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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오늘 검찰에 소환되는 곽노현 교육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오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곽 교육감 측은 지난해 6월 2일 치러진 교육감선거에 앞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와 후보단일화를 하는 과정에서 박 교수에게 사퇴를 조건으로 돈을 주기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중앙지검은 어제 곽 교육감의 회계책임자인 이보훈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에 앞서 중앙지검은 2일에는 박 교수 측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양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제는 곽 교육감의 핵심 측근으로 단일화 협상 대리인이었던 김성오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 자택은 물론 소환한 이보훈씨 등의 자택도 압수수색하는 등 곽 교육감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의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양씨에게 박 교수를 돕겠다고 약속한 것은 사실”이라고 이면(裏面)합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곽 교육감은 지난해 10월에야 내가 약속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를 지원하기로 한 이면합의에 곽 교육감은 책임이 없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이씨와 양씨는 동서지간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을 상대로 박 교수에게 후보사퇴 대가로 금품과 시교육청의 직책을 주기로 했는지, 이면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곽 교육감이 지난 2~4월 박 교수에게 6차례에 걸쳐 건넨 2억원의 출처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과 박 교수는 지난해 5월 18일 단일화협상을 했으나 결렬됐다. 돈 문제로 결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하루 뒤 곽 교육감과 박 교수는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발표했다. 하룻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검찰이 밝혀내야 할 일이다. 곽 교육감은 검찰에서 후보단일화 과정을 숨기지 말고 가감 없이 밝혀야 한다. 법리적으로 빠져 나갈 궁리만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이면합의 내용을 곽 교육감이 5개월 뒤인 지난해 10월에야 알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곽 교육감이 이면합의 내용을 몰랐다 해도, 회계책임자인 이씨가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징역형이나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곽 교육감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 서울시 교육 수장의 검찰 소환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 “곽 교육감 사퇴여부 본인에 맡겨두자”

    “곽 교육감 사퇴여부 본인에 맡겨두자”

    백낙청(73) 서울대 명예교수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돈거래 의혹과 관련, 곽 교육감의 행위에 대해 “부적절하지만 부도덕한 처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지난해 교육감선거 당시 곽 교육감과 구속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와의 후보단일화 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원로 가운데 핵심 인물이다. 백 교수는 지난 1일 오후 6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노현, 박명기 두 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금전거래도, 약속도 없었음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글에서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준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임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곽 교육감과 박 교수 사이에 이해하기 힘든 여러 가지 곡절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부도덕’한 처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 경우, 사퇴 여부는 일단 그에게 맡기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 교육감을 패덕자로 몰아 사퇴를 압박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서울시민이 선거를 통해 맡긴 교육청 업무의 수행에 무엇이 더 유리할지는 “일차적으로 곽 교육감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도 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곽노현 파문에 교육감-지자체장 ‘공동등록제’ 도입 논란 확산

    곽노현 파문에 교육감-지자체장 ‘공동등록제’ 도입 논란 확산

    “직선제의 폐해가 드러났다. 공동등록제로 바꿔야 한다.” vs “60년 만에 일궈낸 교육자치에 역행하는 처사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후보 단일화 대가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서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교육감 직선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사이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내년 4월 치러질 세종시 교육감 선거부터 시장과 교육감이 함께 등록하는 ‘공동등록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세종시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선제 시행 1회 만에 좌초 위기 교육과학기술부도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교과부 관계자는 “직선제가 후보에게 지나친 선거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뒷거래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고, 지난해 선거 역시 정책대결보다 이념 성향에 따른 묻지마식 투표로 이뤄졌다.”면서 “시장·도지사와 교육감이 함께 등록하면 무상급식 논란과 같은 대립을 피할 수 있고 시장과 교육감을 따로 투표하는 만큼 직선제의 취지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호 장관은 최근 “공동등록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선거에 나서는 것으로, 한쪽이 종속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우선 세종시에서 공동등록제를 시행한 뒤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한다는 수순까지 정해 놨다. 이 경우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단 한 차례만 시행된 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많게는 수조원에 달하는 교육예산 집행과 교원, 시교육청 인사를 총괄하는 교육감 자리는 직선제 이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감 선출 방식은 중앙정부 임명제에서 1991년 지방교육자치법이 제정되면서 간선제로 치러지다가 이후 지금의 주민 직선제 채택으로 이어졌다. 1991년 당시 방식은 교육위원들이 각각 선호하는 교육감 후보를 적어내 최다 득표자가 교육감이 되는 ‘교황식 선출방식’이었다. 그러나 교육위원이 시·도별로 15명 안팎에 불과해 금품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당선 이후에 금품선거로 구속돼 중도하차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97년부터는 교육감 선거를 간선제로 바꿨다. 학교운영위원회 선거인(97%)과 교원단체 추천선거인(3%)이 교육감을 뽑는 방식이다. 그러다 2000년에는 선거권이 학교운영위원 전체로 바뀌기도 했다. 그러나 차기 교육감 자리를 노리는 예비후보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교원을 학교운영위원으로 밀어넣는 등 ‘학교의 정치화’ 논란이 불거졌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35차례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총 253건이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당선자들의 위법행위는 16건이었다. 결국 2006년 지방교육자치법이 개정되면서 교육감 선거는 주민 직선제로 바뀌었다. 여기에는 교육이 학교교육만으로 한정되지 않고, 전체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직접 교육감을 뽑아야 한다는 ‘교육 민주주의’ 논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첫 직선제 교육감은 설동근(현 교과부 1차관) 부산교육감이었고, 지난해에는 전국 15개 시·도에서 일제히 직선제 교육감이 배출됐다. ●‘직선제 폐지’ 속내도 제각각 이런 가운데 상당수 교육·시민단체가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제각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교육감 직선제는 선거비용 과다, 포퓰리즘 교육정책 남발, 교육의 정치도구화 등 많은 문제가 나타난 만큼 폐지하는 것이 옳다.”면서 “다만 곽 교육감 문제로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도지사 임명제와 공동등록제 모두 교육이 정치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제3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동등록제에 반대하며 직선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교육의 철학과 지향점이 정치논리에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핵심 주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직선제 대신 공동등록제가 시행되면 교육자치의 세 가지 원리인 교육의 민주성·중립성·전문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성 교수는 “직선제에서는 그 지역의 교육적 특성에 부합하는 인물을 주민들이 직접 고를 수 있지만 정치적 라인을 탄 사람은 지역 주민들의 교육적 요구에 관심을 갖기보다 정당의 정강 실현에 나설 수밖에 없어 교육 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도 “교육청이 정치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돼야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데 시장, 교육감이 함께 출마한다면 교육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교육감 직선제 원년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데 (곽 교육감 돈거래 사태 등) 이런 난국을 틈타 재빨리 자신들의 정책(공동등록제)을 관철하기 위해 이를 정치적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박건형·이영준기자 kitsch@seoul.co.kr
  • ‘檢의 창·郭의 방패’ 대면만 남았다

    ‘檢의 창·郭의 방패’ 대면만 남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를 재판에 세우려는 검찰의 창과 곽 교육감의 방패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곽 교육감 측은 2억원이 ‘선의’였으며, 실무자끼리 대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그물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각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과 곽 교육감 측이 대립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곽 교육감과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 간에 후보 단일화를 위한 대가가 약속되었는지와 2억원의 대가성 여부다. ●후보매수 직접 지시 했나 검찰은 사전에 확보한 자료를 통해 선거 전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박 교수 측에 곽 교육감 측이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금전적인 보상을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 곽 교육감도 깊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곽 교육감 측은 박 교수 측에서 선거운동비용 보전금 10억여원을 요구했지만 곽 교육감과 선거대책본부가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입장이다. 또 회계책임자로 일했던 이모씨도 곽 교육감은 돈거래 약속을 모르고 있었으며, 실무자 선에서 합의한 내용이라고만 밝혔다. 박 교수 측에 돈을 전달해 검찰 조사를 받은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도 2억원의 대가성을 부인하는 등 곽 교육감 측의 ‘선의’를 강조하면서 곽 교육감을 방어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에 대한 검찰 조사는 ‘후보 매수’를 둘러싸고 직접적 의사를 표명했는지, 아니면 이 같은 의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이 확보한 박 교수의 녹취록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억 대가성 알고 있었나 두번째는 ‘2억원’의 대가성 문제다. 검찰은 돈의 액수와 출처는 그저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각일 뿐 “(후보 사퇴 대가로 2억원의 돈을 줬다는) 본질은 달라질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의 부인 정모씨와 정씨의 언니, 관련자들을 잇달아 조사하고 2일에는 박 교수 측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양모씨를 소환조사했다. 곽 교육감의 자택도 압수수색하며 탄력을 붙이고 있다. ●자금 어디서 흘러들었나 검찰은 “2억원의 출처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곽 교육감 측의 말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2억원에 성격이 다른 돈이 섞여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검찰은 박 교수의 노골적인 금품 요구에 당황한 곽 교육감이 아무 돈이나 썼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않다. 오이석·최재헌기자 hot@seoul.co.kr
  • 野 “제주도민에 선전포고… 경찰 철수해야”

    야권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예정지에 경찰이 투입된 것을 맹비난하며 경찰 철수를 촉구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가 힘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도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 의회가 주민투표를 제시했고 국회에서는 예산결산특위가 소위를 구성해 민군복합형 기항지 예산을 제대로 집행했는지 조사 중”이라면서 “정부는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을 중지하고 평화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공권력 투입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표적수사에 이어 새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이 콤비를 이뤄 임기말 공안통치에 나선 사례”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에 조사특위를 만들고 5일 최고위원회의를 강정마을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강정마을 현장을 찾아 “경찰의 도발로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국민의 여망이 짓밟혔다. 국회 진상조사 소위에서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해군기지 공사는 단 한치도 진전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신당도 “연행된 주민을 즉각 석방하고 경찰 병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면돌파’ 郭에 마지막 수… 檢 결정적 증거 이미 확보한 듯

    ‘정면돌파’ 郭에 마지막 수… 檢 결정적 증거 이미 확보한 듯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돈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줄소환을 이어가며 2일 곽 교육감의 자택 등 4곳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동시에 곽 교육감에게 5일 오전 10시 검찰 소환을 현장에서 통보했다. 곽 교육감의 검찰 소환조사가 이번 수사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퇴 거부를 천명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인 곽 교육감에게 검찰이 마지막 수를 날린 셈이다. 수사는 검찰과 곽 교육감 간에 대면만을 남겨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곽 교육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노트북 가방 하나에 압수물을 넣어 나온 것에 대해 “이미 치울 것은 다 치웠을 것”이라면서 결정적인 증거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은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이번 압수수색 시점에 대해 “판단의 문제”라면서도 “법원의 영장이 발부됐으니 했다.”고 말해 사전 수사에서 단서를 확보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여운을 남겼다. 검찰은 곽 교육감 개인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와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곽 교육감의 자택과 핵심 관련자들의 자택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곽 교육감 소환 일정을 밝힌 것은 직접적인 증거물 확보와 함께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관련자들이 잠적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검찰이 실무자선에서 이면합의 등이 있었다는 곽 교육감 측의 발표가 이어지자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수사 속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선거 당시 곽 교육감 측에서 단일화 협상 대리인이었던 김성오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10여장 분량의 선거비용보전 청구명세서와 1장짜리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2억원이 개인자금이라고 곽 교육감 측이 밝혔지만 선거비용 등에서 흘러간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먼저 핵심 관련자들을 주말까지 소환해 조사를 마친다. 이어 곽 교육감 자택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마지막으로 곽 교육감 본인에 대한 조사로 사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에 대한 소환조사를 형식적으로 한 차례만으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할 것인지에 대해선 결정한 바가 없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2억원의 출처도 보고 있다.”면서 “(곽 교육감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는) 소환 당일 조사 내용과 진행 정도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hot@seoul.co.kr
  • 곽노현 5일 소환… 자택 압수수색

    곽노현 5일 소환… 자택 압수수색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돈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2일 곽 교육감에게 5일 오전 10시에 검찰에 출석토록 통보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못 박았다. 조신 서울시교육청 공보관은 “곽 교육감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2시간 동안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곽 교육감 자택과 곽 교육감 측의 후보 단일화 대리인 김성오씨의 경기 고양시 일산의 자택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당시 곽 교육감은 자택에 있었으며, 오전 8시40분께 출근을 위해 자택을 떠났다. 곽 교육감은 오전 9시30분께 시교육청에 도착했다. 곽 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만큼 검찰은 조사 상황에 따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사법처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출석하면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박명기(53·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후보 사퇴의 대가로 금품과 시교육청의 직책을 주기로 약속했는지, 실무진의 이면합의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지난 2~4월 박 교수에게 6차례에 걸쳐 건넨 2억원의 출처도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을 맡았던 이모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 측과 단일화 당시 양측 실무진 사이에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도 확인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박 교수 측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양모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날 저녁 검찰로 소환해 이씨와 이면합의한 사실이 있는지, 금전 제공 약속을 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hot@seoul.co.kr
  • “곽 교육감 이면합의 작년 10월 알아”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 후보로의 진보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단일화에 동의하고 사퇴하면 돈을 주겠다.”는 내용의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였던 이모씨가 2일 언론에 이 같은 내용을 털어 놓았다. 이면합의는 지난해 5월 18일 밤 곽 교육감 측이 박명기 교수 측과의 단일화가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 이씨와 박 교수 측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양모씨가 19일 새벽에 가진 술자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곽 교육감 측근에 따르면 이씨와 양씨는 동서지간이다. 이씨는 “협상 결렬 직후 양씨와 만나 박 교수를 (금전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곽 교육감에게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곽은 합의 사실을 몰랐고, 지난해 10월쯤 박 교수가 약속을 이행하라고 독촉한 뒤에야 약속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곽 교육감은 기겁을 했고 큰 정신적 충격에 빠진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당시 곽 교육감이 돈 거래를 통해 단일화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현재 언론보도가 진실의 99% 수준까지 이른 것 같다. 나머지 1%는 검찰에 가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동서지간의 이면합의’에 대해 지난해 선거 당시 곽 교육감 측 협상 대리인으로 참여했던 김성오씨는 “공식적인 효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이면합의가 효력이 있으려면 곽 후보로부터 공식적으로 위임을 받아 서면으로 합의한 뒤 그 내용이 곽 교육감에게 보고 됐어야 했다.”면서 “동서지간에 술마시면서 구두로 한 얘기가 효력이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곽 교육감이 단일화 당시 이 이면합의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곽 교육감이 이씨와 양씨의 회동을 통해 박 교수에게 돈을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 결렬 이후 하루 만에 극적인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곽 교육감이 이 이면합의를 알고 있었는지와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준 2억원이 이에 대한 대가였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꼬여 있는 이번 사건을 풀어내는 열쇠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영준기자·연합뉴스 apple@seoul.co.kr
  • [사설] 35억원 마련해 줄테니 곽교육감 버티라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유죄가 확정돼 선거비용 35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돈을 모아서 물어주겠다는 말이 진보진영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절대 사퇴하지 말라는 얘기다.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곽노현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곽 교육감은 매우 윤리적인,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옹호했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전달한 것은 유감이지만 민주적인 법학자, 양심적인 교육자 모습의 그를 신뢰하고 존중한다.”고 측면 지원했다. 아무리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도그마(독단)에 빠진 그들의 언행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자존심이 강할지는 몰라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법학자인 것은 맞지만 양심적인 교육자의 모습이라고 강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절대 변할 수 없는 것은 선의(善意)든, 후보단일화 대가든 곽 교육감이 경쟁관계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다. 이 돈이 어떤 돈인지는 곽 교육감과 검찰의 주장이 다른 만큼 법원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돈의 성격 외에도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곽 교육감의 처신과 이른바 ‘곽노현 친위대’ 행태다. 이번 사건은 법 이전에 도덕성의 문제다. 곽 교육감이 정말 윤리적이고 양심적인 교육자라면 집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법 논리를 궁리할 게 아니라 광장으로 나와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대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버텨도 될 만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지 스스로 묻고 답할 일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사건을 이념대결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설령 곽 교육감에게 조금 도움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소모적인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회계책임자 돈거래 몰랐어도 당선무효”

    지난해 곽노현-박명기 후보 선거 캠프 양측의 회계책임자가 술자리에서 돈을 주기로 약속한 정황이 드러났다. 물론 곽 교육감은 ‘모르는 사실’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공직선거법은 가족이나 회계책임자를 당선자와 ‘연좌제’로 묶는 탓에 이면거래가 사실로 밝혀지면 곽 교육감의 돈거래에 대가성을 적용할 수 있는 결정타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무장 등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후보자도 당선 무효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면거래에 대한 약속이 오래전 이뤄졌고 당선자가 이 사실을 몰랐더라도 돈이 건네진 점이 (후보자 매수) 행위의 가장 큰 구성요건이기 때문에 오히려 곽 교육감의 행위가 후보 단일화의 대가로 보일 수 있다.”면서 “당선자가 몰랐다는 말만으로 법률적인 판단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선거법에 밝은 또 다른 변호사는 “형사법은 고의성을 문제 삼아 범죄의 자격 여부를 가리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것 자체가 범죄에 대한 고의성이 없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검찰이 이면거래에 대해 곽 교육감이 알고 있었다는 증거만 확인할 경우 양측이 법정에서 치열하게 다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회계책임자의 행위가 후보자 매수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선거가 끝난 뒤 6개월이면 공소시효가 끝나기 때문에 별건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 사회의 이중적 잣대/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우리 사회의 이중적 잣대/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요즘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조그마한 공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또는 탄식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스포츠다. 야구는 축구, 농구 등 다른 구기 종목들과 다른 점이 있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심판이 판정한다는 것이다. 심판의 판정에 따라 타자는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경기 때마다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신경전을 벌이는 일을 종종 목격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심판의 판정에 승복한다. 만약 심판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댄다면 관중들은 심판의 판정에 승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야구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메커니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구의 규칙처럼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정립된 기준은 일관성 있게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나 명확한 기준마저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중적 잣대로 판단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판단을 수용할 것을 강요까지 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가 있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투표란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가장 민주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제도로 자유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근간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투표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나쁜’ 투표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투표거부운동까지 벌이는 것을 우리는 눈으로 확인했다. 주민투표는 지방자치제도에서 주민의 직접 참여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하던 사람들이 주민투표거부운동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중적 잣대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도 마찬가지이다. 면책특권의 제도적 의의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입각해 행정부나 사법부의 불법·부당한 법 집행이나 탄압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보호하고 국회의 자주적 입법활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면책특권이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직무상 독립이 아닌, 상대 정파를 공격하고 정치적 흠집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처지에 따라 면책특권에 대한 입장도 시시각각 변하는 기이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자신들이 폭로전의 주역일 때에는 면책특권은 헌법상 보장된 천부인권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도 폭로전의 피해자가 될 때에는 면책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또한 우리 사회의 이중적 잣대의 한 단면이다. 서울시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당시 다른 후보에게 거액의 돈을 주었다고 한다. 검찰은 후보 단일화의 조건으로 준 돈이므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틀림없다는 입장인 반면, 곽노현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사정이 딱해서 선의로 준 돈이라고 주장한다. 이른바 ‘대가성’ 여부에 대한 시각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건이 보도된 이후 서울시 교육청 웹페이지 게시판의 글들을 읽고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중적 잣대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또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글들은 2억원이라는 거액을 선의로 주었다는 곽 교육감의 해명에 대하여 어이없다는 취지임에 반해 ‘정치검찰의 표적수사다.’ ‘불쌍한 후보를 위해 선거하고 남은 돈을 조금 나누어 준 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라는 상반된 시각도 있었다.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을 때마다 교황 선출 때만큼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요구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사퇴한 후보에게 거액의 돈이 건네진 것에 대해 이처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놀랍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적 잣대를 넘어서 이제는 우리 편이 하면 ‘선의’이고 다른 편이 하면 ‘부패’라는 도덕적 이중성에 우리 사회가 이미 방향성을 상실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잣대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중적 잣대의 폐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항상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회현상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곽노현 ‘법의 정신’/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곽노현 ‘법의 정신’/이기철 사회부 차장

    서울 교육계가 패닉에 빠졌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2억원 선의 지원’ 사건 탓이다. ‘곽 교육감의 사퇴가 최선’이라느니, ‘표적수사이니 물러나서는 안 된다.’느니 갑론을박도 만만찮다. 수도 서울의 공교육을 책임진 교육감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았다. 2학기 교육행정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법적 매듭 이전에 도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곽 교육감의 2억원 선의 지원 사건에서 큰 줄기의 팩트 두 가지는 이렇다. 지난해 5월 교육감 후보로 나섰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중도 사퇴함으로써 당시 곽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또 한 가지는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 곽 교육감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국민은 대체로 이렇게 생각한다. 두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고, 곽 후보의 라이벌이었던 박 후보가 선거 레이스를 중도하차했다. 결과적으로 곽 후보가 건넨 2억원은 석연찮다. 부적절한 처신을 했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교육비리를 뿌리 뽑아야 하는 교육감이기에 더욱 그렇다. 곽 교육감은 그러나 “떳떳하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한다. 사퇴 여론에 돌아앉은 돌부처 격이다. 법학자인 그의 해명은 국민의 법 감정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는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박 교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두번이나 출마하는 과정에서 많은 빚을 져 궁박해 모른 척할 수 없었다.”며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 2억원의 돈을 선의로 지원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한마디로 박 교수의 딱한 사정을 인정상 외면할 수 없어 돈을 줬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대가성이 없어 법적 책임을 질 일도, 도덕적 비난을 받을 일도 없다는 항변으로 들린다. 대가성 여부야 사법당국이 판단하겠지만 선의로 돈을 전달한 과정치고는 복잡하다. 곽 교육감은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기에 선거와는 무관한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제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돈 전달과정을 철저히 숨기고 싶어했다. 곽 교육감은 친구 강모 교수를 통해 박 교수의 지인 최모씨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 최씨는 다시 박 교수의 동생에게 인터넷 송금을 했고, 동생은 형인 박 교수에게 이를 전달했다. 곽 교육감은 “법의 특징과 수단은 합법성에 있고, 목적은 인간다운 행복한 삶”이라면서 “인정을 상실하면 몰인정한 사회가 된다. 제가 배우고 가르친 법은 인정이 있는 법이자 도리에 맞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딱한 사정에 있는 경쟁 후보자에게 선의로 2억원을 전달한 것을) 후보 매수행위로 봐야 하나요.”라고 반문한다. 곽 교육감이 보여준 법의 정신이다. 하지만 실정법과는 배치된다.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에서 사후에라도 돈이 개입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정법은 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것을 중지하거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였던 자나 후보자였던 자에게 그 이익이나 직의 제공을 받거나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다시 “개혁 성향인 자신에게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표적수사”라고 주장한다. 자신을 수사하는 검찰에 정치검찰이란 색깔을 덧칠한다. 검찰은 정치검찰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사실관계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던 지난달 24일 곽 교육감은 “투표 거부는 정당한 권리행사의 방법”이라며 나쁜 투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상당수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후보들 가운데 ‘덜 나쁜 후보’를 뽑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선거이고, 그래서 투표를 거부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법학자이자 교육자인 곽 교육감에게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가 느껴진다. chuli@seoul.co.kr
  • ‘郭교육감 유무죄’ 법조계 전문가에 물어보니…

    ‘郭교육감 유무죄’ 법조계 전문가에 물어보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끝까지 버티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억원 선의 지원’사건에서 돈의 대가성에 대해 사법당국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특히 곽 교육감이 이날 “지금 제 안에 꿈틀대는 많은 말들을 접겠다.”고 한 대목에서 검찰 수사에 대응할 수 있는 모종의 카드가 있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곽 교육감은 ‘선의의 지원’이라며 혐의가 없음을 주장하지만 검찰은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곽 교육감이 받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유무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곽 교육감은 돈 준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그래도 검찰은 곽 교육감이 건넨 돈에 대한 대가성을 입증할 수밖에 없다. 곽 교육감 측은 ‘구속된 박명기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매수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매수 자체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검찰은 박명기 교수에게서 확보한 녹취록이 이를 증명한다고 보고 있다. 녹취록에는 박 교수가 후보 사퇴 대가로 금전 지급을 약속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교수가 곽 교육감에게 현금과 교육청 직위 등을 요구한 사실이 ‘일방적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검찰이 인정했듯 “각서는 없다.”는 대목을 내세우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의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매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 232조,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가 적용된다.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금전·물품·차마·향응 등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사퇴한 것과 이익을 제공받은 것 사이에 관련성이 밝혀야 된다. 선거법에 밝은 한 변호사는 “곽 교육감이 직접 약속하지 않고 실무자선에서 구두 약속을 했더라도 곽 교육감이 돈을 건넨 주체이기 때문에 약속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마디로 매수 여부는 돈을 준 사실 자체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호사도 “돈이 건너갔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증거”라면서 “상식적으로 재판부가 ‘선의의 돈’이라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원은 선거과정에서 오간 돈에 대해 대가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다. 선거운동에 따른 손실보전과 선거운동에 따른 생활의 어려움은 결과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기소할 경우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공소시효 문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공직선거법 268조는 선거일 후 6개월까지를 공소시효로 한다. 다만 선거일 뒤 행해진 범죄에 대해서는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까지로 못박고 있다. 곽 교육감이 처음 건넨 것은 2월 22일이고 마지막 건넨 것은 4월이다. 6차례 나눠 돈을 전달했지만 검찰은 하나의 범죄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범죄 행위의 기점을 4월로 볼 수 있어 공소시효는 10월까지다. 검찰은 이미 물적·인적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혐의를 뒷받침할 안전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박근혜 “주민투표 과도한 의미부여… 시장직 걸 일 아니었다”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을 둘러싸고 또다시 혼란상을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처음으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시장 보선 지원 여부와 무관하게 정몽준 선거대책위원장설이 나도는 상황이어서 자칫 시장 후보군과 선대위원장을 놓고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이 또 한 차례 혈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31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시장직까지 걸 문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주민투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오후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로부터 주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질문 받고 “무상급식을 실시 중인 지방자치단체들도 있듯, 각 지자체 형편과 상황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필요 없는 투표였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주민들이 결정하면 되는 문제였다. 정치권이 나설 문제는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과정에서 내건 ‘전면 무상급식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음을 확실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주민투표를 지원하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주민투표는 어떻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책임론이라는 단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표는 ‘재·보선 지원유세도 그 이후에 가능한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얘기에 앞서 당의 입장 정리나 당론을 국민이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복지 당론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해지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여부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향후 당내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10·26 재·보선을 진두지휘할 선거대책위원장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몽준 전 대표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6선으로 서울지역 최다선 의원인 데다, 차기 대선주자로서 대중성과 중량감을 갖췄다는 논리에서다. 이로 인해 친이·친박이 10·26 재·보선을 둘러싸고 또 한 차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선거 지형이 유리하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와 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선거를 치른다면 필승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기회와 견제라는 정반대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선거 승리를 이끌 경우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반면, 박 전 대표에 쏠리는 지원 요청을 분산시키기 위한 카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전 대표는 기자와 만나 “(선대위원장과 관련) 들어본 적 없다.”면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에서는 “친이 진영에서 그런 얘기를 흘리는 모양인데, 현실적으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없지 않으냐.”며 “당내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흘리는 것은 박 전 대표를 흔들기 위한 정략적 꼼수에 불과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광삼·장세훈기자 hisam@seoul.co.kr
  • 정씨 “언니와 함께 2억 마련”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돈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31일 곽노현 교육감의 부인 정모(의사)씨와 정씨의 언니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박명기(53·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의 출처 등을 조사했다. 또 후보 단일화 협상에 참여한 곽 교육감 측 인사도 불러 밤늦게까지 단일화 과정에서의 돈 약속이 있었는지 등 당시의 상황을 집중 추궁했다. 정씨는 검찰에서 “2억원은 우리 자매가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예금 등 개인자산을 이용했다.”면서 “교육청 공금을 사용했다는 말은 터무니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자신 8700만원, 시어머니 1000만원, 언니 수천만원 등으로 2억원을 모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씨가 지난 2월 22일 자신의 계좌에서 3000만원을 인출, 박 교수 측에 전달하게 된 경위도 캐물었다. 정씨는 곽 교육감이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선의의 지원’이란 논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2억원 가운데 지난해 선거 때 쓰다 남은 선거자금이 포함됐거나 외부단체로부터 지원받았을 가능성 등도 배제하지 않고 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단순히 돈의 전달 과정에만 개입한 사실을 확인, 귀가조치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반나절 휴가를 내고 변호사를 만나는 등 소환에 대비했다. 박건형·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곽노현 개인돈? 외부자금 수혈?

    곽노현 개인돈? 외부자금 수혈?

    ‘두 달 만에 2억원 마련’ 검찰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돈거래 의혹에서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핵심 사안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부인 정모씨는 31일 검찰 조사에서 자신과 언니 등이 박명기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을 주도적으로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 진술대로 돈의 성격이 곽 교육감 측의 자체 자금으로 밝혀질 경우 교육감 후보 사퇴 대가가 아닌 ‘선의’라고 주장한 곽 교육감의 말에도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리게 된다. 검찰은 그동안 정씨가 인출한 3000만원 외에 나머지 1억 7000만원의 행방을 두고 제3자나 시민단체 같은 ‘외부 수혈론’ 쪽에 중심을 두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곽 교육감이 박 교수 측에 전달된 2억원에 대한 대가성을 의심하는 만큼 돈의 출처와 관계없이 유죄 판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 방향은 자연스레 ‘단일화 합의에 따른 대가’ 입증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31일 “(돈의 출처와 상관없이) 2억원의 (후보 사퇴에 대한) 대가성을 증명할 자료는 충분하다.”면서 “박 교수 측의 진술 외에도 (물적) 증거가 많은 만큼 재판으로 넘어가면 (대가성 등 범죄 혐의 부분이) 확실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돈의 출처보다 대가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그동안 자금의 출처를 쫓는 한편 박 교수의 사무실과 자택에서 대가성 입증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뒷받침할 진술을 얻는 데 집중해 왔다. 검찰은 나아가 자금 중 일부라도 외부 유입이 있었다면 대가성 입증과 함께 곽 교육감을 옭아매는 또 다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돈이 6차례에 걸쳐 쪼개져 송금된 점 ▲정씨의 계좌에서 직접 빠져나간 돈이 3000만원뿐인 점 ▲자금이 박 교수 동생의 부인과 친인척 등에게 나눠 전달된 점 등에 여전히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3000만원을 제외한 일부가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남은 비용 등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3자로부터 자금을 융통했을 가능성을 두는 한편 선거 캠프 관계자와 후보 단일화 협상에 참여한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차례대로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을 전달받은 사람이) 여러 명 관계돼 있고, 조사에서 다른 계좌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이영준·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의원 67% “중수부 폐지해야”… 정치권·검찰 또 충돌 가능성

    의원 67% “중수부 폐지해야”… 정치권·검찰 또 충돌 가능성

    서울신문은 1일 개회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현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야 의원 296명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개별 사무실을 방문해 설문지를 직접 배포했다. 122명(41.2%)이 응답했는데,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72명, 민주당 38명, 비교섭단체 12명이었다. 문항은 모두 13개로 이뤄졌다. 의원들은 물가안정, 일자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대학 등록금 인하 등 민생과 경제와 관련된 현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핵심 의제로 꼽았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대검 중수부 폐지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국회의원 3명 중 2명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중수부 폐지의 대안으로는 50% 이상의 의원들이 특별수사청 신설을 꼽았다. 서울신문이 31일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검찰 개혁 등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현안을 물은 결과 응답의원 122명 가운데 82명(67.2%)이 ‘대검 중수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치해야 한다’는 31명(25.4%)에 불과했다. 특히 설문에 응한 한나라당 의원 72명 중 절반에 가까운 34명(47.2%)도 중수부 폐지에 찬성했다. 한나라당에서 중수부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은 29명(40.3%)이었다. 민주당은 응답자 38명 전원이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를 폐지한다면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3.3%인 65명이 ‘특별수사청 신설’을 꼽았다. ‘지검 특수부 강화’(13명·10.7%), ‘상설특검제 도입’(11명·9.0%) 등이 뒤를 이었다. ‘모름·무응답’이 28명(22.9%)이었는데, 중수부 폐지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대부분 이를 택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29명이 ‘특별수사청 신설’을 대안으로 꼽았다. 의원들의 검찰 개혁 의지가 드러남에 따라 정치권과 검찰의 힘겨루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는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이미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기로 결의해 놓은 상태다. 1차 사개특위는 법조 일원화 및 전관예우 금지, 검·경 수사권 일부 조정 등을 처리했지만, 검찰 개혁에는 지지부진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야 모두 2차 사개특위 구성에는 법조계 출신, 특히 검찰 출신 의원들을 최대한 배제하자는 의견이 많다. 1차 사개특위 한나라당 간사였던 주성영 의원은 “나도 검찰 출신인 만큼 2차 사개특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법조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법조 출신 의원들은 배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도 “법조계 출신은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개특위 위원장이었던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검찰 출신 사개특위 위원들의 반발이 특히 심했고, 국회에 ‘반(反)검찰’ 분위기도 뚜렷하다.”면서 “법조 출신 의원을 최소화하라는 여론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중수부 폐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태규(72)씨에 대한 수사가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찰은 그동안 “저축은행 수사로 중수부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알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중수부 수사가 지지부진해 오히려 폐지 여론만 높아졌다. 박씨가 자진해서 중수부에 발을 들여 놓은 만큼 납득할 만한 실적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번 수사에 성과가 있으면 사개특위를 굳이 재가동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부진하면 사개특위 활동이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 수사와 더불어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수사도 국회의 검찰 개혁 논의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현청 상명대 총장

    [열린세상]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현청 상명대 총장

    며칠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를 밀어붙이다 끝내 사퇴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후보시절 단일화를 놓고 돈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상적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사람은 서울 시민이 뽑은 대표적인 선출직이다. 오 전 시장은 잠재적 대선주자 후보군에 속했고, 곽 교육감은 교육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교육현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번 일을 보면서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사람은 서울 시민과 함께 생각하기보다는 각자의 사고의 벽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여진다. 우선 오 전 시장의 경우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로 해결해야 했는지, 시의회는 전면 무상급식 이외의 대안이 없었는지, 양측 모두 정치력에 한계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물론 시의회든 오 전 시장이든 소신이라면 소신이고, 이념성향이라면 이념성향에 의해 판단했을 것이다. 정치적 입지도 고려됐을 것이다. 재정이 넉넉하면 아이들 밥 먹는 문제가 이처럼 큰 논쟁이 될 일이 아니지만 제한된 예산 속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표방하기로는 교육복지나 세금부담, 정책의 우선순위 그리고 살기 좋은 서울 등의 개념을 동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또다시 시장을 뽑아야 하는 부담과 정치권의 혼란을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한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선출직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시민들의 아픔과 좌절 그리고 소망을 읽는 눈과 귀와 입을 가져야 한다. 시장이든 교육감이든 자기 자리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자리이고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자리란 점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끝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요, 시민을 섬기는 자리인 것이며 깨끗하고 정직해야 할 자리인 것이다. 오 전 시장도 그렇게 결단하는 과정에서 무상급식을 비롯한 복지 포퓰리즘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컸으리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걸기까지의 판단은 사려 깊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소위 진보 아이콘으로 불렸다는 곽 교육감도 오 전 시장과는 전혀 다른 이유지만 사려 깊은 행동으로 볼 수 없다. 후보단일화와 연루된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서울시 교육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교육감다운 처신이 필요한 때다. 어린이 눈에는 착한 교육감, 청소년과 교사들로부터는 존경받는 교육감, 학부모들로부터는 신뢰받는 교육감이 돼야 한다. 따라서 선출직인 교육감 역시 잠시 시민들 대신 앉은 자리라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육가족들을 섬기는 자세로, 정직하고 신뢰받는 교육감으로 손색이 없도록 교육자다운 면모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가짜가 진짜 노릇하는 사회,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사회,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것보다 순간순간 때우는 사회로 왜곡돼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사회생태학자인 플래처는 이러한 가면적 사회를 ‘위선을 제도화’하는 사회라고 불렀지만, 선출직은 정치적 계산보다는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국민을 섬기는 자세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열정을 가진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시장이나 교육감은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고, 먼 것을 통해 가까운 것을 보며, 시민을 통해 자신을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의 이번 무상복지 포퓰리즘 반대 논리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강요하며 스스로 뛰어내린 벼랑 끝 선택이었다. 곽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혼란스러운 정치권에 혼란을 더 가중시켰고 서울 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었다는 점에서 자성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 시민들로서는 보수와 진보의 입장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정치적 진실이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게 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상기할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상급식 논쟁을 뛰어넘어 보다 큰 그릇으로 담아낼 아량과 진실성을 갖춘 시장과 교육감이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 박근혜 “무상급식, 시장직 걸 일 아니었다”

    박근혜 “무상급식, 시장직 걸 일 아니었다”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을 둘러싸고 또다시 혼란상을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처음으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시장 보선 지원 여부와 무관하게 정몽준 선거대책위원장설이 나도는 상황이어서 자칫 시장 후보군과 선대위원장을 놓고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이 또 한 차례 혈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31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시장직까지 걸 문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주민투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오후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로부터 주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질문 받고 “무상급식을 실시 중인 지방자치단체들도 있듯, 각 지자체 형편과 상황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필요 없는 투표였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주민들이 결정하면 되는 문제였다. 정치권이 나설 문제는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과정에서 내건 ‘전면 무상급식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음을 확실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주민투표를 지원하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주민투표는 어떻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책임론이라는 단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표는 ‘재·보선 지원유세도 그 이후에 가능한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얘기에 앞서 당의 입장 정리나 당론을 국민이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복지 당론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해지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여부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향후 당내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10·26 재·보선을 진두지휘할 선거대책위원장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몽준 전 대표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6선으로 서울지역 최다선 의원인 데다, 차기 대선주자로서 대중성과 중량감을 갖췄다는 논리에서다. 이로 인해 친이·친박이 10·26 재·보선을 둘러싸고 또 한 차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선거 지형이 유리하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와 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선거를 치른다면 필승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기회와 견제라는 정반대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선거 승리를 이끌 경우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반면, 박 전 대표에 쏠리는 지원 요청을 분산시키기 위한 카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전 대표 측 인사는 “들어본 적 없고, 당과 아직 교감도 안 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박 진영에서는 “친이 진영에서 그런 얘기를 흘리는 모양인데, 현실적으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없지 않으냐.”며 “당내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흘리는 것은 박 전 대표를 흔들기 위한 정략적 꼼수에 불과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광삼·장세훈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교육감선거 폐해 막을 방안 모색할 때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후보를 사퇴하는 대가로 7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진보진영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고립무원이지만 사퇴는 거부하고 있다. ‘곽노현 사태’를 계기로 교육감선거를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시·도지사가 아예 교육감을 임명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1990년까지 계속됐던 임명제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방안은 아니다. 임명제는 시곗바늘을 뒤로 돌리는 격이 될 수 있다.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교육감 선출은 종전의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뀌었다. 정당이 교육감선거에 개입할 수 없도록 돼 있는 현행 선거제도는 현실과는 동떨어진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치러졌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정당이 추천한 후보는 없었지만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에서 호감이 가는 후보는 있었다. 하지만 정당공천이 없다 보니 보수진영이나 진보진영이나 할 것 없이 후보가 난립했다.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보수진영은 후보가 난립한 채 끝까지 갔고, 진보진영은 곽 교육감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돈을 매개로 사퇴를 종용한 것은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적절한 일이지만, 정당 공천이 없어서 빚어진 일로 볼 수도 있다. 정당에서 공천했다면 후보들 간에 돈이 오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당 공천이 없으니 후보가 난립하고 개인이 선거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대부분은 돌려받을 수 있지만 서울시교육감의 법정 선거비용은 38억원을 넘는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다. 미국 대통령·부통령 선거처럼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한 것도 성향이 다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곽 교육감이 타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이 시도 때도 없이 싸우면 결국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개선하려면 러닝메이트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교육자치’라는 이유만으로 정당공천이나 러닝메이트제를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은 아니다. 문제투성이인 현행 교육감선거를 팔짱만 끼고 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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