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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숍캉스족’ 피서는 쇼핑몰로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쇼핑공간을 피서지로 활용하는 이른바 ‘숍캉스족’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무더위 퇴치용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중순 이후 시작된 무더위는 유통업계의 표정까지 극명하게 바꿔 놓았다.에어컨·빙과·음료업계는 급증하는 매출에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잠옷·정장의류·피혁업계는 늘어나는 재고물량에 여름이 빨리 가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무더위 퇴치엔 쇼핑몰이 최고- 한낮 무더위를 잊기에는 쇼핑몰만한 장소도 드물다.은행이나 커피숍도 시원하긴 하지만 오래 머물다 보면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다.쇼핑몰에서는 눈치를 보지 않고 장시간 피서를 즐길 수 있어 ‘숍캉스족’이 크게 늘고 있다.이들의 주요 활동시간은 야간.열대야로 잠 못드는 밤이 지속되면서 나타난 신풍속도다.이에 힘입어 유통업계의 야간 매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테스코에 따르면 이달들어 수도권 홈플러스 매장의 야간 이용객은 평소보다 30%,매출은 45% 이상 늘었다.이 회사는 ‘숍캉스 특수’를 겨냥,매장에 독서공간·체험공간·어린이놀이방·수유실·휴게공간 등 각종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특히 독서공간과 음반코너의 청음시설,완구매장의 게임기기 등이 큰 인기를 끈다. ◇무더위에 유통업계 희비 교차- 불볕 더위에 이어 태풍 영향으로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에어컨·빙과업계가 호황을 누린다.이달 들어 킴스클럽전체 매장의 에어컨 판매량은 하루 평균 105대로 지난달 평균 45대보다 2배이상 늘었다. 롯데·해태·빙그레 등 빙과·음료업계도 호황이다.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달의 2배를 웃돈다.킴스클럽의 하루 평균 빙과류 매출은 지난달 1200만원에서 이달 들어 3700만원으로 무려 3배나 뛰었다.음료매출도 8000만원으로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잠옷·정장의류·피혁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잠옷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뉴코아 서울 강남점 잡화부 김수호차장은 “하루 평균 잠옷 판매량이 지난 5월 10∼20벌이었으나 지난달 말이후 2∼3벌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또 여름철 기피상품인 구두·핸드백 등 정장차림에 어울리는 패션용품들도 매기가 끊겨 매출이 성수기의 20%를 밑돈다.성수기에 하루 평균 40세트 가량 팔리던 이불도 10세트이하로 줄었다. ◇열대야 퇴치상품 인기- 무더위 특수를 잡기 위한 이색 상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울 영등포점은 이달 말까지 ‘가정용품 균일가전’을 열고,삼베 등 천연섬유와 까칠까칠한 느낌의 인조패드를 이용한 이불·베개 등 기능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신세계 이마트는 참숯·대나무·녹차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베개를 내놓았다.메밀·노송 등 산림욕 효과를 내는 베개와 향을 이용한 베개가 인기를 끈다. 아로마향도 더위 퇴치에 한 몫을 한다.아로마는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심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기능이 있어 열대야로 쉽게 잠들지 못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아로마 오일은 직접 맡기보다 도자기램프 등을 이용,방안에 은은하게 향이 퍼지게 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세계 서울 강남점 에센조이코너에서는 숙면에좋은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판매한다.뉴코아 경기 평촌점에는 얼려먹는 열대과일이 등장,고객들의 눈길을 모은다.태국산으로 얼려 먹으면 달고 시원한 맛이 더욱 돋는다. 전광삼기자 hisam@
  • 공정위, 까르푸 검찰고발 - 배달사고 손해 납품업체에 떠넘겨

    프랑스계 대형 유통업체인 한국까르푸가 계속해서 법을 어기다가 또 다시과징금과 검찰고발 등 된서리를 맞았다.검찰고발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사고로 생긴 손해를 납품업체에 떠넘긴 한국까르푸에 과징금 7억 5460만원을 부과하는 동시에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까르푸는 지난해 9월 추석 때 선물 배송업체의 잘못으로 배달이 늦어지고 물건이 변질·훼손돼 구매자들에게 1억 3055만원을 배상하게 되자,이 돈을 112개 생선·육류·과일 등 납품업체의 결제대금에서 일방적으로 덜어내는 방식으로 충당했다.비용부담 112개 업체 중 41곳만 지난해 추석선물세트를 한국까르푸에 납품했으며 나머지는 전혀 관련없는 업체들이다.한국까르푸는 선물 배송업체가 영세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대신 이런 편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까르푸는 1999년 9월과 2000년 3월 광고선전비 등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떠넘겼다가 억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뉴스라인/ 양모 이불·녹혈 수입 판매

    ㈜글로브몰은 양모 이불과 녹혈을 뉴질랜드에서 수입,판매한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공식업체인 패어리다운의 양모 이불은 뉴질랜드 주요 호텔에 보급되는 최고급 제품이다.녹혈 356 캡슐은 뉴질랜드산 붉은 수사슴에서 채취한 녹혈을 열대지방 과일과 혼합해 만들었다.양모이불은 19만 8000원,녹혈 캡슐은 29만 5000원.(02)540-4310.
  • 日 역발상 상품 ‘불티’

    (도쿄 황성기특파원) 차가운 카레,차가운 어묵,차가운 라면…. 무더운 여름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상품군이다.키워드는 ‘차가워도 맛있는 음식.’ “카레는 뜨거운 음식”이라든지 “차가운 어묵은 맛이 없다.”는 기존 관념을 180도 뒤집었다.뜨거워야 제 맛이 나는 음식을 더운 여름 차갑게 해서 먹을 수 없을까 하는 발상에서 나온 재치 넘친 개발품이다. 오쓰카(大塚)식품이 내놓은 ‘차가운 카레’는 시원한 음식의 대표적인 상품이다.지난해 여름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지방 등에 한정판매했으나 올해에는 일본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비닐팩에 포장된 카레(1팩에 170엔)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 뒤 뜨거운 밥에 뿌려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 회사 소비자실 히라가와(平川)는 “일본 음식 중에서 차갑게 해서 먹는 게 많은데 차가운 카레는 만들 수 없느냐는 사장의 제안이 있어 4년 전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에 어려움은 있었다.밀가루로 끈기를 붙인 뜨거운 카레를 차갑게 하면 먹는감촉이 나빠졌고 동물성 유지를 쓴 기존 카레는 굳어졌다. 그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밀가루를 일절 쓰지 않고 야채나 과일을 졸인 양념을 써 끈기를 냈으며 동물성 기름 대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람의 혀는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둔감해지는 점을 감안해 차가운 카레라고 하더라도 맛이 오래 남도록 향료를 뜨거운 카레보다 1.5배가량 더 넣었다.“처음부터 계산한 일이 아닌데도 밀가루와 동물성 기름을 쓰지 않은 결과 저 칼로리 음식이 된 것은 즐거운 계산착오”라고 히라가와는 덧붙였다. 지난해 250만개를 팔았던 오쓰카는 올해는 갑절 늘어난 500만개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인들이 겨울에 즐겨 먹는 ‘오차즈케(조미한 김,연어가루 등을 밥에 뿌리고 물에 말아 먹는 음식)’도 차가운 상품으로 등장했다.나가다니엔(永谷園)이 내놓은 ‘차가운 오차즈케.’이 회사 홍보실의 고가와(小川)는 “오차즈케를 먹는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하는 조사를 해 본 결과 차가운 물을 부어 먹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은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여름에 어떻게 뜨거운 상품을 팔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면서“슈퍼 등에서 시식회를 할 때 차가운 오차즈케에 김치를 얹었더니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지난 6월 말부터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한달 매상고가 1.5배 늘어날 만큼 호평이다. 닛싱(日淸)식품은 최근 라면 가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차가운 라면’에 착안,라면 시리즈 상품인 ‘면의 달인’에 차가운 라면을 추가시켰다.한 회사는 차갑게 해서 먹는 ‘차가운 어묵’도 신상품으로 내놓았다. ‘차가운 식품’은 식품회사의 전유물만이 아니다.백화점이나 슈퍼,편의점등에서도 ‘차가워도 맛있다’는 개념을 살린 반찬이나 도시락을 잇달아 판매하고 있다. marry01@
  • 韓·中무역정책 전문가 진단/ “마늘 재협상 국익에 보탬안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의 ‘연장 불가’를 명기한 2000년 7월 한·중 마늘 협상 합의문은 무효이며,재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농민들 사이에서 커가고 있다. 중국산 마늘 세이프가드 재발동을 전제로 한 재협상 주장이다. LG경제연구소 서봉교(徐逢敎)선임 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인교(鄭仁敎) 연구위원,최세균(崔世均)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으로부터 향후 한·중 무역정책의 가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들어봤다. ◇서봉교 연구원- 중국은 우리의 제2의 수출상대국이자,무역 흑자국이다.흑자규모는 2001년 한국 통계로 50억달러,중국측 통계로는 100억달러다.지난해 3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중국이 100억달러 적자국인 한국에 대해 무역에 관한 한 감정이 좋겠는가. 우리는 반제품을 중국에 수출,재가공해 다시 제3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입장에선 우리가 밀어내기식으로 자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한·중 무역마찰에서 우리의 카드는 약하다.수출품 중 34.5%를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제품이 차지하기 때문에중국이 이 품목에 대해서만 보복을 취해도 우리 타격은 엄청나다. 지난 2000년 우리는 앞도 재지 않고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3년이 지난 지금,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중국은 WTO 가입 이후 반덤핑 제소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발동한 6건 가운데 5건이 우리를 상대로 했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외교통상조직이 큰 힘을 갖고 있다.여론에 떼밀린 재협상은 옳지 않다.중국이 준비하고 있는 반덤핑제소 등의 조치도 우리에게 불리할 뿐이다.농민들은 배신감을 느끼겠지만 국가 전체 이익으로 볼 때 소탐대실(小貪大失)해선 안된다.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인교 연구원- 2000년 마늘재협상 상황이 재연돼선 안된다.당시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무역위원회를 압박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표만을 의식한 결과였다.지금도 같은 상황이다.농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긴 하지만 경제 개방은 국제사회의 큰 흐름이다. 한·중 마늘 합의서 은폐 논란을 계기로 원론적으로 개방과 농가 보호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50만이라는 국산 마늘 농가의 실태부터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 이번 건에 대해 농림부가 ‘몰랐다.’고 하고 있다.자유무역협정(FTA) 등 앞으로 농가대책이 필요한 상황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마늘 한개 품목에 대한 대비가 이 정도니 큰일이다. 2000년 협상 결과가 제대로 발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정부 부처는 국익을 위한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 한다.예를 들어 농민 단체와 같은 이익단체들의 주장이 전체 국익과 배치될 때는 이를 설득하고,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몇년 더 개방을 유예시킨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쌀도 마찬가지다.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쌀시장 개방이라는 전제를 생각하면 지금 현재 쌀 생산량은 대폭 줄었어야 한다.그러나 오히려 쌀 생산량은 늘고 있다. 국제사회의 흐름은 각 국가별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서로 이익을 보자는 것이다.향후 한·칠레 FTA 등 대사가 걸린 현안이 많다.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최세균 연구원- 2000년 한·중 마늘합의는 어찌됐든 중국과 우리의 합의 사항이다.이를 파기한다는 것은 국제사회 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옳지 않다. 이 점에서 재협상론은 명분에서 벗어났고,더욱이 실익도 없다.재협상할 경우 중국측은 46배의 무역보복을 하겠다,자동차품목에 대해 보복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건,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건간에 국제화·개방화의 양대 흐름의 편입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것은 우리의 농업이다.피할 수 없는 이 흐름에서 정부는 투명한 정책으로 농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언제부터 마늘이 수입된다.언제부터 칠레산 과일이 들어온다.”는 등을 미리 농가에 알리고,대비토록 해야 한다.그래야 피해가 최소화한다. 소득보전 대책 등 단기적인 대책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 및 구조조정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열대야 이기는 법/잠자기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

    마른 장마로 시작된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열대야란 밤중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 올라가 더위를 느끼는 현상으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복사냉각 효과가 감소하면서 생긴다. 이런 열대야가 새벽까지 이어지면 밤잠을 설쳐 아침에도 상쾌함은 간데없이 온 몸이 찌뿌드드하며 한낮에도 무시로 졸음이 밀려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바로 ‘수면지연증후군’이다. 짜증스러움도 있지만 열대야현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섭씨 18∼20도 정도에서 잠을 잘 자게 되나 이보다 대기 온도가 높을 경우 체내의 온도조절을 위해 중추신경계가 흥분하게 되고 각성상태가 계속되면서 잠을 못자거나 자더라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게 된다. 열대야 불면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침실의 온도를 덥지 않게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이때 덥다고 밤새 에어컨을 켰다가는 호흡기계통이 건조해져 여름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라 조심해야 한다.선풍기도 요주의.선풍기를 켠 채 잠에 들었다가는 체온저하로 질식사의 위험성이 크다.이 때문에 밀폐된 실내에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특히 만성 폐질환자나 어린이,노약자는 가능한 선풍기바람을 직접 쐬지 않는게 좋다.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도 지혜롭게 열대야를 극복하는 방법.자기 전에 수박이나 음료수를 많이 먹으면 밤중에 화장실을 가야해 잠을 깨는 경우가 많다.밤늦게 납량용 공포·괴기영화를 시청하는 것도 수면에 방해가 된다.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 심재억기자 ◆열대야 극복 10계명 1.상쾌하다고 느낄 정도로 숙면을 취한다.단,숙면을 위해 침대에서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2.잠이 부족하더라도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일어난다. 3.매일 일정한 양의 운동을 한다.단,자기 직전에는 피한다. 4.잠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을 떨어뜨리고 육체적인 긴장을 완화시켜 숙면에 도움이 된다. 5.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과 가벼운 스낵을 먹는다. 6.저녁에는 과다한 수분이나 수분이 많이 함유된 과일(수박 등) 섭취를 피한다. 7.가능한 한 저녁에는 카페인이 든 음료나 술을 피한다. 8.잠을 못이룬다고 초조해하거나 애쓰지 말아야 한다.그럴수록 잠들기가 더 어렵다.이럴 때는 책을 읽는 등 다른 일을 하는게 좋다. 9.만약 잠들지 못하고 자꾸 시계를 쳐다보고 있다면 시계를 감춰라. 10.30분 이상의 낮잠은 피해야 한다.
  • “”외규장각도서 명분 집착 말아야””/’반환협상’ 佛에 자문했던 이진명 리옹3대학 교수

    조선시대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가 본격 불거진 지 9년이 지났다.93년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한국으로 반환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한국측에선 별 문제없이 곧 반환받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였으나 반환협상은 난항을 거듭했고,아직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부 도서를 상호대여 형식으로 반환받기 위해 한국측 조사단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실사를 끝낸 상태지만 아직 아무 것도 낙관할 수 없다. 반환협상과 관련,몇차례 한국학 전문가로서로서 프랑스측 자문에 응했던 이진명(李鎭明·56) 리옹3대학 교수를 만나 당시의 상황,반환 협상을 둘러싼 문제,해결 방안 등을 들어보았다.이 교수는 20일까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세계한국학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했다. 먼저 이 교수는 “명분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 국민 정서나 명분보다는 실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병인양요 당시 너희들이 약탈해간 것이니까 당연히 돌려달라.’고 하지만 프랑스 측에선 100년 이상 국유재산으로 등록돼 있는 귀중한 도서를 절대 쉽게 내주지 않습니다.” 그는 초기 협상 당시 ‘일방적인’반환에서 나중에 ‘등가등량’,‘교차대여’형식의 반환으로 후퇴한 것도 그같은 한계를 한국측이 인정해 현실성있는 지혜를 짜낸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지금도 이같은 반환 방식에 대해서는 한국 학계 등에서 반대의견이 많다.결국 해외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 또 다른 우리 문화재를 반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이미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무리하게 돌려받아 반드시 소유하겠다는 자세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물론 돌려받는 것이 최선이기는 하지만 실현성이 별로 없고,돌려받더라도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차라리 소유는 인정하고 해당 문화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즉 현지에서 한국 특별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거나,우리 도서관이나 박물관과의 교환 전시 등을 자주 열어 우리 국민들이 해외문화재를 관람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또 한국 전문가들이 외국 도서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해 우리 문화재를 직접보수도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비록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우리 문화재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정부 차원을 떠나 도서관이나 박물관 끼리의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현재 한국과 프랑스도서관이나 박물관 교류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그는 현재의 반환협상과 관련,실사를 끝낸 것만으로도 상당한 외교적 성과라고 후한 점수를 준다.프랑스 박물관이나 도서관이 어떠한 이유에서건 다른 나라 조사단을 받아들여 조사를 맡기는 일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반환협상을 앞두고 한국 전문가로서 프랑스측 자문에 응했던 ‘죄’때문에 이 교수는 당시 한국 학계와 언론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그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프랑스측이 자문을 요청해 2차례 모임에 참석, 병인양요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해 설명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한국인 입장에서 왜 도서 반환을 적극 주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프랑스 교수는 모두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에 국가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며 “하지만 그러한 입장을 떠나 일방적 반환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대 불문과를 나와 71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 교수는 프랑스 캉대학 역사학 석사,파리4대학(소르본)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고 83년부터 리옹3대학 및 파리7대학 강단에 서왔다. 이 교수는 20일 세계한국학대회에서 ‘1990-2002년대의 프랑스 한국학’에 대해 발표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급물살 의미·배경/과수농가 영향과 대책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급물살 의미·배경/ 경제블록화 흐름에 동참, 韓·日 FTA협상 추진체 한국과 칠레가 오는 8월 중순 FTA 실무 협상을 1년8개월만에 전격 재개하고,FTA 양허안에서 상호 전향적 자세를 밝힘에 따라 한국 최초의 FTA 체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인상이다.칠레는 우리가 FTA 체결 시험국가로 삼은 국가.칠레와의 FTA는 최근 첫발을 디딘 한·일 FTA 논의 및 멕시코와의 FTA 협상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동북아 허브 전략 단초= 지역경제 협정으로 블록화하는 세계경제 흐름에 동참했다는 뜻과 함께 한·중·일간 동북아 경제 주도권 경쟁에 뒤늦게나마 합류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국제사회는 유럽연합(EU)의 단일시장 구성,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등 상품과 자본의 이동을 저해하는 장벽을 제거하는 경제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시장 개방 10여년째에 불과한 중국도 아세안 10개국과 FTA를 체결하겠다고 선언했다.동북아의 정보기술 및 비즈니스의 중심역할을 선언한 우리로선,첫FTA를 통해 향후 ‘동북아 허브 전략’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칠레를 택한 이유와 경제효과= 칠레는 경제가 중간 규모로 우리와 지구 정반대 편에 있어 농산물 자유화의 파급효과가 적은 국가다.반면,우리는 자동차,가전제품 등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칠레의 세탁기 판매량 가운데 한국산은 90.4%이다.냉장고는 49.0%,장판지 43.4%,에어컨 37.4%,자동차 23.7%로주요 공산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칠레는 자국의 수출 주력품목이 과일이므로 포도·사과·배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빼고는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현재 수출구조로 볼 때 FTA 체결로 우리 수출은 6억6000만달러,수입은 2억 6000만달러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체결 서두르는 배경= 더이상 WTO 내 유일한 FTA 미체결국으로 남아 있어서는 향후 엄청난 경제적 시련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특히 중국과 일본이 FTA 체결에 적극 나서면서 자칫 동북아 경제 주도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최근 경제계와 언론 등의 “농가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극 추진 배경이 됐다.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복지노동특보는 지난달 11일 칠레를 방문,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을 예방한 뒤 “현 정부 임기 내 칠레·멕시코와의 FTA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 체결을 미룰 경우 남미 9개국에 이어 지난해 4월 EU와도 FTA를 체결한 칠레에 대한 우리 공산품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는 점도 작용했다. ◇FTA= Free Trade Agreement의 약자.국가간 상품 이동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이다.협정체결국끼리는 관세나 쿼터 등 무역장벽을 없애 자유롭게 거래한다.본질적으로 관세 철폐를 비롯한 각종 교역·비교역 장벽을 없애고 완전한 자유무역을 하자는 국가간 협정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과수농가 영향과 대책 칠레와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타결 움직임에 대해 국내 농업계는 심각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값싼 칠레산 과일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면 가격폭락 등 부작용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칠레산은 가격이 싼 데다 품질면에서도 대체로 국내산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칠레는 국가 전체가 과일수출에 매달리고 있는 나라다.포도와 배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각각 24%와 10.5%로 2위이며 키위와 사과는 17%,7.6%로 3위와 4위다. 또 지리적으로 남위 18∼56도에 걸쳐 있는 긴 나라여서 연중 과일생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를테면 북쪽지방의 사과 수확이 끝나면 곧바로 남쪽지방이 사과 수확에 들어가는 식이어서 연중 신선한 과일을 외국에 내다팔 수 있다.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편이어서 과일의 당도 또한 매우 높다. 이런 칠레의 과일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는 가격차에 따른 우리 농가의 경쟁력 상실이다.농협의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칠레산 포도가격은 국내산의 8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득보상이나 과수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국내 과수산업이 회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질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崔世均) 연구위원은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과수재배 농가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경우도 예상된다.”면서 “과수원 폐원농가에 대한 정부지원책 등 폭넓은 농가구제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이호중(李浩重) 정책부장은 “칠레와 FTA를 체결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농촌 현실을 무시한 채 FTA가 추진된다면 정권퇴진 운동을 포함한 극한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韓·칠레 자유무역협정 급진전”

    한국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지난 2월 우리측이 제시한 ‘FTA 양허안’에 대해 칠레 쪽에서 답신을 보내왔다.”면서 “아주 전향적인 내용으로 연내 타결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지난 8일 품목별 관세철폐 계획을 담은 ‘FTA 양허안’을 보내왔으며,양국은 오는 8월 중순 칠레에서 제5차 한·칠레 FTA 실무협상을 갖고 협정안 마련을 위한 본격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칠레측 양허안을 검토한 뒤인 지난주 비공개 대외경제조정회의를 갖고 이번 5차 한·칠레 실무협상을 FTA 협상 타결의 큰틀을 마련하는 계기로 잡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수 농가의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난 99년 9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 한·칠레 FTA협상은 칠레산 과일의 국내시장 잠식을 우려한 우리 농업계의 반발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왔다. 지난 8일 일본과 첫 산·관·학 FTA회의를 개최한 정부는 올 연말까지 멕시코와 FTA 체결을 목표로 나서는 등 각국과의 FTA 협상에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 김태균기자 crystal@
  • 대한매일 창간98/문학이 추구하는 광장 작가 김주영씨 대담

    2002 한·일 월드컵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도 믿지 못하던 ‘경이로운 힘’을 확인시켜준 계기였다.‘월드컵 4강’이라는 성적도 그렇거니와 대회 전기간을 통해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붉은악마의 응원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 사회를 온통 붉게 물들인 국민의 자발적인 집체성은 우리에게는 ‘정체성의 확인’이었고,세계인에게는 부러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끼게 한 ‘경이’였다.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놀라운 응원열기가 우리사회의 열린 공간인 광장을 우리 자신,특히 신세대가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이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김주영씨의 눈을 통해 이 놀라운 현상의 본질이랄 수 있는 광장(廣場)혹은광장지향성(廣場指向性)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월드컵 때의 응원열기는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전했다.문학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문학의 민중성 혹은 대중성이란 것도 근본적으로 광장이나광장성의 지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설사 작품에서 밀실을 다루거나 폐쇄를 거론하더라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광장’이라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문학은 독자를 전제로 한 창작이며,여기에 비평과 작품의 평가를 둘러싼논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데 이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현상 자체가 문학의 광장이다.그렇다면 문학의 최종 목표인 대중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이 바로 광장지향성 아니겠는가.물론 대중성의 조건은 ‘독자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창조하는 것’으로 통속성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문학에서의 대중성은 문학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지키면서 얻어지는 것이어야 한다.인간생활의 저변에 깔린 퇴폐성을 조장하거나 그것에 동조하는 문학이어서는 곤란하다.이런 의지가 광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문학을 통해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광장의 원형은 무엇이며,자신의 문학작품에 투영된 ‘광장’이나 ‘광장지향성’의 특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광장의 원형은 대화와 의사소통이며 대화가 가능한 곳이 바로 광장이다.우리보다 시민민주주의가 훨씬 오래전에 발아해서 완성된 유럽의 경우 도시,즉 생활의 중심지에 항상 포룸이 자리했다.이게 바로 대화가 있는 마당,즉광장이다. 내 작품중 ‘객주’를 들어 말하자면 외상인 보부상과 시전 상인,객주들간의 갈등구조가 큰 줄기를 이룬다.이들은 작품 전반을 통해 갈등하고 반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권력이나 폭력 대신 대화를 통해 이해를 조정하고 문제를해결한다. 이것이 작중 인물들의 광장지향적인 노력이고 내가 그린 광장성의 원형이다. ◆최근 월드컵에서 나타난 광장성 혹은 광장지향성은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우리 사회가 그동안 갖지 못한 ‘광장’혹은 ‘광장성’에의 희구가 반영된결과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이 해석에 동의하나. = 수백만의 응원인파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막히고 통제된 곳이었나를 확인시켜 주었다.사실우리에게는 자연발생적인 축제문화나 서로를 끌어안는 화합·신명의 장이 거의 없었다.사회적 분출구로서의 광장이 없었다는 말이다.그런데 이번에 어땠나.모두가 함께 열광했으며 모르는 사람끼리도 얼싸안고 기뻐하지 않았는가.강제해서 될 일이 아니다. 또 제도적인 것에 업혀 살아온 기성세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신의 강도를확인시켜준 계기이기도 했다.달리 말하면 그만큼 기성세대가 막힌 시대,통제의 시대를 살아왔다는 뜻이다.사실 우리에게는 자연발생적으로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분출기능이 취약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가 아닌 ‘우리’,즉 공동체문화를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체적으로 보여줬다.여기에 기성세대도 호응함이 마땅하다.이런 점에서 서울시가 시청 앞 일대에 광장을 만들겠다고 한 것은 좋은 발상이라고여겨진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난 응원열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의식없는 집단성’이라든가 ‘국수적 집단행동’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데…. = 편협한 시각이다.이데올로기를 잣대로 지금의 젊은이를 보는 것은 잘못이다.응원열기에 대한 이런 유의 비판은 스스로의 편견이 무너진 데 따른 허탈감의 발로 아니겠는가.응원에 참여한 젊은이들을 의식없는 집단이라고 하는데 의식없이 어떻게 그런 엄청나고 완벽한 집단성과일관된 지향성을 나타낼 수 있는가. 사실 우리 젊은이들이 예전 중동전 때의 이스라엘 젊은이들처럼 ‘나도 싸우겠다.’며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모습을 보일지 회의가 들곤 했는데지금은 아니다.엄청난 응원열기를 보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됐다.정말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우리 사회에도 역사적으로 볼 때 마당놀이나 세시기의 집단적 여흥 등 의미있는 광장성이 존재했다.그런 역사적 광장성과 최근에 나타난 광장성에는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 지금 드러난 광장은 전제주의 시대의 제한된 광장과는 다른 것이다.하회 등지의 탈춤이나 광대놀이 마당이 지배층의 용인아래 이뤄진 타율적 광장이었다면 이번에 선보인 광장은 자발적이고 자연발생적이라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구시대적 통제를 거부하고 또 개의치 않는다. 또 우리 젊은이들이 권력·금력으로 국민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특권의식이나 엘리트의식을 모두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타의’가 작용한 옛날의그것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정말 오묘한 것은,우리 젊은이들이 개인주의적이라서 똑같은 것을 거부하는성향이 강한데 수백만이 주저없이 붉은 옷을 입는 집합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이를 사회심리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김선생님도 문학활동을 하면서 광장의 부재에서 오는 한계를 느낀 경우가있었을 텐데.예를 들면 과거 ‘화척' 집필 초기에 절필을 선언한 것도 뒤집자면 냉전적 시대논리가 ‘광장’을 허용하지 않은 데서 오는 일종의 ‘밀실강제에 대한 반발’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인지. = 과거 우리 사회는 익명성에익숙해 있었다.사회는 구성원들에게 ‘흑백’과 ‘피아’의 선택을 강요했고 이런 사회에서 자신을 숨기고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어느 쪽에든 편입하는 것이었다.마치 단체관광처럼 앞사람의 뒤통수만 보고 따라가면 탈없이 여행은 할 수 있되,돌이켜 보면 뒤통수 말고는 본 게 없는 식이었다.기성세대는 이런 이데올로기 틀에 갇혀 살아왔다.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젊은이들이 이처럼 일률적인 줄서기문화,밀실문화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전혀새로운 광장문화를 이끌고있다는 점이다. 광장이란 게 뭐냐.개방이다.개방이란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이것은 자신감이고 역동성이다.지금 젊은이들은 이제 누가 시켜도 우리가 산,불행한 전철을 되밟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문학에서도 광장이나 광장성에 대해 거론한 사례가 없지 않았다.물론직접적이냐,우회적이냐의 차이는 있었겠지만,지금까지 우리 문학에서 다뤄온 광장성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 = 분명한 것은 기성 문인들에게는 논쟁이 결여됐었다는 점이다.서로 다른 관점이 부딪히는 논쟁을 거쳐야 진보와발전이 있는 것인데,우리는 친소관계에 발목이 잡혀 바람직한 논쟁문화를이끌지 못했다.이것이 광장성의 부실로 이어졌다.배타적인 그룹의 집단성도광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반해 요즘 신세대 문인들은 불륜이나 섹스,여행 등 주제에 제약을 받지 않고 글을 쓴다.신춘문예나 문예지 추천없이도 책 한권만 내면 문인 대접을 받는 세상이다.이런 추세가 광장성 측면에서는 광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실제로 우리가 처한 반(反)광장적 상황,이를테면 자주적이거나 주체적이지못한 정권,역사적 정당성을 결여한 정권은 필연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고 이런 정치·사회적 요인이 문학을 압박한 사례도 많았을 터인데. = 어디문학뿐이겠는가.군사정권을 거쳐 오면서 문인·언론인 등 수많은 지식인이핍박받은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닌가.꼭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고라도 얼마든지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경험해 왔다.미묘한 것은 권력이 존재하는 한 이런 제약이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아무리 광장성이 확장된다 해도 그것이 바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볼 때 그 이후는 문인들의 과제 아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문인들은 많은 고뇌와 모색도 했을 것이고 더러는 행동에도나섰는데…. = 문인들의 저항도 치열했으며 이들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고통은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정말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은 그런 문인중 누구도정권 교체후 정부 요직에 몸담지 않았다는 점이다.모두가 자기 자리로 돌아와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고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으며 내가 문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는 계기도 됐다. ◆광장성과 관련해 우리 문학의 지향할 바를 진단해 달라. = 우선 문학작품에대한 예리하고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문학을 위해 더많은 공부가 필요하며 돈에 한눈 팔지 않는 만큼 문학이 존엄해진다는 점도얘기하고 싶다.덧붙이자면 문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갑자기 유명해 지고싶다는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자승자박이 돼 나중에 문학을 지키지 못하는사례를 많이 봤다. 심재억기자 jeshim@ ■김주영씨의 근황 김주영(63)씨는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최근에는 주로 전라도 지방을 기행하며 그곳의 오지와 많은 섬들에 묻혀 있는 ‘우리 것’찾기에 천착한다는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탐구열에 외경심마저 느끼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세상을 쉽게 살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는지…. 장편 ‘객주’이후 쏟아낸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문명을드높여주었으나,정작 그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까닭은 언제나 세상을 사람의 눈으로 보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통찰력있는 시각의 소유자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홍어’와 ‘멸치’이후에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이냐는 물음에 그는 “요즘 관심사는 내 인생의 이면에 이삭처럼 흘려놓은 것들,지금의 시선으로는 대수롭지 않거나 괄시해도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수습해서 문학작품으로 승화하는 준비를 한다.”며 담담하게 웃어보였다. 심재억기자
  • 대한매일 창간98/열린 마음 밝은 마음 건강한 육체

    ■명사들의 ‘열린 건강법' “마음을 여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21세기 ‘열린 사회’에서 신분등의 제약으로 가장 ‘닫힌 사회’를 살아야 하는 명사들이 꼽는 건강비결이다.이건희 삼성 회장은 손주와 마음을 열고 노는 것이 건강의 원천이라 했고,시인 고은씨는 술먹을 일 있으면 주저없이 먹는,구애받지 않는 삶을 강조했다.대한매일 창간 98돌을 맞아 정·관계,재계,문화계 등 각계각층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명사들의 건강 비결을 들어봤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 = 뭐든지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을 건강의 첫번째 비결로 꼽는다.타고난 강골이지만 운동도 거르지 않는다.이 전 총리가 즐기는 운동은 러닝머신.아침보다는 저녁시간을 이용한다.이 전 총리는 “1시간정도빠른 속도로 걷다보면 땀이 흠뻑 나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며 러닝머신예찬론을 편다.골프도 좋아하며,학생시절에는 기계체조로 몸을 단련했다고한다.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 = 등산을 즐긴다.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태백산 등전국의 명산 가운데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주말 고교동창생들의 등산모임에 틈나는 대로 참여하고,장거리 산행에도 가능한 한 동참해건강과 우정을 다진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 매일 아침에 30분가량 맨손체조를 하고 가끔등산을 한다.정계 입문 전에는 테니스를 자주 쳤지만 요즘은 거의 손을 놓았다. 이 후보의 건강 비결은 무엇보다 소식과 절제된 생활이다.된장찌개 국밥 설렁탕 등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양은 많지 않다. 단골로 찾는 집은 ‘혜화동 설렁탕’집이다.또 간식 후에도 이를 닦는 등 ‘청결’이 몸에 배어있다.승용차안에서 ‘토막잠’으로 피로를 풀기도 한다.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 =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섞은 자신만의 독특한동작으로 7년째 ‘기체조’를 거르지 않고 있다. 요즘은 운동할 시간이 없지만 과거에는 요트 볼링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다. 강골인 그의 또 다른 건강유지법은 숙면.5∼6시간 푹 자고 나면 어떤 피로도 가신다는 것.연설을 많이 하는 요즘은 오미자차로 목의 피로를 풀며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삼계탕을 즐긴다.자주 찾는곳은 서울 효자동 ‘토속촌’이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 = 장수 집안인데다 어려서부터 검도 승마 야구로 신체를다져와 젊은이 못지않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은 아령,실내 자전거 등 주로 집 안에서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골프장을 찾는다.보약은 입에 대지 않고 개고기를 제외한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하루 3갑씩 피우던 줄담배는 몇년전 끊었으며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박근혜 한국미래연합대표 = 요가와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다진다.아침 5시쯤에 일어나 팔굽혀펴기를 하고 요가와 단전호흡으로 몸을 추스른다.요가는 몸을 벽에 기대지 않고 물구나무서기를 할 정도로 프로급이며 단전호흡도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다. 휴일이면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때로는 지인들과 테니스를 즐긴다.소식가로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전통한식과 생선회를 좋아한다. ◆정몽준 의원 = 누가 뭐래도 축구 예찬론자다.축구협회 일까지 겹쳐 늘 바쁘지만 체력을 유지하는 비법은 역시 ‘축구’다.축구화를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닐 정도다.지방으로 출장을 가도 거르지 않고 ‘조기축구’에 나서는축구마니아다.축구뿐 아니라 테니스도 수준급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 = 가벼운 조깅이나 산책을 규칙적으로 한다.아침에는 신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남산 주변을 산책한다.저녁 식사 후에도 가볍게 걷는다.이렇게 하면 위 운동이 강화되고 소화에 도움이 된단다. 그러나 최고의 건강 비결은 ‘즐거움’이다.시간이 날 때마다 손자와 함께노는 등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즐거움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면 건강은 저절로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지론이다. ◆구본무 LG 회장 = 평소 건강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편이다.다만 마음을 늘 밝게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건희 회장과 비슷하다.육체적건강은 밝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또 규칙적인 생활을 습관화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힘든 일이 생길 때는 주말에 골프 등 운동을 하면서 쌓인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손길승 SK 회장 = 기체조의 하나인 ‘심기신수련(心氣身修練)’을 통해 건강을 관리한다.손 회장은 “말로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수련과정을 통해 ‘기’를 느낄 수가 있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며 기체조의 효과를 설명한다. ◆김창성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과식과 과음을 경계한다.김 회장은 “건강을 위해서는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아울러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며,하루의 피로를 푸는데는 1시간 정도의 운동이 아주 효과가 있다며 자신만의 건강법을 소개한다. 주말에는 골프를 하거나 등산으로 1주일의 피로를 푼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 건강유지 비결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다.아침식사는 일의 집중력과 능률을 높여주며,하루 일과를 원활히 해주는윤활유와 같다고 생각한다.또 가족간의 사랑을 중시하고 즐기면서 일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지난 30여년 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하루 세시간씩 1주일에 세차례 테니스를 하며 건강을 다져왔다. 매일 새벽 5시 전후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실내골프장을 찾는 등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운동 뒤에는 냉·온욕으로 마무리를 한다. ◆고은씨(시인) = 특별히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거나 보약을 먹지는 않는다.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술 먹을 일 있으면 주저없이 먹고,그 때문에 다음날 고생도 한다.건강에 관해 따로 고민하지 않고 일상을 편하게 사는 것이건강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김혜자씨(탤런트) = 이틀에 한 번은 꼭 수영하러 가는데 절대 무리는 하지않는다.주로 배영을 하는데 수영하는 모습이 예쁜 데다 물안경을 쓰지 않아도 돼 주름살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집에서는 자전거(기구)타기 아령 줄넘기 팔돌리기와 같은 맨손체조 등을 즐겨 한다.소식이고,고기보다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 = 나이(만 66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학창시절 3시간씩 걸어서 통학하면서 쌓은 튼튼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에 일어나 맨손체조를 해온 것이 건강유지의 비결이라고 소개한다.총재 취임 이후 바쁜 일정 때문에시간이 나는대로 사무실에 있는 아령이나 작은 역기를 들거나,모래주머니를 발에 묶어들어올리는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기고 / 일을 즐겁게, 휴식은 더 즐겁게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원인인 뇌혈관·심장 질환이나 암 등 만성질환은바르지 못한 건강생활 습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생활 습관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성인남자의 흡연율은 67.6%,음주율은 72.4%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반면 규칙적인 운동실천자는 8.6%,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은 43.1%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건강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다. 건강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첫째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는다.다양한 식품을 적당하게,그리고 규칙적으로 먹는다.지방을 가능하면 적게 섭취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며,짜게 먹는 것을 삼간다. 둘째 적절한 신체 활동을 한다.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한번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한다.어떤 운동이라도 괜찮다. 셋째 금연한다. 넷째 금주 또는 절주를 한다.호주에서는 알맞은 1일 음주량으로 맥주는 5.2잔,소주는 3.6잔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하고,예방접종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등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부단한 노력이필요하다. 장수노인들은 한결같이 ‘적게 먹고,즐겁게,그리고 열심히 사는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의 첫째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서미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증진개발센터 소장
  • [건강칼럼] 췌장암 예방법

    60대 남자가 최근 2개월 사이에 약 5㎏정도 체중이 줄고 지속적으로 배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았다.배가 아프기 시작하면 잠을 자기 어려울 정도였고 진통제를 복용해도 별 효과가 없었다.평소 건강했으나 오랫동안 과음과 흡연을 해왔으며 혈당이 높은 편이었다. 우선 진찰을 한 뒤 혈액검사와 함께 초음파검사를 통해 복부에서 작은 덩어리 하나를 찾아냈다.췌장의 체부(몸통부분)에서 지름이 약 4㎝ 정도인 종양이 자라고 있었던 것. 췌장은 뱃속 깊은 곳에 위치해 음식물의 소화 및 혈당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장기로 이곳에 생긴 혹을 췌장종양이라고 부른다.췌장종양 가운데서 가장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 바로 췌장암이다. 췌장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황달이 먼저 생겨 비교적 빨리 발견되는 수도있다.그러나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애매하고 초음파검사로도 잘 발견되지 않다가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증상이 드러난 후에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 않다.수술을 하더라도 종양 제거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도 매우높다.췌장암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진단해 수술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췌장암은 미국에 많으며 세계 전역에서 많은 연구와 효과적인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조기진단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병이다.해서 췌장암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기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판별한 뒤 효과적인 치료를 받으라고 권장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위험요소란 예컨데 췌장암이 생기면 당뇨병이 함께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최근 2년 새 두드러지게 체중이 줄어든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만성 췌장염이나 췌장의 낭성질환(췌장이 물주머니 모양으로 변하는 병)이 있는 경우도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종양의 위치가 췌장의 머리 부분인 경우 황달이 함께 오며 이 경우에는 수술이 어려워 내시경 검사법이나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치료한다.이런 환자에게는 통증 경감책과 함께 영양을 적절히 공급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방법이나,이 환자처럼 수술이 어려운 경우는 치료의 목적을 통증조절에 둔다.적절하게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통증 크리닉을 통해 다양한 통증관리를 병행한다. 특별한 예방책은 없으나 구미화하는 고단백·고지방 식사를 줄이고,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생활을 통해 상당부분 발병 요인을 줄여나갈 수 있다.또 금연과 과음을 피하는 것도 췌장암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이미 만성 췌장염이나 암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진 췌장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의사의 권고에 따라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조기발견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이성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공연 앞둔 창작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 - 달동네 소녀의 눈에 비친 세상

    화려한 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공연가를 강타한 가운데 달동네 이야기를 담은 푸근한 국내 창작 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가 조용히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실직한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과일장사를 하는 엄마와 살고 있는 척추장애소녀 장미.어느날 술에 취해 집안 살림을 마구 부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뛰쳐나온 장미는 처음으로 거친 세상과 맞닥뜨린다.싸우는 사람들,무섭게 달리는 자동차,거지친구들,소매치기들…. 판자집만 오밀조밀 들어차 있는 비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이들.동화 ‘달과 꼽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지만,다시 그 시절과 소외된 이웃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무모한 듯하지만 희망의 ‘푸른’장미를 꽃피우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순수 창작곡 ‘가고 싶어요’‘더러운 이 골목으로 와 보세요’등 15곡이 통기타세대의 감성을 울린다.‘내가 아는 한가지’의 록가수 이덕진이 해설자로 출연하는 등 10여명의 연기자가 춤과노래를 선사한다. 연출가 김일준은 “1970년대 자본주의로 물든 서울의 모습과 그 안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의 애환을 담고 싶었다.”면서 “컴퓨터와 개인주의로 단절된 부모와 자식 간의 담을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28∼8월 7일,8월 20∼26일 평일 오후 3시·7시,토·일 오후 3시·6시(첫날 낮공연 쉼).서울 대학로 알과핵소극장(02)3452-1170. 김소연기자 purple@
  • [오늘의 눈] 과기부도 전관예우 시비

    관료사회의 오랜 관행 가운데 ‘전관예우(前官禮遇)’라는 게 있다.높은 관직을 지낸 사람이 그 자리를 떠난 뒤에도 재임 당시의 예우를 해준다는 뜻이다. 주로 법조계에서 문제가 됐던 전관예우 시비가 최근 과학기술계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달 초 과학기술부가 천문학 분야의 신규 우수연구센터(SRC)로 세종대를 선정한 데 대해 경쟁에서 탈락한 경희대가 공정성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되면 최장 9년 동안 연간 11억원씩 약 1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경희대의 우주과학과는 17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그동안 정형·비정형적 지식을 축적해 오고 있는 반면 세종대는 올해 지구정보과학과에서 천문우주과학과를 분리했으나 아직까지 교육부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당연히 국내외 학회지 연구논문 게재편수,축적된 연구역량,연구인력 및 시설 등에서 경희대가 앞설 수밖에 없다. 특히 연구기관 선정에서 가장 중시되는 평가기준인 연구논문 수의 경우 95년 이후 우주과학회지에 실린 편수가 세종대는 3편인데 비해 경희대는 35편이다.천문학회지에 게재된 논문도 세종대는 한 편도 없지만 경희대는 8편에 이른다. 경희대측은 “배점이 각각 100점과 150점인 서면평가와 발표평가에서 경희대가 월등히 앞섰지만 배점 50점에 불과한 현장평가에서 결과가 역전됐다.”면서 “객관적인 기준에서 처지는 세종대가 선정된 것은 이 대학의 부총장이 전 과기부 차관으로 과기부 고위 관료들이 무조건 밀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기부는 이에 대해 ‘탈락한 대학·연구소의 일상적인 이의제기’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3차에 걸쳐 전문가들이 엄정하게 평가한 결과일 뿐 전관예우는 아니라고 반박했다.하지만 해당대학 학생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이런 나눠먹기식 연구비 배정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실력보다는 지연·학연이 평가의 잣대로 작용하고,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때마다 연구원들의 사기는 곤두박질친다.”고 말했다. 정부는 빠듯한 나라살림에도 불구하고 지식기반사회의 경쟁력 강화를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매년 늘려와 올해는 전체 예산의 4.7%로 높아졌고 액수도 5조원에 이르렀다.하지만 정확한 평가에 따라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면 비중이 높아지고 액수가 많아진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국가 R&D 예산 5조원 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함혜리/ 공공정책팀 부장급lotus@
  • 포장용기 환경호르몬 검출 초등교주변 먹거리오염 심각

    초등학교 주변에서 팔고 있는 군것질거리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는가 하면 용기에선 환경호르몬까지 적출되는 등 어린이 먹거리 오염이 위험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3∼6월 서울시내 초등학교 주변에서 판매되는 캔디,엿,건포,장난감을 끼워파는 과자 등 어린이 기호식품 79종을 수거,위해물질 포함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캔디류 33종 중 ‘우주별2’(스타제과),‘과일맛동산’(코아식품) 등 2종의 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디에틸헥시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됐다.DEHP는 PVC 용기에 신축성을 주는 물질로,암 유발과 생식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해 현행 식품의 포장재료로 쓸 수 없도록 규정돼있다. 또 건포류 12종중 4종에서는 대장균군이 나왔고,‘조미마른쥐치포’(창우식품)에선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도 검출됐다. 손정숙기자 jssohn@
  • 재해복구 지원 확대 추진

    정부와 민주당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재해대책 당정협의회를 갖고 재해복구비 지원에서 국고보조율을 높이고 피해 농어민의 자기부담은 해소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규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당정은 현재 재해복구비 지원 비율이 국고 25%,지방비 10%,융자 55%,자기부담 10%로 돼 있는 것을 국고 35%,지방비 15%,융자 50%(5년거치 10년 상환)로 바꿔 피해 당사자들의 자부담을 없애기로 했다. 또 6개 과일류로 제한된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품목을 과채류까지 점차 확대하는 한편,보험의 운영비 지원율도 현재의 70%에서 100%로 조정키로 했다.당정은 재해 발생시 신고전화 1588-3650을 3자릿수 번호로 단축하고,집중호우시 감전사의 원인이 되는 가로등과 신호등 가운데 정비가 안된 1000여개소에 대한 안전조치를 서두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해대책 업무를 취급하는 재해대책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조속히 구성할 것을 각 당에 제안했다. 이날 협의회엔 당 재해대책특위 관계자와 김동태(金東泰) 농림장관,정영식(丁榮植) 행정자치차관 등이 참석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특급호텔 여름패키지 봇물 - 시간절약·서비스 다채

    “집에서 가깝고 분위기 좋은 특급호텔에서 최고의 휴가를 즐기세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특급호텔들이 평상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름 휴가는 뭐니뭐니 해도 산과 바다로 떠나는 게 제 격이지만 오며 가며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데다 교통체증으로 자칫 짜증스런 휴가가 되기 일쑤다. 이로 인해 최근 편리하고 분위기 있는 특급호텔에서 일상의 피로를 풀고 추억을 만들려는 실속파 피서객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평상시 가격의 절반=일반인들에게 호텔은 아직 낯선 곳이다.그것도 하루 숙박료가 30만원에 육박하는 특급호텔은 두말할 나위없이 사치스런 장소다. 하지만 특급호텔들이 제공하는 여름 패키지를 면밀히 따져보면 그렇게 비싼것도 아니다.피서지를 찾아가더라도 바가지 요금 등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특급호텔의 여름 패키지 상품은 대부분 1박과 아침식사로 이뤄져 있다.주중가격은 17만원에서 27만원까지 다양하다.주중 3일을 이용하면 50만∼80만원정도 드는 셈이다. 주말에는 주중 가격보다 하루 3만∼4만원 정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내 특급호텔의 주중 패키지 가격은 신라호텔이 28만∼39만원으로 가장 비싸다.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27만 5000원,하얏트호텔 26만 5000원,리츠칼튼 19만∼28만원,소공동 롯데호텔 21만∼26만원 순이다.이밖에 코엑스인터컨티넨탈은 22만원,잠실 롯데호텔과 그랜트힐튼은 각각 19만 5000원,서울힐튼은 18만 9000∼21만 9000원선이다. ◆다양한 여가 서비스=특급호텔 여름 패키지에는 숙박·조식은 기본이고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꼼꼼히 따져보고 이용하면 휴가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 서울 신라호텔의 경우 야외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를 무료 제공하고,4인 기준 호암아트홀 공연 및 코엑스 아쿠아리움 30% 할인권을 덤으로 준다.서울워커힐호텔도 리버파크와 피트니스센터 무료 이용권과 워커힐쇼 특별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JW메리어트호텔에서는 수영·스쿠버다이빙·암벽등반·스쿼시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서울힐튼에서는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외에 야외 선탠장을 무료로 이용하고 사우나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의 경우 메가박스 씨네플러스의 영화상영권 2장과 아트리움 라운지 음료쿠폰,객실내 과일바구니 제공,식음료장 10% 할인 등 다양한부가 혜택을 준다. ◆수준 높은 분위기 만끽=특급호텔의 묘미는 도심에서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대부분 명소에 자리잡고 있어 탁 트인 전망과 뛰어난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신라·하얏트·워커힐 등은 서울시내 특1급 호텔 가운데 보기 드물게 야외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신라는 어린이들이 맘껏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어린이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다.하얏트는 한강을 내려다보며 선탠을 즐길 수있다.서울 잠실 롯데도 롯데월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석촌호수의 탁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사설] 이 아버지에 비하면 우리는…

    자신의 행운이면 모를까,우리는 남의 일로 신을 떠올리지 않는다.하물며 남의 불행임에랴.그러나 자신과 똑같은 불치의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애원하자 아들을 목졸라 숨지게 한 광주의 한 아버지는 우리에게 불행의 불가해한 깊이를,신을 생각하게 한다.광주 남부경찰서는 하반신이 마비되고 시력까지 잃은 아들이 죽여달라고 하자 트레이닝복 허리끈으로 아들의 목을 졸라 죽게 한 아버지 김모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아버지 역시 같은 병으로 시력을 거의 상실하고 하반신이 마비된 1급 장애인이며,딸 또한 이 병으로 요양원 생활 중이다.김씨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이 윌슨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김씨의 부인이 과일행상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데,7년 전 스무살까지 생생하던 김씨의 아들은 “더 이상 어머니의 짐이 되기 싫으니 죽여 달라.”고 아버지에게 애원했고,아들의 목숨을 거둔 아버지는 즉시 경찰에 자수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이 한 일과는 전연 무관하게,3만명에 한명 꼴의 기계적 비율로 이뤄지는 뒤틀린 유전자 조합의운수없는 희생자로 희귀병을 3대째 앓아오고,그 와중에 제 손으로 아들의 목숨까지 거둬야 했던 김씨의 불행 앞에서 우리는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사회의 모순이나 개인의 불행을 제도 개선 및 자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합리주의가 이 불행 앞에서는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무력감은 곧 어떤 경건한 깨달음으로 이어진다.평소하찮게 여기던 우리의 평범하나 정상적인 삶이 더없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스물일곱살 아들의 목을 졸라야 하는 아버지의 삶에 비하면,무정한 유전병의 대물림 앞에 십여년간 넋이 나간 김씨 가족들에 비하면 우리의 삶은 천국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우리의 삶과 운명을 고맙게 여기고,우리보다 못한 남을 진정으로 도와주자.
  • [월드컵을 넘어서] (4)길거리응원을 사회통합 힘으로

    ■광장응원 열기 ‘사회융합' 용광로로 ‘2002년 6월’은 우리에게 실로 충격,그 자체로 다가왔다. 연인원 2500만여명,한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파들이 전국의 길거리로 나와 ‘대∼한민국’,‘필승 코리아’를 소리높여 외치는 전대미문의 일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역사상 세대·지역·이념·성별 등 모든 갈등을 뛰어넘어 오직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신명,열정이 표출된 한판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아무도 예측 못한 거대한 ‘붉은 해일(海溢)’이 한반도,아니 전세계를 강타했다. 역사가들은 ‘6월 월드컵’을 3·1운동,4·19의거,5·17민주화 운동,6·10항쟁 등 우리 역사의 분수령을 이어갈 ‘쾌거’로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주체할 수 없는 숭고한 열정과 감동이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이번 월드컵 체험은 분명 남북,동서,학연,지연으로 갈리고 찢긴 민족에 새로운 ‘공동체 건설’의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다. ◇새로운 공동체의식 형성= 우리 국민들의 열광적 환호는 단지 축구를 향한 열정만이 아니다.세계 일류와 맞설 수 있다는,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쟁력과 당당한 자신감의 발로인 것이다. 애초 길거리 응원은 정치·경제·사회적 스트레스,IMF 이후 억압된 욕망과 좌절,욕구를 해소하는 자발적 ‘카니발’로 시작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에 농축된 강렬한 집단주의의 긍정적 표현으로 발전했다.불의에 저항하는 4·19의거,6·10항쟁 등으로 이어지는 길거리 투쟁의 훌륭한 유산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한 세대 전 군부독재와 맞서 50만명이 시위를 벌였던 시청 앞 광장에서 붉은 셔츠 차림의 젊은이 100만명이 국민적 메시지를 갖고 새로운 슬로건을 외쳤다.”고 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황익주 서울대(인류학과) 교수는 “평소 소외되고 단절된 생활을 하던 현대인이 모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일체감을 느끼는 등 공동체 의식이 확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제,“일시적 욕망 해소의 수단이 아니라 단절되고 갈라진 우리 사회가 통합의 길로 나가는 에너지로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서 통합과 열린 세계와의 접목= 월드컵 응원 열기는 동양 특유의 강한 집단주의와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인권·시민 단체에서는 “붉은악마(길거리 응원)가 국가주의와 맹목적 애국심을 부추겨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려보다는 긍정적 가능성이 더 크다.정해진 목표를 향해 강도 높은 민족주의의 모습을 각인시켰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방어적·패쇄적이 아니라 ‘개방적’,열린 민족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가치 희생을 전제로 한 과거 문화와 달리 집단적이되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으로 탈바꿈됐다는 지적이 많다. 수직적 공동체주의가 서구 문화에 익숙한 90년대 신세대들의 수평적 개인주의와 결합,‘개인주의적 집단주의’라는 새로운 문화,동·서 통합적 문화를 창출한 것이다. 붉은악마들의 열광적 응원과 질서정연함이 조화된 응원 문화는 러시아가 일본에 패한 뒤 2명의 사상자를 낸 모스크바 난동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유럽의 악명높은 ‘훌리건 문화’는 감히 근접도 못할 수준이다.이 때문에 영국의 BBC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고,로이터 통신은 “72년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경향을 제시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회통합의 과제= 우리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모처럼 이땅에 산다는 사실에 신바람 나 있다.우리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신바람이 나면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극복해 내는 것이다. 이 신바람과 기운을 잘 살려 갈등과 대립,분열을 누그러뜨리고 사회통합을 촉진,‘코리아’전체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만길(姜萬吉) 상지대 총장은 “3·1운동은 친일파가,4·19의거와 6·10항쟁은 군부·독재정권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6월 월드컵은 전국민이 합세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여기서 분출된 에너지를 민주화와 사회통합,발전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요한 전제는 강제적 획일성이 아니고 자유롭고 자발적인 균형과 통합이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이다.축구의 역동성과 생명력,탈문명적요소가 공동체 문화의 복원과 민족·사회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겉으로 사회통합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선 학연 지연 등 패거리문화에 의존하는 우리 문화 특유의 ‘이중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없이 사회통합의 길이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축구강국 100년 대계/ 저변 확대 꾸준히… 프로리그 활기차게 ‘이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은 2002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창조하면서 당당히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신화의 효과는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따라서 명실상부한 축구 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남달리 전력 강화에 힘썼던 대회 개막 이전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과거에 견줘 한국 축구의 인프라는 상당히 개선됐다.대표적인 예가 세계적 수준의 10개 경기장 신설이다.더구나 이중 7개는 축구계의 희망에 따라 전용구장으로 지어졌다. 이밖에 천연잔디 구장 6개면과 인조잔디 1개면,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숙박시설을 갖춰 각급 대표팀 훈련 및 심판·지도자 강습장으로 두루 활용될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준공 등도 월드컵 개최가 가져다 준 부산물이다. 결국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하드웨어에서는 상당한 기틀을 갖춘 셈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남은 과제는 이같은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해 100년 대계를 세우는 작업이다.그 내용은 크게 저변확대,과학적이고 통일된 커리큘럼에 의한 인재 육성과 지도자 양성,프로리그 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저변 확대는 4강 신화의 효과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실천해야할 과제다.현재 한국의 축구 저변은 월드컵 4강 진입이 기적으로 비쳐질 만큼 열악하다.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등록선수.우리나라에서 현재 활동중인 등록선수는 1만 8000명.세계 1,2위를 다투는 프랑스와 브라질이 각각 180만,150만 이상의 등록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견주면 그야말로‘조족지혈’의 수준이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데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20세 미만의 선수 재목과 지도자 후보를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엄선해 해외 유명클럽이나 교육기관에 위탁해 교육받게 한다거나 프로팀 산하에 유소년 팀을 운영해 체계적으로 꿈나무를 육성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아직 통일된 틀이 없는 지도자 육성 과정도 하루 속히 완성해야 할 숙제다.이웃 일본이 우리보다 10년이나 늦은 93년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도 ‘100년 프로젝트’아래 유소년팀,청소년팀,성인팀 별로 통합 과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것은 귀감이 될 만하다. 프로리그의 활성화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이는 10개 월드컵경기장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절실하다.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원 부산 울산 대전 외에 월드컵 개최 6개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안양 부천 성남 포항 광양 등을 연고로 하는 기존 프로구단의 연고지를 월드컵 개최도시로 이전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팀의 근간이 되는 프로축구단을 유소년,청소년,성인팀등을 모두 갖춘 클럽시스템으로 바꾼 뒤 마케팅을 강화하도록 하는 일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수과제다. 그러나 이 모든 작업들이 순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축구협회뿐 아니라 정부와 축구인,축구팬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중지를 모으고 이를 관철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해옥기자 hop@ ■전문가 제언/ '길거리 응원문화'살려 아파트 공동체 운동으로 이제 7월이다.들떴던 축제의 장에서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올 때다. 지난 한달 동안 국민 모두를 축구마니아로 만들며 밤잠을 설치게 했던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서 축구의 금단(禁斷)현상이나 심리적 공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월드컵에 대한 전 국민적 참여열기와 주최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분위기를 국운상승의 기회로 바꾸자는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념일을 제정하고,관련부처가 모여 아이디어를 짜내고 보고 대회를 갖는 등 월드컵의 불씨를 살리려는 징후가 역력하다. 문제는 이런 묘안들이 과연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과거에 경험했던 것처럼 소비적인 일회성 행사나 동기부여가 약한 전시행정에 국민들을 반강제적으로 끌어 모으는 일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드러내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저 일상의 차원에서 생활문화의 격조를 높이는 방법이 궁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월드컵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그렇지만 너무도 일상적인 문제인 동시에 우리 시대의 과제이자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화두로서 아파트 공동체 운동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단지내 주차장으로,놀이터로,학교운동장으로 나가 한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이웃과 손을 마주쳤다.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다.마주 보이는 집에서는 태극기가 보기 좋게 휘날렸고 동네 슈퍼와 길거리 과일장수 아저씨는 반짝 세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 이렇듯 다정한 이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서로 몰랐던 이웃과 억지웃음으로 대했던 단지내 주민들이 어떻게 이렇게 친근한 이웃으로다가올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네거리 등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는 온통 붉은색의 물결이 일렁였다.우리 스스로가 놀랐을 정도로 충만한 에너지가 지난 한달 동안 한반도에서 발산된 것이다. 아울러 더불어 만들어가는 사회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으며,아파트단지에서의 공동체 활동에도 적지 않은 시사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길거리 응원에서 비롯된 국민적 참여와 그 결과로 빚어진 공동체 문화의 아름다움에는 몇 가지 성립조건이 있다. 우선 더불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나 장소가 있어야 한다.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 경찰에 의해 보호되는 곳이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공간이어야 한다.이웃과 언제나 정담을 나누거나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에 충분히 확보되어야 함이 바로 이런 까닭이다. 두번째는 그 공간에 담길 콘텐츠 확보이다.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품었던 소망이다.이 소망에는 집단이나 세대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으며,사회적 지위나 소득의 차이와 같은 갈등의 요인이 끼여들 여지가 없다. 아파트 주민들 모두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되 주민들 개개인의 의견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것부터 찾아 나선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아파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다. 세번째는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길거리 응원을 이끌었던 붉은악마는 우리 모두였다.어느 누군가가 강요하거나 강제해서 이루어진 응원이 아니었다.붉은악마의 활동가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묵묵히 일반 대중들의 축제를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전개했던 아파트 공동체 운동이 혹시 한 두사람이 이끈,그래서 대다수 주민은 멀뚱하게 바라본 일은 아니었을까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이제라도 그 운영의 틀을 재고해 봐야 할 때다. 박철수/ 주공 주택도시연구원 연구위원
  • 알아두세요/ 병뚜껑 냉장고 메모판

    어느 날 냉장고를 열어보면 오이가 말라있고,당근 반개가 쭈글쭈글해져 있는데도 무심코 시장에서 또 구입할 경우가 적지않다.우리의 소중한 농산물을 냉장고에 썩히고 돈도 날아가는 최악의 상황들이다. 그래서 냉장고에 남아있는 야채·과일 등의 재료들을 알 수 있는 메모판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해 왔다.번거로운 일상생활속에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냉장고 자석을 이용한 메모판이다. 시중에서 예쁜 냉장고 자석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오렌지 주스 병뚜껑을 이용해서 만들어 보았다.병에 들어있는 오렌지 주스는 다 마신 후 병뿐만 아니라 뚜껑도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견고하다. 그래서 얻은 아이디어가 문방구에서 자석을 구입해 병뚜껑 안쪽에 붙여 이용하는 것이다.초록색은 채소를,빨간색은 과일을,파란색은 생선을,노랑색은 육류를,분홍색은 통조림류를 색깔로 표현해 자석을 붙여놓았다. 그래서 초록이 많이 붙어있을 경우 채소가 냉장고에 많이 들어있음을 알수 있어 꼭 필요한 채소만을 구입하게 된다. 배자영 (간호사·전북 전주시 덕진구·환경부 공모 실천 아이디어 가정부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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