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반달 이렇게 변하면…만성질환 ‘힌트’ 무시하다 놓칠 수 있다 [라이프]
하얀 반달 모양의 손톱 밑동 부분, 이른바 손톱반달의 색이 흔한 만성질환의 조기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검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 뉴저지 의과대학 연구진은 미국의학과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the Medical Sciences)에 발표한 사례 연구 검토에서 손톱반달이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현상과 심부전, 간경변, 류머티즘관절염 등 여러 질환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손톱반달은 손톱이 자라나는 공장에 해당한다.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새 세포를 만들어 앞으로 밀어내면서 손톱이 자란다. 대체로 엄지에서 가장 잘 보이는 편이다.
보통 손톱반달은 흰색으로 인식되는데 엄밀히 살펴보면 옅은 분홍빛이다. 다만 주변 손톱과 피부가 더 붉어서 상대적으로 하얗게 보인다.
손톱반달과 만성질환 연관성 사례 보고 종합연구이번 연구는 직접 참가자들의 손톱반달 모양과 건강 상태를 살펴본 대규모 역학조사가 아니라 기존 사례 보고를 모아 정리한 연구다. 따라서 손톱반달 모양과 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왜 나타나는지 규명하진 못했다.
그러나 두 요소 사이에 상관관계를 본격적으로 정리한 1954년 이후 수많은 사례가 추가로 밝혀졌으며, 특히 심혈관계, 간, 혈액, 피부 및 류머티즘 질환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1954년 영국 성바르톨로뮤 병원은 붉은 손톱반달이 나타난 환자 23명의 질환을 정리해 보고했다. 붉은 손톱반달이 나타난 환자 23명 중 14명(61%)이 심부전이었고, 나머지는 폐기종, 만성기관지염, 진성적혈구증가증, 영양실조, 간경변, 골수성백혈병 등이었다. 같은 논문은 건강한 젊은 여성 150명을 검사했더니 붉은 손톱반달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기록했다.
이후 70년간 보고된 연관 질환은 다음과 같았다.
●심혈관계: 심부전,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간: 간경변
●자가면역·류머티즘: 전신홍반루푸스(SLE·온몸의 여러 장기를 면역세포가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류머티즘관절염, 피부근염, 원발성 쇼그렌증후군
●피부: 원형탈모증, 백반증, 20조갑이영양증(손발톱 20개가 모두 거칠어지는 병)
●폐: 만성폐쇄성폐질환(담배 등으로 기관지가 좁아지는 병)
●기타: 일산화탄소 중독, 성병성 림프육아종
2014년 결합조직질환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69%에서 손톱 변화가 관찰됐다. 포함된 루푸스 환자 14명 중 1명은 붉은 손톱반달이 질환의 첫 징후였다.
임상의를 위한 감별 기준 제시
연구진은 손톱 아래 모세혈관이 확장돼 혈류가 늘고, 그 붉은색이 엷고 투명한 조직을 통해 비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정한다. 다만 정확한 기전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논문은 명시했다.
논문은 임상의가 손톱반달을 살펴볼 때 몇 가지 감별 기준도 제시했다.
여러 손톱에 좌우 대칭으로, 특히 엄지에 뚜렷하게 붉은색 손톱반달이 나타나면 전신 질환 가능성이 높다.
손톱 하나만 변색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손톱 아래 종양이나 출혈, 감염 등 국소적인 문제일 확률이 높았다.
눌러봤을 때 하얘지면 혈관 확장이 원인이라는 뜻으로, 혈관계 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손톱반달 경계를 넘어선 변색을 붉은색의 손톱반달로 진단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유의할 점은 결합조직 질환 환자라고 해서 다 붉은 손톱반달이 있던 것이 아니고, 붉은 손톱반달이 있다고 해서 다 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손톱반달에 붉은색 징후가 나타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반적인 진찰을 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손톱반달의 변색이 흔한 만성질환의 단서가 될 수 있는데도 임상의가 놓칠 수 있으니 꼼꼼히 챙겨보는 편이 좋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손톱반달의 붉은색 변색이 드물게 나타나는 탓에 진찰 과정에서 곧잘 지나치게 된다”면서 “이 미묘한 임상 징후가 전신 질환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