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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소설인 줄 알았는데…소외된 사람들로 향한다

    SF소설인 줄 알았는데…소외된 사람들로 향한다

    ‘SF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그런 건 잊어버렸다.’(김연수 작가) 순문학·장르문학을 가리지 않고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SF소설 작가 김초엽이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을 냈다.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발표한 7편의 중단편 소설을 모았다. ●SF소설 작가 김초엽 첫 소설집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과학도가 쓴 SF소설은, 뜻밖에 어렵지 않다.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스펙트럼), 사이보그의 몸을 한 여성 우주인(‘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등 SF적 설정이 빠짐없이 등장하지만 술술 읽힌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대학생 때 과학 칼럼을 많이 쓰면서 대학 1학년생 정도 되는 교양을 가진 사람들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게 습관화됐다”며 “SF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제 소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식적으로 조절을 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김초엽의 소설은 사람을 향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형태의 소외와 결핍, 기술이 구분하는 새로운 타자 등 인간에 대한 추상적인 질문이 SF를 매개로 어떻게 구체적인 서사로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작가의 그 말처럼 새로운 사회 속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미래 기술이 구분하는 새 타자 등 관심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서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여기에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유토피아인 ‘마을’이 등장하지만 성년이 되기 위해 치르는 통과 의례인 순례길에서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은 자들 중 하나인 데이지는 말한다.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52쪽)고,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54쪽)라고. 그의 시선은 새로운 환경 속 더욱 소외되기 쉬운 이들로 향한다. 실패한 여성 우주인, 할머니 과학자들이 그들이다. 도서관 내에서 다른 자리에 꽂힌 책을 더욱 찾기 어렵듯, 관내에서 죽은 엄마의 마인드를 분실한 딸 지민은 그제서야 엄마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이렇듯 작가의 소설에는 어려운 길을 외롭게 갔던 여성과, 대를 이어 그를 이해하는 마음들이 있어 따스하다. 대부분 전지적 작가 시점을 따르는 소설들은 이를 가만가만 따라가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되, 절대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는다. ●우주 속 작은 존재지만 외롭지 않은… 작가는 SF를 ‘경이감의 장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경이감이란 ‘광대한 우주에서 나라는 작은 먼지 같은 존재를 깨달았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세계를 벗어나는 감각’이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작은 먼지이되, 결코 외롭지 않은 먼지임을 알게 된다. 지난 1년간 직업 소설가의 길을 걸었던 작가는 앞으로도 전업으로 소설을 쓸지, 다른 일을 병행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이오센서를 만들던 손으로 경이감의 장르를 놓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울광장] ‘체르노빌‘이 일깨워 준 진리/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체르노빌‘이 일깨워 준 진리/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어느 순간 불현듯 머릿속 깊숙이 숨어 있던 옛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친구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 그럴 수도 있고, 길을 걷다가 우연찮게 어떤 상황을 목격했는데 그게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스라이 들려오는 리듬과 노랫말이 귀에서 뇌로 이어진 신경계를 자극할 수도 있겠다. 최근 큰 기대감 없이 ‘미드’ 한 편을 보면서도 그랬다. 역대 최악의 원자력 사고로 평가되는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내막을 다룬 미국 HBO의 5부작 시리즈물 ‘체르노빌’이다. 드라마는 사고 수습 및 원인 조사에 참여한 모스크바 쿠르차토프 원자력연구소 수석부위원장 발레리 레가소프가 모스크바 자택에서 ‘감춰진 진실’을 담은 육성 녹음테이프를 남긴 채 자살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방사능 과다 피폭 후유증에 시달리던 레가소프는 폭발 사고 발생 2주년을 딱 1분 남긴 1988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우리는 진실을 감췄습니다. 참사는 불가피했습니다.” 레가소프의 이 증언은 자신의 조국인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실체에 대한 신랄한 고발인 동시에 희생자들에 대한 참회의 독백이라고 할 만하다. 실제 소련 공산당 지도부는 주민 피해 최소화보다는 소문의 확산을 막는 데만 급급해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400배가 넘는 엄청난 양의 방사성물질이 뿜어져 나왔지만 주민 대피는 하루가 지나서야 시작됐고, 위험 반경 30㎞ 이내의 주민들에 대한 완전한 철수 작전은 같은 해 8월에서야 끝났다. 그동안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등 수십명이 숨졌고, 최대 80여만명의 주민이 고농도 방사능에 피폭됐다. 이 가운데 6000명 이상이 피폭 후유증으로 갑상선암 등에 걸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역 공산당 지도부는 사고 초기 오히려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주민들의 이동을 봉쇄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배가 침몰하는데 선장이라는 사람이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 적들이 파죽지세로 공략해 오는데도 자신만 유유히 도성을 빠져나간 채 백성들의 유일한 피난 통로인 다리를 폭파시킨 몰지각한 국가지도자가 연상되기도 한다. 사고는 당초 원자로가 갑작스럽게 가동 정지될 경우 관성으로 도는 터빈이 얼마나 오랫동안 전기를 생산해 내 냉각펌프를 작동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도중에 발생했다. 이 같은 ‘무모한 실험’에 착수한 발전소 엔지니어들의 치명적인 실수, 즉 인재(人災)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레가소프는 당시 소련만 유일하게 가동하고 있던 RBMK(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의 치명적인 설계 결함을 재판 과정에서 증언했다. 과다 출력을 중지시키기 위해 비상중단 스위치를 눌렀을 때 흑연 제어봉이 오히려 메가톤급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동안 소련 당국은 연구 보고서의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하는 등 설계 결함을 철저하게 은폐해 왔고, RBMK 원자로 가동 매뉴얼에도 이 내용은 빠져 있었다. 결국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는 이미 예고돼 있었던 셈이다. 사실상 논픽션 드라마인 ‘체르노빌’을 보면서 소련 당국의 무지와 무능, 은폐와 조작에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었다. KGB는 레가소프를 비롯한 과학자들을 미행, 감시하는 데 혈안이 됐고, 공산당 지도부는 수만명의 군인, 광부, 소방관들에게 방호복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핵재앙 수습을 맡겼다. 게다가 방사능 낙진이 스웨덴에서 확인되고 나서야 마지못해 사고 사실을 시인하는 등 국제적 민폐까지 서슴지 않았다. 낙진은 우리나라와 홍콩, 일본까지 날아오는 등 사실상 전 세계를 뒤덮었다. 당시 소련을 이끌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훗날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소련 붕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토로했다. 한 해 국가 예산에 맞먹는 막대한 사고 뒤처리 비용 등 경제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국민 생명보다는 국가 위신을 앞세운 공산당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결국 소련 붕괴의 불을 댕긴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은 무엇인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이미 경험했다. ‘체르노빌’은 막을 내렸지만 여운은 길게 남는다. 진실은 감출 수 없고, 종국에는 분출하듯 터져 나오고야 마는 것이다. 위정자들이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만고의 진리다. stinger@seoul.co.kr
  • [동영상] 수족관 지내던 벨루가 돌고래들 아이슬란드 너른 바다로

    [동영상] 수족관 지내던 벨루가 돌고래들 아이슬란드 너른 바다로

    중국 상하이 수족관에 갇혀 지내던 벨루가 돌고래 암컷 두 마리가 9600㎞ 떨어진 아이슬란드 해변으로 이주했다. 리틀 그레이와 리틀 화이트로 불린 두 마리는 야생에서 태어나 이제 열두 살이며 두 살 때 포획돼 그동안 여러 수족관을 전전하며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왔다. 원래 벨루가 돌고래는 갑갑한 시설에 갇혀 지내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 수족관뿐만 아니라 레고랜드와 마담 투소 밀랍 박물관 등을 운영하는 멀린 엔터테인먼트는 돌고래들을 풀어주라는 압력을 못 견뎌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두 마리에게 새로운 안식처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헤이마에이 섬이 있는 클레츠빅 만에 이들을 풀어주기 위해 트럭과 화물용 비행기, 페리 등이 동원돼 무려 18개월이 걸렸다. 이주 작업에 함께 한 자선단체 시라이프 트러스트는 클레츠빅 만이야말로 벨루가 돌고래에게 “지상 최고의 서식지이며 새 집이라 불릴 만하다”고 밝혔다. 이곳은 영화 ‘프리윌리’의 주인공인 범고래 케이코가 역시 쇼 무대에서 은퇴한 뒤 여생을 보낸 곳이다. 케이코는 2002년 방사됐으나 18개월 뒤 노르웨이를 헤엄쳐 다녀온 뒤 폐렴에 걸려 세상을 등졌다. 이번에는 두 마리의 벨루가 돌고래가 마음껏 헤엄칠 수 있도록 3만 2000㎡ 수역에 그물을 쳐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 이상은 두 마리가 야생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멀린 엔터테인먼트는 방문자 센터를 만들어 관람객들이 보트에 탄 채로 돌고래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할 계획이다. 또 과학자들은 돌고래들이 새 서식지에 얼마나 적응하며 살지 연구하게 된다. 잘 적응하면 두 마리는 40~60년 더 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두 마리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다른 벨루가 돌고래들의 이주 가능성도 높아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근육 만드려면 아침운동, 살 빼려면 저녁운동이 특효

    [달콤한 사이언스]근육 만드려면 아침운동, 살 빼려면 저녁운동이 특효

    ‘노출의 계절’ 여름이 되면서 멋진 몸매를 가꾸기 위해서나 건강, 특히 적당한 신체활동은 치매 예방 같은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남녀노소 운동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매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기도 하고 일과가 끝난 저녁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쪼개 체육관을 찾기도 한다. 과연 언제 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과학자들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동 ‘목표’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맛는 시간을 찾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정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의대 생화학과, 유전학및바이오인포메틱스연구소, 덴마크 코펜하겐대 통합생리학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분자의학·외과학·통합생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운동을 하는 시간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침운동이 더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실렸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잠에서 막 깬 시간과 잠들기 1~2시간 전에 쳇바퀴 돌기나 수영 같은 운동을 하도록 한 뒤 근육세포의 반응과 전체 대사과정을 정밀하게 관칠했다. 그 결과 운동에 따른 신체 대사활동은 ‘HIF1-α’라는 단백질이 관여하며 이는 신체 일주기시스템(신체시계)에 따라 작동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분석 결과 이른 아침에 하는 운동은 골격근에 강한 대사활동을 일으키는 동시에 근육세포의 지질과 당분 대사를 늘리고 저녁에 하는 운동은 전신 에너지 대사량을 늘린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근육을 늘리고 체력을 강화하고 싶은 사람은 아침 운동을, 다이어트나 살 빼기 위해서는 저녁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2형 당뇨를 비롯한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저녁운동보다는 오전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연구팀은 운동을 위해 수면시간을 줄일 경우는 오히려 운동효과를 내지 못하고 신체시계를 교란시켜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파울로 사소네-코르시 UC어바인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적당한 신체운동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데 아침과 저녁에 운동을 하는 시간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시간대에 따른 운동전략으로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명확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5억년 전 살았던 신종 ‘삼엽충의 왕’ 발견

    [핵잼 사이언스] 5억년 전 살았던 신종 ‘삼엽충의 왕’ 발견

    삼엽충은 지금으로부터 2억 5200만년 전부터 5억 4100만년 전 사이 지질 시대인 고생대를 대표하는 동물이다. 당시 워낙 크게 번성했던 생물이고 고생대와 함께 멸종했기 때문에 중생대를 대표하는 공룡이나 암모나이트처럼 삼엽충은 고생대 지층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화석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삼엽충은 공룡과 달리 작은 크기다. 대신 개체 수가 많아서 먹이 사슬의 허리를 담당했던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제임스 홈스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호주 남부 캥거루 섬의 고생대 초기 지층에서 당시 살았던 삼엽충보다 훨씬 큰 신종 삼엽충 화석을 발견했다. '레드리치아 렉스'(Redlichia rex)라고 명명된 이 신종 삼엽충의 몸길이는 30㎝ 정도로 현재 기준으로는 그다지 큰 동물이 아니지만, 5억년 전에는 상당한 크기였다. 고생대 초기인 캄브리아기에는 대부분의 생물이 작았고 레드리치아 크기면 이 시기 생태계에서 왕 노릇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레드리치아는 다른 삼엽충을 포함해서 자신보다 작은 생물을 잡아먹으며 생태계 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은 레드리치아가 무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화석을 통해서 단단한 껍질 부분은 물론 부드러운 연조직과 다리 부분도 상세히 연구할 수 있었는데, 몸의 일부가 다른 동물에 의해 뜯긴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억년 전 생태계에서 이렇게 큰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포식자는 지금까지 하나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바로 캄브리아기 최상위 포식자인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다. 아노말로카리스는 60㎝에 달하는 큰 크기를 지니고 있어 레드리치아를 사냥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조금 뜯겨 먹힌 흔적만으로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우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레드리치아가 상위 포식자이긴 해도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었으며 당시 생태계 역시 매우 복잡한 먹이 사슬을 지녔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엽충의 역할 역시 단순히 먹이 사슬을 중간이 아니라 더 많은 생태적 지위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고생대의 본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삼엽충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달콤한 사이언스]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비밀은 ‘이것‘

    [달콤한 사이언스]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비밀은 ‘이것‘

    사람들은 자신과 친한 친구나 처음 만난 사람인데 마음이 잘 맞을 경우 ‘주파수가 잘 맞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곤 한다. 주파수가 맞는다는 것은 내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똑같은 생각을 하거나 의도를 갖고 있을 때의 표현으로 ‘텔레파시가 통한다’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실제 자연에서 텔레파시가 통하고, 주파수가 맞는 현상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행동신경생물학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통합신경과학부,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대 동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참새의 일종인 흰눈썹베짜기(White-browed sparrow-weaver) 수컷과 암컷이 함께 지저귈 때 뇌 활성화부위와 뇌신경세포 활동이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3일자에 실렸다. 흰눈썹베짜기는 남부와 동부 아프리카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는 참새의 일종으로 둥지를 짓고 지배적인 수컷 암컷 한 쌍과 함께 8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눈썹베짜기는 천적이 다가오면 동료들과 한꺼번에 소리를 내 쫓아내는데 특히 암수 한 쌍이 정확히 같은 소리를 내 과학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켰지만 이에 대한 신경학적 메커니즘이 밝혀지지는 않았었다. 연구팀은 모바일 송수신기를 세 쌍의 암수컷의 뇌에 설치해 자연에 방사한 뒤 지저귈 때 뇌파와 음향신호를 동시에 기록했다. 새에 장치한 모바일 송수신기는 0.6g으로 배낭형태로 새에게 붙이도록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통해 세 쌍이 지저귀는 소리를 650개 파일로 저장했다. 이렇게 녹음된 소리를 분석한 결과 보통 수컷이 먼저 노래를 시작하고 암컷이 뒤따라 부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컷이 지저귀기 시작한 뒤 암컷이 노래를 시작하기 까지는 약 0.25초 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장치 없이 그냥 들을 경우는 암수가 거의 동시에 지저귀는 것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차이다.수컷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암컷의 대뇌 후배측면에 위치한 고차발성중추(HVC)라는 부위가 곧바로 활성화되면서 노래를 시작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HVC는 새들의 소리학습과 생리적 반응을 관장하는 뇌 영역이다. 이 부위가 마치 두 물체의 진동수가 일치하는 공진현상처럼 한 쌍의 흰눈썹베짜기에게 HVC 부위 뇌파와 신경세포 활동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수잔나 호프만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개체가 소리정보의 입력과 동시에 신경세포 활동과 음성이 동기화돼 일치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구체적인 신경학적 메커니즘은 추가 연구를 통해 규명할 계획”이라며 “사람들도 타인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 비슷한 형태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호프만 박사는 “감각 정보의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나 관련 신경세포 활동이 비정상적일 때 타인과 상호작용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전갈의 독으로 병을 치료?…새로운 항생물질 발견

    [핵잼 사이언스] 전갈의 독으로 병을 치료?…새로운 항생물질 발견

    전갈은 위협적인 생김새와 독침으로 유명하다. 물론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독을 지녔다는 사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피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 독 때문에 일부러 오지에 숨어 있는 전갈을 찾아다니며 연구한다. 여기에 신물질과 신약의 후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생물 독은 여러 가지 독특한 생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 신약 개발의 좋은 소재가 된다. 멕시코 국립대학과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팀은 멕시코 동부에 서식하는 작은 전갈인 디플로센트러스 멜리치(Diplocentrus melici)의 독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 전갈에서 0.5 마이크로리터의 독을 추출했는데, 공기 중에 노출된 후 붉은색과 파란색의 물질로 변하는 것을 관찰했다. 각각의 물질을 분석한 결과 이 물질은 벤조퀴논(benzoquinone) 계통의 화학 물질로 밝혀졌다. 스탠포드 대학의 리처드 제어 교수는 이 화학물질을 실험실에서 합성해 박테리아에 대한 항생 능력이 있는지 확인했다. 추출한 전갈 독이 너무 소량이라 그대로 실험에 사용하기 어렵고 어차피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비슷한 화학 물질을 합성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실험 결과 두 가지 벤조퀴논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과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제 내성 결핵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결핵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보여줬다. 물론 실제 약물 개발까지는 많은 단계가 남아 있지만, 후보 물질이 많을수록 신약 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과 결핵균 모두 이제는 많은 항생제에 노출되어 내성을 지닌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다제 내성균의 출현으로 약물을 혼합하거나 교체해도 제대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항생제 남용을 줄이는 한편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갈을 비롯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의 독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페니실린을 만든 푸른곰팡이처럼 언젠가 전갈이 수많은 생명을 구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예상보다 많은 초신성 먼지가 태양계를 만들었다

    [아하! 우주] 예상보다 많은 초신성 먼지가 태양계를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초신성에서 방출된 별먼지가 예상치를 훨씬 웃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1일(현지시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거대 질량의 별이 대폭발로 종말을 맞을 때 엄청난 양의 별먼지를 우주공간으로 내뿜게 되는데, 이 성간 물질들은 다시 별이나 행성 등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이 별먼지의 양이 종래 과학자들이 예상하던 것보다 훨씬 많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 운석에 의해 지구로 유입된 우주 먼지 샘플에 대한 연구는 지난 30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나 운석이 가져다준 우주 먼지는 초신성 폭발로 인해 생성된 별먼지의 성분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화학 연구소 연구원들은 나노 스케일 이미징 분광기(Cameca NanoSIMS 50L)를 사용하여 우주 먼지 중 크기가 작은 알갱이의 화학성분을 전례없는 해상도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별먼지 중 여러 종류 알갱이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하여 그 우주적 기원에 관한 결론을 도출해냈다. 연구진은 핵 합성 모델의 시험을 비롯해, 거대 질량 항성의 마지막 진화 단계인 적색거성에서 새로운 원자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알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 막스 플랑크 화학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새 연구의 대표 저자인 얀 라이트너는 “우리는 알갱이의 일부가 실제로 초신성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을 발견하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46억 년 전에 우리 태양계를 형성한 우주 먼지인 태양계 성운은 비록 적지만 중요한 비율(약 1%)의 초신성 먼지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은 초신성이 우리 태양계의 생성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갑론을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별에서 오는 먼지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또는 초신성이 얼마나 많은 별먼지를 생성하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가까운 우주공간에 얼마나 많은 성간물질을 형성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거의 모르고 있다”고 말하는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천체물리학과의 제프리 클레이튼 교수는 “이것은 매우 뜨거운 연구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의 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과학자이다. 어쨌든 새 연구에 의해 우리 모두는 별먼지로 빚어진 존재이며, 우주의 모든 원소들은 별의 물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개념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성운이 초신성에서 유래되었다는 기존의 생각은 나중에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저널 연보에 게재된 A 2004 논문에 따르면, 원시 태양계를 형성한 성운의 90%가 초신성 폭발에서 온 것이 아니라 작은 질량의 별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초신성 폭발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행성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 연구는 또한 과학자들에게 우리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더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이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미주리 대학의 천체물리학과 안젤라 스펙 교수는 “수소와 헬륨을 제외하고 태양계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은 별에서 온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어떤 유형의 별들이 어떤 공헌들을 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우주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6월 10일(현지시간) ‘네이처’지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자폐증 모델 원숭이도 뚝딱…팔방미인 유전자 가위 ‘진화’

    자폐증 모델 원숭이도 뚝딱…팔방미인 유전자 가위 ‘진화’

    지난해 11월 말 허젠쿠이 중국 남방과기대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자 편집을 한 쌍둥이 아기가 태어나게 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후 중국 과학계 내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한편 생명과학계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는 연구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모임을 갖는 등 움직임이 있었다.유전자 편집 기술 연구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와 유전자 가위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3일자에는 생명과학자들의 주목할만한 연구 두 편이 한꺼번에 실렸다. 우선 중국과학원 선전고등기술연구원, 중산대, 남중국농업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매사추세츠종합병원, 하버드-MIT 브로드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마카크 원숭이의 ‘Shank3’(섕크3) 유전자를 편집해 사람에게 나타나는 자폐증과 다른 신경발달장애와 관련된 증상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소아 100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발달장애로 타인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모두 실패해 현재는 행동·심리 치료법이 유일하다. 자폐증 치료약물 개발에 나선 연구자들은 생쥐를 이용해 전임상실험을 했지만 생쥐와 사람의 신경학적 구조의 차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연구팀은 영장류를 이용해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하려고 시도했다.섕크3 유전자는 뇌의 선조체라는 부분에 위치해 있다. 선조체는 습관적 행동, 계획, 관계형성은 물론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하는 법 같은 신체 기억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섕크3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킨 마카크 원숭이 배아를 착상시킨 뒤 섕크3 유전자 변이를 가진 마카크 원숭이를 태어나게 했다. 이렇게 태어난 마카크 원숭이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과 같이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했고 다른 원숭이들과 상호작용이 적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들 마카크 원숭이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뇌 신경세포와 선조체 등에서 기능적 연결성이 감소되는 등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의 뇌 활동 패턴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자폐증 치료 후보 물질들을 투여해 약물 치료가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후이후이 중국 선전고등기술연구원 교수는 “생물학 분야에서 생쥐 모델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폐증과 같은 신경장애 분야에서는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모델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는 자폐증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함께 효과적인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컬럼비아대 생화학·생물물리학과, 약리학과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캐스 유전자 가위의 정확도를 높이고 오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인터그레이트(INTEGRATE)’라는 방법을 개발해 ‘네이처’ 13일자에 발표했다.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가이드RNA가 원하는 유전자(DNA) 지점까지 찾아간 뒤 절단효소로 목표지점을 정확하게 잘라낸 뒤 이어붙이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편집한다. 문제는 ‘잘라내고 이어붙이고 삽입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콜레라균에서 발견한 ‘점핑 유전자’를 이용해 가이드RNA가 원하는 위치까지 새로운 DNA를 끌고간 다음 바꾸고자 하는 DNA에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편집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접착제’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방식은 오류 발생 가능성을 기존 방식보다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유전자 치료나 작물 재배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우주를 노려보는 ‘검은 눈’…목성의 소용돌이

    [우주를 보다] 우주를 노려보는 ‘검은 눈’…목성의 소용돌이

    마치 신이 물감으로 휘갈겨 그린 듯한 한 폭의 유화같은 목성의 환상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선 주노(Juno)가 목성에 근접해 촬영한 '지옥같은' 표면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달 29일 주노가 20번째 근접비행(Fly by·플라이바이) 중 촬영한 것으로 그 거리(목성 상층부 구름과 탐사선과의 거리)는 1만 4800㎞다. 붓으로 휘갈려 그린듯 둥그렇게 보이는 곳은 목성의 제트 기류 지역으로, 이 속은 거대한 폭풍이 부는 그야말로 현실의 지옥이나 다름없다. 특히 이번 사진에는 커다란 검은 점의 모습도 담겨있다. 마치 우주를 노려보는듯 검은 눈동자처럼 보이는 이곳의 정체는 목성 특유의 소용돌이다. 거대한 가스행성의 민낯이 생생히 담겨있는 이 사진은 주노가 보내온 1차 데이터를 시민과학자들이 색보정해 만들었다.    지난 2011년 8월 발사된 주노는 28억㎞를 날아가 2016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목성 궤도에 진입했다. 주노의 주 임무는 목성 대기 약 5000㎞ 상공에서 지옥같은 목성의 대기를 뚫고 내부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면서 자기장, 중력장 등을 관측하는 것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파커 태양탐사선, 500년 묵은 태양 미스터리 해결하나?

    [아하! 우주] 파커 태양탐사선, 500년 묵은 태양 미스터리 해결하나?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태양의 500년 묵은 미스터리를 마침내 해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스터리는 태양의 표면온도가 6000도인데, 태양 대기의 온도는 그 몇백 배가 되는 수백만 도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모닥불의 바로 옆보다 멀리 떨어진 곳의 온도는 그보다 훨씬 낮은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태양에서는 이와는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과연 뭘까? 과학자들이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명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하나의 가설은 태양 외기의 엄청난 초고온은 태양 표면과 대기 사이를 오가며 움직이는 작은 자기장에 의한 것이라는 이론이다. 그밖에, 태양 대기 속에서 일어나는 초당 수백 번의 나노플레어(nanoflares)라 불리는 작은 폭발들이 코로나 속의 플라스마를 가열시켜 태양 표면보다 훨씬 높은 고온을 만들어낸다는 이론도 있다. 물론 증명된 이론들은 아니다. 어쨌든 태양 대기의 초고온을 설명하는 해답을 찾는 것이 파커 탐사선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이다. 현재 파커 탐사선은 세 번째의 근일점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논문의 대표저자이자 파커에 탑재된 태양풍 관측장비 SWEAP의 책임 연구원인 캐스퍼 교수는 “2년 후면 파커 탐사선이 마침내 그 미스터리의 답을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금까지 이 초고온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것은 기묘한 과정에 관한 것뿐이다. 어떤 화학원소들는 서로 다른 온도에서 가열되며, 일부 중원소의 대전된 이온은 태양 중심보다 더 뜨겁다. 이러한 모든 가열은 태양 표면 위에 있는 코로나(corona)라고 불리는 태양 대기를 만든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기는 개기일식 때 밝게 빛나는 코로나가 뚜렷이 관측된다. 또한 초고온 영역에 숨어 있는 현상은 자기장 내의 플라스마 같은 전기 전도성 유체에서 작은 자기파인 알펜파(Alfvén waves) 현상이다. 이 초고온 구역의 가장자리에서 태양풍(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하전된 입자의 흐름)이 알펜파를 피할 만큼 충분히 빠르게 움직인다. 그러나 그 아래에서는 태양풍 입자들이 모든 방향에서 두드려대는 알펜파로 인해 핑퐁 운동을 하면서 가속된다. 과학자들이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초고온 코로나가 태양 표면으로부터 얼마나 멀리까지 뻗쳐 있는가 하는 점이다. 파커 탐사선은 아직 충분히 태양에 근접해 있지는 않지만, 1994년에 발사된 NASA의 WIND 우주선은 수십 년간의 태양풍 관측을 통해 이를 조사했다. 특히 과학자들은 태양의 주성분인 헬륨 관측에 집중했다. 태양 위의 다른 고도에서 헬륨의 온도를 추적한 결과, 헬륨의 온도 상승률은 태양풍의 이온들이 서로 충돌함에 따라 감소한다는 사실과 함께, 초고온 구역이 태양 표면 위 10~50 태양 반경에서 끝나는 것을 발견했다.그러나 더 자세한 분석은 코로나의 바깥쪽 가장자리가 태양풍 입자가 태양을 빠져나가는 경계인 알펜 포인터와 연결되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알펜 포인트는 태양 활동이 증감에 따라 상승하거나 하강할 수 있다. 따라서 캐스퍼와 공동저자들은 WIND의 데이터를 해마다 검사했다. 그들은 초고온 지역과 알펜 포인터의 바깥 경계가 완전히 독립적인 연산에 따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밀접하게 연동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캐스퍼 교수가 밝혔다. 파커 탐사선이 태양에 더 가까이 다가갈 때 이 두 라인은 계속 움직일 것이므로 연구원은 우주선이 경계선과 교차할 시각도 계산한다. 탐사선이 이 핵심적인 지역의 데이터를 전송해줄 그 시간은 2021년이 될 것이다. 과학자들에게 우리 태양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할 역사적인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파커 탐사선은 오는 9월 1일 세번째 근일점 통과를 예정하고 있으며, 금성의 중력을 이용한 플라이바이를 통해 태양에 더욱 근접하는 궤도를 만든다. 7년 동안의 미션 기간에 파커는 모두 24차례 근일점 통과를 수행함으로써 태양의 표면에 더욱 가까이 접근할 것이며, 또한 태양의 비밀에 보다 다가서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연구논문은 6월 4일(현지시간)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5분 이내 명상이 청소년 집중력, 기억력 높인다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5분 이내 명상이 청소년 집중력, 기억력 높인다

    ‘명경지수’(明鏡止水). 밝은 거울과 멈춰있는 물이라는 뜻으로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장자’의 덕충부편에 “사람은 흘러가는 물에는 비춰볼 수 없고 고요한 물에 비춰봐야 한다. 오직 고요한 것만이 고요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라는 문장 속에 있는 단어이다. 자기개발서나 대중심리학 책에서도 ‘명경지수’를 강조하지만 복잡한 인간관계에 무엇에 쫓기는 듯 바쁜 일상까지 더해져 정신없는 현대인에게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이라는 단어는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고요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조용한 곳을 찾아 가야하고 학원 같은 곳에 등록해 배워야 할 것만 같아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뇌신경과학자들이 하루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명상만으로도 마음의 안정과 집중력 등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샌프란시스코) 신경학과, 신경과학연구소, 스피릿 록 명상센터, 뉴멕시코대 심리학과, 스탠포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샌디에이고) 정신의학과 공동연구팀은 하루 5분 안팎의 짧은 명상만으로도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및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8~35세의 건강한 성인남녀 59명에게 연구팀이 개발한 명상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해 매일 10분 이내, 6주 동안 명상을 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앱에는 명상음악과 백색소음, 명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지시가 들리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명상을 하는 동안 뇌가 활성화되는 부위를 찾아내기 위해 뇌전도(EEG)를 측정했다. 32명이 사용한 명상 앱에는 명상음악과 백색소음이 나오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명상 실험을 하는 6주 동안 실험대상자들이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을 기록하도록 해 시간의 변화도 관찰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 시작 직전에는 하루 평균 20초 정도 밖에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한 달 정도 지난 뒤에는 최대 6분까지 집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명상을 지속하면서 자기 통제력과 집중력에 관여하는 내측 전두엽 피질과 측면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 정도가 커지는 것도 관찰됐다. 또 명상을 꾸준히 하면 작업기억이라고 불리는 단기기억력도 약 30% 이상 상승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빗 지글러 UC샌프란시스코 신경과학 교수는 “따로 전문가의 지도를 받지 않더라도 본인이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환경에서 하루 5분 이내의 짧은 명상을 매일 지속하는 것은 자기 통제력 강화는 물론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 신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괴생명체 ‘빅풋’ 착시였나…FBI 조사 보고서 43년 만에 공개

    괴생명체 ‘빅풋’ 착시였나…FBI 조사 보고서 43년 만에 공개

    전설 속 괴생명체 ‘빅풋’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 보고서가 43년 만에 공개됐다. FBI는 지난 6일(현지시간) 정보공개법에 따라 1976년 작성된 22페이지짜리 ‘사스콰치 파일’을 공개했다. 캐나다 인디언 부족의 말로 ‘털이 많은 거인’이라는 뜻의 ‘사스콰치’(Sasquatch)는 미국과 록키 산맥 등지에서 꾸준히 목격담이 제기된 전설 속 생명체다. 숲속에서 발견된 거대한 발자국 때문에 일명 ‘빅풋’(Bigfoot)으로 불린다. 지난 1964년부터 1970년까지 미국에서 빅풋을 목격했다는 사람은 300여 명에 달했다. 1927년 캐나다의 한 농부는 빅풋 무리에 납치됐다가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FBI 보고서는 1970년대 히말라야에서 사스콰치를 추적했던 미국 탐사전문가 피터 번이 건넨 털과 피부 조직 샘플에 대한 분석 결과를 담고 있다. FBI 과학기술연구부서 제이 코크란 주니어 박사는 보고서에서 “빅풋으로 불리는 괴생명체의 것으로 추정되는 털은 사슴 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학자들 역시 빅풋의 실존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인류유전학연구소 브라이언 사익스 교수는 지난 2012년 제보자들이 제공한 빅풋의 샘플 중 믿을만한 30개의 샘플을 분석한 결과 모두 현존하는 곰, 말, 늑대, 소 등의 DNA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FBI에 빅풋 샘플 분석을 의뢰했던 피터 번은 아직도 빅풋의 존재를 믿고 있다. 올해로 93세가 된 피터 번은 CNBC에 “지난 50년간 빅풋의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증거 여러 건을 모았다”면서 “빅풋은 실제 존재하는 생명체”라고 말했다. 빅풋 목격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서부 유타주에서 빅풋을 봤다는 주민들이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빅풋을 목격한 오스틴 크레이그는 “빅풋으로 추정되는 괴생명체는 두 발로 서서 똑바로 걸었고 사람 둘을 합친 것보다 컸다”고 말했다. 현지언론은 FBI 보고서는 피터 번이 제공한 샘플의 오류를 증명하는 것일뿐 빅풋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며, 빅풋의 실존 여부에 대한 결론을 보류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인간 지구력 한계치, 마침내 찾았다…“휴식 수준의 2.5배가 정점”

    인간 지구력 한계치, 마침내 찾았다…“휴식 수준의 2.5배가 정점”

    인간 지구력의 한계를 과학자들이 마침내 밝혀냈다. 6일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열리는 마라톤과 사이클 등 여러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량을 분석해 지구력의 한계를 수치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리 인간이 지닌 지구력의 한계가 휴식 기간 소모하는 열량인 안정시대사율(RMR)의 2.5배 수준으로 밝혀졌다. 이는 보통 사람의 경우 하루에 4000칼로리(㎉)를 소비한 것이다. 이보다 더 높은 에너지를 소비하면 지구력을 장기적으로 낼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연구진은 먼저 140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州)부터 수도 워싱턴DC까지 3080마일(약 4956㎞)에 해당하는 초장거리를 일주일에 6번씩 나눠 달려야 하는 마라톤 경기 ‘레이스 어크로스 더 USA’에 참가한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 분석했다.이때 이들 참가자의 경기 전과 중 안정시대사율(RMR)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했으며 경기 중 각 참가자가 소모한 열량을 기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에너지 사용은 처음에 높게 시작되지만 결국에는 안정시대사율의 2.5배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연구는 매일 경기 시간과 에너지 소비량 사이에서 어떤 패턴을 발견했다. 이는 참가자들이 오랫동안 뛰어도 지구력의 한계 근처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단 이들 참가자는 처음에 단 한 번의 경기에서만 에너지를 안정시대사율의 15.6배까지 썼다. 이는 매년 7월 중에 23일 동안 프랑스 전역과 인접 국가에서 3540㎞에 달하는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야 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선수는 처음에만 안정시대사율의 4.9배까지 사용했다. 또 연구진은 95일 동안 남극을 횡단한 한 탐험가 역시 에너지를 처음에만 안정시대사율의 3.5배를 썼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를 주도한 허먼 폰처 박사는 “정말로 힘든 운동은 이틀까지는 할 수 있지만, 더 오랜 기간 지속하려면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야만 한다. 모든 경기에서 나온 측정치는 모두 인간 지구력의 한계치 안에 머물렀다”면서 “누구도 지구력의 한계를 넘어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연구는 여성이 임신했을 때 지구력 전문가가 되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사실 임신부는 자기 몸이 대처할 수 있는 한계치에 가깝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들 여성은 심장이나 폐 또는 근육보다 소화기 계통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는 인체가 더욱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 사용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열량과 영양분을 소화하고 흡수하며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체는 지방과 근육을 통해 에너지를 단기간에 모두 쓸 수 있지만, 극심한 지구력을 요구하는 경기일수록 탈진이라는 한계 탓에 에너지 사용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끝으로 폰처 박사는 결국 이번 결과는 극심한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선수들의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르 드 프랑스 같은 경기에서 자신의 한계치를 알고 있으면 현명하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서 “우리 연구는 며칠이나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지구력을 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이므로 앞으로 식사 조절을 훈련했을 때 그 영향이 인체에 장기적인 대사 한계에 적합한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할아버지 패러독스’? - 시간여행은 정말 가능한가?

    [핵잼 사이언스] ‘할아버지 패러독스’? - 시간여행은 정말 가능한가?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 5일자(현지시간)에 그레그 우에노의 시간 여행에 관한 흥미로운 칼럼이 발표되어 아래에 소개한다. 우에노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글을 써온 미국의 유명 과학 칼럼니스트이다. '할아버지 패러독스'는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여행할 때 생길 수 있는 논리적인 문제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과거로 여행을 떠나 자기 할아버지가 자기 아버지를 낳기 전에 그를 죽인다면, 그 자신은 태어나지도 못하게 된다. 이건 모순이다. 그래서 할아버지 패러독스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만약 시간여행이 가능하게 된다면 이런 모순을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시간여행의 논리적 불일치는 시간 왜곡(time-warping)을 다룬 SF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지만, 철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문제이기도 하다. 물리학과 철학에 관해 많은 책을 쓴 뉴욕대학의 철학자 팀 모들린은 할아버지 패러독스 초기 버전에서 이런 논리적 근거를 들어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말하자면 그것은 지금 당장 젖지 않고는 완전히 마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유하면서 “따라서 시간여행이란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더 이상 뭘 설명해야 하나?”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할아버지 패러독스 같은 모순이 곧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간여행의 논리적 일관성은 시간의 개념에 크게 달려 있으며, 물리학자들은 시간의 개념화를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물리학의 일부 법칙이 결정론적이 아니라 확률론에 따른다면, 시간의 역행으로 인해 여러 다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모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논리적으로 일관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을 생각해내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렵다”고 말하는 모들린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는 시간여행 이야기를 위해, 그는 여행자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자신을 쏘는 예를 제시한다. 시간여행자인 ‘그’는 ‘과거의 자신’을 죽이기 위해 총을 쏘지만 손이 떨리는 바람에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여행자의 과거 버전에서 신경 손상을 입은 그 자신은 남은 생애 동안 수전증을 겪게 된다는 논리이다. 시간여행의 개념은 또한 과거의 인과관계나 역인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아이디어와 분리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들린은 역인과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인과관계는 시간 자체의 본성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는 그는 “그것은 다수 의견이 아니다” 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무엇인가? 서양 문화권의 사람들은 시간을 선(線)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는 그 선의 가운데 어딘가에 있는 한 지점이며, 그 지점을 중심으로 하여 양방향으로 과거와 미래가 뻗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작이나 끝이 있을 수도 있지만, 끝이 없을 수도 있다. 지구 시간에 대한 뉴턴적인 개념은 우주의 모든 곳에서 같은 시간대가 적용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철학자나 과학자, 또는 SF 작가 들은 더 많은 차원과 기능을 가진 다양한 버전의 시간을 꿈꿔왔다. 시각적으로 보면, 루프, 원, 모래 시계, 뫼비우스 띠, 튜브의 형태를 취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특히 시간 개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상대성 이론은 이론적으로 닫힌 시간꼴 곡선(Closed timelike Curve)으로 일컬어지는 구조에서는 공간과 시간이 그 자체로 포개지는 것을 허용한다. 이러한 시간 루프가 존재하면 루프 내부의 사람들이 동일한 순간을 재방문할 수 있으므로 시간여행의 한 형태가 된다. 시간여행 이야기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서 이루어지지만, 작가들은 시간여행에 따르는 역설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 작가는 개인적 또는 역사적 사건에 관해 ‘만약’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모들린은 논리적으로 일관성을 갖추려는 노력에 감사하지만, 시간여행은 대부분 이야기를 위한 단순한 장치라고 규정하면서 “요점은 시간여행이 아니라 반사실적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양자도약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 뒤집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양자도약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 뒤집다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밖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완전히 밀폐된 상자 속에 갇혀 있습니다. 상자 안에는 치명적인 독약인 청산가리가 담긴 병이 있습니다. 독극물 병 위에는 망치가 있고 망치는 방사능을 측정하는 가이거 계수기와 연결돼 있습니다. 방사능이 감지되는 순간 망치가 떨어져 병은 깨지고 청산가리 가스가 흘러나와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상자 안에는 시간당 50%의 확률로 핵붕괴하는 우라늄도 들어 있습니다. 한 시간 뒤 우라늄이 붕괴되면서 방사능을 내뿜어 가이거 계수기를 작동시킬 확률이 50%라는 말입니다. 한 시간 뒤 상자 속 고양이는 어떻게 됐을까요. 정답은 ‘상자를 열기 직전까지는 살아 있거나 죽어 있는 상태가 섞여 있으며 상자를 여는 순간 양자 상태가 무작위로 바뀌어 죽거나 살아 있게 된다’입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설정이 바로 물리학과, 화학과 학생들을 멘붕에 빠뜨려 양자역학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입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마저도 ‘누군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를 꺼낸다면 난 조용히 총을 빼들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만든 불확정성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원자나 분자 같은 미시세계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둘 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측정하는 동안 다른 하나가 변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고전물리학에서와 달리 입자의 물리적 상태를 확률적으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파동방정식을 만들어 양자역학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확률론을 논박하기 위해 만들어 낸 사고 실험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예일대 응용물리학과, 예일양자연구소, IBM 왓슨연구센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광자·양자기술센터, 프랑스 컴퓨터과학연구소(INRIA) 공동연구팀이 큐비트로 알려진 양자 정보를 포함한 인공원자를 이용해 양자도약을 사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랫동안 양자역학을 지탱해 온 양자중첩과 예측불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뒤집었다고 평가를 받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6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양자도약은 원자 내부에서 전자가 불연속적으로 궤도를 움직이는 현상입니다. 전자가 어느 위치에 있을지는 확률적으로 알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양자도약이 일어나는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알루미늄 상자에 둘러싸여 있는 초전도 인공원자에 마이크로파를 쪼인 뒤 ‘이중 간접 모니터링 방식’으로 인공원자를 관찰하는 동시에 양자도약을 예측해 내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번 기술은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때 정보를 포함하는 큐비트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해 양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학에서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이론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뒤집힐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물리학사에서만 보더라도 과학자들이 상대편과 끊임없는 사고 실험과 논쟁을 통해 현대물리학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리다’는 언행을 보이면서 ‘과학적, 합리적 태도와 사고방식’을 입에 올리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edmondy@seoul.co.kr
  • “아가야 일어나렴” 숨진 새끼 포기 못하는 어미 돌고래 포착

    “아가야 일어나렴” 숨진 새끼 포기 못하는 어미 돌고래 포착

    슬픔은 사람 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증거 자료가 세상에 공개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인디언쇼어스 인근 바다에서 어미 돌고래 한 마리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자신의 새끼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안타까운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현지 한 카누 제조업체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한 이 영상은 돌고래 역시 사람처럼 가족이나 동료의 죽음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는 가설에 추가적인 증거를 더하는 것이다.42초분량의 영상에서 어미는 새끼가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지 계속해서 죽은 새끼의 몸을 수면으로 띄우기 위해 노력한다. 또 이를 곁에서 보던 또다른 돌고래도 돕는 행동을 보인다.이에 대해 영상을 공유한 업체 측은 “마음이 아파 보기가 힘들었다”고 밝히면서도 “어미 돌고래는 아직 죽은 새끼를 놔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사 없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영상 속 새끼 돌고래는 어느 보트에 치여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 돌고래가 헤엄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배와 부딛히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마라”면서 “새끼는 어미만큼 빨리 헤엄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번 영상처럼 동물들 중 특히 수생 포유류 사이에서는 이번 영상처럼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지난 수년간 여러 연구를 통해서 확인됐다. 예를 들면, 지난해 ‘동물학 저널’(journal Zoology)에 발표됐던 한 연구논문에서는 여러 종의 돌고래와 고래들로부터 죽은 개체에 대해 이런 관심적인 행동이 나타난 사례 78건이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돌고래들은 다른 고래들보다 이런 감정적인 행동을 18배 더 많이 드러냈다. 이들 돌고래는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새끼뿐만 아니라 독립 시기가 다가온 아성체에 대해서도 이런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동물의 세계에서 이번 영상 속 사례와 같은 행동을 보이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떤 동물들은 죽은 개체로부터 반응을 유도하거나 심지어 되살리기 위해 이런 행동을 보이는데 이는 강한 애착에 의해 유발된다고 이들 연구자는 추정한다. 사진=시 스루 카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동정] 박보연 연세대 교수,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 수상

    △ 박보연(45)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가 4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개최된 ‘2019 생화학분자생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제15회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했다. 박 교수는 세포 면역 항상성을 유도하는 원리를 규명한 성과 등을 인정받았다.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우수한 여성 과학자를 발굴 및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제정됐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 美 연구진, ‘젊은 피’ 속 뇌 노화 되돌리는 두 가지 성분 발견

    美 연구진, ‘젊은 피’ 속 뇌 노화 되돌리는 두 가지 성분 발견

    미국의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젊은 쥐의 혈액 속에서 뇌의 노화 과정을 되돌리는 두 가지 성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사이언티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분자·세포생리학 연구진이 연구에서 생후 12~15개월 된 나이 든 쥐에게 생후 2주 된 젊은 쥐의 혈액을 주입하면 뇌의 기억력과 학습능력 등이 감퇴하는 노화 증상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젊은 쥐의 혈액 속에 있는 두 단백질이 나이 든 쥐의 뇌 신경세포인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고 이들 뉴런 사이의 신경 연결인 ‘시냅스’ 수를 늘린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두 단백질을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의 뉴런에도 작용하는지 검사했으며 배양된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고 시냅스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비슷한 효과를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앞으로 회춘 묘약뿐만 아니라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의 영향을 되돌리는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연구진에 따르면, 회춘 효과가 있는 두 가지 핵심 단백질은 ‘트롬보스폰딘-4’(THBS4)와 ‘SPARC 유사 단백질 1’(SPARCL1)으로 확인됐다.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3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논문에서 연구진은 두 화합물이 시냅스 수를 늘린다고 썼다. 건강한 뇌에서는 새로운 시냅스의 생성과 오래된 시냅스의 손실이 균형을 이루지만, 이런 과정은 나이가 들수록 느려져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냅스의 손실이 무언가를 기억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연구논문 주저자인 캐스린 간 박사후연구원과 공동저자인 토마스 쥐트호프 박사는 “우리는 젊은 쥐의 피가 시냅스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뉴런에 직접 작용하는 요인을 강화하는지에 의문을 가졌다. 우리는 젊지만 늙지 않은 쥐의 혈청이 배양된 뉴런 사이에 시냅스 형성을 실제로 직접 촉진하는 것을 보여줬으며 어린 쥐의 혈액에서 ‘트롬보스폰딘-4’와 ‘SPARC 유사 단백질 1’이라는 두 요인의 강화와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작성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의 실험은 젊은 피가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을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여러 요인에서 풍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두 가지 핵심 물질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들 물질이 어떻게 회춘 효과를 일으키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두 물질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에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그중 하나는 두 단백질이 사람의 혈액뇌관문(BBB)을 통과해 뇌에 직접 도달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혈액과 뇌 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혈액뇌관문은 혈액 속 큰 분자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화를 막거나 되돌리는 화합물에 관한 연구는 이뿐만이 아니다. 잠재적으로 가능성 있는 또 다른 물질로는 사람의 제대혈 세포가 있다. 이 세포에서 발견된 ‘TIMP 1’으로 불리는 한 화합물은 연구에서 회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에게 높은 기대를 갖게 하는 또 다른 화합물들 중에는 근육의 성장을 촉진하는 ‘GDF11’과 기억을 형성하는 뇌의 일부분인 해마에서 세포 성장에 영향을 주는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123rf(위), PN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퍼스트 클래스 연구 부족… 한국 뇌과학 갈 길 멀다”

    “퍼스트 클래스 연구 부족… 한국 뇌과학 갈 길 멀다”

    “학교에 남아 명예롭게 퇴임하는 것도 좋지만 후배들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를 오래 할 수 있고 실험할 환경만 좋다면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구분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올해 호암상 의학부문 수상자인 오우택(64)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지난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갑자기 서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오 소장은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신경생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8년 서울대 약대 교수로 부임한 뒤 한 번도 학교를 떠난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인체가 통증을 일으키는 작동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내 신경과학의 새 장을 열어 2010년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석학으로 각광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직 소식에 과학계는 더욱 놀랐다.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상과 함께 국내 의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호암상까지 거머쥔 것을 놓고 오 소장은 “사실 학창 시절 물리와 수학을 더 좋아했는데 생물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게 된 것을 보면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게 아닌 듯싶다”면서 “그저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꾸준히 연구한 덕택에 이 자리에 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뇌과학은 신경생물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자연과학, 공학과 결합되면서 발전 속도가 놀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반도체 칩 위에 뇌 오가노이드(미니장기)를 키워 뇌 기능을 눈으로 보기도 한다. 뇌 기능을 수학적으로 예측하는 계산뇌과학의 발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에 견줘 한국의 뇌과학 수준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오 소장은 진단했다. 그는 “국내 뇌과학 연구 수준은 최근 몇 년간 크게 발전해 많은 부분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를 가장 앞서 이끌어 가는 ‘퍼스트 클래스’ 연구는 드물어 전반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과학 연구자로서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인공지능(AI)에 관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지는 않겠지만 최근 심층학습이나 인간 뇌 모사칩의 발전 속도를 보면 특정 분야에서는 조만간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수도 있다”며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오 소장은 “그동안 해 왔던 것을 꾸준히 연구해 그 분야를 완성하고 최고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지능에 대한 연구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호암 재단은 오 소장 등 의학, 과학, 공학, 예술, 사회봉사 분야 5명을 올해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해 지난달 31일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수여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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