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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진짜 꿈은 뭐였을까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진짜 꿈은 뭐였을까

    사느냐 죽느냐.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가 햄릿에게 준 명대사는 햄릿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순정녀의 대명사인 줄리엣은 로미오와의 사랑 말고 다른 꿈은 없었을까. 그렇다면 로미오는? 3일 재연의 막을 내린 창작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은 기존 셰익스피어 연극 속 주인공들의 삶에 재미난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사느냐 죽느냐’보다 ‘쓰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했던 햄릿, 칼싸움을 좋아한 씩씩한 소녀 줄리엣, 뭐든 주인공이 되고 싶은 무대 체질 로미오까지. 세 인물의 진짜 꿈을 찾아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셰익스피어는 “모든 작품이 비슷하다”, “작품의 깊이가 없다”는 세간의 비판에 고통스러워한다. 불멸의 명작을 쓰고 싶은 그는 ‘명작, 이대로만 따라 하면 쓸 수 있다’라는 제목의 작법서를 따라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한다. 그러나 원고를 쓰던 중 바람이 불어 원고가 뒤죽박죽 섞였고 햄릿과 로미오, 줄리엣의 캐릭터가 섞이는 사태가 벌어진다. “나는 덴마크의 왕자 줄리엣”이라는 대사처럼 캐릭터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벗어난 대사를 내뱉으며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나 이들은 뒤죽박죽인 상황 속에서 진짜 마음속 꿈을 하나둘 발견하게 된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 대한 복수보다는 시를 쓰고 싶은 햄릿, 로미오보다 칼이 더 좋은 줄리엣, 장르를 불문하고 주인공이 되고 싶은 로미오의 꿈이 맞물려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주자들이 단순히 반주만 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데 감초 역할로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모든 낮은 밤이다, 당신을 보기 전까지는/ 모든 밤은 낮이다, 꿈이 당신을 비춰주면”(셰익스피어의 소네트43 중)처럼 셰익스피어가 쓴 다른 작품의 문장까지 등장해 작품의 매력을 키웠다. 셰익스피어는 원래 이야기로 되돌리고 싶어 하지만 꿈을 찾은 햄릿과 로미오, 줄리엣은 주저한다. 셰익스피어는 “누군가가 너희를 기억하는 한 너희는 존재할 수 있다”면서 각자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셰익스피어까지 네 사람은 각자의 파라다이스에서 보낼 행복한 인생을 꿈꾼다. 배우들의 맛깔 나는 연기 중에서도 특히 셰익스피어와 작품 속 캐릭터를 오가며 일인다역을 소화하는 셰익스피어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극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음악도 돋보이는 요소다.이야기를 쓴 김한솔 작가는 “영국에서 대학원을 다녔는데 셰익스피어의 고향에서 작품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 걸 보고 ‘만약에 햄릿, 로미오, 줄리엣이라는 캐릭터들끼리 만나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라고 생각한 것이 계기였다”고 말했다. 2021년 초연 이후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 공연을 거쳐 이번에 재연하면서 초연보다 더 세밀하게 다듬었다. 김 작가는 “수정을 거치며 재연이지만 초연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연 연출은 “그다음 이야기가 비극일지 희극일지 모르는 인생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통해 응원과 박수를 전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전했다. 관객들은 “그때까진 오늘을 살아보는 수밖에”라고 다짐하며 알 수 없는 미래지만 지금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려는 줄리엣처럼 진짜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 제자가 아내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제자가 아내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같은 집에 사는 부부와 남편의 제자 사이에 삼각관계가 형성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같은 설정이지만 클래식 음악사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와 로베르트 슈만(1810~1856) 그리고 클라라 슈만(1819~1896)이 그랬다. 2~3일 서울 종로구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둔 연극 ‘슈만’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잘나가는 지휘자와 연주자였던 슈만 부부에게 어느 날 천재 음악가 브람스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셋의 묘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보다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았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독일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있던 로베르트는 어느 날 오케스트라가 자신이 아닌 다른 지휘자를 세우기로 했음을 통보받는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내 클라라. 로베르트는 자신의 확고한 지위가 흔들리자 화가 나면서도 아내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 한편으로는 인정하는 마음이 생긴다. 실제로도 클라라의 능력이 뛰어난 덕에 무명의 작곡가였던 로베르트 역시 음악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틈에 찾아온 브람스는 로베르트가 다시금 음악가로서 열정을 불태우게 하는 인물이다. 추천을 받고 로베르트에게 온 브람스는 집에 있는 고급 피아노를 두드리며 단번에 자신의 재능을 뽐낸다. 천재의 스승이 되고 싶었던 로베르트는 클라라의 반대에도 브람스를 자신의 집에서 지내도록 한다.클래식 음악계 남자 작곡가들은 수많은 사랑의 역사를 남겼지만 브람스처럼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도 평생 한 여인만을 바라보며 가슴앓이한 작곡가는 드물다. 브람스는 “삶의 주인공이 되라”며 클라라가 얼마나 재능있는 사람인지 그런 클라라를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백한다. 서로 마음이 있으면서도 그 관계를 파멸로 끌어가지 않고 애틋하게 선을 지켜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답다. 로베르트와 브람스는 서로 갈등 관계에 놓인 설정이지만 클라라가 음악가로서 빛나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가부장적인 인물이던 로베르트 역시 후반부에는 자신 때문에 피아니스트로서 활발히 활동하지 못한 클라라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클라라에게 “진짜 당신의 삶을 살라.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라”고 말한다. 연극 ‘슈만’은 이 세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찬 관계였음을 따뜻하게 조명한다.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특히 괴팍하면서도 아내와 제자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로베르트 박상민, 기품 있게 캐릭터의 우아함을 살리는 클라라 이일화의 조합이 남다르다. 이일화는 “올 한해 계속된 촬영으로 쉼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선택했고 이렇게 기품있고 고혹적인 클라라라는 여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 대로 클라라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한다.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연극답게 로베르트의 트로이메라이,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등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비록 연출의 한계상 MR로 대체한 점은 아쉽지만 낭만적인 음악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연극 ‘슈만’이 전하지 못한 뒷이야기는 어떻게 됐을까. 브람스는 평생 먼발치에서 클라라를 지켜보며 평생 독신으로 산다. 요즘 시대에도 보기 드문 순정남 브람스는 스승의 아내가 죽은 충격으로 1년 뒤 그녀를 따라 죽으며 영원히 가슴 아린 이야기를 남기고 떠났다.
  • 현대판 제주 풍속화 속으로… 이왈종 화백 ‘빛의 벙커’ 첫 전시

    현대판 제주 풍속화 속으로… 이왈종 화백 ‘빛의 벙커’ 첫 전시

    “작품과 삶에서 제가 늘 염두에 두는 주제는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분들도 저처럼 ‘중도(中道)와 연기(緣起)’에서 오는 행복을 느껴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 이왈종(78) 화백이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빛과 음악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벙커’에서 국내작가로는 처음으로 전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빛의 벙커에서 선보이는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展은 서귀포를 사랑해 정방폭포 인근에 왈종미술관까지 세운 이 화백의 독창적인 작품을 빛과 음악으로 재해석한 ‘AMIEX(아미엑스, Art & Music Immersive Experience)’ 전시다.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을 통해 모든 존재를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하는 작가의 ‘중도(中道)’ 철학과 평면부터 목조, 판각, 한지 부조, 설치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조형 세계를 소개한다. 특히 몰입형 예술 전시 구성을 통해 작품 속 모든 개체가 살아있는 듯한 초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는 이 화백의 풍부한 색채와 자유로운 화면 구성을 극대화한 연출로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특히 전통회화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 소재를 그려낸 이 화백의 현대판 풍속화를 생동감 있게 구현해 낸다. 전시는 총 5개의 시퀀스로 구성되며, 화백의 중도적 예술관을 표현한 ‘나무에서 펼쳐지는 세상’,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제주의 한적한 삶을 그린 ‘제주의 자연과 생활’, 화백의 취미를 소재로 한 ‘일상의 일탈’, 다양한 입체 작품을 선보이는 ‘입체적 상상’, 소멸의 아름다움을 그린 ‘연기의 소멸’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천상병 시인의 시 ‘막걸리’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의 신작이 포함되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특히 제주살이 30년이 넘은 이 화백은 제주에 머물며 제주의 자연과 생활, 철학적 사유를 투영한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한국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도시의 일상과 전경을 표현하는 연작이다. 우리고유의 종이에 아크릴 등 서양화 재료를 섞는 등 재료나 기법도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박진우 (주)티모넷 대표는 “빛의 벙커 오픈을 준비하면서 해외 작가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외 작품의 교류를 목표로 삼았다. 한국적인 정서를 화폭에 담아온 이왈종 화백의 예술 세계를 콘텐츠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한다”면서 “사운드트랙은 전통 악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재료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는 독창적인 시도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이 화백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 서귀포시 성산에 위치한 ‘빛의 벙커’는 티모넷이 선보인 국내 최초 몰입형 예술 전시관이자 유휴공간을 빛으로 재탄생시키는 ‘빛의 시리즈’의 국내 첫 번째 프로젝트다.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숨겨진 벙커를 문화 재생 공간으로 재조명했다. 이번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展은 메인 전시 ‘세잔, 프로방스의 빛’과 함께 2024년 3월 3일까지 운영된다.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빛의 벙커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황정민, 카메라 앞 완전히 다른 사람 바뀌더라”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황정민, 카메라 앞 완전히 다른 사람 바뀌더라”

    관객 300만 돌파를 앞둔 ‘서울의 봄’이 영화를 빛낸 5인의 캐릭터에 대한 비하인드 영상을 1일 공개했다. 영화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촬영 전 예행연습을 하는 감독과 배우의 모습, 웃음이 터지는 생생한 촬영 현장을 담은 5분 분량 제작 과정 영상을 이날 네이버TV 등에 공개했다. 공개한 영상에서 보안사령관 전두광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순간순간에 이 사람이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하고 대처를 하는지,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 저한텐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많은 자료들을 찾아봤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자세 하나까지 고민하고 연습하면서 “아이고, 어렵다”고 연신 혼잣말하기도 한다.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에 대해 “카메라 앞으로 나갈 땐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완전히 새로운 전두광으로 변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 황정민의 연기에 감탄했다.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의 정우성은 “부대 장병들을 대할 때의 마음 자세, 정당한 리더십의 당당함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에 수없이 나왔던 이태신의 통화 장면에 대해 “(이태신이) 전화로 계속해서 도와달라고(한다). (상황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이런 정우성에 대해 “딱 중심을 잡고 있으니까. 좋은 동반자였던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서로 갈등하는 역이지만, 서로의 존재가 연기에 든든한 에너지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김 감독은 “정우성과 여러 번 작업을 했지만 자기의 행동이나 방식이 제일 많이 녹아들어 가지 않았나”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김 감독은 참모총장 정상호 역을 열연한 이성민에 대해서는 “상황과 장면에 대해 이해해서 명료하고 정확한. 그런데도 되게 자연스럽고,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배우 박해준은 자신이 맡은 극 중 9사단장 노태건 역에 대해 “전체 사조직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로, ‘결코 이 사람도 말랑말랑하지 않구나‘ 이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그를 가리켜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 같은 면을 굉장히 잘 표현해 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밖에 김성균은 “신념과 자기가 가야할 길을 똑바로 한길로 가는 그런 인물(이다)”라고 헌병감 김준엽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의 봄’ 입소문을 타고 1일 오후 기준 295만 2900여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결말을 알고 보더라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력, 배우들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가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을 앞두고 예매율이 무려 64.5%를 기록했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400만까지 돌파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책장에 파묻혀 나를 읽다… 정원을 거닐며 나를 잊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장에 파묻혀 나를 읽다… 정원을 거닐며 나를 잊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는 시구가12월이면 조급해지는 내게 뜻밖의 위안공장 리모델링 후 예술전문도서관 탄생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서·원서들에 눈길회원제로 운영… 입장료는 커피 한 잔 값 서울신문은 1일부터 3주에 한 번 ‘박상준의 서행(書行)’을 연재합니다. 책과 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소개해 보자는 취지의 코너입니다. 앞으로 유익하면서도 볼거리가 풍성한 여행지를 발굴해 훈훈한 서풍(書風)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여행이 일이 될 때 그건 직장에서 엑셀 파일을 정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설령 출장일지언정 여행을 서둘러서야 되겠는가. 그런 날은 출장길에서 비켜나 가까운 도서관에 간다. 잠시 여행을 멈춰 세우는 것이다. 실상 도서관에서 하는 행동이란 책을 읽거나 창밖의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거나 하는 게 전부다. 그걸 사색이나 명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때로는 숨길이 열리고서야 비로소 내 서 있는 곳을 깨닫는다. 이곳은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 도서관이다. 타인의 책장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애타는 서두름은 잦아든다. 일이 조금 늦어지면 어떤가. 사람이 죽고 사는 일도 아닌데, 하면서. 그런 순간이 도서관의 여유, 여행의 이유는 아닐까.●기계가 멈춘 곳에… 도서관이 살아 있다 12월, 한 해의 끝 달이다. ‘벌써’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지난해 말에도 같은 말을 하고 비슷한 글을 쓴 기억이 난다. 12월은 그런 달이다. 괜히 길어진 그림자마저 가책하게 되는 시절. 그저 후회보다 미련 정도의 감정일 텐데 말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강원 영월의 어느 작은 도서관에서 무심코 집은 책 한 권이 힘이 됐다. 신형철 작가의 ‘인생의 역사’였다. 더 정확히는 ‘인생의 역사’에 실린 김수영의 시다. 이렇게 시작한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2023년 내내 애타는 마음에 서두를 때면 이 문장을 상기했다. 하필 시의 제목은 ‘봄밤’이다. 겨울밤에 읽은 봄밤이라니. 다음달이면 2024년이다. 한 해를 더듬어 마무리하기 좋을 시기다. 거창한 회고가 아니더라도 한번은 자신과 마주하며 자신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 줘도 좋겠다. 그런 여행을 원하고, 그런 공간을 찾고 있다면 F1963 도서관을 이달의 처방전으로 슬쩍 건네고 싶다. 도서관이 무슨 여행이고 위로일까 되묻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낯선 도시를 달리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고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If you have a garden and a library, you have everything you need.” F1963 도서관에 들어서니 로마의 정치인이자 작가 키케로의 글이 마중한다. 안내 데스크 뒤편에 붙어 있던 문장이다. ‘도서관(또는 서재)과 정원만으로 삶은 충분하다’, 나는 이렇게 읽었다. 비록 자연이 움츠러드는 계절이기는 하나 겨울 정원은 앙상한 그대로 살아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F1963 도서관은 고려제강의 문화재단1963에서 운영하는 예술전문도서관이다. F1963은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963년부터 2008년까지 와이어를 생산하던 공장이다. 그래서 공장(Factory)의 ‘F’와 공장이 문을 연 1963년을 따와 이름 붙였다. 리모델링은 2023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조병수 건축가가 맡았다. 2016년 개관 초기부터 꽤 소문이 났으니 여행 좋아하는 이들은 한 번쯤 들어 본 이름일 테다. 그럼에도 이곳을 다녀간 이들조차 ‘거기에 도서관이 있었어?’ 하고 반문한다(테라로사만 있는 게 아니다). 도서관에 들어서서는 또 ‘이런 도서관이 있었어?’ 하고 감탄한다. 정작 F1963 도서관 입구는 단출하고 소박하다. 자연스레 달빛가든에 기댄 작은 문이겠거니 한다. 그러고도 곧장 들어서지 못하는 건 입간판 아래 볕을 쬐는 ‘호랑이’ 때문이다. 도서관 사람들은 얼룩무늬 길고양이를 그리 부른다. 2년째 달빛가든을 배회하고 있다는 건 누군가 녀석의 안위를 살피고 있다는 뜻이겠다. 그 다행함이 내 일처럼 반가워 쪼그려 앉은 채로 눈인사를 나눈다.●망미동 F1963의 9와4분의3 플랫폼 처음 찾는 이들은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역의 9와4분의3 플랫폼을 떠올릴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들어서던 비밀의 문처럼 F1963 도서관은 바깥과 다른 세계다. 작은 문틀 너머로 이토록 근사한 세상이 열릴 거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도서관 실내는 삼면의 벽을 채운 서가와 반 층 정도 내려선 홀로 이뤄진다. 건물은 옛 구조를 살린 재생 공간이라 층높이가 낮다. 책꽂이를 벽으로 돌리고 중앙홀을 여유롭게 비워 내니 한층 깊고 편안하다. 분명 도서관인데 잘 꾸민 서재 같기도 하다. 잠시나마 번잡한 일상을 잊기에 알맞은 장소다. 조금은 우아하고 호기로운 독서여도 무방하겠다. 실내를 한 바퀴 돌고 나서는 일별했던 책 한 권을 꺼내 중앙홀에 앉는다. 머리 위로는 노출 천장을 가린 흰색 패브릭의 행렬이 펼쳐진다. 파도처럼 넘실대는데 마치 책장을 넘기는 듯한 모양새다. 그러니 책을 읽지 않고 멍하니 머무는 것만으로 사색이 깃든다. 명상에 너무 큰 의미를 둘 건 없다. 마음 가라앉히는 그곳이 명당이다. 천천히 예열을 끝내고서야 ‘건축과 풍화’(수류산방)의 첫 장을 넘긴다. ‘건축과 풍화’는 조성룡 건축가와 심세중 편집장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서울 선유도공원, 충남 홍성 이응노의 집, 광주 의재미술관 등 그의 건축은 땅을 대하는 태도가 한결같아 좋아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어진 질문에 정답(correct answer)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응답(response)하는 일, 응답으로 질문을 이어 나가는 일이 아닐까?” 타로카드처럼 무턱대고 펼쳐 든 페이지 속 문장 하나를 채록한다. 책을 읽고 여행을 하는 것 또한 같은 태도여야 할 것이다. 온전히 채워진다고 완전해지는 건 아닐 테다. 그래서 우리의 시간은 12월의 끝에서 다시 1월로 돌아가는 것이겠지. 오늘의 서행 표시다.F1963 도서관의 서가는 건축, 음악, 미술, 사진 네 가지 주제로 나뉜다. 일반 도서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서와 원서들이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1939년 270부 한정 발행한 ‘앙드레 쉬아레스: 파시옹 조르주 루오’(Andre Suares: Passion Georges Rouault)나 2013년 1000부 한정으로 재발간한 피카소의 전작 도록 ‘피카소 카탈로그 레조네’(Picasso Catalogue Raisonne) 같은 책이다. 안내 데스크에 요청하면 사서가 장갑을 끼고 한 장 한 장 정성스레 넘기며 보여 준다. 안쪽에는 음악이나 공연 DVD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점 역시 특이하다. 회원은 연회비 10만원, 비회원은 입장료 5000원을 내고 3시간 동안 이용한다. 도서관에 무슨 입장료일까 싶겠지만 커피 한 잔 값으로 건축가가 지은 나만의 서재를 가지는 경험은 제법 근사하다. 때로는 꾸벅꾸벅 고개를 끄덕거리며 세상을 긍정하는 자세로 졸기도 할 테지만 어떤 형태로든 도서관은 내가 나를 묻고, 잊었던 나와 조우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올해 내내 나를 지켜 준 김수영의 시를 다시 한번 읊조리며 달빛정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2023년의 나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2024년의 당신에게도 이 말은 ‘뜻밖의 위안’이 되지 않는가. 이것이야말로 ‘응답으로 질문을 이어 나가’는 비법일 수도 있겠다. 도서관 화단의 로즈메리를 한 움큼 쥐었다 편다. 달큼하고 상큼한 향이 콧등에 얹힌다.●키케로 철학 완성하는 정원 F1963은 건물과 건물 사이를 정원이 잇대어 좋다. 고려제강기념관과 F1963 진입부를 잇는 ‘소리길’은 개관 초기 대나무를 새로이 심은 길이다. F1963과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이 있는 아카데미동의 틈새 길, 다소곳이 그러나 선명하게 땅의 증표로 자리한 ‘스톤가든’은 알게 모르게 걸음걸음의 마디 곁에 살포시 놓아둔 쉼표 같다. 달빛가든은 그 백미다. 고려제강 수영공장이던 시절에는 와이어 제품을 운반하기 위해 컨테이너가 드나들던 장소다. 이곳 역시 소리길이나 스톤가든과 마찬가지로 권춘희 조경가가 맡았다. 달빛가든은 F1963 도서관을 나서면 바로 마주하는 정원이기도 하다. 식물원 온실이라 불리는 맞은편 ‘그린 하우스 앤드 북’에서 작은 오솔길을 따라 수(水)정원까지 잇는 구간이다. 짧은 길이지만 꽃과 나무의 감흥이 짙어 아주 잠깐이나마 도심을 잊는다. 겨울에는 그 끝의 수(水)가 쨍한 ‘거울 연못’으로 바탕을 잇는다. 수정원 북쪽 가장자리에 있는 정자도 특별하다. 최욱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지붕과 와이어로 이뤄진 정자는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므로 아름답다. 원래는 공장의 정수시설이 있던 자리다. 콘크리트 바닥 위에 올라 물빛에 비친 정원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시간이 멈춘 듯하다. F1963 도서관 안내 데스크에서 발견한 키케로의 문구는 그렇게 달빛가든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부산 현대모터스튜디오는 F1963 동쪽에 이웃한 아카데미동에 위치한다. 2층은 현대자동차가 예술을 빌려 미래를 예측하고 해석하는 전시장이다. 예를 들면 오는 12월 8일 새로이 시작하는 전시의 제목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다. 집과 은신처와 인간의 관계 맺음을 묻는다. 대안 주거로서 자동차를 염두에 둔 질문일 테지만 그 발상과 접근이 밉지 않다. 같은 건물에는 2021년 금난새뮤직센터(GMC)가 입주했다. 금난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휘자이자 클래식의 대중화를 선도한 음악가다. 금난새뮤직센터는 고려제강 후원으로 금난새의 오랜 꿈을 실현한 장이다. 120~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음악홀(303㎡)과 연습실, 음악 로비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슈박스(Shoebox) 형태의 음악홀은 잔향 가변시설을 갖춰 실내악 공연에 최적의 울림을 갖는다. 2층 높이로 홀의 상층부는 4면이 유리라 바깥에서도 공연이나 리허설을 볼 수 있다. 매월 두 차례 토요일 정기 공연과 체임버 위크, 계절 페스티벌 등의 행사로 관객과 만난다. 2023년 11월 말까지 무려 140회의 실내악 음악회를 가졌다. 모든 공연은 무료이고 네이버로 예약할 수 있다. 공연의 수준은 나무랄 데 없다. 촉망받는 젊은 연주자의 연주가 자주 열리는데, 무엇보다 금난새 지휘자 특유의 눈높이 해설이 콘서트를 즐겁게 한다. 책과 음악, 한 해의 갈무리로 이보다 다정한 조합과 동반이 어디 있을까. ●관계와 사색의 방, 이우환 공간 F1963에서는 부산시립미술관이 멀지 않다. 약 3.5㎞ 거리다. ‘과거는 자신이 줄거리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다’라는 긴 제목의 전시가 17일까지 열린다. 미술관이 부산이라는 지역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묻는 방식이 흥미롭다. 부산시립미술관에는 F1963 도서관처럼 조금 덜 알려진 미술관 별관이 있다. 바로 이우환 공간이다. 이우환은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이우환 공간은 그 인연으로 부산에 문을 열었다. 그의 작품에는 ‘관계항’이나 ‘대화’ 같은 제목이 자주 쓰인다. 여기서 항(項)은 항목을 뜻하는 글자다. 하나하나의 주체를 의미하고 그 관계를 작품에 담는다. 소재로는 돌과 철판이 주로 쓰인다. 돌은 자연을 대표하고 철판은 산업을 상징한다.전시실 이름은 첫 번째 방, 두 번째 방, 통로방, 회화방, 마지막 방 등이다. 1층 첫 번째방과 두 번째 방은 돌과 철판과 유리 소재를 활용한 설치 작품이 주를 이룬다. 2층 회화방은 방탄소년단(BTS) RM이 사랑한 ‘바람’ 시리즈 등의 회화 작품이 걸려 있다. ‘마지막 방’은 다시 커다란 돌 하나가 면벽하고 있다. 마치 가부좌를 튼 부처 같기도 하다. 실은 알쏭달쏭하다. 질문은 있으나 답 또한 무한히 열려 있다. 미술관을 나올 때는 마음 한편에 몽글몽글한 것이 생겨난다. 그 여운이 뭘까 궁금해지기 시작하면 관계항이 생겨난 것이라 여겨도 좋겠다. ■여행수첩 ●운영 시간 화요일~토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www.f1963library.org, (051)752-7478.
  • 냉전시대 ‘죽의 장막’ 걷어 낸 ‘외교의 전설’

    냉전시대 ‘죽의 장막’ 걷어 낸 ‘외교의 전설’

    10대 때 히틀러 박해 피해 美 이주‘핑퐁외교’로 미중 수교 성사 주역미소 ‘전략무기 제한협정’ 이끌어베트남전 종전 이후 노벨평화상 일각에선 ‘전쟁범죄 배후’ 비난도올해 100세 때 中 100번째 방문시진핑 “中인민의 라오펑유” 조전 “미국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란 발언으로 유명했던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이자 외교관이며 행정가인 헨리 키신저가 29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1923년 5월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난 그는 열다섯 살 때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1968년 리처드 닉슨이 대통령이 된 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면서 그의 외교 행보는 시작됐다. 그는 도덕성을 따지지 않는 현실주의 정책을 펼쳐 ‘죽의 장막’을 걷어 내고 공산 진영과의 데탕트(긴장완화)를 성사시켰다. 1971년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찾아 ‘핑퐁외교’로 교류의 물꼬를 텄는데 고인의 아이디어였다. 이듬해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주석과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해 1979년 수교의 발판을 마련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와 함께 냉전 시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3대 거두로 꼽혔다. 물론 인지도에서는 고인이 가장 앞섰다. 닉슨 정부에 이어 제럴드 포드 정부 시절 중요 관료였으며 1970년대 미국의 외교 정책을 거의 혼자서 주물렀다. 정의나 감정에 치우친 판단보다 국익을 우선했지만 부정적 결과를 낳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피노체트 칠레 군사독재 정부를 용인한 일이다. 197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나 역대 수상자 가운데 가장 격렬하고 오래가는 논란에 휩싸였다. 베트남 전쟁을 끝내기 위해 프랑스에서 평화 협상이 진행 중이었는데 공산주의 세력을 막아야 한다며 남베트남에 더 많은 군사원조를 하면서 결국 전쟁을 더 길게 끌었다. 영국계 미국 언론인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냉전 시대 미국이 저지른 온갖 더러운 행위의 배후로 지목하며 그를 전쟁 범죄자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닉슨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번갈아 지냈는데 1973~1975년에는 두 직책을 혼자 맡았다. 외교 정책의 전권을 쥐며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을 이끌었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도했다. 아들 데이비드가 지난 5월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그는 장수의 첩경으로 알려진 소식이나 채식을 하지 않았다. 독일 소시지와 오스트리아식 돈가스인 슈니첼을 즐겼다. 스포츠는 직접 하지 않았고 관객으로만 즐겼다고 한다. 좋지 않은 생활 습관에도 키신저가 정신적, 육체적 활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이었다. 95세 때부터 인공지능(AI)에 관심을 기울여 AI와 관련된 책을 두 권 썼고 정파에 관계없이 여러 정치인들과 교류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독일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자 독일 난민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등 세상사에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냉전의 역사를 조형한 인물”이라며 “전후 가장 강력한 국무장관으로서 그의 업적은 추앙과 매도를 동시에 받는 복합적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WP는 “독일식 억양, 예리한 재치, 올빼미 같은 외모 및 영화배우들과의 데이트로 그는 절제로 일관한 전임자들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면서 “그가 국무장관에 임명됐을 당시 갤럽 조사에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0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는 등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시 주석은 그의 100세 생일과 함께 중국을 100번째 방문한 것을 짚어 “두 개의 100이 합쳐진 중국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으로 조전을 보내 고인을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 하오펑유(好朋友·좋은 친구)”라고 표현하며 “‘키신저’라는 이름은 영원히 중미 관계와 이어져 있을 것이며, 중국 인민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고 그리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 “염치없다”… 잘나가는 정우성, 동료 배우에 쓴소리

    “염치없다”… 잘나가는 정우성, 동료 배우에 쓴소리

    정우성이 성시경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30일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성시경’은 ‘정우성 내 청춘의 정우성이 내 앞에….’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성시경이 요즘 술을 많이 먹는지 묻자 정우성은 “얼마 전에 드라마 촬영했다”며 “오랜만에 하는데 멜로이잖냐. 요새 화질이 너무 좋아졌다. 그전에 내가 했던 작품들은 남자들끼리 놈들끼리 치열한 연기고 그 스트레스랑 피곤함이 얼굴에 도움이 됐던 역할들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오랜만에 애정극을 하니 피곤함이 얼굴에 묻어나면 안 되겠더라. 한 5개월 금주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한국 영화 환경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성시경이 ‘서울의 봄’을 두고 “돈 안 아까울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과 연기”라고 하자 정우성은 “‘한국 영화 어렵습니다’ ‘극장 어렵습니다. 찾아주세요’ 사실 그 구호가 난 무색하다. 염치없다”고 최근 어려운 영화 환경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나는 일을 할 때도 오전에 시간이 잠깐 빈다 싶으면 요즘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을 다 극장에 가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현장 구매가 너무 쉬워졌다. 예전엔 예매를 꼭 하고 가야 했다. 극장 로비에 관람권 끊고 10분~20분 기다리라고 소파들을 놓잖냐. 얼마 전에 ‘소년들’을 보러 갔는데 그 소파가 다 없어졌더라. 극장들이 어려워 인력을 감축하기 위한 것이다. 소파가 있으면 사람들 앉고 청소해야 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난 소파가 없어진 걸 보고 바로 알지만, 내가 모든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배우니까 그걸 아는 거지 이걸 느끼는 배우들이 몇 명이나 있지? 또 배우들에게 한 소리 하고 싶더라. 너희 극장 개봉하는 영화들만 ‘극장 와주세요’ 하지, 너희가 한국 영화 개봉하면 극장 가서 봐? 이렇게 쓴소리하고 싶은 것이다”고 했다. 이어 “다른 배우, 다른 한국 영화, 작은 영화든 저예산 영화든 무조건 와서 봐야 한다. 내가 한 명의 관객으로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23 전국불교합창제’ 2024년 3월 27일로 연기

    ‘2023 전국불교합창제’ 2024년 3월 27일로 연기

    12월 6일 광주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3 전국불교합창제’가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장으로 인해 내년 3월 27일로 연기됐다. 대한불교조계종 호남본사주지협의회,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광주전남지회는 ‘전법을 울리다’ 라는 슬로건으로 열기로 한 합창제를 자승 전 총무원장의 소신공양으로 2024년 3월로 연기했다고 30일 밝혔다. 각 교구본사에 배포된 초대권은 합창제 당일 사용할 수 있다. 유료 입장권을 구입한 관객은 본인 의사에 따라 소지하고 있다가 합창제 당일 사용해도 유효하다. 유료 입장객 중 환불을 희망할 경우 광주빛고을포교원(062-961-1080)에 연락하면 즉시 환불이 가능하다.
  • [메멘토 모리] 탈냉전 세계 질서를 짠 키신저 100세로 타계, 공과 과

    [메멘토 모리] 탈냉전 세계 질서를 짠 키신저 100세로 타계, 공과 과

    “미국에게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란 발언으로 유명했던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이자 외교관이며 행정가였던 헨리 키신저가 세상을 떠났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30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100세를 꼭 채웠다. 도덕성을 따지지 않는 현실주의 정책을 펼쳐 ‘죽의 장막’을 걷어내고 공산 진영과의 데탕트(Detente, 긴장 완화)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1971년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찾아 ‘핑퐁외교’로 교류의 물꼬를 텄는데 고인의 아이디어였다. 이듬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당시 주석과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해 1979년 공식 수교의 발판을 마련했다. 즈그니에프 브레진스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와 함께 냉전 시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3대 거두로 꼽혀 왔다. 물론 인지도에서 고인이 가장 앞섰다.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정부 시절 중요 관료였으며, 1970년대 미국의 외교 정책을 거의 혼자서 주물렀다. 정의나 감정에 치우친 판단보다 미국의 국익을 우선했지만 부정적 결과를 낳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피노체트 칠레 군사독재 정부를 용인한 일이다. 197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나 역대 수상자 가운데 가장 격렬하고 오래 가는 논란에 휩싸였다. 베트남 전쟁을 끝내기 위해 프랑스에서 평화협상이 진행 중이었는데 공산주의 세력을 막아야 한다며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리처드 닉슨을 어르고 달래 남베트남에 더 많은 군사원조를 해줘 결국 전쟁을 더 길게 끌었다. 실은 본인의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무고한 이들을 전쟁의 참화에 몰아넣은 것이었다. 한참 뒤 미국과 베트남의 평화협상 내용은 프랑스 것을 베끼다시피했다는 것이 옛 동료들 증언으로 확인됐다. 영국계 미국 언론인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냉전 시대 미국이 저지른 온갖 더러운 행위의 배후로 지목하며, 전쟁 범죄자로 국제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닉슨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번갈아 지냈는데 1973~1975년에는 두 직책을 혼자 맡았다. 외교정책의 전권을 쥐고 흔들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해서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 제한협정’(SALT)을 이끌었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도했다. 아들 데이비드가 지난 5월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그는 장수의 첩경으로 알려진 소식이나 채식과 거리가 멀었다. 독일 소시지와 오스트리아식 돈가스인 슈니첼을 즐겨 먹었다. 스포츠는 직접 하지 않았고, 관객으로만 즐겼다고 했다. 이렇게 좋지 않은 생활 습관에도 키신저가 정신적, 육체적 활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이었다. 95세 때부터 인공지능(AI)에 관심을 기울여 AI와 관련된 책을 두 권 썼고, 정파에 관계 없이 여러 정치인들과 교류했다. 목소리가 아주 낮은 바리톤이어서 누구라도 그의 얘기를 들으면 설복당하기 쉬웠다. 하지만 일부는 무덤에서 들리는 소리 같다고 비아냥댔다. 아들은 아버지의 외교에 대해 “결코 게임이 아니었다. 나치 독일에서 겪었던 참혹한 경험과 신념에 바탕해 외교를 했다. 아들이라 객관적일 수 없지만, 일관된 원칙과 역사 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토대로 국정 운영을 하려고 한 아버지의 노력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냉전의 역사를 조형한 인물”이라며 “전후 가장 강력한 국무장관으로서 그의 업적은 추앙과 매도를 동시에 받는 복합적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WP는 “독일식 억양, 예리한 재치, 올빼미 같은 외모와 영화배우들과의 데이트로 그는 절제로 일관한 전임자들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며 “그가 국무장관에 임명됐을 당시 갤럽 조사에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0일에는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는 등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분주히 지냈다. 시 주석은 두 달 전 100세 생일을 지낸 것과 중국을 100번째 방문한 것을 짚어 “두 개의 100이 합쳐진 이번 중국 방문은 특수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가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그의 생애를 돌아보는 1분 57초 분량의 영상을 보도한 것도 미-중 관계가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회복하는 시점이라 눈길을 끈다. 고인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독일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자 독일 난민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등 마지막까지 세상사에 눈과 귀를 열고 있었다
  • 송파구 ‘학교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청소년 대상 평생 취향 만드는 경험 선사

    송파구 ‘학교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청소년 대상 평생 취향 만드는 경험 선사

    서울 송파구가 기획하여 지난달에 시작한 송파구립교향악단의 7개교 릴레이 공연, ‘학교로 찾아가는 오케스트라’가 지난 29일 일신여중·잠실여고 서울형통합운영학교 공연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0일 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접한 음악은 평생의 취향과 장르의 선호를 결정한다. 자아와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의 예술적 체험은 감수성을 고양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이에 구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평생 취향의 폭을 확장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협력, ‘2023년 미래교육지구 지역특화 맞춤형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지난 두 달간 30인조 현악기로 구성된 송파구립교향악단이 7개 학교의 총 3000여명의 학생을 직접 찾아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무대를 선사했다다. 이들은 10월 12일 문정중학교를 시작으로 보인중, 거원중, 배명중, 오주중, 위례솔중에 이어 이달 29일 일신여중·잠실여고 공연까지 숨가쁜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공연은 97%의 학생이 만족했다고 응답할 만큼 좋은 호응을 받았다. 지휘자는 곡에 대한 배경지식을 위트와 유머로 소개하고 박수와 함성을 유도하는 등 관객과 함께 꾸미는 즐거운 소통의 무대를 만들었다.특히 학생들의 즉석 지휘에 맞춰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지휘이벤트는 공연 회차마다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앞다퉈 손들 만큼 인기였다. 학생들의 익살스러운 지휘가 이어진 무대는 밝고 순수한 웃음과 쾌활함이 가득했다. 음악전공 학생과 선생님이 참여한 협연도 마련됐다. 공연을 관람한 한 학생은 “앵콜 곡으로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가 나오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우리의 장난스러운 지휘에도 교향악단이 정성껏 맞춰주시는 것이 정말 친절하다고 느껴졌고,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이 멋지게 협연한 무대도 감명 깊었다”며 관람 소감을 전했다. 이번 호응을 동력 삼아 구는 오는 2024년에는 더 많은 청소년이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갖도록 ‘학교로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구는 관내 유치원에서 ‘찾아가는 1인 1악기 교실’을 운영해 기초 타악기를 유치원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교육하고 있다. 또 성인까지 악기를 대여할 수 있는 ‘송파런 뮤직 스튜디오’를 송파구청 사거리 지하보도에 운영, 전 연령대에 걸쳐 예술적 감수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멋진 미래를 만들어 갈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적 경험을 풍부하게 제공하고자 마련한 공연”이라며 “아이들이 공정한 교육적 체험의 기회를 얻고, 예술적 감수성을 품은 인재로 자라나도록 교육창달의 도시 송파가 적극 돕겠다”고 전했다.
  • ‘두근두근’ 크리스마스… 역대 최대 규모 ‘신세계 파사드’ 막 올랐다

    ‘두근두근’ 크리스마스… 역대 최대 규모 ‘신세계 파사드’ 막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더욱 웅장하고 화려하게 돌아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9일 본점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해 전국 각 점포의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을 밝혔다. 올해 본점 외관의 미디어 파사드는 375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사용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연출했다. 지난해 ‘Magical Winter Fantasy’(매지컬 윈터 판타지)라는 글자를 새겼던 돌출부(발코니)까지 올해는 모두 LED로 덮은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외벽 전체가 63m×18m 크기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탈바꿈해 한층 깊어진 몰입감과 생동감을 준다. 내년 1월 31일까지 신세계 본점 외벽에는 3분 18초의 크리스마스 영상이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반복 재생된다. 올해는 ‘신세계 극장’(SHINSEGAE THEATER: from legacy to fantasy)이라는 주제로, 한 편의 크리스마스 판타지 극을 선보인다. 영상 속 붉은 커튼이 걷히고 성대한 문이 열리면, 금빛 사슴을 따라 상상 속의 크리스마스 세상으로 들어간다. 경쾌한 캐럴과 함께 관객들은 꼬마 병정과 루돌프, 테디베어와 함께 밤하늘을 달리는 선물 기차, 크리스마스 트리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로 쉴 새 없이 옮겨간다. 삽입곡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이번 영상에 입힌 음악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바탕으로 신세계가 국내 작곡가와 협업해 직접 편작곡한 것. 특히 영상 후반부에 피아노 무대가 등장하는 장면부터는 본격적으로 고전적인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와 웅장함을 더한다. 신세계는 올해 영상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 땀 한 땀 공들인 한편, 자원 절감에도 힘썼다. LED칩은 올해 발코니에 추가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썼던 약 350만개를 재사용했고, 철골 구조물도 재활용했다. 미디어 파사드를 직접 보려는 인파가 몰리는 만큼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본점 본관 주변과 맞은편 건물 등에 펜스를 설치하고, 그간 혼잡도가 높았던 주요 지점에 안전· 교통요원을 중점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본점 내부에는 처음으로 홀리데이 선물 상점인 ‘더 기프트 숍’(The Gift Shop)이 다음달 27일까지 펼쳐진다. 본관 4층과 신관 3층을 잇는 연결 통로가 크리스마스 마켓 거리로 변신한다. 이곳에서 신세계백화점 바이어가 직접 엄선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피숀’과 영국 왕실 인증을 받은 홍차 브랜드 ‘포트넘 앤 메이슨’ 의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피숀에서는 본점 영상에 등장하는 회전목마 오르골, 오너먼트(트리 장식품)와 스노우글로브 등을 직접 만나볼 수 있고,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는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티, 비스킷 선물 세트 등을 선보인다. 본점 외 다른 점포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강남점 외벽은 은은하게 반짝이는 은하수 위로 눈송이를 닮은 별 장식을 수놓아 크리스마스의 눈부신 겨울 밤하늘을 선사한다. 경기점은 죽전역 사잇길에 빛이 총총한 크리스마스 게이트를 설치해, 걷기만 해도 마치 신비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타임스퀘어점 1층 명품관을 비롯해 대구점, 광주점 등 7개점에서는 푸빌라가 고객을 맞는다. 본점 영상 속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는 곰인형처럼, 트리와 눈송이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를 뛰노는 푸빌라를 만날 수 있다. 1970년대부터 이어진 크리스마스 장식… 50여년 전통 자랑 신세계 본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1970년대부터 연말이 되면 조명과 크리스마스 무드의 장식품으로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연출해 백화점 및 회현동 일대를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설렘을 선사해왔다. 이 때문에 매년 본관 파사드에 조명이 켜질 때쯤 연말이 왔음을 실감한다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신세계백화점에 디자인 조직인 VMD팀이 본격 꾸려진 2011년에는 황금빛 LED 조명 1만개를 촘촘히 장식해 본관 외벽을 수놓았다. 하늘에서 막 내려온 듯한 눈송이 모형의 조명으로 풍성한 야경을 만들었다. 2013년에는 조명으로만 장식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본관 창문에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꾸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외벽에 영상을 구현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 세게적인 조명 디자이너 마리 장 고데가 맡아 ‘신세계로 떠나는 겨울 휴가’란 주제로 스토리가 있는 쇼를 만들었다. 본점 본관 전체에 함박눈을 내리게 하는가 하면 금세 고드름을 만들어 건물을 뒤덮기도 하고 눈꽃이 가득한 설경을 펼치기도 했다. ‘귀한 손님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올 수 있도록 트리 꼭대기에 별을 단다’라는 서양의 전통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외관에 20m짜리 대형 트리를 설치했다. 트리에는 선물박스 같은 크리스마스 상징 오브제를 달아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또 캐럴에 맞춰 불빛이 시시각각 다른 색을 뽐내는 등 장관을 연출했다. 2019년도 본점 본관에서는 화려한 빛 축제가 열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화려한 외관에 스토리가 있는 3분 6초 길이의 콘텐츠를 더한 미디어 파사드가 등장한 것.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발레리나와 오케스트라 등을 선보여 도심 한가운데서 하나의 공연을 감상하는 느낌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모두가 힘들던 코로나 시기, 신세계 본점의 연말 장식은 따뜻한 위로를 전하면서 더욱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올 한해 애쓰셨습니다’ 라는 문구를 본점 본관 외벽에 보여줬고, 2021년에는 다채로운 서커스 이미지를 담아 한해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즐거움과 설렘을 만끽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특히 최근 매해 다른 테마의 미디어 파사드 쇼를 선보이며 ‘인증샷 성지’ ‘서울 필수 관광코스’로 이름을 알렸다. 홀리데이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이들부터 외국인까지, 해마다 일부러 찾아오는 명실상부 ‘크리스마스 랜드마크’로 발돋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미디어 파사드 점등 이후 주말 기준 구매객수가 60%가량 증가하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접어들면 2~3배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발길을 확실히 사로잡기 위해 글로벌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광판에 본점 크리스마스 영상을 15초 맛보기로 내보내고, 다음달 한달 간 아시아나 항공기 국제선 전 좌석에 기내 엔터테인먼트 광고를 싣는다. 또 ‘씨트립’ 등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6곳에 배너 광고를, 동남아시아 대표 OTT 뷰(Viu)에 30초짜리 인스트림 영상 광고를 선보인다. 광고 채널별로 QR코드를 통해 외국인 고객만을 특별한 혜택이 담긴 별도 프로모션 페이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유나영 신세계백화점 VMD 담당은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기다려주신 고객들께 한 편의 공연을 선사해 드린다는 마음으로 1년 가까이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며 “잠시 환상의 세상으로 떠나, 잊을 수 없는 ‘홀리데이 드림’을 꾼 듯한 여운을 가져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베토벤으로 꽉 채운 남한산성의 환상적인 가을밤

    베토벤으로 꽉 채운 남한산성의 환상적인 가을밤

    잘 알려진 곡이 명연주자를 만날 때 명품 공연이 된다. 클래식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교향곡 7번’이 독일 뮌헨 필하모닉의 연주로 울려 퍼질 때가 그랬다. 지난 28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에서는 뮌헨 필이 무대에 올랐다. 뮌헨 필은 1893년에 창단해 올해로 창단 130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악단이다. 독일 전통 사운드의 계승자라 불리며 2018년 내한 당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하며 비단결 같은 서정과 폭발적인 감성을 담은 거대한 세계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날 지휘는 정명훈이,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나서 일찌감치 기대감을 높였다. 1부 공연의 협연자 클라라 주미 강이 우아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자 관객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뮌헨 필의 연주를 긴장된 표정으로 들으며 악단과 교감하던 클라라 주미 강은 자신의 차례가 오자 현을 켜며 자연스럽게 악단의 소리에 녹아들었다. 그의 악기는 하나였지만 여러 대의 바이올린이 연주되는 것처럼 풍성한 소리를 냈고 음표가 나타내야 하는 세밀한 떨림까지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악단과 정확한 호흡을 이어가던 클라라 주미 강이 솔로 파트에서 현란한 기교로 무대를 압도했을 때는 하루의 노곤함을 잊게 하는 감동이 있었다.클라라 주미 강이 연주한 곡은 오늘날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으로 추앙되는 작품이다. 베토벤 전성기의 웅건한 기풍과 심원한 악상, 숭고한 정신성을 그 어떤 작품보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드러나며 베토벤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성하던 핵심 이미지들을 그 어떤 곡보다 잘 펼쳐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공연에서는 위대한 곡이 위대한 연주자를 만나 감동이 더 크게 다가왔다. 2부는 악단의 저력과 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은 그가 남긴 교향곡 중 가장 리드미컬한 작품으로 듣다 보면 절로 몸과 고개를 움직이게 될 정도로 리듬의 지배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탁월한 박자 감각까지 요구해 연주자에겐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 뮌헨 필은 흐트러짐 없는 박자 위에 환상적인 선율을 얹어 놓으며 세계적인 악단의 수준을 제대로 보여줬다. 시민들을 위해 멋진 공연을 준비한 광주시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를 초청해 광주시민들과 클래식 애호가들이 폭넓은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한산성아트홀에서는 12월 4~5일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21일 체코소년합창단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이 이어져 시민들에게 따뜻하고 특별한 연말을 선사할 예정이다.
  • 가짜뉴스 범람의 시대…진실 향한 감각 열어라

    가짜뉴스 범람의 시대…진실 향한 감각 열어라

    “왜곡과 거짓이 오히려 당당해지고 있어요. 문제는 이걸 바로잡을 여력도 사라져 간다는 거죠.” 새달 1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컬렉션’(포스터)의 변유정 연출은 현시대를 이렇게 진단했다. 컬렉션은 사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를 예리하게 파헤친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의 문제작.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적 상황과도 맞물리며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줄 만하다. 29일 극장에서 만난 변 연출은 막바지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꼭 ‘아침드라마’ 같아요. 읽을수록 빠져들죠. 일상 대화에도 그 아래 켜켜이 숨겨진 의미가 있어요. 발화는 그중에서 화자가 ‘선택한’ 이야기입니다. 거짓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진실도 아닌.” 이 작품을 두고 드라마투르그(공연 고문) 김철리는 “희곡 전체가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 ‘무엇이 일어났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은 넷이다. 중년 남성 해리와 그의 동거인인 젊은 남성 빌 그리고 30대 중산층 제임스·스텔라 부부. 모든 인물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전하지만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어딘가 교묘히 ‘편집된 사실’이라고 할까. 그렇다면 이건 거짓인가, 아닌가. “작품은 1961년 영국에서 쓰였어요. 당시와 지금 이곳의 차이는 소품 정도죠. 전화기를 볼까요. 예전에는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영상통화로 상대방 얼굴도 볼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얼굴을 볼 수 있다고 내면의 진실까지 꿰뚫을 수 있나요. 결국 본질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거죠.” 200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핀터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저자 사뮈엘 베케트와 함께 현대 부조리극의 거장으로 꼽힌다. 국내에도 전집이 번역돼 있지만 난해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변 연출에게도 핀터는 그동안 ‘책장에는 꽂혀 있으나 꺼내어 읽진 않았던’ 작가였다고 한다. 무대를 준비하면서 원작의 ‘문장부호’에 집착했다는 변 연출은 “곱씹을수록 새로운 발견을 하고 인간의 말과 진실, 거짓의 모호한 늪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거짓이 힘을 얻자 우리의 감각도 거기에 익숙해졌어요. 저는 이 작품이 ‘정신을 차리고 감각을 열어 진실을 직시하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도 이 작품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 지금은 스마트폰. 매체는 발달했고 더 다양한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우리는 진실에 가까워졌는가. 오직 ‘믿고자 하는 것’을 찾기 위해 수많은 정보를 여전히 ‘취사선택’하고 있을 뿐. 차기작 계획이 있는지 물었더니 재치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계획이 없어요. 그냥 쉬고 싶어요. 그런데 제 말은 과연 진실일까요, 아닐까요.”
  • 누구나 공연 즐기고 연주 연습…문화예술 천국 열어가는 동작[현장 행정]

    누구나 공연 즐기고 연주 연습…문화예술 천국 열어가는 동작[현장 행정]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지하에서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한 트렌디한 밴드 음악이 공연장을 채웠다. 관객석을 메운 상도동 주민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겼다.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밴드 한다두는 “이렇게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이날 개관식을 열고 지하에 마련된 대중문화 공연장인 상도어울마당 아트홀에서 개관 기념 공연을 개최했다. 2019년부터 도시재생 앵커시설로 활용됐던 상도어울마당은 민선 8기 공약 사업에 따라 지난 3월 문화예술공연장으로 새 단장하게 됐다. ‘1동 1예술공연장 조성사업’의 제1호 공공예술공연장이다. 지난 6월부터 설계에 들어가 지난달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상도어울마당이라는 이름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주민 명칭 공모로 정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동작구에는 음악 분야를 비롯한 많은 예술인이 계시지만 이들이 제대로 연습하고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상도어울마당은 주민들이 모여 연주 연습도 하고 공연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주민 예술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장환진 동작문화재단 대표는 “구에서 만든 공연장에서 주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을 기획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공연장은 211.5㎡(약 64평) 규모로 최대 60석까지 좌석 배치가 가능하다. 공연 배우 대기실과 음향, 조명시설 및 프로젝터 등 전문 공연을 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을 갖췄다. 소규모 공연과 연습, 주민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3층은 지역 지체장애인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날 찾은 공간에서도 지역의 많은 장애인이 모여 차를 마시고 바둑을 두거나 스크린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2층에는 서울형 키즈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구는 상도어울마당을 문화예술 공연 및 전시, 연습공간 대관뿐만 아니라 지역문화 공동체 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무료 개방해 생활문화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상도어울마당을 1호로 동작구 지역마다 주민들 누구나 공연을 즐기고 연주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주민이 모두 함께 어울려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동작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K팝 댄스부터 민화까지” 복합문화공간 ‘명동 아트브리즈’ 개관

    “K팝 댄스부터 민화까지” 복합문화공간 ‘명동 아트브리즈’ 개관

    김길성 중구청장 “관광객이 한국 문화 체험할 수 있는 공간”블랙핑크 선생님 함지은 강사·민화 정재은 작가 나서이경미 화가 ‘Let The Sunshine In’ 전시도 명동에 K팝 댄스 스튜디오와 유튜브 스튜디오, 소규모 공연장과 갤러리를 갖춘 K컬처 복합문화공간이 탄생했다. 서울 중구는 지난 28일 남대문로 52-20에 위치한 명동아트브리즈에서 내빈과 주민들을 초청해 개관식을 열었다.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의 건물엔 유튜브 스튜디오, 공연장, 갤러리, 댄스스튜디오, 프로그램실 등이 들어섰다. 중구 관계자는 “명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라며 “전 세계적으로 K 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문화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중구는 ‘명동의 문화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저명한 강사진을 모집했다. 세계적인 그룹 블랙핑크의 댄스 선생님인 함지은 강사가 케이팝(K-pop) 댄스 강의를 맡고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일월오봉도 등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인 정재은 작가의 민화 교실도 열린다. 정 작가는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부인이다. 이밖에 K-명상을 선도하는 조계종 청목스님의 명상 교실, 대한민국 싱잉볼 창시자 김사라스와띠 강사의 싱잉볼 교실, 골프계의 신데렐라 안시현 프로의 골프 입문 이론교육도 열린다. 다문화 가족의 동반자인 서선미 강사와 소상공인의 유튜브 홍보를 도울 김현진 강사의 수업도 마련된다. 아트브리즈는 개관식과 함께 홈페이지에서 다음달 프로그램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3층 갤러리에서는 개관기념으로 ‘Let The Sunshine In-이경미 展’ 전시가 열린다. ‘고양이 작가’로 유명한 이경미 화가가 반려묘 ‘나나’와의 여행 스토리를 담은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다음달 15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 프리미엄 와인 꼬뜨 드 부르의 라벨에 이 작가의 작품이 들어가는 한정판 아트 와인 출시를 기념한다. 1629.77㎡ 규모의 명동아트프리즈는 명동관광특구 지구단위계획 내 KT부지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으로 기부채납 받은 건물을 활용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명동을 방문한 관광객이 관광, 쇼핑과 더불어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개관하게 되어 기쁘다”며 “명동을 찾는 방문객이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새로운 매력을 더해가겠다”라고 밝혔다.
  • ‘서울의 봄’ 띄우는 민주…국힘 “같은 감독의 ‘아수라’ 봐라”

    ‘서울의 봄’ 띄우는 민주…국힘 “같은 감독의 ‘아수라’ 봐라”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윤석열 정권 관계자들이 꼭 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같은 감독의 영화 ‘아수라’를 보라”고 응수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29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자꾸 상대를 한참 더 지난, 몇십년 지난 군사정권과 결부해 악마화하는 것은 나쁜 정치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위원은 “저희가 지금 법과 절차를 지키면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에 힘없이 밀리고만 있는 서러운 소수 여당 아니겠냐”며 “그런 차원에서 영화 보고 지금 취하실 게 아니라 국회에서 야당이 야당답게 협치에 나서주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입만 열면 탄핵, 탄핵하는 분들이 이제 그 탄핵론을 덮기 위해서 이런 영화 이야기나 계엄 이야기를 꺼내는 것 같다”며 “저는 오히려 그분들에게 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 ‘아수라’를 보시라고 다시 한번 권해드리고 싶다. 누가 많이 떠오르지 않나”고 되물었다.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를 지키는 군대가 어떻게 국가를 향해 총을 쏘고 나라를 유린했는지 생생하게 보았다. 군복 대신 검사의 옷을 입고, 총칼 대신 합법의 탈을 쓰고 휘두르는 검사의 칼춤을 본다”며 현 정권을 군부독재와 비교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날 소셜미디어(SNS)에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엄 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단독 과반 확보 전략을 써야 한다”고 적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재판 파행 사태를 지적하며 “수도권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조폭을 등에 업은 시장과 그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공무원이 한 데 엮여 공직을 자신의 출세 수단으로 악용하는 스토리의 영화 ‘아수라’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리사, 이강인 경기 보러 갔다…열애설♥ 루이비통 2세는?

    리사, 이강인 경기 보러 갔다…열애설♥ 루이비통 2세는?

    블랙핑크 리사가 이강인 선수 경기를 관람했다. 리사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5차전 파리 생제르맹(PSG)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이강인은 82분을 소화했고 PSG는 후반 추가 시간 킬리안 음바페의 PK 만회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해 조 2위에 자리했다. 관객석에는 리사의 열애설 상대인 프레데릭 아르노도 자리했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세계 최대 럭셔리 소비재 기업 LVMH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아들이다. LVMH는 루이비통, 셀린느, 불가리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 호이어 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한 것은 아니지만 열애설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 리사와 프레데릭 아르노 열애설 보도 이후 두 사람의 데이트 목격담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블랙핑크는 지난 22일 찰스 3세 영국 국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받았다.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문화 예술인 격려 행사에서 블랙핑크 멤버 4명(지수, 제니, 로제, 리사) 전원에 훈장을 수여하며 짧은 인사를 나눴다.
  • 보이지 않는 너머… 우리가 아는 세상은 진실할까

    보이지 않는 너머… 우리가 아는 세상은 진실할까

    관성에 젖으면 그때 사는 세상이 삶의 전부가 된다. 그것이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희망과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걸 당연하다고, 그게 행복하다고 여기게 된다. 특정한 테두리 안에서 안주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보면 행복이지만 또 어떤 의미에서는 지극한 불행이기도 하다. 지난 26일 막을 내린 창작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에 등장하는 맹인 학생들이 그랬다. 원작은 스페인 극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1916~2000)의 연극으로 이번에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제작했다. 작품이 시작하자 선글라스를 쓰고 어딘가 어색하게 행동하는 학생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정체는 돈 파블로 맹인학교의 학생들. 누군가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이지만 시각장애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듯 행동과 말투에 담긴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어느 날 학교에 이그나시오라는 편입생이 등장한다. 이그나시오는 기존 학생들이 버렸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가지고 나타난다. 지팡이 소리는 자신들이 완벽한 행복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학생들의 세계관에 균열을 낸다.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부족함 없이 살던 학생들은 왜 자신들의 행복을 깨느냐고 따지지만 이그나시오는 끝까지 자신이 맹인이고 불행하다는 현실을, 빛을 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작품은 돈 파블로 맹인 학교의 목표인 ‘철의 정신’을 대표하는 모범생 까를로스와 이그나시오가 대립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단순한 대결 구도지만 이면에는 복잡한 이야기와 정서가 녹아 있다. 학생들은 점차 이그나시오에게 마음이 끌리고 신념을 바꿔가지만 기존의 세계관을 지키던 까를로스의 완강함도 만만치 않다. 친구들 사이에 벌어지는 첨예한 갈등에 긴장감도 고조된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작은 학교의 이야기지만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바예호는 여러 작품에서 장애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에서 겪는 부조리함과 불평등함 등을 나타냈다. 이 작품 역시 누군가의 사상 주입에 의해 길들여진 학생들의 모습이 권력에 의해 잘 통제된 사회를 보는 것 같아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사실은 문제투성이임에도 그게 옳은 거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폭력적인지를 새삼 일깨우는 작품이다. 갈등으로 치닫던 이야기는 이그나시오의 죽음으로 끝나는 파국적 결말로 치닫는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많은 선지자가 그러했듯 그의 죽음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그나시오를 미워하고 대립하던 까를로스 역시 마지막엔 빛을 갈망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야기를 통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강요된 가짜 행복에 길들여져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무게감 있는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특히 돋보였다. 작은 떨림까지 세밀하게 표현해나가면서 작품 속 시각장애인들이 겪었을 혼돈과 불안함을 관객들에게 전달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제작사 뉴프로덕션은 “첫 공연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큰 관심과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3개월 동안 매 순간이 행복했으며 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다. 이번 시즌은 막을 내렸지만 더 좋은 작품으로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전했다.
  • “여우주연상 부끄럽지 않으세요?”…정유미가 보인 반응

    “여우주연상 부끄럽지 않으세요?”…정유미가 보인 반응

    배우 정유미가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잠’으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가운데, 28일 SNS를 통해 팬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한 팬은 ‘번아웃 오면 어떻게 해결하냐’고 질문했고, 정유미는 “대자로 가만히 누워 있는다”고 답했다. 소소한 질의응답이 이어지던 중 한 네티즌은 ‘여우주연상 받은 거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으세요? 시청자들 입장에선 정말 황당했습니다’는 질문을 남겼다. 그러나 정유미는 제44회 청룡영화상 사진과 함께 ‘시청자들요?’라는 의아하단 반응으로 악플러를 뻘쭘하게 했다. 영화 ‘잠’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정유미는 영화 ‘관객’이 아닌 TV ‘시청자’란 단어가 나오자 의아함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영화제에서 TV 시청자를 왜 찾냐” “정유미도 어이없어 박제한 듯”이라며 정유미의 의연한 대처를 칭찬했다. 정유미는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축하 무대를 꾸며 준 걸 그룹 뉴진스를 만난 소감도 전했다. 그는 “너무너무 좋았어요! 청룡 참석하길 잘했다”라고 밝혔다.
  • ‘서울의 봄’ 정해인이 연기한 ‘참군인’…일가족 실명·사망

    ‘서울의 봄’ 정해인이 연기한 ‘참군인’…일가족 실명·사망

    1979년 12월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거여동 특수전사령부(특전사) 2층 사령관실에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한 제3공수여단 부대원 10여명이 들이닥쳤다. 반란군들은 군사반란에 저항한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불법 체포하려고 했다. 유사시 특전사령관을 지켜야 할 3공수가 반란군에게 가담하는 바람에 정병주 사령관 곁에 남은 건 비서실장이었던 김오랑 소령이 유일했다. 김 소령은 당시 권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사령관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채 반란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M16 소총에 난사 당해 숨졌다. 정병주 특전사령관도 M16 소총에 왼팔을 맞았다. 당시 35살이었던 김 소령은 직속상관인 특전사령관을 지키고 군사 반란에 맞서 군인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됐다. 그는 1990년 중령으로 추서됐고, 2014년에는 보국훈장이 추서됐다. 김오랑 중령의 아내 백영옥씨는 남편의 죽음 이후 충격으로 시신경 마비가 되며 실명한 후 1991년 6월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실족사로 결론지었다. 그의 부모님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6일 만에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김오랑 중령의 조카 김영진씨는 27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배우의) 얼굴 자체가 삼촌 젊었을 때와 좀 많이 닮은 형태라, 베레모 쓰고 해놓으니까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고 전했다. 김씨는 김오랑 중령을 살해한 박종규 중령이 임종 직전 남긴 말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박 중령이) 자기가 죽으면 ‘오랑이한테 가서 잘못했다고 사과하겠다’는 그런 얘기도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그렇다”라고 울먹였다. 김씨는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하면 다 아는 그런 계기가 됐으니까 이 영화 만든 사람한테 고맙다고 이야기나 한번 해주이소”라며 사과받지 못한 마음이 그저 답답하게 사무치면서도 역사를 다시 한번 남겨 줘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지난해 ‘순직’에서 ‘전사’로 기존 군 기록에서는 “출동한 계엄군에게 대항하다가 김오랑 소령이 먼저 사격하자 계엄군이 응사하는 상호 총격전이 벌어져 계엄군이 발사한 M16 소총에 맞아 현장 사살”됐다고 적혀 있었다. 지난해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이 사건을 직권으로 조사한 결과, 반란군이 김 중령의 직속상관인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려고 총기를 난사하며 난입하자 김 중령이 권총을 쏘며 대항하다가 숨졌다는 선후 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란군의 총격에 숨진 지 43년 만이자, 12.12 사건을 군사 반란이라고 규정한 지 25년 만에 故 김오랑 중령의 사망 구분을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했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무장 폭동·반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 탓에 사망한 사람’, 순직자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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