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관례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행시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금융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100만 돌파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새 출발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54
  • [글로벌 시대]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지난 4월 네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8000명이 숨지고 중요 유네스코 문화유산 4곳이 파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살아 있는 여신으로 알려진 ‘쿠마리’의 거처는 멀쩡해 눈길을 끌었다.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의 문화 유적지가 파괴됐지만 올해 아홉 살의 쿠마리가 거주하는 사원은 대지진은 물론 계속되는 여진에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마리는 ‘처녀’를 뜻하는 말로 힌두교 여신의 환생으로 믿어진다. 관례상 네 살에서 일곱 살 사이의 소녀 중 경전에 적힌 32가지 신체 조건을 심사해 여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선별한다. 보리수 같은 몸, 사슴과 같이 가는 허벅지, 소 같은 눈꺼풀 등의 조건을 충족한 쿠마리 선별의 마지막 관문은 소, 돼지, 양, 닭, 버팔로의 시체와 피가 놓인 어두운 방에서 하룻밤을 울지도 소리 지르지도 않고 버텨 내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과하면 여신의 분신으로 추앙받게 된다. 쿠마리는 왕보다 높은 직급으로 대우받으며 신성시되다 보니 웃거나 울거나 본인의 발로 땅을 밟아서는 안 되며 교육도 받지 못한다. 초경이 시작되면 쿠마리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쿠마리였던 여자와 결혼하면 단명한다는 속설과 부정한 여자라는 인식 때문에 결혼도 못 하고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하다 보니 생존을 위해 창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최근 쿠마리를 소재로 한 웹툰 ‘시타를 위하여’가 인기다. 시타는 싯다르타의 네팔식 발음이며 쿠마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이름에 들어가야 하는 글자다. 이 웹툰은 2013 대학만화 최강자전 8강 진출작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그림체를 자랑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작가 ‘하가’는 네팔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쿠마리의 존재를 알게 됐고 사람들의 사랑과 추앙을 받지만 그 끝이 너무 슬픈 쿠마리의 삶을 소재로 한국인 청년과 전직 쿠마리의 운명적 사랑을 그려 냈다. 우리에게 낯설고 납득하기 어려운 네팔의 문화는 힌두 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다. 네팔은 힌두교를 국교로 인정하던 유일한 국가로 인도와 함께 대표적인 힌두교 국가다. 2008년 신헌법이 발효돼 국교를 폐지했으나 현재 전 국민의 80% 이상이 힌두교를 믿고 있다. 수도 카트만두에는 2500여개의 사원과 신전이 있고, 1년에 50여개의 힌두교 관련 축제도 개최하는 등 종교성이 상당한 나라다. 2008년 네팔 대법원은 쿠마리의 교육, 행동, 식사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후 지금은 쿠마리에 대한 미신이 많이 사라지고 쿠마리의 공교육 필요성, 은퇴 후 지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생겼다고 한다. 현재 네팔에는 약 11명의 쿠마리가 있다. 왕실 소속인 카트만두와 파탄 지역 쿠마리는 땅을 밟지 못하고 외출도 제한된 것에 반해 카트만두에서 약 10㎞ 떨어진 붕그마티 쿠마리는 걸어서 학교에 다닌다. 지진 발생 후 임시 숙소인 텐트에서 생활하던 초등학교 1학년 붕그마티 쿠마리가 5주 만에 등교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최근 현지 신문에 공개됐다. 인구 3000만명의 약 30%가 하루 1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나라.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히말라야 트레킹 등 관광산업이 주산업인 네팔은 강진 이후 수입이 끊긴 채, 우기를 앞두고 50만 이재민의 피난처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재건을 위한 모금도 목표의 20%에 그쳐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촉구되고 있다. 다음 여행지를 네팔로 정해 그 땅을 밟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달 15일부터 일부 유적지가 재개장한다고 하니 끊겼던 관광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길 기원한다.
  • ‘매드맥스’ 현실로?…물 얻으려 ‘아내들’ 맞이하는 마을

    ‘매드맥스’ 현실로?…물 얻으려 ‘아내들’ 맞이하는 마을

    최근 국내외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에는 물전쟁, 기름전쟁이 벌어진 미래의 도시에서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젊은 여성들을 아내로 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와 비슷하게, 실제 물을 얻기 위해 여러명의 여성과 결혼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로이터 등 해외 언론의 4일자 보도에 따르면 사크하람 바갓(66)이 사는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137㎞ 가량 떨어진 도시는 물이 매우 부족한 곳이다. 때문에 식수나 생활수를 한번 얻기 위해서는 땡볕 아래서 수 시간을 걸어가 기다려야만 한다. 사크하람 바갓과 그의 이웃들이 안정적인 식수를 얻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다름 아닌 ‘부인들’이다. 여러명의 여성과 결혼해 혼인관계를 맺은 대신 그녀들에게 물을 길러오는 ‘물 심부름’을 시키는 것. 실제 바갓에세는 총 3명의 부인이 있는데, 이들 중 2명의 부인은 오로지 그의 집안일을 돕고 물을 공수해오는 역할을 맡았다. 대신 바갓은 마을 인근의 농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번 돈으로 아내들의 숙식을 해결해주고 있다. 그는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물을 가져다 줄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물 심부름을 한다’는 유일한 조건으로 여러번 결혼해 아내를 얻었다”면서 “첫 번째 아내는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바쁘고, 두 번째 아내는 몸이 좋지 않다. 그래서 물을 길러다 줄 세 번째 아내를 찾아 결혼했다”고 밝혔다. 바갓이 살고 있는 지역은 지난 10년간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지속됐으며, 이곳 주민들은 생계에 타격을 받을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인도 정부는 지난해 바갓이 사는 마하라슈트라 주의 1만 9000가구가 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올해 역시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어 심각한 가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이 지역에서 바갓처럼 안정적으로 물을 사용하기 위한 ‘정략적 결혼’은 수년간 계속돼 왔으며, 이미 일반적인 관례처럼 자리 잡았다고 마하라슈트라주 주민은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 너의 예민함에 ‘神’은 기도하고 ‘황제’는 쩔쩔맨다

    [커버스토리] 공! 너의 예민함에 ‘神’은 기도하고 ‘황제’는 쩔쩔맨다

    구기종목에서 공은 경기의 주인공이다. 수백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도 공 앞에서는 작아진다. 넘어지거나 다치면서도 공을 쫓고, 차고, 던지고, 때린다. 관중은 공의 움직임에 따라 열광과 환희, 좌절과 실망 등을 쏟아낸다. 스포츠 드라마에서 공은 엄격한 규정과 잣대를 적용받는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골프공 지름을 42.67㎜ 이상, 무게는 45.93g 이하로 명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규정을 두고 있다. 한국야구협회(KBO)가 정한 야구공의 반발계수는 소수점 넷째 자리인 0.4134~0.4374다. 구기종목이 세밀하게 공에 대한 규정을 두는 것은 미세한 차이가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야구공의 경우 반발계수가 0.001 높아지면 타구 비거리는 2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공은 포신에 장착해 초속 75m로 콘크리트벽을 향해 쏜 뒤 튀어나오는 속도로 반발계수를 측정한다. 초속 75m의 10분의4인 초속 30m로 공이 튀었다면 반발계수는 0.4다. 왜 초속 75m가 기준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반발계수 측정을 의뢰받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용품시험소 관계자는 “오래된 관례다. 초속 75m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270㎞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수가 던지는 공은 시속 150㎞까지 나오고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속도는 120㎞ 정도다. 둘을 합친 속도가 초속 75m이기 때문에 지표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정에 어긋난 공은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위배된다. 프로야구 롯데는 최근 반발계수 기준치를 초과한 업체의 공을 공인구로 썼다가 곤욕을 치렀다. 시즌 초반 롯데 타자들의 홈런이 많은 이유가 공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졌고, ‘탱탱볼’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올해 초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컵을 거머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공기압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공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간판스타 톰 브래디와 구단 직원들이 징계를 받았다. 공기압이 낮은 공은 던지거나 받기가 수월한데, 쿼터백 브래디를 위해 구단이 고의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디플레이트(deflate·공기를 뺀다는 뜻) 게이트’로까지 불리며 큰 이슈가 됐다. 국제대회나 프로리그에서는 공인구 제작을 스포츠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1970년 멕시코대회에서 월드컵 최초로 공인구를 제조한 아디다스는 지난해 브라질대회까지 44년간 공인구 공급을 전담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는 축구와 배구가 아디다스와 스타스포츠의 공을 각각 공인구로 쓰고 있다. 야구는 스카이라인 등 4개 업체에 공인구 제조를 맡기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단일화할 계획이다. 농구는 원년인 1997년부터 스타스포츠 공을 공인구로 쓰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이키로 교체를 시도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조건에서 이견이 발생했고, 결국 계약에 실패해 공인구 공급 업체 없이 시즌을 치렀다. 프로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새 업체 선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대한핸드볼협회는 일본의 스포츠용품 제조사인 몰텐, 대한럭비협회는 국내 업체 한스스포츠 제품을 각각 공인구로 쓰고 있다. 메이저리그(MLB)는 롤링스, 미국프로농구(NBA)는 스팔딩, 프로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나이키가 공인구 업체다. 공은 첨단 과학의 결정체다. 월드컵 첫 공인구는 32개의 가죽조각으로 만들어졌으나 14조각, 8조각으로 줄더니 브라질 월드컵의 브라주카는 6조각으로 제작됐다. 이처럼 조각을 줄이는 것은 공을 완전한 구형에 가깝게 만들어 불규칙성을 없애기 위함이다. 대부분 구기종목 공이 흰색인 것과 달리 농구공은 주황색인데, 코트 색깔과 비슷하게 해 선수들의 눈 피로도를 줄이려는 의도다. 야구공의 108개 실밥은 공기 저항을 줄여 구속을 더 빠르게 한다. 공이 얼마나 빠른가는 많은 이의 관심사다. 1954년 스피드건이 개발된 후 사람들은 온갖 공의 속도를 측정했다. 셔틀콕의 순간 속도는 시속 300㎞가 넘어 양궁 궁사들이 쏜 화살보다 빠르다. 무게가 4.74~5.5g에 불과해 라켓에 맞는 순간 엄청난 가속도를 낸다. 그러나 날아가는 동안 깃털이 펴지면서 일종의 낙하산 작용을 하고, 금세 속도가 줄어 멀리 날아가지는 않는다. 탁구공의 무게는 2.7g에 불과하지만, 라켓이 가벼운 탓에 셔틀콕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래도 시속 180㎞에 달한다. 역시 무게가 가벼운 골프공(45.93g 이하)은 250㎞, 테니스공(56.70~58.47g)은 240㎞까지 나온다.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인체가 속도를 만드는 야구공은 최고 160㎞, 축구공은 130㎞ 정도다. 공인구를 가장 구하기 어려운 종목은 야구다. 프로야구 한 경기에서 사용되는 공인구는 평균 100~120개나 되지만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고 파울볼이나 홈런볼만을 습득할 수 있다. 구단에 공급되는 공인구 정가는 6000원이 약간 넘지만, 파울볼 등은 약간 프리미엄이 붙어 온라인상에서 8000~1만원에 거래된다. 그러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공은 ‘황금’보다 비싸다. NBA 전설적 스타 윌트 체임벌린이 한 경기 100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할 때 사용된 볼은 경매소에서 55만 1844달러(약 6억원)에 낙찰됐다. 1998년 마크 맥과이어가 기록한 시즌 70호 홈런볼은 300만 달러(약 3억 3000만원)에 거래됐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사용된 공인구 자블라니는 온라인 경매에서 4만 8200파운드(약 8170만원)에 팔렸다. 반면 사람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은 공도 있다. 미국의 사업가 그랜트 드포터는 2003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시카고 컵스-플로리다의 6차전에서 쓰인 공 한 개를 1억원이 넘는 거액에 사들인 뒤 방송국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폭파시켜 버렸다. 8회 초에 사용된 이 공은 컵스의 외야수가 잡을 수 있었으나 한 관중의 방해로 파울이 된 공. 3-0으로 앞서던 컵스는 이후 뭔가에 홀린 듯 8점을 내줘 역전패를 당했고, 7차전에서도 패해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100년 가까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보지 못한 컵스 팬들의 분노가 이 공에 집중된 것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野, 저격수 집중 투입 “전관예우·병역면제 송곳 검증”

    野, 저격수 집중 투입 “전관예우·병역면제 송곳 검증”

    청와대가 26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면서 ‘청문 정국’이 시작됐다. 황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규정한 야당은 인사청문특위 진용을 갖추고 도덕성과 정책 역량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반면 여당은 “2년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통해 도덕성과 업무 능력이 검증됐다”며 최선의 방어막 구축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재선인 우원식 의원과 박범계, 김광진 의원 등 전투력과 정보력이 검증된 초선의원을 청문특위에 우선적으로 배치했다. 2013년 법무장관 청문회에 이어 또 한번 저격수로 나선 박 의원은 “법무행정 수장과 국무총리의 그릇과 자격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낙마’ 운운은 섣부른 얘기지만 높아진 국민의 도덕적 기대에 맞춰 두루 짚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번갈아 맡는 관례에 따라 이번에는 새누리당 차례다. 4선의 심재철 의원과 3선의 장윤석 의원이 거론된다. 여당 간사로는 재선의 권성동, 박민식 의원을 놓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2월 법무장관 청문회에서 야당은 ▲법무법인 ‘태평양’(2011년 9월~2013년 2월) 재직 당시 전관예우 여부 ▲병역면제 ▲종교 편향 논란 ▲편법 증여 의혹을 쟁점화했다. 야당은 이번에도 전관예우의 실체 규명에 화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황 후보자는 태평양에 몸담은 17개월간 15억 9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급여를 받아 송구스럽다”며 “기부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황 후보자의 납세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억 2490만원, 지난해 1671만원 등 총 1억 4161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펌 시절 수임 내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관예우’를 판단할 근거이기 때문이다. 2년 전에도 야당에서는 수임 내역 제출을 요구했지만, 황 후보자는 “형사사건 54건 등 101건을 담당했다”고만 밝혔다. 당시 변호사법은 비밀누설 금지조항을 이유로 수임 내역 공개를 법조윤리협의회의 판단에 맡겼다. 하지만 2013년 5월 ‘황교안법’으로 불리는 변호사법 개정으로 법조윤리협의회는 인사청문회 및 국정감사 등 국회 요구가 있으면 판검사 출신 변호사의 2년간 수임 사건과 처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병역면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 황 후보자는 1980년 7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이 면제된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야당은 “만성 담마진으로 지난 10년 동안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은 365만명 중 4명뿐”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장관 재직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 수사 지휘 논란과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한 감찰 지시 등도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황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공직후보자 재산공개확인서에서 본인과 부인, 장녀 명의 재산으로 총 22억 9835만원을 신고했다.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와 비교하면 3235만원이 늘었다. 장남과 손녀는 ‘독립생계 유지’를 이유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與, 차기 예결위원장 교통정리 ‘골머리’

    차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놓고 김재경(54·경남 진주을)·주호영(55·대구 수성을·이상 3선) 의원이 맞붙은 가운데 새누리당이 막판 ‘교통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날 두 의원과 가까운 이재오 의원에 이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경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문표 예결위원장의 임기는 29일 종료된다. 유 원내대표는 22일 두 의원을 국회 원내대표실로 불러 중재를 시도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유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을 위한 의원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26일에 할지 27일에 할지는 몰라도 경선하기 직전까지만 중재하면 되는 것”이라며 계속 중재할 뜻을 내비쳤다. 김 대표도 회동 뒤 “이 일은 원내대표 소관인데 조정이 안 된다”고 전했다. 앞서 21일에도 이 의원이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두 의원과 식사를 겸한 회동을 갖고 “친이계끼리 경선을 하면 안 된다”며 중재를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현재 윤리위원장인 김 의원은 ‘관례’를 내세우고 있다. 당내에서 3선 의원이 임기 2년의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하면 관행적으로 임기 1년인 윤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차례로 맡았다는 것이다. 반면 주 의원은 정무위원장 경선에서 떨어진 김 의원을 배려했고, 이번에는 윤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순서가 관례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주 의원은 지난 2일 정무특보직 사임 의사도 밝혔다. 두 의원은 각각 동료 의원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담은 친전까지 돌렸다. 당내에서는 “PK 대 TK 구도가 되면서 의원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은 28일 5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 표결을 앞둔 26일 의원총회 소집을 공고했다. 두 의원 간 조율이 되지 않으면 예결위원장은 의총에서 경선을 거친 뒤 본회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수사] 1억·非朴·현직 도지사… 檢, 홍준표 신병처리 ‘세 가지 고민’

    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61) 경남도지사의 신병 처리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일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는 방침은 정했지만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론내지 못했다. 검찰은 3000만원 수수 혐의의 이완구(65) 전 국무총리에 대한 조사까지 마무리한 뒤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홍 지사의 금품수수 혐의 입증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영장 청구에 대해서는 검찰 수뇌부는 물론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 내부에서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선 금품수수 의혹 액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영장 청구 기준에 못 미친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검찰은 통상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경우 수수 금액 2억원을 기준으로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 왔다. 관례를 깨고 1억원 수수 혐의의 홍 지사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다면 ‘표적수사’ ‘과잉수사’ 등 시비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유력 정치인 8명 중 홍 지사만 ‘친박’이 아니라는 점에서 ‘꼬리 자르기’ 논란이 일 수도 있다.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한 핵심 잣대 중 하나인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도 검찰의 머리를 무겁게 하고 있다. 홍 지사는 현직 도지사로 도주 가능성이 낮다. 현 단계에서 일부 측근들이 사건 관련 참고인들에게 건 회유성 전화만으로 홍 지사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검찰 관계자는 “홍 지사가 측근들에게 구체적인 내용까지 지시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 데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입증될 경우 영장청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만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이 기각할 경우까지 내다봐야 하는 처지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당장 홍 지사 측 역공이 거세지는 것은 물론 이 전 총리 등 나머지 7인에 대한 전체 수사 동력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수사팀의 목적은 특정인의 구속이 아닌 진실 규명에 있다”면서 “홍 지사를 먼저 불러 조사했다고 신병처리가 순서대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일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독에 갇힌 해명 준표

    독에 갇힌 해명 준표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기탁금 1억 2000만원의 출처를 “아내의 비자금”이라고 밝힌 홍준표(61) 경남도지사의 ‘반격’이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키며 스스로를 옭아맨 족쇄가 되고 말았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반박하려다 공금횡령,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그동안 아무도 몰랐던 문제를 실토한 모양새가 됐다. 더욱이 검사 시절 습득한 법률 지식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간다는 인상까지 심어줘 그간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폐쇄’ 등으로 쌓아온 ‘돌직구’ 정치인 이미지에 스스로 치명상을 안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명이 毒… 檢 “그만큼 급하단 얘기”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홍 지사가 2008년 여당 원내 대표 시절 매월 국회 대책비로 받은 4000만~5000만원 가운데 쓰고 남은 돈을 생활비로 쓴 것은 업무상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 공무 수행에 써야 할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공공기관에서 지급되는 돈은 다 영수증을 첨부하게 돼 있는데, 국회의원은 관례로 영수증 첨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해도 엄격히 따지면 법리상 업무상 횡령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부인이 ‘비자금’ 3억원을 은행대여 금고에 별로도 관리했다는 부분도 논란이다. 장차관이나 국회의원 같은 고위 공무원들은 법으로 재산을 신고하게 돼 있는데 재산을 누락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고의가 아니면 처벌은 경고 혹은 과태료 등 경징계에 그친다. 전날 홍 지사는 아내가 관리한 비자금의 존재를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운영위원장 직책수당은 급여… 생활비 써도 된다” 공금 횡령 논란과 관련, 홍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회운영위원장에게 지급되는 직책수당은 급여의 성격이기 때문에 그 돈 중 일부를 집사람에게 생활비 조로 지급했다는 것을 두고 예산 횡령 운운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렇게 연일 쏟아내는 해명이 결국 독(毒)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 지사는 당초에는 윤 전 부사장을 가리켜 “참 고마운 사람”이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정치권의 로비 창구다. 심부름을 이것만 했겠느냐. 대선과 총선 때도 똑같이 심부름을 했을 것”이라고 태도를 돌변했다. 이러한 대응 자체가 그간 20년 가까이 정치인으로서 쌓아온 ‘소신’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따른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말을 많이 할수록 결국은 자신에게 독이 돼 돌아온다는 사실을 홍 지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아베 美의회 합동연설 막전막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구상을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 직후 시작했고, 지난 1월부터 본격 준비작업에 돌입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과거사 언급과 관련, 직전까지 영어 표현을 손보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국 매체 인터뷰로 미리 김을 빼는 등 사전 정지작업도 치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다녀간 직후부터 미국 방문과 미국 의회 연설을 같은 선상에서 생각했다. 아베 총리의 지시를 받은 일본 외무성이 사전 조정에 착수했지만, 미국 측은 당초 시원치 않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이에 지난 1월 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호텔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의원 7명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고, 매케인 의원은 “꼭 실현시키자”고 호응하며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상원의 호응을 얻은 뒤 아베 총리는 자신과 가까운 가와이 가쓰유키 중의원 의원을 통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공략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 출발일(4월 26일)을 한 달 이상 앞둔 3월 23일,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총리의 해외방문 일정은 직전에 발표하는 게 관례였지만, 아베 총리의 국빈에 준하는 방미 일정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한 셈이다. 방미 일정까지 전방위로 외교력을 가동했다면, 연설문 작성 단계에서는 ‘보안’이 최우선 가치가 됐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연설문 내용이 사전 유출될 경우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연설문 작성에는 다니구치 도모히코 내각관방참여와 이마이 다카야 총리 비서관 등 일부만 참여했다. 연설문 초안은 3월에 나왔지만, 아베 총리 스스로 퇴고를 거듭하기도 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을 공격한데 대해 회개한다는 느낌을 주느라 쓴 ‘깊은 후회’(deep repentance)란 표현은 아베 총리가 선택한 표현이라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연설에서 군 위안부 언급을 빼는 대신 방미를 즈음해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인신매매 희생자’로 규정하며 김을 빼는 작전도 활용됐다. 고도의 계산이 반영된 아베 총리의 연설은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 시대를 확고히 한 동시에 중국과 한국의 비난을 이끌어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신라호텔 ‘국내 최초 5성급 호텔’

    신라호텔 ‘국내 최초 5성급 호텔’

    7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초의 5성급 호텔 현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 유용종 한국관광호텔업협회장.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3월 전문가 3명이 참여한 현장 평가에 이어 전문가 1명과 소비자 평가요원 1명이 각각 시행한 암행평가를 모두 통과해 첫 5성급 호텔이 됐다. 호텔 등급 제도는 기존 무궁화 등급 제도에서 국제적 관례에 맞는 별 등급 제도로 올해부터 변경됐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도지사 소환에 경남도정 ‘어수선’

    홍준표 경남지사의 검찰소환을 하루 앞둔 7일 경남도정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연가를 낸 뒤 출근하지 않고 서울에 머물며 변호인 등과 검찰 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부패와 거리가 먼 정치인으로 인식돼 온 홍 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연일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도정 분위기도 갈수록 어수선한 모습이다. 경남도의 한 공무원은 “지사의 향후 일정에 대해 주변 동료들이 다 궁금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정상적인 도정 운영’을 강조해 왔으나 검찰 소환이 임박해지면서 이 같은 말에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4일 실국장 티타임 자리에서 “도정이 정상적으로 갈 수 있게 실국장들이 노력해 주어서 고맙다. 걱정하지 말라. 조만간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드러날 것이다”며 결백을 주장하면서 기강 해이를 경계했다. 홍 지사는 지난달 9일부터 특별한 외부 행사 일정을 잡지 않고 주로 도지사실에 머물다 관사로 퇴근하는 일과를 수행했다. 그는 도정 차질과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선출직이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거취표명을 하는 관례가 있느냐”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기소가 되더라도 확정재판이 날 때까지는 지사직을 그만두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도청 주변에서는 홍 지사가 재판을 받는 상황이 되면 도정 장악력이 약화돼 도정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창원 시민 정모(54)씨는 “장기간 경남도정이 표류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한테 돌아가게 된다”며 “도정 공백이나 차질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中, 3대 국영 석유사 회장 ‘돌려막기’

    반부패 사정 태풍으로 쑥대밭이 된 중국의 거대 석유회사들이 ‘2인자’가 모두 낙마하는 바람에 내부 승진 관례를 깨고 회장을 ‘돌려막는’ 인사가 단행됐다. 5일 중화권 매체들은 공산당 조직부가 3대 국영 석유기업 회장을 동시에 교체한 이례적인 인사를 집중 보도했다. 3대 석유기업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중석유·CNPC),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중석화·SINOPEC), 중국해양석유총공사(중해유·CNOOC)를 일컫는다. ‘공화국의 적장자’로 불리는 이 기업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석유시장에서도 ‘큰손’으로 통한다. 인사 요인은 푸청위(傅成玉) SINOPEC 회장과 저우지핑(周吉平) CNOOC 회장이 정년퇴임하면서 발생했다. 국유기업 회장은 부부급(副部級·차관급)으로 만 63세가 되면 퇴임해야 한다. 회장은 내부승진이 관례였다. 문제는 이 기업의 2인자들이 모조리 비리 혐의로 낙마해 내부승진할 적임자가 없었다. 올 들어 SINOPEC의 왕톈푸(王天普) 사장, CNPC의 랴오융위안(廖永遠) 사장, CNOOC의 우전팡(吳振芳) 사장이 모두 중앙기율위의 부패 수사에 걸려들었다. 당 조직부는 고육책으로 왕이린(王宜林) CNOOC 회장을 CNPC 회장으로 수평 이동시켰다. SINOPEC 회장으로는 왕위푸(王玉普) 현 중국공정원 부원장을 ‘공수’해 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나이가 59세여서 이번 인사는 임시방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조선인 징용시설’ 세계유산 초읽기… 정부 “등록 반대 외교전”

    ‘조선인 징용시설’ 세계유산 초읽기… 정부 “등록 반대 외교전”

    일제시대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이 유력해졌다. 한·일 역사 전쟁의 또 다른 불씨다. 공주·부여·익산을 한데 묶은 우리나라의 ‘백제역사유적지구’도 권고대상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메이지시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4일 보도했다. 최종결정은 6월 말 독일 본에서 열릴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내려진다. 우리 정부는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이 인류 보편적 가치의 보호를 지향하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위원국들을 상대로 등록반대 외교전을 벌일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 세계유산위원국들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강하게 설득해 나가는 한편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그간 ICOMOS에 우리 입장서를 수차례 전달하고 ICOMOS 사무국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우리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에도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기술적 측면만을 평가해 등재 권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인도, 독일 등 21개 위원국의 합의체다. 그러나 여태껏 ICOMOS가 권고한 유산 가운데 탈락한 것은 없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1월 일본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의 야하타 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현 미쓰비시중공업) 등에다 미쓰비시 해저탄광 시설 등 모두 23개 시설을 산업유산으로 등재신청했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이 가운데 7개 시설에 5만 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됐다고 밝히면서 등재를 저지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징용된 조선인 중에는 1945년 8월 핵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다. 권고대상에 오른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구체적으로 공주의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의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과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와 부여 나성,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등 9곳이다. 건축 기술의 발전, 불교의 확산 등을 통해 한·중·일 고대 왕국 간 교류를 잘 드러내 주는데다, 백제만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와 예술 등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 건이 등재되면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건이 한꺼번에 등재된 이래 우리나라는 모두 12건에 이르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영국 왕세손 부부 딸 출산…단숨에 왕위계승 서열 4위로

    영국 왕세손 부부 딸 출산…단숨에 왕위계승 서열 4위로

    영국 왕실에 25년 만에 태어난 공주가 왕위계승 서열을 뒤흔들며 영국 전역을 축제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 윌리엄(33) 왕세손의 아내 케이트 미들턴(34) 왕세손빈은 2일(현지시간) 오전 8시 34분쯤 런던의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3시간의 진통 끝에 3.71㎏의 딸을 순산했다. 미들턴 빈과 아기는 모두 건강하며, 미들턴 빈은 출산 10시간 만에 하이힐을 신고 쌩쌩한 모습으로 자택인 켄싱턴 궁으로 돌아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기는 왕위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와 1997년 작고한 다이애나 비의 손녀이다. 아기는 아버지인 윌리엄 왕세손, 오빠인 조지 왕자에 이어 단박에 왕위계승 서열 4위에 올랐다. 여성으로선 서열이 가장 높으며, 태어나자마자 공주가 이 같은 순위에 오른 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유일한 딸인 앤 공주 출생(1950년) 이후 65년 만이다. 아기의 탄생과 함께 영국 전역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오전 11시쯤 병원 앞에서 영국 전통복장 차림의 왕실 관계자가 장수와 축복을 비는 벨을 울렸고, 윌리엄 왕세손은 관례를 깨고 트위터로 출산 소식을 먼저 알리는 파격을 연출했다. 일주일 전부터 거리에서 밤샘을 하던 수백명의 시민은 아이를 안고 병원 문을 나서는 왕세손 부부를 향해 환호를 터뜨렸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출산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아기의 이름으로 샬럿, 앨리스, 빅토리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미들턴 빈이 아기를 출산한 세인트 메리 병원은 다이애나 비가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31) 왕자를 출산한 곳이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첫 아들인 조지 왕자도 2013년 7월 이 병원에서 태어났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北 내부 문제로 김정은 방러 불발”

    “北 내부 문제로 김정은 방러 불발”

    김정은(얼굴)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러시아의 타스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은-푸틴 정상회담도 무산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2011년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낙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란 러시아 정부의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북한이 외교 채널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승전 기념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해 왔다”면서 “전적으로 북한 내부의 문제와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향후 양국 정상 간 만남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해 김정은의 이번 불참 결정이 그동안 급진전되던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승전 행사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위원장 등 평양의 다른 고위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주러 북한 대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외교가에선 러시아 승전 행사에 김정은의 참석을 약속했던 북한이 마지막에 결정을 번복함으로써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김정은이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며 그의 방러가 성사된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러 “北 대사 참석”… 김영남도 불참 외교가에선 김정은의 승전 행사 참석과 다자외교 무대 데뷔가 무산된 것이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의제 설정과 경호 문제 등에서 이견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집권 이후 단 한 번도 해외 방문에 나서지 않은 김정은에게 여러 외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행사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례에서 벗어나 혈맹인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먼저 찾는 것이 짐이 됐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 제2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을 상대로 싸워 항복을 받아낸 1945년 5월 9일을 ‘승전 기념일’로 챙기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서방 지도자 대다수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불참 의사를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운영위 1일 개최 이병기 출석할 듯

    여야는 29일 주례회동을 열고 다음달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조해진·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 수석부대표는 양당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 운영위를 개최하고 청와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운영위 전체회의에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주례회동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석도 요청했지만 유승민 원내대표는 전직은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부대표는 “청와대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이기 때문에 전직 비서실장이 출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정수석도 과거에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렇게 관례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수석부대표는 “(참여정부에서) 긴급 현안이 있을 때 전해철 당시 민정수석 등이 출석한 전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이 출석하면 야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집중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 전 메모에는 이 실장의 이름만 적혀 있었다. 여야는 또 ‘성완종 리스트’ 관련 특검 도입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상설특검법은 여야 합의로 기존 개별 특검법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제도로 만들어졌다”면서 “(별도 특검법은) 대통령의 행정권과 인사권을 원천적으로 부인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수석부대표는 “상설특검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하는 원내 지도부 ‘4+4 회동’을 갖고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이번 임시국회 중에 특위 의결까지 처리하고 이후에 공적연금 강화 방안 논의와 연동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여야는 그외 쟁점에 대해서는 사실상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져 30일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회의와 특위 소위, 5월 1일 특위 전체회의로 이어지는 일정에서 극적 합의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4+4회동에서) 구체적인 수치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의견 접근이 다 된 상태 같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호텔신라 국내 최초 ‘5성 호텔’ 선정

    호텔신라(사장 이부진)가 별 등급표시제 시행 이후 대한민국 최초의 5성(星) 호텔에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8일 “호텔신라가 지난 3월 중 전문가 3인이 참여한 현장 평가에 이어 전문가 1인 및 소비자 평가요원 1인이 각각 실시한 암행평가를 모두 통과함에 따라 대한민국 최초의 5성 호텔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관광호텔 최고 등급인 5성 등급은 현장평가 700점, 암행평가 300점 등 1000점 배점의 90% 이상을 획득하면 주어진다. 전국의 관광호텔 중 호텔 등급심사를 받아야 하는 호텔은 총 760개(2015년 2월 말 기준, 제주특별자치도 제외)이며, 현재까지 신등급(별) 평가신청을 한 호텔은 50개에 달한다. 지난 40여년간 호텔 등급 표지로 사용됐던 ‘무궁화’ 문양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말 외국인 관광객이 알아보기 쉽도록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 문양으로 대체됐다. 호텔신라의 최초 5성 호텔 현판식은 오는 7일 오전 10시에 호텔신라에서 열린다. 이번 현판식에는 새로운 별 등급표지 현판이 부착될 예정으로, 이는 관광호텔 등급을 별로 표시하는 국제적 관례에 따른 것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는 ‘별’이다? 아니다?

    [아하! 우주] 지구는 ‘별’이다? 아니다?

    태양계의 운수납자(雲水衲子)…지구는 '별'이 아니다? ​ 지구와 금성을 흔히 초록별이니 샛별이니 하는데, 과연 행성도 별일까? ​ 관례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행성은 별이 아니다. 보통 태양처럼 천체 내부의 에너지 복사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곧 항성을 별이라고 한다. 따라서 항성의 빛을 반사시켜 빛을 내는 행성이나 위성, 혜성 등은 별이라고 할 수 없다. 태양계에서 빛을 내는 천체는 태양이 유일하다.​ 예로부터 인류와 가장 가까운 천체는 해와 달을 비롯,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었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이 통째로 바뀌더라도 별들 사이의 상대적인 거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별은 영원을 상징하는 존재로 인류에게 각인되었다. 하지만 위의 다섯 개 행성은 일정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별들 사이를 유랑하는 것을 보고, 떠돌이란 뜻의 그리스 어인 플라나타이(planetai), 곧 떠돌이별이라고 불렀다. ​ 플라톤 시대 이후부터 서구인들은 이들 행성은 지구에서 가까운 쪽부터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차례로 늘어서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동양에서도 이 다섯 행성은 쉽게 관측되었으므로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 드넓은 밤하늘에서 수많은 별들 사이를 움직여 다니는 다섯 별을 본 고대 동양인은 이 별들에게 음양오행설에 따라 '화(불), 수(물), 목(나무), 금(쇠), 토(흙)'이라는 특성을 각각 부여했고, 결국 이들은 별을 뜻하는 한자 별 성(星)자가 뒤에 붙여져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단, 지구만은 예외인데, 그 이유는 고대 사람들이 지구가 행성이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망원경이 발명된 이후에 발견된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서양에 대해 가장 먼저 문호를 개방한 일본은 서양 천문학을 받아들이면서 이 세 행성의 이름을 자국어로 옮길 때, 우라누스가 하늘의 신이므로 천왕(天王), 포세이돈이 바다의 신이므로 해왕(海王), 플루토가 명계(冥界)의 신이므로 명왕(冥王)이라는 한자 이름을 만들어 붙였고, 한국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오늘날까지 사용하게 된 것이다. -요일 이름에는 '천동설'이 숨어 있다 우리가 쓰는 요일 이름이 해와 달을 포함하여 다섯 행성들의 이름으로 지어진 것은 천동설의 후유증이라 할 수 있다. 요일 이름이 지어질 당시에는 천동설이 대세를 이루어 태양과 달도 지구 둘레를 도는 행성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애용하는 일, 월, 화, 수,목, 금, 토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가 행성으로 낙착된 것은 17세기 초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수천 년 동안 인류의 머리를 옥죄어온 천동설의 굴레가 벗겨지고 지동설이 확립된 이후의 일이다. 태양계의 개념이 인류에게 자리잡은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러니까 태양계라는 말의 역사가 겨우 40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토성까지 울타리 쳐진 이 아담한 태양계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고 인류가 나름 평온하게 살았던 시간은 200년이 채 안된다. 인류의 이 평온한 꿈을 일거에 깨뜨린 사람은 탈영병 출신의 한 음악가였다. 유럽에서 터진 7년전쟁에 종군하다가 영국으로 도망친 독일 출신의 윌리엄 허셜이 오르간 연주로 밥벌이하는 틈틈이 자작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열심히 쳐다보다가 그만 횡재를 하게 됐는데, 그게 바로 1781년의 천왕성 발견이다. 그 행성은 토성 궤도의 거의 2배나 되는 아득한 변두리를 천천히 돌고 있었다. 그전까지 사람들은 토성 바깥으로 행성이 더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어쨌든 한 천체의 발견으로 신분이 혁명적으로 바뀐 예는 허셜 외에는 없을 것이다. 한 무명 아마추어 천문가에 지나지 않던 허셜은 천왕성 발견 하나로 문자 그대로 팔자를 고쳤다.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왕립협회 회원으로 가입하고, 영국왕 조지 3세의 부름으로 궁정에서 왕을 알현하고는 연봉 200파운드의 왕실 천문관에 임명되었던 것이다. 이로써 허셜은 음악가라는 직업을 벗어던지고 명실공히 프로 천문학자로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천문학상의 발견으로 이처럼 신분의 수직상승을 이룬 예는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어쨌든, 천왕성의 발견이 당시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신대륙 발견 이상으로 엄청나게 컸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믿어온 아담하던 태양계의 크기가 갑자기 2배로 확장되는 바람에 세상 사람들은 잠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반세가 남짓 만인 1846년에 영국의 애덤스와 프랑스의 르베리에에 의해 해왕성이 발견되었고, 다시 1930년에 미국의 C. 톰보에 의해 명왕성이 발견되어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 되었다. ​ 가난한 고학생 출신의 톰보를 일약 천문학 교수로 만들어준 이 명왕성의 영광은 그러나 한 세기를 넘기지 못했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이 행성의 정의를 새로이 함으로써 명왕성이 행성 반열에서 퇴출되어 '왜소행성 134340'으로 강등되었던 것이다. 태양계 행성은 모두 여덟 개로, 물리적 특성에 따라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되는데, 전자는 암석형 행성으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고, 후자는 가스형 행성으로,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다. 또한 지구를 기준으로 궤도가 안쪽이면 내행성, 바깥쪽이면 외행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행성은 절대로 '혹성'이 아니다 마지막으로서 하나 짚어둘 것은, 이 '행성'을 아직까지 '혹성(惑星)'이라고 하는 책(특히 일본 책 번역한 전문사전류들)이나 사람들이 꽤 있는데, 이건 절대 써서는 안 되는 용어로, 순 일본말이다. 영화 ‘혹성탈출’도 당연히 잘못된 제목이다. 일본 것 보고 그대로 베껴서 그렇다. 혹성의 ‘혹(惑)자는 ‘혹시’라는 뜻인데, ‘혹시 별?’ 이런 엉거주춤한 용어다. 행성을 영어로는 플래닛(planet)이라 하는데, ‘떠돌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플라네타이(planetai)에서 온 것이다. 그러니 우리말인 떠돌이별, ‘행성(行星)’이란 말이 더 아름답고 맞는 말이다. ​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은 초속 60km로 88일 만에 태양을 한 바퀴 돌지만, 가장 멀리 있는 해왕성은 초속 5km로 165년을 달려야 태양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2011년으로 해왕성이 발견된 지 딱 1주기을 맞았다. 지금 해왕성이 심우주의 머나먼 궤도를 한 바퀴 돌아와 70억 인구가 사는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겠지만, 그 전에 보았던 얼굴은 하나도 찾을 수 없으리라. 캄캄한 우주공간을 쉼없이 달리며 태양을 도는 이들 지구의 형제, 행성들을 생각하면 마치 운수납자(雲水衲子)와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구름 가듯 물 흐르듯 떠돌아다니면서 수행하는 스님을 일컫는 아름다운 말이다. 지구와 같은 궤도평면을 떠나지 않고 46억 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지구와 길동무 해서 같이 가고 있는 저 화성이나 천왕성 같은 행성이 바로 태양계의 운수납자가 아닐까?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세종로의 아침] 놀이터에 밀린 국립현대미술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놀이터에 밀린 국립현대미술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이달 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소장품, 미술 한류를 일으키다’라는 타이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탈리아 피렌체의 레 무라트 현대예술센터와 공동주최로 ‘한국 뉴미디어아트전’(New Media art from Korea)을 연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19일 개막해 다음달 9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한·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21세기현대미술관(MAXXI)에서 개최한 ‘미래는 지금이다’전(2014.12.19~2015. 3.15) 출품작 가운데 6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주 밀라노에 출장을 갔던 길에 이 전시를 취재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피렌체로 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에서 선보이는 한국 뉴미디어 아트의 현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베니스비엔날레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뉴미디어 아트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전시가 열리는 레 무라트는 15세기에 수녀원으로 지어졌다가 후에 교도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이탈리아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리모델링했다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찾아간 현장에서 이런 기대는 보기 좋게 무너졌다. 지난 17일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피렌체에 도착해 주소를 들고 길을 물어가며 레 무라트를 찾아갔다. 그런데 작품이 놓여 있어야 할 중앙홀에 인부들이 미끄럼틀 등 어린이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관계자는 어린이 이벤트를 위해서 며칠간 작품을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냥 넘기기엔 문제가 심각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어린이 놀이기구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작가들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이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면 얼마나 참담할까. 전시 작품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인 문경원, 전준호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도자료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미술 한류를 일으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며 피렌체 전시 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국문화원을 거쳐 프랑스 마르세유의 라프리시벨드메 전시장에서 한·불수교 130년 기념전으로 소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인데 이렇게 작품을 마음대로 철수해도 되는 건 분명 아닐 터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외교적 채널을 거쳐 유치한 전시회를 이렇게 함부로 취급하는 것은 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던 까닭에 이런 낯 뜨거운 현장을 들키지 않은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현대미술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 전시를 유치하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화자찬하면서 정작 현지에서는 제대로 관리도 못 하고, 제대로 대접을 받지도 못할 거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돌아서는 발길이 무거웠다. lotus@seoul.co.kr
  • 광희 식스맨 반대서명, 위 아래로 흔들리는 무도팬 [이슈진단]

    광희 식스맨 반대서명, 위 아래로 흔들리는 무도팬 [이슈진단]

    광희 식스맨 반대서명, 위 아래로 흔들리는 무도팬 [이슈진단]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광희의 식스맨 반대 서명이 화제다. 지난 18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청원 게시판 ‘아고라’에는 ‘예원과 같은 소속사 광희의 무한도전 식스맨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일부 네티즌은 얼마 전 불거진 걸그룹 쥬얼리 전 멤버 예원과 배우 이태임 사이의 욕설 논란과 함께 광희가 예원과 같은 소속사라는 이유로 광희의 인성을 운운하며 광희를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막말 논란’에 휩싸인 장동민이 식스맨 후보에서 자진 하차한 가운데 황광희가 ‘무한도전 식스맨’으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 김태호PD는 식스맨을 선발할 때 SNS을 통해서 시청자와 팬, 방송 관계자, 무한도전 외부 추천을 통해 21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후보 중 제작진은 8명을 추렸다. 이후 투표를 통해서 광희, 장동민, 최시원, 강균성, 홍진경 등 5명이 최종 선정됐다. 이후 팬들은 무한도전 식스맨을 뽑기 위해 ‘대국민 투표’ 등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 ‘영광의 자리’에 한 사람이 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최종 선정된 5명의 후보와 그 선발 과정에 있어서 제기된 문제점은 점점 커져만 갔다. 먼저 증권가 정보지에 장동민의 식스맨 후보 내정설이 돌았다. 당시 내정설은 한 식스맨 후보가 이미 내정되어 있고 다른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장동민이 ‘속사정쌀롱’에서 하차하는 소식이 나왔고, 내정설은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장동민 속사정쌀롱 하차’는 장동민 스스로의 하차가 아니라 ‘속사정쌀롱’ 폐지였다. 오히려 식스맨 후보 내정설은 광희에게 맞아 떨어지는 듯했다. 광희는 무한도전 식스맨 최종 5인 후보에 오른 후 SBS ‘인기가요’ MC에서 하차했고, 무한도전 식스맨이 되지 않는다면 돌아간다던 SBS ‘스타킹’에서도 하차했다. 당시 광희 소속사는 ‘스타킹 하차’와 ‘무한도전 식스맨’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팬들은 개운치 않았다. 장동민이 하차할 당시 무한도전 제작진의 늑장대응도 한 몫 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장동민 하차’와 ‘식스맨 선정’은 훤히 드러날 결말이고, 시청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란이 되는 연예인에 대한 편집은 기존의 프로그램들이 지켜왔던 관례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광희 식스맨 반대 논란이 일자, 21일 무한도전 측은 “앞으로 광희가 잘 정착해야할 것”이라며 “웃자고 하는 일에 너무 잣대를 대지 않았으면 한다. 너그럽게 봐준다면 광희도 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웃자고 하는 일 맞다. 이번 ‘무한도전 식스맨’ 선발 과정이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국회 청문회 같은 건 사실이다. ‘무한도전’이 애초에 식스맨을 선정하려 한 것도 시청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현재 상황에서 식스맨이 될 인물은 누구이며, 누가 식스맨에 어울린다는 말은 의미 없어 보인다. 또 광희가 식스맨에서 하차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하지만 공정치 못한 투표 방식과 식스맨 선정 과정은 지금 까지 쌓아온 ‘무한도전 신뢰성’에 큰 위기임엔 틀림없다. 10년 차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 투명성은 꼭 필요한 것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광희 식스맨 반대서명)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이완구 총리, 거취 결단 내려야 한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은 이 총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부풀어 오르고 있다. 성 전 회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총리는 “성 전 회장과 전혀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맞받아쳤다.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인데 유감스럽게도 이 총리 편을 들어줄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총리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 주는 정황들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다이어리에는 지난 1년 반 동안 두 사람이 23차례나 만난 것으로 적혀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난 사이를 가깝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또 돈을 전달할 당시의 상황도 매우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성 전 회장 측 인사는 “오후 4시 조금 넘어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도착해 1시간 넘게 만났고 2시간 정도 부여에 머물다 해 지기 전에 떠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의 지시로 음료수 종이 박스를 테이블에 놓고 나왔다는, 사실이라면 결정적인 폭로도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물론 이런 주장들을 뒷받침할 명백한 물증은 아직 없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 대한 섭섭한 마음에 악의적인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검찰이나 법원의 증거 자료로도 채택될 수 있을 만큼 성 전 회장 측이 주장하는 정황들은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를 찾아간 성 전 회장을 목격한 인물들도 많고 두 사람의 친분 관계를 보여 주는 사진도 있다. 진실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지금으로서도 이 총리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만으로도 이 총리는 국정 수행이 어려워졌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했지만 겨우 국회 인준을 통과했는데 며칠 전에도 “암 투병 때문에 2012년 대선 때 유세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가 또 거짓임이 들통 났다. 이 총리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고 국정의 2인자로서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누구의 말이 맞든 이 총리는 당장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 헌정 사상 총리가 현직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은 전례는 없다. 유무죄를 논하기에 앞서 공정한 수사를 위해 직을 내려놓는 게 공직자의 도리요 관례다. 그렇다면 이 총리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하필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부터 남미 순방길에 오르기는 하지만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 동력을 잃은 총리의 공백으로 국정이 혼란에 빠질 이유도 없다. 이 총리는 어제 야당 의원의 사퇴 요구에 “큰 틀에서 거짓말을 한 것 없다”고 거듭 항변했다. “(목숨을 내놓겠다는) 총리의 발언과 관계없이 (검찰이) 독립적·중립적으로 수사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참으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말이다. 박 대통령은 어제 현안 회의에서 이번 정치자금 파문과 관련해 “정치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성역 없는 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에 앞서 이 총리가 먼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