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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재료·중간재 값 올 최고치

    인플레이션 선행지표의 성격을 갖고 있는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이지난 6월이후 4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소비재 가격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해 인플레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9월중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은 전달에 비해 0.8% 상승,4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수입원자재 가격은 1년전과 비교해 18.5%나 폭등했다. 인플레 종합측정지표인 최종재 가격은 전달에 비해 자본재가 소폭상승(0.2%)에 그쳤음에도 소비재 가격이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1.3%)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 0.9% 상승했다. 소비재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석유제품의 가격 상승과 2차례에 걸친 태풍 피해로 채소류 및 과일류 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10월에는 원유 수입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물가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
  • 50대부부, 꽃동네 노인에 생일잔치

    50대 부부가 매달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외로운 노인들에게 생일잔치를 마련해주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형주(金亨柱·53·서울 보광운수 관리부장·경기도 광명시 철산2동 주공아파트 852동 401호),정진숙(鄭鎭淑·50)씨 부부는 지난 83년 충북 음성군 맹동면 부랑인 수용시설인 꽃동네와 인연을 맺은 뒤 17년동안 매달 2차례씩 이곳을 찾아 오갈데 없는 이들의 다정한 벗이되어 주고 있다. 당시 택시운전을 하던 김씨는 친구 누님이 경영하던 양품점을 정리하면서 남은 옷을 전해주기 위해 꽃동네를 처음 찾았다가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김씨는 이후 매달 부인 정씨와 함께 케이크와 떡·선물 등을 정성스레 준비한 뒤 꽃동네를 방문했다. 김씨 부부는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문횟수를 월 2차례로 늘려 정신질환자와 알코올 요양원도찾기 시작했다.부인 정씨도 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2년간 전자오르간을 배워 잔칫날이면 사회를 보는 남편 김씨를 도와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같은봉사활동이 알려져 김씨는 최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나 김씨는 “불우한 이웃들을 틈나는 대로,힘닿는 대로 돕는 것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아 오히려 부담스럽다”며 겸손해 했다. 지난 10일 꽃동네 애덕의 집에서는 꽃동네와 김씨 부부가 공동으로올해 9순과 8순,7순,회갑을 맞은 22명의 할머니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마련하고 200여 수용자들에게 술과 떡·과일 등을 대접한 뒤 한국영화 ‘비천무’를 상영해 줬다. 이날 잔치에는 김씨 부부 외에도 향토사단 장병들과 자원봉사 나온청주 원봉중학생들이 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할머니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음성 김동진기자 kdj@
  • 오늘 레바논서 아시안컵축구대회 개막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 40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12일 레바논에서 개막되는 대회에 한국이 세운 목표는 지난 60년 2연패 달성 이후 첫 우승.한국은 이를 위해 4개팀씩 3개조로 나뉘어치러지는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둬 조1위로 8강에 오른다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중국 쿠웨이트 인도네시아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이 조별리그에서겪게 될 최대 고비는 쿠웨이트전.첫번째 상대인 중국은 역대전적 무패기록(21전14승7무)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지만 한수아래로 평가된다.조1위 확보를 위해 큰 점수차로 이기는데 주력해야할 상대다. 반면 쿠웨이트는 중동의 모래바람에 강한데다 체력과 기술에서도 우리에 뒤지지 않는 상대로 꼽힌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보다 29계단이나 낮은 71위에 머물러 있지만 국제경기를 많이 갖지않은데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은 일단 조1위를 차지해야만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을 피할 수 있게 된다.대진표상 B조 1위는 A조 또는 C조 3위와 8강 토너먼트를 벌이도록 돼 있다.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은 나란히 C조에 포함돼 조 1·2위를 나눠가질 확률이 높다. 반면 한국이 B조 2위에 그친다면 C조 2위와 8강전을 치러야 하므로사우디 또는 일본과 힘겨운 4강 진출전을 치르게 된다. 박해옥기자
  • [유형준의 건강교실] 술에 다치지 않는 법

    ‘물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이 말의 뜻을 잘 알면서도 술,즉 알콜의 해독을 번연히 알면서도술을 마시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방도를 밝혀달라니 이는 ‘목욕탕에 들어가면서 몸에 물 안 묻게 해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먼저 속이 안 좋을 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술을 피해야 한다.위장기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구역질을 해가며 위장약을 먹으면서까지 알콜을 대하는 것은 금물이다.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도 안 된다. 빈속의 술은 급속히 흡수되어 온몸에 퍼져 참된 술의 향기와 맛을 잃게 하고 위점막도 망가뜨린다.음식물을 섭취하고 나서 서서히 술을마셔야 한다.술은 속 빈 열량이다.칼로리는 있지만 영양소는 없다.따라서 반드시 넉넉하고 고른 안주를 곁들여야 한다.특히 술 속엔 없는 비타민,미네랄의 보충을 위해 싱싱한 야채,과일의 섭취는 필수다. 그러나 기름기가 많은 안주를 먹어야 술에 덜 취하고 위도 덜 상한다는 말은 낭설이다.고지방 안주는 비만증만 만들어낼 뿐이다.고르고 다양한 식품을 안주로 선택해야 한다.굳이 실제적 요령을 짚으면 ‘술 한 잔에 안주 한 점’이다. ‘해장술’을 마시러 간다는 말을 많이 한다.우매한 일이다.과음후의 두통과 괴로움을 씻기 위해 해장술을 마시는 것은 어처구니없는일이다.꺼져가는 불이 내는 연기가 싫어 땔감을 대어 불을 키우는 것과 흡사하다. 술을 마시기 전 또는 도중에 드링크류나 위장약,간장약을 먹는 것을 종종 본다.이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술에 덜 취한다거나 위에 좋다거나 간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들은 심리적 위안일 뿐이다.한강에 물감 한 방울 떨구어 놓고 한강 물을 물들여 놓았다고 우기는 격이다. 알콜을 대사시키기 바쁜 간에 약물까지 우겨넣음은 더 큰 부담이 될뿐이다. 음주 후에 따뜻한 목욕,휴식,충분한 식사는 도움이 된다.푹 자고 순한 음식을 넉넉히 먹는 것이 최고의 숙취 해소 방법이다.취한 상태로 땀을 내면 좋다고 뛰고 달리는 것을 숙취 해소의 방법으로 믿고 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간을 혹사시킨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상 몇 가지 건강 음주 요령을 알아보았다.어느 것 하나도 적당히마시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다. 역시 어떻게 적당히 마시는가를 일러 줄 수는 있어도 어떻게 몸 상하지 않고 많이 마실 수 있는가를 알려줄 수는 없다.자,술을 자제할 줄 아는 이들만 이 글을 읽었으리라 믿으며 이만 글을 맺는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 “추세 전환” 기대에 설레는 증시

    GM이 8일 대우차 인수의사를 밝혀오고 공전을 거듭하던 국회가 9일열려 기업·금융구조조정 관련 법안심의에 들어간다는 소식으로 시장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시장영향력이 줄고 미국시장에대해 내성이 생기면서 최근 주가흐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그러나 9일 거래소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도물량 증가와 금감원의 주가조작 관련 국감자료 여파로 전날보다 19.67포인트 하락한 589.18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영향력 감소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중이 57%를상회했을 때는 나스닥시장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등락을 거듭했고그 여파가 국내 기술주로 미쳤다.지수관련 대형주들의 하락은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를 하락세로 치닫게 만들었다.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비중이 줄면서 연결고리가 약화되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이영원(李瑩源)과장은 “시장의 관심이 삼성전자에서 여타종목으로 옮겨가면서 개별종목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이는 주가가 회복될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상승장세로 반전시 특징 90년대이후 장기하락추세에서 상승추세로전환된 ‘대세상승기’는 두번 있었다.92년 8월은 초기에 1차금속 및철강주가 주도했으나 주도업종의 선도력이 약화되면서 중소형주에서제지 제약 건설 도소매 증권업종로 확산됐다.반면 두번째 대세상승기인 98년 10월에는 증권업종이 무려 6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1만원 이하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추세전환기는 여러차례 있었지만 내수업종들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추세전환기인가? 저점을 기록한 9월22일과 9일 종합주가지수와 업종별 상승률을 보면 지수는 6.5% 상승한 반면 은행업종은 19.2%,중형주는 12.9%,제약 10.7%로 나타났다.뒤를 이을 주도주들이 나타나지않고 있지만 중소형주와 제약주의 강세는 과거 추세전환기의 특징과일치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과장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성과와 국민·주택은행 등 우량은행주들의 주가추이에서 향후 장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그러나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전제되지 않으면 강한 반등세를 보이기는어렵다고 말했다. SK증권 현정환(玄丁煥)연구원은 “최근 제약업종이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은 과거 추세전환기와 비슷하다”면서 “매기가 옮겨갈 경우 통신주와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환승역 상권] 2·3·6호선 신당·약수역

    지하철 6호선 개통을 앞둔 신당역과 약수역 일대 상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당역은 2호선과,약수역은 3호선과 만난다.오래 전부터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동대문 상권이 커지면서 상권을 뺏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유입인구가 많아 주민 생활밀착형 업종은 오히려 활황이 예상된다.대규모 재개발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고 환승역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상권=2호선 신당역 1번 출입구쪽에는 재래시장인 중앙시장과신당사거리 일대 떡볶이촌이 활황이다. 중앙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재래시장답게 물건도 다양하고 값도싸다.특히 주방기기 도매상과 건어물,식품,의류 업종이 성업 중이다. 길가로는 과일가게와 음식점,전자제품 상가도 잘 된다.상권은 중앙시장 뒤에 있는 도깨비시장까지 연결된다.떡볶이촌은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진 못하지만 그런대로 영업이 잘되는 편이다. 약수역은 신당역에 비하면 상권이 작다.하지만 지난 8월 약수 하이츠아파트 2,300가구가 입주하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다.1번 출구신당2동쪽 길가 점포가 인기를 끈다. ◆시세=신당동 네거리 큰 길가 12평짜리 점포는 보증금 3,000만∼4,000만원,월 임대료는 150만∼200만원이다.권리금은 5,000만∼7,000만원 정도 붙었다.중앙시장쪽은 동대문 신흥상권 때문에 의류,잡화점등의 가게는 임대료,권리금이 약세로 돌아섰다.12평짜리 잡화상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50만원 정도.권리금은 3,000만원 정도로 낮다. 임대료는 중앙시장쪽이 가장 비싸고 맞은편 신당5동지역이 그 다음이다.신당5동쪽은 주거 밀집지역이다.떡볶이촌은 10평짜리 가게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30만∼140만원이다.권리금은 1,000만∼2,000만원만 주면 된다. 약수역 1번 출구쪽은 1층 임대료가 평당 1,200만원,권리금은 5,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유망 업종=생활밀착형 업종이 유망하다.6호선 개통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대규모 재개발아파트 입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중소형 아파트가 많아 젊은층과 직장인을 겨냥한 업종을 고르면 투자수익이 클 것으로 보인다.패스트푸드점을 노리는 것이 좋다.동대문전화국 주변에 사무실 수요가 늘고 있다.낡은 건물을 새로 지어 사무실 임대수입을 노릴만하다. 류찬희기자 chani@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18)나그네살이

    *밤새 플라멩코춤 이방인도 한식구 올리브축제. ‘페데리고 가르샤 로르카’는 안달루시아의 시인이다.파블로 네루다와 가까운 친구이기도 했다.‘집시 노래집’이 유명한 시집이고 ‘피의 결혼’이나 ‘베르나르도 알바의 집’ 같은 희곡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번 공연 되었다.그는 ‘집시마차’라는 문화패를 이끌고 벽촌을 찾아 다니며 안달루시아 빈농들을 위해서 공연했다.내전 중 그라나다 부근의 마을에서 프랑코의 파시스트들에게 피살된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작은 언덕이나 골짜기마다 우리네 산골 마을 같은 작은 동네가 나타나곤 했다.거의가 산등성이에 올리브 농사를 짓고 있어서 작은 터전마다 올리브 나무가 빽빽했다.올리브는 절여서먹기도 하지만 대부분 기름을 짠다.지중해 연안 나라들은 모두 올리브 기름으로 조리하고 샐러드를 무친다. 올리브 기름은 아직 덜 익은 것을 따서 짜야 최상급인데 거의 푸르스름한 녹색을 띠며 익히는 용으로 쓰지않고 싱싱한 채로 음식에 쳐먹는다.멀리서 보면 우리네 지리산 산자락에 붙은 작은 산골 마을처럼보인다.여기 아이들도 또한 눈이 새카맣고 머리가 곱슬곱슬할뿐 표정이나 장난끼 어린 웃음이 우리네 촌 아이들과 똑 같아 보인다. 이런 마을들을 지나다가 때마침 올리브 축제가 열린 마을에 당도하게되었다. 마을의 중심부에 제법 너른 광장이 있었고 앞쪽에 일 미터쯤되는 높이의 무대를 설치해 놓았고 광장 둘레에는 둥글게 나무 의자와 길다란 나무 탁자를 놓았다.가운데는 역시 둥글게 비워둔 셈이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올리브 축제는 온 마을이 협동해서 올리브를 딴뒤에 밤새도록 마시고 춤추며 노는 행사다.이런 잔치는 또 우리네가그렇듯이 타관의 나그네나 이방인도 한 식구로 받아들인다.탁자 위에는 포도주와 통밀 빵이 있고 이 동네 특산물인 햄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서로 자기네 테이블로 오라는 사람들의 아우성과 웃음소리를헤치고 무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을 향하고 앉았다.앉자마자 사방에서 잔을 권하고 포도주를 따라 준다.무대 위에서는 플라멩코 가수와무희들이 손뼉과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다.근방 마을에서 온 집시들이다.그러나 그들의 노래 솜씨에 못잖은 마을 사람 누군가가 올라가서 차례로 뒷소리를 이어 받는다.빠른 박자의 박수치기는 옆사람이 하는 시늉을 따라서 해보면 쉽게도 비슷한 신명나는 소리가 난다. 남자들은 프릴이 달린 소매 넓은 흰 셔츠에 허리가 꼭 끼는 검은 나팔바지를 입고 발 구르는 소리가 요란하도록 굽 높은 구두를 신었다. 여자들은 원색의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치맛자락을 쳐들고 흔들면서춤을 춘다. 탬버린이 흔들린다.주위에 둘러앉은 마을 사람들이 취기가 돌고 신이 오르면 가운데의 빈터로 나가서 플라멩코 춤을 춘다. 이런 밤에 포도주를 마시고 구수한 통밀 빵을 손으로 아무렇게나 뜯어 먹고 간간이 전채로 잘 먹는 ‘멜론 콘 자몬’을 먹는다.스페인의훈제 햄은 유명해서 대도시의 의류를 파는 상가들 틈에도 진열창에줄지어 매달린 돼지의 뒷다리를 볼 수 있다.바싹 훈제하여 거꾸로 매달아 놓으면 기름기가 완전히 빠진다고 한다. 이것을 날 것인 채로 얇게 썰어 놓으면 젖은 종잇장처럼 보인다.서양참외인 스페인 멜론은 전 유럽에서 유명할정도로 달고 향기롭다. 기후가 건조하고 햇빛이 강열하기 때문이다.가뭄에 과일이 잘 익는다는말처럼. 붉은 주황색 속을 가진 것도 있고 우리네 청참외처럼 푸른속도 있고 흰 속도 있다.생햄에는 푸른 멜론이 보기에도 좋고 입맛도난다. 스페인의 한달을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으랴.시에라네바다의 정상을차를 몰고 넘던 생각이 난다.몇 시간이고 꼬불거리며 비탈길을 느릿느릿 올라가서 제법 너른 공지에 이르렀는데 노랗게 마른 풀들만 조금씩 보였고 한라산 백록담만이나 한 아담한 분화구 연못이 있었고주위의 그늘진 곳에는 두터운 얼음이 남아 있었다.물은 푸르고 맑았다.가운데는 제법 깊어 보였다.부랑자와 나는 기념으로 발가벗고 그순수한 물에 뛰어들어 잠깐 수영을 했다.산을 넘어 코르도바 쪽으로가면서 생각해보니 스페인에서 파는 생수의 이름이 ‘아구아 데 시에라네바다’인 것이 생각났다.‘시에라네바의 물’이란 소리다.이를테면 모든 스페인 사람이 마시는 물의 원천지에서 못된 짓을 하였으니추방감이다. ‘파에야’는 안달루시아에서 가장 알려진 음식이다.우리식으로 보면‘해물밥’인 셈인데 누구나 먹어 보면 집에 돌아가 다시 해 먹고 싶은 만만함과 친근한 느낌이 든다.파에야라는 말은 밑이 넙적하고 둥근 프라이팬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조개,홍합,왕새우 등속과 닭날개등을 재료로 한다.붉은 피망과 양파,마늘은 다져서 쓴다.해물은 따로마늘과 화이트 와인을 넣어 타임 잎을 넣고 끓여 익혀 두고 국물은따라 둔다.새우는 살짝 볶아 둔다.닭날개는 양파 마늘을 넣고 볶아서쌀과 토마토와 피망을 넣는다.모든 준비한 재료를 쌀 위에 얹고 준비해 둔 닭국물과 해물 국물을 자박자박하게 부어서 익힌다. 중앙 고원 지대의 알려진 음식은 ‘아사도’인데 새끼돼지의 통구이다.갖 태어난 돼지새끼는 어미의 젖 밖에 먹은 것이 없어 고기가 매우 연하고 정갈하다.‘엘 쿠아르토데 아사도’는 새끼양 다리 로스트인데 마늘 소금 후춧가루로만 양념하여 샐러리 당근 양파를 깔고 오븐에 고르게 구은 것이다. 말라가의 해변 좌판에서 링이 되도록 둥글게 썬 오징어 튀김과,정어리 튀김에 새우와 조개를 넣고끓인 ‘살스에라’를 먹던 생각이 난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과 동굴에서 집시 가족이 부르던 플라멩코도생각나고,고성이나 수도원을 호텔로 만든 호화판 파라도르의 방 창문으로 천야만야한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던 일,그날 아침에 전통 복장을한 웨이터들이 뷔페를 차리던 것이며.마드리드에 심야에 도착했을 때레스토랑은 모두 문을 닫았고,어느 노천 카페에 앉아‘마늘 수프’를먹었다.그야말로 우리 뚝배기처럼 생긴 볼에 뜨거운 수프와 빵을 내왔는데 어두워서 내용물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묵은 치즈 냄새며 마늘이 어우러져 된장찌개 맛이 났다. 황석영.
  • [김삼웅 칼럼] 무익한 명분론과 오기싸움

    실용성 없는 명분론으로 국익을 크게 해친 대표적 사례는 1876년 2월 강화도에서 일본과 맺은 한·일수호조규 또는 병자수호조약으로불리는 강화도조약의 체결과정을 들 수 있다. 일본은 저들이 도발한운양호사건을 트집잡아 조선에 군함과 함께 전권대사를 보내 협상을강요했다. 일본에서는 근황(勤皇)론자인 구로다 기요타카(黑田淸隆)가,조선에서는 판중추부사 신헌(申櫶)이 각각 전권대사로 협상에 나섰다. 신헌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대표들은 함포의 위협과 근대적 국제조약체결의 지식이 없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지나치게 명분론에집착하여 국익을 저버리고 국권을 빼앗기게 되는 첫발을 내디뎠다. 구로다는 부산과 인천·원산항의 개항을 비롯하여 개항장 안의 조계(租界)설정,영사재판권 인정 등의 조항이 명시된 12개항을 요구한 대신에 신헌은 조약문의 내용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조선국황제’ 앞에 대(大)자를 추가하여 ‘대조선국황제’를 고집,이를 관철시켰다. ‘조계설정’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히 살피지 않고 일본의 ‘대일본국천황’이란 호칭에 우리도 질 수 없다는 명분론에서이를 고집하다가 개문납적(開門納賊) 즉,‘문을 열어서 도적을 맞아들이’는 우를 범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실익이 없는 알량한 명분주의는 지금도 별로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얼어죽어도 겻불은 안쬐고 굶어죽어도 빌어먹지 않는다는 결기가 선비의 덕목일지는 몰라도 정치인이나 공인의 행위가치일 때는 사회에큰 손상을 끼치게 된다. 그것도 민주주의 시대에. 여야 명분론과 의사들의 오기싸움 이번만은 달라지기를 기대했지만 한달이 넘도록 국회를 공전시켜온여야의 대치나 석달이 넘도록 국민건강을 팽개친 의사들의 집단 폐·파업이 타협을 어렵게 만든 것은 무익한 명분론과 오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집단을 막론하고 지켜야 할 명의(名義)나 도리가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명분론은 다분히 성리학적인 공허한 명분주의에 집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양반이라는 명분 때문에 가족이 굶어도 노동하지 않고,선비라는 명분을이유로 놀고 먹는 구실을 찾는다. 실용을 천시하고 협상론을 죄악시하면서 흑백론에 집착한다. 그래야 선명성이 드러난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그것도의정을 책임진 여야나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는 의사들이 상대의 굴복을 전제로 벌이는 대결과 오기싸움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되기어렵다. 지금 국회는 촌각을 다투는 법안이 쌓여 있다.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고 각종 개혁을 뒷받침할 정부가 제출한 36건의 구조개혁법안을 비롯,수재민을 돕는 법안 등 각종 민생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하마터면 ‘불법군대’가 될 뻔한 동티모르 주둔군 연장문제는 여권 단독처리로 그나마 급한 불은 껐지만 나머지 법안들은 여전히 낮잠만자고 있다. 그 판에 경제가 거덜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지게 된다. 의사들의 막무가내식 명분론과 오기도 고약하기로는 정치권에 못지않다. 국가공권력의 치욕적인 굴복을 요구하는 강경노선은 그들이 내건 각종 명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 더욱이 여야나 의사들이 내세우는 명분이 그나마포장용이고 실제는 정국주도권이거나 잇속챙기기에 있음을 상기할때 저들의 오만과 독선에 국민의 분노와 증오심만 가중된다. 정치인들과 의사들은 민심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보리와 귀리도구분할 줄 모르는 숙맥주의,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고집하는 위압주의,소경의 코끼리 평가와 같은 편견주의,제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상대의 눈에 티만 찾는 도그마를 버리라는 말이다. 무엇을 거두려 하는가 가을이 깊어간다. 폭우와 태풍이 휩쓸고 간 들녘에도 벼가 무르익고 과일이 살쪄간다. 농부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정치인과 의사들은 이 가을에 무엇을 거두려 하는가. 국가를 위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고 선서한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면서 제발 본령(本領)으로 돌아오라. 당신들의 알량한 명분주의와 오기싸움으로 우리사회와 국민을 더이상 멍들고 병들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김삼웅 주필
  • 조각가 김경옥 작품전 4~16일 인사갤러리

    조각가 김경옥(57)의 작품을 보면 연극무대가 떠오른다.꽃,과일,바구니,의자,사진기 등 다양한 소품이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문학에 이야기시 혹은 설화시가 있듯이 그의 작품은 ‘이야기조각’이라 할 만하다.으레 등장하는 소품들은 그 설화성의 육질을단단하게 만들고 조각 특유의 경직성을 덜어주는 구실을 한다. 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이런 예술세계를 압축해 보여준다. 원로조각가 전뢰진의 제자인 작가는 지난 78년 첫 전시 이후 2∼3년 간격으로 개인전을 열어오고 있다.주제는 한결같이 평화다.지금까지 만든 ‘평화’ 시리즈가 607점이나 된다.평면작업이 아닌 조각으로,더구나 하나의 주제로 이만한 양의 작업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작가는 이번 13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특정 에콜에 속하지 않은 나는 늘 혼자였다”고 회고한다.“나의 작업은 브론즈나 대리석으로만 작업하는 전통적인 조각과는 달리 조각상에 회화적인 채색기법을 도입하고 극적 상황을 연출하는 것입니다.때문에어떤 그룹에서도 끼워주지 않았고,심지어는 국전같은 공모전에서도 ‘왕따’를 당했지요” 풍만한 여체를 빌려 평화의 꿈을 담아내는 그의 작업방식은 퍽 독특하다.작가에 따르면 살집 좋은 여체는 대지의 상징이다.“그 대지에평화의 메시지를 담다 보니 조각상이 점점 뚱뚱해져간다”는 게 작가의 말.과일,꽃 등 대지의 산물을 들고 있는 여체상에서는 로코코 미술의 장식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02)735-2655. 김종면기자
  • “亞太 벤처에 2억5,000만달러 투자”

    “미국에서는 온라인 업체 AOL을 통한 e-메일 발송량이 이미 기존오프라인 우편물의 규모를 추월했습니다.하지만 아직 전체 인터넷화의 진전은 1%도 채 이뤄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국내 벤처투자 계획 발표를 위해 27일 방한한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45) 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은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터넷산업은 과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과소평가돼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회사에 투자했다가 손해봤다고 하지만,이는 거품때문이 아니라 베팅(투자 선택)을 잘못한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버와 자바소프트웨어 등 네트워크 컴퓨팅 전문업체인 썬은포춘지 선정 미국 500대 기업 중 150위로,지난해 157억달러의 매출을올렸다. “앞으로 인터넷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세탁기·전구·자동차·온도조절기 등 전자·디지털신호가 방출되는 모든 기기와 연결될 것입니다” 맥닐리 회장은 이날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벤처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또 국내 교육정보화를 위해 교육부에20억원어치의 서버를 기증했다. “썬이 5,000만달러를 직접 내고 나머지 2억달러는 아·태지역 벤처 캐피털들과 함께 조성할 것입니다.윈도 응용기술이나 하드웨어 등이 아닌,네트워크 및 인터넷 웹기반 기술을 추구하는 곳에 투자한다는것 외에 아직 투자 일정이나 국가별 배분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진취적인 창업자들이 사업계획서를 내놓는다면,공격적인 투자를 약속할 것입니다” 썬의 공동 창업자인 맥닐리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명’으로 뽑히기도 했다.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등 거대 IT기업들에 대항하는 ‘투사’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조총련 고향방문단 이틀째

    고국 방문 이틀째를 맞는 총련 고향방문단(단장 박재로·77)은 23일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 일가친척 및 주민들과 상봉의 기쁨을 맛보았다. 방문단은 서울에서 만난 친척들과 함께 고향으로 이동,같은 지역이더라도 서로 다른 시간에 도착.이 때문에 제주도는 고향을 찾은 동포들을 위해 오찬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63명으로 구성된 방문단 가운데 민남채(78), 리은직씨(82)는 만나야 할 직계가족이 없어 서울에 남어야 할 처지였으나 당국의 주선으로 민씨는 친척 이양임씨를 만나기 위해 전남 해남으로,리씨는 고향인 전북 정읍으로 각각 떠났다. ◆최창우씨(84)는 62년만에 고향인 경남 진해시 석동에 돌아왔지만아버지 무덤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최씨는 이날 오후 처조카인신현수씨(51) 등과 함께 아버지의 무덤이 있던 진해시 경화동 뒷산을찾았지만 수백기의 공동묘지로 지형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수많은 묘지를 확인하던 최씨는 결국 포기하고 공동묘지 입구에서 준비해온 과일과 술 등을 놓고 성묘하며 ‘아버님’을 외쳤다. ◆지난 43년 징용길인줄도 모르고 ‘일본에 돈벌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가 반세기를 훌쩍 넘어서야 고향인 전북 익산시 웅포면 대붕암리상제마을을 찾은 엄응룡씨(75·일본 후쿠시마현)는 도착하자마자 57년간 품안에 고이 간직해왔던 부모님의 초상화를 꺼내자 누나 순애씨(91)와 형수 윤계원씨(84) 등 엄씨의 가족들은 고향집 안방을 눈물의바다로 만들었다. 최씨는 이내 마을에 남아 있는 불알친구들과 동심어린 대화를 나누었다. “응룡아,나 동섭이야,말랭이라고” “그래 맞다,동섭이.감나무집도식이하구 형식이는 안왔어?” “죽어서 못왔지,이제 우리 나이가얼마인데”[전국 종합]
  • [외언내언] 落果 팔아주기

    농협 경북지역본부가 ‘낙과(落果)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군 지부와 출장소에 설치한 ‘임시직판장’에서 첫날인 지난 20일 배 15㎏들이 200상자가 팔렸다.낙과라지만 겉에 흠집이 조금 났을뿐 맛 차이가 거의 없는데다, 값은 상자당 1만원으로 정상가(2만7,000∼2만8,000원)보다 크게 낮아 인기가 높다고 한다.또 농협 경북본부는 사과를 1㎏에 125원씩 전량 수매하는데 이 사과는 경북능금농협가공공장에서 사과주스로 재생산된다. 이번에 ‘팔아주기 운동’의 대상이 된 과실은 물론 지난번 제14호태풍 ‘사오마이’에 맞아 떨어진 것들이다.이 태풍으로만 경북에서피해를 본 과수 면적이 2,800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중앙재해대책본부는 태풍이 지나간 뒤 전국의 과수원 피해 면적을 3,308㏊라고 발표했는데 각 지역민들의 말을 들어 보면 실제 규모는 더욱 클것으로 짐작된다. 올 여름 들어 우리나라는 이미 네 차례나 물난리를 겪었다.7월 하순에는 경기 남부,8월 하순에는 충남과 전남북,경기 북부 일대가 게릴라성 호우로 물에 잠겼다.또 ‘사오마이’에 앞서 제12호 태풍 ‘프라피룬’이 8월31일 기습하는 등 태풍도 두 차례 침입했다.그 결과전국의 과수농가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예컨대 충남 서산의 배 수확량은 257t 가량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1,857t에 비해 14%에 불과한 수준이다.나머지 1,600t은 땅에 떨어져 나뒹굴 가능성이 크다는얘기다. 우리사회에는 현재 수입과일이 넘쳐난다.대도시에서 웬만한 크기의슈퍼마켓에만 가도 바나나 오렌지 자몽(그레이프프루트) 따위는 흔하며 때로는 이름조차 생소한 수입과일을 만나게 된다.거듭된 태풍 피해로 배 사과 등 국산과일 값이 크게 올랐으니 값싼 수입과일에 손이가게 된다. 그렇지만 이 가을엔 입맛을 낮춰 낙과로 만족해 보자고 제안한다.모양새나 맛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낙과에는 농민이 한해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이번에는 수재의연금도 예년보다 훨씬적게 걷힌다고 한다.의연금도 필요하지만 낙과를 적극적으로 사주는것도 피해 농가를 돕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농협 경북본부는‘낙과 팔아주기 운동’을 현재 도내에서만 전개하는 것 같다.그러나 농협이 전국적으로 탄탄한 판매망을 갖춘 조직인만큼 중앙회 차원에서 일을 추진하면 더욱 큰 성과를 얻을 것이다.아울러 인정에만 호소할 게 아니라 가정에서 낙과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가공식품을 적극 홍보한다면 주부의 손길을 자연스레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水魔 무사히 벗어나 감사”

    “이번까지 수해를 입으면 ‘연천은 끝이다’라는 각오로 수해를 피해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앙재해대책본부의탄탄한 방재대책이 있었기에 피해를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력한 기세로 인명·재산피해를 냈던 제14호 태풍 사오마이가 완전히 지나간 19일 이중익(李重翼) 연천군수가 예고없이 행자부의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감사의 뜻을 전달했다.이운구(李連求) 군의회의장 등 경기도 연천군 관계자들과 함께 행정자치부 중앙재해대책본부를 찾은 그들의 손에는 시루떡,과일 등이 들려있었다. 지난 96,98,99년 태풍과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수해를 입었던 연천군이 올해는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피해를 벗어났다는 감사의 표시로 행자부를 방문한 것이다. 실제로 재해대책본부는지난해 수해를 계기로 그동안 상습적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했던 군에총 1,500여억원을 투입,배수펌프장 등을 건설했다.당초 연말까지 예정돼 있던 공정을 철야로 시공,우기보다 앞서 마무리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행자부엔 몇년동안 물난리를 겪었던 동두천시에서도 의회의원,부녀회장 등 주민 8,000여명이 감사의 뜻을 담은 서신을보내왔다. 최여경기자 kid@
  • 정부, 낙동강홍수 항구대책 수립

    경북 고령 등 낙동강유역의 상습 홍수피해를 항구적으로 막기 위해140억원이 투입된다.또 제14호 태풍 ‘사오마이’로 피해를 입었을경우 소득세와 법인세 그리고 취득세와 등록세 등이 감면된다. 정부는 17일 행정자치부와 농림부,건설교통부와 국세청 등 부처별로영남지역을 중심으로한 태풍 피해대책을 마련,시행키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제방이 무너지면서 150여㏊가 침수된 경북 고령에 복구자금으로 5억원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키로 했다.또 관계 부처와140억원을 확보,제방을 전면 새로 쌓는 등 낙동강 주변 상습 침수지역의 항구적인 복구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수재민들에 대한 세제지원책을 마련한 국세청은 농장이나 생산시설이 태풍으로 절반의 피해를 입었다면,전체 소득세나 법인세의 50%를감면해주는 등 피해정도를 세 감면율에 반영토록 했다.납기일도 6개월 연기토록 했다. 전국에서는 이날 2만105명의 군장병과 44개 중대 5,160명의 전투경찰그리고 중앙부처와 자치단체의 공무원과 주민 등 10만여명이 나서 무너진 뚝을 복구하고 양수기 등을동원해 물을 빼며 쓰러진 벼를 일으켜세우는 작업을 펼쳤다. 한편 중앙재해대책본부(본부장 최인기 행정자치부 장관)는 이번 태풍으로 8명이 사망하고 26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또 농경지 5,990㏊가 물에 잠겼으며,1만551㏊ 논의 벼가 바람에 쓰러지고 과수원 3,308㏊에서 과일이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국도 3곳 등 전국 20곳의 도로와 마산과 진주를 잇는 경전선이 침수 등으로 한때 통행이 불가능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박선화 최여경기자 전국종합 psh@
  • “올 쌀농사 평년작 유지”

    수확기 잇단 태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과일·채소류 농사는 흉작이예상되지만 쌀농사는 평년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14호 태풍 ‘사오마이’가 한반도를 강타해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쌀 재배농가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전체쌀수확량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영남권이 이번에 특히 피해가 컸던 점도 올해는 풍년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농림부는 당초 지난 15일 전국적으로 쌀 작황조사를 실시해 수확량을 가늠해보려고 했으나 태풍으로 인해 시기를 늦췄다. 농림부는 그러나 올해 목표로 정했던 3,530만섬은 큰 무리없이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렇게 되면 96년부터 5년 내리 평년작이상의 작황이 가능해진다. 96년에는 3,695만섬,97년 3,784만섬,98년 3,539만섬,99년 3,655만섬을 각각 생산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워낙 중요한 시기에 비가 많이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번 태풍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평년작을 달성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올해 농경지면적이 지난해보다 2만4,000㏊정도 늘었고,다수확 품종재배가 지난해보다 9% 늘어난 87%에 달했다.지난 추석전에 나온 조생종벼가 지난해보다 10%정도 수확량이 늘어나 당초 대풍 기대를 갖게 했다.두차례의 태풍피해로 상당한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평년작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농림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태풍으로 인해 낙과피해 등이 잇따르면서 과일과 채소류값은 급등할 것으로 예측된다.이번에 강풍이 몰아쳤던 경북,경남,울산 등영남권의 사과·배 재배농가들의 낙과피해가 특히 컸다. 태풍이 지나간 뒤 채소류 등은 벌써부터 품귀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전체 입하량이 평소 70%정도에 지나지 않는 등 공급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농산물값은 다음주부터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농림부 과수화훼과 관계자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낙과피해가 심한 만큼 일부 과일은 가격이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김삼웅 칼럼] 화해시대의 냉전수구 지식인

    헤겔이 지식인을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비유하여 역할의 ‘추종성’을 강조하였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이끌고 시대조류를 형성하는 것은 역시 지식인의 역할이다. 국가의 흥륭을 결정하는 요인은 건전한 정치세력과 올곧은 지식인그룹의 역할을 들 수 있다. 건전한 정치세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올곧은 지식인그룹이 존재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대정신에 투철한 지식인그룹이 존재하는 사회치고 낙후되거나 멸망한 국가는 없다. 불행히도 우리 근현대사는 올곧은 지식인이 소외되고 사악한 지식인집단이 주류가 되어 역사의 물굽이를 역류시키고 시대정신을 오염시켰다. 왜정시대 친일지식인의 반민족성이나 독재시대 어용지식인들의 반민주성 그리고 요즘 냉전의식에 중독된 반통일적 지식인집단의 행태를보면 사악한 지식인의 존재가 얼마만큼 역사발전에 저해하는가를 알게 된다. 2차대전후 프랑스와 독일이 파시즘지식인을 청산한데 비해 한국과일본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거대한 극우파워를 형성했다. 일본의 극우세력이나 한국의 수구집단은 ‘동조동근(同祖同根)’의 유사성을 갖고 있다. 독초가 번창한 땅에 약초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원래 독초는 번식력이 강한데다 꽃도 아름답고 열매 또한 탐스러워 사람을 유혹한다. 양귀비꽃을 상기하면 된다. 해방과 혁명,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양귀비’로 상징되는 수구세력은 약화되지 않았다. 실로 우리의 비극은 여기서 기원한다.만악의 근원이다. 왜정시대 ‘내선일체론’이나 5공시대 ‘광주폭도론’그리고 요즘‘북한불변론’으로 이어지는 수구지식인의 ‘붓장난’은 민족의 이성에 칼질하는 망나니 짓이다. 한 시대가 지나면 이들의 ‘칼춤’이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지탄(指彈)’은 말 그대로 손가락질일 뿐,악의 존재는 멀쩡하다. 악초가 ‘손가락질’로 제거되는 일은 없다. ‘양귀비꽃의 마력’처럼 수구지식인일수록 미사여구·교언영색으로무장하고 허구의 논리로 민중을 매혹한다. 강고한 집단주의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준다. 왜정시대 ‘아시아 해방과 미·영귀축론’에는 친일파의 독초가 숨겨 있었고, 5공시대 ‘광주폭도론’의 배경에는 유신잔재가,요즘 내세우는 ‘상호주의원칙’에는 냉전회귀의 분단주의 비수가 꽂혀 있다. 기득권도 챙기고 논리성도 세우려는 냉전수구지식인의 이중성은 박쥐의 생태와 닮는다. 음습한 곳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박쥐처럼 기득권과 논리성의 가면을 바꿔쓰면서 기회주의적 줄타기를 거듭한다. 왜정시대가 행세에 편하고 독재시대가 치부에 적합하며 분단시대가 기득권 지키기에 유리한 때문이다. 그래서 한사코 해방을 기피하고 민주화를 거부하고 통일을 방해한다. 수구세력은 김대중대통령의 집권으로 한때 겁을 먹었다. 개혁·민주·통일이라는 수구세력이 가장 기피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J정부는 곧 지역성에 바탕한 거대야당과 수구지식인집단에 포위된 소수정권의 한계를 드러냈다. IMF 극복이라는과제가 개혁을 이완시켰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대상황도‘물리적 개혁’을 막는 금줄(禁線)이 되었다. 권력핵심의 인적 구성도 개혁성보다 현상유지쪽에 치우쳤다. 이를 놓칠세라 ‘정권의 한계’를 간파한 수구세력은 지역주의와 반공정서를 바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남북화해협력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심지어 진보적 시민단체나 언론사 내부에서도 개혁을지지하면 ‘친여’로 몰려 비판된다. 독재시대에는 친여와 친야의 흑백론이 필요했다. 군정 대 반군정의 경계선이 확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개혁과 수구,통일과 반통일의 잣대가 비판의 기준이 돼야 한다. 길은 없는가.깨어 있는 지식인그룹이 수구세력의 본질을 밝히고 그들의 반시대적 논법을 깨뜨려야 한다. 여야 개혁정치인들도 시대적과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 더이상 수구지식인의 반시대적 ‘여론’이국민의 뜻으로 둔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북한 김용순총비서의 방남(訪南)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지난 반세기보다 올 3개월동안 훨씬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민족사의 큰 경사다. 이런 시점에서 냉전의식에 절은 수구지식인들도 인식의 변화를 보였으면 한다. 마침 추석명절을 보내고 업무를 새로 시작하면서 이 기회에 한번쯤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면 어떨까.수구지식인의 정체성회복이 시급하다. 김삼웅 주필 kimsu@
  • 초속39m ‘특급 태풍’ 큰 피해 우려

    올들어 가장 강력한 제14호 태풍 ‘사오마이’의 북상으로 전국에비상이 걸렸다. 이번 태풍은 최고 300㎜ 이상의 강수량과 강한 바람 등으로 수확기를 앞둔 과일,벼 등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산사태등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우려된다. ■사오마이는 기상청은 “지난달 31일 흑산도에 순간 최대풍속 초속58.3m를 기록하는 등 강한 바람으로 많은 피해를 냈던 제12호 태풍‘프라피룬’보다 훨씬 강한 대형 태풍”이라고 밝혔다.흑산도에 몰아친 바람은 우리나라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관측된 가장 강한것이다.사오마이는 베트남어로 ‘샛별’을 뜻한다. 13일 오후 2시 현재 사오마이의 위치와 비슷한 곳에 있던 프라피룬의 중심 기압은 970헥토파스칼이었던 반면 사오마이는 945헥토파스칼이다.중심 부근 최대풍속도 프라피룬은 초속 34m였으나 사오마이는 39m다.프라피룬은 초속 15m 이상 바람이 부는 반경이 440㎞에 불과했으나 사오마이는 650∼740㎞에 이르러 한반도 전역이 직접 영향권에들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 관리 농촌진흥청은 “태풍이 오기 전 벼농사 지역은 논두렁등을 미리 살펴보고 물꼬를 넓게 여러곳에 만들어 물이 잘 빠지도록해줘야 한다”면서 “수로에 나있는 풀은 모두 베고 논물이 말라 있는 논에는 물을 깊이 대주어 태풍이 통과할 때 벼가 쓰러지지 않도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특히 “사과·배 등 수확이 가능한 중생종 과실은 가능한한 빨리 수확하고 과실의 무게로 나무가 쓰러지기 쉬우므로 받침대로줄기를 받쳐 쓰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람으로 떨어진 과실 가운데 상품가치가 없는 것은 모아 땅 속에 묻어 병원균확산을 방지하고,찢어진 가지는 깨끗하게 잘라낸 뒤 자른 부위에 도포제를 발라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항 통제 사오마이의 북상으로 동해 전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여수,목포,포항,속초 등 4개 공항의항공기 운항을 통제했다.속초공항은 기상악화로 이날 오전 11시30분서울행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항공기 이·착륙이 어려워 강릉공항에서 이륙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안 여객선도 제주기점 6개 항로 등 75개 항로가 막혔다.제주도 내항 ·포구에는 각종 선박 3,000여척이 대피했다.설악산관리사무소도각 대피소에 머물던 등산객들을 하산시키고 13일 오전 11시쯤부터 입산을 통제했다. ■정부대책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국방부장관에게 과일 등 농작물의 조기수확을 위한 병력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전국 각 시·도등의 지자체와 유관기관 공무원 3,897명에게 비상근무령이 내려졌다. 전영우기자 ywchun@
  • 독자의 소리/ 알뜰한 추석선물 아쉬워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 등에서는 ‘혼마’ 골프채 등 고가 수입상품과 양주,중국산 오룡차와 동정오룡차 세트,‘벨루가’ 캐비어(철갑상어알),홀 구스리버 푸와그라(거위간) 세트 등 이름조차도 생소한고가의 선물용품을 내놓고 치열한 판촉경쟁을 하고 있다. 올해 추석은 늦더위 속에 맞아 정육·갈비·과일 선물세트 등을 판매하기 어렵게 되자 부유층 대상으로 고가 수입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추석선물 50년사를 살펴보면 50년대는 계란 한줄,60년대는 라면 한상자,70년대는 화장품세트,80년대는 조미료세트,90년대는 수입양주등의 추세로 그래도 검소하고 정이 담긴 선물들이었다.그러나 올해는 예년과는 판이하게 소모성 고급선물이 판을 치고 있어 위화감 조성과 물가오름세 및 과소비를 부추기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보다 검소하고 훈훈한 정이 담긴 선물이 아쉽다. 김동균[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 [사설] ‘新3高’에 다각 대책을

    고유가·원고·고물가의 이른바 ‘신(新)3고(高)’현상이 우리 경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3고 현상은 경제 성장을 낮추고 기업 비용을 높이는 문제를 안고 있다. 국내 전체 소비량의 70%를 차지하는 두바이산 국제 원유 가격이 마침내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했다.정부는 당초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원유 도입가격을 25.5달러로 책정했으나 실제 수입가가 이미 배럴당 5달러 이상 높아졌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연말이면 두바이산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고유가 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태풍과 수해 영향으로과일·채소류 값은 최근 한달 사이에 곱절이 뛰었다.보통 크기 배 한개 값이 6,000원이나 된다니 추석상 차리기가 겁날 정도이다.게다가하반기에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원화가치 상승도 예사롭지 않다.한동안 달러당 1,120원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원화가치가 1,104원까지 올랐다.따라서 석유·신발·타이어 등 경공업제품은 수출할수록 손해가 더 늘어나는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이대로 가면 자동차·전자·철강 등 주력 업종의 손익 분기점인 1,100원마저 붕괴될지 모를 일이다.한마디로 지금 우리 경제는 삼중고(三重苦)에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신3고’현상이 그동안 지속해온 ‘고성장 저물가’ 기조가 무너지는 신호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본다.게다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경제개혁 당면과제인 기업·금융 구조조정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이같은 일련의 경제 대외여건 악화를 결코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해서 마냥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곤란하다.우선 물가불안 해소를 위해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과 통화를 긴축 운영하고,공공요금 인상시기를 적절히 분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에너지 절약형 경제구조 정착과 유통체계 개선을 통해 인플레 압력도 줄여 나가야한다.에너지절약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세제혜택을 주어서 산업체의 에너지 소비 감소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원화안정을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적절한 시기에 발행해 시장에 넘치는 달러를 흡수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국민들은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는 절약생활에 나서야할 것이다.
  • [대한광장] 푸른 하늘을 위하여

    9월의 문화인물로 정해진 시인 김수영의 작품 중에 ‘풍뎅이’란 시가 있다.비교적 초기에 씌어진 시인데 거기에는 소시민적 삶의 어려움과 막막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시는 목이 비틀려진 풍뎅이가 뒤집어진 채 날지 못하고 ‘등판으로 땅을 쓸어가면서’ 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시의 화자는 그 풍경을 보면서 ‘네가 부르는 노래가 어디서 오는 것을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또한 풍뎅이가 그렇게 울고 있어도 ‘소금같은 이 세상은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 절망의 말을 덧붙이고 있다. 누구라도 땅에 누워 통곡하며 울어본 사람은 김수영이 풍뎅이가 등으로 우는 모습에 공감하는 모습에 같이 등이 아프리라.손가락은 잘려 엎어지고 싶어도 엎어질 수도 없고 대신 등을 밀며 그 어딘가로끝까지 밀어붙여야 겨우 살 것 같은 절망감.사는 일이 그렇게 막막하다고 느껴본 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시가 주는 아득한 슬픔에 눈빛이 닿을 곳이 없는 때가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리라. 아침저녁으로 기온은 내려가지만 낮은 아직 덥다.그러나 오락가락하는 태풍 덕분에 여름으로부터 가을로 성큼 들어선 것처럼 느껴진다. 가지 끝에 매달린 열매들은 온몸으로 빛을 빨아들여 과육에 살을 더하리라.탐스러운 과일을 상에 차려놓고 조상의 음덕을 생각하는 추석도 며칠 남지 않았다.이제 우리는 자신의 고향으로 대이동을 할 것이다.어딘가 갈 데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정처가 있는 것이어서 우리를든든하게 한다. 그러기에 누군가는 명절때 갈 고향이 없는 사람은 구원이 없다고 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이번 추석은 왜 이렇게도 심란한지 모르겠다.분명 50여년간생사조차 몰랐던 혈육들을 만나고 서로의 얼굴을 만지며 오열을 터트렸건만,통일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일이라고,이를 위해서 자기가 선 자리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그 길에 이르는 길인가를 숙고해야 한다고 다짐을 했건만 오늘 우리의 주변은 어수선하다. 남북정상의 공동선언 이후 사실 우리사회는 커다란 변혁기에 들어섰다.그 누구도 우회하여 살 수 없는 민족이라는 커다란 길 앞에서 실로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체감하며 서있는 것이다.비전향 장기수들이북녘으로 가고 인민군으로 간 아들은 교수 박사가 되어 환생(?)하고끊어진 철도는 이어질 것이 확실하며,무조건적인 증오와 적대감으로서로를 보던 냉전시대의 유물들을 걷어내고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이라며 서로를 신뢰하지 않으면 안되는 통일시대의 초입에 우리는 문득와버린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실제적인 모습은 어떠한가.의사들은 생명을 담보로사보타주를 하고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에서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또어디선가는 은행의 대출비리가 불거지고 한 마디로 난장판같다. 모두들 제 잘난 맛에 아우성들이다.그 난장판 저 안쪽에는 서로의 이익을위한 끊임없는 진흙밭 개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자면 대통령 혼자서 외롭게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보인다.큰 매듭을 풀면 작은 매듭은 서로가 역할을 나누어서 풀어야 할텐데 푼 매듭을 일부러 헝클어 더 어지럽게 하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너무도 안타깝고 답답하다. 드러누워 등으로 땅을 밀면서 우는 풍뎅이가 차라리 편하다는생각도든다. 김수영이 쓴 시 중에 ‘푸른 하늘을’이란 시가 있다.막연하게 푸른하늘을 찬미하는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고,‘푸른 하늘’(혁명)에는 피의 냄새가 머금어 있다고 씌어진 시이다. 그러고 보면 아직우리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신작로 어느 한쪽에선 햇빛 앞에서 몸을 말리는 고추도 있고 그때 한가하게 떠가는,그야말로 짙푸른 푸른 하늘이 우리의 도처에 있건만아직 우리는 그 하늘을 만날수 없다는 것인가.조금 멀리 보고 오늘을참아가는,그래서 열릴 푸른 하늘을 진정 볼 수는 없단 말인가. △강형철 숭의여대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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