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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드] ‘관료 푸대접’ 공직 술렁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단행된 공직인사가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정서와 동떨어져 있고,현재 검토 중인 인사안들도 대부분 관료들을 배제하는 방향이어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는 ‘좋은 정부,일하는 정부’라는 기치 아래 5년 전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김대중(金大中) 정부’와는 달리 조직과 인원을 과감하게 늘리려 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여러 무리수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는 우선 청와대를 개혁의 총본산으로 하기 위해 직원 수를 현재(450여명)보다 90여명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물론 3∼5급의 행정관이 주축이지만 장관급도 4명이나 돼 있다는 것이다.단순 수치로 보면 20% 증가하는 셈이다. 증원 대상도 공직자들을 기용하기보다는 민주당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들로 채울 것으로 전해졌다.때문에 관가에서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들이다.인수위측이 이 방안을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처리하려다 일단 ‘출범 뒤 적절한 시점’으로 연기한 것도 이런 기류와무관치 않다. 2∼3명의 장관 직속 정책보좌관 신설을 추진하는 문제도 공직사회에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더욱이 이들을 민주당 전문위원이나 인수위 전문위원·행정관 중에서 채우고 대부분 2,3급 상당으로 보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하위 공직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장관급 1명이면 9급 공무원 16명을 채용할 수 있는데 새 정부가 너무 정무직 신설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근에 단행된 몇몇 공직인사도 인선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관련 부처간의 충분한 법률 검토를 거치지 않아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 당선자측은 지난 2일 청와대 인사비서관에 지방행정전문가를 선임해 인사담당 공무원들의 반발을 샀다. 당선자측은 “인사비서관은 인사추천뿐만 아니라 기존에 공직기강비서관이 담당했던 인사검증 기능까지 맡게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새 정부가 김대중 정부의 최대 오점이었던 인사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사추천과 검증 권한을 가진 민정수석실의기능을 축소하고 인사추천을 전담할 인사보좌관을 신설한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인사추천을 전담할 정찬용 인사보좌관을 돕는 비서관에게 인사추천은 물론 막강한 검증권까지 준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새 정부가 정 보좌관을 중앙인사위 부위원장으로 겸직시키려다 하루 만에 철회한 것도 출범 초기 인사의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당선자측은 차관급인 인사보좌관이 1급인 인사위 사무처장을 겸직토록 추진했지만 직급이 맞지 않아 부위원장직을 신설했다.그러나 이 방안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번복했었다. 올해로 공직생활 30년째인 7급 출신 중앙부처 모 과장은 “청춘을 바쳐 국가발전에 헌신했는데도 아직 서기관(4급)에 머물러 있다.”면서 “최근 청와대 인선과 관련해 30대 중반 인사가 3급 선임에 못마땅해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공무원이 된 것을 처음 후회할 정도로 심한 좌절감을 느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신참 공무원이 토플 약관 바꿨다/공정거래위원회 한용호 사무관 1년 줄다리기 끝 ETS 콧대꺾어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 한용호(韓容鎬·사진·37·약관제도과) 사무관에게 국제우편이 한 통 배달됐다.발신자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미국교육평가원(ETS).“토플(TOEFL)시험 약관에 대해 한국측이 제기한 문제를 부분적으로 수용한다.”는 내용이었다.1년 넘게 끌어온 ETS의 싸움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토플은 전세계 180개국에서 실시되는 유학영어 시험의 대명사.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그렇다.지난해 전세계 응시자 72만여명 중 6만 3000여명이 한국인이었다.시험주관사인 ETS의 콧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ETS가 한국의 신출내기 공무원에게 두 손을 들었다.한 사무관은 행정고시 44회로 관직에 발을 들여놓은지 2년이 채 안됐다.이번에 바뀌는 토플시험 약관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180개국 모두에 적용된다.공정위가 국제교류진흥회(토익 주관),서울대발전기금(텝스 주관)과 함께 ETS에 약관시정을 요구한 것은 지난해 초.응시료 환불 및 시험일자 변경 등에서 지나치게 응시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두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ETS는 다른2곳과 달리 이를 거부했다.모든 나라에서 말없이 따르는 약관을 유독 한국인들만 문제 삼는다며 우리측과 접촉 자체를 피했다.세계 공통 약관을 한국인에게만 유리하게 적용할 수 없고,환불이나 시험일자 조정 규정을 완화하면 시험 시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국정부가 계속 약관 수정을 고집한다면 한국내 시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도 여러차례 보내왔다. 한 사무관은 그러나 e메일과 전화,문서,팩스 등을 통해 줄기차게 약관 개정을 종용했고,끝내 ETS는 ‘주최측 사정으로 시험을 못보게 되면 교통비를 현금으로 보상한다’‘응시자가 e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등록취소나 시험일자 재조정한다.’ 등 요구를 받아들였다. “환불액 확대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요지부동이던 ETS를 움직였다는 것만도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특히 공정위의 노력으로 전세계 응시자들의 권익이 향상됐다는 데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입학원에서 사회탐구 강사를 하다 뒤늦게 관가에 들어온 그의 주 업무는 이동통신약관심사.앞으로 불공정감시 부문에서 바람직한 경쟁질서를 정착시키는 게 꿈이다.둥글둥글 원만한 성격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씨줄날줄] 인공위성

    관가에 ‘인공위성’이 떠돈다. 인공위성이란 사전적으로 지구 주위를 돌고있는 첨단과학기술의 총아.그러나 요즘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청사 주변에서는 떠돌이 고급공무원을 일컫는 대명사로 인공위성을 얘기한다.친정인 소속 부처를 떠나 다른 곳에 파견나갔다가 되돌아올 자리가 없어 친정을 배회하는 공무원을 말한다. 특히 새 정부가 청와대 비서진을 발표하면서 공무원을 1명도 인선하지 않는 바람에 ‘인공위성’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청와대 비서실이 부처와의 업무상 링커 역할을 하던 기능에서 태스크포스 쪽으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이 때문에 청와대에 파견나간 공무원들이 승진은커녕 돌아갈 자리마저 마땅치 않자 퇴직 불가피론까지 나올 정도이다. 국가공무원법의 파견조항과 청와대 직제에 따라 비서실에 파견된 1∼4급 공무원은 모두 80명선.부처별로 많게는 재정경제부가 16명,적게는 기획예산처가 2명이다.이 가운데는 노태우·김영삼·김대중정부까지 줄곧 근무한 사람도 있을 정도여서 제자리 찾기가 쉽지 않을 터이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이들의 일부는 보강되는 국무총리실 등에 소화할 수는 있겠으나 모두 1∼4급이라서 당장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앞으로 파견자의 정원 축소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실 기능이 정립되면 일단 능력과 로열티를 인정받은 파견공무원들의 역할도 새롭게 조명될 것”이라며 위안을 삼았다.그나마 3∼4급 공무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순환근무를 통해 ‘지구에 귀환’하리란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청와대 파견은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보직 ‘0순위’였다.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야만 갈 수 있는 데다 비서실에서의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출세가 보장됐기 때문.오죽하면 공무원사회의 출세코스로 ‘청·비·총·공’이란 조어가 생겨났을까.청와대 비서실이 지름길이고,장관 비서실,부처 총무과,공보관실을 거쳐야만 클 수 있다는 파행성을 빗댄 말이다. ‘인공위성의 추락’을 보며 새 청와대 비서진이 공무원들이 차지했던 공간을 잘 메워가리라 기대해 본다.새 정부의 실험적 인사정책이 공직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킬지도 관전 포인트다. 박선화 pshnoq@
  • [관가 돋보기]박사따면 뭐하나…쓰지 않는데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공직자들이 해마다 증가,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력운용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고급인력의 운용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또 일부 부처에서는 퇴직 후의 ‘안전판’ 차원에서 학위를 갖고 있거나,이직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공직자들도 적지 않다.중앙부처의 한 인사담당자는 “공무원 교육훈련에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도 활용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고급인력 운용,이래서야 전공과 동떨어진 분야에서 근무하거나 전공을 살리지 못해 이직을 하는 사례들이 많다.순환보직 원칙 때문에 전공을 살릴 수 없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외교통상부의 A대사는 자신의 박사학위 전공을 살린 부서에 근무한 적이 별로 없다.B대사는 업무와 전혀 무관한 전공을 했다.또 제네바 참사관 C씨는 국제법 박사지만 안보정책심의관으로 일하는 등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에서 일하기도 했다. 서울시에선 법학박사학위자가 농수산물 유통분야를 맡거나 전자통신공학을 전공한 공무원이 방재센터에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국비로 박사학위를 받아 놓고 이직하는 것도 고급두뇌 유출이라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재경부의 K 서기관은 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최근 한 민간 경제연구소로 이직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그는 “박사학위를 받아도 승진 기회와는 무관하고,전공과 관계없이 일하는 공직 풍토에서 더 이상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특허청의 경우 재직 중 국비유학으로 학위를 받거나,박사학위자로 특채된 뒤에 변리사 자격이 부여되는 5년 기간을 채우고 개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지난해 A 사무관은 재직중 박사학위를 받고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지난 94년부터 2000년까지 135명의 박사를 특채했으나 이직자는 33명에 이른다. ●의외로 많은 박사들 ‘박사청’으로 불리는 특허청 5급 이상 756명 중 박사학위자는 15.7%인 119명으로 숫자면에서 정부기관 중에서 최대다.이공계가 105명,인문·사회분야 14명이며 이 가운데여성도 24명(20%)이다.특허청은 박사급 특채시 학위에 따른 심사를 하고 있고 국장급 이상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심사관으로 재직하는 등 전공분야를 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정보통신부는 5급 이상 박사학위 취득자는 27명이나 된다.대부분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나 부분적으로 전공과 무관한 경우도 있다. 김경섭 정보관리담당관은 국내 행정정보화분야에서는 독보적 입지를 갖고 있다.행정자치부 출신으로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총괄했다.정보통신정책국 송상훈 사무관은 도쿄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아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에서도 자문을 구할 정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12명이며,재정경제부는 사무관 이상 350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가 41명이나 된다.하지만 주요 보직에는 박사 대기자들이 많아 ‘박사 천국’이란 얘기를 듣는다.이들 중 이직을 검토하는 이도 있다. 과학기술부는 박사가 33명이다.이 가운데 과장급 이상 59명 가운데 39%에 해당하는 23명이 박사학위자다.영국,미국,프랑스 등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경우가 82%로 업무와의 연계성이 높은 편이다. 기획예산처는 본부 및 파견자 가운데 14명이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다.경제부처인 만큼 경제학 전공자가 1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통일부도 박사학위 취득자는 모두 20명이다.정보분석,교류협력,인도지원국 등 본부에 12명,통일교육원에 7명,남북회담사무국에 1명이 활동 중이다.통일교육원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대체로 이미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을 대상으로 채용,연구·집필·교육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사무관 이상 329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는 16명. 서울시의 경우 자치구를 포함해 박사학위 소지자만 110명에 달한다.석사학위 소지자 1479명을 포함하면 1589명이 석·박사학위 소지자다. 이 가운데 84명의 박사는 시에서,26명은 자치구에서 일을 하고 있다.자치구의 학위소지자들도 대부분 행정학을 비롯해 도시사회학,의학 등 업무와 관련된 분야의 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혜리 정기홍 김수정 박승기 기자 lotus@
  • 잘 나가던 공직 탈출… CEO로 제2인생

    ★변신에 성공한 행정가들 ‘잘나가는’ 공무원이 돌연 사표를 내던졌다.이대로만 나가면 1급,장·차관까지도 오를 수 있는 인재였기에 주위 사람들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어떤 문제가 있어 공무원 생활을 접은 게 아니었다.미지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욕망 때문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관계(官界)의 전도 유망한 공무원에서 CEO(최고경영자)로 변신한 이들의 신념과 경영철학,성공스토리를 알아본다. ●끊임없는 도전정신 종합금융업계가 존폐위기에 처했던 지난 2000년 전직 고위관료가 종금사태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당시 중앙종합금융 부회장이었던 정지택(鄭智澤·53) 네오플럭스캐피탈 사장.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 전신)의 경제정책심의관,기획예산처 재정개혁단장을 거쳐 재경부 핵심인 경제정책국장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00년 7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앙종금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50년 인생,25년의 공직생활은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했다.금융쪽에서 일해보고 싶었고,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에서 도전을 결심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후회없이 살자.”는 인생철학처럼 그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2001년 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에 선임된 데 이어 비용절감 컨설팅사인 노보스의 수장에 올랐다.그해 11월에는 구조조정전문 컨설팅회사인 네오플럭스캐피탈 사장까지 맡아 지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종렬(孔宗烈·47) 이타임스인터넷 사장은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친 인물.벤처붐이 한창이던 2000년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을 끝으로 돌연 벤처인으로 변신,화제를 뿌렸다.행시 22회로 79년 정통부(옛 체신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정책총괄과장,정보기반심의관,정보통신정책국장 등 요직을 역임,주변에선 ‘장관감’으로 불렸다. 그는 공직을 접으며 “일할 수 있을 때 과감히 벤처업계에 뛰어드는 게 좋다.”고 선언했다.IT전문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의 수장으로 인터넷쇼핑몰,웹기술연구소,IT전문 구인·구직정보 서비스,온·오프라인 교육채널 등 IT와 관련각종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IT전문 포털서비스업체 도약을 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관련 사이트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 사장과 같은해 정통부를 그만둔 강문석(姜雯錫·46·행시 28회) TG아시아벤처 사장도 정통부 지식정보과장 출신.삼보컴퓨터 계열의 벤처투자회사인 TG아시아벤처를 이끌며 중국 벤처투자시장을 공략하고 있다.한달에 평균 보름 이상을 홍콩 등에 머물면서 중국사업을 직접 챙긴다. ●‘관가 경험이 큰 자산’ 원리원칙과 믿음,폭넓은 대인관계 등 공직 경험을 토대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있다.박인구 (朴仁求·57) 동원F&B 사장과 우병익(禹炳翊·48) KDB론스타 사장이 대표적이다.박 사장과 우 사장은 각각 상공부(산자부 전신),재경부에서 ‘동량(棟梁)’으로 꼽힐 정도로 ‘잘 나가는’ 공무원이었다. 박 사장은 50세에 새 인생을 시작했다.“편안한(?) 공무원 생활을 계속하다가 정년퇴임을 할까,새롭게 시작할까 고민을 하다 후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97년 동원정밀(현 동원E&C) 사장으로취임한 뒤 원칙과 직관으로 외환위기를 돌파했다. 박 사장은 “전임 사장이 빌린 돈 70억원으로 산 동양철관 전환사채가 아무래도 빚이라는 생각이 들어 취임하자마자 팔아치웠죠.그 뒤 바로 외환위기가 왔는데,만약 그 때 팔지않고 갖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지금도 오싹하다.”고 고개를 젓는다. 동원F&B의 지난해 매출은 5887억원,순이익 268억원.전년보다 각각 6.5%,103%씩 늘었다.올해는 매출 6050억원,순이익 300억원이 목표다.모두 원리원칙을 지키면서 이뤄낸 결실이다. 2001년 재경부 은행과장에서 억대연봉을 받는 경영인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우 사장은 “원칙과 신의를 지키면 성공의 편에 설 수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상반기 70억원의 순익을 내며 KDB론스타를 기업구조조정업계 선두주자로 부상시킨 그는 20여년의 공직생활에서 체득한 ‘하드 트레이닝’이 자산이다.롯데와 태림포장이 각각 미도파와 조일제지를 인수하는 데 참여했고,치열한 경합 끝에 오리온전기 구조조정 입찰을 따내 부실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맡겨진 일을 조용히,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자금조달,비즈니스모델 수립,인사 등 종합적인 능력을 발휘해 죽어가는 기업을 살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매력적”이라면서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조직적인 전략을 수립했던 재경부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를 주름잡는 사람들 금융계에는 특히 공무원 출신들이 많다.서경석((徐京錫·56) LG투자증권 사장,진영욱(陳永郁·52) 신동아화재사장,이수광(李秀光·57) 동부화재 사장이 주인공이다. 한 평생 금융·재경 분야 일을 해온 서 사장은 1970년 행시 9회에 합격해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91년 주일대사관 재무관을 끝으로 관직을 그만둘 때까지 줄곧 재무부 세제국에 몸담았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91년 9월 LG 회장실 재경담당 상임고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초기에는 “공직자 출신이 민간기업의 생리를 알겠느냐.”는 비아냥도 적지 않게 들었다. 그러나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차근차근 성과를 이뤄냈다.회사에서 “폭넓은 대인관계가 최고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7년 12월에는 LG투자신탁운용 사장으로 부임,CEO로 변신했다.관료 출신이어서 증권업에 대한 현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파,‘현장경영’을 유달리 강조한다. 2001년 2월 LG투자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전국 120개 전 지점을 수차례에 걸쳐 방문하는 등 철저히 직원 곁에서 근무하고 있다.이 덕분에 순익면에서 증권업계 5위에 머물던 회사를 부임 첫해에 1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말 신동아화재로 자리를 옮긴 진 사장은 재정경제원 국제금융담당관과 금융정책과장 등을 지낸 뒤 친구인 김승연(金升淵) 회장과의 인연으로 99년 한화증권 사장직을 맡았다.그는 정부와의 대한생명 인수 협상에서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동부화재 이 사장은 70∼78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81년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20년간 동부고속에 몸담았다.공무원 출신답게 튀지않고 무난히 일을 처리하는 ‘관리전문가’.내실을 중시하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홍환 최여경 김경두기자 kid@
  • 관가 소신파 3총사 화제

    최근 관가에서는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전윤철(田允喆) 경제부총리,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 등 3명의 ‘뜻밖의 소신’이 화제다. 구태여 소신의 성격을 따지자면 김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을 옹호하지 않는 쪽에,전 부총리와 방 장관은 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입장으로,다른 모습이지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측면에선 닮은 꼴이다. 우선 취임 이후 무색무취한 행보를 보이던 김 총리는 현대상선의 대북송금사건과 관련해 “진실규명을 하자.”며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정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장성원(張誠源) 의원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다.’는 방향으로 김 총리의 답변을 유도했지만 실패했다. 김 총리가 “(대북송금)사건의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는 이상 그것이 통치행위에 해당되는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며 끝까지 장 의원의 통치행위론에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가 법을 전공해서인지 대북송금 문제에 대해서도 ‘먼저의혹을 규명한 뒤 사법처리 여부는 국민적 동의를 얻어서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전 부총리와 방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들이 인수위에 ‘눈치’보며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의 공약과 정부 입장을 꿰맞추느라 바쁜 것과 달리 당당하게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 부총리는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노 당선자가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하겠다.’고 공약한 것과 관련,“국부의 절반 이상이 지방으로 배정되는 현실에서 추가적으로 국세를 지방세로 넘긴다면 중앙정부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국방·과학기술 투자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방 장관은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공직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서슬퍼런’ 인수위에 가서는 노 당선자의 철학과 다른 입장을 견지해 공무원들 사이에서 ‘방 장관을 다시 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방 장관은 노동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우리 사회에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어렵다.”고 밝혀 한 인수위원으로부터 “오늘 노동부장관이 참석하지 않으신 모양인데…”라는 비아냥을 들은 바 있다. 정부관계자는 “그동안 노동가적 사고를 지녀 공직사회에서 ‘왕따’를 당했던 방 장관이 다른 장관들과 달리 정부 입장을 강력히 대변해 놀랐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
  • 盧당선자 ‘공직자 부패해법’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에 정치자금법을 포함한 관련 법제 정비 연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는 “변호사 등 다른 직업을 갖지 못한 전업 정치인은 어디서 생활비를 구하겠느냐.”면서 “생활비 조달문제 등이 부패문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노 당선자는 자신의 정치활동 과정에서 느낀 점을 토대로 정치인의 생활비와 공직자 골프 등 부패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한 ‘실용주의적’ 해법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노 당선자는 특히 공무원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되 업자들과 함께 하는 청탁·접대 골프를 막기 위해 국회나 정부 부처가 법인 회원권을 구입,의원과 공무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도 내놓고 있다.100타 안팎의 골프 실력을 지닌 노 당선자는 국회의원이나 해양수산부 장관 등 공직경험을 거치면서 이같은 생각을 굳혀 왔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선 “골프를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할 수 없다.”는 노 당선자의 ‘현실적’ 생각에 따라 관가에서 ‘건전한 골프’가 양성화될지 관심거리다. 김상연기자 carlos@
  • 盧·과로순직 정순석씨 인연 화제 “해양장관인 내 민원도 NO라고 거절했었는데”

    지난달 27일 주영국 대사관 해양수산관으로 근무하던 중 43세의 젊은 나이에 과로로 순직한 정순석씨와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각별한 인연이 관가의 화제다. 노 당선자는 해수부 장관 시절 얘기를 담은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라는 저서에서 고인이 된 정씨에 대해 “장관의 지시에 대해서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있는 공무원”이라고 평가했다. 노 당선자가 지인으로부터 ‘바다 매립 면허 신청’에 대한 민원을 받고 정씨에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니 면허를 내주자.”고 말했으나,정씨가 “바다는 한번 육지가 되면 되돌릴 수 없다.법적 문제보다 미래의 쓰임새를 더 중시해야 한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노 당선자는 저서에서 “한참을 고심하다 정 과장의 논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회고했다.노 당선자는 정씨의 순직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다.”면서 침통해했다고 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국조실 차관직 신설 가시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사항인 책임총리제 도입이 거론되면서 국무조정실의 ‘숙원사업’인 차관직 신설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내정자가 “정부부처에 차관이 없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국무조정실에도 최소 1명의 차관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고무돼 국무조정실 차관직 신설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차관직 신설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관가에서는 누가 신설되는 국무조정실 차관직에 오를 것인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무조정실의 조직 활성화 차원에서 내부승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외부인사가 올 것이라는 상반된 시각도 만만치 않다. 국무조정실측은 “그동안 차관으로 승진해야 할 국무조정실 인사들은 다른 부처나 산하기관 등 외부로 나갈 수밖에 없어 인사 때마다 곤혹스러웠다.”며 내부 인사 기용을 주장하고 있다.현재 국무조정실 출신으로는 김병호(金炳浩) 자치정보화지원재단 이사장,정강정(鄭剛正) 총리 비서실장,이형규(李亨奎) 총괄조정관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 내정자가 국무조정실 차관 신설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이미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가 있다는 얘기”라면서 외부인사 기용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
  • 고건 총리 내정자 테니스행정 재개할까

    고건(高建) 전 서울시장이 새정부의 첫 총리로 지명되면서 관가에는 ‘테니스 행정’이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고 지명자는 김영삼(金泳三) 정부 마지막 총리 재임시 주말마다 각 부처 1급 및 핵심 포스트 국장들과 돌아가면서 테니스를 즐겨 쳤다.이들과 운동을 같이하면서 자연스럽게 국정현안 과제를 비롯해 각 부처의 현안을 물어보는 등 국정을 파악했다는 후문이다.물론 운동이 끝나면 가볍게 ‘맥주파티’를 하며 이런저런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운동을 하다보면 서로 가까워져 공식적으로는 보고하지 못하는 얘기도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 지명자가 이런 운동 모임을 즐긴 것 같다.”면서 “앞으로 관가에 테니스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 지명자는 테니스 애호가 수준을 넘어 ‘상록회’라는 테니스 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테니스 광으로 실력도 ‘A급’이다. 상록회는 고 지명자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하던 지난 83∼84년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이 주축이 돼 결성했으며 현재 최홍건 전 산자부차관,안영섭 명지대교수,김정탁 성균관대교수,박무익 갤럽조사연구소장,국무조정실 박기종 규제개혁조정관 등 약 3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들은 매주 토요일 홍릉에 있는 산업경제연구원 테니스코트를 누빈다. 최광숙기자 bori@
  • 盧 ‘개혁 둔감’ 공직사회에 경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공무원과 공직사회를 질책하고 있다.질책하는 톤도 높아지면서 공무원들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고건 전 총리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정부조직 개편도 미루는 등 일면 공직사회 안정을 꾀하려는 생각도 내비쳤던 노 당선자다.그러나 비공식 석상에서 “정부 사람들이 말을 잘 안듣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뭔가 공직사회 풍토를 확 바꾸려는 의지가 확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 당선자는 23일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등으로부터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이라는 주제의 보고를 받으면서 “정부개혁은 공무원 스스로 자율적으로 주도하라.”면서 “1∼2년 뒤에 국민들로부터 잘못됐다는 평가를 받으면 공무원들이 국민에게 할 말이 없고 자칫 ‘외과적’ 수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외과적’ 수술은 정부부처 통폐합이나 공무원 대규모 감축 등을 뜻하는 것 같다. 노 당선자가 이날 “검찰의 독립성,공정성,중립성 보장도 중요하지만 국민신뢰를 받지 못하면 성과가 절반도 나지 않을 수 없다.”고 검찰을 향해 퍼부은 것도 원칙대로 개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노 당선자가 “검찰은 특검을 받을 각오로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1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직원 조회 및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쓴소리를 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직사회의 각성을 촉구해왔다.정권 초기에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집권 5년간 개혁은 물건너 간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인수위에 참여한 진보적 학자와 시민단체 출신들도 물론 이런 조언을 하고 있다. 일부 인수위원들은 “관료들의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다. 노 당선자는 지난 22일에는 “부처 입장에서 받을 것이 있으면,먼저 내놓을 것을 생각하는 발상과 사고의 전환을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려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듯한 공직사회를 겨냥한 말이다.곽태헌기자 tiger@kdaily.com ◆관가 반응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잇따라 공무원을 질책하고 있는 것과 관련,건설교통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 스스로 시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이 관계자는 또 “사회적인 기류를 담고 있는 노 당선자의 공약사항에 대해 무조건 ‘안된다.’라는 반응만 보이는 부정적 태도나 지연·학연 등에 의해 출세해 보려는 구태의연한 행태에도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수위원들은 파견 공무원들에게 ‘연락병 노릇이나 할 뿐 일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호통치고,파견 공무원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큰소리만 친다.’고 불만을 토로한다.”고 전했다. 한편 법무부는 인수위발로 언론에 보도되는 법무부·검찰 개혁 논의에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자가 오버한 것인지,인수위가 오버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인수위측에 법무부의 의견을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팽배하다.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흘러나오는 사법부 개혁 방안은 설득력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고담준론 같다.”고 노골적으로 불평했다. 김문 조태성기자 km@
  • [편집자문위원칼럼] 質로 승부하는 신문

    대부분 신문 섹션경쟁 읽기 벅차 차별화된 지면·심층진단 필요 21세기 첨단문명은 인간생활에 엄청난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생활은 점점 더 바빠져만 가고 있다.따라서 모든 사회분야는 개인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행정관서나 병원,학교 등은 ‘원스톱 서비스’를 강조하며 개인의 시간 절약을 위해 노력하고,기업에서는 ‘화상회의’, ‘사이버 결재’ 등으로 불필요한 이동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신문만큼은 이같은 사회적 추세를 역행하고 있는 듯하다.매일 여러개의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아침마다 쌓이는 신문의 엄청난 양에 우선 질리게 된다.더욱이 각 신문의 경쟁적 증면과 섹션화 때문에 신문을 펴들라치면 서너개 덩어리로 분리된 내용들을 대충 제목만 보려해도 시간이 많이 들고,넘기는 데도 여간 공드는 것이 아니다.또 광고가 많아 짜증날 때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한매일은 우선 단권(單卷)으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어 좋다.정보의 ‘원스톱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현대생활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신문 선택의 또 다른 기준이 되고 있다.거의 매일 아침 회의가 있는 필자의 경우 짧은 시간에 그 날의 소식을 조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러 신문 중에 대한매일을 가장 먼저 펴보게 된다. 지난주 어느날의 대한매일과 섹션화가 잘된 A신문과를 비교해보면 대한매일은 32면 한 덩어리인데 비해,A신문은 3개의 섹션에 네 덩어리(경제섹션이 또 두가지로 분리됨) 모두 60면으로 돼 있다.기사가 실린 면은 대한매일이 25개면,A신문이 38개면이다. 물론 광고도 중요한 정보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일단 기사를 기대하고 면을 넘겼다가 기사는 없고 광고뿐인 경우를 ‘헛손질’이라고 한다면,매일 아침 대한매일은 7번의 헛손질을,A신문은 22번의 헛손질을 독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동시에 대부분 섹션지면은 경제섹션과 스포츠&문화섹션으로 나뉘어 있는데 특별한 이해관계나 취미가 없는 경우는 펴보지도 않은 채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정보의 편식화도 초래한다. 글자 한 자라도 틀릴까봐,정보 하나라도 더 담으려고 노심초사하며 신문을 정성스레 만들어내는 신문제작 종사자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 정보의 홍수시대에 시간이 없어 읽히지 못하고 광고전단지가 그대로 끼인 채 버려지는 신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신문들은 이같은 정보의 ‘원스톱 서비스’적인 측면에 착안하여,무차별 양적 팽창보다는 읽을 시간이 없는 주중에는 슬림화된 뉴스 위주의 신문을 제작하고 주말에는 두툼한 정보 위주의 신문을 제작하는 차별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한매일은 ‘원스톱 서비스’ 측면에서는 타신문보다 우세한 반면,절대적인 지면 부족으로 정보의 다양성이 결여되고 있다.A신문과의 비교에서 정치뉴스나 해설기사 등의 양 차이는 별로 없는데 경제와 문화기사의 정보량과 다양성에서는 많이 떨어진다.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은 대한매일이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한편 대한매일의 차별화 면인 행정뉴스 페이지는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단순한 관가의 정보뿐 아니라 관련된 국민적 혹은 지역적 관심사의 심층진단도 그 몫이다.예를 들어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따른 서울시민을 비롯한 각 광역지자체 주민들의 입장에서 본 손익계산을 따져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 등은 새정부의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대한매일이 정책과 여론을 리드해나갈 기회도 될 것이다. 라 윤 도
  • [새정부 행정개혁과제] ③ 인사쇄신

    새 정부의 인사개혁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인사개혁을 위해 다면평가제와 개방형 임용제도 활성화,인재 DB 구축,인재 지역할당제,인사청탁방지책 등의 개혁과제를 제시,인사개혁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완급조절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면평가제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47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85.1%인 40개 중앙행정기관이 다면평가 결과를 승진과 보직관리,성과상여금 지급,포상 등에 활용하고 있다.그러나 높은 활용도에 비해 조직원들의 불만 역시 높은 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다면평가제가 장점도 있지만 조직원간 불신감을 키우고 있다.”면서 “평가자료를 개인에게 통보해 교육적인 측면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도 “다면평가의 전면 확대보다는 단점을 보완,제도 정착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재DB 구축 노 당선자는DB 구축에서 저서와 논문,기고 등의 내용을 분석해 가치관을 반영한 ‘인물평가’를 추가하도록 지시했다.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전담인력이 3명에 불과,자료수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따라서 먼저 전문인력과 예산 확충을 통해 정보수집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견해다.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도덕성 검증을 위해 국정원과 경찰,국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상호 정보교환체계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사위 관계자는 “DB 구축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사청탁방지책 노 당선자는 인사를 공식라인을 통해 시스템으로 처리하고 부당한 인사청탁 근절을 위해 비공식라인을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사청탁은 근절돼야겠지만 ‘추천’과 ‘청탁’의 명확한 구분이 없는 상태에서 인사청탁자를 공개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부정적인 측면을 막는 노력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시스템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인사청탁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인사청탁자의 공개보다는 인사대상자와 심사과정의 공개를 통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위직 인사의 경우 인재 DB를 활용해 인사심사대상자를 선정하고,이들에 대한 심사과정 또한 공개해 투명하게 처리해야 인사관련 잡음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재 지역할당제 인수위는 지방분권 확대와 지역간 균형발전,지방대학 육성 등을 위해 인재 지역할당제를 도입키로 했다.그러나 이같은 ‘쿼터제’는 실적과 능력에 따른 선발이라는 공무원 채용과 승진의 대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한 정부 관계자는 “인재 지역할당제의 전면적인 도입은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책적인 목표를 따르면서 채용원칙에도 벗어나지 않는 대안으로 고시와 9급 공무원 채용에서 지역별 구분모집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개방형 임용제도 개방형 인사제도 활성화를 통한 공직과 민간의 교류확대는 바람직하지만 현재의 개방형 직위와 그에따른 보수체계로는 이를 활성화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천오 명지대 교수는 “낮은 보수체계와 계약기간이 끝난 뒤 불안정한 지위는 민간인 지원자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며 직위 임용을 어렵게 만든다.”면서 “개방형 직위에 대한 보수규정을 개선하고,개방형 직위를 하위직에도 시험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세훈기자 shjang@kdaily.com ★국내기업 대부분 다면평가 참고자료로 활용 다면평가제를 실시한 경험이 있는 민간기업이나 공기업에서는 인사고과 등에 직접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활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제도는 외국의 경우 80년대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했고,우리나라는 90년대 초 LG그룹이 도입해 삼성과 SK,포스코,KOTRA 등의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대부분의 기업 등이 평가 결과를 승진과 연봉산정 등에 직접 반영할 계획이었지만 아직도 조직원 교육이나 인사참고자료 등 제한적인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다면평가제가 상향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인기투표’처럼 인식되고,평가자가 많을 경우 피평가자를 제대로 알 수 없으며,너무 적을 경우 비밀 보장이 쉽지 않다는 구조적인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또 피평가자의 행동 중 한가지가 마음에 들면 다른 능력이나 요소와 상관없이 높은 점수를 주는‘현혹효과’와 자신의 스타일과 비교해 점수를 주는 ‘대비효과’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스코 인사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면평가에서 관대화나 가혹평가의 문제가 있다.”면서 “평가정보를 본인이나 상사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자기개발 및 교육을 유도하고 능력평가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의 인사관계자는 “다면평가를 활용하려면 조직 내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며,조직과 구성원 간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면평가를 승진 등에 직접 활용한다면 조직원들이 부담을 느껴 제대로 된 평가가 힘들다.”면서 “결과를 반영하기보다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참고자료로 활용하는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해양수산부 1996년 첫 도입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실시해 관가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다면평가제는 1996년 해양부가 신설되면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내부적인 반발 등에 부딪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다 98년 당시 총무과장이던 이재균(李在均·현 공보관)씨가 인력 재조정 차원에서 국·과장은 물론 사무관 이하 직급까지 본격적으로 실시했다.당시만 해도 국장급 인사를 다면평가제로 한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었다. 업무능력·추진력·도덕성·화합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 다면평가를 통해 ‘같이 근무하고 싶은 국·과장’을 적어 내도록 했다.당시 노 장관은 인사위원회의 평가와 함께 다면평가자료를 주된 인사 기준으로 삼았다.기피대상인 지방청에 2명의 과장을 보낸 것도 이런 방식이었다. 그러나 다면평가제가 적합한 인사방식이냐를 놓고 해양수산부 내에서도 적잖은 마찰음이 일었다.인물에 대한 입체적인 평가가 가능하고 조직의 융화에도 적지않게도움이 된다는 시각과,상관의 업무처리가 인기 위주로 되고 자칫 평가자의 주관적인 감정 등에 좌우돼 특정인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 등으로 엇갈렸다. 당시 다면평가를 총괄했던 이 공보관은 “기업 등 민간조직에서 도입하고 있던 다면평가제를 공직사회에 도입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분명한 것은 평가대상자에 대해 윗사람이 보는 눈과 아랫사람이 보는 눈이 거의 일치했다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다만 “조직 내의 특성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다면평가방식에만 의존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소지도 있다.”며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병철기자 bcjoo@kdaily.com ★전문가 제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새정부 10대 국정과제에 인사제도 개혁의 방향이 제시돼 있다.이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사 방식 중 주목받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장관직 등 주요 공직자 인선 과정에 국민이 참여토록 하는 ‘인터넷 공개추천제’이고,다른 하나는 평가의 다면화·입체화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실시하는 ‘다면평가제’이다. 특히 인수위에서 공식적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다면평가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실적과 역량 중심의 선진적 인사행정 구현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도는 민간부문에 90년대 중반 이후 연봉제,팀제 등 신인사제도의 일환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다가 최근에는 답보상태에 있다.주로 상향평가에 초점이 맞추어져,다면평가가 인기투표처럼 인식되고 그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되면서 다면평가 결과를 인사고과에 직접 반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대부분 승진후보자 심사나 상사의 리더십 교육 등 한정된 용도의 인사 보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는 다면평가제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이는 그동안 관료사회에서 강한 불신을 받아온 일부의 학연,지연,혈연,내외부 청탁 등에 의한 부당·편중된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대안으로 다면평가제를 선호하고 있는 결과이다. 구조적으로 민간기업들은 매출이나 수익 등 성과가 분명하고측정이 비교적 용이한 반면,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부문은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따라서 평가를 객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다면평가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이러한 다면평가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공부문에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몇가지 유의해야 한다. 우선 누가 평가할 것이며,누구를 평가 대상자로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인기투표식 심사의 폐단으로 인한 평가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 해당 업무와 역할 등을 잘 알 수 있는 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을 평가자로 적절히 참여시켜야 한다.평가대상자의 범위도 일정 직급 이상 고위직으로 한정하고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해당 업무의 성격 등에 따라 전체에서 다면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개별평가 항목과 비중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리더십·전문성·도덕성 등 다양한 평가 항목과 비중을 유연하게 적용하되,주요 항목에 과락제도를 두거나 양 극단의 특이 평가 점수를 제외시키는 방법이 있다.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평가 기준을 명시하고 평가 절차도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나아가 그동안의 지역 편중 인사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전체적으로 최소한의 지역별 안배는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인수위 ‘4000억’자료 요청 “현대상선·하이닉스 등 처리과정 정밀 재검토”

    외환위기 이후 금융당국이 병행해온 감독정책과 구조조정 기능이 분리될 전망이다.현대상선·대한생명·하이닉스반도체 등 현 정권이 사실상 처리를 끝낸 기업들도 처리과정에 문제점이 없는 지 정밀 검토작업에 들어간다.사안에 따라 처리방향이 바뀌거나 책임자 문책이 따를 수 있어 관가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8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 관련 등 방대한 양의 추가자료를 요청했다. 인수위측은 “현대투신 등 현재 남아있는 기업 구조조정도 차질없이 마무리돼야 하지만 대한생명 등 이미 처리가 끝난 기업들도 문제가 없는 지 다시한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권과의 선을 분명히 긋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인수위원은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 여부를 물어 관심을 끌었다. 안미현기자 hyun@
  • 인수위 발탁 관가 표정 - 공직사회에 김진표 신드롬

    “참 잘된 일입니다.” 김진표(金振杓·55) 국무조정실장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데 대한 한 대기업 간부의 평이다.그는 “다른 기업에서도 김진표 실장이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정부 관료들도 “인수위 부위원장을 충분히 소화해 낼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관료중 가장 유능한 사람이 김진표라고 들었다.”고 말했을 정도다.관료·기업인들이 모두 반기는 ‘김진표’는 어떤 사람일까.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김 부위원장을 부하로 데리고 있었던 금융계 고위인사는 “매우 원만하고 균형감각을 갖춘 유능한 행정관료”라면서 “워낙 마당발인데다 술자리에서 분위기도 잘 잡는 괜찮은 친구”라고 평했다. 김 부위원장을 상관으로 모셨던 재경부의 한 과장은 “한 번 연을 맺으면 끝까지 챙겨주는 보스 스타일”이라고 말했다.그는 2000년 우리측이 중국산마늘에 긴급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측이 한국산 휴대폰에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마늘분쟁이 불거졌을 때 김 부위원장의 친화력과 업무추진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고 소개한다.농림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마늘분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매끄럽게 정리했다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과 비슷한 연배의 경제관료는 “국회와 재계에 아는 사람이 많아 훌륭히 조정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재계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장도 맡고 있어 정부 부처의 업무에도 밝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위 7개 분과 가운데 6개 분과 간사가 ‘진보 성향’의 교수로 채워져 김 부위원장의 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김 부위원장은 경기 수원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행정고시13회에 합격했다.국세청에서 관료생활을 시작했다가 재무부로 옮겨 세제실의 요직을 두루 거쳐 현직 관료 가운데 최고의 세제통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박정현기자 jhpark@
  • 인수위 출범 앞두고 공직사회 ‘들썩’

    차기 정부의 정권인수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정부 부처들은 파견 공무원 수가 얼마나 될지,누가 파견될지 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각부처들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비,저마다 ‘생존논리 개발’에 열중하며 인수위에 파견할 ‘대표선수’ 선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인수위 참여 로비전 일부 발빠른 공무원들은 벌써부터 민주당 의원들과 접촉을 시도하며 인수위 참여를 위한 물밑 로비전을 펼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이번은 정권교체라기보다 정권이양 성격이 짙기 때문에 아직 인수위 구성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측 인사들로부터 문의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공무원들이 인수위 파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새 정부의 실세가 될 인수위원들과 ‘교분’을 쌓을 수 있어 향후 승진이나 청와대 파견근무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더구나 인수위 파견 공무원은 각 부처에서 자체 선발해서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인수위에서 ‘누구를보내달라.’며 직접 ‘지명’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본인이 직접 ‘뛰는’ 분위기다. 총리실 관계자는 “1급 공무원의 경우 정치적 입지가 없으면 차관으로 승진하기 어려운데 인수위에서 활동하면서 실세들을 만나다보면 차관 승진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국장급이나 과장급도 청와대 파견 등 경력관리를 할 수있기 때문에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정치인 출신인수위원들중 장관 등 정부 요직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은 점도 인수위 파견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중의 하나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15대 때 관가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박태영(朴泰榮)씨가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뒤 DJ정부 첫 산자부장관으로 전격 임명됐었다.”면서 “이런 이유로 인수위 경험을 쌓으려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15대 인수위 출신으로 이종찬·신건씨는 전·현직 국정원장을,박지원씨는문화관광부장관을 거쳐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고 있고,김한길·이해찬·박태영·정우택씨는 각각 문화관광부·교육부·산업자원부·해양수산부 장관을지냈다.◆조직개편에 대비한 ‘대표선수’ 선정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감독기구 재편’이라는 현안이 맞물려 있어 인수위원회 파견 인사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청와대 비서실 파견근무 경험이 있는 호남 출신의 문재우(文在于) 기획행정실장이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오르내린다. 금융감독원은 표면적으로는 ‘민간 조직’이어서 인수위 하마평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그러나 감독기구 재편과 모양새 등을 의식,금감위와 더불어 금감원에서도 인수위 파견인사가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노동부는 노무현 당선자가 노동정책에 관심이 큰 만큼 노동부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내심 기대하며 인수위 파견자 인선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실국장 중에서는 고참 2급인 C,M국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신참인 3급 S국장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5대 인수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 25명 등 모두 208명으로 구성됐는데이 가운데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은 전문위원(1∼3급) 35명,행정관(4급) 36명,실무요원(5∼6급) 사무보조(여) 22명 등 모두128명이었다. 최광숙기자 부처종합 bori@
  • [공직자에세이]‘신혼관광의 메카’ 제주

    전북 남원고을에 성춘향의 순애보가 있다면,제주고을에는 홍윤애의 순애보가 있다. 그녀의 순애보는 정조 1년 때인 1777년,정조대왕 모반사건에 연루돼 제주로 유배온 조정철의 고매한 성품을 남몰래 흠모한 홍윤애가 그의 생활을 보살피기 위해 적소를 드나들면서 비롯된다.그러나 소론파였던 김시구가 1781년제주목사로 부임해 노론의 조정철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면서 둘 사이에는 ‘별리’의 먹구름이 끼게 된다. 김시구 목사는 조정철의 연인인 홍윤애를 관가로 불러들여 거꾸로 매달아 곤장을 치며 “조정철이 유배온 죄인의 본분을 망각하고 조정 대신들을 비방한 사실을 알 것이니 실토하라.”고 문초했으나,홍윤애는 “공(公)의 생(生)이 나의 죽음에 있다.”는 말을 남기고 죽음을 택한다. 유배에서 풀려 훗날 제주목사로 내려온 조정철은 홍윤애의 무덤을 찾아 시를 지어 바친다.‘옥을 묻고 향기를 묻은 지 문득 몇 해인가/그대의 원한,저승길 무엇을 의지하여 돌아 갔을꼬/푸른 빛 띤 진한 피 깊이 간직하고 그대죽었으나 이 또한 인연이다/굳은절개는 두형향초처럼 그 이름이 영원히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라고. 제주에는 또 하나 사랑 이야기가 회자된다. 130여년 전,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마을에는 일찍이 부모를 여읜 강사철 총각과 고씨 처녀가 살고 있었다.남달리 착한 두 사람은 동네사람들의 주선으로결혼하게 된다.그러나 얼마 안돼 고기잡이 나간 남편이 풍랑을 만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고씨 부인은 식음을 전폐한 채 해안가를 석달 동안 방황하며시체라도 찾게 해달라고 빌었으나 허사였다.체념한 아내는 남편의 뒤를 따르겠노라며 끝내 포구 근처 절벽 위 나무에 목을 매고 만다. 신비하게도 그날 밤 남편의 시신이 나무 아래 절벽 밑으로 홀연히 떠올라이를 본 사람들은 마치 중국 조아(曹娥)의 고사와 같다며 당산봉 기슭에 두시신을 나란히 안장했고,판관 신재우는 고씨가 숨진 바위에 ‘절부암(節婦岩)’이라 새겨 아름다운 사랑을 널리 전하게 했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매해 음력 3월 보름,절부암 앞에서 열녀제를 지내며고씨의 절개와 두 사람의 사랑을 기리고 있다. 며칠 전 언론에 내년도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수지 적자가 올해보다 28.5% 늘어난 4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 3위라는 내용이보도된 바 있다.신혼 부부들이 제주 대신 해외로 나가고,그렇다고 이혼율이내려갈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사실 해외여행도 나름대로 중요성을 지닌다.그러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신혼여행지로는 세계 어느 관광지보다 안전하고,풍광이 수려하며 죽음마저 초월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땅 제주도를 선택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제주에 여행온 신혼부부들이 광활한 초원을 배경으로 산심봉 자락에 오롯이 자리한 홍윤애의 묘 앞이나 용수포구 절부암 앞에 이르렀을 때 ‘우리도 영원히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겠다.’는 사랑의 맹세가 저절로 우러나오게 될것이고,그래서 살다 헤어지는 일은 결코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김총리 소탈한 행보 관가 화제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의 소탈한 행보가 관가의 화제다.지난 9월10일 총리서리로 임명된 지 3개월여,10월6일 국회에서 총리인준안이 가결된지 2개월여 지났지만 크게 ‘의전’에 얽매이지 않고 격식도 따지지 않는 소박한 스타일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전국자원봉사 대축제’ 시상식이 열린 지난 1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행사장인 세종문화회관까지 비서진과 함께 걸어서 다녀왔다.매서운 겨울 날씨였지만 “가까운 거리인데 굳이 차를 타기보다 걷자.”고 김 총리가 먼저 제의했다. 김덕봉(金德奉) 공보수석은 “김 총리는 행사를 마치고 중앙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경계 근무중인 전경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노고를 치하했다.”면서 결국 민생현장을 직접 챙긴 셈이 됐다고 전했다.과거 총리가 세종문화회관 등 청사 인근 행사장을 관용차를 타고 방문했다가 불법주차 등으로 물의를 빚는 일도 있었다.총리가 이동하면 보통 수행차량 5∼6대가 함께 움직인다. 김 총리는 지난달 장남 결혼식도 가까운 친지들에게만 알리고 조용히 치렀다. 비서실에는 “모르면 알려고 하지 말고 알아도 모른 척하라.”고 함구령을내렸다. 앞서 김 총리는 총리 취임전 약속한 유지담(柳志潭) 선관위원장의 아들 결혼식 주례를 섰는데 서울 강남의 결혼식장까지 지하철로 다녀왔다.김 총리는 “사적인 업무로 가는데 왜 관용차를 타느냐.”며 지하철을 고집했다.이날김 총리는 지하철 경로석에 앉았다가 “우리나라 노인복지 행정이 엉망”이라는 한 노인 승객의 불평불만을 묵묵히 들었다고 한다. 최광숙기자
  • 北 核시설 재가동 선언/北·美 벼랑끝 대치… 다시온 ‘核겨울’

    ★북 의도와 전망 한반도에 8년 만에 핵위기가 도래하고 있다.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핵동결 해제’와 ‘핵시설 가동·건설 즉시 재개’ 선언은 지난 94년 10월 체결과함께 한반도 안정의 틀 역할을 했던 제네바 핵합의의 파기로 받아들여진다.지난 10월 제임스 켈리 미 대북 특사의 방북과 함께 불거진 고농축 우라늄핵개발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부장이 ‘실끝에 대롱대롱 매달렸다.’고 한 제네바 핵합의가 사실상 붕괴된 것이다. ◆벼랑끝 협상카드를 내민 이유는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정책,즉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한 대북 중유공급 중단과 중국·러시아·유럽연합(EU)을 통한 대북 압박 조치에 대해 그동안 ‘절제’있는 대응을 해왔다.불가침조약 체결을 주장하면서도,제네바핵합의 파기선언은 자제했다. 그러나 이날 전격적인 성명발표는 북한 나름대로의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특히 왜 ‘12월12일’인가는 그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보탠다. 전문가들은일단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이 예멘인근 공해상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북한 선박을 나포했다가 놓아준 일은 북한으로선 커다란 위협이었다는 것이다.다음으론 중유 공급.KEDO로부터 11월 분 중유는 받았지만 공급 중단을 선언한 12월 중유가 선적 시점(대체로매달 초순)을 넘기자 이같은 강수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시기 조율차원이다.북한으로선 미국이 이라크 문제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핵카드’를 내놓고 핵과 미사일 모두를 함께 협상테이블에 올려 ‘빅딜’을 시도하고자 했다는,고도의 카드라는 분석이다. ◆볼은 다시 미국으로 북한의 성명에서 주목되는 점은 첫번째 문단.핵시설 가동과 건설 재개다.북한은 평북 영변의 5Mwe흑연감속로 가동을 다시 한다고 하면서 봉인된 8000여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겠다는 등의 언급은 피했다.흑연감속로 재가동을하기까지는 2개월은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또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완전대치 상태로는 가지 않으려는 의도로풀이된다.여기에 ‘핵시설을 다시 동결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다시 공을 미국에 던지려 했다는 분석이다. ◆핵위기 가능성 문제는 미국의 입장이 완강하다는 점이다.미국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의 선포기 입장이 명확한 만큼 강경입장을 보일 게 분명하다. 북한이 영변 5Mwe 실험용 원자로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을 내쫓고 봉인(canning)된 폐연료봉의 재처리에 나서 핵무기를 만들려 할 경우 사안은 심각해진다.우리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내 대책을 세우려 하는 점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미국의 대응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은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결코 돈으로 사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클린턴 행정부가 했던 것처럼 핵 문제를 놓고 협상 테이블에서 주고받는식의 ‘흥정’은 하지 않겠다는 게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입장이다.그럼에도 한편에선 북한의 태도 변화시 즉각적인 대화재개와 경제원조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12일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선언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불신감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른 미국의 대응 역시 대화를 주축으로 한 온건파의 의견보다 경수로 지원 중단과 경제제재,나아가 무력행사까지 요구하는 강경파의 입장에 더욱 귀기울일 게 뻔하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이같은 담화를 북·미 핵 합의의 공식 파기로 받아들이고 똑같이 대응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백악관이나 국무부 대변인을 통한 1차적 반응은 당연히 핵 합의의 심각한 위반으로 간주,강경한 ‘톤’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구체적인 대응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1994년 북한과 맺은 제네바 핵 합의의 공식파기나 영변에 동결된 플루토늄의 재처리 가동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이를 감시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가들을 추방하겠다는 표현도 없다.핵 프로그램이 아닌 전력난 해소를 위한 핵 시설을 지적하며 핵 동결은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고강조,대미 협상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강력히 피력했다. 미국으로서는 일단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일본·중국등과의 협의 수순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핵 합의를 공식 파기하고 농축 우라늄이 아닌 플루토늄을 통한 핵 무기 개발에 들어가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전력 부족에 따른 ‘벼랑끝 전술’인지를 분석할 수밖에 없다. 담화 내용이 농축 우라늄 개발이 아닌 사실상 플루토늄의 재가동을 전제로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체감’하는 핵 위협은 10월3일 북한의 핵 개발 시인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11일 미 국가안보회의(NSC)가 공개한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안보전략’에는 핵 무기에 대한 보복뿐 아니라 선제공격과 특수부대의 동원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밝힌 평화적·외교적 노력을 즉각중단하기보다는 기존에 취한 대북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군사력 동원의 가능성도 일단은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도적으로 흘릴 수도 있다. mip@ ★우리정부 움직임 정부가 북한의 핵시설 가동 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인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 등을 파견,북한 최고위층에 대한 직접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관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북한의 조치가 대미 대화를 염두에 둔 ‘벼랑끝 전술'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면서특사 파견 등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북한이 ‘핵시설을 다시 동결하는 문제는 전적으로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나치게 앞서나갈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가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북한이 이날 성명과 관련,군사적으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도 한 배경이 되고 있다.국방부는 이날 이준(李俊) 국방장관 주재의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북한의 동향과 의도 파악에 나섰다.그러나 특이 상황이 없다는 보고에 따라 경계태세 강화 대신 군 정보관련 부서의 대북 감시수준을 높이기로 결정했다.국방부 관계자는 “북측 담화가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강한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우리 군은 군사적으로 통상적인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향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 ★北 재가동 핵시설 어떤것 북한은 12일 성명 앞머리에서 “핵동결 해제와 전력생산에 필요한 핵시설들의 가동과 건설을 즉각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핵동결 해제’는 포괄적인 의미로 해석되지만,문제는 전력생산에필요한 핵시설의 가동 및 건설 재개라는 문구다. 북한은 지난 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전격 선언한 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94년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간 합의문’에 서명했다.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북한의 흑연감속 원자로와 관련 시설을 경수로 원자로 발전소로 대체하기 위해 미국이 ▲2003년까지총 발전용량 약 2000Mwe의 경수로를 북한에 제공하기 위한 조치를 주선하고▲연간 50만t 규모의 중유를 공급하는 대신 북한은 경수로 및 대체에너지 제공에 대한 보장서한 접수 즉시 흑연감속 원자로와 관련 시설을 동결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해체한다는 것이었다. 또 재처리시설 폐쇄와 함께 모든 시설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하에 두기로 했으며,이들 시설 일체를 경수로 가동 전에 해체한다는 데도 합의했었다. 일단 북한이 이날 성명에서 내놓은 즉각 가동 부분은 평북 영변의 5Mwe실험용 원자로를 뜻한다. 이 시설은 87년 북한 자체 기술로 완공돼 가동중이었는데,당시 합의에 따라운용과 연료재장전이 모두 중단됐다. 북측은 전력생산용이라고 했으나 미국측은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로 규정했었다. 다음은 평북 영변의 50MWe와 평북 태천의 200MWe 원자로.이 두 원자로는 각각 95년과 96년 말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 원자로 시설의 재가동·재건설보다 더 심각한 것은 연료봉 재처리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연료봉 재처리의 경우 핵무기를 만들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에 본격 착수한다는 것으로,동결된 원자로 가동 재개나 원자로 건설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북한은 지난 94년 5Mwe 흑연감속로에서 추출,봉인한 8000여개의폐연료봉을 수조에 보관해 왔으며 경수로 1호기가 완공되는 2008년쯤 제3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었다. 북한이 연료봉을 재장전해 재가동할 경우 약 2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원자로에서 봉인을 뜯고 재처리할 경우 연간 7㎏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다수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북한측이 폐연료봉 재처리까지 극단적으로 치고 나갈지 여부를 현 시점에서 전망하긴 매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관가 소신·책임행정 실종.대선 앞두고 복잡한 사안 만나면 수수방관

    ‘모든 결정은 대통령 선거 이후로’ 대선을 앞두고 관가가 납작 엎드렸다.조금이라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거나복잡한 사안을 만나면 가차없이 선거 이후로 미뤄버리고 있다.각종 현안에대한 정책조정 등 기본기능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부처들은 대선정국에서중립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밝히지만 일부 사안은 정도가 지나쳐 정부 스스로 책임행정·소신행정을 저버리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7일로 예정됐던 대외경제장관 실무조정회의를 대선 후인 21일로 연기했다.이 회의는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략 마련을 위해 대상국 및 우선 순위를 논의하는 정부 차원의 첫 모임이었다.정부 관계자는 “일본·싱가포르 등 현재 대상국으로 거론되는 국가들과의 FTA 체결 문제는 수출입업계의 이해와 민감하게 연관돼 있다.”며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시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7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세예규심사위원회도 무기한 미뤄졌다.재정경제부와 국세청 등은 주택과 오피스텔을 동시에 갖고 있을 때,이를 ‘1가구2주택’으로 보아 양도세를 물릴 것인지 여부를 정하기로 했지만 “사전에 검토할 사항이 많다.”며 연기했다.오피스텔이 양도세 과세대상이 될 경우 일어날 유권자들의 조세저항을 의식한 탓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전력 산하 5개 화력발전회사 중 한곳(남동발전)을 올해 안에 매각한다는 산업자원부의 계획도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크다.잘해야 내년 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산자부는 또 당초 9∼10월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후보지 2∼3곳을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대선을 앞두고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아들 재용(在鎔·삼성전자 상무보)씨 등이 지난 5월 증여세 부과가 잘못됐다며 재경부 국세심판원에 제기한 심판청구도예정대로라면 지난 8월말 결론이 났어야 하지만 그로부터 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국세심판원 관계자는 “고려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다른 사안과 비교할 때 처리가 너무 늦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국무조정실의 정책조정 업무가 겉돌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국무조정실이 매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 보니 개별부처의 ‘시간벌기 작전’과 이기주의에 휘둘리기 일쑤다. 선심성 정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개인워크아웃제 대상 확대와 관련해 민주당은 ‘정부측과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경부 등 관련부처에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국무조정실은 ‘우리가 나설일은 아니다.’며 수수방관하는 상황이다.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선거철에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일에는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현안에 대해 정책조정에 나선다 해도 각 부처는 다음 정권에서 정책이 뒤집혀질 수 있는 일을 왜 서두르느냐는 입장이다 보니 국무조정실의 ‘영’이 서지 않는다.”고말했다. 육철수 최광숙 김태균기자 y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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