중앙 정치국은 연초 “전당(全黨)은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호랑이와 파리(지방 말단 비리 관료)를 한꺼번에 때려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진핑(習近平) 당총서기 체제가 출범한 이후 장제민(蔣潔敏)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등 10여명의 장·차관급 부패 혐의자를 잡아들여 큰 호랑이 사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사실상 끝냈다. 사정 당국의 칼끝은 이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와 유착설이 나도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회장 출신인 장제민 외에도 왕융춘(王永春) 부회장을 비롯한 CNPC 고위 임원 9명 등 석유방(석유 관련 인맥) 인사, 재산관리인 우빙(吳兵) 등 저우의 심복들까지 줄줄이 조사실로 불러 주변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큰 호랑이’ 저우가 조사받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CNPC 대표이사 등 30여년간 석유 업무를 주관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저우 일가의 재산은 1000억 위안(약 17조 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저우가 큰 호랑이로 지목된 것은 보시라이가 당서기직에서 해임될 때까지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당시 9명) 중 유일하게 그를 공개 지지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2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망명시도 사건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보시라이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고 지도부가 지난해 3월 영국인 기업가 피살 사건에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연루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도 그를 적극 옹호하는 등 당중앙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완전히’ 눈 밖에 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정 당국의 칼끝이 곧 무뎌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중국 정가에는 최고 권력에 직접 도전하지 않는 한, 최고위 지도자에게 손을 대지 않는 관례가 있다. 중국에는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빠져나갈 ‘구멍’을 잘 만드는 문화도 보편화돼 있다. ‘철혈재상’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관 100개를 준비해라. 99개는 부패 관리의 것이고 하나는 내 것”이라며 부패와의 전쟁을 벌였지만 끝내 실패한 것도 이런 문화와 무관치 않다. 한국과 중국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험대에 서 있다. khkim@seoul.co.kr
  • [의정 포커스] ‘의정대상’ 최고의장상 받은 천범룡 관악구의장

    [의정 포커스] ‘의정대상’ 최고의장상 받은 천범룡 관악구의장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았네요. 열린 의회를 위해 더 뛰라는 채찍질로 알겠습니다.” 서울 관악구의회 천범룡 의장이 10일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의정대상에서 최고의장상을 받았다. 올해 7회째를 맞은 이 상은 지방자치단체를 효율적으로 감독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한 지방의회를 모범 사례로 널리 알려 국내 지방자치 발전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의장상은 뛰어난 리더십으로 원활한 의회 운영에 기여한 지방의회 의장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해 11월 말 제6대 관악구의회 후반기를 이끌어 갈 선장에 오른 천 의장은 의장단 선거 방식을 개선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지방의회 의장단은 의원 전원을 후보로 하는 교황 선출 방식으로 뽑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다 보니 정당이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정당 간 사전 조율과 담합이 이뤄질 소지가 많았다. 천 의장은 후보 등록제와 정견 발표제를 도입해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의장단을 선출할 수 있는 바탕을 다졌다. 구정 질문의 효율성도 끌어올렸다. 구정 질문의 경우 기존에는 서면으로 미리 질문하면 다음 날 구청장 등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던 것을 핵심 현안에 대해 즉석에서 일문일답을 하도록 고친 것이다. 기존 상임위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공공 시설과 청소 행정 분야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관행을 개선하고 전문성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도시 빈민 운동가 출신으로 젊은 시절 야학 운동도 펼쳤던 천 의장은 남은 임기 동안 구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열린 의회를 만드는 데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빔 프로젝터를 갖춘 의회 소회의실을 구민에게 무료로 개방한 지는 오래다. 권위적인 느낌을 주던 의회 로비는 다양한 도서와 의회 관련 자료가 비치된 북카페식 열린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이미 설계가 끝나 다음 달쯤이면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천 의장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모의 의회도 열겠다고 귀띔했다. 모의 의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구 의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구민이 많아 생각해 낸 것입니다. 다음 달 초 통장협의회를 시작으로 점점 확대해 나가야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구 100만이상 도시 자치권 독립하나

    인구 100만이상 도시 자치권 독립하나

    인구 113만명의 경기 수원시, 109만명의 경남 창원시, 98만명의 경기 성남시, 97만 5000명의 경기 고양시, 93만명의 경기 용인시 등 5개 도시가 인구 100만명에 걸맞은 도시로 대접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구가 창원인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 수원 이찬열·용인 김민기 민주당 의원 등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위 5개 시 단체장과 함께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 관련 간담회를 연다. 인구가 100만명인 대도시인 만큼 30만, 50만명 인구 도시들과는 다르게 공무원 숫자와 재정수입을 늘리고 현행 소속 도의 간섭에서도 벗어나겠다는 게 골자다. 의원들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을 초청했지만, 일단 이경옥 2차관이 참석해 국정과제인 지방분권 강화에 따른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울산을 비롯해 대전, 광주, 인천, 대구, 부산 등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는 광역시로 승격하는 것이 관례였다. 법률상 광역시에 대한 인구 기준은 없지만, 정부는 사실상 울산이 마지막 광역시란 입장이다. 때문에 인구 100만명 대도시에 대한 새로운 이름으로 논의된 것은 직통시와 특례시다. 직통시는 따로 자치구를 두지 않는 광역시로 인구 100만 대도시의 현재 기능과 도의 기능을 합한 것이다. 도의 기능 가운데 시·군 지도감독과 연락조정, 광역행정 등은 하지 않는다. 시청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를 기준으로 해서 공무원 정원이 최소 110명 이상 늘어나고, 부시장도 2명을 두게 된다. 직통시가 되면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교부세는 광역시 기준으로 산정하고, 지방채 발행한도액도 광역시 수준으로 늘어난다. 또 담배소방세를 신설할 수 있고, 담배소비세,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는 단독과세하며 경마장 등 특정장소 입장에 따른 개별소비세는 도와 공동으로 과세한다. 직통시 모델을 연구한 허명환 지방세연구위원은 “직통시를 한다고 해도 현재 시가 소속된 도의 재정수입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2011년 발의된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 특례법에 기반을 둔 특례시 모델도 공무원 숫자를 늘리고, 특례시에서 취득세를 부과하는 것 등의 내용이 기본이다. 허 위원은 “직통시와 특례시 두 모델 모두 광역시 승격에 따른 부담이 없고, 주변의 다른 시나 소속 도의 재정이 줄어들지 않으며 인구 100만명 대도시에 대한 차등 분권이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상남도와 경기도는 “100만 도시라고 특혜를 부여할 시대가 아니다. 이렇게 자꾸 빠져나가면 도는 이제 필요 없게 되고, 지방세 수급이 엉망이 된다”면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광역시는 1980~90년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성장거점 기능을 했지만, 100만 도시가 새롭게 자치권을 가지면 도시 4개가 빠질 처지인 경기도는 허울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들은 100만 도시에 대한 과감한 특례 도입을 주장하지만, 실제 해줄 수 있는 특례 범위에 대한 세밀한 논의가 정부 내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커버스토리] 의전, 소리 없는 전쟁

    [커버스토리] 의전, 소리 없는 전쟁

    #사례1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경전이 뜨겁다. 오바마 대통령은 참석 정상 가운데 가장 늦게 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는데, 자리 배치 문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법이 양국 간 앙금을 만든 탓이다. #사례2 지난 5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옆에는 권영세 주중 대사가 앉았다. 통상 주미 대사가 차지하던 자리였다. 대통령의 옆자리가 재외공관장 중 ‘서열 1위’를 뜻한다는 점에서 4강 외교의 순위가 바뀌어 박 대통령의 ‘중국 중시 외교’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의전은 관계를 규정하는 틀이다. 국가와 조직, 개인 사이의 역학 관계가 의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의전 전쟁터나 마찬가지였다. 의전을 통해 서열이 드러나고 그 서열에 따라 예우도 달라진다. 국내외 행사에서 의전을 중시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의전 서열 1위는 대통령이다. 국가 주요 인사들의 서열을 명문화한 단일 규정은 없지만, 국가원수라는 최고 지위를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3부 요인’이 뒤를 잇는다.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국무총리가 그 대상이다. 적어도 이들 3명 사이에서는 입법, 사법, 행정부 순으로 의전 서열이 정착돼 있다. 3부 요인에 헌법에서 규정한 독립기관장인 헌법재판소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더해 ‘5부 요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법률에 맞지 않는 표현이며, 3부 요인에서 확장된 관용어다. 이들의 의전 서열은 2005년까지만 해도 국회의장, 대법원장, 총리, 헌재소장, 중앙선관위원장의 순이었다. 그러나 2006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신년 인사회에 윤영철 헌재소장이 이러한 의전 서열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불참했다. “헌재의 지위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게 이유였다. 석 달 후 5부 요인이 참석한 청와대 만찬에서는 총리와 헌재소장의 의전 서열이 바뀌었고, 이후 각종 국가행사에서 이 기준이 관례로 굳어졌다. 의전 서열 7위는 여당 대표, 그다음은 야당 대표 순이다. 기업 등에서도 의전은 중시된다. ‘영업에 실패한 사람은 용서해도 의전에 실패한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이른바 재벌 총수 ‘가방 모찌’(수행 비서) 출신의 성공 스토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러나 의전을 지나치게 중시할 경우 폐해도 적지 않다. 행사장 자리 배치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당시 여야 대선 후보들이 입장 순서라는 의전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면서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기다리는 ‘결례’를 빚기도 했다. 이렇듯 감투가 엇비슷하거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 때 의전이 문제가 되기 일쑤다. 심지어 자리 배치에 불만을 품고 행사장에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의전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타인에 대한 배려의 의미를 담아야 할 의전이 정작 현실에서는 ‘폼생폼사’ 형태로 왜곡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G20정상 의전서열 대통령·총리·외교장관 순… 동일그룹은 취임일 순서로

    [커버스토리] G20정상 의전서열 대통령·총리·외교장관 순… 동일그룹은 취임일 순서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의전에 있어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자국 정상이 다른 정상들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도록 하기 위한 외교관, 수행원들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의전 자체는 국가의 위상과 직결된 사안이라 국제적 원칙이 분명하게 규정돼 있다. G20 정상회의는 ‘별들의 모임’인 만큼 정상들의 동선은 물론 의전 순서 하나하나가 관심거리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라 주최 측이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G20 정상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국제연합(UN) 사무총장 등 세계 정상급 인사 33명이 한꺼번에 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좌석 배치에도 상당히 신경 써야 한다. 공식환영 행사 입장은 물론 좌석 배치는 의전 서열에 따르게 된다. 정상들의 경우 통상 국왕 등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수반, 대통령 등 정부수반, 국제기구 대표 순으로 매겨진다. 동일 그룹 내에선 취임 일자 순으로 의전 서열을 정한다. 의전 서열은 행사장 도착과 출발 순서, 기념 촬영 시 위치 선정 등의 기준이 된다. 국기 게양은 국가의 알파벳 순서에 따랐다. 이번 회의 참석 정상들은 대통령 10명, 총리 7명, 외교부 장관 2명이 국가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총리, 외교부 장관으로 의전 서열이 정해졌고, 동일 그룹에선 취임 순서에 따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한 탓에 의전 서열이 9번째였다. 의장국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관례상 첫 번째, 두 번째는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세 번째는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 번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열 번째에 해당됐다. 공식환영 행사 입장 순서는 서열의 반대 순으로 이뤄지는 탓에 박 대통령은 26번째로 입장한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의장국 수반으로 서열 1위인 만큼 맨 마지막에 행사장에 들어선다. 회의장 자리 배치는 원탁테이블 가운데에 의장국으로 의전 서열 1번인 푸틴 대통령이 앉게 된다. 그 왼쪽에는 전년도 의장국인 멕시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오른쪽에는 내년도 의장국인 호주의 밥 카 외교부 장관이 자리한다. G20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위한 자리 배치로 이를 두고 ‘트로이카 석’이라고 일컫는다. 박 대통령 자리는 푸틴 대통령 오른쪽 다섯 번째로 그 왼쪽에는 브라질의 호세프 대통령, 오른쪽에는 터기 에르도완 총리가 자리를 함께한다. 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전체회의 입장 순서와 발언, 그리고 양자 회담에서 의장국인 러시아의 상당한 배려가 있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제1세션, 제2세션, 업무만찬, 업무오찬 등 네 개의 공식 일정 가운데 각국 정상들이 언제 발언하느냐도 중요한데, 러시아는 박 대통령이 오·만찬이 아닌 제1세션과 제2세션에서 이틀에 걸쳐 잇따라 ‘정식 발언’하게 배려를 했다. 특히 제1세션에서는 33명의 정상 중 열 번째, 둘째 날인 제2세션에서는 첫 번째 발언인 ‘선도 발언’을 하게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소리 없는 전쟁’ 대통령 의전 A TO Z

    [커버스토리] ‘소리 없는 전쟁’ 대통령 의전 A TO Z

    의전은 움직이는 ‘생물’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다는 얘기다. ‘의전의 꽃’인 대통령 의전을 중심으로 의전의 주요 내용을 질의응답(Q&A) 형태로 살펴봤다. →의전이란 무엇인가. -국가 간 외교 행사나 정부 기관의 공식 행사에서 지켜야 할 의식이다. 광의로는 사회 구성원들이 따라야 하는 예의 범절까지도 포함된다. →의전은 언제부터 명문화됐나. -유럽 국가들이 나폴레옹 전쟁 이후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1815년에 개최한 ‘빈 회의’에서 국가 간 의전에 대한 원칙이 처음으로 정해졌다. 의전에 대한 원칙이 확립되지 않았던 1768년 영국 버킹엄궁에서 열린 무도회에서는 러시아 대사와 프랑스 대사가 자리를 놓고 격투를 벌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성종 때 편찬된 국조오례의에 의전 절차 등이 규정돼 있다. →의전 서열은 누가 정하나. -국가 주요 인사들의 서열이 명문화된 단일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서열을 정할 때 헌법이나 관련 법령을 참고한다. 관행이나 선례 등을 따져보기도 한다. →우연히 대통령을 봤을 때 휴대전화로 사진은 찍어도 되지만 통화는 안 되나. -대통령을 봤다고 지인에게 자랑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들 필요는 없다. 전화 통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경호 등을 이유로 방해전파를 쏴 대통령 주변 전파를 모두 차단한다. 대신 사진 촬영 기능을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시나리오는 사전에 외부로 누설할 수 없으며 2급 비밀문서에 해당한다. →대통령은 홀수를 좋아하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좌석 배치는 주로 짝수보다는 홀수로 이뤄진다. 이는 대통령의 뜻이라기보다는 행사를 준비하는 실무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상석을 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때 상석은 누가 차지하나. -손님이 누구인지에 달렸다. 정상회담 주최국 정상이 방문국 정상에게 상석인 오른쪽을 양보한다. 지난 5월과 6월 한·미, 한·중 정상회담 때 방문국 정상인 박근혜 대통령이 오른쪽에 앉은 것도 이러한 원칙을 따른 것이다. 대통령의 배우자는 대통령 왼쪽에 자리하는 게 관례다. →제임스 본드의 코드명은 ‘007’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도 이러한 코드명이 따로 있나.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별도의 명칭인 코드명이 붙는다. 사전 협의 과정에서 정보가 새 나가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주로 부르기 쉽고 순방 의미를 담을 수 있는 3~4음절의 단어가 활용된다. 박 대통령의 지난 5월 미국 방문 당시 코드명은 ‘새시대’였고, 지난 6월 중국 방문 때는 코드명(서해안)이 사전에 공개되자 이를 바꿨다. →대통령 전용기는 빠른가. -대통령은 다양한 전용 교통편이 있다. 이 중 대통령 전용기의 공식 명칭은 ‘대한민국 공군 1호기’이며 대통령이 탑승했을 때는 ‘코드 원’(CODE-1)으로 불린다. 보잉747 기종을 개조한 것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대한항공으로부터 5년 동안 빌린 것이다. 대통령 전용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속도를 높여 비행한다. 연비보다는 안전과 신속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대통령 전용차가 지나갈 때도 교통 통제를 하기 때문에 길이 막히는 경우는 없다. 방탄 성능을 갖춘 전용차는 현대차와 벤츠, BMW, 캐딜락 등 4종이 있으며 같은 차종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이 어느 차량에 탔는지 알 수 없도록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용 헬기는 미국 시콜스키사가 개발한 S92 기종으로, 대통령이 탑승하면 똑같은 헬기가 한 대 더 뜬다. 전용 KTX의 외관은 한국형 고속철인 ‘KTX산천’과 같고 평소 전용칸을 제외하곤 일반 승객이 이용한다. →대통령 해외 순방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 -해외 순방의 격에 따라 다르다. 외국 정상의 공식 초청을 받아 국빈 방문할 경우 공식 수행원의 체재비를 초청국에서 지원하고 공항 환영식과 정상회담 등이 필수 일정에 포함된다. 반면 실무 방문의 경우 체재비 지원이 없고 환영식 등도 생략된다. 의전을 정하는 기준은 상호주의다. 받은 만큼 주는 ‘기브 앤드 테이크’ 방식이라는 얘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한·미 정상회담 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서 선물로 받은 가죽 점퍼를 입고 다닐까. -정상회담이 열리면 정상 간에는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받은 선물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가져갈 수는 없다. 선물은 받은 즉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돼 보관, 전시된다. 예외는 없다. →국제 행사에서 국가 간 의전 서열은 어떻게 정하나. -유엔 총회의 경우 매년 추첨을 통해 특정 국가를 선정한 뒤 그 나라를 시작으로 알파벳순으로 좌석을 배정한다. 국제 행사 참석자들의 서열을 모두 매길 수는 없다. 이때 동원되는 게 구역별 지정색이다. 레드존(정상)과 블루존(공식 수행원), 옐로존(기자), 화이트존(일반 수행원) 등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묵시적 약속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朴대통령 의전서열 9위… 회의장 26번째 입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제1세션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첫 회의가 열린 콘스탄틴궁에 도착한 후 전체회의장에 26번째로 입장했다. 국제 관례상 의전서열은 주최국인 러시아가 1번이 되고, 이후 10번까지는 대통령이나 국가주석이 취임 기간에 따라 입장한다. 취임 시기가 빠르면 의전서열이 앞서게 된다. 이에 따라 의전서열 2번은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다. 올해 2월에 취임한 박 대통령은 9위이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의전 서열 10번째가 부여됐다. 회의장 입장 순서는 의전서열의 정반대로 박 대통령은 뒤에서 8번째인 26번째로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입장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다가와 인사해 두 정상은 잠시 대화를 나눴다. 회의장 중앙에 마련된 원형테이블에는 의장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가운데 앉고 직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멕시코 대통령과 내년 개최국인 호주의 외교장관이 각각 좌우에 앉았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박 대통령 옆에 앉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박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터키·독일 총리가, 왼쪽에는 브라질·미국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박 대통령은 회의장 맞은편에 앉은 아베 총리와는 별도의 인사나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시리아 사태·美 출구전략·영토분쟁 설전 ‘전쟁 같은 G20’

    시리아 사태·美 출구전략·영토분쟁 설전 ‘전쟁 같은 G20’

    5, 6일(현지시간) 양일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를 놓고 각국 정상이 격론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겠다며 공습을 주장하는 미국과 시리아의 동맹인 러시아, 중국 간의 설전이 예상된다. 4일 CNN 등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스웨덴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의회가 시리아 공습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시리아 군사개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역시 전날 “유럽은 시리아 문제 앞에서 단결해야 하며 각국은 자신의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공습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미국과 뜻을 함께했던 영국을 비롯한 독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잇따라 공격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돌아서는 등 각국의 입장에 온도 차가 드러나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중지를 모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이후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책임이 확인되면 러시아도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을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승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껄끄러운 관계를 반영하듯 이번 회의에서 두 정상은 일반적 의전 관례를 깨고 서로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제금융 체제 보완 등 국제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에 따른 세계 각국의 대응 전략이 최대 관심사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인도, 태국 등 신흥국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역사왜곡 문제와 영토 분쟁 역시 주요 의제다. 최근 평화헌법 개정,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강화되는 우경화 행보에 일본과 한·중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산은, STX 강덕수 회장 퇴진 요구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라고 요청했다. 새 대표에는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유력하다. 산은 관계자는 3일 “강 회장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을 요청하고 신규 경영진의 선임과 관련한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STX 조선에 대해서만 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라면서 “STX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봐 가면서 판단하겠다. STX조선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TX그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STX그룹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배포, 채권단이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것은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STX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회생 과정이므로 회사의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면서 “사전 협의도 없이 자율협약 때 관례로 제출한 (경영포기) 확약서를 바탕으로 사임을 압박하는 것은 자율협약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이라는 단일 회사뿐만 아니라 관련 계열사들을 총괄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성공적인 경영 정상화를 이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지난 4월 STX조선 자율협약 추진 때 “경영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채권단 결정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한편 박 부사장은 오는 9일 이사회를 거쳐 2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신임 대표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사장은 경남고,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82년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특수선담당 부장, 종합계획담당 상무, 생산지원본부 전무, 특수선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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