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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과 기술의 융합…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개최

    예술과 기술의 융합…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개최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2024 PARADISE ART LAB FESTIVAL, JANGCHUNG)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14일간 서울 중구 장충동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5회째를 맞은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아트앤테크(Art&Tech) 작품의 창·제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매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를 무대로 현재까지 총 36개 작품을 선보였으며 누적 관객 수는 9만 6000여명에 달한다. 올해는 서울 장충동에서 페스티벌의 막을 올린다. 장충동은 파라다이스그룹의 이전 본사가 있는 자리로, 현재 해당 부지에 파라다이스의 럭셔리 플래그십 호텔이 건립 중이다. 이번 행사는 파라다이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중심지에서 열리는 만큼 ‘지역 협력형’ 축제로 한 단계 진화해 선보인다. 먼저, 페스티벌의 중심인 전시에는 지난 3월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아티스트 10팀(기어이 스튜디오, 김보슬, 박승순, 손여울, 업체eobchae, 오주영, 이진, 전형산, 정윤수, 조수민X바조우)이 참여한다. 지역 데이터를 시각화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 지역 역사문화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미디어파사드, 지역 투어형 AR투어(증강현실) 작품, AI챗봇을 활용한 장충동 테마 작품 등 총 10점이 장충동 곳곳의 실내외 공간에 설치돼 시민들을 만난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작품 전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진 예술가 교육 프로그램 ‘PAL 링크(LINK)’를 페스티벌 기간 함께 진행한다. 또한,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참여형 예술 공간인 ‘PAL 워크숍(WORKSHOP)’을 서울 중구 본사 사옥 1층에 새롭게 오픈한다. 예술가는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미래 예술로 주목받는 바이오 아트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며 페스티벌이 끝난 이후에도 상시 운영될 예정이다. 예술 작품 외에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우리예술, 우레카츠 등 지역 상점과 함께 장충동을 주제로 한 페스티벌 특별 메뉴를 개발∙판매한다. 이와 함께 신진 예술가 대상 ‘PAL GATHERING’ 프로그램, 지역 예술가 커뮤니티와 협업한 ‘로컬 아트 워크숍’ 등 지역 문화예술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운영한다. 기업과의 협력도 보다 확대한다. 한성자동차의 미술 영재 장학사업인 ‘드림그림 프로젝트’와 예술 작품을 공동 공모하고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장학생과 아티스트가 직접 만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장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상시 전시한다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예술의 미래를 발견하고 이를 경험으로 현실화하는 비전 아래 ‘파라다이스 아트랩’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예술가, 시민, 지역 커뮤니티 등으로 대상을 보다 세분화해 작가들에게는 역량을 펼쳐 나갈 장을, 대중에게는 문화예술을 더욱 가까이 접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독립예술영화 4편 ‘한국 사회 민낯’ 드러내다

    독립예술영화 4편 ‘한국 사회 민낯’ 드러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달군 독립 예술영화들이 다음달 잇따라 개봉한다. 소수자에 대한 이해, 장애아동 육아, 대가족 해체, 기업 구조조정의 민낯 등 현재 한국 사회를 그대로 보여 주는 문제들을 다루는 작품들로, 묵직한 주제 의식이 빛난다. 우선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는 밖에 나가 살던 딸이 동성 연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동성 커플로 살아가는 딸과 그의 친구, 그리고 세상에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엄마 등 세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김혜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불편한 동거 속에서 둘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내치지도 못하는 엄마 역으로 배우 오민애가 열연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11일에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이 발달장애아의 엄마가 되면서 겪는 10년간 여정을 담은 ‘그녀에게’가 개봉한다. 상연은 오랜 노력 끝에 쌍둥이 남매를 낳지만, 둘째인 지우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으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장애가 있는 자식과 자신, 단둘뿐인 세상에 갇힌 것만 같은 상연의 심정을 배우 김재화가 생생하게 살렸다. 기자 출신 류승연 작가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을 영화화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초청됐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같은 날 개봉하는 ‘장손’은 어느 대가족의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가업으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대가족의 장손인 성진은 제삿날 “가업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이 과정에서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비밀도 서서히 밝혀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 독립영화상, 오로라미디어상, CGK 촬영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고,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넥스트링크상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한국 현대사의 아픔까지 깊숙하게 들여오는 감독의 묵직한 배포”라고 평한 신예 오정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 밖에 우상전·손숙 등 베테랑 배우부터 주인공 성진을 맡은 강승호 등 삼대에 걸친 여러 배우의 조화가 눈길을 끈다.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 9월 25일 개봉하는 ‘해야 할 일’은 동료를 해고하는 일을 맡은 준희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양중공업 4년차 대리인 그는 인사팀으로 발령받은 뒤 150명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수록 회사 입맛대로 해고 대상자가 추려지고, 준희는 급기야 선배와 친구 중 한 명의 이름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TV 시리즈 ‘신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화 ‘너의 결혼식’(2018) 등에서 주목받은 배우 장성범이 준희 역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다양한 인물 군상을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도 거머쥐었다.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 공연이 끝나고 진짜 공연이 시작된다…클럽 드바이에서

    공연이 끝나고 진짜 공연이 시작된다…클럽 드바이에서

    예정된 공연 시간은 90분.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30분이나 더 있게 된다. 공연이 끝나고 진짜 공연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창작 뮤지컬 ‘클럽 드바이’가 남다른 앙코르 무대로 대학로 관객들을 홀리고 있다. 작품 자체가 홍대의 한 클럽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는데 공연 끝나고 관객들과 호흡하는 진짜 공연을 선보이다 보니 공연장이 아니라 애초에 진짜 클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작품의 배경은 20세기 말. 록 음악에 빠져 록 클럽을 운영하는 도원과 두 메인 보컬 본하, 오수의 이야기를 그렸다. 본하가 잠시 사정이 있어 빠진 사이 도원은 오수를 메인 보컬로 섭외해 공연을 이어간다. 그러나 본하가 다시 복귀하면서 본하와 오수 사이에 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된다. 서로 자존심이 강한 두 사람이라 무대를 놓고 펼쳐지는 신경전이 팽팽하다. 폭발할 것 같던 두 사람은 고흐를 계기로 가까워진다. 미술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터놓게 된 두 사람은 클럽을 벗어나 더 큰 세계로 가고 싶은 꿈을 꾼다. “음악은 거기서도 할 수 있다”면서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딛는 두 사람이 떠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지만 도원 역시 클럽을 정비하고 이름도 ‘클럽 드바이’로 바꾸고 그 자신도 새 출발을 하게 된다. ‘클럽 드바이’의 진가는 작품에서 클럽 이름을 ‘클럽 드바이’로 바꾼 후 드러난다. 앞서 주인공들이 작품에서 노래를 불렀던 상황에서 벗어나 현실로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작품 속 세계와 현실 세계가 하나가 된 덕분에 마치 앙코르 공연을 위해서 작품을 만든 느낌까지 든다. 안 그래도 ‘클럽 드바이’는 배우들이 작품 내내 노래를 불러 클럽에 온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노래를 불렀던 배우들이 더욱 타오르는 에너지로 앙코르 공연을 채운다. 관객들의 반응은 아이돌 콘서트 못지않다. 넘버들을 익히 잘 아는 회전문 관객들이 노래를 요청하고 함께 떼창을 하는 순간은 해외 유명 가수의 콘서트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관객과 배우들이 진짜로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무대는 다른 작품이 감히 따라 하기조차 어려운 감동을 선사한다. 언제까지고 노래해줄 것 같던 배우들이 퇴장할 때는 밀려오는 여운에 쉽게 공연장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 이 여운이 다시 ‘클럽 드바이’를 찾게 되는 이유다.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 KBS “‘나비부인’ 기미가요 일반관객은 인지 어려워…일제 찬양 의도 無”

    KBS “‘나비부인’ 기미가요 일반관객은 인지 어려워…일제 찬양 의도 無”

    KBS가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한 것과 관련해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27일 시청자 청원 답변에서 “지난 8월 15일 일본의 기미가요 선율이 일부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에게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방송 후 제작과 방송 경위, 편성 과정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KBS 1TV는 지난 15일 오전 0시부터 ‘KBS중계석’을 통해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나비부인’을 내보냈다. 앞서 6월 29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 녹화본이었다. 다만 출연자들이 일본 전통 복식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는 점, 남녀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점은 부적절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후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나비부인 편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이 쏟아졌고, 관련 게시물에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답변하는 상황이 됐다. 27일 기준 1만 9000여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오페라 속 기미가요,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일반 관객 인지 어렵다”이에 KBS는 “‘나비부인’의 시대적 배경은 서구 열강이 19세기 후반에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키면서 게이샤들을 상대로 한 국제결혼이 사회 문제화되었던 시기다. 이 오페라는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의 현지처가 된 게이샤가 자식을 빼앗기고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인데, 이런 내용의 오페라를 방영한 것이 일제를 찬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기미가요의 선율은 남녀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남자배우의 독백 대사에 반주로 9초 사용됐고, 이후 6초 동안 두 마디 선율이 변주돼 나온다”며 “전문가는 푸치니가 기미가요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썼기 때문에 일반 관객이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방영 시기에 대해선 “애초 광복절에 편성하지 않았는데, 2024 파리 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두 차례 결방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2주 뒤인 8월 15일 0시에 방송하게 된 것”이라며 “예기치 않게 광복절에 방송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KBS 중계석’은 심의실의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고 제작진이 제작부터 방송까지 책임지는 ‘제작진 위임 심의’로 분류돼 있다”며 “담당 제작 PD가 이번 작품을 편성에 넘긴 뒤 8월부터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방송 내용을 같은 제작 부서나 편성 부서와 공유하지 못했다”고 했다. KBS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확인하지 못한 채 광복절에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일절, 6·25, 광복절, 한글날, 설날 및 추석 등의 시기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연기도 기술도 되네…얼음 위에 펼쳐지는 신비로운 ‘뮤지컬 아이스쇼’

    연기도 기술도 되네…얼음 위에 펼쳐지는 신비로운 ‘뮤지컬 아이스쇼’

    빙판 위를 걷기도 어려울 텐데 노래와 연기까지 척척 해낸다. 얼음이 주는 환상적인 분위기는 더 환상적인 무대 연출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을 동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공연을 보고 나면 마치 동화 속 여행을 마치고 온 기분이 든다.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 8명과 현역 뮤지컬 배우 8명이 빙판 위에서 선보이는 ‘지쇼: 더 루나’가 뮤지컬과 아이스쇼의 이색적인 조합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전문 훈련을 받은 선수가 아닌 연기자가 아이스링크를 자유롭게 오가는 일은 만만치 않다. 반대로 전문 연기자가 아닌 선수가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지쇼: 더 루나’에서는 작품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모두 매끄러운 모습이었다. 8명의 뮤지컬 배우는 화려한 점프 동작 같은 것은 없었지만 빙판 위에서 완벽한 몸놀림을 보여주며 남다른 스케이팅 실력을 뽐냈다. 주인공 ‘가람’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준식은 “빙판 위에서는 서 있는 것조차 기술이었다. 맨땅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도전이었다”면서 “배우들은 스케이트를 탈 때, 스케이터는 연기와 노래를 할 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스케이터들의 연기력과 노래 실력도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주인공 ‘윈터’ 역으로 출연한 전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안소현과 임은수는 마치 오랫동안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배우처럼 능숙하게 연기와 노래를 해냈다. 윈터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썸머’ 역으로 출연한 김다민, 자매 스케이터 ‘리리’와 ‘양양’을 연기한 김예리와 유인서 역시 원래부터 배우였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연기 연습과 보컬 트레이닝을 병행해 연습한 결과다. 김연아 이후로 주니어 데뷔 시즌에 메달을 따낸 첫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 ‘연아 키즈’로 불렸던 임은수는 “운동선수로 살면서 접할 수 있는 세상에 한계가 있었다. 그 부분이 아쉬워 연기를 통해 여러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다”면서 “그나마 피겨 스케이팅이 예술성이 가미된 운동이었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수월하게 연기와 노래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이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은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의 홈구장으로 전용 아이스링크장이 아니다. 2022년 강릉 하키센터, 2023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와 달리 올해 공연 장소가 일반 체육관이라 빙질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배우들이 빙판 위를 오가고 화려한 동작들을 선보이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후 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가 된 요즘 작품이 품은 메시지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이들이 본다면 일찌감치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의 넘버로 뮤지컬의 본연을 잃지 않은데다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빙상 기술은 ‘뮤지컬 아이스쇼’라는 독보적인 장르의 매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31일까지 만날 수 있다.
  • 손흥민·이강인 오는데…연일 매진되던 축구대표팀 경기 무슨 일?

    손흥민·이강인 오는데…연일 매진되던 축구대표팀 경기 무슨 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인기에 힘입은 A매치(축구 국가대표 A팀 경기)의 매진 행렬이 오는 5일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끝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과 갑작스런 티켓값 인상 등으로 협회를 향한 축구팬들의 ‘민심’이 떠난 결과다. 27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오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의 잔여 좌석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 5870석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1일 ‘더 레드’·‘블랙’ 회원 선예매와 22일 일반 예매를 진행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는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을 거치며 연일 매진을 이어왔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스타 선수들을 보려는 축구팬들의 발길이 이어진 덕이다. 이번 3차 예선에도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하는데다 내년 토트넘 입단을 확정한 ‘고교생 K리거’ 양민혁(강원)이 대표팀에 데뷔한다는 점에서 화제성은 상당하다. 그럼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 6만 석의 10분의 1이 빌 것으로 예상되면서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협회를 향한 악화된 여론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티켓 가격 인상도 민심에 기름 부어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A매치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매진을 이어갔다는 점에 비춰보면,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논란이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협회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통해 5개월간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했으나, 해외의 유명 감독들을 대상으로 면접까지 진행하고도 홍 감독을 설득해 감독으로 앉혔다. 이에 대해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이 절차상의 문제를 폭로했으나, 협회는 홍 감독 선임을 강행하며 ‘일방통행’식 행보를 이어갔다. 협회가 일부 좌석의 티켓 가격을 인상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협회는 홈 응원석(레드석) 가격을 기존 3만 5000원에서 5만원으로 약 43% 올렸다. 2등석인 B·A·S 좌석도 기존 4~6만원에서 각각 1만원씩 인상했다. 협회는 “홈팀 관객과 원정팀 관객 간 티켓 가격을 차별하지 않도록 한 AFC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축구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해임에 따른 위약금을 티켓 가격 인상으로 충당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티켓값 비싸” 최민식 발언에 CGV 깜짝할인…영화인들 “단발성 이벤트” 비판

    “티켓값 비싸” 최민식 발언에 CGV 깜짝할인…영화인들 “단발성 이벤트” 비판

    “영화 관람료가 비싸다”는 최민식 배우의 지적에 영화관이 할인 이벤트를 벌였지만, 영화인들이 “시장회복과 불공정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영화인연대, 수입배급사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13개 단체가 모인 영화인연대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CGV가 앞서 진행한 ‘컬처 위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CGV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후 극장 티켓값의 절반 수준인 7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컬처 데이)을 ‘컬처 위크’로 이름 짓고 26일부터 나흘간 진행했다. 영화인연대는 이를 두고 최민식 배우가 17일 MBC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영화 관람료가 너무 올라 비싸”고 한 발언의 여파로 풀이했다. 영화인연대는 컬처 위크 진행에 대해 “CGV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작사, 배급사와 협의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밝힌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이런 이벤트는 단발성일 뿐 영화계와의 근본적 합의가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CGV를 포함한 극장 3사가 티켓값 인하, 불공정 정산 문제, 점점 심해지는 스크린독과점 해결을 위한 전향적 논의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인연대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과 산업의 성장이 맞물려 시너지를 보인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대비 극장 시장 성장률이 90% 이상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올해 8월 25일 기준 극장 전체 관객수 8540만명으로 2019년 대비 56% 수준에 머문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극장이 팬데믹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세 차례에 걸쳐 큰 폭의 티켓값 인상을 한 것이 영화산업 침체 및 관객 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지난 달 4일에는 “극장이 가계열사 밀어주기, 스크린 독과점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이윤 압착을 통해 중소배급사와 제작사 및 창작자의 몫을 줄이고 있다”면서 불공정·불투명한 ‘깜깜이 정산’과 관련해 극장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 부산영화제 화제의 독립예술영화들 온다…‘딸에 대하여’, ‘그녀에게’, ‘장손’, ‘해야 할 일’

    부산영화제 화제의 독립예술영화들 온다…‘딸에 대하여’, ‘그녀에게’, ‘장손’, ‘해야 할 일’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달군 독립예술영화들이 다음 달 잇따라 개봉한다. 소수자에 대한 이해, 장애 아동 육아, 대가족 해체, 기업 구조조정의 민낯 등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다룬 영화들로, 묵직한 주제 의식이 빛나는 작품들이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이미랑 감독 ‘딸에 대하여’는 밖에 나가 살던 딸이 동성 연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동성 커플로 살아가는 딸과 그의 친구, 그리고 세상에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엄마 등 세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았다.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김혜진 작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불편한 동거 속에서 둘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내치지도 못하는 엄마 역으로 배우 오민애가 열연하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11일에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이 발달장애아의 엄마가 되면서 겪는 10년간 여정을 담은 ‘그녀에게’가 개봉한다. 상연은 오랜 노력 끝에 쌍둥이 남매를 낳지만, 둘째인 지우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으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기자 출신 류승연 작가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을 영화화했다. 장애가 있는 자식과 자신, 단둘뿐인 세상에 갇힌 것만 같은 상연의 심정을 배우 김재화가 생생하게 살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초청됐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같은 날 개봉하는 ‘장손’은 어느 대가족의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가업으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대가족의 장손인 성진은 제삿날 “가업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이 과정에서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비밀도 서서히 밝혀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 독립영화상, 오로라미디어상, CGK 촬영상의 3개 부문을 수상했고,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넥스트링크상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한국 현대사의 아픔까지 깊숙하게 들여오는 감독의 묵직한 배포”라고 평한 신예 오정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 밖에 우상전·손숙 등 베테랑 배우부터 주인공 성진을 맡은 강승호 등 삼대에 걸친 여러 배우의 앙상블을 주목할 만하다.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하는 ‘해야 할 일’은 동료를 해고하는 일을 맡은 준희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양중공업 4년차 대리인 그는 인사팀으로 발령받은 뒤 150명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수록 회사 입맛대로 해고 대상자가 추려지고, 준희는 급기야 선배와 친구 중 한 명의 이름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TV 시리즈 ‘신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화 ‘너의 결혼식’(2018) 등에서 주목받은 배우 장성범이 준희 역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다양한 인물 군상을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도 거머쥐었다.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 31일 개막…내달 1~8일까지 경연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 31일 개막…내달 1~8일까지 경연

    오는 31일 개막하는 ‘제3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이 9월1일부터 8일까지 처인구 용인문화예술원 마루홀에서 열린다. 제3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용인은 경기도, 용인특례시,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경기도지회,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한다. 이번 연극제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시민연극단체(극단, 동아리)가 참여하는 순수 아마추어 연극제다. 올해는 8개 극단이 공모를 통해 최종 경연에 올라 경기도민과 용인시민을 만난다. 개막식은 31일 오후 4시에 열리는데 용인 생활예술 동아리가 참여하는 아트 마켓 행사를 비롯해 비보잉 공연, 연극제 홍보영상 상연, 축하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9월1일부터 7일까지 용인문화예술원 3층 국제회의실에선 ‘연극사랑 시민 워크숍- 나의 독백, 쓰고 말하기’ 워크숍이 진행된다. 이 워크숍에 참여한 시민은 공연을 관람한 후 관객 평가단으로 심사에 참여할 수 있다. 경연 공연은 9월 1일부터 8일까지 문화예술홀 마루홀에서 열린다. 선착순 무료로 누구나 볼 수 있다. 경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1일 ‘너는 누구 그리고 나는’(서울 송파공연마루) ▲2일 ‘소풍’(전북 시민연극동호회 나로누림) ▲3일 ’판소리로 보는 춘향전‘(경기 군포시민연극극단) ▲4일 ‘한여름밤의 꿈’(경기 시민극회 우리) ▲5일 ‘궁전의 여인들’(대전 직장인연극반 시시콜콜) ▲6일 ‘행복펜션’(강원 극단 날나리) ▲7일 ‘만선’(서울 강원아트시민연극단) ▲8일 ‘목욕탕집 세 남자‘(서울 극단 서리플레이)
  • 베토벤 교향곡 2번·리스트의 파우스트… 조금은 낯선 클래식 축제

    베토벤 교향곡 2번·리스트의 파우스트… 조금은 낯선 클래식 축제

    지휘자 최희준·최수열 등 참여국내서 접하기 어려운 곡 연주 롯데문화재단의 연례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이 새달 7~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5회째인 올해에는 특정 작곡가를 주제로 했던 이전 축제와 달리 연주자 중심으로 방향을 바꿔 국내외 다섯 명의 지휘자와 협연자가 선사하는 다채로운 교향악의 향연으로 펼쳐진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공연은 지휘자 최희준이 이끄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2번’(9월 8일)과 지휘자 최수열과 한경arte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9일)이다. 두 곡 모두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어서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가 크다. 특유의 진중함을 지닌 최희준이 선곡한 베토벤 교향곡 2번은 3번 ‘영웅’이나 5번 ‘운명’, 6번 ‘전원’, 9번 ‘합창’에 비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베토벤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걸작으로 꼽힌다. 최희준은 최근 인터뷰에서 “베토벤의 난청이 심각해지던 시기에 작곡한 곡이지만 절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음악을 위해 다시 일어서는 의미를 담은 명곡”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희망이라는 꿈이 더 절실해진 시기에 확고한 의지를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선곡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베토벤은 제 음악의 선생님이자 인생의 스승”이라며 작곡가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도 들려준다. ‘국내 현대음악의 선두 주자’로 불리는 최수열이 고른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 역시 국내에선 거의 연주되지 않는 작품이다. 그는 “괴테가 평생을 바쳐서 만든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작곡된 곡이라 관객은 물론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에도 조금 멀어 보이는 주제인 것 같다”면서도 “연주가 까다롭고 가성비도 좋지 않지만, 꼭 한번은 도전해 보고 싶었던 곡”이라고 설명했다. 테너 이범주와 바로크음악 전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함께한다. 이 외에 지휘자 이병욱과 첼리스트 최하영, 인천시립교향악단의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7일), 지휘자 김선욱과 첼리스트 미치아키 우에노, 경기필하모닉의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과 ‘베토벤 교향곡 6번’(10일), 대만 지휘자 샤오치아 뤼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KBS교향악단의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11일) 연주가 예정돼 있다. 카바코스는 내년부터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맡아 축제를 이끈다.
  • 국가유산 익산 미륵사지, 화려한 미디어아트 세계로 초대한다

    국가유산 익산 미륵사지, 화려한 미디어아트 세계로 초대한다

    새달 6일부터 한 달간 ‘미디어아트’과거·현대 잇는 미륵사지 가치 조명레이저쇼 통해 백제 문화유산 감상AI가 만든 가상공간서 음악 여행도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 9월 전북 익산시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관광도시로 탈바꿈한다. 타 지역에서는 만나기 힘든 차별화된 축제가 잇따라 개최돼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미륵사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백제의 왕도’ 익산의 역사를 시공을 초월해 체험할 귀중한 기회다. 6일부터 10월 6일까지 한 달 동안 백제 최대의 사찰 미륵사지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27, 28일 이틀 동안 개최되는 ‘NS푸드페스타 2024 in 익산’은 맛을 잇고, 산업을 잇고, 지역을 잇는 대한민국 대표 푸드축제다. 10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17일간 열리는 ‘천만송이 국화축제’는 하루 10만명 이상이 찾는 전국 최대 규모 국화 한마당 잔치다. ‘2024 익산 미륵사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시대별 문화유산의 정수를 간직한 미륵사지의 이야기를 빛과 미디어아트로 보여 주는 전시다. 올해로 네 번째다. 과거와 현대를 잇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미륵사지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한다. 국가유산청,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국가유산진흥원이 공동 주최·주관한다. 올해는 ‘미륵사, 천년의 빛: 1400년의 비밀을 탐험하다’를 주제로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미륵사지 출토 유적과 유물을 백제시대뿐만 아니라 조선시대까지 확장했다. 1400년의 긴 세월 동안 감춰져 왔던 시간의 이야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했다. 축제 기간 미륵사지는 하나의 거대한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변신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축제의 특징은 드론쇼 등 기존의 공연 중심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가유산을 활용한 화려한 미디어아트 레이저쇼가 펼쳐지는 것이다. 참신한 볼거리가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문화유산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핵심 프로그램은 레이저 아트쇼다. 동탑과 서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두 탑 사이에 설치되는 융복합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백제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현대 예술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이심전심 미디어 놀이터 ▲삼라만상, 빛의 정원 ▲삼륜청정, 삼불삼탑 미륵사 ▲오매일여, 무왕의 시간 ▲연계 존 등 5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스토리 기반의 탐험형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오랜 비밀의 시간을 파헤치며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전통과 기술의 융합이 펼쳐지는 환상적인 미륵사지 나이트 투어를 만나 볼 수 있다. 1코스 ‘이심전심 미디어 놀이터’는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을 주고받는 빛의 놀이터다.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 월, 참여형 빛조형, 포토존,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성됐다. 2코스 ‘삼라만상 빛의 정원’은 모든 만물과 역사의 상황을 예술로 표현했다. 미디어파사드, 레이저 쇼, 빛조형, 경관조명 등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3코스 ‘삼륜청정, 삼불삼탑 미륵사’는 동서탑 시그니처 레이저매핑쇼, 융복합미디어퍼포먼스를 무대에 올려 미륵사지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긴다. 4코스 ‘오매일여, 무왕의 시간’은 빛을 통해 역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을 마주한다. 5코스 ‘연계 존’은 버스킹, 특산물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지역의 맛을 담은 푸드트럭, 휴식공간으로 구성된다. ‘백제로의 시간여행’에서는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상의 공간에서 동서양의 악기와 음악이 어우러져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한다. 터널처럼 배치된 26개의 미디어 패널은 624년과 2024년이 함께 연결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미디어 징검다리’는 빛으로 채워진 원형 패널 위를 밟으면 마치 마법처럼 변하는 빛의 징검다리다. 빛과 상호작용하며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빛의 당간’은 미륵사지를 상징하는 수호의 빛이다. 고대 사원에서 사찰의 행사를 알리던 당간지주 사이로 뻗어나가는 강렬한 레이저 빛은 미륵사지의 입구에서 사람들을 환영하고 모으며 축제의 서막을 알린다. 이 밖에도 빛의 폭포, 상상 사파리, 라이트 플라워 등 신비하고 환상적인 콘텐츠들이 풍성하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번 축제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국가유산 레이저쇼를 진행한다는 큰 자부심과 기대를 품고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들여 준비했다”며 “많은 분이 방문하셔서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빛과 함께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늦캉스족 여기로 놀러오세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여름 휴가철을 넘겨 바캉스를 떠나는 ‘늦캉스족’ 잡기에 나섰다. 처서를 지나서도 꺾이지 않는 무더위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늦캉스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 고성군은 아야진, 천진 해수욕장 폐장일을 당초 18일에서 31일로 연기했다고 26일 밝혔다. 고성군은 이달 중순 이후에도 연일 무더위가 이어져 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연장했다. 연장 운영 기간 피서객 안전과 편의를 위해 종전처럼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수상안전요원도 배치한다. 김가현 고성군 관광시설팀장은 “유난히 더위가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돼 올해 처음으로 8월 말까지 해수욕장을 운영한다”며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여행플랫폼 여기어때와 함께 막바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겨냥한 레저·아웃도어 기획전을 다음 달 22일까지 연다. 기획전 기간 영종도, 강화도, 영흥도, 선재도, 덕적도 등 인천에 있는 섬 내 숙박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10만원 이상 결제하면 할인쿠폰 2만원권이 제공된다. 또 섬 안에 있는 워터파크, 놀이공원, 레일바이크 등의 레저시설을 이용할 때 쓸 수 있는 1만~2만원권 할인쿠폰도 준다. 늦더위를 식혀줄 다양한 축제와 영화제도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충북 영동군은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포도축제를, 충남 홍성군은 30일부터 10월 말까지 남당항 대하축제를 각각 개최한다. 30~31일 강원 삼척해변에서는 제1회 삼척 해(海)랑 영화제가 열려 관객을 맞는다.
  • “내 영웅 트럼프” 외친 헐크 호건… “해리스가 상식” 강조한 오프라 [이재연 특파원의 워싱턴&이슈]

    “내 영웅 트럼프” 외친 헐크 호건… “해리스가 상식” 강조한 오프라 [이재연 특파원의 워싱턴&이슈]

    트럼프 ‘위대한 美’ vs 해리스 ‘자유’유명 연예인 총출동해 당 가치 부각양당 모두 애국심·자부심 고취 강조 미국 정당은 4년마다 대선을 치르는 해에 전당대회(전대)를 열어 대선 후보를 공식 추인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한데 모여 마치 축제처럼 치른다. 한국 정당의 전대가 ‘당 지도부의 권력 승계’ 느낌으로 한 나절도 채 안 돼 끝나는 반면 미국은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 당원들이 나흘에 걸쳐 참여한다. 무엇보다도 정강을 통과시키고 자신들의 가치를 토론하고 공연하는 주체적 행사라는 점이 가장 차이 나는 지점이다. 지난달 공화당 밀워키 전대와 지난주 민주당 시카고 전대는 모두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스토리텔링을 동원해 양당 가치를 후보들에게 투영한 자리였다. 백악관 권좌를 되찾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위대한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의 ‘자유’,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we’re not going back)는 대결 구도가 선명히 부각됐다. 양당 모두 불법 이민, 인플레이션, 낙태 등 대립하는 정책을 초월해 ‘미국적 가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했다는 점은 무섭도록 닮아 있었다. 공화당 행사장에 등장한 록 뮤지션 키드 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외친 “싸워라!” 후렴구가 있는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옛 프로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도 등장했다. 그는 입고 있던 티셔츠를 찢으며 “(적들이) 내 영웅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을 죽이려 했다”며 ‘트럼프 마니아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고 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직전 총격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분 앞에 서 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면 전통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미국 이야기의 스릴 넘치는 장을 우리 스스로 쓰자”고 역설했다. 민주당 전대의 서사는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에 방점이 찍혔다. SNL(Saturday Night Live)쇼 출신 코미디언 케넌 톰프슨은 대형 성경책 같은 ‘프로젝트 2025’를 들고 나와 공화당 재집권 시 교육부 폐지, 여성 생식권, 건강보험 등 일상 시민권이 얼마나 박탈될지 유머스럽게 우려했다. 셋째 날 밤 깜짝 등장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인들에게 “상식과 예의”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무당층을 의미하기도 하는 보라색 슈트를 입고 나온 그는 무소속 유권자, 부동층을 콕 찍어 “가치와 인격이 리더십과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4년 투표용지에는 품위와 존중이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혔던 ‘이상한 웃음소리’를 “해리스는 기쁨의 대통령(President of joy)이 된다”고 승화시켰다. 미국이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만큼 유색인종 여성 출신인 해리스가 특정 계층이 아닌 미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는 수사였다. 양당의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흙수저’, 보통사람 출신 이력 역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으로 설명됐다. 이런 서사들은 모두 두 대선 후보를 최고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려는 장치들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당원과 이를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미국 대선 자체가 갖는 정치적 효능감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 [단독] 안구 없는 재민이의 건반… ‘함께’라는 감동 울렸다[희귀질환아동 리포트: 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단독] 안구 없는 재민이의 건반… ‘함께’라는 감동 울렸다[희귀질환아동 리포트: 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모재민군은 태어나서 한 번도 사물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해 연주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재민이는 세상을 피아노로 소통합니다. 2012년 베이비박스를 통해 저희에게 왔습니다. 현재 서울 종로구에 있는 라파엘의집에서 생활하고 있고 서울 맹학교 5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재민이의 꿈은 ‘하늘을 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는, 하늘을 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감상할 준비가 됐나요.” ●선천성 무안구증… 세상 본 적 없어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선천성 무안구증을 앓고 있는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재민(12)이를 맞이하기 위한 소개 글이 무대 뒤 장막에 올라왔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조명이 들어오자 검은색 연미복에 흰 와이셔츠를 입은 재민이가 지도교사의 손을 잡은 채 등장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관객에게 정중한 인사를 올린 재민이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신 뒤 건반에 손가락을 올렸다. ●악보 없는 피아노, 관객은 눈물 악보도 없는 피아노에서 쇼팽의 ‘녹턴 20번’이 섬세한 선율로 울려 퍼졌다. 온 신경을 집중했는지 굳어 있던 재민이의 표정이 서서히 풀렸다. 연주가 마음에 든 듯했다. 관객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첫 곡이 끝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잠깐 땀을 닦은 재민이는 두 번째 곡 바흐의 ‘칸타타 147번’을 물 흐르듯 이어 갔다. 마침내 건반에서 손을 뗀 재민이가 일어나 다시 한번 인사를 올린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가슴으로 연주하는 재민이네 살 ‘절대음감’ 알아봐준 수민 쌤보호시설·보조교사 등 모두가 스승“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길”이날 공연은 주사랑공동체가 주최한 ‘봄날의 베이비박스 콘서트’. 재민이는 특별출연자로 초청받아 오프닝 공연을 맡았다. 대기실에서 기자와 만난 재민이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무대를 미리 머릿속에 그렸다. “사람들이 박수 치고 환호하면 무대가 더 달아오를 거예요. ‘앙코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쇼팽을 한 곡 더 연주할 거예요.” 재민이는 두 살 때 장애아동 생활시설인 서울 라파엘의집에 입소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탓인지 내성적이었고 작은 소리에도 불안해했다. 하지만 네 살 때 운명처럼 만난 피아노가 모든 걸 바꿨다. 악보를 볼 수 없는데도 재민이는 들리는 음을 그대로 재현하는 절대음감의 재능을 갖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건 다섯 살 때인 2017년. 서울맹학교 음악교사인 최수민(51)씨가 재민이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재민이는 1년 만에 콩쿠르에 출전해 비장애인 또래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았다. 첫 콩쿠르를 함께한 이도 최씨였다. 이날 베이비박스 공연 마지막 무대에 최씨 손을 잡고 다시 오른 재민이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스승의 은혜’와 ‘어머니의 마음’을 열창했다. 조성진처럼 세계적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재민이. 그가 재능을 활짝 피우도록 도운 건 최씨와 라파엘의집만이 아니다. 등굣길마다 음료와 간식을 챙겨 준 카페 주인, 손수 점자 읽는 법을 알려 주며 글을 깨치게 한 이웃, 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피아노 학원에 갈 수 있도록 날마다 바래다주는 보조교사….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은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재민이가 존재했다. 김종민 서울 라파엘의집 원장은 “재민이가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003년 일곱 살의 나이로 탈북한 모친과 함께 한국에 온 정혜연(28·가명)씨는 어린 시절부터 이유 없이 코피를 쏟았다. 지혈이 되지 않아 세숫대야를 흠뻑 적실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북한에서 병원을 찾았을 땐 병명을 알 수 없는 희귀질환이란 말만 들었다. 새 삶 얻고 보답하는 혜연씨탈북 가정엔 버거운 골수이식비용익명의 독지가 도움으로 건강 찾아심리상담사로 일하며 봉사활동도한국에 온 뒤 대학병원에서 온몸의 혈관에 혈전(피떡)을 유발하는 ‘원발성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몸의 면역체계가 세포와 조직을 잘못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다. 당시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혈관수축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제를 임시방편으로 복용했다. 정씨의 증상은 계속 악화돼 지난 2012년엔 ‘골수이형성증후군’(골수 이상으로 혈액세포를 만들 수 없는 질환)이란 진단을 추가로 받았다. 치료하려면 골수이식을 받아야 했지만 검사비까지 합쳐 1억원가량이 필요했다. 탈북자 출신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다. 희귀질환 환자 후원사업을 벌이는 ‘여울돌’이 정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울돌은 정씨 사연을 전한 뒤 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고, 익명의 독지가가 나섰다. 열아홉 살 때인 지난 2015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정씨는 그렇게 새 삶을 얻었고, 현재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여가 시간이 날 때면 여울돌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 “평생 아팠던 제가 수술을 받은 뒤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하기 시작했어요. 의사에게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단 말을 들었는데 건강해지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잠깐 우울증이 왔지만 극복하고 제가 받은 사랑과 도움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심리상담사란 직업을 갖게 됐습니다.” 다시 그라운드 누비는 민재희귀 백혈병에 기약없는 항암치료병원 복지팀 도움에 ‘멘털’ 다잡아2년 만에 축구팀 돌아가 ‘희망 슛’‘제2의 손흥민’을 꿈꾸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강민재(14)군이 축구를 멈추게 된 건 목에 큰 멍울이 발견된 2021년 6월. 숨쉬기 힘들 정도로 목이 부은 민재는 병원 세 곳을 돌고 나서야 희귀 백혈병의 일종인 ‘림프모구성 T-세포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소아암 환자 중에선 빨리 병이 발견된 편이지만 급성으로 진행되는 증세에 민재의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취미로 시작한 축구에 소질을 보여 1년 만에 수원FC 15세 이하(U15) 축구팀에 들어갔던 민재는 서울성모병원에서 기약 없는 항암 치료를 받으며 병상에만 누워 있었다. 아직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기엔 너무 어린 민재. 민재 엄마 김남영(43)씨는 “병원 사회복지팀이 아이를 살렸다”고 되돌아봤다. 복지팀이 틈날 때마다 민재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 주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버틸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줬다고 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후원하는 ‘어린이학교 사회복귀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도 매달 30만원씩 민재 치료비를 지원했다. 민재는 지난해 7월 항암치료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축구팀에 복귀했다. 민재는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친구들이랑 실력 차이가 크게 나면 어쩌나 불안했다. 열심히 연습해서 한국을 빛내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 “자존심 세고, 마냥 착하지 않은 여주인공… 꼭 살려 내고 싶었죠”

    “자존심 세고, 마냥 착하지 않은 여주인공… 꼭 살려 내고 싶었죠”

    뉴질랜드로 떠난 20대 직장인 연기“나라 비교보다 삶의 흐름 포착하길” “그동안은 관객들이 제가 맡은 배역을 무조건 응원해 주길 바랐는데, 이번 영화에선 찬성 반, 반대 반으로 나뉘면 좋겠습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장건재 감독 영화 ‘한국이 싫어서’ 주연 배우 고아성(32)은 이렇게 말했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한국에서 사는 데 지쳐 새 삶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난 20대 후반 직장인 계나의 이야기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성은 “두 나라를 비교하면서 어디가 좋고 나쁜가를 따지기보다 계나의 삶의 흐름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나는 지독한 취업난을 겪고 들어간 직장, 결혼하자는 오랜 남자친구 지명(김우겸 분), 적금을 깨서 아파트로 이사 가자는 부모를 뒤로하고 한국을 떠난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의 이방인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영어 실력은 미숙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주로 식당 아르바이트와 같은 노동뿐이다. 인종차별까지 겪는다.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받기 하루 전 원작 소설을 단숨에 다 읽었다고 한다. “계나가 단순한 피해자나 착하고 이타적이기만 한 여자 주인공이 아니란 점이 좋았다. 자존심이 세고, 그래서 무너지기도 하는 캐릭터였다. 그런 점을 영화에서 꼭 살려 내고 싶었다”고 했다. 원작을 읽으면서 들었던 의문과 자기 생각을 빼곡하게 적은 4장의 엽서를 기자에게 보여 줬다. 특히 ‘가족’과 관련한 메모가 눈에 띄었다. 영화 속에서 계나는 친구의 부탁으로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뒤 위기에 몰린다. 퇴거 명령을 받은 뒤 집을 나와 허름한 숙소에서 가족들과 화상 통화를 하며 울먹인다. 친구의 죽음으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오래 사귀던 남자친구 지명이 “괜히 외국 나가서 힘들게 다시 시작할 필요 없다”며 결혼을 제안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이에 관해 “실제로 타지에서 생활하신 분들이 한국에 잠깐 돌아왔을 때 안락함을 느끼고 다시 한국에 와야 하나 고민한다더라. 계나의 사정은 물론 남자친구 지명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먼저 본 분들도 이를 두고 토론하더라”면서 웃었다. 앞서 ‘항거: 유관순 이야기’(2019)의 유관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의 이자영, 그리고 이번 계나 등 배역 선택에 대해 “사회적 메시지가 있거나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에 매력을 느낀다. 자유의지가 강한 인물에 끌리는 것 같다”고 했다. 봉준호 감독 영화 ‘괴물’(2006)부터 20년 가까이 연기하고 있지만 계나처럼 ‘번아웃’은 겪지 않았다고 했다. “열심히 일하는 걸 좋아하지만, 오래 일하고 싶다. 그래서 지치면 쉬는 편”이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분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낯설고 아름다운 파격…여름날 달군 ‘한여름 밤의 꿈’

    낯설고 아름다운 파격…여름날 달군 ‘한여름 밤의 꿈’

    국내 유일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으로 여름날을 찬란하게 물들이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서울시발레단은 23~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으로 널리 알려진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였다. 컨템퍼러리 발레로는 보기 드문 2막 7장의 2시간짜리 전막 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 멘델스존의 음악을 입힌 고전 발레와 완전히 달라 신선한 충격을 줬다. 발레를 기본으로 하지만 현대무용의 실험적인 안무가 더해졌고 대극장 무대를 때로는 홀로, 때로는 같이 채우며 눈을 떼기 어려운 장면들이 이어졌다. 특히 컨템퍼러리 작품답게 환상적인 영상과 남다른 미학을 뽐낸 감각적인 무대 연출, 의상, 음악까지 어우러지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빗줄기와 거대한 백색 날개, 붉은 나무 등 무대 위에 등장한 장치들은 1층보다 2층에서 볼 때 더 환상적으로 다가오며 연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사진 촬영이 허용됐다면 소셜미디어(SNS)에서 난리가 날 장면들이 한가득이었다. 특히 푸른색으로 채색한 2막 후반부는 무용수들이 마치 바닷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여 시선을 강탈했다. 유독 짙었던 이번 여름의 무더위를 날려주는 청량한 무대 연출은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시원한 위로를 건넸다. ‘한여름 밤의 꿈’은 총 2막으로 구성됐다. 1막에서는 사랑의 순수성과 아름다움, 처절함과 아픔 등을 현대무용과 발레를 결합한 대형 군무 중심으로 보여줬고 2막은 보다 발레의 본연으로 돌아와 개별적인 관계에 집중했다. 다양한 감정들을 서로 다른 분위기 속에 펼쳐내면서 같은 작품이지만 별개의 작품처럼 다가왔다. 원작 희곡을 발레로 만든 안무가들은 멘델스존의 관현악곡 ‘한여름 밤의 꿈’을 사용했지만 안무가 주재만은 슈만의 가곡과 피아노곡으로 무대를 채웠다. 여기에 미국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필립 다니엘이 이번 작품을 위해 두 곡을 작곡하는 한편 2막 엔딩의 군무 장면에선 직접 피아노 라이브 연주를 펼치며 공연의 매력을 더했다. 원작에서 장난꾸러기로 등장하는 요정 퍽이 진지하고 엄숙한 모습으로 등장한 것도 작품의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인터미션 20분을 포함해 2시간이 조금 넘는 공연 시간은 컨템포러리 발레로서는 어려운 도전이었고 그만큼 작품에 내포된 서사가 약해지는 구간도 있었다. 그러나 첫 공공 컨템포러리 발레단의 첫 공식 작품이라는 부담에도 규모 있는 예술을 환상적으로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관객들의 열띤 반응은 클래식 발레만으로는 한계에 마주할 수밖에 없는 발레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첫 공식 작품이자 컨템퍼러리 발레에 대한 감각을 깨우는 작품으로서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역시 “클래식 발레 중심의 우리나라에서 컨템퍼러리 발레는 발레계와 관객 모두에게 낯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제작해 클래식 발레가 줄 수 없는 새로운 에너지를 가진 컨템퍼러리 발레의 매력을 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대한 여정의 첫발을 디딘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10월 9~1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더블 빌’로 찾아온다. 네덜란드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 안무가 차진엽의 신작 ‘백조의 잠수’를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의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 끊이지 않는 감탄…서커스가 된 ‘백조의 호수’

    끊이지 않는 감탄…서커스가 된 ‘백조의 호수’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가 색다르게 변신했다. 원작의 흐름은 그대로 가져가되 서커스를 결합해 발레 보는 재미, 서커스 보는 재미를 모두 잡으면서 관객들의 감탄하고 감탄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중국 시안 아크로바틱 예술단은 23~25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렸다. 발레 ‘백조의 호수’는 1877년 러시아에서 초연한 이후 다양한 버전이 전 세계 무대에 올랐지만 곡예와 결합한 것은 중국이 유일하다. 저주에 걸려 백조가 된 공주를 구하려는 왕자의 여정이라는 기본 얼개는 그대로 하되 중국 장안에서 벌어지는 동양 공주와 서양 왕자의 사랑 이야기로 원작을 살짝 비틀었다. 원작의 비극적인 결말도 해피엔딩으로 바꿨다. 서커스 발레답게 화려한 볼거리가 넘쳤다. 줄타기, 외발자전거, 후프 돌리기, 장대 묘기 등 다양한 곡예 기술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중간중간 작은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안전사고 없이, 실수인 게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공연이 이어졌다. 원작인 발레 작품인 만큼 기본 토대인 발레를 잊지 않았다. 출연 무용수 대부분이 정통 발레의 토슈즈를 신고 무대에 올랐다. ‘백조의 호수’는 곡예 훈련과 발레 동작을 모두 마스터한 무용수들만이 무대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장취안 예술단장은 지난 22일 간담회에서 “발레는 부드럽고 우아하고 곡예는 강인한 힘이 넘친다”면서 “발레와 곡예가 작품 안에서 서로를 보완하며 독특하고 인상적인 공연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원작의 아름다움에 더해 아찔한 곡예까지 펼쳐지면서 관객들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호숫가에서 공주와 왕자가 사랑을 약속하는 ‘사랑의 파드되’ 장면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원작은 비극적 요소가 강해 관객들이 웃고 즐길 여지가 많지 않은데 중간중간 웃을 수 있게 재치가 넘치는 장면들도 인상적이었다. 시안 아크로바틱 예술단의 ‘백조의 호수’는 동서양의 결합이라는 면에서도 독특했다. 작품의 배경은 중국 장안인데 이곳은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서 오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작품 중간과 말미에 고대 장안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원작의 이야기에 동양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해지며 이색적인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 [단독] 안구가 없는 재민이의 연주…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쏟아냈다[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단독] 안구가 없는 재민이의 연주…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쏟아냈다[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모재민군은 태어나서 한 번도 사물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해 연주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재민이는 세상을 피아노로 소통합니다. 2012년 베이비박스를 통해 저희에게 왔습니다. 현재 서울 종로구에 있는 라파엘의집에서 생활하고 있고 서울 맹학교 5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재민이의 꿈은 ‘하늘을 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는, 하늘을 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감상할 준비가 됐나요.”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선천성 무안구증을 앓고 있는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재민(12)이를 맞이하기 위한 소개 글이 무대 뒤 장막에 올라왔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조명이 들어오자 검은색 연미복에 흰 와이셔츠를 입은 재민이가 지도교사의 손을 잡은 채 등장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관객에게 정중한 인사를 올린 재민이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신 뒤 건반에 손가락을 올렸다. 악보도 없는 피아노에서 쇼팽의 ‘녹턴 20번’이 섬세한 선율로 울려 퍼졌다. 온 신경을 집중했는지 굳어 있던 재민이의 표정이 서서히 풀렸다. 연주가 마음에 든 듯했다. 관객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첫 곡이 끝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잠깐 땀을 닦은 재민이는 두 번째 곡 바흐의 ‘칸타타 147번’을 물 흐르듯 이어 갔다. 마침내 건반에서 손을 뗀 재민이가 일어나 다시 한번 인사를 올린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공연은 주사랑공동체가 주최한 ‘봄날의 베이비박스 콘서트’. 재민이는 특별출연자로 초청받아 오프닝 공연을 맡았다. 대기실에서 기자와 만난 재민이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무대를 미리 머릿속에 그렸다. “사람들이 박수 치고 환호하면 무대가 더 달아오를 거예요. ‘앙코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쇼팽을 한 곡 더 연주할 거예요.” 재민이는 두 살 때 장애아동 생활시설인 서울 라파엘의집에 입소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탓인지 내성적이었고 작은 소리에도 불안해했다. 하지만 네 살 때 운명처럼 만난 피아노가 모든 걸 바꿨다. 악보를 볼 수 없는데도 재민이는 들리는 음을 그대로 재현하는 절대음감의 재능을 갖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건 다섯 살 때인 2017년. 서울맹학교 음악교사인 최수민(51)씨가 재민이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재민이는 1년 만에 콩쿠르에 출전해 비장애인 또래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았다. 첫 콩쿠르를 함께한 이도 최씨였다. 이날 베이비박스 공연 마지막 무대에 최씨 손을 잡고 다시 오른 재민이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스승의 은혜’와 ‘어머니의 마음’을 열창했다. 조성진처럼 세계적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재민이. 그가 재능을 활짝 피우도록 도운 건 최씨와 라파엘의집만이 아니다. 등굣길마다 음료와 간식을 챙겨 준 카페 주인, 손수 점자 읽는 법을 알려 주며 글을 깨치게 한 이웃, 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피아노 학원에 갈 수 있도록 날마다 바래다주는 보조교사….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은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재민이가 존재했다. 김종민 서울 라파엘의집 원장은 “재민이가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003년 일곱 살의 나이로 탈북한 모친과 함께 한국에 온 정혜연(28·가명)씨는 어린 시절부터 이유 없이 코피를 쏟았다. 지혈이 되지 않아 세숫대야를 흠뻑 적실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북한에서 병원을 찾았을 땐 병명을 알 수 없는 희귀질환이란 말만 들었다. 한국에 온 뒤 대학병원에서 온몸의 혈관에 혈전(피떡)을 유발하는 ‘원발성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몸의 면역체계가 세포와 조직을 잘못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다. 당시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혈관수축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제를 임시방편으로 복용했다. 정씨의 증상은 계속 악화돼 지난 2012년엔 ‘골수이형성증후군’(골수 이상으로 혈액세포를 만들 수 없는 질환)이란 진단을 추가로 받았다. 치료하려면 골수이식을 받아야 했지만 검사비까지 합쳐 1억원가량이 필요했다. 탈북자 출신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다. 희귀질환 환자 후원사업을 벌이는 ‘여울돌’이 정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울돌은 정씨 사연을 전한 뒤 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고, 익명의 독지가가 나섰다. 열아홉 살 때인 지난 2015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정씨는 그렇게 새 삶을 얻었고, 현재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여가 시간이 날 때면 여울돌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 “평생 아팠던 제가 수술을 받은 뒤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하기 시작했어요. 의사에게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단 말을 들었는데 건강해지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잠깐 우울증이 왔지만 극복하고 제가 받은 사랑과 도움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심리상담사란 직업을 갖게 됐습니다.” ‘제2의 손흥민’을 꿈꾸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강민재(14)군이 축구를 멈추게 된 건 목에 큰 멍울이 발견된 2021년 6월. 숨쉬기 힘들 정도로 목이 부은 민재는 병원 세 곳을 돌고 나서야 희귀 백혈병의 일종인 ‘림프모구성 T-세포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소아암 환자 중에선 빨리 병이 발견된 편이지만 급성으로 진행되는 증세에 민재의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취미로 시작한 축구에 소질을 보여 1년 만에 수원FC 15세 이하(U15) 축구팀에 들어갔던 민재는 서울성모병원에서 기약 없는 항암 치료를 받으며 병상에만 누워 있었다. 아직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기엔 너무 어린 민재. 민재 엄마 김남영(43)씨는 “병원 사회복지팀이 아이를 살렸다”고 되돌아봤다. 복지팀이 틈날 때마다 민재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 주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버틸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줬다고 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후원하는 ‘어린이학교 사회복귀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도 매달 30만원씩 민재 치료비를 지원했다. 민재는 지난해 7월 항암치료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축구팀에 복귀했다. 민재는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친구들이랑 실력 차이가 크게 나면 어쩌나 불안했다. 열심히 연습해서 한국을 빛내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유튜브: https://youtu.be/lq8X9gUsan0 네이버TV: https://tv.naver.com/v/59891815
  • 지진·태풍에도 멈출 수 없는 열정…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4’ 현장 [아몰걍듣]

    지진·태풍에도 멈출 수 없는 열정…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4’ 현장 [아몰걍듣]

    지난 17일부터 18일 양일간 일본을 대표하는 대표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도쿄 2024’(SUMMER SONIC 2024)에 다녀왔다. 서머소닉이 올해 무사히 열린 것은 기적이었다. 각종 자연재해가 일본 열도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일본 남부 미아자키현에 진도 7.1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일어나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행사 시작 하루 전인 16일에는 태풍 7호 ‘암필’이 도쿄 앞바다로 북상했다. 이에 16일 도쿄행 비행기가 무더기로 결항됐다. 내 비행편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꼭 일본을 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17일 오전 공항 노숙을 하고 천근만근인 몸으로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태풍이 지나간 흔적은 오간 데 없고 쨍쨍한 하늘이 반겼다. 편의점에 들러 종이 티켓을 교환하고 서둘러 공항 버스를 타러 나왔다. 지바현 지바시에 위치한 공연장까지는 버스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마음이 급했다. 버스에 올라타니 나처럼 서머소닉 행사장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인천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티셔츠를 입은 이들도 보였다. 팔토시, 모자 등을 착용하고 햇빛을 ‘완벽 차단’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1시가 조금 넘어 행사장에 도착했다. 더워서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이날 최고 기온이 37도에 육박했다. 아스팔트가 지글지글 끓었다. 티셔츠가 땀으로 푹 젖은 채 얼굴이 벌겋게 익은 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비닐봉지 가득 냉수를 들고 행사장을 찾은 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서머소닉 도쿄는 야구장인 ‘조조(ZOZO) 마린 스타디움’과 앞에 펼쳐진 ‘마쿠하리 해변’을 야외 행사장으로, 전시장인 ‘마쿠하리 멧세’을 실내 행사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 음악 애호가들이 해외 음악 페스티벌에 방문하는 건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특히 한국과 가까운 일본에서 열리는 서머소닉은 ‘해외 페스티벌 입문자’를 위한 코스로 잘 알려졌다. 도심에서 열려 접근성이 좋고 실내 공연장에서 쾌적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라인업 또한 그 이유다. 한국에는 좀처럼 방문하지 않는 영미권 아티스트들과 일본 아티스트들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걸그룹 뉴진스의 압도적인 인기를 체감한 섬머소닉은 올해에도 케이팝 아이돌을 라인업에 내세웠다. 걸그룹 아이브, 베이비몬스터와 보이그룹 엔시티 드림, 에이티즈, 라이즈 등 총 8팀이 출연했다. 서머소닉 역사상 가장 많은 한국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랐다. 이번 서머소닉 행을 결정한 이유는 밴드 ‘블리처스’(Bleachers) 때문이었다. 블리처스는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의 원맨 밴드다. 잭 안토노프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부터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 로드 뿐만 아니라 요즘 제일 잘나가는 팝 가수 사브리나 카펜터와 함께 작업한 ‘스타 프로듀서’다. 2024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프로듀서(비클래식)’ 부문에서 상을 받으며 이름을 떨쳤다. 잭 안토노프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2013년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밴드 펀(Fun.)의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이후 밴드 블리처스로 솔로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블리처스 밴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련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록 음악가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과 영국의 문화적 상징 비틀즈(The Beatles) 등이 떠오르게 하는 복고풍 록 음악과 서정적인 신스음을 믹스매치해 한 편의 ‘노스텔지어’를 완성했다. 실내 무대인 ‘소닉 스테이지’에 잭 안토노프가 하얀 민소매를 입고 활기차게 등장했다. 그는 공연 말미에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두 대의 드럼과 색소폰, 건반 다섯 대, 글로켄슈필까지 총동원됐다. 얌전하기로 소문한 일본 관객들이 첫곡부터 제자리에서 뛰고 소리를 지르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일찍이 아티스트 상품이 품절된 이유가 있었다. 히트곡 ‘롤러코스터’(Rollercoaster) 전주가 시작됐는데 갑자기 음악이 멈췄다. 잭 안토노프는 “모어, 겟 업”(More, get up)을 외치더니 관객들에게 ‘목말 태우기’를 유도했다. 곳곳에 사람들이 솟아올랐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다시 이어갔다. 10곡 남짓을 연달아 부른 잭 안토노프는 ‘스탑 메이킹 디스 허트’(Stop Making This Hurt)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제 그만 괴로워 해 / 진심으로 작별 인사를 해 줘’라는 노래 가사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대신했다. 잭 안토노프를 만나기 위해 일본에 건너 온 게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일반적으로 음악 페스티벌은 헤드라이너(대표 출연자)에게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이번 서머소닉은 양일을 합쳐 총 100여 팀이 참여했고, 일본 자국 아티스트와 영미권 해외 아티스트 등을 ‘입맛에 맞게’ 골라 볼 수 있도록 공연 시간표를 구성했다. 덕분에 자신의 취향인 아티스트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 나 역시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린 이탈리아 혼성 밴드 ‘모네스킨’과 영국 밴드 ‘브링 미 더 호라이즌’ 무대를 보기 위해 무리하지 않았다. 다양한 라인업 덕분에 미국 래퍼 ‘릴 야티’ 무대나 얼터너티브 밴드 ‘후바스탱크’ 무대를 여유롭게 만끽했다. 이번 서머소닉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의외로 단순했다. 어느 가수의 화려한 무대가 아니었다.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무대를 보기 위해 경기장 2층 좌석에 앉았는데, 내 옆으로 앉은 일본인 관객 두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텐션 끝판왕’을 보여준 때다. 덕분에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노래를 잘 몰랐던 나도 그들과 함께 분위기에 취할 수 있었다. 매순간 이방인으로 느껴졌던 하루였는데 유일하게 ‘하나가 된’ 기분이 든 순간이었다. ‘음악의 힘’이 이렇게 사소한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라니, 새삼 놀라웠다.
  • 눈빛만 봐도 통하네…세 남자가 만든 ‘우정의 무대’

    눈빛만 봐도 통하네…세 남자가 만든 ‘우정의 무대’

    젊은 연주자 셋이 말하지 않아도 호흡이 척척 맞는 환상의 무대를 선보인 여름밤을 뜨겁게 달궜다. 22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인 피아니스트 김준형의 ‘엽편소설’ 공연이 열렸다. ‘풍경산책’이라는 부제로 진행한 이번 공연에서는 신비로운 색채감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드뷔시의 음악을 선보였다. 김준형은 이번 공연에 대해 “한 공간에서 음악을 공유하는 이들은 시공간을 넘어 어느 곳이든 함께 갈 수 있다”라고 말했고, 이 여정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빼어난 화성적 색채감과 신비로운 음향이 특징적인 드뷔시의 작품을 선곡했다. 1부에서는 드뷔시의 전주곡 제1권을 김준형 홀로 연주했다. 한 곡이지만 다양한 색깔을 지닌 음악이 어우러져 있어 김준형의 실력을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는 무대였다. 특히 작품마다 서로 다른 사진을 무대 위에 띄우며 여행하는 느낌을 강조했다. 보통 실력이 아닌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그 어떤 연주회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여정이 이어졌다. 1부가 홀로 있을 때의 김준형의 매력을 뽐내는 무대였다면 2부는 함께 있을 때의 김준형의 매력이 두드러진 시간이었다. 이날 2부 공연에서는 첼리스트 문태국,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김준형과 함께 드뷔시의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했다. 이 곡은 한때 작곡가가 파기한 초기작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됐다가 복원된 작품이다. 옅은 미소를 주고받으며 연주를 시작한 이들은 마치 이 곡이 자신들을 위해 탄생한 것 같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풍성한 화성을 펼쳐내면서 세 악기의, 세 연주자의 시너지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세계적인 연주자로서 발돋움해가는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난 덕에 관객들은 호사를 누릴 수 있었고 공연이 끝나자 엄청난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한 이들은 앙코르 연주도 잊지 않았다. 1, 2부와 마찬가지로 드뷔시의 곡인 ‘피아노와 네 개의 손을 위한 작은 소품집, L.65 중 조각배로’를 선보였다. 단단한 우정에서 나오는 다정한 연주가 관객들의 마음에 위안을 줬다. 올해 상주음악가 시리즈로 네 번의 공연을 기획한 김준형은 앞서 1월과 5월, 그리고 이날까지 세 공연을 마쳤다. 마지막 ‘엽편소설’ 무대는 11월 1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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