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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TURKEY)-바이블보다 오래된 터키 이야기

    터키(TURKEY)-바이블보다 오래된 터키 이야기

    바이블보다 오래된 터키 이야기 이름도 생소한 터키의 말라티아Malatya와 샨르우르파 Sanliurfa에 다녀왔다. 태어나 처음 가본 지역들은 신생의 시간으로 충만했고, 낯선 지명만큼이나 생경한 풍경으로 가득했다. 태초의 자연과 신비로운 유적이 새로 태어난 시간 속에서 뒤채였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02-336-3030 유프라테스 강변의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유프라테스 강가에 살포시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메소포타미아문명을 배출한 강에 저녁노을이 고여 흥덩흥덩 넘칠 것만 같았다. 강안의 풍경은 평화로웠고, 강바람은 선들선들했다. 살구 도시의 건강 밥상 터키 동남부에 위치한 말라티아의 6월 말 날씨는 무더웠다. 낮 기온이 32도로 높았으나 대기는 건조했다. 그늘에 몸을 숨기면 금세 열기가 가라앉았다. 물기가 사라진 공기에서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고, 바싹 메마른 땅에서는 누런 흙먼지가 풀썩풀썩 일었다. 그렇다고 해서 황량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도처에 과실수들이 즐비했고, 군데군데 수풀이 우거졌다. 말라티아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 도시가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살구였다. 시市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온 미디어와 여행사 관계자들을 위해 내건 플래카드에는 ‘살구의 도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말라티아는 전세계 말린 살구의 80%가 생산되는 곳이다. 살구 이외에 오디와 체리도 유명하다. 말라티아에 머문 3박 4일 내내 과일의 향기가 진동했다. 예실유르트Yesilyurt의 한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대접받았다. 예실유르트의 ‘예실’은 녹색을 뜻한다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식당은 연한 녹음에 싸여 있었다. 대여섯 가지의 빵, 서너 가지의 치즈, 올리브와 각종 채소, 살구 잼과 직접 벌치기를 해서 얻은 꿀, 호박튀김, 살구와 체리 등이 식탁에 올랐다. 한눈에도 재료의 싱싱함이 느껴졌다. 이만한 건강 밥상이 또 있을까 싶었다. 누군가 터키 동부 지방 사람들은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는다고 귀띔했다.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성대한 아침상이었다. 먼 길 달려온 손님을 위해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음식을 준비했나 싶었지만 다른 상차림을 엿보아도 2인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양과 종류 모두 푸짐했다. 말라티아의 옛 시가지인 에스키 말라티아를 찾았다. 1637년에 지어져 대상들의 숙소로 쓰였던 케르반사라이Kervansaray가 흥미로웠다. 여기서 대상은 ‘大商’이 아니라 ‘隊商’이다. 즉 장사를 크게 하는 상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막이나 초원과 같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지방에서 낙타나 말에 짐을 싣고 떼를 지어 먼 곳으로 다니면서 특산물을 교역하는 상인 집단을 의미한다.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이 사라진 오늘날 케르반사라이의 역할도 바뀌었다. 소박한 예술이 숨쉬는 공방으로 변모한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에브루Ebru 작업실이었다. 터키 전통의 에브루는 마블링 기법의 일종이다. 물이 담긴 네모난 철판 위에 유성물감을 떨어뜨리고 송곳처럼 생긴 도구로 모양을 만든 다음, 종이를 물 위에 덮으면 물감이 묻어난다. 물과 기름과 종이의 상호작용에 전문가의 손길이 보태어지니 어느 틈에 꽃 한 송이가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케르반사라이에서 나와 바탈가지Battalgazi 골목을 걸었다. 바탈가지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공공 미술의 거리였다. 투박하지만 개성 있는 작품들이 살림집의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었다. 조붓한 골목길과 예스런 집들보다 더 마음 밭에 밟혀드는 것은 동네 주민들과 아이들의 얼굴이었다. 스카프로 멋을 낸 여인들은 수줍은 듯 두 뺨에 홍조가 떠올랐으며, 천둥벌거숭이 같은 꼬맹이들은 함께 사진을 찍자며 들까불었다. 아이들의 청량한 웃음소리가 비스듬한 오후 햇살에 실려 나붓거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말라티아 시내에서 차로 30~40분을 달려 만날 수 있는 레벤트 협곡은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흡사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터키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을 합쳐 놓은 듯한 모습이다 2 다렌데의 소문주바바 사원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신도 3 레벤트 협곡의 동굴 집 4 토흐마 강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 수크르 쿠르트씨의 동굴 집 내부는 조붓했다. 살림에 필요한 가재도구들이 집주인의 검박한 생활을 말해 주는 듯했다. 오랜 세월 대대의 어른들이 살았던 집은 그 자체로 생활사 박물관이라 이를 만했다. 1,000년을 살아온 동굴 집 케르반사라이와 바탈가지, 그리고 기원전 3000년부터 기원전 1600년까지 7개 시대 문명의 흔적이 켜켜이 아로새겨진 아슬란테페Aslantepe 유적지를 돌아본 날 저녁식사를 한 장소는 유프라테스Euphrates 강변의 레스토랑이었다. 메인 요리인 송어 구이가 나올 무렵, 태양은 이미 고도를 한참이나 낮춰 거의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있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에 강과 하늘이 불콰해졌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일컬어지는 유프라테스 강의 면모는 평범했다. 도드라진 특징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유프라테스는 풍경의 강이 아니라 의미의 강이었다. 말라티아가 간직한 풍경의 절창은 시내에서 차로 30~40분 떨어져 있는 레벤트Levent 협곡이었다. 직각에 가까운 바위 절벽은 아찔했고, 귀부로 다듬은 듯한 바위기둥은 기기묘묘했다. 지금이야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1,400m에 이르지만 6,500만년 전 협곡은 바다였다. 어느 순간 거대한 융기 현상이 일어났고 길고 긴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작용을 겪으며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됐다.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레벤트 협곡에는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28개나 있다. ‘지질학의 교과서’로 불리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레벤트 협곡의 안쪽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트레킹을 해야 한다. 28km와 48km의 두 가지 코스가 있다. 그런데 협곡을 찾았을 때 한쪽에서는 전망대 공사가 한창이었다. 번지점프대를 필두로 각종 레포츠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을 꼭 이런 식으로 소비해야 하는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연을 어디에나 있는 인공 시설에 의지해 감상해야 하는 것일까. 앞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편의 시설 확충을 검토하게 될 것이고, 고육지책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늘지 않는다면 시설물은 흉물로 남을 수도 있다. ‘Let it be’는 위대한 자연 앞에서 가장 절절한 문장이다. 레벤트 협곡 일대에는 9,500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다. 자연 동굴은 물론이고 인공 동굴을 만들어 집, 창고, 무덤, 교회 등으로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요즘도 동굴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퀴추크퀴르네 마을의 수크르 쿠르트씨가 그 주인공이다. 1949년생인 그는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다. 자식만 19명이다. “조상 대대로 1,000년 이상 동굴에서 살았다”고 전한 쿠르트씨는 현재 말라티아 시내에 거처를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자식들 교육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동굴은 주로 여름철에 이용하고,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들른다. 동굴 집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1985년의 일이었다. 당시 마을 촌장이었던 쿠르트씨가 말라티아가 고향인 수상에게 편지를 보내 동굴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했던 것이 주효했다. 그전까지는 동굴 내부의 천연 냉장고에 물건을 보관했다. 자신의 동굴 집 내력을 담담하게 밝히는 할아버지의 얼굴은 갑작스런 이방인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일지 않는 강물처럼 고요해 보였다. 그의 일상도 그의 얼굴만큼이나 평온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말라티아와 아드야만 주의 경계에 위치한 넴루트 산. 산 정상의 서쪽 테라스에 안티오코스 1세의 조각상이 있다 2 넴루트 산 유적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기념엽서들 3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는 레벤트 협곡 4 숯불에 구워 먹는 닭고기와 토마토 5 다렌데의 토흐마 강을 따라 만들어진 트레킹 코스 넴루트 산 정상의 주인은 콤마게네 왕국의 통치자 안티오코스 1세의 명을 받들어 조성된 돌무덤과 조각상들이었다. 스스로를 신이라 믿으며 영원불멸을 꿈꿨던 왕의 과대망상은 지진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신의 영역을 넘봤던 왕 레벤트 협곡을 떠나 다렌데Darende의 토흐마Tohma 협곡을 방문했다. 래프팅과 트레킹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석회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색깔이 뿌연 강 주변으로 야외 식당과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그들은 숯을 피우고 부채질을 해가며 닭고기와 토마토를 구워냈다. 맛있는 냄새가 계곡을 지배했다. 군침을 흘리며 지켜보고 서 있으려니 사람 좋은 인상의 한 사내가 고기 한 점을 맛보라며 권했다. 올해 들어 먹어 본 숯불구이 중 단연 최고의 맛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람들이 대형 고무보트를 실은 차량을 타고 강의 상류로 나아갔다.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노를 손에 쥐었다. 탑승이 완료되자 이내 보트가 출발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직접 래프팅에 참가하지는 못했다. 다시 차를 타고 하류로 내려와 ‘피니시라인’ 부근에서 보트의 귀환을 기다렸다. 나중에 래프팅을 경험한 이들에게 전해 들으니 생각보다 물살이 빨라 흥미진진했다고 한다. 트레킹 코스는 대략 1.3km에 달했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웅장한 절벽을 벽면으로 삼은 야외 수영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협곡의 생김새에 순응하며 조성된 트레일은 신비한 풍경화를 거듭거듭 만나게 해주었다. 바위에 쪼그려 앉은 중년의 사내는 계곡물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자못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트레킹이 끝나는 지점에서 차를 타고 5분가량 이동했다. 40m 높이의 균프나르 폭포를 앞에 두고 미리 주문해 놓은 닭고기 요리를 음미했다. 단단한 바위산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물줄기를 바라보자니 자연의 신비가 새삼스러웠다. 말라티아에 작별 인사를 고하기 전, 도심의 재래시장에 잠시 들렀다. 말라티아의 재래시장에는 요즘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에서도 사라져 가거나 이미 사라진 풍경들이 여전히 자리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대장간이었다. 벌겋게 달궈진 쇠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선 사내들이 번갈아 망치질을 해댔다. 땅, 땅, 대장간의 망치 소리가 저잣거리에 울려 퍼졌다. 말라티아에서 가장 맛있다는 케밥 식당도 이곳 시장에 자리했다. 말라티아는 넴루트Nemrut 산 여행을 위한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말라티아에서 차로 3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넴루트 산 정상 아래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강풍을 뚫고 해발 2,150m의 정상에 오르니 50m 높이의 돌무덤과 거대한 조각상들이 시야를 막아섰다. 넴루트 산의 유적은 콤마게네 왕국의 통치자 안티오코스 1세에 의해 조성됐다. 신이 되고자 했던 그는 신들과 악수하는 자신의 조각상을 비롯해 대표적인 신들인 아폴론·제우스·헤라클레스 등의 조각상과 사자 및 독수리의 조각상을 세웠다. 자신이 건설한 능과 조각상이 결코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던 안티오코스 1세의 호언장담은 지진에 의해 물거품이 됐다. 조각상의 머리 부분은 몸통에서 떨어져 내렸고, 조각상이 앉아 있던 의자는 무너져 내렸다. 신의 영역을 넘본 인간의 욕망은 한낱 부질없는 꿈에 불과했다. 1 샨르우르파의 할페티 마을. 대형 댐의 건설로 마을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2 아브라함이 15년간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하란 3 아브라함 탄생 동굴과 메블리드 이 할릴 자미 4 도넛 모양의 빵에 깨를 듬뿍 뿌린 시미트를 머리에 이고 어딘가를 향해 가는 행상들. 터키 사람들이 특히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다 샨르우르파 곳곳에서 아브라함과 관련된 이야기들과 마주쳤다. 그가 태어났다는 동굴을 비롯해 화형을 당하기 직전,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는 전설을 품은 연못, 그리고 그를 흠모했던 여인이 투신했다는 연못 등에는 관광객들과 순례자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도시에 새겨진 아브라함의 흔적들 넴루트 산에서 내려와 샨르우르파를 향해 길을 재촉했다. 자정이 가까워서야 호텔의 문을 열어젖힐 수 있었다. 이튿날 본격적인 도시 탐험에 나섰다. 아브라함과 관련된 장소들이 주요 볼거리인 샨르우르파는 말라티아에 비해 종교적인 색채가 훨씬 진했다. 아브라함이 태어나 자랐다는 동굴은 남자와 여자가 들어가는 출입문이 각기 달랐다. 내부에는 간단한 수도 시설이 갖춰져 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서 나오는 물을 성수로 여기는 듯했다. 동굴의 안쪽은 유리를 통해서만 들여다보게 돼 있었다. 아브라함 탄생 동굴에서 나와 조금 걸어가니 직사각형 모양의 ‘성스러운 연못’이 나왔다. 연못에는 이런 전설이 내려온다. 아브라함이 지역에 만연한 우상숭배를 비난하자 격노한 지배자는 그를 화형에 처한다. 불길이 아브라함을 덮치려는 절체절명의 순간, 불은 돌연 연못으로 변하고 화형에 쓰인 장작은 물고기로 바뀌었다. 한낮의 연못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노닐었고, 연못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몇몇 사람들이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었다. 한 아이는 바닥에 엎드린 채 연못의 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신성한 연못의 기운을 받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더위를 식히려는 것인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 성스러운 연못 남쪽에 또 다른 연못이 자리했다. 님로트 왕의 딸인 젤리하가 평소 연모하던 아브라함이 화형을 당하게 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해 몸을 던졌다는 곳이다. 공주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구하는 기적을 끝내 보지 못했다. 슬픈 전설을 안고 있는 연못은 아름다웠다. 호수 주변을 푸른 수목이 호위했고, 햇살이 호면에서 자글거렸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룻배를 타고 연못을 유람했다.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샨르우르파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하란Harran은 아브라함이 15년 동안 머물렀던 곳이자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가 정착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이 아내가 될 라헬을 만나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인 야곱의 샘도 이곳에 있다. 하란에서는 원추형 지붕의 흙집이 눈에 띄었다. 지붕 모양 때문에 천장의 공간이 넓어져 여름에는 태양열을 분산시키고 겨울에는 온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흙집에는 사막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가 숨어 있었다. 샨르우르파 일정의 마지막은 외곽의 괴벡리테페Gobeklitepe가 장식했다. 괴벡리테페는 어수선했다. 1963년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까닭이었다. 육중한 석회암 기둥과 그 위에 돋을새김된 동물들이 앞선 문명의 위엄을 웅변하는 듯했다. 1만2,000년 전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을 지탱했던 돌기둥 중 가장 큰 것은 높이가 무려 5.5m에 달한다. 어떠한 도구도 없었던 그 옛날, 수레나 짐을 나르는 동물의 힘을 빌리지 않고 어떻게 거석을 운반하고 다듬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인간의 머리로 풀어낼 수 없는 역사의 비밀 앞에 돌연 마음이 숙연해졌다. 선뜻한 바람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travie info 항공편 터키항공(www.turkisharilines.com)이 매일 인천~이스탄불 구간의 직항 편을 운영한다. 비행시간 약 10시간 50분. 이스탄불에서 말라티아와 샨르우르파까지는 국내선으로 각각 1시간 20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화폐 터키의 화폐단위는 리라. 1리라는 약 640원이다. 날씨 터키는 한반도 면적의 3.5배에 달한다. 각 지방마다 기후가 다르지만 대체로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다. 여름은 고온 건조하고 겨울은 우기로 비가 많이 내린다. 샨르우르파는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 바람이 많이 부는 넴루트 산을 오를 때는 한여름에도 긴팔 옷이나 얇은 점퍼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쇼핑 말라티아는 살구, 체리 등의 과일이 풍성하다. 말린 살구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샨르우르파는 고추의 집산지다. 대부분의 음식에 고추를 곁들인다. 호텔 말라티아의 숙소 중에는 아네몬 호텔(www.anemonhotels.com)이 깔끔하다. 말라티아 공항에서 20km, 말라티아 시내로부터는 6km 떨어져 있다. 샨르우르파에서는 힐튼 가든 인(hiltongardeninn3.hilton.com)을 추천할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상품화에 눈물짓는 ‘코끼리 고아원’

    상품화에 눈물짓는 ‘코끼리 고아원’

    EBS 다큐프라임은 19일 오후 9시 50분 ‘사라진 코끼리의 낙원’을 방영한다. 스리랑카는 인도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섬나라. ‘실론 티’로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이 작은 섬에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다. 불교와 힌두교를 믿는 인구가 전체의 80%를 차지하다 보니 코끼리를 신성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코끼리들이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하나 둘씩 내어주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인간의 영역으로 침범해야 간신히 먹고살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사람들이 가만히 내버려둘 리 없다. 스리랑카는 반군과 정부군 간의 오랜 내전으로 인해 폐허가 된 마을이 부지기수다. 사람들이 살 곳을 찾아 마을을 떠났고, 그 뒤 마을을 차지한 것은 코끼리들이었다. 피난에서 돌아온 마을 사람들에게 코끼리가 달가운 존재일 리 없다. 물과 풀이 풍부한 곳에 코끼리가 자리 잡았듯, 사람들 역시 물과 풀이 풍부한 곳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코끼리를 상대로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먹을 것이 없는 곳으로 내몰려 죽거나, 인간이 놓아둔 농약을 먹고 죽는 코끼리들이 속출하고 있다. 고아가 된 코끼리 문제도 심각하다. 인간끼리의 내전에 이어 인간과의 전쟁에 맞부딪치다 보니 코끼리들에게도 고아가 속출했다. 이들은 어미의 따뜻한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데다 야생에서의 철저한 생존법조차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리랑카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코끼리 고아원 설립. 일단 수용해서 야생적응법을 가르친 뒤 내보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국 사람들이 이 코끼리들에게 열광하자 계획이 변경됐다. 야생적응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젠가 드넓은 야생으로 되돌아갈 코끼리가 아니라 굵은 쇠사슬에 발이 묶인 채 좁은 우리에서 생활하면서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과일을 받아 먹어야 하는 불쌍한 코끼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코끼리가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롯데주류-추석 음식에도 어울리는 와인 40종

    [추석선물특집] 롯데주류-추석 음식에도 어울리는 와인 40종

    롯데주류는 추석 선물로 실속형 ‘와인 선물세트’ 40여종을 선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 많은 레드와인 2병 세트가 가장 많고, 판매처별로 최대 30% 싸게 판다. 대표적으로 칠레 산타리타 메달야레알 와인세트가 있다. 왕의 메달이란 뜻의 이 와인은 칠레 3대 와이너리 중 하나인 산타리타의 ‘메달야레알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르미네르’로 구성했다. 산타리타 메달야레알 카베르네 소비뇽은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인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100대 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부드러운 탄닌과 오크향이 갈비찜 등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 8만원대. 호주 최고의 캐주얼 와인 브랜드인 옐로테일 와인 세트도 눈길을 끈다. 미국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옐로테일의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와 ‘시라즈 리저브’를 묶은 ‘옐로테일 와인 세트’다. 블랙베리, 오크향이 풍부한 풀보디 와인이다. 6만원대. 이탈리아 프리미엄 와인의 대명사인 반피 와인 세트도 있다. 와인 명가 반피의 ‘키안티 클라시코’와 ‘키안티 클라시코 리세르바’로 구성했다. 체리, 자두의 과일향과 바닐라, 초콜릿 맛이 이탈리아 음식 및 육류 요리와 조화를 이룬다. 12만원대.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롯데칠성음료-다양한 원두커피·프리미엄 과일음료

    [추석선물특집] 롯데칠성음료-다양한 원두커피·프리미엄 과일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및 원두커피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음료 선물세트는 8000~1만 8000원의 부담 없는 중·저가 제품에 고급스러운 포장재를 사용했다. 14년 연속 주스 부문 1위를 기록한 브랜드파워(K-BPI) 골든브랜드 인증을 받은 델몬트 주스 제품이 대표적이다. 병 선물세트는 프리미엄 오렌지·사과·감귤 3본 세트 등 혼합 3종과 제주감귤 100%를 사용한 감귤세트 2종이 준비됐다. 1.5ℓ 페트는 혼합 4본 선물 세트 3종과 제주감귤 세트, 델몬트 프리미엄 1ℓ병 주스와 소병 제품을 적절히 혼합한 종합선물세트 등이 있다. 델몬트 후르츠캔 선물세트와 병커피로 구성된 엔제리너스 병커피 세트도 눈길을 끈다. 원두커피 선물세트도 다양한 구성과 가격으로 마련됐다. 고급 원두와 드리퍼, 머그컵이 내장돼 추가 구매없이 손쉽게 최고급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홀빈(Whole Bean)+칸타타드리퍼+머그컵’ 선물세트가 준비돼 있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정통 원두커피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드립커피 세트 3종, 싱글백 선물세트 2종도 있다. 가격은 2만~9만원대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소상공인 3중고

    추석 대목이 다가오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은 3중고에 울상이다. 소비 위축으로 추석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태풍 ‘산바’가 또 북상 중이고, 대형 할인점들이 최근 휴일 영업을 잇따라 재개하고 있어서다. 16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경기체감지수(BSI)는 8월 81.6을 기록했다. 5월에 100.2를 찍은 뒤 6월 86.4, 7월 82.1로 석 달 연속 하락세다. 이 수치가 100을 밑돌면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상공인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소상공인들이 털어놓는 가장 큰 애로는 극심한 소비 침체다. 경제 활력 상실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조주현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추석을 앞두고 특수를 기대했지만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에 이어 북상 중인 산바도 근심거리다. 두 차례의 태풍으로 식재료값은 벌써 껑충 뛰었다. 9월 첫 주(3∼7일) 청상추 도매가격은 4㎏당 5만 5640원으로 8월(2만 6736원)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애호박은 8㎏당 3만 8760원으로 지난달 평균 가격(2만 2736원)보다 70.5% 올랐다. 한 상인은 “가뜩이나 채소, 과일 값이 많이 올라 추석 경기가 예전만 못할 것 같은데 태풍이 또 온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여기에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본격적으로 휴일 영업을 재개할 조짐이어서 시장과 골목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설익은 대책에 시장 혼란… “되레 수요자만 골탕”

    설익은 대책에 시장 혼란… “되레 수요자만 골탕”

    “잔금을 먼저 낸 사람은 봉이냐.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가 되레 수요자만 골탕 먹이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양도세 면제 대상 아파트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데다 이미 잔금을 낸 계약자들은 취득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지 않은 근로자는 원천징수 근로소득세 인하에 따른 기존 납부금을 한꺼번에 돌려받지 못할 여지가 크다. 설 익은 채 내놓은 대책이 시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13일 부동산업계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가장 논란이 되는 사항은 양도세 면제다. 정부는 10일 “올해 말까지 발생하는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면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국토해양부는 양도세 면제 대상 미분양 주택을 ‘개정법안 시행일 현재 미분양 상태’로 바꿨다. 올해 말까지 신규분양 대기 중인 8만여 가구는 제외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계획도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거래 활성화 대신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야당 측 반대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릴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취득세를 감면받으려면 국회 상임위 통과일인 법 시행일 이후 올해 안에 잔금을 납부하거나 등기를 해야 한다.’는 조항은 청약시장의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잔금을 받고 있는 현장에서의 혼란이 상당하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H건설사는 대책 발표 전에 잔금을 완납한 계약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정책으로 생돈이 날아가게 생겼다.”는 것이다. 반면 아직 잔금을 완납하지 않은 계약자들은 “상임위 통과일을 기다렸다가 잔금을 내겠다.”며 버티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 단지의 84㎡대 아파트는 취득세 감면 여부에 따라 400만원 정도 세금 차이가 난다. 분양 작업 자체를 중단한 곳도 있다. D건설 관계자는 “대단지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중이지만 가계약한 실수요자들이 본 계약을 상임위 통과 이후로 미루는 바람에 분양작업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취득세와 양도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을 마치고도 잔금을 미루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주택협회는 이날 “세금 감면 조치를 대책 발표일인 지난 10일로 소급적용하고, 올해 말까지인 기간도 내년 말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원천징수 근소세의 환급은 월 납세액을 감면해 정산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매월 20만원을 원천징수로 낸 근로자는 원천징수 금액이 평균 10% 정도 내린 데 따라 8개월 동안 초과 징수된 16만원을 돌려받는다. 이달 예정 징수액 18만원에서 초과 징수된 16만원을 빼고 2만원만 부과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월급여 300만원 내외의 근로자는 기존에 낸 원천징수 근소세를 이달에 모두 환급받기 어렵다. 3인 가구 기준으로 월급여 300만원인 근로자가 지난 8개월간 초과해 낸 근소세는 12만 560원. 이달 징수액 3만 2490원을 내지 않아도 8만 8070원이 남는다. 징수액 차감은 11월까지 돌려받게 된다. 같은 소득의 4인 가구 역시 3만 5310원이 남는다. 저소득층 가정이 상대적으로 지원을 적게 받는 모순이 발생한다. 류찬희·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허궈창 깜짝 등장, 시진핑 건재 신호?

    권력 교체가 예정된 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를 한 달 남짓 앞두고 열흘이 넘도록 종적을 감춰 신병 이상설이 증폭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건재하다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 부주석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그와 관련된 각종 소문과 전대 연기 등 정치 일정 변동설 등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사는 13일 시 부주석이 최근 사망한 광시(廣西)좡족자치구 공산당위원회 황룽(黃榮) 상무위원의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시 부주석의 동정이 보도된 것은 지난 1일 이후 12일 만으로 언론을 통해 그가 건재함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은 시 부주석이 어떤 경로를 통해 조의를 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서열 8위인 당 중앙기율검찰위원회 허궈창(賀國强) 서기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시 부주석이 건재하다는 신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중앙(CC)TV는 허 서기가 사정기관 언론사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로써 그가 시 부주석과 한 시간 간격으로 교통사고로 위장된 반대파의 습격을 받았다는 항간의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허 서기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14일 만이다. 정치평론가 저우샤오후이(周曉輝)는 전날 홍콩의 한 온라인매체가 시 부주석의 가족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괜찮다. 모든 것이 괜찮다. 안심하라.”는 내용의 짧은 메시지와 관련, “메시지의 내용으로 미뤄 볼 때 시 부주석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고비를 넘기고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그동안 제기된 권력 투쟁설은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날 홍콩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ICHRD)는 시 부주석이 지난 2일 건강검진 결과 간에서 초기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 일정 중단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당초 18기 전대가 다음 달 10~1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 부주석의 병세가 심각해 당 대회 일정과 지도부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공산당 인사의 말을 인용해 “18기 전대 이전에 그 일정을 확정할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어야 하는 만큼 시 부주석의 병 상태는 18기 전대 준비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이르면 다음 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주재로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의류·화장품 싸지나 했더니 꿈쩍 않고 와인·체리 등 먹거리는 5~10% ‘찔끔’

    국내 소비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가격인하 기대를 가장 크게 품었던 품목은 단가가 높은 미국산 의류 및 화장품, 가방·신발 등 잡화류였다. 그러나 희망과 달리 이런 품목들의 가격은 한·미 FTA 체결 이후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공산품의 경우 미국 브랜드여도 중국 등 제3국 제조·생산이 일반적이라 FTA 혜택 적용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美 자체생산 드물어… 中 등서 제조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런던올림픽 때 미국 선수단이 미국의 대표 브랜드 ‘랄프 로렌’이 제작한 단복을 입었을 때 중국산 논란이 일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면서 “공산품의 경우 미국의 자국 내 생산이 거의 없어 FTA로 인한 영향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FTA 체결 이후 정부에서는 캘빈클라인(CK), 토미힐피거, 베네피트 등 미국산 의류와 화장품 브랜드를 예로 들며 가격이 내릴 것으로 선전했으나 업체들은 즉각 “그럴 계획이 없다.”며 정정보도를 내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브랜드들은 “우리는 글로벌 브랜드로 미국 브랜드라고 규정하기에는 생산과정이 복잡하고 모호하다.”고 항변한 것이다. 다만 과일, 와인, 주스, 무슬리(씨리얼) 등 100% 미국 내에서 나고 자란 농수산물이나 이를 이용한 품목들은 관세 철폐로 가격 인하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당초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10~25%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현지 원물 가격이 수시로 변동하는 탓에 실질적으로 5~10% 정도로 ‘찔끔’ 인하됐다. 게다가 이마저도 우리 식탁과 직결되는 품목이 아니어서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는 데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관세(15%) 철폐로 미국산 와인은 수도권 소매점에서 평균 28.5% 가격이 내려갔다. 현재 이마트에서 미국산 와인 ‘아포틱레드’는 50% 인하된 1만 7500원에, 롯데마트에서 ‘칼로로시 레드와인’은 10.2% 내린 7900원에 판매된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10~25% 인하돼야 체리, 오렌지 등 과일과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도 8~24% 관세가 사라져 물량이 대폭 늘고 가격도 예년에 비해 싸졌다. 대형마트들은 지난 3월 일제히 ‘오렌지 행사’를 벌여 25% 인하된 1봉(6~8입)당 4900원에 판매한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캘리포니아 체리를 기존 대비 30~40% 싼 값(500g/85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이마트에서는 채소값이 한창 치솟던 6월 초 미국산 양배추를 절반 가격에 선보여 호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산 연어와 가자미를 들여와 판매 중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법 시행일 현재’ 미분양만 양도세 면제

    정부가 9·10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표한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 미분양 주택은 ‘법 시행일 현재’ 미분양 상태인 것만 해당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는 12일 올해 말까지 구입해 양도세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미분양 주택의 대상을 ‘법 시행일 현재 미분양 상태인 주택’으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법 시행일을 소득세법 개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일’로 정하고 있어 이날 현재 정식 계약일을 넘기고도 안 팔린 잔여 가구만 대상이 된다. 예컨대 법이 이달 27일 상임위에서 통과되면 26일까지 정식계약을 끝내고 27일 현재 남아 있는 미분양만 해당되는 것이다. 법 시행일 이후 새로 분양하고 계약을 받는 아파트는 올해 말까지 구입하더라도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취득세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매매가의 95% 이상을 잔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비공식 세계 최고령 男 “장수 비결은 여자를 돌처럼…”

    비공식 세계 최고령 男 “장수 비결은 여자를 돌처럼…”

    러시아 출신의 비공식 ‘세계 최고령 남성’이 122세의 나이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생전 자신의 장수 비결로 “여자를 돌처럼 보는 삶”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1890년에 태어났다고 주장해 온 마고메드 라바카노브는 1917년 볼셰비키혁명 등 러시아의 굵직한 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었다. 두 번의 결혼으로 손자 18명, 증손자 20명을 뒀으며 아들 4명을 먼저 떠나보내기도 했다. 그는 평소 자신의 장수비결로 “술과 담배, 여자를 멀리하는 삶 덕분”이라면서 “평소 적당한 양의 과일과 옥수수, 야채, 마늘을 즐겨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가 오랜세월 살았던 러시아 남쪽 카프카스 산맥지역 마을은 유독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인들은 그가 평생을 제재소에서 일을 했고,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진 못했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았다고 한 입으로 말했다. 한편 그가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지 못한 것은 생년월일을 입증할 공식자료가 없기 때문이며, 현재 공식적으로는 1896년에 출생한 미국의 베시 쿠퍼 할머니(116)가 세계 최고령자로 알려져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 시진핑 사직說까지 中, 권력교체 플랜B”

    열흘째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안위를 놓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홍콩 빈과일보는 11일 최근 베이징 정가에서 차기 지도부 계승에 관한 ‘플랜 B’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에 알려진 대로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뒤를 잇고,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총리직을 맡는 구도 대신 리 부총리가 공산당 총서기직을 맡고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총리직에 오른다는 것이 ‘플랜 B’의 내용이다. 후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직도 겸하고 있다. 빈과일보는 시 부주석이 중풍이나 정신적인 문제를 포함해 중병을 앓고 있다는 설과 시 부주석이 지도부 내의 권력 투쟁 압력을 견디지 못해 사직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오는 21일 광시(廣西)성 난닝(南寧)에서 열리는 제9회 중국·아세안 엑스포에 시 부주석이 참석하기로 돼 있다면서 이 행사에도 시 부주석이 불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시 부주석이 운동을 하다 다쳤을 가능성을 재차 제기했다. 통신은 이 소식통이 시 부주석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의 면담을 취소했을 당시 “시 부주석이 평소와 마찬가지로 수영을 하러 갔다가 등을 다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부주석의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날과 마찬가지로 “관련 소식을 알려줄 것이 없다.”고 답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경제 브리핑] 8월 생산자물가 5개월만에 반등

    8월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0.7% 올랐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는 4월 -0.1%, 5월 -0.6%, 6월 -1.4%, 7월 -0.5%로 계속 떨어지다가 5개월 만인 8월 반등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0.3% 올랐다. 7월에는 1년 전보다 0.1% 떨어졌다. 생산자물가의 반등은 과일·채소류 때문이다. 한은은 “과실류가 전월보다 11.2%, 채소류가 13.4% 오르면서 농림수산물 물가는 전월 대비 5.5% 올랐다.”고 설명했다.
  • ‘정권교체기’ 괴소문 휩싸인 中 정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허궈창(賀國强)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 대한 ‘암살기도설(說)’,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심장발작설…. 베이징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권력교체가 예정된 제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를 한 달여 앞두고 온갖 추측성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시 부주석이 지난 1일 이후 외국 지도자들과의 공식 일정을 잇따라 취소하는 등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데도 중국 정부가 그 배경을 분명히 밝히지 않자, 확인되지 않는 ‘암살기도설’ 등이 인터넷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를 통해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문 뉴스사이트 보쉰(博訊)은 시 부주석이 지난 4일 밤 베이징 시내에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9일 보도했다. 그가 탑승한 차량이 두 대의 지프 차량으로부터 협공을 당해 크게 파손됐고, 의식을 잃은 시 부주석은 당간부 전용인 인민해방군 301병원으로 옮겨져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보쉰은 서열 8위인 허 서기의 돌발적인 교통사고 내용도 덧붙였다. 같은 날 밤 고속도로상에서 대형 화물트럭 한 대가 그의 차량 옆면을 들이받는 바람에 차량이 뒤집힌 채 나뒹굴었다는 것이다. 보쉰은 “허 서기도 곧장 301병원에 후송됐으나 회복이 어렵다.”면서 역시 ‘암살기도’ 의혹을 제기했다. 허 서기는 공산당 감찰기구 수장으로, 보 전 서기의 연행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 부주석과 허 서기 암살 시도가 보 전 서기 추종세력의 소행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후 주석 지지세력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배후로 지목하는 뒷얘기도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부주석의 신병에 이상이 생기면 후 주석 측근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주석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공청단 쪽이 사고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부주석의 외부 활동 계획이 있으면 그때 알리겠다. (허 서기에 대해) 관련 소식을 제공할 것이 없다.” 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보쉰은 관련 기사를 이미 삭제했다. 이에 앞서 홍콩 월간지 명경(明鏡)은 7일 인터넷판에 올린 10월호 기사에서 베이징 외곽 화이러우(懷柔)에 연금 중이던 보 전 서기가 베이다이허(北戴河)로 이송돼 감시를 받던 중 심장발작을 일으켜 301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콩 빈과일보(?果日報)는 “이 같은 소문은 보 전 서기 처벌 수위를 놓고 고민하는 중국 당국이 여론 반응을 시험해 보는 것이거나 보 전 서기 지지자들이 당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흘린 가짜 정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보 전 서기 처리와 관련한 후 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간의 물밑 암투 등 확인할 수 없는 각종 소문이 베이징 정가에 나돌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신비의 구슬’ 닮은 열대 과일 비밀 밝혀졌다

    해외 연구팀이 지금까지 알려진 세상 모든 과일을 통틀어 ‘가장 빛나는’ 과일을 발견하고 그 비밀을 공개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나는 이 과일은 ‘폴리아’(Pollia)라고 부르며, 작고 둥글며 보랏빛과 푸른빛이 섞인 반짝반짝 빛나는 표면을 가지고 있다. 표면은 유리처럼 매끄럽고 빛을 받으면 작은 알갱이들이 저마다 다른 빛깔의 색을 뿜어내 짙은 유리구술을 보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가나에서 이를 처음 발견한 뒤 꾸준히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놀라운 컬러는 빛이 표면의 작은 섬유질과 반응하면서 시각화 되며, 확대하면 비규칙적인 원형의 세포들마다 각기 다른 색을 내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로 에티오피아와 앙골라, 모잠비크 등지에서 자라며 씨가 많아 쥬스로 만들어 먹는 등 식용으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 폴리아 연구를 이끈 실비아 비그놀리니 케임브리지대학 물리학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시각적 현상”이라면서 “자연에서 이 같은 물질이 발견된 사례는 많지 않다. 다른 색소보다 10배 밝고 강렬한 빛을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작의 깃털이나 나비의 날개 등 동물에서 비슷한 구조가 나타나긴 하지만 과일에서 이 같은 빛 반사 구조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반짝거리는 파란 색, 보라색 빛깔의 이 과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0일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추석 선물 돋보이게 하는 신개념 포장 셋

    추석 선물 돋보이게 하는 신개념 포장 셋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맛있는 음식도 보기 좋게 담아야 손길이 가듯 선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포장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명절 때마다 백화점들이 마련한 희귀 선물을 구경하는 것만큼이나 날로 진일보하는 ‘포장의 기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롯데백화점은 처음으로 신개념 포도 박스를 선보인다. 포도는 송이를 눕혀 담는 것이 보통. 이러다 보니 유통 과정에서 포도 자체의 무게로 인해 아랫부분이 짓무르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롯데백화점은 산지 농가와 머리를 맞대 거봉 포도 2송이(1.2㎏)를 매달아 세워서 포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박스 겉면에는 포도 송이 모양대로 투명하게 뚫려 있어 마치 포도 송이가 나무에 걸려 있는 것처럼 보는 재미도 준다. 고객들이 상품이 온전한지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롯데백화점 최민석 상품기획자(MD)는 “포장법을 바꿔 상품성을 높인 것은 물론 유통과 보관 기간도 3~4일 길어졌다.”며 “소비자 반응을 본 뒤 캠벨포도로 포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은 다음 주중 롯데백화점 전 점에 한정 물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정육세트에도 새로운 포장을 선보였는데, 스티로폼 박스 대신 김치냉장고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플라스틱 밀폐형 박스를 도입했다. 뚜껑 부분에 보냉팩을 넣을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이 있다. 밀폐형이라 내·외부 공기 유입이 줄어들어 냉장 상태 유지 시간이 길어졌다. 특히 이 박스는 가정에서 김치를 보관한다든가 야외 나들이 때 과일 등 아이스박스처럼 재활용할 수 있어 좋다. 신세계백화점의 선물 포장 테마는 ‘친환경’. 업계 최초로 스티로폼을 없애고 폐지와 전분을 원료로 만든 ‘에코폼’으로 대체했다. 비용이 기존 포장재 제작 때보다 2배 더 든다.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었던 이 포장재는 소각할 때도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 완충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과일에서 나오는 에틸렌 성분을 흡수해 과일을 더욱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과일에 부착하는 ‘띠지’ 등 불필요한 포장 부산물도 없앴다. 대신 신세계 직영 한우목장, 사과와 배 유명 산지 등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선물세트 포장에 담아 품격과 신뢰도를 함께 높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산업구조의 변화와 고용의 명암/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산업구조의 변화와 고용의 명암/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조업의 고용이 절대적·상대적으로 감소하는 탈(脫)공업화는 1990년대에 급속히 진행되었으나 2000년대에는 크게 둔화되거나 사라졌다.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제조업의 고용은 1990~2000년 62만명이 줄어들었으나 2000~2010년 27만명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산업연관표의 취업자 수를 기준으로 한 제조업의 고용은 2000~2010년에 37만명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러한 차이는 취업자 수 산정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9년 이후에는 양 통계 기준 모두 제조업의 고용이 늘어났다. 서비스의 고용은 2000~2010년에 경제활동기준으로는 약 340만명, 산업연관표 취업자 수 기준으로는 360만명이 늘어났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고용구조 변화는 무엇보다도 기술혁신과 성장패턴의 차이에 기인한다. 기술혁신 속도가 빠르고 국제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제조업은 노동생산성(부가가치/고용)이 향상되는 속도, 혹은 노동생산성의 역수인 노동집약도가 하락하는 속도보다 산업의 성장이 더 빨라야 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 필자의 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의 고용(산업연관표의 취업자 수)은 2000~2010년에 11.6% 증가했는데, 이는 성장효과(69.2%)가 노동집약도 하락 효과(-57.5%)를 상회한 데 기인한 것이었다. 주력 수출부문이 집중되어 있는 중고위기술산업과 정보통신기술산업은 노동생산성 향상이 빠르게 이루어졌음에도 산업 성장이 더 빠르게 이루어져 같은 기간 중 고용이 각각 32%, 12% 늘어났다. 반면, 경공업이 포함된 저위기술산업은 성장이 거의 정체되어 고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제조업의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성장효과는 내수(국내 산출물로 충당되는 내수 분)와 수출이 균형 있게 기여한 것이었다. 즉, 고용 확대에 기여한 성장효과 69.2% 중 내수효과는 33.2%, 수출효과는 36%였다. 독일과 일본은 2000~2008년 중 산업성장효과가 오로지 수출 확대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불균형적이었다. 수출 여건의 변화는 성장효과를 통해 제조업의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줄어들었다. 향후에도 유로존의 경제위기와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수출여건이 밝지 않다. 세계경기침체기에 수출잠재력이 지나치게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고용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내수 확대의 주춧돌인 서비스, 특히 제조업 관련 서비스 발전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효과적으로 버티면 희망이 있을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지난해 발간된 ‘플래시 경제학’(flash economics)의 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은 상대적 고금리에 따른 위안화 절상과 임금 상승으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에 대한 가격경쟁력의 이점이 2017~2018년쯤에 사라질 것이다. 서비스의 성장과 고용창출 패턴은 상이하다. 금융과 통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업은 노동생산성 향상이 매우 느려 산업 성장이 생산성 향상보다는 노동 유입에 의존함으로써 고용이 늘어났다. 특히 사업서비스의 고용은 2000~2010년에 140%인 약 100만명이 늘어났는데 이 중 노동집약도의 상승, 즉 노동생산성의 하락이 고용에 기여한 몫은 75.4%, 성장이 기여한 몫은 64.6%였다. 대부분의 서비스업은 기술혁신보다는 고용을 흡수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띠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곧 성장이고, 성장이 곧 일자리 창출인 것이다.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은 이러한 고용흡수형 성장 패턴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경기침체기에 어울릴 만한 일자리 창출의 해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고용 확대에 기여하는 산업의 성장은 부문 간 자원 배분의 결과일 수도, 거시경제적 경제성장의 결과일 수도 있다. 저성장 경제에서는 성장과 고용이 늘어나는 산업 못지않게 줄어드는 산업도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부문 간 자원 배분 노력의 고용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신성장동력 창출의 노력에 더하여, 거시경제적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 삼성, 추석 맞아 협력사 대금 7600억 조기지급

    삼성그룹은 추석을 맞아 내수 경기 진작과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지원 활동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우선 협력업체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16개 계열사가 총 7600억원의 물품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평균 1주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또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 모든 임직원에게 50만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규모는 총 1400억원 규모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에도 국민관광 상품권(6월)과 전통시장 상품권(9월)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서울 서초사옥 커뮤니티 플라자에서는 10일부터 14일까지 24개 자매마을이 참여한 가운데 한우, 쌀, 과일 등 30여개 품목을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12일에는 삼성 사장단회의가 끝난 뒤 관계사 사장들이 서초 직거래 장터를 방문해 ‘일일 점장’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내 1728개 임직원 봉사팀이 1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보육원, 양로원, 공부방, 복지시설을 방문해 쌀, 과일, 명절선물세트, 생필품 등 15억원 상당의 물품을 직접 전달하고 봉사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올 추석 상차림 비용 19만 4970원

    올 추석 상차림 비용 19만 4970원

    폭염, 태풍 탓에 추석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데 지난해(19만 7680원)보다 1.4% 하락한 19만 4970원이 들 것으로 4일 전망했다. 이는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들이 추석 일주일 전 시점의 주요 제수용품 28개 품목에 대한 구매 비용을 추정한 결과다. 올해 과일값은 배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추석이 지난해에 비해 보름 이상 늦고, 작황도 좋아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봤다. 사과(5개·이하 상품 기준)는 지난해보다 20% 싼 1만 3200원에, 밤(1㎏)은 20% 낮아진 400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단감(5개)도 17% 가격이 떨어진 5000원, 햇대추(400g)는 13% 떨어진 5250원에 살 수 있다. 낙과 피해가 컸던 배(5개)의 가격은 1만 7000원으로, 과일 가운데 유일하게 3% 정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한우와 계란도 싸진다. 한우는 산적(우둔)의 경우 1등급(400g) 기준으로 8%가량 낮아진 1만 4000원, 한우 국거리도 지난해 수준인 1만 32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인 계란도 30개(특란) 기준 5800원으로 10% 내려간다. 반면에 폭염과 태풍 피해가 큰 채소는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조짐이다. 대파(1단)는 2배 이상 뛴 3500원, 시금치(1단)는 50% 오른 3500원, 애호박(1개)도 75% 상승한 3500원이 될 전망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미완의 출범’ 농협경제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미완의 출범’ 농협경제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3월 2일 남해화학, 농협목우촌 등 13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출범했다. 그렇다고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전체가 넘어온 것은 아니다. 2017년까지 5년에 걸쳐 중앙회 사업이 넘어오며, 이 과정에서 어떤 분야를 어떻게 강화할지가 결정된다. 미완의 출범이다. 농협은 지난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농협경제활성화 계획 초안을 제출했다. 초안이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내용이 없어 보인다는 게 농식품부 주변의 얘기다. 정부는 중복 투자 방지와 대형 유통센터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농협 경제사업평가협의회 위원인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시스템학과 교수는 “초안 단계 이전의 1~2차 농협 자료는 기존 사업을 묶고 규모를 키우는 정도로 돼 있었다.”면서 “농촌이나 농민의 미래에 대한 진단은 없고 농협만 비대화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중앙회에서 사업을 순차적으로 넘기는 구조라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또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 공동대표 체제다. 출범 초기 단계라 계열사의 관리감독 역량이나 조직도 미흡하다. 그동안 농협 계열사가 저질러 온 비리의 재연을 막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 초 농협 계열사인 남해화학은 15년간 비료값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위에 적발됐다. 남해화학은 비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42.5%로 1위다.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시작되자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를 두 번째로 신청, 502억원의 과징금을 251억원으로 낮췄다. 담합은 시장점유율 1, 2위인 회사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고는 유지되기가 힘들다. 지난달에는 역시 계열사인 영일케미컬이 8년간 농약 담합에 참여한 사실이 적발돼 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비료와 농약은 농협중앙회가 일괄 납품받은 뒤 지역조합을 통해 농민들에게 전달한다. 농협중앙회의 입찰에 계열사가 가격 담합을 해 농민들로부터 폭리를 취한 것이다. 비료 담합으로 농민들이 더 지불한 돈은 1조 6000억원, 농약 담합으로는 4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농협 계열사의 담합으로 2조원을 농민들이 더 낸 셈이다. 담합이 가능한 입찰 형태를 유지한 것도 문제지만 계열사의 불법 행위를 몰랐다는 것은 농협중앙회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남해화학은 2011년 모판흙(상토) 담합에도 가담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도 비리가 적발되기는 마찬가지다. 감사원의 2011년 농업정책자금 감사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산지유통활성화 자금의 일부인 1070억원을 회원조합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다. 산지유통활성화자금은 과일값 안정과 산지유통 활성화 등을 위한 정책자금인데, 실제 필요한 지원금보다 더 받아서 남은 돈으로 이자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 같은 행태를 회원조합도 그대로 답습,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단위농협이 대출금리 조작으로 검찰의 잇따른 조사를 받는 것도 이런 모럴 해저드를 걸러낼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지주 출범으로 지역조합의 위상도 문제로 떠올랐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농업정책연구소 팀장은 “농협은 지역조합과의 공동투자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단위조합 노조가 지난 1일 농협법 재개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지주 출범으로 자산의 일부는 금융지주로 넘어가는데 경제지주 출범에 따른 사업은 안갯속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전경하·김양진기자 lark3@seoul.co.kr
  • 떨어진 과일 구입해 농가 돕는 서초·송파

    떨어진 과일 구입해 농가 돕는 서초·송파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지나간 자리를 자치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보듬고 있다. 기본적인 재난 수습 및 예방 활동뿐 아니라 큰 피해를 입은 다른 지방자치단체 돕기에 팔을 걷고 나서고 주민들을 위한 재해 보험까지 안내하고 있다. ●경남 거창·전북 장수 등 사과 판매 30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초구와 송파구는 태풍 피해가 큰 지방 농가들을 위해 발 빠르게 ‘낙과 팔아 주기’ 행사를 연다. 유독 강한 바람을 자랑했던 볼라벤 탓에 전국적으로 1만 5800여㏊ 규모의 농작물이 침수·낙과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수확을 앞둔 배, 사과, 복숭아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서초구는 전국 19개 자매도시 중 특히 낙과 피해가 컸던 경남 거창군, 충남 예산군, 전북 남원시 등과 협의해 이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를 판매하기로 했다. 송파구는 550곳 농가가 낙과 피해를 입은 전북 장수군에서 사과 500상자를 공수해 왔다. 각 자치구에서 판매하는 낙과는 15㎏ 1박스에 3만원 수준으로 공판장 시세의 3분의1 가격이다. ●용산은 주민 ‘풍수해보험’ 가입 독려 용산구는 주민들이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처할 수 있도록 ‘풍수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재난관리제도의 하나로, 소방방재청이 관리하고 민간보험사가 운영하는 보험이다. 피해액의 최대 90%까지를 보상한다. 특히 이 보험은 국가기관과 구가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보조해 주민 부담이 적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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