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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끌 모아 태산” 식품업 ‘1조원 클럽’

    ‘1조원 클럽’에 들어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올해 경기불황과 우유값 인상파동 등으로 ‘식품업계 1조원 클럽’ 가입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클럽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우유의 올 매출은 1조원에서 100억원 정도 모자란 9900억원으로 예상된다. 1조원 클럽은 과자, 라면 등 단가가 낮은 수백원짜리 제품을 팔아 매출 1조원을 이뤘다는 뜻에서 식품업계에서는 ‘대기업군’으로 불린다. 전자, 자동차 등 굵직한 상품들과는 달리 수백원짜리 ‘티끌’을 모아 조단위의 ‘태산’을 이뤘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현재 매출 1조원대를 돌파한 회사는 ㈜CJ, 대상, 농심,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5개사에 이른다. 내년 가입을 목표로 뛰고 있는 기업들은 서울우유를 비롯, 한국야쿠르트, 남양유업, 오뚜기 등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맨 처음 1조원 매출을 이룬 곳은 CJ. 지난 91년이다. 이어 97년에는 2조원의 벽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매출이 2조 4500억원이고, 올해 목표가 2조 6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늦어도 2∼3년 안에 3조원 매출이 예상된다. 이어 대상이 98년 두번째로 클럽에 가입했다.CJ가 2조원을 돌파한 다음해에 1조원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1조 2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농심은 2000년 클럽에 등록했다. 가입은 대상보다 2년 늦었지만 지난해 매출은 CJ에 이어 식품업계 서열 2위(1조 5200억원)다. 네번째는 2001년에 입성한 롯데칠성. 지난해 매출은 1조 1087억원에 이른다. 롯데제과도 2002년 회원사 자격을 따내 현재로선 ‘막내 회원’이다. 지난해에는 1조 9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출 1조원 정도라야 식품 대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규모의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평생 악몽 판사꿈 날렸어요”

    “평생 악몽 판사꿈 날렸어요”

    1993년 1월31일자 서울신문 사회면은 ‘대입 대리시험조직 적발’이 머리기사로 장식돼 있다. 대리시험의 수법, 학부모와 명문대생이 끼었다는 점이 12년이 흐른 지금의 입시부정과 흡사하다. 빗나간 교육열이 부정을 낳았다는 기사제목과 한국사회를 흔든 충격도 2004년 12월과 다르지 않다. 서울신문은 당시 범행에 가담했던 19살의 대리시험생을 추적했다. 명판사가 꿈이었던 이 여학생은 한순간의 범죄행위로 그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6일 기자를 만난 이모(30)씨는 개인 사무실을 둔 변호사가 돼 있었다. 전문분야 없이 형사·민사·가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0년이 지났어도 후회가 남는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10년 뒤에도 후회할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회한의 세월을 되돌아봤다. ●어려운 가정에서 대리시험 유혹 명문 법대 1학년생이던 그는 92년 서울 강남지역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 고액과외 자리를 얻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이씨를 채용한 사람은 대리시험 브로커였다. 처음에는 몇 차례 거부했지만 결국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200만원을 받고 전기 모대학 대리시험을 봤던 이씨는 후기의 모여대 대리시험을 보고 나오던 93년 1월30일 현장에서 체포됐다. 곧바로 대학에서 제적됐다. 구치소 생활 2개월 만에 받은 돈의 대부분을 어려운 집안의 생활비로 보탰다는 점을 참작한 법원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면서 풀려났다. 우여곡절 끝에 95년 같은 대학으로부터 재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죄는 너무나 무거웠다.‘아는 친구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은’ 강박관념에 결국 심리상담을 받는 처지가 됐다. 전과자가 된 그는 “공직에 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법조계 진출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고 2년이 지나서야 사법시험 응시자격을 얻은 그는 97년부터 시험준비에 들어갔다.3년 만인 2000년 합격했으나 대리시험의 전력은 그를 옭매는 사슬로 따라다녔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판사를 지망했으나 임용 직전 “임용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통고받았다. 차선책으로 검사를 지원했지만 성적이 상위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임용되지 않았다. 대형로펌에 원서를 냈지만 서류 통과조차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개인 변호사로 정착 성적 상위권 중 진로가 결정되지 않던 그는 지난해 4월에야 한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간 뒤 1년 만에 독립했다. 기자가 이날 오전 사무실로 불쑥 찾아가자 그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내 자신과 같은 처지의 후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순순히 취재에 응했다. 그는 “개인 사무실을 낸 지금에야 마음이 다소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친한 사람들에게는 내가 ‘대리시험으로 구치소에도 가본 적이 있다.’고 털어놓는다.”면서 과거를 밝히는 것은 앞으로 떳떳하게 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부정하게 돈을 벌려고 했다가 더 큰 것을 잃게 된 날 냉소적으로 바라봤다.”는 그는 “11년 전 받은 재판이 잘못된 가치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대리시험을 봤거나 부탁한 아이들 대개는 평소 부모님 말씀을 잘듣고 칭찬만 받던 아이들일 것”이라면서 “이번에 수사받은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해서도 안 되겠지만, 너무 좌절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씨는 구치소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으며 그들이 부탁한다면 변호도 하고 싶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엄마 노릇하려니 정신없어”

    “엄마 노릇하려니 정신없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스킨십 정치’가 당 안팎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당내 주요 당직자와 출입기자단을 집으로 초청,‘오픈 하우스 정치’로 눈길을 끈 박대표가 5일에는 앞치마를 두른 ‘일일 엄마’가 됐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의 ‘화성영아원’을 찾아가 반나절 동안 아이들 식사를 챙겨주며 봉사활동을 벌였다. 아이들을 옆에 앉혀놓고 ‘해님 달님’,‘강아지똥’,‘청개구리’ 같은 책을 읽어 준뒤 아이들이 “그거 우리도 다 아는 거예요.”라고 딴청을 피우면 “그래도 잘 들어봐. 그래야 이따 산타클로스가 선물 줄 거야.”라고 달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아휴, 연기까지 하면서 읽으려니 너무 힘들어요. 말을 안 듣는 아이들 어거지로 앉혀놓고 읽으니까 목이 다 쉬겠어요.”라고 너스레도 떨었다. 점심시간에는 아이들을 옆에 앉히고 김치·부침개를 수저에 올려줬고 아이들이 버린 과자봉지를 주워 앞치마 주머니에 담는 등 ‘엄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소감을 묻자 “사실은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라고 답했다. 영아원을 54년째 이끌고 있는 이형숙(90) 원장은 “이렇게 찾아와줘 고맙다.”며 손수 뜬 덧버선을 선물했다. 이어 저녁에는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만찬모임도 가졌다. 박 대표는 “정치 얘기는 그만 하자.”고 손사래를 쳤지만 질문이 이어지자 “국가보안법과 관련 제가 당 일부의 비판도 무릅쓰고 ‘정부 참칭 조항 삭제도 검토’ 등을 언급하며 여당에 4차례나 대화하자고 제안할 때는 일체의 반응도 없었다.”면서 “여당이 당론을 폐지에서 개정으로 바꾼다면 얼마든지 대화의 장에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낙지네 개흙 잔치/윤봉선 그림

    동시집 ‘박하사탕 한봉지’를 냈던 안학수(50) 시인이 이번엔 개펄에서 시를 캤다. 개펄에서 하나 둘 건져올린 그 작은 노랫말들은 동시집 ‘낙지네 개흙 잔치’(윤봉선 그림, 창비 펴냄)에 묶였다. 조개, 고둥, 게, 갯지렁이, 낙지…. 펄에 묻힌 갯것들을 보듬어 시인은 목청껏 노래로 꿰었다.“작은 벌레나 풀꽃 하나라도 소중히 할 줄 아는 마음이 곧 인류를 사랑할 줄도 안다.”는 철학을 어린 독자들에게 귀띔해주고 싶어서다. “뾰룩뵤룩 뾰루지/따개비는 부스럼//찌덕지덕 생딱지/눌어붙은 굴딱지//새까맣고 얼룩진/울퉁불퉁 못난이//그래도 그 품에/아기 달랑게를 품었다.//그래도 그 등에/꼬마 갯강구를 업었다.”(‘갯돌’) “개펄 마당 가득 채우며/밀려드는 밀물 깊은 곳/김발 매었던 말짱머리에/뙤똥하게 앉아 무엇으르 하나?//(…)//스님처럼 좌선한 폼이 염주 없이도 깨우치겠다./차려입은 잿빛 장삼이/목탁 없이도 성불하겠다.”(‘두루미중’) 금방이라도 개펄 내음이 코끝에 끼쳐올 것 같은 서정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환경파괴 등 현실문제를 고민해보게 하는 시들도 자주 끼어든다.“터진 과자봉지/뒹구는 소주병/널브러진 담배꽁초/우그러진 깡통/씹다뱉은 오징어발//(…)//놀란 괭이갈매기들/메스껍다 되돌아 날며/끼야 끼야 꺄꺄/꾸루 꾸루 꾸꾸.”(‘해수욕장의 아침’) 꼼방울(솔방울), 말짱(말뚝), 트레못(나사못), 황발이(농게) 등 재미난 우리말들이 많다. 초등생용.6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같은 죄도 소득따라 벌금차등…형법 바꾼다

    같은 죄도 소득따라 벌금차등…형법 바꾼다

    1953년 일본의 형법 가안(假案)을 토대로 제정된 형법이 50여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최근 열린 제25차 전체회의에서 법원과 검찰, 변협,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위원회를 법무부에 설치, 형법체계의 재정비를 위한 연구 작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일부 범죄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 양형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형법과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형사특별법이 많아 고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5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경우 특별법의 적용을 받아 징역 10년 이상의 형을 받아야 한다. 이는 형법상 살인죄가 징역 5년 이상이라는 점에 비춰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원회가 검토할 주요 형벌제도는 다음과 같다. ●벌금형 똑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소득에 따라 벌금을 차별화하는 ‘일수벌금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벌금을 내지 못했을 때 구치소 대신 사회봉사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음주운전의 경우 현재는 알코올 농도에 따라 벌금액수가 정해진다. 일수벌금제가 도입되면 알코올 농도에 따라 5일,10일,15일 등으로 처벌이 정해지고, 개인의 하루 소득을 계산해 벌금액을 산정한다. 이는 유럽이 도입한 제도다. 또 징역형에만 활용되던 집행유예와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등을 벌금형에 도입할지도 결정한다. ●징역형 감형 또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 종신형’을 신설할지 논의한다. 현재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더라도 감형 등을 통해 17년 정도면 출소하고 있다. 또 무기징역과 유기징역의 형량 차이가 너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유기징역형의 형량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유기징역의 최고형량은 15년이며 전과가 있을 경우 25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실형과 집행유예의 ‘간격’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는 실형을 받은 전과자는 5년 동안 집행유예형을 받지 못하지만, 집행유예형을 받은 전과자는 다음에도 집행유예가 가능해진다. ●집행유예 현재는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지르면 실형을 받아야 하지만, 가벼운 범죄에 대해선 한차례 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바꾸는 안이 올라와 있다. 보호관찰 등 준수사항을 위반했을 때 무조건 집행유예를 취소, 실형을 살게 하는 것도 보호관찰 기간을 연장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 등으로 다양화하도록 논의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웰빙분만-인기끄는 자연분만

    웰빙분만-인기끄는 자연분만

    웰빙은 분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들어 제왕절개 대신 자연분만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제왕절개를 경험한 산모도 자연분만이 가능해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이런 흐름에 주목, 내년부터 자연분만할 경우 입원비, 분만비 등 모든 보험진료비와 미숙아 치료에 드는 보험진료비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자연분만의 이점 의학적으로 불가피하게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분만이 안전하고 회복도 빠르지만 지금까지는 단지 아기를 쉽게 낳으려는 욕심 때문에 멀쩡한 산모들도 제왕절개를 택하곤 했다. 그러나 자연분만은 제왕절개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다. 진통은 힘들지만 출산 과정에서 몸 속의 분비물이 제거되는 반면 전신마취를 하는 제왕절개는 마취 부작용과 수술자국이 남는다. 태아가 산도를 빠져 나오면서 받는 강한 자극이 뇌 중추에 활력을 줘 자연분만 아이가 더 총명하고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또 자연분만은 출산 6∼8시간 후면 움직일 수 있고 모유수유도 가능해 아이와의 교감이 가능하다. 반면, 제왕절개 분만은 2∼4일 동안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며, 입원 기간이 길고 회복도 더디다. 비용도 문제. 자연분만은 3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으며,40여만원의 입원·분만비가 필요한 반면, 제왕절개는 1주일 가량의 입원비를 포함,100만원이 넘게 든다. 그러나 불임산모나 태아의 자세가 불안정한 경우 등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제왕절개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자연분만의 조건 자연분만은 이점이 많지만 모두에게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조건은 산모가 자연분만이 가능한 몸을 만드는 일. 임신 중 체중조절만 잘해도 자연분만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임산부의 체중은 출산 전에 비해 10∼12㎏이 증가한 상태면 정상(원래 과체중인 사람은 8㎏)으로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15∼20㎏은 보통이고, 심하면 25㎏ 이상 늘어난 임신비만 산모가 많다. 실제로 체중 1㎏이 늘 때마다 제왕절개 비율이 4%씩 늘어 15㎏ 이상 체중이 증가할 경우 전체 임신부의 3분의1이 제왕절개를 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산모 비만의 문제 산모의 비만은 태아의 질병 가능성과 사망률을 높일 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유발과 과체중아 출산 확률도 무척 높다. 임신부에게 임신중독증이 나타나면 자연분만이 어려운 것은 물론 조산, 사산 확률도 2∼3배나 높아진다. 자연분만연구회 신현태 회장은 “임신 중 지나친 체중 증가는 제왕절개 분만 가능성을 높이므로 임신 초기부터 꾸준한 운동과 적당한 칼로리 섭취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관리와 영양섭취 우리나라 산전관리 수진율은 1985년에는 평균 4.1회였던 것이 2000년에는 12.3회로 크게 늘었다. 임산부가 한달에 한번꼴로 산부인과를 찾지만 대부분의 경우 검사 위주여서 임신부의 건강과 직결되는 일일 운동량이나 식습관 및 영양상담 등은 대부분 무시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임신 기간을 3기로 나눠 첫 3개월에 1㎏,4∼6개월째 4㎏,7∼10개월째에 5㎏ 등 모두 10∼12㎏의 체중 증가가 적정하다.”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 임신부는 임신 초기에는 1일 150∼200㎉, 중기 이후에는 350∼400㎉의 열량을 추가로 섭취하면 된다. 이는 1일 우유 한잔, 감자나 고구마 1개, 치즈 1장 정도면 되는 열량이다. 또 빵이나 과자류 대신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나 사과, 귤 등 포만감을 주면서도 열량이 낮은 음식이 좋다. 단백질 권장량은 하루 70g 정도.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미숙아 발생 빈도와 태아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빈혈은 조산아, 저체중아 위험이 있으므로 철분제를 따로 복용해야 한다. 임신 중 금해야 할 기호식품은 술, 담배, 커피와 수은 오염 위험이 큰 참치 등이다. ●임신부의 운동 임신 초기부터 산전체조를 꾸준히 하면 임신으로 인한 근육, 관절 인대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요통을 줄이며, 산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 간단한 운동이 좋다. 또 매일 30분∼1시간 정도 산책, 걷기운동과 함께 무리없는 청소나 설거지 등 가사일을 하는 것이 좋다. 아로마 반신욕, 일광욕, 허브키우기, 요가음악 등도 산모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 ■ 도움말 신현태 자연분만연구회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품첨가물 많은 과자는 毒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품첨가물 많은 과자는 毒

    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길거리에 붕어빵 장수가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붕어빵에는 물론 붕어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재미난 비유를 위해 거론한 말일 뿐 아무도 이를 시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징어 맛’,‘군 옥수수 맛’,‘불고기 맛’,‘피자 맛’ 등 여러 맛의 이름을 붙인 과자에는 정말 오징어나 군 옥수수, 불고기나 피자의 재료가 들어가 있을까? 주변을 살펴보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일부는 그런 재료가 조금이라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먹을거리일수록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자류의 주원료인 소맥분이나 옥수수의 원산지가 어딘가는 봐도 그 이상 자세히 보는 경우는 드물다. 주의력도 문제지만 대부분 모르는 용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부모가 몇 가지 정도만 알아도 아이들의 건강은 지킬 수 있다. 먼저,‘시즈닝’(seasoning)이라는 용어가 우리를 당황케 한다. 조미료나 양념이라는 쉬운 말을 놔두고 왜 이렇게 소비자가 알아듣기 힘든 말을 쓰는지 모르겠다.‘불고기 맛’,‘매콤한 맛’ 등이라고 쓰여 있는 과자라면 뒷면 성분표에서 ‘시즈닝’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찾아봐야 한다. 갖가지 맛을 내기 위해서 대부분 화학조미료와 색소를 넣은 것이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이 ‘산화방지제’란 용어다. 산화란 기름을 공기 중에 오래 두었을 때 산소와 결합하는 현상인데, 산화방지제는 이를 막는 화학첨가물을 뜻한다. 산화가 일어나면 색깔이 변하고 비타민C가 파괴될 뿐 아니라, 산화된 식품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산화방지제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산화방지제가 사람의 성격을 난폭하게 만든다는 보고도 있어 일부 나라에서는 이를 금지시키고 있다. 산화방지제가 든 과자를 가능한 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황산나트륨, 또는 산성아황산나트륨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것은 표백제다.“우엉, 연근, 토란 껍질을 벗겨놓았을 때 색이 변하지 말라고 이 표백제를 많이 쓴다고는 들었는데, 설마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 이런 표백제를 쓸까.”하는 사람이 적잖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과자에도 많이 쓰고 있다. 이 표백제는 신경염과 천식·기관지염을 일으키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몇 가지 주의할 점만 얘기한 것인데, 슈퍼에 가보면 이것만으로도 고를 수 있는 과자가 크게 줄어든다. 그만큼 우리 주변의 과자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항상 과자를 쌓아두고 먹는 집이라면 가족들과 의논해 집에서 과자를 치우는 것이 좋다. 설사 과자를 사더라도 묶음 과자나 대형 과자는 피해야 한다. 또 이것 저것 많이 사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과자 대신에 간식으로 떡, 고구마, 옥수수 등을 먹거나 보다 안전한 과자를 먹는 것이다. 유기농 매장에서는 훨씬 안전한 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밀을 쓰고 식품첨가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지, 설탕이나 마가린 등을 아예 안쓰는 게 아니므로 자주, 많이 먹지는 않는 게 좋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느끼려면 식품첨가물을 많이 넣은 과자와 그렇지 않은 과자를 비교하며 먹어 보는 것도 좋다. 무엇이 다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식품첨가물이 많이 든 과자는 워낙 맛이 자극적이어서 계속 입맛이 당기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반면, 안전한 과자는 재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아이들이 이 맛의 차이를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면 좋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오염된 맛’에 익숙해져 있어 진짜 맛을 모르고 자라는 경향이 있다. 아니, 어렸을 때부터 진짜 맛을 볼 기회조차 거의 갖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온갖 식품첨가물에 범벅이 돼 느끼지 못했던 식품 고유의 순수한 맛을 아이들에게 선사해 보자.
  • [산하기관 탐방] 농업과학기술원

    [산하기관 탐방] 농업과학기술원

    양잠업을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되살린 일등 공신은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과학기술원’이다. 국내 양잠업은 농촌 인력의 도시 유출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값싼 중국산 고치 수입 등으로 인해 80년대를 기점으로 쇠락기에 접어들었었으나,‘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물부’연구진들에 의해 누에와 뽕잎의 새로운 효능이 검증되면서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부활했다. 특히 겨울엔 곤충으로 자라다 여름에 버섯으로 변하는 누에 동충하초(冬蟲夏草)의 대량 생산방법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이후 양잠산업은 ‘입는 양잠에서 먹는 양잠’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이 농업생물부가 개발한 기능성 식품은 다양하다. 누에 천연분말로 만든 당뇨 치료보조식품은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뽕잎 차와 실크화장품, 뽕잎 아이스크림, 뽕잎 국수와 빵·과자·두부, 동충하초 술, 먹는 실크, 무공해 세제류, 화장품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수컷 누에나방에서 추출한 정력 증강제 ‘누에그라’가 대표적 히트상품. 농업생물부장 유강선 박사는 “농산물 수입 개방 등으로 농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뽕잎과 누에 부산물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우리 농업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업 생물자원의 보호·관리 및 친환경농업 육성도 농업과학기술원의 몫이다. 끊임없이 창궐하는 병해충과 잡초에 대응하기 위해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 신속하고 정밀한 진단기술과 새로운 병해충 방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확산됨에 따라 국제 기준에 부합되는 유기농산물 연구 및 한국형 유기농산물 생산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농업과학기술원에는 어린이들의 자연 학습에 도움을 주는 시설도 즐비하다. 농업생물부 내에 들어선 ‘잠사과학박물관’과 ‘곤충생태원’에는 인근 지역 초등학생과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누에와 관련된 모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진 잠사과학박물관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관람이 가능하다. 곤충자원의 서식지를 인공적으로 조성한 곤충생태원에서는 각종 곤충을 관찰할 수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주목되는 대학 취업률 공개

    교육부가 전국 363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대학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객관적 자료제공으로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대학의 평가는 기존의 사회적 평판과 신입생들의 수능점수에 의해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취업률이 공개된 적도 있지만 공신력이나 규모 면에서 크게 참고자료가 되진 못했다. 따라서 이번 취업률 공개는 대학 선택을 앞둔 수험생이나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들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기존 평판에 안주하거나 입학후의 학생 교육을 소홀히 하는 대학들에도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는 명쾌하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대학원 진학자와 군 입대자들을 제외했는데도 이른바 명문대들이 상위권에서 빠져 있거나 일부 대학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점, 취업의 질에 대한 반영이 없는 것 등이 그것이다. 통계 해석이 잘못될 경우 자료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추가설명이 있어야 한다.92%밖에 안 되는 낮은 신뢰도도 문제다. 각 대학들이 통계를 작성, 보고토록 돼 있는 과정에 오류가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교육부는 오는 2006년부터는 전국 모든 대학과 대학원에 대해 정보공시제를 도입하리라 한다. 이때는 취업률뿐만 아니라 순수학문 분야 등의 성과자료도 함께 제공하기 바란다. 대학 본연의 기능은 학문탐구이며 따라서 정보제공도 보다 본원적인 부분에서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정보공개로 고착된 학벌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 대학풍토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 [세상에 이런일이]기막힌 범인

    |도쿄 연합|일본 최남단의 한 섬에서 까마귀가 관광객의 자전거 바구니에서 지갑을 훔친 사건이 발생,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관광차 오키나와(沖繩)현 하테루마지마(波照間島)라는 섬을 찾은 한 여성은 ‘최남단 비석’ 옆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주변을 산책했다. 자전거 바구니에 지갑을 넣어둔 채로였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지갑이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탐문을 벌였으나 이렇다 할 흔적을 찾지 못했다. 종종 공중의 까마귀가 지상 벤치 등에 놓인 관광객의 도시락이나 과자를 발견하고 물어가는 것에 착안한 경찰은 혹시 까마귀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보고 ‘미끼 수사’에 나섰다. 멜론빵을 사와 비석 위에 놓아둔 것. 3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지켜보니 아니나 다를까 까마귀 1마리가 이를 보고 비석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빵을 물고는 인근 나무 위로 날아올라가 먹기 시작했다. 그 나무 밑에는 사라진 관광객의 지갑이 지퍼가 열린 채 떨어져 있었다. 면허증과 지폐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1000엔짜리 지폐는 반으로 찢어져 있었다. 하지만 분실품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 [공연리뷰] 이발사 박봉구

    [공연리뷰] 이발사 박봉구

    대단한 것이었든 아니든 당신이 그 언젠가 품었던 꿈은 언제, 왜, 어떻게 해서 깨졌는가. 지난 19일부터 대학로를 후끈 달구고 있는 연극 ‘이발사 박봉구’는 이런 상념에 젖게 만드는 작품이다. 전과자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청년인 박봉구는 이발사로 일가를 이루겠다는 야무진 꿈을 품고 상경한다.“손가락 두개 성하고 눈맵시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업수완이 있어야 된다.”는 세상의 진리(?)를 뒤늦게 알아채고 절망한다. 그 사업수완이라는 게 별건가. 세월의 주기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하는 “엿같은 지구”에 대한 내성을 기르는 것이다. 비밀리에 ‘퇴폐’간판을 내걸고 이발관을 불순한 욕망의 배출구로 여기는 사람들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을 강한 비위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는 적응할 수가 없다. 박봉구의 하얀 가운은 타협 불가능한 그의 ‘순수성’을 상징한다. 너무 강하면 꺾이는 것도 세상의 이치. 직업에 대한 물정 모르는 자신감은 그가 겪게 될 좌절의 질량을 부풀린다. 그가 “내 길을 막으면 가새로 싹둑 잘라버리고, 내 길을 방해하면 바리캉으로 밀어버려.”라고 소리치는 대목에서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울린다.‘박봉구’의 꿈이 확대, 재생산되는 순간. 하지만 그 꿈이 곧 장렬히 전사하리라는 불안감이 증폭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대기업 회장의 전속 이발사가 돼 퇴폐영업을 접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수포로 돌아간 뒤,“실전이 하고픈데 훈련만 시킨다.”는 그의 울부짖음에 목이 따끔거려 오기 시작하고 깊은 슬픔으로 이성을 놓아버린 그가 술집주인과 애인 영은을 죽이는 마지막 장면에선 소리죽인 흐느낌이 차오른다. 높이는 다를지 모르지만 세상이란 벽 앞에서 무릎 꿇을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 혹은 지금의 자신들을 위한 눈물을 쏟아내는 것처럼 말이다. 뜻대로 꿈처럼 살 수 없는 세상.“꿈은 깨지라고 있는 거야.”라는 여주인공 영은의 상투적인 대사가 상처인 동시에 위로로 다가온다. 정은표의 흡입력 강한 연기는 어느 배우도 박봉구에 대해 엄두를 못내게 만들 만하다. 영은으로 분한 이승비의 쓸쓸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연기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새달 31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부패·전과자 장성진급” 괴문서

    지난달 중순 단행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인사 과정에 대규모 비리가 있었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나돌아 군 당국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22일 “국방부 청사 인근의 장교숙소인 레스텔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이날 오전 수십장의 투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OO 동기회’와 ‘국방부 및 육군본부 대령 연합회’ 명의로 된 A4용지 2장 분량의 괴문서에는 올해 준장진급 대상자인 육사 34·35기 동기생 대표들이 진급 및 보직 인사의 문제점을 논의한 결과라고 적혀 있다. 15~16명 실명이 적시된 괴문서에는 참여정부의 실세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2명이 부패에 연루됐거나 하자가 있는데도 준장에 진급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급에 치명적인 음주 전과자들이 상당수 장성에 진급했으며, 부인이 남편을 진급시키기 위해 인사 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 중장의 가정집에서 ‘식모살이’를 했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특정 직위에 보임됐다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국방부 검찰단도 유사한 내용의 투서를 접수한 청와대의 지시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측은 일단 이번 인사 결과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군을 음해하기 위해 장성 진급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괴문서를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번 인사 이후 인사권자의 측근이 대거 진급했다는 등 뒷말이 많았던 점 등으로 미뤄 일부 내용은 사실일 수 있다고 보고 진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이번 정기인사 직전인 9월 말에는 해군 장성급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투서가 나돌아 군 당국이 출처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9)속초 아바이마을의 삶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9)속초 아바이마을의 삶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도 보고, 찾아도 봤던 그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피눈물을 흘리면서 1·4 이후 나홀로 왔다.’던 무수한 그 ‘아바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속초시의 바닷가 마을 청호동의 이른바 ‘아바이마을’로 더 유명한 ‘함경도촌’을 찾아가면 그네들이 살아온 삶의 내력을 엿볼 수 있다. 속초에서 서울로 오자면 미시령을 넘게 마련인데, 그 고갯목에 차를 세우고 굽어보면 속초 시내와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의 영랑호, 오른쪽의 청초호, 그 뒤편으로 동해가 배경막처럼 놓여져 산과 바다와 호수의 동네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토록 아름답던 청초호의 길이 1㎞, 너비 80여m 남짓한 백사장에 함경도 피란민들이 처음 피란선의 닻을 내렸다. 그럭저럭 살다보면 돌아갈 수 있으려니 생각했으나 영영 불귀의 몸이 되어 하나, 둘 세상을 떠났다.1세대 세상은 거의 막을 내렸고,2세대도 이제는 거의 중년을 넘겼다. 그렇게 50여년을 청초호 바닷가에 뿌리 내리고 살았다. 속초는 본디 자그마한 읍내였다. 속초면이 속초읍이 된 시점이 1942년, 해방 이후는 38선 이북에 포함되어 있었다. 설악산을 병풍처럼 끼고 있고, 석호가 그야말로 그림같이 펼쳐져서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관동팔경의 하나이다. 주민들은 어업보다 주로 농업에 종사했다.1930년대, 정어리떼가 청초호로 몰려들어 배들이 새까맣게 닻을 내렸을 때도 정작 속초배들은 별로 없었다. 전쟁은 중앙의 역사만이 아니라 지역사도 송두리째 바꿔 놓았으니 속초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업에 종사하는 피란민이 원주민보다 많아지면서 급속도로 어업 중심지로 바뀌었다. 종전 이후에도 연고를 찾아 몰려드는 연쇄 이동이 맞물렸다.‘일가 친척 없는 몸’들이 고향 사람을 찾아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5만여명이 배를 타거나 육로로 내려와 이곳에 여장을 풀었다. 선단을 이룬 이들은 청초호 모래톱에 배를 댔다. 육로로 내려온 이들은 학사평(지금의 공설운동장 쪽)에 ‘해방촌’을 꾸렸으나 차차 흩어져서 도시 속에 녹아들었다. 반면, 본디 어업에 종사하던 청호동 사람들은 강인한 단결력을 과시하며 지금껏 버티고 있는 중이다. ●쌀로 빚은 가자미식해·북청 사자놀이 일품 함경도, 그 중에서도 함경남도 사람들이 7할 정도 차지한다. 정평 이원 영흥 단천 흥원 신창 신포마을 등 청호동 집단취락명은 이네들이 내려와서도 응집력을 갖고 살아왔음을 웅변한다. 이 중에서도 단천과 신포마을이 헤게모니를 쥐고 살았다. 속초에는 지금도 함남도민회, 원산시민회, 함흥시민회, 북청군민회 등등 무수한 ‘월남 조직’이 있어 ‘피란민 도시’의 면모를 보인다. 이들이 석호의 모래톱에 불과한 청호동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보다 국가 소유 해빈(海濱)인지라 무단 정착이 용이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밥벌이 기술’인 어업을 지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분단기에 이북 어민들이 전국 해안에 뿌리를 내리면서 ‘어업의 장기지속성’을 보여준 사실에 대한 연구는 본격적으로 이뤄진 적이 없다. 그러나 전국을 돌아보면 해안 곳곳에 이들이 정착했음을 알 수 있다. 가령 서해안 덕적도 진리포구는 황해도민이 집단 거주하며, 화성의 마산포같이 작은 포구에도 황해도촌이 존재한다. 인천시 화수부두에도 유별나게 황해도민이 많았으니, 김금화같은 무당들이 인천을 거점으로 배연신굿을 하는 토대도 바로 이곳이다. 전쟁때 선단을 통한 대대적인 피란과 정착이 이뤄졌음을 말해준다. 모진 해풍이 불어닥치는 낯선 바닷가에 당도하여 고생고생한 대목은 필설로 이루 말하기 어렵다. 한 마디로 분단의 비극이었다. 미군부대의 철조망 주변에 널린 레이션 박스를 주워 오고, 부서진 배 등을 엮어서 집이랄 것도 없는 집을 지었다. 겨울이 오면 흙을 발라서 흙집이 되었다. 구겨진 드럼통을 펴서 지붕을 얹기도 했고, 주변에 돌아다니는 모든 물건들을 주워 모아 청호동을 만들어 나갔다. 남해안의 여수, 거제 등으로 피란 갔던 이들, 경상도의 후포, 구룡포, 강원도의 양양, 대포 등에도 이들은 몰려 들었다. 나중에는 이른바 ‘반공포로’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곳으로 찾아 들었다. 참으로 모진 세월이었다. 청호동에서도 모래톱 맨끝에 형성된 신포마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포는 오늘날 북한 최대의 수산사업소가 있는 어업 전진기지이며, 일제시대에 함경도 어업의 최대 거점이었다. 한마디로 신포사람들은 동해안에서 가장 뛰어난 어민들이었으니, 이들의 저력이 모여 강원도 유수의 어항 속초를 만드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신포는 남쪽으로 봉화반도가 뻗어 나왔고, 서쪽과 북쪽에 산이 있어 바람을 피하기 좋다.‘한국수산지’(1905)에 따르면, 호수 300, 인구 1360여명이었으며 명태 집산지로 이름 높았던 곳이다. 당시에 인구 1000명이 넘는 포구라면 상당한 규모다. 식민지로 접어들자 시가가 번창하며 기선 출입이 잦고 일본인 거주자가 증가했다. 건너편 북청으로 정기선이 다녔으며, 성진 원산 부산 등지로 연안 회항선도 다녔다. 1905년 당시에 이미 일본인 거주자는 수비대, 헌병대를 제외하고도 남자 31, 여자 23명이 살았으며, 직업도 무역상 기선업 잡화상 매약상 여인숙 음식점 과자상 우육상 등 다양했다. 신포 바로 앞의 마량도 출신인 박임학(79)옹의 증언.“북청군 신포읍 마량도가 고향이지요. 지금 경수로 만드는 곳까지 포함해 신포시가 되었어요. 신포 앞 섬, 거기가 내 고향 마량도지요. 신포 읍내에서 마량까지 수로로 10리 밖에 안되요. 연락선이 있었는데, 하루에 세번씩 다녔지요. 마량도는 12개 마을(리)로 되어 있었습니다. 소방서, 주재소, 그리고 국민학교도 있고,300여 호가 살았지요. 평지 대신 산이 많았고….” 지도를 펼쳐볼 필요가 있다. 신포와 홍원 사이의 마량도가 바로 코앞이다.12개의 마을이 형성될 정도의 크기이니 동해안에 섬이 없다는 우리들의 통념을 깰만 하다. 밑으로는 함흥이 있고, 함흥만 아래에 원산이 있어 천혜의 산란장이다. 이른바 한반도의 허리라고 하는 바로 그곳이다. 신포사람들은 청호동에 정착한 이래 한 시도 배를 떠나지 않았다. 함경도 명태잡이 기술이 이곳에 고스란히 전파되었다. 피란민을 통한 어업기술의 전파가 이루어진 것. 당연히 ‘아바이 말씨’와 음식도 함께 와 뿌리를 이어갔다. 덕분에 지금도 청호동 골목길에는 아바이순대를 비롯하여 함흥냉면 간판 등이 줄지어 서있다. 단천 출신으로 단천식당이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윤복자(63)씨는 함경도 음식 중에서 해산물로 명란젓 창란젓 아가미젓 꽁치젓 메가리젓 오징어젓 등의 젓갈류를 꼽았는데, 그 중 가장 함경도적인 것으로 가자미식해(食)를 내세웠다. 생선을 소금에 절이면 염장어가 되고, 발효시키면 식해 또는 어장(魚醬)이 되는 것이니, 이런 유의 음식은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생선식해는 이른바 ‘감주’식혜와는 다른 것이지만, 발효시킨다는 뿌리는 같다. 곡식과 생선을 섞어 발효시킨 것이 가자미식해이니, 동해안의 원래 주인공인 동예(東濊)나 발해인들이 바로 이 식해를 먹었을 것이다. 곡식과 생선을 버무려서 발효시켜 저장하는 기술은 선사시대 이래의 식생활이니 가자미식해는 한반도에 흔치않게 남아있는, 그 자체가 바로 살아있는 무형의 문화유산 아니겠는가. ●명태잡이 어업기술 고스란히 전파 사실 동해안에 가자미만큼 흔한 고기도 없다.“왜 식해를 만들때 수많은 생선 중에서 가자미를 쓰느냐.”는 질문에 “뼉다구가 날래 물르기(빨리 삭기) 때문”이란다. 덧붙여 “가재미 식해는 뼈가 물러야지 좋으니까.”라고 사족을 단다. 재미있는 것은 조밥 대신에 쌀밥을 쓴다는 점.“경상도 사람들이 조밥을 넣지, 여기서는 그리 안해요.”이런 습속은 다른 곳도 같아 강릉시 사천면 진리 일대 등 여타 강릉시 일대에서도 흰 쌀밥을 이용해 식해를 만든다. 조로 만드는 것과 비교해 맛이 어떠냐고 묻자 “조밥보다 쌀밥이 더 맛있어요. 예전에는 값도 쌀이 비쌌지요. 삼척 넘어가고 경상도 가니까 다 조밥 넣데요. 그러나 이 인근은 모두 쌀밥으로 해요.”우리가 알던 ‘조밥 가자미식해’와는 다르다. 반백년쯤 지나다보니 아바이들의 삶도 서서히 변해 갔다.2세대들은 강원도 원주민과 많이 결혼했으며,3세대들은 학교, 직장 문제 등으로 외지로 나가 사는 경우도 많아 ‘아바이마을’의 정체성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속초시는 낙후된 이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선’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지금도 드라마 ‘가을동화’에 등장한 ‘갯배’라는 독특한 도항 수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새 다리가 완공되면서 거대한 교각에 마을 경관이 눌린 꼴이 되고 말았다. ●취락지 보존 ‘아바이박물관’으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2세,3세로 내려가면서 피가 섞이고, 함경도적 정체성도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청호동 바닷가 취락지를 보존해 ‘살아있는 아바이박물관’ 정도로 했으면 하는 희망이다. 분단시대의 박물관이자 분단의 균열 속에서도 고향의 응집력을 지니고 반백년을 살아온 그네들의 삶은 그 자체가 ‘역사자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양문화사적으로 그들의 어업기술사는 이북의 신포와 마량도 어업사를 고스란히 옮겨온 경우에 해당된다. 옛 사진첩에 1950년대의 북청사자놀이가 확인되니,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 훨씬 이전부터 고향의 춤과 노래를 계속 이어왔다는 증거 아닌가. 쌀밥으로 빚은 가자미식해와 북청사자놀이의 호탕한 대륙적 음악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아바이 삶’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 시신을 화장하여 속초 바닷가에 뿌리면서 바닷물을 통해서라도 고향으로 되돌아가길 기원하는 아바이들이 존재하는 한, 청호동은 지켜지고, 또 살아 남으리라.
  • [쌀 협상 어떻게 돼가나] 쌀 협상 Q&A

    쌀 협상에 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쌀 관세화 유예 조치가 올해로 끝난다는데.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우리나라는 일본·필리핀과 함께 쌀에 대해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았다.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국내 쌀시장을 완전개방(관세화)하는 대신 매년 외국산 쌀을 최소시장접근(MMA) 물량만큼 낮은 관세율(5%)을 적용해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조건이었다. 이제 약속했던 10년이 다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새로운 쌀 수입방식을 정해야 한다. 지금 협상을 하는 것은 관세화 유예의 연장을 위해서인가. -그렇다. 정부는 ‘관세화 유예의 연장’ 또는 ‘관세화 전환’ 중 하나를 놓고 고민하다가 다시 10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그 조건을 지금 상대국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나라가 관세화 전환을 결정했더라면 지금의 협상은 없었을 것이다. 그냥 관세화를 선언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쌀 수입량은. -UR협상 결과 적용 첫 해인 95년에 88∼90년 연 평균 소비량(513만t)의 1%인 5만 1000t을 들여오기 시작해 해마다 0.25∼0.5%포인트씩 높여 올해는 4%인 20만 5000t을 들여왔다. 협상시한이 연말까지라는데, 그 안에 타결이 안 되면. -합의 없이 시한이 만료되면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 이 경우 관세화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협상 상대국들의 이의제기와 제소 등이 불가피해진다. 이 때문에 관세화 유예를 달성할 요량이라면 어떻게든 올해 안에 끝을 보아야 한다. 협상 상대국들은 어떻게 결정됐나. -정부는 올초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 유예를 위한 협상개시 의사를 통보했고 4월 말까지 미국·중국·태국·호주·인도·파키스탄·이집트·캐나다·아르헨티나 등 9개국이 협상 참여의사를 통보했다. 핵심은 미국·중국·태국·호주 등 4개국이다. 나머지 5개국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쌀 수출실적이 없다. 내년부터 외국산 쌀을 쉽게 살 수 있다는데. -지금은 수입쌀이 전량 쌀과자·떡 등 가공용으로만 방출됐다. 그러나 이번 협상 대상국들은 자국 쌀을 밥쌀로 판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여건상 일정부분 이를 수락하지 않을 수 없어 관세화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에는 슈퍼마켓 등에서 수입쌀을 살 수 있게 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쌀 의무수입량 8~9%로 늘려라”

    “쌀 의무수입량 8~9%로 늘려라”

    쌀시장 전면개방을 피하기 위한 미국·중국 등과의 관세화 유예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협상국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최고 8.9%의 의무수입(MMA·최소시장접근)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10년 뒤인 오는 2014년까지 의무수입량을 국내 연간소비량(1988∼90년 평균기준)의 8.9%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라는 것으로, 당초 요구 조건보다는 완화됐지만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국들은 수입쌀을 일반 소비자에게 밥쌀로 시판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농림부는 17일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주최로 서울 성내동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쌀 협상과 쌀소득 대책에 관한 대토론회’에서 그동안의 쌀 협상 결과를 공개했다. 올 초부터 진행된 쌀 협상에는 미국, 중국, 태국, 호주, 인도 등 9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협상국들은 당초 2014년까지 의무수입 물량을 국내 쌀소비량의 20%(약 100만t)선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했으나 협상과정에서 8∼8.9%선으로 낮췄다. 양대 수출국 가운데 미국은 8%선까지 요구조건이 내려왔으나 중국은 8.9%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의무수입 물량은 4%,20만 5000t이다. 협상국들은 또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수입하고 있는 외국산 쌀의 밥쌀용 시판을 허용하고, 시판 물량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 초기에는 의무수입물량의 최대 75%까지 소비자 시판을 확대할 것을 요청했으나 최근 30% 안팎으로 조건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협상국 전체가 쌀 관세화 유예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우리측이 제시한 10년간 유예에 대해서는 5년간 유예후 중간점검을 거쳐 추가로 5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19일과 24일 각각 중국, 미국과 최종 실무회담을 가진 뒤 이달 말 공청회를 거쳐 다음달 초 ‘관세화 유예 연장’과 ‘관세화 전환(쌀시장 완전개방)’ 중 하나를 선택할 방침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中企회장 납치 기사, 인터넷서 공범 모집

    中企회장 납치 기사, 인터넷서 공범 모집

    중소기업 회장 일가를 납치한 용의자는 회장의 전 운전기사 김모(30)씨였다. 김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범행을 제안하여 공범을 모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모(28)씨 등 2명이 “인터넷 카페에서 사장을 납치해 돈을 뜯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제보함에 따라 12일 김씨가 사건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인터넷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범죄 내용이 오프라인에서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12일 기자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한탕’이라는 키워드로 카페를 검색하자 수십개의 목록이 올라왔다. 일부 카페에는 버젓이 ‘전과자 구함’‘한탕해서 팔자고치기’ 등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었다.‘전과 있으신 분 구합니다. 성공보수와 시기는 통화 뒤 말씀드립니다.’라는 글에는 연락처를 적은 리플이 잇따랐다.‘전과는 없지만 다 할 수 있다.’,‘돈이 필요하다, 뭐든지 하겠다.’는 리플도 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곽병일 경위는 “강도나 살인은 예비음모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구체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면서 “자살이나 청부폭력, 전과자 관련 유해사이트는 수시로 모니터링해 폐쇄를 의뢰하지만 사이트를 개설했다는 것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中企회장 일가 피랍 내부소행? 청부납치?

    中企회장 일가 피랍 내부소행? 청부납치?

    중소기업 회장 일가족이 괴한들에게 납치돼 거액을 건넨 뒤 풀려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회장이 탔던 레저용 차량에서 범인들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 10여개를 찾아낸 데 이어 회장의 가족을 태웠던 1t 화물탑차를 운전한 범인의 얼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다. ●이른 새벽 등산로 입구에서 납치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0일 “콘크리트 제품 생산업체 B사의 회장 일가를 납치한 뒤 몸값을 받고 풀어준 용의자들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장모(77) 회장이 서울 집에서 부인과 딸, 회사 운전기사 강모(41)씨와 휴가차 강원도 홍천 대명콘도로 출발한 것은 지난 9일 오전 4시. 오전 6시45분쯤 콘도 뒤쪽 강대월계곡 입구에서 장 회장 일가가 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흰색 1t 탑차에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괴한 6∼7명이 우르르 내리더니 뒤에서 이들을 덮쳤다. 이들은 둔기를 들고 “엎드리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면서 점퍼를 덮어씌워 눈을 가리고 케이블을 묶는 흰색 끈으로 손을 결박했다. 이 과정에서 도망치려다 붙잡힌 강씨는 집단폭행을 당해 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범인들은 등산로 입구에 주차해 둔 장 회장의 렉스턴 승용차에 장 회장을, 박스형태로 되어 있는 탑차 화물칸에 부인과 딸, 강씨를 나누어 태웠다. 이들은 서울로 올라오는 동안 장 회장을 시켜 낮 12시부터 수차례에 걸쳐 아들에게 “이유는 묻지 말고 무조건 현금으로 5억원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걸게 했다. ●시내 호텔 앞서 접선, 몸값 5억 받고 풀어줘 장 회장의 아들은 급히 마련한 현금을 서류 박스 3개에 나누어 담은 뒤 회사 구매부장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정문 앞에서 기다렸고, 약속한 오후 3시쯤 범인 가운데 1명이 장 회장을 데리고 나타나 차량 트렁크에 돈을 싣고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장 회장은 아들에게 “저 사람은 강도”라고 넌지시 알려줬다. 장 회장이 풀려났다는 소식이 없자 접선장소에 같이 나갔던 구매부장은 오후 3시19분 경찰에 납치사실을 신고했다. 범인들은 비슷한 시간에 남산 3호터널 입구에서 휴대전화와 지갑을 빼앗은 뒤 장 회장을 내려주었고, 탑차에 가둬놓았던 장 회장의 가족도 풀어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탑차에 타고 있던 범인들은 장 회장의 아들과 접촉하는 동안 주변을 배회하다 몸값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족들을 풀어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렉스턴 승용차는 이날 오후 이태원에서 발견됐으며 경찰은 이 차량에서 10여개의 짓이겨진 지문을 찾아냈다. 경찰은 빠르면 11일 오전 이 지문의 주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 일가 잘 아는 주변인물 대상 수사” 경찰은 장 회장이 이른 시각 주변에 알리지 않고 길을 나섰는데도 범인들이 장소와 시간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점과 처음부터 5억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미루어 회장 일가와 회사의 현금동원능력 등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연관된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은 장 회장 일가가 서울에서 출발할 때부터 홍천까지 미행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최근 회사를 그만 둔 사람이나 채권관계가 있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납치됐던 강씨가 기억한 탑차의 차량번호를 토대로 이 차가 경북 경산에 살던 민모(30)씨 소유인 것으로 밝혀냈다. 민씨는 2∼3년전 신용불량자가 되기 전까지 건강식품판매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남산 3호터널 톨게이트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1t 탑차의 운전자 얼굴을 찾아내고, 이 운전자가 민씨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형사대를 민씨의 마지막 주소지인 경산과 가족이 살고 있는 대구로 급파했다. 경찰은 범인의 얼굴을 본 장 회장과 회사 관계자들이 처음 보는 인물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이들이 납치를 청부받은 폭력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종전과자 등도 수사하고 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영세민·마약전과자·이혼녀 ‘건강빵’ 자활

    “건강 쿠키 제조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보낸 지난 2년을 이제야 보상받는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서울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만난 김영채 재가복지 과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활근로 제과·제빵 사업 참가자 10명이 지난 1월 건강빵 제조법을 개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년여의 노력 끝에 건강 쿠키 제조법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자 활근로 사업이란 보건복지부가 근로능력 및 의사가 있는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대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001년 자활후견기관으로 지정돼 3년째 제과·제빵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 과장은 “제과·제빵사업을 선택한 것은 쌀소비가 감소하고 서구식 식생활이 보급되고 있는 요즘의 추세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 개가 처음 1년을 일반적인 제과·제빵 기술을 습득하면서 보낸 참가자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건강빵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보다 특색있는 빵을 만들어 판매해야 자활사업이 활성화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반면 제품으로 출시된 건강빵은 거의 없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1년간의 노력끝에 올 1월부터 ‘끌레몽 베이커리’라는 상표로 시판한 건강빵은 버터와 우유, 계란, 설탕 등을 사용하지 않고 통밀·곡류·견과류·올리브유·천연효소 등 12가지 이상의 순식물성 재료만 사용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이나 당뇨환자, 어린이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계란, 우유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바삭하거나 부드럽게 만들기 어려운 쿠키와 케이크 제조법도 이번에 새롭게 개발해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내년에는 소규모 점포 2∼3곳을 마련해 자활사업 참가자들이 직접 경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 엄보석 관장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자립시켜 얻은 수익을 기반으로 또 다른 교육참여자를 이끄는 자립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며 “수급자, 차상위계층자의 굴레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자들 정서적 안정도 회복 자활사업 성공과 더불어 참가자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아가는 것도 또 다른 수익이다. 마약으로 교도소를 몇번이나 드나들던 30대 중반의 A씨는 자활사업에 참여한 후 마약을 끊고 제빵·제과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남편과 이혼으로 경제적·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B씨는 자격증을 취득한 후 같은 처지로 자활사업에 참가한 여성들에게 제빵·제과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한편 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7∼8일 복지관 2층 대강당에서 제품전시회를 개최해 인삼빵, 호박빵 등 신제품을 소개했다. 인터넷(www.clermont.co.kr)또는 전화(02-920-4536)로 이들이 만든 건강빵·쿠키를 구입할 수 있다. 매월 1·3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에는 일반인과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빵 제조법 무료강좌도 실시하고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盧대통령 “특별한 불황…집값 잡을것”

    盧대통령 “특별한 불황…집값 잡을것”

    MBC 라디오 ‘양희은 송승환의 여성시대’는 5일 방송 30주년을 맞아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를 전파로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출연한 이 프로그램에서는 4000원으로 아이 돌상을 차린 어느 주부의 얘기부터 손님이 없다고 울상을 짓는 식당 주인의 사연까지 차례로 소개됐다. 처절한 민심을 전해들은 노 대통령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희망이 있고, 대책이 있다.”고 다독였다. 처음 소개된 서울 화곡동 주부 김미경씨의 편지는 “어제는 우리 아이 돌이었답니다.”로 시작됐다. 김씨는 “냉동실이 고장난 냉장고엔 보리차와 열무김치, 오이 몇개 그리고 지갑엔 4000원뿐이어서 미어지는 가슴으로 계란 반찬이나 하려고 했지만 계란 한 판에 5100원이나 하더라.”고 했다. 결국 “2000원짜리 맘모스 빵 하나, 두부 한 모와 과자 한 봉지로 돌상을 차리니 눈물이 주르륵”이라고 하소연했다. 남편은 2년째 실직 중이라고 했다. 김씨는 “백일에도 달랑 미역국 한 그릇으로 넘겼지만 남편 기 죽이기 싫었다.”면서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요.”라고 끝을 맺었다. 차례로 소개된 편지에서도 “양말 공장을 하던 아버지가 문을 닫기로 하고 직원 다섯명에게 퇴직금을 나눠주자 모두 ‘이 돈으로 공장을 돌리자.’고 해서 눈물바다가 됐다.”,“식당을 하는데 손님이 거의 없다.”,“10만원 넘는 신발을 1만∼2만원에 팔아도 아무도 안 산다.”,“부업 가야 하는데 애 맡길 데 좀 만들어달라.” 등 눈물겨운 하소연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금은 특별한 불황”이라며 “금방 해결되진 않지만 우리나라 절대 안 망합니다. 절대 망하지 않고요.”라고 달랬다. 노 대통령은 또 “토지와 주택 투기만이라도 철저히 막아 수요 공급에 관계없이 땅값과 집값이 오르는 것은 꼭 막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대주택을 지으려 해도 서울에선 땅이 부족해 지을 수가 없다.”면서 “결국은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살 수 있는 정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署위트룸’ 신혼여행

    “감히 우리 마누라를 건드려?” 20대 신혼부부가 결혼 첫날 폭행사건에 휘말려 나란히 전과자가 됐다. 덕분에 신혼부부는 첫날밤을 미리 예약해 둔 아늑한 호텔 스위트룸이 아닌 경찰서 피의자 대기실에서 보내야 했다. 지난달 25일 새벽. 전날 결혼식을 올리고 친구들과 피로연을 마친 황모(27)씨와 유모(22·여)씨는 숙소인 부산 해운대 G호텔로 향했다. 로비로 들어서다 부인 유씨는 호텔에서 나오던 여대생 최모(21)씨와 어깨를 부딪쳤다. 말다툼이 격해지는 과정에서 두 여성은 서로 머리카락을 끌어당기고 핸드백으로 얼굴을 내리치는 등 싸움을 벌이다 최씨가 넘어졌고, 신랑 황씨가 넘어진 최씨의 얼굴을 걷어차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혔다. 부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나란히 연행돼 밤새 조사를 받는 바람에 첫날밤을 경찰서에서 뜬눈으로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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