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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학년 입학사정관제 우리 대학 이렇게 뽑아요

    2013학년도 입시가 본 궤도에 들어섰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성적 중심보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이나 면접 등의 비중이 높은 입학사정관제가 새로운 입시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123개 대학에서 4만 3138명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제는 학교별로 전형수 유형이 많고, 반영 요소도 매우 다양하다. 이 때문에 어느 학교의 어느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한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교과 성적 이외에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대학들이 1차 전형을 서류전형으로 대체하는 만큼 서류도 잘 챙겨야 한다. 주요 대학들의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특징을 살펴봤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한양대학교 - ‘미래인재’ 서류 40%·면접 60%으로 한양대는 2013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모집 정원 5273명 중 24.7%인 130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다양한 평가도구를 활용해 지원자의 목표와 잠재력, 열정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학업우수자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 2단계에는 면접전형을 신설했다. 1단계 통과자 전원을 면접한 뒤 상위 50%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면제해 준다. ‘브레인한양 전형’은 올해부터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공과대학과 인문계열로 나누어 선발하며, 인문계열은 공인 어학성적과 교과성적을 배제, 비교과 영역과 서류 종합평가를 진행한다. ‘미래인재 전형’은 2단계 평가기준을 지난해와 달리 서류 40%, 면접 60%로 변경했다. 지원자가 꾸준히 준비해 온 서류의 비중을 높이되 당일의 컨디션 난조로 인한 피해 등을 줄이기 위해 면접 비중을 낮췄다. 면접평가는 전공 교수가 10분간 전공적합성과 기초학업능력을 파악하고, 이어 입학사정관 2명과 함께 10분간 학교생활·인성 관련 면접을 진행한다. ●성신여자대학교 - 인성·예체능 강화·면접평가 반영비율 60% 성신여대는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수시1차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20.1%에 해당하는 445명을 뽑는다. 성신여대의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인 ‘성신리더십우수전형’ 130명, ‘성신자기주도형인재전형’ 102명, ‘지역인재전형’ 105명, ‘성신특성화인재전형’ 88명, ‘성신하모니전형’ 20명 등 총 5개 전형이 있다. 성신여대는 일선 교사와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형 종류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발전적인 운영계획을 추가했다. 제출서류에 인성평가 관련 문항을 추가했으며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모든 모집단위에서 비교과활동이라는 이유로 소홀히 취급했던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의 평가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인성평가 및 예체능평가를 강화했다. 또 국내 지역소재 고교 및 사회기여자, 배려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전형 참여폭도 확대했다. 타 대학에 비해 면접평가 반영비율이 60%로 비교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립대학교 - 교과성적 중시… 모집인원 6배로 늘려 454명 서울시립대학교는 수시모집에서 3개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모두 454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모집인원 75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신설된 UOS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285명을 모집하는 전형으로,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60%와 서류평가 점수 40%를 합산, 평가한다. 서류평가는 학교생활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교외활동보다 교내 활동 및 학업성취도가 중요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다. 시립대의 대표 입학사정관 전형인 UOS 포텐셜 전형에서는 100명을 선발한다. 이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 100%, 2단계 면접평가 100%를 반영한다. UOS 기회균등 전형은 2012학년도 정시에서 모집하던 사회 기여 및 배려대상자 전형을 수시로 모집기간을 변경하였고, 모집인원을 69명으로 확대했다.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서류평가 점수 30%를 합산하여 최종 선발한다. ●경희대학교- ‘학교생활충실자’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경희대는 수시모집 전형에서 서울·국제 캠퍼스를 합해 전체 모집정원의 28%에 해당하는 1352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경희대 입학사정관전형은 한의예과를 제외하고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 활동보고서, 실적물, 에듀팟 기록 등을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한다. 올해 신설한 ‘학교생활충실자’ 전형은 면접 없이 서류평가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서류평가로 최종합격자를 가른다.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교과 성적이 뛰어나면서 리더십·봉사, 국제화, 과학, 문화인재 중 한가지 소양을 갖춘 학생을 뽑는다. ‘창의적 체험활동’ 전형은 교과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창의성에 큰 비중을 둔다. 또 ‘고교교육과정 연계’ 전형은 경희대가 지정한 창의·인성 모델학교, 과학중점학교, 자율형 공립학교 등 창의인성교육 우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 ●건국대학교 - ‘KU자기추천’ 모집인원 두 배 이상 늘려 건국대는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기존 7개에서 3개로 단순화했다. 반면 선발인원은 63명을 늘려 673명으로 확정했다. 전체 모집인원의 20%에 이른다. 특히 건국대를 대표하는 전형인 ‘KU자기추천 전형’의 모집인원이 91명에서 21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단순히 서류나 점수 등으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KU자기추천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를 통해 우선면접대상자와 일반면접대상자를 구분해 선발한다. 서류평가는 지원자가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자기주도활동보고서, 교사의견서를 종합적으로 살핀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우선면접대상자는 모집단위별 70% 이내를 선정, 개별면접만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반면접대상자는 모집인원의 30%가량을 3배수로 선발해 합숙면접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KU전공적합 전형’은 건대의 입학사정관 전형 중 유일하게 3단계 전형을 채택하고 있다. ‘KU기회균등 전형’은 5개 트랙으로 322명을 선발한다. ●연세대학교 - 지난해 정시로 뽑았던 5개 트랙, 수시모집으로 연세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해 입학정원의 19.4%인 660명을 선발한다. 정원외 인원을 포함해 910명 이상을 선발할 방침이다. 연세입학사정관제 전형은 학교생활우수자, 창의인재, IT명품인재, 사회공헌 및 배려자, 연세한마음, 농어촌학생 등 총 9개의 트랙으로 운영된다. ‘학교생활우수자 트랙’에서는 50명이 늘어난 550명을 모집한다. 1단계에서 교과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며, 수능 자격기준이 적용된다. ‘IT명품인재 트랙’은 1박2일 면접이 추가됐다. 수시의 사회기여자 트랙과 정시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트랙은 올해 ‘사회공헌 및 배려자 트랙’으로 통합해 수시에서 선발하며,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선발한다. 또한 정시모집에서 선발했던 ‘연세한마음·농어촌학생·특수교육대상자·전문계고교출신자·새터민 트랙’도 수시모집에서 서류평가로 선발하며, 필요할 경우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숭실대학교 - ‘미래인재’ 1단계, 교과성적으로 7배수 선발 숭실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232명을 선발한다. 우선, 지난해의 SSU리더십 전형과 SSU자기추천 전형을 통합해 SSU미래인재 전형을 신설했다. SSU미래인재 전형은 고교 재학 중 교내외에서 자발적 노력을 통해 전공에 대한 관심을 키워 온 학생을 중점적으로 선발한다. 선발은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으로 모집인원의 7배수를 선발한다. 1단계 합격자들만을 대상으로 서류 종합평가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지원자 편의를 고려했다. 2단계는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서류종합평가 100%로 진행되며, 3단계에서는 인문계는 개별면접과 토론면접, 자연계는 개별면접과 발표면접을 실시해 합격자를 최종 선발한다. 대안학교 출신, 사회기여자 및 배려대상자, 농어촌도서벽지학생, 특성화고 출신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의 전형을 SSU참사랑인재 전형으로 통합, 단순화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 ‘글로벌인재’ 한가지 방식으로 500명 선발 한국외대는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HUFS글로벌인재 한 가지 방식으로 500명의 인원을 선발한다. HUFS글로벌인재 전형은 1단계 학생부 교과성적 30%와 서류 7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는 1단계 성적 30%+면접 70%로 구성된다. 1단계 평가에서 학생부 교과성적 반영 비율을 축소하고, 서류평가 반영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지원자의 충실한 고교 교육과정 참여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자 했다. 또 지원자의 전공 소양과 인성 및 가치관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2012학년도 2단계 면접 반영비율 30%에서 2013학년도에는 70%로 확대하고, 단과대학별 특성을 반영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은 사정관 3인 대 학생 1인 방식이며, 서류를 심사한 사정관 위주로 구성된 면접조가 면접을 진행한다. 심층면접은 인·적성 면접으로, 해당학과 전공 교수 및 입학사정관이 서류상의 내용 확인을 포함하여 전공적합성, 의사소통능력, 인성 및 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 야식도 올림픽 특수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자 ‘야식’ 매출이 부쩍 늘고 있다. 영국과 8시간의 시차 때문에 경기 대부분이 심야와 새벽에 열리는 덕분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마트는 한국과 멕시코의 축구 예선경기가 열린 지난 26일 총매출이 품목별로 최대 10배까지 급증했다고 29일 밝혔다. 평일 매출과 비교했을 때 맥주는 3.2배, 치킨은 2.5배 많이 팔렸다. 안주용 조미 오징어와 육포 등은 3~5배 매출이 뛰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BIG새우튀김이 10배 많은 1만개가, BIG후라이드 치킨이 4.5배 많은 7200마리가 판매됐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주택가 매장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7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맥주는 35.1%, 안주류는 31.8% 각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자류도 23.9%, 음료는 25.1%, 라면은 25% 늘었다. TV홈쇼핑 채널들도 밤 8~10시 등 중심시간대에 이례적으로 육포, 건과류, 튀김류 등 식품류를 집중 편성하고 심야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옆집 사는 ○○○씨 뭐하나요” 탐문만…경찰 ‘우범자 관리 시스템’ 실효성 논란

    ●‘비접촉·비노출’ 첩보수집 한계 경남 통영에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성범죄 전과자에게 살해되면서 경찰의 ‘우범자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범인 김점덕(44)의 동향을 주기적으로 파악한 데다 사건 발생 전에도 김의 주변을 탐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005년 제정된 경찰청 예규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강간·강제추행 전과자는 금고형 이상의 실형을 3차례 이상 받은 전력이 있으면 ‘첩보수집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경찰서장은 수사·형사과 직원 가운데 담당자를, 일선 지구대(파출소)장은 첩보수집 대상자별로 담당 직원을 지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2010년 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 사건’ 이후 성폭력 전과자에 대한 관리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경찰 “우범자 밀착 관리 등 법개정 방침” 그러나 경찰직무집행법에 우범자 관련 조항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경찰의 우범자 관리에 대한 한계가 뚜렷했다. ‘비접촉·비노출’이 기본 원칙인 탓에 우범자와 접촉하지 않고, 눈치 채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경찰은 이웃에게 “옆집 사는 ○○○씨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정도로 간접적으로 대상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 경찰관은 “성범죄자 신상공개와 보호관찰, 전자발찌 부착 등은 법적 근거가 뚜렷해 매우 엄격하게 시행하는 반면 경찰의 우범자 관리는 법적 근거가 없어 업무 수행에 한계가 많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27일 이 같은 현행 우범자 관리 시스템의 허점과 관련, 우범자를 밀착 관리하고 첩보 수집의 법적 근거를 두기 위해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달 말까지 우범자 2만명에 대해 특별점검하기로 했다. ●인권단체 “사람아닌 우범지역 순찰해야” 인권단체들은 이에 대해 “인권침해 소지만 있을 뿐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형이 만료된 전과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동향을 파악하는 활동은 이중 처벌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학교 주변이나 범죄 취약지를 중심으로 일상적인 순찰을 강화하고, 필요한 곳에 인력을 많이 배치하는 것이 범죄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수많은 우범자를 24시간 감시하지 않는 한 탐문 등을 통한 관리는 무의미하다.”면서 “재소자 교육 시스템만 제대로 갖춰도 범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은평 노인일자리전담기관 개관

    은평구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은평시니어클럽’을 개관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5일 불광천 옆 응암동에 문을 연 시니어클럽은 노인들의 축적된 사회적 경험과 지식 활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일자리 참여로 노인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췄다. 구는 지난 3월 서울시로부터 시니어클럽 신규 운영 자치구로 선정됐다. 이어 공개 모집을 통해 사회복지법인 ‘행복창조’를 사업 수행기관으로 지정했다. 행복창조에서는 지역 내 노인들의 실질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산아래 카페, 행복담은 쿠키, 웰빙 쌀과자, 공동작업장, 청춘파견사업단 등 다양한 사업장을 확보하고, 사업 참여자를 공개모집해 근로 인력을 선발하는 등 개관식과 더불어 사업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우영 구청장은 “은평시니어클럽 개관 첫해인 올해 52명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통영 아름양 살해 현장검증… 김점덕 “죽을 죄” 끝내 눈물

    통영 아름양 살해 현장검증… 김점덕 “죽을 죄” 끝내 눈물

    등굣길에 이웃 마을에 사는 성폭력 전과자에게 살해된 경남 통영시 모 초등학생 한아름(10)양 살해사건 현장검증이 26일 실시됐다. 통영경찰서는 현장검증과 그동안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은 범인 김점덕(44)씨가 자신의 1t 트럭에 태운 한양을 보고 순간적으로 성충동이 생겨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27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영시 산양읍 신전리 중촌마을 등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김씨는 한양을 트럭에 태워 손발을 묶고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뒤 암매장했던 지난 16일 당시 범행을 재연했다. 오전 9시 50분쯤 호송차량에서 내린 김씨는 모자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현장검증은 김씨가 한양을 처음 봤다는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마을에서 10㎞쯤 떨어진 암매장 현장 검증에 이르기까지 4곳에서 1시간 40여분 동안 진행됐다. 범행 상황을 태연하게 재연하던 김씨는 한양을 살해하고 차에 싣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한양의 아버지 등 유족들은 내내 오열했다. 마을 주민 가운데 몇몇은 흥분한 나머지 김씨를 향해 욕설하며 “어린 아이에게 그럴 수 있느냐.”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김씨는 마대 자루로 싼 뒤 트럭에 싣는 장면에서는 “죽을죄를 졌다. 아름이가 다음 세상에서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아름아, 하늘나라서 편히 쉬렴”

    “아름아, 하늘나라서 편히 쉬렴”

    등굣길에 이웃 마을 성폭력 전과자에게 살해된 경남 통영시 모 초등학생 한아름(10)양의 장례식이 25일 오전 11시 통영시 서호동 통영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숭례관’에서 열렸다. ●김금래 여가부 장관 참석·위로 장례식에는 유가족과 학교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채 피지 못하고 무참히 꺾인 한양의 영정을 바라보며 장례식 내내 흐느꼈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도 한양이 다닌 초등학교에서 운구행렬을 맞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양의 아버지(58)는 발인을 마치고 딸의 운구 행렬이 집과 학교로 출발하려 하자 딸의 영정과 관을 어루만지며 “딸이 외롭게 자랐는데, 이제는 좋은 곳에 가서 마음대로 걱정없이 다녀라. 나중에 아빠가 하늘나라에 가 볼게. 잘 있어.”라면서 눈물을 쏟았다. 산양읍 신전리 한양의 집에 도착한 운구 행렬은 영정을 든 한양의 오빠(20)를 따라 집을 한 바퀴 돌고 한양의 방과 안방을 돈 뒤 학교로 향했다. 한양의 담임을 비롯해 교사와 학생 20여명은 방학 중임에도 학교에 나와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운구 행렬이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안타까운 표정으로 한양의 운구 행렬을 맞은 김 장관은 “미국은 성범죄자들에게 몇백년을 선고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도록 관계장관회의 때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한양의 아버지는 “이런 일을 겪으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오늘 현장 검증키로 한양의 영정을 든 아들과 함께 4학년 교실로 들어선 한양의 아버지는 딸의 책상을 어루만지며 “여기에 앉아 있어야 했는데….”라면서 통곡했다. 집과 학교를 돌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정량동 추모공원 화장장에 도착한 한양의 시신은 화장돼 한줌의 재가 됐다. 유가족들은 한양의 유골을 경북 포항의 한 사찰에 봉안할 계획이다. 경찰은 한양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한 피의자 김모(44)씨의 집과 주변, 암매장 현장 등을 중심으로 26일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미주통신] 美 성폭행범 6명중 1명 신분 세탁

    [미주통신] 美 성폭행범 6명중 1명 신분 세탁

    미국에서 성폭행 등의 전과가 있는 범죄자들이 6명 중 한 명꼴로 신분을 세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법무부 산하 신분조사국에서 실시했으며 등록된 57만여 명의 성폭행 관련 전과자 중에서 9만 2000명이 이러한 취약성을 이용해 학교나 놀이터 주위에 거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직업에도 종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성폭행 전과자의 약 16%에 해당하는 이들은 주로 생년월일, 이름, 사회보장번호 등을 바꾸거나 조작하는 방법으로 쉽게 그들의 신분을 세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스테카 세한은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러한 등록 시스템을 조작함으로써 쉽게 어린이들한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성폭행 전과자인 프랭크 큐니의 경우, 이름을 제이미 세퍼드로 바꾼 후 일일이 해당 가구를 방문하는 통계 조사원의 일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조사 결과 큐니는 다른 3개의 생년월일과 16개의 비슷한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관계 당국은 성폭행범에 대한 자료가 지문 위주의 데이터로 지문을 찍은 후 본인이 이름을 적는 등 문제가 있어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통영 초등생’ 성폭행 여부 못밝혀

    경남 통영경찰서는 24일 이웃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 한모(10)양을 성폭행하려다 살해, 암매장한 김점덕(44)씨를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통영지원 추경준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김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16일 등교하는 한모양을 자신의 1t 트럭에 태워 집으로 데려간 뒤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살해한 한양의 시신을 통영 지역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손과 노끈으로 한양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10일간의 구속수사 기간 동안 김씨를 상대로 한양에 대한 성폭행 여부 및 범행 당시의 행적 등을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한양 부검 결과 부패 정도가 심해 성폭행 여부와 정확한 사망 시간을 알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소견에 따라 체내 내용물을 정밀 감정하기로 했다.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7일쯤 걸릴 예정이다. 26일 오전 10시에는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씨의 부인(21)에 대해서도 남편 김씨의 범행을 언제 알았는지와 범행 가담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한양 실종 신고 뒤 경찰이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했을 때 김씨와 김씨 부인이 “한양이 실종 당일 아침 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봤다.”며 목격자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한양의 책가방과 옷, 신발 등을 한양을 매장한 장소 인근의 쓰레기 더미에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수색했지만 쓰레기와 섞여 이미 수거된 뒤여서인지 찾지 못했다. 한편 이날 한양의 모교인 산양초등학교 4·5·6학년생 20여명과 교직원 등은 한양의 시신이 안치된 통영적십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하고 이웃 성폭력 전과자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한양의 명복을 빌었다. 한양의 장례식은 25일 오후 1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통영 女초등 살인범 베트남 아내에 대해서도…

    통영 女초등 살인범 베트남 아내에 대해서도…

    경남 통영경찰서는 24일 등굣길에 이웃 마을에 사는 성폭력 전과자 김점덕(44)씨에게 살해된 통영 초등학생 한모(10)양을 부검했으나 부패가 심해 성폭행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양의 정확한 사인 등을 가리기 위해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에서 실시된 부검에서 사인은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확인됐다. 범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손과 노끈으로 한양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창원지법 통영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성추행 사실은 인정했다. 경찰은 성폭행 여부와 정확한 사망 시간은 부패가 심해 알 수 없다는 부검의 소견에 따라 체내 내용물을 정밀 감정하기로 했다.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7일쯤 걸릴 예정이다. 경찰은 김씨가 한양의 책가방과 옷, 신발 등을 한양을 매장한 장소 인근의 쓰레기 더미에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수색했지만 쓰레기와 섞여 이미 수거된 뒤여서인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범행 당일 오전 7시 44분을 전후해 한양을 차에 태운 뒤 8시 24분쯤 집에 도착하기까지 40여분간의 집 밖 행적 등에 대해 조사했다. 김씨의 베트남 부인(21)에 대해서도 남편 김씨의 범행을 언제 알았는지와 범행 가담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은 한양 실종 신고 뒤 경찰이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했을 때 김씨와 김씨 부인이 “한양이 실종 당일 아침 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봤다.”며 목격자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양의 모교인 산양초등학교 4·5·6학년 학생 20여명과 교직원 등은 한양의 시신이 안치된 통영적십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찾아 조문을 하고 이웃 성폭력 전과자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한양의 명복을 빌었다. 한양의 장례식은 25일 오후 1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중고생 25% “아침 안 먹는다”

    중고생 25% “아침 안 먹는다”

    중고교생 4명 가운데 1명은 1주일에 5일 이상 아침식사를 걸렀다. 주말을 빼고 사실상 아침을 먹지 않고 학교에 가는 것이다. 또 같은 비율의 학생들이 1주일에 3일 이상 라면, 과자 등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청소년기의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4일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지난해 전국의 중고교생 8만여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식습관 실태에 대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24.4%가 “최근 1주일 동안 5일 이상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답했다. 2009년 27.1%, 2010년 25.6%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과일은 주 1회 먹어” 20% 학교별 아침 결식 비율은 ▲중학생 23.2% ▲일반계 고교생 22.6% ▲특성화계 고교생 35.1%다. 남학생은 25.3%로 여학생 23.4%보다 많았다. 최근 1주일 동안 3회 이상 라면을 먹은 학생은 전체의 22.7%에 달했다. 중학생의 25.3%, 일반계 고교생의 18.2%, 특성화계 고교생의 26.6%가 이 같은 식습관을 보였다. 라면은 남학생(28.5%)이 여학생(16.1%)보다 더 즐겼다. 39.4%는 과자, 23.2%는 탄산음료를 최근 1주일 동안 3일 이상 먹었다. 반면 과일과 우유 섭취 빈도는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에 비해 낮았다.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한 번 이상 과일을 먹었다는 학생은 20.3%에 불과했다. 1주일 동안 하루 두 차례 이상 우유를 마신 학생도 12.5%에 그쳤다. ●“결식은 학업 집중력 저하시켜” 박진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연구원은 “아침 결식은 학업에 대한 집중력과 산수 능력의 저하, 독해력의 저조 등에 영향을 미치며 다음 끼니의 과식을 유발해 비만, 위장병 등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책 읽기(KBS1 밤 12시 30분)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고대를 아우르는 인간의 역사이며 서사문학이다. 헤로도토스는 10여 년간 몇 차례에 걸쳐, 당시로는 경탄할 만한 긴 여행을 했다. 그 여행을 바탕으로 각지의 지리와 문화, 역사 등 온갖 지식을 아울러 불멸의 고전 ‘역사’로 남겼는데…. 과연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우리의 인생사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1 대 100(KBS2 밤 8시 50분) 2012 런던올림픽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줄 KBS 미녀 아나운서 김보민과 샤우팅 해설의 주인공인 최고의 축구 해설가 한준희가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퀴즈군단’, ‘KBS 해설위원’, ‘서울대학교 유도부’, ‘리듬체조 선수 모임’, ‘LH양궁선수단’, 그리고 70인의 예심통과자들의 불꽃 튀는 승부도 함께한다. ●일일연속극 그대 없인 못살아(MBC 밤 8시 15분)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는 가영에게 전복죽을 전해 주며 감사의 인사를 한다. 미자(윤미라)는 민도를 자신의 집에 데려올 속셈으로, 어머니가 없는 틈을 타 예단을 거하게 보낸다. 기찬은 유치원에서 일일 체험 소감문을 잘 써 왕메달을 받은 기념으로 현태에게 떡볶이와 오뎅을 사려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서도 목을 가누지 못했던 대희는 열 살이 된 지금까지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지내야 하는 대희는 잦은 폐렴과 심혈관계 질환 증상으로 여러번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눈동자만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이 엄마는 감사하기만 하다.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고정욱씨는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었다. 하지만 1999년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라는 동화를 처음 썼고, 그 이후 줄곧 장애인이 나오는 동화만 쓰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22권의 인세를 기부한 기부천사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에서는 고정욱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 이야기를 담아 본다. ●멜로다큐-가족(OBS 밤 11시 5분) 청주 상당구 수동에 특별한 이발관이 있다. 이발용 의자는 달랑 한 개, 빈 구석도 없이 골동품으로 가득 매운 남기성씨네 이발관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기성씨네 이발관은 서울은 물론 미국에서도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있을 정도다. 단골손님을 부르는 기성씨의 유별난 취미는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이라는데….
  • 이번에도 ‘통영 살인사건’ 대책 내놨지만…

    이번에도 ‘통영 살인사건’ 대책 내놨지만…

    지난 2007년 혜진·예슬양 살해사건, 2010년 김길태의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올해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 등 아동과 여성을 노린 성폭행 및 살인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는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남 통영과 제주에서 또 성폭행·살인 사건이 터졌다. 전문가들은 감시와 처벌 중심의 대책만으로 범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은 23일 성폭력 우범자로 분류된 2만명가량의 성범죄 전과자들에 대해 다음 달 31일까지 특별점검을 시행한다. 제주 올레길과 둘레길 등 피서철 관광지에 대한 순찰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 1~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우범자들을 관리하던 것을 이번 기회에 일제 점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아동·여성 실종사건이 발생하면 강력사건에 준해 사건 초기부터 수사본부·전담반을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혜진·예슬양 사건을 계기로 2008년 아동여성보호 종합대책을 세웠던 터다.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 신상정보공개, 아동성범죄 피해자센터를 9곳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대책 중 일부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 실행조차 되지 않았다. 전자발찌를 채우는 조치도 위치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또 법안이 마련되기 이전의 범죄자의 경우 법을 소급해 적용하는 문제도 위헌 문제가 따른다. 김형렬 법무부 보호법제과장은 “국민감정을 따라 바로 무한정 소급을 하기도 어렵고 위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는 재범률이 50%에 이른다.”면서 “아동성범죄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다른 곳은 이런 치료 과정도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시장 먹거리 ‘온라인 점포’ 단골 쑥쑥

    시장 먹거리 ‘온라인 점포’ 단골 쑥쑥

    ‘전북 익산 중앙시장의 참기름’ ‘대구 안지랑시장의 곱창’ ‘대구 서남시장 콩자반’. 지역민이나 여행객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전통시장의 먹거리들이 온라인을 발판 삼아 전국적으로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19일 온라인몰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유명 점포들이 1~2년 전부터 속속 온라인에 가게를 차렸다. 대형마트만큼 편하지 않아 외면받는 전통시장의 상품들은 원료와 맛에 대한 신뢰를 ‘무기’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전북 익산 중앙시장에서 45년간 자리를 지켜온 ‘시장기름집’. 100% 국산 원료를 사용하고 짜는 방식이 남달라 맛과 영양이 탁월하기로 유명하다. 가게를 들렀던 손님들의 택배 요청이 잦아지면서 온라인몰 사업을 시작했다는 임경숙 대표는 “아직 매출이 큰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단골 고객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25년 전통의 대구 안지랑시장 곱창 골목에서 7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낙원막창곱창마을’도 2010년 말 옥션에 점포를 냈다. 이곳도 한번 방문했던 손님들의 빗발치는 택배요청에 온라인몰에 진출했다. 현장에서 막 구워서 먹는 게 제격인 곱창을 택배로 판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많았으나 나름의 냉동·진공 포장 시스템까지 갖추고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대구 서남시장의 ‘황놀부뻥기계가공식품’은 콩자반으로 유명해 하루평균 100명의 손님이 다녀간다. 9년간 한자리를 지키며 쌓아 온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 초 온라인몰을 두드렸다. 100% 국내산 노란콩, 서리태 등으로 만든 자반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며 인기상품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옥션 리빙실 고현실 실장은 “온라인몰이 지역 먹거리들이 지리적 한계를 넘어 전국적으로 판로를 넓힐 수 있는 강력한 유통 채널이 되고 있다.”며 “지역 판매자들이 성공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 음식’도 옥션에서 ‘날개’를 달았다. 옥션에는 각 지역의 먹거리들이 100여종 올라있는데 해마다 판매량이 20~30% 늘어나고 있다. 안방에서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천안호두과자, 대구납작만두, 부산어묵 등이 인기 ‘톱3’. 50개들이가 1만원대 안팎인 호두과자는 올 들어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나 늘었다. 최근에는 여수엑스포의 영향으로 여수 음식이 각광받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엄마, 뽀로로 케이크가 자꾸 쳐다봐요

    엄마, 뽀로로 케이크가 자꾸 쳐다봐요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인기 만화영화 ‘로보카폴리’의 주인공들을 활용한 케이크를 지난 1월 첫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한 달 만에 10만개가 순식간에 나갔는데 지금까지도 매월 평균 10만개씩 꾸준히 팔린다. 아동화 브랜드 스트라이드 라이트는 지난해 애니메이션 ‘카2’ 개봉에 맞춰 ‘라이트닝 맥퀸’ 운동화를 내놨다. 아동화치고는 비싼 7만원에 육박하는 이 운동화는 현재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출시 두달 만에 품절돼 올 6월 다시 입고했으나 조만간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7만원 고가 아동화 두달 만에 품절 고물가와 불황에 꽁꽁 언 소비심리가 풀릴 기미가 없다. 싼 제품만을 찾는 불황형 소비가 대세지만 금액에 상관없이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는 데 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건 없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얘기다. 뚜레쥬르는 로보카폴리 케이크 성공에 힘입어 로봇 카드를 또 빼들었다. 바로 추억의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 국내 최초의 극장판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1976년 개봉 당시 탄탄한 스토리와 실감나는 영상으로 서울 관객 18만명이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짙어질 때마다 복고·향수가 뜨는데 이런 점에서 태권V 케이크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로보트 태권V’와 ‘깡통 로봇 철이’ 캐릭터가 장식된 원형 초콜릿 케이크 ‘무적의 우리 친구 태권V’와 주인공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 넣은 딱지로 장식된 사각형 초콜릿 케이크 ‘돌아온 로보트 태권V’ 등 2종은 부모 세대는 물론 아이들까지 단번에 사로잡을 만하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로보카폴리 케이크의 구매자들을 살펴보면 생일을 맞은 아이가 있거나 본인의 생일인데 아이가 있는 성인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로보트 태권V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부모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호기심 어린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수십년 충성고객 양산 태권V처럼 오래된 만화 캐릭터 ‘둘리’의 영향력도 여전하다. 동서식품은 최근 어린이용 시리얼 ‘포스트 오곡코코볼 우주탐험대’를 내놓으면서 아이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포장 박스에 우주 비행사가 된 둘리와 그의 친구들인 도우너, 또치 등을 넣었다. 어린이를 주소비층으로 하는 과자업계에서 각종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캐릭터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2010년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의 73~85%는 캐릭터가 그려진 과자를 선택했다. 또한 50~55%는 캐릭터가 그려진 과자가 없는 과자보다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 개발은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케이크’를 판매하는 파리바게뜨가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2’에 참가했다. 특히 귀여운 뽀로로 제품으로 꾸며진 부스를 찾은 어린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제품 만들어 주세요’ 설문을 진행 중이다. 여기서 나온 반응을 토대로 향후 제품 기획, 개발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충성 고객을 양산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나온 지 20~30년 된 미국 ‘마블코믹스’의 캐릭터들이 영원불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온라인몰 G마켓(www.gmarket.co.kr)은 국내에서도 대박 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의 캐릭터가 그려진 갤럭시S3 케이스를 단독으로 판매한다.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이 그려진 케이스가 강력한 캐릭터의 힘과 갤럭시S3의 인기 덕에 불티나게 팔릴 것으로 기대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성범죄자, 몰래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성범죄자, 몰래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성범죄 전과자가 공동주택 경비원으로 일하다 정부 점검에서 적발됐다. 다중이 이용하는 골프장 용역업체에서도 성범죄자가 적발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방자치단체·교육청과 함께 123개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을 대상으로 성범죄자 취업 실태를 조사해 성범죄자로 확인된 2명을 각각 해임, 퇴직 조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범죄 전과범은 형 집행이 끝난 시점부터 10년간은 유치원, 학교, 학원을 비롯해 직장인 체육시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등 35만 5440개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점검 결과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성범죄자 취업 제한 제도에 따라 범죄 경력 조회를 하고 있지만 용역업체 직원이나 기간제 근로자 등은 경력 조회 대상에서 빠뜨리는 경우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해수욕장과 야외 수영장의 취업 예정자에 대해서도 성범죄 경력을 조회할 예정이다. 한편 여가부는 다음 달 2일부터 개정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과 가정방문 학습지 교사를 성범죄자 취업 제한 직업군에 포함한다. 또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을 고용했다 적발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명과 주소를 여가부 홈페이지 등에 3개월 이상 공개하며 성범죄의 범위도 지하철 성추행과 통신매체를 통한 음란물 배포로 확대한다. 업무상 추행죄에 적용되던 반의사 불벌죄(피해자가 원치 않을 시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원칙)도 폐지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새우깡과 초코파이의 대결…‘달고나’와 ‘뻥이오’의 추억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새우깡과 초코파이의 대결…‘달고나’와 ‘뻥이오’의 추억

    밥상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의 식생활과 추억을 함께 엿볼 수 있는 게 바로 주전부리다. 일제시대 때도 생과자(왜떡)나 서양식 제과점이 있긴 했지만 서민들에겐 ‘그림의 빵’이었다. 대신 떡이나 엿, 옥수수 등 자연 식품으로 궁금한 입을 달래야 했다. 1945년 해태제과가 생기면서 양갱, 캐러멜, 웨하스 등 과자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하지만 주전부리에 대변혁이 일어난 것은 6·25전쟁이 끝난 뒤 설탕, 밀가루, 껌 등이 본격 등장하면서다. 그런데 ‘더 센 놈’이 다가오고 있었다. ‘스낵의 혁명’으로 불리는 새우깡이 1971년 12월 농심을 통해 나온 것이다. 새우깡은 40년이 넘은 지금까지 70억 봉지 이상 팔리며 자꾸만 손이 가는 ‘부동의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막강한 라이벌 초코파이도 1974년에 등장했다. 동양제과(현 오리온) 직원이 1973년 미국 출장길에 맛본 ‘초콜릿 입힌 과자’를 귀국 후에도 못 잊어 1년여의 실험 끝에 내놓은 게 초코파이다. 이 대목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달고나’와 ‘뻥’이다. 불에 얹은 국자에 설탕을 녹여 소다를 푼 뒤 부풀어 오르면 납작하게 문양을 찍어 내는 과자가 달고나다. ‘띠기’ ‘뽑기’ ‘국자’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침을 살살 발라 가며 문양을 떼어내야 제맛인 것은 ‘전국 공통’이다. 요란한 뻥 소리와 함께 튀겨져 나오는 강냉이 역시 쌀의 변신이 주는 신기함과 무시무시한 선전포고(“뻥이오”)의 인기 덕에 동네 아이들을 졸졸 몰고 다녔다. 이후 식품산업이 발달하면서 젤리, 아이스크림 등 온갖 간식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들어서는 설탕 대신 올리고당이 들어간 제품을 찾을 정도로 주전부리에도 ‘웰빙’ 개념이 파고들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40대 만취女, 새벽 집에 오니 모르는 남자가…

    40대 만취女, 새벽 집에 오니 모르는 남자가…

    한밤 귀갓길 여성을 뒤따라가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여성 속옷을 망가뜨린 50대 남자가 DNA 검사로 붙잡혔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9개월간 24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원모씨(51)씨를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10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원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 말까지 원주지역 주택가 등지를 돌며 출입문이 잠기지 않은 집에 침입, 여성 속옷과 신발을 칼로 찢는 변태적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원씨는 술에 취에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가 성추행을 한 혐의도 드러났다. 지난 13일 오전 4시 50분쯤 원주시 명륜동의 주택가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는 40대 여성의 집까지 뒤따라 들어가 현금 12만원을 빼앗고 강제로 성추행했다. 경찰은 “일부 성범죄 피해 여성뿐만 아니라 속옷과 신발 등이 찢긴 피해여성이 24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사 수법의 피해신고가 잇따르자 동일 전과자와 현장 탐문을 통해 원씨를 용의자로 보고 추적, 피해 여성집 주변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장면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DNA 대조 분석작업 끝에 검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_산시성 몐산, 쓰촨성 구채구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_산시성 몐산, 쓰촨성 구채구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 호랑나비가 되는 꿈을 꾼 장자가 깨어나 말했다지.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가.” 한 마리의 나비처럼 중국을 누볐다. 나는 꿈을 꾼 것인가, 여행을 한 것인가. 신의 조각품이라 할 만한 산시성의 몐산, 물감을 엎지른 것만 같은 쓰촨성의 구채구는 ‘중국의 산과 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글·사진 김명상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하나투어, 레드팡닷컴 산시성 몐산 綿山 타이항산맥에서 피어난 한 떨기 산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에서 마침표를 찍는 백두대간을 굽어보면, 산과 산이 북에서 남으로 길게 손을 잡고 있는 것만 같다. 백두대간이 9개의 산을 안고 있듯 중국의 타이항산맥太行山脈도 산시성, 허베이성, 허난성 출신의 산을 실타래처럼 엮는다. 남한 쪽 백두대간의 길이는 650km, 타이항산맥의 길이는 남북으로 600km며 동서로 250km. 수치만으로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산시성山西省은 타이항산의 서쪽, 동쪽은 바로 산둥성山東省이다. 타이항산맥의 서쪽에서 솟아오른 몐산綿山·면산으로 향했다. 처음 들어보는 산이었다. 그러나 낯설지 않았다.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이 몐산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았던 까닭이다. 한식은 춘추전국시대 충신으로 불리는 개자추介子推를 기리는 날이다. 진나라 문공이 칩거했던 시기, 개자추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줄 정도로 문공을 지극정성으로 보필했다. 그러나 훗날 문공이 왕이 되자, 개자추는 다툼이 잦은 현실 정치를 뒤로한 채 어머니와 함께 몐산으로 숨고 만다. 충신을 잃은 문공은 개자추를 불러들이기 위해 몐산에 불을 질렀으나, 개자추는 끝내 내려오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죽고 말았다. 그래서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인 한식에는 뜨거운 불에 죽어간 개자추를 기리기 위해 찬 음식을 먹고 있다. 산시성의 성도인 타이위엔太原·태원에서 개자추의 전설이 영근 몐산까지는 버스로 2시간이면 닿았다. 몐산을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이어지는 산’이다. 분명 몐산의 저 너머에는 또 다른 중국의 산이 불뚝 솟아 있을 것이다. 버스에 의지해 몐산을 본격적으로 오르자, 신이 둥근 과일을 칼로 깎듯이 저 산을 곱게 도려낸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해발 2,000m를 웃도는 산 위, 도로가 끊길 듯 끊길 듯 끊기지 않고, 연이어 나타났다. 도로의 폭이 워낙 좁은 탓에 대형 버스 두 대가 마주칠 때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며 비켜갔다. 버스가 직사각형 반듯한 건물 앞에서 멈춰 섰다. 절벽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원펑수위안雲峰墅苑·운봉서원이었다. ‘하늘 위 호텔’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았다. 숙소 창문을 열자 한 폭의 동양화가 한눈에 들어왔다. 1, 2 정궈스에 오르면 등신불을 볼 수 있다 3 몐산의 원펑스에는 한식의 유래가 된 개자추의 전설이 숨쉰다 4 원펑스의 120계단은 108가지 번뇌와 12연기를 의미한다 5 원펑스에서 정궈스로 오르는 계단이 아찔하다 6 군사요새인 몐산의 석채. 타이항산의 서쪽에 솟은 몐산의 높이는 2,000m가 넘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소원이 박힌 절벽을 지나 ‘미라 승려’를 만나다 원펑수위안의 로비인 10층은 원펑스雲峰寺·운봉사와 이어지는 비밀 통로다. 여기서 원펑스를 오르면 호텔 10층 높이만큼 발품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을 거부하고 느리게 다가오는 중년의 중국인이 보였다. 그는 아찔하게 펼쳐진 120계단 위에 두 손을 밀착하면서 연거푸 절을 했다. 고개를 들 때마다 시선은 원펑스로 향해 있었다. 120계단은 108가지 번뇌煩惱에 12연기를 더한 숫자를 의미했다. 번뇌는 집착에서 일어나는 심적인 고통이다. 마음을 비우면 쉬운 것을 우리는 항상 욕심을 부리고 의도치 않게 성을 내며 어리석은 행동을 일삼았다. 그래서 120계단은 인간의 행렬로 쉴 날이 없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원펑스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모든 죄를 사하여 줄 것만 같은 편안함이 감돌았다. 포복사抱腹寺는 절벽 속에 감겨 있는 원펑스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절은 마치 어미의 뱃속에 아이가 안겨 있는 모습을 닮았다. 사람의 손길이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가파른 암벽을 따라 붉은 천이 휘날렸다. 천에 매달린 것은 등불 혹은 방울이었다. 왜 등불과 방울인가. 등불燈·등불등을 단 사람은 “소원이 이뤄지길 기다리겠다等·기다릴등”고 신께 기도했고, 반대로 방울鈴·방울영을 단 사람은 “소원이 이뤄지다니, 영험합니다靈·영험할영”고 감사 인사를 띄웠다고 한다. ‘등’과 ‘영’이라는 한자 음을 이용한 중국인의 재치를 엿볼 수 있었다. ‘유구필응有求必應’이라 했다. 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뤄지리라. 원펑스를 지나 ‘之갈지’ 모양의 지그재그 계단을 올랐다. 정궈스正果寺·정과사로 가는 길이다. 정궈스까지 오른 이유는 하나였다. 등신불等身佛을 보고 싶었다. 등신불은 쉽게 말해 ‘미라가 된 승려’다. 미라라 하면 방부처리한 상태로 편하게 누워 있는 이집트 미라가 대번 떠오른다. 그러나 이곳의 등신불은 고고하게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 있었다. 어떻게 꼿꼿한 자세 그대로 ‘인간 불상’이 되었는지는 과학도 풀기 힘든 미스테리라고 했다. 오매불망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그대로 돌이 된 망부석처럼 등신불에는 어떤 애절함과 의지가 선연하게 묻어났다. 등신불의 갈라진 틈 사이로 뼈와 두개골이 보였다. 정궈스에는 등신불 총 12존이 있다. 등신불도 살아온 궤적에 따라 저마다의 표정이 달랐다. 유독 표정을 잔뜩 찡그린 불상이 보였다. 죽어서도 지울 수 없는 한이 가슴 깊숙이 응어리진 게 틀림없었다. 역시나 그 등신불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있다고 했다. 하산한 그대여, 왕자다위안과 핑야오구청으로 가라 몐산에서 내려와 왕자다위안王家大原·왕가대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왕씨네 집을 찾아간 것이다. “비단이 장사 왕서방 명월이한테 반해서 비단이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서 다 줬소” 노래 <왕서방연가> 탓인지 중국의 부자 하면 왕서방의 퉁퉁한 얼굴이 스쳤다. 실제 왕王씨는 이李씨, 장張씨와 함께 중국의 3대 성씨로 꼽힌다. 왕자다위안은 길조차 왕씨의 집임을 증명했다. 남북으로 큰 길이 하나 놓여 있고 동서방향으로 세 개의 길이 나 있으니 영락없는 王자였다. 왕씨 가문의 시조인 ‘왕실王實’은 두부장사로 큰돈을 모은 거상이었다. 왕실의 17대손 형제는 나란히 관직에 등용돼 가문에 영광을 안겨줬고 집을 더 크게 짓고 더 화려하게 치장했다. 예나 지금이나 부와 명예를 뽐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 바로 으리으리한 집짓기가 아닌가. 수백년에 걸쳐 대대손손 지어진 이 집은 ‘민간의 자금성’으로 불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방의 개수는 1,118칸, 정원의 수도 100개가 넘는다. 집을 구경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족히 1시간은 걸렸다. 왕자다위안에서는 숨어있는 장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계단과 문 앞에는 복숭아, 박쥐, 원숭이, 물고기 등의 조형물이 나타났다. “복숭아는 장수, 박쥐는 복을 의미하고요…” 여기저기서 숨은 그림 찾기에 빠진 이들의 소리가 새어 나왔다. 집을 채운 소품 중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것이 없었다. 방문객이 어찌나 만졌던지 사람의 손을 탄 장식품은 하나같이 반들반들했다. 하산 후 여행은 대개 왕자다위안에서 핑야오구청平遙古城·평요고성으로 이어진다. 핑야오구청은 명나라, 청나라 시대의 ‘명동’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번화해 몐산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적막한 몐산에 파묻혀 며칠을 지냈던지라 왁자지껄한 핑야오구청의 분위기가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몸이 반응했다. 정신없이 골목을 누볐더니 어느새 두 손 가득 간식과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들려 있었다. 스토우빙으로 불리는 바삭바삭한 과자, 매콤하고 짭조름한 양 꼬치, 대형 지팡이 과자 등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워낙 많아 끼니를 걸러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핑야오구청에는 지갑을 열게 하는 마력이 흘렀다. 알고보니 핑야오구청 일대는 상업 중심지로 흥했던 곳이었다. 중국 최초의 은행인 표호票號도 이곳에 있다. 처음 핑야오구청을 둘러보면 망망대해를 누비는 것처럼 막막하다. 다행히 스러우市樓·시루는 든든한 등대 역할을 했다. 아침이면 이곳을 중심으로 거리 공연이 열리고, 밤이면 화려한 빛이 뿜어 나와 여행객을 위무했다. 1 장수, 복 등을 의미하는 조형물이 곳곳에 숨어있다 2 왕자다위안은 민가의 자금성으로 불릴 정도로 거대하다 3 핑야오구청의 아침은 화려한 전통 공연으로 시작한다 Travel tip 산시성 사람은 식사 전 꼭 ‘식초’ 한 잔을 마신다. 상 위에 오른 검정 액체를 보고 당황하지 말자.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고 냉큼 마셔 보시길. 핑야오구청에는 게스트하우스, 중국식 전통 숙소인 객잔이 있다. 특히 객잔에 머물면 홍등과 버드나무를 벗 삼아 객잔 주변을 산책해 보라. 귀부인이 된 것처럼 어깨가 으쓱해진다. 또한 객잔 마당의 테이블에서 맥주 캔을 든다면 풍경에 취해 밤을 새기 십상이다. 단, 객잔의 실내는 약간 쌀쌀한 편이니 취침 전 창문을 잘 닫는 게 좋다. T clip.여행상품 10월20일까지 몐산으로 손쉽게 떠날 수 있다. 바로 인천에서 산시성의 성도인 타이위안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전세기를 운항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총판매대리점을 맡고 있는 레드팡닷컴을 비롯해 하나투어, 모두투어, 자유투어, 참좋은여행, 온라인투어 등 전국의 여행사를 통해 전세기 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출발해 4박5일간 현지에 머무르며 몐산, 왕자다위안, 핑야오구청 등 산시성 대표 여행지를 모두 아우르며 중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디너쇼도 포함한다. 상품가 69만9,000원부터 문의 레드팡닷컴 02-6925-2569 쓰촨성 구채구 九寨溝 고산증은 통과의례였다 오색찬란한 물빛을 보는 순간 당신은 선계仙界에 온 듯한 착각을 할 것이다. 지구상의 온갖 푸른색 보석을 가루 내 물에 푼 듯한 구채구의 물빛은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산을 고이 담아낸 물이 잔잔하고, 웅장한 폭포에서는 거대한 물의 커튼이 눈앞을 가린다. 하지만 구채구에 도착하기 전 고산병이 발목을 잡았다. 구채구로 가는 관문인 청두成都·성도에서 국내편 비행기를 타고 해발 3,500m의 구황공항에 내리자마자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듯한 두통이 일어났다. 갑자기 높은 곳에 올라오자 심한 고도차에 몸이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미리 먹었던 고산병 예방약은 별무소용이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몸은 금방 적응됐는지 평소와 같은 기분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일행들은 정도가 조금 덜할 뿐, 여전히 두통이 남아있다고 했다. 구채구는 해발 1,980~3,100m 정도 높이에 걸쳐져 있는데 한반도의 최고봉, 백두산 높이가 2,744m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고산증세는 하나의 통과의례이며 극복한다면 진한 감흥을 얻을 것이다. 구채구는 1970년대에야 벌목공에게 발견됐을 정도로 오지다. 골짜기 안에 9개의 장족 마을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아름다운 산과 오색찬란한 물로 유명하다. 동화세계, 인간선경 등으로 불리는 중국 관광의 명소로 1975년 중국 정부 지정 관광지로 지정됐고, 199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1997년에는 세계 생물권 보호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4 진주가 흐르는 듯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진주탄폭포 5 오화해는 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색깔이 비친다는 뜻으로, 비취색이 인상 깊은 곳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감탄사가 절로 터지는 물빛 구채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Y자 형태이며 크게 수정구樹正溝, 일측구日則溝, 측사와구則渣窪溝 3개의 골짜기로 이뤄져 있다. 전체 길이는 55.5km, 입구에서 구채구의 가장 높은 지역인 장해까지의 길이는 총 17.8km에 달한다. 따라서 도보로 걷기에는 힘들기에 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같은 버스를 탄 관광객들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찬탄을 질러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산이 물 표면에 그대로 비춰지기도 하고, 비취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물 색깔의 오묘함에 홀리듯 빨려들게 된다. 예로부터 장족들이 신산성수神山聖水라 불러 왔다는데 그 이유를 짐작할 것 같다. 구채구 내에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114개, 호수 사이에 17개의 폭포군, 11개의 급류, 5곳의 트래버틴(석회암의 일종) 모래톱이 서로 연결돼 있다. 호수는 이름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는데 명칭이 있는 호수는 보통 오화해, 경해, 장해와 같이 바다海라 명명된다. 구채구에 관한 전설에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옥낙색모라는 여신이 있었는데 달과라는 남자신이 그녀를 사모했다. 한 번은 달과가 여신에게 바다를 볼 수 있는 보물거울을 선사했는데 갑자기 달려든 마귀에 놀라 거울을 떨어뜨렸다. 그 거울 조각이 인간세상에 떨어져 보석처럼 산 곳곳에 박히게 됐는데 그것이 구채구의 호수가 됐다는 것이다. 구채구의 하이라이트, 오화해·장해 구채구는 면적이 720km2 달하는 만큼 관광객이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모두를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성수기에는 가이드도 압사당할 뻔했다고 할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기에 여유로운 사진 촬영도 어렵다. 따라서 미리 몇 곳을 정해 놓고 집중해 보는 편이 낫다. 추천하는 곳은 오화해五花海와 장해長海다. Y자 계곡의 오른쪽(일측구) 상류 부분에 있는 오화해는 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가지 색이 비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구채구 호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데 에메랄드색과 남색, 녹색 등이 서로 교차하고 영롱한 빛을 발해 눈을 어지럽힌다. 이런 신비한 색감은 석회암 지형 때문인데, 물에 석회질이 많아 색깔이 옥색으로 비치는 것에 더해 주변 산의 전경, 태양의 움직임 등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호수 속에는 이미 오래된 나무가 유유자적하게 잠겨 있는데 신기하게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지질 특성상 석회 성분이 고착돼 그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들이 어우러진 오화해는 말 그대로 선경이라 부를 만큼 감동이 살아 숨쉰다. 오화해 위로는 팬더바다라는 뜻의 웅묘해熊猫海가, 아래로는 경내에서 가장 웅장하며 진주가 흐르는 듯 아름답다는 진주탄폭포珍珠灘瀑布가 있는 만큼 천천히 유람하듯 즐기는 것도 좋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구채구에서 제일 높은 호수인 장해로 향했다. 장해는 백두산보다 높은 해발 3,101m에 있고 길이는 약 4.3km에 달한다. 유람선이라도 뜰 것 같은 긴 물결이 호수임에도 시야를 탁 트이게 만든다. 이곳을 한 바퀴 둘러보면 마치 중식도로 산을 뭉텅뭉텅 베어낸 듯한 노르웨이의 피오르드fjord와 흡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구채구라는 계곡 하나에서 동양과 유럽의 매력을 아우르는 풍경이 숨쉬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장해 아래 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역시 물 색깔이 곱디고운 오채지五彩池에 닿는다. 1 석회질 성분 때문에 이곳에 잠긴 나무들은 썩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다 2 웅장한 풍경을 자랑하는 장해. 이름답게 사진에 보이는 장면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3 구채구 장족문화촌에서는 장족의 문화와 전통을 만끽하며 쇼핑도 겸할 수 있다 4 장족문화촌에서 전통복장을 한 여인이 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5 장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칼을 차고 다니기에 화를 돋우면 곤란에 처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지 속 쇼핑몰, 장족문화촌 구채구 내의 수정채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장족 마을이 있다. 입구 앞에는 쵸르텐불탑과 룽다風馬가 서 있다. 룽다는 긴 장대에 매단 긴 깃발이고 타르쵸는 정사각형의 기를 이어서 매단 것으로 경문이 가득 쓰여 있다. 진리가 바람을 타고 세상에 전달돼 모두가 해탈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데 해져 사라질 때까지 그대로 둔다고 한다. 입구로 들어가면 타르쵸가 만국기처럼 내걸려 있다. 상점에서 물품을 파는 이들은 모두 장족 전통 복장을 하고서 그들만의 독특한 기념품을 만든다. 티벳문자가 수놓인 천 제품, 스카프, 옥으로 만든 빗, 각종 의류, 거울, 팔찌,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등도 만날 수 있다.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 아쉽지만 장족의 고유한 삶도 들여다보고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어 구채구를 찾은 이라면 누구나 즐겨 찾는 곳이다. T clip.가는방법 청두(성도)는 구채구의 관문이다. 인천에서 청두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중국국제항공, 사천항공 등이 운항 중이며 약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청두에서 구황공항까지는 비행기로 45분 걸리지만 육로로는 10시간도 소요될 수 있다. 그만큼 비행기 이용객이 많은데 문제는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하는 탓에 비행기 연착이 흔하디 흔하게 일어난다는 것. 기자는 3시간 넘게 청두 공항 의자에 누워서 기다려야 했다. 상품 문의 하나투어 02-2127-1951 Travel tip. 구채구는 산에 단풍이 들고 물이 많은 가을이 성수기다. 단, 10월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차서 주변 호텔 가격도 비싸고, 관광할 때 인도를 걷기도 힘들 만큼 붐비니 9월이 가장 적당하다 구채구 내에서 버스 이용할 때는 앉은 자리가 풍경 감상의 핵심이다. 입구에서 상행선 버스를 탈 경우 왼쪽이, Y자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일측구에서는 오른쪽에 앉으면 이동하면서 멋진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고산병은 평소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니 자만은 금물. 일단 고산병 증세가 생기면 하산만이 해결책이다. 약을 준비하는 등 미리 조처하고 대비하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의학이 부추긴 女性 쇼핑

    의학이 부추긴 女性 쇼핑

    “인간의 난자는 나무에 열리지 않는다.” 의료윤리 연구자인 저자가 한마디 툭 던져놨다. 가슴 아린 한마디다. 황우석 사태가 비극인 까닭은 연구 자체가 거짓말이어서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거짓 연구 자체는 그냥 희극이다. 진정한 비극은 그 파문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몸, 구체적으로는 난자 문제가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뜻에서 ‘인체 쇼핑’(도나 디켄슨 지음, 이근애 옮김, 소담출판사 펴냄)은 번역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이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언급하자면 황우석의 방법은 체세포 핵이식이다. 영국의 이언 윌머트가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와 같은 기법이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의 핵을 대신 넣는 것이다. 거짓 연구라는 걸 들키기 전부터 이미 외국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애국주의자들 눈에는 한국의 성취에 대한 질투로만 보였겠지만 의심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윌머트는 400개의 난자를 획득한 뒤 핵을 제거했더니 267개가 사용가능했고 이 267개 가운데 1개에서 돌리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인데 황우석은 무려 1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어내는 데 난자는 200개도 채 안 썼다고 주장했다. 돌리에다 단순비교하자면 난자 4400개 정도는 써야 했는데 말이다. 이런 의심에 대한 황우석의 과학적(?) 반론은 연구원의 손기술을 진화시킨 한민족의 젓가락문화였다. 물론 거짓 연구가 들통난 뒤 난자에 대한 해명 역시 거짓임이 드러났다. 200개도 채 안 된다고 했는데 난자 “2200여개를 119명의 여성에게서 채취”했다. 한 여성에게서는 무려 “43개의 난자”를 얻었는데 이는 “배란촉진제를 치명적일 정도로 과다투여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난자 기증자의 15~20%가 심각한 난소과자극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연구팀 소속 연구원에게 난자를 기증하라 했다. 이는 나치정권의 생체실험을 비판하면서 이타주의로 치장된 거짓 자발성을 엄격히 금지했던 과학계의 대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기증자의 절반 이상이 “평균적으로 난자 1개당 1400달러”를 받았다. 기증이 아니라 매매였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자.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었다면? 위대한 젓가락문화가 진화시킨 연구원의 세심한 손가락 놀림 덕분에 정말 그런 결과를 이뤄냈다면? 그래서 영국의 시민운동가 세라 색스턴은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란 가정하에 필요한 난자량을 계산해 봤다. 치료대상은 영국 당뇨병 환자로 한정했다. 의료전문가들이 황우석 기술이 가장 널리 쓰이게 될 분야로 당뇨병을 지목해서다. 그 결과는 “영국 젊은 여성 3분의1 내지 2분의1이 난자를 기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인트는 두 가지다. 다른 어려운 질병을 제쳐 두고 당뇨 하나만에도 그렇게 많은 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를 일어서 걷게 하리라.’는 복음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다른 하나는 “젊은”이다. 성공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젊고 싱싱한 난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만약 그 당시 황우석 연구가 진짜로 판명났다면 지금쯤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에게는 난자를 기증해 박애주의자로 거듭나라는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자 채취는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책에는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불임클리닉에 다닌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 길이다. 저자는 난자를 얻기 위해 난소를 지나치게 자극하다 죽음에까지 이르는 실제 사례들도 소개해뒀다. 더구나 여성이 생산할 수 있는 난자 수는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자를 뽑아 쓸 경우 조기 폐경이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골밀도가 떨어지고 자궁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캐나다는 난자 기증 자체를 중지시켰다. 과학적으로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여성의 몸에 해가 안 된다는 증거가 분명해질 때까지 금지한다고 선언해버린 것이다. 가장 한심한 소리는 체외수정을 위해 쓰고 남은 난자를 연구용으로 쓰는 것은 무방하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저자는 목적에 따라 난자를 얻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가령 영국의 한 연구팀은 체외수정용으로 쓰고 남은 난자를 모으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7개월 동안 겨우 66개를 모았다. 반면 뉴캐슬 불임클리닉을 조사해 보니 29세의 한 여성에게서만도 44개의 난자를 뽑아낸 경우가 있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차피 남는 난자인데 다른 사람 치료를 위해 연구용으로 쓰는 게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불임클리닉들은 체외수정에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난소를 더 자극해 더 많은 난자를 뽑아내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특허로 인한 학문적 명망과 경제적 이득이 연구자 혹은 병원장의 양심을 마비시키고, 국익이라는 애국적 가치가 지켜보는 이들의 입까지 다 막아버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보면 차라리 황우석의 연구가 거짓으로 들통나 일찍 중단되어버린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은 제목에서 보듯 황우석 사태만 다룬 건 아니다. 불로장생을 가져다 줄 것처럼 떠들어대는 생명의학계가 얼마나 엉뚱한 짓을 일삼는지 보여준다. 죽은 자의 뼈를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하는 대형병원들, 이 병원들에 제품을 잘 공급하기 위해 밀매조직들이 내놓은 각종 인체조직들의 가격표, 언론에서 크게 부풀려진 장기이식 수술 성공사례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참한 결과 같은 것들이 빼곡하다. 얼마 전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레베카 스클루트 지음, 김정한·김정부 옮김, 문학동네 펴냄)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의 사례는 물론, 그와 비슷한 사례와 이를 둘러싼 각종 법적 공방까지 모두 다뤄뒀다. 그 가운데 제대혈이 눈길을 끈다. 출산 때 태반과 함께 버려지는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대혈 보관이 유행이 됐다. 저자에 따르면 여기엔 거짓말, 그것도 중대한 거짓말이 하나 있다. 제대혈은 그냥 ‘버려지는’ 게 아니다. 저자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제대혈은 아기에게, 특히 조산아에게 신선한 산소 공급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제대혈 채취는 산후출혈이라는, 출산과정에서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에 행해진다. 제대혈 보관은 어차피 버려질 것을 소중하게 다시 쓰는 기법이 아니라,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에 아기에게 주어지는 소중한 무언가를 일부 덜어내는 것이다. 이는 난자와 똑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억제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버릴 거 유용하게 쓰는데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큰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합리화란 대개 양심을 마비시킬 때 쓰는 전략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황우석, 女 119명의 난자 2200개 채취해놓고…

    황우석, 女 119명의 난자 2200개 채취해놓고…

    “인간의 난자는 나무에 열리지 않는다.” 의료윤리 연구자인 저자가 한마디 툭 던져놨다. 가슴 아린 한마디다. 황우석 사태가 비극인 까닭은 연구 자체가 거짓말이어서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거짓 연구 자체는 그냥 희극이다. 진정한 비극은 그 파문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몸, 구체적으로는 난자 문제가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뜻에서 ‘인체 쇼핑’(도나 디켄슨 지음, 이근애 옮김, 소담출판사 펴냄)은 번역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이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언급하자면 황우석의 방법은 체세포 핵이식이다. 영국의 이언 윌머트가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와 같은 기법이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의 핵을 대신 넣는 것이다. 거짓 연구라는 걸 들키기 전부터 이미 외국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애국주의자들 눈에는 한국의 성취에 대한 질투로만 보였겠지만 의심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윌머트는 400개의 난자를 획득한 뒤 핵을 제거했더니 267개가 사용가능했고 이 267개 가운데 1개에서 돌리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인데 황우석은 무려 1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어내는 데 난자는 200개도 채 안 썼다고 주장했다. 돌리에다 단순비교하자면 난자 4400개 정도는 써야 했는데 말이다. 이런 의심에 대한 황우석의 과학적(?) 반론은 연구원의 손기술을 진화시킨 한민족의 젓가락문화였다. 물론 거짓 연구가 들통난 뒤 난자에 대한 해명 역시 거짓임이 드러났다. 200개도 채 안 된다고 했는데 난자 “2200여개를 119명의 여성에게서 채취”했다. 한 여성에게서는 무려 “43개의 난자”를 얻었는데 이는 “배란촉진제를 치명적일 정도로 과다투여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난자 기증자의 15~20%가 심각한 난소과자극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연구팀 소속 연구원에게 난자를 기증하라 했다. 이는 나치정권의 생체실험을 비판하면서 이타주의로 치장된 거짓 자발성을 엄격히 금지했던 과학계의 대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기증자의 절반 이상이 “평균적으로 난자 1개당 1400달러”를 받았다. 기증이 아니라 매매였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자.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었다면? 위대한 젓가락문화가 진화시킨 연구원의 세심한 손가락 놀림 덕분에 정말 그런 결과를 이뤄냈다면? 그래서 영국의 시민운동가 세라 색스턴은 황우석 연구가 진실이란 가정하에 필요한 난자량을 계산해 봤다. 치료대상은 영국 당뇨병 환자로 한정했다. 의료전문가들이 황우석 기술이 가장 널리 쓰이게 될 분야로 당뇨병을 지목해서다. 그 결과는 “영국 젊은 여성 3분의1 내지 2분의1이 난자를 기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인트는 두 가지다. 다른 어려운 질병을 제쳐 두고 당뇨 하나만에도 그렇게 많은 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를 일어서 걷게 하리라.’는 복음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다른 하나는 “젊은”이다. 성공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젊고 싱싱한 난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만약 그 당시 황우석 연구가 진짜로 판명났다면 지금쯤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에게는 난자를 기증해 박애주의자로 거듭나라는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자 채취는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책에는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불임클리닉에 다닌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 길이다. 저자는 난자를 얻기 위해 난소를 지나치게 자극하다 죽음에까지 이르는 실제 사례들도 소개해뒀다. 더구나 여성이 생산할 수 있는 난자 수는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자를 뽑아 쓸 경우 조기 폐경이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골밀도가 떨어지고 자궁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캐나다는 난자 기증 자체를 중지시켰다. 과학적으로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여성의 몸에 해가 안 된다는 증거가 분명해질 때까지 금지한다고 선언해버린 것이다. 가장 한심한 소리는 체외수정을 위해 쓰고 남은 난자를 연구용으로 쓰는 것은 무방하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저자는 목적에 따라 난자를 얻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가령 영국의 한 연구팀은 체외수정용으로 쓰고 남은 난자를 모으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7개월 동안 겨우 66개를 모았다. 반면 뉴캐슬 불임클리닉을 조사해 보니 29세의 한 여성에게서만도 44개의 난자를 뽑아낸 경우가 있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차피 남는 난자인데 다른 사람 치료를 위해 연구용으로 쓰는 게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불임클리닉들은 체외수정에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난소를 더 자극해 더 많은 난자를 뽑아내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특허로 인한 학문적 명망과 경제적 이득이 연구자 혹은 병원장의 양심을 마비시키고, 국익이라는 애국적 가치가 지켜보는 이들의 입까지 다 막아버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보면 차라리 황우석의 연구가 거짓으로 들통나 일찍 중단되어버린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은 제목에서 보듯 황우석 사태만 다룬 건 아니다. 불로장생을 가져다 줄 것처럼 떠들어대는 생명의학계가 얼마나 엉뚱한 짓을 일삼는지 보여준다. 죽은 자의 뼈를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하는 대형병원들, 이 병원들에 제품을 잘 공급하기 위해 밀매조직들이 내놓은 각종 인체조직들의 가격표, 언론에서 크게 부풀려진 장기이식 수술 성공사례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참한 결과 같은 것들이 빼곡하다. 얼마 전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레베카 스클루트 지음, 김정한·김정부 옮김, 문학동네 펴냄)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의 사례는 물론, 그와 비슷한 사례와 이를 둘러싼 각종 법적 공방까지 모두 다뤄뒀다. 그 가운데 제대혈이 눈길을 끈다. 출산 때 태반과 함께 버려지는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대혈 보관이 유행이 됐다. 저자에 따르면 여기엔 거짓말, 그것도 중대한 거짓말이 하나 있다. 제대혈은 그냥 ‘버려지는’ 게 아니다. 저자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제대혈은 아기에게, 특히 조산아에게 신선한 산소 공급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제대혈 채취는 산후출혈이라는, 출산과정에서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에 행해진다. 제대혈 보관은 어차피 버려질 것을 소중하게 다시 쓰는 기법이 아니라, 산모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에 아기에게 주어지는 소중한 무언가를 일부 덜어내는 것이다. 이는 난자와 똑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억제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버릴 거 유용하게 쓰는데 뭐 어때.’라고 합리화하는 순간 큰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합리화란 대개 양심을 마비시킬 때 쓰는 전략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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