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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명의 과학자, 논리·이성으로 종교를 논하다

    4명의 과학자, 논리·이성으로 종교를 논하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 창세기전 1장 1절이다. 이 구절은 간단한 반박 질문 하나로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기독교인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럼 하나님은 누가 창조했는데?” 신간 ‘신 없음의 과학’은 그야말로 불경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금기의 영역인 종교의 논리를 신랄하게 반박한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해 ‘주문을 깨다’를 쓴 인지과학자 대니얼 데닛, ‘종교의 종말’을 쓴 신경과학자 샘 해리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쓴 정치학자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성이 모여 나눈 대화와 그들의 글을 함께 묶었다. 철저한 무신론자로서 종교의 맹점을 신랄하게 파헤친 이들의 대화는 동영상으로 녹화돼 2001년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저지른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고, 이번에 한국어판 책으로 나왔다. 4명의 과학자는 우주를 만든 초자연적 창조자가 있는지, ‘성경’과 ‘코란’이 모든 것을 아는 자의 산물이란 증거는 무엇인지, 종교와 과학은 겸손과 오만의 관점에서 어떻게 다른지, 무언가를 타당한 이유로 믿는 것과 황당한 이유로 믿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토론한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과학을 오만하다고 꾸짖는 종교인들에 관해 도킨스는 “우주의 창조주는 벌점을 매기고 가산점을 더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들린다. 우주의 신경이 온통 내게 쏠려 있다니, 이거야말로 이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오만”이라고 따진다. 히친스는 ‘주여, 저의 불신을 도와주소서’라는 기도 내용을 인용하며 “많은 사람이 이중장부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살아간다”며 자신을 속인다고 꼬집는다. 저자들은 단순히 “종교는 저급하고 과학은 위대하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종교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 해리슨은 “우리 삶에는 신성함을 위한 자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허튼소리를 전제로 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모든 현상은 조건 없는 믿음이 아니라, 인간의 논리와 이성으로 충분히 납득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내년도 기초과학연구 1조 5200억원 투입…연구부정행위자는 국가연구비 지원 차단

    내년도 기초과학연구 1조 5200억원 투입…연구부정행위자는 국가연구비 지원 차단

    내년도 기초과학 연구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은 1조 5200억원으로 젊은 신진과학자들을 육성하는데 집중 투자되고 수학분야에도 500억원 가까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2020년도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공모에 착수했다. 1조 5197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기초연구사업은 연구자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 연구주제를 자유롭게 제안하고 평가를 받도록 한 정부연구개발 프로젝트이다. 올해보다 3191억원이 증액된 규모인 1조 5197억원 중에는 개인연구 1조 2408억원, 집단연구 2789억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은 박사후연구원, 새로 교수로 임용된 신임 교원 등을 지원하는 신진연구사업에서는 기존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함으로써 젊은 연구자들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역량이 뛰어난 연구자들에게 연간 4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신규 과제도 올해 961개에서 내년에는 1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분야 연구, 소재-부품-장비와 같은 주력산업의 핵심기술 확보와 자립화 연구, 3~4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하는 소규모 집단융합연구 등을 촉진하기 위한 기초연구실 사업도 올해 34개에서 130개로 늘리고 예산도 379억원이 확대된 107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는 신청된 연구과제의 숫자나 관심 세부분야 등을 고려해 학문분야별로 예산이 분배됐지만 앞으로는 연구과제 접수 전에 분야별로 예산을 할당한 뒤 자체 학회 등에서 특성에 맞게 연구과제를 조정하거나 신설해 예산을 분배하는 ‘학문분야별 지원체계’로 전환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수학분야에 대해 내년에 시범 적용한 다음 2022년부터는 전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학계는 대한수학회와 통계학회 등 수학관련 학회가 주관해 수학분야 연구수요 분석, 연구자 의견 수렴을 통해 예산 분배 포트폴리오를 수립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서는 수학분야 지원 예산 467억원을 배분했다. 학문분야별 지원체계로 기초과학 지원이 바뀔 경우 인맥 등을 통해 짬짜미 배분되거나 성실실패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연구윤리의식 제고와 연구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진연구자들부터 연구윤리, 연구비 집행방식에 대한 현장교육을 확대실시하고 연구책임자들 전부를 대상으로 사이버 연구윤리교육 참여를 의무화한다. 또 3년 이내 연구부정행위자로 판명된 연구자가 신규과제를 신청할 경우 총점의 10%를 감점해 사실상 신규과제 참여를 불가능하게 만들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중기와 연구소 1대1 매칭 ‘대덕 르네상스’ 열쇠 될 것

    중기와 연구소 1대1 매칭 ‘대덕 르네상스’ 열쇠 될 것

    정부와 대전시는 2023년 출범 50년을 앞두고 대덕연구단지(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에 나섰다. 민간 참여를 통해 세계적 첨단산업 집적단지로 키운다는 목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대전을 방문했을 때 시가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을 제안해 추진됐다. 대덕은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었지만 테크노밸리로 떠오른 경기 판교보다 생산성이 뒤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1세대이자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등을 지낸 장인순(79) 대덕원자력포럼 회장은 6일 서울신문과 만나 “대덕은 민간이 하기 어려운 항공, 국방, 원자력 등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가 많아 소프트웨어 연구 중심의 판교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덕특구의 위상은 예전과는 차이가 있다. 2016년 매출액이 17조원으로 판교 테크노밸리 79조원(2017년)의 4분의1도 안 된다. 대덕은 26개 정부출연연구소 이외에 1600개가 넘는 기업이 있고 판교에는 기업이 1200여개 있지만 매출액은 25% 수준인 것이다. 장 회장은 “판교는 수도권이라 우수 인재 확보에 유리하고 이점이 많아 정보기술(IT) 등 대기업이 많이 들어왔다”며 “대덕은 성과가 눈에 잘 안 띄어 그렇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당장 성과가 안 나오면 과제를 없애고 간섭을 많이 하니 연구원들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실패를 받아주고, 자율을 보장하는 연구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피터 랫클리프를 사례로 들고 “27년 전 낙제한 논문을 끊임없이 다시 연구해 끝내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주 52시간 근로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는 밤에 성과가 많이 나는데 오후 6시 땡하면 연구실 문이 닫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불소화학이 전공인 장 회장은 1979년 대덕연구단지 한국원자력연구소에 왔다.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으로 있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핵 과학자 유치 프로젝트’로 스카우트됐다. 장 회장은 “연구단지에 와보니 허허벌판이었다. 사과상자에 실험 도구를 놓고 일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박 대통령 서거 후 많은 연구원이 떠났지만 그는 남았다. ‘한국 원자력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그는 “해외에 수출될 만큼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가 됐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멈춰 안타깝다”고도 했다. 장 회장은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은 정부출연연구소 문턱을 낮춰 연구개발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1대1 교류를 강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네이처誌 150년… 위대한 발견으로 인류사 뒤흔들다

    네이처誌 150년… 위대한 발견으로 인류사 뒤흔들다

    # 1869년 11월 4일. 새벽에 내린 비 때문에 안개는 짙게 깔리고 6도 가까이 떨어진 아침 기온이 낮에도 회복되지 않아 으슬으슬하다는 말이 적당한 초겨울 추위가 느껴지는 날이었다. 얼마 전 영국과학진흥협회(BAAS) 회장으로 취임한 토머스 헨리 헉슬리(1825~1895)는 집무실에서 ‘다윈의 불도그’란 별명과 어울리지 않게 긴장한 얼굴로 서성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티타임 시간이 되기 직전 앳된 얼굴의 사환이 사무실로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선생님 다 팔렸답니다”라는 한마디를 전했다. 그제서야 헉슬리는 불도그를 연상케 하는 미소를 지었다.150년 전인 1869년 11월 4일은 미국 과학진흥회(AAAS)에서 발행하는 ‘사이언스’와 함께 과학저널 양대 산맥인 ‘네이처’가 첫 호를 발행한 날이다. 당시 네이처는 ‘삽화가 들어간 주간 과학잡지’를 표방하며 40쪽 분량의 창간호를 발행했다. 창간호에는 헉슬리가 ‘자연 : 괴테의 격언’이라는 제목의 권두언을 싣고 “네이처(자연)! 우리는 자연에 둘러싸여 있고 포섭돼 있다: 인간을 자연에서 떼어놓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은 자연을 넘어설 수도 없다”라고 선언했다. 헉슬리의 권두언 바로 뒤에는 식물학자 알프레드 베넷이 ‘겨울에 꽃 피는 식물의 수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찰스 다윈의 최신 연구결과를 알리는 기사가 실렸다. 창간호에는 개기일식, 현미경 작동방법 등도 실렸지만 박물학이라고 불렸던 생물학 분야 연구성과들이 주로 실렸다. 창간호에는 그해 9월 16일에 사망한 영국 화학자 토머스 그레이엄 런던대 교수에 대한 부고기사가 삽화와 함께 2장 넘게 실린 것도 눈길을 끈다. 그레이엄 교수는 현재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도 나오는 기체 확산에 관한 ‘그레이엄의 법칙’을 만든 화학자로 19세기 영국 화학을 대표하는 과학자이자 전 세계 화학교육에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네이처는 지금까지도 과학자들의 부고기사를 매우 자세히 다루고 있다. 창간 당시에는 ‘교양 있는 독자에게 최신 과학 지식에 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점차 학술적 경향이 강해지면서 과학자들이 가장 논문을 싣고 싶어 하는 학술지로 성장하게 됐다. 또 1953년에는 게재될 논문에 대해 편집자가 영국왕립학회 소속 과학자들에게 직접 질의하는 전통을 만들어 현재 과학계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동료평가인 ‘피어리뷰’의 기초를 닦기도 했다. 현재 네이처는 2018~2019년 기준 학술지 영향력지수(IF)가 43.070로 사이언스의 IF 41.063을 훌쩍 넘으며 다(多)분야 과학저널 영향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50년의 전통 덕분에 네이처에는 매년 850여건의 연구논문을 비롯해 3000건의 과학뉴스와 논평, 분석이 실리고 있으며 월평균 네이처 홈페이지를 찾는 독자는 400만명을 훌쩍 넘어 과학계는 물론 전 세계 과학보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제는 ‘네이처 출판그룹’(NPG)이라는 이름으로 네이처뿐만 아니라 150여 종의 학술저널을 발간하고 있다. 네이처에 실렸던 논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9~21세기 현대과학 발전사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1925년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고인류의 화석을 아프리카에서 발견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라는 학명을 붙였다는 연구가 실렸다. 이 논문 이후 고인류학계는 화석인류 연구와 발견에 뛰어들어 인류의 진화상을 밝혀내고 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1953년 4월 25일 자 네이처에 발표한 ‘DNA의 분자구조’란 제목의 달랑 1쪽짜리 논문은 현대 생물학의 시작이자 20세기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1995년 11월 23일 자 네이처에는 스위스 제네바대 천문학과의 스승과 제자가 태양계 바깥 외계행성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발표한 미셸 마요르, 디디에 쿠엘로 스위스 제네바대 명예교수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중력파 발견, 탄소원자로만 이뤄진 신소재 그래핀의 발견, 탄소나노튜브 개발 등 네이처에 발표된 수많은 연구성과들이 노벨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남극에서 발견된 오존 구멍 등 전 세계인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연구들도 모두 네이처를 거쳐 나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여명 기후변화 경고 공동성명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여명 기후변화 경고 공동성명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위기를 억제하기 위해 인류가 긴급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전 세게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세계 153개국의 과학자 1만 1000여명은 5일(현지시간) 발간된 국제 과학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에 공동 성명을 내고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기후변화 위기는 인류에 막대한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기후변화 위기는 이미 우리 앞에 도달했고 과학자 대다수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생태계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전 세계가 기후 변화를 의제로 197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머리를 맞댄 지 꼭 40년 만에 나온 것이다. 과학자들은 성명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논의가 지난 40년 동안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 인류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화석연료를 저탄소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메탄 등 오염 물질의 배출을 줄이며 ▲지구 생태계를 보호하고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탄소 제로 경제를 구축하고 ▲인구를 억제한다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성명을 주도한 윌리엄 리플 미국 오리건대 교수는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의 급증 때문에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나섰다”며 “우리는 인류에게 어떠한 심각한 실존적 위협이라도 명확히 경고할 도덕적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기후변화 위기는 고급스러운 생활방식에서 비롯된 과도한 소비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비행기 승객의 급증,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등도 기후변화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세계 200여개 나라가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을 채택했지만 주요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파리협약의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한 보고서도 이날 공개됐다. 환경 분야 비정부기구인 세계생태기금(UEF)은 파리협약을 비준한 나라 184개국 가운데 4분의 3에 해당하는 136개국의 이행 노력이 목표치에 터무니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UEF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28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소수의 국가만이 파리협약에 따른 이행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 반면 전 세계 탄소배출의 절반을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등 4개국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파리협정 탈퇴를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고 러시아는 파리협약 준수를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아무런 목표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하! 우주] 인터스텔라로 가다…180억㎞ 항해한 보이저 2호 이야기

    [아하! 우주] 인터스텔라로 가다…180억㎞ 항해한 보이저 2호 이야기

    1년 전인 2018년 11월 5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2호는 태양이 생성한 입자와 자기장의 보호 버블인 헬리오스피어(태양권)를 벗어난 역사상 두 번째 우주선이 되었다. 보이저 2호는 명왕성 궤도 저 너머 지구에서 약 180억㎞ 떨어진 성간 공간 곧, 별들 사이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네이처 천문학’에 실린 5개의 새로운 연구논문은 보이저 2호의 역사적인 태양권 탈출에 관해 과학자들이 관찰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각 논문은 보이저 2호의 탐사장비 5기 중 하나인 자기장 센서, 다른 에너지 영역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감지하는 기기 2개, 플라스마(이온화된 기체) 연구를 위한 기기 2개가 관측한 결과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발견들은 태양이 만든 환경이 끝나고 광대한 성간 공간이 시작되는 우주 해안선의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된다. 태양의 헬리오스피어는 성간 공간을 항해하는 배와 같다. 헬리오스피어와 성간 공간은 플라스마로 채워져 있다. 태양권 내부의 플라스마는 뜨겁고 희박한 반면, 성간 공간의 플라즈스는 차갑고 밀도가 높다. 성간 공간은 우주선(宇宙線) 곧, 별의 폭발로 가속된 입자들이 횡행한다. 보이저 1호는 헬리오스피어가 방사선의 70% 이상을 차단함으로써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해 보이저 2호가 헬리오스피어를 벗어났을 때 고에너지 입자 검출기 2기가 극적인 변화를 발견했다. 태양권의 고에너지 입자의 비율이 급락한 반면, 우주선의 밀도는 극적으로 높아졌다. 이 같은 환경 변화로 인해 보이저 2호가 태양권을 벗어나 성간 공간으로 진출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2012년 보이저 1호가 헬리오스피어의 가장자리에 도달하기 전 과학자들은 이 경계가 태양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두 탐사선은 태양계의 공전면에서 볼 때 서로 다른 위치에서, 태양 활동의 11년 주기에서 다른 시기에 헬리오스피어를 탈출했다. 과학자들은 헬리오포즈(태양권 계면)라고 불리는 헬리오스피어의 가장자리가 태양 활동의 변화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두 탐사선이 태양으로부터 각각 다른 거리에서 헬리오포즈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이 같은 예측을 확인시켜주었다. 보이저 2호는 태양으로부터 181억㎞, 지구-태양 간 거리의 122배(122AU) 떨어진 곳을 날아가는 중이며, 빛으로는 약 16.5시간이 걸린다. 태양에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는 약 8분 걸린다. 새 논문은 이제 보이저 2호가 쌍둥이 보이저 1호와 마찬가지로 헬리오스피어를 넘어 중간 천이 지역을 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보이저의 프로젝트 과학자이자 칼텍의 물리학 교수인 에드 스톤은 “보이저는 우리 태양이 은하계 별들 사이의 공간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물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하면서 "보이저 2의 새로운 데이터가 없었다면 보이저 1이 보내준 데이터가 전체 헬리오스피어의 특징인지 아니면 특정한 위치와 시간대의 것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저 1호와 같이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2호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네 개의 거대 가스 행성을 모두 방문한 유일한 우주선으로, 해왕성의 신비한 대암점과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얼음 표층 균열 같은 현상을 비롯해 16개에 이르는 위성들을 새로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각 행성들에서 새로운 고리들을 발견해내는 성과들을 올렸다. 인간이 만든 피조물로 두번째로 태양의 영향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난 보이저 2호는 우리가 느끼는 흥분과는 무관하게 앞으로도 캄캄한 성간공간을 항해하며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플루토늄 방사성 동위원소 발전기가 멈추어지는 2025년까지 지구로 계속 데이터를 보내줄 것이다. 진정한 이별은 그때 이루어질 것이다. 보이저 1호는 29만 6000년 후 지구로부터 8.6광년 떨어진,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그 후로도 ‘항해자’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영원히 우리은하를 떠돌며 항해를 계속할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美, ‘생물의학’ 도용 혐의 중국계 연구진 대대적 조사”

    “美, ‘생물의학’ 도용 혐의 중국계 연구진 대대적 조사”

    미국 학계와 의료계가 중국계 연구진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생물의학 관련 정보나 연구 결과를 중국 등 제3국에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정보를 받은 미 국립보건원(NIH)의 요청에 따라 이와 같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미 71개 대학·의료기관이 모두 180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대상 대부분은 중국계 연구진으로 이들 가운데는 미 시민권을 획득한 인사들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에 대한 견제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약 12명의 연구진이 소속 기관으로부터 스스로 물러나거나 해고됐다고 NYT는 전했다. 미 텍사스주 휴스턴 MD앤더슨암센터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NIH로부터 소속 교수 5명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았다. 이들 가운데 한명은 중국 내 인사에게 특허 테스트 물질을 보내려 했고 다른 한명은 중국의 ‘천인계획’에 따라 7만 5000달러(약 8700만원)를 받는 조건으로 특정 연구자료를 중국 측에 제공하겠다고 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인계획은 해외 고급인재를 유치해 과학기술을 육성하고자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참여 과학자들에게는 높은 연봉과 주택, 의료 등 혜택이 주어진다. MD앤더슨암센터 측은 이들 5명 가운데 3명은 사직을 하고 1명은 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미 애틀랜타 에모리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중국계 연구진 2명이 해고됐다. 이들은 중국 천인계획에 따라 자금을 지원받았다. 지난달에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아동병원에서 근무하던 중국계 부부 연구진이 병원에서 기술을 훔쳐 중국에서 특허를 신청하고 바이오기업을 설립한 혐의로 기소됐다. NYT는 “중국이 미 과학계의 개방성을 악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면서도 “일부에서는 미중 패권경쟁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계 연구진이 부당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공룡 멸종 후 폭풍 성장…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공룡 멸종 후 폭풍 성장…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비밀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한 지름 10㎞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지구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했다. 소수의 생존자가 재건한 지구 생태계는 이전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사건을 경계로 신생대와 중생대를 나눴다. 신생대 초기에 일어난 가장 극적인 사건은 중생대에 대부분 생물이었던 포유류의 급격한 성장이다. 사실 포유류의 먼 조상인 수궁류는 이미 고생대 말인 페름기에 등장했으며 곰이나 들소처럼 거대한 크기로 진화했다. 하지만 중생대 쥐라기 이후 등장한 포유류 후손들은 대부분 작은 크기로 쥐와 비슷한 크기였다. 비록 중생대에 포유류가 다양하게 진화해 현재 포유류의 특징을 대부분 갖추긴 했지만, 백악기 말까지 가장 큰 것도 8㎏을 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보다 큰 육상 동물의 생태학적 지위를 공룡이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생대 지상을 지배한 대형 동물은 대부분 공룡이었다. 하지만 6600만 년 전 대멸종으로 인해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이 모두 사라지자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미국 덴버 자연사 박물관 타일러 라이슨이 이끄는 연구팀은 콜로라도 스프링(Spring) 인근의 절벽에서 대멸종 직후 100만 년간 형성된 지층을 발견해 이를 발굴했다. 이 지층은 25.9㎢의 넓은 지역에 퍼져 있으며 연구팀은 이를 장기간 발굴해 16종에 달하는 포유류를 대표하는 신생대 초기 포유류 화석 수백 개와 6000개의 식물 화석을 발굴했다. 그리고 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몸집 불리기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사실 대멸종에서 큰 피해를 본 건 포유류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기에 상당수의 포유류가 같이 멸종했는데, 본래 비주류에 속했던 태반 포유류가 대멸종 직후 상대적으로 많이 살아남아 빠르게 빈 생태계를 장악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멸종 직후 10만 년 이후 생태계에는 야자나무가 흔했으며 가장 큰 포유류는 라쿤 정도 크기로 백악기 말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대멸종 후 30만 년 후에는 호두나무를 비롯해 식물종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먹는 포유류가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카르시오프티쿠스 코악타투스 (Carsioptychus coarctatus·사진) 같은 초식 포유류가 진화하면서 몸집을 더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70만 년 후에는 백악기에는 볼 수 없던 50㎏ 정도 되는 대형 포유류가 등장한다. 지금 기준으로는 그렇게 큰 포유류가 아니지만, 백악기 평균과 비교해 100배나 커진 것이다. 포유류가 이렇게 빠르게 진화한 이유는 비조류 공룡의 멸종 이후 지상 생태계가 무주공산이었던 것은 물론 먹이가 되는 식물의 다양화가 빠르게 일어난 덕분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멸종 이후 70만 년 후에 콩과 식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콩과 식물에 풍부한 단백질은 포유류의 성장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초식 동물이 대형화되자 이에 따라 대형 육식 동물도 등장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의 조상이 다른 생물들이 사라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운이 좋아서 포유류가 빠르게 성장했던 것은 아니다. 비록 오랜 세월 작은 생물이었지만, 포유류의 조상은 이미 중생대에 여러 가지 특징을 진화시켰다. 예를 들어 새끼를 안전하게 키워서 낳는 태반 포유류 역시 중생대에 등장했다. 준비된 사람이 갑자기 찾아온 기회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신생대 포유류의 성공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시골 청년의 꿈을 이뤄준 명왕성 - 왜 행성서 왜 퇴출됐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시골 청년의 꿈을 이뤄준 명왕성 - 왜 행성서 왜 퇴출됐을까?

    현재 대부분의 성인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 우리 태양계 행성 이름을 이렇게 외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하지만 태양계 9개 행성 중 막내였던 명왕성은 더이상 행성이 아니다. 2006년 세계천문연맹(IAU) 총회에서 명왕성을 행성 반열에서 퇴출하기로 결졍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의 천문학자 마이크 브라운이 2003년, 명왕성 뒤쪽에서 지름 2300㎞인 명왕성보다 25%나 더 큰 소행성 에리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후로도 비슷한 크기의 소행성들이 잇달아 발견됨으로써 IAU는 2006년 행성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하기에 이르렀다. 1)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할 것. 2) 자체 중력으로 유체역학적 평형을 이룰 것. 3) 구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할 것. 4) 주변 궤도상의 천체들을 쓸어버리는(충돌, 포획, 기타 섭동에 의한 궤도 변화 등) 물리적 과정이 완료됐을 것. 이 정의에 의거해 2006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AU 총회에서 표결에 부친 결과, 명왕성은 행성 반열에서 퇴출되고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궤도를 어지럽히는 얼음 부스러기들을 청소하기에 명왕성은 덩치가 너무 작았던 것이다. 이리하여 명왕성은 ‘134340 플루토’라는 왜행성으로 분류됐다. 명왕성은 1930년 고졸 출신으로 로웰 천문대의 비정규 직원이었던 23살의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되었다. 로웰 천문대는 미국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퍼시벌 로웰(1855~1916)이 1894년에 세웠다. 출중한 호기심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로웰은 우리와도 인연이 닿아 있는 인물로,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후, 1883년 조선을 방문하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로웰은 30대에 천문학에 헌신하기로 결심하고 해왕성 바깥에 있는 제9의 행성을 찾는 것을 필생의 목표로 삼았다. 천왕성의 이상 운동을 근거로 해왕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 60년 전의 일이었다. 해왕성 발견 후, 이 행성의 궤도에도 오차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해왕성 바깥쪽에 다른 행성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로웰은 해왕성 너머로 궤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행성 X라 불렀다. 로웰은 애리조나주에 있는 해발 2210m의 플래그스탭산에 로웰 천문대를 세우고 행성 X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러나 로웰은 불행하게도 그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1916년 61살의 나이로 우주로 떠났다. 고졸출신 별지기의 꿈이 로웰의 꿈이 14년 후 고졸 출신 아마추어 천문가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마침내 이루어졌던 것이다. 일리노이 주의 두메산골 출신이었던 톰보가 로웰 천문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몇 장의 천체 스케치 덕분이었다.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마추어 별지기로 천체관측을 즐기던 톰보는 자작 망원경으로 관측한 화성과 목성의 관측 스케치를 충동적으로 로웰 천문대에 보냈다. 천문대 대장은 이 스케치를 보고는 ‘고되지만 보수가 짠’ 천문대 일을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편지를 보냈고, 편지를 받자마자 시골 청년은 한 점 망설임 없이 즉시 저축한 돈을 긁어모아 몇날 며칠을 가야 하는 플래그스탭행 편도 기차표를 끊었던 것이다. 이 고졸 출신 별지기 클라이드 톰보가 마침내 천문대 입성 1년 만에 고인이 된 로웰의 꿈을 이루었던 것이다. 24살의 열정적인 톰보는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천체사진을 이용하여 동일한 지역의 밤하늘 사진을 2주 간격으로 두 장을 촬영한 후, 그 이미지 사이에서 위치가 바뀐 천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끈질기게 탐색을 진행한 끝에 1930년 2월 마침내 명왕성을 발견하는 쾌거를 올려 천문학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겼다. 명왕성 발견 소식은 곧 AP통신의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났으며, 태양계 제9의 행성 발견으로 세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과연 태양계가 앞으로도 얼마나 더 확장될 것이며, 그 바깥으로는 무엇이 더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람들은 망연한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쨌든 명왕성 발견 하나로 톰보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영국 왕립천문학회 등으로부터 공로 메달을 받았으며, 캔자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정식으로 천문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받았다. 1955년부터 1973년 퇴임할 때까지 뉴멕시코 주립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1997년 뉴멕시코의 라스크루서스에서 평생을 꿈꾸었던 새로운 우주로 갔다. 그러나 명왕성과 톰보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된 2006년 미항공우주국(NASA)은 최초의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를 발사했고, 탐사선은 목성의 중력도움을 받아 가속한 후 출발 10년 만인 2015년 7월 명왕성에 도착, 명왕성 표면으로부터 약 12,550㎞ 거리까지 접근하는 역사적인 근접비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탐사선에는 이색적인 화물 하나가 실려 있었다. 바로 명왕성 발견자 클라드 톰보의 뼛가루가 캡슐에 담긴 채 선체 데크 밑에 부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의리 깊은 후배 NASA 과학자들의 배려로, 톰보는 비록 살아서는 가지 못했지만 자신의 뼛가루는 명왕성 옆을 스쳐지나면서 꿈을 이루어주었던 명왕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톰보의 뼛가루를 담은 캡슐에는 그의 묘석에 새겨진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미국인 클라이드 톰보 여기에 눕다. 그는 명왕성과 태양계의 세 번째 영역을 발견했다. 아델라와 무론의 자식이었으며, 패트리셔의 남편이었고, 안네트와 앨든의 아버지였다. 천문학자이자 선생님이자 익살꾼이자 우리의 친구 클라이드 W. 톰보'(1906~1997). 발견된 지 한 세기도 채 채우기도 전에 행성 지위에서 퇴출된 명왕성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대중에게는 그 전보다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아직도 미국에서는 명왕성의 행성 지위 회복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2015년 7월 명왕성 근접비행에 성공한 뉴허라이즌스의 명왕성 탐사를 계기로 미국인들의 명왕성 지위 회복 요구가 더욱 드세어지고 있다. 그만큼 미국인들은 명왕성을 사랑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톰보는 류현진이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 LA다저스팀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턴 커쇼의 큰외할아버지다. 그래서 커쇼는 ‘명왕성은 내 마음의 행성이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TV에 출연한 적도 있다. 톰보가 그런 손자의 모습을 보았다면 무척 대견해했을 것 같다. 명왕성은 지금은 행성 반열에서 탈락하여 왜행성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식명칭은 134340 명왕성(134340 Pluto)으로 불리며, 카이퍼 띠에 있는 왜행성으로서는 현재 가장 큰 천체다.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름 2400㎞로 지구의 달의 70%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으로부터 평균 약 60억㎞(40AU) 떨어진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으며, 공전주기는 약 248년, 자전주기는 6.4일이다. 길쭉한 타원형 궤도 때문에 해왕성의 궤도보다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있다. 위성은 5개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北, 세번째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성공”…김정은 현장 안 가

    北, 세번째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성공”…김정은 현장 안 가

    “연속사격체계 실전 완벽성 확증… 새 전술유도무기, 적 제거 핵심무기”김정은 발사 현상에는 참석 안한 듯북한이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 중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0월 31일 오후 또 한차례의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는 지난 9월 10일과 8월 24일에 이어 세번째다. 통신은 “국방과학원에서는 초대형방사포의 연속사격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시험사격을 조직하였다”면서 “연속사격체계의 안전성 검열을 통해 유일무이한 우리 식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실전능력 완벽성이 확증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시험사격을 통하여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으로써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이어 “초대형 방사포는 최근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을 억제하고 제거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핵심무기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1일 오후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무기 성능 검증이 만족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내륙을 가로 질러 동해로 발사하는 ‘내륙 관통’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10일에도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 현장에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성공적인 시험사격결과는 현지에서 당중앙위원회에 직접 보고되었다”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대한 국방과학원의 군사기술적 평가를 보고받으시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면서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 발전과 우리 무력의 강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해 가고 있는 국방과학자들에게 축하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北 조선중앙방송 “어제 초대형방사포 연속사격 시험 성공”

    北 조선중앙방송 “어제 초대형방사포 연속사격 시험 성공”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0월 31일 오후 또 한차례의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초대형방사포의 연속사격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시험사격을 조직하였다. 유일무이한 우리 식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실전능력 완벽성이 확증되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성공적인 시험사격결과는 현지에서 당중앙위원회에 직접 보고되었다”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에 대한 국방과학원의 군사기술적 평가를 보고받으시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면서…국방과학자들에게 축하를 보내셨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중앙방송은 “이번 시험사격을 통하여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으로써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대형 방사포는 최근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을 억제하고 제거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핵심무기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문제의 발사체가 배타적 경제수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일본 언론 보도가 10분 먼저 빨랐지만 우리가 먼저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했기 때문에 이번 발사체 발사는 29일 만의 일이다. 올해 들어 벌써 12번째 단거리 발사체 및 단거리 미사일 발사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오전에도 초대형 방사포 두 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점을 들어 이번 발사가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 발사시험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결과적으로 들어맞았다. 청와대는 곧바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북한이 동해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례 회의가 열리는 날이어서 회의가 열리던 도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해 듣고 대책을 숙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별세한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 장례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청와대로 복귀했으나 NSC 상임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문점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을 전날 밤 늦게 전달받은 지 얼마 안돼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려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 설왕설래가 많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한 사실을 국방과학원이 몰랐을 수 있겠지만 시험 사격이 김정은 위원장의 승인 없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의문을 보내고 다음날 시험사격을 승인했다는 것은 외부세계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대화하기 힘든 상대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국 정부가 긴 호흡과 전략적 사고를 갖고 비핵 평화전략, 대북정책, 대외정책을 추진해가야 하는데 청와대나 정부 안에 컨트롤 타워나 전략가, ‘운전자’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씁쓸한 소회를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일상 바꾸는 AI… 그래도 사람이 미래다

    일상 바꾸는 AI… 그래도 사람이 미래다

    “로봇, 실패 딛고 발상의 전환 통해 발전 시민 합의로 AI 진화 방향 만들어 가야 인류 상상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 온다”“두 발로 빠르게 걷는 로봇을 보기 위해 우린 로봇이 넘어지는 실패 단계를 겁내지 않는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로봇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 “현실과 가상, 비트(bit·컴퓨터 정보 단위)와 아톰(atom·원자)이 혼재되며 더 나은 삶이 가능해지도록 기여하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인공지능(AI) 최고수라고 굳이 알파고와 바둑을 두고 싶은가. 기술이 발달한 미래의 중심에도 여전히 사람이 있어야 한다.”(장동선 현대자동차그룹 미래기술전략팀장) 서울신문이 ‘상상력의 시대, AI가 묻다’를 주제로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9 서울미래컨퍼런스’의 기조연설자들은 AI가 몰고 올 기회와 변화 앞에서 과학자를 비롯해 시민이 다 같이 ‘미래 사람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가 사람 대신 AI나 로봇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찾고, AI의 일상화로 벌어질 사생활 침해, 사람 일자리의 소멸과 같은 부작용을 막을 규칙을 함께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정재승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유방암 진단율이 98% 이상에 이르는 AI 의사 ‘닥터 왓슨’처럼 이미 AI가 우리 일상을 더 유익하게 바꾼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개인정보 유출, AI를 활용한 가짜 동영상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래서 특정 개인에게만 집중한 스몰데이터를 학습하는 개인화된 스마트폰이 개발되고, AI가 결과치뿐 아니라 결과치를 얻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설명하는 AI’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의 AI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시민적 합의를 거쳐 과학자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술뿐 아니라 기술의 방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4차 산업혁명 이후 삶을 좌우할 열쇠라는 뜻이다. 데니스 홍 교수는 AI나 사람의 지시를 구현하게 하는 과정에서 절실한 ‘기계적 지능’의 발전을 설명했다. 홍 교수는 “10여년간 사람을 모방한 로봇(휴머노이드)을 연구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지만, 한편으로 이 로봇들이 느리고 잘 넘어진다는 한계 지점을 깨달았다”면서 “사람처럼 걷는 외양 대신 로봇의 방식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디자인과 소재를 채택하며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발상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동선 팀장은 “지능의 진화 단계부터 사회적인 교류가 이뤄지면서 지능이 진화했다고 본다”면서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돕는 기술이 최적화될 때 인간과 기술의 최적화된 만남이 찾아온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포토] ‘로봇과학자 데니스 홍의 열정적인 강연’

    [서울포토] ‘로봇과학자 데니스 홍의 열정적인 강연’

    3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데니스 홍 UCLA교수가 AI를 바라보는 3가지 시선, 하나의 생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2019. 10. 3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우주를 보다] 허블이 잡은 ‘유령은하’…두 은하 충돌이 만든 ‘우주 얼굴’

    [우주를 보다] 허블이 잡은 ‘유령은하’…두 은하 충돌이 만든 ‘우주 얼굴’

    허블우주망원경이 심우주에서 포착한 ‘유령은하’가 우주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핏 소름이 돋는 이 화제의 이미지는 이글거리는 두 눈을 가진 얼굴 형상으로 마치 유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유령 은하의 정체는 정면 충돌의 중간 단계에 있는 두 심우주 은하들로, 소름 끼치는 우주 얼굴의 섬뜩한 ‘두 눈’은 은하들의 밝은 핵이다. 그리고 각각의 은하 디스크에는 두 은하의 별들이 뒤죽박죽으로 뒤엉켜 있다. 얼굴 형상을 이루고 있는 것은 두 은하의 젊고 푸른 별 고리이며, 조밀하게 모인 별 무리들이 우주 얼굴의 코와 입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무시무시한 우주 얼굴은 그런 형상으로 영원히 우주를 영원히 응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성명에서 얼굴의 윤곽을 나타내는 고리 구조는 약 1억 년 동안 지속될 것이며, 두 은하의 완전한 합병에는 10억 년에서 20억 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은하가 완전히 합병되면 저 섬뜩한 얼굴 형상도 크게 변형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에서 은하 충돌은 매우 흔한 일이지만, 이 같은 정면 충돌은 비교적 드물다. 이러한 충돌 유형은 특히 폭력적인 특성을 보이는데, 그로 인해 독특한 고리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NASA 관계자는 “은하가 이런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정면으로 충돌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 충돌로 은하의 가스와 먼지, 별 등로 형성된 디스크가 바깥쪽으로 당겨져 늘어남으로써 코와 얼굴을 형성하는 뚜렷한 별 고리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은하 충돌은 상대적으로 더 큰 은하가 작은 은하를 잡아먹는 형태를 보이는데, 우리은하 역시 과거에 여러 개의 작은 은하들을 잡아먹은 카니발니즘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은하 충돌은 드물게도 크기가 비슷한 두 은하가 충돌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우주를 응시하는 ‘두 개의 눈’은 이러한 동급 체급의 은하 충돌에서 나타나는 드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현미경자리에 있는 이 은하계는 ‘Arp-Madore 2026-424’라고 불리며, 지구로부터 7억 4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허블 사이트를 통해 “고리 모양의 은하는 드물며, 그 중 수백 개만이 심우주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허블 과학자들은 지난 6월 19일 비정상적인 상호작용 은하들을 조사하는 ‘스냅 샷’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이미지를 포착했다. 이러한 관찰은 NASA가 허블의 후임으로 2021년 우주로 올려질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관측 대상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공부 잘하기보다 호기심 많아야 과학자 될 수 있죠”

    “공부 잘하기보다 호기심 많아야 과학자 될 수 있죠”

    2003년부터 다산과학기지 연구팀 합류 과학자이자 엄마로 분투한 이야기 담아 새 박테리아 발견 ‘다사니아 마리나’ 명명 “내가 쓴 책 읽고 아이들이 꿈 키웠으면” “북극의 툰드라 지역이 차츰 녹고 있어요. 대기에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많아지고, 툰드라에 사는 미생물도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합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문제 같지만, 해양수산부 소속 극지연구소 이유경 연구원에게는 중요한 연구 주제다. 그는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에 관해 “북극의 변화가 한국의 기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가 2002년 북극에 다산과학기지를 만들고 2003년부터 첫 연구를 시작할 때 합류해 지금까지 북극을 연구하고 있다. ‘북극 연구의 산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그런 그가 과학자로서 분투를 담은 ‘엄마는 북극 출장 중’(에코리브로)을 최근 출간했다. 책은 이 연구원이 서울대 식물학과를 선택한 이유, 비단잘록이를 키우며 해양 생물에 관심을 두게 된 일, 포스텍을 거쳐 극지연구소에 가게 된 일 등을 담았다. 외국 출장이 잦은 엄마로서 느낀 점도 썼다. 2003년 북극에 별다른 정보 없이 가서 낭패를 본 이야기, 대한민국이 극지 연구 강국으로 거듭나는 내용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막연하게 박테리아를 연구할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려면 바닷가의 미끈한 돌에 있는 해양생물막을 채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그런 돌이 없었어요. 이틀 동안 ‘멘붕’에 빠져 있다가 결국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호수와 선착장 구조물 아래쪽에서 찾았죠.” 이 연구원은 당시 새로운 ‘속’에 속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한다. 다산과학기지에서 명칭을 따 속 이름을 ‘다사니아’라 붙이고, 바다에서 나왔다고 해 종 이름을 ‘마리나’로 했다. ‘다사니아 마리나’는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북극 생활도 생생하다. 다산과학기지로 가려면 비행기를 4번 타야 한다. 과학기지 주변의 가장 큰 위험은 300마리나 되는 북극곰이다. 북극이라 하면 아주 추울 것 같지만, 예상보다 덜 춥다. 이 연구원은 지난 17일 인터뷰에서 북극에서 입는 옷이라며 걸쳤는데, 한국 초겨울 즈음 입는 점퍼 수준이었다. 다산과학기지를 건립하면서 우리나라는 북극에 기지를 설치한 12번째 국가, 남극·북극에 모두 기지를 보유한 8번째 국가가 됐다. 쇄빙선도 생겨 극지 연구 강국으로 거듭났다. 유명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등에도 많은 논문을 올리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에선 과학자 꿈을 가진 아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게 이 연구원에게는 아쉬운 현실이다. “강연을 다녀 보니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는 이들이 과학자가 된다고 생각해요. 호기심이 많고, 그걸을 풀어 보려고 열심히 파고드는 이들이 과학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어요. 과학자가 되는 길은 막연하지도 않다는 사실도요.” 그는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책을 읽고 과학자의 꿈을 키웠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세돌 잡은 AI… 최강 프로게이머도 제압하다

    이세돌 잡은 AI… 최강 프로게이머도 제압하다

    알파스타, AI끼리 대전하며 학습 훈련 상위 0.2% ‘그랜드마스터’급 실력 갖춰 테란으로 프로토스 상대 땐 승률 100% 예측불가 상황 대처… 범용AI 적용 기대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맞붙은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압승을 거둬 바야흐로 AI의 시대가 다가왔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세돌 9단과 맞붙었던 ‘알파고 리’를 개발해 AI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던 구글 딥마인드는 이후 꾸준히 성능을 향상시켜 ‘알파고 마스터’, ‘알파고 제로’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바둑뿐만 아니라 체스, 쇼기(일본 장기) 등 모든 보드게임이 가능한 ‘알파 제로’를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같은 달 ‘알파 폴드’라는 과학 AI로 생명의 기본 분자인 단백질 3차원 형태를 예측하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초 딥마인드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2’를 할 수 있는 AI ‘알파스타’를 공개했다. 알파스타는 세계 정상급 프로게이머와 대결해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과 네덜란드 프로게임팀 ‘팀 리퀴드’는 알파스타를 업그레이드시켜 전 세계 프로게이머들 중에서도 상위 0.2%에 해당되는 실력을 갖게 됐음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1일자에 발표했다. 스타크래프트는 서로 다른 특성과 능력을 가진 3개 종족인 테란, 프로토스, 저그 중 하나를 선택해 상대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다. 인간 프로게이머들은 ‘테란의 황제’나 ‘프로토스의 황제’ 같은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하나의 종족에 강점을 갖고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알파스타는 사람과 달리 3종족 모두에서 ‘그랜드마스터’급 실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게임이 이뤄지는 ‘배틀넷’에서 모든 게이머들은 실력에 따라 가장 낮은 브론즈에서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7단계로 구분되는데 알파스타는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파스타의 전체 평균 승률은 99.8%로 나타났다. 승률이 가장 낮은 경우는 저그를 선택해 프로토스를 상대했을 때로 99.51%, 승률이 가장 높을 경우는 테란으로 프로토스를 상대했을 때인데 모든 게임에서 이겼다. 또 알파스타는 1대3의 승부에서도 99.76~99.93%의 승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알파스타를 ‘멀티 에이전트 강화학습’(MARL) 알고리즘으로 훈련시켰다. MARL은 주어진 환경에서 높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행동이나 전략을 구상하라는 간단한 목적만 부여받은 여러 개의 AI(에이전트)들이 협업과 경쟁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알고리즘이다. 지금까지 나온 AI들은 스타크래프트처럼 자원 수집, 건설, 전투유닛 생산과 제어는 물론 상대방의 정보를 토대로 전략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등의 복잡한 사항들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인간 프로게이머와의 경기에서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런데 연구팀은 MARL 알고리즘으로 이 같은 우려를 날려버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리올 빈얄스 구글 딥마인드 수석과학자는 “AI가 실제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 비서, 자율주행차, 로봇 등 분야에서는 스타크래프트에서처럼 불완전한 정보로 최적의 답을 찾거나 실시간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며 “이번 연구에서 보여 준 알파스타의 성공은 특정 분야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 알고리즘이 실제 문제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외과의사협회 2019 임상회의’에서는 외과 수술 이후 환자의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인간 의사보다 AI 의사가 더 정확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미국 뉴욕대 의대 부설 랑곤병원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수술 환자들은 중환자실에서의 집중 치료, 장기 입원 치료, 단기 입원 후 통원 치료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 수술 후 치료 방법의 선택은 전적으로 의사 판단에 맡겨져 있었지만 연구진은 환자와 관련한 87개 임상 변수와 15개 기준을 바탕으로 AI 의사가 판단하도록 한 뒤 회복 속도와 환자의 만족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 방법 선택에 대한 의학적 정확도, 환자의 예후와 만족도 모두 인간 의사보다 AI 의사가 12~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남자들이 유독 가을 타는 까닭은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남자들이 유독 가을 타는 까닭은

    햇볕 많이 쬐는 것이 우울감 극복법“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1980년대에 유행했던 가수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 중 한 부분입니다. 10월 31일, 시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라디오에서 많이 흘러나오는 노래입니다. 이 때문에 젊은 사람들도 ‘아 이 노래’ 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7080세대에게는 10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마치 ‘파블로프의 개 실험’처럼 조건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곡이기도 합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떠나간 연인을 아직도 잊지 못한 남자의 애절함을 구구절절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요즘 세태와는 맞지 않는 좀 낯간지러운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가을이 되면 감수성이 폭발하는 남성들을 제대로 공략하고 있어 10월 마지막 날만 되면 잊혀지지 않고 소환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10월 마지막 날은 계절적으로 가을의 문을 닫고 초겨울로 들어가는 11월을 목전에 둔 때입니다. 최근 지구온난화 때문에 가을이 짧아지고 11월에도 완전히 낙엽이 지지 않은 나무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그렇지만 울긋불긋 낙엽들이 거리를 물들일 때면 가을 남자, ‘추남’(秋男)들은 긴 코트 자락과 함께 낙엽을 휘날리고 싶은 충동과 함께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정이 풍부하다는 여성들이 계절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유독 가을에 남성들이 우울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뭘까요. 남자들이 가을을 타는 것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나타나는 계절성 기분장애 증상입니다. 가을이 되면 낮이 짧아지면서 여름보다 일조량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몸속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던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분비량도 확 줄어들게 되지요.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햇볕을 쬘 때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 물질인데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세로토닌 분비도 줄어들기 때문에 우울한 느낌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뇌의 송과선에서 만들어져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밤낮의 길이,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 변화 같은 광(光)주기를 감지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가을이 되면 멜라토닌 분비도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이유 없이 밤중에 깨거나 깊이 잠을 들지 못하는 등 생체리듬이 교란돼 우울한 감정은 더 심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또 햇볕을 쬐면 몸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비타민D의 양도 줄어들고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멜라토닌, 세로토닌, 각종 남성호르몬 감소에 비타민D 합성까지 줄어들게 되면서 가을철 남성의 생체리듬과 감정은 널 뛰듯 종잡을 수 없게 되는 거지요. 반면 이들 호르몬의 감소는 여성 신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아 가을을 타는 여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계절성 기분장애를 날려보내겠다는 심정으로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옛사랑을 곱씹거나 노래방에서 ‘잊혀진 계절’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같은 가요를 목 놓아 불러봐야 11월 첫날부터 숙취와 자괴감, 우울감에 시달릴 뿐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가을에 찾아오는 계절성 기분장애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실내에만 있지 말고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 가까운 공원이나 거리를 산책하면서 햇볕 쬐는 시간을 늘려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낫다고 조언합니다.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큐리오시티 이름지은 초등소녀, 11년 후 진짜 과학자됐다

    [월드피플+] 큐리오시티 이름지은 초등소녀, 11년 후 진짜 과학자됐다

    과거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로보 큐리오시티(Curiosity)의 이름을 지었던 초등학생이 11년이 지나 어엿한 과학자로 성장했다. 최근 NASA는 큐리오시티 이름 공모에 참여했다가 이후 자신의 인생 항로도 바꾼 클라라 마(23)의 사연을 소개했다. 중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클라라는 11년 전 캔자스 주 르넥사 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다 우연히 NASA에서 실시한 화성탐사로보의 이름을 짓는 에세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이는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NASA의 오랜 전통으로 차기 화성탐사로보 역시 현재 공모 중에 있다. 당시 시골 마을에 살며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바라보던 소녀는 20분 만에 작명 에세이를 메일로 보내 총 900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큐리오시티라는 이름을 차기 화성탐사로보에 붙이는 영광을 안았다. 클라라는 당시 인터뷰에서 "당선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으며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호기심(Curiosity)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타오르는 영원한 불꽃"이라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클라라는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초대됐으며 많은 과학자와 공학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인생 항로도 새롭게 설정했다. 이후 놀랍게도 그녀는 명문 예일대에 입학해 지구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올해 초 졸업했다. 또한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해 석사과정 재학 중에 있다. 클라라는 "화성탐사로보에 이름을 짓는 경험은 내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가장 큰 경험 중 하나는 NASA 관계자를 만나 영감을 얻은 것이며 이들 중 일부는 지금까지 나의 멘토가 되어 주었다"고 털어놨다.이어 "다른 행성에 로봇을 보내는 일은 인류가 얼마나 특별하고 또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면서 "우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대하지만 여전히 지구는 우리가 알고있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곳이다. 지구를 공부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임을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류의 호기심 해결을 위해 2011년 11월 화성으로 발사된 큐리오시티는 지금도 하루 200여m 움직이며 탐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메탄 등 유기물 분석자료를 확보하고 미생물이 살만한 조건인지를 조사해 왔다. 실제로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물을 떠나지 않았던 3억 7200만년 전 ‘사지동물’ 조상 발견

    [와우! 과학] 물을 떠나지 않았던 3억 7200만년 전 ‘사지동물’ 조상 발견

    우리 속담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속담은 진화 생물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사지동물(tetrapod·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조상은 모두 물속에서 살던 조상에서 진화했지만, 물에서만 사는 ‘올챙이’ 시기에 해당하는 초기 사지동물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화가 빨리 이뤄져도 어류에서 바로 양서류로 진화할 순 없기 때문에 분명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생물이 존재한다. 한동안 수수께끼로 남았던 이들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그린란드와 캐나다 오지에서 화석을 발굴한 과학자들 덕분이다. 캐나다 앨즈미어 섬에서 발견된 틱타알릭(Tiktaalik)이나 그린란드에서 보존 상태가 좋은 골격이 발견된 아칸소스테가(Acanthostega)가 그 대표적인 화석이다. 최근 국제 과학자팀은 러시아에서 더 초기 단계의 사지동물을 설명해줄 새로운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러시아 코미 공화국에 있는 이즈마 강(Izhma River)에서 3억 7200만 년 전에 살았던 사지동물인 파마스테가 아엘리대(Parmastega aelidae)의 화석을 발굴했다. 보통 초기 사지동물의 화석은 작은 파편 몇 개가 발견되지만,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서 27㎝에 달하는 두개골과 어깨 골격을 복원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초기 사지동물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파마스테가는 좀 더 나중에 등장하는 틱타알릭이나 초기 양서류, 악어류처럼 눈이 위를 향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형태는 파마스테가가 물고기만 잡아먹는 포식자가 아니라 물가에 다가선 지상 동물도 먹이로 삼았음을 시사한다. 아직 사지동물이 육지로 진출하기 전이기 때문에 지상에는 대형 사지동물은 없었지만, 대형 절지동물은 존재했다. 척추동물보다 먼저 육지에 상륙한 절지동물은 몸집을 키워 지상을 정복했다. 파마스테가는 강과 호수 가장자리에서 절지동물을 사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생 악어와는 달리 도망가는 먹이를 쫓아 육지로 나가지는 못했다. 어깨 골격을 복원한 결과 연골 비중이 높아 육지에서 큰 덩치를 지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비록 다리 골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생 사지동물과 비슷한 다리를 지녔다고 해도 육지에서 걷는 용도보다는 얕은 물 속에서 움직이는 용도로 쓰였을 것이다. 초기 사지동물의 네 다리가 육지를 걷는 데 사용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초기 사지동물은 어류와 양서류 중간 단계로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 생물이 아니라 적어도 수천 만 년 이상 번영을 누린 독특한 생물군이다. 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머나먼 ‘올챙이’ 시절의 사지동물의 모습을 이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남순건의 과학의 눈] 뛰어가는 나라, 기어가는 나라

    [남순건의 과학의 눈] 뛰어가는 나라, 기어가는 나라

    며칠 전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서 ‘2020 세계대학 순위’를 발표했다. 전 세계 81개국 1500개 대학의 순위를 발표한 것이다. 2015년부터는 교육 여건을 삭제하고 연구 실적(75%)과 연구 평판도(25%)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과학기술 연구 역량이 큰 대학들의 순위를 매긴 것이다. 아시아권 상위 20위까지 대학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중국 7개, 홍콩 4개, 싱가포르·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일본에 각각 2개 대학이 있고 우리나라는 단 1곳만 포함돼 있었다. 그것도 아시아권 12위에 말이다. 한 집안의 미래를 보려면 자식들의 능력과 가치관을 보면 되듯 한 국가의 미래을 알기 위해선 대학의 역량을 보면 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아시아 내에서도 위상이 더 떨어질 것 같다. 한때 우리나라와 같이 아시아의 용이라 불렸던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는 이제 최강의 연구력을 자랑하는 대학을 갖고 있다. 아시아 1위인 싱가포르국립대는 미국 최상위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경쟁력 없는 학과를 과감하게 통폐합하는 등 보장된 정년을 믿고 안주하는 한국의 교수 사회와는 판이한 대학 문화를 갖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찾아오도록 만들고 있다. 대학의 미래는 활발한 관·산·학 협력에 있다. 중점 연구 분야에 대해 장기 비전을 가진 정부가 지원하는 장기 연구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기 좋은 인프라 그리고 대학 내 구성원들의 무한경쟁 등은 한국보다 훨씬 적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싱가포르를 앞서가게 만드는 요인이다. 홍콩의 대학들도 놀랍게 발전했고 ‘아시아의 MIT’라 불리는 홍콩과기대는 다른 대학평가 순위들에서 수차례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후발 주자인 중국의 움직임은 무서울 정도다. 베이징 외 지역 거점 대학들도 이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췄고 이곳에 몰리는 인재 역시 중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집중 투자하는 분야에는 미국 대학들도 부러워할 만큼 강력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과학논문 수는 미국의 턱밑까지 쫓아왔고 일부 분야에서는 질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을 넘보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초강대국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연구 현실을 보면 최근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전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 데다 정부의 장기적 과학 정책도 없다. 게다가 과학기술 분야에 최고 수준의 인재 쏠림 현상도 없다.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 아마도 10년 내에 더욱 추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매년 10월만 되면 이웃 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부러워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 과학자들이 매년 노벨과학상을 꾸준히 받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 정책과 그와 연관된 교육 정책이 연속성 있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정부에 따라 과학기술 정책이 쉽게 휘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은 이념 중립적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좌우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런데 과학고 폐지론을 쉽게 언급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원자력 발전 분야에 학생들이 지원하는 것을 겁내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한번 무너진 과학기술은 되돌리기 어렵다. 남들이 뛰어가는 동안 기어간 사람에 대한 국제적 아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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