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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고노 담화’ 고노 前의원 별세

    日 ‘고노 담화’ 고노 前의원 별세

    일제강점기 위안부의 존재와 강제성을 처음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하며 한일 외교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던 ‘일본 정계의 거물’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하원) 의장이 별세했다. 89세. 1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고노 전 의원이 지난 8일 별세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일본 가나가와현 출신인 고노 전 의원은 정치가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는 농림대신과 건설대신을 지낸 고노 이치로였다. 아들은 고노 다로 의원이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고인은 1965년 부친의 갑작스런 사망 후 지반을 물려받으며 정치 인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67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소속으로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아 처음으로 당선됐으며, 이후 14회 연속 당선됐다. 2003년 중의원 의장에 취임했으며 이후 5년 반 동안 역임한 뒤 2009년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고 은퇴했다. 고인은 보수 정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중도적 성향이 짙었던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고인은 관방장관을 맡았던 1993년 8월 발표한 ‘고노 담화’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일본 정부는 김학순 할머니(1997년 작고)가 1991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증언한 뒤 관방장관이었던 고인을 통해 1년 8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인은 담화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라고 인정했고, “많은 고통을 겪고 몸과 마음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이같은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으며, 전후 일본의 양심을 대표하는 외교적 기준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대 중의원 구술 기록에서는 당시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도 위안부 모집에 강제성이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자민당 정권에서 ‘고노 담화’ 수정론이 제기될 때는 일본 정치의 우경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 차기 유엔 리더 모이는 제주포럼…‘평화의 섬’ 세계적 위상 드높인다

    차기 유엔 리더 모이는 제주포럼…‘평화의 섬’ 세계적 위상 드높인다

    바첼레트·그로시 등 5명 특별대담사실상 사무총장 후보 비전 검증고위급 세션 등 60여개국서 참여제주평화인권헌장 실천의 장 마련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들이 제주포럼을 통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도와 외교부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과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주제는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이다. 특히 이번 포럼은 중동 전쟁 등으로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들의 비전을 검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25일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전 유엔총회의장 등 유력 후보 5명이 참석해 ‘다자주의 재구상’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진행한다. 한반도 안보와 인도·태평양 질서, 중동 정세, 인공지능(AI) 시대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고위급 세션도 이어진다. 북미 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알렉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한다. 포럼은 국제정치 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주가 가진 평화와 인권의 역사적 자산을 세계적 의제로 확장하려는 세션도 열린다. 24일 ‘기억에서 권리로’ 세션에서는 지난해 선포된 제주평화인권헌장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행정으로 구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같은 날 ‘4·3과 평화교육’ 세션에선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제주4·3기록물 활용 방안이 논의된다. 유네스코 관계자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4·3을 지역의 아픈 역사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홀로코스트 교육처럼 세계인이 공유하는 평화·인권 교육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6·25전쟁 당시 활약한 군마 ‘레클리스’를 소재로 한 특별 세션과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 등 70여개 세션이 진행된다. 60여개국의 정·관계, 학계, 경제계, 시민사회 인사 500여명이 참여한다. 강정식 제주평화연구원장은 “유엔 리더십 논의와 국제기구 협력, 범정부 참여가 한층 강화됐다”며 “제주가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글로벌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선거 뒤 유치전 불붙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그동안 미뤄놨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가이드라인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 지자체는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민선 9기 성패는 공공기관 유치 성과에 상당 부분 달린 만큼 분주한 움직임이다. 전남광주특별시는 선거 직후인 6월을 공공기관 유치 성패를 가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시도 통합과 연계해 파격적인 공공기관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40개 기관 유치가 목표다. 전북도는 자산운용 중심의 제3 금융도시 생태계 완성을 위해 국민연금공단(NPS)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형 금융 기관, 공제회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농생명 및 탄소 산업 관련 기관의 추가 이전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경북도는 선거 직후인 9일 ‘제2차 공공기관 경북도 이전 결의대회’를 발 빠르게 개최하고 40여개 기관을 ‘전략 유치군’으로 선정했다. 도는 4대 핵심 벨트를 조성해 공공기관들을 맞춤형으로 배치하겠다며 정주 여건 개선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대구 역시 선거 종료와 동시에 유치 전담 조직과 전략을 전면 재점검하면서 낙후된 지역 경제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경남도는 진주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 안정화 기금’을 정부와 공동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도는 우주항공청 개청과 맞물려 우주항공 및 해양·기반 산업 관련 기관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부산은 기존 혁신도시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금융·해양·물류 기능 중심의 대형 기관 추가 유치를 노리고 있다. 울산은 에너지 및 노동 특화 기관을 목표로 삼았다. 충남도는 ‘혁신도시(내포신도시)’ 지정 이후 아직 이렇다 할 대형 기관 이전 혜택을 보지 못했다는 역차별론을 내세우며 대형 공공기관의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과 충북도 역시 과학기술 및 바이오·방산 인프라와 연계된 유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둘러싸고 기존 혁신도시와 비혁신도시 간의 갈등도 우려된다. 기존에 조성된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을 추가 이전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입장과 인구 소멸 위험이 큰 원도심이나 소외 지역으로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수도권 지자체들은 기관 유출을 막기 위해 수도권 잔류를 주장하고 있다.
  • 인구정책 다른 전남·광주, 사회적 합의 시급

    전남도와 광주시가 행정 통합을 앞둔 가운데 양 시도의 인구 정책과 재정 환경이 서로 달라 통합 시 인구 정책 적용에 난항이 예상된다. 10일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남도가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2024년부터 시행 중인 출생 기본소득은 아동 출생 후 12개월이 되는 달부터 월 20만원씩 매월 25일에 지급된다. 해당 정책에 따라 2024년 이후 전남의 출생아가 있는 가정은 아이가 18세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20만원씩 18년간 총 4320만원을 받는다. 출생 기본소득과 관련해 도와 도내 시·군은 각각 아이당 10만원씩을 매달 부담하고 있다. 현재 전남에서 출생 기본소득을 주기 위한 2026년 예산은 약 283억원이며 행정 통합이 되면 광주에서도 연간 약 12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출생률이 현 수준인 1만 4500명을 유지할 경우 매년 348억원씩 예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도는 해당 정책이 지속되면 2027년엔 연간 669억원, 2028년에는 1200억원, 2042년에는 6089억여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아야 하는 전남의 정책이 광주까지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전남도와 시군은 농어촌 지역의 열악한 문화시설 등을 감안해 2022년부터 도내 19~28세 청년에게 연간 25만원씩 10년간 25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문화복지카드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도의 2026년 예산은 284억원으로 광주와 통합되면 연간 58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광주는 농어촌이 대부분인 전남과 환경이 다른 데다 5개 자치구는 출생 기본소득과 청년문화복지카드를 감당할 자체 예산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청년 기본 조례상 청년 연령도 광주는 19~39세, 고령화가 심각한 전남은 18~45세로 다르다. 도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의 이원화된 청년 정책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차별 등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AI 3대 강국 위해 통신인프라 투자 확대를”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운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통신학회는 10일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학회 대회의실에서 ‘AI 3대 강국을 위한 이동통신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산학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기가레인, 쏠리드, 오이솔루션, 유비쿼스, HFR, KMW 등 국내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내 통신산업 생태계 현황과 AI 시대 이동통신의 역할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통신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수년간 추가 주파수 공급과 네트워크 투자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열풍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투자 자금이 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면서 정작 통신망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사업자별로 수백메가헤르츠(MHz) 규모의 광대역 주파수를 추가 할당하며 네트워크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반면 국내는 지난 6년간 동일한 수준의 주파수 체계를 유지하면서 경쟁 동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추가 주파수 공급과 규제 완화를 통해 통신사들의 선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참석자들은 AI 경쟁력의 기반은 결국 통신 인프라라며 네트워크 투자와 산업 생태계 육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인규 한국통신학회장은 “통신 네트워크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 3년 넘게 멈춘 군위댐 수상태양광 연내 가동될까

    준공 3년이 넘도록 표류 중인 대구 군위댐 수상태양광발전소가 정상 가동을 위한 마지막 고비를 앞두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대구 군위군은 군위댐 수상태양광 송전선로 도로 구간 선로 매설 허가를 놓고 이달 중 도로관리위원회를 재개최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안건이 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굴착 등 제반 공사가 가능해지는 등 송전선로 전체 구간 연결이 가능해져 연내 수상태양광 가동이 예상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23년 3월까지 총사업비 73억 5000만원을 들여 군위댐에 연간 3㎿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수상태양광을 준공했다. 수상태양광은 수면 위 3만 4000㎡에 6800여개의 모듈로 조성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상태양광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생산된 전기를 군위변전소로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2만 2900V)가 확보되지 않아서다. 그동안 고압 송전선로 설치를 둘러싸고 사업 주체인 공사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군위군, 군위댐 인근 천년고찰 인각사, 주민들이 법적 분쟁까지 벌이는 등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군은 고압 선로 설치에 따른 집단 민원과 안전성 문제를, 인각사는 국가지정 유산인 인각사지 훼손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다. 국가유산청도 수자원공사가 신청한 인각사지 현상 변경 신청을 불허한 바 있다. 이에 공사는 기존 인각사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송전 선로 매설 방식을 인근 하천(위천) 1.2㎞ 구간 지중화로 변경했고 국가하천관리청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말 이를 허가했다. 공사는 지난 3월 이 구간에 대한 선로 매설에 나서 완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구간 3.6㎞ 중 2.4㎞ 도로 구간에 대한 선로 매설만 남은 셈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 3월 도로관리위에서 한 차례 부결된 이후 공사 측이 민원 해소 등에 적극 나서면서 여건이 호전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더이상 수상태양광 가동이 늦어져서는 곤란하다. 상생 발전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내일 광화문광장서 다시 ‘대~한민국’ 외친다

    내일 광화문광장서 다시 ‘대~한민국’ 외친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경기 때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진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에서 체코전(12일 오전 11시), 멕시코전(19일 오전 10시), 남아공전(25일 오전 10시) 등 3회에 걸쳐 거리 응원 행사가 열린다. 광화문광장에 응원전을 이끌 주 무대와 릴레이 스크린이 설치되고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의 벽면 미디어월을 통해 경기가 생중계된다. 경기 응원을 위해 참가하는 시민이 모이는 시간과 출근 시간대가 겹치면서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종로 일대 주요 도로 및 인근 지하철역·버스정류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별도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지만 광화문광장 응원 인원을 6000명으로 제한하고 넘을 경우 진입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행사 당일에는 무더위가 예상되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와 양산, 모자 등을 활용해 햇볕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시는 권장했다. 대한축구협회와 KT, 붉은악마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광화문광장 경기응원’ 공동주최자로서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응급의료 지원체계 및 폭염 대응 대책을 운영하는 등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시는 뚝섬한강공원에서도 월드컵 응원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강플플 북중미 월드컵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뚝섬 한강공원 내 복합문화시설인 ‘한강플플(플레이 플레이스)’의 한강 파노라마존 대형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고 응원할 수 있는 응원석을 운영한다. 실내 공간이어서 참가 인원은 100명으로 제한되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사전 예약자는 시에서 제공하는 캠핑의자나 돗자리 좌석에서 논알코올 수제 맥주와 함께 응원할 수 있다. 한강플플에는 선수 라커룸을 재현한 포토존과 테이블 사커와 챔피언 슈터 등 게임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포토존과 체험 프로그램은 12일부터 28일까지 상시 운영된다.
  • ‘월드컵 전 협상’ 그리던 트럼프… 헬기 격추에 이란과 보복 공방

    ‘월드컵 전 협상’ 그리던 트럼프… 헬기 격추에 이란과 보복 공방

    이란, 호르무즈서 미군 헬기 공격 美 맞불 타격… 케슘섬 등 곳곳 폭음이란은 걸프국 미군기지에 재보복트럼프 “이란 발전소 새 공습 임박”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헬기가 격추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에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하고, 이란도 걸프 국가 미군 기지에 반격을 가하는 등 중동 지역 긴장이 휴전 이후 최고조로 치솟았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 타결 기대감이 나왔던 종전 협상도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9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군 통수권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자위적 성격의 공격을 개시했다.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추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어젯밤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 중이던 최첨단 아파치 헬기 1대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해당 헬기에 탑승한 조종사 2명은 모두 무사하지만 미국은 불가피하게 이 공격에 대응해야만 한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군은 구체적인 공격 대상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란 남부 해안 5곳의 군사 및 해군 기지, 레이더 시설, 포병 진지 등이 타깃이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측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남부 도시 시리크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반다르아바스 및 케슘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군은 총 3차례에 걸쳐 공습을 이어가는 등 지난 4월 휴전 이후 가장 강력한 화력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중동 지역 미군 기지에 잇따라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하며 반격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 기지의 목표물 4곳을 겨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알리 알살렘 미 공군기지가 있는 쿠웨이트에서도 이란의 공격이 감지됐다. 다만 미국 측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이 요격됐고 미군 사상자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 도화선이 된 아파치 헬기 추락은 전날 오만 해안 인근에서 발생했다. 미 육군의 주력 공격 헬기인 ‘AH-64 아파치’가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다 피격됐고, 중부사령부는 조사를 통해 이란의 소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CNN방송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파치 헬기가 이란 샤헤드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강의 공격형 헬기로 꼽히는 미군 아파치가 이란에 의해 격추된 건 중동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미군은 무인 수상 드론과 헬기를 동원해 탑승 조종사 2명을 모두 구조했다. 종전 협상이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루스소셜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차 경고성 발언을 내놓으며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중동의 폭군은 끝났다”며 “이란은 자신들에게 유리했을 협상을 너무 오래 미뤄왔다.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폭스뉴스에서는 “이란 발전소와 교량을 겨냥한 새 공습이 가까워졌다”고 경고했다.
  • ‘해피소’서 무더위 피하세요

    ‘해피소’서 무더위 피하세요

    서울시 관계자들이 10일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더위 대피시설인 ‘해피소’를 설치하고 있다. 에어돔 형태의 해피소 내부에는 에어컨, 송풍기, 의자, 테이블 등이 설치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 ‘AI 글라스’ 커닝 비상… 수능 때 차단책 고심

    ‘AI 글라스’ 커닝 비상… 수능 때 차단책 고심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한 채 시험을 치르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국가시험에서 AI 글라스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31일 각각 치러진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글라스를 착용하고 시험을 보려 한 응시자가 1명씩 적발됐다. 이들은 시험 시작 무렵 감독관에게 적발됐으며, 부정행위로 간주돼 해당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4년 동안 토익 응시 자격이 제한된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시험 감독관에게 여러 전자기기를 보여주고 어떻게 조치할지 학습을 시킨다”며 “적발 교육을 미리 시행한 덕분에 바로 잡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글라스는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생성형 AI 등이 결합한 안경 형태의 기기다. 착용한 상태에서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면 관련 정보를 AI로 분석해 화면이나 오디오를 통해 설명해 준다. 시험 문제를 AI 글라스에 비추면 답이나 힌트를 알려줄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도 AI 글라스를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논란이 됐다. AI 글라스가 지난달 국내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유사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벌어진 것이다. 지난달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하는 정기기사 컴퓨터기반시험(CBT)에서 AI 글라스를 쓰고 시험을 치르던 응시자 3명이 적발됐다. 교육 당국은 수능에서 관련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교육부는 현재까지 출시된 AI 글라스는 일반 안경과 구분 가능한 외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걸러낼 수 있다고 본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자기기는 반입 금지 물품”이라면서 “금지 물품을 시험장에 갖고 들어가면 시험이 무효 처리 되고 실제 부정행위를 했을 경우 1년간 응시가 제한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구글·삼성, 애플 등 여러 기업에서 AI 글라스 출시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올 하반기부터 사용자가 대폭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 수능부턴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교육부, 평가원, 시·도 교육청 등 평가를 주관하는 3개 시행 주체가 AI 글라스를 부정행위 처리 규정에 별도로 명시하는 방안을 포함해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탐지 기계를 포함해 이를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1표에도 운명 갈리는데… 1104표 증발시켜 놓고 또 “단순 실수”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1표에도 운명 갈리는데… 1104표 증발시켜 놓고 또 “단순 실수”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1투표소 입력 오류 발견했지만내부 수정만 하고 전산은 그대로오늘 최종 득표 결과 수정안 논의후보자들에 변동 사실 통보 예정 투표용지 부실 관리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른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에는 전산 입력 오류라는 중대한 과오를 저질렀다. 단 한 표가 중요한 선거에서 개표 실수는 선거 결과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선관위 측은 ‘단순 입력 실수’라는 석연찮은 해명만 내놓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선관위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1동 3투표소의 개표 결과를 같은 동 1투표소에 잘못 입력했다. 앞서 투표 기록관이 투표록 표지에 투표소를 정확히 기재했지만 내지에 3투표소를 1투표소로 오기했다. 이는 개표 분류 부서로 그대로 전달됐다. 이후 담당자들은 1투표소 결과지에 3투표소 개표 내용을 입력했다. 선관위는 선거 다음 날 오전 개표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오류를 발견했다. 3투표소 결과가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한 관계자들이 검토 과정에서 1투표소의 유권자 1104명의 투표가 빠지고 3투표소 개표 결과만 두 번 반영된 사실을 인지한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존 1투표소 개표 결과를 제대로 전산 입력했지만 잠시 후 1투표소로 잘못 적힌 3투표소 결과치가 전달되자 이를 최종본으로 알고 수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당시 오류를 찾아 내부 보고를 하고 제대로 마무리했지만 전산은 수정하지 않고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홈페이지에 공개된 득표 결과 수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해당 후보자들에게도 득표수 변동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 공직 생활을 오래 했지만 이번과 같은 투표록 오기로 인한 실수는 처음 겪은 사례”라며 “개표는 최종적으로 정확하게 마무리된 상황으로 (중앙선관위에) 전산상 수정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표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선관위에 대한 국민의 질타 속 이러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선거 담당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특히 후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배우 나나는 인정받은 ‘정당방위’…몰카범 얼굴 때린 40대는 벌금형?

    배우 나나는 인정받은 ‘정당방위’…몰카범 얼굴 때린 40대는 벌금형?

    아이돌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는 지난해 11월 자택에 침입한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흉기로 약 5㎝의 상처를 냈다. 법원은 지난 9일 “강도가 어머니를 해칠 수 있다고 여겨 대항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반면 공중화장실에서 자신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40대 여성은 마찬가지로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지난 1일 폭행 혐의가 인정돼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남성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한 것은 방어의 의도를 넘어선 공격에 해당한다는 취지에서다. 정당방위 요건에 대한 법원의 엄격한 해석을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면서 정당방위 인정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에서 정한 정당방위의 요건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을 방어하기 위한 행위’이거나 ‘방어 목적 이상의 공격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단순히 공격의 선후 관계를 떠나 공격이 계속 진행 중인지,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체적 차이가 큰지, 사회통념상 방어 행위가 과도하지는 않은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사회통념상 ‘과도한 대응’과 ‘과도하지 않은 대응’을 일률적으로 나누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해석의 여지가 큰 영역이다 보니 사안에 따라 정당방위의 인정 여부가 크게 갈린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같은 직장에 다니던 A씨와 B씨는 미국 출장 중 말다툼을 벌였고, 몸싸움으로 번졌다. B씨가 먼저 A씨의 멱살을 잡은 후 바닥에 서로 넘어졌고 A씨가 B씨의 얼굴을 2회 가격했다. 재판에서 A씨는 ‘B씨가 먼저 목을 졸라 때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당방위와 과잉방위 모두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상해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반면 버스기사로 근무하던 C씨는 차고지에서 배차 순번 문제로 D씨와 다투다가 D씨의 멱살을 잡은 뒤 무릎으로 낭심을 찬 혐의로 기소됐지만, ‘정당방위’가 인정돼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D씨는 키 169cm, 몸무게 72kg의 남성인 반면, C씨는 키 153cm, 몸무게 약 50kg의 여성’이라는 점을 근거로 “계속되는 피해자 폭행에 맞서 이를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당방위가 성립한다고 봤다. 정당방위 법리를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답보 상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주도로 ‘현재의 부당한 침해’라고 명시한 부분을 ‘현재 또는 임박한 미래’로 수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일각선 외국처럼 주거 공간 등에 한해서 정당방위를 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집을 ‘반드시 보호 받아야 할 공간’으로 보고 주거 침입에 대한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한다. 홍민수 법률사무소 지우 변호사는 “외국처럼 총기 휴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정당방위를 좁게 해석하고 있지만, 반대로 억울한 사람들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정 상황에서 ‘방어 행위’의 인정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권은 짧다” 여운 남긴 정청래… 李를 尹에 빗댄 친청 이지은 사퇴

    “정권은 짧다” 여운 남긴 정청래… 李를 尹에 빗댄 친청 이지은 사퇴

    정, 친명계 사퇴 요구에 선긋기김민석은 의장 예방 광폭 행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총평하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친청(친정청래)계에서는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 대통령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비유하는 발언까지 나와 논란이 커지는 등 당권 대결이 벌써 달아오른 모습이다. 정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이후 국회에서 처음 열린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도 겸허히 받들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도 했다. 특히 정 대표는 회의 말미에 추가 발언을 통해 “여당이 여당다울 때 국민은 항상 선택적으로 지지해왔다”며 ‘정권은 짧다’는 총평을 남겼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및 당무에 관한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의 발언은 선거 이후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사퇴 촉구 목소리에 대한 분명한 거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전날 이 대통령 출국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선거 결과에 대한 당 지도부 책임론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친청계 이지은 대변인은 이날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이 대변인은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우리가 윤석열을 보면서 윤석열이 누구를 찍어 당 대표 시키고 (하는 것을) 엄청나게 욕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시는 건가”라고 발언했다. 이 대통령이 차기 당권 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나오자 이렇게 비판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윤석열을 그렇게 욕했는데 우리 대통령이 그렇게 하신다고? 설마 그럴 리 없다’는 취지였다”며 “굳이 비유 대상에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올릴 필요는 없었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국회를 찾아 조정식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김 총리는 “여야가 대화를 통해 국정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최대한 노력하면서 의장님과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상의드릴 기회가 곧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와 정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6·10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반갑게 포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법관 ‘셀프겸직’ 통제 한계… 위원장·위원 모두 상근으로 바꿔야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법관 ‘셀프겸직’ 통제 한계… 위원장·위원 모두 상근으로 바꿔야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중앙선관위원 중 상임위원 1명 뿐본업 재판 업무에 현장 행정 공백회의 때만 잠시 참석 ‘뒷짐 합의체’실질 행정 권한 사무처가 쥐락펴락텅 빈 컨트롤타워가 선거 참사 불러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 참정권을 훼손하는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배경 중 하나로는 ‘텅 빈 컨트롤타워’가 지목된다. 선거 관리의 최종 책임자들이 본업을 따로 둔 채 회의 때만 모이는 ‘뒷짐 진 합의체’로 운영되다 보니 현장 관리도 안 되고 사후 대응도 엉망인 행정 참사를 키웠다는 것이다. 10일 선관위에 따르면 총 9명의 중앙선관위원 중 선거 업무를 전담하는 상임위원은 단 1명뿐이다. 지난 8일 지명 해제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포함해 8명의 위원은 모두 비상임이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중앙선관위는 대법관이, 시도 선관위는 지방법원장이, 시군구 선관위는 지법 부장판사가 위원장직을 겸하는 게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대법원장이 중앙선관위 위원을 추천하지만 사실상 대법원장이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시도 선관위 사정도 마찬가지다. 17개 시도 선관위 중 12곳의 위원장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의 법원장이고, 나머지 4곳의 위원장은 지방법원장이 추천한 해당 지역 고등법원의 수석부장판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지난 5일 사퇴했다. 이들 모두는 취임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시점에서 선관위원장직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본연의 재판 업무와 법원 행정을 수행해야 하는 위원장들이 선관위 일선 현장의 행정 공백을 사전에 감지하거나 밀착 통제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였던 것이다. 결국 위원회는 정기 회의에 잠시 참석해 실무진이 올린 안건을 사후 추인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방법원장이 취임한 뒤 스스로를 위원으로 추천해 위촉된 후 형식적인 호선 절차를 거쳐 위원장에 취임하는 절차도 그동안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적으로 이른바 ‘셀프 추천’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선관위원장도 모두 해당 지역 법원의 부장판사급들로 채워져 있다. 컨트롤타워가 현장과 분리되면서 선관위의 실질적인 인사, 예산, 행정 권한은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처’로 온전히 집중되는 기형적 현상이 발생했다.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 상임위원 전원이 선관위 내부 출신으로만 채워져 있다는 사실도 이 구조적 폐쇄성을 보여준다. 선관위법상 법관·검사·변호사 5년 이상 경력자나 행정학·정치학·법률학 부교수 이상 경력자도 상임위원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외부 인사 없이 내부 인력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원회의 견제가 느슨해진 사이 사무처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됐고, 결국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관리 부실 사태를 낳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승수·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0일 별도 회의 없이 사무총장 전결로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을 기존 유권자의 60%에서 50%로 낮췄고, 같은 달 24일에는 선거정책실장 전결로 관련 사무편람도 동일하게 개정했다. 위원회 의결은 물론 공식 회의조차 한 번 없이 사무처 내부 2인의 결재만으로 핵심 선거 관리 기준이 바뀐 것이다. 전문가들은 법관이 각급 선거관리위원장을 겸하는 관행을 깨지 않으면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고 책임자인 위원장을 포함한 선관위원들이 비상임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선관위 업무를 충분히 파악하거나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며 “조직이 느슨하고 방만하게 운영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을 포함한 선관위원 모두를 상임 중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외부의 감시와 통제 장치를 강화한다면 정치적 중립성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선거 행정과 조직 운영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조직을 더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은 선거관리기구 수장을 상근직으로 두거나 위원장 자격을 법관으로 한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최고선거관리관이 상근하며 조직 운영을 총괄하고, 인도는 선관위원 모두 상근 체제로 운영된다. 현직 대신 전직 대법관을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거관리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인사 가운데 정치적 중립성이 검증된 전직 대법관을 선발한다면 상임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등 4부 요인이 만난 자리에서도 선관위원장 상임화 문제가 논의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 출범식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의 상근체제 전환 등 선관위 조직 개혁을 위한 선관위법 개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이날 서울시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선관위는 중앙에서부터 광역 시도, 기초 시군구까지 방대한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정작 선거 현장의 핵심 업무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 떠넘겼다”며 “그 결과, 현장을 모르는 선관위,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하는 선관위,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회피하는 선관위가 돼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오~ 필승코리아’ 울려퍼진 멕시코… 태극전사, 체코 장신 벽 깬다

    ‘오~ 필승코리아’ 울려퍼진 멕시코… 태극전사, 체코 장신 벽 깬다

    애국가·BTS 응원가 등 리허설 분주경기장 주변엔 경찰·군 경비 삼엄체코팀 신장 190㎝ 넘는 선수 즐비수비 무너뜨릴 세트피스·역습 집중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10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취재 카드를 받으러 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기억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붉은악마’ 응원가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번 대회의 지역 개막전이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경기를 앞두고 개최국인 멕시코와 지방 도시인 과달라하라의 속뜻을 읽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해발 1571m 고지대인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 도착한 순간 경기장에선 거짓말처럼 애국가가 연주됐다. 12일 오전 11시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첫 경기이자 미국·캐나다와 이번 대회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개막전을 점검하기 위한 최종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개막을 앞둔 경기장은 과달라하라 경찰, 할리스코주 방위군, 사설 경호업체 등 삼엄한 경비 인력에 촘촘하게 막혀 있었지만, 경기장 내부의 분위기는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한 노력으로 분주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진 직후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대표팀을 소개합니다”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1번 김진규, 2번 이한범, 3번 이기혁” 등 태극전사들을 소개했다. 물론 번호는 임의대로 붙였다. 한국 선수들을 소개하는 순간에는 멕시코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불타오르네’가 울리기도 했다. 과달라하라 첫 경기 리허설 현장에 2시간 가까이 머물렀지만 한국의 상대국인 체코의 국가나 선수 안내는 들리지 않았다. 같은 시간 경기장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 집결한 대표팀은 190㎝가 넘는 체코 장신 선수들에 대비한 막바지 훈련에 땀을 쏟았다. 훈련 과정은 대회가 임박한 상황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들은 공격 전술, 수비 전술과 함께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체코를 상대로 대표팀은 중원 수비의 차단과 빠른 속력을 바탕으로 한 역습을 중점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사전캠프가 있었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보다 과달라하라에서 보이는 선수단의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면서 “지금 분위기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기의 주심은 이집트 출신 아민 오마르에게 배정됐다. 그는 경기 중 파울을 자주 지적해 경기 흐름을 끊기보다는 선수들이 원활하게 플레이를 이어가는 데 더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다. 한 글로벌 스포츠 매체는 지난 4월 오마르에 대해 “변호사처럼 정확한 판정을 한다”면서 “위치 선정과 어드밴티지 룰을 지능적으로 활용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꿀단지’ 된 선관위… 월 1회 회의만 해도 위원장 수당 연 3780만원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꿀단지’ 된 선관위… 월 1회 회의만 해도 위원장 수당 연 3780만원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비상임 명예직’인 중앙선거관리위원이 받는 활동비와 수당 등은 매월 200만원이 넘는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선관위의 폐쇄성 탓에 출근 여부, 회의록도 국민들은 확인할 수 없지만 매월 수당은 따박따박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법에 따르면 현행 선관위 위원 9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임위원 8명은 선관위로부터 급여를 받을 수는 없다. 대신 선거 사무 등 일정 업무를 할 때마다 일비·실비가 지급된다. 중앙선관위원장의 경우,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 명목으로 월 290만원을 받고, 1회 출근할 때마다 출근수당 명목으로 15만원을 받는다. 또 검토하는 안건당 10만원씩 수당이 추가로 지급된다. 1년에 최소 3780만원을 받아가는 셈이다. 중앙선관위원은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이 월 215만원으로 위원장에 비해 75만원 적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 기간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월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선관위에 월정액 지급 관행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며 두 차례 시정을 요구했다. 예산 당국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지침을 통해 전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비상임위원의 위원회 참석비를 월정액으로 계상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해 왔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2023년 1월부터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을 일시적으로 지급하지 않다가 2024년 선관위법이 ‘예산 범위에서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뀌자 다시 지급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비상임 위원들의 활동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월정액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선거 관리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부족하고, 의지도 없는 이들이 선관위에 들어올 이유는 없다”며 “내부 감사 기구와 함께 개방적인 거버넌스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李 “초과이익 국민 분배, 기본소득 같은 새 메커니즘 필요”

    李 “초과이익 국민 분배, 기본소득 같은 새 메커니즘 필요”

    “남북 관계서 트럼프가 도움 될 것”사법리스크엔 “악순환의 희생양”벨기에 순방 중 EU 지도부와 회담“북한 핵·탄도미사일 우려” 공동성명양국 비밀정보보호 협상 개시도 합의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인공지능(AI) 발달로 발생한 부의 배분 방안과 관련해 “초과 이익(excess profits)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산업 등의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를 배분하는 문제를 장기적으로 정부에서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 세수는 미래 세대를 위해, 또 대한민국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데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초과 이익 배분에 대해서는 “국가 산업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제여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취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특정 기업이나 사안에 대한 언급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북미 대화에 기대를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민주화가 된 이후 역대 대통령의 절반 이상이 탄핵되거나 감옥에 간 것을 지적하며 대북송금 사건 등 5건의 재판이 걸려 있는 이 대통령의 미래 또한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 매체에 자신 또한 ‘악순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벨기에를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과 코스타 상임의장은 북한에 대해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했다. 특히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관련한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남북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및 비핵화 달성을 통해 한반도에서 평화적 공존과 공동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적극적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한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한다”며 “북한이 국제기구 및 인도주의 기구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양 정상은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상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고 했다. 양측은 또 안보·방위 협력 강화를 위해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의 EU 방문은 8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EU가 추진 중인 철강 관세쿼터(TRQ),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규제 입법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 방첩사, 49년 만에 해체…세평수집·동향조사 폐지

    방첩사, 49년 만에 해체…세평수집·동향조사 폐지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던 국군방첩사령부가 출범 49년 만에 전격 해체된다. 방첩사의 방첩·보안·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부 산하에 신설되는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 등으로 분산되고 세평 등 군 안팎 정보 수집 기능은 아예 사라진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 국방부 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방첩사의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는 새로 창설되는 국방방첩본부가 담당한다. 방첩본부장은 소장급 장성 또는 2급 군무원이 맡는다. 또 중앙보안감사 및 보안사고 조사 등 군내 보안업무는 신설되는 국방보안지원단이 담당한다. 안보수사 기능과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한다. 권한 남용이 우려됐던 동향조사·인사첩보·세평수집 기능은 전면 폐지된다. 방첩사가 해체 및 축소되면서 기존 인력 3000여명 가운데 1000여명은 원 소속 부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신설하는 방첩본부에 대해서도 권력기관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 감찰 기능을 강화한다. 방첩본부 감찰실장에는 외부 고위감사 공무원을 임명해 투명성을 높이고,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장관 직속으로 설치해 외부 감시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국회 통제도 강화한다. 방첩정보활동 기본지침을 수립해 국회에 정기 보고하고 상임위원회가 요청하면 주요 업무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국방부는 방첩활동의 범위 및 불법 활동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한 ‘군 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안 장관은 “개편안은 단순히 조직개편이나 기능 조정을 넘어 우리 군의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는 ‘국민의 군대 건설’의 역사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첩사는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출범한 뒤 때마다 개혁 대상으로 거론됐다. 꾸준히 명칭을 바꾸고 조직에도 변화를 줬지만 실질적인 기능과 권한은 거의 축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에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파견하고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핵심 임무를 수행하면서 개혁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군 정보기관 개혁’을 공약했다. 민관군 특별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 방첩사가 갖고 있던 주요 기능을 분산하는 내용의 개편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약 5개월간 검토를 거쳐 최종 개편안을 확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 부대령 제·개정이 완료되는 7월 말 창설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군 관계자는 “방첩과 보안, 수사를 각기 다른 기관이 담당하게 돼 업무 협조가 원활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라며 “그 과정에서 보안 유지가 실질적으로 가능할지도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 선관위 “증거보전 ‘투표용지 상자’ 이미 폐기…인멸 의도 없었다”

    선관위 “증거보전 ‘투표용지 상자’ 이미 폐기…인멸 의도 없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사라진 투표용지 보관 상자가 이미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상자는 지난 9일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의 증거보전 신청이 받아들여져 10일 오후 3시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와 법원 관계자들이 현장 검증을 통해 확보하려 한 증거물이다. 증거보전은 결국 불발됐다.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9일 낮 12시쯤 폐기물 업체에서 해당 상자를 수거해갔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에서 증거보전 대상 목록이 넘어온 건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쯤으로, 해당 상자를 보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증거보전 신청이 들어온 줄 알았더라면 논란이 될 만한 것이니 보관했을 텐데, 8~9일 각 투표소들로부터 반납 물품을 받으며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 상태라 보관 의무가 없는 것들은 중간중간 폐기물 업체를 통해 버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상자는 각 투표소에 처음 투표용지를 배부할 때만 쓰는 박스라 대부분 투표소에서 자체 폐기하는 것”이라며 “증거 인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증거보전 결정으로 법원이 확보하려 한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의 부실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물품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5일 경찰이 1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투표 종료 35시간 만에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 2개를 반출한 뒤 시위대가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선관위가 두고 간 물품을 뒤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투표용지 박스 겉면에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 1900매, 박스 1개 중 1번’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투표소의 선거인 수는 3856명으로 파악됐다. 투표지가 선거인의 49.3% 분량만 준비된 것으로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에 못 미쳤다. 증거보전 신청을 했던 김 최고위원은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의 ‘50%’ 내부 기준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부분을 확보하는 증거”라며 이르면 오는 15일쯤 선거소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확보하려는 증거가 여기 없는 만큼 사실조회 답변이 오는 것을 보고 개표소에 있는 투표함에 대한 증거보전을 추가로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선관위, 공식회의 없이 내부 전결로 투표용지 축소 결정”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의 60%에서 50%로 낮출 때 공식 회의 없이 내부 2인의 전결만으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국민의힘 김승수·김민전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0일 별도 회의 없이 사무총장 전결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에서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을 기존 60%에서 50%로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24일에는 선거정책실장 전결로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도 같은 내용으로 개정했는데, 이때도 공식 회의는 없었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송파구 선관위는 잠실3·4동을 제외한 나머지 25개 동의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50%로 결정했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은 2009년 80%에서 2016년 70%, 2021년 60%로 줄어왔다면서 “사전투표율 증가, 짧은 인쇄 시간으로 투표용지 인쇄소 확보의 어려움, 수백만장 투표용지 검수 및 보관의 어려움, 잔여 투표용지 분실 등의 우려에 따른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일에 투표율 대비 과도한 양의 투표용지를 인쇄할 경우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곳은 전국 91개 투표소로, 서울 42곳, 경기 23곳, 인천 11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경남·전남 각 2곳, 충북·전북 각 1곳이다. 투표용지 부족분도 처음에는 4726장이라고 보고됐지만 전날 선관위가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실에 새로 제출한 자료에선 7194장으로 늘었다.
  • 앰코도 1조 증설… 광주로 ‘반도체 머니’ 몰려온다

    앰코도 1조 증설… 광주로 ‘반도체 머니’ 몰려온다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인프라가 집적된 광주 첨단3지구에 최근 국내외 반도체 대기업들의 투자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AI 연구개발특구 지정 등에 이어 최근 데이터센터 설립, 반도체 생산공장인 팹(fab) 유치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첨단3지구가 대표적인 수혜 지역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광주시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광주 첨단지구에 위치한 주요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2035년까지 1조 90억원을 들여 공장 증설에 나선다. 앰코가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에서 수주한 반도체 패키징 물량이 최근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4000여명의 직원을 고용 중인 앰코는 1단계로 2030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면 적어도 1000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도 첨단지구 인근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투자 계획을 사실상 확정,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수십조원을 투입해 첨단3지구 등 광주 지역 20만여평 부지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제조는 ▲회로 설계 ▲실리콘 웨이퍼 표면에 나노 단위 미세회로를 새기는 ‘전공정’ ▲완성된 웨이퍼를 가공해 칩 형태로 패키징하고 조립·검사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후공정 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반도체 팹 대비 전력 및 용수 사용량이 매우 적어 비교적 쉽게 공장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공정은 전공정에 비해 직접 고용 인원이 2~3배 많아 일자리 부족, 청년 유출이 심각한 이 지역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의 국내 생산설비도 첨단3지구 인근 삼성 제3공장 부지에 짓기로 하고 최근 설계를 마무리했다. SK그룹과 오픈AI가 합작해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구축하는 ‘서남권 데이터센터’도 첨단3지구 근처인 장성 지역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은 8일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출범식에서 “전남광주특별시에 대한 세계적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 등 대기업의 반도체 공장 투자가 가시화되자 지역 경제계는 적극 반기고 있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지역 경제 각 분야에 활기가 도는 것은 물론 광주가 청년이 몰려드는 성장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문영(광주 광산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광주를 미래 산업 전환의 중심이자 반도체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광주 첨단3지구가 AI, 반도체 중심 산업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통합특별시 출범의 혜택을 가장 먼저 보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대담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차기 공장 입지와 관련해 “어디에 어떻게 짓겠다는 것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일단 지금은 용인 클러스터를 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어딘가로 가지 않을 수는 없고 준비가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무조건 한국에만 짓겠다’ 이것도 아닐 수도 있다”며 “시장이 그다음에 전혀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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