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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임의비급여 기준 환자가 중심돼야 한다

    건강보험 항목에 없는 치료를 하고 진료비를 전액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임의비급여 진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적절하게 치료받을 환자의 권리와 의료인의 진료권을 동시에 인정한 결정이라고 본다. 하지만 환자의 병원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법원도 이 부분을 십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는 부당한 행위지만 의학적 필요성이 있을 땐 부당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대목에서 이를 유추해석할 수 있다. 병원이 돈벌이 목적으로 과잉진료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자, 임의비급여 진료가 환자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임의비급여 진료행위로 인정받으려면 “의학적 안전성·유효성·필요성이 있고 진료내용과 진료비 부담에 대한 환자의 동의를 거쳤는지를 병원 쪽이 증명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토록 했다. 그렇지만 의료인이 아닌 재판부가 심사규정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대법원이 과거의 판례를 뒤집고 새로운 결정을 한 것은 현실을 인정한 결과다. 그런 만큼 정부와 의료계는 하루빨리 만나 임의비급여 진료에 대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사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것이 환자와 가족의 절박한 심정이다. 따라서 임의비급여 진료가 환자의 절박함을 악용하는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정부가 사후 심사와 관리에 관한 보다 정교한 규정을 만들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의비급여 진료가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마당에 건강보험 규정을 이대로 둘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임의비급여 진료 중 꼭 필요한 진료는 건강보험 적용 목록(급여)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임의비급여 진료가 일부 허용된 틈을 이용해 의료계가 포괄수가제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안 될 말이다. 모든 기준은 환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
  • [사설] 환자 볼모로 한 의사 밥그릇 지키기 안된다

    안과 의사들이 7월부터 백내장 수술을 거부키로 한 데 이어 외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 의사회도 포괄수가제 적용에 반발하며 편도, 맹장, 탈장, 치질, 자궁, 제왕절개 등 수술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안과의사회를 촉매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개원 의사회가 떼를 지어 대정부 투쟁에 나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적했듯이 의사의 수술 거부는 환자를 볼모로 한 겁박이자,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본다. 한푼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의사들의 도를 넘은 행태는 집단이기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떤 수식이나 명분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진료의 질 저하 운운은 국민을 호도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다음 달 1일부터 포괄수가제 적용을 받는 개원의사의 수술 거부는 매우 위험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이 수술 거부라는 방식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해 이익을 관철하려는 태도는 어처구니없기도 하거니와 가혹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포괄수가제는 전체 의료기관 중 7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과잉진료를 막고 건강보험 재정관리 측면에서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제도다. 쌍수를 들고 반기지는 못할망정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한판 붙어 보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정부가 이미 수술 거부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듯이 적당히 타협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의사의 수술 거부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진료 거부를 금지한 현행 의료법은 진료 거부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 밥그릇만을 지키려는 의사들의 수술 거부가 현실화될 경우, 법정 최고형으로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법행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의사들과의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민적 공감은커녕 지탄만 쏟아지고 있는 수술 거부를 의사들 스스로 당장 거둬들일 것을 거듭 촉구한다.
  • [사설] 안과의사회 백내장 수술 거부 설득력 없다

    진료 거부라는 의료계의 고질이 다시 도졌다. 대한안과의사회가 포괄수가제 적용에 반발해 다음 달 1일부터 백내장 수술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엊그제 포괄수가제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한 안과 의사 90% 이상이 진료 거부에 찬성했다고 한다. 의사협회는 백내장 수술 거부에 대해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해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도 보여줬듯이 이해 관철을 위해 진료 거부 카드를 꺼내 든 것이 비단 이번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에게 경제적 희생을 요구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집단행동으로 뜻을 이루려는 구태 또한 용납될 일은 아니다. 안과 의사들이 백내장 수술을 거부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7월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백내장 수술 수가가 종전보다 10%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2006년 행위별 수가 상대가치 조정으로 백내장 수술 가격은 낮아지는 대신 안저검사 등 빈도가 높은 검사 가격은 높아져 의사들이 손해 볼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른 검사비는 당연하다는 듯이 챙기면서 수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두고볼 수 없다는 것은 꿩 먹고 알 먹겠다는 심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의 의료비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출산은 줄고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 국민의료비가 큰 걱정거리로 대두됐다. 과잉진료를 방치해선 안 될 시점이다. 안과의사들은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환자와 정부에 대한 협박으로 들린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안과의사들의 이번 집단행동이 포괄수가제를 둘러싼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진료 거부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요구된다.
  • 복지부-의협 ‘포괄수가제’ 정면충돌

    오는 7월 시행될 포괄수가제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반발이 가시화됐다. 의협은 22일 포괄수가제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을 주장하며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또 정부가 포괄수가제 의무적용 및 확대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최종 협의체인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국민을 볼모로 삼은 의협의 항의에 상관없이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괄수가제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준비가 부족하다.”면서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는 사전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포괄수가제를 강행하는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포괄수가제는 지난 2002년부터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다 7월부터 병·의원급, 내년 7월 모든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정부의 포괄수가제는 병원들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서다. 기존 행위별 수가제는 진료횟수나 진료량 등에 따라 진료비가 매겨진 탓에 병원들은 검사를 추가하거나 입원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불필요한 진료를 해 왔다. 때문에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늘어났다. 의협은 의료의 질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병원들이 규정된 진료비 안에서 최소한의 진료만 함에 따라 조기퇴원 강요, 필요한 치료의 생략, 저가 의약품 사용 등이 급증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 비용 부담이 큰 환자를 거부하거나 신기술 도입에 비용 투자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지난 10년간 포괄수가제를 실시해 온 결과 의료의 질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009년 포괄수가제 적용 병원과 행위별 수가제 적용 병원을 비교한 결과 환자의 재입원율은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환자의 만족도는 포괄수가제 적용 병원이 11%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복지부 측은 “전체 의료기관의 70%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제도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포괄수가제 시행에 앞서 선결조건으로 ▲진료수가 상향 조정 ▲포괄수가에서 의사의 행위료 분리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수가를 책정하기 위한 환자분류의 세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진료 수가의 인상에 비중을 두고 있다. 노 회장은 “과잉진료의 근본 원인은 원가에 못 미치는 낮은 진료수가”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협의 주장을 일부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진료수가의 현실화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포괄수가에서 의사의 행위료를 분리하는 문제는 검토 가능하다.”면서 “환자분류 역시 기존 61개 분류에서 78개로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용어클릭] ●포괄수가제 환자가 받는 진료횟수나 진료량에 관계없이 사전에 정해진 진료비를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맹장·백내장·치질·탈장·편도·제왕절개·자궁제거수술 등 7개로 한정했다.
  • [사설] 美 의사들의 과잉진료 제동 교훈 삼아라

    미국의 의사들이 병원에서 관례적으로 행하는 불필요한 검사나 시술을 대폭 줄여 나가야 한다고 권고하고 나선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방사선의학회 등 9개 의학회는 최근 안 해도 되는 검사·시술 45개를 지목해 발표했다. 이른바 ‘똑똑한 선택’ 이니셔티브다. 여기에 눈길이 가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과잉진료 문제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적정 진료냐 아니냐는 물론 고도의 의학적 판단이 요구되는 가치의 문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과잉진료 천국’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이니 상식을 넘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내성을 키우는 항생제와 주사제 남발은 이미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순 타박상 환자에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을 권유하는 것도 다반사다. 병원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불필요한 검사나 시술을 권유 혹은 강요한다면 잘못도 큰 잘못이다. 환자 부담뿐 아니라 날로 악화되는 건강보험 재정의 파탄을 막기 위해서도 이 같은 현실은 시정돼야 한다. 그러나 과잉진료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인 환자에 대한 과도한 진료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7년이면 노인 인구가 전체의 17.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노인 의료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고가의 장비를 경쟁적으로 구입해 병원 수가를 높이고 결국 과잉 검사로 이어지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인구 100만명당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수가 미국과 맞먹는다고 한다. 그만큼 불요불급한 검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당국은 병원의 진료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명백한 과잉진료 행위를 남발하면서도 개선의 노력이 없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건보 급여 삭감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평가 대상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의학회의 권고는 진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유용한 지표가 될 만하다.
  • [열린세상] 적정 의료와 병원의사 줄세우기/강대희 서울대 교수 예방의학

    [열린세상] 적정 의료와 병원의사 줄세우기/강대희 서울대 교수 예방의학

    언론이 병원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일은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단골 메뉴다. 의료계에서는 의사들을 줄 세운다고 불평하지만 병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환자나 의료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준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정확한 잣대로 병원과 의사를 평가하느냐이다. 지난주 모 일간지에서 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 분야별로 치료를 잘하는 병원과 소위 ‘명의’에 대한 기사가 시리즈로 연재되었다. ‘명의’의 기준은 그 분야에서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사람으로 했다. 암 수술의 경우에는 수술을 많이 한 의사가 경험도 많아 수술 후 성적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쉬운 암수술이라도 1년에 1000건을 넘게 수술을 한다는 것은 주말을 제외하고 적어도 하루에 4건의 암수술을 한다는 얘기다.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국내 모 대학병원의 암수술 전문의는 외국에 나가면 암 수술 건수를 제대로 얘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외국 동료의사의 시각으로는 어떻게 그 많은 환자를 적정하게 진료할 수 있을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암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같이 응급을 요하는 질병까지 상급 종합병원의 순위를 매긴 것은 좀 너무 한 것 같다. 몇년 전 시내 유명호텔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던 A씨가 심장을 꾹 누르는 통증이 생겨 가장 가까운 병원에 가라는 주위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재단 이사로 있는 대학병원에 가겠다고 고집하였다. 병원에 이미 도착하였을 때는 심장이 멎어 사망에 이른 사건이 있었다.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다른 시사주간지에서는 ‘의료기관별 중증도 보정 사망비’를 기준으로 병원급 이상을 사망비에 따라 평균 이상과 이하로 구분하여 발표하였다. 소위 ‘빅5’에 드는 종합 대학병원 가운데 세 군데나 최우수 그룹에 포함되지 못하였다. ‘중증도 보정 사망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08년 66개 병원의 통계를 분석한 뒤, 각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들의 중증도를 모두 같은 수준이 되도록 통계적 보정작업을 거쳐서 나온 것이다. 즉, 한 병원에서 100명의 환자가 사망할 것으로 예상할 때, 실제로 몇 명의 환자가 사망했는지를 비교해서 나온 수치이다. 저마다 상태가 다른 환자들의 사망 예상률을 제대로 산출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병원평가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갖는 이유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중증도 보정 사망비’와 비슷한 ‘위험도 보정 사망률’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망률’ 이외에 최선의 의료기술을 갖고 있는가, 간호 인력이 전문적인가, 전문의 동료에 의한 평판이 어떠한가 등이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12년간 일등 병원으로 선정된 존스홉킨스병원은 암환자 수술 건수로만 따지면 오하이오주립병원보다도 못한 17등이다. 그런데도 존스홉킨스병원이 세계적인 권위를 갖는 것은 병원의 치료 성적과 진료 수준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적정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계지출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국가 건강보험재정도 더욱 어려워지며 과잉진료에 대한 환자의 불신과 의료사고에 대한 분쟁 건수도 많아지면서 과연 내가 받고 있는 의료가 적정한가 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고가 의료장비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그 많은 검사가 모두 필요한지? 우리 아이에게 처방된 항생제를 꼭 먹여야 하는지? 등 환자들의 고민뿐 아니라 저비용·고효율 의료 체제에서 환자에게 적정진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의사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과연 해답은 없는 것일까? 의학적 근거에 중심을 둔 의료 표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공공성 있는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적정 진료의 기준 제정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정 진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사의 노력과 의사에 대한 환자의 믿음과 신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부의 균형 잡힌 정책의지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 獨에도 ‘나이롱환자’… 대처법 살펴보니

    獨에도 ‘나이롱환자’… 대처법 살펴보니

    교통사고 환자 가운데 더 큰 보상을 노리며 위장 환자 노릇을 하는 일명 ‘나이롱 환자’는 엄연한 보험사기다. 나이롱 환자가 늘어나면 보험사의 부담이 커진다. 이는 선량한 대다수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의료보험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독일에서도 나이롱 환자는 존재한다. 그러나 의사들이 함부로 진료비를 올려받을 수 없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과잉 청구된 진료비는 감사를 통해 환수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있다. 나이롱 환자가 사회·경제적 골칫거리가 된 우리에게 독일의 대처법은 훌륭한 ‘본보기’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나이롱 환자가 양산되는 가장 큰 이유가 보험의 종류에 따라 진료비(수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목 디스크로 병원 치료를 받더라도 질병이 원인이라면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고 교통사고가 원인이면 자동차보험 수가를 적용받는다. 자동차보험 수가는 건강보험 수가보다 1~1.5배 비싸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똑같은 병이고 치료방법이 같은데도 자동차보험 수가로 처리를 하면 의사는 수입이 늘고, 환자는 더 많은 보험금을 받고 휴업급여까지 챙길 수 있어 과잉진료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독일은 건강보험이 자동차보험보다 먼저 발달한 탓에 진료수가가 똑같다. 교통사고 환자도 건강보험에서 치료비를 우선 공제하고 나중에 건강보험조합이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하는 구조다. 독일의 156개 건강보험조합 중 시장점유율 30%로 규모가 가장 큰 AOK의 랄프 메츠거 홍보책임자는 “질병의 원인과 관계 없이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모든 환자는 건강보험을 통해 진료비를 공제받는다.”고 말했다. AOK는 해마다 병원이 조합에 청구한 진료비 내역서의 30% 정도를 과잉진료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의회는 2002년 2000여개 병명에 대해 일정액의 진료기준을 명시한 진단진료법(DRG)을 통과시켰다. 메츠거는 “DRG 도입으로 환자의 평균 입원일 수가 줄고 보험금 지급액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합은 병원의 청구금액이 적정한지 상시적으로 감사하고 DRG 기준을 넘어 과다 청구된 금액에 대해서는 환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건보적자 메우기’ 또 국민 몫?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건강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건보료 인상을 비롯해 의료계와 제약업체 등 관련 분야에도 대책의 타깃이 맞춰져 있어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건강보험료율 인상과 지출 절감, 과잉진료 억제 등을 통한 지출 효율화 방안에 대해 첫 논의를 가졌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 적자는 2018년 10조원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30조원, 2030년에는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 약국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주는 ‘의료수가’를 매년 3%만 인상한다는 가정하에 나온 수치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진료비가 급증하는 현 상태가 유지되면 사실상 건보재정이 파탄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재정 적자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현재 5.64%인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을 2020년에는 8.55%, 2030년에는 12.68%로 올려야 한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약제비 및 과잉진료 억제로 지출을 효율화하고 적정 보험료율 인상 등으로 수입을 확충해야 한다.”는 원론에는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약품 리베이트’ 문제나 지나치게 비싼 ‘복제약가’를 조정하지 않고는 국민 부담이 큰 보험료율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국민적 반발 때문이다. 약제비 지출 억제방안도 핵심 논의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2007년부터 효과가 입증된 약만 적정 수준의 건강보험 약가를 적용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건강보험 진료비 대비 약제비 비율이 여전히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연간 약제비 규모를 미리 정해 관리하는 ‘약제비 총액계약제’ 도입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건강보험선진화전략을 마련할 당시 약제비 총액 목표를 정하고, 개별 의·약기관에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와 벌칙을 주는 방안이 제안됐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복지부는 ‘의약품 리베이트’가 약값 거품의 한 요인이라고 판단, 이를 단속하기 위해 최근 식약청을 비롯, 법무부·국세청·경찰청 등과 대대적인 실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건보료 인상을 포함한 대책이 의약계는 물론 국민적인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여전히 엉거주춤한 입장이다. 건보료를 인상할 경우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있는 여당과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는 데다 의사·약사단체의 반발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양한 재정안정화 대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국민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당장 올해로 끝나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 문제조차 해결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최종찬 따뜻한 사회]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자

    [최종찬 따뜻한 사회]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자

    우리나라는 그 동안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룩하였다. 도로, 철도, 공항 등 인프라(사회간접자본)도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전국의 도로는 모두 포장되었고, 고속철도 건설로 서울~부산이 2시간대로 가까워졌다. 이렇게 물적(物的)인 인프라는 충분히 축적되었으나 보이지 않는 신뢰라는 인프라는 제대로 축적이 안 되고 있다. 미국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유명한 저서 ‘신뢰’(Trust)를 통해 국가발전에 있어 신뢰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는 우리나라를 신뢰도가 낮은 국가로 분류하였다. 신뢰라는 인프라는 눈에 보이지 않아 제대로 측정할 길도 없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부족한지, 신뢰 부족이 어떤 문제를 초래하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므로 사회적 경각심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신뢰 부족으로부터 초래되는 문제는 생각보다 크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복잡한 절차 등도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연간 수천만통이 발급되는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는 당사자가 관련 문서에 기입하면 될 일을 거짓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여 기재내용이 확실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국민이 정직하다고 생각하면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를 떼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주식이 기업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부족으로 과소평가되는 것도 신뢰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국민들이 거짓말을 안 하면 많은 예산을 절약하거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각종 공공사업의 경우 토지 보상비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토지 보상비 증가는 토지 소유자의 보상가 부풀리기와 관계자의 묵인 등으로 늘어난다. 예컨대 고가의 토지 보상비를 노려 개발예정 산간 오지에 장미꽃과 인삼밭을 만들고 심지어 집까지 짓는다.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필요 이상으로 입원하는 사례도 항상 지적되는 문제이다. 과잉진료가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엉터리 수급자가 없지 않다. 자립할 요건이 되어도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빠져나가지 않으니 새로운 사람을 추가하기도 어려워진다. 신뢰 부족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켜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광우병 소동이 그 예이다. 전문가들이 숱하게 광우병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였으나 정부를 불신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였다. 2008년 인터넷에 외환위기와 관련하여 유언비어를 퍼뜨린 ‘미네르바’ 사건도 우리사회의 신뢰 부족을 드러낸 예이다. 많은 사람이 정부나 전문가의 이야기보다도 인터넷의 이름 없는 논객의 이야기를 더 믿고 있다.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지연, 혈연, 학연의 연고주의도 자기 고향, 가족, 동창 출신이 아니면 못 믿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이와 같은 연고주의는 능력 위주의 인사를 저해하여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이제부터 신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역점 과제(National Agenda)로 해야 한다. 대책은 자명하다. 거짓말에 대해서 사회적 제재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허위공시, 허위보고, 허위보도, 위증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 수년 전 미국 금융당국은 일본 다이와은행 미국 지점의 허위보고 등에 대하여 3억 4000만 달러(약 37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우리나라는 최근 나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허위공시에 대하여 관대한 편이다. 정직은 어려서부터 몸에 배게 가르쳐야 한다. 국립공원 등에서 ‘6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라고 할 때 어린이에게 거짓말하라고 시키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국회의 엉터리 폭로, 인터넷 유언비어 등 ‘아니면 말고’식의 풍토도 없어져야 한다. 신뢰 제고는 단기간에 개선될 일이 아니다.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과 함께 언론기관이나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의식개혁 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전 건설교통부 장관
  • 자동차보험 개선안 살펴보니

    자동차보험 개선안 살펴보니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부담하는 수리비용이 최대 10배 늘어난다.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부담도 증가한다. 내년 1분기에는 지금보다 보험료가 10%가량 싼 서민보험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을 29일 발표했다. 개선안은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차량수리 때 자기부담금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키로 했다. 차 수리비가 지나치게 많이 나와 애꿎게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율이 줄어드는 등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기부담금 5만원으로 가입한 보험가입자(전체의 88%)가 교통사고를 내고 자차수리비를 보험처리하면 사고 때마다 수리비가 얼마인지 상관없이 운전자는 5만원만 내고 보험사가 나머지를 전액 지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50만원 한도에서 수리비의 20%를 운전자가 부담하게 된다. 최대 10배까지 자기부담금이 늘어난다. 또 현재 범칙금 납부자만 보험료 할증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과태료 납부자도 할증대상에 포함된다. 해마다 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료에 반영하는 신호위반, 속도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 이력의 집계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 위반 항목 및 횟수에 따라 보험료가 5~20% 늘어난다.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부담 증가분은 법규 준수자의 보험료 할인에 전액 사용된다. 현재 12년 이상 무사고로 보험료를 최고 60%까지 할인받는 장기 무사고 운전자 160만명은 향후 6년간 추가적으로 무사고를 유지하면 70%까지 할인된다. 정부는 또 외국산 차량사고로 피해자가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보험사가 외국산 차량 대신에 동급 국산차를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나이롱 환자’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허위·과잉진료 적발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가 하는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한다. 경미한 상해는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48시간 이상 입원할 경우 보험회사가 이를 점검하고 해당병원이 입원 필요성을 재판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건강보험 진료수가와 일원화하는 문제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교통범칙금 인상을 검토하고 운전 중 DMB 시청을 금지하는 쪽으로 법 개정도 추진한다. 보험료를 10%가량 할인하는 서민보험 상품도 출시된다. 생계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자동차나 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이면서 부양가족이 있는 서민(35세 이상)이 갖고 있는 소형차 및 1t 이하 트럭이 대상이다. 이기욱 보험소비자연맹 팀장은 정부 방안에 대해 “보험업체의 사업비 낭비를 줄이고 병원 및 정비업계에서 막대한 금액이 새나가는 것을 막을 근본대책이 빠져 있다.”면서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 부담을 늘리려는 보험사의 의도가 반영된 대책”이라고 비난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車 보험료 담합 이번엔 속시원히 밝혀라

    서민들의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자동차 보험료가 두 달 연속 인상되는 과정에서 손해보험사 간 담합이 있었는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손해보험사들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자동차 보험료 대폭 인상안을 당국에 제시했다. 이어 13개 보험사가 9월부터 평균 4%를 전격 인상하고, 일부 사는 10월에도 평균 3%씩 올리게 된다. 보험료 인상 방침이 전해지면서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들은 보험사들의 담합 여부 조사를 요구해 왔다. 공정위의 자동차 보험 담합 조사는 늦어졌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철저히 이루어져 속시원하게 의혹을 밝혀야 한다. 담합 행위는 공정한 사회를 해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자가용 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어 현재 1700만대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자동차 보험은 서민생활과 밀접하다. 장바구니물가가 급등하는 지금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서민생활에 타격을 더 준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5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4대 보험사는 올해 정규 상여금 외에 1000만원대의 특별상여금까지 지급했다. 이런 보험사들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손해율이 80%를 넘어서자 경영이 어렵다며 보험료를 인상했다. 손해율 악화는 일부 정비업소의 과잉수리, 가짜 환자, 병원의 과잉진료 등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이런 보험금 누수를 막아 부담을 줄이는 게 우선이다. 보험료 연속 인상은 가입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손해보험사들의 오만한 편의주의다. 지금은 중소·대기업 상생이 사회의 현안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정비수가를 올려달라는 정비협회 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 부담을 전가한 채 제 몫만을 챙기기 위해 담합을 통해 보험료를 올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강자인 보험사가 약자인 정비업체에 정비수가를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약자에게 부당하게 부담을 전가시키지 못하게 해야 공정사회는 구현된다. 과거 자동차 보험 담합 조사는 책임 묻기가 흐지부지되곤 했다. 공정위는 이번만큼은 담합이 사실일 경우 보험사에 책임을 철저히 물어 재발을 막아야 한다.
  • 영리병원 도입하면 득과 실은 무엇?

    정부의 영리병원 도입 추진을 두고 찬반논쟁이 뜨겁다. 오는 10월 최종결정을 앞두고 KBS 시사기획 쌈이 영리병원 문제를 집중 분석해 본다. 21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의료산업화, 영리병원을 진단한다’편(연출 임승찬)에서 해외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리병원의 실상과 국내 도입 이후 득과 실을 따져본다. 먼저 방송은 지난 5월부터 허용된 외국인 환자 모집 이후 변한 병원 풍속도를 소개한다. 영리병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외국인 환자 유치 이후 병원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병원 광고에 나서고 있다. 또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속속 준비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비롯해 영리병원을 ‘의료서비스 선진화 방안’으로 이름 붙여 추진 중이다. 의료도 산업이고 기술인 만큼 민간자본을 투입해 경쟁력이 향상되면 부가가치도 창출되고 서비스 질도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의료서비스를 시장기능에 맡겨두면 의료비 상승과 의료서비스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어 논란이 뜨겁다. 방송은 영리병원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전체 병원 25%가 영리병원인 태국을 찾아간다. 태국의 영리병원들은 호텔수준의 시설과 서비스 등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외 환자 유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78%는 국립병원을 이용하고 있었고, 국립병원은 대기시간이 길고 서비스 수준도 낮아 의료서비스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국내 의료체계를 점검해 본다. 의료보험제도의 현실과 병원의 과잉진료 문제, 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짚어본다. 그리고 국내 영리병원의 효용과 문제점, 현실성도 따져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임신부 태동검사비 환불요구 빗발

    정부가 출산 전 태아와 임신부의 건강을 체크하는 ‘태동검사’에 대해 지난 3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한 이후 급여화 이전 검사비에 대한 환불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16일 산부인과 의사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15일 태동검사 보험 적용 이후 이달 8일까지 심평원에 접수된 환불요청은 805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1699건, 약 1억 1900만원 상당의 금액이 환불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1건당 7만원 정도의 검사비가 환자에게 되돌아간 셈이다. 태동검사(태아안녕검사)는 임신 28주 이후 자궁수축 유무와 태아의 심박동 양상을 확인하는 검사로 당뇨나 고혈압, 임신중독증 등의 고위험임신에 따른 태아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법은 본래 ‘산전 태아감시’라는 급여기준에 포함돼 있었지만 단 1회 출산과 함께 받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규정 탓에 3월에 새로 단일 급여항목으로 신설됐다. 문제는 단일 급여화 이전 규정을 어기고 임의로 검사를 시행한 병원에 임신부들이 일제히 검사비용을 환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 산부인과 의사단체는 “태동검사는 불법이나 과잉진료가 아니고, 제도적 미비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는데도 정부가 환불사태를 불러온 원인은 덮어둔 채 민원을 제기한 환자들의 주장만 받아들여 진료비를 환불토록 해주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측은 “행정규정상 환불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존엄사’ 할머니 이틀째 정상호흡

    김모(77) 할머니에 대한 국내 첫 존엄사를 시행한 지 이틀째인 24일 김 할머니는 정상적인 호흡을 유지하며, 코에 연결된 튜브를 통해 유동식 900㏄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았다. 수축기 혈압(122~75㎜Hg), 산소포화도 95~98%(정상 95%), 1분당 맥박수(90~91회), 1분당 호흡수(18~21회) 등 수치들도 비교적 안정된 상태라고 세브란스 병원 측은 밝혔다. 가족들은 “혈색도 인공호흡기를 떼내기 전보다 더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김 할머니가 자발호흡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장기 가운데 여러 개가 손상된 것이 아니라 뇌 중추 부분만 손상을 입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래로 인한 폐렴이나 심근경색 등 2주에서 한 달 사이에 찾아올 수 있는 고비를 넘길 경우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박창일 의료원장은 “앞으로 2주에서 한 달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가래 등으로 인해 기도 쪽에 분비물이 쌓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현재도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이상 완벽히 막을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김 할머니의 가족 측은 “병원의 과잉진료로 피해를 봤다.”며 위자료를 추가로 청구하기로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현장 행정] 송파 ‘공공보건정보화 사업’

    [현장 행정] 송파 ‘공공보건정보화 사업’

    단돈 2만원으로 전문가에게 영양상담을 받는 ‘식생활정보센터’에서 1년에 100여개 항목의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명품건강클럽’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은 송파구가 또 한번의 의미있는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18일 구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보건소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추진하는 ‘공공보건정보화 시스템’(e-health)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어디서나 공공보건의료기관을 찾으면 내게 알맞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전국 어디서나 내 건강을 공공보건정보화는 전국 3437개 공공보건의료기관과 보건복지가족부, 시·도, 건강보험공단 등과 진료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개인건강 정보를 통합관리해 불필요한 중복검사를 받거나, 다른 기관을 찾을 때 진료기록을 일일이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줄었다. 과잉진료 및 오진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또 건강진단서 등 각종 서류를 인터넷으로 발급할 수 있고, 건강 안내 문자서비스, 투약시간 음성안내 서비스 등 종합병원을 능가하는 의료서비스도 가능하다. 구 관계자는 “공공보건정보화사업 시범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서울시 보건소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구로 선정되고 지역 보건의료계획 현지 평가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면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송파는 건강안전지대’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시범사업의 성과에 따라 올해 공공보건정보화시스템을 전국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 ●가정의 행복은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장지동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선 ‘건강한 가족, 행복한 세상’을 모토로 내건 프로그램이 열린다. 특히 3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인집단상담’의 열기가 가장 뜨겁다. 매주 수요일 10명 안팎의 여성이 모여 부부와 고부 사이의 갈등, 자녀문제 등 생활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어내고 명상으로 달래는 자리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속내를 털어놓기가 쉽지 않아 처음에는 서먹하던 여성들이 8주가 지나면 더없이 끈끈해진다. 센터에선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에는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주선해 주기도 한다. 센터는 다음달 1일까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부모교육’을 하고,19일부터 4월9일까지는 출산 후 자녀 양육에 대한 정보를 주는 ‘예비 부모교육’을 진행하는 등 건강한 가족 만들기 프로그램을 줄줄이 준비하고 있다. 남미경 상담팀장은 “상담, 부모교육뿐만 아니라 아버지, 남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춘성의 건강칼럼] ‘해외 진료’ 得失 따져봐야

    최근 수술이나 치료를 받기 위해 의료선진국을 찾아가는 환자들을 종종 본다. 세계화 시대에 외국의 일류 병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을 논외로 하더라도 그 자체로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외국에서 좋은 의사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유명한 의사라고 찾아 갔는데 실속은 별로 없이 포장만 화려한 의사인 경우도 있을 것이고, 과잉진료를 통하여 유명해진 의사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은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도 쉽게 분별하기 어렵다. 하물며 환자나 가족들이 입 소문이나 해당 의사가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 나라의 의료 수준이 굳이 외국으로 치료 받으러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는 사실이다. 기초의학 연구분야에서 우리의 실력이 뒤지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분야에서는 우리 의료진의 전반적인 수준이 비교적 높다. 특히 수준급 의사들은 외국의 일류 의사들과 비교해서 손색 없는 치료경험과 뛰어난 기술을 갖추고 있고, 간혹 더 뛰어난 분야도 있다.단지 지원인력의 부족, 영어 구사능력의 한계 등의 문제 때문에 자신들의 업적이나 능력을 멋지게 포장하지 못할 뿐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 사는 교포들이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데도 불구하고 굳이 우리 나라에 와서 수술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선진국의 의료 수준과 비교하여 우리의 의료 수준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직접 체험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병원을 선택하는 동기가 우리 나라 의료수준을 불신하기 때문이라면 다시 한번 재고하는 것이 좋다.가까운 장래에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 환자들이 우리 나라로 치료 받으러 오는 날을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환상이 아니다.따라서 당장은 우리의 수준급 의사들이 멋지게 포장되어 전 세계에 알려지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금융산업 균형 발전의 길] (5) 보험료율 차등적용 논란

    [금융산업 균형 발전의 길] (5) 보험료율 차등적용 논란

    지난 15일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제도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권역별로 목표기금을 정하고 회사별로 다른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안이다. 보험업계는 큰 틀에는 찬성하지만 보험업계가 부담하는 기금이 너무 많다고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평가등급 공개땐 보험사 부실 가능성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증권, 보험, 상호저축은행 등이 은행과 같이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게 됐다. 보험료율은 은행 0.05%, 보험 0.15%, 증권 0.1%였다.2년 뒤인 2000년 보험료율이 인상돼 은행 0.1%, 보험 0.3%, 증권 0.2%가 됐다. 보험이 은행의 3배다. 보호한도는 모든 금융권이 1인당 5000만원까지다. 이를 각 금융권에 적용하면 보험대상 예금 중 은행이 73.7%(2004년 기준), 보험이 18.8%, 증권이 2.4% 등을 차지한다. 납부된 예금보험료는 은행 52.1%, 보험 35.8%, 증권 3.5% 등이다. 손해보험협회 김치중 전무는 “은행이 내야 할 보험료 상당 부분을 보험이 대신 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보가 내놓은 안은 은행·증권은 0.1%, 생명보험은 0.2%, 손해보험은 0.25%를 적용하는 것이다. 회사의 재무구조 등을 감안해 차등 요율제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보험업계는 목표기금이 너무 많고, 차등요율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또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한 나라 중 보험에 대해 차등요율제를 적용하는 나라는 없다. 중개조직(설계사)이 있어 평가등급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고, 공개될 경우 보험사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보도 평가등급은 회사의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공개될 경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지원금 보험보다 5배 많아 예금보험금은 금융권역별로 얼마나 썼을까. 서울보증보험이 변수다. 정부는 1998년 7월부터 서울보증보험을 임시로 예금보험공사에 가입시켜 10조원 이상을 지원한 뒤 2000년 예금보험공사에서 제외시켰다. 보증보험은 전문성이 있는 기업이 고객이기 때문에 개인을 위한 예금보호기금에 넣지 않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서울보증보험에 지급된 돈을 포함하면 보험이 받은 지원금은 19조 3825억원이다. 은행은 2.4배인 46조 43억원을 받았다. 서울보증보험에 지원된 돈을 빼면 은행이 5배나 많다. 서울보증보험 지원자금이 손보사에 포함되는 바람에 손보의 보험료율이 생보보다도 높게 됐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판단이다. ●복지부·보험계 건보재정 악화 네탓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건강보험의 재정악화가 민영의료보험 탓이라고 지적했다. 민영의료보험이 법정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바람에 환자가 내는 의료비가 없어져 의료기관을 찾는 횟수가 많아져 건강보험금이 많이 나간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늘리면서 민영의료보험이 본인부담금을 보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지난해 11월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1만명이 참가한 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 반대하고 있다. 우선 복지부가 근거로 삼은 논문은 받는 돈이 정해진 정액형 보험에 대한 연구이며 문제가 되는 민영의료보험은 환자가 병원에 낸 만큼 주는 실손형 보험이다. 복지부 안에 따르면 계약자가 받는 혜택이 줄어들고,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만 보장하는 비싼 보험만 나올 확률이 높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주범은 노령화 진전에 따른 의료비 증가, 과잉진료, 건강보험 방만 운영”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와 재정경제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실증분석을 의뢰해 놓았다. 다음달 중간 결과가 나오면 다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환자가 내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공(公)·사(私)보험의 역할 재조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은 민영의료보험과 공보험이 상호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생보보다 더 서러운 손보 민영의료보험은 현재 생보보다 손보의 주력상품이다. 그러나 제약이 있다. 손보만 보험업법 시행령에 의해 80세까지만 보장할 수 있고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질병사망보험금은 2억원까지다. 단체보험 가입협상에서 기업체 임원의 경우 사망보험금 2억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하면 손보사들은 그 계약을 인수할 수 없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 나동민(생보사상장자문위원장) 연구위원은 “제3보험이라는 새 영역이 도입되면서 생·손보가 그동안 다뤄왔던 리스크(위험)를 반영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고령화와 소득 증대 등 현실 변화에 맞춰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주말탐방] 손보사 대인보상팀

    [주말탐방] 손보사 대인보상팀

    “몸은 어떠십니까?어느 병원에 입원하셨나요. 그 병원에 지금 바로 ‘지불보증’을 해놓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오후 3시쯤에 찾아뵙겠습니다.” 자동차보험 대인보상팀에서 일하고 있는 삼성화재 이상덕(38)과장은 이 같은 전화를 하루에 4∼5건씩 하거나, 받는다. 손해보험 대인보상팀이란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가해자인 자동차 보험가입자를 대신해 민사상의 책임을 모두 해결하는 보험사 직원을 말한다. 첫 번째 조치가 ‘지불보증’인데, 교통사고 피해자가 병원 진단 및 입원, 치료에 드는 모든 비용을 보험사가 보증한다는 뜻이다. 베테랑 보상직원은 보험 가입자가 제출한 사고 신고서를 읽어보고 첫눈에 뭔가 찜찜한 점을 발견해 탐문수사를 벌이는 초동 수사자이기도 하다. 지능화되는 다양한 보험사기로부터 선량한 보험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다. 메리츠화재의 오재혁(37)과장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의 경우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보조석 에어백에 립스틱이 묻어있는데, 운전자가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는 가장 쉽게 거짓임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했다. 이 과장과 같은 대인보상 직원이 삼성화재에는 670여명이 있고, 전체 화재보험사에서는 3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과장의 하루는 서울 중구 삼성화재 중앙보상센터 사무실에 오전 7시 30분쯤 출근하면서 시작된다. 도착한 직후 아직 보험금 합의를 보지 못한 미결 사건 중 그날 만나야할 사람을 정하고, 새로 배당된 사건의 내용을 살펴본다. 사고 신고서를 읽으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는 것도 이때다. 오전 10시쯤이면 현장 근무를 시작한다. 이 과장의 활동 무대는 종로와 서대문 쪽에 흩어져 있는 병원들. 서울대병원, 이대 동대문병원, 강북 삼성병원, 적십자 병원, 그리고 소규모의 서너 개 정형외과는 그가 담당하는 곳이다. 현장 퇴근하는 날도 있지만, 어떤 날은 귀사해서 업무를 정리하기도 한다. 합의를 한 환자를 위해 오후 7시까지 서류정리를 마쳐야 다음날 아침에 보험금이 피해자에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류정리까지 다 마치고 나면 오후 8∼9시쯤 된다. 다른 손해보험사 대인보상팀 직원들의 하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우수직원인 이 과장이 한달 동안 관리하는 대인보상 건수는 평균 25건으로 일반적인 보상직원들의 15∼20건보다 많은 편이다. 보통 보상직원들은 하루에 병원 3∼4곳은 최소한 돌아다녀야 한다. 많으면 하루에 5∼6명, 적으면 3∼4명의 환자와 만나 상담하고 합의해야 한다. 사건, 사고가 매월 30∼40여건 발생하기 때문에 미결사건을 빨리 해결해야 한 사람이 20여건을 관리할 수 있다. 보험관계자들은 “그래도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을 30%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상직원들이 담당하는 지역이 좁아서 일처리가 다소 쉬운 편”이라고 말한다. 같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더러 있어 이동거리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점유율이 중하위권인 화재보험사의 경우 보상직원이 담당하는 지역이 넓다. 중하위권 보험사의 한 보상 직원은 “하루에 병원 두 곳을 방문하기도 어려울 때가 있다.”면서 “이동거리가 넓어 모두 커버하기가 힘들다보니, 고객이 다소 무리하게 합의금을 요구해도 수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말한다. 무리하게라도 합의를 하면 바로 퇴원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의 부담이 적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합의금을 후하게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한다. 교통사고 환자들과의 면담 과정도 보상직원들에겐 보통 고역이 아니다. 가해자에 대한 분노를 보험사 직원에게 표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멱살을 잡는 등 거친 행동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일부는 합의금을 많이 타낼 목적으로 거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원만하게 합의할 생각이 있기 때문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거친 환자들이 있으면 전직 경찰관들이 포함된 보험사의 보험범죄수사팀(SIU)이 개입한다. 조직 폭력배 등이 개입된 보험사기가 최근 크게 늘고 있어 보험사마다 이런 자체 조직을 두고 있다. 보상직원들이 말하는 요즘의 세태는 가해자들이 ‘도의적 책임’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보상직원은 “피해자가 크게 다쳤는 데도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들었으니 보험회사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올 때가 많다.”면서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어떻게 한번도 안올 수가 있느냐고 불평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보상직원들이 가장 골치 아플 때는 진단기간이 종료돼 퇴원을 앞둔 환자들이 합의를 잘 해주지 않을 때다.2주 진단을 받은 경증 환자들이 입원일이 끝났는 데도 계속 통증을 호소하며, 퇴원을 거부하는 일이 최근 2∼3년 사이에 크게 늘었다고 보상직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속칭’나이롱 환자’의 도덕적 해이 아프지 않은데 꾀병을 부리는 사람들을 흔히 ‘나이롱 환자’로 부른다. 최근 몇년 새 ‘나이롱 환자’의 급증으로 손해보험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직업이 피해자’란 말도 생겼을 정도다. 한 화재보험의 보상팀 직원은 “지난해 고객 중 한 사람을 조회했는데 1년에 12번 교통사고로 입원한 경력이 나왔다.”면서 “매월 합의할 때마다 100만∼150만원 정도 받았다면,‘직업이 피해자’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도 “자동차 파손에 대한 손실액이 5만원이 나왔는데, 그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가 3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현재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로 손보사의 수지균형 손해율인 72%를 한참 웃돌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높아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도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 구성을 바꾸고 있다.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많을수록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의 적자는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손해보험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에 자동차 사고로 전국 3164개 병·의원에 입원한 환자 1만 7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입원 중에 병실을 비워둔 환자가 16.6%였다. 이는 2005년보다 0.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말 부재율은 19.9%까지 올라갔다.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가 입원하고 있는 비율이 그만큼 된다는 얘기다. 손보협회는 자동차보험 입원 환자의 93.9%가 8~9급인 ‘목뼈 염증(경추염좌)’이하의 경상환자들이며 경상 피해자들이 과잉보상 심리에 편승해서 높은 입원율과 장기간의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보협회는 자신이 치료비를 내야 하는 건보환자들의 경우 입원율이 1.8%에 불과하지만, 본인 부담이 없는 자동차보험을 적용받는 사람은 73.9%가 입원하는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입원율이 9%에 불과해, 우리의 73%와 비교할 때 무려 8배 차이가 있다. 일본도 20∼30년 전에는 무조건 입원해야 한다는 풍조가 있었지만, 제도 개선과 사회적 인식 전환으로 이런 큰 변화가 생겼다. ‘나이롱 환자’의 양산은 ‘자동차 사고는 후유증이 무서우니 무조건 입원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탓이 크다. 과잉진료에서 더 나아가 ‘자동차 사고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 나이롱 환자는 더 늘어난다고 한다. 보상경력 11년 차의 메리츠화재의 오재혁 과장은 “보험사의 돈을 ‘공돈’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말했다. 나이롱 환자 문제가 수그러지지 않아 손보사는 이들을 사기죄로 적극 고발해 수사당국의 힘을 요청하기도 한다. 오 과장은 “보험은 고객들이 갹출한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이롱 환자’들의 급증은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고객들의 손해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대인보상에 관한 궁금증 5가지 승용차 운전자인 회사원 최소라(33세·가명)씨는 지난해 가을 퇴근길에 차를 몰다 횡단보도에서 정지신호를 못본 뒤차에 받혔다. 최씨 차의 범퍼가 내려앉았고, 최씨는 ‘경추 염좌’로 2주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그 다음날 출근을 했으나, 목과 어깨와 등이 아파서 연월차를 내고 입원했다. 최씨는 입원 당일에 공연을 예약해뒀으나 가지 못해 입장료가 12만원인 공연권을 휴지로 만들고 말았다. 보험사는 최씨에게 어떻게 보상할까. ●소득산정 어떻게 하나= 보험사는 휴업에 따른 손해가 있을 때만 보상을 해준다. 최씨는 연월차를 냈으므로 1일 연월차 보상액 80%에 입원일자를 곱해 보상한다. 여기에 경추염좌 환자는 위로금 25만원이 더 지급되고, 진단서 기간보다 빨리 퇴원하면,‘향후 외과치료비’ 명목으로 입원기간을 제외한 날짜만큼 1일 2만∼5만원까지 계산해준다. 주부는 ‘정부노임단가’ 월 120여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휴지된 공연티켓, 취소한 비행기표 손실은= 최씨가 사용할 수 없게 된 공연티켓은 간접손해인 만큼 보험사가 보상하지 않는다. 여행계획을 취소해, 비행기표를 취소해 입게 된 손해도 원칙적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합의했는데, 후유증이 생겼다= 최씨가 보험사로부터 100만원 정도의 보상금을 받는 데 합의한 뒤 퇴원했으나 뒤에 교통사고 후유증이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초 예상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합의 효력이 상실된다.”면서 “후유증을 우려해 퇴원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다만 후유증의 교통사고 연관성을 환자가 입증해야 한다. ●외국인 피해자의 경우= 외국인 불법취업자들의 자동차사고의 피해도 늘고있다. 판례는 초기 2년은 한국에서 받은 임금, 그 뒤는 출생국가의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미래소득은= 올초 교통사고로 사망한 개그우먼 김형은씨에 대한 현대해상의 보상금 규모가 최근 보험업계의 관심사다. 김씨의 국세청 소득신고가 적을 경우 보험금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보험금에는 사고사망자의 미래가치는 산정되지 않는다. 즉 의대학생이 사망했다고 의사가 됐을 때의 미래소득으로 보험금을 계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보험사가 ‘꾀병 환자’ 키운다

    입원 첫날부터 최고 15만원까지 입원비를 보장하는 각종 보험 상품들이 꾀병환자인 일명 ‘나이롱 환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첫날 입원비 보장’ 상품의 판매는 생명보험사들이 시작했으나, 이제는 손해보험사의 통합보험과 민간의료보험 형태로, 우체국보험과 농협보험 등 유사보험으로 확대됐다.이같은 상품이 보험계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모럴헤저드를 유발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첫날부터 입원비를 보장한다는 광고를 해온 대표적인 회사가 AIG손해보험. 최고 6만원까지 보장한다지만, 가입 60일 이내 보장이 안 되고 위험직종군은 보장하지 않는다. 우체국보험의 경우는 판매하는 모든 보험상품에서 입원 첫날부터 1만∼3만원까지 보험금을 120일 한도로 지급한다. 농협보험의 경우 입원일수가 4일을 넘어서면, 첫날부터 최고 120일까지 입원료를 지급한다. 암관련 상품은 최고 1일 15만원까지 입원료를 보장한다. 손해보험사의 민간의료보험이나 통합보험의 경우는 최고 3000만원 한도에서 입원비·치료비 모두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사실상 입원 첫날부터 입원료를 지급하는 셈이다. 때문에 입원이 필요없는 치료·처치의 경우에도 병원과 협의해 입원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흥국생명은 전화판매(TM)보험 상품으로 아토피·축농증에 걸린 어린이 보장상품을 팔고 있다. 금호생명도 어린이 보험에만 적용하고 있다. 반면 생명보험사의 모든 보험상품은 입원 3일이 지난 뒤 4일째부터 입원비를 지급한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첫날부터 입원비를 지급할 경우 사소한 질환에도 환자나 병원측에서 과잉진료를 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3일 경과기간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사고 환자 중 입원율이 73%를 넘어선 상황에서 손보사뿐만 아니라 ‘첫날 입원비 보장’을 판매하는 보험사의 부실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CT·MRI·PET의 장단점

    CT·MRI·PET의 장단점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병원에서 CT(전산화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PET(양전자단층촬영)의 차이와 특성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CT보다 MRI를 찍고 싶다.’거나 ‘PET를 찍어보고 싶다.’며 엉뚱한 주문을 하는가 하면 더러는 과잉진료 시비를 낳기도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한 가지 검사로 모든 질병을 찾아낼 수는 없다. 각 검사법마다 특성과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상황에 맞게 최선의 검사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CT CT의 가장 주목받는 장점은 X-선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인체의 단면을 촬영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X-선을 이용하는 CT는 뼈의 미세 골절, 뼈처럼 석회화된 병변, 뇌출혈 등을 MRI보다 훨씬 정확하게 포착해 낸다. 또 촬영 시간이 짧아 호흡으로 움직이는 폐나 계속 박동하는 심장, 연동운동을 하는 장 등의 장기를 촬영하는 데 유리하다. 검사 종류와 촬영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MRI나 PET에 비해 싸다는 것도 CT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CT의 단점도 있다. 극소량이지만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점이 그렇고, 혈관을 촬영하거나 조직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조영제라는 약물이 신부전 환자나 약물 과민반응 환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해상도가 좋은 MRI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의 가장 큰 장점은 CT와 달리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 또 근육과 인대, 뇌 신경계, 종양 등 연부조직을 촬영하는 데 있어 아직까지 MRI의 해상도를 능가하는 검사가 없다.MRI는 무엇보다 신경계를 촬영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이 때문에 급성 뇌경색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MRI가 CT를 제치고 우선적인 진단 방법으로 선호된다. 최근에는 유방암 간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연부조직 암의 범위를 파악하는 데에도 MRI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단, 촬영 시간이 긴 편이어서 폐쇄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시행하기가 어렵고, 적은 양의 금속성 인공치아나 척추 보형물 등을 가진 경우라도 진단에 방해가 된다. 또 인공 내이(內耳)나 구형 심박동기 등의 작동에 장애가 초래되기도 한다. ●PET PET의 가장 큰 특징은 ‘F-18 FDG’라는 포도당 유사체를 이용해 인체의 대사 상태를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검사는 주변 조직에 비해 포도당 대사가 항진되는 악성 종양, 간질, 알츠하이머병, 염증성 질환 등을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이런 장점이 때때로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암과 단순한 염증을 구별하거나, 해부학적 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ET로 암을 진단할 경우 그만큼 오진 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그런 만큼 모든 암을 PET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문제다. 실제로 소변으로 배설되는 FDG의 특성 때문에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목에 생긴 암은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또 폐암의 일종인 세기관지폐포암, 위암의 일종인 반지세포암 등 일부 암은 조직의 특성상 FDG 대사율이 낮아 PET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암의 존재가 확인된 뒤라면 PET는 전이암의 위치를 추적하거나 암의 치료효과를 판정하고 재발 여부를 평가하는 데 매우 요긴하다. 강원준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PET를 시행하면 PET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30% 이상에서 치료 방침이 바뀐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수술을 하려 했던 환자의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거나,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봤던 환자가 수술을 받게 되는 등 PET에 의해 중요한 치료 결정이 바뀌는 경우가 전체의 3분의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PET는 비싼 검사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오히려 의료비를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도움말 구진모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교수, 강원준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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