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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계는 지금] 여성과총 학술대회 13일 온라인 생중계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정희선)는 13일 ‘2020 여성과총 학술대회’를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학술대회는 ‘뉴노멀 시대의 기회와 성찰’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제롬 김 국제백신개발연구소 사무총장이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과 백신 개발’,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가 ‘감염병 추적 관리와 프라이버시’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기조 강연 뒤에는 송문정 고려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강연자와 토론의 시간도 갖는다. 이후 젊은 여성과학기술인을 발굴해 포상하는 ‘2020 미래인재상 시상식’도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여성과총 홈페이지(kofws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예방에 90% 이상 효과” 중간발표 (종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예방에 90% 이상 효과” 중간발표 (종합)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9일(현지시간)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해 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0∼60% 정도만 효과적인 백신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이날 발표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패널인 ‘데이터 감시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에 관해 내놓은 중간 결과로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이날 발표에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다. 그 결과 두 실험군을 통틀어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시점은 두 번째 백신 투여 7일 후로, 첫 번째 투여일로부터는 28일 뒤라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투여해야 면역력이 생긴다.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라 CEO는 “전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0년간 가장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자평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화이자는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미 정부와 과학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의 장기간 안전성과 효험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의 중간 결과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자꾸 다른 음식 당기‘뇌’…음악 듣다 소름 돋‘뇌’…너, 알다가도 모르겠‘뇌’

    자꾸 다른 음식 당기‘뇌’…음악 듣다 소름 돋‘뇌’…너, 알다가도 모르겠‘뇌’

    무게 1.4~1.6㎏, 부피 1300~1500㎖의 신체기관. 포도당의 75%, 심장에서 보내지는 산소의 15%를 소비하는 기관. 바로 ‘뇌’다. 뇌는 척수와 함께 생명체의 모든 신경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다. 인간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고, 감정, 기억, 인식, 마음 같은 작용 대부분이 뇌 없이는 결코 일어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뇌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20년 동안 뇌와 관련한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뇌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뇌는 소우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이 보이는 독특한 행동양식들이 뇌의 특정 작용 때문이라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부, 심리·뇌과학과, 신경과학연구소, 미네소타대 신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똑같은 선택지라도 상황에 따라 음식의 선호도를 달라지게 만드는 뇌 부위를 발견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월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 안쪽에 발판을 밟으면 생수나 설탕물이 나오는 장치를 설치하고 생쥐에게 각각의 용액이 나오는 곳을 기억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다음 물을 주지 않아 갈증을 느끼도록 만든 뒤 어떤 선택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 대부분이 갈증을 느낄 때는 설탕물보다는 생수를 선택했으며 이후 갈증이 해결된 뒤에는 생수가 아닌 설탕물을 마시는 것이 확인됐다.연구팀은 뇌파 분석을 통해 음식 선택을 할 때는 보상과 관련된 전뇌의 ‘배쪽창백핵’이라는 부위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와 딱딱하고 오래된 빵을 놔뒀을 때 생쥐들은 대부분 초콜릿 케이크를 선택하지만 배쪽창백핵을 자극할 경우 케이크보다 딱딱하고 오래된 빵을 선택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신경과학자 패트리샤 자낙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어떤 것을 먹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데 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독 증상이나 지나친 의사결정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들었을 때 ‘소름 끼친다’라거나 ‘전율을 느꼈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음악이 인류의 시작과 함께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와 음악을 들을 때 희열을 느끼는 이유는 오랫동안 과학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프랑스 부르고뉴 프랑슈콩테대 통합임상신경과학연구실, 브장송대 메디컬센터 신경이미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뇌파측정(EEG)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전율을 느끼는 것은 뇌의 보상 체계, 감정 처리와 관련된 ‘안와전두피질’, 신체 움직임에 관여하는 중뇌의 ‘운동보조영역’, 청각정보 처리에 관여하는 ‘우측 측두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이라고 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신경과학’ 11월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음악을 좋아해 악기를 한두 개 정도 다룰 수 있으며 음악을 즐겨 듣는 18~73세의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 남녀 18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서 전율을 느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음악 90곡 중 하이라이트만 모아 15분짜리 음악으로 편집해 들려주면서 고밀도 뇌파를 측정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움을 느낀 정도와 전율을 느끼는 순간을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전체적으로 305번의 전율을 느꼈으며, 전율의 지속 시간은 평균 8.75초가량인 것으로 보고됐다. 전율을 느꼈다고 보고할 당시 뇌파 측정 결과를 보면 뇌의 다양한 영역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며 뇌의 활동이 갑작스럽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에리 뮐린 브장송대 메디컬센터 교수는 “음악을 들을 때 감동과 함께 전율을 느끼는 것은 민감한 청각 기능과 함께 다음에 무슨 선율이 나올 것인가를 기대하고 예측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노벨상과 한국 과학 수준

    [이은경의 유레카] 노벨상과 한국 과학 수준

    11월이 됐다. 올해의 노벨상 시즌도 끝났다. 해마다 9월과 10월은 노벨상과 연결해 기초연구 관련 기사가 풍부한 기간이다.노벨상 관련 기사들은 유형화돼 있다. 9월에는 노벨상 동향과 한국의 수상 가능성, 10월 초 수상자가 발표되면 수상자 소개와 한국 기초과학에 대한 진단과 평가 기사가 많다. 기사 제목에는 예측, 기대, 불안 등 정서에 호소하는 단어들, 2019년을 예로 들면 ‘언제쯤’, ‘노벨상앓이’, ‘홍역’, ‘빈손’ 등이 사용됐다. 그 중 하나는 “박수만 쳐야 하는 ‘노벨상 시즌’ 돌아왔네”였다. 내용은 수상이 유력한 연구 영역과 과학자들 소개였다. 제목은 학술정보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이른바 유력 후보 명단에 한국인이 없는 아쉬움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과학자들에게 이것은 힘 빠지게 하는 표현이다. 10월 초에 수상자가 발표되면 전전긍긍, 반성, 다짐 등의 기사들을 만난다. 그동안 연구개발에 많이 투자했으니 이제 노벨상을 받을 때가 된 것 같은데 ‘왜 아직’, ‘언제쯤’ 하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일본 과학자가 거의 매년 노벨과학상을 받았기 때문에 일본과의 비교 기사도 많았다. 2019년에는 일본과의 무역 마찰 상황에서 일본의 과학자가 노벨물리학상을 받았기 때문에 더 예민했다. 과학계의 대응은 크게 두 방향이었다. 첫째, 노벨상 수준의 성과가 나오려면 장기간의 연구 축적이 필요한데 우리는 아직 그 정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럼에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니 믿고 기다려 주면 좋겠다. 둘째, 노벨상이 과학 발전의 중요한 척도이지만 과학의 목표는 아니다. 기초과학 연구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재가 과학계로 몰리고, 안정적ㆍ장기적 연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자율적인 연구환경이 만들어지면 그 결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기사들은 비슷한 가운데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인 전망 기사 외에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명단에 포함된 현택환 박사에 대한 기사가 많았다. 수상자 발표 이전에 그의 소속 대학 학생들을 인터뷰한 것이나 발표 이후 그가 ‘실패’했다고 표현한 것은 좀 과했다. 그러나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이것을 계기로 한국의 훌륭한 과학자와 그의 업적이 널리 소개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또한 여성, 비서구인, 흑인 등 과학계 소수집단을 언급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여성 수상자가 많아진 것이 배경이다. 2000년대 이후 노벨과학상을 받은 여성은 8명인데 2020년 한 해에 3명이 나왔다. 특히 물리학, 화학에서는 1964년 이후 2009년이 될 때까지 여성 수상자가 없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연달아 여성들만 수상했다. 이러한 사실을 다루면서 과학계에서 비서구인이나 흑인 소외 등 다양성 문제로 관심이 확대된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여전히 남성 수상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여풍’ 거세다”란 기사는 현실의 소외 문제를 가리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노벨상 시즌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제 노벨상 시즌은 한국 과학자들의 훌륭한 성과를 소개하고 다 같이 알아 가는 계기로 활용돼야 한다.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으면 정말 기쁜 일이지만, 그것이 한국 과학의 목표로 보이면 안 되기 때문이다. 노벨상에 ‘실패’한 현택환 교수의 “노벨상을 받았더라도 연구자로서의 삶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 모두의 태도가 되면 좋겠다.
  • AI부터 종교까지… ‘코스모스’ 칼 세이건의 빛나는 사유

    AI부터 종교까지… ‘코스모스’ 칼 세이건의 빛나는 사유

    천문학에 관심이 적은 이라도 ‘코스모스’ 정도는 들어봤을 터. 1980년 출간한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 60개국에 방영됐다. 퓰리처상을 받은 1978년작 ‘에덴의 용’, 영화로 만들어진 1985년 소설 ‘콘택트’까지, 칼 에드워드 세이건은 타계 이후에도 여전히 과학계의 대명사 중 하나다. ‘브로카의 뇌’는 1974년부터 1979년까지 그가 각종 과학잡지와 대중잡지에 낸 에세이를 모았다.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유사 과학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 그의 롤모델 아인슈타인 평전, 태양계 행성 탐사와 인공지능 로봇의 전망, 종교에 대한 성찰 등 5부에 걸쳐 모두 25개의 글을 실었다. 1986년 지학사는 과학총서 ‘부로카의 두뇌’에 14개 글을 추려냈다. 이번엔 완역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폴 브로카는 19세기 중반 의학과 인류학 발전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외과 의사이자 신경학자로, 그의 뇌는 프랑스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그로부터 시작한 표제작 ‘브로카의 뇌’부터 그의 에세이는 지하에서 우주까지, 고대부터 미래까지를 넘나들며 그의 빛나는 사유를 보여준다. 과학을 소재로 했지만 사물과 우주, 인간의 근원을 찾아간 인문학 서적에 가깝다고 하겠다. 글을 읽다 보면 과학적 사고 방식은 어떻게 시작한 것일지 궁금해진다. 강연을 마친 뒤 ‘신을 믿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쓴 ‘주일예배’ 편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무한히 오래된 우주와 무한히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신은 똑같이 난해한 불가사의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답을 찾아가는 인간의 호기심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자신의 기원에 놓인 불가사의 때문에 이 질문들에 대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430쪽)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소금·설탕·효모액, 모기 차단엔 무용지물

    소금·설탕·효모액, 모기 차단엔 무용지물

    미국 서던미시시피대, 루이지애나주립대 수의대, 호주 시드니대 의대, 웨스트미드병원 공동 연구팀은 소금이나 설탕, 효모를 배합한 액체로 모기를 차단할 수 있다는 제품이나 방법이 실제로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의료 곤충학’ 2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병, 뇌염 등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9종의 모기를 대상으로 소금, 설탕, 효모로 방제가 가능한지 실험했다. 이 물질들을 녹인 액체를 놔두고 일주일 동안 하루에 몇 마리의 모기가 죽거나 포집되는지 관찰한 것이다. 그 결과 모기가 소금, 설탕, 효모를 섞은 액체를 흡입하더라도 죽는 경우는 물론 피하는 모습도 관찰되지 않아 방제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특허 빼돌리고 연구비 횡령하고…‘비리 온상’된 기초과학연구원(IBS)

    특허 빼돌리고 연구비 횡령하고…‘비리 온상’된 기초과학연구원(IBS)

    20일 정부출연연 국감서 더불어 민주당 이용빈 의원 지적 직무관련 개인 기업을 차려 특허를 빼돌리고 연구비를 횡령하는가하면 아들의 연구를 위해 후배 연구원을 동원하고……. 노벨상 수상 수준의 최고 연구를 지원하겠다며 연간 6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하는 국내 유일 기초과학연구기관이라고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은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IBS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16건의 징계처리가 있었으며 특히 연구단장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20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정부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2015년 이후 최근까지 감사결과에 따르면 연구단장들이 저지른 비위 사실에 대해 전체 21건의 지적사항이 있었는데 이중 15건은 완료됐고 6건은 진행 중이다. 이 중 3명은 검찰에 고발돼 파직, 해임 등으로 연구단을 퇴직했고 2명은 3개월 보직해임됐다 복귀한 상태이다. 이들의 비위 내용은 특허 빼돌리기, 상품권깡, 허위견적서 작성 등으로 수 억원 가량의 연구비를 횡령하고 인건비와 연구비를 불법 지원한 것이다. 심지어 대학교수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한 연구단장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박사후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IBS 소속 연구원을 불법 파견하는 갑질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구단장은 채용비리가 적발되면서 해외로 도주하는 사례도 있었다. IBS는 설립 당시 연구 자율성 확보를 이유로 연구단을 대표하는 단장이 인력구성, 운용, 관리, 연구비 편성, 배분, 집행, 관리까지 전권을 줬다. 이렇듯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비리에 대한 내부 감시나 제보가 쉽지 않아 상급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의 감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밝혀지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또 IBS 자체 징계위원회 역시 감사결과에 따른 징계요구에 대해 경고 등 약한 처분을 내림으로써 이런 비리 사실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고 있다. 실제로 비리로 퇴직한 단장들은 현재도 대학교수로 복귀해 활동하는 등 연구윤리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IBS에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면서 기초과학계의 불만은 이전부터 컸다. 기초과학 지원의 핵심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특정 연구분야에만 집중하면서 전체적인 기초과학 연구풍토가 척박해졌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용빈 의원은 “연구단장들의 비리 사안들을 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만큼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IBS는 더 이상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분기준을 강화하고 전체 31개 연구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조직 쇄신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뉴호라이즌스가 보낸 명왕성 하트…자본·기술 아닌 인간 의지 결정체

    뉴호라이즌스가 보낸 명왕성 하트…자본·기술 아닌 인간 의지 결정체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김승욱 옮김/푸른숲/540쪽/2만 5000원 2006년 1월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 2015년 여름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 약 1억 5000㎞의 40배나 더 떨어져 있는 행성에서 뉴호라이즌스가 보내온 ‘예쁜 하트’ 모양의 명왕성 사진은 7개 대륙 전 신문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며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명왕성 플라이바이(근접비행) 당일 명왕성을 보려는 미 항공우주국(NASA) 웹사이트 접속자 수는 20억명을 넘었다.명왕성과 그 탐사선 뉴호라이즌스는 당시 폭발적인 인기와 성공의 아이콘이었지만 정작 그곳에 닿기까지의 과정은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은 두 과학자가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을 향해 간 탐사의 모든 것을 스릴러처럼 엮어 낸 역작이다. 탐사 프로그램을 이끈 행성과학자 앨런 스턴과 그 곁에서 자문 역할을 했던 우주생물학자 데이비드 그린스푼 두 사람이 털어놓는 프로젝트의 전말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인류가 유일하게 탐사하지 못한 고독한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우주 탐사계획에서 번번이 밀리기 일쑤였다. 책은 저자들을 비롯해 20~30대 젊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정치판과 과학계의 편견, 반대를 뚫고 탐사에 성공하기까지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우주 탐사는 기획과 위성 개발, 지상국 통신, 자료 수신을 포함해 보통 10년 정도가 소요된다. 뉴호라이즌스는 세 배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1989년 시작한 탐사 제안서는 2001년에야 승인됐고 2002년 제작에 들어간 위성은 3년 만에 완성돼 그 이듬해 우주로 날아갔다. 무려 17년 만에 탐사의 꿈이 현실이 됐다. 긴 비행 끝에 2015년 명왕성 궤도에 도달했으니 기획부터 근접비행까지 장장 26년이 걸린 셈이다. 탐사에 관여한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2500명에 달한다. 그 험난한 대장정을 전투처럼 치러 낸 열정과 끈기는 책 곳곳에서 실감나게 전해진다. 우주선 제작 착수 자금 확보를 위해 탐사계획서를 작성했다가 무산된 것만도 여섯 번이다. 전방위로 뻗쳐 있는 정치적 압박과 거대 기업의 방해로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될 위기도 여러 번 겪었고 심지어 2006년에는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탐사 프로젝트 가부를 결정하는 태양계 탐사소위원회(SSES)의 회의 모습은 그 힘겹고 어려웠던 탐사의 여정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여러 위원들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빠진 명왕성 탐사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전설적인 대기 물리학자 도널드 헌텐의 회의 발언이 인상적이다. “젠장! 탐사선이 명왕성에 도착할 때쯤 나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설사 살아 있다 해도 그런 상황을 의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거예요. 그래도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맞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곳을 향해 탐사여행을 떠난 뉴호라이즌스는 2021년 4월 명왕성 궤도의 끝에 도착한 뒤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지면서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저자들은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고, 언뜻 막다른 길처럼 보이던 순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온 일들을 돌이켜보면 어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이 계획은 실제로 성공했다”고 쓰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단짠 식품’ 광고 줄여 소아비만 막는다

    [과학계는 지금] ‘단짠 식품’ 광고 줄여 소아비만 막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리버풀대, 런던 재정연구소(IFS),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은 고지방, 소금, 설탕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 대한 TV 광고를 제한한다면 실제로 소아비만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 10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소아비만율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고지방, 소금, 설탕 함유 식품과 음료’(HFSF)에 대한 TV 광고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될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5~17세의 비만 및 과체중 아동 16만명을 줄일 수 있고 74억 파운드(약 11조 741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 첫 코로나 재감염 나와…“2번째 증상이 더 심해, 이례적”

    美 첫 코로나 재감염 나와…“2번째 증상이 더 심해, 이례적”

    미국 첫, 세계 5번째 코로나19 재확진자25세 남성 6주 간격으로 양성 판정 받아독감처럼 매해 반복 유행 가능성도 제기항체 지속력 짧아 코로나 백신 효과 우려도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재확진자가 확인됐다. 불과 6주 만에 다시 감염된 것이어서 첫 감염으로 만들어진 코로나19 항체의 지속력이 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같은 원리로 몸속에 항체를 만들어 감염을 막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USA 투데이 등은 12일(현지시간) “네바다주에서 25세 남성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2번 감염된 것이 현지 과학자들에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내 재감염 확인은 처음으로, 세계적으로도 다섯 번째 사례다. 해당 환자의 사례는 의학전문학술지 ‘랜싯’에 실렸다. 그는 지난 4월에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고 기침과 메스꺼움 등을 포함한 증상을 보였다. 이후 회복돼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5월 말 발열, 기침, 현기증 등의 증상이 다시 나타났고, 6월초 또다시 양성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연구자들은 “2차 감염이 1차 감염보다 증상적으로 더 심각했다”고 했다. 환자는 2번째 감염도 회복했다. 면역체계는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항체를 만들기 때문에 2번째 증상이 더 심했던 것은 이례적이다. 재감염 사례에 대해 과학계는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을 규명하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한국에서 첫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가 알려졌을 때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환자가 굉장히 짧은 기간에 재입원했기 때문에 “항체가 충분히 형성이 안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코로나19가 독감처럼 반복해서 감염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항체의 지속성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진 사례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몸속 면역체계가 지속성이 긴 항체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백신이 승인돼도 혼란과 혼동이 닥칠 것”이라며 “어떤 백신이 가장 좋은지 모른 채 몇 개의 ‘그저 그런 백신’을 두고 선택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리첼 찰스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내에서 면역 글로불린(Ig) G·A·M 등 3가지의 항체를 만들어내며 이중 lgG는 4개월 이상 혈액에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사람이 바이러스에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것보다 인공적으로 만드는 백신이 훨씬 더 지속되는 면역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노벨과학상, 백일몽 그리고 블랙코미디/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노벨과학상, 백일몽 그리고 블랙코미디/유용하 사회부 차장

    ‘백일몽’, ‘블랙코미디’. 지난주에 끝난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둘러싸고 벌어진 우리 사회의 상황을 이보다 적절하게 설명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노벨상 발표를 보름가량 앞둔 지난달 23일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라는 정보분석 기업의 ‘올해 피인용 우수연구자’ 발표였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매년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경제학 분야에서 2000번 이상 다른 사람의 연구에 인용되는 논문을 낸 과학자를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는 현택환 서울대 교수가 한국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유룡 카이스트 교수, 2017년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2018년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에 이어 한국 연구자로는 네 번째이다. 세계적 연구자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발표 직후 국내 한 언론사가 현 교수와 만난 뒤 ‘노벨 화학상 유력 후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현 교수가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까지 ‘노벨상 유력 후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장단을 맞추고 나섰다.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를 하도록 연구자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연구기관이 민간기업에서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홍보 치어리더 역할을 한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 과정을 몰랐다면 모르겠지만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기관의 행동으로는 너무 남사스러웠다. 이러다 보니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7일 당일까지 ‘올해 노벨 화학상 한국인 수상이 확실한 이유’라든가 ‘오늘밤 한국 첫 노벨 과학상 수상자 나온다’ 등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국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오늘 노벨 화학상 수상을 예측하느냐’는 어이없는 질문에 ‘수상을 위해 로비 좀 하라’는 황당한 주문까지 나왔다. 더 우스운 것은 현 교수가 수상했을 때 과기부, 서울대, IBS 중 어디가 홍보 중심이 될지 7일 오후까지 눈치싸움을 벌이다 과기부로 정리됐다는 뒷얘기이다.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만 한 동이 들이켠 셈이다. 노벨재단 홈페이지에도 친절하게 설명돼 있듯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가 발표되기 직전인 9월부터 이듬해 수상자 선정을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해당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과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 회원들에게 9월에 추천장 양식이 발송되고 다음해 1월 31일 후보자 추천이 마감된다. 더군다나 후보자는 물론 추천자까지도 50년 동안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수상자들도 발표 당일까지 자신이 해당 분야 후보였는지 알 수 없다. 노벨위원회는 추천된 후보들 중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연구의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해당 연구가 인류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업적을 이룬 과학자에게 그 해 수상의 영광을 안긴다. 수상자를 선정할 때 논문의 피인용 지수 뿐만 아니라 여러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에 로비를 한다고 해서 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잊을 만하면 노벨상과 관련해 웃지 못할 사건들이 벌어진다. 2005년 황우석 박사가 그랬고, 몇 년 전에는 한 줄기세포 관련 기업 대표가 노벨 생리의학상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지만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했다는 황당한 얘기들이 그것이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노벨상 관련 사건들은 상에 대한 무지 때문에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찰과 실험으로 사실을 밝혀내는 과학은 열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꾸준한 성찰과 지지를 바탕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웃자란 식물은 아름다운 꽃도, 달콤한 열매도 맺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만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한국 과학기술의 많은 분야들이 외국 과학계에서 충분히 인정받는 수준에 올라섰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고 해서 한국 과학기술 수준이 무시당할 수준은 아니란 말이다. 매년 10월만 되면 노벨상 열병 때문에 백일몽을 꾸다 못해 블랙코미디를 연출하는 우리 사회도 이제 좀 차분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dmondy@seoul.co.kr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인도와 일본, 정말로 사라지게 될까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인도와 일본, 정말로 사라지게 될까

    최근 금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 보고로 과학계가 크게 술렁였다. 금성의 대기에서 일정 농도의 포스핀이 지속적으로 관측된 것이다. 포스핀은 혐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생기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생성된 뒤 수십분 내에 분해되는 포스핀이 일정 농도 관측된다는 것은 미생물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혹독한 대기 환경을 보이는 금성에서 이런 미생물의 존재 가능성은 극한의 다른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성은 지구와 인접한 행성이지만, 대기 환경은 지구와 크게 다르다. 지구와 다른 금성의 대기 형성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지구형 행성의 대기 조성은 행성 내부 운동과도 관련 있다. 판구조 운동과 화산 활동이 그것이다. 이들은 행성 내부, 지표와 대기 간에 큰 규모의 물질 순환을 만들고 있다. 지구의 화산 가스는 대부분 수증기로 구성돼 있지만, 이산화탄소, 질소, 황, 수소, 일산화탄소 등도 포함하고 있다. 또 판구조운동으로 지표의 물이 지구 내부로 운반되고, 화산과 해령 등을 통해 지표와 대기로 순환될 수 있음이 제기되기도 했다. 판구조운동은 대기 조성뿐 아니라 지형을 바꾸고 지역의 기후도 바꿀 수 있다.지구의 최고봉들이 줄지어 늘어선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고원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 결과로 만들어졌다. 인도판은 1억년 전 남반구에 위치한 곤드와나대륙에서 분리됐다. 인도판은 연간 20㎝의 빠른 속도로 북쪽으로 3000㎞가량 이동해 5500만년 전부터 유라시아판과 충돌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도 매년 5㎝ 속도로 충돌이 진행 중이다.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파고드는 형세다. 인도판은 티베트고원 방향으로 파고들며, 현재는 410㎞ 깊이에 위치한 맨틀 전이대 위에 놓여 수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모두 대륙판이고, 밀도도 유사해서 인도판이 지구 내부로 가라앉지 못하고 수평 이동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히말라야산맥과 티베트고원의 고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충돌로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완전히 사라지게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인도판의 이동을 주관하는 맨틀대류와 중앙해령에서의 판의 생성 속도뿐 아니라 인접 지역 판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본 열도 동쪽으로 충돌하는 태평양판은 일본 열도와 동해 아래를 지나 한반도까지 뻗어 있다. 이곳에서부터 중국 내륙 방향으로 수평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것이 백두산 화산 활동의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한다는 설명도 있다. 이렇듯 충돌대마다 침강판의 모양과 놓여 있는 깊이가 서로 다르다. 지구 내부의 순환 운동도 지역별로 상이하다. 이 결과 지구 곳곳에서 새로운 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모잠비크가 위치한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은 현재 아프리카 대륙과 서서히 분리되고 있다. 미래엔 두 개로 나뉜 아프리카 대륙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개별판의 움직임은 또 다른 판의 움직임을 가져오고, 내부 순환을 가속화시키기도 한다. 지구는 살아 있고, 비선형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향후 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성격과 생김새가 다르듯이, 지구 내부 운동도 지역별로 사뭇 다르다. 이래저래 복잡한 세상이다.
  • 여성·흑인에게 인색한 노벨상

    여성·흑인에게 인색한 노벨상

    노벨상은 아직도 여성과 흑인에게는 ‘넘사벽’이다. 20~21세기에 걸친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흑인 수상자 비율은 각각 10%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성별·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931명과 28개 단체 가운데 여성은 57명(6%), 흑인은 16명(2%)에 그쳤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학상 발표만을 앞둔 올해 노벨상의 경우 여성 수상자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수상자 9명 중 여성은 앤드리아 게즈(물리학상),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화학상), 루이즈 글릭(문학상) 등 4명이다. 화학상의 경우 여성 과학자 2명이 함께 수상했는데, 화학상 수상자 중 여성이 공동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물리학상을 받은 게즈는 이 부문에서 여성으로서 네 번째로 수상했다. 노벨상 첫 여성 수상자는 1903년 상을 받은 마리 퀴리(물리학상)다. 여성 수상자는 21세기 들어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년간 여성 노벨상 수상자 수는 올해를 포함해 28명으로, 역대 여성 수상자 절반에 이른다. 노벨상 시상이 1901년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20세기 100년간 여성 수상자 수와 21세기 20년간 수상자 수가 비슷한 셈이다. 특히 2009년은 5명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한 해 최다 수상을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흑인 노벨상 수상자는 지금까지 평화상 부문에서 12명과 문학상 3명, 경제학상 1명이 전부다.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과학 부문에선 수상자가 전무하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도 흑인은 없다. CNN은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의 수는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흑인 수상자는 증가 속도가 매우 더뎌 인종 다양성의 관점에서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마크 짐머 미 코네티컷대 화학과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며 “과학계 내의 다양성 부족 문제는 특정 계층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인구가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괴란 한손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도 ‘네이처’지 논평을 통해 “노벨위원회가 후보자 추천을 골고루 받기 위해 전 세계 연구대학에 접근하는 실질적인 노력을 했지만 이미 과학이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출신에게 장악된 상태여서 해결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는 12일 오후 6시 45분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역대 노벨상 과학 부문서 흑인 수상자 0명…“사회 체계의 문제”

    역대 노벨상 과학 부문서 흑인 수상자 0명…“사회 체계의 문제”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 경제학상 발표만 남겨 둔 가운데 여성이 올해 수상자 9명 중 4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지만 역대 수상자의 성별·인종적 다양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931명과 28개 단체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의 6%, 흑인은 16명으로 2%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CNN은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의 수는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인종 다양성의 관점에서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흑인 수상자의 경우 현재까지 평화상 부문에서 12명, 문학상 3명, 경제학상 1명이 전부다.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과학 부문에서 배출된 흑인 수상자는 120년이 된 노벨상 역사상 단 한 명도 없다.첫 흑인 수상자는 1950년에서야 나왔는데, 미국 외교관 랠프 번치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조정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가 발표된 5개 부문에서도 아직 흑인은 없다. 마크 짐머 코네티컷 칼리지 화학과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면서 “과학계 내의 다양성 부족 문제는 특정 계층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인구가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역시 전체 수상자 중 6%밖에 되지 않지만 최근에는 그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올해 화학상의 경우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 등 여성 과학자 2명이 함께 수상했는데, 이 부문의 공동 수상자에 여성만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물리학상을 받은 앤드리아 게즈는 역대 4번째 물리학상 수상자다. 마리 퀴리가 1903년 물리학상으로 첫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된 이래 2009년에는 5명의 여성이 수상해 한 해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21세기 들어 20년간 여성 노벨상 수상자 수가 올해를 포함해 28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노벨상 시상이 1901년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 세기 100년간 전체 여성 수상자 수(29명)와 최근 20년이 거의 비슷한 셈이어서 여성의 비중이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스마트워치로 마라톤 기록 정밀 예측

    스마트워치로 마라톤 기록 정밀 예측

    프랑스 파리11대학(파리 샤클레대) 이론물리학·통계모델링 연구실, 핀란드의 스포츠 훈련기기 제조사 폴라일렉트로요 공동연구팀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훈련 거리와 시간 데이터를 사용해 마라톤 경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0월 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폴라일렉트로요에서 개발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고 있는 마라톤 주자 약 1만 4000명에게서 수집한 160만회에 해당하는 훈련 거리, 시간 정보와 운동 후 체내 젖산염 수치 같은 생리의학적 데이터를 결합시켜 실제 마라톤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만들었다. 수학 모델 예측치가 실제 경기 결과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中, 미국서 ‘코로나 조작설’ 제기한 옌리멍 박사 대신 어머니 체포

    中, 미국서 ‘코로나 조작설’ 제기한 옌리멍 박사 대신 어머니 체포

    중국이 이른바 ‘코로나 조작설’을 제기한 과학자의 어머니를 체포했다. 5일 반공매체 에포크타임스(大紀元時報)는 신변 위협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옌리멍(閻麗夢) 박사의 어머니가 베이징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옌리멍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어머니의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체포 경위나 적용 혐의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현지언론은 미국으로 망명한 옌리멍 박사가 꾸준히 ‘코로나 조작설’을 제기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출신으로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원에서 바이러스학 및 면역학을 전공한 옌리멍 박사는 지난 4월 미국으로 망명했다. 신변 위협을 우려해서였다. 망명 전까지는 세계보건기구(WHO) 협력센터인 홍콩대 공중보건연구소에서 일했다. 코로나19 초기 연구에도 참여했다. WHO가 우한에서 새로운 호흡기 질환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정부로부터 ‘비밀 조사’를 의뢰받았다. 이 과정에서 옌리멍 박사는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12월 초 이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상부에서 함구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박사는 신종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비밀리에 서방세계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중국과 홍콩 당국의 압박이 시작됐다. 홍콩경찰은 박사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말하며 지인들을 상대로 박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중국은 본토에 있는 박사의 가족을 겁박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박사는 지난 4월 미국으로 망명했다.이후 보수매체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폭로를 이어갔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사실험실에서 생물학 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우한 화난수산시장은 연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자연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며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간 간 감염 가능성을 국제 사회에 일찍 알릴 수 있었으나, 중국 정부와 WHO가 막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말하려 미국에 왔다. 중국에 있었다면 실종됐거나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초기 조사 당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의사들에게 얻은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9월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문도 발표했다. 옌리멍 박사는 지난달 14일 정보공유 플랫폼 ‘제노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 친화보다는 수준 높은 연구소에서 조작됐음을 시사하는 게놈의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과 가능한 조작 방법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라는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에서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이 자연발생이나 인수공통이라는 설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쥐 바이러스를 활용해 인간 대 인간 감염을 일으키도록 인위적으로 특별히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계는 박사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영국 배스대 교수 앤드루 프레스턴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옌 박사를 배출한 홍콩대 측도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옌 박사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은 ‘가짜뉴스’를 이유로 정지됐다. 박사가 미국 반중단체 소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옌 박사는 스티브 배넌과 궈원구이가 함께 설립한 대표 반중단체 ‘더 소사이어티’ 소속이다. 스티브 배넌은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우파 포퓰리즘과 반이민 정책의 뼈대를 세운 인물이다. 미국으로 망명한 옌 박사가 처음 출연한 방송이 배넌의 유튜브 채널이었다.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는 뇌물과 사기, 납치,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미국으로 망명해 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들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다.한편 옌 박사 어머니를 체포한 중국은 코로나19 출현을 처음 알린 의사를 비롯해, 당국의 대응을 비판한 활동가와 지식인 등을 마구잡이로 체포해 비난을 샀다. 우한 실태를 고발하다 실종됐던 시민기자 천추스는 공안에 체포돼 7개월째 구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한국 과학과 노벨상, 그리고 이휘소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한국 과학과 노벨상, 그리고 이휘소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노랗게 변하는 들판과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며 코로나바이러스도 멈출 수 없는 결실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수확의 계절이기도 한 10월은 한국 과학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매년 이맘때 생리의학, 물리, 화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아직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한국에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현대과학의 역사, 창의성을 살리지 못한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실패 확률은 높지만 창의적 연구에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할 수 없었던 사회환경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한국전쟁 뒤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아야 했던 한국은 국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반세기 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모든 분야에서 기적 같은 성과를 이뤘다. 과학계 역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랑할 만한 성장을 했다. 외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한국 과학계의 위상은 결코 낮지 않다. 다만 과학, 문학, 경제 분야의 노벨상과 수학 필즈상 정도가 한국 사람들이 아직 달성하지 못했을 뿐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목표로 연구를 하지는 않는다. 한 분야를 열심히 하다 보면 새로운 원리나 현상을 발견하게 되거나 어떤 분야를 크게 발전시킨 공로로 주어지는 것이 노벨상이다. 지적 호기심과 탁월한 연구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과학자의 길을 선택했고 현재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잠재적인 노벨상 수상자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단지 시간이 좀더 필요할 뿐이다. 1976년 레슬링에서 양정모 선수가 기다리던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각 종목에서 연이어 금메달이 나오기 시작한 것처럼 과학 분야에서도 조만간 훌륭한 성과의 스타트를 끊어 줄 과학자가 나와 주리라고 믿는다. 노벨상이나 필즈상같이 개인이나 그룹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나 업적은 무엇일까? 필자의 개인적인 기준으로 한국인이 받은 최근 20여년간의 톱 5 리스트를 나열해 보면, BTS의 빌보드 1위 행진,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박세리 선수의 LPGA 대기록,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이 아닐까 싶다. 노벨상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이란 발명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과 최근 BTS가 ‘다이너마이트’란 노래로 빌보드 차트에서 연속 1위를 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라고 노래하는 BTS의 또 다른 히트곡 ‘DNA’의 가사처럼 한국 과학 역량을 감안해 볼 때 노벨상과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현재 한국 과학계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수준의 업적을 쌓고 있는 과학자들이 많다. 노벨상이 획기적인 발견이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주어지고, 일반적으로 연구 성과를 발표한 후 20~30년이 지나야 받게 되는 것임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수상자가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에 가장 근접했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일찍 유명을 달리한 이휘소 박사와 같은 대가가 하루라도 빨리 등장하는 것도 기다려 본다.
  • 미 CDC 국장, 트럼프 의학고문 겨냥해 “그의 말은 모두 거짓”

    미 CDC 국장, 트럼프 의학고문 겨냥해 “그의 말은 모두 거짓”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전반을 관리하는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참모를 가리켜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최근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누구인지 모르는 상대방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근처 좌석에 앉아 있던 NBC 기자가 우연히 들었다고 28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착륙한 뒤 해당 기자가 누구를 얘기한 것이냐고 묻자 레드필드 국장은 스콧 아틀라스 대통령 의학 고문이라고 확인해줬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신경방사선 학자인 아틀라스 박사는 전염병 전문가가 아닌데도 폭스뉴스 보건의료 해설자로 고정 출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지난달 초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새로 합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라스 고문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과학계의 결론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다고 비판하며 집단면역이 잠재적으로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는 이달 초 CNN에 “모든 국민이 모든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온전한 과학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레드필드 국장은 물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정부 내 전문가들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에 대한 NBC 뉴스의 질의에 아틀라스 고문은 “내가 말했던 모든 것은 데이터와 과학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것은 스탠퍼드·하버드·옥스퍼드 대학 등의 수많은 세계 최고 의학자들이 말한 것을 반영한다”고 반박했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해 왔던 레드필드는 최근 미국 내 백신 배포 시점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공개 반박을 당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마스크는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공중보건 도구”라며 “8, 10, 12주 동안 그것을 했다면, 대유행은 통제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29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3327만 3720명, 사망자는 100만 555명인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14만 7241명, 사망자는 20만 5031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햄버거병’ 유발 독소 진단 기술 개발

    [과학계는 지금] ‘햄버거병’ 유발 독소 진단 기술 개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이무승 박사팀과 국립한밭대 전자제어공학과 구치완 교수 공동연구팀은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 유발 독소물질을 빠르게 진단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렸다. 장출혈성대장균이 내뿜는 독소는 신장, 중추신경계 등 주요 장기 기능에 장애를 유발해 급성신부전증은 물론 심할 경우 혼수나 마비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존의 독소 검출 기술과 달리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휴대형 고감도 광학검출기는 현장에서 간단하게 사용하고 검사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계 곳곳 폭염·산불·홍수로 폐허… 기후변화 지구촌 달구다

    세계 곳곳 폭염·산불·홍수로 폐허… 기후변화 지구촌 달구다

    미국 서부를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로 폐허가 된 주택가와 주황색 연무에 휩싸인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사진은 충격 그 자체다. 지난해에는 산불이 남반구의 호주를 덮치더니 올해는 미국 서부와 남미 아마존, 인도네시아 등이 산불 피해를 입고 있다. 올여름 북반구는 150년 만에 가장 더웠다. 남북극의 빙붕은 계속 녹아내리고 있다. 홍수로 중국 샤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붕괴설까지 나돌았다. 한국도 올해 역대 최장 장마 기간(51일)을 기록하고 초강력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기후변화, 기후위기가 남 얘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후변화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50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는 기후변화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美데스밸리 기온 54.4도, 관측 89년 만에 최고 최근 몇 년 새 폭염과 혹한, 가뭄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 징후들이 더 자주,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호주의 초대형 산불은 빨라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4일(현지시간)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북반구 지표면과 해수면 온도가 20세기 평균보다 섭씨 1.17도 높아 1880년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2016년과 2019년이 공동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올해 미국 데스밸리의 8월 17일 기온은 54.4도로 1931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러시아 시베리아 베르호안스크의 기온도 6월 20일 38도를 기록해 13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 9일 세계기상기구(WMO)가 글로벌 탄소프로젝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등의 데이터를 총괄해 발표한 2020년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의 현주소가 잘 나타난다. 2016~2020년 세계 평균기온은 1850~1900년(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라갔고, 2011~2015년보다도 0.24도 높아졌다. 2020~2024년 사이에 최소 1년은 세계 평균기온이 지구온난화의 위험 수위인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을 가능성이 24%에 이를 것으로 WMO는 예상했다. 네덜란드 델프트대학 등 국제연구진이 최근 미국 학술원 회보에 게재한 남극 빙하 실태 위성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남극 아문센해에 있는 파인섬의 빙붕 면적이 최근 6년 동안 30%, 로스앤젤레스(LA) 크기만큼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빙붕의 유실은 캐나다와 그린란드 등 북극에서도 관측돼 왔다. 올여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 주에서 100건 이상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12일 현재 3개 주의 피해 면적은 1만 9125㎢로 한국 국토 면적의 약 20%에 해당한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간 이어진 대형 산불로 호주 산림의 14%인 약 18만 6000㎢가 소실됐다. 시드니대학 등의 공동조사 결과 30억 마리의 동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당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우리는 점점 더 덥고 건조한 여름을 맞고 있다”며 “분명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호주 정부는 올해도 사정이 비슷할 것으로 우려한다. 집중호우 피해도 컸다. 중국에서는 지난 6~7월 대홍수로 싼샤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재민만 한국의 인구와 맞먹는 5000만명이 발생했다. 아프리카도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 WMO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봉쇄 조치를 취한 지난 4월 초 하루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하지만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지난 6월에는 지난해보다 5% 감소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사람의 이동과 경제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한눈에 보여 준다.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10년간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씩 줄여야 하는데 석탄발전을 줄이고 석유 이용을 줄이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NASA 올 2만 8000건 산불 경보… 예년의 4배 폭염과 홍수, 산불 등은 식량 생산과 공급에도 영향을 준다. 산불로 인한 연무와 그을음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고 건강에도 피해를 준다. NASA는 올여름 전 세계적으로 2만 8000건의 산불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예년의 4배 수준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교역도 영향을 받는다. 2019년 파나마의 강수량이 전년보다 20% 줄고 대기 증발량이 10% 늘면서 파나마 운하의 수위가 낮아졌다. 그로 인해 적재 화물량을 줄이면서 운송 비용이 15% 증가했다고 한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도 문제다. 냉방기를 갖추지 못한 저소득국가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2100년에는 열사병으로 숨지는 인구가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는 인구와 맞먹을 정도로 폭염은 심각한 건강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은 미국 대선 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10번 중 9번이 최근 10년 새 발생했다. 3년 전 와이너리가 모여 있는 소노마카운티가 산불로 큰 피해를 본 뒤 3년째 대형 산불이 되풀이되고 있다. 코로나19까지 겹쳐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에서 최대 자연 재앙은 이제 지진이 아니라 산불이 됐을 정도다. 과학계와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기후변화 위기는 과장됐다며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서부 산불의 원인도 ‘산림 부실 관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산림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날이 선선해지면 산불도 잦아들 것이라고 말해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후변화가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산불과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트럼프의 안이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2030년 전력생산부문 탄소 배출 제로, 2050년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트럼프와 차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과학자들은 폭염과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 등이 맞물려 최악의 산불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산불 규모가 커지고 위력이 강해진 데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치우는 수준의 산림 관리 정책으로는 역부족이고, 기후변화의 원인인 화석원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인들 기후변화 관심 지속… 대선 영향 주목 미 스탠퍼드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종차별 갈등과 코로나 사태, 경기침체 등 현안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연구팀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그간 실생활과 밀접하지 않아 유행처럼 여겨졌던 것과 달리 기후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앞다퉈 녹색성장전략을 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낮추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그린딜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40%에서 55%로 강화할 전망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뉴질랜드는 최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은행과 사모펀드 등 금융기관에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공개하도록 법제화했다. 한국도 저탄소 친환경 경제 전환을 위해 총 20조 3000억원을 집중투자해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3만대 보급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인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미국은 대선 다음날인 11월 4일 파리기후협약에서 공식 탈퇴한다. 바이든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가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의 시계를 멈출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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